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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문학번역상 수상 8명 선정

    한국문학번역원(원장 박환덕)은 28일 제5회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로 김종운(작고) 전 서울대 총장과 브루스 풀턴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교수 등 8명을 선정했다.한국문학작품 29편을 출간한 프랑스 악트 쉬드 출판사에 특별상이 돌아갔다. 김 전 총장과 풀턴 교수는 한국 단편선 ‘레디 메이드 인생’을 미 하와이대학 출판부에서 영역.출간했다. 그 외 수상자는 ‘오태석 희곡집’을 영역한 김아정 캘리포니아 주립대 교수ㆍ로버트 그레이브즈 일리노이대 교수,조정권 시집 ‘산정묘지’ 프랑스어판을 낸 한대균 청주대 교수ㆍ질 시르 캐나다 시인,김광규 시집 ‘희미한 옛 사랑의 그림자’를 독일어로 옮긴 정혜영 한양대 독문과 교수,이상 작품선집 ‘오감도 외’를 포르투갈어로 번역한 브라질 반데이란데 대학 임윤정 교수 등이다. 상금은 건당 1만달러.시상식은 12월 10일 오전 11시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다. 이종수기자 vielee@
  • 한국가톨릭 매스컴상 신문부문에 ‘대한매일’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위원장 정명조 주교)는 27일 제11회 한국가톨릭매스컴상 수상자로 신문부문에 기획시리즈 ‘클린 사이버 2001’을 연재한 대한매일신보사 편집국 디지털팀을 선정하는 등 각 부문별 수상자를 발표했다.대상은 환경스페셜 ‘공존실험-까치’를 제작,방송한 KBS 교양국 신동만 프로듀서가 선정됐으며 방송부문에서는 PD수첩 ‘사형제도를 사형시켜라’의 MBC 시사제작국 오상만·한학수프로듀서가 뽑혔다.이밖에 출판부문에는 도서출판 한길사,특별상에는 ‘김수환 추기경의 삶과 사랑’을 제작한 성바오로딸 수도회 바오로딸 프로덕션이 각각 선정됐다. 시상식은 12월13일 오후7시 서울 중구 중림동 가톨릭출판사 마리아홀에서 개최된다.수상작 시사회를 겸한 시상식이 끝난 뒤 한국 천주교언론인협의회가 주최하는 가톨릭언론인 송년의 밤 행사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 ‘민족·민주 선언집’ 3권 재출간

    대한매일 김삼웅(金三雄·58)주필은 칼럼니스트 말고도 대외적으로 알려진 직함이 여럿 있다.현대사연구가,친일문제연구가,그리고 ‘사료수집가’이다.서울 정릉 김 주필의 자택서재에는 1만여 권이 넘는 장서를 비롯해 각종 근·현대사관련 자료들이 소장돼 있다.그동안 김 주필은 30여 권이 넘는 저서를 출간했는데 장서와 자료들이 큰 도움을 주었다. 최근 김 주필은 이미 나왔던 책 세 권을 재출간했다.‘한국 근현대사 100년자료집’이라는 큰 제목 아래 ‘항일민족선언’‘민족·민주·민중선언’‘서울의 봄 민주선언’ 등이 그것.이 모음집에는 각각 일제시기와 유신·5공 정권등 격동기에 나온 각종 시국선언문을 비롯해 성명서,유서,호소문,결의문,경고문,양심선언,법정변론,진술서 등이 들어 있다.김 주필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이 땅의 양심세력이 우국하는 마음,구국하는 자세에서 남긴 ‘양신의 언어’들을사료적인 가치에서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0년대 초 출간된 이 책들은 출간 이후 한동안 ‘불온서적’으로 낙인찍혀 판매 및 재출간 금지로 절판됐었다.이후 독자들의 재출간 요구가 줄기차게 있었으나 마땅한 출판사가 없어 재출간이 여의치 못했다가 이번에 ㈜한국학술정보의 도움을 얻어 다시 나왔다. 과거 신민당 등 야당의 당보 제작책임자를 지낸 김 주필은신민당의 당보 ‘민주전선’은 물론 한때 기자로 근무했던‘사상계’ 원본 등을 보관하고 있다.전자의 경우 국내외를통틀어 원본 전체 소장자는 손을 꼽을 정도다.동학당 격문에서부터 80년대 민주화운동 선언문에 이르기까지 근 100년간의 ‘양심의 목소리’를 모아온 김 주필은 그 자신 민주화투쟁으로 큰 고통을 받았다.김 주필은 “민주화운동사료관이정식으로 개관하면 원본자료를 모두 기증하겠다”고 밝혔다. 정운현기자
  • 휴대폰에 ‘연재소설’

    [도쿄 연합] 휴대전화의 천국인 일본에서 휴대전화를 이용해 연재소설을 읽는 시대가 열렸다. 일본의 중견 출판사인 신조샤(新潮社)와 NEC 인터넷채널은 새해 1월부터 휴대전화로만 읽을 수 있는 연재소설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일본 언론이 25일 전했다. 일명 ‘신조 게이타이(携帶) 문고’로 불리는 휴대전화서비스는 가입자로부터 월 100엔(1,000원)을 받고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1,000자∼1,200자 분량의 소설을 송신해준다. 출판사측은 일본의 유명한 문학상인 나오키(直木)상 수상 작가의 공포소설 ‘아나타(당신)’ 등 2편을 휴대전화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선뵐 계획이다. 일본에서 출판사가 휴대전화를 이용해 유료 연재소설 서비스를 시작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휴대전화 소설은 연재가 끝나면 문고판 서적으로 출간될 예정이어서 일본의 출판문화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휴대전화로 인터넷 검색과 이메일 송수신을가능하도록 한 ‘i모드’가입자가 2,000만명을 넘어선 상태여서 휴대전화 연재소설의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 집중취재/ 대학가 불법복제 실태

    “협조해 주세요. 입구를 막으면 어떡합니까.” “잘못도 없는데 왜 남의 영업점에 와서 방해하는거야.” 지난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명륜동 S대 정문 앞.불법 복사·복제물을 단속하는 한국복사전송권관리센터 직원들과 복사점 주인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10여분간 밀고당긴 끝에 겨우 들어간 복사점 안에는 비수기임에도 ‘Y영어교실’‘경제학원론’ 등 불법 복제책 20여권이 쌓여 있었다.주인은 불법 복제책들을 단속반 앞에서 찢은 뒤 ‘더러워서…’라고 욕설을 뱉으며 문을 걸어 잠겄다. 단속반장인 이모씨(41)는 “지난 8월에는 성남 K대 구내 복사점에 단속하러 갔다가 주인이 밖에서 문을 걸어잠근 뒤 휘발유를 뿌리며 위협한 적도 있다”면서 “사법권이 없는 센터 직원들로서는 단속이 쉽지 않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대학가의 불법 복사·복제 행위는 학기가 시작되는 3월과 9월에 성행한다.여러 대의 복사기와 제본기를 갖춘 대학가 복사점들은 전공과 교양서적을 가리지 않고 매일 수천권씩 복제한다.대학 강의실에 놓인 책의 90% 이상이 불법 복제품이다.서울 K대 인근의 복사점 주인은 “1년 장사는 학기초에다 한다”면서 “불법 복제가 다반사로 이뤄지는 마당에 학생들이 단체로 수십부씩 복사를 요구하면 거절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낮에 학생들이 전공서적이나 원서의 복사를 맡기면 밤에 승용차나 택배로 배달하는 등 단속반과 복사점 사이에 숨바꼭질도 벌어지고 있다. 올 2학기 150명이 수강하는 서울 M대의 회계론 전공강좌.교재로 채택된 ‘현대 원가관리회계’를 간행한 D출판사는 150부가 필요하다는 전공교수의 말만 믿고 책을 찍었지만 실제팔린 책은 7부에 불과했다.나머지는 모두 복제품으로 대체된 것이다.지방 J대의 경우 300명이 수강하는 ‘미시경제학’의 교재도 30여부만 팔렸을 뿐이다.또다른 대학의 500명이수강하는 ‘취업과 진로’라는 강좌의 교재 역시 38부만 팔렸다. 책이 많이 팔리면 책값이 떨어지겠지만 불법 복제본이 광범위하게 확산되다 보니 출판 단가를 맞추기 위해 책값을 올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인문·사회과학 등 학술서적 출판사대표 이모씨(54)는 “원본과 복제본이 2,000∼3,000원만 차이 나도 복제본만 유통된다”면서 “경찰이나 검찰에 신고해도 유야무야되거나 당사자끼리 합의하라는 식으로 팔짱만 끼고 있다”고 분통을터뜨렸다. 이 때문에 학술서적 전문출판사들은 요즘 존립의 기로에 서있다.반품률이 85%에 이르는 등 출판사의 손익분기점인 1,000부는 고사하고 500부도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원서의 불법 복제는 우려 수준을 넘어 국제적인 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학술출판사인 미국의 맥그로힐(McGraw-Hill) 한국 지사 이승주 대표(48)는 “한국이 세계적으로 지적재산권보호에서 최악의 국가로 낙인 찍혔다”고 주장했다. 맥그로힐측이 올해 각 의대와 병원을 대상으로 시장조사한끝에 1만부가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들여온 ‘해리슨 내과학’ 서적은 1,000여부밖에 팔리지 않아 창고에는 재고만 잔뜩 쌓여 있다.15만원인 책값은 8만원으로 떨어졌지만 복사본이 5만∼6만원에 나돈 탓이다. 지난 3월 전세계 출판사 310개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는미국출판협회의 고소로 국내출판사 대표가 구속된 것은 불법복제의 천국인 한국을 더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표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출판협회가 한국에 대해 대대적인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에 진출한해외출판사 중 일부는 불법 복제가 판치는 한국 풍토에 염증을 느껴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전문가 제언- “저작물 보호 특별법 제정을”. 전문가들은 불법 복사·복제 등 사회 전반에 성행하고 있는 저작권 침해 행위는 창작 의욕을 꺾는 등 우리 사회의 창의적 지식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국제적으로 통상 문제 등을야기할 수 있는 만큼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최경수 연구실장은 “저작물 불법 복제에 대한 친고죄 적용을 폐지하는 대신 불법 복제와 유통을 처벌하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면서 “특별법 제정이어렵다면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처럼 관계 공무원이 불법 복제물을 감시·수거·폐기할 수 있는 규정을 출판법이나 저작권 관련법에 추가하면 된다”고 말했다.그는 “불법 복제물로 인한 피해 당사자인 저자들이 저작권 행사에 무관심한 것도 문제”라면서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등 관련 단체의 감시·관리 능력이 취약한 만큼 ‘학술물 무단복제 관리기구’를 저자와 관련 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개혁시민연대 도정일 공동대표(경희대 교수)는 학술서적의 보호와 지적 생산 인프라의 유지 및 확대 방안으로 도서관 확충을 제안했다.도 대표는 “미국의 경우 수천개의 도서관들이 학술서적을 제도적으로 흡수해 지적 인프라와 학술출판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도서관들이 예산 부족을 이유로 학술서적 구입을 꺼리는데다,도서관 수도 600여개에 불과해 지식 인프라 기능을 제대로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학계에서도 기초학문의 위기에 대해서는 목청을 높이면서 정작 보다 기본적인 학술서적 출판과 보호에는 무관심하다”면서 “저작권 보호를위해 정부뿐 아니라 학계와 출판업계 모두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저작권법에는 저작권 이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영업행위를 한 복사업소 주인에 대해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그러나 지금까지 불법 복사업체가 물게 된 최고 벌금액수는 500만원에 불과하다. 안동환기자
  • 저작권협등 저술·출판중단 선언

    법문사,박영사,다산출판 등 국내 전문·학술출판사 500여곳은 23일 대학가를 중심으로 범람하고 있는 불법 복사·복제행위에 대해 정부가 획기적인 조치를 취할 때까지 무기한 학술도서의 저술 및 출판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회장 金貞欽)와 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羅春浩) 등 5개 단체 대표자들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복사와표절이 일상화된 풍토에서 이에 대한 근절책이 강구되지 않는 한 더이상 학술도서를 저술·출판할 수 없다”면서 출판사 등록증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저자와 출판인들은 성명을 통해 “전국 대학가 1,000여곳의 복사점들이 학술전문서적에 대한 무차별적인 복사·복제를자행한 결과 반품률이 85%에 달하는 등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저자들의 집필 의욕을 꺾고 문화지식산업의 미래를 황폐화시키는 이같은 범죄행위는 반드시 뿌리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체 단속 결과 지난 3∼10월 국내도서 2,032종,외국도서 117종이 불법 복사·복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지적했다. 이들은 “복사업자들이 불법 복사 단속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등 공공연하게 저작권 침해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비난하고 단속반에 대한 준사법권 부여,공공도서관의 학술도서 구입 예산 확충,저작권 의식 확립을 위한 교육 실시 등을 촉구했다.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 이정민 이사(62)는 “최근 국제적으로 망신을 산 논문 표절사건도 복사판 교재로 공부하며 저작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길들여진 탓”이라면서 “불법복사와 복제로 인한 저작권 침해행위가 사라지지 않으면 협회 소속 회원인 문인·학자 등 1,000여명은 집필을 중단할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불법 복사·복제가 성행하면서 사회과학 서적의 경우 5년 전에 비해 평균 발행부수는 86.1%,발행 종수는 12.4%나급감했다.철학 서적의 평균 발행부수와 발행종수도 각각 62. 3%와 16.8%,역사 서적도 각각 9.2%,7.8% 감소했다.순수과학과 문학 서적의 평균 발행부수도 5년 전에 비해 각각 14.7%와 10% 줄었다. 출판사들이 발행부수 감소로 인한손실을 정가 인상으로 보전하려고 한 결과 철학과 사회과학 서적은 5년전에 비해 각각 48.5% 올랐으며,문학 서적도 30.6% 올랐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NO”라고 못한 일그러진 지식인

    ◎냉전과 과학(노엄 촘스키등 지음/정연복 옮김). 냉전은 끝났지만 그 후유증은 지구촌 곳곳에 지뢰처럼 숨어 있다.그에 대한 연구가 정치 경제 문화 사회 등의 분야에는 왕왕 있으나 냉전 논리가 지식인의 삶을 어떻게 굴절시켰는지에 대한 연구는 드물다. 미국의 대표적 좌파 이론가인 노엄 촘스키 등 9명의 진보적 지식인이 쓴 ‘냉전과 대학’(당대)은 냉전의 아름답지못한 유물을 캠퍼스란 아직 살아있는 터전에서 캐낸다. 냉전이란 말, 대학이란 말을 어느 나라보다 많이 들었던우리인 만큼 이 책은 태평양 건너 남의 이야기로 들리지않는다.우리의 대학체계와 학문이 미국식에 길들여 있기에‘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볼 수 있다. 또 냉전시대에 펼쳐진 미국 정부의 억압과 저항이 우리의70,80년대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공동 저자이자 한국어판 서문을 쓴 이매뉴얼 월러스틴의말은 시사적이다.“한국의 대학들 역시 미국 대학들과 비슷하게 복잡한 역사를 걸어왔다.그리고 한국의 대학들은 9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정부의 강압적 통제에서 벗어날 수있었다. 이 책은 (서구에서 사상과 풍속에 현대적 혁명이시작된) 1968년 이전 시절 미국대학의 여러 학문조직에서급진주의 사상이 어떻게 억압을 당했고 명맥을 이어왔는지밝혀주고 있다.” 촘스키는 자신이 보낸 대학시절의 MIT와 하버드대학 등의풍속도를 비교하면서 자본과 권력이 어떻게 대학을 장악하려 했고 이에 외롭게 저항한 몇몇 지식인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필자들도 냉전문화가 지역학,인류학,정치학 등 자신의 전공분야에 끼친 영향을 설명하면서 냉전 이데올로기가어떻게 대학 혹은 지식인을 굴절시켰는지를 드러낸다. 한국인에겐 언뜻 믿기지 않지만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눈에는 미국 학자들은 정부의 국내외 공식정책에 굴복했을뿐만 아니라 정치 사찰에 대해서도 침묵했고 저작물도 스스로 알아서 검열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그는 이런 예로서 다양한 민권운동에 참여한 탓에 지원하는 대학마다 ‘그릇된 판단’을 이유로 퇴짜맞는 동료 역사학자 S.린드의모습을 보여준다.실력이 뛰어났지만 현실참여 때문에 ‘블랙리스트’에 올라 “당신의 신념이 당신의 학문활동을 방해했소”라고 문전박대 당하는 장면은 얼마되지 않은 우리모습을 떠오르게 한다. 영문학자 리처드 오만은 냉전시기 동안 영어교육이 ‘군부-산업-정부-대학 복합체‘라는 구조 속에서 어떻게 정치화되고 썩어갔는지를 고발한다. 미국 뉴 프레스출판사가 기획한 이 책은 미국의 입맛에길들어져 일그러진 우리 학계를 반영하는 거울처럼 보인다. 그리고 냉전이 끝나도 변하지 말아야 할 ‘지식인의 자세’를 되집어보는데 좋은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 프레스는 2권 ‘대학과 제국’에서 미국의 군사·정보기관이 대학에 끼친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정연복 옮김,1만2,000원. 이종수기자vielee@
  • 집중취재/ 대학가 논문표절 실태

    지난 2월 서울 S대 경영학과의 L교수는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다.시내 대형 서점을 찾았던 L교수는 자신이 쓴경영학 관련 논문을 3분의 1 이상 인용하고 짜깁기로 편집한 책이 신간 서적으로 출판돼 진열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해당 저자인 O대 교수에게 항의와 함께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통보하자 O대 교수는 L교수를 찾아와 ‘한번만 봐달라’며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부교수로 재임용 심사를 앞두고있던 O대 교수는 주요 심사항목인 교수연구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L교수의 논문을 표절해 출간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외 논문이나 번역서,편저가 국내에서 단독 저서로 둔갑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해외에서 출간된 책을 번역해 자신의 저서인 것처럼 출간한 사실이 밝혀져 지난해 중도하차한송자 전 교육부장관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정종진 사무국장은 “최소한의 인용 원칙도 지키지 않는 표절 행위가 저작권 관련 전반에 걸쳐서일어나고 있다”면서 “명백한 범죄행위임에도 관행으로 여기는 인식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외논문의 일부만 발췌하는 부분 표절과 실적을 올리기위해 공저자로 함께 등재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이번에 국제적인 망신을 산 해외 논문 표절의 경우 지난 97∼99년 캐나다 빅토리아대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 중 29구절과 3개의도형·모델을 그대로 옮겼다가 문제가 됐다. 이공계의 경우 실험에 참여하지 않았으면서도 연구 논문에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리는 교수들도 있다. 여러 교수들이‘팀’을 이뤄 한 교수가 해외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할 때마다 함께 이름을 올리는 것은 교수사회에서 공공연한 비밀로 통한다. E대 의과대 P교수는 지난해 저서를 출간하면서 저술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동료 교수도 함께 저자에 올렸다.재임용을 앞둔 동료 교수가 기준 점수를 채우기 위해 P교수에게향응을 베풀며 간곡히 부탁했기 때문이다.P교수는 “또다른교수도 저자에 끼워달라고 매달렸지만 단독 저서에 비해 평가점수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에 거절했다”고 전했다. 1편의 논문을 2∼3편으로 부풀리거나 제자가 쓴 논문을 가로채 학회지에 발표하는 파렴치한행위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서울 A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C씨(34)는 최근 황당한 부탁을 받았다.지방대의 전임강사로 있는 선배가 자신이 쓴 200페이지 분량의 논문을 2개로 요약해 하나씩 나눠갖자고 제의했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의 B대에서는 석사과정 대학원생이 쓴 논문을 지도 교수가 자신이 쓴 것처럼 학회에 발표해 그 대학원생이학업을 중도에 포기한 일도 있었다. 또 인천 I대학 경상학부 N교수도 대학원생의 석사학위 논문을 표절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N교수는 지난99년 2월 대학원생 K씨의 재무관리 전공논문인 ‘IMF 구제금융을 전후한 부도기업의 재무적 특징에 관한 실증연구'를그대로 베껴 같은해 한국재무관리학회의 재무관리논총 5권제 1호에 ‘기업부실의 원인 변동'으로 제목만 바꿔 자신의연구논문인양 실었다. 이같은 일은 의대와 이공계 분야에서도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해 K보건대의 한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 해외출판사가저작권을 갖고 있는 해부학 서적의 그림과 사진을 무단으로베껴넣었다가 말썽이 됐고, 어떤 교수는 실험수치까지 표절하기도 했다. 의학전문서적 출판사를 운영하는 정문각 김시동 사장(52)은 “의학서적이나 논문의 경우 원문을 번역해 자신의 논문에 삽입하거나 그림과 참고 사진을 그대로 베껴 해외 출판사로부터 소송을 당하거나 항의를 받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교수들은 대학사회에 만연된 표절문화의 문제점을 인정하면서도 논문의 질적 수준보다는 물량으로 교수의 능력을 측정하는 현행 평가제도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대부분의 대학들은 재임용의 주요 기준인 교수업적평가를 국내외 학술지 논문 발표 건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서울대 이우일 교수(기계항공공학부)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는 SCI의 경우 등재된 학술지의 32%가 의·약학,17%가 생물학이어서 두 분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미국 최상위 10개 대학의 교수 1인당 학술논문의수도 학문 분야에 따라 연평균 1∼4.2편으로 큰 편차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학문 분야와 대학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논문 게재 편수만으로교수들의 연구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외국선 어떻게-표절로 판명되면 스스로 학계 떠나. 최근 한국 교수의 논문 표절을 강력히 비판하며 사과문을요구했던 미국 통신학술지는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표절과 지적재산’이란 제목의 글에서 ‘표절은 다른 사람의 창의력을 훔치는 추잡한 행위’라는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비난했다. 미국과 유럽의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한 문장에서 6개 이상 같은 단어가 나오면 표절로 의심받는다.표절 가능성이제기되는 논문에 대해서는 표절 여부를 가리기까지 심사 자체가 거부된다.표절로 판명되면 해당 논문을 쓴 학자는 스스로 학문활동을 중단하고 학계를 떠나는 것이 관행이다.당사자가 적극적으로 항변하는 경우에만 학계 차원의 제재가가해질 뿐 법적 제재는 따르지 않는다. 저작권 관련 전문가들은 마구잡이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인용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미국 등에서는 원저자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는 출판사에 사전 동의를 구하지않고참고문헌으로 인용하는 행위도 저작권 침해로 규정되고 있다. 일본 등 동남아 주요국에서도 표절은 엄격하게 규제되고있다.한마디로 표절 행위는 학자로서의 길을 포기한 것으로간주된다. 경희대 유진식 교수(법학)는 “일본에서는 대학내 징계위원회를 통해 제재가 가해지나 표절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등 법적 조치까지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학자에게 표절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금기의 단어여서 표절이 문제시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서경대 정영화 교수(법학)는 “우리 교수사회의 경우 표절을 고발하면 ‘왕따’를 당하거나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취급받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열악한 연구환경,학생지도와행정 잡무에 시달리는 교수들에게 미국 등 선진국과 동일한 수준의 도덕률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중앙대 강내희 교수(영문학)는 “표절 교수는 학자로서의양식과 양심을 저버린 만큼 학계에서 영구히 추방하는 등엄격한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 인터넷서점 35% 할인 공세

    도서정가제를 둘러싼 출판가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인터넷서점들이 ‘10% 이내 책값 할인 제한’을 골자로하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안’에 대한 항의 표시로 30%대의 할인 판매에 나섰다.인터넷서점 ‘알라딘’(대표 조유식)은 22일부터 신간 베스트셀러 1,000종과 문학·인문·어린이분야 도서 1,002종 등 모두 2,002종의 도서에 대해35%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이에 앞서 ‘와우북’(대표 신용호)도 지난 15일부터 아동서적의 30% 할인판매에 돌입했고 ‘예스24’(대표 이강인) 역시 도서 1,000만권 판매기념 행사로 12일부터 이달말까지 신간 베스트셀러 300종에 대해 35%할인 이벤트를벌이고 있다. 이 할인 행사에 포함된 대부분의 도서는 지난 16일 국회의원 32인이 발의한 법안에서 10% 이상 할인시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는 신간들이다. ‘알라딘’ 조유식 대표는 “이번 행사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안’에 대한 항의 성격도 띠고 있다”며 “대폭적인할인판매로 인해 서점측의 압력을 받은 도매상들이 우리에게 도서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는 위험까지도 감수했다”고 밝혔다. 또 와우북 주세훈 마케팀장은 “할인행사는 연말에 주로하던 이벤트이지만 이번엔 ‘일종의 항의’가 담겨 있다”며 “일부 출판사들과 협의하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온라인 서점들의 법안 반대 움직임에 대해 오프라인서점들의 모임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회장 이창연,이하서련)와 도매상대표,출판협의회 관계자는 21일 모임을 가지고 대책을 논의했다.임종은 서련 사무국장은 “인터넷서점들과 대화를 통해 책값 할인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면서도 “인터넷서점들이 할인을 계속하고 입법을 반대한다면 서적공급을 중단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신간 맛보기

    ◆변화의 파도를 넘어라(하인호 지음,청하출판사 펴냄)=혼돈의 세기를 기회의 세기로 바꿔주는 최상의 전략은 ‘자기혁신’(셀프-사이징)임을 역설하는 미래경영전략서.저자는 20세기는 조직이 개인의 생존을 보장해 주었지만 21세기는 조직 구성원이 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보장하는 사회라고 말하면서,구성원은 자기 구조조정을 통한 자아혁신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21세기 일터는 주로 풍부한감성을 중심으로 지식사회에 접근할 수 있는 능력들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과 학습이 통합된다고 저자는 보고 있다.따라서 자기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학습방법을 스스로찾아 학습해야 한다는 것.저자는 미국 피츠버그 대학에서미래학으로 철학박사를 받은 뒤 교육부의 여러 경력을 거쳐 현재 한국미래학연구원 원장으로 있다.8,500원. ◆디지털 시대에 책 만들기(한기호지음,한국출판마켓팅연구소 펴냄)=3세기 말,중국의 채륜에 의해 종이가 발명된 이후 학문 탐구와 여가의 활용이라는 두가지 면에서 동시에절대적인 중요성을 과시하며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던‘책’이라는 물건. 그 놀라운 역사과 생명력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위성방송,인터넷,컴퓨터 게임 등의 디지털 문명에 불과 10년만에 세력이 크게 위축되고 말았다.한국출마켓팅연구소장인 저자는 ‘디지털시대의 책만들기’는 디지털 시대에 성공한 책과 실패한 책을 분석한다.요즘 서점가에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다이고로야 고마워’‘한비야의 중국견문록’ 등의 성공요인을 파해친다.또 30대의 전문직 여성,아동·유아·청소년을 타겟으로 삼으라고 조언한다.1만원. ◆마더 데레사의 아름다운 선물(베키 베니나트 엮음,이해인 옮김,샘터출판사 펴냄)=몸소 옮긴 거룩한 삶으로 수식어가 필요없을 만큼 유명한 ‘빈자의 성녀’ 데레사 수녀의 생각ㆍ이야기ㆍ기도를 묶은 책.97년 출간된 ‘따뜻한손길’을 손질하고 다듬어 다시 펴냈다. 자비심 침묵 기쁨 등에 대한 ‘생각’편에서는 폭탄이나총이 아닌 사랑과 자비로 세상을 정복하라고 권유한다.‘이야기 1,2’는 인도 캘커타의 빈민촌에서 봉사하며 겪은일화와 에피소드를 들려준다.한편 양심 성찰의 필요성을역설하는 ‘기도’는 현대를 사는 이에게 자기를 돌아보게 한다.마지막 장에는 이해인 수녀가 캘커타까지 가서 테레사 수녀를 만나 나눈 이야기와 감상,추모의 글이 실려 있다.7,000원
  • 집중취재/ 영등포 쪽방촌 사람들

    기온이 뚝 떨어진 15일 낮 서울 영등포역 주변에 자리잡은 쪽방촌.800여개의 쪽방이 빼곡이 들어선 좁은 골목길에는 햇볕을 쬐며 추위를 쫓는 사람들과 벌겋게 술에 취해배회하는 40∼50대 거주자들이 눈에 띄었다. 25년째 쪽방촌에서 살고 있다는 박모씨(64·여)는 “아궁이가 없어 연탄도 못 땐다”면서 “겨울나기가 끔찍하다”고 손사래를 쳤다. 앵벌이,노숙자,전직 매춘여성,무의탁 노인,전과자,중증장애인 등 오갈 데 없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대표적인 슬럼가인 영등포 쪽방촌은 서울 지역의 다른 쪽방촌보다 여건이 훨씬 더 열악하다.화재에 취약한 판잣집인데다,다른 쪽방촌에 비해 기름·연탄보일러 시설이 없는 곳이 훨씬 더많다. 지난해 11월 화재로 쪽방 거주자 1명이 숨진 이후 소화기 400개가 설치됐지만 지난 7월 관할 소방서에서 한차례 안전교육과 점검을 실시한 이후 한번도 찾지 않아 소화기에는 먼지만 잔뜩 쌓여 있었다. 좁은 나무계단으로 머리를 숙여서야 겨우 올라간 판잣집2층에는 1평 크기의 쪽방 8개가 4개씩 마주보고 있었다.공동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은 악취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판자로 엮은 방문을 열자 퀴퀴한 냄새가 쏟아졌다.공사장에서 다쳐 두 눈이 실명돼 반년째 바깥 나들이를 못했다는 유모씨(60)가 컴컴한 방에 누워 있었다.노숙을 하다 최근 들어왔다는 옆방의 강모씨(55)는 ‘맛이 갔다’며 유씨에게 아예 말도 못 붙이게 했다.정신이 혼미한 탓에 기초생활보장수급 자격신청도 못한 유씨의 방에는 가스버너와 냄비 1개,빈 소주병만 뒹굴고 있었다. 쪽방의 한달 방세는 보증금없이 12만∼15만원선.일세 5,000원∼7,000원만 내면 하룻밤을 보낼 수 있지만 일거리가없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쪽방 어귀에서 만난 소아마비 장애인 윤모씨(50)는 “일하고 싶지만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다”고 탄식했다.매월기초생활보장비로 받는 28만6,000원 중 방값 15만원을 제하면 목에 풀칠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윤씨는 “취직만 되면 쪽방에서 벗어나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척추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한 뒤 쪽방에서 15년째 살고있다는 신모씨(48)는 누워 지내는 처지다.낡은TV를 지켜보던 신씨는 “희망이란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말문을닫았다. 또다른 쪽방촌인 서울 종로구 창신동.IMF 때 출판사를 운영하다 부도가 난 뒤 아내와 이혼하고 이곳으로 찾아들었다는 고모씨(48)는 폐품 수집으로 연명하고 있다.공사판일자리라도 얻기 위해 인근 동대문 인력시장을 찾고 있지만 번번이 허탕만 치고 있다.고씨는 1∼2병 술을 마시기시작, 어느새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 창신동시장을 끼고 쪽방골목 끝에 자리잡은 40∼50대 ‘끝물 아줌마’들의 겨울나기도 만만치 않기는 마찬가지였다.매춘여성 출신으로 갈 곳이 없어 자리를 잡긴 했지만돈벌이가 마땅치 않다.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노인들을 상대로 1만∼1만5,000원을 받고 몸을 팔아 하루하루 연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쪽방 사람들은 거처가 일정하지 않아 국민기초생활보장이나 취업 알선대상에서 제외되기 일쑤다.이들은 간경화,당뇨,고혈압,폐결핵 등 각종 질환을 앓고 있어 자활의지도미약하다. 쪽방상담소의 사회복지사 김정지영씨(27)는 “쪽방 거주자 대부분이 알코올 중독자이거나 심신 미약자여서 선치료-후자활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문제점과 해결책- “자활 부축 프로그램 급선무”. ‘도시의 그늘’로 일컬어지는 쪽방촌은 알코올 중독,만성 질환,열악한 주거환경 등 모든 도시 문제를 안고 있는곳이다. 쪽방촌 상담사들은 쪽방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갈수록줄어드는 일자리를 꼽는다.다음으로 알코올에 의존하는 쪽방 거주자들의 낮은 자활의지,만성 질환의 악순환 등의 순이다. 올해 서울 종로구청의 공공근로사업 내역을 보면 수급혜택을 받았던 공공근로자는 1,589명으로 지난해의 3,263명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특히 근로능력이 있는 조건부 자활대상자의 경우 일자리감소는 자활의지를 꺾는 결정적인 요인이 된다. 쪽방 거주자들의 패배의식,기존 생활습관에 대한 미련도자활의 걸림돌로 지적된다.서울 영등포지역 쪽방상담소는지난달 50여건의 취업 의뢰서를 받아 쪽방 거주자들과 취업 상담을 했지만 단 1건도 성사되지 않았다.대부분이 무학 또는 초등학교 졸업 정도의 학력수준이어서 자격 요건에 맞지 않은데다 근로 의지도 별로 없었다는 게 상담소관계자의 설명이다. 종로 ‘사랑의 쉼터’ 관계자는 “근로능력이 있어도 일을 하면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인식 때문에 근로를 기피하는 경향이 짙다”고 전했다. 만성 질병과 알코올 중독도쪽방 거주자들이 안고 있는 문제다.어떤 이들은 생계용으로 지급받은 곡식을 팔아 술을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 광야쪽방상담소 임경석 의료간사(45)는 “최근 거주자 2명이 후두암과 폐암 진단을 받았다”면서 “알코올중독과 열악한 주거환경이 질병을 낳고,질병으로 노동력이 상실되는 악순환부터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쪽방 상담사들은 “노숙자 중심으로 진행중인 알코올 중독 치료 등 자활 프로그램을 쪽방 거주자에게도 확대해 스스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 한길사, ‘Art & Ideas’ 시리즈 6권 첫 출간

    한길사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또 하나의 장정(長程)에 나섰다.영국의 미술전문 출판사 파이돈과 공동제작 형태로 140여권의 미술서 ‘아트 앤드 아이디어즈’(Art & Ideas)시리즈에 도전한 것. 1차로 ‘그리스미술’‘인도미술’‘인상주의’‘다다와초현실주의’‘고야’‘달리’ 등 6권을 출간했다.김언호대표는 책을 펴내며 “‘한길 그레이트 북스’가 인류의지적 유산을 집대성하려는 것이라면 이번 시리즈는 미적유산에 주목하려는 의도”라며 “이 시리즈는 미술출판 부문에서 거대한 기획으로 내용과 형식,구성 면에서 획기적이다”라고 밝혔다.이어 “최소 15년을 잡고 끝까지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길아트가 이번에 내놓은 책은 몇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세계미술이 한자리에=지금까지 미술사 책이 대부분 유럽 중심이거나 일정 권역의 한계를 지녔지만 이 시리즈는 전 지구촌을 아우른다.유럽은 물론 북아메리카 호주 동양을모두 담아 말 그대로 ‘세계 미술’을 펴낼 계획이다.파이돈사의 기획 단계부터 한국 편이 예정되었다는 점이한길사의 구미를 당겼다고 한다. 또 지역별 조망만이 아니라 서양미술사를 고대부터 현대까지 사조별,화가별로도 설명해 한마디로 입체적 정보를준다. ◆방대한 자료·특이한 접근=책마다 200컷이 넘는 도록을갖춰 볼거리가 풍성하다.예를 들어 ‘다다와 초현실주의’는 국내 전공교수들도 처음보는 자료가 많다고 감탄할 정도였다고 한다.단순한 정보 나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역사적 배경까지 곁들여 독자를 배려했다.‘그리스 미술’편을 번역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양정무 교수는 “철학적배경을 함께 설명해 기존 접근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고말했다. ◆편집 형식=파이돈 출판사의 ‘그림은 그림으로 말한다’는 원칙에 따라 표지제목 글자를 아주 작게한 대신 그림을 도드라지게 했다.사진과 그림을 돋보이게 하려고 활자의검은 색조를 많이 누그러뜨렸다. ◆국제공동출판=10여개 나라 출판사가 함께 출판했다.파이돈출판사의 판형을 유지하면서 번역과 활자배치만 달리 했다.이 형태는 국내 몇몇 출판사가 시도했거나 하고 있는데 좋은 품질의 도판을 쉽게 공급할 수 있고,대량 생산과 도판저작료를 따로 물지 않아 제작비를 줄일 수 있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한길사 측은 “저작권을 주고 국내에서 만들 때에 비해 순수 제작비가 절반”이라고 밝혔다.지금까지 파이돈사에서 25권이 출간된 가운데 한길 아트는 이 가운데 6권을 내년에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각권 2만6,000∼2만9,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국내 최대 전자책업체 탄생

    국내 전자책 업계를 대표하는 북토피아와 와이즈북이 최근‘와이즈북토피아’(공동대표 김혜경·오재혁)로 통합했다. 한국출판인회의 소속 다수 출판사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북토피아와 문학동네,21세기북스 등 단행본 회사들이 참여한 와이즈북의 결합으로 국내 최대의 전자책 업체가 탄생한 것. 두 업체의 통합으로 와이즈북토피아는 콘텐츠 10만여 종과회원수 80만 명,700여 제휴 출판사를 기반으로 현재 공급되는 국내 전자책의 85% 정도를 점유하게 된다.
  • 김희철 구청장 수필집 발간

    김희철 관악구청장이 수필집 '새벽을 여는 마음(씨네인 북출판사)'을 발간했다. 301쪽 분량에 1,2부로 구성된 이 수필집에는 자신이 체험했던 지방자치 이야기를 교훈적으로 담아 재미와 감동을 준다. 특히 구청장직을 수행하면서 겪었던 일화들을 수록,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를 일깨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출판기념회는 9일 저녁 7시 관악구 신림11동 관악웨딩문화원에서 열린다. (880-3410) 최용규기자
  • 부음/ 원로 출판인 이성우옹

    원로 출판인 이성우(李聖雨)씨가 지난 5일 노환으로 별세했다.향년 86세. 대구사범 출신인 고인은 출판사 성문각을 창립해 전문서적을 주로 출간했으며, 70년대 초 ‘시문학’의 발행인을맡았다. 유족은 상일(相一·재미 사업), 영아(玲雅·중앙일보 미주본사 논설위원)씨 등 3남3녀.빈소는 서울 이대목동병원,발인은 8일 오전 9시30분.(02)653-3899
  • “東夷민족의 기개를 다시 살리자”

    2년전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를 펴내 뜨거운 ‘공자 논쟁’의 불씨를 지핀 김경일 상명대 중문과교수가 ‘나는 오랑캐가 그립다’(바다출판사)라는 책을 내놓았다. 자칭 “족보상으로도 하자가 없고(?) 학문적으론 박사에 교수요,쓴 책이 10여권이 넘는다”는 지은이가 ‘공자 필사론’에 양이 차지 않은 듯 야만적 이미지로 그득한 ‘오랑캐’와 그 정신을 찬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답을 찾기위해 먼저 지은이의 현실 진단을 살펴보자.그에따르면 다문화(多文化)와 다언어(多言語)의 세계화시대에 한국은 무(無)대책이라는 것이다.중국과 일본이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변신을 모색하는데 ‘변두리 국가’인 한국은아직 ‘보부상’보다는 ‘선비’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본다. 그는 이런 갑갑한 현실을 낳은 주범을 중국과 그를 대표하는 이데올로기인 유교로 본다.소신인 ‘유교 망국론’의 유효성을 여전히 주장하고 있는 셈이다. 그가 여보란듯 내놓는 보따리 속에는 ‘오랑캐 정신’이 들어있다.“생명력,창조성,역동성,포용력”을 핵심으로 하는오랑캐 정신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지은이에 따르면 원래 오랑캐였던 우리 민족(저자는 동이(東夷)를 예로든다)이갖고 있던 에너지인데 유교문화의 헤게모니에 밀려 잃어버린 원형질 같은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역사적인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고 분석한다.오랑캐로서 한족이 지배하는 중원에 깃발을 꼽은 여진족장 아골타와 몽고족장 칭기즈칸의 전략과 그 속에 깃든 지혜를 배우자고 제안한다. 한족은 오랑캐를 의도적으로 배척했고 그들 정신의 고갱이인 ‘실용주의’를 무시하는 가치관이 한반도로 직수입됐다는게 저자의 시각이다.한마디로 중국이 무서워,살아남기 위해 ‘중원은 찰떡 동이(東夷)는 개떡’이라는 역사관으로 눈에 콩깍지를 씌운 상흔(傷痕)이 아직 아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우리 역사는 “중국 경전 몇권 붙들고 학문하다 사라진 퇴계나 율곡 같은 인물들이 목화씨를 들여와 민초들의몸을 따뜻하게 해준 문익점이나 측우기,금속활자 등을 개발한 장영실 등보다 더 존경받게 되었다”고 본다. 이런 비판은 현실에서 ‘영어공용화’라는 옷을 입고 나타난다.이를 위해 ‘된장’(만주어)‘아씨’‘연지 곤지’(이상 흉노어)등 우리 말이 우리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게다가우리 말의 대부분이 한자나 일본어에 의해 잡아먹힌 것이 현실인데 우리 말에 목숨 걸기보다는 국제적 경쟁력을 위해 열린 자세로 영어를 받아들이자는 논지를 편다.물론 영어를 공용어로 받아들여도 우리 특유의 ‘말맛’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이 책은 “‘목숨 걸고 썼다”는 ‘유교가…’에 걸맞는 현실적인 대안찾기로 볼 수 있다.표현이 많이 걸러졌지만 여전히 도발적인 주장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 적지 않은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종수기자 vielee@
  • “시민운동 보수·진보 편갈라선 안돼”

    “시민운동 흐름을 보수와 진보의 이데올로기적 차이로 보는 것은 시민운동만큼은 정파적 이해로 발전하지 않기를 바라는 이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입니다.”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사무처장 하승창(40)씨는 최근 역사넷 출판사에서 펴낸 ‘하승창의 NGO 이야기’를 통해 시민운동의 ‘이념 편향’ 비판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이렇게 밝히고 있다. 하 처장이 10여년 동안 시민단체에 몸담은 경험을 바탕으로 지은 이 책은 시민단체에 대해 ‘정치화·권력화된 시민운동’ 등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와 눈길을 끈다. 하 처장은 책에서 “경실련으로 대표되는 90년대 시민운동은 당시 민중운동에 대한 비판에 근거했고 총선시민연대로대표되는 2000년대 시민운동에는 ‘진보적’ 견해가 영향을미쳤다”라며 “그러나 이를 진보와 보수라는 이데올로기적차이로 볼 게 아니라 방법론에 대한 확신의 차이 혹은 유형의 차이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하 처장이 시민운동에대한 옹호론만 펴는 것은 아니다.그는 “시민운동에 대한 사회적 비판은 ‘시민없는 시민운동’이라고 압축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비판적으로 반응하기 보다는 그런 비판의 배경에 담긴 함의를 시민단체들이 수용하지 않으면 과거의 민중운동이 사회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변화를 강제당한 것과 유사한 처지에 처할 것”이라며 자성을 촉구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조선말 력사’ 등 65권 南서 출간

    작년 8월 이산가족 상봉 때 서울을 방문했던 북한 국어학계의 원로 류렬(83)이 원고지에 직접 쓴 ‘신라향가 연구’를비롯,북한 국어학계의 연구성과를 집대성한 단행본 65권이남한에서 출간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조선말 력사’(1·2)를 비롯해 이미 북한에서도 나왔고,남한에서도 해적판 형태로 선보인 것들이 더러 있으나 대부분은 북한에서도 출간되지 않은 원고본이다.류렬을비롯한 저자는 모두 북한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 소속돼있다. 국어국문학 전문출판사인 박이정(대표 박찬익)이 독점 출판하기 시작한 이번 ‘조선어학전서’ 시리즈는 이런 점 말고도 보아 북한 원전으로는 발행규모가 최대이다. 이번 작업은 박이정이 북한 사회과학원 언어학연구소(소장문영호)로부터 이들 원고에 대한 출판권한을 위임받은 중국옌볜(延邊)사회과학원 언어연구소(소장 전병선)와 국내 출판을 위한 동의서와 합의서에 지난 5,6월 각각 서명함으로써성사됐다.이에 따라 65권 가운데 5권이 이번에 먼저 나왔다. 부교수 학사 김인호가 집필한 ‘조선어 어원 편람’(상·하)를 비롯해 ‘조선어문법 편람’(리금일),‘조선지명 편람’(평양시편,방린봉),‘조선어 표기편람’(박동혁)이 그것이다.이들은 모두 남북한을 통틀어 처음으로 책으로 나온 것이다.
  • 대산문학상 부문별 수상자 발표

    대산문화재단(이사장 愼昌宰)은 31일 제9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을 발표했다. 시·소설부문은 이성부(李盛夫)의 시집 ‘지리산’과 황석영(黃晳暎)의 장편소설 ‘손님’이 차지했다.또 희곡 부문은 이근삼(李根三)의 ‘화려한 家出(가출)’,평론은 최원식(崔元植) 인하대 국문과교수의 비평집 ‘문학의 귀환’,번역은 한양대 불문과 김경희(金京姬)·이인숙(李仁淑)교수와 프랑스인 마리즈 부르댕이 공동작업한 서정인의 ‘Talgung 달궁’(프랑스 쇠이유펴냄)이 뽑혔다. 특히 창작과비평사가 출간한 책이 시·소설·평론 3개부문을수상해 눈길을 끌었는데 이는 대산문학상 제정 이후 처음이다. 대산문화재단 측은 “특정 출판사를 의식하지 않고 오로지 작품성만을 근거로 심사했다”고 설명했다. 상금은 부문별 3,000만원씩이며 시상식은 11월 23일 오후 6시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다.황석영씨는 상금 전액을 ‘2001·평화촌 세계작가회담’행사에 참가한 문인들의 항공료로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성부 시인은 “역사적 현장으로서의 지리산을 시로 쓰기가쉽지 않았다”면서 “뜻밖에 상을 받아 기쁘기도 하지만 ‘큰등짐’을 진 기분’이라고 말했다.최원식 교수는 “평론에서 학문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이런 상을 받게돼 평론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종수기자
  • 에듀토피아/ 분당 ‘자유 발도로프 학교’ 준비모임

    경기도 분당 불곡산이 바라 보이는 주택가에 ‘발도르프 유치원’이라는 자그마한 문패를 단 3층짜리 벽돌집이 있다. 최근 학부모 20여명이 이곳에서 뜻깊은 모임을 가졌다.내년 봄 초등학교 과정의 대안학교격인 ‘자유 발도르프학교’의 문을열기 위한 준비 모임이었다. 이 학교는 독일의 교육사상가 슈타이너의 교육 철학에 바탕을두고 지식 교육보다는 건강한 신체와 예술적 감성을 중시하며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맘껏 뛰놀아야 할 아이들에게 획일성과 경쟁심을 강요하는우리 교육 시스템을 거부합니다.이제 우리 아이들의 학교를 직접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모임의 회장이며 이 학교의 터를 닦아온 최광용씨(40·출판사운영)의 포부다.최씨가 대안학교에 관심을 가진 것은 ‘획일적인 교육’이 싫었기 때문이다.몇년 전 현재 7세,5세인 두 아이가 유치원에 갈 나이가 됐지만 일반 유치원에는 보내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발도르프 교육’ 관련 책을 읽은 뒤 아이들을 자유롭게 키울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섰다.98년뜻을 같이하는 일곱 가족이 모여 ‘발도르프 연구모임’을 만들었다.99년에는 자그마한 집을 빌려 미니유치원을 열었다.‘자유 발도르프학교’의 모체였다. 내년에는 초등 과정을 신설할 예정이다.첫 출발은 조촐하다.1학년 10명,2학년 7명,3학년 5명 규모다. 가장 큰 어려움은 역시 재원 문제다.각 가정이 출자금을 갹출해 모든 것을 준비해야한다.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분당이나 용인 근처에 자그만 학교를 마련할 생각이다. 정부의 공식 인가를 받기가 어렵다는 점도 걱정이다.회원 이미애씨(40)는 “지난해 개교한 대안학교 ‘산 어린이학교’가 인가를 받지 못해 철거명령을 받았습니다.초등학교를 세우려면 운동장 몇백평 이상 등의 법규에 규정된 조건을 충족시킬 수가 없어 불법학교가 되는 겁니다.” 그러나 회원들은 결의에 차 있다.인가를 받지 못해도 강행하겠다는 각오다.“교육 이민,탈학교,홈스쿨이 급증하는 것은 우리제도권 교육이 제몫을 하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습니다.원칙만을 고집할 때는 지났습니다.” 이날 모임에서 ‘한국에서 발도르프교육은 왜 필요한가’를주제로 강연한 김택수 여수 여도초등학교 교사는 “발도르프 교사 양성 과정을 이수하면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면서 “아이들은 ‘인간 이전의 불완전한 상태’가 아니라 태어날 때부터 큰 사명을 갖고 태어난 존귀한 생명체”라고 말했다. 한국슈타이너교육예술협회 허영록 회장(강남대 도시공학과 교수)은 독일 유학중 우연히 고등과정의 발도르프 학교를 다녔던인연으로 발도르프 교육을 국내에 소개했다.현재 연수중인 70여명의 정규 발도르프 강사가 2003년 처음으로 배출되면 학교 운영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허회장은 말했다.문의 (011)343-3669◆발도르프 학교는=루돌프 슈타이너(1861∼1925)는 1919년 9월독일 슈트트가르트 ‘발도르프’ 담배 공장에서 노동자들의 자녀를 위해 처음 학교를 세워 대안 교육을 시작했다.현재 전세계 74여개 나라에 740여개의 학교와 1,400여개의 유치원이 발도로프식 교육을 하고 있다.초·중등을 포괄하는 12학년제로 8학년까지 한 교사가 계속 담임을 맡아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한다.14세까지는 감성 발달에 중심을 둬 음악,그림 등예술을 통한 교육을 중시한다.15∼21세에는 사고의 발달에 맞춰 교과전담 교사가 전문적인 공부를 가르치고 있다. 독일 교육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이 학교 졸업생의 대학졸업 성적이나 각종 학위 취득률이 다른 학교 졸업생보다 훨씬높다. 허윤주기자 rara@. ■실태·문제점/ 대안학교 인가받기 ‘하늘의 별따기'. ‘대안학교의 모범’으로 꼽히는 경남 산청의 간디학교는 8개월째 경남도교육청의 재정지원이 끊긴 상태다.양희창 교장은 기소돼 재판정을 오르내리고 있다.경남도교육청의 허가를 받지않은 중학과정에 보조금을 썼다는게 그 이유다.지난해 몇몇 학부모들이 모여 경기도 시흥시에 문을 연 대안 초등학교 ‘산어린이학교’는 교육부의 해산명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쉬쉬’하며 꾸려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행 초중등교육법은 취학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를 운영하면 3년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현재 국내에 정식인가를 받은 대안학교는 고등과정 11개교와중등과정으로는 내년 개교하는 전남 영광군 성지중학교가 유일하다.98년 특성화 고등학교에 대한 시행 세칙이 마련된 데 반해 의무교육과정인 초중등은 교실 수,운동장 면적,교사 수 등 까다로운 기준을 고수하고 있어 대부분의 대안학교들이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인가를 받지 못하면 졸업을 하더라도 학력을 인정받지 못한다. 간디학교 대책위원장 최보경 교사는 “양희창 교장 개인이 아니라 이땅의 참교육을 열망하는 국민들을 재판하고 있다”라면서 “완벽한 학교는 아니지만 뭔가 해볼려고 하는 열의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산어린이 학교’관계자는 “언론에학교가 소개된 뒤 정부 조사반이 들이닥치는 등 곤욕을 치렀다”면서 “정식 인가는 바라지도 않고 그저 탈없이 수업을 계속할 수 있기만 바란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새 교육제도로 정착하고 있는 대안학교는 물론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조차 학력을 인정하는 추세.교육전문가들은 ‘의무 교육’을 ‘의무 취학’으로 바꿔,반드시 인가받은 학교에서 교육받도록 하는 현행 법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도심에서의 대안학교 설립 요건을 완화하는 ‘고교 이하 각급학교 설립·운영 개정안’을 내년부터 시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기자 pur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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