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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동식물에 관한 상식의 오류사전(울리히 슈미트 지음,조경수 옮김,경당 펴냄) 새는 당연히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날기를 포기한 도도새도 있다.‘성은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는 게 상식이지만 복족류나 기생충의 경우 난세포뿐만 아니라 정자도 생성하는 자웅동체도 있다.이처럼 잘못 알기 쉬운 266가지의 오류를 밝혔다.1만원. ●노무현 화술과 화법을 통한 이미지 변화(이현정 지음,가림출판사 펴냄) 현대인이 갖춰야 할 화술과 화법,테크닉 등을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통해 설명.한국화가이자 불교방송 아나운서인 저자는 성공어법의 하나로 점층적인 반복법으로 강조의 효과를 높이거나,단어와 단어 사이에 리듬감을 줄 것을 것을 권한다.1만원. ●레퀴엠(진중권 지음,휴머니스트 펴냄) 전쟁이라는 현상을 미학적인 관점에서 분석.지식인담론의 비판작업을 활발히 벌여온 저자는 현대인의 미적 감정이 ‘숭고’와 ‘시뮬라크르(흉내)’의 두 요소로 이뤄져 있다는 점에서 출발한다.8000원. ●뉴미디어 아트(마이클 러시 지음,심철웅 옮김,시공사 펴냄) 회화와 조각으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미술은 마르셀 뒤샹 이후 일상의 사물을 미술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하면서 그 외연을 넓혀왔다.뉴미디어아트 또한 이런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빌 비올라·백남준 등의 미디어아트 작품과 경향을 소개.1만5000원. ●패션의 유혹(앤드류 터커 등 지음,김은옥 옮김,예담 펴냄) 패션은 한 시대의 문화적 경향을 드러내며 그 자체가 높은 부가가치의 산업이기도 하다.이 책은 인류학,유행,그리고 예술의 맥락에서 패션을 살핀다.1만2000원. ●하늘개가 달을 삼킨 날(조임생 글,손호경 그림,꿈소담이 펴냄) 그믐밤을 제목만큼 운치있게 표현할 말이 또 있을까.한여름 그믐날 밤,장난꾸러기 삼총사는 호랑이 할아버지네 수박밭으로 서리를 나섰다가 할아버지의 불호령에 줄행랑을 치는데….표제작을 포함해 3편의 단편으로 구성.초등저학년용.7000원. ●브루노를 위한 책(니콜라우스 하이델바흐 글·그림,김경연 옮김,풀빛 펴냄) 책읽기의 즐거움에 눈뜨게 해주는 판타지 그림책.아빠의 서재에서 노는게 취미인 올라와,그의 친구 브루노가 책을 읽다 신비한 환상의 세계에 빠져든다는 줄거리.5세 이상.8500원.
  • 가톨릭언론인회 포럼 내일 개최

    한국 가톨릭 언론인협의회(회장 최홍운 대한매일 수석논설위원·사진)는 3일 오후 3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3회 가톨릭 포럼을 개최한다. 한국 천주교주교회의 매스컴위원회,한국 천주교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평화방송,평화신문,가톨릭신문,가톨릭출판사가 공동후원하는 포럼은 ‘새 정부의 언론정책과 새로운 취재시스템 모색’을 주제로 제1주제 ‘브리핑제 도입에 따른 정부와 언론의 관계변화’와,제2주제 ‘새로운 취재 시스템의 모색’으로 나누어 진행된다.제1주제에서는 김광호 서울산업대 IT정책대학원 교수가 발제하며 문화일보 김광원 논설위원,국정홍보처 유재웅 국정홍보국장,장호순 순천향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토론에 나선다. 제2주제에서는 경향신문 종합기획부 이재국 차장이 발표하며 KBS 김구철 경제부 차장,동아일보 정성희 사회부 차장,한국언론재단 김영욱 책임연구원이 토론에 참여한다.(02)2000-9058.
  • 조기은퇴 ‘빨갱이목사’ 홍근수씨 부부 / 육필로 쓴 ‘목회활동 34년’

    요즘 한국 기독교계에서 가장 큰 화제 중 하나는 ‘빨갱이 목사’ ‘통일 목사’로 불려온 홍근수(65) 향린교회 담임목사의 조기 은퇴다. 88년 KBS 심야토론에 출연,친북발언을 한 뒤 ‘빨갱이 목사’로 낙인됐고,줄곧 통일과 민족 자주를 외쳐 ‘통일 목사’로 인식돼온 개신교계의 대표적인 진보적 인사. 그만큼 그의 거취는 비단 기독교계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대형 교회의 담임목사직 세습이 일반화된 한국 개신교에서 70세 정년보다 5년 앞선 조기은퇴는 목회자들에게 훨씬 더 강한 메시지로 다가간다. 오는 8일로 예정된 홍 목사의 은퇴가 회자되는 가운데,향린교회가 그의 걸어온 길을 정리한 자서전(한울출판사)을 사회에 내놓아 눈길을 끈다. ‘나의 걸음’이란 홍 목사의 글과,그의 반려자인 부인 김영(춤추는 교회 담임) 목사의 자서전 ‘좋은 것을 깨는 여자’를 한 권에 나란히 묶었다. 우선 ‘나의 걸음’에서 홍 목사는 은퇴와 관련해 이렇게 소박한 심경을 밝혔다.“남이 하지 않은 행동을 하기 위해 조기은퇴하거나 설교 밑천이 다해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다. 65세에 자원은퇴가 시작되고 70세에 법적으로 은퇴하게 되어 있는 것은 평소의 소신에 따라 일종의 생의 복무 연한과 같다고 여기는 사람으로서,복무 연한이 끝나는 65세에 은퇴한다는 것이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나며 진보적인 목회자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은 그가 서울대 법대에 진학한 것도 세상물정을 아는 ‘제대로 된 신학자’가 되고 싶어서였다.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한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미국 유학을 거친 그는 34년간의 목회활동을 통해 향린교회를 한국 최고의 진보교회로 우뚝 세웠다. 향린교회 제2대 담임목사로 부임해 목회활동을 하던 초기,진보적 성향 때문에 교회 고위직 간부들과 사사건건 마찰을 일으켜 목회활동을 그만두려 했으나 교인들의 간곡한 만류로 담임목사를 계속했던 그다. 그의 대미관은 미국 유학 길에 오를 때까가지는 평균 장로교 목사로서의 그것이었다.‘친미’를 넘어 ‘호미’목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12년 반을 산 뒤1986년 말에 영구 귀국할 무렵 그는 이른바 ‘반미 목사’가 되어 있었다.‘반미 목사’로 바뀐 과정을 그는 이렇게 밝힌다. “독실한 기독교인이라고 믿었으나 실은 예수를 덮어놓고 믿고 신학을 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제국주의성,야만성,국가이익을 위해서는 민주주의는 물론 도덕도 정의도 인권도,심지어는 어떤 기독교의 이상도 모두 뒷전으로 미루어두는 정체를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민족화해자주통일협의회’‘박정희 기념관 반대 국민연대’‘미군장갑차 여중생 고 신효순 심미선 살인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민족자주 민주주의 민중생존권 전국 민중연대’의 공동대표인 홍 목사.‘오늘은 지금까지 산 나의 생애의 마지막 날이고 남은 여생의 첫날이다.’를 좌우명으로 삼아 살아왔다는 그는 은퇴후,교회 담임 때문에 실상 제대로 일을 못했던 이 일들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했다. 한편 부인 김영 목사는 ‘좋은 것을 깨는 여자’에서 남편과 자식들의 뒷바라지로 자신을 찾지 못하다가,주위 사람들의만류를 뿌리치고 목회자의 길을 택한 사연 등 험난한 목회의 과정을 시 형식으로 정리한 것도 흥미롭다. 이화여대 재학시절 기독교인으로 거듭났다는 김 목사의 가부장제를 위시한 관습의 질곡에 대한 비판,종교적 헌신 등이 곳곳에서 읽힌다. 김 목사는 특히 “‘좋은 게 좋다’는 말이 나를 얼마나 억압했던가.무조건 순종하고 의미없이 침묵하는 것을 나의 영혼은 견디지 못했다.”고 목회자가 된 배경을 술회한다. 김성호기자 kimus@
  • 출판계 ‘틈새뚫기’ 아이디어 반짝 / 인기영화 시나리오·원작소설 출판 ‘대박’

    불황속 출판계가 영화나 음반쪽과 손잡고 공동 마케팅을 벌일 수 있는 단행본을 기획하는 등 아이디어 상품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흥행영화의 원작소설을 출간한 사례는 더러 있어왔지만 주류 출판사들이 요즘처럼 발빠르게 움직인 적은 없었다. 우선 영화 ‘살인의 추억’ 대박을 누구보다 흐뭇하게 바라보는 쪽이 시나리오의 단행본을 펴낸 출판사 이레.극장개봉 일주일 뒤인 지난 2일 책을 출간한 뒤 20여일 만에 초판 5000부가 동이 나자,지난주 3000부를 다시 찍었다.이레측은 “영화학도나 마니아 독자들을 정조준해 책을 기획했는데 영화가 흥행하면서 일반독자들의 관심까지 끌게 됐다.”고 말했다. 틈새전략이 영화의 흥행으로 뜻밖의 ‘탄력’을 받고 있는 셈이다.‘살인의 추억’ 시나리오집의 경우 일본·중국·타이완·홍콩 등으로부터,소설로 번역·출간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오고 있다. 황금가지는 지난해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의 원작 자서전을 펴내 지금까지 1만부 넘게 팔았다. 지난해 김영사의 ‘이중간첩’을 비롯해최근 현대문학의 ‘난초도둑’(영화 ‘어댑테이션’의 원작소설),샘터사의 영화원작 시리즈 ‘동승’‘오세암’‘보리울의 여름’ 등이 같은 경우다. 출판사 다빈치도 화가 에곤 실레의 팬들을 겨냥해 작품해설집(에곤실레,벌거벗은 영혼)을 동시에 내놓았다. 현대문학의 박명욱 기획실장은 “출판사들이 불황타개책의 하나로 출간영역을 넓혀 틈새 독자 확보에 나섰다.”면서 “문화상품의 부가가치가 여러 장르로 파생되는 상황에서 출판가의 ‘크로스 오버’전략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수정기자 sjh@
  • 만화계 침체 벗어날까

    사후심의제 철폐,대여권 등 저작권 관리를 위한 센터 설립,2007년까지 1180억원 투자…. ●정부가 ‘유해매체’라던 만화를 지원한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28일 2007년까지 국내 제작시장 규모 3000억원,소비시장 규모 1조원 목표를 달성하고 국산만화 점유율을 70%,대여시장 대비 판매시장의 비율을 60%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을 골자로 한 ‘만화산업 진흥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이를 위해 ▲만화산업 창작역량 강화 ▲만화산업 인프라구축 ▲국제교류 확대 및 해외수출 활성화 ▲만화에 대한 국민인식 제고 및 참여활성화 ▲법제도 개선 및 지원체계 정립 등 5대 중점 추진과제를 제시하고,향후 5년간 모두 1180억원의 국고·민자 및 지방비를 확보해 민·관 공동으로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주요 변화로는 우선 만화를 ‘유해 매체’로 규정하는 청소년보호법의 관련 조항 등 법적 규제가 대거 철폐된다는 점이다.만화책 출판 후 심의하는 사후심의제가 없어지고,‘19세 미만 가’와 ‘19세 미만 불가’등 2단계인 등급도 세분화된다.현재의 간행물윤리위 대신 민간자율심의기구를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추진된다.대여권 등 저작권 제도 개선방안 도입을 검토하고 이를 관리할 만화저작권관리센터(가칭)를 설립한다.낙후한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출판사·총판·소매점 등을 연계하는 유통관리시스템이 2006년 완성을 목표로 추진되고,해외 수출을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이외에도 우수 창작만화의 제작비·연재료 지원과 만화전문잡지 창간시 저리 융자 등 창작만화 진흥책도 다양하게 실시된다. ●만화계,“격세지감” 만화계는 이같은 방침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중견 만화가 김모씨는 “지난해말만 해도 이현세씨의 ‘천국의 신화’의 미성년자보호법 위반혐의에 맞서 공동투쟁했다.”며 “정부가 독자적인 문화콘텐츠산업으로 만화분야에 대한 중장기 비전·정책 등을 밝힌 최초의 사례로 보인다.”며 환영했다. 한 만화 출판사 관계자는 “만화는 시장규모로만 따지면 문화콘텐츠 시장 점유율의 8%에 불과한 약소매체이지만,TV·영화·게임·애니메이션·캐릭터 등 대중문화 전반에서 다양하게 재활용되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대중문화의 근간”이라면서 “이번 5개년 계획이 한국 만화계의 오랜 불황과 침체를 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상당수의 만화가들은 “현재 우리 만화 발전에 가장 심각한 걸림돌인 대여시장 의 저작권 침해논란에 대한 현실적인 대책이 빠졌다.”면서 “출판사와 만화가,대여점 업주,독자들을 모두 만족시킬수 있는 구체적인 접근 없이는 실질적인 만화산업 진흥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채수범기자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사랑보다 일” “간섭은 NO”독신천국 日本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 유수의 대기업 계장인 후쿠무라(41·여)는 미국 공인회계사(CPA) 자격을 따기 위해 지난 3월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컴퓨터 영업이 전문이던 그녀는 구조조정으로 부서가 통폐합되면서 지금은 예산관리 업무를 하고 있지만 “도무지 일에 만족하지 못할 뿐더러 장래를 생각하면 버젓한 자격증 하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CPA를 택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1985년 입사 때 같은 봉급으로 출발했던 어떤 남자 동기는 두 배의 연봉을 받고 있다.이런 직장에서의 불안 뿐 아니다. 그녀에게 CPA 자격증은 독신생활이 계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대비한 보험이다.“어쩌면 그것이 진짜 속내이다.”(후쿠무라) 4년간 남자친구를 사귀고 있었던 탓인지 아니면 나이든 탓인지 몰라도 미팅 제의는 끊긴지 오래다.그렇다고 맞선이나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남자를 만날 생각도 없다.독신생활이 편하다. 그녀는 자신 명의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독신 여성들 사이에 불기 시작한 ‘아파트 구입 붐’을 타고 4년 전 도쿄 시내의 방 1칸짜리신축 아파트(40㎡)를 3600만엔에 구입했다.35년짜리 은행융자로 2600만엔을 충당하고 일부는 부모에게서 지원받았다.“68세에 상환이 끝나는 은행 빚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지만 여기저기 월셋집으로 옮겨다니던 과거의 독신생활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이 됐다.” 500만엔 연봉에 이것저것 떼고 월 30만엔 손에 쥐는 그녀는 은행빚을 갚는데 7만엔,CPA 학원,영어·포르투갈어 교습비에 6만엔,식비·관리비에 9만 5000엔을 들인다.용돈 조금 외에 나머지는 저금한다.모은 돈이 목돈이 되면 빚 원금을 갚거나 아플 때를 대비한다.저축은 300만엔 정도. 운동신경이 둔해 즐기는 스포츠가 없는 그녀는 주 2회 정도 집 근처에 사는 친구와 식사를 하거나 주말에는 산보,인터넷 검색,쇼핑으로 시간을 때운다.잔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장 갖고 싶은 것으로 CPA 자격증,남자친구,운전면허 순서로 꼽은 그녀는 “2개월 전 취재를 했더라면 남자친구를 첫번째라고 대답했을 것”이라며 웃는다. ●도쿄에 넘쳐나는 ‘나홀로 족’ 미혼율이 한국은 물론 다른 선진국에비해 월등히 높은 일본.그 중에서도 도쿄는 ‘독신 천국’이라고 할 만큼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특히 30∼40대의 ‘나 홀로’를 즐기는 넉넉한 독신이 눈에 띈다. 주간지 기자인 후지와라(38·여)는 모아둔 돈에 아버지 유산을 합쳐 3년 전 방 두 칸짜리 집(55㎡)을 3900만엔에 장만했다.월세를 내거나,빚을 갚을 필요가 없는 그녀는 월 36만엔의 수입으로 “화려한 독신생활”을 하고 있다. 국립대학 조교수인 쓰지야(40)도 독신이 그렇게 마음에 들 수 없다.외동아들인 그는 단 둘이 살고 있는 어머니(62)로부터 한때 ‘결혼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지금은 포기한 듯 어떤 압력도 없다. 오징어·문어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생물학자인 그는 한 달에 두 번쯤 주말에도 학교에 나와 공부를 즐긴다.친구들과 어울려 술마실 때를 제외한 식사·영화감상·쇼핑 같은 모든 행동은 ‘나 홀로’이다.“제대로 된 식당에 혼자 갈 수 없는 게 불편해 파트너의 필요성을 느낄 뿐 적극적으로 나서서 여자친구를 구하지는 않는다.”(쓰지야) ●노후보다 현재의 넉넉한 생활 신문기자인 야노(35·여)는 35만엔의 월급을 한푼도 저축하지 않고 거의 다 쓴다.“가계부를 쓰지 않기 때문에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월세 11만엔 외에 식비·술값·여행에는 물론 옷 사기 등에 돈을 많이 써 저금이 한푼도 없다.”고 고백한다. 지방 출신인 그녀는 신문사 입사로 도쿄에 올라와 처음은 회사 기숙사를 이용하다 지금은 도쿄 시내의 원룸에서 ‘나 홀로’ 12년째이다.‘나 홀로’의 장점으로는 “시간을 멋대로 쓸 수 있고,남 신경 안쓰는 점”을 꼽는다. 대형 출판사 근무 11년째인 유카(33·여)는 얼마 전 휴가를 얻어 5박6일간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물론 혼자서이다.“무섭기도 하고,심심할 것 같아 회사동료와 함께 갈까 생각도 했으나 역시 상대방에게 신경을 써줘야 하고 이런 저런 귀찮은 점이 많을 것 같아 단독여행을 결심했다.”(유카) 해외여행은 물론,맛있는 음식이 유행하는 지방에 혼자서 비행기를 타고 2박3일간 다녀오기도 하고,주말에는 자동차 드라이브도 즐긴다.월세 10만엔짜리 원룸에 사는 그녀는 누가 봐도 부유한 30대 초반의 독신녀이다. ●파트너는 필요해 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누리지만 미혼들의 상당수는 결혼 집착은 없어도 “파트너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원 사카구치(38)는 친구들에게 여자를 소개받기도 하고,거래처나 회사 내부에서 스스로 여자친구를 찾는다.지금은 거래처에서 알게 된 여자와 사귀고 있다.그러나 여자친구와 결혼을 전제로 사귀는 것은 아니다. “나이를 의식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함께 식사하고,편안히 술을 마시면서 남녀관계를 가질 수 있는 그런 파트너로서 그녀를 생각하고 있다.”(사카구치) ‘세후레(섹스 프렌드의 일본식 조어)’냐고 묻자 사카구치는 “그렇다.”고 눈짓한다. 일로 알게 된 사람과 사귀고 있다는 후지와라도 “딱히 결혼이라기 보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한다.후지와라의 고민은 “주위의 괜찮은 남자는 대부분 기혼자”라는 데 있다.어쩔 수 없이 불륜도 마다하지 않는다.주간지 ‘아에라’가 지난해 30대 여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절반 정도가 불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도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파트너도 중요,그러나 아직은 자기개발,일이 먼저 도쿄에서 전철로 1시간 거리의 요코하마에서 주택 관련 자영업을 하는 와타나베(36)는 ‘순수 독신’ 3년째이다.“여자가 있으면 상대를 의식하고 배려해야 하기 때문에” ‘나홀로’를 고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인테리어 전문학교를 야간에 다니고 있다.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사업을 한단계 발전시켜 전문적인 주택 개량업을 하고 싶어서이다.경기가 나빠 더 열심히 뛸 수 밖에 없어 남들이 꺼리는 철야작업을 하는 날도 적지 않다.그래서 “혼자 지낼 시간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다.하나둘씩 집을 장만하는 친구들에게 자극을 받고는 융자를 끼고 2년 전 장만한 3400만엔짜리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그는 “사업을 궤도에 올린 뒤 천천히 여자를 사귈” 계획이다. 신문기자인 독신녀 한다(36·여)도 “일과 사랑 어느 것 다 소중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매기라면 일”이라고 대답에 주저하지 않는다. marry01@ 나홀로族 겨냥 ‘24시간 상술' 번창 |도쿄 황성기특파원|‘나 홀로 족’이 살아가기 쉽게 일본은 사회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독신이 많은 만큼 독신 수요를 겨냥한 상술이 번성하고 있어서이다. 도쿄 어디를 가든 24시간 반찬가게,24시간 식당 같은 체인점들이 불을 밝히고 밤늦게 찾는 독신족을 유혹한다.최근에는 ‘세이유’ 같은 슈퍼마켓들이 귀가가 늦은 독신족을 위해 영업시간을 경쟁적으로 연장하고 있다. ●영업시간 경쟁적으로 연장 특히 술보다는 미용이나 여행에 돈을 아낌없이 쓰는 독신녀들을 위한 상품들이 호텔이나 여행사에서 개발돼 날개돋친 듯 팔린다. 도쿄 시내의 H호텔은 ‘나홀로 여성’만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았다.헬스클럽 무료이용,오후 체크아웃이 가능한 이 상품의 세일즈 포인트는 “여성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서비스가 좋은 호텔에 숙박해 느긋하게 마사지나 미용시술을 받고 피로를 푸는데” 있다. 역시 ‘나홀로 여성’에 한정된 ‘레이디즈 프라이데이’라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T호텔의 1인 이용자 비율은 1999년 4.6%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17.8%로 상승할 만큼 독신자 수요가 늘었다. ●호텔·여행사 ‘독신녀 상품' 인기 일본 여성의 ‘나홀로 여행 붐’에 편승해 J여행사는 여성 혼자라도 숙박할 수 있는 도쿄 근교의 ‘온천 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이 상품의 최대 고객층은 30대 나홀로 여성이다. 후쿠오카를 본점으로 한 라면 체인점 ‘I'는 “혼자서라도 마음놓고 라면을 먹을 수 있도록” 1인용 칸막이를 친 카운터를 개발해 매출을 크게 늘렸다. 출판사 직원인 유카(33·여)는 “마감인 매주 금요일 밤 12시쯤 회사를 마치고 독신 여성들이 많이 가는 신주쿠의 사우나에서 하룻밤을 푹 쉰 뒤 다음날 오전 중 집에 돌아가면 그 주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 풀린다.”고 말했다.
  • 편집자에게/ 출판사 연계 인명사전 등재 명예 먹칠

    -‘못믿을 세계인명사전’기사(대한매일 5월29일자 11면)를 읽고 최근 지역 일간지 등에서 지역 대학의 교수님들이 세계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읽을 수 있다.예전에 비해 자주 접하게 된 데 대해 다소 의구심이 일었다.하지만 우리 나라 대학교수들의 학문적 성취도가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반열에 오르게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대한매일의 기사를 읽고 세계인명사전이란 것이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맹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갖게 됐다.등재에 대한 기존의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선정 자체도 학문적 업적에 대해 공인된 평가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고는 적지 않게 놀랐다. 90년대 이후 대학이 시장 경쟁체제 속으로 편입되고 국가기관 등 여러 기관의 평가를 통해 서열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대학 내에 실적주의가 우선시되고 있다.세계인명사전 등재가 개인적으로는 교수님들의 업적평가에 있어서 높은 가산점을 받을 만한 일이고 대학 차원에서도 반길 만한 일이겠지만 그것은 학문적 업적에 대한 평가와 궤를 같이할 때라야 인정받는 것이다.이것이 인명사전 출판사의 이익과 부합하는 차원에서 얻어지는 것이라면 개인적으로나 대학에서도 내세울 만한 명예가 되지는 않는다고 본다. 천세진 광주대 연구기획실 직원
  • 하일지씨 프랑스어 시집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에 교환교수로 체류 중인 소설가 하일지(48·동덕여대 문창과 교수)씨가 프랑스어 시집 ‘내 서랍 속의 제비들(원제 Les hirondelles dans mon tiroir)’을 시 전문 출판사인 ‘리버레리 갈러리 라신’에서 지난 22일 출간했다.
  • 못믿을 세계인명사전

    세계적인 인명사전에 이름이 올랐다면 과연 ‘가문의 영광’일까. 실력있는 학자들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인명사전 출판 관련 대행사측이 장삿속에서 아무나 이름을 올리면서 지식인 사회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인명사전 등재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본인의 연구업적이 ‘인증’받는 것은 물론 ‘대학의 명예’로 간주됐다.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미국 마르퀴즈사의 ‘후즈후 인 더 월드’,미국 인명정보기관인 ABI,영국의 인명기관인 케임브리지 IBC에서 발간하는 인명사전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들 출판사의 해외 소재 대행사 등에서 ‘인명사전 등재’를 요구하는 이메일이 국내 교수들에게 쏟아지고 있다.또 인명사전에 등재되자마자 고액의 출판물 구입을 요구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사전이 출간되는 7월을 앞두고 국내 인사들의 등재사실을 알리는 동정기사도 언론에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연구실적이 부진한 일부 대학교수들의 명예욕과 신입생 유치에 비상이 걸린 대학들의 홍보전략이 맞아떨어져 인명사전 등재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일부 대학은 소속 교수가 등재된 사전을 구입해 도서관에 비치하고 있다. 인명사전 출판사의 대행사측이 요청하는 자료는 교수의 연구 실적보다는 인적사항 등 사전 등재에 필요한 기초 자료들이 대부분이다.2년 연속으로 미국의 마르퀴즈사의 인명사전에 등재된 광주지역의 한 대학교수는 “사실 내가 (전공인)재무분야에서 능력과 업적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저명한 사전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성과물은 정확하게 나도 모른다.”고 시인했다. 이 교수는 “지난해와 올해 해당 외국 출판사의 편집위원회에서 편지로 인명사전에 등재하겠다는 사실을 알려와 ‘그렇게 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같은 대학의 다른 교수는 “외국 출판사의 요청으로 외국논문 번역 등의 경력을 보내준 뒤 내 이름이 유명 인명사전에 등재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2000쪽이 넘는 이 사전을 600달러에 구입했다.”고 털어놨다.2004년판 이 사전의 아마존닷컴 판매가격은 550달러다. 지난 2001년 모 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포항 소재 한 대학 교수는 “출판사측으로부터 사전에 등재됐다고 전화를 걸어와 황당한 느낌을 받았다.”며 “어떤 기관·단체가 나를 추천했는지도 알길이 없어 그냥 무시해 버렸다.”고 말했다. 같은 대학 다른 교수는 “미국의 마르퀴즈사에서 보낸 편지를 보고 사전에 등재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런 대가인지는 몰라도 100여만원 상당의 도서 구입을 권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역발전 공헌’으로 올해 등재될 예정인 전남 순천 소재 한 대학 교수는 “미국의 ‘리퍼시멘토 인터내셔널 후즈’사에서 인명사전에 등재한다는 편지를 받고 A4용지 한 장의 양식에 지역활동과 관련한 경력을 지난 19일자로 보냈다.”고 털어놨다. 광주 남기창·포항 김상화기자 kcnam@
  • 새달4일 ‘서울국제도서전’

    국내 최대의 책잔치인 ‘2003 서울국제도서전’이 새달 4일부터 9일까지 코엑스(COEX) 태평양관에서 열린다.대한출판문화협회(회장 이정일) 등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올해로 9회째.‘책을 펼치면 꿈이 열린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국내 126개사를 포함,18개국 167개 출판사가 참가해 20여만종의 책을 내놓고 저작권 계약 및 도서수출입 구매 상담을 벌인다. 참가 규모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지난해(22개국 217개사)보다 크게 줄었다.도서 전시회와 아울러 전시장을 찾는 독자들을 위한 특별기획전도 펼쳐진다. ‘다시 보고 싶은 베스트셀러 100년전’은 우리나라에 근대적인 출판시설이 갖춰진 1800년대 말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베스트셀러를 망라,당시의 사회상을 엿보게 한다.‘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전’은 독일 북아트재단이 지난 91년부터 2002년까지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북 디자인상) 수상작품 155종을 전시하는 행사.이밖에 작가사인회 등 책마당 행사와 교보문고 북 카페,‘독서를 통한 영재클리닉’ 세미나도 열린다.(02)735-2701.
  • 책꽂이

    ●샤롯데모텔에서 달과 자고 싶다(김재석 지음,천년의시작 펴냄) 93년 등단한 시인의 두번째 시집.에로틱한 제목과는 달리 시인은 자연과 문명의 조화를 꿈꾼다.6000원. ●전생을 굽다(배기환 지음,작가마을 펴냄) 부산에서 활동하는 시인의 사회비판 의식이 담긴 작품집.표제시 등 75편의 시를 통해 부패한 사회의 단면을 꼬집는다.7000원. ●오늘,오래된 시집을 읽다(박영희 지음,문학과경계사 펴냄) ‘팽이는 서고 싶다’등의 시집을 낸 시인의 시론집.시대정신과 시의 관계를 설명한 뒤 한용운·고은·김남주 등의 시인론에서 민족시의 의미를 탐색.9500원. ●바텍(윌리엄 벡퍼드 지음,정영목 옮김,열림원 펴냄) 1782년 영국 작가가 쓴 환상문학의 걸작.아라비아의 통치자 바텍이 신을 배반하고 보물을 얻으러 가다가 저주를 받는다는 내용.7000원. ●퍼레이드(요시다 슈이치 지음,권남희 옮김,은행나무 펴냄) 일본의 권위있는 ‘아쿠타가와’상 수상작가의 첫 장편소설.현대 일본 젊은이들의 일상생활을 조명하면서 의사소통 부재의 문제점을 지적.8500원. ●워터십 타운의 열한 마리 토끼(리처드 애덤스 지음,햇살과나무꾼 옮김,사계절 펴냄) 재앙이 닥친 마을을 탈출하여 이상향을 찾아가는 열한 마리 토끼 이야기.2만 2000원. ●오봉옥의 서정주 다시 읽기(오봉옥 지음,박이정 펴냄) 시집 ‘붉은산 검은피’로 필화사건을 겪은 저자의 이론서.미당 서정주 시선집 ‘푸르른 날’을 꼼꼼히 분석한 뒤 “한국적 모더니즘을 실현시킨 시인”이라고 결론내린다.1만 2000원. ●검객의 칼끝(이영유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연극연출과 시를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자의 시집.평론가 정과리는 “세상을 흉내내어 살되 엇비슷하게만 흉내를 내어,무의미에 저항하는 세계”라고 평한다.5000원. ●어매(김순명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독야’‘소국’을 낸 작가의 경험이 실린 장편소설.지방도시의 밤무대 밴드마스터로 일하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돌보는 이야기가 감동적.8500원. ●티티새(요시모토 바나나 지음,김난주 옮김,민음사 펴냄) 1988년 ‘키친’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작가가 처음 낸 장편.주인공 마리아가 열아홉시절 사촌들과 함께 바닷가 마을에서 보낸 추억을 그린 성장소설.8000원.
  • 책꽂이

    ●빅 초이 최희섭(이상영 지음,아름다운 사람들 펴냄) ‘동양인 타자는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기 어렵다’는 통념은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가 타격왕과 MVP를 차지하면서 깨졌다.그러나 ‘동양인이 장타력을 갖춘 파워히터로서 성공하기는 어렵다’는 말은 여전히 남았다.시카고 컵스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그런 시각을 ‘편견’으로 만든,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그 진출 타자 최희섭에 대한 기록.1만원. ●베네치아 미술(존 스티어 지음,정은진 옮김,시공사 펴냄) 베네치아 미술은 중부 이탈리아의 ‘조각적인’ 양식과 대조되는 ‘회화적인’ 양식을 띤다.이런 차이점은 라파엘로와 티치아노의 작품에서 여실히 드러난다.티치아노를 비롯한 베네치아 화파에선 색채,빛,공간이 우선하며 형태는 이차적인 문제다.현대미술의 또 다른 뿌리를 이루는 베네치아 회화를 다뤘다.1만5000원. ●내 영혼의 빛(예후다 베르그 지음,구자명 옮김,나무와 숲 펴냄) 카발라는 중세 유대교 학자들의 신비철학을 말한다.이 독특한 고대의 지혜 체계는 지난 2000년 동안 이단적 마법 또는사교적 관행과 동일시돼 서구의 종교 및 문화권력으로부터 박해받았다.‘유대 비밀의 지혜서,카발라’란 부제의 이 책은 카발라가 삶의 한 대안으로 현대인의 삶에 투영될 수 있는 방식을 보여준다.1만 2000원. ●마키아벨리즘으로 읽는 한국 헌정사(김욱 지음,책세상 펴냄) 마키아벨리는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명제 때문에 종종 사악하고 비정한 정치이론가로 지탄받았다.그러나 그런 부정적인 평가 외에,인간에 대한 인식을 정치학의 토대로 정립한 최초의 인물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저자(서남대 교수)는 이런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한국 헌정사에 투영시켜 역대 대통령들의 마키아벨리스트로서의 면모를 분석한다.4900원. ●그 섬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이창형 글,김재홍 그림,바우솔 펴냄) 모아이라는 이름의 돌조각상으로 유명한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을 배경으로 한 국산 환경동화.사이좋게 자급자족하며 살아가는 이스터섬 주민들이 늘어가는 외지인들의 발길에 조금씩 본모습을 잃어가는데….초등저학년용.6800원. ●커다랗고 커다랗고 커다란(후나자키 야스코 글,니시카와 오사무 그림,정유나 옮김,중앙출판사 펴냄) 침대든 집이든 뭐든 커다란 것만 쓰는 곰아저씨가 주인공.그런 곰아저씨는 숲속 친구들을 자상하게 배려하는 ‘큰 마음’까지 가졌다.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수상한 일본인 그림작가.4∼7세용.8000원.
  • 한국인 아내·프랑스인 남편 함께 노래한 ‘아리랑’

    최근 대하소설 ‘아리랑’이 프랑스어로 완역된 것은 두가지 면에서 뜻깊다.유럽에서 한국 대하소설이 완역된 것이 처음이란 것과 세계 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에서 한·일 관계의 진실을 알릴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주인공은 7년 동안 휴가 한번 가지 못하고 번역에 매달린 전 파리7대학 교수 조르주 지겔메이어(65)와 한국인 부인 변정원(53)씨.작가 조정래도 “방대한 분량에다 사투리도 많아 아주 힘든 작업을 꼼꼼히 마쳐 원작을 쓰는 것 못지않은 중요한 일을 했다.”며 사의를 표했다.그들이 묵고 있는 서울 플라자 호텔을 찾아 ‘아리랑’ 번역에 얽힌 얘기와 그들의 삶을 들어보았다. “24년 전 외국인과의 결혼을 고심 끝에 허락하신 어머니가 ‘한국과 프랑스를 위해 좋은 다리가 되라.’고 당부하셨는데 ‘아리랑’ 완역으로 보답한 심정입니다.” 외국인과의 결혼을 마뜩찮게 바라보던 시절,오빠들을 비롯한 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반대할 때 지겔메이어를 만나보고 ‘사람이 진국’이라며 결혼을 허락한 어머니의 얼굴이 떠올랐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恨 이해할 수 있었다 한국말이 유창한 지겔메이어는 “이 번역으로 36년 동안 나치 탄압 못지않은 수탈을 당했던 한국인의 생활상과 ‘한(恨)’이란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 깊어졌다.”고 말했다. 선물로 받은 ‘아리랑’을 보고 감동한 변씨가 번역에 착수한 것은 96년.그해에 조정래씨,해냄출판사와 논의한 뒤 프랑스의 아르마탕 출판사와 계약까지 마쳤다.부인이 1차로 번역하고,남편이 재번역하는 등 부창부수(夫唱婦隨)하면서 7년을 내리 ‘아리랑 곡조’에 젖어 살았다. 이들의 결혼은 소설보다 더 극적이다.이화여대 불문과를 졸업하고 74년 프랑스 정부 장학생으로 유학길에 오른 변씨는 생면부지의 땅에 도착한 뒤 지겔메이어에게 편지를 보냈다.고교 시절 그에게 불어 그룹과외를 받은 기억을 더듬어 이름만으로 수소문해 주소를 알아낸 것.그러나 지겔메이어는 2년 뒤에야 그 편지를 받았다.편지를 받은 부모가 다른 곳에서 직장생활을 하느라 주말에만 집에 오는 아들에게 깜빡 잊고 전해주지 못한 것이다. ●과외교사와 학생… 결혼도 극적으로 2년 뒤 서랍에서 편지를 발견한 지겔메이어는 ‘한번 만나자.’고 아주 늦은 답장을 보냈다.이후 1년 정도 연정을 키워오다 지겔메이어의 청혼으로 79년 10월 결혼했다. “66년부터 73년까지 경북 문경에서 사제로 활동하며 받은 한국 이미지가 너무 좋아 프랑스 여성과는 살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정원은 호기심 많고 매사에 열심이어서 한 여성이 아니라 ‘한국 이미지’와 겹쳐 보였습니다.”(지겔메이어) “서양이 오히려 배워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마음에 들었어요.특히 ‘한국은 가톨릭의 가르침 없어도 인간답게 잘 살고 있다.’고 평가하는 겸손하고 순박한 모습에 감동받았죠.”(변정원) 지겔메이어의 한국 생활 7년은 삶의 전환기였다.자연과 더불어 사는 인간의 모습은 신에 귀의한 자신의 선택을 흔들었다.그는 귀국한 뒤 사제생활을 접고 속세로 돌아왔다.한국을 더 배우고자 파리7대학에서 ‘일본 강점기 시대의 한국 경제사’를 주제로 박사과정(DEA) 학위를 받고 한국학을 가르치는 교수가 됐다.그는 당시 경험한 인상적인 일화를 들려주었다. “수업시간에 백제시대 과학자·기술자가 일본에 건너가 문물을 전했다고 강의하자 일본인 학생 몇명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어요.일본이 침략했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그들이 받은 교육과 정반대여서 그랬나봐요.” 이런 기억이 있는 그에게 ‘아리랑’은 한·일 문제에 대해 여러가지 깨달음을 주었다.“신라시대 불교부터 6·25까지 공부한 그였지만 일제 강점기는 빠져 있었다.”는 그는 “작품을 읽은 뒤 일본의 만행이 나치보다 더 심했다는 걸 알았다.”며 “한·일 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일본이 먼저 사과하고 한국이 받아들여 정리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아리랑’에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잊어서는 안될 민족의 상처가 생생하게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는 ‘아리랑’의 또 하나의 미덕은 한민족의 특성과 개성을 잘 그려냈다는 것이다.“계절의 변화 속에서 자연을 지배하려 하지 않고 동화되어 사는 모습,비록 못살더라도 이웃과 궂은 일을 함께하는 정겨움 등은 서양인이 배울 점”이라고 평가했다.소나무를 이용하는 세시풍속에 대한 것만 2쪽이나 나올 정도로 한국 농경문화를 풍부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한국인들 소중한 전통 쉽게 잊는 듯 이래저래 이들 부부의 ‘한국 사랑’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지난 2000년 2월 영화감독 변영주의 ‘낮은 목소리’가 파리의 ‘시테 유니베르시테르(국제대학생기숙사촌)’ 등에서 상영될 때는 프랑스어 자막을 무료로 번역해주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30여년 전 한국의 모습을 잘 아는 벽안의 이방인이 현대의 한국에 던진 메시지는 얼굴을 확 달아오르게 했다.“한국 문화가 너무 빨리 바뀐다.바뀌는 건 좋은데 머리에 물들이기 등 서양문화의 겉모습만 흉내내는 것 같다.그러면서 소중한 전통문화를 너무 쉽게 망각하는 건 아닌지….또 하나의 의문은 친일파 문제다.한국은,프랑스에서 나치 협력자에게 ‘반인류범죄’를 적용해 엄벌에 처한 것처럼 왜 친일파를 응징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글·사진 이종수기자 vielee@
  • 김소월 미공개시 ‘거친 풀‘ 찾아내/ 北평론가 엄호석씨 ‘김소월론’에 실려

    김소월(1902∼1934)의 미공개 시 ‘거친 풀 흐트러진 모래동으로’가 공개된다. 이 작품은 한국현대문학관(이사장 전숙희)이 24일∼6월14일 개최하는 ‘북한문학서전(北韓文學書展)’에 전시될 엄호석(1912-1975)의 ‘김소월론’(사진·1958년 조선작가동맹출판사)에 실린 것.엄호석은 북한의 대표적 문학평론가로,‘김소월론’에서 평북 곽산군 남산리에 있는 소월의 생가 사진과 잡지 ‘학생계’(1920) 창간호에 실린 ‘거친 풀 흐트러진 모래동으로’ 전문을 소개했다.문학평론가 김윤식(서울대 명예교수)씨는 이 작품에 대해 “7·5조로 된 소월의 초기작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시의 전문은 다음과 같다. 거친 풀 흐트러진 모래동으로 맘없이 걸어가면 놀래는 청령./들꽃풀 보드라운 향기 맡으면,어린적 놀던 동무새 그리운 마음./길다란 쑥대끝을 삼각에 메워 거미줄 감아 들고 청령을 쫓던,/늘 함께 이 동 우에 이 풀숲에서,놀던 그 동무들은 어데로 갔노!/어린적 내 놀이터 이 동마루는 지금 내 흩어진 벗 생각의 나라./먼 나라 바라보며 우두키 서서,나지금 청령 따라 웨 가지 않노?/ 한편 이번 전시회에는 1950∼60년대 북한의 시,소설,비평,번역서,잡지 등 200여권이 전시된다.이 중에는 월북 작가 중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소설가 한설야의 ‘청춘기’(1939) ‘황초령’(1953)을 비롯,문예지 ‘문학예술’(1948.4)과 ‘조선문학’(1953.10) 창간호 등도 선보인다.(02)2267-4857. 이종수기자 vielee@
  • 아리랑에 담긴 ‘한민족의 삶과 한’ 재조명 / 조정래씨 ‘아리랑문학관’ 개관

    대하소설 ‘아리랑’(해냄)의 출간 10주년을 맞아,16일 오후 2시 작품의 주요 무대이자 젖줄이었던 전라북도 김제시 부량면 용정리에 ‘아리랑 문학관’이 문을 열었다.‘아리랑’은 일제하 만주와 연해주,중앙아시아,하와이를 떠돌던 한민족의 신산한 삶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과 투쟁사를 복원한 작품. 개관식은 축하공연과 경과 보고,곽인희 김제시장의 기념사와 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치사,작가 조정래씨의 답사와 테이프커팅 순으로 진행됐다.조정래씨는 “식민지시대의 민족수난과 투쟁을 직시하고,강대국의 횡포로 인류가 지향하는 평화를 얻기가 힘들다는 생각을 담았다.”면서 “이런 생각이 문학관을 통해 이어지고 새롭게 살아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리랑’을 출간한 송영석 해냄출판사 대표를 비롯해 임성규 문이당대표,강병선 문학동네대표 등 출판인과 문학평론가 임헌영 소설가 최인석 김영현 방현석 정도상 원창훈,시인 이산하 등의 문단 인사들,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7년 동안 ‘아리랑’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조르주 지겔메이어 전 파리7대교수와 부인 변정원씨와 프랑스어로 ‘아리랑’을 출간한 드니 프리앙 아르마탕출판사대표 등도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첫삽을 뜬지 1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아리랑 문학관’은 18억원을 들여 3500평에 지상1·2층 연면적 135평으로 꾸며졌다.1층에는 ‘아리랑’의 시공간적 배경과 사건을 시각적으로 정리한 영상자료와 작가의 육필원고 2만장(200자 기준)을 전시했다.2층에는 작가의 체취와 혼이 담긴 취재 수첩들과 작품구성 노트들,각종 취재도구,집필 당시 사용했던 필기구,취재사진 등 89종 350여 가지의 물품을 갖추었다.영상실도 마련하여 작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번역자 지겔메이어는 “대하소설을 잘 번역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아내(한국인 변정원)의 도움으로 무사히 작업을 마쳐 기쁘다.”면서 “아리랑에는 역사에 대한 작가의 풍부한 감수성과 예술성이 가득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제 이종수기자 vielee@
  • 지훈상 수상자 2명 선정

    지훈상 운영위원회(위원장 홍일식)는 한국문화사와 민족운동사를 개척한 학자이자 시인인 조지훈의 뜻을 기리고자 제정한 지훈상의 제3회 수상자로 문학부문 고형렬 시인,국학부문 강관식 한성대 회화과 교수를 15일 선정했다. 수상작은 고 시인의 시집 ‘김포 운호가든집에서’(창작과비평사)와 강 교수의 ‘조선후기 궁중화원 연구(상·하)’(돌베개).시상식은 28일 오후 6시 서울 서초동 나남출판사에서 열린다.
  • 박경리 ‘토지’ 원작 훼손 심각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원전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드러났다.또 원작과 거리가 먼 내용이 그대로 고교 교과서에 인용돼 의미가 잘못 전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최유찬 연세대 국문학과 교수가 17일 연세대에서 ‘토지의 다매체 수용과 문화지형’을 주제로 열릴 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최 교수는 ‘토지의 판본 비교연구’라는 연구논문에서 “94년 완간된 ‘토지’가 여러 출판사의 판본으로 간행되면서 원텍스트에서 탈락이나 누락된 부분이 생겼다.”며 “출판사 편집자들이 임의로 작품에 손을 대는 바람에 작품 소제목이 상당수 바뀌었고 세부 내용도 많은 부분이 첨가·삭제됐다.”고 밝혔다.이어 “이런 원본의 훼손은 고교 교과서에 그대로 반영돼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그의 조사에 따르면 제6차 교육과정의 국어(하)와 문학교과서,제7차 교육과정의 문학교과서에 원작과 다르게 변형되거나 탈락된 인용문이 실렸다.최 교수는 대표적 훼손 사례로 다음 문장을 들고 있다. “저 눔의(누무) 늙은이,자갈을 물리던지 해야겄다.머 묵을라고 안 죽노?(.)”(바우할아범의 앓는 소리에 침을 탁 뱉으며 삼수가 지껄였다.)“명을 인력으로 하는가?(.)(니는 천년만년 살 것 같나?)”돌이 톡 쏘아 준다. 그에 따르면 위 인용문은 괄호 안이 원문인데 단어,문장,문장부호 등이 삭제되거나 변형돼 교과서에 실렸다.또 문장 “니는 천년만년 살 것 같나?”는 지식산업사 편집자가 만들어 넣은 것이다. ‘토지’는 1973년 문학사상사에서 첫 단행본으로 나온 뒤 삼성출판사,지식산업사,솔출판사,나남출판사 등 10여 차례 판본을 바꿔 출간됐다. 최 교수는 “삼성출판사본은 4부 서장을 임의로 독립시켰고 첫 완간본인 솔출판사본도 누락된 게 많고,현재 유통되는 나남출판사본은 이전 판본의 결함을 모두 포함했다.”며 “더 정밀히 연구해 정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수기자 vielee@
  • 문학단신

    ●이청준 전집 완간 기념 심포지엄 이청준 문학 심포지엄 준비위원회(위원장 김형영)는 20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콘퍼런스홀에서 이청준 전집 완간을 기념하여 ‘이청준 소설의 넓이와 깊이’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을 연다.열림원 출판사와 대산문화재단 후원으로 개최되는 심포지엄에서는 권택영 경희대교수,정과리 연세대교수 등이 주제발표하고 문학평론가 김인호 정혜경 등이 토론에 나선다. ●17일 29회 여름詩祭 열어 현대시학회는 17일 오후5시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리에서 제29회 여름 시제(詩祭)를 개최한다.시낭송에 이어 ‘지금 우리 시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현대시학이 주관하는 제7회 신인작품공모 시상식도 갖는다. ●‘정지용 전집’ 개정판 출간 ‘정지용 전집’(민음사)의 개정판이 15년 만에 나왔다.시집,산문집 두권으로 구성됐으며,북한에서 발간된 책에 실린 정지용의 시 ‘그리워’와 ‘굴뚝새’ 등을 추가했다.김학동 서강대 명예교수가 정리. ●‘금오신화’ 불가리아어판 발간 우리나라 전기체(傳奇體) 소설의 효시로 평가받는 김시습(金時習·1435-1493)의 한문소설집 ‘금오신화(金鰲新話)’가 불가리아어로 번역되어 출판됐다.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의 해외 한국문학 연구지원을 받아 불가리아 소피아대 동양어문화센터 한국학과의 최권진 교수와 중국학과의 소피아 카터로바 교수가 공동 번역해 불가리아의 세마 르시 출판사에서 발간했다.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가·나·다…” 일본에 부는 한국어 바람

    |도쿄 황성기특파원|아지키(29·여)는 6년 전 시작한 한국말 공부를 지금도 틈틈이 계속한다.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신문기자이지만 시간을 쪼개 한국인을 만나거나,집에서 한국어 책,한국 신문을 읽고 인터넷을 검색하며 ‘한국’과 사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한국과 만난 것은 작가 시바 료타로의 ‘가도를 가다’라는 소설에서이다.그 소설의 제2권 ‘가라(韓)의 나라 기행’에 백제시대 일본으로 건너가 왕세자를 가르친 아직기(阿直岐)의 혼령이 안치된 아지키(阿自岐) 신사가 시가현에 있다는 에피소드를 읽고부터이다. “내 이름의 성과 한자는 틀리지만 조상이 백제에서 건너온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아지키) 그녀의 성인 아지키는 일본어로는 ‘안식(安食)’이라고 쓰고 백제시대 아직기의 일본식 발음이 아지키로 똑같다.그녀의 뿌리찾기는 그때부터 시작됐다.뿌리찾기의 첫걸음으로 한국어 배우기를 택했다.새벽 5시 전철을 타고 도쿄 시내의 한국어 학원에서 공부를 한 뒤 출근하는 나날이 처음 1년간 이어질 정도로 맹렬히 한국말을 공부했다. “언젠가는 한국에 가서 내 뿌리의 실마리를 찾고 싶었다.”는 그녀는 그래서 “백제 시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 몇년 안에 한국으로 건너가 유학할 생각”이다.결혼하면 남편의 성을 쓰는 일본이지만 그녀는 결혼 후에도 아지키라는 이름이 새겨진 명함을 고집하고 있다.그만큼 “이름에 애착이 가기 때문”이다. 한국말을 배우는 일본인들.그들이 한국을 만나고 한국말을 공부하게 된 동기나 계기는 각양각색이다. 주일 마다가스카르 대사관의 일본인 직원 우야마(48·여)의 한국과의 접점은 “사기꾼 같은 한국 여성과의 만남”이었다. 일본에 유학온 마다가스카르 청년이 방학 때 놀러간 프랑스에서 만나 첫 눈에 빠진 여성이 한국인이었다.이 여성이 2년 뒤 어느날 갑자기 일본에 나타나 그 청년에게 청혼을 했다.수상쩍게 생각한 우야마가 뒷조사를 해보니 이 여성은 이혼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은 상태였다.청년에게는 결혼을 말리고 한편으로는 하도 어이가 없었다.곰곰이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이고 한국인은 어떤 사람들인가.”하는 의문이 생긴 그녀는 ‘한국 조사’를 시작했다. “한·일 관계,재일 한국·조선인 문제 등을 공부하다 보니 한국말을 모르고는 안되겠다 싶어 2년 전 NHK 문화센터에 다녔다.”(우야마) 한국말을 배우기 전까지 “한국인은 일본 사람을 싫어한다.가급적 한국인과 접촉하지 말아야 한다.”는 정도의 한국관을 가졌던 그녀는 지금은 “아시아의 이탈리아처럼 성격이 뜨겁고 유머도 많고 쉽게 싸우는 한국인이 친근하게 느껴진다.”고 이미지를 바꾸었다.얼마 전 간신히 입문에서 초급 수준으로 한 단계 뛰어올랐다. 나카야마(32·가명·회사원)도 지극히 나쁜 인상에서 한국과 우연히 만나 한국말 공부에까지 이른 케이스.그는 친구 3명과 놀러간 서울의 한 포장마차에서 무려 40만원을 넘는 계산을 청구받는 ‘바가지’가 한국과의 접점이 됐다. 대학 강사이자 동화작가인 시라이(52·여)는 3년 전 학회일로 처음 가본 한국에서 “일본과 달리 힘에 넘치고 아름다우며 깊이 있는 한국 동화를 발견”한 것이 한국말 공부의 계기가 됐다.일본에서 출판된 한국 동화 번역본을 뒤졌으나 3권에 불과했다.뿐만 아니라 2권은 절판된 상태였다. 어렵게 입수한 ‘백두산 이야기’를 일본어로 읽었으나 “성에 차지 않아” 원문을 읽기로 작심하고 재일 YMCA의 한글강좌반에 등록을 했다.직업적인 호기심이 발동돼 시작된 한국말 공부를 “실제로 써먹고 싶어진” 그녀는 한국인 유학생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고 일본말을 가르쳐 주는 자원봉사도 한다. 유학생이 결혼하면 부인에게 일본말을 가르쳐 주고 그들이 한국으로 돌아가면 가족들과도 만나면서 그의 ‘한국 네트워크’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한국에 가면 잠자리에 구애받지 않을 정도로 여기저기 납치되다시피 초대받기도 한다.”(시라이) 지난해 8월에는 남편의 흔쾌한 동의를 얻어 한달간 연세어학당에 ‘현지 연수’를 가기도 했다. 시라이 같은 열성파로는 미노(32·여)도 결코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대학에서 한국 역사를 전공한 남편과의 공통점을 늘리기 위해 5년 전 한국말을 공부하기 시작한 그녀는 지난 3월 말 짐을 싸들고 도쿄의 나리타 공항을 떴다.“갈까말까 망설이던 중 남편이 등을 떠밀어 결심했다.”는 미노는 지금 서강대 어학원을 다니며 한국말을 맹렬히 익히고 있다.3개월 예정인 유학에 드는 비용을 지난 연말 출판사 아르바이트로 충당한 그녀는 불편한 하숙생활도 즐겁기 짝이 없다. 한·일 교류가 늘면서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한국인이라 한국말을 공부하는 일본인도 적지 않다. 요네쿠라(39·여·작가)는 10년 전 캐나다에서 영어 어학연수 중 만난 한국인 남성에 “한눈에 반해” 한국말을 배웠다.캐나다에서 한국으로 유학지를 바꾼 그녀는 연세대 어학당에서 공부를 한 덕에 지금은 일본에서 한국 관련 일을 하고 있다. 사이토(32·여·회사원)는 일본인 남자친구가 한국에서 음악활동을 하면서 ‘한국’을 만난 경우.“원거리 연애가 불가피해지면서 남자친구가 있는 한국의 말을 공부할 필요를 느껴” 독학을 하고 있다. 한국과의 접점이 이처럼 십인십색이지만 2002년 월드컵을 전후로 ‘재미’나 취미로 한국말을 공부하는 사람이 크게 늘어난 점이 최근의 두드러진 변화이다. 도쿄의 신주쿠 구청 공무원인 니시오(29·여)는 “난해한 기호 같은 한글을 읽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 1년 전부터 주일 한국문화원 한글강좌 ‘초급반’에 다니고 있다.“특별히 한글이 일과 관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그녀에게 주 1회의 한글강좌는 스포츠 클럽을 다니는 것과 비슷한 감각이다. “일본인들이 대개 그렇듯 미국이나 유럽 이외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는 잘 몰랐던” 오시마(33·회사원)에게 한글은 ‘취미’이다.“한국에 여행가 혼자서 쇼핑할 수 있는 정도만 배울 생각”인 그에게 한글공부는 생활의 긴장을 유지해 주는 즐거움이다. marry01@ ■도전 1년… 60대 스즈키부부 |도쿄 황성기특파원|스즈키 부부는 한글을 배운 지 꼭 1년이 넘었다.지난해 4월 도쿄 시내 한국문화원 한글강좌의 ‘입문반’으로 시작해 올 4월부터는 한 단계 뛰어올라 ‘초급반’이다. “20년 전 한국으로 출장을 갔던 차에 관광했던 경주의 절에서 본 한글과 영문 안내문을 보고 이웃나라의 글은 배워 두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한 게 계기라면 계기”라는 남편 스즈키 모리오(66)의 설명. 차일피일하다 결국 2년 전 퇴직하고 우연히 알게 된 한국인 유학생에게 ‘가나다라…’를 배우면서 내친 김에 본격적인 공부를 하게 됐다.화요일 오후 6시30분부터 시작되는 강좌 30분 전부터 나와 부부가 나란히 앉아 예습을 할 만큼 열성이다. “혼자서 배우는 게 아까워” 부인 요시코(66)도 나란히 다니게 됐다.영문학을 전공한 요시코는 “평소 어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남편이 하는 김에 따라 다니게 됐다.”고 말한다. 주 1회의 강좌 말고도 집에서 라디오 강좌도 듣는 이들은 예습·복습 같은 공부에는 일절 간섭을 하지 않는다.자칫하면 ‘부부싸움’으로 발전하기 쉬운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집트로 여행을 갔던 스즈키는 여행 중의 선상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을 만나 배운 한국말을 써보고 싶은 욕심에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걸었다가 한꺼번에 한국인들이 반가움을 표시하면서 모여드는 바람에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다고 전해준다. “나이가 들어 기억력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라는이 부부는 올 가을쯤 한국 여행에 도전한다.“한국어 실전을 치러보는 것이 꿈”인 스즈키 부부에게 한글은 노년의 부부애를 다지게 해주는 ‘묘약’과도 같다. ■도쿄 한국문화원 수강자 80%가 젊은여성 일본의 한국어 인구는 월드컵 대회를 전후로 부쩍 늘었다.2년 전 개설된 도쿄의 한국문화원 한글강좌 담당인 시미즈는 “과거에는 ‘학문이나,일을 위해서’가 한국어를 공부하는 계기였다면 지금은 ‘취미나 한국인과의 교류’라는 가벼운 것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8개 강좌에 94명이 등록하고 있는 문화원의 경우 대기자가 20명 가까이 있을 만큼 초만원.수강자의 80%가 20∼30대 직장 여성인 점도 특징이다.더러 재일교포나 남성 수강자가 있지만 1개 강좌에 1명이 있을까 말까이다.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되는 일본의 대입 ‘센터시험’에서 영어를 제외한 외국어 중에서도 한국어가 중국어에 이어 인기가 높다.2003년도의 경우 영어 55만명에 이어 중국어(405명),한국어(169명),프랑스어(138명),독일어(96명)의 순으로 외국어를 선택했다. 일본의 5500여개 고교 중 163개교,530여개 대학 중 200여개교에서 한국어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 윤태영 신임 대변인/대통령코드 정통한 ‘노무현 筆士’

    7일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된 윤태영(42) 연설담당비서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코드’를 가장 잘 읽는 최측근으로,‘노무현의 필사’로 통한다.노 대통령의 지시로 사무실도 대통령 집무실 옆으로 옮겼고,노 대통령이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연설담당비서관이 왜 안 보이냐.”고 찾는 바람에 대부분의 회의에 배석한다. ●노 대통령 심기 잘 알아 이해성 홍보수석은 윤 대변인 발탁과 관련,“대통령의 의중을 좀더 정확하게 알릴 수 있는 사람으로 교체했다.”고 말했다.윤 신임 대변인은 지난 주말 이 수석으로부터 임명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윤 대변인은 선대위와 인수위 시절 두번의 다면평가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기자들과의 관계도 좋은 편이다. 1993년에는 출판사 새터의 편집주간으로 노 대통령의 첫 저서인 ‘여보,나 좀 도와줘’의 출판을 도왔고,97년에는 노 대통령이 출연했던 라디오 프로그램의 ‘5분 칼럼’ 원고를 썼다.제주 출신으로 서울 대신고를 졸업했고,연세대 경제학과 79학번이다.교내 유인물을 작성한 혐의로 8개월 복역한 뒤 구로공단에서 2년간 철공소 기술공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송 대변인은 사실상 경질 이 수석은 송경희 전 대변인의 ‘비서실 대기발령’에 대해 “문책성이 아니다.”고 부인했지만 “베스트였다면 교체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한 관계자는 “‘실수가 잦은 대변인’을 미국에 데려갈 수 없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라면서 “대통령이 이미 지난달 초 경질을 넌지시 비쳤다.”고 전했다. 문소영기자 sym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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