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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꽂이

    ●곱게 싼 인연(이홍섭 글·사진,해토 펴냄) 시인인 저자의 첫 산문집.그가 ‘만해 스님 알리기’에 열정을 바쳐온 큰스님이자 시인인 무산 오현을 시봉하면서 배우고 듣고 느낀 이야기를 담았다.스님과의 인연만이 아니라 내설악,불교 경구와의 인연도 들려준다.8500원. ●엘리아 수필집(찰스 램 지음,김기철 옮김,아이필드 펴냄) 19세기 서양 수필문학의 거봉 찰스 램의 작품집.자전적 성격이 강한 글로,비관주의적 세계관 속에서도 유머를 즐겨쓰면서 인류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강조한다.76년 문예출판사에서 번역 출간한 적이 있으나 절판됐다.8000원. ●누구나 평행선 너머의 사랑을 꿈꾼다(조갑상 지음,세계사 펴냄) 한 남자의 삶에 아로새겨진 세 여자의 이야기가 중심 축.혼외정사 등을 다루지만 관능의 시선이 아닌,일상과 그곳을 탈출하려는 환상의 긴장으로 접근한다.8500원. ●지구영웅전설(박민규 지음,문학동네 펴냄) 만화영화 ‘지구특공대’의 주인공들을 등장시키는 등 만화적 상상력을 소설에 도입한 작품.도정일 교수는 “판타지,풍자,냉소 등다양한 재능을 한꺼번에 담았다.”고 평한다.제8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7500원. ●누가 스피노자를 죽였을까(이은 지음,문학수첩 펴냄) 여섯명의 독신자가 사는 환상타운에 주인공이 기르던 개 ‘스피노자‘가 살해당한 사건을 추적하는 추리기법의 소설.작가는 “성(性)을 포함한 인간관계의 투명함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설명.8000원. ●새떼들이 가고 있네(송하선 지음,지브가 펴냄) 우석대 인문사회과학대학장으로 재직중인 저자의 6번째 시집.시인·문학평론가 장석주는 “긍정과 상생의 마음에 도달한 시인의 평생 시업을 기리고 정리하는 작품집”이라고 말한다.7000원. ●발아래 비의 눈들이 모여 나를 씻을 수 있다면(이찬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97년 등단한 시인의 작품집.비와 할머니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면서 급속한 시대변화 속에 적응하지 못하는 시적 자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6000원. ●밤의 거미원숭이(무라카미 하루키 지음,안자이 미즈마루 그림,문학사상사 펴냄) 일본 대표작가의 짧은 글 모음집.잡지에 실을 광고시리즈용으로 쓴글답게 다양한 주제를 편안하고 쉽게 풀어낸다.7800원. ●보헤미안 랩소디(박선리 지음,시가있는마을 펴냄) 스웨덴에 살면서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여행한 경험을 소설로 옮기는 작가의 장편.한국인 주인공 ‘나’가 인도 여행에서 만난 다양한 인종의 이야기.8000원.
  • 쉬어가기˙˙˙

    뜨인돌 출판사의 ‘신나는 노빈손’ 시리즈가 최근 100만권 판매 기록을 세웠다.국내 교양과학 도서시장에서 100만권 판매 기록은 90년대 초 김영사의 ‘재미있는 여행 시리즈’ 이후 처음.99년 ‘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를 시작으로 노빈손이란 만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생활과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이 시리즈는 지금까지 11권이 출간됐다.
  • “해리포터 마지막 장까지 써놓았다”저자 롤링 英언론과 인터뷰

    |런던 AFP 연합|21일 전세계 영어사용권에서 동시발매되는 ‘해리 포터’ 시리즈 5권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의 발매를 앞두고 저자 J K 롤링은 19일 BBC방송 등 영국 언론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집필 과정과 현재 사정 등을 설명했다. 그는 10주 전에 낳은 아들 데이비드를 임신한 상태에서 6권을 쓰기 시작했으며 시리즈의 마지막 권인 제7권의 마지막 장을 비롯,어느 정도 집필을 해 놓은 상태여서 이제는 아들 돌보기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롤링은 지난해 자신이 돈을 얼마나 벌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소문대로 엘리자베스 여왕보다 많은 2억 8000만파운드의 재산을 갖고 있지는 않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부자가 된 데 대해 일말의 죄책감을 느낀다고 털어 놓았다.이어 “나는 이처럼 부자가 되기를 원한 적도,기대한 적도 없으며 그것을 위해 일한 적도 없다.”고 말하고 “명성이란 이상하고도 사람을 고립시키는 경험인데도 사람들은 명성을 얻지 못해 안달이다.정말 이해하기 어렵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한편 이번 ‘불사조기사단’을 공식 발매하는 블룸스버리 출판사는 20일 런던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이 책의 간행으로 올해 순익이 33%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블룸스버리의 올해 세전 이익은 1500만파운드(약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길섶에서] 한 우물

    우물을 잘 파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다른 사람이 실패한 곳에서도 우물을 성공적으로 파곤했다.어떤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당신은 어쩌면 그렇게 우물을 잘 팝니까?”.그의 대답은 간단했다.“저는 우물을 파며 실패한 적이 없습니다.우물을 잘 파는 비결은 꼭 하나입니다.물이 나올 때까지 파는 것입니다.”우물을 파더라도 한 우물을 파라는 말을 우리는 흔히 들어왔다.집념을 갖고 전력투구하면 그 분야에서 성공할 수 있음을 가르쳐 주는 교훈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소설 ‘로빈슨 크루소’도 작가의 집념으로 빛을 보게됐다.대니얼 디포는 작품을 갖고 20군데의 출판사를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당했다.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21번째 출판사가 마침내 그의 작품을 출판하기로 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소설의 내용도 절망하지 않는 인간의 도전정신을 잘 보여준다.로빈슨 크루소는 표류하다 무인도에 도착한다.그러나 절망하거나 체념하지 않는다.끊임없이 도전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좌절과 실패 속에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데 인간의 위대함이 있다. 이창순 논설위원
  • 우리시대 참어른 강원용 목사의 삶

    한국 개신교의 원로 강원용(86) 목사가 자신의 삶을 정리한 자서전 ‘역사의 언덕에서’(한길사)를 펴냈다.모두 5권으로 된 이 책은 지난 93년 대화출판사에서 나온 자서전 ‘빈들에서’(전3권)를 새롭게 손봐 재출간한 것.저자는 일제 강점기,광복과 분단,한국전쟁을 거쳐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권에 이르기까지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며 몸소 체험한 것들을 차곡차곡 풀어놓는다. 저자는 1917년 함경남도 이원에서 태어나 1931년 기독교에 입교한 뒤 농촌 계몽운동에 힘썼으며 광복 후 좌우합작위원회 위원,경동교회 담임목사,한국기독교협의회 의장,크리스챤아카데미 이사장,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 의장,방송위원장 등을 지냈다. 목회활동과 별개로 활발한 사회활동을 펼친 그는 때로 중간파 혹은 회색분자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저자는 이 책에서 이런 일반의 오해를 풀고 자신을 적극적으로 이해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독선적이고 폐쇄적으로 대립하는 역사속에서 나는 양극을 넘어선 제3지대에 내가 설 자리를 마련하려고 애쓰며 살아왔다.‘중간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between and beyond)’ 살고자 했던 나는 항상 양극사이에서 좁고 험한 길을 걸어야 했다.그러나 어느 편이 절대 선이고 그 반대편은 절대 악이란 사고방식은 옳지 않다고 보았기에 대화로 각 방면의 대립을 해소하고 화해의 길을 열기 위해 노력했다.” 저자는 역대 대통령에 대해 나름의 시각으로 평가한다.한 예로 박정희 대통령은 반공을 국시로 삼았지만 사실은 양공(養共)을 하는 중대한 과오를 저질렀다고 주장한다.사람들의 눈과 귀를 막아놓고 반공만을 강조했으니 반공이 제대로 됐겠느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이 통치했던 18년간은 내 머릿속에 전형적인 빈 들로 남아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박 대통령은 경제만능주의,권력지상주의가 활개를 치는 빈들에서 권력과 황금을 좇는 사냥꾼이었다.”고 회고한다.각권 1만 2000원. 김종면기자
  • 책꽂이

    ●가블린의 바다 상·하(천금성 지음,글마당 펴냄) 해양소설 전문작가가 모처럼 내놓은 장편.2007년 중국의 남지나해 봉쇄로 조성된 긴장관계 속에서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사이에 벌어지는 가상 해상전투를 긴박하게 묘사하고 있다.각권 9000원. ●김춘수(한국대표시인 101인 선집 편찬위원회 지음,문학사상사 펴냄) 문학사상사 창사30돌 기념 선집 발간의 발걸음이 ‘꽃’의 시인에게 향했다.미적 자율성과 예술지상주의에 평생을 바친 한국 순수시의 대가인 김춘수의 모든 것이 담겼다.1만 4000원. ●사랑의 영역(손정도 지음,열매출판사 펴냄) 일제시대 화공약품 사업으로 성공한 길길동과 라상그룹을 일군 아들 길희도 2대에 걸친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렸다.그 과정에서 다양한 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모두 4권 각권 8000원. ●경마장 사람들(김두삼 지음,새로운사람들 펴냄) MBC 탤런트 8기 출신의 연기자이자 희곡작가인 저자가 경마장을 소재로 그린 소설.경마장에서의 하루를 묘사하며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을 비유적으로 담았다.9000원. ●환상(리처드 바크,이은희 옮김,한숲 펴냄) 70년 ‘갈매기의 꿈’으로 세계적 작가가 된 저자의 다른 장편.작가가 메시아와 조우한다는 가정 아래 누구나 마음먹기에 따라 미래와 과거를 선택할 수 있다는 주제를 들려준다.8000원. ●비타민F(시게마쓰 키요시 지음,김난주 옮김,소담출판사 펴냄) 제124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가의 단편집.가족·아버지·친구·주먹·연약함·행운 등의 키워드를 중심으로,자칫 우울하게 비쳐질 수 있는 현대의 가족 이야기를 밝고 경쾌하게 풀어냈다.9000원 ●위대한 개츠비(F. 스콧 피츠제럴드,김욱동 옮김,민음사 펴냄) 20세기 미국의 대표적 소설.원전의 잘못으로 발생한 75개의 오탈자를 수정하는 등 그 동안의 오류를 고친 뒤 완역 출간.7000원.
  • “이데올로기 마지노선 넘었다”/ 87년 필화사건 대서사시 ‘한라산’ 오롯이 복원

    1987년 사회과학 무크지 ‘녹두서평’ 창간호에 실린 대서사시 ‘한라산’이 원래 모습으로 우리 문단에 오롯이 복원됐다. ‘한라산’은 쉬쉬 하던 제주 4·3항쟁의 역사적 의의와 민중의 참상을 전한 장시.87년 당시 그 대가로 시인 이산하가 국가보안법으로 영어의 몸이 됐음은 물론,출판사 대표 등 관련자들이 줄줄이 수배되는 필화사건을 치러야 했다. ●시로 빚어낸 제주 4·3항쟁 진상 “이데올로기의 마지노선을 넘어버렸다.”는 평을 들었던 이 문제작도 실은 작가의 ‘자기 검열’을 거친 작품이었다.출판사와 편집장의 동의는 얻었지만 인쇄소에서 “‘빨갱이’ 아니면 ‘고정간첩’이 썼다.”고 경악하며 작업을 거부하는 바람에 톤을 완화해야 했던 것. 시인 이산하는 “타협해서는 안될 문제를 타협해서라도 풀겠다는 마음의 틈새를 들킨 편치 않음”을 고백하며 복원의 변을 대신한다. 그가 당시 “모가지 걸고 썼다.”는 ‘한라산’은 제주 항쟁의 진상을 노래한다.소설가 현기영의 ‘순이 삼촌’이 살아남은 자의 증언을 토대로 민중학살의 비극을생생하게 재현한 것이라면,‘한라산’은 사회구조적 모순부터 파헤치며 누가,어떤 이유로 학살을 자행했는지를 밝힌다.시인은 특히 미국의 제국주의적 야만성을 부각시켰던 원본의 표현을 되살리는 데 애썼다.녹두서평본에는 못썼던 항쟁 당시의 격문이나 “죽창과 총을 든 전사들이/한라산에서 물밀듯이 내려와/정해진 목표물을/하나씩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다”(67쪽) 등의 직접적 표현을 살려냈다. ●‘저자 후기’서 창작비화등 생생히 전해 이 판본을 읽는 다른 감동은 ‘저자 후기’가 주는 생생한 현실감이다.시인은 ‘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 듯’ 장문의 후기를 통해 ‘창작 배경’과 ‘창작 비화’,대선을 염두에 둔 안기부의 음모,‘항소 이유서’ 등 작품에 얽힌 사연을 자세하면서도 극적으로 구성했다.‘한라산’이 4·3항쟁을 시로 탁월하게 빚은 것이라면 작가의 후기는 80년대 민주화·노동운동의 단면을 생동감 있게 전하고 있다. 작가의 다음 말은 동시대에 비슷한 경험을 했지만 삶의 무게와 ‘정신의 군살’에 눌려 비판의 무기가 무디어가는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내 지금은 비록 가슴에 폭탄같은 시를 장착하고 불 속으로 뛰어들었던 그 분노와 그 노여움은 사라졌지만,그러나 새로운 세상에 대한 천둥 같은 그리움만큼은 여전히 삼엄하고 또 여전히 장렬하다.” 이종수기자
  • 장애우 ‘희망의 안테나’ 됐으면 / 장애인 문예지 ‘솟대문학’ 50호 발행 방귀희

    “꿈만 같습니다.한 호 한 호 가슴 졸이며 만들어 온 지난날을 돌이켜 보면 전쟁터에서 살아난 느낌입니다.” 국내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장애인 문학지 계간 ‘솟대문학’이 올 여름호로 50번째 생일을 맞았다.91년 4월 태어난 이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장애우의 글밭을 꾸준히 일구어 온 ‘뒤안길’에는 방귀희(45)대표가 우뚝 서 있다.지난 13일 서울 서초동 출판사에서 만나 ‘솟대 50호’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다. ●91년 창간… 매호가 고비 “매호가 고비였습니다.특히 800만원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광고를 수주하는 일이 제일 힘들었습니다.처음엔 취지에 공감한 주위 분들이 알음알음 추천해줘 그럭저럭 꾸려나갔지만 차츰 홀로서기가 힘들더라고요.회사 대표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써서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잡지 창간을 결심한 것은 81년.KBS1 라디오의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 ‘내일은 푸른하늘’의 방송작가(지금도 BBS 등 세 프로그램의 작가로 일한다)로 장애인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 중 상당수가 일기나 수기로 답답함을 풀고 있다는 사실을알고부터였다. 그 역시 후천성 소아마비로 휠체어 신세를 지는 몸이어서 그들의 사연에 자연스레 마음이 움직였다.사전 작업으로 90년 12월 한국장애인문인협회를 구성한 뒤,사재를 털다시피 해 사무실을 열고 91년 봄 ‘솟대문학’을 창간했다. “주위에서 모두들 말렸죠.문예지 꾸려나가는 게 그토록 힘든 줄 몰랐어요.우리 풍속에 풍년을 기원하며 마을 어귀에 세운 솟대가 ‘희망의 안테나’를 상징한다는 데 착안해 잡지 이름으로 삼았습니다.‘몸의 시련’에 굴하지 않고 당당히 살아가는 장애우들에게 자그마한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마당이 만들어지자 장애우들의 맺힌 이야기는 봇물처럼 몰렸다.애초 계획한 350쪽 계간지에 필요한 원고량의 3배가 들어왔다.자원봉사로 참가한 편집위원들과 함께 값진 원고를 캐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눈시울 적시는 기억도 많다.가장 힘들었던 때는 IMF 시절.광고는 물론 방송작가인 방씨의 원고료도 반으로 줄었다. 창간후 처음으로 편집회의에서 “이끌 능력이 안되는 것 같다.”며 운영난을 털어놓았다.편집위원이던 김삼주 경원대교수가 “무슨 소리냐?”며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격려해 오늘까지 이르렀다. ●글밭 일구는 회원 1000여명 그런저런 역경을 딛고 ‘솟대’는 우뚝 섰다.방씨는 회원 120명으로 남의 사무실 한쪽에서 더부살이를 시작한 ‘솟대’가 이제는 1000여명의 회원에다 ‘자기 방’까지 갖출 정도로 성장한 공을 숨은 후원자들과 문인들에 돌렸다. 고(故)서정주 시인을 비롯해 황금찬 고은 구상 윤석중 이해인 신달자 시인 등의 ‘권두언’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방씨는 “고료없는 원고 부탁에 아낌없이 지원해 주신 문단 어른들께 감사드린다.그중에서도 문인들의 가교 역할은 물론이고 주위 분들을 통해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은 구상 선생님은 가장 큰 버팀목이었다.”고 전한다. 마지막으로 야무진 포부를 들려주었다.“100호,150호 내는 것도 부담이 되지만 문학지로서의 질적인 성장도 신경쓰입니다.지금까지는 살아남기에 주력했지만,앞으로는 프로의식을 갖고 전문성을 갖춘 문학지로 거듭나야겠죠.” 이종수기자 vielee@
  • 日교도통신 서울지국장 히라이 히사시

    “특종을 했을 때의 쾌감,그 맛 때문에 앞으로도 현장에 있고 싶다.” 히라이 히사시(平井久志·51) 교도통신 서울지국장의 소망이다. 교도통신 서울지국은 일본인 기자 2명,사진기자 2명,한국인 3명 등 총 9명이 근무한다.일본인 기자가 4명에서 2명으로 줄어 지국장의 일이 많이 늘어났다.인터뷰 도중에도 편하게 일에서 손을 떼지 못할 정도였다. 일도 늘었지만 한국 사회도 변했다고 생각한다.가장 큰 변화는 세대교체였다.‘사오정(45세 정년)’ ‘오륙도(56세까지 일하면 도둑)’ ‘육이오(62세까지 일하면 오적)’ 등에서 느껴지듯 50대가 설 곳이 없는 사회를 보면 안타까울 뿐이다. ●줄어든 반일감정·달라진 언론환경 인터넷의 급속한 발달과 이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세대가 사회의 주도권을 잡아 지역갈등이 많이 사라진 것은 높이 평가할 일이다.또 사회가 노화하고 있는 동시에 보수화 경향을 띠는 일본에 비해 활력은 느껴진다.하지만 40대 초반에 조직의 장(長)이 돼버리면 “나중에는 뭘 할 건가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며 급속한 세대교체를 경계했다. 일본어를 병기한 간판도 많이 늘어났다.“비난할 거리가 사라져 섭섭할 정도”로 반일감정이 사라졌다며 히라이 국장은 반가운 내색이다. 한국의 언론도 조금 변했다.4년전 베이징으로 떠나기 전 가판을 보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이 과거형으로쓰여 있었다.한번은 다른 언론사 보도를 보고 한·일 정상의 전화통화 기사를 송고한 적이 있었는데 본사에서 전화가 왔다.양국 정상이 아직 전화통화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물어온 것이다.그제서야 사전 브리핑에 의한 기사였다는 것을 알았다. 히라이 지국장은 “더 우스운 건 통화 중 두 정상이 나눈 내용이 각료들이 어느 정도 사전 조율을 하기 때문에 브리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요즘은 이런 풍토는 많이 사라졌다.히라이 지국장도 청와대 브리핑룸 개방에 따라 이달 초 열린 대통령 기자회견에 참석했다.노무현 정권의 언론정책에 대해 “방향은 옳지만 세부 내용에 있어서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그는 지나친 사무실 접근 제한을예로 들었다. ●73년 한국과 첫 인연… 기자로 10여년 보내 히라이 지국장은 기자생활 30년이지만 아직 평기자다.교도통신은 본사에서 근무하지 않으면 승진이 되지 않는다.히라이 지국장은 기자생활 대부분을 특파원으로 보냈다.히라이 지국장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유신 반대 투쟁이 한창이던 1973년 와세다 법대 4년생이던 그는 한국에 여행왔다가 한국의 민주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83년 한반도 담당기자로 한국어 연수 1년,89년부터 92년까지 특파원,95년부터 99년까지 지국장,그리고 지난 2월 다시 지국장으로 부임했다. 전문분야는 북한이다.지난해 7월 북한의 경제개혁을 처음으로 보도한 장본인이다.북한에 다녀온 사람들이 북한의 지하철 요금이 10배 올랐다고 전해왔다.당시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그는 북한과 거래하는 사업가,북한 현지 소식통들에게 확인해 경제개혁 기사를 실었고 이후 전 세계 언론이 이를 크게 보도했다. 한국어 책도 두 권 냈다.한국인 아내와 겪는 갈등을 솔직담백하게 쓴 ‘얄미운 아내는 한국인(동아출판사·95년)’,한국의 다양한 사회현상을 소개한 ‘서울공화국 환타지아(청한·92년)’다.앞으로도 책을 쓰고 싶지만 한국에 4년만에 돌아와 보니 할 일이 산더미다. 전경하기자 lark3@
  • 오피니언 중계석 / 참여정부 출판정책의 방향

    출판은 산업적 또는 경제적 면에서만 보아서는 안 된다.정신 문화와 문화 창출의 핵심이요,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출판은 영화 영상 음악 방송 등과 연계되거나 기반이 된다.따라서 출판 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어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우리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14일 한국출판학회가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연 제13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동원대 부길만 출판미디어과 교수가 발표한 ‘참여 정부 출판정책의 허실과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를 요약한다. 출판 정책은 성격상 출판문화 진흥정책과 출판물의 기획·편집 등 제작 및 판매·유통 과정을 통제하는 출판 규제정책으로 나눌 수 있다.광복 이후 군사정부가 지배한 시기에는 정권 안보와 이데올로기적 기준에 따라 규제 위주의 정책이 우선이었으나,참여정부는 문민 정부와 국민의 정부의 진흥 위주의 정책을 이어받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제시한 2003년도 문화산업분야 진흥계획 가운데 출판관련 분야 내역을 살펴보면 ▲국제교류 행사 지원 ▲우수도서지원 ▲출판 유통현대화 ▲잡지 전문인력 양성의 4개분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진흥책은 전체적으로 아직 상징적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첫째 출판진흥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정책 담당자들은 물론 교육과 여론 환기 등을 통해 국민 전체의 문화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문화관광부가 지난 5월 ‘책 중심의 대한민국 대한민국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를 세계적인 출판 명소화하면서 ‘아시아 어린이 책문화 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출판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아울러 전자출판 관련 기술개발,수익모델 개발,유통기반 구축,시장 형성 및 활성화를 위한 자금 지원 등도 중요한 계획이다. 둘째,산·학·관의 연계를 강화해 출판진흥이라는 한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현재 출판정책 수립·집행·평가에 대한 학계의 의견은 거의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출판 및 인쇄 진흥법이 진흥기금의 확보와 운영에 관한 조항을 두지 않아 선언적규정에 그치고 있는 것이나,출판유통심의위원회 구성에서도 학계 인사를 배제해 온 것은 잘못된 관행이다.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공정성과 합리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현재 국제 교류사업을 주로 지원하고 있으나 남북의 출판교류도 지원해야 한다.개별 출판사의 사업으로는 교류 자체가 어렵고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다. 넷째,출판 관련 학과 및 학문을 지원해야 한다.정보화 사업을 위해 IT 관련 학과에 지원하는 예산에 비하면 문화콘텐츠 및 출판 지원 예산은 너무 미미하다. 다섯째,상징적인 우수 학술도서 및 추천도서 지원제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육성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현재 매년 3만여종의 발행도서 가운데 300여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데,선정 가능성이 낮아 신청 자체가 미미하고 추천도서에 어울리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특히 영리성을 고려하지 않고 학문의 발전을 위해 출간하는 학술도서에 대해서는 선정 숫자와 지원금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조세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도서제작 관련 용역 및 서점 임대료에 대한부가가치세 면제,서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추진 등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출판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지방 출판 문화도 육성해야 한다. 여섯째,가정,학교,사회,언론 등이 독서습관을 형성하고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 환경 구축과 교육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정부는 특히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독서교육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참여정부는 출판 정책을 진흥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 부분에서는 방향감의 상실,선언적인 지원,공정성의 우려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이는 산·학·관의 연계 아래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로 극복되어야 한다.
  • 유통특집 / 육아일기장 ‘최초 1000일‘출간

    “D-180,5월10일.뒤집기. 예방 접종을 하고 온 날.오늘은 바깥구경을 하고 좋기는 했지만,주사 맞느라고 아팠을텐데….하지만 기특하기도 하지.조그만한 것이 어떻게 하면 엄마를 기쁘게 해줄까를 생각했는지 저녁에는 한참을 엎드려서 길 것 같이 꼼지락거리더니,글쎄 폴짝 뒤집기를 하더구나. 어떻게 했냐구? 엉덩이가 무거웠는지,먼저 배를 뒤집고 몸이 한참이나 꼬였지.눈은 뻘게져 힘쓰는게 보였지만,엄마는 도와주지 않았단다.그래서 오늘은 특별한 하루가 될 것 같구나.” 자식의 어린 시절 모습을 대신해서 기록함으로써 자식들의 양육을 위해 쏟아 넣는 부모의 애정어린 손길을 한 눈에 보여주는 ‘육아용 다이어리(Gem Diary·사진)-최초 1000일의 기억들’이 최근 나왔다.오롬출판사(02-2273-7011),17만원. ‘육아용 다이어리’는 임신부터 아기의 출산 후 24개월까지 엄마와 아기의 성장과 발달에 관한 소중한 기록을 영구히 보존함으로써,아이가 성장한 후 자신의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유년기에 일어난 모든 일들을 일목요연하게 알아볼수 있게 한 종합보고서 형식이다. 다이어리가 자식의 양육을 위해 쏟는 정성과 애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만큼 자식의 일탈을 막아주는 최후의 방호벽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자식이 다음 세대를 양육하는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는 것이 출판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육아용∼’은 산부인과 전문의,소아과 전문의에게 의뢰해 ▲임신중 신체변화와 증상 ▲임신부를 위한 생활상식 ▲임신중 검사 ▲출산 준비물 ▲성장 그래프 ▲성장발육 체크사항 등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항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또 ▲아이 사진을 붙이는 코너 ▲손바닥과 발바닥을 찍는 코너 ▲탄생·백일·첫돌 때 온 축하전보 붙이는 코너 등도 마련했으며,디지털 데이터를 보관할 수 있도록 CD케이스도 부착했다.
  • 명망가 위주 소설출판 벽 허문다 / 인문학 전문 출판사 ‘소명’ 소설집 3권 펴내

    150여종의 인문학 관련 서적만을 외곬으로 펴내온 소명출판사가 처음으로 소설 3권을 펴냈다.출판사가 문학 관련 책을 내는 게 새삼스러운 얘기는 아니다.하지만 소명출판사의 기획이 눈길을 끄는 것은 소설 출판의 벽을 낮추거나 허물려는 의지가 담겼기 때문. 박성모(사진·41) 대표는 “소설 출판에는 명망가 위주의 출판과 상업주의라는 두 가지 벽이 존재하는데,이런 풍토에서는 신인이나 등단 뒤 꾸준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들에게 지면이 주어지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그런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징검다리를 만들어보려고 나름의 성격에 맞는 소설 시리즈를 시작했다.”고 밝혔다.물론 상업적인 성공은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이런 고민의 산물로 나온 게 80년대 노동운동 현장에서 문학활동을 했던 정혜주의 ‘내 안의 불빛’을 비롯,99년 문학동네에 중편으로 등단한 도태우의 ‘디오니소스의 죽음’,늦깎이 작가 김정주의 ‘을를에 관한 소묘’등 세권이다.첫 작품집인 만큼 작가들 이름이 낯설 수밖에 없다.하지만 그들의 작품세계는 문학적 기초가 탄탄하다. ●‘내 안의 불빛’ 노동운동에 헌신하던 작가가 ‘한백’이란 가명으로 88년 발표한 ‘동지와 함께’를 포함해 지식인과 노동자의 관계를 탐색하는 세편의 중편 모음집.‘강·섬·배’는 새로운 세기를 운운하면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색하는 시대에 오히려 굼벵이처럼 느린 걸음으로 80년대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작가는 당시를 ‘쓰라린 자부심’의 시대라고 결론짓는다.‘영만이’는 노동자의 변신과정을 통해 지식인의 부채의식을 벗어난,있는 그대로의 노동자의 모습을 생생하게 옮기고 있다. ●‘디오니소스의 죽음’ 신화와 현실을 오가는 상상력의 틀 속에 음악을 향한 열정으로 생을 불태우는 로커 ‘권’의 삶과 그를 둘러싼 음모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는 표제작 등 네편의 중단편을 모았다.작가는 ‘발루아의 환영’‘테에베 통신’‘판팔루스 판포스’ 등에서 현실에서 문학,나아가 예술과 종교의 존재 의미를 묻고 있다.작가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자신의 영혼을 불태우면서 존재를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소수‘광인’들의 힘으로살고 있다. ●‘을를에 관한 소묘’ 탑골 공원에 모여 살아온 이야기를 털어놓는 인간 군상을 묘사하면서 삶의 공허함을 이야기한 표제작 외 세편을 실었다.현실과 유리된 채 인식론에 안주한 여성과 재봉질에 매달려 욕망에만 안주하는 다른 여성을 통해 생의 풍속도를 압축한 ‘알 수 없는 문’을 비롯,‘잃어버린 방’‘수면 아래 저편’등에서 녹록지 않은 솜씨를 자랑한다. 모두 어느 한 경향으로는 아우를 수 없는 다양한 색깔의 작품과 작가들이다.하지만 이들이 기존의 문학물 출판 관행으로는 좀처럼 빛을 보기 어려웠다는 점은 공통분모로 갖고 있다.그리고 그들의 결실이 낳은 ‘못자리’에는 누구 못지 않은 열정과 탄탄하게 키워온 글솜씨가 깔려 있다. 이종수기자 vielee@
  • 책꽂이

    ●소설의 숲에서 문학을 생각한다(박상준 지음,소명출판 펴냄) 문학평론가이자 연구자인 저자의 다양한 글모음집.논문·현장비평을 비롯해 문학에 대한 생각을 모은 에세이,영화·발레에 대한 감상문 등을 실었다.1만 1000원. ●저,쉼표들(이종암 지음,문학과경계사 펴냄) 경북 포항에서 교사로 활동하는 시인의 두번째 작품집.평론가 유성호는 “여행 형식을 빌려 가족사와 보편적 삶의 이치를 결합시켰다.”고 평한다.6000원. ●서른 살의 박봉씨(성선경 지음,문학과경계사 펴냄) 경남 마산 무학여고에 재직중인 저자의 세번째 시집.연작 형식의 표제시 등을 통해 산업화 이후 몰락해 가는 농촌의 풍경과,도시로 이주한 이들의 초라한 일상을 노래한다.6000원. ●지중해의 영감(장 그르니에 지음,함유선 옮김,한길헤르메스 펴냄) 프랑스의 대표적 소설가·철학자인 저자의 에세이.그는 “인간을 새롭게 부활시킬 수 있는 지중해 사람들의 지혜를 통해 인본주의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1만 2000원. ●유령사냥꾼(안광 지음,문학수첩 펴냄) 어느 젊은이가 자살한뒤 유령이 되어 현실을 지배한다는 가상 내용.영혼을 팔아 소원을 이루려는 현대판 파우스트의 모습을 통해 종말적 현실을 폭로.8000원. ●서울특별시(김종은 지음,민음사 펴냄) 고속도로 휴게소 털기를 공모하는 네명의 70년대생을 통해 현대 젊은이들과,서울로 대변되는 대도시의 풍속도를 그렸다.‘오늘의 작가상’수상작.8000원. ●둥근,어머니의 두레밥상 외(정일근 외 지음,문학사상사 펴냄) 제18회 소월시문학상 작품집.수상작인 표제시를 비롯해 수상자가 고른 12편의 시,정끝별 시인 등 소월시문학상 후보에 오른 시인들의 추천 우수작도 실었다.7000원. ●어린 날의 초상(김주영 지음,개미 펴냄) 90년 푸른숲 출판사에서 출간했다가 절판된 것을 재출간.성에 눈을 뜨는 시기와,고향을 떠나고 싶어하는 사춘기 소년의 모습을 담았다.저자의 자전적 성장소설.8500원.
  • Book소리/ ‘재출간을 신간으로’ 독자 눈속인 출판사

    이전에 나왔던 문학작품을 개작,재출간하는 일이 잦아졌다.소설가 성석제의 작품집 ‘조동관 약전’과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강),조성기의 ‘소리없는 아우성’(문학수첩),한승원의 ‘아제 아제 바라아제’(문이당),구광본의 ‘미궁’(강),김용만의 ‘늰 내 각시더’(실천문학사),서정홍의 시집 ‘58년 개띠’(보리)…. 개작 혹은 재출간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작품의 성숙도를 키우려는 뜻에서(구광본,김용만),절판된 원본에 대한 독자들의 요구에 따라(성석제),때로는 시대 상황에 따라 수요가 발생한 경우(조성기,서정홍) 등 다양한 사연이 있다. 그러나 이유야 어찌됐든,처음 발표하는 새 작품이 아니라면 그 사실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지금까지 개작이면 개작,혹은 재출간이라고 밝혀왔다.‘내 인생의 마지막 4.5초’(강)나 ‘소리없는 아우성’은 제목을 바꾸면서도 원제를 밝히는 예(?)를 갖추었다. 그런데 자본의 논리에 매몰된 탓인지,이 기본적인 ‘상도덕’을 어긴 낯뜨거운 사례가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최근 소설가 김주영의 ‘어린 날의초상’을 펴낸 개미출판사.언론사에 배포한 자료에서 “새로운 장편소설”이라고 명시했다.‘자전적 성장소설’이라는 구도가 낯익다 싶어,출판사에 확인전화를 했더니 “신작이 맞다.”고 강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작품은 90년 푸른숲 출판사에서도 같은 제목으로 출판됐다가 절판된 작품이다.작가와 인터뷰를 하던 중 그 사실을 알게 됐다.사람의 기억력에 한계가 있는 법인지라, 출판사의 말을 그대로 믿은 몇몇 언론사는 그대로 ‘신작’이라 소개했다.당연히 작가의 이름값 때문에 크게 보도됐다.9일 출판사에 다시 전화를 하니 담당자가 “사전에 몰랐다.”고 발뺌으로 일관했다.그러나 “기획단계에서 새 작품인지 아닌지를 확인하지 않느냐?”고 재차 다그쳤더니 그제서야 “작가와 대화하다 절판됐다는 말을 들었다.”고 털어놓았다.이 작품이 신작이 아니었음을 알고도 새 작품으로 둔갑시켰고 이를 확인하는 몇몇 언론사에 거짓말을 한 것이다. 물론 ‘개작’ 혹은 ‘재출간’이라고 밝히면 독자의 눈길을 확 끌지 못해 이른바 ‘본전’도 못 뽑는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그렇다고 지혜나 사상 등 정신적 가치를 다루는 출판사가,더구나 한 시대의 본질을 꿰뚫어 담는 문학작품을 출간하는 공간이 이렇게 혼탁해져서는 안된다.이런 행위는 안 그래도 문학에서 멀어져 가는 독자의 발길에 속도를 더해주고 문학이란 ‘강줄기’를 더욱 마르게 한다. 이종수 기자 vielee@
  • 국제 플러스 / 보톡스·비아그라 옥스퍼드사전 수록

    |런던 연합|주름살 제거에 사용되는 ‘보톡스(botox)’와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viagra)’, 술의 일종인 ‘삼부카(sambuca)’ 등 21세기를 반영하는 6000여개의 새 단어와 어구가 6일(현지시간) 발간된 최신판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추가 등재됐다.이와 함께 옥스퍼드대학 출판사는 총 18만 7000여개의 새 말뜻에 대한 해설도 보충했다.새로운 뜻이 정의된 단어와 어구 중에는 화면보호기라는 뜻의 ‘스크린세이버스(screensavers)’ 등의 용어는 성장하는 컴퓨터 분야를 반영했으며,손을 대지 않고 조작할 수 있는 전화기인 ‘핸즈 프리 폰(hands-free phone)’과 공짜 전화를 위해 전화시스템을 해킹한다는 표현인 ‘프리킹(phreaking)’ 등은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라 수록됐다.
  • [열린세상] 책읽기에 게으름 피우기

    책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고 한다.읽고 또 읽어도 궁핍을 느껴야 할 젊은이들이 자극적이고 괴기적이고 감각적인 것들에 관심이 기울어지고 있다고 한다.그래서 대체로 사고력도 떨어지고,차디 차거나 이기적인 성격들로 변모해가고 있다는 말도 있다.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첫손가락에 꼽히는 대형 서점 매장 매출이 요즈음에 이르러 급속도로 줄어들었다고 한다.출판사 역시 간행을 자제하고 있는 낌새가 뚜렷해졌다.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던 신간들의 발간 터울이 길어졌다.경기가 침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되면,맨 처음 타격을 받는 것이 문화 지출과 출판이란 말을 실감한다.출판사들은 애간장이 타 들어 가지만,영업 기반이 영세하기 그지없는 그들에게 불황을 타개해 나갈 뾰족한 방법이 있을 리 없다.산기슭 농토에 벼를 심은 농민이 하늘의 은혜만 기다리듯,불황 국면이 제발 큰 폐해 없이 재빨리 스쳐가 주기만 기다리고 있는 눈치다.공격 경영을 해보려는 의지는 있지만,영업 기반이 워낙 영세하기 때문에 그 또한 엄두를 못 낸다고 한다. 출판뿐만 아니다.요즈음에 와서 이공계가 침체를 겪고 있다.나라의 과학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말과 다름없다.우수한 두뇌를 가진 젊은이들은 한결같이 의예과나 법학과를 선호한다고 한다.이런 두 가지 어둡고 불투명한 현상들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 차일피일 방치했다가는,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인 혹은 사회적인 혼란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국가적 폐해를 겪게될 것이 틀림없다.목소리를 키울 것이 아니라,두뇌를 키워야 할 때인데,어찌된 셈인지 목소리 크고 말 많은 사람만 똑똑하고 잘났다는 평판을 듣는 사회가 되어버렸다.의예과나 법학과를 선호하는 밑바탕에는 일생을 담대하거나 활력 있게 살기보다는 큰 굴곡이나 모험을 겪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는 욕구도 담겨 있음이 틀림없다. 엊그제 어떤 대기업이 신 경영 선포를 하면서,천재급 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신선하고 의미심장한 발언이었다.오로지 수출로 먹고 살고 또 살아가야 할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통찰력으로 꿰뚫어 본 결과가 아니면,나올 수 없는 말이다.그 기업은 이전에도 해외에 나가있는 이공계 두뇌들에게 광범위한 장학금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었다.이공계가 이처럼 곁부축을 받아야 할 만큼 전반적인 침체를 겪게된 원인 중에는 오늘날 이공계에 몸담고 있는 인재들 스스로 만들어 낸 안이함에도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이를테면 시간에 쫓기고 있다 하더라도 이공계 지식 섭취의 편중 현상이 너무나 두드러졌던 나머지 창의력의 원동력으로 일컫는 상상력의 궁핍을 겪게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책을 읽지 않는 것이 아니라,읽기는 무진장으로 읽는데,전문 서적에만 치우친 독서가 아니었는지 되씹어 볼 필요가 있다. 상상력의 활달한 유동성을 유지하려면,가급적 그들에게 제대로 된 휴식을 제공하고,더불어 인접 학문에 대한 관심이나 예술적 에너지를 축적하고,접근력을 높여 주는 제도적 배려가 필요하다.회화,조각,건축,음악,무용,시와 소설,심지어 야생화의 생태까지도 보고 읽는 것은,그들에게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그것에서 얻어진 감동과 교감에서 잉태되는창의력으로 보답을 받는 길을 선택하는 일이다.창의력은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예술 작품과 문학 작품과 생태계 관찰에는 가슴속에 가라앉아 잠자고 있는 상상력을 충동질해 주는 요소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많이 박혀 있다.당장 바쁘다 해서 그것을 지나치게 되면,어느새 큰 것을 놓치는 대과와 마주치게 된다.책을 읽는 사회만이 나라를 풍요롭게 만들고 바로 세울 수 있다.출판사가 살아야 나라가 산다.출판사를 경영하는 사람의 어깨가 축 늘어지면,남는 것은 소모적이고 피폐한 사회뿐이다.의학을 하든 이공계에 몸담든 책을 멀리하면,나중에 남는 것은 알량한 손재간뿐이지 않겠는가. 김 주 영 소설가
  • “클린턴 죽이고 싶을만큼 미웠다”힐러리 회고록 9일 발간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결정은 빌과 결혼관계를 유지하기로 한 것과 뉴욕에서 상원의원에 출마하기로 한 것이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는 9일 시판될 회고록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사진)’에서 남편의 배신으로 인해 겪었던 고통을 생생히 묘사해 화제다. 힐러리 여사는 8년간의 백악관 생활을 담은 회고록에서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배심에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불륜관계를 인정하기 이틀 전까지도 자신에게 거짓말을 했다면서 당시 느꼈던 배신감을 털어 놓았다.힐러리는 ‘르윈스키가 직업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해 몇 차례 그녀와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는 남편의 말을 믿었기 때문에 르윈스키 논란은 정치적 반대자들이 만들어낸 악의적인 스캔들로 여겨졌다고 고백했다. ‘…빌이 르윈스키 스캔들에 대해 얘기를 꺼낸 것은 단 두 번이었다.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관련 사건에 대해 수사를 시작했던 즈음인 지난 98년 1월21일 남편이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당시 빌은 계속해서 불거지는 스캔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그로부터 7개월이 지난 8월15일 아침,남편은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음을 증언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듯 그간 있었던 일을 더듬거리며 털어놓기 시작했다.그동안 남편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던 나는 분노로 숨을 쉴 수 조차 없었다. 나는 숨을 한 번 쉬고 나서 울음을 터뜨리며 “무슨 소리야?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왜 거짓말을 했어?”라고 소리를 질러댔다.격분한 나에게 남편은 “당신과 첼시를 보호하고 싶었다.”며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10대인 딸 첼시에게도 사실을 고백해야 한다고 남편에게 말하자 그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당시 빌 옆에는 애완견 ‘버디’만이 함께 했고 가족들은 그에게 냉담했다.…’ 힐러리는 클린턴의 고백을 듣고 “아내로서 그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지만 결국 남편을 사랑하기로 결정했다.”고 회고록에서 밝혔다.하지만 결혼생활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기까지 눈물로 지샜다고 고백해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를 내비쳤다.또 상원의원 후보이자 퍼스트 레이디로서 정치적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심한 내적 갈등을 겪었다고 털어놓았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빌과 나의 긴장관계는 우리 미래와 그밖의 일들에 대해 대화할 수 있을 정도로 풀어졌다.”고 밝혔다.남편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데는 2000년 자신의 뉴욕 상원의원 도전이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출판사인 사이먼 슈스터는 이 책이 백악관 시절을 솔직하고 완전하게 기록한 회고록이라며 크게 히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출판사는 562쪽에 달하는 힐러리의 회고록을 초판으로는 이례적으로 100만부나 찍어 놓고 있다.외국 판권도 이미 16개국에 팔린 상태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오늘부터 ‘환경책 큰잔치’

    교보문고와 환경정의시민연대는 환경의 날(5일)과 바다의 날(30일)을 맞아 ‘2003 환경책 큰잔치’를 5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강남교보문고에서 연다. ‘올해의 환경책 12권’은 다음과 같다. ▲경제 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더글러스 러미스ㆍ녹색평론사)▲그곳에 가면 새가 있다(김해창ㆍ동양문고)▲석유시대 언제까지 갈 것인가(이필렬ㆍ녹색평론사)▲오카방고,흔들리는 생명(닐스 엘드리지ㆍ세종서적)▲환경은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었는가(이시 히로유키ㆍ경당)▲누가 세계를 약탈하는가(빈다나 시바ㆍ울력)▲블루골드(모드 발로 외ㆍ개마고원)▲녹색시민 구보씨의 하루(존 라이언 외ㆍ그물코)▲숲과 녹색문화(전영우ㆍ수문출판사)▲참여로 여는 생태공동체(박병상ㆍ아르케)▲꿈꾸는 지렁이들(꿈지모ㆍ환경과생명)▲우리 숲 산책(차윤정ㆍ웅진닷컴)
  • “전화 팔아 집 사던 때도 있었죠”/ ‘통신분야 1세대’ 신윤식 하나로통신 前회장

    신윤식(申允植·67) 하나로통신 전 회장(현 하나로드림 회장)은 지난 3월28일 정기주총에서 회장직을 물러났다.그의 사임은 국내 통신분야 1세대의 퇴진인 셈이다.그는 이런 공로로 올해 정보통신의 날에 개인적으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공식적으론 용퇴이지만 타의(LG)에 의해 하나로통신을 떠났다는 말이 맞을 듯싶다.당시 데이콤을 앞세운 LG와 하나로통신은 망(網)사업자인 파워콤을 놓고 치열한 인수 싸움을 벌였다. 신 전 회장의 하나로통신은 이 싸움에서 패했다.그는 최근 1∼2년간 통신판 중심에 있었던 이슈 메이커였던 것이다.이 때문에 ‘통신판’ 얘기는 하지 않기로 하고 그를 만났다. ●행시 1회 출신… 역대 최장수 우정국장 “오늘 점심때는 하나로통신 대리점 대표들과 송별모임을 했습니다.” 그는 이 자리에 70여명이 모여 석별의 정을 나눴다고 했다.최근에는 축농증 수술을 마치고 오래 전부터 함께해온 ‘애서가산악회’ 친구들과 인근 우면산 등에서 등산도 즐긴다. 그는 1964년부터 90년까지 26년간 공직생활을 했다.행정고시 1회로공직으로 보면 최선참인 셈이다. “재무부를 지원했는데 소위 ‘백’에 밀렸던 것 같습니다.” 그는 그래서 체신부에 왔다고 말했다.“동기들은 지금 거의 ‘백수’입니다.당시 3급 부처에 와 기분이 상했는데 세상이 변해 IT가 미래 성장산업이 되니 상당히 부러워합디다.조그마한 회사이지만 아직까지 현직에 있기도 하고….” 그는 역대 최장수 우정국장(4년 10개월)이란 이력도 갖고 있다.빨간 우체통에 그려져 있는 ‘제비’가 그의 작품이다. 공직을 떠난 뒤 곧바로 데이콤에서 일했다.그동안 데이콤의 주 사업이었던 국제전화와 시외전화 사업권을 그가 땄다.“데이콤의 국제전화 요금인하 광고가 당시 꽤 회자됐습니다.‘5%가 어딥니까.’란 광고를 했는데 1년마다 30%씩 매출이 오르더라고요.” 그는 데이콤 국제전화 광고가 통신분야에서의 광고 효시였다고 말했다. 신 전 회장은 다시 97년 설립된 하나로통신으로 자리를 옮겼다.파워콤을 놓고 이전투구를 벌였던 데이콤과 경쟁관계였던 만큼 아이로니컬하다.그는 이때 우리나라 최고 ‘히트상품’이 된초고속인터넷에 관심을 갖기로 마음을 먹었다.당시 유행이었던 ISDN(종합정보통신망)보다는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을 하기로 정하고 두 팀으로 나눠 선진국을 돌았다. “시내전화만 갖고는 먹고 살 수 없었기 때문이었죠.모뎀은 벨기에 회사 것을 썼는데 당시 돈으로 개당 65만원으로 엄청 비쌌습니다.” 그는 외국 모뎀값이 1년만 지나면 3분의1로 값이 떨어질 거란 확신을 갖고 주위에 ADSL을 설득했다.국산화도 곧 된다고 밀어붙였다고 했다.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이렇게 하나로통신에서 시작돼 성공을 거둔 것이다. ●수험서 펴내 돈방석(?) 앉은 적도 통신 일화를 물었다.“백색·청색전화가 있을 때였습니다.당시 전화는 집값의 3분의1이었죠.전셋집을 빼고 전화를 파니까 집을 쉽게 살 수 있었습니다.요즘 돌아보면 격세지감이죠.” 그는 또 공직생활(과장)때 ‘신혁’이란 필명으로 수험서 3∼4권을 썼는데 이 책이 엄청 팔려 집안살림에 쏠쏠한 도움이 됐다는 얘기도 했다.연간 10만부씩 팔려나가 ‘돈방석(?)’에 앉았다.부인은 그때인연으로 범일출판사를 운영한 적이 있다. ●통신업계 살리려면 경쟁환경 조성해야 질문을 않는 조건으로 만났지만 어렵게 최근의 통신업계 얘기로 말머리를 돌렸다. “통신정책은 그동안 독점이론에 따라 움직였습니다.그러나 이제는 ‘경쟁’입니다.따라서 후발업자가 살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이 전제돼야 합니다.” 최근 두루넷과 온세통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통신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모두 이 때문이라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한전의 망 자회사였던 파워콤의 입찰과정도 언급했다.파워콤 인수과정은 최근 1여년간 유선통신업계에선 최대의 이슈였고,인수 당사자였던 데이콤과 하나로통신간의 싸움은 말 그대로 이전투구였다.“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인수금 8000억원을 공동으로 투자해 인수,경험을 쌓은 뒤 외자도 유치하자고 줄곧 제안했습니다.” 그는 자존심이 강하다는 평판을 듣는다.그도 ‘욱’하는 급한 성격에 주위에서 오해를 많이 받았다고도 언급했다. “하나로통신 회장직을 그만두고 관계회사인 하나로드림 회장직은 그대로 갖고 있는데 이 자리에 있는 것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경찰이 뒷조사도 한다고….그는 이를 ‘모략’이란 단어로 썼다. 신 전 회장은 얘기 중에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며 ‘적선지가(積善之家) 필유여경(必有餘慶)’이란 가훈을 직접 적어 보였다.선을 쌓으면 반드시 좋은 일이 있게 된다는 뜻이다.그는 앞으로 “갈 자리가 남아 있다.”며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22살때 당시 유명했던 백운학 관상가를 찾았는데 오래도록 큰 벼슬을 할 거라고 말했어요.” 앞으로 갈 수 있는 ‘큰 벼슬’이 남아있다는 그의 욕심이다.그는 요즘 오전에는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그동안 하고 싶었던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정기홍기자 hong@
  • Book소리/ 계간지 ‘창비어린이’ 뿌리내리길 기대하며

    국내 어린이문학을 본격 비평할 계간지 ‘창비어린이’가 지난 1일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왔다. 여름호부터 출간된 책에 출판가의 관심이 쏠릴만도 하다.그동안 월·계간형태의 어린이 잡지가 없었던 건 아니다.그러나 아쉽게도 그들은 출판가 식구들끼리 돌려보는 ‘동네소식지’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안정적인 서점 배급망을 타고 다양한 독자층을 확보할 수 있는 ‘뿌리 튼튼한’ 어린이문학 비평지가 갈급했던 참이다. 지난 몇 년동안 국내 아동출판계는 눈에 띌만한 양적 성장을 기록해왔다.김중미·고정욱·황선미 등 작품성을 인정받는 신예작가들이 줄줄이 탄생하면서 아동문학계에 유례없을 정도의 시선이 쏠렸다. 지난 한해동안의 출판현황을 파악한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자료에 따르면,전년도 대비 신간 발행부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쪽이 아동서다.지난해 아동 서적의 신간발행 부수는 1995만 7670권으로,2001년(1551만 785권)보다 무려 28.6%나 증가했다.하지만 이러한 양적 성장에 질적 수준이 비례하지 못했으며,침체의 기로에 섰다는게 최근 출판계의 자성이다. 질적 성장이 담보되지 않는 아동출판물의 팽창은,어린이책을 ‘적자 보전’의 수단으로 삼는 출판사들의 안이한 발상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이렇다할 특색없는 해외 출판물을 무분별하게 사재기하는 풍토가,아동출판의 생명력을 좀먹어 왔다는 사실에도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향력있는 출판사가 창작의 질적 향상을 위해 비평의 마당을 마련한 소식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창비어린이’의 김이구 편집위원은 “창작여건은 전반적으로 좋아졌지만 제대로 된 비평문화가 없었다.” 면서 “어린이문학 비평에 중점을 두되 작가,학부모,교사와 일반독자들이 두루 관심가질 수 있는 내용들로 지면을 꾸밀 계획”이라고 밝혔다.신인평론상을 제정해 문학계에서 소외돼온 아동평론을 부활시키고,원고료도 신춘문예 출신작가의 두배 정도로 후하게 줄 계획이란다. 그 작은 운동이 한국 아동문학의 행로를 다잡을 수 있는,미더운 길라잡이가 되어줄 것을 기대한다. 황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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