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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정교과서 변경 미고지 출판사 손해 국가배상을”

    서울고법 민사13부(부장 문용선)는 8일 “교과서 채택방식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적절한 시기에 알려주지 않아 손해를 봤다.”며 ㈜교학사 등 8개 출판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을 깨고 “국가가 20억여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부가 2009년 7월 과학과목 새 교육과정 모형을 개발하는 연구계약을 체결할 무렵 출판사에 ‘교육과정이 개정될 상당한 가능성이 있고, 개정되면 완성된 교과서를 활용할 수 없게 된다’고 미리 고지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출판사들은 교육과학기술부의 2011년도 교과서 검정 공고에 따라 고교 과학교과서 심사본을 제작했으나, 교과부는 2010년 1월 교과서 채택방식을 검정제에서 인정제로 변경하겠다고 고시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대기업에서 ‘빽’ 없는 사람 입사지원 거부 파문

    대기업에서 ‘빽’ 없는 사람 입사지원 거부 파문

     “배경이 든든한 사람만 지원하세요.”  일본의 출판 대기업인 이와나미쇼텐이 신입사원 채용 공고에 ‘이와나미쇼텐에서 출판한 저자의 소개장 또는 이와나미쇼텐 사원의 소개가 있을 것’이라는 조건을 내세워 파문이 일고 있다.  3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와나미쇼텐은 신입사원 응모자격을 ‘코네(연줄)있는 사람’으로 한정해 사실상 연고채용으로 신입사원 선발을 제한할 방침이다. 이와나미쇼텐은 이전에도 연고채용을 실시한 적이 있으나 연고채용 조건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와나미쇼텐은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아 매년 수 명 모집에 1000명 이상의 지원자가 몰린다. 인사담당자는 연고채용으로 신입사원 채용 조건을 한정한 이유에 대해 “출판계가 불황인 상황에서 인력 채용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라며 “입사희망자는 스스로 연고를 찾아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진보계 출판사로 알려진 이와나미쇼텐이 연고채용 사실을 밝히자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는 “기회의 평등을 무시하고 있다.”, “채용조건으로 내세우는 건 이상하다.”, “어느 회사에서나 하고 있는 일”이라는 등의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와나미쇼텐은 1913년에 창업한 이래 이와나미문고판과 잡지 ‘세카이’(世界), 국어사전 등을 출판하고 있으며 사원은 200명 정도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부고]

    ●최택상(전 우리투자증권 경영지원본부 부사장)씨 모친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3410-6917 ●이경근(삼우 상무)명근(SK브로드밴드 기업사업부문장)씨 부친상 정이열(사업)씨 장인상 27일 대구 가톨릭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53)657-4600 ●유재원(한국외대 그리스·불가리아어과 교수)씨 부인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30일 오전 7시 30분 (02)3410-6901 ●박주미(KBS 스포츠취재부 기자)씨 조모상 26일 부산보훈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51)601-6793 ●이재일(SBS아트텍 디자인팀 부장)씨 별세 27일 일산 동국대병원, 발인 29일 9시 30분 010-9670-3344 ●유명수(서울 중부수도사업소 계장)씨 모친상 손영환(수출입은행 아시아부 팀장)씨 장모상 27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923-4442 ●이상열(다다에프앤비 대표이사)씨 모친상 최차용(서울대 명예교수)박기봉(비봉출판사 대표)씨 장모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3010-2294
  • 어머니…선생님…당신의 향기를 多 담았습니다

    어머니…선생님…당신의 향기를 多 담았습니다

    “‘젊은 작가라고 해서 젊은 줄 알았더니 30대 후반 아니냐’고 한 출판사에서 박완서 선생님을 처음 뵀을 때 그리 이야기하셨습니다. 선생님을 가까이에서 모시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작가들처럼 함께 여행을 가거나 세배를 한 추억이 없습니다. 그렇게 선뜻 저를 받아들이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아마도 (나를) 믿을 만한 작가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인생에 대해 늘 긴장하고 의심하고 질문할 때 감명받았습니다. 또한 선생님은 자신을 소수에 넣은 겸손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균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작가 은희경은 26일 세계사의 ‘박완서 소설전집’ 출판기념회에서 이렇게 말하며 작가 박완서를 추모했다. ‘자신을 소수에 넣는 겸손, 그것이 균형’이라는 은희경이 해석이 마음에 꽉 박혔다. 지난해 1월 22일 별세한 박완서의 1주기 기념 출판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사는 이날 22권짜리 박완서 소설의 전집 결정판이 완성됐음을 선언했다. 문학동네는 마지막 소설집 ‘기나긴 하루’를 펴냈다. 열화당에서는 박완서의 첫 소설집 ‘나목’과 이를 해석한 ‘나목을 말하다’를 500권 한정 특별판으로 출간했다. 출판계에서는 “이청준도 박경리도 이런 대우를 받지 못했던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세계사에서 펴낸 전집은 의미가 남다르다. 박완서의 팔순(2011년 10월 20일)에 맞춰 출간 예정이었던 기획이었는데, 1주기 기념 출판이 됐기 때문이다. 박완서는 2008~2009년 즈음 “여기저기 출판사에 흩어져 있는 작품을 한데 모아서 내고 싶다.”고 주변에 이야기했었다. 전집이 나오는 중에도 계속 다른 출판사에서 소설책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13권 전집(1993~1996년)과 17권으로 늘어난 개정판(2002~2008년)을 냈던 세계사가 박완서의 꿈을 다시 현실화하는 데 참여했다. 2010년 5월 3일 첫 번째 편집회의에서 박완서는 개개의 작품을 손수 교정 보고 내용도 고치는 등 모든 작품을 직접 만져 보고 싶어 했다. 그러나 그 꿈은 ‘나목’의 교정을 마치고 두 번째 책인 ‘목마른 계절’을 보던 중에 담낭암으로 타계하면서 미완으로 남았다. 이번 전집에는 박완서의 등단작 ‘나목’부터 작가 생전에 마지막으로 펴낸 2004년 장편소설 ‘그 남자네 집’까지 작가의 장편소설과 연작소설 15편이 모두 담겨 있다. 근작인 ‘아주 오래된 농담’과 ‘그 남자네 집’이 추가됐고, ‘꿈엔들 잊힐리야’라는 제목으로 바뀌었던 ‘미망’은 원제를 복원해 실었다. 1차 전집에 포함됐던 ‘욕망의 응달’은 빠졌다. 이 작품은 여성지에 1978년부터 1년간 연재했던 것인데 박완서는 결정판 편집회의 이후 수록 목록을 줄 때 ‘전집에 넣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기획위원으로 참여한 문학평론가 이경호씨는 “박완서의 특징을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장편, 중편, 단편 등 모든 장르에서 고르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둘째 특별히 전성기라 구분할 시기가 없이 노년에도 당대의 1급 작가들과 계속 문제작을 두고 겨루었다는 점, 셋째 한국 대표 작가로서 문학적 평가는 물론 대중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어낸 작가라는 점, 넷째 다양한 소재와 주제로 활동했다는 점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박완서가 다룬 주제는 전쟁과 분단, 이산가족, 1970년대의 속물 자본주의와 타락한 중산층의 삶, 여성과 노인 문제, 성장소설, 연애까지 다양했다.”고 덧붙였다. 세계사의 전집 결정판이나 열화당의 나목이나 모두 박완서의 장녀 호원숙씨의 참여가 없었더라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호씨는 어머니가 타계한 뒤 교열을 책임져야 했다. 그는 출판 간담회에서 “지난 1년 동안 저에게 맡겨진 숙제가 굉장한 축복이자 동시에 큰 고통이었다.”면서 “가족이자 독자로서 어머니의 문학을 접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회고했다. 교정을 보다가 내팽개치기도 하고, 끌어안고 자다가 일어나 다시 읽고 하는 과정을 반복했던 것이다. “어머니의 소설을 읽는 것은 큰 산맥을 종주하는 것과 같은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어려움만 주신 것이 아니라 냇물이 흐르고 들꽃이 피고 강이 흐르고 하는 즐거움도 주셨다. 언어와 표현의 즐거움, 많은 고통이 녹아있었다.” 특히 열화당의 ‘나목을 말하다’는 호원숙씨가 엮은 것으로, 나목을 쓰던 40대 안팎의 젊은 박완서를 10대의 기억으로 되살려냈다. 또 1976년, 1985년, 1990년 나목을 펴낼 때 쓴 작가의 후기와 김윤식과 김우종의 평론, 독자들의 감상문 등이 붙어 있어 나목을 이해하는 열쇠 같다. 열화당 나목의 백미는 134쪽부터 수록된 ‘‘나목’의 달라진 표현 대조표 1970-1976-2012’다. 열화당 이기웅 대표는 “여성동아 장편소설 당선작인 나목을 35년 전 처음으로 출판했다.”고 소개한 뒤 “1주기를 맞아 책이 나올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고 싶었고, 대조표를 통해 나목을 재조명하고 역사로 기록하고 싶었다.”고 했다. 열화당의 한정본은 그래서 세로쓰기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배에 대한 추억 한 가지. 설날 세배 간 문인이나 출판계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지만 박완서는 출판사 사람이나 후배 작가들이 세배를 오면 꼭 세뱃돈을 건넸다고 한다. 남자는 1만원, 여자는 2만원. 세배돈이 그리운 게 아니라 세배 갈 어른이 사라져 문학계는 슬퍼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책꽂이]

    ●훤히 보이는 생활 속 오디오 기술(이태진 등 지음, 전자신문사 펴냄) 휴대용 MP3 플레이어 개발은 한국이 최초였으나 한국이 MP3 원천기술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해서 결성된 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실감음향연구팀이다. 소리의 획득, 부호화, 재현 과정을 모두 연구하는 곳이다. 아이들 수준에서도 읽을 수 있도록 MP3의 원리와 이후 기술 발전 가능성을 서술했다. 2만원. ●협동조합으로 기업하라(스테파노 자마니 등 지음, 송성호 옮김, 북돋움 펴냄) 대기업과 시장 위주로만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것이 편협하다는 지적은 늘 있어왔다. 그 대안 가운데 하나가 바로 협동조합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협동조합기본법이 제정됐고, 올해 말 시행에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협동조합이 등장하게 된다. 협동조합이 활성화된 이탈리아 볼로냐대의 사회학자인 저자들이 그들 목소리로 협동조합의 모든 것을 알아봤다. 1만 5000원. ●재벌들의 밥그릇(곽정수 지음, 홍익출판사 펴냄) 동반성장, 상생이 화두로 등장하자 재벌들은 강한 반발감을 드러냈다. 이익을 종업원들과 공유하던 삼성이, 그 이익을 더 넓은 범위의 종업원인 협력업체들과 공유하라 하니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 문제는 사실 경제논리가 아니라 정치논리의 문제다. 재벌 전문 기자로서 경제 민주화, 재벌 개혁에 대한 얘기들을 담았다. 1만 5800원 ●중국을 읽다(카롤린 퓌엘 지음, 이세진 옮김, 푸른숲 펴냄) 프랑스 저널리스트가 중국의 사회주의적 시장경제 체제를 파헤쳤다. 1980년부터 2010년까지 30년 동안 중국에서 일어난 변화를 세 시기로 나누고 170가지 굵직한 사건을 입체적으로 그렸다. 이야기를 따라가면 중국의 복합적인 성격과 미래에 끼칠 영향을 이해할 수 있을 것. 2만 5000원. ●니치(제임스 하킨 지음, 고동홍 옮김, 더숲 펴냄) 포화 상태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틈새 시장을 노려라.’라는 말을 흔히 쓴다. 저자는 이런 틈새를 의미하는 ‘니치’는 이제 주류라고 주장한다. 니치적 시선과 성과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든 환경을 사례와 논리로 설명한다. 1만 6000원. ●프로이트와 이별하다(D 스티븐슨 본드 지음, 최규은 옮김, 예문 펴냄) 프로이트는 인간의 정신세계는 성적 본능과 무의식에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여기에 반기를 들며 집단 무의식을 강조한다. 정신분석가인 저자는 이런 융 심리학을 토대로 현대인의 복잡한 의식 구조를 해석하고, 신화와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 등 위대한 작품이 탄생한 배경을 풀어냈다. 1만 7500원.
  • 문제는 정치야,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바보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저서 ‘다시 일터로’(Back to Work·이순영 옮김, 물푸레 펴냄)는 ‘문제는 정치야, 바보야.’로 요약할 수 있다. 출판사는 ‘문제는 일자리야, 바보야.’라고 요약했지만 이는 1992년 대선에서 클린턴이 크게 히트시켰던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와 별 차별성이 없어 뵌다. 경제 회복이 곧 좋은 일자리의 확대라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 않아서다. 거기다 책 서술의 큰 틀에서 클린턴이 명백하게 의식하고 있는 것은 공화당 편향의 시민운동인 ‘티 파티’ 운동이다. 1부에서 클린턴은 티 파티 운동이 이를 갈아 마지않는 ‘정부’라는 게 왜 필요한지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더 정확하게는 티 파티의 이데올로기 공세에 노출돼 혹할 수 있는 공화당과 유권자들에 대한 설득 작업이다. 그래서 요약하자면 ‘문제는 정치야, 바보야.’다. 티 파티에 대한 경고는 이미 여러 차례 제기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인종주의적 반감에다 이슬람원리주의 수준의 최소국가를 신봉하는 태도가 결합됐기 때문이다. 이슬람원리주의자들이 테러를 저지르듯 최소국가를 지향하는 이들은 정부가 뭔가 하려고만 들면 무조건 이념 색을 덮어씌우는 테러를 저지른다. 그러다 보니 티 파티는 그냥 보수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앞뒤 재지 않고 맹동하는 극우세력이다. 이런 티 파티를 두고 로버트 라이시 전 노동부 장관은 “미국판 나치즘의 맹아”라 불렀고,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티 파티 때문에 미국 의회가 정치적 마비 상태에 들었다.”고 한탄했다. 티 파티 운동은 사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어리둥절한 구석이 있다. 티 파티 진영은 건전 재정, 작은 정부, 세금 인하 같은 한국 보수주의자들 단골 레퍼토리의 원조 격이다. 그런데 이들은 정부를 도둑놈 취급한다. 국경수비대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 식민지, 냉전, 군사독재의 경험 때문에 말로만 정부를 절대적인 무엇으로 생각하는 한국인들에게는 정부를 불필요하고 자유를 억압하는 존재로만 이해하는 티 파티의 존재가 낯설다. 이는 미국 건국 때부터 이어져 온 문제다. 독립적이고 자급자족적인 농업국가를 미국의 미래로 제시했던 토머스 제퍼슨과 강력한 중앙 정부의 영도 아래 발전된 산업국가를 꿈꾸었던 알렉산더 해밀턴 간의 대립이다. 오늘날 해밀턴에 대해 아는 사람은 드물지만 제퍼슨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많다. 비록 지폐에서는 제퍼슨(2달러)보다 해밀턴(10달러)의 몸값이 5배나 비싸지만 후대에 남겨진 상징적 이미지는 제퍼슨이 더 강력하다는 뜻이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제퍼슨의 후예인 남부 지주들을 ‘고상한 귀족’처럼, 해밀턴의 후예인 북부 자본가들을 ‘무식한 건달’로 묘사한 것을 떠올려보면 된다. 클린턴은 이 오래된 문제를 다시 끄집어낸다. “미국이 영국의 과도한 식민통치에 대한 반동으로 건국되었기 때문에 미국인의 머릿속에는 언제나 두 가지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면서 그 두 가지 관념을 “우리는 큰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적당한 정부를 원한다.”로 정리한다. 문제는 정도와 수준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 나름대로의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데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집권기에 정부라면 무조건 비판하고 보는 종교적 신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정부의 힘을 약화시키고 세입을 줄이며 정부의 영향력을 제한해 그 사슬에서 벗어날까.”에만 골몰하는 것이다. 클린턴은 이를 “반정부 강박증”이라 부른다. 반정부 강박증은 뚜렷한 경제적 성과도 내세우지 못하면서 오직 정치적 공세만 벌인다. 이 무책임한 정치 공세가 가능한 이유는 공화당 입장에서는 “최대 후원자들의 재정적 필요와 소외된 유권자들의 감정적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고 상황이 정말로 악화돼도 통치 실패의 책임을 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민주당 정권 흔들기요, 조지 부시 정권 탄생은 그 성과물이다. 그러나 한계는 명백하다. “큰 성공을 거둔 정략으로 입증된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는 무기력해지고 불평등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모든 쟁점을 반정부, 반과세, 반규제의 속박 안에 밀어넣을 때 우리는 스스로를 무기력하게 만들 뿐”이고 “이념적 논쟁 너머에 존재하는 가능성을 볼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언론의 문제도 빠질 수 없다. “주류 언론은 극단적 반정부 정책을 가리켜 보수적이란 용어를 쓰고, 여기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진보적이라 표현한다.”면서 “그러나 이런 단순하고 피상적인 용어는 보수라는 옷으로 위장한 급진적 행동이 벌여놓을 수 있는 결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클린턴이 호소하는 바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실제 경험을 가지고 얘기하자는 것이다. “이념에 지나치게 매몰되면 증거와 경험, 논쟁을 받아들지지 못한다.”거나 “진짜 결과를 만드는, 진짜 사실에 근거한 진짜 논쟁을 한다면 얼마나 흥미로울지 생각해보라.”고도 한다. 그 뒤 2부에서는 미국 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46가지 구체적 정책 제안을 내놓는다. 제조업의 부흥을 통한 일자리 창출, 사회간접자본 확충, 대안에너지 개발 등 큼직한 것도 있지만 미국산 제품 애용 운동이나 지붕에 흰색을 칠해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자는 귀여운 제안들도 눈에 띈다. 클린턴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잃어버린 10년’, ‘좌파정책 때문에 경제를 망쳤다.’는 소리가 요란하던 노무현 정부 시절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때가 ‘한국판 티 파티’ 운동의 전성시대가 아니었나 싶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공격으로 정치적 이득을 얻기 위해 경직되고 교조적인 시장이데올로기만 들이밀었던 한나라당과 뉴라이트 운동단체들, 이에 부화뇌동하는 보수 언론들의 모습이 티 파티 운동에 겹쳐 보인다. 그래서 그들이 실제 집권한 결과는, 지금과 같다. 1만 5000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부고]

    ●김기홍(강서구의원)씨 모친상 26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30분 (02)2227-7556 ●김진식(전 충북도 농정국장)씨 장모상 26일 청주 하나노인전문병원, 발인 28일 오전 10시 (043)237-6786 ●김원태(아시아나항공 재무담당 상무)용태(자영업)경태(〃)연태(〃)평태(〃)씨 모친상 김선(영종국제물류고 교사)씨 시모상 26일 광주 그린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8시 30분 (062)250-4411 ●이광호(전 국민은행 상무이사)광수(엠아이비전 CEO)씨 모친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6시 30분 (02)3410-6916 ●박병진(세계일보 차장)대진(라이프휘트니스)씨 부친상 정현익(한국프랜지 부장)씨 장인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8일 낮 12시 (02)3010-2252 ●현승준(연세대 교수)승윤(한국경제신문 경제부장)승엽(제프런 대표)씨 부친상 26일 제주 부민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7시 (064)742-5000 ●박승권(한일농원 대표)승덕(가톨릭대 교직원)씨 부친상 신황호(부영그룹 홍보이사)씨 장인상 김경숙(태봉초 교사)씨 시부상 25일 철원 길병원, 발인 27일 오전 9시 (033)450-3241 ●여영택(시인·전 경북문인협회장)씨 별세 홍상(고려대 교수)용상(가야랜드 대표이사)필상(전 평화산업 전무이사)씨 부친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5시 (02)3410-3151 ●홍철화(전 정일학원 회장)씨 별세 성민(정일홀딩스 대표)성은(단국대 교수)씨 부친상 도진명(퀄컴 사장)씨 장인상 오혜영(한국청소년상담원 교수)씨 시부상 26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8일 오전 9시 30분 (02)3410-6902 ●전병석(문예출판사 대표)병민(한국정책연구원 고문)병영(아이픽스 대표)병환(서해문화아카데미 이사장)병엽(G.C.P㈜ 부사장)병위(목사)씨 모친상 한영구(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씨 시모상 26일 충남 홍성의료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41)630-6244
  • [종교플러스]

    부처님 오신날 봉축표어 공모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불기(佛紀) 2556년 부처님 오신날(5월 28일)을 앞두고 봉축 표어를 공모한다. 표어는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과 의미를 잘 알릴 수 있는 내용으로 글자 수 10자 내외. 1인 최대 2개씩 응모 가능하며 접수는 이메일(kang@buddhism.or.kr)이나 팩스(02-725-6643)로 할 수 있다. 마감은 2월 3일. 30일 ‘창조론 오픈포럼’ 복음주의 창조론 전문가들로 구성된 ‘창조론 오픈포럼’은 30일 오전 9시 30분 중앙대 대학교회에서 ‘제10회 포럼’을 개최한다. 포럼에서는 ‘창조과학의 신학적 배경’, ‘기원 논쟁에 대한 기독교 세계관적 평가’, ‘자연과학의 발흥 원인’을 비롯해 다양한 논문이 발표된다. 참가비는 1만원. 문의는 창조신학연구소 홈페이지(www.kictnet.net)로 할 수 있다. ‘이콘 연구소’ 신입생 모집 전문적인 이콘 제작과 작가 발굴·양성을 맡고 있는 ‘이콘 연구소’(가톨릭출판사 신관6층·소장 장긍선 신부)는 3년 과정의 제10기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콘 연구소’는 이콘 제작과 교육은 물론 작품 전시 활동 등 이콘의 의미와 그 아름다움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신청 마감은 2월 10일까지이며 개강은 3월 3일.(02)313-9973.
  • 문학경지로 끌어올린 하드보일드 추리소설

    미국 추리소설 작가 대실 해밋(1894~1961) 소설 전집이 출간됐다. 해밋은 ‘미국 탐정소설의 아버지’, ‘하드보일드 스타일 추리소설의 개척자’ 등 명성을 얻은 작가로, 활동 기간 12년 동안 출간한 작품 5권이 모두 극찬을 받았다. 해밋 소설이 한국 독자를 찾게 된 것은 저작권 보호 기간이 종료됐기 때문. 지난해 7월부터 적용된 저작권법 개정안에 따르면 사후 50년이던 저작권 보호 기간이 70년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이 법안은 유예기간 2년을 두고 있어 2013년 6월 말까지는 종전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덕에 해밋 작품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해밋의 소설이 갖는 장점은 극사실주의. 신문 배달원, 사환, 철도화물관 등 온갖 직업을 거쳐 1915년 핑커턴 탐정사무소 볼티모어 지부에서 탐정으로 일하면서 겪은 일들을 기반으로 했다. 1922년 첫 단편 ‘마지막 화살’을 발표하면서 작가 경력을 시작하고 단편을 연달아 발표한 뒤 1928년 데뷔작 장편소설 ‘붉은 수확’을 완성했다. “턱 일부가 날아가고…또 한 발의 총알은 넥타이와 칼라를 뚫고…한 팔은 구부러진 채 몸통 아래 깔려…” 같은 묘사는 지금 봐도 충분히 ‘하드보일드’(냉혹·비정)하다. 황금가지는 탐정 사무소에서 함께 활동하던 선배 탐정인 제임스 라이트를 주인공으로 한 ‘붉은 수확’과 ‘데인가의 저주’를 비롯해 탐정소설을 문학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세 번이나 영화로 만들어진 ‘몰타의 매’, 밴 다이크 감독의 동명 영화로 잘 알려진 ‘그림자 없는 남자’, 해밋 자신이 최고로 꼽은 ‘유리열쇠’까지 5권을 한꺼번에 냈다. 김우열·구세희 옮김. 각 9000원. 저작권 보호 기간 종료로 한국 독자를 찾은 작가는 또 있다. 최근 출판 봇물을 이룬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다. 민음사는 헤밍웨이의 첫 장편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를 비롯해 ‘노인과 바다’, ‘무기여 잘 있어라’를 줄줄이 냈다. 한겨레출판사는 ‘태양은 다시 뜬다’라는 제목으로 선보였고, 문학동네는 ‘노인과 바다’를 영문판과 묶어 내놓았다. 열린책들을 비롯한 다른 출판사들도 세계문학전집에 포함시킬 작품을 준비 중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길섶에서] 너/주병철 논설위원

    얼마 전 전혀 알지 못하는 어느 출판사가 새로 출간했다며 책 한 권을 보내왔다. 책 제목이 와 닿았다. ‘너’였다. 한 단어가 주는 강렬함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발칙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글쓴이를 보니 정신과 의사였다. 본업보다는 방송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 호기심이 뚝 떨어졌다. 그래서 책상 한 귀퉁이에 쌓아 두었는데, 문득 책이 손에 잡혔다. 내용은 이랬다. 우리는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벅차 ‘너’를 생각할 여유가 없고, 정작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조차 헤아리지 못하는 게 ‘나’라는 존재라는 것이다. ‘나’는 살기 위해 ‘너’라는 존재가 필요하고, ‘너’를 ‘나’만큼 알고 있어야 ‘나’가 살 수 있다고 했다. 인간 세상의 불통이 ‘너에 대한 무지’에 기인한단다. 김춘수의 ‘꽃’이란 시가 오버랩된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행복 찾는 굶주린 영혼 스피노자에게 길을 묻다

    체코 주재 네덜란드 대사로, 성공한 외교관처럼 ‘보이는’ 펠릭스 호프만. 59년 세월을 살아오면서 그에게 남은 것은 ‘허기’뿐이다. 외교관으로 탄탄대로를 달리면서, 첫눈에 반한 마리안을 아내로 맞아 쌍둥이 두 딸이 태어났을 때 이따금 행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딸 에스터가 여덟 살에 백혈병으로 죽고, 하나 남은 미르얌은 헤로인 중독으로 자살했다. 아내와의 대화나 교류는 헛돈다. 이런 감정적 허기가 끝도 없이 밀려올 때, 그는 프라하 관저에서 스피노자 철학책 ‘논고’를 발견했다. ‘나는 마침내 진정한 의미의 선이, 전달될 수 있으며 다른 모든 것들이 없어도 독자적으로 능히 정신을 충족시킬 수 있는 그런 것이 정녕 존재하는지 조사해 보자는 결론에 이르렀다.’ 영혼을 충족시킬 존재, 호프만은 이것을 ‘행복’이라고 단정 짓고 ‘논고’의 장(章)을 좇아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지성파 작가 레온 드 빈터는 ‘호프만의 허기’(지명숙 옮김, 문학동네 펴냄)에서 스피노자가 추구한 사랑과 자연의 근원, 또는 그릇된 가치였던 부와 쾌락에 따라 한 인간이 어떻게 삶을 이어 가고 추락하며, 결국 어떤 ‘자연의 진리’를 찾는지 흡입력 있게 풀어냈다. 소설에서 엿보는 호프만의 시간은 1989년 6월 2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체코슬로바키아의 벨벳혁명(11월)이 일어나기 전부터 베를린 장벽이 붕괴하는 시기로, 책은 1990년에 출간됐다. 그가 묻어 버리고 싶어 한 허기진 20세기는 사실 20년 전 이야기라는 말이다. “이 세기는 사라져 버려야만 하거든. 이 세기가 죽어 없어지는 것을 내 눈으로 기어코 지켜보고 싶다 이거요.” 호프만의 절규가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면 더 절절하겠지만, 지금이라고 다른 느낌이 아니다. “사장(死藏)하기 아쉬운, 여전히 유효한 이야기”라는 출판사의 설명처럼 호프만의 이야기는 공감을 이끌어 내기 충분하다. 다소 씁쓸한 공감이지만. 1만 4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내 바둑에 쉼표는 있었어도 마침표는 없다”

    “내 바둑에 쉼표는 있었어도 마침표는 없다”

    “내 바둑에 쉼표는 있었어도 마침표는 없다.” 반상(盤上)의 승부사 이세돌(29) 9단이 성장 과정과 바둑에 대한 철학 등을 자서전 형식으로 엮은 ‘판을 엎어라’(살림출판사·255쪽·1만 3000원)를 펴냈다. 이 책은 여섯 살 때 아버지로부터 바둑을 배운 이야기를 비롯해 서울로 올라와 프로기사가 되기까지의 과정, 정상 등극과 추락에 이은 재기까지, 바둑판 위에서 20년을 보낸 역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그는 바둑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바라보며 ‘후대에까지 길이 남을, 그리고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예술적인 아름다움을 음미할 수 있는 멋진 명국’을 꿈꾸고 있었다. 이세돌은 “이기고 지는 것은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지만 이세돌답지 않은 기보는 남기고 싶지 않다.”면서 “후회 없는, 부끄럽지 않은 바둑을 두고 싶다.”고 말한다. 전남 신안군의 작은 섬 비금도 출신인 이세돌은 자유분방하면서도 비범하고 당찬 인물로 꼽힌다. 공격적이고 야생마 같은 행보는 천재성을 드러내기에 충분했다. 체제나 관념에 순응하지 않고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도전하는 기질은 반상에서는 물론 대국장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TV 오락프로에 출연해 외도를 하기도 했고 2009년 휴직 선언과 복직 등 여느 프로기사와 다른 행보로 바둑계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12세에 프로에 입문한 이세돌은 28세까지 세계바둑대회에서 13차례 우승을 일궈냈다. 2000년에는 이창호의 벽을 넘어 파죽의 32연승을 내달리며 첫 최우수기사(MVP)상을 받았다. 2009 KB국민은행 바둑리그에 불참한 뒤 6개월간 휴직했다가 2010년 복귀와 함께 24연승을 다시 질주하며 통산 800승 고지에 우뚝 섰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국가대표로 출전,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3개월째 한국 랭킹 1위이며 2년째 상금 랭킹 1위에 올라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주례는 주공이 만들었다?… 공자가 만든 정치적 산물!

    주례는 주공이 만들었다?… 공자가 만든 정치적 산물!

    로타 본 팔켄하우젠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미술사학과 교수의 ‘고고학 증거로 본 공자시대 중국사회’(세창출판사 펴냄)는 세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하나는 공자가 그토록 애지중지했던 주나라 문명, 주례(周禮)의 역사성이다. 그렇게 떠받들 만큼 오래되지 않았다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원래 공자는 예(禮)의 철학자다. 인(仁)은 보편 철학자로서의 공자를 강조하기 위해 후대 사람들이 해석한 키워드다. 역사적 공자는 예, 주례로 정리된 주나라 문명을 중시했다. ●“中고대 문명, 동아시아문명의 요람” 주례는 종법(宗法)제다. 하늘 아래 천자(天子), 천자 아래 공경대부, 이들의 다스림을 받는 사농공상으로 구성된다. 이 종법제에 따르면 온 세상 지배층이 하나의 큰 가족이다. 가족이 화목하면 만사가 잘 풀린다는 말이 단순한 새해 덕담이 아니라 굉장히 정치적인 발언인 이유다. 동시에 혈연관계 대신 이해관계로 움직였던 춘추전국시대에 공자가 냉대받은 이유다. 철학적 공자는 위대한 사상가였을지 몰라도 역사적 공자는 세상이 옛날 같지 않다고 투덜댄 이다. 이런 주례를 창시한 이로 공자는 주 건국자 문왕의 아들 주공을 지목했다. 한데 저자는 고고학 자료를 통해 이를 부인한다. 주례가 주나라 초기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주나라 중기쯤에나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지금은 알지 못하는 이유로 주나라 중기 왕위 계승에 문제가 생겼고, 이걸 바로잡은 과정에서 주례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공자가 주례를 마치 주나라 초기부터 있었던 것처럼 말한 까닭은 주례의 절대화, 신성화라는 정치적 의도 때문이었다고 본다. 저자는 공자와 유가그룹이 노나라 출신, 즉 주공을 시조로 삼는 나라 출신임을 지적한다. “자신들의 신분 등급으로는 도달할 수 없었던 사회적 영역과 특권을 얻으려는 계급적 이해를 표현한 것”이라는 얘기다. 두 번째는 그렇다고 해서 저자가 주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척하진 않는다는 점이다. 주나라 문명은 강력하고도 지배적이었다는 얘기다. 초(楚)와 진(秦)을 예로 든다. 문헌자료는 초와 진을 변방 오랑캐 비슷하게 취급한다. 말투나 복장,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진의 경우 북방 민족과 무척 가까웠기 때문에 한국 상고사를 높이 평가하는 이들은 ‘대쥬신’이란 이름으로 우리 민족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조금 더 확대하자면 진시황은 우리의 먼 친척뻘이라는 얘기다. ●‘고고학, 역사학 보조학문’ 세태에 반기 그러나 저자는 이를 부인한다. “고고학 기록에 반영된 진 사회 전체는 주의 사회적 틀에 완전히 통합됐다고 강조할 필요”가 있고 이것이 “통일된 진 제국의 건국과 함께 중국의 문화적 주류로 체현됐다.”고까지 한다. 물론 왕족 혹은 지배층이 우리와 먼 친척뻘이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고고학적 분석을 통해 봤을 때 이들은 주나라 문명에 이미 완벽하게 동화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혈통이 다르다 해서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말이다. 번역을 맡은 심재훈 단국대 사학과 교수는 “동북공정에 대한 반작용 때문에 한국 고대사 과대 포장, 중국 고대사 과소평가가 너무 심해진 경향이 있다.”면서 “그리스·로마문명이 서구 문명의 뿌리이듯 중국 고대 문명이 동아시아 문명의 요람이라는 점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자 마케팅에 열 올리는 현대 중국의 모습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저자가 왜 이런 결론을 내리는지 살펴보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눈에 띄는 부분은 저자가 ‘사회고고학’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고고학이 문헌을 중심으로 한 역사학의 보조 학문으로 여겨지는 세태에 대한 비판이다. 문헌은 글을 다루고 기록을 남길 수 있는 특권층의 편향된 자료다. 그래서 오직 고고학적 발굴 성과로만 과거 사회상을 재구성해 보자는 게 사회고고학이다. 유물에 나타난 양식상의 변화를 따라서 무슨 유물만 발굴됐다 하면 양식에 따른 편년 체계를 따지는 고고학에 답답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속이 뻥 뚫릴 주장이다. 번역자 심 교수가 “저자의 주장에 100% 동의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 학계에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 자신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조건이 붙는다. 고고학 자료 역시 왜곡의 위험이 있다. 해서 도굴 피해가 적은 촌락 단위의 거대 묘지군에 대한 발굴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물에 대한 통계 분석 작업을 통해 인구사회학적 추정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조건에 들어맞는 발굴 자료를 토대로 저자는 자신의 주장을 펴 나간다. 덕분에 형태는 논문집인데 읽기는 추리소설 같다. 2009년 미국고고학회 최우수도서상을 받았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서울플러스]

    어린이보호구역 15곳 지정 성북구(구청장 김영배) 어린이집 9곳과 유치원 6곳 주변을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구역에는 보호구역 지정을 알리는 통합표지판 204개를 설치하고 총 3048㎡에 유색 미끄럼 방지 포장도 시행된다.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보도 설치와 어린이보호구역 노면표시도 뒤따른다. 교통행정과 920-3967. 故 박병선 박사 초대석 진행 마포구(구청장 박홍섭) 18일 구립 서강도서관에서 외규장각 의궤 반환운동을 주도한 고 박병선 박사를 되새기는 도서관 초대석을 진행한다. ‘직지와 외규장각 의궤의 어머니 박병선 박사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오승현 글로연 출판사 편집장, 공지희 작가, 김지안 일러스트레이터 등 전기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이 초대된다. 구민이 아니더라도 선착순으로 50명이 참가할 수 있다. 교육지원과 3153-8964. 납축 배터리 무상복원 시행 구로구(구청장 이성) 저소득층 자동차, 구 행정차량 등 총 1024대를 대상으로 납축 배터리 무상 복원 사업을 시행한다. 이번 사업은 납축 배터리 복원회사 ㈜턴투의 기술 기부로 이뤄지며 복원을 통해 배터리 수명을 2~3년에서 4~6년으로 연장할 수 있다고 구는 설명했다. 지역경제과 860-2856.
  • 암기 위주 수학교육 올해부터 확 바뀐다

    암기 위주 수학교육 올해부터 확 바뀐다

    공식 암기와 반복적인 문제풀이 위주로 진행돼 온 초·중·고교의 수학교육이 전면 개편된다. 수학은 ‘공식을 외워 문제를 푸는 과목’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수학교과서는 원리를 실생활과 연계해 이야기처럼 풀어내는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쉽고 재미있게 새로 제작된다. 수학을 못하는 학생을 위해 전·현직 교사와 교수들로 구성된 수학클리닉도 개설된다. 수학시간에 계산기나 컴퓨터를 활용하는 연구시범학교도 운영된다. 특히 교육과정에서 선행학습형 시험을 출제하는 등 입시위주의 수학교육을 하는 학교에 대해 제재가 이뤄진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0일 수학의 흥미를 높이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학교육 선진화 방안’을 마련했다. 해방 이후 처음 있는 수학교육 혁신이다.초등학교는 오는 3월 새학기부터, 중·고교는 내년부터 본격 적용된다. 정부는 민간출판사가 참고할 수 있는 모델 교과서를 올해 안에 개발하기로 했다. 우선 수학과 사회·음악·미술 등 다른 과목과의 통합교수학습이 시도된다. 미술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수학적 요소를 깨닫게 하거나 선거구 획정에 쓰이는 수학적 기법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초등학교의 일부 단원에 스토리텔링 기법을 쓰고, 중·고교에는 스토리텔링 모델 교과서를 제작해 보급하기로 했다. 암호 제작 과정에 사용되는 수학적 원리나 우리 조상들의 수학적 사고방식 등을 이야기로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는 학습법이다. 게다가 계산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풍토를 없애기 위해 중·고교의 수학 시간이나 과제 수행 때 계산기나 컴퓨터 등 공학도구를 사용하는 연구시범학교도 지정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시·도 교육청과 공동으로 수학 교육과정 운영 실태를 연 2회 일제 점검,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제출받아 교육과정에 맞게 출제했는지와 선행학습 유발 요인은 없는지 등을 살피기로 했다. 교과부 측은 “진도보다 앞선 과정을 출제, 사교육을 부추기는 학교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제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李대통령, 노무현 따라해놓고 최초라고 주장”

    “李대통령, 노무현 따라해놓고 최초라고 주장”

    “내가 남편에게 야단칠 일을 가지고 국가가 왜 나서서 야단인지 모르겠다.”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세인들 입에 오르내린 변양균(63)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한 아내의 반응이다. 사건 이후 침묵했던 변 전 실장이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바다출판사 펴냄)을 내놨다. 여기서 신정아 사건에 대해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변 전 실장은 신정아 사건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거나 변명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의 불찰이고 뼈아픈 잘못이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참혹할 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불찰이고 잘못이었다.”면서 “그런데 대통령과 내가 몸 담았던 참여정부에 그토록 큰 치명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언급했다. “정치적 사건으로 그처럼 악용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란 주장이다.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한 강한 불만도 드러냈다. 검찰이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아내와 아들까지 소환”했을 뿐 아니라 “여든 넘은 집안 할머니도 불렀다.”고 했다. 또 수십 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투입된 것을 두고 “국가 반역죄라 해도 그렇게 많이 동원될까.”라고 물었다. 권력을 남용하고 뇌물을 받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근거 없는 소설”이라 일축했다. “법원에서 신정아씨와 관련된 문제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의혹은 “누명과 억측”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책을 쓴 이유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참회다. 변 전 실장이 사표를 내던 날, 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이, 다음날 권양숙 여사가 아내를 따로 불러 따뜻하게 위로해준 사실도 밝혔다. 서민과 경호원들에게 불편을 줄까봐 ‘서민 배려 쇼’를 절대 거부하고, 헬기를 이용하고, 지하주차장을 이용했던 모습도 그렸다. 또 국무회의 때 직접 커피를 타 마시며 주변 사람들과 친근하게 소통했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도 전했다. “나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똑같이 따라하면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라고 홍보한 걸 봤다.”는 언급과 함께. 그랬던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아내에게야 평생 사랑으로 대신할 길이 있겠지만, 먼저 가신 노무현 대통령께는 참회할 방법이 없게 됐다.”고 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36) 목졸려 살해된 시신, 라면박스만 없었어도… 범죄가 흔적을 남기기 위해… 35) 그녀와 만난 남자는 모두 죽는다 마약에 눈먼 20대 명품녀의 엽기적 살인행각 34) 하얀 피부와 사후강직이 일러준 토막살인의 진실 전철역 화장실에 유기된 30대女의 시신 33) 억울한 10대 소녀의 죽음…두줄 상처의 비밀 추락에 의한 자살? 몸을 통해 타살 증언하다 32) 살해된 20대女의 수표에 ‘검은 악마’의 정체가 담기다 완전범죄를 꿈꾸던 엽기 살인마 31) 최악의 女연쇄살인범 김선자, 5명 독살과 비참한 최후 청산염으로 가족, 친구 무차별 살해 30) 동거女 잔혹하게 살해한 30대, 시신이 물속에서 떠오르자… 살인후 물속으로 던진 사건 그후 29) 살인자가 남기고 간 화장품 향기, 그것은 ‘트릭’이었다 강릉 40대女 살인사건의 전말 28) 소리없이 사라진 30대 새댁, 알고보니 들짐승이… 부러진 다리뼈가 범인을 지목하다 27) 40대 여인 유일 목격자 경비 최면 걸자 법최면이 일러준 범인의 얼굴 26) 목졸리고 훼손된 60대 시신… 그것은 범인의 속임수였다 ‘파란 옷’ 입었던 살인마 25) 그녀가 남긴 담배꽁초 감식결과 놀라운 사실이 살인 현장에 남은 립스틱의 반전 24) 택시 안에서 숨진 20대 직장女 살인범은 과연… 돈 버리고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23) 살인현장에 남은 별무늬 운동화 자국의 비밀 60대 노인의 치밀한 트릭 22) 70% 부패한 시신 유일한 증거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1) 자다가 갑자기 세상을 뜨는 젊은 남자들…누구의 저주인가? 청장년 급사증후군의 비밀 20) 아파트 침대 밑 女 시신 2구…잔인한 ‘진실게임’ 결과는? 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19) 자살이라 보기엔 너무 폭력적인 죽음…왜? 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18) 헤어드라이어로 조강지처 살해한 50대의 계략… 몸에 남은 ‘전류반’은 못 숨겼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토막살인범 잡고보니 바다에서 건진 시신 신원찾기 16) 이태원 옷집 주인 살인사건…20대 여성이 지목한 범인은? 찢어진 장부의 증언 15) 무참히 살해된 20대女…6년만에 살인범 잡고보니… 274만개의 눈이 잡은 연쇄살인범의 정체 14) 백골로 발견된 미모의 20대女, 성형수술만 안 했어도… 가련한 여성의 한 풀어준 그것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이 범인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증거는 11) 자살한 40대 노래방 여주인, 살인범은 알고 있었다 생활반응이 알려준 사건의 진실 10) 소변 참으며 물 마시던 20대女, 갑자기 몸을 뒤틀며… 생명을 앗아가는 ‘죽음의 물’ 9) “그날 조폭은 왜 하필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8) 변태성욕 30대 살인마의 아주 특별한 핏자국 혈흔속 性염색체의 오묘한 비밀 7) 정자가 수상한 정액…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6) 천안 母女살인범, 현장에서 대변만 보지 않았더라도… ‘미세증거물’ 속에 숨은 사건의 진상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여성의 사연 4) 살해당한 아내의 눈속에 담긴 죽음의 비밀… 흔해서 더 잔인한 위장 살인의 실체는 3) 친구와 함께 차안에서 아내에 몹쓸짓 한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전체 시리즈 목차보기 (클릭)
  • [길섶에서] 난쏘공/이도운 논설위원

    잘못 본 줄 알았다. 2012년 1월 8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 광화문 교보문고의 베스트셀러 전시대. 국내소설 부문 맨 아래인 16위 자리에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숨은 듯 놓여 있었다. 1970년대 말과 1980년대 초의 시대상을 대표하는 소설. 저자 조세희가 “시대가 너무 아파서 내지른 간절하고 피맺힌 절규”였다고 스스로 소개한 책이다. 책을 집어들어 앞·뒷장부터 훑어봤다. 초판은 1978년 ‘문학과 지성’에서 찍었다. 이날 집어든 책의 출판사는 ‘이성과 힘’으로 바뀌어 있었다. 사무실에 돌아와 검색해 보니 1996년 100쇄를 돌파했다는 기사가 보였다. 유신 말기에 태어나 5공화국을 관통했던 소설이 21세기를 12년이나 지난 시점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까닭은 무엇일까. 우선 소설 자체가 가진 힘이 클 것이다. 또 현재의 상황이 1970, 80년대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민주주의라는 구호가 되살아나고, 서민의 삶은 팍팍한 현실이 난쏘공을 부활시킨 셈이다.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與 소외계층 대변 국민대표 영입을”

    아르바이트에 내몰리는 20대 대학생,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30대 중반 실업자, 육아 문제로 경력 단절의 경험을 지닌 여성 등 소외계층의 대표들이 10일 여의도 한나라당사에 모였다. 이들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소외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국민의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인재영입위원회는 이날 ‘(한나라당이 경청해야 할) 소외된 대한민국 국민의 목소리’라는 주제로 제2차 워크숍을 열어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를 가졌다. 성과 연령, 직업별로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을 대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직접 당사자들의 얘기를 들어보자는 취지다. 조동성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올해는 공천 방식을 기존대로 75% 진행하고 20~30대, 여성, 소외계층 등을 대변하는 사람들에 25%를 반영하고, 다음 선거 때는 25% 비율을 50%로 높이는 등 단계적인 방식으로 적용하는 방안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첫 번째 발표자로는 인천 인재재능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인 최영(20·여)씨가 나섰다. 최씨는 대학생들이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현실을 비판한 뒤 “젊은층과 서민들의 마음을 진심으로 헤아려 줄 수 있도록 소통에 능한 분을 국민의 대변자로 모셔야 한다.”면서 “각계각층을 대변할 수 있는 농민 협의체나 한부모가정 협의체 등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현재 정치권의 공천과 관련해 “현재 당 내에서 이뤄지는 공천제도는 지역 주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못한다.”면서 “공천권을 지역 주민에게 양도하고, 국회의원의 4년 임기 동안 공약 이행사항에 대한 점검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신과 경험을 공유한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두 번째로 발표한 청년실업자인 김광섭(35·청년백수연대 회원)씨는 “청년 실업을 경험한 사람들의 대표를 뽑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겠지만, 같은 경험을 공유한 분들을 모아 기관을 만들어서 대표를 뽑으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어 발표한 이은경(47·여·A출판사 대표)씨는 육아 문제로 경력이 단절된 뒤 재취업에 계속 실패했던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은 뒤 “비례대표를 선출할 때 경력 단절 경험이 있는 여성을 따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官 간섭 없으면 동화축제 성공할 것”

    “官 간섭 없으면 동화축제 성공할 것”

    “서울동화축제는 이미 절반의 성공입니다. 관(官)에서 간섭하지 않는다니까요.” 강우현(58) ㈜남이섬 대표이사는 27일 광진구 광장동 한강호텔에서 열린 서울동화축제 추진위원회 발족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축제는 내년 4월 27일~5월 7일 능동 어린이대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그는 “처음엔 광진구에서 왜 동화축제를 여느냐고 생각했지만 김기동 구청장과 만나 속내를 들여다보니 세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고 자신했다. 선거철만 앞두면 편가르기나 거짓말을 일삼는 정치판에 던져줄 메시지가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금방 들통 날 거짓말을 동화라고 부른다. 어린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심는 무대로 승화시키고 싶다.”는 포부에서 잘 드러난다. 동화를 통해 사람들 심성이 좋아지고 세상의 편견과 오해도 사라지기를 바란다는 얘기다. 또 “디자인 서울이 뿌리를 내리지 못한 것은 시민과 동떨어진 엘리트 디자인이었기 때문이다. 동화야말로 생활 디자인 아니겠느냐.”고 역설했다. 그는 축제추진위원장직을 맡는 대신 조건을 걸었다. 관이 주도해선 안 된다고 못 박았다. 동화적 상상력은 마음에서부터 동(動)해야 하기 때문이다. 위원회도 제한하지 않고 시민, 다국적 관계자까지 포함시켰다. 이왕이면 국제적인 축제로 만들자는 뜻이다. 수잔나 삼탁 오 대통령직속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대성그룹 부사장·미국), 아마드 카이루딘(말레이시아) IBBY 회장, 하나무라 오사카부립대학 교수(일본)를 참여시킨 이유도 이와 맞닿았다. 그러면서도 작은 실천으로 첫걸음을 떼자는 구상이다. 세계동화책전시회나 스토리텔링 콘서트, 동요페스티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기에 앞서 우선 집에 놔두고 보지 않는 책, 읽은 책을 교환하는 장을 마련하거나 출판사 창고에 쌓인 재고물량을 내놓고 책으로 만든 집을 선보이는 등 책과 늘 가까이 하고 책과 놀 수 있는 한마당을 기획하고 있다. 축제에 앞서 주민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동화아카데미 강좌를 열어 분위기를 띄울 예정이다. 그는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도록 동화책을 출판하면 세제혜택을 줘 출판계를 들끓게 하고, 음식점에 책을 비치해 책 읽는 환경을 만드는 일부터 해야 한다.”고 장기적인 플랜까지 제안했다. 김 구청장은 “단순히 축제 아닌 의지를 모으는 문화창출에 고민을 거듭했다.”며 “서울시에서 주최하겠다고 탐내는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심부름꾼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9) ‘범신론’ 사상가 스피노자

    [고전 인물로 다시 읽기] (39) ‘범신론’ 사상가 스피노자

    1677년 네덜란드 헤이그. 판 데르 스픽은 자신의 집에 하숙했던 친구의 책상을 조심스레 포장하기 시작했다. 방금 전 그는 시신도 없는 텅 빈 관(棺)으로 친구의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온 참이었다. 친구의 시신은 교회에 안치되어 있던 중 도난당했다. ‘신을 모독한 불경스러운 자’라는 꼬리표가 시신 역시 편치 못하게 한 게 틀림없었다. 그 친구는 몇 주 전, 자신이 죽으면 책상을 암스테르담의 한 출판사에 보내 달라고 부탁했다. 포장재에는 어떤 것도 적지 말고 세관에 내용물을 신고하지도 말아달라는 당부와 함께. 조심성 많은 친구의 도움 덕에 책상은 무사히 출판사에 도착했다. 그리고 얼마 후 ‘에티카’라는 한 권의 책이 출간되었다. 하지만 그 책은 곧 금서로 지정돼 압수되었다. 비록 익명으로 출간되었지만, 사람들은 그 글의 주인이 누군지 바로 알아보았던 것. 그 책의 저자는 ‘베네딕투스 스피노자’였다. 베네딕투스가 불경한 자로 낙인 찍힌 것은 1656년, 그의 나이 겨우 24세가 되던 해였다. 그는 종교재판을 피해 에스파냐에서 포르투갈로, 그리고 다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이주한 유대인 상인 집안에서 1632년에 태어났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아버지가 아들에게 준 이름은 ‘바뤼흐’. 이 말은 히브리어로 ‘축복받은 자’라는 뜻이었다. ●불경한 자에게 저주가 있으리니 당시 신생 공화국이었던 네덜란드는 유대인 상인들을 받아들여 번영을 이루고자 했다. 하지만 이 공화국은 종교와 인종에 관용적이었던 만큼 한계 또한 분명히 규정하고 있었다. 유대인들은 기존의 신앙 이외에 이단적 교리를 만들면 안 된다는 것. 그런데 바뤼흐 스피노자는 이 금지의 선을 넘어버렸다. “낮에도 그에게 저주가 있을 것이고, 밤에도 그에게 저주가 있을지어다. 그가 앉아 있을 때에도 저주가 있을 것이고, 그가 일어서 있을 때에도 저주가 있을지어다. 그가 밖에 나가도…그가 안에 있어도 저주가 있을지어다. 신은 그를 용서치 않을 것이며…모든 천계의 저주를 통해 그를 전체 이스라엘 부족으로부터 격리시킬 것이다.” 스피노자가 신성모독의 발언들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해지자, 유대인 공동체는 그의 파문을 결정했다. 하지만 스피노자가 태어난 이후 발생한 14건의 파문 중 이와 같은 분노의 파문서는 없었다. 그것은 공식적인 책이나 가르침을 퍼뜨린 적 없는 청년이 받기에는 너무나 가혹한 저주였다.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파문을 전후해 회개하고 돌아오는 것이 상례였다. 요컨대 파문은 일종의 경고였던 셈. 그러나 스피노자는 ‘회개’하지 않았다. 돈을 주겠다는 회유도, 격리시키겠다는 협박도, 암살 기도의 공포도 그를 움직이지 못했다. 스피노자는 부모님의 침대를 제외한 모든 상속을 거부했고, 유대인의 흔적을 없애려고 라틴어 ‘베네딕투스’로 이름을 바꾸었다. 그리고 평생토록 이 파문 사건에 대해 어떤 억울한 심정도, 항변도 토로하지 않았다. 스피노자는 그저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에게 열려 있는 길로 기쁜 마음으로 들어서련다.” 신성모독죄에도 불구하고, 스피노자는 자신을 그 누구보다 신을 사랑하는 자라 여겼다. 그는 신의 뜻에 따라 살기를 원했다. 신이란 말 그대로 무한하고 절대적이고 완전한 존재다. 그런 존재는 외부의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완전한 자유 속에서 자족적인 삶을 영위할 것이다. 요컨대 신이란 스스로 그러한 존재인 자연 그 자체며, 세상 만물 속에 깃들어 있다. 인간이 성취해야 할 것은 신의 본성에 따라 사는 것, 즉 자유로운 삶이었다. 스피노자에게 자유로운 삶을 일구는 것이야말로 구원이었다. 하지만 기존 교회 속의 신은 복종을 원했다. 스피노자가 보기에 그러한 신은 인간을 자유가 아닌 예속 상태에 두기 위한 상상의 작품이었다. 교회는 응답하고, 심판하고, 처벌하는 신, 즉 인간화된 신을 꾸며냈다. 스피노자에게 공화국이란 종교의 예속과 반대되는 자유를 의미했다. 전제군주와 결탁한 교회의 종교적 핍박을 피해 유대인들이 정착했던 자유의 국가. 바로 이곳 네덜란드가 그러한 공화국이었다. 하지만 그 공화국은 1669년 스피노자의 친구인 쿠르바흐에 대한 종교적 탄압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은 이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응답이었다. “전제주의 최고의 비결이자 그것을 떠받치는 큰 기둥은 사람들을 계속 기만의 상태에 처해 있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억압될 수밖에 없게끔 공포를 조장하고 그것을 종교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포장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들은 마치 그것이 구원인 양 오히려 자신들의 예속을 위해서 싸우게 될 것이다.” 전제주의를 이끄는 원리가 공포라면, 공화국의 존립 근거는 무엇보다도 자유에 있었다. 그렇다면 쿠르바흐에 대한 탄압을 공모한 공화국은 스스로 자기의 존재 근거를 무너뜨려버린 셈이었다. 자유에 대한 억압, 그것은 곧 공화국의 종말을 의미했다. 스피노자의 이러한 우려는 2년 후 현실로 드러난다. ●자유인, 그 불온한 자 1672년 프랑스의 침공에 네덜란드는 가까스로 나라를 지켰다. 하지만 전쟁은 사람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죽음과 기근이 만연했다. 이 절망의 틈새를 군주제를 원했던 오란예 집안이 파고들었다. 그들은 위기의 원인을 공화국의 탓으로 돌렸다. 폭도로 변한 군중은 공화국의 지도자인 데 비트 형제를 거리로 끌어내 처참하게 살해하고, 살점은 구워 먹거나 기념품으로 팔았다. 비통함에 빠진 스피노자는 ‘극한의 야만인들’이란 격문을 들고 거리로 나서려 했지만 하숙집 주인이자 친구는 방문을 걸어 잠그고 완강히 스피노자를 막아 세웠다. 왜 군중은 자신들의 자유를 보장해 주는 공화국을 거부하고 전제주의라는 예속을 향해 달려가는가. 스피노자는 공화국이 무너지는 것을 보며 알았다. 자유는 국가가 ‘보장’한다고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각자가 자신의 삶에서 자유를 ‘구성’하지 않는 한, 어떤 국가 체제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스피노자는 자신의 생각을 ‘에티카’에 적어내려 간다. ‘에티카’는 수학책을 방불케 하는 공리와 정의, 증명들로 가득하다. 이 건조한 윤리학의 주제는 우리의 감정이다. 스피노자에게 자유인의 열쇠는 감정에 있었다. 감정이란 우리 신체에 일어나는 변용에 대한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감정에 휘둘리며 산다. 요컨대, 우연적인 외적 원인에 끌려다니는 수동적 상태다. 그렇기에 “더 나은 길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더 나쁜 길을 따라”간다. 자유인이 된다는 것은 이 수동적 신체를 능동적이게 만드는 것이었다. 권력은 오로지 수동적 신체를 통해서만 작동할 수 있었다. 그들은 돈과 명예, 신의 이름으로 쾌락과 절망, 희망과 공포를 조장함으로써 우리에게 복종을 이끌어냈다. 지배자들에게 두려운 것이 있다면 그것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자신들이 작동할 수 없는 능동적 신체를 가진 자유인이었다. ‘에티카’는 단지 자유인이라는 자기 구원을 위해 능동적 신체를 구성하는 길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길이야말로 지배자들에게는 불온한 것이었다. ●자유를 생산하는 앎과 삶 스피노자는 1676년 하이델베르크의 교수직 제안을 거절한다. 그에게 대학이란 기존의 법과 종교의 계율 위에서 작동하는 공간일 뿐이었다. 대학은 철학함의 자유를 제한할 뿐 아니라, 자유의 철학을 생산하기에도 부적합한 곳이었다. 대학교수직을 거절한 스피노자는 하숙집 책상 위를 자기의 공부 현장으로 삼았다. 지인들과 주고받는 편지와 만남은 그 자체로 배움의 과정이었다. 그는 대학 강당 대신 헤이그의 하숙집에서 조용히, 하지만 뜨거운 열정으로 자유인의 삶을 만드는 공부를 멈추지 않았다. 스피노자는 말한다. “자신이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동안, 사실은 그것을 하기 싫다고 다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실행되지 않는 것이다.” 그는 국가나 돈, 명예나 신, 그 무언가에 의해 미래에 찾아올 자유를 꿈꾸지 않았다. 미래로 유예된 자유란 존재하지 않으며, 그런 자유란 자신의 게으름에 대한 변명일 뿐이었다. 시신마저 사라진 뒤 스피노자의 이름으로 남은 것은 바지 두 벌, 셔츠 일곱 장, 손수건 다섯 장뿐이었다. 예속에 대한 단호함과 자기 구원의 열정. 그리고 자유인의 소박하지만 정갈했던 삶. 바로 이것이 혁명을 외친 적 없었던 스피노자를 역사상 가장 위험한 철학자의 한 사람으로 남게 했다. 남산 강학원 연구원 신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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