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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마당] 영상시대의 문화잡지 ‘쿨투라’/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문화마당] 영상시대의 문화잡지 ‘쿨투라’/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

    지난 2005년 여름이었다.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가 급히 연락해 서울 남산의 한 작은 찻집에서 만났다. 문학 소녀였던 그 친구는 20년 넘게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었고, 여전히 문학 관련 책을 출간하는 데 매진하고 있었다. 베스트셀러는 언제 낼 거냐는 말을 심심찮게 듣곤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뚝심 있게 한길을 걸어온 든든한 친구였다. 만나자마자 이 친구는 “문화 계간 잡지를 만들자.”며 진중하게 말을 끄집어냈다. 작심을 한 듯이 나를 설득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생각해 온 것을 도마에 올려놓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슨 황당한 이야기를 하냐며 손사래를 쳤다. 요즘 같은 영상시대에 문화 잡지를 누가 읽느냐며 만류했다. 이미 문학평론가이자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김서영을 비롯해 미술평론가 강수미를 끌어들여 놓고 나에게 찾아온 터였다. 그는 대중문화와 음악만 들어오면 다양한 문화 장르에 대한 담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나는 1년도 버티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문화 잡지가 발행되지 않았고,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무모한 짓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2006년 문화계간지 ‘쿨투라’ 봄호가 출간되었다. 그리고 6년이 흘렀다. 2012년 ‘쿨투라’ 봄호가 지난달 27일 발간되었다. 벌써 통권 25호다. 계절을 맞을 때마다 토해 낸 문화 전령의 활자는 25권의 책으로 독자들과 만남을 거듭했다. 거짓말 같은 현실이었다. 문화 관련 단체 등의 어떤 도움도 없이, 책 광고 한 번 없이 이어 온 국내 유일의 문화 전문 계간지의 발자취였다. 이 기적 같은 일은 책을 낼 때마다 적자를 감수한 출판사와 편집위원들의 사명감과 자긍심, 또 소수 독자들의 격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고독과 사투하는 마라토너의 길을 뛰어온 세월이었다. 그간 쿨투라의 편집위원은 문학평론가 이재복, 홍용희, 영화평론가 전찬일로 바뀌어 명맥을 이어 왔다. 문화의 의미를 담고 있는 ‘쿨투라’는 그간 문학, 영화, 미술, 대중문화 등 서로 다른 문화의 영역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글쓰기를 지향해 왔다. 거창한 담론을 내세우기보다는 현재의 살아 움직이는 문화적 역동성을 읽어 내고 전망을 모색함과 동시에 대중의 문화적 기호를 이끌 수 있는 문화 전문지로서의 자세를 견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한류와 관련한 김지하 특집 좌담과 각 방면의 전문가들이 대한민국 문화축제 지형도를 그려 낸 기획은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여름 ‘쿨투라’가 뉴욕에서 개최한 한류 좌담과 시네토크, 박제동 화백 전시회 등은 해외에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의미 있는 일로 평가받았다. 지난달 27일 저녁 남산 문학의 집에서 출판 기념회가 있었다. ‘쿨투라’ 봄호와 ‘오늘의 시’, ‘오늘의 소설’, ‘오늘의 영화’ 단행본이 함께 출판된 자리에는 김승옥, 윤후명, 안도현 등 문학인들과 이장호 감독, 영화 ‘완득이’의 이한 감독, 영화평론가 유지나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인들이 참석했다. ‘쿨투라’가 여러 문화 장르를 넘나든다는 말을 실감케 하는 대목이었다. 이날 이장호 감독은 “영화 시상식을 많이 다녀봤지만 전 장르에 걸쳐 문화예술인이 함께 모여서 하는 행사는 드물다.”면서 “20년 전 영화를 만들 때 만났던 김승옥, 윤후명 등 작가들을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나니 옛날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라며 감회에 젖었다. 그는 또 “돈도 되지 않는 문화 잡지를 만들고 시, 소설, 문학뿐만 아니라 영화에까지 걸쳐 한 해의 결과를 집계하고 작가와 감독에게 상 주는 것을 작은 출판사가 6년 이상 해 왔다는 것은 여간 의미가 깊지 않은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회성과 급변성이 대세인 영상시대의 광풍 속에 활자의 힘으로 문화를 끌어안고 가는 이 작은 책의 의미는 우리가 걸어온, 우리 문화의 지형도를 기록하고, 그 대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데 있다. 그 본연의 모습으로 힘든 6년을 버텨 왔고 또 그렇게 걸어갈 것이다.
  • 김창렬 주교 60년 종교생활 묵상집 2권 출간

    천주교 제3대 제주교구장을 지낸 김창렬 주교가 60여년간 사제와 은수자의 길을 걸으면서 건져 올린 묵상집 ‘은수잡록’과 ‘밀어’를 나란히 세상에 내놓았다. 황해도 연백 태생인 김 주교는 1953년 사제 서품을 받고 가톨릭대 교수와 가톨릭중앙의료원장, 가톨릭대학장을 역임한 뒤 1983년부터 2003년까지 제주교구장을 지냈다. 은퇴 이후 제주도 ‘새미 운동의 동산’에서 은수 생활을 하고 있다. ‘은수잡록’은 50년에 걸친 사제 생활 중 얻은 깨달음과 고찰을 묶은 묵상집이다. “나의 제1의 성소는 기도”라고 할 만큼 기도에 충실한 김 주교가 신앙과 하느님에 대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적은 글들을 모았다. 하느님만을 향한 삶을 반추하며 쓴 글들은 때로는 충고하듯 때로는 위로하듯 말을 건네며 독자들을 묵상으로 인도한다. ‘모든 사람이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간다. 즉 고통 속에 인생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 고통들이 모두 다 십자가는 아니다. 십자가의 재료이기는 하지만 결코 십자가는 아닌 것들이다.’(나의 십자가)/‘나는 감사가 우리와 하느님의 관계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는 인생에는 사랑과 평화와 기쁨이 자리 잡을 것이다.’(감사는 나의 또 하나의 성소) 스스로 하느님의 어릿광대임을 자처하며 살아왔다는 김 주교가 경험과 사색을 통해 전해 주는 올바른 신앙에 대한 이정표는 ‘밀어’에서 더 또렷하게 드러난다. ‘밀어’는 1998년 출간한 ‘그의 소리 나의 소리’를 가난, 감사, 겸손, 구원, 기도 등 20가지 주제로 분류해 새롭게 엮은 묵상집이다. 하느님 앞에서 깨닫게 되는 내면의 소리들을 하느님이 직접 전하는 형식으로 적어간 기록이다. ‘너는 항상 기억하여라. 하나하나의 일에 내 손길이 있고 내가 보살피고 있음을. 그러니 너는 서두르지 마라. 불안해하지 마라.’(섭리)/‘사랑의 본질은 우리의 능동성과 하느님의 수동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반대로 하느님의 능동성과 우리의 수동성에 있는 것이다.’(사랑). 가톨릭출판사. 각 권 1만 2000원, 7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해리포터 작가, 올해 말 공개하는 새 소설 계약금 무려…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로 일약 ‘월드스타 작가’에 오른 조앤 K. 롤링이 이번엔 성인을 겨냥한 소설을 발표하겠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롤링이 1997년 발간한 시리즈 첫 번째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은 영화제작으로 이어져 그야말로 전 세계에 ‘해리포터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7권의 해리포터 시리즈는 67개 언어로 번역돼 4억 5000권이 넘게 팔렸으며, 특히 2007년 발간된 마지막 시리즈는 발간 첫 날에만 1100만 부가 팔려 인기를 입증했다. 롤링은 해리포터를 보며 자란 아이들이 이제는 성인이 된 만큼 해리포터와는 다른 이야기를 보길 바란다고 생각한다며, 차기작은 해리포터와는 전혀 다른 소설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직 명확한 스토리나 캐릭터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지만 이미 새 출판사와 계약을 마친 상태며, 500만 파운드(약 88억 5000만원)이라는 엄청난 계약금이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유명서점인 워터스톤의 한 관계자는 “롤링의 독자층이 매우 넓고 그 수가 방대해 차기작 역시 출판업계에서 엄청난 파워를 과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롤링의 새 작품 소식은 기존 해리포터 독자층과 출판업계 뿐 아니라 영화계의 관심도 한 몸에 받고 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다니엘 레드클리프, 엠마 왓슨, 로버트 패틴슨, 루퍼트 그린트 라는 월드스타가 한꺼번에 배출됐기 때문. 롤링은 “해리포터의 성공은 내게 ‘새로운 영역에 대한 자유로운 탐구’라는 선물을 가져다 줬다.”면서 “새 소설은 해리포터와 완전히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롤링의 새 소설이 발간된다는 소식을 들으니 매우 흥분된다. 해리포터 시리즈가 아니어도 좋다.”면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한편 ‘전 세계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알려진 ‘해리포터’의 원작자 조앤 K. 롤링의 새 소설은 이르면 올해 말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형설지공’… 학생들에게 희망을

    강남구는 24일 오후 3시 30분 구청 회의실에서 ‘강남구 인터넷 수능방송’(강남인강) 회원 중 학업 성취도가 높은 수강생 59명을 선발해 장학금 4000만원을 전달한다고 23일 밝혔다. 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강남인강을 통해 꿈을 이룬 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학 합격 부문에서 19명을 선정해 최우수 학생 1명에게 200만원, 우수 학생 18명에게 100만원씩의 장학금을 준다. 또 성적 우수 부문에 선정된 10명에게는 50만원씩의 장학금을 전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성적 향상이 두드러진 학생 30명에게 각각 5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한다. 대학 합격 부문 최우수상을 받는 김나운(18·경북 문경여고 졸)양은 과외나 학원 수업을 받을 수 없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오로지 강남인강으로만 공부해 연세대 화공생명공학부에 당당히 합격했다. 2004년 개국한 강남인강은 중학교 2·3학년 내신 강의와 고등학교 내신 및 수능 강좌, 논술 강좌 등 700여개 강좌를 연회비 3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 언제 어디서나 누구든지 수강할 수 있는 인터넷 교육 사이트다. 현재 회원 140만명이 가입했다. 장학금은 강남인강 교재 제작을 맡은 출판사에서 후원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지관스님 ‘가산불교대사림’ 13권 빛보다

    지관스님 ‘가산불교대사림’ 13권 빛보다

    지난달 2일 입적한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왼쪽) 스님의 평생 원력사업이었던 불교대백과사전 ‘가산불교대사림’(오른쪽) 제13권이 발간됐다. 한국 불교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사림 제13권은 본책 후반부 10권 출간 작업본에 해당되며 ‘삼세평등법성’부터 ‘소밀’까지 다루고 있다. 제13권은 스님 입적 직전 제본이 마무리됐지만 출간을 앞두고 스님이 입적해 출판사가 발간일을 미뤄왔다. 지관 스님이 생전 직접 쓴 원고로 시작한 사전 편찬 사업은 1983∼1991년 1차 표제어 발굴을 마쳐 1992년 5월 편찬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4년 불교 항목 30%를 새로 추출해 15만여 항목이 대·중·소 분과로 분류되고 기초 원고 작업이 수행됐으며, 1999년 제1권, 제2권이 출간된 뒤 매년 1권씩 순차적으로 출간되고 있다. 책의 편찬은 한자어, 산스크리트어, 팔리어, 티베트어 등 범불교권 언어를 종합 병기하는 방식을 택해 술어 설명에서 정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전문 연구자들이 논문 등에 직접 인용할 수 있도록 기술 방식을 구체화했으며 일반 백과사전의 편집 형태를 준용해 사전으로서의 활용도를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 총 22권 규모로 편찬될 예정인 ‘가산불교대사림’은 연차적으로 간행 방식에 따라 편찬되고 있으며 마지막 부록은 ‘색인·연표부’(제21권)와 ‘보유편’(제22권)으로, 사전 간행 작업에 대한 연구 성과 평가를 포함해 종합 정보를 담게 된다.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보는 세계적인 사전 편수 체계를 미래지향적으로 확보하는 것으로서 독자의 해석 공간 및 지평을 확대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많은 정보를 싣기 위한 편수 방식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스님의 평생 원력이었던 가산불교대사림이 완간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北 김정은, 역사교과서에 실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지난해 12월 사망 사실과 북한의 3대 권력세습, 후계자 김정은 등 새로운 북한 체제가 새학기 중·고교 역사교과서에 실렸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북한이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발표한 이후 사단법인 ‘한국검정교과서’를 통해 중·고교 역사교과서를 발행하는 출판사 11곳에 필요한 부분을 수정·보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21일 밝혔다. 8곳은 집필진과 협의해 수정한 검정 교과서를 지난달 교과부에 제출해 승인을 받았고, 나머지 3곳은 지난달 말 수정본을 냄에 따라 교과부가 승인을 검토하고 있다. 새학기부터 사용될 역사교과서에는 김 위원장의 사망 사실을 명백히 서술하거나, 행적과 관련된 사항을 현재 진행형에서 과거 시제로 바꿨다. 예를 들어 ‘2011년 김정일 사망’이라는 표현이 새로 추가됐으며, 김 위원장이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은 ‘독재 체제를 유지하였다.’로, ‘통치하고 있다.’는 부분은 ‘통치하였다.’로 변경됐다. 2곳 출판사가 발행하는 교과서에는 ‘2010년부터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하여 3대에 걸친 권력세습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은 ‘2011년 김정일이 사망한 후 후계자로 지명됐던 김정은이 통치권을 이어받아 3대에 걸친 권력세습이 이뤄졌다.’는 내용으로 수정됐다. 교과부 교과서기획팀은 “현재 인쇄작업 중인 출판사 3곳은 수정된 내용이 전부 반영됐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어떤 외부적 억압이 있더라도 진실을 말하는 용기를 가져라”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1926~1984)에게는 찬사 못지않게 비판도 많다. 비판의 주된 과녁은 대안이 없다는 것. 푸코는 자유의지와 이성을 가졌다고 뻐기는 근대인들에게 알고 보면 너희들은 부드러운 지배 속에서 즐겁게 살아가는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근대사회는 ‘쇠우리’(Iron Cage)와도 같다는 얘기다. 근대인들이 계몽과 해방을 아무리 외쳐봤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 대한 규명을 푸코는 지식-권력의 고고학, 혹은 계보학이라 불렀다. 문제는 이 지점이다. 지식-권력의 작동방식을 너무 촘촘히 묘사하다 보니 탈출구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푸코의 마지막 강의 화두는 ‘파레시아’ 푸코는 정말 탈출구에 대해 얘기한 바가 없는가. 22~23일 이틀간 서울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에서 열리는 푸코 심포지엄 ‘근대 권력의 계보학에서 신자유주의 통치성까지-권력과 저항의 철학자 푸코를 다시 읽는다’는 이 문제를 다룬다. 고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교수, 서동진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 진태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연구교수 등 프랑스 현대철학에 밝은 8명의 젊은 학자들이 모인다. 이들의 관심은 1970년대 말 이후 푸코의 마지막 행보다. 이 가운데 심세광 성균관대 강사는 ‘미셸 푸코의 마지막 강의 ; 견유주의적 파레시아와 진실한 삶’ 논문을 통해 1983년, 1984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의 마지막 강의에 집중한다. 심 강사에 따르면 푸코는 말년에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화두는 ‘파레시아’(parresia)였다. 파레시아란, 모든 것(Pan)과 말하다(Rein)라는 그리스 단어를 합친 것이다. 모든 것에 대해 다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러니까 어떤 외부적 요인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믿는 바를 정확하게 있는 그대로 발언하는 것이다. 좋은 말 같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편치 않다. 자유민에게 주어지는 이 권리는 민주주의를 작동시키는 원동력이기도 하지만 ‘시민이 자신의 삶 전체를 내기에 거는 위험’이 걸려있기도 하다. 파레시아가 단순히 말하기가 아니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용기’인 이유다. ●“도발적 스캔들이 탈출구” 푸코는 파레시아라는 단어의 의미가 변하는 지점으로 철학자 소크라테스와 디오게네스를 꼽는다. 소크라테스는 민회에서 열변을 토하는 대신, 이웃 사람들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얘기하는 쪽을 택했다. “그리스 시민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단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을 배려토록 종용”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 스스로가 산파술에 비유한 변증법적 대화기술은 이를 뜻한다. 디오게네스도 기본적으로는 소크라테스와 같다. 연단에서 정치적 열변을 토하는 대신 권력과 기성 질서의 결탁을 비판하면서 군중에게 설교하는 쪽을 택했다. 차이도 있다. 디오게네스는 훨씬 과격하고 거칠며 공격적이었다. 개처럼 살겠다는 견유학파라는 단어처럼 디오게네스는 온 몸으로 ‘한판 생쇼’를 벌였다. 알렉산더 대왕과의 유명한 일화도 거기서 나온다. 푸코가 주목한 것도 이 지점이다. “사회적 가식과 세속적 관습의 이면에서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 생활의 구체적 진실 속에서 절대적으로 지속되는 것만 찾으려”하는 태도다. 저 멀리 있는 메시아를 기다리거나 완벽한 세상 이데아를 상정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회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극한으로 이행하는 것’ 그 자체, 이게 디오게네스의 매력 포인트다. 문제있다고 비판하고 논쟁하는 게 아니라 자기가 옳다고 믿는 그 방식대로 살아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디오게네스의 행위는 하나의 ‘스캔들’이다. 심 강사는 “스캔들, 그것은 담론을 삶으로 대체했을 때 발생하는 것”이라고 요약한다. “도발적인 스캔들을 불러일으키는 개인들로 구축해감으로써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 모두가 자신들의 모순에 직면”토록 하라는 것이다. 푸코가 말년에 디오게네스와 파레시아에 집중한 것은 바로 이 스캔들을 탈출구로 여겼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얘기다. 아무리 쇠우리가 강력해 보여도 여기서 삐져나오는, 스캔들을 감행하는 주체는 있다는 것이다.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도 출간 이에 맞춰 푸코 전기 ‘미셸 푸코 1926~1984’(그린비출판사 펴냄)도 출간됐다. 기자로 푸코와 친분이 깊은 디디에 에리봉이 가족과 주변 친지, 학계인사들에 대한 인터뷰를 통해 푸코를 복원해낸 것인데, 푸코에 대한 디테일한 서술이 눈에 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짱구도 못말리는’ 中짝퉁 짱구에 日출판사 소송

    ‘짱구도 못말리는’ 中짝퉁 짱구에 日출판사 소송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은 만화 ‘짱구는 못말려’(원제 크레용 신짱)의 저작권 보유회사가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을 현지 법원에 냈다. ’짱구는 못말려’의 출판과 상품화 권한을 소유한 일본 후타바사(雙葉社)는 지난 17일 상하이와 광저우 등에서 ‘짝퉁’ 짱구로 사업 중인 3개 회사를 상대로 총 106만위안(약 1억 9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후타바사 측은 “중국 기업들이 무단으로 ‘짱구’를 사용해 구두, 모자, 가방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판매했다.” 면서 “우리의 이미지와 영업활동에 큰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짱구’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상품이 제작돼 인기를 끌고 있으나 대부분 후타바사와 계약없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짱구는 못말려’는 1985년 만화가로 데뷔한 故우스이 요시토의 작품으로 애니메이션 등으로도 제작되며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지성인들의 독서와 인생

    “더운 밥과 찬 술을 구하듯 매일 책을 찾아 읽으며 조금씩 진화해서 온유한 인격을 갖게 되리라고 믿는다. 한편으로 책읽기는 밥을 구하는 노동과 관련이 있으며, 고루함과 독단에서 벗어나는 영혼의 수행을 위한 장엄미사, 번뇌를 끊고 열반 정적으로 나아가기 위한 참선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먼저 책읽기는 다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지적인 흥분과 열락감을 준다. 책읽기가 즐겁지 않고, 기분이 화창하지 않다면 나는 기꺼이 책읽기를 그만둘 생각이다.” 1년에 1000여권, 1주일에 2박스 분량의 책을 사고 속속히 읽어내는 독서가이자 시인인 장석주의 이야기다. 그는 제대로 된 니체 전집을 읽고 싶다는 희망을 실현하고자 전세금을 빼 출판사를 차리고, 니체 전집을 내놓은 출판인이기도 하다. 장석주에게 책은 밥이다. 또한 대학 진학을 거부한 장석주에게 책은 대학이자 대학원이었다. ‘살아있는 도서관’(장동석 지음, 현암사 펴냄)은 성인 한 명이 한 해 책 한 권 읽지 않는 대한민국에서 시인 장석주를 비롯해 고은, 박원순 서울시장 등 23인의 ‘책읽는 즐거움’을 설파한 책이다. 덕분에 수많은 책 제목이 이 책 안에서 명멸하고 있다. ‘시인은 우주의 고아’라고 명명한 고은은 젊어서는 책과 먼 삶을 살았다고 했다. 하지만 고은은 이제 “나는 읽을 때만 행복을 누린다. 그리고 곧바로 잊어버린다.”고 알송달송하게 말한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주인공으로 거론되는 고은은, ‘시즌’이 시작되면 집을 떠난다. 고은은 “(노벨문학상) 그 일이 나를 긴장시키고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죠. 몇 년 동안 그 일을 반복하면서, 여기에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 문 밖에 사람들이 있다고 해서, 내 방에도 가득한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지성 23명이 선택한 7권의 책도 부록처럼 붙어 있다. 잡지 ‘사상계’와 ‘기독교사상’, ‘뜻으로 본 한국역사’, ‘아Q정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전환시대의 논리’, ‘역사란 무엇인가’ 등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책꽂이]

    ●진실을 말하는 광대(베페 그릴로 지음, 임지영 옮김, 호미하우스 펴냄) 이탈리아 코미디언이자 사회운동가 베페 그릴로의 에세이 한국어판. 1987년 현직 총리를 조롱했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퇴출당한 뒤 거리 공연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면서 정치 참여, 언론 개혁, 노동·환경운동 등 다양한 분야의 메시지를 전한다. 권력자의 비리, 시대착오적 삽질, 민영화의 허와 실, 국회 청소, 국영방송의 침묵 등은 우리 현실과 닮은 듯해 씁쓸하면서도 각성을 유도한다. 1만 5000원. ●논다는 것(이명석 글·그림, 너머학교 펴냄) 스펙이 강조되다 보니 노는 것에 대한 가치가 너무 평가절하됐다. 해서 논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지 강조한다. 고대에서 시작된 반대말 놀이, 따져 묻기 놀이 등에서 오늘날 다양한 사회제도가 유래했음을 보여주면서 말 그대로 논다는 것의 중요함을 일깨워준다. 1만 1000원. ●스토리텔링 하노이(김남일 외 지음, 아시아 펴냄) 베트남에 대한 깊은 이해를 시도하는 김남일, 방현석 등 일군의 작가들이 베트남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놨다. 베트남의 역사와 문화, 인물들에 대해 쉬운 필체로 풀어놔 입문서로 적당하다. 1만 3000원. ●인권이란 무엇인가(박경서 지음, 미래지식 펴냄) 유엔 인권대사를 역임한 저자가 대학 1학년생의 눈높이에 맞춰 인권의 개념을 풀어냈다. 세계 각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가 곳곳에 배어있어 잔잔하게 읽힌다. 동성애, 국가보안법, 사형제 폐지론 등 우리 사회의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견을 밝혀뒀다. 1만 4000원. ●고독의 권유(장석주 지음, 다산책방 펴냄) 시인이자 출판사 경영인이었던 저자는 2000년 경기 안성의 한 시골마을로 이사 갔다. 각박하고 메마른 현대사회에서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느림을 즐기고 사는 것이, 고독을 느끼며 사는 것이 행복이란 점을 일러준다. 1만 3000원.
  • ‘룸메이트 살해 무죄’ 녹스 45억원 출판 계약 돈방석

    ‘룸메이트 살해 무죄’ 녹스 45억원 출판 계약 돈방석

    룸메이트를 살해했다는 혐의로 이탈리아 법정에 섰던 미국인 여대생 어맨다 녹스(24)가 회고록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녹스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계열의 출판사인 하퍼콜린스와 회고록 출판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현지시간) 현지 외신들이 보도했다. 출판권을 따내기 위해 랜덤 하우스, 사이먼앤드슈스터, 펭귄 등 유수의 출판사들이 하퍼콜린스와 경쟁했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식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는 계약 금액이 400만 달러(약 45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회고록은 내년 초 발간될 예정이며 제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하퍼콜린스는 성명에서 “녹스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가혹한 시련에 대한 진실을 독자와 나눌 것”이라면서 “이탈리아 감옥에서 쓴 일기를 바탕으로 체포 과정과 구속, 악몽 같았던 수감 생활, 복잡한 이탈리아 사법제도에도 꺾이지 않은 불굴의 의지에 관해 설명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녹스는 1심에서 징역 26년형을 선고받고 4년 남짓 복역하다가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된 뒤 미국 시애틀로 돌아갔다. 녹스는 2007년 이탈리아 페루자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을 당시 남자 친구 라파엘 솔레시토와 함께 룸메이트인 영국 여성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그룹섹스 살인 무죄’ 여대생, 45억원 대박 출판 계약

    이탈리아에서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복역하다 4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은 여대생 아만다 녹스(24)가 무려 4백만 달러(한화 약 45억원)에 회고록 출판계약을 맺어 ‘돈방석’에 앉았다. 미국 대형 출판사인 하퍼 콜린스는 16일(이하 현지시간) “녹스와 정식으로 회고록 출판계약을 맺었다.” 면서 “제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내년에 출판할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또 “출간될 책에는 녹스가 이탈리아 감옥에 수감 중 썼던 일기를 중심으로 사건의 전모 등 그간 알려지지 않은 내용들이 다수 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녹스는 지난 2007년 이탈리아 페루자에서 영국인 룸메이트에게 집단성교를 강요했으나 이를 거부하자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로 복역중이었으며 지난해 10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석방됐다. 그간 녹스는 아름다운 외모와 더불어 ‘희생양인가, 천사의 얼굴을 한 악녀인가’라는 논란으로 미국 내에서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유명세에 힘입어 사건의 영화화, 자서전 출간 제의 등이 쇄도했으며 예상보다 큰 금액인 4백만 달러에 출판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탈리아 검찰은 지난 14일 녹스에게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에 불복, 최고법원에 상고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다가오는 상반기 취업 시즌… 구직 2제] “스펙보다 중요한건 전공”

    [다가오는 상반기 취업 시즌… 구직 2제] “스펙보다 중요한건 전공”

    자신의 전공에 맞춰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공 불문’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것. 전공을 살리는 게 취업에도 유리하고, 자기 만족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 구직자 6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공을 살려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응답한 구직자가 49.5%나 됐다. 2006년 한국노동연구원이 같은 내용으로 설문조사했을 때의 41.9%보다 7.6%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취업 때 전공을 고수하려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44.7%가 ‘적성에 맞아서’를 꼽았다. 이어 36.4%는 ‘비전공 분야는 적응이 어려워서’, 24.5%는 ‘취업에 유리한 전공이라서’, 17.5%는 ‘취업을 고려해 전공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업의 인사담당자들도 구직자의 ‘전공’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아 이 같은 흐름을 이끌었다. 역시 ‘사람인’이 기업의 인사담당자 1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7%가 해당 기업에 지원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전공’을 들었다. 이러한 구직 흐름에 맞춰 취업한 사람들의 경우 만족도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사에 근무하는 박모(27·여)씨는 당초 국문학이라는 전공과 어울리는 직장을 찾았다. 박씨는 소설가나 국어교사를 꿈꿔 국문학을 전공했으나 실제 강의를 들어보니 생각과 달랐다. 이 때문에 행정학을 이중전공으로 선택해 행정고시를 준비했으나 자신의 길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만뒀다. 이후 출판사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된 박씨는 출판사 일이 전공과도 관련이 있고 적성에도 맞아 만족하고 있다. 박씨는 “전공을 살리는 것이 면접관으로부터 취업 준비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얻을 수 있어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화건설 소속으로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현장에서 근무하는 고창영(28)씨도 아랍어 전공을 살려 취업에 성공한 사례. 고씨는 처음부터 전공을 살리는 것이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차별성이라고 믿고 건설사에 입사해 아랍권 근무를 희망했다. 고씨는 “대학 전공이 직업으로 이어지니 적응도 쉽고, 안정성도 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종교플러스]

    영적 서적 독후감 공모전 가톨릭출판사는 영적 서적 읽기를 장려하는 독후감 공모전을 개최한다. 대상 도서는 지난해 가톨릭출판사가 펴낸 가톨릭 고전시리즈 ‘준주성범’ ‘신심생활입문’ ‘성녀 소화 데레사 자서전’과 ‘길에서 잡은 고래’ ‘나의 멘토 나의 성인’ 등 5권이며 마감은 4월 7일까지다. 분량은 200자 원고지 30장 안팎으로 수상자는 5월 13일 발표한다. (070)8233-8215. 17일 법정 스님 추모 법회 2010년 입적한 고(故) 법정 스님을 추모하는 법회가 오는 17일 오전 11시 서울 길상사(주지 덕운스님) 경내 설법전에서 봉행된다. 추모 법회에는 문도 대표 덕조 스님을 비롯한 문도들과 길상사 자문위원, 맑고 향기롭게 임원, 길상사 신행단체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행사에서는 법정 스님 추모영상 상영과 음성 공양이 진행되며 보성 스님(조계총림 송광사 방장)의 법문도 있을 예정이다. 평신도학교 ‘공의회 과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3월 19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강당에서 2012년 평신도학교 ‘공의회 과정’을 진행한다. 1년 기간의 이번 과정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역사적 배경과 의미, 교회에 미친 영향을 살필 수 있는 평신도 전문 교육과정이다. 전 과정을 이수하면 교구장 명의의 수료증을 수여한다. (02)777-2013.
  • 청나라 증오한 조선 정서 탓이지

    청나라 증오한 조선 정서 탓이지

    신화나 전설, 설화 등은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이야기들이 비석에 새긴 듯이 변함없이 전달된다고 해서 구비(口碑)문학이라고 부른다. 입에서 입으로 전한다는 의미의 구전문학이라고 해도 될 텐데 굳이 구비문학이라고 하는 이유는, 신화, 전설, 설화 등이 시대 변천에 상관없이 한 집단의 대중성과 민족성, 보편성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특히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집단에서 활발하게 전승되면서 민족문학적 성격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서대석 서울대 국문학과 명예교수가 최근 펴낸 ‘이야기의 의미와 해석’(세창출판사 펴냄)은 한국 구비문학의 여러 특징을 보여준다. 이 중 3장 ‘전설적 유형에 나타난 인간관과 민족의식’의 천자전설은 재미난 이야깃거리다. 한반도의 통치자를 ‘천자’(天子)로 칭하지 않기 때문에 천자가 없고 천자명당이 존재하지 않는데 경남 웅천, 황해도에 명나라 태조, 함북 회령에 청나라 태조 등 천자와 관련한 전설들이 내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명태조 주원장 경남 웅천 탄생 설화 전해져 우선 경남 웅천 ‘천자봉 전설’에는 이런 이야기가 전한다. 웅천고을 웅산 기슭에 주가라는 늙은 부부가 사는데 지나가던 도승이 불일간 귀공자가 세상에 나올 것이라 하고 가버렸다. 그 후 늙은 부인이 임신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이름을 주원장이라고 했다. 이 아이가 다섯 살 때 도승이 다시 찾아와 아이를 데리고 갔다. 그 아이가 열다섯 살 때 절에서 나와 군대의 장수가 되고 명나라의 태조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또 웅천 ‘천자바위 전설’은 활동 시기에 차이가 있는 주원장(1328~1398)과 이성계(1335~1408)가 한 이야기 속에서 그럴 듯하게 버무려져 있다. 경상도 웅천 바닷가의 바닷속에 명당이 있는 것을 알게 된 한 풍수장이가 수영을 잘하는 그 지역 소년에게 아버지의 해골을 바닷속 바위 오른쪽에 놓아달라고 부탁한다. 바닷속 바위 오른쪽에선 천자가, 왼쪽에선 왕후가 날 수 있다는 설명도 해준다. 소년은 자기 아버지의 해골도 가지고 바다로 자맥질해 들어가 풍수장이의 아버지 해골은 왼쪽에, 자기 아버지 해골은 오른쪽에 놓고 나온다. 나중에 풍수장이가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은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되고, 헤엄치던 소년은 명나라의 왕이 되었다는 내용이다. 이외에 웅천 ‘천자혈’도 이성계, 주원장의 천자바위 전설과 비슷한 이야기다. ●조선·명 개국시기 맞물려 이성계도 등장 주원장은 중국 안휘성 봉양현 동쪽의 호주 출신이다. 17살에 고아가 돼 출가했다가 원나라 말기에 반란에 가담했고, 나중에 명나라를 개국했다. 그런데 중국의 주원장이 한반도, 그것도 경남에서 태어난 설화가 발생한 이유를 서 교수는 “비슷한 시기에 중국과 한반도에서 왕조 교체가 일어났고, 새로운 왕조 개창의 주인공들이 권좌에 오르기 전에 교류했을 것이라는 상상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한반도의 산천이 수려해 훌륭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다는 인식에서 만들어진 전설”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주원장의 선조가 명당에 묘를 쓰고 주원장이 태어났다는 중국 전설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청태조 출생 야래자 설화서 수용 혈통 비하 주원장의 천자전설 등은 상당히 우호적인 내용인 데 반해 청태조인 누르하치와 관련한 한반도의 전설이나 설화는 적대적인 내용을 반영하고 있다. 천자 명당과 비슷한 함북 회령 경원 등에서 채록한 ‘노라치 전설’이 그렇다. 회령에서 서쪽으로 15리 떨어진 동네에 이 좌수라는 토호가 살고 있었다. 어느 날 처녀인 딸이 임신해 상황을 알아보니 밤마다 찾아오는 야래자(夜來者) 때문이었다. 어느 날 새벽 그가 돌아갈 때 발목에 실을 매어두게 한 뒤 날이 밝아 실을 따라가 봤더니 야래자의 정체는 수달이었다. 그 수달을 때려죽였지만 딸은 이미 해산을 한 터. 이에 명당에 수달의 뼈를 모셨고, 대단히 잘생긴 딸의 아들은 미인과 혼인해 세 아들을 뒀다. 그중 셋째 아들 한(漢)이 자라서 청나라의 태조가 됐다는 내용이다. 청태조와 관련해 함경도 쪽에 그의 아버지인 야래자를 결국 죽여버렸다는 비슷한 전설이 여러 개 있다. 서 교수는 “누르하치의 출생담을 야래자 설화에서 수용한 것은 그 혈통을 비하하는 것으로, 병자호란 등 두 차례의 전란을 겪은 조선 민족의 청에 대한 증오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를테면 후삼국 전쟁에서 패한 견훤의 탄생 설화가 야래자 지렁이라고 해 신성성을 제거한 것과 비슷하다는 얘기다. 18세기 조선에서 ‘임경업전’이나 ‘박씨전’과 같은 반청 의식이 강한 설화소설이 수용된 것도 당시의 민족의식을 반영한 결과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13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혹한의 시베리아 빙하기를 살아낸 털매머드. 그들은 어떻게 추위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일까. 눈을 치우는데 효과적이었던 긴 상아와 수북한 털, 그 속의 두꺼운 피하지방층 때문이라는데…. 하지만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혈액이었다. 혹한기를 견딜 수 있었던 털 매머드의 놀라운 신체 비밀과 멸종에 관한 미스터리를 공개한다. ●스타 인생극장-김경호(KBS2 밤 7시 45분) 마흔둘, 꿈꾸는 로커 김경호의 록 인생. 그는 특유의 시원한 샤우팅과 강렬한 무대 위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하는 록의 전설이다. 지금껏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로커 김경호의 18년 음악인생. 요리를 좋아하고, 등산과 낚시가 취미라는 무대 밖 평범한 한 남자의 유쾌한 일상으로 빠져본다. ●메디컬 스토리 닥터스(MBC 오후 6시 50분) 20대의 젊은 엄마가 아이를 안고 응급실을 찾았다. 포대기 없이 엄마 등에 매달려 있던 아이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이다. 아이는 극심한 구토증상을 보이는 상황. 구토는 뇌가 보내는 전형적인 이상 신호다. 외상으로 인한 뇌출혈이 의심된다.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영유아 낙상사고, 그 위험성과 대처법을 공개한다. ●아침연속극 태양의 신부(SBS 오전 8시 30분) 납치를 당한 진혁은 어디론가 끌려가고, 공포에 질린 효원은 강로를 찾아가 다치게 하지 말아달라고 애원한다. 하지만 강로는 분이 풀릴 때까지 복수하겠다고 말한다. 효원은 절박한 심정으로 진혁이 끌려간 곳을 알아내기 위해 경우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예련도 인숙에게 강로가 사람을 끌고 갈 만한 곳을 다급하게 묻는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지리산에서 백두산까지 장장 1400㎞를 관통하는 백두대간. 그 산허리에는 통칭 형제의 산으로 불리는 소백산과 태백산이 있다. 옛 사람들은 이 두 산을 ‘이백’(二白) 혹은 ‘양백’(兩百)이라 하여 한 형제의 산으로 보거나, 하나의 커다란 산 덩어리로 보았다. 흰 눈을 덮고 같은 듯 다른 모습을 한 두 형제의 산 소백과 태백을 따라가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묵묵히 한길만 걸어오며 자신의 꿈을 펼치고 있는 출판인 김언호 대표. 해직 기자가 된 뒤 아무런 준비 없이 1976년 12월 출판사를 창립했다. 그리고 1977년 가을 ‘오늘의 사상신서 1권’ 출간 이래 현재까지 2700여권의 책을 만들었다. 19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가 만든 책들을 연도별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 “글쓰기 새 네트워크 서울신문이 기여했다”

    “글쓰기 새 네트워크 서울신문이 기여했다”

    인문과 역사 강의를 하고 그 수강생들로 하여금 글도 쓰게 하여 대중지식의 확산을 꾀하는 남산강학원의 ‘수괴’ 고미숙 고전평론가. 2010년부터 시작된 서울신문과의 ‘고전톡톡’ 2년 연재로 “유명 저자를 중심으로 하는 지식의 일방적인 유통을 거스르면서 독자나 수강생이 스스로 지식 생산자가 되는 과정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고 원장은 “과거에는 이름 있는 작가가 그 명성을 이용해 신문에 기고하는 단일한 라인의 글쓰기였다면, 우리는 문예지 등에 무명의 노동자나 학생들이 등단하고자 애썼던 힘을 실제로 실험해 봤다.”면서 “서울신문이 글쓰기의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신진 저자를 발굴하는 데 엄청난 기여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신문과 강학원이 함께 기획한 ‘고전톡톡’ 집필자들은 모두 무명의 저자였다. 이들 중에는 생애 처음으로 글을 쓰는 사람도 있었고, 신문사의 마감 시간 앞에서 수십 번씩 글을 고쳐 쓰라는 멘토의 압박을 받으면서 천당과 지옥을 수차례 오가기도 했다. 무명의 집필자로서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전문적인 내용의 글을 쓰고자 스스로 읽고 이해한 내용을 수십 차례 되새김질한 것이다. 고 원장은 “그들은 책도 별로 많이 안 읽고 학벌도 없고 글재주도 없다. 시쳇말로 무지렁이들이 글을 썼다.”면서 “그러나 글을 쓰면서 인생의 나침판도 얻게 되고, 나중에는 자신이 관심 뒀던 인물들에 대해 한 권의 평전을 쓸 수 있게 돼 아주 만족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전톡톡’을 통해 키운 집필자들은 이후 출판사들로부터 섭외를 받아 명실상부한 저자가 됐다. 그냥 저자가 아니라 자신의 책을 가지고 강의에 투입돼 다시 유통하는 힘을 가진 저자가 된 것이다. “강학원에는 청소년, 장년, 노년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강좌가 마련돼 있는데 우리는 저자의 처지에서 ‘고전을 읽으세요’라고 위압적으로 굴지 않고, 이 책을 어떻게 쓰게 됐나를 알려주면서 강의를 듣는 당신도 글쓰기의 주체가 돼라고, 될 수 있다고 설득한다. 저자가 재생산이 안 되면 대중지성이 아니라 대중 소외 지성이 된다. 우리는 ‘고전톡톡’ 연재가 끝나고서도 여전히 대중지성, 저자의 확대 재생산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겨울 끝자락…그대 책상에 추리소설을 許하라

    미스터리 소설이 ‘잘 팔리는’ 시기는 여름이다. 서늘함이 필요한 열대야가 있고, 책을 끼고 있을 법한 휴가가 있어서다. 그러나 겨울도 만만치 않은 미스터리의 계절이라는 사실. 추위로 외출이 줄면서 책을 펼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특히 폭설로 갇힌 공간에서 일어나는 밀실 살인 같은 추리소설은 상황 속에 자신을 대입시켜 흥미를 더하기에 딱이다. 이 겨울 끝자락에도 미스터리 소설이 줄줄이 독자를 찾아왔다. ●‘여정미스터리 시초’ 日마쓰모토 작품 27편 출간 일본 미스터리의 거장 마쓰모토 세이초의 작품이 사후 20년 만에 나왔다. ‘짐승의 길’(김소연 옮김, 북스피어 펴냄)과 ‘D의 복합’(김경남 옮김, 모비딕 펴냄)은 ‘세이초 월드’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두 출판사는 같은 판형과 표지로 ‘세이초 월드’ 시리즈 27편을 소개할 예정이다. 세이초는 살인자를 낳은 사회를 보여주며 살인 동기를 규명하는 ‘사회파 미스터리’를 만들어냈다. 1000편에 가까운 작품 중 36편이 영화로 만들어졌고 436편이 TV 드라마로 제작되는 등 여전히 사랑받는 작가로 꼽힌다. 1968년에 쓴 ‘D의 복합’은 일본 각지에 남아 있는 설화를 살인 사건과 연결시키는 구성이 독특하다. 무명 소설가가 ‘전설을 찾아가는 벽지 여행’이란 기행 에세이를 연재하면서 휘말리는 사건 속에 서늘한 사연을 녹였다. 추리에 여행이라는 소재를 더한 이 작품은 여정 미스터리 장르의 시초이기도 하다. 1만 3500원. 1964년작 ‘짐승의 길’은 평범한 여성의 삶을 통해 사회 깊숙이 자리 잡은 악의 근원을 밝힌다. 인간이 가지 말아야 할 길을 걸어간 대가는 무엇인지, 과연 그 결과가 타당한 것인지 질문을 던진다. 상·하 각 권 1만 2000원. ‘다운 리버:모두가 미워하는 자가 돌아온다’(나중길 옮김, 노블마인 펴냄)는 두 차례 에드거상과 이언플레밍스틸대거상을 수상한 미국 스릴러계의 스타 작가 존 하트의 대표작이다. 살인 누명을 쓰고 고향에서 쫓겨난 주인공이 다시 고향에 돌아와 소꿉친구의 실종과 폭력, 죽음을 접하게 되면서 진실을 파헤친다. 이 과정에서 맞닥뜨린 섬뜩한 사실을 통해 죄의 바탕에 있는 인간의 나약함을 드러낸다. 작가는 “스릴러와 미스터리도 문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작품”(퍼블리셔스 위클리)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2008년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상을 수상했다. 1만 3800원. ●美 자존심 엘러리 퀸 소설·獨‘타우누스 시리즈’도 아서 코넌 도일, 애거사 크리스티 등 영국 미스터리에 대응하는 미국의 자존심, 엘러리 퀸의 ‘그리스 관 미스터리’(김희균 옮김, 검은숲 펴냄)가 출간됐다. ‘나라 이름+명사+미스터리’를 나열해 제목으로 뽑은 ‘국명 시리즈’의 하나로, 지난해 말 나온 ‘로마 모자 미스터리’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에 이은 네 번째 작품이다. 엘러리 퀸은 책 주인공의 이름이자 사촌지간인 저자 맨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의 필명이기도 하다. 엘러리 퀸의 팬이라면 이 책이 필독서라고 할 수 있다. 젊은 엘러리가 어려운 적수를 만나 함정에 빠지고 추리에 실패한 경험을 보면서 그의 성격과 추리 방법이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장 디자인을 마치 다락 구석에 오랫동안 방치된 듯 바랜 느낌으로 만들어 손에 쥐고 있는 느낌이 신비롭다. 1만 3500원. 지난해 국내 추리소설 시장을 달군 넬레 노이하우스는 ‘바람을 뿌리는 자’(김진아 옮김, 북로드 펴냄)로 다시 한국 독자를 찾았다. 냉철한 수사반장 보덴슈타인과 여형사 피아를 콤비로 내세운 ‘타우누스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 독일의 작은 마을 타우누스가 배경이라 이런 이름이 붙었다. 지난해 출간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의 뒷이야기다. 풍력에너지 개발회사 윈드프로와 풍력발전소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대립, 윈드프로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를 풀어냈다. 600쪽에 가까운 방대한 분량이지만 마을에서 사랑받는 한 여성, 과거가 모호한 아름다운 용의자, 여기에 주인공 형사의 위험한 사랑 등 여러 조각들을 늘어놓고 한데 엮는 치밀한 구성으로 숨 가쁘게 책장이 넘어간다. 1만 38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이란에 한국인의 저력 생생히 전달”

    “이란에 한국인의 저력 생생히 전달”

    중동에서도 한류 열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이란 여기자가 한국을 소개하는 여행 책자 ‘한국 여행기:불사조의 나라’(Korea Travel Diary:The Land of Pheonix)를 발간해 화제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2010년 9월 해외 언론인 초청 프로그램의 하나로 한국을 방문한 푸네 네다이(37)가 초청 기간에 방문한 관광명소와 그곳에서 만난 주요 인사, 한국의 역사·지리·음식·문학·예술·전통 등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취재 내용을 담아 최근 한국 여행기를 발간했다고 9일 밝혔다. 네다이는 9차례나 한국을 방문하는 등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 온 이란 내 대표적인 지한 언론인이다. 그는 “이란인들의 한국에 대한 높은 관심에 비해 소개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느껴 방한 초청을 계기로 취재한 내용과 그동안 틈틈이 기록하고 모은 한국 관련 자료를 토대로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2010년 방한 기간 중 100여년 전에 한국을 방문해 한국인의 생활을 담은 여행기를 발간한 영국인 이저벨라 버드 비숍에 대한 이야기에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가난한 나라에서 지구촌의 발전 국가 모델로 탈바꿈하게 만든 한국인의 저력을 이란인들에게 생생히 전달하겠다는 생각도 책을 쓴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네다이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암루드 출판사를 통해 1995년 한국의 전래동화를 이란어로 번역한 ‘충(忠), 효(孝), 예(禮)’를 발간하고 1999년에는 영문 창작시집 ‘Sky Nest’(스카이 네스트·최종렬 지음)를 번역, 출판했다. 현재는 고은 시인의 시집을 번역하고 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지수야, 넌 혼자가 아니야” 각계각층 후원 문의·온정 손길 쇄도

    [서울신문 보도 그 후] “지수야, 넌 혼자가 아니야” 각계각층 후원 문의·온정 손길 쇄도

    ‘끔찍한 성폭력의 기억이 서린 폐가 같은 아파트, 그놈이 사는 곳과는 불과 1분 거리, 다시 엄습해오는 공포…. 부산에서 마주한 여고생 지수(18·가명)의 삶을 들여다본 뒤 나는 경악했다. 보도 후 다행히 나도, 지수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여러 사람에게 이 기사가 각인되길 바란다. 우리의 관심만이 짐승 같은 그놈들에게서 아이들을 지킬 수 있기 때문에….’(소설가 소재원씨가 보내 온 편지 중에서) 이웃 등에게 수년간 성폭력을 당한 지수양에 대한 보도가 나간 후 각지에서 돕고 싶다는 이메일과 전화 문의가 쇄도했다. 미술심리치료를 맡고 싶다는 50대 교수부터 격려 편지를 보내준 주부, 한국피해자지원협회 등 지원 방법을 묻는 문의도 잇따랐다. 시각장애인 소설가 소재원씨는 신작 ‘아버지 당신을’의 인세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 출판사 역시 인쇄와 홍보 등 작품 출간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삼성생명 유수진 명예이사는 자신이 직접 만든 초콜릿 등을 블로그와 커피전문점에 위탁 판매해 지수양의 교육비를 마련하기로 했다. 입원·수술비 등 병원비 90%를 보장해주는 보험도 대신 들어줄 계획이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이사는 지수의 심리치료를 맡았다. 어린이재단 역시 소씨가 앞서 기부한 돈을 거주 이전 비용 등에 지원키로 했다. 소씨와 함께 아동 성범죄 근절 운동에 나선 ‘나영이 아빠’는 지수양 돕기 홍보운동을 맡고 행복한 세상 만들기 등을 통해 모인 후원금의 관리·운영을 담당할 예정이다. 후원: 어린이재단부산지역본부(전화 051-507-3117, 국민은행 658590-11-011552)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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