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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철 스님의 가르침·발자취를 찾아가다

    성철 스님의 가르침·발자취를 찾아가다

    평생 ‘부처님 법대로 살자’고 외치며 자신과 후학에게 예외없이 엄격했던 ‘가야산 호랑이’ 성철(1912~1993) 스님. 스님은 전국을 다니며 뼈를 깎는 수행과 정진에 매진했지만 그 수행의 실상은 몇몇 출가자에게만 회자될 뿐 일반인에겐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길의 끝에서 자유에 이르기를’(조계종출판사 펴냄·작은 사진)은 그런 점에서 흔치 않은 반추의 기록으로 눈길을 끈다. 책은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과 열반 20주기를 기리며 스님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책. 2011년 3월부터 지난 3월까지 불교신문에 연재된 기사를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이 단행본으로 엮었다. 책의 특징은 성철 스님이 머문 수행도량 25곳을 따라가며 스님이 남긴 유훈과 사상을 세밀하게 들춰보이는 점. 6년간 출가수행자 신분으로 성철 스님을 모신 이진두 불교신문 논설위원과 원택 스님이 성철 스님의 수행처와 관련된 스님들을 직접 만나 풀어낸 인연담이 흥미롭다. “천제굴은 ‘부처가 될 수 없는 이의 집’이라는 뜻이다. 이미 오도한 성철 스님이 수행처 이름을 천제굴이라 지은 이유가 뭘까. 겸사(謙辭)일까, 아니면 역설일까. 그 이유는 성철 스님만이 알 것이다.”(통영 안정사 천제굴) “성철 스님은 절집 지붕의 기왓장을 벗겨 팔아서라도 승려 교육을 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 만큼 후학 양성에 원력이 컸다. ‘실달학원’ 설립도 후학 양성의 일환에서 진행된 것이다. 청담 스님도 승려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했던 터라 이심전심으로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서울 삼각산 도선사) 안정사 천제굴의 명칭과 도선사 청담 스님과의 인연담 말고도 성철 스님이 영천 은해사 운부암에서 평생 도반 향곡 스님을 만난 이야기며, 속리산 법주사 복천암에서 공양주를 자원한 일화도 눈길을 끈다. 스님이 주석하며 수행했던 공간들과 그 속에 담긴 흔적들마저 차차 사라져 가고 있는 현실. 책을 읽다 보면 걸망을 지고, 들길 산길을 헐떡이며 넘어지고 미끄러지며 터벅터벅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걸어서 갔을 그 길과 수행처들이 또렷하게 살아난다. 성철 스님을 20여년간 시봉했던 원택 스님은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을 기념해 찾아 나선 길이기에 이 시대에 성철 스님이 남기신 가르침의 의의가 무엇인지 가슴 깊이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성철 스님이 남기신 가르침을 지남(指南) 삼아 후학들은 그 어떤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깨달음의 길을 걸어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마지막 권 ‘망국’ 편에서 국난극복 희망을 봤죠”

    “마지막 권 ‘망국’ 편에서 국난극복 희망을 봤죠”

    “제 책이 조선왕조실록으로 들어가는 내비게이션 역할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휴머니스트)으로 500년 조선사를 만화로 되살린 박시백(49) 화백의 대장정이 10년 만에 마무리됐다. 2003년 7월 제 1권 ‘개국’으로 출발해 마지막 편인 20권 ‘망국’으로 완간하기까지 꼬박 10년이 걸렸다. 22일 완간에 맞춰 서울 연남동의 출판사 휴머니스트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박 화백은 “가장 아픈 역사를 담은 ‘망국’ 편에서도 희망을 봤다”며 홀가분한 미소를 지었다. “현재 우리가 보기엔 답답하고 안쓰러운 역사지만, 조선 말기 의병·독립군 등으로 일어선 선조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 시대에도 새로운 가능성과 희망을 보았습니다. ‘아픈 역사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김구 선생, 안중근 의사 등 독립에 헌신한 인물들을 조명한 마지막 컷으로 책을 완결한 것도 그 때문이다. 조선왕조실록은 총 2077책에 이르는 조선 정사의 기록으로 국보 제151호이자 유네스코 선정 세계기록문화유산이다. 이를 만화로 옮긴 박 화백의 손끝에서 탄생한 인물은 500여명이 넘고 컷수만도 2만 5000여 컷이나 된다. 한겨레신문 만평 화백이었던 그는 역사드라마를 보고 커가는 호기심에 2001년 회사를 그만두고 ‘외로운 작업’에 몰두했다. 조선왕조실록 CD을 탐색하고 혼자 그림 구성에 채색까지 다 해내는 등 하루 12시간의 노동에 매달렸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들이 실록의 기록과 상당부분 배치된다는 점에 번번이 놀랐다. “드라마뿐 아니라 대중적으로 유명한 역사서에서도 야사를 따라간 기록들을 많이 봤습니다. 때문에 ‘실록을 제대로 알리는 것 자체가 중요하겠구나’하는 생각에 작업 초기에는 만화적 재미를 추구했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사실 전달에 더 방점을 뒀어요. 그래서 재미가 없다는 지적도 많이 받았지만요.”(웃음) 작업을 하면 할수록 그는 조선왕조실록의 위대함에 고개를 숙이게 됐다. “실록은 중요 정책과 왕과 신하의 주요 회의 등에 대해 대부분 기록을 남겨놨습니다. 특정 당파의 집권기에는 당파적 시각에 따른 해석이 많았지만, 있었던 사실에 대해서는 그대로 기록이 되어 있죠. 왕이 당대에 볼 수 없게끔 차단한 점, 지금껏 우리가 볼 수 있게 잘 보관했다는 측면에서 선조들의 지혜가 잘 나타난 세계에서 보기 드문 기록물입니다.” 이와 관련,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논란을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는 “조선왕조가 500년간 기록과 보존을 대해 온 태도를 되새겨볼 때가 아닌가 한다. 그 정신을 잘 받든다면 이런 일이 재발되어선 안 된다”고 대답했다. 조선왕조를 이끈 500여명의 인물 가운데 그를 사로잡은 인물은 ‘세종’이었다. “세종은 하늘이 내린 인물이란 느낌입니다. 타고난 자질의 비범함이 대단했고 일 추진에 있어서도 민주적 리더십의 소양을 갖췄어요. 엄청난 일벌레인데다 추진력, 기획력까지 모든 걸 갖춘 천재라고밖엔 달리 표현할 수 없는 인물이죠” 박 화백의 책 이야기는 오는 29일부터 매주 휴머니스트 팟캐스트를 통해서도 만날 수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재벌가 2·3세 어울려 ‘대마초 흡연·유통’ 일당에 실형

    재벌가 2, 3세와 함께 대마초를 유통하거나 상습적으로 피운 일당에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상동 부장판사)는 대마초를 상습적으로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모 유명 출판업체 대표의 장남 우모(33)씨 등 4명에게 징역 6월∼1년에 집행유예 2년 등을 각각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현대가 3세 정모(28)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대마초를 유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 브로커 최모(26)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120여만 원 추징을 명령했다. 우씨 등은 지난해 9월쯤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 소속 주한미군 M(23) 상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944g 가운데 일부를 최씨로부터 건네받아 피운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M 상병이 원두커피 봉지 안에 숨겨 인천국제공항으로 들여온 대마초는 최씨를 거쳐 이들에게 건네졌다. 우씨는 지난 2011년 당시 공연기획사를 함께 운영하던 정씨 등과 함께 아버지의 출판사 사무실 등지에서 대마초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수차례에 걸쳐 대마를 매수하고 흡연했다”며 “마약류 범죄가 사회 전반에 끼치는 악영향에 비춰 보면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같은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금속활자·활판인쇄 현장을 가다

    [이종원 선임기자 카메라 산책] 금속활자·활판인쇄 현장을 가다

    보존 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인 울산반구대암각화는 선사시대 한반도 주민들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최초의 역사그림책’이다. 인류가 기록을 남기기 위해 최초에 사용한 방법은 암석이나 동물의 뼈 등에 그림을 그리는 것이었다. 이런 것들은 문자의 기원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책자의 시초라고도 할 수 있다. 의사전달과 보존을 위한 표현 방법이라는 점에서 ‘인쇄의 기원’으로도 볼 수 있다. 이후 막대한 양의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등장한 인쇄술은 인류문명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켰다.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해 이를 실용화했다. 고려시대인 1377년 충북 청주 흥덕사에서 간행된 불교 서적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 이하 직지)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 활자본이다. 현재 충북 괴산군 연풍면 무설조각실에서는 직지를 인쇄했던 금속활자를 복원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101호인 임인호 금속활자장이 청주고인쇄박물관의 의뢰를 받아 직지 금속활자 복원을 책임지고 있다. 옛 방식 그대로, 밀랍에 새겨진 글자를 파내고, 황토에 싸서 구운 뒤 쇳물을 부어 활자를 완성한다. 무엇보다 쇳물을 주형에 붓는 타이밍이 적절해야 활자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임 활자장은 “어느 한 공정이라도 방심하면 원하는 높은 수준의 작품을 얻을 수 없다”며 “질 좋은 밀랍을 얻으려고 작업실 주변에서 아예 토종벌을 직접 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직지 하권을 마무리한 뒤 상권 37장(목판본 기준) 가운데 7장을 복원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의 고인쇄 문화를 보다 실증적으로 밝혀내서 그 위상을 한 차원 높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려시대 금속활자의 주조술이 그의 손끝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경기 파주출판단지의 ‘활판공방’은 금속활자의 명맥을 계승한 국내 유일의 납 활자 인쇄공장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분위기가 여느 인쇄소와는 사뭇 다르다. “철커덕 철커덕….” 50년은 훌쩍 넘은 듯한 낡은 주조기가 쉼 없이 돌아간다. 그 흔해 빠진 컴퓨터 한 대 보이지 않는다. 조판을 걸어 둔 활판 인쇄기에서 나는 비릿한 윤활유와 잉크 냄새가 뒤섞여 콧속이 얼얼했다. 백열등 아래에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령의 숙련된 기술자가 코끝에 걸친 안경 너머로 한 손에 쥔 문서를 봐가며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빼곡히 꽂힌 납 활자를 하나하나 뽑고 있다. 마치 1960, 70년대 조판 현장으로 시간여행을 온 듯했다. 활판공방은 2007년 박건한(72) 활판공방 편집주간과 박한수(46) 시월출판사 대표 등 ‘활자문화 지킴이’들의 노력으로 문을 열었다. 활판인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못내 아쉬워 전국을 떠돌며 인쇄기를 어렵게 구하고 기술자들도 수소문한 끝에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 박건한 편집주간은 “어머니의 ‘손맛’이 들어간 가마솥밥 같은 ‘따끈따끈한 책’을 만든다”고 말했다. 명품에는 장인의 손길이 필요하듯 활판인쇄의 모든 과정은 수작업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기계가 못 하는 섬세한 작업은 사람의 손을 거칠 수밖에 없다. 박한수 대표는 “금속활자 종주국의 전통을 계승하여 장인의 맥을 잇고 싶다”며 옛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금속활자를 쓰는 활판 인쇄술의 발명은 인간사의 혁명이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로 인쇄한 직지는 우리 민족의 자랑이며 인류문명을 발달시킨 위대한 결정체이다. 따라서 활판 인쇄의 부활은 우리 문화의 진수를 확인하는 일이자 활자 종주국의 자긍심을 지키는 일이다. 글 사진 jongwon@seoul.co.kr
  • [서울광장] 주권 국가와 ‘애치슨 선언’의 공포/문소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주권 국가와 ‘애치슨 선언’의 공포/문소영 논설위원

    조선 개항의 성격을 결정지은 1876년 조일수호조규(강화도 조약)의 제1조는 “조선은 독립국이다”이다. 조선과 일본, 두 독립국이 맺은 조약의 제1조가 “조선은 독립국이다”라는 점은 참 수상하지 않은가. 이 수상쩍은 적시를 ‘일본이 조선 침략을 위한 야욕을 드러냈다’고 배웠다. 미국은 1882년 조선과 조미통상조약을 맺을 때 청나라 북양대신 리훙장에게 중재를 요청했고, 협상도 청나라 톈진에서 진행했다. 조선은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자주독립 국가라는 우리와 세계의 인식은 이렇게 달랐다. 외국 출판사가 내놓은 세계사 책에는 조선을 병자호란을 겪은 1636년 이후에는 청의 속국이나 번국으로 처리해 놓은 경우도 더러 있다. 국사학자들은 내치에서의 독립성과 외교·국방에서의 자율성, 한반도에 대한 실효적 지배 등을 내세워 병자호란 이후에도 조선은 ‘사실상’ 독립국가였다고 주장한다. 이런 후기 조선의 지위가 영 찜찜하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은 베스트팔렌 조약(1648년)을 맺어 서유럽 국가에 대한 로마 교황과 신성로마제국의 내정간섭과 지배를 종식하며 근대 국가의 모태를 마련했다. 최근 한국군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시기를 두고 논란이 재현됐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의에서 2015년 12월에 환수하기로 한 전작권 이양을 우리 측이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지난 17일 나오면서다. 미국 측은 예정대로 하자며 시큰둥하다고 한다. 전작권의 정의는 “한반도 전쟁 발발 시 국군의 작전을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이다. 이 권한은 한미연합사령부 사령관, 즉 주한 미군이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1950년 6·25전쟁이 터지자 전쟁수행 능력이 거의 전무해 미국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승만 대통령은 그해 7월14일에 유엔군 사령관에게 ‘작전지휘권’을 이양했다. 단서조항은 “현재의 적대상태가 지속하는 동안”이었지만, 작전권은 이양된 상태로 쭉 유지됐다. 작전권 중 평시작전통제권은 1994년 12월에 한국군에 반환됐다. 좀 더 예민한 전작권 반환 논의는 2005년에 시작됐다. 주권국가에서 전작권 이양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시 노무현 정부의 판단이었다. 2007년 2월 한·미국방장관 회담에서 2012년 4월 17일에 반환키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자 2010년 재협상을 해 이양시기를 2015년 12월로 늦췄다. 그런데 대통령 공약에서도 확인했던 반환시기를 박근혜 정부가 더 연기하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군이 온전하게 군사작전권을 가진 시기는 국군을 창설한 1948년 8월부터 1950년 7월까지 24개월에 불과했다. 주권(主權)은 국제법상으로 다른 어떠한 국가의 권력에도 복종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작권을 확보하지 못한 대한민국의 주권을 온전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국이 ‘찜찜한’ 후기 조선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유엔(UN)이나 유럽연합(EU)의 특수한 사례를 들어 베스트팔렌 조약이 규정한 ‘고전적 주권’의 시대는 지나갔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EU는 일국의 주권을 제한함으로써 주권을 전 유럽으로 확장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한국인의 잠재의식 속에 주한미군 철수를 연상시키는 전작권 이양은 공포스러운 어젠다이다. 미국의 딘 애치슨 국무장관이 1950년 l월 태평양에서 미국 극동 방위선으로 한국과 타이완을 제외한 일본-오키나와-필리핀을 연결하는 ‘애치슨 라인’을 발표한 뒤 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했고, 5개월 뒤 6·25전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 시절 수영장에서 익사할 뻔했다고 해서 평생 수영을 포기할 수는 없다. 공포를 떨쳐내야 한다. 대한민국은 건국 65주년으로 환갑도 훌쩍 넘겼고, 무역규모도 세계 10위권이다. 안보 위협이라는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온전한 주권 행사를 위한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한다. 미국이 연기하기 싫다는데 매달리면 값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지 않을까. symun@seoul.co.kr
  • [당신의 책]

    세상에게 어쩌면 스스로에게(홍세화 등 지음, 황금시간 펴냄) 김용택·이충걸·박찬일·서민·송호창·반이정 등 하는 일, 나이, 취향이 제각각인 명사 7명이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 7편씩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냈다. 하나로 엮이는 주제는 없다. 그저 살아오면서 가슴 한쪽에 품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놓았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은 글 쓰고, 책 읽고, 영화 보며 맘대로 사는 지금의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를 나직이 고백하고, 단국대 의대 기생충학과 교수인 서민은 못생긴 외모로 인한 굴욕의 시절을 특유의 유쾌한 어법으로 풀어놓는다. 요리사 박찬일은 음식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미술비평가 반이정은 미술비평의 현실과 자전거 사고 이후 변화된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336쪽. 1만 3800원. 구본형의 마지막 편지(구본형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자기계발 전문가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고인이 2009년부터 지난해 4월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월간지에 연재했던 ‘구본형의 편지’를 엮은 유고집이다. ‘우리는 어제보다 아름다워지려는 사람을 돕습니다‘라는 글귀를 명함에 새겼던 고인은 ‘결혼을 앞둔 J를 위하여’‘마침내 화가가 된 A에게’ 등 14통의 편지를 통해 고단한 현실 속에서 꿈을 잃고 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177쪽. 1만 3000원. 인간에 대하여 과학이 말해준 것들(장대익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싸이의 춤이 전 세계로 빠르게 전파되는 이유는 막춤이어서가 아니다. 누구나 아는 단순한 규칙을 가진 말춤이기 때문이다.’ 과학과 인문학, 공학과 생물학, 인지학과 철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진화학자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강남스타일’의 인기 비결을 진화론적 관점에서 호모 리플리쿠스, 즉 ‘따라하는 인간’이란 특성에서 찾는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의 행동을 따라 함으로써 문명을 발전시켜왔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과학자와 진화학자의 시선에서 분석해온 저자는 이외에 ‘탐구하는 인간’, ‘공감하는 인간’, ‘신앙하는 인간’ 등 인간의 본성을 5가지로 규정하고 다양한 사례를 소개한다. 263쪽. 1만 3800원. 아듀 데리다(슬라보예 지젝 외 4명 지음, 최용미 옮김, 인간사랑 펴냄) 슬라보예 지젝, 자크 랑시에르, 알랭 바디우, 에티엔 발리바르, 드루실라 코넬 등 대표 지성들이 자크 데리다(1930~2004)에게 바치는 추모의 글이다. 데리다가 사망한 2개월 후 런던 대학의 버벡 칼리지 내 인문학연구소의 연구원들은 ‘아듀 데리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시작했고, 2005년 5월과 6월에 청중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을 묶어 책을 냈다. 이들은 데리다가 남긴 유산에 대한 정당한 평가에 다가가려고 노력하면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의 죽음을 애도한다. 284쪽. 1만 7000원.
  • 장남 재국씨 1000억원대… 시공사 등 법인설립 시기 증여 의혹

    장남 재국씨 1000억원대… 시공사 등 법인설립 시기 증여 의혹

    검찰이 지난 16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녀들과 친·인척 주거지, 장남 재국씨가 운영 중인 시공사 등 30곳은 전 전 대통령의 재산을 은닉·관리·세탁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 자료 등을 토대로 재국씨 등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을 집중적으로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자산 형성의 종잣돈으로 전 전 대통령의 은닉재산이 사용된 정황 등 연결고리가 입증되면 추징이 가능하다. 본인의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이지만 그의 자녀들(3남 1녀)과 친·인척이 보유한 부동산 등 자산은 수천억~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때문에 전 전 대통령은 추징금 납부를 미루면서 자녀와 친·인척을 통해 재산을 세탁·은닉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특히 1997년 대법원 유죄 판결 이후 등 특정 시기에 주택·대지 등 부동산 자산이 주로 거래된 정황 등에 비춰볼 때 추징금 강제 집행 등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 소유권 이전과 차명계좌를 통한 비자금 세탁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장남 재국씨 등 자녀들은 시공사, 허브빌리지 등 각종 법인 및 부동산 취득 시기에 경제적인 능력이 없었던 터라 이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 중 일부를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재국씨는 출판사인 시공사와 국내 최대 허브 농장인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리브로 등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 연천군 일대 임야에 조성한 5만여㎡의 허브농원(평가액만 250억원), 시공사 보유 주식(50%) 등을 합치면 자산이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시공사 건물과 토지의 경우 1991년 당시 32살이던 재국씨가 인수하는 과정에서 전 전 대통령의 은닉비자금을 일부 증여받아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재국씨가 2004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블루아도니스’라는 페이퍼컴퍼니의 존재까지 드러나 전 전 대통령 일가가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비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90억원대의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아파트 3채 등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재용씨는 가족 명의로 된 부동산 회사 BLS와 음향기기 회사 삼원코리아 등을 운영하면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세탁하고 자금을 은닉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막내 아들 재만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시가 120억원에 이르는 빌딩을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1000억원대의 와이너리를 운영하고 있다. 딸 효선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빌라와 경기 안양의 땅 등 다수의 부동산을 보유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경기 과천, 오산 등에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씨는 전 전 대통령 비자금 관리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고 있다. 이씨는 2004년 재용씨가 증여세 포탈 혐의로 구속됐을 때 용인 땅의 수익권을 넘겨받는 등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 거래와 BLS 등 가족 명의로 된 법인 운영 등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이른바 ‘형님 정치’로 권력을 누린 형 기환씨도 비자금 조성에 관여하고 자금을 은닉·도피·세탁하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환씨는 노량진 수산시장 운영권을 강탈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전력이 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강남문화원장에 최병식씨

    최병식 ‘한국의 고고학’ 발행인이 서울 강남문화원 제5대 원장으로 17일 선출됐다. 최 신임 원장은 고고학 박사로 역사 전문 출판사인 주류성 대표를 맡고 있다.
  • [전두환 前대통령 사저 압류] 2205억 중 533억만 내고…“29만원밖에 없다”

    [전두환 前대통령 사저 압류] 2205억 중 533억만 내고…“29만원밖에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뇌물로 비자금을 축재한 혐의(뇌물수수) 및 12·12 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군 형법상 반란 등의 혐의로 1995년 구속 수감됐다. 대법원은 1997년 4월 17일 전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했다. 복역 중이던 그는 1997년 제15대 대선 나흘 뒤인 12월 22일 김영삼 정부의 특별 사면으로 풀려났으며 1998년 복권됐다. 대법원 판결 직후 전 전 대통령의 재산 중 무기명채권 188억원과 이자 100억여원이 추징됐고 2000년에는 벤츠 승용차, 2001년에는 용평콘도 회원권이 경매를 통해 추징금으로 납부됐다. 검찰은 추징금 집행 실적이 부진하자 2003년 그의 재산을 공개해 달라는 재산명시 신청을 법원에 내 공개 명령을 받아냈다. 당시 검찰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TV, 냉장고, 에어컨, 컴퓨터 등의 가전제품은 물론 주전자, 카펫 등 각종 생활용품과 키우던 진돗개 2마리까지 압류했다. 당시 법정에 나온 전 전 대통령은 “예금 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고 말해 세간의 비난을 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7년간 전체 추징금 2205억원의 24%인 533억원만 납부했다. 검찰은 2004년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의 조세 포탈 사건 재판에서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계좌에 있던 73억 5000만원이 재용씨에게 건네진 것으로 판단했지만 2007년 형이 확정된 뒤에도 이를 추징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결국 전 전 대통령은 2010년 10월 “강연으로 소득이 발생했다”며 법률대리인을 통해 300만원을 냈으며 이것이 마지막 추징금 납부가 됐다. 이 와중에도 그는 특혜 골프 등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받거나 과거사에 대해 반성하지 않는 등 갖가지 행태로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오는 10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추징금 시효가 완료되는 데다 장남 재국씨가 2004년 7월 버진아일랜드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해외 은행 계좌로 자금을 움직였다는 사실 등이 보도되면서 추징금을 집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졌다. 결국 지난 5월 말 서울중앙지검에 전담팀을 구성한 검찰은 16일 전 전 대통령의 자택과 재국씨가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 및 관련 업체 등 18곳에 대한 압수수색 및 재산 압류 절차를 진행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필력 좋은 작가의 입 독자의 귀도 사로잡네

    필력 좋은 작가의 입 독자의 귀도 사로잡네

    책 팟캐스트의 ‘원조’인 김영하 작가에게 한 공중파 방송국 관계자가 그랬다. “한국 사람들은 팟캐스트처럼 찾아 듣는 미디어는 즐기지 않아. 오디오북도 안 듣잖아?” 하지만 5만원짜리 마이크를 책상 위에 놓고 ‘김영하의 책 읽어 주는 남자’를 진행한 지 3년 반이 지난 지금, 김 작가는 “눈으로 읽는 데서 귀로 듣는 쪽으로 문학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는 것을 체감한다”고 했다. 지난 3월 그가 팟캐스트에서 읽어 준 앤드루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절판됐던 게 청취자들의 요구로 보름 만에 복간됐다. 헌책방을 운영하는 청취자가 생기는가 하면, 그가 가르쳤던 학생들도 책 얘기로 청취자들과 교감하는 알찬 팟캐스트를 만들어 냈다. 김 작가는 이를 두고 “2010년부터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문학이 어떻게 자기 길을 찾을 것인지 실험해 봤는데 가장 잘 된 게 팟캐스트”라며 “문학의 힘을 복원하려는 운동이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뉴미디어에 빠져 책과 멀어지는 독자들을 불러 세우는 ‘귀로 듣는 책의 가능성’에 출판사들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위즈덤하우스와 자음과모음이, 올해는 창비와 북스피어가 팟캐스트를 시작한 데 이어 오는 31일에는 문학동네까지 이 조류에 합류한다. 대형 출판사들의 잇단 팟캐스트 참여로 마이크 앞으로 집결하는 문인들도 더 많아지게 됐다. 문학동네는 신형철 문학평론가가 진행하는 ‘문학동네 채널1 문학이야기’로 첫발을 뗀다. 염현숙 문학동네 편집국장은 “문학이 점점 독자들과 멀어지고 있다는 우려 때문에 좋은 우리 작품·작가를 직접 소개하고 싶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청률 때문에 책 프로그램이 공중파 방송에서 외면받는 가운데 기존 책 팟캐스트가 독자들에게 책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주효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염 국장은 “책 판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그간 쉽게 접하지 못했던 작가들의 육성을 이끌어 내는 역할도 했다”며 “앞으로 반응을 봐 가며 채널을 2~3개 정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석영, 신경숙 등 대형 작가들도 진행자로 물망에 오르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출판사로는 가장 먼저 팟캐스트 ‘빨간책방’을 시작한 위즈덤하우스는 현재 누적 다운로드 수가 540만건을 넘길 정도. 진행자인 이동진 영화평론가와 고정 게스트인 김중혁 작가가 주고받는 찰진 수다가 인기를 끌면서 한 달에 2회 방송하던 것을 이달부터 4회로 늘렸다. 언론에 소개되는 유명 작가는 한정된 반면 독자들이 개성이 다양한 작가들과 두루 교감할 수 있다는 것도 팟캐스트의 매력이다. 지난 2월 ‘라디오 책다방’(황정은 소설가·김두식 경북대 교수 진행)을 연 창비의 황혜숙 인문출판팀장은 “요즘 출판사들이 작가와 독자가 만나는 행사를 많이 갖는데, 작가들은 팟캐스트에서 말하는 걸 더 편하게 느낀다. 앞에 있는 독자나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아도 되니 작가들도 진솔한 얘기를 많이 꺼내 놓는다”고 했다. 그러나 자칫 신간이나 베스트셀러, 대형 출판사 책 위주의 쏠림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는 ‘작은 출판사들의 팟캐스트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지난 1월 팟캐스트 ‘르 지라시’로 출판계 야사(野史)와 장르문학 얘기를 날 것 그대로 전해 온 김 대표는 “팟캐스트는 제작 비용이나 시간이 덜 들면서도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파급력이 크므로 작은 출판사들에도 제격”이라며 “화제작 위주로 소개하며 다 걸작이라고 치켜세우지 말고 자사 작품도 비판하고 반론도 제기하면서 출판계에 생산적인 비평문화가 만들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전두환 前대통령 사저 압류] 시공사 등 12곳 ‘비자금 저수지’ 판단… 해외 은닉재산도 수사

    [전두환 前대통령 사저 압류] 시공사 등 12곳 ‘비자금 저수지’ 판단… 해외 은닉재산도 수사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환수에 본격 착수하면서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은닉 재산과 국고 환수 금액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재산이 9400여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검찰은 16일 전 전 대통령 사저 내 현금 자산을 비롯해 아들 재국, 재용씨와 딸 효선씨 등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까지 환수 대상에 포함해 관련 회사와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사저 내 현금 자산 압류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회사, 자택 등을 전격 압수수색한 데는 이른바 ‘전두환 추징법’(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지난 12일 발효됐기 때문이다. 개정법은 본인은 물론 제3자까지 은닉 재산을 환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은닉 자금과 그 일가의 재산 출처를 파악하는 것이 재산 환수의 관건이라 보고 있다. 아들, 딸 등 일가의 경우 재산 출처가 전 전 대통령으로 확인돼야 환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일단 이날 압수수색한 재국씨 소유의 출판사 시공사와 허브빌리지, 재용씨 소유의 부동산 개발 회사 BLS 등 12곳을 전 전 대통령의 은닉 자금 저수지로 보고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이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시공사 등으로 적지 않은 자금이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비자금이 페이퍼 컴퍼니로 유입됐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당시 검찰 수사에서는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중 73억원이 재용씨에게 흘러들어 간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페이퍼 컴퍼니를 통한 역외 탈세 등 해외 은닉 재산은 물론 버진아일랜드도 관련이 있으면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용씨는 전 전 대통령으로부터 167억원의 국민주택채권을 증여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은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이 아들 등 친족 외에 전 전 대통령 처남 이창석씨, 전 전 대통령 동생 경환씨의 부인 손춘지씨 등 인척 명의로도 은닉돼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처남 이씨는 전 전 대통령 비자금 관리의 핵심 인물로 재용, 효선씨의 부동산 거래 등에 관여했으며 2003년엔 전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별채를 매입해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검찰 관계자는 “위장 증여, 명의신탁 등을 통해 전 전 대통령이 은닉한 재산이 있는지, 전 전 대통령 비자금이 아들들 회사나 일가 부동산 등에 유입됐는지 조사할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 재산으로 확인되면 모두 환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두환 前대통령 사저 압류] 장남 재국씨 소유 출판사… 유령회사 관련 논란도

    검찰이 16일 전격 압수수색한 시공사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대표로 있는 국내 굴지의 출판사다. 최근 전재국씨가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출판사 설립자금과 고속 성장 배경 등이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전씨가 1990년 설립한 시공사는 로버트 제임스의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존 그리샴의 ‘펠리컨 브리프’ 등 베스트셀러를 잇달아 내며 단기간에 대형 출판사로 성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사는 출판계 불황에도 지난해 매출 442억 7700만원, 영업이익 30억원을 기록했다. 출판계 일각에서는 시공사가 급성장한 배경을 두고 부친의 비자금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시공사는 리브로를 비롯해 북플러스, 도서출판 음악세계, 뫼비우스, 허브빌리지 등 10여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전두환 前대통령 사저 압류] 전두환·3남1녀 재산 수천억대 추정

    본인의 재산이 29만원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과 3남 1녀의 실제 재산은 수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재국씨는 출판사인 시공사와 국내 최대 허브 농장인 경기 연천의 허브빌리지 등을 가족 소유로 가지고 있다. 연천군 일대 임야에 조성한 5만여㎡의 허브농원은 평가액만 250억원으로, 시공사 보유 주식 등을 합치면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차남 재용씨는 가족 명의로 부동산 회사 BLS를 운영하며 상당한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 명의로 시가 90억원대의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아파트 3채와 시가 200억원대의 경기 오산 땅 42만㎡ 등을 소유하고 있다. 막내 아들 재만씨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시가 120억원에 이르는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 딸 효선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빌라와 경기 안양의 땅을 보유한 재력가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는 지난달 ‘전두환 불법 재산 은닉처 의혹 명세’를 통해 “전 전 대통령은 1988년 퇴임하면서 청와대에서 1000억원을 챙기고, 30명의 재벌 총수로부터 5000억원의 뇌물을 받은 의혹이 있다”며 “친인척 명의로 숨겨 놓은 재산까지 합치면 9334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전두환 재산 강제 압류 미술품 100여점 확보

    전두환 재산 강제 압류 미술품 100여점 확보

    검찰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16일 전 전 대통령 재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진행했다. 또 전 전 대통령 아들인 재국, 재용씨 형제가 운영하는 회사와 전 전 대통령 일가 자택 등 17곳도 전격 압수수색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미납추징금 환수전담팀과 외사부 등은 이날 오전 전 전 대통령 사저를 방문, 시가 1억원 상당의 고(故) 이대원 화백의 서양화 1점, 자개장 1점 등 여러 점을 압류했다. 압류 절차는 김민형(39·사법연수원 31기) 검사 등 7명이 진행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징수법에 따라 압류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외사부와 집행과, 전담팀 등의 수사진 87명을 급파해 전 전 대통령 ‘은닉 자금 저수지’로 의심되는 장남 재국씨 소유 출판사인 시공사의 서울 서초동 본사와 경기 연천군의 허브빌리지, 종로구 평창동의 한국미술연구소, 차남 재용씨 소유의 부동산 개발 회사 BLS의 서초동 사무실 등 12곳과 재국·재용씨 형제 및 딸 효선씨, 전 전 대통령 처남 이창석씨, 전 전 대통령 동생 경환씨의 부인 손춘지씨 등의 자택 5곳 등 모두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자택 외 시공사 등의 압수수색을 통해 고가의 그림, 도자기 등 미술품 100여점을 확보했다. 검찰은 자금 출처를 파악한 뒤 전 전 대통령 재산으로 구입한 것이 확인되면 국고에 귀속시킬 방침이다. 검찰은 회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내부 문서와 회계 자료, 금융 거래 전표·내역, 외환 거래 내역,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도 확보했다. 검찰은 압류·압수수색 물품 분석이 끝나는 대로 전 전 대통령을 비롯해 자녀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자금 형성과 구입 경위 등을 확인하려면 소환 조사가 필요할 것”이라며 “전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소환 조사할 수도 있지만 변호인을 통한 확인, 현장 확인 등 여러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대법원에서 추징금 2205억원을 선고받았지만 17년간 변제한 금액은 533억원에 불과해 1672억원이 미납된 상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하루키 vs 정유정 소설 이어 음반전쟁

    올여름 소설대전을 벌이는 두 강자가 음반으로 장외경쟁에까지 나섰다. 지난 1일 출간 이후 이미 30만부를 팔아치운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민음사)와 지난달 16일 발간 이후 10만부를 판매한 정유정 작가의 ‘28’(은행나무) 얘기다. 유니버설뮤직은 하루키 소설에 나오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라자르 베르만의 음반 ‘리스트-순례의 해’(사진 위)를 책이 나오기 1주일 전인 지난달 25일 일찌감치 내놨다. 1997년 수입됐다가 절판됐던 것을 ‘하루키 특수’를 노려 라이선스 음반으로 발매한 것. 이 앨범은 15일 현재 1500장이 팔렸다. 양미정 유니버설뮤직 대리는 “홍보를 하지 않는 클래식 음반이 한 달에 수십장 팔리기도 힘든 현실을 감안하면 단기간에 관심을 모은 것”이라며 “지난 4월 일본에서 하루키 신작이 발간된 직후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국내 음악애호가들도 클래식팀에 음반 발매 계획이 없느냐는 문의를 많이 해왔다”고 밝혔다. 클래식, 재즈 애호가로 유명한 하루키는 전작들에서도 음악을 작품의 주요 소재로 설정해 관련 음반 판매에 한몫했다. ‘28’의 출판사인 은행나무는 자체적으로 북 사운드트랙(아래)까지 내놓으며 맞불을 놓는 모양새다. 은행나무는 책을 내놓기 한 달 전인 지난 5월부터 인디밴드 등에 소설 내용을 극비리에 부쳐줄 것을 요구하며 작품 속 등장인물에 맞는 곡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주연선 은행나무 대표는 “재작년 ‘7년의 밤’을 냈을 때 국내 소설로는 처음으로 북트레일러를 만들어 홍보했더니 이후 다른 출판사와 인터넷 서점 등에서 북트레일러를 만드는 유행이 일었다. 이번에도 새로운 마케팅 아이템을 개발한 것인데, 우연히 하루키 책과 ‘소설+음악’의 대결 구도가 됐다”고 했다. 두 출판사는 각각 다음 달 초와 말 독자들을 대상으로 북콘서트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수진 민음사 홍보기획팀장은 “책에 조예가 깊은 음악평론가를 초대해 음악에 대한 설명과 함께 책 이야기도 나누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나무도 ‘28’ 작가 정유정과 북 사운드트랙 제작에 참여한 인디밴드들이 소설과 음악으로 독자들과 교감하는 북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檢 ‘29만원’ 전두환 사저 전격 진입…압류절차

    檢 ‘29만원’ 전두환 사저 전격 진입…압류절차

    검찰이 16일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전격 방문해 재산 압류 처분을 시작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미납추징금 환수전담팀(팀장 김민형 검사)은 이날 오전 서울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에 진입, 세법에 따른 압류절차를 진행했다. 검찰은 또 전담팀인력 80~90명을 동원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운영하는 출판사 ‘시공사’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전 전대통령 일가가 은닉 중인 자산이 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씁쓸한 하루키 열풍/문소영 논설위원

    무라카미 하루키(64)의 신간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로 출판계가 몇 달째 북새통이다. 이 책의 국내 판권과 관련, 22억원의 선인세를 적어 낸 출판사가 탈락하자 선인세가 25억원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하루키 열풍’에 한몫했다. 선인세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250만권은 팔아야 한다.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국내 출판을 맡은 민음사에 따르면 이 책은 판매 보름 만에 30만권이 팔려 나갔다. 출판계 일각에서는 베스트셀러 ‘상실의 시대’( 원제 ‘노르웨이의 숲’)의 판권을 비교적 싼값에 가져왔으니 그 책의 판매까지 포함하면 얼추 ‘본전’을 맞추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식지 않는 하루키 열풍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루키에게 다소 짠 점수를 주고 있다. 50대의 한 문학평론가는 “너무 난리라서 좀 두었다가 읽으려고요”라고 답했고, 40대의 출판평론가는 “읽다가 중간에 내려놓았다”고 했다. “‘상실의 시대’를 읽지 않은 20~30대 독자에게 매력적인 것 같은데, 두 책은 너무 닮았다”고 지적한 출판컨설턴트도 있다. 1990년대 ‘상실의 시대’를 소비한 20~30대 독자들은 386세대였다. 비틀스의 노래 ‘노르웨이의 숲’에서 차용한 원제처럼 이 소설은 남자 주인공 와타나베의 연애와 개인사를 중심으로 한 청춘 소설이다. 그러나 소설에 등장하는 1960년대 일본 전공투(全共鬪) 세대와 자신들을 동일시했기 때문일까. ‘운동의 시대’가 저물고 민주화 시대가 펼쳐졌지만, 형편없는 학점과 빈손으로 사회에 진출한 386세대는 그것을 일종의 운동권 후일담 소설로 읽었다. 요즘 386세대는 종종 ‘기득권의 화신’으로 손가락질당하지만 대다수의 386세대에게 1990년대는 문자 그대로 상실의 시대였다는 얘기다. 취업 호황이라던 그때 386세대에게 한두 해 취업 재수는 기본이었다. 한때 혁명을 꿈꿨던 전공투의 흔적을 지닌 1987년 와타나베와 달리 2013년 건축설계사인 다자키는 철저히 개인사에 몰입한다. 20대 초 자살을 꿈꾼 다자키는 ‘자신에게 선명한 색채가 없다’고 자책한다. 하지만 그는 마법이 풀린 개구리 왕자 같은 멋들어진 인물로 묘사된다. 하루키는 독자가 어느 나라 사람이 됐든 36살 다자키의 섬세한 내면의 궤적을 보편적으로 따라갈 수 있도록 실감 나게 그린다. 한국의 작가들은 여전히 역사에 대한 문학의 사명과 도덕적 엄숙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시대와 함께하는,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읽히는 하루키 같은 ‘스테디 작가’를 우리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어린이·청소년 책꽂이]

    벌서다가(초등학교 93명 아이들 지음, 전국초등학교국어교과모임 엮음, 정문주 그림, 휴먼어린이 펴냄) “아침에 일어나니/배가 아파/“아빠, 배 아파.”/그러자 아빠가 하는 말/“그럼 똥 싸.”/“엄마 배 아파.”/그러자 엄마가 하는 말/“그래도 학교는 가라.”/‘나는 그냥 배가 아픈 건데….’(김혁·4학년) 읽다 보면 깔깔 웃게 되는 진솔한 시편들이 아이들의 천진한 얼굴을 꼭 닮았다. 전국 초등학생 93명이 직접 쓴 시를 엮어낸 시 밥상에 발그레한 동심이 떠 있다. 9500원. 선생님 탐구생활(이봉 지음, 백명식 그림, 처음주니어 펴냄) 할아버지와 아빠, 고모까지 모두 선생님인 송이의 장래희망도 역시 ‘선생님’이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비리 교사로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송이는 그만 선생님이란 존재에 대해 혼란을 느끼고 만다. ‘좋은 선생님은 될 수 없는 걸까’ 고민하던 송이가 선생님 탐구 생활에 나선다. 교권이 땅에 떨어진 요즘 6편의 이야기들이 학생들을 향한 선생님의 깊은 사랑을 돌아보게 한다. 1만원. 카이나의 물에 대한 두려움(알렉산드리아 라파예 지음, 이윤선 옮김, 한림출판사 펴냄) 폭풍으로 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가족을 잃은 뒤 물에 대한 공포에 잠긴 소녀 카이나. 그 트라우마로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고, 평범한 학교생활도 불가능해졌다. 이런 카이나를 바꾼 건 바다표범 요정 ‘셀키’가 사는 호숫가에서 보낸 여름방학. 소녀는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얻고 도전에 나선다. 아일랜드 옛이야기에 나오는 마법과 요정들이 등장하는 흥미로운 판타지 성장 동화다. 9500원.
  • 아동문학가 이오덕 10주기 행사 다채

    아동문학가 이오덕(1925~2003)의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그가 42년간 쓴 일기를 정리해 최근 ‘이오덕 일기’를 펴낸 출판사 양철북은 13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새롭게 만나는 이오덕’을 주제로 ‘이오덕 일기’ 출간 기념 책 잔치를 연다. 이오덕 일기 및 시 낭독, 추모 동영상 상영, 노래 공연 등이 펼쳐진다. 추모 사진 전시회도 열린다.
  • [주말 인사이드] “자본·소수권력에 휘둘리는 예술 싫어…함께 잘 살자” 문화계 개미들 뭉치다

    [주말 인사이드] “자본·소수권력에 휘둘리는 예술 싫어…함께 잘 살자” 문화계 개미들 뭉치다

    “그동안 극소수의 젊은 작가들만이 문화예술지원금에 의존해 활동해 왔습니다. 협동조합 설립이 궤도에 오르면 더 많은 작가들이 혜택을 받고 예술인이 자립할 수 있는 구조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수아 이웃문화협동조합 사무국장) 경기 수원시 지동의 문화예술 공동체인 이웃문화협동조합은 지난 4월 창립총회를 갖고 출자금 2000만원으로 출범했다. ‘문화와 예술로 이웃과 함께 잘 놀고 잘 살자’는 취지에 공감한 예술가와 문화기획자, 문화소비자들이 모였다. 도예가·목공예 작가·대학 교수 등 20~50대 조합원 50여명이 주축을 이룬다. 이들은 구도심 동네인 지동에서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문화공동체 운동을 펼쳐왔고, 문화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사회에 안정적인 문화예술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상품 판매, 임대사업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이를 모아 자립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계에도 협동조합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2월 협동조합기본법 발효가 촉매가 됐다. 자본주의 논리와 소수 권력에 휘둘리는 기성 문화·예술계에 반발해 자신들만의 건강한 문화·예술활동을 펼쳐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5명 이상만 모이면 상조·공제 등 금융 관련 업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자유롭게 설립이 가능한 협동조합은 문화·예술인들에게 귀가 솔깃한 이야기다. 6일 ‘제1회 협동조합의 날’을 맞아 문화·예술계의 협동조합 현황과 의미 등을 살펴봤다. 협동조합기본법 발효 7개월여 만에 새롭게 인가받은 협동조합은 전국에 1461개에 이른다. 매달 200개가 넘는 조합이 새롭게 인가받은 셈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405개의 일반협동조합 가운데 예술·스포츠 관련 조합은 84건(6%)이다. 아직은 도·소매업(402건)이나 교육·서비스업(158건) 등이 다수를 차지한다. 협동조합이란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의사결정하는 영리·비영리 사업체를 일컫는다. 법에서는 경제·사회·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함께 구매·생산·판매·제공함으로써 조합원 권익을 향상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사업조직으로 규정했다. 그동안 국내에선 8개의 특별법에 따라 농협, 수협, 신협 등 대형 협동조합만 설립할 수 있었다. 문화·예술계에선 현재 출판 쪽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지난 5월 첫 1인 출판협동조합이 법인 설립을 마쳤고, 출판·잡지사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었다. 1인 출판협동조합은 생존이 어려운 1인 출판사들이 힘을 합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자는 의도에서 출발했다. 초기 출자금은 310만원에 불과했지만, 법인 설립 한 달여 만에 협동조합에 참여 의사를 밝힌 데가 50곳이 넘는다. 조합 관계자는 “현재의 출판 유통체제에서 작은 출판사들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독서모임에서 출발한 전자책 출판협동조합인 ‘롤링다이스’도 최근 정식 인가를 받았다. 2009년 한 출판사가 주최한 철학 세미나에 참가한 멤버들이 의기투합했다. 조합 측은 “전자책 출판은 각자의 본업을 유지하면서 병행할 수 있어 매력적”이라며 “종이책을 내려면 권당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지만 전자책은 상대적으로 자본의 압박에서 훨씬 자유롭다”고 말했다. 출판계에선 35년 전 설립된 전설의 협동조합을 벤치마킹하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1978년 부산에서 출범해 전국으로 확산된 ‘양서(良書)협동조합’과 비슷한 성격의 ‘땡땡책 협동조합’은 지난 4월부터 준비모임을 꾸려 이달 정관 마련에 착수했다. 양서의 유통을 목적으로 조합원 교육, 소모임, 공개 강연 등을 계획하고 있다. 양서협동조합이 군사정부에 의해 1년 6개월여 만에 문을 닫은 것과 달리 이들은 출판사와의 직거래 등 유통구조 개혁을 꿈꾼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휘둘린 ‘수동적 독서’와 ‘사재기’가 남발되는 구태 청산이 목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난립하는 협동조합이 성공적 대안경제 모델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벌써부터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도 있다. 통상 1계좌당 수만~수십만원의 출자금(가입비)을 받고 조합원을 모집한 뒤 매달 일정 회비를 받지만 이것만으로는 운영이 어렵다. 정부는 향후 중소기업이나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을 위한 기존 지원정책을 협동조합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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