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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정권의 막말들 日 유행어 대상 후보

    아베 신조 정권의 막말들이 올해 일본의 ‘유행어 대상’ 후보에 올랐다. 2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지난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사태와 관련해 밝힌 “(오염수는) 통제되고 있다” 등 50개의 표현이 한 해 동안 화제를 낳은 신조어·유행어를 선정하는 ‘2013 유캔 신어·유행어 대상’의 후보작으로 뽑혔다. 유행어 후보에는 아베 정권과 관련된 표현들이 다수 포함됐다.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상이 지난 7월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과 관련해 “나치의 수법을 배우는 게 어떤가”라는 막말도 유행어 후보로 올랐다. 아베 정권이 핵심 안보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집단적 자위권, 특정비밀보호법을 통해 보호되는 안보 관련 정보인 ‘특정비밀’도 이름을 올렸다.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와 아베노믹스의 핵심 전략인 ‘3개의 화살(금융완화, 재정지출, 성장전략)’, 아베노믹스를 조롱하는 표현인 ‘아호(바보)노믹스’ 역시 후보 목록에 포함됐다. 1984년부터 매년 12월 발표되고 있는 유행어 대상은 출판사 자유국민사가 독자들의 설문조사로 후보작을 집계한 뒤, 선정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상위 10개를 발표한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역대 ‘최고가 셀카’ 사진 주인공은 이 우주비행사!

    역대 ‘최고가 셀카’ 사진 주인공은 이 우주비행사!

    아무나 찍지 못하는 ‘셀카’ 사진 한장이 다시 인터넷을 통해 화제로 떠올랐다. 해외언론들이 역대 최고의 ‘셀피’(selfie)로 꼽은 이 사진은 지난해 9월 5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 호시데 아키가가 우주유영 도중 촬영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최근 다시 이 사진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얼마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가 2013년 올해의 단어로 ‘셀피’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자가촬영사진의 줄임말인 ‘셀피’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용어인 ‘셀카’와 같은 의미다. 보도 직후 네티즌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셀피’ 뉴스를 전하며 앞다투어 이 우주인 사진을 최고의 셀피로 뽑았다.   DSLR 카메라로 촬영된 이 사진은 밝게 빛나는 태양빛을 배경으로 헬멧에는 지구의 모습이 비쳐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이 사진은 우주인 이외에는 찍을 수 없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셀피’라는 별칭도 따라다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리콜! 오류 수두룩~ 퍼거슨 자서전

    리콜! 오류 수두룩~ 퍼거슨 자서전

    지난달 발간돼 화제를 모은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내 자서전’에 오류가 많아 출판사가 환불 조치에 들어갔다. 최근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 보도에 따르면 호더 & 스터프턴 출판사는 “책에서 45가지 명백한 오류가 발견됐다”며 “새로 인쇄하는 책이 나오기 전에 원하는 독자에게는 전액 환불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흔한 실수는 연도를 헷갈린 것. 그는 로이 킨이 맨유에 11년 몸담았다고 썼는데 실제로는 12년이었다. 라이언 긱스가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한 연도도 잘못 썼다. 네덜란드 출신 야프 스탐이 이탈리아 세리에A AS로마에 팔려 갔다고 썼는데 사실은 라치오로 이적했다. 또 웨인 루니가 월드컵 예선을 통해 처음 잉글랜드 대표로 발탁됐다고 책에 기술했는데 실제로는 유럽축구선수권(유로) 대회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역대 최고의 ‘셀카’는 바로 ‘우주인 사진’

    역대 최고의 ‘셀카’는 바로 ‘우주인 사진’

    아무나 찍지 못하는 ‘셀카’ 사진 한장이 다시 인터넷을 통해 화제로 떠올랐다. 해외언론들이 역대 최고의 ‘셀피’(selfie)로 꼽은 이 사진은 지난해 9월 5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우주비행사 호시데 아키가가 우주유영 도중 촬영한 것이다. 지난해에 이어 최근 다시 이 사진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얼마전 영국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가 2013년 올해의 단어로 ‘셀피’를 선정했기 때문이다. 자가촬영사진의 줄임말인 ‘셀피’는 우리나라의 인터넷 용어인 ‘셀카’와 같은 의미다. 보도 직후 네티즌들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셀피’ 뉴스를 전하며 앞다투어 이 우주인 사진을 최고의 셀피로 뽑았다.   DSLR 카메라로 촬영된 이 사진은 밝게 빛나는 태양빛을 배경으로 헬멧에는 지구의 모습이 비쳐 그야말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이 사진은 우주인 이외에는 찍을 수 없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셀피’라는 별칭도 따라다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옥스퍼드 선정 2013년 올해의 단어는 셀피(selfie)…무슨 뜻이지? 힌트는 스마트폰

    옥스퍼드 선정 2013년 올해의 단어는 셀피(selfie)…무슨 뜻이지? 힌트는 스마트폰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가 선정한 2013년 ‘올해의 단어’로 ‘셀피’(selfie)란 단어가 선정됐다.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셀피’란 ‘자가촬영사진’의 줄임말로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인터넷 용어인 ‘셀카’(셀프 카메라)와 같은 의미다. ‘셀피’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최근 1년새 급격히 많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을 통해 자기 스스로 자신을 촬영하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널리 쓰이게 된 신조어인 셈. ‘셀피’는 아직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공식 등재되지 않았지만 출판사 측은 향후 이 단어를 사전에 정식으로 올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고] ‘최고령 노벨문학상’ 英소설가 도리스 레싱

    [부고] ‘최고령 노벨문학상’ 英소설가 도리스 레싱

    2007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영국의 소설가 도리스 레싱이 17일(현지시간) 타계했다. 94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레싱의 작품을 출판해 온 미국 출판사인 하퍼콜린스는 이날 레싱이 런던 자택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그는 1950년 처녀작인 ‘풀잎은 노래한다’를 시작으로 대표작 ‘황금 노트북’(1962), ‘어두워지기 전의 여름’(1973), ‘다섯째 아이’(1988) 등 소설, 논픽션, 시 등 장르를 넘나들며 50편의 작품을 남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2007년 레싱을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회의와 통찰력으로 분열된 문명을 응시, 여성으로서의 경험을 그린 서사 시인”이라고 평가했다. 여성 작가로는 열한 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레싱은 역대 수상자들 가운데 최고령인 88세의 나이에 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한때 영국 공산당에 몸담기도 했으나 1956년 헝가리 혁명이 발생하면서 당을 떠났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옥스퍼드 선정 2013년 올해의 단어는 셀피(selfie)…최초의 셀피는 1900년?

    옥스퍼드 선정 2013년 올해의 단어는 셀피(selfie)…최초의 셀피는 1900년?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가 선정한 2013년 ‘올해의 단어’로 ‘셀피’(selfie)란 단어가 선정된 가운데 세계 최초의 ‘셀피’ 사진이 화제다. ‘올해의 단어’로 선정된 ‘셀피’란 ‘자가촬영사진’의 줄임말로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는 인터넷 용어인 ‘셀카’(셀프 카메라)와 같은 의미다. ‘셀피’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최근 1년새 급격히 많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된 스마트폰을 통해 자기 스스로 자신을 촬영하는 일이 일상화되면서 널리 쓰이게 된 신조어인 셈. ‘셀피’라는 신조어가 올 한해를 휩쓴 가운데 최초의 ‘셀피’ 사진도 화제다. 사진의 주인공은 신상이 밝혀지지 않은 영국의 한 여인이다. 1900년대 초로 추정되는 시기에 찍힌 이 사진은 한 중년 부인이 집에서 거울을 향해 커다란 박스 카메라를 들고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오래된 ‘셀피’ 중 유명한 또 하나의 사진은 러시아에서 찍은 사진이다. 한 소녀가 거울을 향해 코닥사의 브라우니 카메라로 자신의 모습을 찍은 것. 이는 10대가 찍은 최초의 셀피. 사진 속의 소녀는 러시아의 마지막 황녀로 유명한 아나스타샤 니콜라예브나 로마노바다. 아나스타샤 공주는 1914년에 자신의 친구에게 이 사진을 보냈고 그 사진이 지금까지 전해져오고 있다. ‘셀피’는 아직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공식 등재되지 않았지만 출판사 측은 향후 이 단어를 사전에 정식으로 올리는 것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옥스퍼드 선정 올해의 단어 ‘셀피’…지난해 단어는 뭐였지?

    옥스퍼드 선정 올해의 단어 ‘셀피’…지난해 단어는 뭐였지?

    옥스퍼드 사전이 올해의 단어로 ‘셀피(selfie)’를 선정했다. 18일(현지시간) 타임 등 외신은 옥스퍼드 사전을 출간하는 옥스퍼드대학 출판사가 올해를 대표하는 단어로 ‘셀피’를 선정했다고 보도했다. 셀피(selfie)란 스마트폰으로 자신의 모습을 직접 찍은 사진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셀피 대신 ‘셀카’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옥스퍼드 출판사는 지난 1년간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이용자들 사이에서 ‘셀피’라는 단어 사용 빈도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지난해부터는 주류 언론에서도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2년쯤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진 이 단어는 지난해까지는 잘 사용되지 않았지만 최근들어 광범위하게 사용이 증가하면서 2013년 8월 옥스퍼드 사전 온라인판에 포함되기도 했다. 옥스퍼드 대학 출판사는 매년 그 해의 분위기를 가장 잘 나타내는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선정된 ‘올해의 단어’는 “총체적으로 잘못 운용돼 실수와 계산 착오가 줄지어 나타나는 특성을 가진 상황”을 뜻하는 ‘omnishambles(총체적 난국)’이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한·중 국민행복 협력 강화 기대”

    “중국과 한국은 ‘인민행복’과 ‘국민행복’이라는 같은 꿈을 나누는 이웃 국가로 양국 사이에 진정성 있는 협력이 강화되기를 기대합니다.” ‘중국의 입’으로 불리는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塋·43) 대변인은 17일 서울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국정 핵심 과제로 ‘국민행복시대’와 ‘중국의 꿈’(中國夢·국가부강, 국민행복)을 내세운 점을 가리키며 한·중 관계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정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을 ‘중국 인민의 라오펑여우’(朋友·오랜 친구)라는 타이틀로 소개하며 한국에 대한 중국의 호감을 공식화한 바 있다. 화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을 두고 외국인들은 돌돌핍인(??逼人·기세가 등등하다)이라는 표현도 불사할 만큼 너무 강경하다고 말하지만 내국인들은 너무 약하다는 비판을 많이 한다”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 같은 온도 차가 발생하는 것은 침략당한 역사를 가진 중국인들은 발전에 상응하는 지위와 존엄을 요구하는 반면 외부에서는 중국이 강해진 파워를 어떤 식으로 사용할지, 어떤 의무를 이행할지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차원에서 그는 중국의 입장을 잘 설명하면서도 외국인들로부터 중국 외교 정책에 대한 이해와 지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딱 1년이 되는데.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 제도가 생긴 지 30년이 됐는데 그 세월에 비하면 1년의 성과를 이야기하기는 쑥스럽다. 다만 외교부 대변인은 외부 세계에 중국의 입장을 알리고 중국의 대외 이미지를 구축하는 중요한 창이어서 막중한 책임과 무한한 영광을 느낀다. →어떤 분야의 질문이 가장 많은가. -해외 언론의 중국 관련 보도는 정치 외교 경제 과학 문화 등 모든 방면을 망라한다. 외교부 기자회견이지만 중국 외교와 관련 없는 질문도 많다. 중국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심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일 것이다. →중국에 대한 비판적인 질문이 많은데 . -편청즉암, 겸청즉명(偏聽則暗, 兼聽則明·일부의 이야기만 들으면 우매해지고, 여러 쪽 이야기를 들으면 밝아진다)이란 말이 있다. 중국이 완벽하지 않은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더 발전하기 위해 개방적인 자세로 외부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 언론은 중국의 부정적인 면만 돋보기로 들여다보며 특정 문제에만 초점을 맞춘다. 심한 경우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을 질타하는 데 이데올로기적인 오만과 편견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 건설적인 비판은 환영하되 정치적 편견으로 가득 찬 악의적인 비난은 정중히 사양한다. →국제사회가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중국 경제는 총량에서는 세계 2위지만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한국의 4분의 1 수준으로 전 세계 80~90위 정도이며,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다. 우리의 목표는 발전이며 이를 위해 평화로운 환경이 필요한 만큼 오로지 ‘평화 발전’ 한길만을 견지한다.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는 중국 변혁은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하며, 그 변화는 서방 지도자들이 아는 것보다 훨씬 더 크고 어려운 것이어서 서방은 중국을 파트너로서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렇듯 국가 간에는 서로 존중하면서 윈-윈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2010년 9월 중국정부청년방문단 단장 자격으로 서울과 경주, 제주도 등을 방문한 적이 있다. 중국과 한국은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 통하며 경제적으로 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등 협력 공간이 무한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또 한국은 아름답고, 과학 기술이 뛰어나며, 문화가 발전하고, 국민들의 열정이 뜨거운 나라라는 인상도 받았다. 한국에 다녀온 뒤로 유자차를 마시게 됐다. →최근에 접한 한국 문화가 있다면. -박근혜 대통령의 ‘박근혜 일기’(상하이 이원출판사)를 감명 깊게 읽었다. →한·중 관계 발전을 위해 어떤 부문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지난 6월 중·한 정상회담 이후 두 나라는 관계를 긴밀하게 하기 위해 여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 중이다. 개인적으로 언론의 역할을 주목한다. 기자는 ‘무관의 제왕’이라는 말이 있듯 언론의 영향력은 지대하다. 한 나라에 대한 언론의 보도 태도는 그 나라에 대한 자국 국민의 감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한 양국 국민이 상대국에 우호적인 이미지를 갖도록 양국 매체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터뷰가 한국 국민들이 중국에 갖는 호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글 사진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19일 취임 1년 화대변인은 中 5번째 여성 대변인… 은유적 화법으로 호평 중국 외교부 대변인실 격인 신문사(司)의 부사장(직급은 우리 외교부 공무원 3급 해당)으로 중국의 제 27번째 대변인이자 5번째 여성 대변인이다. 19일로 대변인을 맡은 지 1년이 된다. 1993년 입사 이후 유럽연합(EU) 등 유럽 지역에서만 7년을 일했다. 화이안(淮安) 고등학교와 난징(南京)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외교부 공무원인 남편과 사이에 중학생 딸을 한 명 두고 있다. 테니스를 즐기며 언론인들과도 종종 친선 게임을 벌이는 등 내외신 기자 사이에 인기가 높다. 특정 국가의 행위를 비난할 때도 직선적인 화법의 논평을 내기보다 은유적으로 부드럽게 이야기해 한결 높아진 중국의 위상을 대변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 “詩 무단사용 억제” vs “보급·발전 저해”

    “詩 무단사용 억제” vs “보급·발전 저해”

    # 최근 한 대학 교수는 책을 펴내면서 시를 다수 인용했다. 처음에는 20편을 일부 인용했다가 출판사에서 난색을 표해 8편으로 줄였다. 그러자 편집자는 시 한 편당 6만원의 재수록료를 내야 한다며 그 금액을 저자의 인세에서 제외하겠다고 통보했다. 50여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던 해당 교수는 결국 시 인용을 포기했다. 이 교수는 “개인적으로 아는 시인은 무료 사용을 허락했다가 출판사에서 싫은 소리를 들었다는 경우도 있었다”며 “시를 널리 알리려는 목적으로 쓴 것인데 인용할 때마다 일일이 허가를 받고 돈을 내야 한다면 오히려 시를 안 읽게 만드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 최근 시 감상집을 낸 한 소형 출판사는 시 수십 편을 실으면서 170여만원의 재수록료를 내야 했다. 해당 출판사 대표는 “시 감상집 자체가 1쇄 출간 분량(1000~2000부)을 다 팔기도 쉽지 않은데 전체 제작비의 10%가량을 저작권료로 내야 하니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일일이 시인들에게 허락을 구해 금액을 낮추긴 했지만 이를 허락하지 않는 출판사도 있었다”고 했다. 시의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저작물 사용료는 시에 약일까, 독일까. 시가 제동장치 없이 쓰이고 읽히는 게 시 보급과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있는 한편 작가가 모르는 사이 시가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저작권 침해이며, 일부 유명 시만 선집 형태로 묶어 내는 것은 다양한 시의 등장과 시인의 발굴을 저해하는 행위라는 주장이 맞선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인은 “다른 예술 작품보다 유독 시에 대해서만큼은 ‘내가 네 시를 소개하는데 감사하지 않으냐’는 인식이 강한 것 같다”며 “최소한의 보호 장치마저 없으면 작가도 모르게 시가 무단으로 사용되는 사례가 횡행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 저작물 사용료를 받는 대표적인 출판사는 시인선을 꾸준히 내온 문학과지성사, 창비, 문학동네, 민음사 등이다. 저작권법상 보도, 비평, 연구, 교육 목적의 저작물 인용은 사용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출판사들은 저작권에 대한 의식이 생겨나던 2000년대 초반 출판사에 저작물 사용 문의가 잇따르자 2003년 창작물 보호 방안을 함께 논의하면서 재수록에 대한 기준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은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에서 정한 저작물 사용료 기준을 따랐다.<서울신문 10월 31일자> 협회 측은 “지난 10월 재수록 사용료를 10% 인상했는데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심의를 거친 것”이라고 밝혔다. 세부 기준은 각각 다르지만 문학과지성사, 창비, 문학동네, 민음사 등은 현재 시 한 편당 재수록료를 9만원으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이 가운데 6만원은 작가에게, 3만원은 출판권 명목으로 출판사에 돌아간다. 출판사들은 시 재수록료를 받는 목적은 수익 창출이 아니라 시인들의 저작권 보호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창비 관계자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닌 이상 특히 시는 적절한 저작권 보호를 받기가 힘들다”며 “시의 재수록 여부를 면밀히 챙기려는 이유는 시가 원문과 다르게 왜곡돼 유통되거나 무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저자와 작품을 보호해 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학과지성사 관계자는 “본사에서 출간한 ‘한국문학선집’도 다른 출판사에 2억원 가까운 저작권료를 내고 만든 것”이라면서 “저작권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문지 출신 시인의 저작권을 중시하듯 다른 저작권자의 작품을 사용하는 대가를 엄격하게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의 저작권 사용료가 마련된 기준이 모호하고 일부 출판사들의 논의를 통해 이뤄진 만큼 이를 다시 점검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현실적인 가이드라인에 대한 이용자들의 불만 등이 있다면 업계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저작권 이용과 관련한 세부적인 시책을 재검토, 마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밥 먹고, 술 마시고, 무르익는 감성대화

    밥 먹고, 술 마시고, 무르익는 감성대화

    ‘저와 식사하실래요? 오붓하게….’ 소설 ‘개미’의 한국어판 발간 20주년과 신작 ‘제3인류’ 출간에 맞춰 14일 방한한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은밀한’ 식사 초대가 화제다. 출판사 열린책들이 3년 만에 방한하는 베르베르와 소수의 독자들이 19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는 ‘시크릿 가든파티’를 마련한 것.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15일까지 댓글 신청을 받아 10쌍을 초대하는 이벤트에는 600여건의 신청 글이 올라와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고 있다. 열린책들의 강무성 주간은 “베르베르를 가까이서 보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열망에 부응해 좀 더 친밀한 만남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재밌는 건 식사 장소가 비밀이라는 점. 열성 팬들이 많은 까닭에 장소가 알려질 경우 무작정 찾아오는 독자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사 초대 인원 등을 합해 총 30쌍이 참여하는 이번 저녁 식사의 메뉴는 채식과 한식을 좋아하는 베르베르의 식성을 고려해 구성할 예정이다. 저자와 독자 간 만남의 공간이 강연회·사인회장을 넘어 식사 모임, 술자리 등으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 8월 소설 ‘실내인간’을 출간한 이석원 작가는 강연회 대신 독자 8명씩을 초대해 세 차례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한 번은 서울 합정동 근처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 모임을 했고, 또 한 번은 성북동 인근 식당에서 낮술 모임을 가졌다. 소설 속 주인공이 빵집에 자주 가는 대목에 착안해 빵집에서 독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책의 내용과 저자의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모임도 등장했다. 지난 7월 ‘낯선 침대에 부는 바람’을 펴낸 섹스칼럼니스트 김얀은 여성 독자 8명을 초대해 ‘야하고 섹시한 칵테일 토크’를 열었다.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현지 전통술을 소개한 ‘스피릿 로드’의 저자 탁재형 다큐멘터리 PD는 지난 3월 상수역 골목의 한 바에서 독자들과 술을 직접 맛보며 책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8월에는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의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산문집 ‘사랑이 다시 내게 말을 거네’의 류근 시인이 호프집에서 ‘치맥’ 모임을 열기도 했다. 김동영 작가의 ‘잘 지내라는 말도 없이’ 출간에 맞춰 오는 27일 서울 동교동에서 저녁 식사 모임 이벤트를 여는 출판사 달의 이희숙 편집자는 “강연보다 심적 부담이 적고, 독자들의 개인적인 고민도 들어 줄 수 있어 소규모 모임을 선호하는 저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월북작가 현덕 장편 소년소설 ‘광명을 찾아서’ 제목만 전해지다 세상 빛 보다

    월북작가 현덕 장편 소년소설 ‘광명을 찾아서’ 제목만 전해지다 세상 빛 보다

    제목으로만 전해지던 월북 소설가이자 아동문학가 현덕(1909~?)의 소설이 출간됐다. 현덕의 유일한 장편 소년소설인 ‘광명을 찾아서’(창비)다. ‘광명을 찾아서’는 작가가 조선문학가동맹의 출판부장을 지내며 숨어지내던 시절 집필한 월북 전 마지막 작품이다. 현덕은 당시 작품을 잡지 ‘어린이나라’에 연재하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1949년 동지사아동원에서 펴냈다. 초판본 그림을 그린 김의환 역시 만화 ‘코주부’로 잘 알려진 김용환의 동생으로 당대 어린이책 삽화가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간 국내에 제목으로만 전해지다가 지난해 3월 박현철 고서 수집가가 일본에서 고서적 경매를 통해 입수하면서 빛을 보게 됐다. 작품 입수 소식을 듣고 출간을 이끈 현덕 연구 전문가 원종찬 인하대 교수는 “근대동화 가운데 장편은 다섯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희소한데 한국 아동문학의 대표작가인 현덕의 유일한 장편이 발견됐다는 것은 우리 문학사에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며 “우연한 거짓말로 내면에 죄의식과 갈등을 겪는 어린이의 심리 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광명을 찾아서’는 해방 직후 길거리로 내몰리는 아이들과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나쁜 어른들이 넘쳐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부모 없이 삼촌댁에 살던 주인공 창수는 숙모가 마련해 준 후원회비를 도둑맞고 거짓말을 하면서 불행한 일들을 연쇄적으로 겪게 된다. 궁지에 몰린 창수의 분투와 성숙해가는 과정이 실감 나게 전개된다. 출판사 창비는 “현행 표준어와 맞춤법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작가의 독특한 어휘나 사투리 등은 그대로 살려 작품의 맛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원종찬 교수의 작품 해설도 곁들여져 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태후는 몰라도 환관들은 알았다

    서태후는 몰라도 환관들은 알았다

    자금성, 최후의 환관들/신슈밍 외 지음/주수련 옮김/글항아리/476쪽/1만 9000원 예나 지금이나 사람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기 마련. 자식마저 희생시키고 권좌를 지킨, 그래서 ‘권력욕의 화신’으로 알려진 청말 서태후에 관한 이야기가 그렇다. 서태후와 융유황후, 단강태비를 잇따라 모셨던 태감(환관의 우두머리급 관리)들의 입을 통해 들어 본 서태후는 지혜롭고 선 굵은 여성이다. 외아들인 동치제와 조카인 광서제가 아침 문안을 여쭐 때도, 자신을 ‘아버지’라 부르도록 했다. 또 키가 작아 20㎝ 높이의 신발을 즐겨 신었다. 하지만 후덕한 동태후와 달리 불같은 성정을 다스리지 못해 아랫사람을 쉼없이 뭇매질했다. 어느 나이 든 태감에게는 대소변을 강제로 먹여 죽음에 이르도록 했다. 존망의 기로에 선 청나라의 운명은 그를 극도로 예민하게 만들었다. ‘자금성, 최후의 환관들’은 청 황실이 빚어낸 숨겨진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16명의 구술자 중 한 명인 신슈밍(信修明)은 10년간 유학을 공부하다 노모와 나이 어린 동생들, 처자를 부양하기 위해 23세 때 스스로 거세했다. 태감으로선 몇 안 되는 지식인이었다. 점을 잘쳐 ‘신선’으로 불렸던 그는 “서태후에 대해 특별히 좋은 감정도 나쁜 감정도 없다”면서 20여년간 보고 들은 이야기를 풀어 간다. ‘고리타분한 이야기’라고 거부감을 느낄지 모르나 서태후는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혈기왕성하게 자기계발에 힘썼다. 날마다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뿐만 아니라 상하이에 머물던 외국인을 불러들여 어학을 공부했다. 저자는 “태후의 불행은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사람을 가려서 들이지 않아 거짓되고 터무니없는 소문들이 퍼져 나갔다는 것이다. 저자들이 전하는 동치제와 황후의 죽음은 서태후 탓이 아니다. “체구가 건장한 동치제는 총명했으나 밤에 홀로 궁문을 넘어 기방에 들락날락하는 버릇이 있었다. 서태후까지 나서 권면해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동치제가 ‘화류병’에 걸렸는데 어의가 이를 감히 말하지 못하고 천연두라고 고해 일찍 사망했다.” 동치제의 아이를 밴 황후가 스스로 곡기를 끊어 자살한 것에 대해선 “세상의 어느 어미가 제 아들의 후사를 끊는단 말인가”라며 ‘서태후 배후설’을 일축했다. 태감들이 말하는 청말 궁궐의 이면은 또 있다. 지나친 관리·감독 탓에 굶주린 어린 황제가 태감들의 방에 숨어들어 찐빵을 훔쳐 먹는다든지, 신해혁명으로 선통제가 폐위당한 뒤 융유황후가 용포를 전당포에 맡기고 돈을 빌리는 모습이 그렇다. 권력의 지근거리에 있던 청말 1000여명의 환관들은 사실 천한 노비와 다름없었다. 황실의 살림을 떠맡았지만 나이가 들어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는 대부분 궁 밖으로 쫓겨나 풍찬노숙 끝에 이슬을 맞으며 생을 마감했다. 이처럼 16명의 태감들이 구술한 회고록은 자금성 출판사가 책으로 엮으면서 귀중한 사료로 변신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솔제지, 교과서 종이 시장 꼼수영업?

    한솔제지가 교과서용 종이 시장에서 ‘꼼수 영업’을 하고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인증이 오는 13일 이후 취소돼 내년 교과서 발매 때에는 비인증 상태가 되는데도 계속해서 출판사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자원순환산업진흥협회는 한솔제지와 자회사 등 4개 업체의 우수재활용제품품질(GR) 인증을 이달 중 취소할 계획이다. GR은 교과서용 종이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재생지 생산에 관한 인증이다. 정부는 GR 인증을 받은 업체에 한해 교과서와 EBS 교재 등에 쓰이는 재생지 납품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는 재생지 원료인 탈묵 펄프 관련 시설을 자체 보유한 업체에만 GR 인증을 해주고 있다. 당시 관련 시설이 미흡한 한솔제지 등에는 1년간 유예기간을 줬으나 그동안 시설을 준비하지 못해 GR 인증이 취소될 상황이다. 그런데도 한솔제지 등이 ‘2014년 3월 1일 발행일’로 표시되는 내년 교과서에 쓰일 재생지를 판매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게 경쟁 업체들의 주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솔제지가 인증이 취소되더라도 13일 이전에 공급한 용지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출판사를 설득하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며 “자원순환산업진흥협회도 분쟁 소지가 있다는 경고 공문을 각 출판사에 발송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솔제지 측은 인증이 취소되기 전까지는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교과서는 쉬워져야 한다/황수정 문화부장

    [데스크 시각] 교과서는 쉬워져야 한다/황수정 문화부장

    얼마 전 한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다. 한참 육아와 교육이 화제가 됐는데, 농반진반 불거진 말이 “엄마들이 설거지할 시간을 온전히 돌려받았으면 좋겠다”였다. 그 자리의 학부모들이 입을 모은 핵심어는 명료했다. 여러 말 필요없이 교육정책이 목표로 잡아야 할 최고선은 학생들이 그 학년 차에 맞게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실제적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란 주장이었다.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교과 과목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난이도가 너무 높아 아이가 혼자 공부를 하려야 할 수가 없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모든 과목이 다 그렇지만 사회 과목에 대한 원성은 특히나 높았다. 엄마들은 안다. 초등 사회 과목이 3학년쯤 난이도가 갑자기 높아졌다, 그 이상의 학년이 되면 영재가 아니고서야 난공불락의 성벽이 된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교과서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실이 난감하다. 교과서에는 각 단원에서 배울 주요 내용만 뭉텅뭉텅 지시어처럼 제시될 뿐이다.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너무나 빈약한 교과서만으로는 스스로의 학습이 애초에 불가능하다. 그래서 참고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교과서를 더 자세히 이해하기 위한 보조교재가 아니라 없으면 학습이 이뤄지지 않는 근거자료인 셈이다. 국정교과서가 단원별 학습 내용만 맛보기로 흘려놓고는 참고서 출판사들에 장사를 시켜주는 짬짬이를 한 걸까 의문이 들 정도다. 그런 참고서의 난이도는 또 얼마를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아이가 숙제를 하고 엄마는 설거지를 하는, 평화로운 풍경은 현실에 없다. 아이가 공부하면 엄마도 꼼짝없이 붙들려 공부해 ‘줘야’ 한다. 해당 학령의 초등생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한자투성이의 단어가 한 문장에도 서너 개씩 나오는 탓이다. 뿐만 아니다. 예전엔 중학교에서나 배웠던 내용이 별 근거도 없이 초등 3, 4학년 교과서로 옮겨 온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초등 5학년 사회 과목에는 입이 벌어진다. 한해 동안 선사시대부터 현대사까지 모조리 배우게 돼 있다. 앞뒤 맥락의 이해는 애당초 언감생심. 연대별 왕의 이름과 업적을 무조건 달달 외우는 ‘촉’을 개발시키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눈을 돌리는 방책이 공부방이며, 과외학원이다. 사교육을 멀리하리라 굳게 먹었던 부모들의 마음을 한방에 무너뜨리는 주범이 다름 아닌 어려운 교과서 내용과 뒤죽박죽인 교육과정인 것이다. 며칠 전 한국교총의 ‘새 교육 개혁 창립포럼’ 토론회는 반가웠다. 교과서의 ‘실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한국사 교과서 좌우 편향 논쟁은 대수가 아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현직 교사들은 잦은 개편으로 교육과정이 뒤엉킨 데다 정부가 정한 교과서 내용의 난이도가 심하게 높다는 지적을 쏟아냈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교사는 전근대사의 경우 중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 고등학교의 것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인정했다. 청소년들의 몸집이 예전보다 커졌다고 지적 이해능력도 따라 높아졌을까. 그렇지 않다. 어려워진 교과서가 학생들의 지적 능력을 끌어올려 줄까. 그렇지 않다. 학습의 기본도구인 교과서가 어려워지면 길을 잃고 책을 덮는 학생은 더 많아진다.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한 우리 교육정책의 근간은 첫째도, 둘째도 ‘자기주도학습’이다. 그러고선 정작 학생들에게는 요령부득의 교과서를 떠안기는 형국이다. 영희도, 철수도 혼자 힘으로 교과서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교과서는 쉬워져야 한다. sjh@seoul.co.kr
  • 성수동 하면 수제화? 이젠 출판·인쇄입니다

    성동구는 6일 수제화 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운 경험을 바탕으로 ‘출판사 및 인쇄사 활성화 추진계획’을 세워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렇게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지역에 출판사 655개, 인쇄사 274개가 있음에도 최근 들어 매출액 규모와 종사자 수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불황을 겪고 있어서다. 특히 성수동 지역에 밀집한 출판·인쇄업체의 경우 역사도 오래됐고 사람과 기술, 장비가 풍부한데도 다른 지역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구는 우선 다음 달까지 929개 출판·인쇄업체를 대상으로 운영현황과 고충 등을 파악하기로 했다. 50여개 업체는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나머지는 설문조사 등을 통해 파악한다. 이런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2월쯤 출판·인쇄업계 자체 협의회를 구성하도록 할 방침이다. 업체의 밀집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위해 정보 교류와 협력사업 발굴 등을 이끌 단체로 만든다. 또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서울인쇄센터, 소상공인진흥원 등 관련 단체들과 협업을 통해 출판·인쇄업체들이 경영 컨설팅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출판아카데미, 편집디자인 교육, 장비오퍼레이터 양성 교육 등을 통해 전문인력 양성도 지원한다. 특히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영세업체들이 협업으로 공동 브랜드를 개발하고 마케팅 활동을 벌일 경우 최대 1억원까지 지원한다. 좋은 책 공모전, 콘텐츠 창작지원 사업 추진은 물론 구 인터넷 홈페이지에 출판인쇄업체 현황을 올려두고 공동 홈페이지 구축도 돕는다. 고재득 구청장은 “출판·인쇄 산업은 지식정보사회의 핵심 기반산업으로, 모든 문화산업의 뿌리”라면서 “성수동 수제화 산업과 더불어 출판·인쇄사 활성화를 통한 전통산업 육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한국사 국정 교과서’로 또다른 갈등 부를 텐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가 이번에는 국정(國定) 전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그제는 정홍원 국무총리까지 가세해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정 총리는 국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워낙 다양한 역사관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역사교육을 위해서는 통일된 국사 교과서가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민감한 문제를 놓고 논란을 빚을 수도 있는 발언을 한 것은 한국사 교과서를 둘러싼 보수와 진보 진영의 갈등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인 것으로 이해한다. 그럴수록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 전환 논의는 편향성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오히려 더 큰 시비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 체제에서 다양성을 보장하는 검정(檢定) 체제로 전환한 것이 2003년이다. 역사는 다양한 관점과 해석이 있을 수 있는 만큼 교사와 학생에게 교과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과 10년 남짓 만에 한국사 교과서와 관련한 대립이 민주 사회가 가진 장점의 하나인 다양성을 외면하는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2008년 금성출판사 교과서 등의 좌 편향 논란과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의 우 편향 논란은 공세 주체만 맞바뀌었을 뿐 다르지 않은 논리로 서로를 부정하고 있다. 말로는 역사 해석의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외치지만 실제로는 이념의 벽에 가로막혀 나와 다른 견해는 조금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이제 우리 사회 구성원이 예외없이 동의하는 한국사 교과서란 존재할 수 없다. 그런 만큼 국정교과서로 되돌렸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훤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집권세력은 한국사 교과서를 새로 쓰려 할 것이고, 이념을 달리하는 세력의 반발은 훨씬 거세질 것이다. 무엇보다 당장 8권의 한국사 검정교과서를 폐지하고 대신 사용할 한 권의 국정교과서를 만드는 작업은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부를 뿐이다. 정부는 검정 시스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국정교과서 전환은 명분이 약하고, 실리도 없다.
  • 엄원태 시인, 백석문학상 수상

    엄원태 시인, 백석문학상 수상

    제15회 백석문학상에 엄원태(58) 시인의 시집 ‘먼 우레처럼 다시 올 것이다’가 선정됐다고 상을 주관하는 출판사 창비가 5일 밝혔다. 심사위원인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시집에 한 고독한 영혼의 자기 단련 모습이 섬세하게 그려져 있고 그런 데서 양성된 지극한 울림이 있다”고 평했다. 상금은 1000만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25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다. 정세랑(29)씨는 성장의 진통을 그린 소설 ‘하주’로 제7회 창비장편소설상을 받았다.
  •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서울의 길은 매번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늘 먼저였다. 하지만 더는 미루지 말자. 걷기 좋은 가을이 아닌가. 성곽길 + 홍제동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걷다팔도 각지의 명산마다 둘레길 조성이 한창인가 싶더니 서울에서도 새로운 길이 조성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홍제동 개미마을에서부터 인왕산 성곽길까지, 서울의 어제와 오늘이 녹아 있는 길을 걸었다.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다 성곽길 성곽길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북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을 잇는 18km의 길로 삼청동, 성북동의 맛집을 찾으러 갔다가 한번쯤 스쳐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가 있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산 성곽길이 개방되고, 인왕산 성곽길도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됐다. 서울시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목표로 성곽길을 차례로 정비하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리라. 게다가 성곽길을 오르는 일은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서울이 서울이기 이전, ‘한양’으로 불리던 시절 말이다. 도심 한복판에 14세기 한양 도성을 품고 산다는 것은, 집 안 가장 좋은 자리에 가족사진을 걸어두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뿌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현재의 서울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로 연결된다. 성곽길은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성곽길이 자리잡은 능선은 아무리 높아도 400m를 넘는 곳이 없다. 북악산과 인왕산이 300m, 남산이 200m이고 낙산은 100m에 불과하다. 반나절, 아니 2시간만 할애하면 충분하다. 현재 성곽길은 총 4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이번에 오른 길은 가장 최근에 복구를 마친 인왕산 성곽길이다. 정상은 해발 338m로 성곽길이 있는 산 중에서는 북한산 다음으로 높다.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점점 도시는 멀어지고 자연이 가까워진다. 인왕산 정상에 다다르면 도시는 어느덧 아득해진다. 서울의 상징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청와대와 남산 타워,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물줄기는 물론이고 도심을 감싼 관악산, 북한산, 남산 등도 조망할 수 있다. 꼬불꼬불 휘어진 성곽길 너머로 자연과 도심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주한 성곽길이 인왕산 풍경 속에 녹아들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선을 만들어낸다.▶travie info 성곽길 4구간의 총 거리는 6km이지만 복원된 성곽을 오롯이 걸으려면 자하문에서부터 사직터널까지 걷는 게 좋다. 자하문~사직터널 길은 약 3.5km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직터널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사직로를 따라 도보로 10분, 자하문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0212, 1020, 7022번 버스로 환승, 자하문고개 정류장에서 하차한다.하늘과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인왕산 성곽길에 오르는 다른 길도 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좀 의아할 수 있겠다. 홍제역은 인왕산 양끝점인 사직터널, 자하문 중 어느 곳과도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인왕산 등산로를 따라 30분~1시간 정도 산행을 해야 성곽길에 합류할 수 있다. 산책처럼 걷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을 보기 위해서다. 개미마을은 소위 달동네라 불리는 마을이다. 한국전쟁 이후 임시 거처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인왕산 자락에 천막을 치고 살았다. 그 모습이 영락없이 미국 서부 인디언 같아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 물론 지금은 천막이 사라지고 마을의 이름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 중 하나다. 임시 거처 대신 판잣집이 들어서고 얼기설기 얽힌 전깃줄이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러던 마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한 기업의 후원으로 마을 담벼락에 크고 작은 벽화를 그리게 된 것이다. 경사진 마을 벽을 따라 집 지키는 강아지, 시들지 않는 해바라기, 낮에도 밝게 빛나는 밤하늘이 수놓아졌다. 주민들이 내다놓은 화분, 꽃무늬 계단은 벽화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마을에 대한 소문은 입에서 입을 타고 흘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결국 이 마을을 바꾸어 놓은 건 재개발이 아닌 ‘예술’이었다. 개미마을은 최근 영화 <7번방의 선물>에 등장하면서 영화 촬영 명소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을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슈퍼는 하나뿐이고(마을 초입 버스정류장의 동래슈퍼가 유일한 상점이다), 마을버스가 아니면 오고가기 힘든 곳이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요한 개미마을을 떠나며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잠시 그곳을 들른 이방인일 뿐이라고. 개미마을 찾아가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07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travie info 개미마을에서 성곽길 오르기 개미마을 끝에 서면 인왕산 등산로가 나타난다.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초입이다. 인왕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가파른 바위도 많다. 산행 내내 기묘한 암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나무 숲의 정경을 관람할 수 있다. 절정은 정상 부근에서 온다. 인왕산의 상징이기도 한 기차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압권이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청와대 부근과 그 너머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경리단길 + 팔각정 서울의 밤, 불야성의 틈새를 찾아서밤이 길어졌다. 불야성의 도시는 점점 더 밝고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진정 도심에서는 고요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거대한 인파가 파도처럼 치고 빠지는 종로와 이태원에서 감히 그런 공간을 찾아보았다. 이 번잡스러운 도시의 틈새를.팔각정 달빛기행 달빛기행이라는 것이 있다. 달이 꽉 찬 보름 무렵에 서울 4대 고궁을 활보하며 야경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탓에 고즈넉한 야경 감상은 말할 것도 없고 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9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창경궁 달빛기행은 1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만의 달빛기행을 개척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팔각정은 어떨까.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올라가며 드라이브를 하고 팔각정에서 야경을 즐기는 코스는 최고의 데이트로 꼽힌다. 팔각정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서울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구불구불 긴 도로를 거슬러 올라온 뒤라 도심이 제법 멀어져 있다. 망원경을 한번 잡으면 한동안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이유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담은 추억이 1년 후 시간의 세례를 거쳐 도착하게 될 것이다. 팔각정에 이르기 전 부암동에서의 데이트는 덤이다. 부암동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에서부터 색색의 손만두로 유명한 ‘자하손만두’ 등 가볼 만한 곳이 지천이다. 그러나 행여 소화를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어 오르겠다고 했다간 도중에 오도가도 못하고 후회하기 십상이다. 특히 밤에는 길이 제법 어둑어둑하니 차량을 이용할 것. 여백의 야경이 주는 맛 경리단 길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소월길’이었다. 고요한 밤 여유롭게 산책하기 원한다면 이 길만한 곳도 없다.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경리단 길로 내려가기 전에 잠시 들르면 좋다. 꼼데가르송 건물 옆 나무데크를 따라 소월길에 오르면, 빽빽한 나무 사이 좁다란 길이 이어진다. 인적도 드물고 소리도 차단되어 마치 세상과 격리된 기분마저 든다. 드문드문 보이는 가로등만이 불빛의 전부.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처럼 이질적이고도 환상적이다. 그러다가 길을 빠져 나오면 시원하게 쭉쭉 뻗은 6차선 도로에서 차들의 불빛이 일렁인다. 여기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며 경리단 길로 진입할 수 있다. 경리단 길에는 오래전부터 이곳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가야랑’이 있다. 마을버스 정류장의 이름이 됐을 정도로 전통 있는 집이다. 지금은 전라도식 한정식을 내놓는 ‘호남정’으로 바뀌었지만 각종 세계 음식점 사이에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맞은 편 ‘비스테카’도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난 곳이다. 비스테카는 이탈리아어로 ‘스테이크’라는 뜻이다. 특히 이곳의 디저트인 티라미스는 맛있기로 유명해 이 티라미스만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한다. 한식이든 양식이든 배불리 먹고 난 뒤엔 야경을 즐길 차례다. 비스테카에서 조금 아래 위치한 마을버스 정류장에 서면 해방촌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옹기종기 모인 주택가의 불빛은 화려하지도 눈부시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 시간 무수한 곡절을 겪어 온 해방촌 마을의 이야기가 속닥거리는 것만 같다. 연남동 둘레길 발견하는 골목의 재미그 어느 곳보다 소박한 동네가 있다. 스스로 ‘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단, 연희동의 남쪽 연남동이다. 홍대에는 없는 이야기, 둘레여서 더 매력적인 연남동 골목을 구석구석 기웃거려 보자.얼마 전부터 들려오는 소식. 홍대 앞 예술가들이 떠나고 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상수동, 합정동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연남동도 그중 하나다. 크고 화려한 건물 대신 그들이 선택한 곳은 골목 사이사이의 작은 건물들이다. 세탁소 옆에 갤러리가, 주택가 사이에 비누공방이, 문 닫은 재래시장 건물에 카페가 문을 열었다. 시장 골목의 착한 커피 커피 리브레 ‘착한 커피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그맣게 세운 입간판을 제외하면 간판도 없다. 미닫이로 된 낡은 뒷문에는 ‘혼수이불’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고 한약방에서 약재를 보관하던 수납장은 원두 진열대가 됐다. 아이스커피든 우유가 들어간 커피든 가격은 4,000원으로 동일하고 원두를 사면 그나마도 무료다. 주인장이 직접 산지에서 커피를 사와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으니 착한 커피집이 맞다. 인테리어나 홍보에서 거품을 뺀 대신 커피 맛은 발군이다. 특히 향긋한 원두 향미를 잘 살려낸 카페라떼가 추천 메뉴.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9시 휴무 매주 월요일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7-1 문의 02-334-0615허름해서 더 매력적인 툭툭 누들타이 툭툭 누들타이는 홍대 인근 거주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다. 어두컴컴한 실내 천장에 커다란 팬이 돌아가고 있고, 오픈 키친에서는 태국인 주방장들이 요리에 열중해 있다. 적당히 허름한 테이블과 의자는 태국 여행의 기억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인기 메뉴인 팟타이에 라오맥주를 곁들이면 최상의 궁합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태국 요리에 쓰이는 소스도 판매한다. 팟타이 9,000원, 뿌님 팟퐁커리 2만4,000원. 영업시간 낮 12시~밤 11시 휴무 매주 월요일, 매월 세 번째 일요일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37 B1 문의 070-4407-5130227-17번지로 GO! 피노키오책방+은나비공방 동진시장 골목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세탁소, 그 뒤편에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 북디자이너의 작업실 ‘형태와 내용 사이’, 동네 책방 ‘피노키오’, 액세서리 가게 ‘은나비공방’이다. 이 세 가게가 모여 있는 건물이 바로 227-17번지다. 그중에서도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만을 판매하는 피노키오책방은 연남동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 만화방에는 없고, 서점에서는 비닐에 싸여 있어서 읽을 수 없었던 책들을 이곳에서는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심지어 아예 바닥에서 편하게 읽으라고 인조잔디를 깔아놓았다. 은나비공방은 상담과 예약이 필요하다. 주로 은을 이용해 주문 제작하는 이곳은 철저히 사전주문으로 제작되며, 홍대 프리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17 문의 피노키오책방 070-4025-9186, 은나비공방 070-8627-9254 낮술 한잔 할까요 토끼바 동진시장 골목에 채 진입하기 전, 토끼바라는 이름의 독특한 가게가 있다. 풀네임은 ‘토끼바: 바닥병 가끔은 제정신’. 수상한 이름의 기원은 두 주인장에게서 나온 것. 홍대에서 각기 ‘바닥’과 ‘병’이라는 가게를 운영했던 그들이 연남동과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토끼바’와 ‘가끔은 제정신’을 운영했다. 그 이름들을 다 갖다 붙여 만든 게 지금의 토끼바다. 간판 밑에는 아무렇게나 써 놓은 ‘낮술’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낮술 마시고 거나하게 취해 벌러덩 드러누워도 전혀 눈치볼 필요가 없다. 호프냉장시스템을 도입하여 언제나 신선한 맥주를 제공한다. 다크에일의 이름은 ‘몸’. 바이젠 맥주의 이름은 ‘마음’이다. 하우스맥주 6,000원, 안주 1만원대. 영업시간 오후 1시~밤 12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383-93 문의 010-9838-5768 메뉴판 없는 레스토랑 Grammo “예약은 필수, 메뉴는 날마다 다릅니다.” 이탈리안 파스타, 프렌치 가정식, 스페인 오믈렛 등 유럽 가정식을 기반에 둔 그람모 키친은 메뉴판이 없다. 그날의 메뉴는 SNS를 통해 공지한다. 당일의 신선한 재료를 기반으로 메뉴를 결정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 식전에는 파티셰가 직접 구운 호밀빵과 오렌지꽁포트를 제공한다. 감자 뇨끼(파스타의 일종)를 주문하니 “강원도에 계신 아버지께서 직접 재배한 감자 100%로 만든 뇨끼”라고 알려준다. 평일에는 단품 요리만, 월요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최병구 셰프의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런치 코스는 2가지 메인요리, 디너 코스는 3가지 메인요리가 제공된다. 1만9,000원, 꼬꼬뱅 2만2,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29 문의 010-5146-3030짜장면 없는 중국집 연남동 차이나타운 예전에도 연남동은 그리 낯선 동네는 아니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식당이 작은 차이나타운을 이루고 있어 대만식, 중국식 가정식을 맛보기 위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동네였다. ‘락락’, ‘향미’, ‘하하’, ‘띵하우’ 등은 2대, 3대에 걸쳐 제대로 된 ‘요리’를 선보인다. 대만식 우육탕면을 맛보고 싶다면 향미로,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군만두가 당긴다면 하하로, 식사 후 간단히 한잔 하고 싶을 때는 저녁에만 띵하우로 향하면 된다. 정식 요리는 1만원대며, 간단히 맛을 보고 싶을 때는 5,000원 미만의 요리를 시키면 술안주로 적당하다.커피의 맛, 책의 향기 The Story Book Cafe 연남동 주민센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문을 연 지 갓 한 달된 북카페가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더 클래식 세계문학전집’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미르컴퍼니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로 모든 책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 인문서적, 여행 에세이 등도 꽂혀 있지만 문학서적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말소리도 음악도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공간이어서 세계문학 전집을 독파해 보겠다는 야심을 실현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메리카노 2,900원.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밤 10시30분, 주말 낮 12시~밤 10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18 오색 지하보도의 변신 연남지하보도 연남동보다 더 낱낱이 파헤쳐 보고 싶다면 연남지하보도에서 길을 시작할 것. 어둡고 칙칙한 지하보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여행자를 맞아들인다. 지하보도를 지나 연남동 주민센터까지 산책하듯 걸어간다. 초행이어도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 방향이 아리송해질 무렵이면 작은 카페들이 나타나 이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연남동에는 한적한 동네를 예쁘게 수놓는 카페들이 퐁당퐁당 자리하고 있다. 지하보도의 약도를 떠올리며 골목을 헤매는 것도 좋다.글·사진 Travie writer 전은경
  • 역사 교과서뿐이랴, 다른 과목도 고칠 것 수두룩… 교총 포럼서 일선 교사들 지적

    “초등 교과서는 빛의 3원색을 합치면 ‘하양’이 된다고 가르치는데 중학교 교과서는 제각각이었다. 5개 출판사는 ‘백색광’이라 했고, 2개 출판사는 ‘하양’, 1개 출판사는 ‘흰색’이라고 했다.” 교학사 역사교과서에서 시작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초등교과는 물론 중·고교 국어, 체육, 미술 등의 교과서 역시 오류가 많고 난이도도 제각각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새교육개혁포럼 창립총회 포럼에서는 일선 교사들이 직접 초등교과와 중등교과의 도덕, 국어, 체육, 미술, 기술가정 교과와 교과서 문제를 지적해 주목을 받았다. 초등교과는 2009년부터 4년 동안 4차례 개정됐다. 때문에 교사들도 바뀌는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적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민철 서울덕암초교 수석교사는 “학생들은 사회를 가장 어려워했으며, 이는 현실과 학습하는 내용의 괴리가 심했기 때문”이라며 “중학교에서는 사회를 하나의 교과로 접근하지만 초등교사는 가르쳐야 하는 교과 수가 6~9개나 된다. 난이도를 재조정하고 내용 정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어 교과서의 난이도도 문제였다. 한 예로 중2 학생들이 어렵다고 제기한 부분은 ‘양반전’, ‘사랑손님과 어머니’ 등이었다. 국어 과목을 분석해 발표한 김향숙 인천 용현여중 수석교사는 “문학작품을 이해하는 데는 시대적 배경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양반전과 박씨전 등 고전은 한문투 어법도 생소하고 조선후기 역사도 배우지 않아 학생들이 매우 어려워했다”고 설명했다. 기술·가정은 2007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강제적 집중이수제로 학생들이 2년 동안 3권의 교과서로 공부했다. 하지만 2009년 교육과정 개정 이후에는 집중이수제가 유명무실해지면서 3개 학년에 걸쳐 2권을 분산 이수했다. 하형숙 인천 계산여중 수석교사는 이를 가리켜 “오락가락 탁상행정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이 밖에 미술교과서 11종에는 색 이름 표기법과 색 이름에 대한 잘못된 개념이 기재된 교과서가 5종이나 됐다. 고교 체육 교과의 선택 과목 가운데 ‘운동과 건강생활’은 교과서가 10종이 있지만, ‘스포츠 과학’은 교과서가 단 1종밖에 없어 외면받는 실정이었다. 포럼 주제발표를 한 황규호 한국교육과정학회장은 “교과서와 교육과정 논란은 교육적 필요보다 정치적 논리와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임기응변식) ‘묘수’ 중심의 잦은 교육과정 개정 때문”이라며 “그동안의 교육과정 개편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위한 집단적 대화 여건부터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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