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판사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민주주의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우리로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조례안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 누리집
    2026-01-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074
  • 창비, 문학과 삶을 잇는 ‘창조적 실험’

    창비, 문학과 삶을 잇는 ‘창조적 실험’

    “‘그들만의 리그’였던 문학은 배격한다, 문학과 삶을 잇는다.” 출판사 창비가 새로 출범시킨 문학플랫폼 ‘문학3’의 지향점이다. 지난해 창간 50주년을 맞은 창비는 당초 젊은 문예지 창간을 예고한 바 있다. 하지만 종이잡지만으로는 독자와 현실, 삶을 소외시키고 그들만의 성역을 쌓는 문학의 한계를 뚫을 수 없다는 문제의식으로 문학과 독자를 잇는 매개체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젊은 감각의 문예지 ‘문학3’와 인터넷 홈페이지 ‘문학웹’(www.munhak3.com), 독자들과의 현장 행사를 중심으로 하는 ‘문학몹’으로 이뤄진 문학플랫폼 ‘문학3’이다. 문학3의 기획위원으로는 김미정·양경언 문학평론가와 신용목 시인, 최정화 작가가 참여한다. 지난 17일 간담회에서 양경언 문학평론가는 “지금까지는 작가와 작품을 중심에 두는 자리로서 문학잡지가 활용됐고 독자는 완성된 책을 소비하는 역할에 한정돼 있었다”며 “문학 플랫폼의 세 궤도가 나의 삶과 문학이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문예지는 매년 1·5·9월 세 차례 발간된다. 문학웹은 상시적으로 쓰기와 읽기의 현장이자 소통의 공간으로 기능한다. 문학몹 활동으로는 독자가 참여하는 편집회의를 열어 종이잡지 콘텐츠를 고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카프카, 일기·편지에 담은 ‘은밀한 속내’

    기괴하고 수수께끼 같은 문학으로 상상력을 자극하고 현대사회의 폐부를 찔러온 독일 작가 프란츠 카프카(1883~1924)의 전집(10권)이 완간됐다. 솔출판사와 한국카프카학회는 카프카가 남긴 최후의 생활 기록인 ‘카프카의 일기’와 ‘밀레나에게 쓴 편지’를 최근 펴냈다. 1997년 4월 단편집 ‘변신’을 시작으로 한 전집 출간이 20년 만에 마무리됐다. 한국카프카학회 자문위원인 편영수 전주대 명예교수는 “그간 카프카의 작품 전체가 한국어로 나오지 않아 한국 독자들은 ‘참된’ 카프카의 문학을 만날 수 없었다. 하지만 1980년대부터 독일에서 나오기 시작한 피셔출판사의 역사 비평판이 카프카 연구자들을 자극하며 ‘한국어판 카프카 결정본’을 보게 됐다”고 완간의 의미를 짚었다. ‘카프카의 일기’는 작가가 1909~1923년에 쓴 노트 1권과 여행 일기, 서류 묶음 2개를 재료로 한 책으로 애증 관계였던 아버지에게 꾸지람을 들은 이야기, 자신의 결핵을 두고 “폐병 환자에게는 질식의 신이 수호신”이라고 자조하는 농담 등 작가의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가 일기 속에 그려 놓았던 스케치도 포함돼 내면 풍경도 엿볼 수 있다. ‘밀레나에게 쓴 편지’는 작가 생애의 후반 3년간 연인이었던 밀레나에게 쓴 편지를 모은 기록으로 연인에게만 밝힐 수 있는 작가의 은밀한 속내와 연애 감정 등이 흥미를 자아낸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In&Out] 선공후사의 정신/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In&Out] 선공후사의 정신/윤철호 한국출판인회의 회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15년까지 우수 문예지 발간 지원사업을 했다. 작년에 갑자기 없어졌는데 이유가 분명하지 않았다. 직접 지원에서 인프라 같은 간접 지원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한 것이라는 풍문이 돌았다. 작가들에게 직접 지원을 했던 문예창작기금도 대폭 줄였기 때문에 정책 방향은 분명했다. 고료든, 지원금이든 작가에게 직접 가는 돈을 막으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갑자기 ‘시장’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창작을 지원하기보다는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최근 특검 수사에서 밝혀진 사실은 이 모든 것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문예지를 지원하지 않으려니 심사로는 뺄 방법이 없어서 사업 자체를 없애려고 했다는 것이다. 작가 지원 사업을 축소한 이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검찰 조사나 청문회에 불려 나온 공직자들이 모두 자기들은 몰랐다고 발뺌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익을 챙기려는 윗사람이 시킨 일에 이유를 만들어 주고 예술가들과 출판사의 생각과 행동을 통제하는 데 앞장선 사람들은 무고한가? 나는 그 사람들도 윗사람의 잘못을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잘못이 크다고 믿는다. 많은 공직자들은 소위 ‘윗사람’이 시킨 것보다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엉뚱한 논리를 개발하고 탄압의 강도를 높였다. 그 사이에서 생겨난 빈 공간 속에서 ‘윗사람’이 떨어뜨린 콩고물은 알뜰하게 챙겼으리라. 이미 높은 사람들만으로도 구치소가 차고 넘친다고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들을 그대로 남겨 둔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가 바뀌어도 같은 일이 반복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사실 문화체육관광부의 출판계 관리를 보자면 단순히 이런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관리하는 일회성 수준의 일만 벌어진 것이 아니었다. 출판산업 진흥을 위해 만든 기구의 원장 자리에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기 위해 그들이 벌인 치열한 공작은 순진한 출판계 인사들로서는 짐작하기도 힘든 지경이었다. 이런 정책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여기저기 입막음용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 ‘예산배정’은 참으로 개탄스러운 것이었다. 2000년대 들어 출판산업에도 큰 변화의 물결이 밀려왔다. 이 와중에 정책적 대응과 조정이 시급한 영역이 많았지만 정권의 손발이 되어 블랙리스트와 각종 ‘공작’으로 ‘내몰렸던’ 정부는 출판산업의 발전을 위해 업계와 손을 맞잡는 데 실패했다. 그리하여 최근에는 송인서적 부도 사태와 같은 ‘예고된 재앙’에도 대비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이상하게도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감옥에 가는 것만 같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모두 감옥에 가는 나라가 어디 제대로 된 나라인가? 선공후사의 정신이 아니라 삐뚤어진 충성심으로 무장해야만 높은 자리로 갈 수 있다면 그런 사람들의 종착역은 감옥이 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정치적인 뜻이 훌륭한 집단이 정권을 잡아도 그중에는 사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끼어 있기 마련이고 블랙리스트가 다시 화이트리스트가 되는 것을 거부할 실무자들이 없다면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최근 탄핵과 정치적 혼란의 틈바구니 속에서 다시 우수 문예지 발간 지원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남은 예산을 지원할 테니 지원서를 내라는 은밀한 연락이 돌았다. 물론 많은 출판사들이 거부했다. 작은 이익을 빌미로 큰 잘못을 바로잡지 않은 채 출판사나 저자들을 길들이려는 시도는 멈추어야 할 것이다. 따라 주는 무리가 없었다면 나라가 엉뚱한 무리의 사익 추구를 위한 도구로 전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 [인사]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공무원 임용△비상안전기획관 강재석 ■병무청 ◇과장급 승진 임용△정보관리과장 안종혁△사회복무관리과장 서창률△국방대학교 교육파견 임태군◇과장급 전보△자원관리과장 이기△병역조사과장 정명근△서울병무청 병역판정관 이우종△경인병무청 병역판정관 조복연△인천병무지청장 김대년△통일교육원 교육파견 이익규 ■제주특별자치도 ◇이사관 승진△안전관리실장 문원일△도의회 사무처장 정태근◇이사관 전보△제주에너지공사 홍성택◇부이사관 승진△도시건설국장 고운봉△보건복지여성국장 양시연△경제통상산업국장 고상호△제주시 부시장 직무대리 문경진△서귀포시 부시장 허법률△특별자치제도 추진단장 김익수△민군복합형관광미항 갈등해소지원단장 현수송△장기교육 강명삼◇부이사관 전보△제주도관광협회 오무순△제주발전연구원 김영주△장기교육 조상범◇서기관 승진△공보관 현학수△예산담당관 이영진△청렴감찰관 김수병△특별자치법무과장 직무대리 강애란△평생교육과장 양석하△평화대외협력과장 직무대리 김남진△투자유치과장 직무대리 장재원△도시건설과장 이양문△도로관리과장 김창우△노인장애인복지과장 직무대리 박일홍△기업통상과장 고봉구△미래에너지과장 임수길△공항확충지원과장 직무대리 현경옥△주민소통팀장 홍순택△교통관광기획단 교통안전과장 고인자△민군복합형관광미항 갈등해소추진단 지원팀장 김대근△골목상권살리기 추진팀장 이동건△FTA 대응팀장 이지훈△상하수도본부 상수도부장 직무대리 강용택△하수도부장 강동헌△민속자연사박물관장 직무대리 오경찬△설문대여성문화센터 소장 김명옥△감사위원회 조사과장 직무대리 양병수△심의과장 고종석△의회사무처 고영철 김영근△국회사무처 강한훈△장기교육 정성호 오성률 강동원△제주시 강순자◇서기관 전보△협치정책기회관 김남선△안전정책과장 고오봉△자치행정과장 강문수△균형발전과장 김선홍△4·3지원과장 윤승언△문화정책과장 손영준△관광정책과장 홍영기△복지청소년과장 김정주△전략산업과장 강영돈△환경정책과장 현성호△생활환경과장 양한식△농업기술원 총무과장 현근협△농업기술원 기술지원조정과장 정대천△세계유산본부 세계유산문화재부장 김용철△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 조인숙△문화예술진흥원장 변영선△한라도서관장 김동용△고용센터소장 허경종△감사위원회 감사과장 나용해△의회사무처 강동우 고순향△JDC 양성필△제주컨벤션뷰로 정미숙△제주여성가족연구원 이경헌△평생교육진흥원 이상헌△제주영상위원회 김상운△장기교육 이영철 김윤자 ■EBS ◇부서장 승진△방송제작본부장 이연규△융합기술본부장 김남호◇부장 승진△방송제작기획부장 김광호△교양문화부장 한송희△유아어린이부장 심예원△영어교육부장 김평진△기술기획부장 박창홍△제작기술부장 신상민△영상기술부장 서상일△미래전략팀장 고범석◇부장 전보△교육다큐부장 김동관△라디오부장 김준범△편집부장 정민희△출판사업부장 전용수△조직법무부장 강수용△운영지원부장 이병익 ■파이낸셜뉴스 ◇승진 및 전보 <부장>△경제부장 김규성<부장대우>△국제부장 최진숙△산업2부장 김기석◇전보 및 보임△정치부장 조석장△증권부장 신홍범△산업부장 양형욱△오피니언부장 김충제(사회공헌 겸직)△문화스포츠부장 정순민 (주말섹션 겸직) ■연세대 △원주의료원장 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장 이영희△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 엄영호△약학대학장 한균희△인문예술대학장 오영교△원주의과대학장 이강현△사회복지대학원장 겸 자원봉사센터장 강철희 ■KB국민은행 ◇승진 <지역본부장>△경북2(안동) 권순보△성남2(판교) 권학준△강남6(선릉역) 김동록△서초5(양재역) 김양수△강동2(송파) 김용식△강서·양천1(우장산역) 김지은△강남1(신사동) 김채곤△동부3(성수역) 김태진△강남2(압구정서) 김필수△영등포4(여의도) 맹진규△경서3(마두역) 박광숙△광주·전남8(제주) 박광재△동부4(사가정역) 박동환△인천북4(부평) 변동명△부산2(사상) 성재경△대전·충남5(당진) 손갑헌△수원2(동수원) 신종국△북부2(강북) 양영주△인천남2(송도) 오세영△인천남3(구월동) 유형산△대전·충남2(도안가수원) 윤도원△남부5(신림본동) 윤재원△대전·충남6(천안백석) 윤종길△강남4(언주로) 윤한웅△경남4(고현) 이건섭△영등포2(양평동) 이명철△경남1(진주) 이상길△서부2(상암DMC) 이옥재△부산·울산5(달동) 이춘근△동부5(테크노마트) 장영호△부산5(부전동) 장은석△서초3(서초동) 하덕일△경기중앙2(호계동) 현창호△동부2(청량리) 홍경표[지역본부장 대우]△강남스타PB센터장 김교란△서여의도영업부장 박미준△도곡스타PB센터장 이미경△삼성대기업금융센터장 이진형◇전보 <지역본부장>△강동3(문정지식산업센터) 강신주△광주·전남2(첨단) 강종남△동부1(장한평역) 고인호△부천1(신중동역) 권덕현△강서·양천2(화곡동) 김명원△부천2(부천중앙로) 김상권△수원4(화성향남) 김성문△북부1(창동) 김영혜△인천북2(가좌공단) 김정권△부산·울산4(울산) 김종광△수원6(평택중앙) 김태구△충북2(서청주) 박순진△강서·양천3(목동파리공원) 박찬용△영등포1(구로동) 박찬일△강동5(명일동) 백봉현△경남5(김해) 손해락△경기중앙6(선부동) 신병철△중앙4(충무로역) 이광남△경서2(일산) 이긍렬△부산·울산2(연산동역) 이동범△부산4(부산) 이성건△강동1(잠실중앙) 이영관△부천3(부천) 이재원△강동4(길동) 이창길△수원5(오산운암) 이충열△부산6(범일동) 정미향△수원3(영통) 정현호△경기북4(구리) 조상길△중앙5(약수역) 조순옥△인천북1(검단산업단지) 최기덕△경기중앙4(시화공단) 최성호△인천남1(용현남) 하승민<지역본부장 대우>△명동스타PB센터장 김광립 ■쌍용건설 △전무 이경석△상무 김민경 안재영△상무보A 이상엽 이종현 유종식△상무보B 김우상 서정호 한승표 엄경륜 손일주 신동규 황철비 ■대한해운 ◇승진△부사장 조용택(영업본부 및 영업지원실 총괄)◇보직 변경△이사 김병록(기획관리실장)
  •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유발 하라리부터 황석영까지… 기대작이 쏟아진다

    올해 출판계는 독자들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벼러 온 기대작이 적지 않다. ‘브랜드 파워’를 가진 국내외 스타 작가들의 신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 ‘사피엔스’ 열풍 이을 ‘호모데우스’ 지난해 인류의 역사를 조망한 ‘사피엔스’ 열풍을 일으킨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히브리대 교수의 후속작 ‘호모데우스’(김영사)가 출간될 예정이다. 전작이 인류의 탄생과 진보를 다뤘다면 호모데우스는 생태학적 관점에서 인류의 미래를 풀어낸다. 국내에 초역되는 미국 인류학자인 애슐리 몬터규의 ‘터칭’(글항아리)은 1971년 초판이 나온 대작이다. 피부 접촉이 인간의 감각적 성장과 정신세계, 인간관계와 사회관습에 미친 영향과 상호작용을 문학, 인류학, 의학 등 온갖 텍스트를 통해 통합적으로 살피고 있다. 출판사는 “인류사에 남을 걸작 중 하나”로 자신한다. # 日 대표 지성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 저술가로 꼽히는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의 에세이 작품도 예정돼 있다. 오는 21일에는 서울 한남동 북파크 카오스홀에서 도킨스의 첫 방한 특별 강연이 열린다. 올해 출간작 가운데는 전 지구적 정치·사회·문화 지형 변화를 탐구한 책들도 적지 않다. 마르크스주의 지식인인 데이비드 하비의 신작 ‘데이비드 하비의 세계를 보는 눈’(창비)은 독창적 시선으로 세계의 작동 원리를 날카롭게 분석한 그의 지적 이력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관계 전문가 파라그 카나가 급변하는 지정학적 역학 관계와 그에 따른 인식 구조의 변화를 전망한 ‘커넥토그래피’(사회평론)와 일본의 대표 지성인 다치바나 다카시가 약 20만권에 달하는 장서로 웅장한 자신의 서재를 소개하는 ‘다치바나 다카시의 서재’(문학동네)도 이목을 끈다. 한길사는 레비스트로스의 ‘신화학 3’를 9년 만에 선보인다. 총 네 권으로 이뤄진 방대한 저서 중 3편으로 큰 주제는 ‘식사예절의 기원’이다. 지난해에 이어 페미니즘 열풍을 이어갈 책도 기대된다. 페미니스트 정치철학자인 낸시 프레이저의 역작인 ‘페미니즘의 역습’(가제·돌베개)은 페미니즘 운동의 맹점과 딜레마, 21세기의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 유홍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 편’ 국내 저자로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서울의 5대 궁궐과 종묘, 숨은 이야기를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울편’(전 2권·창비)을 펴낸다. 서양사학자인 주경철 교수가 15~18세기 유럽의 다양한 인물을 통해 역사의 이면을 탐색한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전 3권·휴머니스트)도 출간된다. 실학자이자 한글학자인 유희가 쓴 ‘물명고’(物名攷·한길사)는 표제어만 1600여개인 일종의 어휘 사전으로,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 김주영 “마지막 장편 같다”… ‘뜻밖의 생’ 문단에서는 지난해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시집의 인기가 불러일으킨 ‘한국문학 붐’이 올해도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황석영, 김주영 등 굵직한 서사에 능한 노장들부터 구효서, 공지영, 김영하, 공선옥, 이기호, 편혜영, 김애란, 황정은, 윤고은, 정지돈 등 중견 및 젊은 소설가들의 신작이 출간된다. 황석영 작가는 민주화운동, 방북과 수감 등 자전적 이야기를 오는 4월 장편 ‘수인’으로 펴낸다. 김주영 작가는 스스로 “마지막 장편 소설이 될 것 같다”고 말한 ‘뜻밖의 생’을 3월 출간한다. 천진한 소년이 지혜로운 노인이 되기까지의 여정을 담은 작품이다. # 오랜만에 소설집 내는 김영하·김애란 이외수 작가는 2005년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장편 ‘보복전문대행주식회사’(가제)를 상반기에 발표한다. 김영하 작가는 2012년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인 ‘옥수수와 나’, 2015년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인 ‘아이를 찾습니다’가 포함된 소설집을 7년 만에 낸다. 김애란 작가는 2013년 이상문학상 수상작인 ‘침묵의 미래’를 수록한 신작 소설집을 5년 만에 발표한다. 시단에서는 정호승, 나희덕, 심보선, 이병률, 이원, 신용목, 김언, 박준, 유희경 등 중장년층부터 젊은층까지 폭넓은 팬덤을 가진 시인들이 문학과지성사, 창비 시선집 등을 통해 새 시집을 낸다. 움베르토 에코, 오르한 파무크,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들도 포진해 있다. 지난해 2월 84세로 세상을 떠난 움베르토 에코의 유작 소설 ‘창간준비호’,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새 장편 ‘잠’과 첫 희곡 ‘웰컴 투 파라다이스’가 선보인다. 7월 여름시장을 겨냥해 나오는 오르한 파무크의 새 장편 ‘빨간 머리카락의 여인’은 국내에서 3년 만에 선보인 소설인 데다, 터키에서 3개월 만에 20만부가 팔린 베스트셀러라 기대를 모은다. 이 밖에도 우리말로 처음 옮겨지는 보르헤스 논픽션 전집(4권) 출간도 보르헤스 팬들에겐 반가울 소식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월호 참사 1000일… 다시 읽는 ‘금요일엔 돌아오렴’

    세월호 참사 1000일… 다시 읽는 ‘금요일엔 돌아오렴’

    출판사 창비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아 ‘금요일엔 돌아오렴: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의 평생소장판 e북을 무료로 배포한다. 창비는 9일 세월호참사작가기록단이 쓴 이 책을 오는 15일까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국내 모든 인터넷 서점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금요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직후부터 그해 12월까지 단원고 희생 학생의 부모 13명을 인터뷰한 증언록이다. 2015년 1월 출간된 이 책은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 개인들이 느끼는 국가에 대한 분노와 무력감, 사건 이후 대다수 가족들이 시달리고 있는 극심한 트라우마 등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제56회 한국출판문화상 기획편집 부문을 수상하고, 5·18문학상 제1회 본상을 수상했다. 창비는 작가단과 가족협의회의 동의를 거쳐 2015년 1억 5000만원, 지난해 3300만원 등 책 수익금 전액을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활동에 기부했다. 박대우 창비 인문사회출판부 팀장은 “평생 소장판의 무료 배포를 통해 세월호 1000일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강동구, 올해 동네서점 7억원 지원 추진

    책 축제·기증 등 상생 앞장서 연초부터 출판계에 악재가 닥쳤다. 국내 출판도매 2위 업체인 송인서적의 부도로 영세 출판사와 동네서점들이 휘청거리게 된 것이다. 온라인서점의 공세까지 겹쳐 동네 서점들은 하루하루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서울 강동구가 동네서점 살리기에 적극 나선 이유다. 강동구가 올해도 동네서점으로 구성된 ‘사람이아름다운동네서점협동조합’(협동조합)과 7억원 상당의 도서 구매를 목표로 계약을 추진한다. 협동조합은 2015년 4월 강동구 내 동네서점 11개가 모여 설립됐다. 당시 강동구가 서점주와 머리를 맞대고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협동조합을 내놓은 지 한 달여 만에 지역 동네서점 16곳 중 약 70%에 달하는 서점이 참여했다. 구는 협동조합과 2015년 5월 처음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그해에만 2억 5000만원의 도서를 협동조합에서 구매했다. 지역에 있는 학교, 공공기관 등이 모두 나선 결과다. 지난해에는 구매액 목표치를 3억원으로 잡았지만 이를 훨씬 넘어선 6억 5000만원에 도달했다. 2년 동안 지역이 나서 9억원의 도서를 동네서점에서 구입하며 ‘상생’한 것이다. 협동조합은 강동북페스티벌, 강동선사문화축제 등에서 책을 주제로 한 문화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연말에는 지역아동센터, 작은도서관을 찾아 도서를 기증하는 등 책 읽는 문화 조성에도 힘을 보탠다.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최근 동네서점은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 등 안팎의 공세로 다양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면서 “동네서점을 살리기 위한 활성화 방안에 더욱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체코·헝가리·터키도 ‘채식주의자’ 읽는다

    지난해 영미권 문학상인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 이후 독일어로도 출간돼 현지에서 호평받았던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올해는 체코, 헝가리, 터키에 소개된다. 한국문학번역원은 올해 한국 작가 30여명의 작품 58편을 해외 15가지 언어로 번역해 소개한다고 8일 밝혔다. ‘채식주의자’는 체코어·헝가리어·터키어로 출간된다. 한강의 장편소설인 ‘소년이 온다’는 노르웨이어로 소개될 예정이다. ‘채식주의자’를 영어권에 알린 번역가 데버러 스미스의 비영리 출판사 틸티드 악시스는 한유주의 장편소설 ‘불가능한 동화’를 번역해 출간한다. 이 소설은 프랑스어로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 은희경의 소설집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가 미국에서, 장편소설 ‘새의 선물’이 베트남에서 출판된다. 은희경의 또 다른 소설집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는 미국 출판사 달키 아카이브의 한국문학총서 25번째 책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공지영의 ‘봉순이 언니’는 프랑스어로, 황석영의 ‘낯익은 세상’은 영어로 각각 번역된다. 김영하의 장편소설 ‘너의 목소리가 들려’가 미국에, ‘빛의 제국’이 불가리아에, ‘살인자의 기억법’은 일본·베트남에 출간된다. 김려령의 청소년소설 ‘완득이’는 독일, ‘우아한 거짓말’은 일본·베트남에 소개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한국 문화, 권위주의 버려야 산다

    한국 문화, 권위주의 버려야 산다

    한국 문화의 몰락/최준식 지음/주류성출판사/266쪽/1만 6000원 문화는 한마디로 인간의 삶 전체다. 인간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그가 속한 사회의 문화 속으로 들어간다. 좋은 문화가 살 만한 세상을 만들고 인간답고 행복하게 살려면 좋은 문화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한국 사회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많다. 이화여대 한국학과 교수이자 국제한국학회, 한국문화표현단, 한국문화중심 등 각종 단체를 통해 한국 문화 전반을 연구해 온 저자는 이 같은 한국 문화의 난맥상을 집중적으로 짚는다. 저자는 한국이 정치, 경제, 교육, 종교, 대중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난맥을 거듭하고 있는데 이유는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 문화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잘못 사용되고 있는 존비어 체제, 호칭에서 나타나는 권위주의, 맥락 없이 축약하는 한국인의 언어 습관 등 점점 더 열악해지고 품격을 찾아볼 수 없는 언어 문화를 그 중심에 둔다. 또한 가짜 초상화가 등장하는 한국 화폐 디자인을 비롯해 혼례나 상례, 제례 등 겉껍데기만 남은 한국인의 통과의례 등 생활 문화의 문제점과 함께 교육계와 종교계에서 나타나는 양상을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여러 단면들을 살펴본다. 저자는 “앞으로 한국이 거듭 태어나려면 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없이는 불가능하며 삶의 얼개인 문화가 혁신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어떤 제도적인 개선도 한국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아울러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한국인의 집단 지성에 불을 붙이고 이를 구체화할 수 있는 연구소(싱크탱크)의 설립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소설가는 얼마나 벌까

    소설가는 얼마나 벌까

    작가의 수지/모리 히로시 지음/이규연 옮김/북스피어/216쪽/1만 2800원 돈 문제를 미주알고주알 까발리는 건 천박한 짓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돈에 초연한 것을 군자의 도리로 여기는 유교적 전통이 여전하기 때문일 터다. 문학계라면 특히 그럴 법하다. 이는 일본도 마찬가지였는데, 2015년 이 미묘한 금기가 깨졌다. 미스터리 소설가 모리 히로시가 작가로 살아 온 19년 동안의 수입을 낱낱이 밝힌 것이다. 그 내용이 새책 ‘작가의 수지’에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저자가 창작활동을 통해 얼마를, 어떻게 벌었고, 또 여전히 벌어들이고 있는지를 데이터를 통해 낱낱이 알려주고 있다. 인세율은 얼마인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책 제작 비용이 줄어든 요즘도 왜 인세율은 그대로 인지, 심지어 언제 인세가 지급되는지까지 일본인답게 세세하고 정확하게 적고 있다. 문학인들로서는 얼굴이 붉어질 내용들도 있겠지만, 소설가란 직업에 입문하려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출판의 모든 것을 알려주마’류의 실전 개론서와 다름없다. 물론 우리 출판계 사정과 단순비교하기는 어렵다. 우리와 일본은 여러모로 다를 테니 말이다. 사실 대부분의 책은 적자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일상적으로 독서를 하는 사람은 찾기 쉽지 않다. 저자의 대표작이라는 ‘모든 것이 F가 된다’조차 일본인의 0.6% 정도만 사서 봤다. 이 수치가 TV프로그램 시청률이었다면 아마 당장 폐지되고 말 것이다. 그런데도 출판사는 유지되고 있다. 물론 망하는 곳도 많지만. 이유는 일부 책이 흑자를 내주기 때문이다. 부수가 많아질수록, 히트작일수록 이익률은 높아진다. 저자는 “책은 운이 지배한다”고 했다. 다른 예술분야라면 비주얼이나 기교적 우월함 등을 통해 상당 부분 결과예측이 가능하다. 한데 소설은 알 수 없다. 문장이 농익었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매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매력이 무엇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역설적으로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소설가도 퍽 유망한 직업이 된다. 게다가 인건비 외엔 별다른 소요경비가 없어 불황에 강하다. 자본과 설비도 필요 없다. 비교적 단기간에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다만 연달아 책을 펴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때문에 20년 정도 시간이 흐르면 9할 이상의 작가들이 사라진다. 저자는 비교적 성공한 소설가다. 돈도 많이 벌었다. 그래서 책을 통해 자랑질하고 싶은 거냐고 되물을 수도 있겠다. 저자의 생각은 다르다. 있는 그대로를 잰 체하지 않고 정직하고 객관적으로 전하고 싶은 거다. 그래도 궁금증은 남는다. 그래서 당신은 얼마나 벌었는데? 2015년 기준으로 19년 동안 그가 쓴 책은 278권, 총판매 부수는 1400만 부, 이 책들이 벌어준 돈은 약 155억원이다. 각종 해설과 추천사, 영상화에 따른 부가 수입까지 합치면 그의 수입은 200억원을 훌쩍 넘길 듯하다. 1년에 10억원 이상 벌어들인 셈이다. 대학교수 본업이 아닌 소설가 부업으로 말이다. 뭐 자랑질해도 되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부도’ 송인서적 피해 출판사 1~2%대 저리융자 50억 지원

    정부가 지난 3일 부도를 낸 대형 서적도매상 송인서적과 거래해 온 출판사들에 금리 1%대의 저리 융자지원을 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발표한 출판업계 지원대책에서 50억원 규모의 자금(출판기금)을 활용해 송인서적 피해 업체에 1%대(종전 3.6%)의 긴급 운전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대출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해업체는 이르면 오는 11일부터 출판문화진흥재단에 자금을 신청하면 1월 넷째주(22~28일)부터 1차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체부는 또 중소기업청과 협력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송인서적 피해 업체를 대상으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준한 정책자금 및 특례보증 지원 등을 시행한다. 직원 5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에는 소상공인특화자금(1억원 내, 금리 2.39%), 일반경영안정자금(7000만원 내, 2.39%),성장촉진자금(영업기간 5년 이상, 1억원 내, 2.19%)을 지원한다. 기존 대출·보증 만기연장 및 보증요건을 우대한 특례보증도 공급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출판유통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현재 200개 중형서점이 참여하고 있는 서점 판매정보시스템(POS) 구축 사업을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나’로부터 ‘우리’까지 희망 읽기

    문화계 인사들이 각자 가슴에 품고 있던 ‘말’과 그들이 추천한 한 권의 ‘책’을 통해 새해 첫 책면을 나누고 싶습니다. 이들이 꼽은 올해 화두는 ‘나’로부터 출발해 ‘우리’로 나아갑니다. 영화 ‘내부자들’을 연출한 영화감독 우민호,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생태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책 전문가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장편소설 ‘한 명’을 펴낸 소설가 김숨, 지난해 유일한 천만 영화 ‘부산행’을 연출한 영화감독 연상호, 시인이 시를 골라 주는 책방 ‘위트앤시니컬’ 주인장인 유희경 시인, 원조 스타PD로 유명한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출신의 프리마 발레리나 김주원의 화두에는 성찰과 우리 사회를 치유하고픈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미래를 만들어 가는 힘은 확신이 담긴 말과 그리고 고집스러운 실천일 것입니다. 절망에 맞서는 한 방법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것입니다. 그 희망은 결국 나의 희망이 될 것입니다. 희망은 그렇게 시작되지 않을까요.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희망]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 ‘제5도살장’ 커트 보네거트 지음/정영목 옮김/문학동네 커트 보네거트는 미국의 풍자가이자 휴머니스트이며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이다. 이 책은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독일 드레스덴 폭격에서 살아남게 된 작가가 쓴 자전적인 반전 소설로 부조리와 모순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거대한 변혁을 겪고 난 주인공이 아침에 눈을 뜨고 일하러 나가고 저녁에 다시 집으로 돌아와 가족과 함께 밥을 먹고 잠에 드는 하루하루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희망은 큰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한 개인의 삶이 행복하려면 일상이 파괴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일상이 무너지는 순간 한 인간의 행복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요즘 우리 국민들의 일상이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일상이라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또 그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말해 주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나름의 일상이 있을 텐데 그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대선] ‘부산행’ 연상호 감독 ‘송곳’ 최규석 지음/창비 최규석 작가는 우리 시대 청춘의 모습을 그린 ‘습지 생태보고서’, 이주 노동자의 이야기를 담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우리 현대사를 다룬 ‘대한민국 원주민’과 ‘100℃’ 등 여러 작품에서 사회 부조리를 파헤쳐 온 작가다. ‘송곳’은 부당 해고에 맞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다루고 있다. 다음달부터 마지막 5부의 연재가 시작되는데 단행본으로는 3권까지 나온 상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는데 이 책을 이 시점에서 추천하는 까닭은 우리 사회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노조에 대한 이야기이고, 지금 시국 상황에 다시 읽어 보면 또 다른 의미와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어서다. 대학 동창인 최 작가와는 맥주 한 캔을 놓고 밤새도록 창작 이야기를 할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첫 장편 ‘돼지의 왕’을 비롯해 ‘사이비’ 그리고 지난해 ‘서울역’에서 캐릭터 원안, 디자인 등을 맡아 줬다. 영화 ‘부산행’의 마지막에 흐르는 ‘알로하오에’도 최 작가가 추천했다. [다양성] 최재천 이대 석좌교수 ‘문명의 붕괴’ ‘국가는 왜…’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강주헌 옮김/김영사 대런 애스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지음/최완규 옮김/시공사 ‘총, 균, 쇠’로 풀리처상을 수상한 UCLA 지리학과 교수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문명의 붕괴’는 인류 문명의 탄생과 발전을 총, 균 그리고 쇠로 재분석한 전작과 달리 문명 사회가 어떤 이유로 붕괴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그는 크게 다음의 다섯 가지 이유를 들었다.?인간이 환경에 끼치는 악영향, 기후 변화, 우방의 부재, 적대적 이웃 국가의 출현, 무너진 정치 시스템과 문화 인프라.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정국을 총체적으로 경고하고 있는 것 같아 섬뜩하기까지 하다. 여기에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의 분석은 우리를 더 두렵게 한다. 경제학자와 정치학자인 두 저자가 찾아낸 국가가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포괄성이다. 국가 행정과 경제 사회가 포괄적(inclusive)인 국가는 융성했고 반대로 폐쇄적(exclusive)인 국가는 망했거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자들은 대한민국과 북한을 가장 극명한 예로 들어 설명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많은 결정도 점점 더 폐쇄적으로 이뤄지는 걸 본다. 이런 역주행을 과감히 끊어내야 한다. [공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비통한 자들을 위한…’ 파커 파머 지음/김찬호 옮김/글항아리 자율. 자기 행동의 서사를 스스로 창조하고 실천하다. ‘촛불’과 함께 민주주의가 우리 스스로에게 명령되었다. 자율적 주체인 시민을 통치의 대상인 신민으로 여기는 어떠한 정치사회 시스템도 연대를 통해 곧바로 무력화할 것임을 선포했다. 아고라에서 자율적으로 평화를 이룩한 성숙한 시민의식에 바탕을 두고, 더이상 대의제 선거에만 의존하지 않는 공화(共和)의 원리를 국가와 사회 전반에서 시험할 때다. 이 책은 정치의 새로운 얼굴을 그리려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지렛대를 제공한다. 저자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공동체가 생겨날 수 있도록 시민들 개개인의 마음을 일일이 살피는 공론장(느리고 비효율적이지만 흔하게 기적을 일으키는)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자기 나라 안에서 난민이 되면서 마음이 부서진 이들에 주목하고, 그 찢긴 마음을 서로 공유하여 공감을 일으킴으로써 치유를 바느질하고 연대를 생성하자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의 참된 토대이자 공화로 가는 오솔길이다. 사회의 뿌리로부터 꽃을 향해 분출해 올라가는 소통의 흐름을 원활히 하면서도, 이를 자율적으로 조절하고 필요한 일에 집약할 줄 아는 미시 정치의 실현이 촛불의 교훈이다. 독서공동체와 같이 일상에서 성찰적 토론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시민 공동체를 고민할 과제가 우리 앞에 있다. [리셋] 유희경 시인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지음/창비 어지러운 시절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무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지경에 이르게 된 것 같다. 마땅한 귀결처럼 패배감과 허무가 유령처럼 우리 곁을 떠돈다. 그리고 지친 우리는 자신도 몰래, “이러느니 다 망했으면 좋겠어”라고 내뱉고 만다. 이른바 ‘리셋 증후군’에 시달리게 된 것이다. 리셋은 필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나 앞도 뒤도 대책도 없는 ‘처음’은 바라서도 이야기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리셋이 아니라 실패다. 엄기호의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는 낙담과 포기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역사 위에서 진단한다. 그리고 그 다음을 위한 논의를 “처방”한다. 다시 역사의 위로 올라서, 우리가 더 나아지고 있음을 확신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 보았으면 좋겠다. 포기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어쩌면 뻔한 ‘진리’를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마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리셋은 지속할 힘을 찾아내는 노력에 달려 있다. [그래도] 주철환 서울문화재단 대표 ‘겐샤이’ 케빈 홀 지음/ 민주하 옮김/ 연금술사 마음이 ‘우물’이면 말은 ‘물’이다. 더러운 우물에서 맑은 물을 퍼 올릴 순 없다. 내가 사는 동네 인근에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있다. 시인이 젊은 날 머물던 하숙집터도 있다. 하기야 시인에겐 늙은 표정이 없다. 서른이 되기도 전에 총총히 떠나버려 영원한 청년의 얼굴로 남았다. 딱 백 년 전에 태어난 윤동주에겐 별이 말이었다.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를 새겨 넣었다. 이제라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가슴에 품고 싶다면 얇은 책 ‘겐샤이’에서 방법을 익히자. 고대 힌디어 ‘겐샤이’는 어느 누구든 스스로를 작고 하찮은 존재로 느끼도록 대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말 한마디에도 다 정신이 깃들어 있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정신없는 날을 맞게 된다. [윤리] 소설가 김숨 ‘나와 너’ 마르틴 부버 지음/표재명 옮김/문예출판사 윤리 의식의 부재는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지난 가을과 겨울 내내 내게서 떠나지 않던 질문이었다. 본질적으로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망각한 데서 나오는 태도, ‘너’라는 타자를 존귀하게 여기지 않는 태도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태어나는 순간부터 ‘나’는 수많은 ‘너’를 만나고, 어떠한 관계를 맺는다. 그 과정에서 너를소유나 도구로 대하기도 한다. ‘나와 너’는 유대인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책이다. 너와 나의 관계에 대한 깊고 신비로운 성찰을 담고 있다. “근원어 ‘나―너’는 오직 온 존재를 기울여서만 말해질 수 있다…. ‘나’는 너로 인하여 ‘나’가 된다. ‘나’가 되면서 ‘나’는 ‘너’라고 말한다. 모든 참된 삶은 만남이다.” 나와 너의 관계 회복은 자연스럽게 윤리 의식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너와 나의 만남은 은혜로 이루어졌다”는 문장을 새해 첫 문장으로 심장에 새긴다. [성찰] 발레리나 김주원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톨스토이 지음/이상원 옮김/조화로운삶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에게 중요한 2017년을 위해 누군가에게 조언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톨스토이의 책을 권할 것이다. 모두가 갈구하는 행복은 가까운 데서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순간은 내가 존재하고 있는 현재이며 가장 소중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는 톨스토이가 생전에 펴낸 마지막 저서다. 그의 지혜와 성찰이 담긴 잠언집으로 그가 느낀 행복과 사랑, 삶과 죽음 등에 대한 통찰이 담겨 있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책을 보면서 지식을 얻게 되지만 실제 나의 것이 되지는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진짜 스스로 발견한 진리,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는 진리에 대해 깨달을 수 있다. 인생의 마지막 2년을 남겨 두고 있던 러시아 대문호가 쓴 주옥 같은 유산들은 나침반과 같은 존재가 되지 않을까.
  • ‘부도’ 송인서적 피해 출판사 1~2%대 저리융자 50억 지원

    정부가 지난 3일 부도를 낸 대형 서적도매상 송인서적과 거래해 온 출판사들에 금리 1%대의 저리 융자지원을 하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6일 발표한 출판업계 지원대책에서 50억원 규모의 자금(출판기금)을 활용해 송인서적 피해 업체에 1%대(종전 3.6%)의 긴급 운전자금 대출을 시행하고 대출요건도 완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피해업체는 이르면 오는 11일부터 출판문화진흥재단에 자금을 신청하면 1월 넷째주(22~28일)부터 1차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체부는 또 중소기업청과 협력해 이르면 다음주부터 송인서적 피해 업체를 대상으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에 준한 정책자금 및 특례보증 지원 등을 시행한다. 직원 5인 미만의 소규모 업체에는 소상공인특화자금(1억원 내, 금리 2.39%), 일반경영안정자금(7000만원 내, 2.39%),성장촉진자금(영업기간 5년 이상, 1억원 내, 2.19%)을 지원한다. 기존 대출·보증 만기연장 및 보증요건을 우대한 특례보증도 공급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출판유통산업의 선진화를 위해 현재 200개 중형서점이 참여하고 있는 서점 판매정보시스템(POS) 구축 사업을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먹고 사는 일에서도 예의가 있는 법이죠”

    “먹고 사는 일에서도 예의가 있는 법이죠”

    “이 밥이 올 때까지 공덕을 생각할진대, 덕행이 부족한 나로서 먹기가 송구하다. 식사에 염탐하면 삼독(三毒)도 구축되나니 생사를 멸하는 양약으로 생각하면서 도업을 이루기 위해 이 밥을 먹노라.” 절집에서 식사의 고마움을 식사 때마다 일깨우는 게송인 오관게(五觀偈)이다. 이 오관게 말고도 불교 경전엔 음식과 식사에 관한 경구가 숱하게 전한다. 사분율에선 “모든 음식은 약”이라 여기고 금강경에는 제철 음식과 그 지역 음식을 권한다. 대부분의 초기경전 니까야에는 음식과 관련한 다양한 교훈이 넘친다. 음식과 식사에 얽힌 불교경전과 교훈의 바탕은 당연히 연기론이다. ‘당신은 무엇을 먹고 사십니까’(불광출판사) 출간에 맞춰 지난 4일 서울 안국동 한국사찰음식문화체험관에서 만난 선재 스님도 대면부터 연기론을 입에 올렸다. “우리가 사는 우주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고, 자연과 중생은 나와 둘이 아닌 하나입니다. 자연의 생명이 맑고 건강해야 좋은 식재료를 얻고 이를 섭취하면서 건강한 나를 만들 수 있지요.” 자연과 생명이 둘이 아니라면 당연히 섭생에도 자연의 배려가 소중할 터. 그래서 스님은 “먹고 사는 데도 예의가 필요하다”며 “음식을 만들고 먹을 때 최대한 신중하고 절제하라”고 거듭 강조한다. 선재 스님은 아버지와 두 오빠를 간암으로 여의고 자신도 간암으로 1년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던 비구니. 10분이면 갈 거리를 세 번에 나눠 걸어야 할 만큼 몸, 마음이 쇠약해지자 경전에서 약을 구했다고 한다. 그 약이 바로 음식이다. 이후 음식 수행에 천착해 살면서 사찰음식에 큰 관심을 가졌고 최근 조계종 제1호 ‘사찰음식 명장’으로 위촉됐다. ‘당신은 무엇을…’는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삶의 근본으로서의 음식, 몸과 마음의 관계, 사찰음식과 수행에 관한 이야기를 실감 나게 풀어놓았다. “부처님은 집안에 어려운 일이 있거나 몸이 아파 상담하러 온 이들에게 ‘무엇을 먹고 사느냐’고 먼저 물었습니다.” 모든 문제의 근원이 음식에서 생겨나고 음식으로 해결된다는 이치의 표현이다. ‘스스로 음식을 다스려야 법(진리)을 세울 수 있다’는 ‘식자제 법자제’(食自制 法自制)와도 상통한다. 그래서 스님은 “생각이 바뀌면 입맛도 바뀐다”고 말한다. 국내 최고의 사찰음식 전문가답게 스님은 사찰음식과 채식의 경계도 명쾌하게 구분 짓는다. “사찰음식은 채식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깨달음을 위해 먹는 선식(禪食)입니다. 채식이 생명과 건강을 위한다면 사찰음식은 생명과 건강 그리고 지혜를 위한 음식입니다.” 그런가 하면 육식에 대해서도 “성장촉진제나 항생제가 들어 있는 고기는 바른 고기가 아니다”라면서 정육(正肉)만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꼭 필요한 경우 육식을 하되 동물의 삶을 배려해야 하며 결코 욕심을 내선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가장 순수한 물이 맛있고 건강에 좋듯이 재료 본연의 맛, 자연의 맛을 느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음식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게 서 있다면 조율과 절제, 비우는 삶이 가능해진다.” 음식을 혀의 맛으로만 여기지 않는다면 진정한 삶의 맛, 지혜의 맛을 볼 수 있게 된다는 스님은 이런 말을 남겼다. “처음에는 사찰음식을 알리기 위해 책을 썼지만 이제는 사람의 마음을 바꾸기 위해 책을 쓰기로 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화마당] 어느 도매상의 부도가 남긴 교훈/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어느 도매상의 부도가 남긴 교훈/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두 달에 한 번 5주 과정으로 ‘1인 출판 스타트업’ 강의를 한다. ‘내 마음에 드는 책을 내 마음대로 만들고 싶다’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다. 시작한 지는 6년쯤 됐는데 예상과 달리 듣고자 하는 수강생들이 항상 넘치는 편이어서 결강 없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여러 사람 앞에서 떠드는 건 언제나 힘들다고 느낀다. 특히 ‘이 자식,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무슨 말에도 반응하지 않는 수강생들을 만나면 금세 주눅이 들고 만다. 다행히 지난 연말 진행된 과정에선 ‘리액션’이 좋은 대학생 세 명이 맨 앞자리에서 열심히 들어 준 덕분에 난처해하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갈 수 있었다. 고마워서 무슨 소원이든 한 가지씩 들어주고 싶을 정도였다. 물론 귀찮은 부탁을 할까봐 직접적으로 그런 얘기를 하진 않았지만. 한데 마지막 날 수업이 끝나자 한 명이 다가오더니 “선생님, 이거” 하며 팩에 포장된 떡을 불쑥 내미는 거다. “뭡니까, 이게.” “떡요.” 아니, ‘떡이라는 걸 묻는 게 아니라 웬 떡이냐고 묻는 거잖아’라고 생각한 순간 두 시간 전에 마주한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그날 나는 두꺼운 파카를 꺼내 입고 종종걸음 치다가 지하철역 계단에 앉아 있는 할머니를 만났다. 만났다기보다는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얇은 조끼만 걸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도 분명히 “총각, 떡 하나만 사줘. 나, 저녁도 못 먹었어”라든가 하여간 울음 섞인 목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나는 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저녁도 먹은 데다가 따뜻하게 데워진 손을 빼기가 싫어서 휙 지나치고 말았다. 팔짱을 낀 채 무슨 말을 해도 반응하지 않는 수강생처럼 내 갈 길만 갔다. 참으로 이기적인 놈 아닌가. 훗날 천벌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 대학생은 떡을 잔뜩 구입하고 말았다. 그중 하나를 내게 내민 걸 테지라고 생각하자 창피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세 명의 대학생은 이미 출판사 등록 신고를 마쳤고 언젠가 자신들의 책을 펴낼 계획이라고 한다. 집이 어디냐고 물으니 먼 지방이란다. “지금 시간이면 버스도 없을 텐데.” “근처 도서관에서 자려고요.” 어디선가 새우잠을 잘 요량인 듯했다. 쯧쯧, 그런 주제에 떡은 뭐 하러 샀누. 마침 뒤풀이 자리에서 그 얘기를 들은 몇 명이 찜질방에라도 가서 자라며 몇 만원을 모아 주자 그걸 또 덥석 받지 못하고 “나중에 갚을게요”라며 전화번호를 적어 가는 세 청년이었다. 요즘처럼 다들 책을 읽지 않는 시대에 출판 창업에 대한 관심이 끊이지 않는 건 의외라고 나는 늘 생각한다. 한편으로 어디든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 산업은 점점 더 곤란해질 거라고도 생각한다. 그렇다면 선배 출판인들이 해야 할 일은 위의 세 청년과 같은 신규 진입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출판을 도모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주는 일일지도 모른다. 적어도 유통 과정에서 베스트셀러를 보유한 출판사들이 현금 거래를 할 때 규모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문방구 어음이라도 받아 가든가”라는 식의 불합리함을 감내하지 않아도 될 공정한 룰을 만드는 것 따위 말이다. 입으로만 ‘출판의 다양성’을 외칠 게 아니라 송인서적의 부도에 일조한 대형 출판사들이 먼저 정직하게 속내를 털어놓고 논의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또 다른 도매상의 부도는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 물론 나는 처음 당해서 밥이 안 넘어갈 지경이지만.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화살과 노래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화살과 노래

    화살과 노래(The Arrow And The Song)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화살을 허공에 쏘아 보냈지. 땅에 떨어졌겠지만, 어딘지 알지 못했어; 너무 빨리 날아가는 화살을, 내 눈이 좇아갈 수 없었지. 노래를 허공에 띄워 불렀지. 땅에 떨어졌겠지만, 어딘지 알지 못했어; 누가 날아가는 노래를 따라갈 만큼 예리하고 강한 눈을 갖고 있겠어? 오래, 오래 뒤에, 어느 참나무에서 아직도 부러지지 않고 박혀 있는 화살을 보았지; 노래도,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의 가슴속에 그대로 남아 있었어. I shot an arrow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so swiftly it flew, the sight Could not follow it in its flight. I breathed a song into the air, It fell to earth, I knew not where; For who has sight so keen and strong, That it can follow the flight of song? Long, long afterward, in an oak I found the arrow, still unbroke; And the song, from beginning to end, I found again in the heart of a friend. * 꽤 알려진 작품이지만 오랜만에 다시 읽어 보니 좀 심심하다. 시의 메시지가 도식적이고 표현도 단순하다. 세계의 명시라고 하기엔 부족하나, 영어가 쉽고 전달력이 뛰어나 대중에겐 호소력이 있을 터. 인간관계의 폭이 넓지 않은 내게도 이맘때면 송년회와 신년 하례식을 알리는 문자가 서너 개 오는데, 내가 참석한 모임은 단 하나였다. 얼마 전에 고려대 언론대학원 제46기 언론AMP과정 종강파티에 갔다. 가을에 문학 강의를 맡은 인연으로 초대받은 자리였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다음주에 있을 수료식에서 시 낭송을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흔쾌히 좋다고 대답했지만, 돌아서서 생각하니 딱히 떠오르는 시가 없었다. 뛰어난 연애시는 수두룩한데, 우정을 노래한 괜찮은 시는 드물다. 롱펠로(1807~1882)의 ‘화살과 노래’는 그리 심오한 작품은 아니나, 여럿이 만나고 헤어지는 자리에서 낭송하면 어울릴 것 같다. 심오하지 않다고 내가 폄하한 이유는 이 시에서 말하는 ‘변치 않는 무엇’을 내가 믿지 않아서만은 아니다. 그 변함없는 무엇을 확인하는 화살과 노래가 낡았기 때문이다. 부러지지 않은 화살이 박힌 참나무를 어디서 찾을 것인가. 롱펠로 시인이 어린 시절을 보낸 19세기 초엽의 미국 포틀랜드에서는 참나무가 흔했겠지만, 지금 참나무를 보려면 차를 타고 한참 달려야 한다. 화살보다 빠른 속도로 문자를 주고받는 21세기에, 친구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내 노래를 발견할 시간이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옛날 노래를 들을 여유가 있을까. 소통 과잉의 SNS 시대에 친구는 많아졌지만 우리는 여전히 외롭지 않나. 전화도 번거로워 문자와 카톡으로 새해 인사를 날려 보내는 요즘, 소꿉친구와 낙엽을 줍던 시절이 그립다. 내 놀던 동산에 올라가 나도 유년의 화살을 찾고 싶다. 화살을 찾으면 옛 동무의 이름도 기억날지 모른다. 다사다난했던 2016년을 보내는 12월 31일 오후, 카톡 채팅방에서 친구들과 송박영신(送朴迎新)을 비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뒤, 책상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경복궁 근처 찻집에서 팥빙수를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을 친구들이 부럽다. 어서 나오라고 꼬드기는 벗들에게 “어머니 병원에 가서 저녁 먹여드려야 돼요. 내일까지 쓸 글도 있고…제 몫까지 재미있게 노세요.” 이런 한심한 문자를 날리고, 롱펠로의 인생을 들여다보았다. 1807년 미국 동부의 포틀랜드에서 법률가의 아들로 태어난 롱펠로는 어려서부터 책 읽기를 좋아하는 몽상가였다. 포틀랜드 항구를 떠도는 외국선원들로부터 스페인어, 불어, 독일어를 주워듣고 ‘아라비안 나이트’나 ‘로빈슨 크루소’ 같은 이국의 모험담을 즐겨 읽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 삼년간 유럽에 나가 외국어를 공부하고 돌아온 롱펠로는 모교인 보드윈대학의 선생이 되었다. 1831년 동창생인 메리와 결혼하고 그가 출간한 첫 책은 시집이 아니라 기행문이었는데 불어로 ‘Outre Mer’(Overseas)라 붙여진 제목만 봐도 그의 유럽 취향을 짐작할 수 있다. 1835년 두 번째 유럽여행 중에 임신한 그의 아내가 유산 끝에 죽었다. 비교적 평탄했던 롱펠로의 인생에 어두운 그림자가 덮쳤다. 아내가 죽은 이듬해 펴낸 첫 시집 ‘밤의 목소리’ 그리고 두 번째 시집 ‘Ballads and Other Poems’(1841년)에도 역경과 싸우는 인간이라는 주제가 반복해 나타난다. 그의 시가 보여 주는 긍정과 낙천성은 시련을 극복하려는 시인의 안간힘이 아닌지. 젊은 대륙의 독자들에게, 고군분투하며 나라의 기초를 세우려는 미국인들에게 롱펠로의 교훈적인 시는 상당히 유용했고, 그는 미국만 아니라 영국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남북전쟁이 시작된 1861년에 롱펠로의 두 번째 부인 프란시스가 드레스에 불이 붙어 죽는 어이없는 사고를 당한 뒤 그는 한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 남북전쟁이 끝난 1865년 이후에는 의미 있는 작품을 생산하지 못했지만, 런던에서만 24개의 출판사들이 그의 저작물을 출판했다니 시인의 명성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다. 롱펠로는 새로운 시적 실험보다는 관습에 충실했던 안전한 시인이었다. 지적으로 세련된 독자들에게 도덕 교과서 같은 그의 시는 매력이 없을지도 모르나 ‘인생찬가’처럼 쉬운 시에도 보석처럼 빛나는 경구가 숨어 있다. “아무리 즐거워도 미래를 믿지 말라! 죽은 자들이 죽은 자들을 매장하게 하라! Trust no Future, however pleasant! Let the dead Past bury its dead!”
  • 송인서적 부도, 중소형 서점 반품 안돼 ‘발 동동’…출판계 수백억 피해(종합)

    송인서적 부도, 중소형 서점 반품 안돼 ‘발 동동’…출판계 수백억 피해(종합)

    대형 서적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냈다. 송인서적은 2000여개 출판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중소형 서점들은 반품이 안돼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이에 출판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4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와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는 지난 3일 송인서적 측과 함께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북센에 이어 서적 도매상 2위 규모인 송인서적은 출판사들로부터 책을 받아 서점에 공급하고 대금을 처리해주는 방식으로 서적 유통을 담당해 왔다. 전날 돌아온 100억원 규모 어음 중 일부를 처리하지 못해 1차 부도를 냈고 이날 은행에서 최종 부도처리됐다. 출판계에서는 210억원대인 전체 어음 외에도 송인서적의 부채 규모가 큰 만큼 회생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회의에 참석한 출판사 관계자는 “회생 논의가 있었지만 부채가 너무 많아 청산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전했다. 송인서적 측은 회의에서 출판사, 단체에서 대표성 있는 채권단을 구성해 자산과 채권에 대한 권한을 양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출판사와 서점들은 일단 한국출판인회의에 채권과 송인서적 창고에 남아있는 재고 40만부를 넘기고 4일 중 채권단을 구성해 서점의 반품 문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송인서적은 10여년간 온라인 서점의 득세 속에 주거래처인 오프라인 서점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어온 데다 최근 도매상들간에 입찰 경쟁이 심해지면서 부도 사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서적의 부도로 특히 현금 거래를 주로 해 온 대형 출판사보다 중소형 출판사가 입는 타격이 클 전망이다. 출판업계 관계자는 “영업력이 약해 송인서적을 통해서 지방서점이나 소규모 거래를 해왔던 업체들이 500개 이상”이라면서 “이들의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점계의 피해도 예상된다. 특히 도매상 2∼3곳과 거래하는 중형 서점과는 달리 거래처를 여러 곳에 두기 어려워 송인서적과만 거래했던 소규모 서점들의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서점 업계에서는 거래처가 송인서적 한 곳 뿐인 서점이 4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 서점은 당장 반품과 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반품되지 않는 책을 보관할 곳이 없어 애를 먹고 있다. 다만 일반 소비자에게는 당장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점에 배포된 책들이 남아있는 만큼 이들 책의 재고가 소진되기 전에는 책을 구입하는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희정 컬처 살롱] 희망적으로 다른 오늘이 되길

    [공희정 컬처 살롱] 희망적으로 다른 오늘이 되길

    작심도 삼일은 간다고 하는데 이왕 품은 ‘새해의 꿈’ 순풍에 돛 단 듯 잠시라도 순항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세상은 그리 녹녹하지 않았다. 국내 최대 책 도매 서점의 부도, 새해가 밝은 지 이틀 만에 들려온 소식이다. 드라마를 보고 그에 관한 글을 쓰면서 살다 보니 책은 나의 양식이다. 그래서 주변에 글 쓰는 사람이나 책 만드는 사람이 많다. 어느 해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작년을 보내며 올해는 평화롭길 소망했는데 첫 소식치곤 참으로 잔인했다. 대형 출판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일인 출판사 또는 소규모 출판사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출판사별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손해를 볼 것이라고 한다. 기획에서부터 원고 집필, 디자인, 인쇄, 그리고 홍보 및 유통까지 책 하나가 세상에 빛을 보기 위해선 적어도 1년은 소요된다. 책의 유통 과정에서 출판사와 도매서점 또는 대형 서점 간의 거래엔 어음이 통용되는데 보통 4개월짜리라고 한다. 그러니 ‘돈’이라는 실체로 출판의 결과를 접할 수 있기까지 1년 반 가까이 소요된다는 계산이다. 출판사들은 이런 과정을 동시다발적으로 가동시키며 지속적 출판을 이어 간다.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란 생각마저 드는 대목이다. 불면 꺼질까 쥐면 터질까 애지중지하며 만들어 낸 책인데 그런 책들이 도매 서점의 부도로 길을 잃게 생겼으니 상심이 오죽하겠는가. 출판계만이 아니다. 방송계도 마찬가지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열풍으로 중국 관광객 수천 명이 한강 고수부지에서 치맥 먹는 진풍경을 본 것이 엊그제였다. 1994년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중국 CCTV에 수출되면서 촉발된 한류 열풍이 20년 만에 최고의 자리에 오른 듯 중국 시장을 향한 드라마 편당 수출 가격은 불과 2년 만에 10배 이상 상승했다. 전 세계 91개국에 수출돼 경제 가치 3조원의 신화를 만들어 낸 드라마 ‘대장금’의 후예들이 이뤄 놓은 결과다. 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포맷 수출도 활성화됐고, 연예인들의 중국 진출도 활발해졌다. 감독을 비롯해 카메라, 음향, 무대미술 등 방송 제작진이 하나의 팀으로 중국행 비행기를 타기도 했다. 이들이 받는 대가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다. 하지만 볕 좋은 날도 잠깐, 소위 말하는 ‘한한령’(限韓令) 바람이 불어왔다. 공식 문서나 정책의 발표는 없었지만 현장은 빠르게 식어 갔다. 심의 절차는 까다로워졌고, 완성된 드라마나 대본만을 요구했다. 공연 승인은 뜨거운 여름을 정점으로 자취를 감췄다. 심지어 한·중 동시 방송을 시작한 드라마 ‘화랑’은 2회 만에 동시 방송이 중단됐다. 촬영을 거의 마친 드라마의 여주인공은 교체됐고, 한류 배우의 손에 들려 있던 핸드폰은 중국 배우의 손으로 넘어갔다. 미뤄진 공연은 언제쯤 무대에 올려질지 미지수다. 출판업계도,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만만치 않게 흔들리며 시작한 새해다. 길이란 길은 모두 막힌 듯하지만 길은 걸어가며 만드는 것이라 하지 않았던가. 오늘은 어제와 ‘희망적으로’ 달라야 하기에 새 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 본다. 평범한 사람들이 대단한 일을 해냈던 것처럼 붉은 닭의 해, 우리 모두는 ‘희망 실현’이란 어려운 일을 또 해낼 것이다.
  • NO.2 대형서적 도매상 ‘송인서적’ 왜 무너졌나

    NO.2 대형서적 도매상 ‘송인서적’ 왜 무너졌나

    업계 2위 대형서적 도매상인 송인서적이 부도를 냈다. 2014년 도서정가제 시행 후 첫 중대형 유통채널이 무너졌다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중소형 및 1인 출판사 등 거래 업체만 2000여개에 달해 연쇄적 피해도 우려된다. 3일 출판업계에 따르면 송인서적은 전날 80여억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1차 부도를 맞았고, 이날 은행에서 최종 부도 처리됐다. 전체 어음 규모가 300억원대인 데다 은행 부채도 50여억원으로 알려져 회생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송인서적은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사이트에 “최악의 상황은 면해 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부득이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송인서적은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해 6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출판업계는 “송인서적이 아니더라도 어느 업체든 무너질 가능성이 컸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출판 시장의 구조적·환경적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중소형 업체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독서 인구는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악화 상태다. 한국출판연구소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015년 1권 이상 일반도서(교과서·참고서·수험서·잡지·만화를 제외한 종이책)의 연평균 독서율은 성인 65.3%, 학생 94.9%로 2013년에 비교해 성인은 6.1% 포인트, 학생은 1.1% 포인트 줄었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우리나라는 매주 책 한두 권을 읽는 습관적 독자가 25.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평균 40.1%) 중 가장 적고, 1년에 한두 권을 읽는 간헐적 독자는 49.3%로 OECD 국가(평균 36.4%) 중 가장 많다”며 “어쩌다 책을 읽는 사람은 많아도 책을 꾸준히 읽는 사람은 드물다는 걸 나타내는 지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으로 거래가 집중되고,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중소형 서점들이 지속적으로 문을 닫는 구조적 불안정성도 출판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송인서적과 같은 대형 도매상도 중소형 서점들이 사라지는 상황에서 생존을 이어가기 쉽지 않다. 도서정가제 시행 후 등장한 ‘유령 서점’도 지역 납품 시장을 교란하며 중소 서점의 경영을 압박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주유소, 식당, 철물점 등 서점과 전혀 관계없는 업종에서 지역 내 공공·학교 도서관용 도서 납품 시장에 뛰어드는 현상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도서정가제에 따라 납품 도서의 가격할인율이 10% 이내로 통일되면서 입찰 방식이 최저가에서 추첨제로 바뀐데다 서점업 등록만 하면 개인사업자도 도서 납품을 할 수 있는 데 기인한다.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출판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윤철호 출판인회의 회장은 “피해 출판사들이 채권단을 구성하고 서적 공급 대금을 회수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중소형 출판사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측되면서 정부도 지원 방안 모색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업계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며 자금 지원 등을 포함해 가능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송인서적 1차 부도 소식에 출판업계 ‘비상’…출판사들 긴급 대책회의

    송인서적 1차 부도 소식에 출판업계 ‘비상’…출판사들 긴급 대책회의

    출판업계 대형 도매상인 송인서적의 1차 부도 소식이 전해지면서 출판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959년 송인서림으로 출발한 송인서적은 업계 2위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 출판 도매상으로 출판사 2000여곳과 거래하고 있다. 송인서적 측은 지난 2일 한국출판영업인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부득이 이날부로 사업을 접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에 단행본 출판사 400여곳이 모인 한국출판인회의는 3일 오전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송인서적 측은 “지난 몇 달 간 취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어떻게든 최악의 상황은 면해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도저히 힘에 부쳐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면서 “향후 정리는 주어진 절차로 진행될 예정이며, 그 과정에서 요구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1차 부도는 전날 만기가 돌아온 50여억원 규모의 어음을 막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서적이 발행한 전체 어음 규모는 2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송인서적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때 한 차례 부도를 맞은 적이 있다. 당시 보문당, 고려서적 등은 청산 절차를 밟았으나 송인서적은 출판사들이 구제하기로 결정해 기사회생의 길을 걸어왔다. 그러나 당시 부채를 그대로 안고 있었던 점과 최근 온라인 서점 및 대형 오프라인 서점의 등장에 따른 경쟁력 약화가 이번 부도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송인서적이 최종 부도 처리되면 송인서적과 거래하는 중소형 출판사들이 송인서적에 공급한 서적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의 피해가 속출될 우려가 있다. 송인서적의 1차 부도 소식이 알려지자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출판사들의 피해를 최소화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출판인회의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단 공식적으로 출판인회의가 사태 수습에 나서기로 하고 송인서적 측에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면서 “자세한 상황 파악을 한 뒤 이날 중 수습 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출판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경영난을 겪는 출판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터진 대형 악재에 뒤숭숭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