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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 AI’… 바둑 이어 시까지 쓴다

    ‘시인 AI’… 바둑 이어 시까지 쓴다

    “비가 해풍을 건나와 드문드문 내린다”, “태양이 서쪽으로 떠나면 나는 버림받는다”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에서 선보인 인공지능(AI) 로봇 ‘샤오빙’(小氷)이 지난 19일 세계 최초로 AI가 쓴 중국어 시집 ‘햇살은 유리창을 잃고’를 발간했다. 1일 중국 인민망(人民網)과 봉황망(鳳凰網) 등에 따르면 샤오빙은 1920년 이후 현대 시인 519명의 작품 수천 편을 100시간 동안 스스로 학습해 1만여 편의 시를 썼다. 이번에 출간된 시집은 샤오빙이 쓴 1만여 편의 시 중 139편을 선정해 펴냈으며, 시집의 제목도 샤오빙이 직접 지었다. 시집은 10개의 챕터로 구성돼 있으며 고독, 기대, 기쁨 등 사람의 감정을 담아 냈다. 일부 표현들은 AI가 쓴 시구인 것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어색하다고 봉황망은 전했다. 시집을 제작한 치어스 출판사 둥환 책임 프로듀서는 “샤오빙은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고 시를 썼다. 이 과정은 진짜 시를 쓰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다”며 “아주 작은 오류가 포함돼 있긴 하지만, 샤오빙의 시는 독창적인 언어가 사용됐다”고 말했다. 샤오빙은 2015년 12월에는 둥팡(東方)위성방송에 출연해 빅데이터를 분석해 날씨를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상 관리 조언을 해주는 AI 기상캐스터로 활약해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 역사교과서 역사 속으로… 검정 체제로 복귀

    지난 2년 동안 끊임없는 논란을 부른 국정 역사교과서가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폐지 지시를 내린 지 3주 만이다. 교육부는 31일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를 국정·검정 혼용에서 검정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으로 개정한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박근혜 정부의 상징이나 매한가지였던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 절차도 이에 따라 공식적으로 마무리됐다. 국정교과서 업무를 총괄했던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도 해체됐고, 교육부 국정교과서 홍보 홈페이지도 이날 폐쇄됐다. 국무총리 훈령인 ‘역사교육정상화추진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이 이날로 만료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추진단이 담당했던 동북아 역사 왜곡 대응과 새 검정 역사교과서 개발 지원 등은 교육부 학교정책실 교육과정정책과에서 맡는다. 교육부는 국정교과서 대신 사용할 검정 역사교과서의 제작 및 검정 일정을 다시 점검하고, 교과서 현장 적용 시기를 2019학년도 또는 2020학년도로 1~2년 늦출 예정이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2015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출판사들은 애초 올 8월 3일까지 검정교과서 심사본을 제출하고, 학교가 2018학년도부터 중·고교 1학년에 사용할 교과서를 선택해 쓰도록 돼 있었다. 다만 검정교과서의 새로운 집필 기준을 마련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집필 기준을 바꾸는 게 옳으냐는 지적이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기구인 ‘역사와 미래위원회’는 역사교과서의 새로운 집필 기준을 담은 ‘미래를 향한 역사 정책 3대 과제’ 보고서를 조만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디지털교과서 통합솔루션 ‘아스펜 리더’ 출시…스마트 기기에 최적화

    디지털교과서 통합솔루션 ‘아스펜 리더’ 출시…스마트 기기에 최적화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디지털교과서 통합 솔루션이 새롭게 출시됐다. HTML5 전문기업 블루가는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아스펜 리더(Aspen Reader)’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아스펜리더는 PDF 를 HTML5 로 변환해도 원본에 가까운 품질을 유지하는 차세대 디지털교과서 통합 솔루션이다. 그간 EPUB3 표준을 준수해야 하는 디지털교과서는 HTML5와 기반기술이 동일하지만, 변환 시 원본의 품질을 유지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인터랙티브한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저작도구를 제공하지 못해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반해 아스펜 리더는 원본에 가까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블루가의 저작도구 서비스인 ‘아스펜 스튜디오(Aspen Studio)’와 연동하여 다양한 동적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하고 이를 디지털교과서에 반영할 수 있다. 때문에 학교에서 손쉽게 활용할 수 있고, 스마트 기기에 최적화된 디지털교과서 통합 솔루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스펜 리더는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국내 유명 출판사와 디지털교과서 통합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 ‘교육 IT 솔루션 엑스포’ (EDIX 2017)에 참가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블루가 임준호 대표는 “아스펜 리더를 사용하면 출판사 및 콘텐츠 제작사는 단일 프로세스로 HTML5 기반의 교사용 수업 교보재와 디지털교과서를 효과적으로 제작할 수 있다“면서 ”향후 HTML5 콘텐츠 제작이 필요한 디지털교과서 이외의 다양한 분야에서도 솔루션이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블루가는 독보적인 HTML5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교육 콘텐츠 저작도구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에듀테크 기업이다. 순수 HTML5 기술기반으로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저작도구 ‘아스펜 스튜디오’를 상용화하여 온라인 교육용 콘텐츠, 교사용 수업 교보재, 유아용 애니메이션 북 등 이러닝 교육 콘텐츠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한 일본대사 지낸 무토, 혐한 서적 출판

    주한 일본대사 지낸 무토, 혐한 서적 출판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혐한 서적을 낸다.29일 일본 고쿠출판사 홈페이지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출판되는 이 책에서 무토 전 대사는 “북한 위기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내가 과거 만났을 때 그(문재인 대통령)는 북한 문제만 머리에 있었다”고 밝혔다. 무토 전 대사는 또 “경제정책을 잘 모르는 포퓰리스트인 그(문 대통령)는 선심성 정책으로 지지를 얻으려 하겠지만 실패할 것이며, 그다음 노골적인 반일 정책을 주장할 것”이라면서 “그때 일본은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토 전 대사는 “미·일의 틈새로 부는 바람이 한국을 더 궁지(고립)로 몰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지난 2월 한 주간지에 이번 책과 같은 제목의 기고를 내고 “대학 입학, 취업난, 노후 불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을 거론하며 “한국은 가혹한 경쟁사회로,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고 밝혔다. 2010년 8월부터 2년 2개월간 주한 일본대사로 재임했던 무토 전 대사는 한국에서 모두 12년을 근무한 한국통이다. 2013년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훈장도 받았다. 그는 재임 기간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아 일본으로 일시 귀국 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무토 전 日대사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혐한 서적 출판

    무토 전 日대사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혐한 서적 출판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에 보낸 한국인의 온정에 대해 감사했던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전 주한 일본 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혐한 서적을 출판한다. 네티즌들은 일본인의 이중적 인격 성향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비판했다.무토 전 대사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년 2개월간 일본대사로 근무한 바 있다. 일본 고쿠(悟空)출판사는 28일 홈페이지를 통해 무토 전 대사의 책을 다음달 1일 출판한다고 밝혔다. 출판사가 사전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그는 이 책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 위기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내가 과거 만났을 때 그는 북한 문제만 머리에 있었다”고 억지주장을 폈다. 이어 “다음은 반드시 노골적인 반일정책을 펼 것이며, 그때 일본은 의연하게 임해야 한다”면서 “미·일과의 틈새로 부는 바람이 한국을 더 궁지로 몰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무토 전 대사는 지난 2월에도 주간지 다이아몬드에 이번 책과 같은 제목의 기고를 통해 치열한 교육열과 대학입시 경쟁, 취업난, 결혼난, 노후 생활 불안 등 한국 사회의 부정적인 면을 부각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010년 8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재임했던 무토 전 대사는 재임 기간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은 바 있다. 그로 인해 그는 일본으로 일시 귀국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무토 전 대사는 재임 기간 당시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일본 국민들에게 한국인이 보낸 배려와 온정에 감사를 표한다며 한국민에 대한 호의를 드러낸 바 있다. 그는 2011년 3월 본사를 찾아 “상상하지도 못했던 어려운 일을 당했는데 한국 국민들이 자신의 일처럼 챙겨주고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언제든 말하면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해 주셨다”며 “이런 한국인의 온정과 배려에 감사 드리려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네티즌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태어나기도 싫은나라에서 왜 훈장까지받으셨나?”(nice****), “쪽바리세기들 근성이 어디가냐.! 앞에서 꼬리치고 뒤에서 뒷통수 때리는 민족성은 안바뀌네”(kims****), “자국내의 심각한 문제들은 외면한체 남의나라 흉보기 바쁜 인간이 누구를 비판하고 비평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다.”(topt****)와 함께 “근데 거의 팩트폭력 수준이던데”(liuy****) 등의 글이 댓글이 달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80년대 詩·판화의 컬래버레이션 말보다 더 강렬한 ‘민중미술’의 힘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80년대 詩·판화의 컬래버레이션 말보다 더 강렬한 ‘민중미술’의 힘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고등학생 때 이 시(詩)를 외워서 쓰는 시험문제가 나왔다. 김수영의 시다. 여기서 ‘풀’은 민중을 뜻하는 거라고 배웠는데, 배웠기 때문에 시험문제로 나오면 답을 그렇게 쓰긴 썼지만 도대체 왜 풀이 민중이 되는 건지는 누구도 알려 주지 않았다. 도무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늘 답답했다.고등학생이던 때 학교 동아리 중에 ‘우리말 지켜쓰기 부’라는 게 있었다. 모두들 그 동아리 이름이 길어서 ‘우말지’라고 줄여 불렀다. 우말지는 전통적으로 가을축제 때 부원들이 만든 시화(詩?) 작품을 전시했고 꽤 인기가 좋았다. 한번은 축제 전시회 때 내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김수영의 시 ‘풀’을 가지고 만든 시화 작품을 본 일이 있다. 그런데 ‘풀’이라는 시에 더해져 그린 그림은 꽃이나 넓은 초원풍경 같은 게 아니었다. 나는 그 앞에서 잠깐 동안 어리둥절하게 서 있었지만 이내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시집 표지 한 장 넘기면 판화 두 점 나와 김수영의 시와 함께 있는 그림은 전혀 고등학생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굵은 붓을 도화지에 대고 단번에 힘차게 그려 낸 듯 힘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어쩌면 먹물과 서예용 붓을 사용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힘찬 붓놀림과는 달리 그림 내용은 우울한 것이었다. 몇 사람이 둘러서서 부둥켜안고 있는 모양새인데 눈물이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얼굴엔 슬픔이 가득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슬픔은 패배자의 것이 아니었다. 아는 것 별로 없는 고등학생이었지만 나는 그 이상함이 바로 민중을 표현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림 속에서 힘차게 슬퍼하고 있는 모양이 곧장 김수영의 시와 연결됐다. 이때 시화를 봤던 잠깐의 경험은 어떤 수업 시간에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 이후로 나는 김수영의 글이 좋아져서 민음사에서 펴낸 김수영 전집을 구입했고 헌책방에 들렀을 때도 그의 시집이 있으면 자주 사곤 했다. 그러나 그때 봤던 그림에 대한 기억은 거의 잊혀졌다. 신촌에 있는 한 헌책방에서 그와 똑같이 생긴 그림을 발견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의 일이다. 그렇게 풀빛출판사에서 1980년대에 펴낸 ‘풀빛판화시선’과 처음 만나게 됐다.풀빛판화시선은 제목 그대로 풀빛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출판한 시집으로 표지를 한 장 넘기면 판화 작품 두 점이 본문에 앞서 포함돼 있다. 시와 판화라는 두 예술 장르의 만남은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참신하기 그지없는 아이디어다. 요즘엔 음악이나 미술 계통에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나 ‘피처링’(featuring) 방식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는 일이 많다. 이것은 단순한 협동작업 혹은 도움 주기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동등한 두 예술가의 작업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작품 세계라고 할 만하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풀빛판화시선의 기획은 벌써 수십 년이나 앞서 가고 있었던 것이다.고등학교 시화전에서 봤던 그림은 사실 그림이 아니라 풀빛판화시선에 나온 판화 작품을 그대로 모사한 것이었다. 그와 똑같은 작품이 헌책방에서 발견한 박노해 시집 ‘노동의 해방’ 초판에 들어 있었다. 당연히 판화작가 이름이 궁금했는데 어디를 살펴봐도 작가가 누구인지 나와 있지 않았다. 제목이 ‘판화시선’인데 시인 이름만 있고 판화작가 이름이 없다는 게 의아했다.●1984년 26권까지 발간… 꽤 더 이어진 듯 갑자기 오기가 생겨서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풀빛판화시선은 이미 다 절판됐기 때문에 헌책방을 돌면서 수집했다. 그때는 인터넷이라는 게 있긴 했어도 초창기 시절이라 검색으로 정보를 찾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은 내가 가진 책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 서지면을 보니 1984년 초판이다. 뒤표지 책날개에는 풀빛판화시선이 26번까지 나온 걸로 돼 있다. 1984년에 이미 26번이면 그 후로도 꽤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시리즈 1번은 김지하 ‘황토’이고 2번은 양성우 ‘낙화’, 3번 강은교 ‘붉은 강’, 4번 김준태 ‘국밥과 희망’, 그리고 5번이 이 책 ‘노동의 새벽’이다. 그 외에도 신경림, 최하림, 백기완, 황지우 등 익숙한 이름이 많다. 그러나 풀빛판화시선을 모두 모으겠다는 목표는 지금껏 이루지 못했다. 십여 권 정도 모았다가 이사하면서 잃어버리기도 하고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등 이래저래 사연을 겪다 보니 지금은 대여섯 권 정도만 남았을 뿐이다. 책을 다 수집하지 못했지만 소득이라면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첫째는 내가 당시에 헌책방에서 구입한 ‘노동의 새벽’은 진정한 초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지에는 분명 초판으로 기록돼 있지만 책날개에 있는 정보를 다른 책과 비교했을 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1984년에 초판을 펴낸 ‘노동의 새벽’ 책날개에는 시리즈 마지막 책이 26번인 황지우의 ‘나는 너다’로 돼 있는데 1985년 초판인 10번 시집 김정환의 ‘해방서시’ 책날개를 보면 15번이 끝이다. 한편 같은 해 나온 14번 시집 채광석의 ‘밧줄을 타며’ 책날개에는 22번을 마지막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 26번까지 표기한 ‘노동의 새벽’은 사실상 1984년에 출판된 책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펴냈지만 초판본 서지면을 그대로 썼다는 얘기가 된다. 두 번째는 판화작가의 이름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그는 “민중미술의 전설”라고 알려진 오윤(吳潤·1946~1986)이다. 특유의 힘이 넘치는 판화작품은 그가 40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 전 한두 해 동안 쏟아낸 예술혼의 산물들이었다. 오윤은 “미술이 어떻게 언어의 기능을 회복하는가 하는 것이 오랜 나의 숙제였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대하니 고등학생 시절 시화전에서 봤던 그림이 다시 떠오른다. 어째서 사람들 여럿이 부둥켜안고 있는 그림을 보고 김수영의 시가 단박에 이해됐는지 알 것 같다. 때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말 없는 그림 한 장이 대신할 수도 있다. 오윤은 안타깝게도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확실히 자신이 안고 있던 숙제를 끝내 풀었던 게 아닐까. ●오윤에게 일감 주려고 일부러 작품 부탁 출판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헌책방에서 풀빛판화시선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모든 책에 오윤의 판화를 쓴 것은 아니라서 시집 중 훼손되지 않은 오윤의 판화가 들어 있는 초판본인 경우 인기가 더 좋다. 그때 이미 건강이 좋지 않았던 오윤에게 일감을 주기 위해 출판사에서 일부러 작품을 쓰고 싶다며 부탁을 했던 것이다. 작가는 제목도 따로 붙이지 않은 판화 작품 십여 점을 보내왔고 그렇게 풀빛판화시선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비록 오래전에 출판된 책이라 낡고 색이 바랬지만 시인과 화가가 꿈꾸던 민중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은 듯 판화시집과 함께 남아 있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 수능 절대평가·고교학점제 논의 착수

    역사교과서 도입 2019년 이후로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교육 공약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 개선안과 고교학점제에 대한 세부 계획을 우선 만든다.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에 따른 새 검정 역사교과서 현장 도입은 2019년 이후로 미뤄진다. 국정기획자문위원인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교육부 업무보고가 끝난 뒤 취재진에게 “당장 시급한 교육개혁 과제인 대학 입시 정책을 신속하게 논의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문 대통령의 교육철학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우선순위를 정리하라고 교육부에 주문했다”면서 “시기적으로 수능 개선안과 고교학점제 그리고 이와 관련한 성취평가제 등이 가장 급한 현안”이라고 말했다. 2021학년도 수능 개선안은 다음달 초 교육부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된다. 상대평가로 남아 있는 국어와 수학을 언제 절대평가로 바꿀지, 문·이과 통합에 따라 새로 도입되는 교과인 공통과학과 공통사회를 수능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관건이다. 검정 역사교과서 현장 도입은 2019년 이후로 미뤄진다. 문 대통령이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지시했지만, 현재 출판사들이 검정 역사교과서 심사본을 올 8월 초까지 제출하게 돼 있다. 유 의원은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는 데에 국정기획위도 교육부도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문화마당]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문화마당]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출판사와 서점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 온 지혜씨가 신촌에 자그마한 책방을 차렸다. 예약제로만 운영하는 이곳의 이름은 사적인 서점, 메인 서비스는 책 처방 프로그램이다. 예약자가 책방을 방문해 주인장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가면 열흘 뒤에 오직 한 사람을 생각하며 고른 책을 받을 수 있다. 홈페이지에 적힌 소개 글은 다음과 같다. “한 사람을 위한 큐레이션 책방, 맞춤형 책을 처방해 드립니다.” 일부 전문가들과 미술 관련 종사자들의 전유물처럼 쓰이던 ‘큐레이션’이 언제부터인가 이곳 출판 동네에서도 자주 거론되었다.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서점을 운영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에서 출간되는 책의 종수를 더할 게 아니라 출간된 책의 가치를 발견하는 작업을 통해 성장할 수 있겠다고 여긴 이들이 동네 어귀에 책방을 차리며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듯하다. ‘보살피다’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에서 유래한 큐레이션은 역사적으로 여러 차례 의미가 변해 왔다. ‘과감하게 덜어 내는 힘, 큐레이션’의 저자 마이클 바스카에 따르면 각 도시에서 획득한 전리품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루브르박물관의 책임자인 드농이 다수의 소장품을 무작정 전시하지 않고 연대순, 학파별로 정리했는데 이를 계기로 ‘목적을 가지고 분류하는 작업’의 의미를 가지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큐레이션은 어떻게 쓰이는가. 이전의 경제학 이론에서는 대상의 선택 범위가 많을수록 사람들이 더 많이 구매할 거라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이에 의문을 품은 스탠퍼드대학의 아이예거 교수는 어느 마트에 두 개의 테이블을 설치하고 빵에 발라 먹는 잼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한다. 사람들은 A테이블에서 6개의 잼을, B테이블에서 24개의 잼을 시식할 수 있으며 모든 잼은 즉석에서 구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 결과 확실히 A테이블보다 B테이블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하지만 시식 후 구매 패턴은 정반대였다. A테이블에서는 시식 고객의 30퍼센트가 잼을 구매한 데 반해 B테이블은 단지 3퍼센트에 불과했다. 선택의 범위가 넓을 경우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이 실험 결과를 읽으며 나는 도서전을 떠올렸다. 지금까지의 각종 도서전은 대개 주체들이 가급적 많은 책을 죽 늘어놓고 판매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안타까움과 ‘적어도 참가비는 건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맞물린 결과였으리라.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큐레이션적 관점으로 보면 오히려 덜어 냄으로써 책의 가치가 돋보일 수 있음은 물론 판매가 향상될 여지도 다분하다고 생각한다. 마침 올봄에 서울국제도서전의 준비팀이 꾸려졌고 나도 말석에 포함된 김에 그동안 했던 생각을 구체화해 보았다. 그리하여 20개의 동네 책방과 50개의 초청 출판사들이 각자의 색깔을 확실하게 드러낼 수 있는 책을 5종(책방), 7종(출판사)씩 선별하고 새롭게 조합해 선보일 수 있게 됐다. 사적인 서점과 함께 도서전 기간 동안만 운영하는 큐레이션 서점(과학 서점, 장르문학 서점, 글쓰기 서점)에서는 21명의 과학, 장르문학, 글쓰기 전문가들이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책을 처방해 준다.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잔뜩 있지만 지면 관계상 하나만 더 말씀드리겠다. 이번 서울국제도서전의 모토는 자그마치 ‘변신’이다. 그러니 “쓸데없는 짓 말고 그냥 싸게 팔아라, 정가제나 없애라”는 분들도 일단은 한 번쯤 방문해 주시길, 부디.
  • “中 민중·지도자, 미세먼지 함께 마셔 평등 실감”

    “中 민중·지도자, 미세먼지 함께 마셔 평등 실감”

    미세먼지 中책임 피할 수 없어 中정부 대기질 개선 노력할 것 한·중 ‘발전적 관계’ 전환 기대… 중국 내 언론·출판 검열 심해져“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첫 번째 목적지는 일본, 두 번째는 중국일 거라고 친구들과 농담 삼아 얘기했어요. 미국은 너무 멀어서 가기 어려울 거고요. 그래서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제 한국 방문을 걱정하는 친구에게도 말했죠. ‘내가 가는 서울이 네가 있는 중국보다 더 안전할 거라고요(웃음).” 최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높아진 한·중 간 긴장 상황이 22일 중국 작가 위화(57)의 인터뷰 자리에서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23~25일 열리는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한국을 찾은 그에게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관계 전망, 미세먼지 책임론 등 양국의 현안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위화가 급변하는 중국의 현실을 예리하게 비판하면서도 해학으로 이를 흥미롭게 전하는 작가라는 점과 멀지 않아 보인다. ‘허삼관 매혈기’, ‘형제’, ‘인생’, ‘제7일’ 등 그의 대표작들은 “중국 밖에 있는 사람들이 중국을 더없이 효과적이고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창문 역할을 한다”는 평(서강대 이욱연 교수)을 받기 때문이다. 시대의 부침에 따라 고통에 휩싸이고 견디는 평범한 이들을 통해 인간의 존엄을 드러내는 것도 많은 이들과 공감대를 이룬다. 위화가 모옌이나 옌롄커 등 다른 중국 작가들보다 한국 독자들에게 대중적인 사랑을 더 많이 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배움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위화는 자신의 작품처럼 비판의식과 유머를 절묘하게 섞어 가며 한·중 간 현안과 자신의 문학관을 설파했다. 그는 “사드 배치로 한·중 관계가 상당한 냉각기로 접어든 게 사실이지만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양국 관계가 긍정적으로 전환된 것 같다”며 “사드 문제가 도화선이 될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장기적으로 동아시아 4개국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에서 미세먼지 해법을 놓고 중국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위트 있게 중국 내 빈부 격차, 불평등을 꼬집었다. “중국이 미세먼지나 스모그로 대기 질에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책임론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중국에선 물 오염, 식품 안전 문제도 계속 제기됐죠. 하지만 중국 고위 관리들은 특수한 통로로 식수나 식품을 공급받아 와 신경 쓰지 않았어요. 이제는 많은 민중들이 국가 지도자들과 함께 오염된 공기를 마신다는 점에서 평등을 실감하고 있어요. 때문에 고위급 지도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대기 질 개선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인다는 건 믿으셔도 됩니다(웃음).” 그는 사드 문제와 관련해 중국 작가들의 한국 활동에는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지만 중국 내에서는 검열이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중국의 세태를 비판한 그의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가 한국에선 번역됐지만 중국에서는 출간이 금지된 게 대표적인 예다. 그는 “중국 내 언론 통제, 출판 검열 등이 강화되면서 앞으로 제 작품들이 출판될지 자신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제 작품을 내고 싶어 하는 한국 출판사들엔 좋은 소식일 것”이라고 농을 던졌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삭막한 세상 속 ‘소금꽃’ 같은 詩

    삭막한 세상 속 ‘소금꽃’ 같은 詩

    ‘아무리 당신을 껴안아도 마음은 늘/해골을 안는 것 같아요/바람이 뼈 사이로 빠져나가고/늘 허기져서 하얀 소금꽃이 피고/(중략)/바람의 종착지까지 달려봤지만,/뙤약볕 염전은 말라가고/겨우 피어난 소금꽃에/미안해요, 아직도.’(미안해요)부박하고 삭막한 세속의 풍경에 소금꽃 같은 시가 맺혔다. 김영탁(58) 시인이 12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시집 ‘냉장고 여자’에서다. 출판사 황금알 대표이자 문예지 ‘문학청춘’ 주간인 시인은 “‘남의 시’만 무수히 보다 보니 기존 시에 스며 있는 강박이나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며 “지적 허영이나 타인을 향한 의식에서 탈피해 시의 본질인 자유로움으로 나아가려 했다”고 시집을 소개했다. 능청스러운 해학과 서서히 번지는 비애로 빚어진 그의 시편들은 해탈과 같은 불교적 세계관, 타인의 통증에 대한 공감, 인간과 자연의 화해 등의 다양한 주제를 아우른다. 문정희 시인은 “일상의 안일과 강박 속에서도 시의 밀도를 향한 고통스러운 탐색을 멈추지 않는 그의 소금꽃(시)이 내는 맛이 깊고 정직하다”고 평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민수, 바퀴벌레 등장에 줄행랑 ‘터프가이는 어디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민수, 바퀴벌레 등장에 줄행랑 ‘터프가이는 어디에’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민수가 바퀴벌레의 등장에 줄행랑을 쳤다. 2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는 강주은의 의뢰로 최민수의 몰래카메라를 진행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최민수는 책을 준비하는 아내와 함께 가짜 출판사 작가들과 인터뷰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던 중 강주은은 가짜 출판사 작가들에게 눈빛 신호를 줬다. 몰래카메라를 위해 미리 준비해 둔 바퀴벌레를 풀어주라는 것. 평소 바퀴벌레를 무서워하는 최민수는 바퀴벌레의 등장에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결국 그는 앉은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도망쳤다. 출연작들을 통해 터프가이 이미지를 가진 최민수의 의외의 면모에 몰래카메라 준비 멤버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사진=MBC ‘은밀하게 위대하게’ 방송 캡처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민수, 아내 만류에도 첫사랑 스토리 공개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민수, 아내 만류에도 첫사랑 스토리 공개

    ‘은밀하게 위대하게’ 최민수가 아내의 눈치에도 불구하고 첫사랑 이야기를 펼친 것으로 알려져 궁금증을 자아냈다. 21일 방송되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는 강주은의 의뢰를 받아 최민수의 몰래카메라가 진행된다. 최민수는 책을 준비하는 아내와 함께 가짜 출판사 작가들과 인터뷰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두 사람은 과거 비밀 연애를 할 때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에피소드를 방출할 예정이다. 특히 최민수는 과거 학창 시절이 담긴 앨범을 보며 첫사랑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강주은의 레이저 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추억에 빠져들었다. 이에 강주은은 “이야기 하지마”라고 말한 데 이어 꼬집는 등 삐친 연기를 시도했지만, 토크의 늪에 빠진 최민수를 말릴 수 없었다고 전해져 웃음을 유발한다. 또한 비밀 연애를 하던 시절 최민수가 강주은에게 받은 반지를 끼고 방송에 출연했던 과거 영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포함해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들이 여과 없이 그려질 것이어서 기대감을 높인다. 한편,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은밀하게 위대하게’는 이날 오후 6시 45분에 방송된다. 사진제공=MBC ‘은밀하게 위대하게’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홍상수 김민희, 칸서 함께 있는 모습 포착 ‘환한 미소’

    홍상수 김민희, 칸서 함께 있는 모습 포착 ‘환한 미소’

    최근 불륜 사실을 인정한 영화감독 홍상수와 배우 김민희가 프랑스 칸에서 포착됐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홍상수 김민희 근황”이라는 제목과 함께 두 사람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두 사람이 마주보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됐다. 두 사람은 수수하면서도 깔끔한 차림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한편, 홍상수 감독은 제70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영화 ‘그 후’가 오르면서 칸에 입성했다. 김민희 또한 두 영화에 모두 출연한 배우로 칸에 초청받았다. 영화 ‘그 후’는 유부남 출판사 사장 봉완(권해효 분)과 그의 여자로 오해를 받는 전 직원 아름(김민희 분)에 대한 이야기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귀향 못한 할아버지와 귀신의 기묘한 동거

    [이주의 어린이 책] 귀향 못한 할아버지와 귀신의 기묘한 동거

    할아버지 집에는 귀신이 산다/이영아 그림·지음/꿈교출판사/52쪽/1만 4800원깎아지른 산비탈에 다닥다닥 집들이 엉겨붙어 있다. 할아버지가 50년 넘게 한몸 누인 곳이다. 할아버지의 일생은 오롯이 혼자였지만 늘 기묘한 기운이 그를 감쌌다. 집에만 있으면 꼭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현관 앞 댓돌에서 물그릇과 함께 엎어지던 그날도 그랬다. 낯선 목소리가 물어 왔다. “죽었나?” 저승사자가 벌써 찾아든 것이라면 차라리 덜 놀랐을 테다. “이제 내가 보이는구나!”라며 뛸 듯이 기뻐하는 푸른 넋이 보이는 순간 할아버지는 알아챘다. 줄곧 그 귀신과 함께 살아왔다는 걸. 정체를 드러낸 귀신은 다짜고짜 비석을 찾아 달라고 조른다. 자신의 뼈가 그 아래 묻혀 있다고,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100년도 넘게 할아버지의 집 아래 잠들어 있었다고 말이다. 그제야 할아버지의 집이 세워진 마을의 정체가 드러난다. 산동네에 들어찬 집들을 자세히 굽어보면 마을 곳곳의 담장, 계단, 댓돌, 화분 받침대들이 비석이나 상석이다. 이곳은 부산 아미동 비석마을. 1905년 조선시대 부산 초량왜관에서 일하던 일본인들의 공동 무덤이 조성됐다가 한국전쟁 당시 맨몸으로 떠밀려 온 이들이 기신기신 의지하던 삶터가 된 공간이다. 할아버지는 전쟁으로 북한 땅이 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신세다. 귀신 역시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다 끝내 돌아가지 못한 ‘또 다른 자신’임을 깨달은 할아버지는 그를 ‘불청객’에서 ‘동병상련의 벗’으로 받아들인다. 첫 그림책에 비석마을의 이야기를 들여보낸 작가는 “주민들은 먼저 자리잡았던 주인을 밀어내는 마음이 편치 않아 아직도 집 안에 향을 피우며 죽은 넋을 위로한다”면서 “아미동 비석마을은 서로의 아픔을 껴안는 공간인 셈”이라고 했다. 부산 그림책 작가들의 모임 ‘창작 공동체 A’와 꿈교출판사는 자갈치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해운대 등 부산 곳곳에 깃든 이야기를 3년간 11권의 그림책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오롯이 담았습니다”

    “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 오롯이 담았습니다”

    “지성의 열풍 지대 속에서 꿈과 땀으로 일궜던 책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을 담고 싶었습니다. 아낄 게 뭐가 있겠어요. 나 역시 사라지면 수목원 나무 밑에 묻힐 텐데….”오는 20일 경기 포천의 산비탈 66만여㎡(약 20만평) 규모의 수목원 내 ‘나남 책박물관’을 개관하는 조상호(67) 나남출판사 회장의 말이다. 2008년부터 “마누라 빼고 가진 것 다 팔았다”며 희귀 야생종 히어리부터 토종 금강송, 밤나무와 잣나무 등 4만여 그루를 심으며 농부로 살아 온 그가 지난 4년 동안 수목원 안에 지어 온 책박물관이다.연면적 1721㎡에 지상 3층으로 작은 호숫가에 세워진 책박물관은 38년 동안 “책장수”(조 회장 표현)로 살아온 그의 삶이 오롯이 담긴 공간이다. 1층 북카페를 거쳐 2층으로 오르면 그가 열과 성을 다해 펴낸 3500여종의 나남 책부터 ‘사상의 저수지’라고 불렀던 나남신서 등 인문사회과학서들이 소장돼 있다. 조 회장이 미(美)의 극치로 여겨 평생 사모해 온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 실물 복제품도 전시돼 있다. 현재 아카이브 테마 공간으로 준비 중인 3층에는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이 쓴 ‘나의 광복군 시절’ 한국·중국·일본어 장정과 소장본, 언론인이자 소설가인 김동익 전 정무장관,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 오생근 서울대 명예교수 등 국내 내로라하는 지성인 10명이 소장한 책 1만여권을 서재 형식으로 꾸며 공개할 예정이다. 고종 황제의 비밀특사였던 호머 헐버트 박사가 쓴 ‘대한제국 멸망사’(영어 원제 The Passing of Korea) 원서 등 조 회장이 소장해 온 여러 고서들도 전시된다. 조 회장은 “40년 가까이 책을 만들고 팔아 왔더니 어느새 삶이 책이고, 그 책을 있게 한 나무가 돼버리더라”며 “수목원에 파묻혀 나무만 심다가 책박물관까지 세우니 이제 숨어 살기는 날 샜다”고 허허롭게 웃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마포구 19~21일 제1회 트렁크 책축제] 경의선 책거리에 ‘시민책방’ 열어요

    [마포구 19~21일 제1회 트렁크 책축제] 경의선 책거리에 ‘시민책방’ 열어요

    서울 서북권역의 명소로 자리잡은 마포 경의선 책거리(책을 테마로 한 철길 공원)에서 봄철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여행가방에 책 등을 담아 놓고 서로 공유하는 축제다.마포구는 19~21일 경의선 책거리에서 ‘제1회 트렁크 책축제’를 연다고 밝혔다. 축제의 핵심 이벤트는 ‘시민책방’인데 시민들이 책과 물품 등을 여행용 트렁크에 담아와 책거리에서 기증하거나 판매, 교환하는 행사다. 참가비(1일 5000원, 3일 1만원)만 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마포구민은 무료다. 다만, 책과 관련 있는 상품만 팔 수 있다. 축제에는 또 출판사와 예술가도 참여한다. 출판사와 서점, 도서관 등이 함께 숨겨진 책을 소개하는 트렁크 출판책방, 예술가들이 책 관련 소품을 판매하는 트렁크 예술책방이 열린다. 다양한 축제도 준비했다. 첫날인 19일 오후 4시에는 책거리의 와우교 100선 특별무대에서 축제의 서막을 올리는 개막행사가 열린다. 아티스트 그룹 ‘아크’의 타악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마포구립소년소녀합창단의 동요 축하공연, 축하인형극 ‘방귀대장 며느리’가 무대에 오른다. 둘째 날에는 ▲북캐스터와 함께하는 동화 낭독 ▲인형극 ‘뒤집힌 호랑이’, ‘이게 뭔지 알아맞혀 볼래?’ ▲아시아 시골지역을 다닌 작가의 여행 이야기 ▲북콘서트 ‘아이슬란드가 아니었다면’ ▲유명작가 김영하의 ‘김영하를 만나다’ 등의 행사가 열린다. 셋째 날에는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서’, ‘그림책, 세상을 만나다’ 등의 강연과 ‘달언니와 말랑씨’ 등 북콘서트가 진행된다. 박홍섭 마포구청장은 “출판계가 불황인데 많은 구민이 소장한 책을 트렁크에 담아와 나눴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권정생 문학, 죽음 사유하며 ‘동심 천사주의’ 탈피”

    “권정생 문학, 죽음 사유하며 ‘동심 천사주의’ 탈피”

    아동문학 외연 확장…기독교적 서사 출판계, 그림책·단행본 등 추모 열기 “기존 아동문학에서는 거의 다루지 않았던 ‘죽음’의 문제를 등장시키며 이를 천착한 권정생 문학은 ‘동심 천사주의’적 경향에 강박되어 있던 국내 아동문학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권정생 문학은 여전히 새롭고 여전히 독자적이다.” 엄혜숙 아동문학 평론가는 ‘강아지똥’, ‘몽실언니’ 등을 쓴 권정생(1937~2007) 선생의 10주기인 17일을 맞아 그에게 헌정한 ‘권정생의 문학과 사상’(소명출판)에서 이렇게 찬사했다. 엄 평론가는 권정생 문학을 초기(강아지똥, 떠내려간 흙먼지 아이들 등), 중기(몽실언니, 한티재 하늘 등), 후기(밥데기 죽데기, 랑랑별 때때롱 등)로 나눠 거의 모든 작품을 관통하고 있는 ‘죽음’을 분석한다. 평생 불치병을 앓았던 권정생이 사유한 ‘죽음’은 삶을 위협하는 존재에서 전쟁과 질병, 장애로, 후기 판타지 동화에는 삶을 위협하는 자본과 권력의 모습으로 확장되고 변주됐다. 권정생 문학의 백미는 사실성을 부여받은 풍요로운 서사성이다. 그의 작품은 어머니의 비애에 젖은 타령과 고통스러운 죽음의 체험이 녹아 있고,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 적실한 사투리 등은 구술과 문자문학의 접목이라는 독특한 창작 방식을 드러낸다. 권정생 문학의 중심에는 예수와 성경이 있다. 책은 권정생과 기독교 실존주의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치밀하게 분석했다. 그의 기독교적 사상이 실존주의에서 아나키즘, 그리고 생태 아나키즘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드러낸 건 기존 연구와 차별화된 지점이다. 엄 평론가는 “그의 작품에서 죽음은 삶을 억압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역설적이게도 죽음을 극복하는 것 역시 죽음이었다”며 “자신의 목숨을 기꺼이 내주며 타인에게 온전히 새로운 생명을 가능하게 하는 권정생의 죽음에는 ‘희생양 예수의 죽음’이 음각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너의 몸뚱이를 고스란히 녹여 내 몸속으로 들어와야 해/그래서 예쁜 꽃을 피게 하는 것은 바로 네가 하는 거야” “내가 거름이 되어 별처럼 고운 꽃이 피어난다면/온몸을 녹여 네 살이 될게.”(강아지똥 중 민들레와 강아지똥의 대화) 출판계의 추모 열기도 뜨겁다. 출판사 창비는 몸이 온전치 못한 병아리의 안타까운 삶을 그린 선생의 동화 ‘빼떼기’에 김환영 작가의 그림을 보태 재탄생시켰다. 다음달 18일까지 서울 월드컵로 창비서교빌딩에서는 선생을 추모하는 ‘빼떼기’ 원화전시회가 열린다. ‘똘배어린이문학회’는 회원들의 추모문집인 ‘그리운 권정생 선생님’을 펴냈고, 출판사 단비는 1970~90년대 선생의 동화 중 단행본으로 출간되지 않은 4편을 묶은 작품집 ‘복사꽃 외딴집’을 출간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오늘 개막 제70회 칸영화제 화제 만발… 3색 관전 포인트

    오늘 개막 제70회 칸영화제 화제 만발… 3색 관전 포인트

    ① 황금종려상 3회 수상자 나올까 ② 24년 만에 女감독 황금종려상? ③ ‘옥자’ 등 韓영화 관심 어디까지 화제 만발 제70회 칸영화제가 17일(현지시간) 개막해 28일까지 12일간 열전을 펼친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역대 최다인 3회 수상자 배출 여부, 24년 만에 사상 두 번째 여성 감독 황금종려상 수상 여부, 한국 영화의 성과 등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경쟁 부문에는 모두 19편이 진출해 경합을 펼친다.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은 지난해 ‘나, 다니엘 블레이크’의 영국 켄 로치 감독까지 통산 2회 수상만 8명에 달하지만 3회 수상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벨기에의 뤼크, 장 피에르 다르덴 형제가 ‘언노운걸’로 문을 두드렸지만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올해는 미하엘 하네케(75) 감독이 출사표를 던졌다. 2009년과 2012년 ‘하얀 리본’과 ‘아무르’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독일 거장이다. 신작 ‘해피엔드’를 들고 칸을 찾는다. 난민 수용 문제를 놓고 갈등이 일었던 프랑스 칼레를 배경으로 한 가족 드라마다. 하네케 감독으로선 일곱 번째 경쟁 부문 진출인데 단 한 번을 제외하곤 어떤 상이든 적어도 트로피 하나는 받아갔다. 때문에 최초 3회 수상자 탄생에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칸은 여성 감독에게 인색했다. 여성이 최고 영예를 품은 것은 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 감독이 유일하다. 올해는 중견 세 명이 도전한다. ‘유 워 네버 리얼리 히어’의 영국 린 램지(48), ‘히카리’의 일본 가와세 나오미(48), ‘매혹당한 사람들’의 미국 소피아 코폴라(46) 감독이다. 지난해와 마찬가지 규모인데 올해 결과가 더욱 주목되는 까닭은 심사위원단의 구성 때문이다. 8명 중 절반이 여성이다. 게다가 심사위원장을 맡은 스페인 거장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여성성을 섬세하게 탐구해 온 감독이라 여성 영화에 우호적 분위기가 이루어졌다.린 램지는 칸이 단편 경쟁에서 두 차례나 심사위원상을 주며 눈여겨봤던 감독이다. 장편으로는 전작에 이어 두 번째 경쟁 부문 초청. ‘유 워 네버…’는 성매매에 연루된 소녀를 구하려는 전직 군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가와세 나오미는 1997년 신인감독상에 해당하는 황금카메라상, 2007년 심사위원 대상을 받은 실력파로, ‘히카리’는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와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 작업을 하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 감성 로맨스다. 소피아 코폴라는 ‘대부’, ‘지옥의 묵시록’의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딸이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1971년 주연작을 리메이크한 ‘매혹당한 사람들’은 미국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남부의 여학교에 부상을 당한 북부군 장교가 숨어들며 펼쳐지는 스릴러다. 우먼 파워가 곳곳에서 빛나고 있다. ‘매혹당한 사람들’의 주연 니콜 키드먼의 경우 또 다른 경쟁 부문 진출작인 ‘더 킬링 오브 어 새크리드 디어’(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 등 네 편의 출연작이 한꺼번에 초청받는 전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프랑스 누벨바그의 기수였던 아녜스 바르다 감독은 다큐멘터리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노익장을 뽐냈다. 올해 초청 감독 중 최고령인 89세다.국내 팬 입장에서는 우리 영화의 활약이 관심이다. 경쟁 부문에 진출한 봉준호 감독의 SF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를 비롯해 장편만 다섯 편이 초청받았다. ‘옥자’는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작된 작품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칸 경쟁에 나섰지만 전통적인 극장 배급을 우선시하는 프랑스 현지에서 논란이 뜨거워 수상 가능성이 옅어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물론 뚜껑은 열어봐야 알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네 번 초청받아 한 차례 수상했던 홍 감독은 이번이 네 번째 경쟁 부문 입성일 정도로 칸이 아끼는 터라 황금종려상은 아니더라도 트로피를 챙길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 후’는 유부남 출판사 사장 봉완(권해효)과 그의 여자로 오해를 받는 전 직원 아름(김민희)에 대한 이야기다. 이수원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박찬욱 감독과 중국 배우 판빙빙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인 점이 아시아 영화 수상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아폴로 11호는 달에 안갔다!” - 음모론 잠재우는법

    [이광식의 천문학+] “아폴로 11호는 달에 안갔다!” - 음모론 잠재우는법

    1969년에서 1972년까지 달에 발을 디딘 인류는 모두 12명이다. 인류가 지구상에 문명을 일구어온 지가 6000년이 넘었지만, 달은 우리가 닿을 수 없는 곳에 존재하는 천체였다. 비록 지구에 가장 가까운 천체이긴 하지만,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거기에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미국의 아폴로 11호가 1969년 7월 20일 두 남자를 달 위에 내려놓았다. 미국 우주인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그 주인공이다. 달 지면에 발을 내려놓는 순간 암스트롱은 지구상의 인류를 향해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 있어서는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 있어서는 위대한 도약이다’라는 유명한 멘트를 날렸다. 이 광경을 TV로 지켜본 사람의 수는 적어도 6000만 명에 이른다.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건일수록 ‘음모론’ 꼬리표가 길게 따라붙게 마련이지만, 이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도 예외는 아니었다. 얼마 가지 않아 날조설과 가짜 뉴스라는 소문들이 떠돌기 시작하더니, 거대한 ‘음모론’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 인화성 음모론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1974년에 출판된 ‘우리는 결코 달에 가지 않았다'(We Never Went to the Moon)라는 책이었다. 윌리엄 케이싱이라는 미국 작가가 자비로 출판하는 계열의 출판사에서 낸 이 책은 3만 부가 팔렸다고 한다. 이 작가는 아폴로 우주선 개발에 참여한 로켓다인사의 전 직원이지만 기술직이 아니라 사무직이었다고 한다. 일본 등에서도 달착륙 음모론에 관한 책들이 출간되는 등, 음모론이 세계 각지에서 버섯처럼 돋아났지만, 우주 개발 관련 전문가가 아폴로 날조설을 비판한 적은 있으나, 날조설을 지지한다고 표명한 경우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날조설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위세를 떨치고 있다. 특히 어린 청소년들 사이에 더욱 기승을 떨친다는 반갑잖은 소식도 들린다. ​ 음모론에서 제기하는 날조의 근거는 사실 대단히 단순한 것들로서, 과학에 관해 약간의 지식만 있다면 한칼에 날려버릴 수 있는 것으로, 대략 다음과 같다. 1. 달에는 공기가 없는데 사진에 찍힌 성조기가 펄럭이는 것은 날조라는 증거 아닌가? 2. ​달 표면에서 촬영된 사진인데, 하늘에 별이 찍혀 있지 않은 이유는 세트에서 촬영했기 때문이 아닌가? 3. ​달 표면에 착륙선이 내려갈 때 분사의 반동으로 크게 팬 자국이 생길 텐데, 그것이 찍히지 않은 이유는?​ 이에 대한 정답은 각각 다음과 같다. 1. 달에는 공기가 없기 때문에 깃발이 축 처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위쪽에 수평 막대기를 달았다. ​성조기 봉을 바닥에 꽂을 때의 충격이 만든 반동으로 깃발이 움직이는 것이다. 진공상태에서는 공기저항이 없기 때문에, 깃발이 한 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2. ​별이 찍히지 않은 것은 사진을 찍은 태양빛을 받아 빛나는 달의 표면에 노출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빛공해가 심한 곳에서 밤하늘을 찍어보면 별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거나 같은 이치다. 천체사진을 찍을 때도 별에 노출을 맞춘다. 3. ​착륙선이 내린 곳의 표면 토양은 단단하고, 착륙선은 스로틀을 사용하여 천천히 착지하기 때문에 커다란 구덩이가 생길 정도의 충격을 가하지 않는다. 달착륙 음모론을 깨부술 결정적 한 방은 ​구소련이 제공하고 있다. 음모론자들은 미국이 소련에 앞섰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달착륙을 날조했다는 건데, 정작 경쟁상대인 소련은 음모론에 한 번도 동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만약 아폴로의 달착륙이 날조라면 소련의 과학수준으로 볼 때 그것을 파탄내기는 무척 손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음모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순전히 음모론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무지한 소치라고 볼 수밖에 없다. 지식과 식견이 얕으면 늘 이런 음모론에 휘둘리게 된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독서목록…‘책 읽는 대통령 보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독서목록…‘책 읽는 대통령 보고 싶다’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문 대통령이 읽는 독서 목록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출판사들의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실제 어느 정도 책을 읽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2012년 펴낸 ‘문재인의 서재’에서 책 읽기를 좋아한다며 쉴 때 손이 닿는 곳에 책이 없으면 허전한 느낌이 든다고 적었다. 13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과거 언론 인터뷰와 ‘문재인의 서재’ 등 저서를 통해 여러 차례 자신의 독서 목록을 소개했다. 그 중 ‘축적의 시간’은 서울대 공대 교수 26명의 제언을 담은 책이다. 저자들은 우리나라가 압축 성장기를 거치며 스스로 경험을 축적하기보다는 선진국에서 개념을 받아와 실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고 분석한다. 이제 그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며 지금의 위기가 심화했다고 진단하며 긴 호흡으로 경험을 쌓기 위한 ‘축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외국책으로는 ‘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읽어라’가 있다. 미국 클린턴 행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가 진보적 정치경제학자 입장에서 미국식 자본주의를 비판한 책이다. 라이시는 이 책에서 대기업과 금융기관이 정치에 행사하는 영향력이 커지는 점을 지적하며 노동조합이나 지방 정당 같은 대항 세력을 키우고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는 책들도 있다.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일본전공교수가 쓴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는 일본의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저성장 시대의 생존전략을 담은 책이다. 일본의 1975년생 작가이자 반(反) 빈곤 운동가인 아마미야 가린의 ‘프레카리아트, 21세기 불안정한 청춘의 노동’도 같은 맥락이다. 책은 비정규직과 워킹 푸어 문제를 일본 사례를 통해 다루고 있다.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참여했던 인사들의 책들도 목록에 포함됐다. ‘비정상경제회담’은 국민의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 등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경제정책에 관여한 경제전문가들이 양극화와 부패, 가계부채, 노동, 재벌, 관료개혁, 재정, 경제성장을 주제로 토론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던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의 ‘협상의 전략’, 강철규 서울시립대 명예교수의 ‘강한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고(故) 리영희 교수의 ‘전환시대의 논리’, 헬레나 노르베르 호지의 ‘오래된 미래’ 등이 문 대통령 독서목록에 들어있다. 역사서로는 이성무의 ‘조선시대 당쟁사’와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강명관의 ‘조선풍속사’, 박석무의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만나다’가 포함됐다. 한편 교보문고는 자사 MD들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꼭 읽어줬으면 하는 책’ 목록도 선정했다. 김정미 MD는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추천했다. 김 MD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편적인 젠더 차별의 민낯을 훌륭하게 재연한 책”이라며 “성의 차별이 성의 구분이라는 탈을 쓰고 왜곡돼온 현실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보시길 권한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최지환 MD는 “최고 의사결정권자로서 만나게 될 선택의 순간들 속에서 잘 포장된 숫자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마음에 추천한다”며 조덴 엘렌버그의 ‘틀리지 않는 법’을 추천했다. 유한태 MD는 덴마크 사람들의 행복 비결을 소개한 ‘휘게 라이프’를 권하며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모든 국민이 작은 행복들을 느끼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세요”라고 당부했다.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 한강의 ‘소년이 온다’ 등도 MD들의 추천 목록에 포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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