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장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5,852
  • 캘리포니아 역대 최악 산불 참사 때 하와이 갔던 주 의원 12명 명단 공개

    캘리포니아 역대 최악 산불 참사 때 하와이 갔던 주 의원 12명 명단 공개

    “파라다이스 마을이 불에 탈 때 전력회사 임원진과 로비스트들은 12명의 의원들과 또 다른 파라다이스(하와이)에서 자축하며 만찬을 즐겼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주의회 의원들이 지난해 11월 89명이라는 최악의 인명피해를 낸 캠프파이어·울시파이어·힐파이어 등 세 대형산불 발생 당시 남캘리포니아에디슨, 샌디에이고가스 등 전력회사 임원들과 하와이 마우이섬 휴양지 와일레아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비영리 소비자단체 ‘컨슈머 워치독’이 이날 트위터 계정에 ‘더 와일레아(The Wailea) 12인’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게시물에는 비영리 독립 기구인 ‘보터 프로젝트’가 주관한 이 행사에 참석했던 캘리포니아 주의원 12명의 이름, 사진이 든 명단이 공개됐다. 컨슈머 워치독에 따르면 이들 의원 전원은 앞서 전력 회사에 산불발화 제공의 책임을 물어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에 투표하면서 63만 달러(약 7억원) 이상의 선거 자금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전력회사들이 이들 의원에게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 손실을 충당하도록 적극 로비했다고 전했다. 남캘리포니아에디슨, 샌디에이고가스 등 전력회사 임원진이 이번 행사에 참석했다고 ABC 계열 방송사 KABCTV가 보도했다. 캘리포니아 소재 전력회사들은 이번 참사에 원인을 제공했다고 지목을 받고 있다. 거액의 배상 책임에 직면한 가스·전력공급업체 PG&E(퍼시픽가스앤드일렉트릭)은 이날 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로 한 상태다. PG&E 임원은 외유성 출장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제이미 코트 컨슈머 와치독 대표는 이 의원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내 이들의 비양심적 행위를 맹비난했다. 그러나 댄 하울 보터 프로젝트 회장은 NYT에 “행사에서 로비 행위는 허용되지 않았으며, 참석자들은 구체적인 법안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산불은 주 재난 역사상 단일 산불로 최대 인명 피해를 기록했으며, 세 산불에 대한 보험청구액은 9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재산 피해 역시 역대 최대치로 집계됐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여기는 중국] 반경 1km내 ‘세집 살림’ 차린 中 바람둥이의 최후

    [여기는 중국] 반경 1km내 ‘세집 살림’ 차린 中 바람둥이의 최후

    3년 동안 불과 1㎞반경 내에 사는 세 여성과 결혼하고 살림을 꾸려 온 30대 남성이 사기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장쑤성에 사는 장 씨(36)는 4년 전인 2015년 첫 번째 아내를 만나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자신의 고향인 허난성에서 또 다른 여성을 만나 두 번째 결혼을 시작했고, 또 얼마 후에는 안후이성에서 현지가 고양인 또 다른 여성과 세 번째 결혼을 했다. 장 씨는 부동산 사업으로 큰 수익을 벌어들였으며, 이를 통해 ‘세 집 살림’을 이어갔다. 두 번째 여성과 세 번째 여성 역시 부동산 중개를 하던 중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 씨는 각기 다른 지역에 살면서 아이를 낳아 키우던 세 부인을 한 지역에 불러 모으는 간 큰 선택을 했다. 그는 1㎞ 반경 내에 집 3채를 구한 뒤 부인들에게 해당 집으로 이사오게 했다. 사업상 출장을 가야 한다고 거짓말을 한 뒤 세 집을 오가며 생활했고, 이러한 생활은 무려 3년가량 지속됐다. 하지만 그의 거짓말은 결국 탄로 나고 말았다. 2017년 3월, 그의 두 번째 아내가 우연히 장 씨의 휴대전화에서 다른 여성과 나눈 메시지를 보고 의심하기 시작했고, 출장을 떠난다며 집을 나선 장 씨를 몰래 미행했다. 이후 자신의 집과 멀지 않은 동네에 사는 첫 번째 아내의 집으로 들어가는 장 씨를 확인했다. 이 일을 계기로 두 번째 아내는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세 번째 아내와도 연락이 닿았고, 결국 ‘법적 아내’인 첫 번째 아내를 제외한 나머지 두 아내는 그를 혼인빙자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첫 번째 아내는 장 씨와 이혼 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최근 재판에서 “다중 결혼이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나는 (첫 번째 결혼을 제외한 다른 결혼에 대해)혼인신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가운데, 현지 언론은 그가 곧 있을 재판에서 최대 2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데스크 시각] ‘왕서방’은 되고 ‘김아무개’는 못 가는 금강산 관광/백민경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왕서방’은 되고 ‘김아무개’는 못 가는 금강산 관광/백민경 산업부 차장

    십여년 전 여행(레저)담당 기자였던 한 선배는 유럽, 남미, 아프리카 오지까지 다 돌아다녔어도 금강산만큼은 일부러 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유는 “식상해서, 너무 많이 써 대서”였단다. 경쟁 매체들이 안 쓴 ‘신상’(단독기사)을 좇는 기자의 숙명상 덜 알려진 명소를 그도 선호했을 것이다.하지만 ‘언제든’ 갈 수 있던 금강산이 이제는 ‘언제쯤’ 갈 수 있을지 모를 곳이 됐다. 1998년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소떼 1001마리를 이끌고 방북하며 열었던 그 문은 10년 후인 2008년 금강산 관광객인 박왕자씨의 북한군 피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굳게 닫혔다. 다시 10년 뒤인 지난해 현대그룹은 금강산 관광 20주년을 맞아 방문기자단을 꾸린다는 공문을 언론에 보냈다. ‘인터넷?휴대전화 사용 금지, 9개 매체, 선착순’이란 안내와 함께. ‘김영란법’ 시행 후 출장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선착순 모집으로 진행됐는데, 2분여 만에 마감됐다. 통일의 상징인 곳이고, 이제는 쉽게 갈 수 없는 곳이라 신청이 마감됐다는 결과가 못내 아쉬웠다. 얼마 전 만난 현대그룹 관계자도 같은 말을 했다. 중국인들도 비교적 자유롭게 가는 금강산을 우리 국민들이 어쩌면 평생 밟아 볼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무비자 발급이라 여권만 있으면 금강산에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은 여러 제재에 얽혀 가기 어렵다. 우선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고(신원조회신청서 제출)를 한 뒤→북한의 ‘초청장’을 받아야 하고→정부의 방북 승인, 신청·승인을 거쳐야 금강산에 갈 수 있다. 북한의 ‘초청장’이라 칭하는 북한 정부의 비자 발급 자체가 민간 단체가 아닌 일반인에겐 ‘미션 임파서블’이다. 설령 비자가 발급된다 하더라도 통일부의 방북 승인을 받기 힘들다. 결국 중국 국민 ‘왕서방’은 가도, 대한민국 국민 ‘김아무개’는 금강산 관광이 어렵다는 얘기다. 이 배경에는 유엔과 미국의 제재가 깔려 있다. 일단 관광객들로부터 관광료를 받아야 하는데, ‘대량 현금’도, 관광객을 실어 나를 유류 반입도 ‘유엔안보리 결의’상 북한에서 금지돼 있다. 미국의 독자 제재는 더 큰 걸림돌이다. 2016년 제정된 미국 ‘대북 제재 강화법’에 따라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개인?기업?은행 등은 미국과의 거래가 금지(세컨더리 보이콧)된다. 이 때문에 금강산 관광 사업이 실제로 재개될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국제사회의 ‘선처’만 기다려야 할까. 그럴 순 없다. 지금처럼 금강산 길이 가장 가까워 보인 적이 없어서다. 특히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큰 틀에서 볼 때 금강산 관광 재개는 그 물꼬를 열 수 있는 선결 과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해 기자회견에서 “국제 제재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얼마 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무런 전제 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한 화답이었다. 정부의 의지 또한 명확하다. ‘현금 유입’의 대안으론 북한에서 일하는 근로자에게 쌀 등 ‘현물’을 임금 대신 주는 방안 등도 나온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부의 말대로 국제사회를 설득하는 일이다.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외교력을 활용하는 것이 급선무다. 아직은 부족하다. 금강산이 선착순으로 뽑혀야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언제라도 갈 수 있는 흔한 그런 취재 장소가 되길 바라 본다. white@seoul.co.kr
  • 전주교대 총장, 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김우영 전주교육대 총장이 출장 신청서를 허위로 기재하고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전주교대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해 10월 20일 국내 출장신청서를 작성했다. 출장지는 충북 청주, 출장 내용은 ‘청주교대 총장과의 업무 협의’였다. 출장신청서에는 자신의 비서실 수행원인 김모씨가 동행하는 것으로 이름이 함께 기재돼 있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이날 자신이 직접 관용차를 몰다가 오후 7시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한 골프장 주차장에서 사고를 냈다. 그는 주차장에서 관용차를 후진시키다 주변에 주차돼 있던 다른 차 범퍼 부분을 들이받았다. 하지만 김 총장 측이 사고 내용을 신고한 보험사의 교통사고 사항 및 지급결의확인서에는 김 총장이 아닌 수행원 김씨가 운전자로 돼 있다. 김씨는 사고 당일 출장에 동행하지 않았다. 수행원인 김씨는 “총장이 직접 (운전을) 했다”며 “현장에서는 상대 차 운전자 연락처만 받고 헤어졌다더라. 이틀 후에 총장이 ‘사고접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내가 보험 접수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명세서에 운전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기재된 이유에 대해선 “총장과 함께 출장신청서를 냈기 때문”이라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김 총장의 강압이나 회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수행원에게 보험 처리를 하라고만 했다. 수행원이 사고 당시 운전자로 기재된 줄은 최근에 알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 교육계에서는 김 총장이 사고를 내고도 다른 사람으로 운전자를 바꿔치기했다면 고위 교육자로서 자격이 문제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전주교대 총장 교통사고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김우영 전주교육대학교 총장이 출장 신청서를 허위로 기재하고 교통사고를 낸 뒤 운전자를 바꿔치기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 전주교대에 따르면 김 총장은 지난해 10월 20일 국내 출장신청서를 작성했다. 출장지는 충북 청주, 출장 내용은 ‘청주교대 총장과의 업무 협의’였다. 출장신청서에는 자신의 비시설 수행원인 김*수씨가 동행하는 것으로 이름이 함께 기재돼 있다. 그러나 김 총장은 이날 관용차를 자신이 직접 몰다가 오후 7시쯤 충북 청주시 서원구 한 골프장 주차장에서 사고를 냈다. 그는 주차장에서 관용차를 후진시키다 주변에 주차돼 있던 다른 차 범퍼 부분을 들이받았다. 반면 김 총장 측이 사고 내용을 신고한 보험사의 교통사고 사항 및 지급결의확인서에는 해당 운전자가 김우영 전주교대 총장이 아닌 ‘김*수’라고 적혀 있다. 하지만 김씨는 사고 당일 출장에 동행하지 않아 운전자는 김 총장이었다. 김씨는 “총장이 직접 (운전을)했다”며 “현장에서는 상대 차 운전자 연락처만 받고 헤어졌다더라. 이틀 후에 총장이 ‘사고접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내가 보험접수를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사고 명세서에 운전자가 자신의 이름으로 기재된 이유에 대해서는 “총장과 함께 출장신청서를 냈기 때문”이라고 엉뚱한 답변을 했다. 김씨는 이 과정에서 김 총장의 강압이나 회유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도 “수행원에게 보험처리를 하라고만 했다. 수행원이 사고 당시 운전자로 기재된 줄은 최근에 알았다”고 해명했다. 김 총장은 “골프장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사고가 났다”며 “배석자가 누군지 말하기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김 총장은 청주교대 총장과 골프를 쳤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출장 신청서 내용이 허위로 작성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이에대해 지역 교육계에서는 대학 총장도 교통사고를 낼 수 있지만, 만약 사고를 내고도 다른 사람으로 운전자를 바꿔치기 했다면 고위 교육자로서 자격이 문제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지방의원 해외연수 ‘셀프 심사’ 차단한다

    지방의원 해외연수 ‘셀프 심사’ 차단한다

    부적절 땐 환수… 경비 내역도 공개해야앞으로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려면 반드시 민간인에게 적격성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부적절한 연수로 판명되면 여행 비용을 환수하고 정부 교부금도 감액된다. 국외연수 중 관광 가이드를 폭행하고 성접대를 요구한 경북 예천군의회의 추태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을 전면 개선해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권고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최근 “지방의회의 해외출장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지방의회 의원들의 해외출장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민간위원이 맡는다. 의원들이 스스로 국외여행을 승인하고 떠나는 ‘셀프 심사’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전국 지방의회 243곳 가운데 지방의원이 직접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곳이 153곳이다. 국외연수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외연수 결과는 본회의 등에 보고하게 했다. 현재 공무국외여행 계획서 공개 규정이 없는 지방의회는 169곳이나 된다.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공무국외여행 비용은 환수하고, 회기 중에는 공무국외여행을 제한한다. 지역 주민들이 지방의회 경비 내역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인포그래픽(차트·그래프 등) 형태로 정리해 공개해야 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426일… 그들은 왜 굴뚝에 스스로를 가뒀을까

    굴뚝 위 사람들이 426일 만에 땅을 밟았다. 그사이 계절은 겨울·봄·여름·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이 됐다. 섬유회사인 파인텍 노사가 지난 11일 극적으로 해직 노동자의 고용 승계에 합의하면서 홍기탁(46) 전 지회장과 박준호(46) 사무장의 목숨 건 투쟁도 끝났다. 이들은 왜 75m 굴뚝 위에 올라가야 했으며 내려오기까지 왜 426일이나 걸린 것일까.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두 차례 굴뚝 고공농성 배경과 과정을 되짚고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봤다.겨울, 투쟁의 시작… 세 번 불 꺼진 공장 파인텍 사태의 뿌리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홍 전 지회장 등 굴뚝 농성을 주도한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파인텍 지회 조합원 5명은 경북 구미의 한국합섬 출신이다. 한국합섬은 당시 국내 최대 폴리에스터 원사 생산업체로 생산직 노동자 800여명을 고용한 대기업이었다. 그러나 화학섬유산업 침체와 중국산과의 경쟁, 과잉 투자 등이 겹치면서 2004년부터 경영난에 빠졌고 2006년에는 생산직 절반을 정리해고하겠다고 통보했다. 노동자들에게는 청천벽력이었다. 해고자들은 “투쟁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고 기억한다.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조는 2006년 3월부터 공장 점거에 돌입했다. 한국합섬은 2007년 결국 파산했지만, 노동자들은 남아 있는 제2공장을 지키기 위해 공장 점거 투쟁을 이어 갔다. 104명의 조합원이 불 꺼진 공장을 지킨 지 5년이 지난 2010년, 인수 기업이 나타났다. 옥외광고용 섬유 제조사인 스타플렉스였다.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는 고용·노조·단체협약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당시 자산가치 800억원의 공장을 399억원에 인수했다. 상호도 ‘스타케미칼’로 바꿨다. 그러나 공장에 돌아왔다는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가 “적자 때문에 운영이 어렵다”며 1년 7개월 만에 공장 가동을 멈췄기 때문이다. 강민표 파인텍 대표(스타플렉스 전무)는 “당시 인수 후 적자 폭이 차츰 개선됐지만 새 노조가 들어선 뒤 급여 조건 등을 이유로 파업했고 이 여파로 월 30억원의 손실이 발생해 청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회사가 5년간 적자를 애초 예상했음에도 가동을 조기에 중단한 건 공장을 팔고 ‘먹튀’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노조의 반발은 폐업을 막을 수 없었다. 2013년 1월 3일 시무식에서 김세권 대표는 폐업을 선언했고 노조 집행부도 권고 사직안을 받아들였다. 직원 168명 중 28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자 2014년 5월 26일 사측은 이들을 해고했다. 해고 다음날 해고자복직투쟁위 대표를 맡았던 차광호 현 파인텍 노조 지회장은 공장 매각 중단,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45m 높이 굴뚝에 올랐다. 차 지회장은 “공장 정상화를 위해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했다. 첫 번째 굴뚝 농성이었다.봄, 408일 1차 굴뚝 농성으로 끝나는 듯했지만… 차 지회장이 굴뚝에 올라갔지만, 사측과의 대화는 쉽지 않았다. 농성 89일째 시민들이 모인 ‘희망버스’만이 굴뚝을 찾아 농성 상황을 전국에 알렸다. 고공 농성 200일이 지나서야 노사 간 교섭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노조는 “스타플렉스가 해직자를 직접 고용해 고용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지만 사측은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농성 407일째 되던 날, 굴뚝 위로 희소식이 들렸다. 스타케미칼의 모기업 스타플렉스가 신설 법인을 세워 11명의 고용을 보장하고, 해고자 노조와 2016년 1월까지 단협을 체결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노조가 요구한 직접 고용 대신 자회사 ‘파인텍’으로 고용한다는 타협안이었다. 당시 김세권 대표는 스타케미칼 청산인 대표로, 강민표 대표는 파인텍의 대표 예정인으로 합의서에 서명했다. ‘1차 굴뚝 합의’였다. 농성 408일 되던 2015년 7월 8일 차 지회장은 땅을 밟았다. 그러나 파인텍은 오래가지 못했다. 충남 아산의 새 공장으로 온 해고자 8명에게 주어진 것은 컨테이너 기숙사와 점심 한 끼뿐이었다. 생계보장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월급 120만원을 받기 어려웠고 노조 활동을 하면 임금이 더 줄어 70만~80만원을 겨우 받았다. 동료들은 하나둘 공장을 떠났고 5명만 남았다. 2016년 1월 내에 체결하기로 했던 단협도 지지부진이었다. 노사가 10개월 동안 18차례 만났으나 임금 인상 등에서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 당시 공장 상황과 교섭 과정에 대해 김옥배 부지회장은 “처음부터 사측이 파인텍을 제대로 운영할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반면 강 대표는 “상여나 사택 등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결렬 이유”라며 반박했다. 당시 경험은 이번 교섭에서도 노조가 자회사를 통한 고용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는 배경이었다. 2016년 10월, 단협이 체결되지 않자 노조는 ‘굴뚝 합의 불이행’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사측은 2017년 8월 기계 반출과 공장 폐쇄로 대응했다. 그해 11월 12일 홍 전 지회장, 박 사무장이 서울에너지공사 굴뚝 위로 올랐다. 2번째 굴뚝 농성이었다. 차 지회장은 “돌아갈 공장이 없으니 파업도 불가능하고 방법이 없었다”며 “굴뚝 생활을 알기에 두 사람을 말렸지만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여름·가을, 두 번째 굴뚝 농성… 6차 교섭까지 ‘팽팽’ 2년여 만에 다시 굴뚝에 오른 노조는 “김세권 대표가 대화에 나서라”고 계속 요구했다. 노동자 고용 보장을 약속했던 한국합섬 인수부터 파인텍 설립까지 실질적 결정권자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사측은 “법적으로 파인텍과 스타플렉스는 별도 법인”이라며 거부했다. 지방고용청과 노동위원회가 중재하려 했지만 “양측 입장 차가 너무 크다”며 결론 내지 못했다. 그사이 굴뚝 고공 농성은 400일을 훌쩍 넘겼다. 농성자들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이 강해지고, 농성장을 찾는 시민들도 줄을 이었다. 결국 종교계 중재로 고공 농성 411일 만인 지난달 27일 노사가 처음 마주 앉았다. 교섭은 계속 난항을 겪었다. ‘합의 파기 트라우마’가 있는 노조와 ‘강성 노조에 대한 반감’이 강했던 사측 사이에는 깊은 불신의 골이 있었다. 노조는 “1차 굴뚝 합의 파기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직접 고용하라”고 했지만, 사측은 “노조가 오면 모기업도 망한다”며 “회사가 어려운데 노동자를 평생 고용해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1~5차 교섭 내내 노동자들의 고용을 김 대표가 책임질지 여부를 두고 팽팽히 대립했다. 지난 8일 사측 강민표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노조를 비판하며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10일 열린 6차 교섭 때 상황이 반전됐다. 김세권 대표가 두바이 출장을 앞두고 있어 ‘더이상 시간이 없다’는 데 동의한 노사 양측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20시간에 걸친 밤샘 교섭 끝에 고용방식에서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면서 협상이 극적 타결됐다. 김세권 대표는 파인텍 대표를 맡겠다고 했고, 노조는 3년 고용 보장을 받아들였다. 협상에 참여한 강민표 대표는 “굴뚝 위에 있는 사람들이 내려와야 한다는 사회적인 압박이 강했기 때문에 김세권 대표가 결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지회장도 “미흡한 부분이 있지만 농성이 길어지면 안 돼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다시 겨울, 파인텍 사태가 남긴 것 합의서에 따르면 노사는 ▲회사의 정상적 운영 및 책임 경영을 위해 파인텍 대표이사를 김세권 현 스타플렉스(파인텍의 모회사) 대표가 맡고 ▲회사는 2019년 7월 1일부터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해직 조합원 5명을 업무에 복귀시키며 ▲고용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간 보장하기로 했다. 또 2015년 1차 합의와 달리 노조를 교섭단체로 인정하고, 노조 활동을 존중·보장한다는 내용이 명시적으로 포함됐다. 파인텍의 정상 가동을 위해 기존 생산품에 스타플렉스 물량 중 가능한 품목과 신규 품목을 추가할 수 있다는 점도 포함됐다. ‘파인텍 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행동’ 측은 “스타플렉스의 직접 고용이 이뤄지지 않았고 고용 보장 기간도 3년밖에 안 돼 아쉽지만, 김세권 대표가 고용을 책임지고 파인텍 노조를 인정하기로 한 데다 단체협약 체결도 약속받는 등 노동자의 요구가 합의에 담겼다”고 평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듯하지만 과제는 여전하다. 사회적 중재로 이뤄진 합의인 만큼 노사 양측의 합의 이행 노력이 필요하다. 파인텍 공장 부지 선정, 생산 품목 선정 등부터 시작해야 한다. 고용 보장 기한인 3년이 지난 뒤 노동자들이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강민표 대표는 “3년 뒤 회사가 잘될지 내다볼 수 없지만 회사가 이윤을 남기고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회사가 잘 운영되면 노사 간 신뢰도 쌓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제조업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이 빈번해질 게 뻔한 상황에서 고용 승계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도 과제로 남겼다.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파인텍은 이미 오랜 노사 갈등이 있던 기업인 만큼 정부가 갈등 초반 적극적으로 중재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면서 “인수합병 과정에서 기본 고용기간을 정하는 등 고용에 대한 세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적 인프라와 노동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업도 인지해야 한다”면서 “파인텍 사태를 고용에 대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지방의회 해외출장 ‘셀프심사’ 없앤다

    지방의회 해외출장 ‘셀프심사’ 없앤다

    앞으로 지방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를 가려면 반드시 민간인에게 적격성 여부를 심사받아야 한다. 부적절한 연수로 판명되면 여행 비용을 환급하고 정부 교부금도 감액된다. 국외연수 중 관광 가이드를 폭행하고 성접대를 요구한 경북 예천군의회 추태를 근절하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는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규칙’을 전면 개선해 전국 지자체에 권고하겠다고 13일 밝혔다. 김부겸 행안부 장관이 “지방의회의 해외출장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의회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심사하는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민간위원이 맡는다. 지방의회 의원들이 자기 스스로 국외여행을 승인하고 떠나는 ‘셀프심사’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전국 지방의회 243곳 가운데 지방의원이 직접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곳이 153곳이다. 국외연수 계획서와 결과보고서를 지방의회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외연수 결과는 본회의 등에 보고하게 했다. 현재 공무국외여행 계획서 공개 규정이 없는 지방의회는 169곳에 달한다.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공무국외여행 비용은 환수하고, 회기 중에는 공무국외여행을 제한한다. 지역 주민들이 지방의회 경비 내역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인포그래픽(차트·그래프 등) 형태로 정리해 공개해야 한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행안부 장관으로서 지난 1년 반 동안 지방자치와 분권을 외치고 다녔는데, 지방의원 한두 사람이 도루묵을 만들었다. ‘(지방의원 행태가) 저런데 어떻게 믿고 예산과 권한을 내려준다는 거냐?’는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더 진화한 AI 비서… 맞장구·번역도 척척

    더 진화한 AI 비서… 맞장구·번역도 척척

    ‘CES 최고 전시물’ 평가…개장 전부터 줄 디즈니랜드서 본뜬 놀이기구로 AI 체험 로봇과 셀피 땐 “사진 어디 올리냐” 질문 언어 다른 두 사람 간 대화 실시간 통역도 지난해 CES에 처음 참가한 구글은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올해 전시에선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고, 외부에 별도 건물을 세워 마련한 전시장 전면 벽 전체엔 커다란 사이니지를 설치해 존재감을 뿜어 댔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열차 놀이기구 형태의 전시물 ‘구글 어시스턴트 360° 라이드’를 만들어 관람객 인기를 끌어모았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는 주인공 밥이 바쁜 일상 속에서 할머니의 91세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을 디즈니랜드의 ‘뮤지컬 라이드’ 같은 열차 놀이기구 형태로 보여 준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주변에 어디든 존재하며 일상을 도와줄 수 있다는 걸 열차에 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장 관람객들이 소셜미디어 등에 ‘이번 CES 최고 전시물’이라고 평가한 걸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9일에도 관람객들은 개장 전부터 구글 전시장 옆에 긴 줄을 섰다.줄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입구에 할머니 모습을 한 로봇이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를 구성하는 이야기 속에서 생일을 맞는 밥의 할머니다. 로봇은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에서 구글의 실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유일한 전시물인데,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자연어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 준다. ‘눈’이 마주친 기자가 손을 흔들자 할머니 로봇은 “안녕, 아가”라고 인사했다. 뒤에 따라오던 외국인 관람객은 할머니 로봇과 함께 셀피를 찍으려고 어깨동무를 하고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그러자 할머니 로봇은 카메라를 응시하며 “이 사진 어디에 올릴 거냐”고 물었다. 관람객이 “여기저기에 다 올릴 것”이라고 대답하자 로봇은 웃으면서 “인터넷에 대량으로 뿌려지겠구나”라고 말했다. 열차에 타기 직전 밥이 잠자고 있는 방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내 제인은 출장 때문에 공항으로 떠나기 전 방문을 열고 “내일 할머니 생일 케이크와 깜짝 파티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한다. 관람객들이 타면 좌석 앞에 있는 영상표시장치에 구글 어시스턴트 화면이 표시되고, 열차가 동화 같은 배경과 움직이는 인형들로 꾸며진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잠에서 깬 밥은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씨름하며 할머니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중 “헤이, 구글” 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 하루 일정을 확인한다. 어시스턴트는 날씨 등 간략한 정보를 알려 준 뒤 “할머니 생일 케이크를 잊지 말라”고 말한다. 밥은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할머니 케이크를 사러 간다. 그는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빵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내비게이션을 시작한다”고 답한다. 빵집에 가는 길에 차가 막히자 밥은 어시스턴트를 불러 제인에게 도착 시간을 메시지로 보내 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그 뒤 “전방에서 속도를 줄이라”면서 “더 빠른 길을 찾았다”고 알려 준다. 빵집에 도착하니 프랑스인 제빵사가 영어를 못 한다. 밥은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내 프랑스어 통역사가 돼 달라”고 말한다. 구글은 이번 전시 개막일인 지난 8일 구글 어시스턴트에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통역사 모드’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살짝 먼저 알려 준 것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덕분에 아내가 준 과제를 무사히 수행한 밥은 할머니 생일 파티를 하며 마지막으로 어시스턴트를 불러 스마트폰 카메라를 ‘그룹셀피’ 모드로 전환하라고 말한다. 구글은 이번 전시에서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를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전시장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각종 생활기기로 아기자기하게 꾸렸다. 특히 쉽게 눈에 띄도록 하얀 산타 복장을 한 현장 안내 직원을 대규모로 투입해 CES 전역에서 관람객들과 항상 마주칠 수 있게 했다. 이들의 등엔 영어로 구글 어시스턴트라고 쓰여 있다. ‘구글 소속 보조원’인 이들의 직책과 AI 음성비서 서비스 이름을 중의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구글 전시장 맞은편엔 거대한 사탕 뽑기 기계 모양의 시설을 세웠다.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쉽게 전달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경품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 순서를 기다리려면 약 90분이 걸린다. 글 사진 라스베이거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김부겸 “예천군의회 개탄스러워… 해외연수 규정 강화”

    김부겸 “예천군의회 개탄스러워… 해외연수 규정 강화”

    “한두 사람이 지방자치 도루묵 만들어 지방분권 확대·균형 발전 계속 추진”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북 예천군의회 의원들이 해외연수 중 여성 접대부를 요구하고 가이드를 폭행한 사건을 비판하며 지방의원 해외연수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예천군 의원들이 해외출장 중 보인 행태는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지난 1년 반 동안 지방자치와 분권을 외치고 다녔는데 지방의원 한두 사람이 도루묵을 만들어 놨다”고 일갈했다. 이어 “‘(상황이) 저런데 어떻게 (지방을) 믿고 예산과 권한을 내려준다는 거냐’는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예천군의회 의원 9명은 미국·캐나다 해외연수 도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 접대부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9명 가운데 7명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 한국당 경북도당은 논란이 일어난 지 9일 뒤에야 사과했다.이에 김 장관은 2009년 제정한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지난해부터 행안부에서 의회 경비 총액만 정해주고 그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하게 했더니 이런 사달이 났다”며 “10년 묵은 여행규칙부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지방자치권한 확대는 주민의 권리 확대이어야지 지방 의원의 권력 확대여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럼에도 김 장관은 지방분권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망신을 시킨 꼴뚜기가 죄일 뿐 어물전은 확실히 싱싱해지고 있다”며 “지방분권은 확대되고 균형발전은 계속 추진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CES 최고 핫한 ‘구글 라이드’ 타보니…‘할매 로봇’ 입담에 ‘깜놀’

    CES 최고 핫한 ‘구글 라이드’ 타보니…‘할매 로봇’ 입담에 ‘깜놀’

    CES서 최고 인기 전시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열차 놀이기구 형식에 할머니 ‘생파 준비’ 스토리할머니 로봇, 셀피 찍자 “사진 어디에 올릴 거야?” 지난해 CES에 처음 참가한 구글은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올해 전시에선 규모를 3배 이상 확대하고, 외부에 별도 건물을 세워 마련한 전시장 전면 벽 전체엔 커다란 사이니지를 설치해 존재감을 뿜어댔다. 특히 올해 전시에서는 열차 놀이기구 형태의 전시물 ‘구글 어시스턴트 360° 라이드’를 만들어, 관람객 인기를 끌어모았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는 주인공 밥이 바쁜 일상 속에서 할머니의 91세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과정을 디즈니랜드의 ‘뮤지컬 라이드’ 같은 열차 놀이기구 형태로 보여준다. 인공지능(AI) 음성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주변에 어디든 존재하며 일상을 도와줄 수 있다는 걸 열차에 탄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만들었다. 현장 관람객들이 소셜미디어 등에 ‘이번 CES 최고 전시물’이라고 평가한 걸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9일에도 관람객들은 개장 전부터 구글 전시장 옆에 긴 줄을 섰다.줄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다 보면 입구에 할머니 모습을 한 로봇이 있다.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를 구성하는 이야기 속에서 생일을 맞는 밥의 할머니다. 로봇은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 라이드에서 구글의 실제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유일한 전시물인데, 안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놀라운 자연어 의사소통 능력을 보여준다. ‘눈’이 마주친 기자가 손을 흔들자, 할머니 로봇은 “안녕, 아가야”(Good morning, honey)라고 인사했다. 뒤에 따라오던 외국인 관람객은 할머니 로봇과 함께 셀피를 찍으려고 어깨동무를 하고 스마트폰을 들어올렸다. 그러자 할머니 로봇은 카메라를 응시하며 “이 사진 어디에 올릴 거냐”고 물었다. 관람객이 “여기저기에 다 올릴 것”이라고 대답하자, 로봇은 웃으면서 “인터넷에 대량으로 뿌려지겠구나”라고 말했다. 열차에 타기 직전 밥이 잠자고 있는 방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내 제인은 출장 때문에 공항으로 떠나기 전 방문을 열고 “내일 할머니 생일 케이크와 깜짝 파티를 준비해 달라”고 주문한다. 관람객들이 타면 좌석 앞에 있는 영상표시장치에 구글 어시스턴트 화면이 표시되고, 열차가 동화 같은 배경과 움직이는 인형들로 꾸며진 터널 안으로 들어간다. 잠에서 깬 밥은 장난꾸러기 아이들과 씨름하며 할머니 생일 파티를 준비하던 중, “헤이, 구글”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 하루 일정을 확인한다. 어시스턴트는 날씨 등 간략한 정보를 알려준 뒤 “할머니 생일 케이크를 잊지 말라”고 말한다. 밥은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할머니 케이크를 사러 간다. 그는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빵집에 데려다 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내비게이션을 시작한다”고 답한다. 빵집에 가는 길에 차가 막히자 밥은 어시스턴트를 불러 제인에게 도착시간을 메시지로 보내달라고 말한다. 구글 어시스턴트는 그 뒤 “전방에서 속도를 줄이라”면서 “더 빠른 길을 찾았다”고 알려준다. 열차는 철로를 따라 건물 밖으로 나갔다 들어가고, 그 중간에 롤러코스터를 탈 때처럼 관람객 사진을 찍는 장소를 지난다. 빵집에 도착하니 프랑스인 제빵사가 영어를 못한다. 밥은 구글 어시스턴트에게 “내 불어 통역사가 돼 달라”고 말한다. 구글은 이번 전시 개막일인 지난 8일, 구글 어시스턴트에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의 대화를 실시간으로 통역하는 ‘통역사(interpreter) 모드’를 추가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살짝 먼저 알려 준 것이다. 구글 어시스턴트 덕분에 아내가 준 과제를 무사히 수행한 밥은 할머니 생일파티를 하며 마지막으로 어시스턴트를 불러 스마트폰 카메라를 ‘그룹셀피’ 모드로 전환하라고 말한다. 열차 운행이 끝나고 나가면 탑승 중에 찍은 사진을 이메일로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벽에 붙어 있다. CES 출입용 배지 QR코드를 기기에 대면, 등록할 때 입력한 개인 이메일로 사진이 전송된다.구글은 이번 전시에서 사실상 구글 어시스턴트를 누구에게나 친숙하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전시장은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 각종 생활기기로 아기자기하게 꾸렸다. 특히 쉽게 눈에 띄도록 하얀 산타 복장을 한 현장 안내 직원을 대규모로 투입해, CES 전역에서 관람객들과 항상 마주칠 수 있게 했다. 이들의 등엔 영어로 구글 어시스턴트라고 쓰여져 있다. ‘구글 소속 보조원’인 이들의 직책과 AI 음성비서 서비스 이름을 중의적으로 나타낸 것이다.구글 전시장 맞은편엔 거대한 사탕뽑기 기계 모양의 시설을 세웠다. 구글 어시스턴트 서비스를 쉽게 전달하는 동시에 관람객에게 경품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사람이 너무 몰려 순서를 기다리려면 약 90분이 걸린다. 글·사진 라스베이거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백승호, 한국 선수 여섯 번째로 프리메라리가 데뷔 67분 뛰어

    백승호, 한국 선수 여섯 번째로 프리메라리가 데뷔 67분 뛰어

    스페인 프로축구 무대에서 뛰는 백승호(22·지로나FC)가 한국 선수로는 여섯 번째로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백승호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지로나의 에스타디 몬틸리비 경기장으로 불러들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레이) 16강 1차전 홈 경기에 선발 출장해 후반 22분 교체될 때까지 67분을 뛰었다. 이적 후 508일 만이었고,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와 이호진(라싱 산탄데르), 박주영(셀타 비고), 김영규(알메리아), 이강인(발렌시아)에 이어 역대 여섯 번째로 1군 무대에 데뷔한 한국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2017년 8월 FC바르셀로나의 유스팀인 바르셀로나 B를 떠나 지로나와 계약할 때 ‘2018~19시즌부터 1군에 합류한다’는 조항을 넣었던 백승호는 지난해 7월 1군 훈련에 합류했지만 주로 지로나 B팀(페랄라다)에서 뛰었다. 같은 해 8월 17일 레알 마드리드와 프리메라리가 2라운드 때는 교체 선수 7명에 이름을 올리고도 끝내 그라운드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스페인 1군 무대 신고식을 치른 백승호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중앙과 측면을 넘나들며 특유의 빠른 스피드와 정교한 패스로 팀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는 후반 22분 포르투로 교체됐고, 지로나는 1-1로 비겼다. 전반까지 기록에 따르면 백승호는 팀 안에서 스프린트 4위, 평균 속도 2위 등 빠른 속도를 이용해 팀에 공헌했고 활동량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며 부지런히 뛰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에는 조금 더 공격적인 장면에서 득점 기회를 잡을 뻔 했다. 후반 12분 골문 근처에서 득점 기회를 잡을 뻔 했으나 사울 니게스의 발에 걸려 슈팅 기회를 잡지 못했다. 또한 상대 페널티 박스에서 걸려 넘어지는 듯 보였지만 페널티킥은 선언되지 않았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ATM 쓸 줄 알면 기다렸겠나”… 파업 희생양은 고령층 고객

    “ATM 쓸 줄 알면 기다렸겠나”… 파업 희생양은 고령층 고객

    일부 영업점은 일반 통장 개설도 못해 “대출업무, 거점점포로 가세요” 안내만 대기 인원 몰리던 점심시간에도 한산 “은행은 신뢰가 생명… 빨리 정상화돼야”“저희 지점 창구에서는 입출금 업무만 가능합니다.” 19년 만에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한 8일 국민은행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들은 혼란을 겪었다. 국민은행은 “문을 닫은 영업점은 없고 거점점포(411곳)가 아닌 영업점에서는 주택구입자금이나 전세자금대출, 수출입·기업 금융 업무가 어려울 수 있다”고 안내했지만 일부 영업점은 일반 통장 개설도 할 수 없어 사실상 ‘현금자동입출금기’(ATM)로 전락했다. 이날 거점점포가 아닌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점은 기존 영업점 직원들이 모두 파업에 참가해 40~50대 본사 직원 4명이 6개 창구를 지켰지만 입출금만 가능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본사 직원을 지점에 파견했지만 대출 상담은 담당 직원이 있는 데다 이전 상담 내용을 알지 못하면 정확한 업무 처리가 어려워 거점점포에서만 대출 관련 업무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거점점포도 인원이 부족해 정상 운영되지 않았다. 기존 인력의 절반만 출근한 거점점포인 서울 서초구 이수역점을 찾은 한 60대 남성은 “창구를 이용하려고 20분 정도 기다리다가 겨우 내 차례가 왔는데 행원이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 발급은 디지털셀프존 수수료가 창구보다 3000원 싸니 ATM을 이용하시라’고 안내했다”면서 “내가 저걸 쓸 줄 았았으면 이렇게 기다렸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리며 은행을 나갔다. 출장점인 서초구 방배점에서는 “여기서 볼 수 없는 업무는 거점점포인 이수역점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지만 이수역점에 가도 업무는 제대로 볼 수 없었다. 이날 대부분 국민은행 지점은 파업 여파로 고객들이 찾지 않은 탓에 상대적으로 대기 인원이 몰리는 점심시간에도 한산했다. 평소 ATM 이용에 불편을 느껴 창구를 이용했던 60대 이상 고객들이 단순 업무를 처리하는 게 대부분이었다. 바로 인근에 위치한 다른 은행 점포는 점심시간을 틈타 주택담보대출 등 상담을 받으려는 30대 부부 등이 오가 대조를 이뤘다. 그럼에도 젊은층에 비해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서비스 사용이 불편한 고령층 고객들에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서울 종로구 종로5가지점을 찾은 선숙열(67)씨는 “‘컴맹’이어서 광장시장에 가서 쓸 돈 찾으러 왔는데 파업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다행히 ATM으로 뽑았지만, 은행은 신뢰가 가장 중요하니 노사 간 문제가 하루빨리 잘 풀려서 은행 업무가 정상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서대문 올해 노인 3800명 일자리 제공…구직희망 65세 이상 27만원 소득지원도

    서대문 올해 노인 3800명 일자리 제공…구직희망 65세 이상 27만원 소득지원도

    서울 서대문구가 일을 희망하는 노인에게 소득을 지원하고 사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는 ‘2019년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00여명 늘어난 약 380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계획이다.서대문구에 따르면 올해는 ‘공익형 활동’과 ‘시장형 사업’으로 부문을 나눠 대상자를 선정할 방침이다. 공익형에는 65세 이상 기초연금 수급 대상자가 신청 가능하다. 스쿨존 안전지킴이, 경로당 컴퓨터 강사 등 모두 54개 사업에서 3555명이 근무한다. 시장형에는 60세 이상 주민 125명을 선정해 출장 세탁기 청소, 시니어 빨래방, 밑반찬 제조 배달 등 7개 사업에서 일하게 된다. 참가자들은 하루 3시간씩 한 달에 열흘 근무해 월 27만원의 활동비를 받는다. 사업기간에 따라 연중형(1월 21일∼12월 31일)과 9개월형(3월 4일∼11월 29일)으로 나뉜다. 연중형 일자리는 오는 11일까지, 9개월형 일자리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모집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청렴 퀴즈·내부고발제 정비… 금융 공공기관 ‘부패 오명 씻기’ 분주

    청렴 퀴즈·내부고발제 정비… 금융 공공기관 ‘부패 오명 씻기’ 분주

    지난해 12월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를 받아든 금융 공공기관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등급이 곤두박질쳐 최하등급(5등급)을 받는가 하면, 여전히 3~4등급에 머무는 곳들이 속출한 탓이다. 권익위가 공공서비스 유형별로 기관을 분류해 내놓은 청렴도 평균 점수에서도 ‘금융 공공기관’은 8.38점으로 전체 평균(8.40점)에 미치지 못했다. 서비스 이용자와의 신뢰, 업무의 투명성이 어느 곳보다도 중요한 금융 공공기관들이 오히려 전체 청렴도 점수를 끌어내린 셈이다.한 금융 공공기관 관계자는 8일 “평가방법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긴 하지만 등급 자체가 낮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나 위기의식을 느낄 것”이라며 “자칫 ‘부패집단’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보다는 압박감이 적은 게 사실이지만 일반 국민들의 평가가 담겨 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공공기관들이 받는 외부평가는 가장 규모가 큰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기획재정부)와 공공기관 청렴도평가·부패방지 시책평가(권익위) 등이 있는데, 청렴도와 부패방지평가 점수는 경영실적평가 중 ‘윤리경영’ 부문에도 반영된다. 경영실적평가가 기관의 사업실적과 인사 등을 총망라한 종합평가라면, 청렴도평가는 기관의 부패 관리, 업무 공정성 등을 집중 측정한다. 기관별 청렴도평가를 뜯어보면 금융 공공기관의 초라한 성적표가 더 여실히 드러난다. 금융 공직유관단체로 분류된 수출입은행의 경우 종합청렴도에서 전년보다 3등급 떨어져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내부청렴도는 2017년도 평가와 같은 3등급이지만, 외부청렴도가 3등급 떨어진 5등급을 기록한 것이 크게 작용했다. 정책고객평가에서도 4등급에 그쳤다.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는 해당 기관과 함께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국민을 상대로 한 외부청렴도와 해당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직접 매기는 내부청렴도, 외부 전문가와 업무 관계자들로부터 받은 정책 고객평가를 종합해 이뤄진다. 결국 수출입은행의 등급이 낮아진 데에는 외부의 박한 평가가 결정적이었다는 뜻이다. 중소기업은행 역시 종합청렴도가 2등급 떨어져 5등급을 받았다. 수은과 달리 정책고객평가에서는 1등급이 오른 3등급이었지만, 내부청렴도가 2등급 하락한 4등급이었다. 신용보증기금과 금융감독원도 종합청렴도 4등급에 그쳤다. 올해 경영평가에서 나란히 A등급을 받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한국거래소·한국산업은행은 청렴도 평가에서는 3등급으로 평균 수준을 유지했다. 비판 여론이 일자 기관들은 낮은 청렴도 점수를 높이기 위해 연초부터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부패 행위 통제를 위해 내부고발 제도를 재정비하고 직원들에게 ‘청렴 퀴즈’를 내는 등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수은은 아예 이번 평가 직후 준법법무실을 중심으로 ‘청렴도 제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개선방안 발굴에 착수했다. 수은은 이미 매월 첫 영업일에 전 직원에게 ‘청렴 문자’를 보내고, 청탁금지법과 같은 주요 숙지사항을 체크리스트로 만들어 제시하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국유재산 업무를 도맡는 캠코는 모든 국유지 개발 건설현장에 ‘청렴·인권 신고함’을 새로 설치하기로 했다. 캠코 관계자는 “개발 건설사, 하청업자, 건설 근로자들이 부당 행위를 강요받거나 인권침해를 겪을 때 적극 신고하라는 취지”라며 “내부직원들만 이용하던 신고센터를 외부에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업은행은 국내 영업점 고객접견실 내에 여신 취급을 전제로 한 금품수수 및 예금 가입을 금지하고 위반 시 신고를 안내하는 ‘청렴미란다’를 비치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직무 관련자와 함께 떠나는 외국 출장의 외유성을 점검하라는 권익위 권고에 따라 외부평가위원들을 선정해 별도 위원회를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아무리 좋은 대책을 내놓더라도 업무 특성상 금융 공공기관들이 청렴도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는 볼멘소리도 있다. 국민들을 상대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과 달리 재산상 계약을 맺고 제재를 가할 수 있는 기관들은 단순히 경험을 기초로 한 설문조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한 비금융 공공기관 직원도 “제재 업무가 주를 이루는 금감원과 일반 공공기관을 같은 유형으로 묶어 상대평가를 하는 것이 옳은 방식인지 의문”이라며 “상대평가로 진행되다 보니 청렴도 점수는 올라가도 등급은 떨어지는 기관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권익위는 청렴도를 측정하면서 각 공공기관의 직원수 규모를 근거로 유형을 분류한 뒤 그 안에서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정원이 3000명 이상인 기관은 1유형, 1000~3000명인 곳은 2유형으로 묶는 식이다.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나는 너의 야동이 아니다] “볼모가 된 영상통화… 직장 나가는 것도 힘들어요”

    “나도 피해자인데 파렴치한으로만 봐 부모님께 전송 협박에 대인기피증도” “의심 많은 성격인데 한순간 멍청이로 당해보니 몰카 피해자 심정 알 것 같아” 디지털 성폭력 피해자의 절대다수는 여성이다. 그래서 남성은 피해자의 고통을 모른다. 아무리 근절을 외쳐도 절반뿐인 공허한 메아리가 되는 이유다. 그런데 피해자의 대부분이 남성인 디지털 성폭력이 있다. ‘몸캠피싱’이다. 서울신문이 만난 몸캠피싱 피해자들은 “죽는 게 낫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실제 2014년엔 몸캠피싱을 당한 남자 대학생이 투신 자살했다. 피해 남성들의 이야기를 모아봤다. 피해자의 입장이 된 남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몰카나 국산 야동이 왜 사라져야 하는지 남성들이 고민해 봤으면 한다. “사실 심리치료를 받고 싶었어요. 하지만 의사도 ‘네가 잘못해서 그런 거잖아’라고 핀잔 줄 것 같았어요. 그래서 병원도 못 갔죠. 몸캠피싱 피해로 고통받던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를 본 적 있는데 그 심정 정말 공감해요. 가장 힘든 건 다른 사람들이 저를 피해자가 아닌 파렴치한으로 바라보는 거죠.” 수화기 너머로 들린 김강택(30·가명)씨의 목소리는 떨렸다. 취재진의 거듭된 설득에 어렵게 인터뷰를 결심한 김씨였지만, 자신의 신상이 기자에게 알려지는 건 원치 않았다. 김씨는 친구 휴대전화로 인터뷰하며 번호를 노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8월 타지로 출장을 간 김씨는 숙소에서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한 채팅 앱에 접속했다. 김씨에게 접근한 여성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극히 평범한 한국 여성’이었다고 한다. 그녀는 김씨가 마음에 든다며 먼저 영상통화를 하자고 제안했다. “처음 본 여성이 영상통화 도중 ‘내가 먼저 벗었으니 너도 벗어’ 이러면 안 넘어갈 남자가 얼마나 있겠어요. 가끔 영상이 끊겨 ‘와이파이 속도가 떨어지나’라고 생각했지만, 의심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영상 속은 그녀와 저 둘밖에 없는 공간이었죠. ‘이런 세계도 있구나’ 하며 빠져든 순간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피해를 당했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건 부모님이었다. 김씨는 “그녀도 그걸 걸고 넘어졌다. 부모님께 영상을 보내겠다고 협박하며 저를 궁지로 몰았다”고 했다. 당시 느꼈던 공포와 참담함은 반년이 다 된 지금도 다시 떠올리기 싫다고 했다. 한동안 김씨는 대인기피증에 시달렸다. 아는 사람이 조금만 쌀쌀맞게 대해도 ‘영상이 유출됐나’ 겁이 났다. 범인은 300만원을 요구했다. 응하지 않았다. 돈을 주면 또 협박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설 피해 지원업체를 찾아가 유포를 막아달라고 했고, 다행히 영상은 퍼지지 않았다. 몸캠피싱의 또 다른 피해자 이진호(32·가명)씨는 “스스로 의심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범인 앞에선 멍청이가 되고 말았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채팅 앱에서 만난 여성과 영상통화를 했다. 여성은 처음부터 완전한 나체로 통화했고, 이씨가 옷을 입고 있자 “왜 벗지 않느냐”고 재촉했다. 뭔가에 홀린 것처럼 상의부터 벗은 이씨는 의심 없이 그녀가 전송한 해킹 프로그램도 깔았다. 그날은 아무 일 없이 넘어갔다. 하지만 다음날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 자신이 몸캠피싱에 걸린 것 같다는 걱정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저녁부터 카카오톡으로 협박이 시작됐다. 겁에 질린 이씨는 곧바로 카톡에서 탈퇴하고 휴대전화를 바꿨다. 범인은 부모님에게 연락하며 300만원을 요구했다. 경찰을 찾아갔지만 “대꾸하지 않는 것 외엔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사람을 만나는 게 너무 힘들어요. 특히 직장에서요. ‘동료들이 내 영상 본 거 아닐까’라는 생각만 들죠. 어머니와 누나들이 ‘이래서 너 회사 다닐 수 있겠느냐’며 걱정해요. 매일 지옥 같은 심정으로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당해보니 알겠습니다. 몰래카메라나 비동의 유포 성적 촬영물(속칭 리벤지포르노)에 당한 여성들의 심정을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단독] 신동주, 롯데 신동빈 회장에 자필 화해 편지 보냈다

    [단독] 신동주, 롯데 신동빈 회장에 자필 화해 편지 보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이어 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화해를 제안하는 친필 편지를 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신동주 회장의 편지에는 신동빈 회장의 안부 등과 함께 ‘화해의 기본 방침’을 구체적으로 담고 있다. 이 방침은 세 줄기로 요약된다. 형제의 경영권 분쟁을 멈추고, 일본 롯데 홀딩스가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고 있는 구조를 해소하도록 한국 롯데를 일본으로부터 독립시킨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창업자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결정한 대로 실현한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 롯데는 신동주 회장이, 한국 롯데는 일본에서 분리된 형태로 신동빈 회장이 각각 맡는 구도다.신동주 회장은 편지에서 “동빈에게 큰 경제적인 부담을 주지 않고, 한국 롯데를 동빈의 책임 하에 독립시켜 한·일 롯데가 양립하는 구조, 상호 간섭하는 일이 없는 조직 구조로 만든다는 것”이라고 썼다. 이어 “화해안이 실현되면 동빈이 지금 이상으로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싹을 없애게 돼 한국과 일본의 직원들이 안심하고 롯데그룹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한국 롯데그룹이 자본관계상 일본 경영진의 영향력을 받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와 한국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4조 일본 롯데가 100조 한국 롯데 품고 있어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을 향해 화해를 청한 속사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롯데 역사와 2015년부터 불거진 형제간 경영권 다툼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942년 울산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신격호 명예회장은 현지에서 개발한 껌이 크게 인기를 끌자 1948년 ㈜롯데를 세워 견실한 기업으로 키워냈다. 한·일 국교 정상화(1965년)를 계기로 1967년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후 롯데는 한국 재계 서열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2018년 현재 매출 규모는 한국 롯데가 약 100조원, 일본 롯데가 4조원 정도다. 일본 본사보다 한국의 매출 규모가 압도적으로 큰 상황이 됐다.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상 최정점은 호텔롯데인데, 이 호텔롯데의 최대 주주가 일본의 롯데 홀딩스로 돼 있다. 그밖의 지분 역시 일본 롯데 측과 관련이 있다. 즉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는 그 동안 신격호 명예회장의 총괄 아래 장남인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 차남 신동빈 회장은 한국 롯데의 경영을 맡으면서 지배구조와 관련해 별다른 잡음이 나오지 않았다. 문제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90세를 넘긴 고령에도 한·일 양국에 걸친 롯데의 지배구조와 후계구도를 명확하게 정리하지 않은 데서 불거졌다. 2015년 1월 신동주 회장이 일본 롯데의 모든 보직에서 전격 해임되면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났다. 그해 7월 16일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 홀딩스의 대표이사에 선임되자, 11일 후인 27일 신격호 명예회장(당시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 홀딩스의 이사를 모두 해임했다. 신동주 회장이 그 곁을 지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상황이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게 됐다.신동빈 회장은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회장이 주도한 해임안을 무효로 돌린 뒤 아버지를 총괄회장에서 해임, 실질적 경영권이 없는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했다. 이후 신동주 회장이 신격호 회장을 앞세워 여러 차례 경영 복귀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신격호 명예회장 역시 2017년 6월 정상적인 의사 결정이 힘들다는 한정후견인 판정을 받아 더 이상 힘을 쓸 수 없게 됐다. ●국적 논란까지 불거진 형제 간 경영권 다툼 신동빈 회장의 승리로 막을 내리는 듯 보였던 롯데 경영권 분쟁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롯데 역시 휘말리면서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롯데가 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70억원이 호텔롯데 상장과 롯데면세점 재허가를 위한 뇌물로 인정된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2월 13일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그리고 일주일 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 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일본에서는 기업 총수가 구속될 경우 최고경영자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관례로 알려져 있다. 신동빈 회장 사임에 따라 일본 롯데 홀딩스는 공동대표였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단독 대표 체제가 됐다. 4년에 걸친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집안 싸움’이 그대로 노출됐고, 롯데는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무엇보다 한국과 일본에 걸친 롯데의 지배구조가 널리 알려지고, 2세들의 서툰 한국어 구사 능력까지 조명받으면서 ‘롯데가 과연 한국기업이 맞느냐’는 국적 논란까지 불거졌다. ●신동주 “일본 경영진이 한국 롯데 지배 가능성”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과의 화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가장 큰 목적은 아무래도 경영 복귀다. 신동주 회장은 2014년 말 맡고 있던 일본 롯데 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이후 4년여간 다섯 차례나 경영 복귀를 시도했지만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번번이 패배했다. 자신을 이사직에서 해임한 것이 부당하다며 일본 법원에 낸 소송도 각하됐다. 일본 롯데의 지분구조와 한국 롯데의 지배관계가 한국에 유리하지 않다는 점도 신동주 회장의 화해안의 바탕에 깔려 있다. 서울신문이 다양한 경로로 취재해 파악한 결과, 호텔롯데를 좌우하는 일본 롯데 홀딩스의 의결권은 신동빈 회장이 4.47%(우호 의결권까지 포함하면 12.61%), 신동주 회장(광윤사 포함)이 33.31%을 갖고 있다. 그밖에 신격호 명예회장과 롯데재단 등의 의결권은 0.75%에 불과하다. 나머지 53.33%의 의결권은 일본 경영진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경영진의 지지를 확보해 한일 양국에서 회장직을 유지할 수 있었다.경영권 분쟁이 시작된 2015년 이전에 오너 일가(46.42%)가 우호 의결권(31.31%)까지 포함해 77.73%를 보유, 일본 경영진(22.27%)을 압도했던 때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이다.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 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선 물러났지만 이사직과 부회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면 일본 경영진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 신동주 회장 측의 전망이다. 대법원이 신동빈 회장의 유죄를 최종 확정한 뒤 일본인 주주들이 신동빈 회장을 임원에서 해임하거나 해임 소송을 할 경우 신동빈 회장의 지위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홀딩스 경영을 장악한 일본인 주주들의 지배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근거로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 홀딩스 경영에 복귀하는 대가로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 홀딩스 지분구조상 지배력에 힘을 보태 향후 한·일간 롯데 지배구조를 분리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신동주 회장이 편지에서 “지금 이대로 간다면 아버지가 일생을 바쳐 일군 롯데그룹이 무너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불효이며, 화해를 통해 롯데의 경영을 안정시키는 것이야말로 큰 효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신동주 회장 측은 이런 결심을 하고 줄곧 화해를 시도해왔다고 했다. 신동주 회장은 지난해 4월 24일, 7월 6일, 8월 31일 3차례에 걸쳐 신동빈 회장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 화해를 청했다. 당시 신동빈 회장은 법정구속 상태였고 재판을 준비 중이라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답변을 미뤄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0월 5일 신동빈 회장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신동주 회장은 화해 협상에 응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지만, 신동빈 회장 측은 아직까지 어떠한 답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롯데 “신동빈 회장 경영 능력 인정받고 있다…지나친 우려” 신동빈 회장 측이 신동주 회장의 화해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일단 신동주 회장의 도움 없이도 자력으로 일본 롯데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다면 굳이 화해에 나설 이유가 없다. 비록 신동빈 회장은 신동주 회장에 비해 일본 롯데 지분이 적지만, 종업원지주회 등 우호 세력을 통해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이겨왔다. 이 때문에 신동빈 회장은 일본 경영진과의 관계 유지에 상당한 정성을 쏟고 있다. 2016년 검찰 수사가 시작됐을 때에도 미국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일본에 들러 경영진과 주주들을 만나고 다녔다. 지난해 10월 집행유예로 풀려나자마자 향한 곳 역시 일본이었다.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한국 롯데를 일본 롯데로부터 분리시키는 작업 역시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도 있다. 신동주 회장과의 신뢰 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됐을지도 의문이다. 신동주 회장은 친필 편지를 보내고 구치소 면회를 통해 관계 회복을 꾀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영권 복귀 시도를 계속해왔다. 지난해 4월 24일 첫 친필 편지를 보내고 5일 뒤에 열린 일본 롯데 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의 사장 해임 요구 안건을 제출하기도 했다. 신동주 회장 측의 화해 제안에 대해 한국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회장은 이전부터 같은 내용으로 제안을 해왔는데, 그동안 (신동주 회장의 행보로 봤을 때) 어느 정도 진실성이 있는지 가늠할 수 없어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롯데 주주들 사이에서 신동빈 회장이 경영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라, 신동주 회장이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것은 과한 우려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여비서를 빌려줍니다”/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여비서를 빌려줍니다”/손성진 논설고문

    “맹물을 팝니다.” 사오십년 전에 마실 물을 판다고 하면 대동강 물을 제 것처럼 팔았다는 누구를 떠올렸을 것이다. 하늘에서 내리는 물에는 주인이 없었으니까. 지금은 누구나 사 먹는 생수제조업이 이색 업종이었다. 1972년에 창립한 초정약수 회사를 소개하는 기사는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왜 물을 실은 차가 서울 시내를 누비는지…”라고 쓰고 있다. 회사 경영자를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라고 했다. 소비층은 외국 대사관이나 미군 등 90%가 외국인이었다. 소주처럼 유리병에 담아 팔았다(매일경제 1977년 7월 16일자).지금은 누구나 이용하지만 한때 이색·신종 업종 또는 직업이었던 것들이 있다. 1982년 초 통금 해제 한 달 만에 서울에서는 발빠르게 밤늦도록 술을 마시는 자가 운전자들을 겨냥한 대리운전 업체가 몇 개나 생겼다. 그때만 해도 이색 업종으로 지상에 소개됐다. “식단을 팝니다.” 신축 아파트촌인 서울 여의도에는 이런 광고 전단이 뿌려졌다. 요일별로 다른 반찬을 곁들인 밥상을 배달해 준다는 광고였다(1982년 12월 14일자). 지금은 없어진 ‘음식상 배달업’이다. 용역회사의 원조는 어디일까. 1983년 지상에 “여비서 빌려줍니다”라는 제하의 기사가 실렸다. 1일 비서로 일종의 대행업이었다. 미모의 여성들을 확보해 사무 보조부터 모임 수행, 야유회 파트너, 출장 수행원으로도 ‘대여’하지만 “엉뚱한 마음을 품고 대여하려 할 때는 거절당할 것”이라고 돼 있다(동아일보 1983년 4월 2일자). 1966년에 소개된 이색 여성 직업은 백화점 여직원, 여자 운전사, 외국 관광객 안내원, 병아리 감별사, 사진기자 등인데 지금은 전혀 이색적이지 않은 여성 직업이다. 1970년에는 캐디, 비서직, 사서직 등이 이색 직업에 들었다. 1971년에는 남녀를 통틀어 고층건물 유리닦이, 엘리베이터걸, 차도의 행상, 슈퍼마켓 감시원, 운전학원 아가씨 교사, 고속도로 요금징수원이 신종 직업군에 들어 사회상의 변화를 반영했다. 또 1970년대에는 많은 집에 있던 식모(가정부)가 없어지고 파출부(가사 도우미)라는 신종 직업이 생겨났다. 1985년에 신문에 소개된 이색 직종은 이렇다. 정원관리업, 패션수선업, 쥐잡이 회사, 각종 모임 때 주안상을 차려 주는 회사, 김장 대행업, VTR을 이용한 신종 가정교사, 전화교환 관리업. 지금은 생활양식의 변화로 없어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반짝 직종이었던 셈이다. 직업은 세태의 흐름을 반영하고 발전한 사회일수록 종류도 많다. 일본에서는 1980년대에 짝사랑을 대신 고백해 주는 직업이 있었다는데 지금도 살아남아 있을까.
  • FA “성탄 파티 때 코카인 흡입한 EPL 선수 제보해달라”

    FA “성탄 파티 때 코카인 흡입한 EPL 선수 제보해달라”

    잉글랜드 축구협회(FA)가 “코카인을 흡입해 나이트클럽에서 쫓겨난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의 신원과 관련한 정보를 갖고 있는 사람은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간 ‘더 선’은 4일 나이트클럽 내부자의 전언을 인용해 잉글랜드 대표팀의 에이스가 지난 연말 원정 경기를 마친 뒤 팀 동료들과 함께 성탄 파티를 즐기다 화장실에서 코카인을 흡입해 정신을 잃을 정도가 됐다고 보도했다. 매니저 등이 그를 택시에 억지로 태워 귀가시켰는데 구단 등은 술에 취해 엉망이 됐다고 둘러댔지만 클럽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코카인을 흡입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는 것이 내부자의 증언 요지다. 하지만 그 선수가 누구인지 신원은 일절 드러나지 않았고, 다만 그가 화장실에서 코로 코카인을 흡입하는 장면을 목격한 소속팀 동료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FA는 약물 정책을 어긴 선수들이 확인되면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릴 수 있다. 특히 첫 번째 적발됐을 때는 3개월까지 출전 정지 징계를 내릴 수 있지만 여러 차례 규칙을 위반했다면 무기한 자격 정지를 처분할 수도 있다. FA는 잉글랜드 축구에서는 도핑 사례가 희귀한 편이라고 밝혔지만 성장호르몬 제제나 마약류를 복용하는 것으로 드러난 누구라도 제재하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둔다고 밝혔다. FA 대변인은 “반도핑 규정을 위반한 축구 선수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는 이라면 FA에 즉각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대법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전직 지검장 형기만료로 구속취소 결정

    대법 ‘국정원 댓글수사 방해’ 전직 지검장 형기만료로 구속취소 결정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채 상고심 재판을 받고 있는 장호중(52·사법연수원 21기) 전 부산지검장이 오는 6일 형기만료로 풀려난다.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돼 상고심 재판이 진행 중인 장 전 지검장의 구속취소 신청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형기가 만료됨에 따라 장 전 지검장은 오는 6일 오전 0시에 석방된다. 앞서 장 전 지검장 측 변호인은 지난달 24일 상고심 재판부에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구속취소를 신청했다. 장 전 지검장은 지난 2017년 11월 구속기소돼 지난해 1·2심에서 모두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기간 지난해 9월부터 약 2달간 보석으로 풀려나있었던 기간을 제외하면 오는 6일 형기인 1년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법원은 구속사유가 소멸된다고 본 것이다. 장 전 지검장은 지난 2013년 남재준(75) 전 국정원장 등과 함께 검찰의 국정원 댓글공작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현안 TF’를 만들고, 압수수색에 대비한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과 조작된 서류를 만들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관련 사건에 증인으로 소환된 국정원 직원들에게 허위 진술을 하게 하고, 증인 출석을 막기 위해 출장을 보낸 혐의도 받고 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