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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발령 싫지만 업무는 서울 종속”

    “서울발령 싫지만 업무는 서울 종속”

    정부대전청사가 개청 10년을 맞았다. 국민의 정부때인 1998년 7월25일 통계청을 시작으로,8월26일 관세청 이전을 끝마치며 현재의 진용을 갖췄다. 초기에는 햇볕을 피할 그늘조차 없었지만 이후 녹음이 조성됐고, 부지불식간에 사무실 공간이 좁아지는 등 10년 세월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대전청사에는 관세·조달·병무·산림·중기·특허·통계·문화재청 등 8개 차관청과 행정안전부 소속 국가기록원·청사관리소, 감사원 대전사무소가 있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도 입주해 있다. 1998년 당시에는 7개 차관청과 2개 1급청(통계·문화재청) 등 9개 외청이 내려왔다. 문화재청이 2004년 3월, 통계청이 이듬해 7월 차관청으로 승격했다. 철도청은 2005년 한국철도공사로 전환했고,2급 기관장이던 정부기록보존소는 2004년 5월 국가기록원으로 명칭 변경과 함께 1급 기관으로 격이 높아졌다. 현재 근무인원은 6800여명(공무원 4948명)으로 1998년(공무원 4109명)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특히 특허청 직원은 955명에서 1511명으로 급증했다. 공무원이 늘면서 사무실 난이 심각해졌다.4동에 입주한 특허청은 감사담당관실 등 일부 부서를 3동에 배치하기도 했다. 요즘 대전청사 공무원들은 서울발령에 난색을 표한다. 얼마전 각 청에서 서울 근무 경쟁이 치열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풍속도다. 대전발전연구원이 이전 10년을 맞아 청사공무원 57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95%가 대전생활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출·퇴근시간 감소(52.2%) ▲저렴한 주택가격(24.9%) ▲가족과 공유시간 확대(10.8%)▲쾌적한 생활환경(6.7%) 등의 순이다. 생활 불편에 대해선 문화예술 향유기회 부족(25.1%), 교육기회 부족(18.4%), 여가·오락공간 부족(13.4%) 등을 꼽았다. 서울출장과다를 지목하는 응답도 많았다. 또 대전으로 가족 모두 이주한 공무원은 65.8%이며 혼자 이사한 공무원은 29.5%로 조사됐다. 청사이전 효과에 대해서는 국토균형발전(45.5%)과 인구분산효과(31.1%), 청 단위 기관 집중배치에 따른 업무능률 향상(15.4%) 등을 꼽았다. 응답자의 67.5%는 정부나 산하기관의 지방이전이 필요하고,73.1%는 지방이전이 수도권 과밀해소와 지방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퇴근을 준비해야 할 평일 오후 5시30분 A과장은 과천으로 향했다. 예산협의가 진행되는 7월이면 대전청사에서 흔한 장면이다. 그는 새벽 1시가 돼서야 대전으로 돌아왔다. 이곳 공무원들은 삶의 질은 향상됐지만 업무 추진에는 애를 먹는다. 권한이 국회 등 상급기관에 있고 업무 추진을 위해 상급기관이 있는 서울을 줄곧 오가야 하기 때문이다. 외청 국·과장들은 예산철이나 국회가 열리면 대부분 자리를 비운다. 연일 서울행에 업무는 마비 상태다. 그나마 KTX가 개통되면서 부담은 크게 줄었다. 기획재정부가 과천으로 옮겨간 것은 곤란해진 부분이다. 국회나 중앙청사 출장시는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했다. 하지만 과천은 승용차를 몰고가는 것이 수월하다. 고유가에, 줄어든 출장비에 대한 부담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 상급부서의 밀어내기식 인사가 근절되지 않는 등 외청의 상대적 박탈감도 여전하다. 대전청사의 한 간부는 “대면 문화, 권위주의의 폐단”이라며 “IT강국이라고 강조하지만 여전히 찾아가지 않으면 되는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관광성 외유’ 포함 3년간 1조원

    지난 3년간 정부와 공공기관 소속 임직원 25만 7031명이 공무해외여행으로 쓴 경비가 무려 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공무해외여행 가운데 해외시찰, 연수 명목으로 관광성 외유를 떠나거나 해외여행 경비를 불법조성한 사례도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해 6∼7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603개 기관을 대상으로 공무국외여행을 파악한 결과 이같은 문제점을 적발, 관광성 여행을 다녀온 공직자들의 징계와 문책을 요구했다고 19일 밝혔다. ●공무와 무관한 곳으로 해외 출장 산업은행은 직원위탁교육을 실시하면서 2005∼2006년 교육대상자 108명을 해외연수, 산업시찰 명목으로 6억 7000만원짜리 유럽·동남아 관광을 보냈다. 건설교통부 직원 10명은 2006년 11월 공공·노사갈등 해소 조사를 한다며 출장 목적과 전혀 다른 터키 등을 방문, 이틀만 현지 기관을 둘러보고 나머지는 관광을 즐겼다. 호주와 독일로 출장간 산업자원부 직원들은 허가받은 공식일정과 달리 관광이나 친지방문 등 사적 여행을 했다가 걸렸다. 경기도의 한 직원은 자신의 자녀가 유학 중인 미국 텍사스를 출장 일정에 넣도록 지시했다가 적발됐다. ●마사회, 국회 로비 위한 출장 마사회는 경마산업에 대한 국회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2005년부터 해마다 문광위 소속 국회의원을 대동해 홍콩, 호주, 뉴질랜드 등을 가면서 경비 2억 8000만원과 여비 규정에도 없는 연회비 2200만원 등 모두 3억여원을 썼다. 토지공사는 지난해 1월 국회 상임위 소속 의원 2명의 중동 자원외교 방문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직원 142명이 출장을 간 것처럼 꾸며 3059만원을 조성했다. 주택공사도 작년 1월 의원 1명의 해외출장 경비를 대주기 위해 직원 70명 명의로 국내출장비를 지급받아 1450만원을 마련했다. ●경비도 편법조달 건교부 직원 4명은 2006년 수문관측소 용역계약을 체결한 용역업체 직원들과 미국, 독일을 방문하면서 여행경비 3700만원을 용역비에 포함시켰다. 산자부는 같은 해 국제협력단 파견 사업비로 교부된 보조금 중 6800만원을 장·차관 국외여비로 집행했다. 기획예산처는 같은 해 1월 주요국 중기재정계획 수립과정 연구를 위해 유럽을 방문하면서 여비 5000여만원을 코트라에 떠넘겼다. ●단체로 관광성 공무여행 지방개발공사협의회는 2006∼2007년 SH공사 등 12개 도시개발공사 임직원과 함께 관광위주의 합동연수를 실시했다. 또 한전 K 전 감사는 ‘공공기관 감사혁신 포럼’ 의장을 지내면서 지난해 사회적 문제가 된 ‘남미 외유성 연수’를 추진했고, 자신은 2005년 7월 감사취임 이후 6543만원을 들여 7차례나 공무국외여행을 다녀왔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에어컨 공짜로 점검하세요”

    가전업계가 일찌감치 에어컨 무상 점검 서비스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달 31일까지 무상 점검 행사를 벌인다. 실내외기 청소 등 점검 항목이 20개에 이른다. 이 기간에 신청하면 출장비를 내지 않아도 된다. 부품 교체 등 실비 부담이 발생하면 2만원 할인해준다. 올해는 전용 신청전화(1577-7654)까지 개설했다. 인터넷 홈페이지(www.sec.co.kr)를 통해서도 신청할 수 있다. 삼성측은 20일 “올해 에어컨 예약판매가 사상 최대 수준이라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서비스 신청이 폭주할 전망”이라면서 “가족 건강 등을 위해 미리미리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무상 점검 아이디어를 먼저 고안해 짭짤한 재미를 본 LG전자는 무상 점검 서비스 개념을 더 확대했다. 에어컨이 아닌 다른 전자제품의 이상으로 서비스를 신청하면 에어컨도 함께 점검해준다. 에어컨 필터 청소, 시험운전 등의 혜택을 덤으로 받을 수 있다. 이달 말까지다. 단, 이 때는 출장비를 부담해야 한다. 단순히 에어컨 점검만 필요하다면 점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이얼코리아도 이달 말까지 에어컨 무상 점검 및 필터 청소 등을 해주는 ‘하이진 서비스’를 벌인다.2006년 이후 판매된 에어컨만 해당된다. 하이얼 에어컨은 옥션,G마켓, 롯데마트 등 주로 온라인 쇼핑몰과 할인점을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유흥업소 법인카드 사용 금지

    “나이트클럽, 사우나, 노래방에서 법인카드 쓰지 마” 행정자치부는 12일 “지방예산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 개정안을 마련해 13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투명성 확대 방안으로 그동안 모호했던 지자체의 법인카드 사용제한 업종을 업종별로 명시,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룸살롱·단란주점·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와 미용실·사우나·안마시술소 등 위생업소, 골프장·당구장·노래방 등 레저업소, 카지노·복권방·오락실 등 사행업소에서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된다. 성인용품·총포류판매점도 포함된다.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공공요금·식비·사무용품비는 클린-체크카드만 사용할 수 있다. 부대비용에 포함된 해외출장비 등 업무와 직접 관계없는 경비도 예산 집행이 금지된다. 또 돈을 빌려준 사람에게는 10만원 이하까지도 계좌입금을 의무화해 회계 공무원들의 현금 취급범위를 축소할 방침이다. 지방의원이 지자체위원회에 참석할 경우 지급하던 참석 수당도 없어진다. 행자부는 효율성도 강화하기로 했다. 체육관·복지회관·구민회관 등을 통합해 지역종합다목적회관을 신축하는 등 동일 현장·구조물 사업에 대해 통합 발주를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한 인터넷 상거래 구매한도를 500만원 이하에서 2000만원까지 확대, 예산절감을 유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자금배정 방식도 일일배정까지 가능하도록 자치단체별로 자율화하고, 민간인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때 도장 대신 서명 대체 한도를 현행 50만원 이하에서 100만원 이하로 확대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오빠, 돈되는 땅 사세요”

    “오빠, 돈되는 땅 사세요”

    “오빠, 오빠.1억 넣어두면 5억은 금방 되는데, 한잔 쭉 드시고….” 올해 72세인 전남 나주의 K할아버지는 최근 나긋나긋하고도 살갑게 대하던 50대 초반 여성 2명에게 손에 쥔 혁신도시 보상금을 몽땅 날릴 뻔했다. 그는 이들의 말만 믿고 1억원짜리 땅을 보지도 않고 덜컥 계약했다. 소주 2병을 마셔 기분좋은 김에 현금 1000만원을 계약금으로 건넸다. 잔금 9000만원은 통장에 넣어줬다.K씨는 면사무소 주변 이곳저곳에 문을 연 기획부동산 사무실에서 서너번 마주친 여성들로부터 “오빠, 점심이나 할까요.”라는 전화를 받고 나갔다. 그는 “경기 여주에 전철역과 버스터미널이 교차하는 곳의 200평을 평당 53만원에 싸게 사준다고 말해서,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어….”라고 혀를 찼다. ●산포면소재지 부동산업소 1곳서 30곳으로 급증 다행히 안면이 있는 농협 직원이 K씨와 동행한 낯선 여자들을 의심,9000만원을 입금한 뒤 지급정지를 해놓고 가족에게 알려 화를 면했다. 현금 1000만원도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400만원을 되돌려줬다.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가 들어서는 나주시 금천면과 산포면에는 보상금이 풀리자 기획부동산과 전화 공세로 주민들이 몸살을 앓고 있다. 김춘식(57·산포면) 주민보상대책위원장은 “면 소재지에 1개뿐이던 부동산이 30개로 늘었다.”며 “꼭 여자들이 집으로 전화해 ‘고생 많으시네요, 좋은 땅이 있어요.’라며 귀찮게 군다.”고 말했다. ●“서너배 뛴다”… 물정 어두운 70대 노인 현혹 산포면 신도1구 김광용(52) 이장은 “보상금을 묻거나 땅 사라는 전화가 오면 무조건 끊으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한다.”며 “보상금을 탄 주민들이 70대 이상 노인들이어서 자칫하면 속아 넘어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나주시 혁신도시지원단 관계자는 “땅 보상금은 전체 2942억원(2541명) 가운데 91%인 2656억원(1961명)이 나갔다. 또 집과 묘지, 과수나무(71만 그루) 등 지장물 보상금은 1500억원대로 지난달부터 보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기획부동산들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남도와 나주시, 나주경찰서는 지난달 22일 주민보상대책위원회 사무실에서 땅 사기 유형과 대처 요령을 알려주고 경찰서에 신고해 주도록 당부했다. ●영산강 주변도 매입 권유 전화 빗발 박춘길 나주경찰서 수사과 직원은 “기획부동산들이 자신들이 산 땅을 잘게 쪼개 파는데 돈 되는 땅이면 대도시에서 팔지 뭐하러 시골까지 와서 팔겠느냐.”며 “이들이 교묘히 법망을 피해가기 때문에 사기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여기에다 나주시를 관통하는 영산강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호남운하 공약으로 급부상하자,“영산강 주변 땅을 사두라.”는 기획부동산 업자들의 무차별 전화공세가 시작됐다. ●입금 확인되면 사라져 일부 주민들은 “영산강 운하가 뚫리면 항구나 선착장 주변 땅을 사둬야 한다는 도넛 이론(중심부는 먹을 것 없다)을 앞세워 접근하더라.”고 말했다. 나주에 사는 이모(53)씨는 “문득 걸려온 전화에 땅값과 위치 등을 물어봤더니 하루가 멀다하고 휴대전화를 해오는 통에 못살겠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상담이 성공하면 출장비와 감정가로 얼마를 요구한 뒤 입금이 확인되면 사라지는 수법을 쓰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나주시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영산강 운하를 둘러싼 소문이 무성하지만 실제 거래는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설] 교사는 돈받고, 학생은 돈 낸 태안 봉사

    충남 태안 기름 유출사고 현장에서 방제 작업을 한 교사들이 출장비와 시간외 수당까지 챙겼다고 한다. 심지어 자원봉사를 했다는 확인서를 받아 5만원의 소득공제 혜택까지 봤다는 교사도 있다. 온 국민이 바다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여 자원봉사에 나선 사람이 100만명을 넘어섰다.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들은 아무런 대가 없이 혹한 속에서 묵묵히 오염된 돌을 닦고 모래를 쓸었다. 이주노동자들조차도 태안으로 달려가 방제작업을 하며 한국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외국인으로서 자원봉사에 동참했다. 출장비 등을 챙긴 교사들은 다른 곳도 아닌 기름 피해가 가장 큰 충남 지역의 교사·교직원이다. 방제에 참가한 5800명 중 5000명은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라 1인당 5만∼8만원의 출장비와 교통비를 받았다고 한다. 이것도 모자라 3만원가량의 시간외수당을 타내는가 하면 방학과 휴일에 한 방제활동에 대해서도 출장비를 받았다. 교사들과 달리 학생들은 2만∼3만원씩을 내고 봉사를 다녀왔다. 태안 자원봉사는 주민이 겪는 고통을 함께 나누고 힘을 모아 환경오염을 줄인다는 데 참뜻이 있다. 게다가 생계가 막막해 주민들이 목숨을 끊는 판이다. 봉사를 실천하고 가르쳐야 할 교사들은 뒤에서 뱃속을 챙겼다니 무슨 낯으로 학생들을 교육할 수 있겠는가. 충남교육청의 해명이 가관이다. 방제가 사적 활동이 아니라 지시에 따른 것이며 근무의 연장이라 출장비를 환수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개학 후에도 방제활동을 계속한다는데 돈받고 할 봉사라면 위화감 주지 않도록 아예 안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 [한국의 대표기업] (6) GS 칼텍스

    [한국의 대표기업] (6) GS 칼텍스

    인천 영종도공항에서 서울 시내로 향하다 보면 맨먼저 마주치는 주유소가 있다. 초록색이 선명한 GS칼텍스다. 간판도, 규모도 큼지막하다. 입찰 전쟁이 붙었을 때, 허동수 회장이 “첫 인상이 중요하다.”며 “무조건 따내라.”고 지시해 ‘쟁취한’ 길목 주유소다. 공항 안의 주유소 세 곳도 전부 GS칼텍스다.GS맨들이 말하는 이른바 ‘공항 접수사건’이다. 자리값의 비싸고 쌈을 떠나 상징적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게 회사측의 자부심 찬 설명이다. 2004년 구씨 집안(LG)과 허씨 집안(GS)이 홀로서기했을 때, 생소했던 ‘GS’ 브랜드를 국민들의 뇌리에 빠르게 착근(着根)시킨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전국 주유소 숫자는 3400여개.1등(SK에너지·3800여개)과 큰 차이가 없다. ●탄생부터 극적 반전 드라마 1966년 정부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핵심 사업으로 제2정유공장 추진을 본격화한다. 그해 5월8일, 정부의 ‘사업자 공모’ 입찰안이 나붙었다. 마감시한은 6월10일 오후 6시. 운명의 ‘D데이’가 밝았지만 그날 오후 5시까지 단 한 건의 신청서도 들어오지 않았다.“접수시키라.” 초조하게 명(命)을 기다리던 럭키(현 LG화학)의 실무자에게 떨어진 지시였다. 그의 손에는 하루 5만 5000배럴 규모의 정유공장을 짓겠다는 두툼한 사업계획서가 들려있었다. 그 시각, 동양석유(한화 계열)·동방석유(롯데 계열) 등 다른 회사의 실무자들도 속속 모여들었다. 마감 한 시간을 남겨두고 무려 여섯 건의 신청서가 한꺼번에 접수됐다. 지독한 눈치작전이었다. 그만큼 사운을 걸고 달려든 입찰전이기도 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사는 사업주체를 호남정유라고 쓴 럭키에 돌아갔다.GS칼텍스의 출발이다. 하루 6만배럴에 불과했던 생산량은 40년새 72만배럴로 늘었다. ●오일쇼크 때 빛난 셰브론과 40년 합작 우정 호남정유는 1996년 LG칼텍스정유로 이름을 바꿨다가 2005년 지금의 GS칼텍스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이름은 바뀌었어도 합작 관계는 창립 때부터 40년간 변함이 없다.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가 50%, 미국 셰브론(훗날 칼텍스 흡수합병)이 50% 지분을 갖고 있다. 이같은 합작관계는 오일 쇼크때 크게 빛을 냈다.1973년 1차 오일쇼크가 터지자 국내에서는 원유 확보 전쟁이 벌어졌다. 원유를 못 구해 정유공장의 가동률이 60∼70%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호남정유 여수공장은 94%의 가동률을 보였다. 합작사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이었다. 1986년 9월 셰브론은 중대 결정을 내린다.50% 지분은 그대로 유지하되, 경영권은 LG에 넘기겠다는 내용이었다. 공동 경영에서 단독 경영 체제로의 전환이었다. 절대적인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2004년 가동 중단 시련 딛고 노사화합 모범 파죽지세로 커나가던 회사는 2004년 최대 시련을 겪는다. 노조 파업으로 공장이 멈춰선 것이었다. 전 세계 정유회사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듬 해에는 여수 앞바다에 기름이 유출되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이는 회사로 하여금 노사관계와 환경시설을 다지게 하는 동인(動因)이 됐다. 노사 모두 지독한 상처를 안고 양쪽은 2005년 화합을 선언했다. 이후 지금까지 무분규다. 올해는 노조가 앞장서 임금을 동결하기까지 했다. 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1등과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 지난해 말 현재 내수시장 점유율은 29.4%.SK에너지(32.6%)와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SK에너지가 내년에 SK인천정유와 합병하게 되면 덩치에서 크게 밀린다. 유력한 대응 카드로 거론됐던 현대오일뱅크(19.1%) 인수는 가격차이 때문에 일단 벽에 부딪친 상태다. ‘땅 위의 유전’이라 불리는 고도화 설비(질 낮은 벙커C유를 휘발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시설)도 더 늘려야 한다.1·2설비의 고도화 생산량(하루 14만 5000배럴)만 따지면 국내 최대 규모이다. 하지만 전체 정제시설에서 고도화 시설이 차지하는 비율(20.8%)은 업계 평균치(22.1%)에 못 미친다. 여수에 세번째 설비를 추진 중이기는 하다. 공장이 있는 지역사회(여수)와의 다소 불편한 감정도 해소해야 한다. 최용구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GS칼텍스가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현재 추진 중인)제3중질유 분해시설을 차질없이 완공해야 한다.”면서 “SK에너지와의 격차를 줄이려면 내수 기반이 있는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中 베이징·칭다오 등 해외진출 가속도 명영식 사장은 “미래목표는 배럴당 수익성이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회사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그러자면 단순 정제회사가 아닌 종합에너지회사가 돼야 한다.”며 명 사장은 회사 이름에서 ‘정유’를 뗐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시장 대신 해외시장에도 적극 눈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베이징 인근의 복합 폴리프로필렌(PP, 자동차부품 등의 원료) 생산업체를 인수했다. 연내에 칭다오시에 직영 주유소 두 곳도 문을 연다. 국내에서는 신·재생 에너지 연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간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서울 신촌에 수소 충전소를 열었다. 내년에는 충남 보령에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의 첫삽을 뜬다. 이렇게 되면 LNG 직도입 시대가 열린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GS 칼텍스의 산증인 허동수 회장 허동수(사진 왼쪽·64) GS칼텍스 회장은 흔히 말하는 ‘오너’다.LG그룹 공동 창업주인 고(故) 허만정씨의 손자다. 그러나 ‘오너’로만 간단히 규정하기에는 GS칼텍스 임직원들의 표현대로 “억울한” 면이 있다. 그는 호남정유 시절부터 회사에 몸담았다.1973년 과장급(사장 특별보좌관)으로 입사,34년을 근속했다. 그 사이, 여수공장 부공장장으로 8년간 ‘공장 밥’을 먹었다. 전공도 화학이다. 연세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땄다. 귀국하기 전까지 미국 셰브론연구소에서 2년간 연구원으로도 일했다.“회사 안에서 논리나 사사(社史)로 회장을 이길 만한 사람이 별로 없다.”는 한 임원의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국제사회도 그의 전문성과 영향력을 인정,‘미스터 오일’(Mr.Oil)이라는 애칭으로 즐겨 부른다. 환갑을 훌쩍 넘긴 지금도 허 회장은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닌다. 지난해 출장비행 시간은 370시간. 하루에 한시간 이상을 비행기에서 보낸 셈이다. ‘석유 수출’이라는 역발상을 맨처음 실천에 옮긴 이도 그다.73년 1차 오일 쇼크를 겪은 뒤 업계 최초로 임가공 수출을 시도한 것이다. 불모지나 다름없던 석유화학 산업에도 뛰어들었다.90년대 초반의 일이다. 그 결과,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방향족(벤젠·톨루엔 등 향이 나는 탄소화합물) 공장을 여수에서 가동하고 있다. 연간 생산능력이 220만t이다. 허 회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말이 있다.“지금의 에너지는 유한하다.”는 것이다.“그러니 미래 에너지를 개발해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신해야 한다.”는 말을 빠뜨리는 법이 없다. 씀씀이가 짠 편인 그가 수소연료·연료전지 등 신에너지 사업에는 아낌없이 돈을 쏟아붓는 이유다. 건강관리 비결은 허창수 GS그룹 회장처럼 ‘걷기’다. 하루에 만보를 채우려 최대한 노력한다.‘마사이 신발’을 즐겨신는 것도 사촌동생(허창수 회장)과 같다.“신을 때는 무겁고 불편하지만 벗으면 날아갈 것” 같단다. 지난 9월 몇 년만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이 얘기가 알려져 마사이 신발 붐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인터뷰에서 허 회장은 “아들이라고 무조건 경영을 맡길 수는 없다.”고 했다. 지난해 말 경영에 합류한 허세홍(38) 상무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허 상무는 GS칼텍스 싱가포르법인 부법인장으로 근무 중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이다. 직전까지 셰브론에서 일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원유찾아 세계 누비는 ‘별동대’ 자원개발팀 요즘 정유사들의 최대 화두는 해외 자원개발이다.GS칼텍스는 출발이 다소 늦었다.2003년 뛰어들었다. 그러나 늦은 출발치고는 중반 스퍼트가 매섭다. 현재 참여 중인 광구는 캄보디아 블록A광구, 태국 육상광구, 아제르바이잔 이남광구 등 총 4개. 모두 탐사광구이다. 캄보디아 해상광구와 태국 육상광구에서는 탐사과정에서 양질의 원유가 발견돼 개발성공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있다. 동남아, 중앙아시아, 중동 등 주요 전략지에서도 추가 탐사사업을 추진 중이다.2015년까지 회사 원유 도입량의 10%(하루 생산량 7만배럴)를 자체 조달한다는 목표다. 선봉장은 자원개발팀이다.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자원개발 신규사업팀’과 기존 사업을 관리하는 ‘자원개발사업 운영팀’으로 나뉘어있다. 탐사지역의 지질 분석에서부터 유망성 계산, 매장량 추산, 경제성 평가 등이 모두 이들 손에서 이뤄진다. 광구가 속한 나라의 세제와 법제 시스템을 꼼꼼히 분석하는 것도 이들 몫이다. 그래서 구성원들도 지질학, 자원공학, 경영학, 법학 전공자들이다. 사내 별동대라 불린다. 천영호 자원개발사업운영팀장은 “회사의 원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곧 국가의 에너지 독립을 높이는 길이라 자부심들이 대단하다.”고 전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전군표 국세청장 구속수감

    전군표 국세청장 구속수감

    전군표(53) 국세청장이 6일 구속 수감됐다. 전 청장은 법원이 영장을 발부하자 곧바로 사의를 표명했다. 현직 국세청장이 뇌물 비리로 구속된 것은 1966년 국세청 개청 이래 처음이다. 법원은 6일 검찰이 전 국세청장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부산지법 영장전담 고영태 판사는 이날 “현직 국세청장이라는 피의자의 지위와 주요 참고인 등의 관계 및 지휘계통을 감안할 때 다른 참고인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치는 등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결과 피의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고 사안 자체가 중요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발부 배경을 설명했다. 뇌물수수 혐의를 부인한 전 청장이 관련 증거자료 등을 제출했지만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고 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2시간여 동안 영장실질심사 심리를 한 뒤 기록 검토에 들어가 오후 7시50분쯤 영장을 발부했다. 전 청장은 정상곤(53·구속)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지난해 7월부터 올 1월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5000만원과 해외출장비 명목으로 미화 1만달러 등 모두 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전 청장이 지난해 취임식 당일인 7월18일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집무실에서 1000만원의 현금이 든 서류 봉투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받는 등 범행 수법이 대담했다고 덧붙였다. 전 청장은 부산구치소로 이송되기에 앞서 “검찰의 혐의내용을 모두 부인하며 재판과정에서 모든 것을 해명하겠다. 구속이 유죄는 아니다.”라고 밝혀 향후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전 청장은 또 정 전 청장이 자신의 금품 수수 사실을 진술할 것을 우려해 8월 말,9월 두 차례에 걸쳐 이병대 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통해 구속 수감 중인 정 전 청장에게 상납 진술을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등 입막음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검 정동민 2차장 검사는 국세청의 동요를 의식한 듯 “전적으로 (전 청장) 개인의 문제로 성실히 일하는 대다수 국세청 조직원과는 무관하다.”며 이번 사건을 국세청 조직 비리가 아닌 전 청장 개인 비리로 선을 그었다. 그는 또 “향후 수사는 김상진(42·구속)씨의 부산 연산동과 민락동 재개발사업의 사업승인과 인·허가를 둘러싼 로비 의혹 수사에 집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강원식기자 jhkim@seoul.co.kr
  • 문화재 발굴비용 ‘뻥튀기’

    대전지검 논산지청은 6일 문화재 발굴조사를 하면서 공사기간을 부풀려 인건비와 출장비 등을 과다청구한 뒤 29억여원을 받아 가로챈 재단법인 충청문화재연구원 이모(45) 부장을 사기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박모(49) 전 원장 등 직원 1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 등은 2003년 2월 천안∼병천간 도로공사 문화재 발굴조사를 실시하면서 15일간 참여한 연구원이 210일간 조사한 것으로 부풀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에 인건비를 과다 청구,2260만원을 더 받아 챙기는 등 2002년 7월부터 최근까지 64개 공사현장에서 이같은 수법으로 조사의뢰 기관으로부터 29억 1000여만원을 인건비 등으로 더 받아 가로챈 혐의다. 이씨는 2003년 4월부터 2004년 11월까지 굴착기 등 공사장비 대금을 부풀린 뒤 업자에게 지급하고 실제 대금과의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2835만원을 따로 챙기기도 했다. 논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사설] 제몫 챙길때만 합심하는 여야 의원들

    국회 과기정위 일부 의원들이 국정감사 피감기관으로부터 향응을 제공받아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회가 내년 자체 예산을 343억원 늘려 짰다는 소식이다. 기획예산처가 국회 사무처와 협의과정서 243억원을 늘려 줬는 데도 최근 운영위서 여야가 100억원을 증액키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쏟아지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아랑곳않는 그 배짱이 놀랍다. 정부 부처 예산안은 국회 심의과정서 많든 적든 삭감되는 게 상례다. 그런데도 여야는 유독 자신들을 위한 예산 증액에는 의기투합했다. 연말 대선을 앞둔 국감장에서 사사건건 정쟁을 일삼고 있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특히 세부 항목을 보면 선량들의 후안(厚顔)에 혀를 차게 된다. 예컨대 대부분 지역구 관리 활동에 소요되는 공무 수행 출장비를 4억 1000만원 늘리기로 한 것도 문제다. 더구나 “KTX로는 지역구 활동이 힘드니 항공편을 이용해야 한다.”고 둘러댄다니 더욱 가관이다. 그러잖아도 모든 경비를 국회에서 지원받는데도 과기정위 일부 의원들이 피감기관과 어울려 하룻밤 향응비로 수백여만원을 써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대통합민주신당이 모든 상임위서 이명박 후보에 파상적 의혹 공세를 펴자 한나라당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국감 불참과 정동영 후보에 대한 맞불 의혹 공세를 포함한 대응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국회는 예산 증액 등 제몫찾기에만 한목소리를 낼 게 아니라 국감이 피감기관의 향응과 무한정쟁에 물들지 않도록 자정노력부터 펼치기를 당부한다.
  •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2) 백두산 정계비를 세운 역관 김지남

    [조선후기 신지식인 한양의 中人들] (42) 백두산 정계비를 세운 역관 김지남

    조선시대 과학자는 대부분 중인 출신이었다. 양반 출신의 과학자들이 있기는 했지만, 관청이 자주 바뀌다 보니 평생 과학 연구만 하고 살 수는 없었다. 남병철·병길 같은 천문학자 집안 말고는, 중인 집안에서나 대대로 과학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이들은 결혼도 자기들끼리 했고, 직장도 자기들끼리 소개하거나 물려주었다. 이남희 교수의 박사논문 ‘조선시대 잡과합격자연구’에 의하면, 현재까지 확인된 잡과 합격자는 역과 2976명, 의과 1548명, 음양과 865명, 율과 733명을 합하여 6122명이다. 산학(算學)은 정조가 즉위하던 1756년부터 주학(籌學)이라 하여 취재(取才) 형식으로 간단하게 뽑았는데 1627명 이상 선발하였다. 4대가 같은 잡과에서 합격한 세전성(世傳性)은 의과, 음양과, 역과, 율과 순으로 강했다. 어린 시절부터 집안에서 보고 들어야 대물림하기 쉬웠으니, 책에 없는 비법은 핏줄로만 상속되었다. 세전성을 거꾸로 설명하면, 역과 출신은 다른 잡학도 연구하여 전공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대표적인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 바로 역관 김지남이다. ●외교사 자료집 ‘통문관지´를 아들과 함께 편찬 김지남(金指南·1654∼1718) 은 호조 주사(籌士) 김여의와 전의감정(典醫監正) 이몽룡의 딸 사이에 태어나 역관이 되었다. 주학(籌學) 집안과 의학 집안이 만나 역학을 전공한 아들을 키운 것이다.18세에 급제하여 28세 되던 1682년에 일본에 다녀왔다. 도쿠가와 쓰나요시(德川綱吉)가 장군직을 물려받자 축하사절로 파견되었는데,6개월 동안 1만 1000리 먼 길을 여행했으며, 사행일지인 ‘동사일록(東日錄)’을 기록했다. 그 해에 청나라까지 다녀왔으니, 지남(指南)이라는 이름 그대로 길에서 나그네로 한 해를 보냈다. 환갑이 넘도록 중국에 자주 드나들며 유창한 중국어로 외교상의 문제만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 정치적인 문제도 많이 해결하였다.1710년에 정재륜을 따라 북경에 갔을 때 우연히 심양의 장수 송주와 며칠 동안 이야기했는데, 우리 나라가 제후의 법도를 잘 지킨다는 사실을 많이 말했다. 나중에 송주가 재상이 되자 그러한 사실을 황제에게 직접 아뢰어, 황제가 조선에서 바칠 공물을 줄여 주었다. 국가 재정이 그만큼 절약된 셈이다. 김지남이 역관으로 활동하며 남긴 업적은 수없이 많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외교사 자료집이라고 할 수 있는 ‘통문관지’를 편찬한 사실이다. 이 책의 공동 편찬자인 아들 김경문은 서문에서 편찬 동기를 이렇게 밝혔다.“예부터 우리나라는 인접한 중국·요(遼)·연(燕)·여진·일본 등과 어려운 문제를 타결한 법례가 많았지만, 이를 수록한 문헌이 없다. 그래서 고증할 길이 없어 어려움이 많다. 영의정 최석정이 사역원 제조로 있을 때에 김지남이 전고(典故)에 밝다는 사실을 알고, 외교 고사를 수집 정리하여 편찬하게 하였다.” 이 책에는 사역원의 관제, 역과(譯科), 여로(旅路), 출장비부터 중국과 일본에 보내는 외교문서나 접대하는 음식에 이르기까지, 역관들이 알아야 할 모든 항목이 설명되어 있고, 대표적인 선배 역관들의 간단한 전기도 실려 있다.12권 6책의 방대한 분량인데, 후배 역관들이 비용을 갹출하여 출판하였다. 조선시대에 17회나 재판을 찍을 정도로 많이 읽히고 참고가 된 책이다. 김지남은 역관 박정시의 딸과 혼인하여 7남 3녀를 낳았는데, 그 가운데 아들 5형제가 모두 역과에 급제했다. 이창현이 편찬한 ‘성원록´에는 경문(慶門)·현문(顯門)·순문(舜門)·유문(裕門)·찬문(纘門)의 가계가 여러 페이지에 걸쳐 소개되어, 대표적인 역관 집안으로 정착했음을 보여준다. ●화약 만드는 법을 연구하고 책까지 쓰다 김지남은 한 사람의 역관으로 편하게 살지 않고, 중국어로 나라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발벗고 나섰다. 정묘호란 뒤에 청나라와 싸우기 위해 화약이 많이 필요해지자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우선 흑색화약의 원료인 유황과 염초를 많이 만들어야 했다. 김양수 교수는 ‘조선후기 전문직 중인의 과학기술활동’이라는 논문에서 1635년에 이서(李曙)가 편찬한 ‘신전자취염초방(新傳煮取焰硝方)’의 염초 제조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가마 밑의 흙과 미리 준비해둔 재·오줌 등을 화합했는데, 뇨분 속에 있는 질산암모늄과 재 속에 있는 탄산칼륨을 반응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렇게 만들려면 가마를 때기 위해 막대한 나무가 필요했다. 김지남이 개량한 제조법은 나무 대신에 일년생 잡초를 써서 비용이 줄어들고 품질은 더 좋아졌다. 1692년에 부사로 연행 길에 오른 민취도가 김지남에게 염초 제조법을 알아보라고 하자, 요양의 어느 시골집에 찾아들어가 사례금을 주고 배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주인이 죽어 비법을 익히지 못했다. 중국에서는 화약 만드는 것을 국법으로 엄하게 금했으므로, 목숨을 걸고 배워야 했다. 조선이 비록 항복한 나라라고는 하지만, 가상 적국이기 때문이다.2년 동안 실험 끝에 성공했으며,1698년에 그 방법을 책으로 써서 출판한 것이 ‘신전자초방(新傳煮硝方)’이다. 화약 만드는 여덟 가지 과정을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는 이렇게 요약하였다.“먼저 흙을 모으고(取土) 재를 받아서(取灰) 같은 부피의 비율로 섞는다(交合). 섞은 원료를 항아리 안에 펴고 물을 위에 부어 흘러나오는 물을 받아(篩水) 가마에 넣고 달인다(熬水). 이 물을 식혀서 모초(毛硝)를 얻고 이 모초를 물에 녹여 다시 달여서(再煉) 정제시킨다. 재련 후에도 완전히 정제되지 않았으면 또 한번 달인다(三煉). 이렇게 얻은 정초(精硝)를 버드나무 재, 유황가루와 섞어서 쌀 씻은 맑은 뜨물로 반죽하여 방아에 넣고 찧는다(合製).” 이렇게 만든 화약은 땅 밑에 10년을 두어도 습기에 변질되지 않고, 흙과 재도 예전의 3분의1밖에 들지 않아 자주 국방과 국가 재정에 큰 도움을 주었다. 장인들이 읽기 쉽도록 한글로 언해하였다.1796년에도 다시 출판했으니, 오랫동안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백두산 기행일기 ‘북정록´ 남겨 김지남은 한국사에 여러 차례 이름을 남겼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백두산 정계비를 세울 때에 역관으로 참여한 사실이다. 백두산은 지형이 험해 조선 쪽에도 사람이 별로 살지 않았으며, 청나라에서는 황실의 근본이라고 해서 아무도 살지 못하게 했다. 원나라를 세운 몽골족이 결국 중원과 북경을 포기하고 몽골로 돌아간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은 것이다. 피차간에 사람이 살지 않다 보니 국경선이 엄격하게 없었다. 1692년에 청나라에서 백두산을 조사하며 조선 측에 길을 안내하라고 했는데, 길이 없다고 핑계를 대어 무마하였다.1710년에 우리 백성이 국경을 넘어가 살인하자 청나라에서 조사관이 나왔는데, 김지남이 추운 겨울날 길을 안내하지 않고 열흘이나 버텨 유야무야되었다. 그러나 1712년 2월24일에 청나라에서 자문(咨文)이 왔는데, 얼음이 녹으면 압록강에서 배를 타고 올라가 국경을 조사할테니, 조선 측에서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오라총관(烏喇摠管) 목극등(穆克登)은 수십 명의 수행원을 이끌고 2월15일에 이미 북경을 떠난 상태였다. 조정에서는 박권(朴權)을 접반사로, 김지남을 수역(首譯)으로 임명하였다. 김지남은 아들 김경문을 데리고 갔다. 이들은 혜산을 출발하여 오시천, 서수라, 화덕, 지당을 거쳐 박봉곶에 도착하여 압록강 근원을 조사하였다. 백두산 천지에 이르러 확인한 다음, 분수령에 내려와 정계비를 세웠다.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었으므로 밀림과 벼랑, 강줄기 사이로 말 타고 갈 수 있게 길을 닦는 것만도 큰 일이었다. 천지 가까이 오자 목극등은 노인이라는 핑계를 대며 박권과 김지남을 떼어내려고 애썼다.5월6일에 백두산 등반 인원이 확정되었는데,59세 되던 김지남은 끝까지 우겨 따라가게 허락받고,55세 되던 박권은 결국 오르지 않기로 했다. 여기까지 따라온 이유가 정계비(定界碑)를 세우기 위한 것인데, 책임자 양반은 빠지고 역관 김지남이 목극등과 대담하며 모든 일을 진행하였다. 백두산을 오가며 세 사람이 모두 기행일기를 썼는데, 김지남의 ‘북정록’이 박권의 ‘북정일기’나 김경남의 ‘백두산기’보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훌륭하다. 박권의 기행문은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졌던 것이다. 양반 관원은 중도에 포기했지만, 전문가는 끝까지 따라가 ‘서위압록(西爲鴨綠) 동위토문(東爲土門)’의 증인이 되었다. 비록 정계비를 세웠지만, 나라가 약해지면서 국경도 없어졌다. 조선통감부를 설치해 외교권을 박탈한 일본은 1909년에 남만주철도 부설권을 얻는 대가로 간도를 청나라에 넘겼다.1931년에 만주사변을 일으키면서 정계비마저 없앴다. 최근에 한국 연구자들이 백두산 정상에서 동남쪽으로 4㎞ 떨어진 곳에 남아 있는 정계비의 받침돌을 발견하였다. 백두산 관광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김지남같이 책임있는 전문지식인을 다시 생각해 본다. 허경진 연세대 국문과 교수
  • ‘아프간 구상권’ 행사 않기로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해결에 소요된 정부 예산에 대한 구상권 행사와 관련, 석방된 피랍자들의 운송 등에 사용된 실비만 정산, 피랍자측에 상환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10일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서 소요된 경비 문제는 위법행위나 채무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와는 다른 만큼 구상권 행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다만 비용상환 청구 차원에서 일부 소요 경비를 상환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비용상환 청구 대상은 석방된 피랍자의 귀국 항공비용 및 숙박료, 희생자 운구비 등 실비로 정했다.”며 “석방교섭 관여자 출장비 등은 헌법에 명시된 국가의 재외국민 보호 의무 때문에 발생한 것인 만큼 청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정부가 청구할 비용의 세부 목록은 석방된 피랍자들이 카불·두바이 등에 체류했을 때 발생한 숙박료, 카불-두바이(또는 뉴델리)-인천공항의 경로로 입국하는 데 소요된 항공료,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 등 희생자 2명의 운구 비용 등이라고 당국자는 전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靑 “피랍자·교회에 구상권”

    정부는 아프간 피랍자가 전원 무사히 귀국하는 대로 이번 사태 해결과정에 들어간 제반 비용에 대해 피랍자와 분당 샘물교회 측에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피랍자들이 안전하게 귀국한 뒤 이번 사태의 본질과 책임 소재 등의 문제를 점검해야 하며, 당사자들이 책임질 일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사용한 비용을 정산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구상권을 행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그동안 정부 측이 사용한 비용을 피랍자 가족이나 교회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상권 행사 범위에 대해 “‘실제부담원칙’에 따라 정부가 납부한 항공료와 시신운구비용, 후송비용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랍자 석방 교섭을 위해 아프간에 파견된 협상단 공무원들의 출장비용 등도 구상권 행사 대상에 포함할지는 법률 검토를 하고 있으며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샘물교회 측은 항공료 등 일부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권혁수 샘물교회 장로는 “시신 운구와 김경자·김지나씨의 귀국 비용을 교회가 낼 방침”이라고 말하고 “나머지 피랍자들의 항공료 등도 교회가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랍자 석방 교섭을 벌인 정부 협상단의 체재비 등 나머지 비용에 대해서는 정부와 피랍자 가족 등이 구체적 기준 등을 마련하지 않아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박찬구 이경원기자 ckpark@seoul.co.kr
  •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정부권고 무시 사고책임 추궁

    [아프간 악몽은 끝났다] 정부권고 무시 사고책임 추궁

    정부가 탈레반 피랍자들과 이들을 파견한 분당 샘물교회측에 ‘구상권’(求償權)을 행사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향배가 주목된다. 전례가 없는 데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 법령과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구상권 행사는 향후 유사 사례의 전범이 될 전망이다. 정부가 구상권을 행사하기로 한 판단 근거는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공무원의 해외 공무수행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민간인들이 사적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 활동하다 발생한 사고인 만큼 자국민의 안전보호를 위해 투입한 외교적 노력과 별개로 이에 투입된 비용은 당사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이다. 특히 이번 피랍자들의 경우 정부가 현지 치안악화 등을 이유로 여행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아프간 방문을 강행했고, 결국 피랍으로 인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 만큼 이에 대한 비용 책임은 상당부분 당사자들이 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구상권 행사 범위에 대해 ‘실제 부담원칙’에 의거, 정부가 대신 낸 피랍자들의 항공료·시신운구비·후송비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협상을 위해 현지에 파견된 공무원들의 출장비용 등을 구상권에 포함시킬지 여부는 법률적 검토가 더 필요한 상황이어서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해외방문 국민이 연간 1100만명에 이르는 상황에서 정부가 해외여행객 모두의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국민 각자가 일정 부분 자신의 안전을 스스로 책임지는 문화와 제도가 정착돼야 한다는 인식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헌법은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를 명시하고 있으나, 구체적 기준이나 이행 방안을 담은 법안은 없다. 샘물교회측이 비용부담에 동의한 만큼 법적 쟁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어 보이지만, 만일 민사소송이 이뤄진다면 법적 미비로 인해 정부의 승소를 장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가의 자국민 보호 기준과 구상권 행사 등에 대한 법적 정비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용어 클릭 ●구상권이란 다른 사람이 부담해야 할 채무를 대신 변제한 사람이 이후 그 사람에게 변제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상환행사권을 말한다. 탈레반 사태 발발 이후 정부는 피랍자 석방과정에서 필요한 경비를 국민 세금인 예산으로 충당했다.
  • ‘강남發’ 기초의원 연봉인상 도미노

    ‘강남發’ 기초의원 연봉인상 도미노

    ●서울 강남구의회 120% 오른 6000만원선 잠정 결정 서울 강남구의회가 최근 지방의원 유급제 시행 1년만에 대폭적인 의정비 인상을 추진하자 각 지역 기초의회가 ‘인상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강남구의회는 내년도 의정비를 현재보다 120% 오른 1인당 6000만원 선으로 잠정 결정했다. 29일 전국 지방의회들에 따르면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산의 16개 구·군의회가 잇따라 기초의원들의 연봉 인상을 추진 중이다. 부산 북구의회는 다음달 중순쯤 의정비심의위를 구성해 의정비를 ‘강남구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A구의회 의장은 “조만간 열리는 구·군 의장협의회에서 의정비 인상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며 “현재 2000만∼3000만원 수준의 의정비는 턱없이 낮게 책정된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을 얻어 각 의회가 공동으로 인상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의원 수 줄고 업무 늘어 100%는 올려야” 주장 전남지역 22개 시·군 의회 기초의원들도 보수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 전남 시·군의회의장협의회(회장 김수성 광양시의회 의장)는 최근 무안에서 협의회를 열어 보수 인상안을 논의했다. 김수성 협의회장은 “행자부가 유급제 도입때 부단체장급으로 연봉(4200만원)을 책정하겠다고 약속했는데도 실제는 7급 공무원의 보수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혔다. 농촌지역의 한 의원은 “기초의원 수가 축소되면서 의원 1명당 3∼4개 면을 맡아야 하고 그만큼 출장지역이 넓어졌다.”며 “출장비 등을 현실성 있게 고려한다면 지금의 수준 보다 100% 가량 인상돼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전남지역 시·군 의회 의원 연봉은 광양시가 2880만원으로 가장 많고 순천시가 2226만원으로 가장 적다. 협의회는 이에 따라 보수 인상 요구를 전국 시·군·구의장단협의회에 전달해 공론화할 예정이며, 행자부에도 보수 기준 상향조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의정비 인상은 어떻게 하나 현행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각 시·군·구는 매년 10월 말까지 ‘의정비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이듬해 기초의원들의 의정비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의정비는 의정 활동비(교통비, 자료구입비 등)와 월정수당(월급)으로 구성되며 이를 한 해 동안 합친 금액이 구의원들의 연봉으로 통칭된다. 자치단체는 의원들의 요구가 있을 경우 자치단체장 추천 5명, 의회의장 추천 5명 등 10명으로 심의위를 구성해 다음해 연봉을 책정한다. 일부 시·군·구의회는 심의위원 추천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곱지 않은 시선 주민과 시민단체들은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선거철이면 주민의 심부름꾼임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염불보다 잿밥에만 관심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나기백 참여자치21 운영위원장은 “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민선 4기 들어서면서 오히려 후퇴했다.”며 “보수 인상 추진에 앞서 제대로 된 의정활동을 먼저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자치단체의 열악한 재정은 감안하지 않고 연봉 인상에만 열을 올린다면 주민 불신을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현실적인 의정비 확보가 의원들의 활동에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혀 이를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공무원 허위 출장비 수령 “꼼짝마”

    내년부터는 공직사회에서 실제보다 부풀리거나 허위로 신고해 출장비를 과다 수령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 같다. 숙박비와 운임 등은 신용카드로 계산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인사위원회는 19일 공무원 여비제도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의 ‘공무원 여비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방공무원제도를 관장하는 행정자치부도 중앙인사위원회의 시행 내용을 검토한 뒤 큰 틀에서 문제가 없을 경우 준용할 예정이어서 모든 공무원에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21일부터 입법 예고하며 하반기부터 일부 부처를 대상으로 시범실시한다. 현행 공무원 여비는 출장 전에 실제 소요액과는 관계없이 법령에 정해진 금액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중앙부처 사무관이 국내 출장을 가면 하루에 숙박비 3만원, 식비와 일비 각 2만원 및 해당 지역까지의 교통비를 사전에 지급한다. 사후에 별도의 정산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이러한 방식은 사전에 미리 여비를 지급함으로써 당사자들이 출장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출장 일수와 출장 인원을 과장하거나 실제로는 출장을 가지 않았으면서도 여비를 청구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 왔다. 특히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직원 출장비를 과다 계상해 비자금으로 활용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인사위는 이에 대해 국내출장은 숙박비와 운임 등을 사전에 지급하지 않고 신용카드를 사용해 지출토록 하고, 신용카드 매출전표 등을 확인한 후 사후에 정산하도록 했다. 카드사용 내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전산 지원시스템도 연내에 구축한다. 이에 따라 국내출장자는 여행이 끝난 날로부터 1주일 이내에 세부사용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첨부해 정산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숙박비는 국내 여관비를 고려해 과장급 이하는 4만원을 지출상한으로 했다. 현재 정액으로 3만원 하던 것을 상한선을 1만원 올린 셈이다. 또 전보 또는 기관 이전 등으로 인해 이사를 하는 경우 지급하는 이전비도 현재 거리기준에서 이사 화물량 기준으로 개정된다. 기존에는 국내 이전비는 거리별로 8만 6300∼26만 8300원의 범위 내에서 실비를, 국외 이전비는 국가 및 계급별로 2180∼5080달러까지 정액으로 지급해 왔다. 개정안에선 국내 이전비는 2.5t 트럭분까지, 국외이전비는 10㎥까지 실제소요액 전액을 지급하되, 이를 초과하면 공무원이 초과액의 일부를 부담하도록 했다.조덕현기자 hyoun@seoul.co.kr
  • 공무원 해외출장 ‘검은 거래’

    공무원들의 해외 출장 과정에서 업체와의 ‘검은 거래’가 자주 동원된 사실이 적발됐다. 여행 경비를 설계 내역서에 숨겨 써넣거나 계약 업체가 경비를 부담하도록 시방서에 명기, 되돌려받아 사용했다.경비를 내역서에 미처 올리지 못한 것은 계약업체가 부담한 뒤 설계 변경시 이 경비를 반영, 갚아주기도 했다. 이 사실들은 12일 경남도가 최근 실시한 시·군 종합감사 결과 드러났다. 정부가 공무원과 민간기업의 유착을 방지하기 위해 2003년 ‘공무원 행동강령’을 제정한 이후 편법이 줄었지만 상당수 지자체에는 아직 관행으로 이어져 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해 문화의 전당 건립공사 담당 공무원 4명은 2005년 4월과 5월 시공업체가 부담한 1600여만원으로 미국, 프랑스, 벨기에 등을 다녀왔다. 또 다른 부서 7급 공무원 1명도 지난해 2월 계약 업체가 부담한 항공료 및 체재비 등 500만원으로 영국과 아일랜드·독일 등으로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밝혀졌다. 통영시 공무원과 시의원, 용역업체 관계자 등 7명도 2005년 선진지 연수 명목의 일본 여행비 1100만원을 용역업체에 부담시켰다. 시는 해외 출장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설계변경시 반영해 갚았다. 밀양시 공무원 3명도 선진 GIS 마인드 제고 및 기술습득을 위한 해외연수 경비를 통신공사업체에 부담시켰다가 지난해 감사에서 지적됐다.이같은 편법은 해외여행 경비를 예산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계획수립 및 심사·허가 등 까다로운 승인 절차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외 출장비를 노출시켰다가 의회 심사과정에서 삭감될 것을 우려하는 것도 이유다. 도 감사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편법적인 해외 여행은 잘못된 관행으로 개선돼야 한다.”면서 “지자체가 승인과정에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여부를 따지지 않은 부분은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처벌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창원 이정규기자 jeong@seoul.co.kr
  • 해외무역 막막하면 ‘코트라’ 찾아주세요

    중소기업 사장 A씨는 베트남과의 무역에 관심이 많다. 현지 공장도 세우고, 바이어들도 만나야하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언어부터 막막하다. 아마추어인 A씨에겐 현지를 둘러볼 만한 시간적 여유도 부족하다. 이 난제를 어떻게 풀어갈까. 코트라(Kotra)를 찾으면 A씨는 고민을 해결할 수 있다.Kotra는 해외투자무역을 하려는 기업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일단 업체에서 해외무역에 문의가 들어오면 현지 비즈니스 문화·트렌드·비용·주의사항·바이어 상담요령 등을 알려 준다. 양기모 홍보차장은 “실제 현지에 나가면 잘 모르기 때문에 무역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현지진출 정보는 2∼3주 정도면 보고서로 만들어진다. 비용은 약15만~20만원 정도. 현지 출장비, 인건비, 통신·우편요금까지 다 포함한 수수료 값이다. 사전보고서뿐만이 아니다.Kotra는 지사화사업을 통해 업체가 성공할 수 있도록 현지에서 중소기업 업무를 돌봐 주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지사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현재 전세계 73개국 100개의 무역관에 300여명의 직원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은 바이어를 만나고, 샘플교류와 가격협상·전시회 참가까지 해준다. 통역과 서류번역 작업은 기본이다. 연간 250만원 정도 들지만 각종 문제 발생시 해결사 역할도 해주는 든든한 서포터다. A씨처럼 해외무역 전문지식이 어두운 경우는 Kotra 무역아카데미를 신청하면 된다.1∼2주일 코스별로 국내 교육과 배운 것을 밖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현지 교육을 병행한다. 누구든지 원하면 브릭스(BRICS)진출과정, 베트남·미얀마 패키지과정, 국제무역 계약과정 등을 들을 수 있다. Kotra는 업체가 타깃분야를 한국에서 유치하고 싶을 때도 도움을 준다. 국내기업과 시너지효과를 낼만한 외국기업들을 전시회, 포럼, 상담회 형식으로 끌어온다.Kotra 관계자는 “이번에 복지부가 유치한 화이자투자건도 프로젝트 매니저(PM)들이 끊임없는 물밑작업을 통해 이뤄낸 결과”라고 말했다.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사설] 공무원 외유성 해외출장 철저히 가려야

    감사원이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해외출장에 대한 예비조사를 이번 주에 마무리짓고 다음 주부터 본격 감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한다. 앞으로 두 달 동안 예산낭비 여부, 출장 인원의 적정성, 연수·출장 목적 등을 집중 감사하겠다니 조만간 그 실태가 낱낱이 드러날 것 같다. 감사원은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실태를 철저히 파헤쳐서 잘못된 관행과 혈세 낭비를 차단해야 한다. 특히 공무를 구실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례에 대해서는 재발방지 차원에서 엄중한 징계와 함께, 출장비 회수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지난달, 공기업 감사들이 세미나를 빙자해 이구아수 폭포를 구경하려다가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런 행태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다. 정권 말기의 기강해이로 혈세가 줄줄 새고 있는 만큼, 이번에야 말로 적당히 넘어가선 안 된다. 정부 부처들은 웬만한 나라 한국대사관에 관련 공무원을 파견한다. 굳이 현지에 가지 않아도 그들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공무가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부처마다 연간 해외출장이 수백, 수천 건에 이르는 점은 쓸데없는 출장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또 틈만 나면 예산부족을 탓하는 지자체들이 해외출장 비용은 어디서 끌어다 쓰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세계화 시대를 맞아 공무원들의 해외출장 증가를 무조건 나무랄 일은 아니다. 부처나 지자체의 성격에 따라 출장이 많을 수도 있다. 문제는 공무상 불가피성을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느냐다. 감사원은 이번 기회에 제도와 관행을 제대로 만들고, 중복·외유성 출장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갖추게 해야 한다. 세금은 공무원들 외국에 놀러 다니라는 돈이 아니다. 아울러 산하단체와 관련업체의 협찬성 외유도 이번에 반드시 근절하라.
  • “朴 영남대 이사장때 측근들 공금횡령”

    영남대의 전신인 청구대학 이사장이었던 전기수씨의 4남 재용씨가 14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선경선 후보의 영남대 이사장 및 이사 시절 비리 의혹을 제기하며 한나라당 검증위원회에 검증 자료를 제출했다. 전씨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자청,“1980년 당시 29세에 불과한 박 후보가 신군부의 비호 아래 대통령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영남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박 후보의 최측근이었던 고 최태민 목사의 친인척들과 하수인들이 박 후보의 묵인 아래 영남대를 유린했다.”며 공금횡령·부정입학·판공비 유용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전씨는 ‘영남대 이사장 및 이사시절 단 한 차례 출근했다.’는 박 후보의 88년 모 언론과의 인터뷰를 언급하며 “출근조차 하지 않으면서 월급을 어떻게 받았는지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시 1인당 2000만원을 받고 29명을 부정입학시켰다.”면서 “동생 박지만씨의 항공료 290여만원도 재단 병원장 출장비에서 지급했다.”고 부정입학과 판공비 유용부분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박 후보측 김재원 대변인은 “정수장학회 관련 검증요구와 마찬가지로 고비 때마다 박 후보를 흠집내기 위해 등장하는 방법”이라며 “집권세력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철저한 스케줄에 따라 이루어지는 공세”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전씨가 제기한 의혹은 이미 88년도 국정감사 때 밝혀진 내용”이라며 “박 후보는 영남대 분규에 아무런 관련이 없었다는 게 이미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가 이사장 시절 출근하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서는 “이사회는 주로 교수 임용과 총장 선출 등 중요 사안이 있을 때에만 소집되며 그나마 학생들의 데모가 심해서 박 후보는 학교에 전혀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부정입학문제는 정권이 바뀌는 민감한 시기였던 88년 국정감사에서 ‘관련 없음’이 확인돼 더이상 문제될 게 없다.”며 “판공비 유용 부분은 영남대에 자료를 요구했고 추후 검증위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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