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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캐럴 CD 봇물 어떤걸 들을까

    크리스마스 대목에 맞춰 캐럴 CD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루돌프,니 나한테 반했나? 넘볼 걸 넘봐. 하!하하…” KBS2 ‘개그콘서트’출연진인 심현섭·강성범 등은 최근 ‘개그콘서트 크리스마스 캐럴(사진)’을 냈다.이 프로그램의 ‘바보3대’ ‘오병팔이’ ‘봉숭아학당’ 등 인기 코너의 느낌을 십분 살려냈다.또 같은 프로그램에서 ‘생활사투리’ ‘청년백서’ 등 코너로 인기 급상승 중인 박준형 이재훈 등갈갈이 맴버들도 ‘갈갈이 형제의 X-MAS 캐럴’을 냈다.가수 못지않은 랩과노래 실력 외에 이들의 장기인 사투리 개그와 비트박스,성대모사 등을 가미했다. KBS미디어는 조용필·조영남·전영록·이용 등 장년가수의 캐럴 모음집인‘올스타 캐럴송’을 냈다. 한편 소니 클래시컬은 ‘더 베스트 오브 크리스마스 인 비엔나-온 세상에크리스마스’와 ‘최고의 올타임 크리스마스 클래식 앨범’을 출시했다.‘더 베스트…’는 매년 소니가 발표하는 캐럴의 대표 앨범.플라시도 도밍고,루치아노 파바로티,호세 카레라스 등 성악가들의 노래 17곡을 모았다.또 ‘최고의…’은 43곡이 들어 있는 2장의 앨범을 1장의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앨범.조용한 분위기에서 크리스마스를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을 겨냥해서인지 차분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알레스 뮤직은 ‘시에스타의 크리스마스 러브레터’를 내놓았다.1980∼90년대 포스트펑크·뉴웨이브·트위팝 등 21세기 들어 재조명 작업이 진행되는과거 음악들과 새로운 곡들을,시에스타 레이블의 창시자 마테오 귀스화레와브라질리안 사운드의 계승자 라몬 레알이 재편곡했다.시에스타의 크리스마스 등 15곡. 주현진기자 jhj@
  • 오락프로 연예인학대 심하다

    ‘더 잔인하게,더 추하게,더 창피하게…’ 요즘 공중파 3사에서 선보이는 오락 프로그램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연예인 학대행위가 한동안 잠잠한가 싶더니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KBS2 ‘김용만·박수홍의 특별한 선물’(화요일 오후 11시)에서는 두 팀으로 나뉜 출연자들이 퀴즈에서 틀리면 유도 선수들로부터 꺾기 조르기 등을벌칙으로 당한다.이어진 요리 대결 코너에서도 진 사람은 민망한 벌칙을 받는다.지난 3일 방송에서 김용만은 길가는 사람을 붙잡고 ‘나는 곰이다’를외치며 연신 가슴을 두드렸다.놀란 행인은 어리둥절해하고 김용만은 얼굴이달아올랐다.나머지 출연진은 손뼉을 치며 김씨를 야유했다. 같은 방송사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일요일 오후 6시)의 끝말잇기 게임에서는,스모 선수를 방불케하는 체격의 남성 7∼8명이 특정 부위만 가린옷차림으로 나와 실수한 사람을 깔아 뭉개는 등 가학행위를 했다.토크 코너에서도 게스트가 머리를 만지거나 입을 가리는 등 정해진 행위를 할 때마다지령을 내린 MC들은 천장으로부터 쏟아지는물벼락을 뒤집어 쓰는 벌칙을 받았다. 한 방송사 PD는 “연예인들이 점잖게 앉아 토크하는 것보다 뭔가 가학행위가 따라야 시청률이 오른다.”면서 “자체심의 눈치를 보지만 문제가 없으면 폭력 정도를 조금씩 높이는 식으로 운용한다.”고 털어놓았다. MBC ‘일요일 일요일밤에’(오후 7시)의 ‘대단한 도전’코너에서는 게임을 벌인 뒤 꼴찌를 한 출연자에는 물에 빠지는 벌칙을 준다.SBS ‘신동엽·김원희의 헤이!헤이!헤이!’(화요일 오후 11시)도 다수가 선택하지 않은 답을낸 사람은 얼음물 바가지를 들고 뒤로 넘어진다.같은 방송사 ‘러브 투나잇’(수요일 오후 11시)에서는 퀴즈를 맞추려면 여성이 남성의 머리를 이용해박을 내리쳐서 깨뜨려야 한다.이렇듯 연예인 가학행위 없는 오락 프로그램을 떠올리기가 어려울 정도로 그 예는 부지기수다.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연예인은 스스로 자신이 망가지는것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제작진은 교육적으로 해롭고 스타들을 괴롭히는 가학적인 것에 몰두하지 말고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현진기자 jhj@
  • 미녀 톱스타 “아 옛날이여”/채시라.전도연.김혜수 드라마서 고전

    방송사들이 고민에 빠졌다.미녀 톱스타들에게 거액의 출연료를 주고 줄줄이 영입해 드라마를 만들었지만,시청률이 영 신통치 않은 데다 안티 팬들까지시비를 붙어 사면초가에 갇힌 형국이다. ●미끄러지는 스타들 MBC는 10월 말 시작한 주말극 ‘맹가네 전성시대’에서 ‘채시라 효과’를잔뜩 기대했다가 도리어 혼쭐이 났다.겨우 13%선을 들락거리는 저조한 시청률에,드라마 홈페이지에 폭주하는 ‘안티 채시라’팬들의 반발 때문.이에 따라 제작진은 11월 중순부터 아예 대본을 수정,당초 예정된 채씨의 출연분을절반이나 줄이는 강수를 택했다. SBS 수목극 ‘별을 쏘다’도 5년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전도연을 내세웠지만 시청자 반응은 냉담하다.전씨에게 회당 700만원의 개런티를 주느라 총 출연진을 7명으로 줄이는 등 다른 제작비를 대폭 삭감했지만 시청률은 14% 안팎으로 저조하기만 하다. KBS2 수목극 ‘장희빈’도 주연배우 김혜수의 섹시한 몸매를 최대한 활용,목욕 신 등을 삽입해 눈길을 끌려고 했으나 선정성 시비에만 휘말렸다.또 이미숙을 내세운 같은 방송사의 월화극 ‘고독’은 한자리 수 시청률을 면치못하는 형편이다. ●이름값, 시청률과 무관 홈페이지에 오른 팬들의 성토는 ‘배역이 어울리지 않는다.’란 게 대부분.30을 넘긴 배우들이 나이에 맞지 않게 ‘예쁜척’‘귀여운 척’하는 게 영보기 민망하다는 반응이다.나이에 맞는 배우를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나이에 맞는 배역이 생기도록 드라마 소재가 풍부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 방송사 PD는 “방송사상 스타 이름만으로 성공한 드라마는 전례가 없을정도”라면서 “이름값이란 그저 드라마 시작 전 관객들의 주의를 끄는 효과만 가질 뿐”이라고 지적했다. 가뜩이나 연기자의 고액 출연료로 드라마에 대한 시선이 곱지않은 만큼 특정 연예인에 대한 ‘기대’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고 덧붙였다.이를 반영하듯 ‘마징가’라는 아이디의 한 시청자는 “고액 스타에 연연하는 방송사들의안일한 행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현진기자
  • “브루투스 너 마저…”‘줄리어스 시저’ 공연/국립극단 공연

    “브루투스 너 마저….” 공화정을 지킬 것인가,아니면 시저를 택할 것인가.로마 공화정 말기의 역사적 소용돌이를 그린 정통 정치극 ‘줄리어스 시저’(연출 정일성)가 29일∼12월8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로마의 영웅 시저,시저를 암살한 브루투스,브루투스를 꾀어 음모를 꾸민 카시우스,군중을 선동해 브루투스를 몰아낸 안토니우스 등 선 굵은 정치가들의 권력 갈등이 작품의 초점.정치인의 유형을 읽는 거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기획 의도다. ‘줄리어스…’는 평이한 문체로 쓰여진데다 꼬리를 무는 배신,인간의 양면성,군중심리 등의 묘사로 셰익스피어 희곡 가운데 가장 극적이라고 평가받는 작품. 국립극단은 웅장한 무대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60여명의 출연진을 짰다. 시저 역은 예술원 회원인 원로배우 장민호가 맡았고 그밖에 최상설,오영수,김명수가 출연한다.평일 오후7시,토·일 오후4시.(02)2274-3507. 김소연기자 purple@
  • TV 리뷰/ 퓨전극 ‘대망’ 후반을 기대한다

    TV 리뷰/ 퓨전극 ‘대망’ 후반을 기대한다

    초유의 24편 짜리 장편 고화질 드라마,20억원을 들인 8000평 규모의 세트,편당 제작비 1억5000만원.‘모래시계’‘여명의 눈동자’의 김종학 감독·송지나 작가,박상원 임현식 장혁 손예진 이요원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출연진….SBS 특별기획 ‘대망’은 기획단계에서부터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을 만했다.그러나 ‘준비된 대박’을 기대하던 행로가 순탄치만은 않다.한때 시청률이 17위까지 떨어지는 등 냉랭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김 감독은 “퓨전 사극이라는 낯선 상황때문”이라고 분석한다.‘모래시계’등은 시청자들이 체험한 시대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에 큰 설명 없이도 몰입이 가능했다.그러나 ‘대망’은 어딘가 낯선 상황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퓨전 사극이란 와이어액션,현대식 말투와 옷차림,록음악 등을 도입한 새로운 장르다.그러나 ‘대망’은 오히려 이런 ‘변죽’에 신경쓰느라 기본을 소홀히 했다는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드라마의 기본은 결국 짜임새 있는 스토리텔링에 있을 것이다.제각각인 인물과사건이 어느 순간 치밀하게 아귀를 맞춰나가야 흡인력을 유지할 수 있다.그런데 ‘대망’은 ‘파편’을 모아주는 집중력이 부족하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김·송 콤비의 전작과 비교하면 이유는 확연하다.외형의 세공에 신경을 쓰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이야기 전개에 힘이 빠진 것.먼저 화려한 액션의 남용이 전체 흐름을 끊어놓기 일쑤다.사건 하나가 짧게는 3회,길게는 5∼6회가 지나야 해결되는 긴 호흡도 난점이다.‘충성스런’시청자가 아니라면,흐름을 이해하기 힘들다.젊은 출연진의 부족한 연기력은 사소한 문제일 뿐이다. 그러나 전체 분량의 3분의1이 지나는 시점에서 이 드라마의 공과 과를 섣불리 저울질할 수는 없을 것 같다.그 정도의 제작비면 다큐멘터리 몇편은 만들 수 있겠다느니,대규모 투자가 드라마의 다양성을 해친다느니 하는 비판을 내놓는 일은 물론 쉽다.그러나 천편일률적인 사극과 만화같은 트렌디 드라마로 양극화한 TV드라마에 새로운 장르를 추가시킨 제작진의 용기있는 시도에도 힘을 실어주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김 감독은“모든 것은 내 책임”이라면서 “극의 집중도를 높이는 후반부에는 달라질 것”이라며 책임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대망’의 나머지 3분의2에서 김 감독과 송 작가의 뚝심에 기대를 걸어보자. 채수범기자 lokavid@
  • “프리랜서 걸맞은 편안함 기대하세요”’쿠킹 차이나’ MC 최은경

    톡톡 튀는 재치와 애교로 똘똘 뭉친 최은경(31)아나운서가 11일부터 푸드채널의 중국요리 프로그램 ‘쿠킹 차이나’(오후 2시·재방송 밤 12시)로 독립 신고식을 치른다.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공중파 3사에서 줄이어 자취를 감춘 A급 여자 아나운서들의 선례에도 아랑곳없는 눈치.KBS 출신인 그녀는 지난달말 사표를 쓴 뒤 최근 가을개편에서 맡고 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손을 뗐다. “‘용가리’(일등)가 되기 위해 새벽에 들어가는 일은 싫어요.가정의 행복도 지키면서 보람도 느끼는 게 좋겠죠.아나운서란 직업은 나이가 들수록 영역은 좁아지지만 전문성이 생겨요.자만하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 일할 거예요.” 그녀의 매력은 발랄함뿐이 아니다.‘잘난 척하지 말고 솔직하자.’는 담백함에서 경쟁력이 배어 나온다.출연진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시청자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게 그녀의 모토다. “진행을 하다가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그렇군요.’하며 아는 척 넘기지 않아요.주저없이 물어보면서 호흡을 맞춥니다.답을 엉뚱하게 말한 출연자한테는 왜 그런 답이 나왔는지 까닭을 묻기도 하죠.상대방의 말을 주의깊게 듣는 게 최고의 대본인 것 같아요.” 그녀는 첫 녹화에서 완성된 음식을 시식하면서,요리를 만든 이향방씨에게 “선생님도 한 번 드셔보세요.”라고 권했다.이에 이씨로부터 “방송 생활 17년만에 먹어 보긴 처음이군요.”라는 화답을 받아 유머스러운 상황을 만들어냈다. ‘재치꾼’이란 세간의 평가를 무색치 않게 한 대목이었다. “제 요리솜씨요? 매일 샌드위치로 남편의 점심 도시락을 싸줍니다.전에 라디오 방송이 끝나고 새벽 1시에 들어갈 때에도 아침 상에 올릴 청국장을 끓인 적이 있어요.” 지난 3일에는 스파컬렉션에서 시스루(see-through·속이 비치는 옷)를 입고 피날레를 장식하는 패션모델로도 나왔다.객석에서 이를 지켜본 시어머니가 ‘많이 비치지 않았다.’며 되려 그녀를 안심시켰다고. “만약 임신을 하면 출연을 자제하기보다 그 상황에 맞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거예요.시청자만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면 말이죠.” 주현진기자 jhj@
  • [대한포럼] 野人과 超人

    요즘 ‘야인시대’라는 드라마가 안방을 평천하했다고 한다.첫 방송이래 50% 안팎의 경이적인 시청률을 8주 이상 이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거품 인기만은 아니다.출연진이 호화로운 것도 아니다.오히려 드라마의 간판으로 내세울 만한 유명 배우도 없다. 스토리 또한 뻔하다.종로를 무대로 삼았던 김두한파가 장안의 조폭계를 평정해 가는 얘기다.딱히 내세울 게 없는 드라마가 야인시대 신드롬을 만들어 내고 있다. 야인시대는 처음부터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엊그제는 김두한이 마지막으로 마포의 용식이파와 결전을 벌였다.무대는 액션 드라마가 늘 그렇듯 외진 곳에 버려진 허름한 창고였다. 바바리 차림에 옆으로 비스듬히 눌러쓴 중절모도 떨어뜨리지 않고 몽둥이로 무장한 30여명의 주먹을 거꾸러뜨렸다.보통 사람이 아니라 초인이다.일본도를 휘두르는 야쿠자 패거리도 맨주먹에 초개처럼 쓰러진다.세상에 거칠게 없다.말발이 먹혀 들어가는 그런 사람이 그리워지는 요즘이다. 김두한의 세계는 단순하다.주먹이 잣대다.대결은 한번이 전부다.패자가 어느 날 입산하여 가공할 무공을 터득하는 식의 무협극과 격이 다르다. 그들의 사전엔 없는 단어들이 많다.배신,음모,철새,물밑 접촉,밀실,,경선 불복 뭐 이런 말들이 없다.흔해 빠진 무슨 무슨 풍(風)도 없다.‘있다’와 ‘없다’만 있을 뿐이다.사람들에게 세상이 단순하면서도 명쾌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드라마의 야인시대는 도리가 통하는 세계다.왕발이는 김두한의 관자놀이에 권총을 대고 같이 파멸하자고 울부짖지만 허공을 쏜다.구마적이 만주로 떠나며 부하들에게 김두한에게 충성을 당부한다.요즘 사람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패배를 인정하기 싫어 몸부림치면서도 끝내는 무대에서 사라져가는 그들의 모습이 승자의 당당함 못지않게 화제가 된다.야인(野人)이라며 경멸하는 주먹들이 도리를 지켜 가는 모습이 두고두고 여운을 남긴다. 김두한의 주먹 행각은 명분이 있다.일제 식민 통치에 대항하는 모습이 독립운동으로 비쳐진다.개인의 영달을 꾀하거나 조직의 안일과 치부를 하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야쿠자와 싸움으로 일제에 대한 응징을 대신한다.맨주먹으로 일본도를 무자비하게 휘두르는 야쿠자를 격파한다.일본의 비호를 두려워한 나머지 야쿠자와 타협을 은근히 바라는 주위를 단호히 거부한다.대의를 실천하는 일련의 행보가 새삼 예사롭잖게 느껴진다. 야인시대 신드롬은 세상의 잘못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됐다는 생각이다.사회에서 지탄받는 자들을 가차없이 응징하는 김두한의 모습에서 대리 만족을 만끽하는 것이다.폭력을 미화했다는 지적에 소재를 보지 말고 메시지를 주목하라고 항변한다.주먹도 잣대냐고 꾸짖으면 술수와 음모보다는 낫다고 대꾸한다.패배하면 남의 허물을 부각시켜 트집을 잡아 결과를 뒤엎으려 해서는 안된다고 항변한다. 우리 사회는 요즘 ‘어른’이 없다.야인을 꾸짖고 나무랄 초인(超人)이 없다.사회의 지표도 없다.개인의 영달과 당리 당략이 있을 뿐이다.승패 윤리가 실종됐다.승자도 패자도 없는 세상이 됐다.패자가 무릎을 꿇는 대신 뒤편에서 야합을 준비한다.밑도 끝도 없는 폭로가 꼬리를 문다.혼란스럽고 복잡하다.세상이 드라마‘야인시대’에 빨려 들어가는 이유일 게다.김두한으로 요약되는 초인에게 넋을 잃는 까닭일 게다.세상은 지금부터라도 손금을 보듯 야인시대를 꼼꼼히 들여다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개그맨도 세트플레이 시대

    “왜 항상 끼리끼리 나오지?” 눈썰미 있는 시청자라면 한번쯤 의문 부호를 찍어봤을 것이다.‘이휘재·유재석·송은이…’‘박수홍·김용만…’‘황승환·이태식…’등 쇼나 코미디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개그맨들은 어느 채널을 돌려도 듀오 가수처럼 정해진 구성원들끼리 팀별로 움직인다. 口개그맨들,세트 플레이 물결 이휘재 팀은 최근 종영한 SBS ‘기분전환 수요일’,KBS2 ‘이유있는 밤’등의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다 오는 9일 처음 방송하는 SBS ‘코미디 타운’의 MC로 다시 뭉친다.‘국민적 인기’를 모은 KBS2 ‘슈퍼TV 일요일은 즐거워’의 끝말잇기 코너인 ‘쿵쿵따’는 이휘재와 유재석이 동시에 하차하는 바람에 출연자를 새로 구하느라 고심중이다. 6일 처음 방송을 타는 SBS ‘러브 투나잇’의 출연자인 심현섭·황승환·이태식 등은 모두 기획사 스타밸리 소속.이들은 KBS2 ‘개그콘서트’에서 팀워크를 과시하며 스타로 거듭난 개그맨들이다. ‘코미디 타운’의 게스트들인 홍록기·김한석·정준하 등은 메인MC인 이휘재와 같은 기획사인 G-패밀리 식구들.방송사는 프로그램에서 이 기획사의 전체 출연진을 쓰도록 계약을 맺었다.한 기획사의 A급 연기자를 쓰면 B·C급을 억지로 써야 하는 ‘끼워넣기식’이 아니라 아예 ‘턴키 방식’으로 전원을 일괄 계약한 것이다. 口개그맨이 PD를 고용한다? 최근 종영한 ‘이유있는 밤’과 ‘진기록 팡팡팡’은 G-패밀리가 만들어 방송국에 납품한 케이스.최근 시작한 KBS2의 ‘김용만·박수홍의 특별한 선물’도 김국진·김용만·박수홍 등이 지난 8월 세운 프로덕션 ㈜감자골에서 제작해 KBS2 채널을 통해 방송된다.PD가 프로그램을 기획해 출연진을 섭외하는 게 아니라,기획사에서 프리랜서 PD를 고용해 자체 출연진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국에 주는 형태다. 방송사 관계자는 “방송국에서 특정인을 출연시켜 달라는 조건으로 프로그램 외주제작을 의뢰하거나,스타가 소속된 기획사 출연진이 모두 출연하도록 통째 계약을 맺어 프로를 만드는 추세”라면서 “그 때문에 세트 플레이가 가능해지고,소속사가 같은 연예인이 덩달아 출연하는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口스타 시스템의 산물 ‘모래시계’의 김종학PD 등 스타 PD가 프로덕션을 세워 독립하는 것처럼,개그맨들도 기획사를 만들거나 특정사에 소속돼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주체로 변신하고 있다.쇼·오락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스타급 개그맨들이 몇명 되지 않다 보니 개그계에도 스타 시스템이 정착되는 것이다. 세트 플레이를 하면 구성원간 호흡이 잘 맞고,고정 캐릭터를 만들어 웃음을 빨리 유발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있다.대신 시청자들은,예컨대 소속사가 다른 김국진과 이휘재 등을 한 프로에서 볼 기회가 줄어 다양성이 떨어진다.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개그맨들의 세트 플레이는 연예계스타시스템이 정착되면서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로 자리잡았다.”면서 “시청자들이 재미를 기준으로 이들의 명멸을 결정하는 만큼 세트 플레이어들이 수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등 이름값을 제대로 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현진기자 jhj@
  • SBS ‘똑바로 살아라’ 출연진/ “시트콤의 완결판 보여주겠다”

    “김병욱 PD를 믿∼습니다.” 신흥 종교 집회에 잘못 온 것은 아닐까.SBS 새 일일시트콤 ‘똑바로 살아라’의 출연진들에게 각오를 묻자,약속이라도 한 듯 김병욱 PD를 믿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입을 모았다. “김 PD 뜻대로 하겠습니다.” 너무 ‘오버’하는 것은 아닐까.그러나 그들이 오랫동안 쌓아온 팀워크의 단면을 엿보면서 곧 납득이 되었다. 지난 25일 SBS 일산 스튜디오와 이웃한 음식점에서 ‘똑바로…’의 김 PD와 탤런트 박영규 노주현을 만났다.세 사람은 ‘순풍 산부인과’‘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서 이미 시트콤에 필요한 능력을 검증받은 베테랑들.문제는 이들이 ‘똑바로…’에서 역량을 얼마나 조화롭게 한데 엮을 수 있느냐에 달려있을 것이다. 노주현은 특유의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문제없다고 장담했다.“영규와는 오랜 친분이 있어요.호흡? 문제 없습니다.시트콤에서는 영규가 선배라 철저히 배울 각오죠.”박영규도 “코미디는 순수한 사람만이 할수 있다.”면서 “순수한 우리 노선배와 같이 연기를 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맞장구를 쳤다.그러자 노주현이 “나 순수하지 않아.성질있어.”라고 적절히 ‘딴죽’을 걸었다.마치 호흡 맞추기는 완벽하다며 시위라도 하는 것처럼. 노주현은 얹혀 사는 동서 박영규를 겉으로는 무시하지만 내심 아끼는 부자탤런트로 나온다.지방 오케스트라의 심벌즈 연주자 박영규는 노주현의 발을 마사지하는 등 온갖 설움을 겪으면서 특유의 구박받는 코믹연기를 선보이게 된다.전작 ‘순풍…’의 오지명-박영규 관계와 무엇이 다르냐고 묻자 박영규는 “크게 다른 점은 없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순풍…’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여 인기를 끌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김병욱,박영규,노주현 세 사람의 시트콤을 바라보는 관점은 똑 같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황이 아니라 캐릭터라는 것이다.김 PD는 “시트콤을 만들때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캐릭터”라면서 “공감이 갈 수 있는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무리없이 전달하는 데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세 사람은 ‘똑바로…’에서 이제껏 해온 시트콤의 완결판을 보여주겠다고 벼르고 있다.이들은 “하루 24시간 잠자는 시간만 빼놓고 여기에 매달리고 있다.”면서 “기대를 걸어도 절대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채수범기자 lokavid@
  • 가을밤 아리아 정취에 ‘흠뻑’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공동 주최한 ‘가을밤 콘서트’가 청중을 깊어가는 가을 정취에 흠뻑 젖게 했다. SK텔레콤 협찬으로 25일 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02 가을밤 콘서트’는 유례가 드물게 2600여 청중이 객석을 가득 메우는 뜨거운 열기 속에 열렸다. 연주회장에는 ‘편안하게 참여하는 가족음악회’라는 취지에 걸맞게 가족·연인 단위의 관객이 많이 눈에 띄었다. 음악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최선용이 지휘한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출연진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연주했다. 1부는 청중의 박수를 받으며 등장한 최선용의 지휘로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서곡과 전주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시작됐다.재즈 트럼펫 연주자 이주한이 특유의 감미로운 음색으로 ‘사랑에 빠졌을 때’를 연주하자 가을밤 분위기는 조금씩 무르익어 갔다. 이어 인기가수 박혜경이 나서자 연주회장은 일순간에 환호에 휩싸였다.박혜경은 히트곡인 ‘고백’과 가을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 ‘레인’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뒤따라 등장한 조규찬도 청중의 박수장단 속에 ‘믿어지지 않는 얘기’와 ‘추억 #1’ 등을 열창하여 “앙코르”를 이끌어냈다. 2부는 대표적인 성악가의 한 사람인 바리톤 김동규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신예 소프라노 김소현의 무대였다. 지휘자 최선용에게서 “오늘밤을 마음껏 즐기시라.”는 덕담을 들은 두 사람은 영화 ‘오즈의 마법사’중 ‘무지개 너머’,‘남태평양’중 ‘매혹적인 저녁’ 등의 뮤지컬 아리아로 청중을 사로잡았다. 두 사람이 뮤지컬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에 나오는 이중창 ‘투나잇’으로 콘서트를 마무리하자 청중은 한결같이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연주회장을 나서는 모습이었다. 서동철기자 dcsuh@
  • 퓨전史劇10·20대 뿅/ 확 젊어진 출연진 엄숙함 대신 재미

    ‘10대가 사극에 푹 빠졌다.’ 꿈의 시청률 60%를 향해 질주하는 SBS 월·화극 ‘야인시대’의 시청자 가운데는 20대 미만(4∼19세)이 21.4%나 된다.2주 전 30%대 시청률로 순항을 시작한 SBS 주말극 ‘대망’의 경우도 20대 미만 시청자가 8.5%로 나타났다.또다른 사극인 KBS1 ‘제국의 아침’(2.3%)이나 KBS2 ‘태양인 이제마’(5.1%)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사극이라면 30∼50대가 주 시청층이었고 방영 초기에는 시청률이 낮은 수준이었다가 갈수록 높아진 점에 비하면 ‘야인시대’와 ‘대망’은 특이한 사례다.이처럼 10∼20대를 사극에 몰두시킨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口퓨전 물결 10∼20대에게 인기 높은 사극의 특징은 우선 엄숙주의를 벗어난 일종의 ‘퓨전’이라는 데 있다.‘야인시대’에서 구마적(이원종)이 즐겨 입는 파랑색 양복은 ‘도대체 어디서 구했을까’싶을 만큼 촌스럽다.그런 한편으로 그가 김두한에 패하고 만주로 떠날 때 흐르는 배경음악은 영화 ‘파리넬리’에 삽입된 헨델의 ‘울게 하소서’로 상당히 세련미를 풍긴다.폭력 미화가 우려될 만큼 자주 등장하는 속도감있는 액션이 한몫 했다.아울러 개그맨 이혁재를 비롯해 코믹한 젊은 조연진을 드라마에 과감히 기용한 점도 젊은층을 겨냥한 캐스팅이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야인시대’에는 신·구 세대를 어우르는 문화 코드가 공존하는 것이다. 이에 견줘 ‘대망’은 더욱 ‘퓨전적’이다.그 시대배경이 정확히 어느 왕의 치세인지를 밝히지 않는다.중국 무협극에나 나올 법한 의상이 등장하는가 하면 말투는 철저하게 현대식이다.민속촌에도 없는 2층짜리 주막,나루터도 나온다.프로듀서 윤신애씨는 “‘대망’은 사극이라기보다는 SF적인 퓨전 활극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口사극에 젊은 배우 일색? 지난해 KBS2 드라마 ‘명성황후’에 이미연이 출연했을 때 상당히 파격적이라는 평을 들었다.젊고 이른바 ‘잘나가는’ 배우가 사극에 얼굴을 내미는 일은 흔치 않기 때문.당시 1회 출연에 600만원이라는 최고급 대우가 배우를 움직였다. 그러나 ‘야인시대’와 ‘대망’은 거꾸로 제작진의 명성에 젊은 배우들이 앞다퉈 모여들었고 그 결과 10∼20대를 TV 앞으로 다가앉게 했다.‘야인시대’의 안재모는 “워낙 좋은 작품인데다 이환경 작가와 장형일 감독은 전에 김두한을 배경으로 만든 KBS2 히트작 ‘무풍지대’의 콤비라서 제가 욕심이나 출연시켜 달라고 졸랐다.”고 말했다. 장혁과 한재석 등 ‘대망’의 주인공들도 “언제 한번 대한민국 최고의 감독·작가(김종학·송지나)콤비와 일해 보겠느냐.”고 입을 모은다. 口볼거리와 우상 두 드라마 모두 배경과 소품만으로도 눈길을 끌 만큼 세트장에만 각각 40억원을 투자했다.‘야인시대’는 부천시 상동 영상문화단지 내에 1940년대의 종로 일대를 만들었다.면적만 2만평.‘대망’도 충북 제천시 청풍면 청풍문화재단지 내에 조선 중기를 재현한 오픈세트장을 따로 지었다.SBS와 제천시가 각각 20억원씩 투자한 이 곳은 관광지로도 쓰일 예정. 무엇보다 드라마에는 우상이 존재한다.‘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이 난관을 차례로 극복하고 두목이 되는 과정은 고대 영웅설화처럼 흥미롭다.비록 거리의 주먹패들에 불과하지만 정정당당한 승부에 깨끗이 승복하는 모습은 아름답다.‘대망’에서 박재영(장혁)은 철부지에서 아픔을 딛고 존경 받는 우두머리 상인으로 자라난다.드라마는 정·재계의 유착관계에도 일침을 가한다. 주철환 이화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두 드라마는 자칫 시청자를 지루하게 만들 수 있는 역사 고증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렸다.”면서 “복수,장애를 차례로 제거하는 과정 등 남녀노소가 모두 좋아할 만한 재미의 요소가 고루 들어 있다.”고 분석했다. 주현진기자 jhj@
  • TV 시청률 순위/ ‘야인시대’ 5주째 1위 질주

    SBS 대하드라마 ‘야인시대’가 5주째 시청률 1위를 고수했다.방송 첫주 시청률 3위로 출발한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의 신작 ‘대망’은 이번 주에는 시청률 5위로 떨어졌다. SBS 드라마가 상위권에 포진한 가운데 KBS1 주말극 ‘내 사랑 누굴까’와수·목극 ‘태양인 이제마’,KBS2 일일극 ‘당신옆이 좋아’등 KBS 드라마가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편.반면 한때 ‘드라마 왕국’의 명성을 얻은 MBC는 일일극 ‘인어아가씨’를 빼곤 최악의 상태. 월·화극 ‘현정아 사랑해’와 수·목극 ‘리멤버’의 시청률은 한자리 수에 불과하며,주말극 ‘그대를 알고부터’는 화려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내내 주목받지 못하다 지난주 쓸쓸히 퇴장했다. 채수범기자
  • 최장수 프로 ‘전원일기’ 막 내린다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인 MBC 주말단막극 ‘전원일기’(일 오전8시50분)가 22년만에 막을 내린다. 김승수 MBC TV 제작1국장은 17일 “소재 고갈과 시청률 하락 등의 이유로 올해 연말이나 내년초쯤 ‘전원일기’를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원일기’는 지난 80년 10월21일 ‘박수 칠 때 떠나라’편을 시작으로 22년동안 사랑받아온 ‘국민드라마’.농촌을 배경으로 한 소박한 소재나 추곡수매,소값폭락 등 농가문제를 짚는 등 ‘한국인의 마음의 고향’이란 평을 받았다. 그러나 1000회가 넘게 끌어오면서 아이템이 바닥났다.젊은 주민들의 에피소드 위주로 전개돼 ‘배경만 농촌 드라마이지 다른 단막극들과 다를 바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회장 역의 최불암씨는 “작가의 문제가 크다.30∼40대 작가들이 50∼60대의 마음을 잘 표현할 수 있겠느냐”면서 “나이 든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도 필요한 데 언제부터인지 젊은 사람들의 에피소드들로만 채워져 안타깝다.”고 밝혔다.이어 “한국인의 정체성을 담은 드라마였고,배우로서 봉사의 마음으로임했지만 미련은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문제로 장기 출연진들이 드라마 폐지를 원하는 데다 한때 20% 수준의 높았던 시청률도 10%대 미만으로 급락하면서 종영키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이 드라마는 작가 차범석씨(예술원회장)와 이연헌PD를 시작으로 총 14명의 작가와 13명의 연출가가 거쳐갔다.지금은 6대 연출자 권이상 PD와 신진 작가 김인강ㆍ황은경씨가 이야기를 꾸미고 있다. ‘전원일기’의 일등공신은 누가 뭐래도 출연진이다.최불암ㆍ김혜자ㆍ김용건ㆍ고두심ㆍ유인촌ㆍ박순천ㆍ김수미ㆍ박은수ㆍ김혜정 등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드라마가 장수하다보니 이에 얽힌 에피소드도 갖가지다.김회장이 동네 사람들과 연판장을 써 농림부에 항의하러 가는 내용을 담은 ‘보리야 보리야’편은 내용이 신문에 미리 소개되자 ‘농민들을 선동하면 안된다’는 당국의 지시로 방송이 취소됐었다.일룡엄마역의 김수미씨는 모 할아버지로부터 “외로운 사람끼리 함께 살아보는 게 어떠냐”는 제의가 담긴 편지를 받기도 했다는후문이다. 한편 종영소식에 대해 시청자들은 MBC 인터넷 게시판에 ‘종영결사반대’를 주장하며 시위에 나섰다.또 일부 네티즌들은 ‘전원일기 살리기 운동’을위한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거나,‘MBC 안보기 운동 본부’를 설립하는 등 실력행사에 들어가기로 했다. 주현진기자 jhj@
  • TV 리뷰/ 드라마속 제품광고 도 넘었다

    “(냉동고)성능이 아주 좋은데.얼음도 잘 얼었고.(중략)진짜 쓸모 있겠어.”냉동고 CF가 아니다.MBC 드라마 ‘인어아가씨’의 주인공 은아리영(장서희)이 하는 극중대사이다. K통신 CF ‘집 전화 정액요금제’편은 뉴스인지 광고인지 구분하기 힘들다.SBS 아나운서 출신인 유정현이 특유의 정확한 발음으로 ‘뉴스’를 전달하고 뒤이어 실제 소비자인 주부,하숙집 주인 등의 인터뷰가 등장한다.화면 오른쪽 위에 표시한 ‘광고방송’자막이 없으면 진짜 뉴스처럼 착각하기 쉬울 정도. 광고와 프로그램 사이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정규 뉴스 형식으로 제품광고를 전달하는가 하면,드라마에서는 등장인물의 대사와 소품을 통해 특정제품을 광고한다.이처럼 ‘광고 같은 프로그램’‘프로그램같은 광고’가 점차 늘고 있다. 특히 심한 사례가 인기 드라마인 ‘인어아가씨’.심수정(한혜숙)이 애용하는 화장품냉장고는 최근 장서희가 출연한 모 회사제품으로,새달 초부터는 관련CF가 드라마 앞뒤에 붙어 집중 방영될 예정.또 앞의 예에서 보듯 은아리영은 대사를 통해 특정회사 냉동고의 성능을 칭찬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미디어워치팀이 최근 발표한 모니터보고서에 따르면 ‘인어아가씨’는 지난 7월 초부터 한달간 야광 여성용 트렁크팬티에 관한 에피소드를 6차례 방송했고 출연진 대화를 통해 제품의 특징을 계속 언급했다. 모 제과업체의 껌,특정 아이스크림 전문점,장소를 협찬한 신문사의 신문 등을 계속 보여준 점도 지적받았다.미디어워치팀은 이밖에 SBS 드라마 ‘라이벌’과 MBC ‘내사랑 팥쥐’등도 드라마에서 간접광고를 한 사례를 제시했다. 드라마나 뉴스의 형태로 광고를 하는 것은 시청자들에게 불공정한 게임이다. 왜냐 하면 광고가 전달하는 ‘미래의 이미지’-이 상품을 사면 여기 보이는 행복한 미래를 당신 것으로 만들 수 있다-를,드라마·뉴스 등에 섞는 방식으로 무방비상태인 시청자에게 현실인 양 주입시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그것은 시청자를 제품소비자로만 여기는 ‘반역’행위다.최근 사례들은 광고와 프로그램 간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방송위원회가관련 심의규정을 개정하는 것과 더불어 제작진의 자성이 어느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채수범기자 lokavid@
  • 26일 잠실서 ‘2002 ETPFEST’ - 한·미·일 스타 록페스티벌

    서태지가 기획하고 30억이 투입된다는 등,대규모 록페스티벌로 관심을 모아온 ‘2002 ETPFEST(Eerie Taiji People Festival·기괴한 태지 사람들의 축제)’(이하 이티피페스트)가 오는 26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다. 이 공연에는 한국·미국·일본 3국의 밴드가 출연해 7시간 동안 진행된다. 총 10팀으로 구성된 출연진에는 일본밴드 히데·라이즈·도프해즈와 미국밴드 스크레이프,그리고 한국밴드인 YG패밀리·디아블로·피아·리쌍이 들어있다.여기에 서태지와 공연 당일 깜짝공개하겠다는 한 팀도 포함된다. 이 중 지난 98년 극적인 죽음으로 일본열도에 자살소동을 불러일으킨 일본‘X-Japan’의 기타리스트 히데(사진·본명 마쓰모토 히데토·松本秀人)가 단연 눈길을 끈다. 히데가 죽은 뒤 발매된 앨범 ‘Spirits’는 추모앨범으로는 일본 최초로 100만장을 돌파했는가 하면 2000년 7월 요코스카에 설립된 히데기념관에는 지금까지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하는 등 넓은 팬층을 유지하고 있다. 주최 측은 “죽은 뮤지션이 라이브 공연을 하는 것은 국내 최초”라면서 “팬들이 있는 이승과,히데가 있는 저승을 연결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공연에서는 히데의 생전 음성·영상에,히데와 함께 음악활동을 한 멤버들의 라이브 연주를 연결해 히데가 살아돌아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예정이다. 주최 측은 또 “히데와 도프해즈 등이 출연함에 따라 일본 등 아시아 팬들이 대거 국내로 들어와 부가적인 관광 수입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메인공연 출연진이 발표된 이티피페스트 홍보 웹사이트(www.etpfest.com)에는 하루동안 1000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랐으며 접속폭주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1588-1555(7890) 채수범기자
  • TV소개 ‘맛집’ 실제 가보면 엉망

    “실제로 가보면 왜 TV에서 보여준 것과는 딴 판입니까?” 지상파 3사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 제작진들은 언제나 이같은 불평에 시달린다고 토로한다.실제로 이같은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다리 품을 팔아 찾아갔더니 맛도 없고 서비스도 형편없어 실망했다는 원망이 쏟아진다. 시청자 오모씨는 MBC의 ‘찾아라!맛있는 TV’(토요일 오전11시5분)에 대해 “호박죽에 물기가 주르르 흐르고,물김치는 시어빠진 데다 고추조림은 너무 매워서 하나 먹고 고생만 했다.자리도 카운터 옆 구석진 곳에 주고.그런 자세로 장사해도 매스컴에 등장하는 게 문제다.있는 그대로 방송하라.”고 지적했다. SBS ‘기분전환 수요일’(수요일 오후11시5분)의 ‘맛대맛’코너에 대해 시청자 주모씨는 “최악이었다.방송과 달리 야채만 잔뜩주고 그 안에 낙지 한마리 덜렁 넣었다.두 시간을 기다렸는데 종업원들은 불친절하고.좋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해 맛집 프로그램 담당 PD들은 “방송에 소개되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서 식당이 제대로 준비하지 못하는 게사실”이라면서 “방송이 나간뒤 주위 사람들에게 한 달쯤 후에 찾아갈 것을 권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방송 3사에서 마련하는 ‘맛집’ 소개 프로그램은 모두 4개.이같은 ‘맛집’프로는 방송개편때도 이름과 출연진만 바꿔 재등장하는 고정 아이템중 하나다.프로그램 제작이 쉽고 음식 만드는 과정에서도 이른바 ‘그림’이 좋기 때문이다.그런데도 TV에서 본 것과 판이하게 다르다는 비난이 쏟아져 제작진으로서는 당혹스러울 수 밖에 없다.여기에 PR비를 받고 홍보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적지 않다. 1년여동안 MBC 맛집 프로그램 ‘1억원의 식당을 찾아라’를 담당했던 한 기자는 “방송을 타면 손님은 많아지는 데 식당은 투자를 하지 않아 제작진만 욕을 먹는 일이 많다.”면서 “최소한 30년 정도의 전통이 있는 식당을 소개해야 무탈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처럼 맛집 제작진들이 겪는 비애는 시청자 입장에선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스스로 추천해놓고 가지 말라는 자가당착이기 때문이다. TV속 ‘맛집’의 실제 ‘맛’이 다른 이유가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많이 몰리기 때문이라면 그같은 파급효과에 대비해 프로그램 스스로의 가치를 유지할 기제를 마련해야 한다.‘단지 사람이 많이 몰려서…’라는 변명은 프로그램이 시청자를 역이용하는 게 아닌가하는 씁쓸함을 남긴다. 주현진기자 jhj@
  • TV리뷰/ ‘억지감동 만들기’ 이대로 좋은가

    서울,인천,순창….고향이름을 딴 팀들이 퀴즈대결을 벌인다.인천팀 소속 연예인 최불암은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2000만원으로)모교인 S초등학교의 무너지는 담장을 수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혀 시청자들을 흐뭇하게 만든다.지난 22일 오전 9시50분에 방영된 MBC ‘추석특집 퀴즈 퍼레이드Ⅲ 퀴즈!금의환향’의 한 장면이다. 언제부터인가 ‘오락’프로그램들이 ‘감동’을 찾기 시작했다.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브레인 서바이버’는 게임 승자의 모교로 장학금을 전달한다.KBS2 ‘해피투게더’ 중 ‘쟁반노래방’은 출연자들이 노래 한 곡을 제대로 불러내면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이들 프로의 공통점은 출연자들이 경쟁하는 오락게임이 있고 게임의 승자가 남을 돕는다는 점이다.그러나 이 프로들을 보고 있으면 “오락게임을 통해 불우이웃을 돕는 것이 목적”이라는 주장에 쓴 웃음을 짓게 된다.불우이웃돕기는 게임의 재미를 돕기 위한 장치-경쟁을 북돋는 상품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락프로를 보는 주목적은 게임 중 연예인들의 입담과 개인기가 재미있기 때문이지,불우이웃이 도움을 얻는 것을 보는 흐뭇함 때문이 아닐 것이다. 시청자들이 일정 종류의 자극에 익숙해지면 비슷한 효과-감동을 주는데에 좀더 큰 자극이 필요하다.이야기 구조자체를 바꾸지 않는 한,동일한 감동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부가적인 재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즉 비슷한 이야기에 장식과 효과,출연진만 갈아낀 제품이 소비자들을 농락할 공산이 크다. 현재 이같은 오락프로들에서 남발되는 클로즈업 화면,감정이 복받치는 배경음악과 효과음,감동받을 부분을 친절히 알려주는 자막 등이 바로 그 예이다. 잔재주에 집착한 결과,대부분의 프로들은 비슷비슷하게 동질화된다.즉 다양한 소재발굴과 기획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풍성한 볼거리를 안겨주지 못한채 시청자들의 채널선택권과 볼 권리를 제한한다. 패자가 ‘김밥말이’를 당하거나 군대조교에게 기합을 받는 가학적인 벌칙,우스꽝스런 ‘당근인형차림'을 입은 연예인들의 선정적인 퍼포먼스,‘몰래카메라’류의 스타 사생활 훔쳐보기,빈자·불구자·동성애자처럼 사회적 약자들 비웃기 등등.기존 오락프로가 다루었던 소재들보다 지금의 획일화된 ‘감동만들기’가 다양성 측면에서 낫다고 말할 이유는 없다. 오락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천편일률적인 감동-오락프로들로 전파를 낭비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제작진들의 기획력 부족에 원인이 있다.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시청자들의 ‘노는 것’자체에 대한 죄의식에 있을 것이다. 오락프로그램의 본령은 재미에 있다. 굳이 ‘감동’같은 것으로 노는 것에 대한 면죄부를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시청자들이 잠시라도 삶의 시름을 놓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중요한 것은 그것이 ‘건강한’재미냐는 문제일 것이다. 시선끌기에 억지로 끼워맞춰지는 감동보다는,그냥 보고 있으면 자신과 남을 돌아다볼 여유를 갖게 만드는 재미.시청자들이 정작 오락프로그램들에게 바라는 것은 그것이 아닐까. 채수범기자 lokavid@
  • 클로즈 업/MBC ‘부엌데기’, SBS ‘코리아 라운드’

    ■MBC ‘부엌데기' 여인의 삶을 통해 밥상문화 조명 MBC가 오전 9시 내보내는 특집드라마 ‘부엌데기’는,종가 부엌데기에서 한정식 전문가로 성공한 여인의 삶을 통해 우리의 잊혀 가는 음식문화의 특성을 조명한다.생명의 근원이며 삶의 에너지인 음식.땅과 하늘,바다에서 나는 모든 재료가 어우러져 하나의 맛을 내는 음식은 감히 어우러짐의 백미라 말할 수 있다. 특히 정성을 중시한 한국의 밥상은 맛에 앞서 가족을 불러모으는 화합의 매개체이며 이런 이유에서 우리는 전통적으로 존경하거나 사랑하는 사람,또 아끼는 사람에게 따뜻한 밥 한끼 대접하는 것을 부엌 지킴이의 도리로 여겼다.드라마 곳곳에 이런 우리의 정서가 배어난다. 생활이 어려워 동생과 함께 종가의 부엌데기로 팔려온 순영은 부엌에서 목욕을 하던 중 갑자기 들이닥친 장손 덕재와 맞닥뜨린다.놀란 순실이가 목욕물을 끼얹는 바람에 덕재는 봉변을 당하고 만다.순영이 자매는 이 일로 엄한 박부인한테 호된 꾸지람을 듣는다. 허드렛일뿐인 종가의 부엌데기지만 순영은 하나하나 부엌일을배워간다.혼자 장맛을 보거나 몰래 야채를 썰어 보는 등 음식 만들기에 관심을 보이지만,동생은 여전히 마음을 다잡지 못해 속을 끓인다.그러다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 전해져 급히 고향집을 찾은 순영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으며 아버지가 쓰던 밥공기와 숟가락을 챙긴다.그새 훌쩍 자란 순영은 종가의 몰락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며 애를 태우는데…. 드라마는 단순한 먹을거리 차원을 떠나 법도이자 가풍이며,사회의 잣대가 되었던 밥상 문화의 실체와 그 전통의 내림을 통해 우리의 전통문화가 가진 정체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SBS ‘코리아 라운드' 2002년 한국인 속마음 TV보고서 SBS가 오후 5시30분 방송할 추석특집 ‘코리아 라운드’는 현재 한국인의 사랑·인생·유행·돈에 대한 가장 솔직한 마음을 읽어내는 TV판 전국민 심리통계 보고서로 제작됐다. 유정현(사진) 이경실 박경림 캔 이성진 양희은 지석진 송나영 지니,정신과 의사 표진인씨와 커플 매니저 5명이 출연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새로운 형식의 독심술 게임 형식으로 진행한다. 재치 있고 입담 좋은 연예인과 사람의 심리를 분석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정신과 의사,연애심리 전문가인 커플 매니저가 벌이는 기상천외한 서바이벌 독심술 게임이 무척 흥미롭다. 전국을 발로 뛰어 2002년 현재 한국인의 마음을 가장 정확하게 그려내고자,출연진은 방대하고 세밀하게 짠 설문을 들고 곳곳에서 다양한 인물군과 만나 그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에 나선다. 이를테면 지리산 정상에서 등산객을 만나거나 멜로 영화를 보는 관람객을 찾아 대화하며,경상도 신부와 전라도 신랑이 올리는 결혼식의 하객,에어로빅·노래교실의 여성들도 찾아 나선다. 또 김포공항과 서울역 앞 택시기사들도 직접 만나 그들의 마음을 묻는다.1만여명의 네티즌도 참여시켜 통계보고의 정확성을 꾀한다. 심재억기자 jeshim@
  • ‘헤이리 건축전’ 성곡미술관서 개막/ 자연이 숨쉬는 한국형 문화예술촌

    ‘자연과 조화를 이룬 생태도시’를 건설한다는 헤이리 아트밸리에 들어설 현대 건축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성곡미술관은 10일부터 새달 27일까지 ‘헤이리 건축전’을 연다.미술관에서 개최되는 건축전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김준성 김종규 토마스 한 등 건축가 31명이 참여했고,박물관 갤러리 스튜디오 책방 등 다양한 기능의 건축물 모형 41개가 전시된다. 이 전시는 지난 92년 30∼40대 건축디자이너 13명이 모여 벌인 ‘4·3그룹전’보다 건축계에더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건축뿐 아니라 도시설계와 조경의 범위로 확대됐고,문화예술과도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헤이리는 경기도 파주시 통일동산 내의 한 지역으로,파주 농요 ‘헤이리 소리’에서 따온 이름이다.이 곳을 한국에서 보기 드문 예술도시로 만들겠다며 출판사 한길사의 김언호 사장을 비롯해 문화예술인 350여명이 공동으로 15만 2282평을 1997년에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인수했다. 원래 영국 웨일스 지방의 책방마을인 ‘헤이온와이’를 염두에 뒀지만 출판계뿐만 아니라 영화 음악 미술 연극 등 예술문화계의 다양한 인사가 참여하면서 ‘예술마을’로 단위가 커졌다.대지를 부동산이 아니라,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살리자는 의도에 공감해서이다.초기 발기인인 김언호사장은 “어떤 이들은 ‘남북이 대치하는 불안한 상황에서 어떻게 ‘그곳’에서 살 수 있느냐.’는 반문도 있었다.”고 전한 뒤 “그러나 긴장의 땅에 도시를 조성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연말까지 토목공사를 끝내고 내년 9월까지 건물 70동을 지어 2007년에는 완전 입주한다는 계획이다. 도시는 고층 위주의 기능성·합리성보다 단층의,자연을 최대한 살리는 쪽으로 건설될 예정이다.도시 중심에 4000여평의 늪지 공원이 존재하도록 기획한 것도 그 때문이다.헤이리는 녹지를 전체의 35%,공원 광장 도로 등 공유면적을 45%까지로 높였다.공유면적이 가장 넓다는 일산이 31%임을 감안하면 국내 최고 수준이고,전세계적으로도 공유 면적 비율이 이렇게 높은 도시는 거의 없다. 헤이리 내부 동산 6개의 능선을 살리기 위해 도로도 직선보다 돌아가는 곡선을 택했다.도로에 커다란 나무가 놓여 있으면 피해간다는 것이 이들의 방식이다.헤이리 내에서는 아무리 차를 달리고 싶어도 시속 30㎞를 넘을 수 없는 이유다.용적률도 80∼100%로 아주 낮다. 까다롭기 짝이 없는 일종의 건축지침(Zoning law)도 내놓았다.건축물은 들쭉날쭉하지 않도록 도로에서 1m 떨어져야 하고,스카이라인을 살리기 위해 건물 높이는 최대 12m,3층을 넘을 수가 없다.때문에 헤이리 입구에 위치한 영화촬영소 3곳은 3층 건물이지만 1층이 완전히 땅속으로 들어가 위압감을 없앴다.건물 폭도 최대 9m를 넘어선 안된다.집과 집 사이에 울타리도 없다.집주인들은 건물 뒷면에 반드시 조경을 해 뒤뜰을 만들어야 한다.하천변 주택은 수양버들이나 수선화같은 수종을,산능선에는 자생종 나무를 심어야 한다.위에서 내려다 보면 집들은 녹색 띠를 두른 듯이 보이게 된다. 도로는 아스팔트로 덮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승차감이 좋지 않은 돌블록이나 나무판(산능선)을 깐다.집과 도로 사이에는 패치(Patch)가 놓이는데 도로포장재와 같은 걸 사용해야 한다.이렇게 하면 도로가 더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다. 건축재료는 ‘자연스러움’이 원칙이다.번쩍번쩍 빛나거나 해선 안 된다.나무 외벽은 방수목이나 수생목(물속에서 자라는 나무로 비에 강하다.),철판은 페인트칠을 하지 않은 그대로 사용해야 한다. 콘크리트도 노출 콘크리트가 기본이다.벽돌집을 지을 때는 붉은 벽돌은 안되고 식빵같은 아주 연한 갈색만 허용된다.거울유리처럼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는 재료도 사용할 수 없다.건물에는 간판도 거의 없을 것이다. 헤이리건축위원회는 “‘한국성’이 어떻게 담겨있을까보다는 당대의 중견건축가들이 개성을 최대로 살린 건물물을 선보인다는,그것도 국내·외에서 유래없는 수의 작가가 참여한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1층 전시실에서 헤이리 예술마을 전체의 조감도를 보고,2·3층에서 개별 건물들의 조형을 감상하면 된다.특히 경사면에 지은 건출물이 능선을 해치지 않고 어떻게 조화를 이루는가를 꼼꼼히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부대 프로그램으로 ‘건축과 음악의 만남-클래식과 재즈 뮤지션의 작은 음악회’가 14일과 28일,10월 5일,12일,19일 오후4시에 미술관에서 열린다.출연진은 한국페스티벌앙상블과 이두헌밴드 등.(02)737-7650. 문소영기자 symun@
  • 새 비디오/ 록 마니아들의 디스코 체험

    열혈 록마니아의 지옥은? 물론 1970년대 반짝이 의상과 디스코 음악으로 가득찬 술집이다.게다가 같은 록마니아인 단짝친구가 점점 디스코 팬으로 변해간다면…. ‘X파일’을 연출한 브라이언 스파이서가 감독을 맡은 ‘환상특급-죽음의환타지’(Strange Frequency)가 비디오로 출시됐다.X파일의 에피소드들을 연출한 감독답게 스파이서는 ‘환상특급…’에서 SF·판타지·미스터리·공포·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상상력을 과시한다.디스코 지옥에 빠진 록 마니아들의 모험,열성팬들을 대상으로 한 연쇄살인마와 한술더 뜨는 겁없는 열성팬의 아옹다옹 싸움,인기가수와 호텔 종업원의 룸서비스를 둘러싼 한판 대결,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하고도 요절시키는 ‘재능’을가진 프로모터 이야기 등 음악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배우 줄리아 로버츠의 오빠 에릭 로버츠,80년대 영국 댄스그룹 듀란듀란의 존 테일러,80년대 청춘영화의 주드 넬슨 등 개성 있는 출연진이 재미를 더해준다. 채수범기자 lok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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