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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전문가 좌담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전문가 좌담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의 중심축으로 과학기술과 창업을 꼽고 있다. 정부출연연구소의 중소기업 지원이나 특허 활용, 기술이전 등을 장려하는 정책이 쏟아지고 있고 벤처창업을 위해 전국 각지에 대기업과 연계한 창조경제혁신센터도 건립됐다. 서울신문은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기획을 마무리하며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 관련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와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전문가 좌담을 마련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서초구 외교센터에서 열린 좌담에는 용홍택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공동체정책관, 배문식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정책지원본부장, 우삼용 휴먼인지환경사업본부장(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최치호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기술사업단장, 김성훈 글로벌 프론티어협의회장(서울대 약대 교수), 나종주 우수기술연구센터협회장(바이오액츠 대표) 등이 나와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가 기술사업화와 특허활용 등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정책이 과거와 어떻게 달라졌나. -용홍택 연구공동체정책관(용 정책관)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자체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만명이 넘는 석박사급 인력이 연간 4조원이 넘는 예산을 쓰는데, 그 결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지표다. 평가지표에 없으면 연구원 개개인의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기초연구에 매진해야 하는 사람들은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응용·산업화가 가능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독려하고 있다. 기초 40%, 응용 60% 정도로 보고 있다. -배문식 정책지원본부장(배 본부장) 과학기술 관련 출연연이 25개가 있는데, 각자 걸어온 길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다. 일괄적으로 요구해서 모두가 같은 방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천문연구원처럼 기초연구만 진행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생산기술연구원이나 전자통신연구원처럼 응용이 대부분인 곳도 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국과연)가 지난 7월 출범한 이후 각 출연연에 맞춘 정책을 마련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출연연 현장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느끼고 있는가. -우삼용 사업본부장(우 본부장) 정부가 기술사업화를 강조하면서 연구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는 건 분명하다. 다만 기술료(기술이전 대금)를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출연연 분야마다 개발하는 기술의 가치는 매우 다르다. 기업이 잘되도록 도와줘야지, 기업에서 더 많은 돈을 받아 내는 게 목표가 돼서는 안 된다. -김성훈 프론티어협의회장(김 협의회장) 최근 급작스러운 변화에 상당히 놀라고 있고, 당황스럽기도 하다. 정부과제가 사업과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맞는 얘기다. 하지만 학교나 출연연이 사업 주체가 돼야 하느냐는 다른 얘기다. 지원의 형태도 그에 걸맞게 바뀌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미흡하다. 신약 후보 원천기술 같은 경우 후보물질을 개발하면 그게 끝이 아니라 그다음부터가 진짜 돈이 필요하다. 걸맞은 지원 없이 결과만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나종주 우수기술연구센터협회장(나 협회장) 사업하는 입장에서 보면 기술은 시간 싸움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도 시간이 지나면 쓸모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빨리 좋은 기술을 이전받거나 함께 연구해서 상용화해야 한다. 하지만 계약이나 관리 등에서 제약이 너무 많다.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이 모두 책임지게 돼 있다. 기술을 이전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이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출연연의 중소기업 지원을 장려하고 있다. 고급인력을 중소기업을 돕는 데 쓰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용 정책관 출연연은 중소기업을 위한 기관은 아니다. 출연연이 모두 독일 프라운호퍼처럼 산업형 연구소라면 중소기업 지원에 전력투구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출연연의 성격은 제각각이고, 이를 감안해 기초연구와 응용연구를 병행하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응용연구는 잘 꿰어서 상품화하는 것이 핵심이고, 그런 의미에서 중소기업과 함께하라는 것이다. -배 본부장 중소기업 지원이 잘되는 출연연이 있고, 안 되는 곳이 있다.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고 있다. 시장정보, 특허정보, 법률자문까지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도 현재 구축 중이다. -우 본부장 연구원 개인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어떤 평가가 돌아오느냐가 업무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라면서 연구 성과가 낮으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잘 조정해 줘야 한다. -배 본부장 중소기업 전담인력을 각 출연연에 두게 했는데, 전담인력에 대해서는 평가등급에서 최소한 보통 이상을 주도록 여건을 만들었다. 인센티브에서도 우대받게 될 것이다. -김 협의회장 한국은 학계는 학계끼리, 출연연은 출연연끼리, 기업은 기업끼리 논다. 미국 스탠퍼드나 UC버클리 같은 경우에는 우수한 성과가 있으면 곧바로 투자로 이어지는 구조가 정착돼 있다. 반면 한국은 기술과 사업을 연결시켜 주는 중간 연계가 없다. 언제까지 국가가 투자하고 사업화를 이끌 수는 없다. 사업화로 가려면 벤처에 대한 투자, 대형 펀드 등이 있어야 한다. 기술을 개발하는 과학자들은 공급자 입장에서 시장을 볼 수밖에 없다. 시장 입장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도입돼야 한다. -나 협회장 출연연 박사들은 중소기업과 협력하면 ‘루저’라고 생각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시각이 문제다. 기업과 연구자들이 모여서 뭐가 필요하고, 무엇을 서로 해 줄 수 있는지 끊임없이 토의해야 한다. 과학기술로 상품을 만드는 것은 돈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고, 기술만 있어서 되는 것도 아니다. 현장에서 보면 서로 절박하지 않다. -최치호 기술사업단장(최 단장) 시장의 필요성이 빨리 반영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산학협력에선 대부분 과학자들이 책임자다. 하지만 일본 이화학연구소나 독일 막스플랑크 재단은 기업에서 온 사람이 책임자가 된다. 사업화가 목적이니까 시장을 잘 아는 사람이 우선시된다. 산학협력 안에서 기업과 기업이 함께할 수 있는 부분도 찾아 줘야 한다.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을 적절히 배치하면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다. →창업이 활성화된 국가에서는 대학이나 출연연에서 수많은 벤처가 나온다. 반면 한국의 연구소기업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해 왔다. -용 정책관 어떻게 기업을 만드느냐의 문제다. 기술만 넘겨서 기업이 하게 할 수도 있고, 연구원이 직접 창업하는 형태도 있다. 기술만 주는 경우에는 폐업률이 상당히 높다. 현 정부에서는 합작투자형을 장려한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연구소기업이 46개였는데, 올해만 34개가 생겼다. 특히 원자력연구원의 ‘콜마BH’는 내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다. 창업한 출연연 연구원은 최소한 80억원을 받게 된다. 이런 롤모델이 많아지면 연구소기업도 활성화되리라 본다. -최 단장 실험실이 있는 공장은 수도권에 두지 못하는 것 같은 규제들이 상당히 많이 있다. 이런 부분은 미래부에서 끊임없이 풀어 줘야 한다. 투자가 실패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너그러워져야 한다. -우 본부장 과학기술 쪽 박사들은 나가면 할 게 식당밖에 없다. 결국엔 본인의 수십년 노하우를 살려서 열매를 맺고 창업을 잘할 수 있도록 해 주면 모두가 좋은 일 아닌가. 안정보다는 도전을 추구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모두가 ‘조금 나은 것’을 만드는 걸 선호하는데, 새로운 것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 협의회장 창조성에 대한 투자는 아직 한국에 없는 거 같다. 외국 자본이 한국에 와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려면 결국엔 외국에는 없고 한국에만 있는 걸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투자는 기업이 하기 힘들다. 정부가 나서서 고수익 고위험의 정말 어려운 투자를 해야 한다. 쉬운 건 기업이 얼마든지 알아서 한다. -나 협회장 미국을 보면 하버드나 매사추세츠공대 애들은 요새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불러도 안 간다. 창업에 다들 매달린다. 학생들이 모이면 ‘뭐가 돈이 되는가’만 토론한다. 미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는데, 한국 대학생들은 대기업만 보고 있다. 이런 문화에서 창업에 제대로 되겠는가. 결국 정부도 이런 토양을 바꾸는 걸 최우선으로 봐야 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황찬현 감사원장의 정치적 행보?

    “감사원장의 정치적 행보?” 황찬현 감사원장이 28일 이상민(새정치민주연합·대전 유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의 지역구인 대덕연구개발특구를 방문했다.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의 수장인 감사원장이 특정 의원의 요청으로 지역구를 방문한 것은 감사원 사상 처음이다. 정길영 제1사무차장, 강경원 기획조정실장, 왕정홍 감사위원 등 주요 간부 15명이 동행했다. 황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을 떠나 대덕 특구 및 대전 지역에 머물면서 정부통합전산센터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가핵융합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등을 둘러봤다. 이 의원이 일정 일부에서 함께 움직였고, 이날 저녁 황 원장과 감사원 간부들, 이 의원 등은 유성의 한 고급 한정식집에서 반주를 겸한 저녁 식사를 함께 한 뒤 밤늦게 헤어졌다. 감사원장은 감사원 필요에 따라 더러 사회적 현안이 생긴 곳 등을 현장 방문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도 감사원 자체 수요와 계획에 따라 담당 국장, 비서실장 등 4~5명 선의 최소 인원이 움직이는 게 관례다. 이 때문에 이번 황 원장 방문과 감사원 주요 간부들의 대동을 ‘정치적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감사원을 감사하는 국회 법사위원회의 지도자 격인 위원장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 위원장의 체면을 세워 주면서 타협한 셈이다. “감사원 감사 때문에 연구를 못 하겠다. 국회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이 공공 출연연구기관들이 밀집해 있는 대덕특구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대표적 민원이다. 이 의원 측이 “감사원의 연구현장 이해 부족으로 과학기술인들을 힘들게 한 경우가 많았다”면서 “연구원들의 고충과 애로를 청취해 감사에 적극 반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보여 준다. 이 의원 측 입장에선 지역 토박이의 지지층은 두터운 데 비해 상대적으로 과학기술인들의 지지도는 낮은 상황에서 다음 선거를 앞두고 대덕특구 지역에 더 많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설명도 있다. 감사원 내부에선 감사원과 감사원장의 위상이 예전 같지 않고, 국회에서 감사원장의 조직 장악력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날 선 국회의원들의 예봉을 의식한 처사라는 평도 나온다. 또 “왜 관례처럼 담당 국장 지휘 아래 현장 조사를 토대로 사무총장에게 보고하고, 대책을 세우는 등 조직을 활용하지 않았냐”는 지적도 있다. 한 감사원 간부는 “국가 예산이 줄줄 새는 방산 비리의 해결과 규제개혁이 감사원의 ‘발등의 불’이 되고 있고, 국가 예·결산을 앞둔 상황에서 주요 간부들을 다 끌고 법사위원장의 지역구 방문이 과연 시급했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과학창의축전 새달 3일 개막

    국내 최대 규모의 과학행사 ‘제18회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이 다음달 3일부터 8일까지 부산 벡스코 제2전시장에서 개최된다. 지난 20일부터 벡스코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 특별행사로 꾸며진 행사에는 각급 학교,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등 300여 기관이 참여해 410여개의 과학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히 올해 SK텔레콤, 한진중공업, 한국항공우주산업(KIA) 등 민간 기업이 처음 참여해 스마트로봇, 증강현실 쇼핑, 항공기 시뮬레이터 등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한국형 ‘보육센터’… 핀란드 노키아 中企협력이 모델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한국형 ‘보육센터’… 핀란드 노키아 中企협력이 모델

    스위스 연방 공대인 로잔공대와 취리히공대에는 대규모 사이언스파크가 운영되고 있다. 글로벌 대기업은 물론 중소벤처들이 대거 입주해 산학연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내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짝을 이루거나 멘토와 멘티가 되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디어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으면 사이언스파크 차원에서 기술개발부터 재정지원, 제품화, 시장조사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인 컴퓨터 주변기기 전문업체인 로지텍이다. 로지텍은 마우스에 대한 간단한 아이디어로 로잔공대 내 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뒤 산학 공동연구로 꾸준히 신제품을 개발, 벤처를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재 두 대학에서는 200여개가 넘는 벤처기업이 내일의 로지텍을 꿈꾸고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한국형 ‘보육센터’이자 ‘아이디어 뱅크’를 표방한다. 한국은 창업 국가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지만, 롤모델로 삼고 있는 유럽 일부 국가나 미국에 비해 산학연 협력이 크게 뒤처져 있다. 대학은 응용보다는 기초연구에 집중하고 있고, 정부출연연구기관은 대전·충남권에 집중돼 있어 기업체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창조경제 생태계 내에 대기업을 끌어들였다. 지역별로 특화된 산업에 강점을 가진 대기업들을 배치한다. 대구(삼성), 대전(SK)이 이미 출범식을 가졌고 부산은 롯데, 충북은 LG, 서울은 CJ가 맡아 연내 문을 열 예정이다. 전북은 효성, 전남은 GS, 충북은 LG, 충남은 한화, 경북은 삼성, 강원은 네이버, 울산은 현대중공업, 제주는 다음카카오가 맡아 내년 상반기까지 혁신센터를 설치하게 된다. 대기업이 창업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이미 핀란드의 사례로 효과가 입증돼 있다. 핀란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았던 노키아의 국가다. 한때 전체 법인세의 23%를 노키아가 부담했을 정도로 노키아에 대한 의존도가 심했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노키아가 급속히 몰락하자 전 세계는 핀란드 경제도 함께 침몰할 것으로 우려했다. 하지만 핀란드 경제는 2~3년간만 침체된 뒤 오히려 유로존 평균 성장률을 크게 웃돈다. 여기에는 노키아가 전성기 시절 주도적으로 운영했던 ‘노키아 테크노폴리스 이노베이션 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역할이 컸다. 노키아는 이들 프로그램에서 개발은 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상용화되지 않은 성과를 중소기업이 상용화거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왔다. 또 자체적으로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나 중소기업에는 노키아의 노하우로 사업화를 돕는 것은 물론 영업망까지도 제공했다. 창업 프로그램은 60% 이상의 성공률을 보였다. 노키아에서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창업을 택한 노키아 출신 연구원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앵그리버드로 세계적인 게임 기업이 된 로비오 구성원 중 상당수가 노키아 출신이다. 노키아에서 갈라져 나온 기업만 300여개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다. 한국형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앞날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개인의 아이디어를 돕는 데 만족하지 않고, 사업을 가로채거나 헐값에 매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적극적으로 ‘짝짓기’에 나서서 이뤄진 사업인 만큼 현 정부 이후에 사업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이런 의문을 불식해야 한국형 혁신센터가 성공할 수 있다. 취리히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정부 출연硏, 中企 부족한 기술력 살린다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정부 출연硏, 中企 부족한 기술력 살린다

    독일, 스위스 등 과학기술로 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생태계가 조성된 국가에서는 중소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독일의 경우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형 중소기업이 1500여개에 이르고, 이들이 부담하는 법인세가 55%에 육박한다. 반면 한국의 경우 기업수의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내는 법인세는 10%가 되지 않는다. 한국의 중소기업은 대기업이 장악하지 않는 틈새시장을 찾아야 하는데다, 연구개발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독일과 스위스 등 해외 국가들에서는 이 역할을 대학과 정부출연연구소가 맡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최근까지도 이 같은 시스템이 잘 구축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의 핵심으로 꼽은 출연연의 중소기업 기술지원이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독려하고 있지만,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 사이에서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출연연의 우수한 기술력을 중소기업과 연결, 아이디어를 구현하거나 제품을 보완하도록 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부가 16일 공개한 ‘출연연 중소·중견기업 협력 우수사례집’은 출연연과 중소기업 간의 ‘콜라보’가 어떤 시너지로 이어지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현재 25개 출연연들은 공동으로 ‘1379콜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각 출연연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의 주치의 역할을 맡아 밀착지원하고 있다. 출연연 내에 중소기업 부설연구소를 유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우수사례로 꼽힌 21개 사례 중 일부를 지면에 소개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월드툴 & 생기연] 폐타이어 등 3배 이상 우수한 재생고무로 전환 2007년 설립된 월드툴은 원래 수공구 제작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이 분야에서만 16종의 국내 특허와 4종의 해외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물색하던 월드툴은 산업 현장에서 버려지고 소각되는 자동차 내장재, 폐타이어, 건설용 고무 등에 주목했다. 월드툴 관계자는 “버려지는 제품을 재생할 수 있으면 비용절감은 물론, 자원순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폐기되는 고무는 재활용은 가능해도 완전히 재생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은 어려워, 우수한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월드툴은 생산기술연구원에 도움을 요청했다. 재생과정에서 압력을 고르게 배분할 수 있는 금형 제작, 금형에서 제품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눌어붙는 현상 해결, 재생 처리 중 발생하는 환경오염 물질 해결 등이었다. 생기연 연구팀은 월드툴과 함께 이런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나갔고 기존 재생고무보다 제품특성, 인장강도, 신장률, 경도, 비중, 표면처리 등이 3배 이상 우수한 재생고무 전환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친환경 신공법을 적용해 납, 카드뮴, 수은 등 유해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월드툴은 신재생 공법으로 올해에만 8억 6000만원의 추가 매출을 거두게 됐다. 현재 월드툴은 생산라인을 신축하고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김억수 생기연 센터장은 “우수한 내구성과 품질은 물론 가격 경쟁력까지 뛰어나 어린이 놀이터나 선박 안전발판, 작업장 무릎 보호대, 학교 매트 등에 적용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비오투 & 건설연] 남은 음식물 악취 제거 성공… 20억 매출 전망 우리나라의 연간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은 약 8000억원에 이르며, 남은 음식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수조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비오투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지원으로 개발한 ‘남은 음식물 자원화 시스템’은 음식물 처리 방법에 전환점이 될 만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라종덕 비오투 대표는 몇 년 전부터 남은 음식물로 사료와 퇴비발효제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애썼지만 악취와 침출수 발생 문제 해결이 쉽지 않았다. 라 대표는 건설연의 ‘중소기업 현장애로 기술지원사업’에 신청, 장춘만 박사팀과 공동으로 기술개발을 진행하는 기회를 얻었다. 장 박사는 비오투를 찾아 설비의 투입장치, 열공급장치 등의 설계를 최적화하고 악취저감장치를 본체에서 분리해 별도의 모듈로 만들었다. 시제품 평가 역시 건설연 본원과 웅진군 덕적도 등에서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렇게 개발된 음식물 자원화 시스템은 실제 축산현장에서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돼지 사료의 경우 돼지 폐사가 현저히 줄었고, 돼지의 21일 체중이 평균 5.8㎏에서 6.5㎏으로 늘었다. 돈사 내 악취 감소는 물론, 안전성 평가결과도 우수했다. 비오투는 올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018년까지는 15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모두테크놀로지 & 기초연] 고분해능 열반사현미경, 반도체 검사에 활용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은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의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장비는 대부분 값비싼 수입품에 의존해왔다. 국산화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어렵게 장비를 개발해도 외산에 비해 성능과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선입견 때문에 외면받기 일쑤였다. 반도체 불량 검사 관련 특허를 4종 보유하고 있는 모두테크놀로지 역시 자체 기술력만으로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외국 기업의 특허를 회피하면서 상용화되지 않은 새로운 원리를 응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모두테크놀로지 기술진은 2012년 초 기초과학지원연구원 장기수 박사팀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양측이 머리를 맞댄 결과 기초연에서 자체 개발한 고분해능 열반사현미경 기술이 반도체 불량분석 장비의 핵심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기초연은 반도체 제조 기업에 필요한 장비 기술을 개발, 관련 특허를 획득해 모두테크놀로지에 기술 이전했다. 2014년 모두테크놀로지와 기초연은 오랜 노력 끝에 불량검사 장비의 시제품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현재 상용화 단계인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 및 수입대체 효과가 기대된다. 장 박사는 “기존의 외산 장비 기술은 고가임에도 현재 널리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에서 완벽한 성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면서 “이번 기술은 해외 선진기업들이 선점한 특허를 회피하면서 장비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박진묵 모두테크놀로지 이사는 “진정한 반도체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부품 소재 제조업뿐 아니라 장비 산업의 육성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광학 & 천문연] 우주관측용 카메라 과학위성3호 탑재 2013년 11월 러시아 야스니 발사장에서 발사된 과학기술위성3호는 우주 관측용 적외선 카메라를 탑재하고, 600㎞ 상공에서 약 97분마다 지구를 한 바퀴씩 돌며 우리 은하와 지구를 관측한다. 적외선 카메라 탑재 위성은 국내 최초이기도 하다. 특히 위성에 탑재된 우주관측카메라 부품과 관측카메라의 광학렌즈는 중소기업인 그린광학 제품이다. 그린광학은 위성에 탑재할 광학렌즈를 2009년부터 3년에 걸쳐 개발했는데, 우주공간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지상용 광학렌즈보다 더 정밀한 연마가공 및 코팅기술을 적용했다. 그린광학은 한국천문연구원 내에 2011년부터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자기유체연마가공(MRF)과 비구면 간섭측정(ASI) 등 광학렌즈 연마에 꼭 필요한 장비를 중소기업이 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천문연의 장비를 공동활용하는 조건이었다. 천문연은 우주장비 분야에서 국내 기업을 키우기 위해 장비뿐만 아니라 연구실, 전화, 인터넷, 전기시설, 수도 등 기본 시설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김진호 그린광학 부장은 “과학기술위성 3호 광학렌즈 탑재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는 미국천체관측소와 공동으로 차세대 신소재를 이용한 개발과제를 진행 중”이라며 “이 과제가 완료되면 거대 망원경 및 100㎏ 이상급 우주 망원경 개발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中企와의 산학협력에 찬물… 결국 창조경제 약화”

    “中企와의 산학협력에 찬물… 결국 창조경제 약화”

    “대학의 산학협력 연구용역에 대한 과세는 창조경제의 전진기지인 대학의 연구 역량을 약화시키고 산업체, 특히 중소기업과 대학의 산학협력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입니다.” 김상식 대학 산학협력단 단장협의회 수석부회장(고려대 전기전자학부 교수)은 14일 경제 정부 부처의 이 같은 조치로 “용역 과제의 연구비가 줄어드는 나쁜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며 재검토를 요구했다. →산학협력 연구용역에 대한 부가가치세 적용으로 나타난 현상은. -연구용역 과제의 연구비가 전체적으로 최소 10%씩 줄어드는 ‘연구비 축소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학 간의 산학 연구협력은 차질을 빚고 있다. 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의 경우 필요한 프로젝트를 비용이 더 늘더라도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금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나중에 환급을 받더라도 우선 비용 10%를 더 마련해야 한다는 자금 압박의 관점에서 산학협력을 꺼리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신기술 및 순수 학문 연구 등에는 과세하지 않도록 했는데. -신기술 개발·연구냐, 단순 응용이냐 등을 결정하는 것은 상당히 주관적인 문제다. 국세청 입장에서는 보수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대학 산학협력단에서는 산학협력 연구용역을 하는 교수 및 연구자들에게 부가가치세 납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나중에 국세청으로부터 벌금 등 추징금까지 부과받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둘러싸고 교수와 연구자들이 산학협력단에 항의하고 불만을 제기하는 등 학내 갈등 요인이 되고 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산학협력단 회장단이 정부세종청사까지 내려가 기획재정부 측에 설명했지만 입장이 강경했다. 기재부 측은 조세주의와 과세 원칙을 강조했다. 국가출연연구소가 국가로부터 연구비를 받을 때는 면세지만 출연연구소가 대학에 위탁 과제를 줄 때는 과세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기술 연구 경쟁 속에서 산업계와 대학의 연구 협력을 위축시키는 조치는 국가 경쟁력 향상에 역행하는 일이다. 국가 차원에서 무엇이 더 바람직한지를 다시 검토해 주기 바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朴대통령 “대전서 벤처 성공신화 기대”

    朴대통령 “대전서 벤처 성공신화 기대”

    “창조경제의 마지막 퍼즐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열정입니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어도 오늘 도전하지 않으면 내일의 성공은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확대 출범식과 세종 창조마을 시범사업 출범식에서 거듭 ‘창조경제론’을 설파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역 맞춤형 창조경제의 방향을 제시했다. 대전은 과학기술 중심, 세종은 농업 혁신으로 가닥이 잡혔다. 박 대통령은 “대덕연구개발특구는 30개의 정부출연연구소와 5개 대학, 1300여개 기업이 자리 잡고 석·박사급만 2만여명에 이르는 연구인력이 연구·개발에 매진하는 세계적인 연구·개발 중심지로 발돋움했지만 연구·개발 역량에 비해 창업과 기업 활동은 상대적으로 부진했었다”며 아쉬움을 표현한 뒤 “이제 대전에 새로운 제2의 도약이 필요하다. 과학기술 중심 도시를 넘어 창조경제 중심 도시로 거듭나야 하고 이를 위해 오늘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문을 새롭게 열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성공의 인큐베이터’가 돼 창업 기업의 아이디어가 제품과 서비스로 이어지고 성공 신화를 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우수 기업은 코넥스에 상장하거나 실리콘밸리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출범식에서는 SK와 SK를 지원하는 국내외 10개 기업, KAIST, 대덕특구 재단, 30개 출연연 등 총 45개 기관과 기업이 연구 및 사업화 역량을 최대한 결집하는 다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도농복합도시인 세종시에선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농업을 6차 산업화하는 전 과정을 스마트화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농업인의 소득 안정화 및 사회적 기업화, 젊은 귀농인의 확대, 농업기술 테스트베드 확대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커버스토리] 피감 기관 “보좌관이 더 무서워”

    “전날 밤에 전화해서 다음날 아침까지 자료를 달라고 하는 보좌관들 요구에 밤을 새우는 날도 많습니다.” “예전에는 질의서를 써달라는 보좌관도 있었는데, 지금 보좌관들은 저러다 쓰러지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국정감사가 코앞에 다가오면서 쏟아지는 각종 자료 요구에 정부 공무원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국회의원 보좌관들과 자주 만나게 될 수밖에 없다. 이들은 자료요구와 국감 모두 국회가 갖는 당연한 권한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일부 대목에선 불만을 털어놨다. 안전행정부의 한 공무원은 “대부분 합리적으로 자료요구를 하지만 마감 시한이 있는 자료가 조금 늦어지거나 하면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안행부 공무원은 “지자체 관련 자료를 모조리 안행부에 요구하는 보좌관들이 가끔 있는데 정말 난감하다”면서 “어떤 보좌관은 심지어 보건소 관련 자료를 우리에게 요구하길래 설명을 해줬는데도 이해를 못하더라”고 털어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국감을 앞두고 하루 평균 1000건이 넘는 자료 요구가 빗발쳐 업무가 마비됐을 정도였다. 기재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국감 증후군’이 ‘명절 증후군’보다 무섭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기재부의 한 공무원은 “정당한 권리이므로 당연히 자료를 제공해야겠지만 일부러 골탕을 먹이려는 의원과 보좌관도 많다”면서 “1980년대부터 기재부가 발표한 모든 경제정책의 목록을 작성하고 후속조치와 성과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부출연연구기관 등 산하기관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의원실의 자료요구가 미래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출연연이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의원실에서 출연연의 홍보 관련 비용 전체를 요구해 연구자들까지 영수증을 모으는 데 동원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일부에서는 국감 파행 여파로 ‘부실국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한 공무원은 “국감 일정이 촉박하다 보니 자료 제출 요구도 많지 않았다”면서 “이미 지난 8월 국감한다는 얘기가 나왔을 때 자료 대부분이 갔고 지금도 준비 중이지만, 예전과는 다르게 제출해야 할 자료가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2) 이상천 국가과학기술硏 이사장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2) 이상천 국가과학기술硏 이사장

    1966년 미국의 원조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서울 홍릉 일대에 둥지를 틀었다. KIST 강당의 이름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이름에서 따온 ‘존슨 홀’이다. KIST는 해외에서 공부하다 조국의 부름을 받고 돌아온 유치 과학자들의 주도로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로 불리며 산업 발전의 원동력 역할을 했다. KIST의 덩치가 커지자 분야별로 정부출연연구소가 갈라져 나오기 시작했고, 대덕연구단지가 등장했다. 선망의 대상이던 출연연은 1990년대 말 벤처 시대를 기점으로 급격히 위상이 낮아졌다. 삼성, 현대차 등 글로벌기업의 등장으로 민간 연구가 활발해졌고 기초분야에서는 대학이 급성장했다. 기초와 응용 모두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갈 길 잃은 출연연’ 논란이 오랜 기간 이어졌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지배구조 개편 등 다양한 정책이 시도됐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연 4조원을 먹는 하마’ ‘1만명의 박사급 인력 낭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박근혜 정부는 출연연을 ‘창조경제’의 중심축으로 새롭게 설정했다. 여전히 국내 최고 수준인 출연연의 기술력을 이용해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이나 ‘와이브로’ 같은 신성장동력을 개발하는 동시에 민간에 적극적으로 기술을 이전해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것이다. 출연연의 머리 역할을 하는 ‘연구회’ 역시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를 통합해 ‘국가과학기술연구회’(국과연)로 단일화해 힘을 실어 줬다. 지난 28일 이상천 국과연 이사장을 만나 창조경제 시대의 출연연에 대해 들어봤다. →출연연에 민간과 대학이 끼었다는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출연연, 대학, 기업은 국가 발전을 이끄는 세 개의 축으로 경쟁이 아닌 상생 관계다. 세계 어느 선진국이든 ‘산학연’이 하나로 묶여 있지 않은가. 다만 출연연의 연구·개발 패러다임이 변해야 한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출연연이 처음 태동했던 시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50배, 국가별 순위는 93위에서 33위가 됐다. 세계 93위와 33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에서의 출연연 역할은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지 않은가. →창조경제 시대에 출연연의 연구 분야에도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변화를 주도하는 키워드는 ‘융합연구’와 ‘기초·원천 기술 개발’이다. 다양한 분야에 다수의 연구자들이 포진해 있는 출연연은 융합연구를 하기에 최적화돼 있다. 통합 연구회가 출범하면서 25개 정부 출연연 모두 독일의 프라운호퍼처럼 교류와 협력에 적합한 구조로 변화됐다. 무엇보다 장기간 대형 장비를 활용하는 위험 부담이 큰 연구는 민간이나 대학 모두 하기가 쉽지 않지만 미래를 열 수 있는 연구다. 이는 출연연만이 할 수 있다. →출연연의 성과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 출연연도 기술을 이전하거나 특허를 활용하고 있나. -현재 한국 출연연이 보유한 국내외 특허는 올해 6월 기준으로 3만 7058건에 이르고 매년 출원, 등록 건수도 증가세다. 특허 양적 수준으로는 전 세계 어느 국가에도 뒤지지 않는다. 보유 특허를 활용한 기술이전도 꾸준하다. 지난해의 경우 1687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843억원의 기술료 수익을 거뒀다. 25개 연구소기업도 운영 중이다.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콜마비앤에이치’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화장품 기업인 한국콜마가 합작한 기업으로, 지난해 8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했다. →연간 수조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치고는 초라한 성과라고 볼 수도 있다. 미활용 특허도 많아 보인다. -출연연의 역할이 바뀌는 시기이고, 방향은 제대로 잡고 간다고 본다. 지난해 17개 출연연이 530억원을 출자해 ‘한국과학기술지주’를 공동 설립한 것도 출연연의 기술을 창조경제에 맞춰 제대로 활용해 보자는 취지다. 2023년까지 200개의 자회사를 설립하고 2500여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미활용 특허가 많다고 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기업에 이전돼 기술이 사용되고 있는 특허가 1만 2000건 정도로 전체 특허의 35% 정도 된다. 전체 특허의 절반가량은 특허 활용을 추진하고 있고, 아예 사용되지 않는 미활용 특허는 2009년 23%에서 지난해 16%로 줄었다. →애초에 미활용 특허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최근까지 출연연의 연구·개발 정책은 기초에 집중돼 있었다. 기업이나 시장 수요를 파악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성과 확산을 전담하는 조직도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기관평가와 개인평가에 특허 건수가 반영되면서 특허 쪼개기 등 실적 채우기를 위한 특허 양산이 이뤄진 것도 문제다. 앞으로 ‘강한 특허’와 ‘전략적 마케팅’을 통해 질적 성과 위주로 개선해 나가겠다. →기술을 이전하거나 특허를 활용하는 것 모두 전문가가 필요한 일이다. 과학기술자들이 주를 이루는 출연연에는 쉽지 않은 과제다. -현재 전략, 변리, 법률, 기술가치평가, 기술창업 등의 분야에 233명의 전문 인력을 갖추고 기술사업화에 전체 예산의 2.5%인 1042억원을 배정했다. 사업 기획부터 특허 동향, 기업 수요 조사 등을 포함한 전 주기적 지원을 해 나갈 계획이다. →창조경제 생태계에서는 출연연의 중소기업 지원을 중시한다. 하지만 출연연의 뛰어난 기술력을 중소기업 지원에 치중하는 데 대한 불만도 나온다. -출연연 본연의 임무는 대학과 산업계에서 하기 힘든 공공연구와 미래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하지만 출연연에 축적된 노하우와 보유 자원을 이용해 중소기업을 돕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은 전체 업체 수의 99%,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국가 경제의 근간이다. 결국 이들이 강소형 기술혁신기업으로 재탄생하도록 돕는 것이 출연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글 사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이상천 이사장은 ▲경북 안동 출생 ▲서울대 기계공학과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석사 ▲미 노스웨스턴대 박사 ▲영남대 기계공학부 교수 ▲영남대 총장 ▲한국기계연구원장 ▲창원대 초빙교수 ▲한국산업단지공단 창원혁신클러스터추진단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자문위원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초대 원장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야자수 짜내고 남은 기름으로 고발열량 연료 개발… 정액 기술료 15억

    저등급 석탄은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수분 함량이 높고 열량은 낮은 데다 자연적으로 불이 날 가능성이 높아 연료로 잘 사용되지 않는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이시훈 박사 연구팀은 인도네시아 석탄 매장량의 85%가 저등급 석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무한정에 가깝게 나오는 팜잔사유(야자수에서 팜유를 정제하고 남은 기름)를 이용해 저등급 석탄을 고발열량의 연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올해 5월 GS건설에 기술이전됐다. 15억원의 정액 기술료를 받았고, 생산되는 석탄 1t당 0.12~0.25달러의 경상기술료를 받는 조건이다. 현재 GS건설은 하루 5000t 생산 규모의 상용 플랜트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이 들어간 출연연구소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특허권 자체를 넘기는 방식과 기술만을 이전해 상용화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독일 프라운호퍼연구협회가 그렇듯이 한국의 출연연 역시 기술이전을 통한 성과 확산에 주력한다. 정부 예산을 투입한 결과물을 기업에 넘기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상용화 단계에서 자칫 ‘대박’이 날 경우 특정 기업에 특혜를 준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용 전기소재 전문 제조 기업인 삼동은 변압기, 발전기 코일 생산에 주력해 왔지만 몇 년 전부터 차세대 먹거리를 찾아 왔다. 그러던 중 원자력연구원이 보유한 ‘이붕화 마그네슘’ 초전도 선재 기술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삼동은 이 기술이 자기공명영상장치(MRI)와 풍력발전기용 초전도 코일 신규 시장의 핵심 기술이라고 판단해 원자력연에 기술이전을 요청했다. 올해 2월 양측은 정액 기술료 8억원에 매출액 2%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삼동 측은 “MRI 시장은 2020년까지 10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라며 “2015년까지 100억원을 시설 및 생산라인에 투자하고 신규 인력 30명을 충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역시 다양한 원천 기술을 기술이전하고 있다. 자벌레의 이동 원리를 모방해 만든 ‘로봇 대장 내시경 시스템’을 2012년 이탈리아 벤처에 100만 유로(13억 4000만원 상당)에 이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온 배연가스를 제거하는 친환경 촉매 기술은 2개 기업에 기술이전돼 각각 포스코 전남 광양공장과 선박 제조에 사용되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실체 드러낸 ‘한국형 창조경제’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실체 드러낸 ‘한국형 창조경제’

    ‘뜻을 모르겠다’는 비판 속에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1년 6개월 만에 드디어 구체적인 결과물을 공개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29일 서울 광화문 드림센터에서 ‘창조경제 성공사례 발표회’를 열고 22개 기업의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이날은 미래부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창업지원시스템 ‘창조경제타운’이 1주년을 맞는 날이다. #1 요구르트 제조기로 홈쇼핑의 절대강자로 부상한 NUC전자는 원액기를 개발하던 중 난관에 부딪혔다. 막대한 연구개발 비용을 쏟아부었지만, 특허분쟁과 제품 매출 부진으로 더 이상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시제품을 만들 비용조차 없어 허덕이던 중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을 알게 됐다. KISTI는 보유한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 모델링 시스템을 이용, 착즙기 스크루의 최적 각도와 조건을 산출해줬다. KISTI의 자료를 기반으로 NUC는 원액기 착즙률을 75%에서 82.6%로 끌어올리며 성공적으로 제품을 만들었고, 2010년 19억원이던 매출은 1년 만에 293억원까지 올랐다. 2012년에는 해외에 제품을 수출하며 500억원대의 매출을 달성했다. NUC관계자는 “KISTI의 연구성과 덕분에 시간과 비용을 절감, 한 발 빠르게 시장에 제품을 내놓을 수 있었다”면서 “782건의 해외 지식재산권 등록 및 출원으로 글로벌 브랜드의 입지를 탄탄하게 했다”고 강조했다. #2 중소기업 큐시스 직원들은 몇 년 전 내부 회의 과정에서 ‘외부 풍경을 보고 싶을 때만 볼 수 있는 유리창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하지만 시장조사 과정에서 높은 제품개발 가격으로 인해 포기해야 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큐시스의 아이디어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충분한 성공 가능성을 발견한 생기연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기술개발에 나서 대체소재 관련 기술을 큐시스에 이전했다. 또 정부 주관의 ‘제품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 사업’을 통해 6억 3000만원도 지원했다. 아이디어로 남을 뻔했던 이 생각은 서서히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고, 올해 2월 유리창의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대형 스마트 윈도’가 시장에 탄생했다. 현재까지 미국 및 일본에 42억원어치 제품이 수출됐다. 특히 해외 2위 업체와 3~5년 정도의 기술격차가 있어 향후 지속적인 매출이 기대된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지금까지의 창조경제 정책이 생태계 조성·창조마인드 확산 등에 초점을 맞춰왔다면 앞으로는 창조경제 새싹들이 큰 나무로 자라도록, 민간의 활력과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는 마중물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미래부가 이날 공개한 사례들은 ▲정부 출연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중소기업이 기술적 난관을 해결한 사례 ▲출연연 연구원들이 기술을 이용해 직접 창업에 나선 사례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이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받아 사업화에 성공한 사례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실제 출연연들은 올해 중소기업 전담인력을 두고, 기술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권선순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기술마케팅팀 수석연구원은 “최근 들어 각종 기술적 문제를 의논하는 중소기업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 “출연연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돕고, 분야가 다른 경우에는 다른 출연연이나 기업을 소개시켜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연연 연구원들이 외부로 나가 창업하는 사례를 ‘기술유출’, ‘인력유출’로 보던 과거 시각도 변했다. 이날 성공사례로 거론된 뉴라텍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10년간 함께 무선랜 칩을 연구하던 팀원들이 힘을 모아 벤처를 창업한 경우다. 보통 연구소기업이 2인 이하 소규모 창업으로 이뤄지는 데 비해, 뉴라텍은 28명이라는 대규모 팀 창업 방식을 택했다. 연구개발 인력뿐 아니라 경영과 마케팅 등 기업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망라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5개 업체가 독과점하고 있는 와이파이 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도전은 무모해 보였지만, 민간투자금 150억원을 유치하고 미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뉴라텍 관계자는 “기술의 우수성뿐 아니라 시장에서의 마케팅 능력, 차세대 기술 선점을 위한 국제표준화 작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어필한 것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고 성공요인을 꼽았다. 투자자금이 없어 상용화를 포기한 중소기업의 성공사례도 있었다. ‘해보라’가 개발한 이어톡은 이어폰 내에 초소형 마이크를 장착, 상대방과 대화할 때 외부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고 더욱 또렷한 음성을 전달할 수 있다. 이어폰은 듣는 기기라는 통념을 깨고 쌍방향 대화가 가능하도록 한 제품이다. 하지만 투자자금이 없어 어려움을 겪다 창조경제타운을 통해 12억 5000만원의 자금을 확보하면서 사업화의 길을 열었다. 미래부는 창조경제의 1차적인 성과가 가시화된 만큼 추후 기반조성에 힘을 써, 창조경제 생태계를 마련하고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도록 할 계획이다. 벤처 중심의 판교, 지식·문화 중심의 홍릉으로 창조경제 성공모델을 확산하고 수명이 다한 산업단지는 적극적으로 창조공간으로 전환해 나갈 방침이다. 또 대학과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과 특허를 벤처·중소기업이 활용해 창조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이날 미래부가 발표한 성과 상당수가 “기존에 있거나 진행되던 성과를 창조라는 이름으로 포장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미래부 관계자는 “창조경제 자체가 전혀 없던 것을 새롭게 만드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존 산업 속에서 장점을 뽑아 발전시키는 것에 가깝다”면서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는 것만큼 과거 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프라운호퍼재단을 배우자

    [과학기술로 돈 만든다] 프라운호퍼재단을 배우자

    박근혜 정부가 ‘한국형 창조경제’의 기치를 내건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과학기술로 한국의 미래를 제시하겠다는 비전에 대해 아직도 의구심을 표시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서울신문은 정부가 창조경제의 롤모델로 주목해 온 독일·스위스 등지를 찾아 과학기술이 미래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을 취재해 6회에 걸쳐 전달한다. 막 태동한 한국형 창조경제의 현재와 미래도 살펴본다. 프라운호퍼재단 산하의 67개 연구소는 ▲정보통신기술 ▲생명과학 ▲미세전자공학 ▲광학 및 표면공학 ▲생산공학 ▲재료공학 및 소재부품 ▲국방과학 등 7개 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하나의 연구소는 한 개 이상의 그룹에 포함돼 있어야 하고, 다른 그룹에는 ‘참관인’ 자격으로 가입돼 있다. 기업체가 프라운호퍼재단 측에 어떤 프로젝트나 연구개발을 의뢰하면 해당하는 그룹 관계자들이 모여 어떤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할지 역할을 분담한다. 67개나 되는 연구소가 있으면서도 ‘중복투자’ 또는 ‘중복연구’로 인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는 프라운호퍼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가브리에레 칸넨 프라운호퍼 특허지원실장은 “독일은 물론 전 세계에 산재한 프라운호퍼 산하 연구소들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도 서로 긴밀하게 연계할 수 있는 것도 이같이 거미줄처럼 엮여 운영되기 때문”이라며 “기업 입장에서는 하나의 연구소에 의뢰를 하더라도 전체 프라운호퍼재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정부출연연구소들이 ‘화학연구원’, ‘기계연구원’, ‘전기연구원’ 등 막연한 학문적 분류에 기반해 있는 것과 달리 프라운호퍼 연구소들은 ‘비파괴연구소’, ‘태양광연구소’ 등 임무 부여형으로 구성돼 있다. 외부에서 연구개발을 의뢰하려는 기업 입장에서는 원하는 연구소를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구조다. 개별 연구소들은 각 지역의 대학 및 민간연구소, 기업 등과 거대한 클러스터를 구성해 시너지 효과를 추구한다. 주 정부 역시 클러스터 유치와 육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연방 형태인 독일의 특성상 중앙정부의 지원과 주정부의 예산은 재정이 열악한 구동독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동등하게 1대1로 이뤄진다. 클러스터는 지역의 기업이 프라운호퍼에 기술개발을 의뢰하고, 개발된 기술을 함께 나누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익은 지역에 재투자되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가 이뤄진다. 프라운호퍼재단 본부가 위치한 바이에른주에는 건설기술 및 화학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바이에른 화학클러스터의 다니엘 고스차드 대표는 “현재 프라운호퍼를 중심으로 160개 기업과 40개 대학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2013년 클러스터 전체의 매출은 870억 유로에 이를 정도로 윈·윈이 가능한 모델”이라고 밝혔다. 프라운호퍼는 기업체와의 협력 과정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구분하지 않는다. 필요한 기술이 있다면 어디든지 달려간다는 뜻이다. 현재 프라운호퍼가 기업체와 진행하고 있는 9000여개 프로젝트 중 대기업이 60%, 중소기업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프라운호퍼가 철저히 실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은 각종 수치로 입증된다. 칸넨 실장은 “프라운호퍼재단이 보유한 산업재산권과 특허는 2013년 기준 6407개에 이르고, 이 중 2800여개가 산업체에 기술이전됐다”면서 “나머지 특허 역시 향후 시장이 형성되면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2008년 5015개였던 특허가 2012년 6407로 늘어나는 등 특허가 급격히 늘어나고 축적되면서 프라운호퍼 자체의 산업계 영향력도 커지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현재 프라운호퍼는 전 세계 기업과 연구소를 모두 합쳐 특허 가치 평가에서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상위권 대부분이 글로벌 기업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프라운호퍼의 또 다른 강점으로는 스핀오프(분사)를 들 수 있다. 단순히 기업에 기술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프라운호퍼는 1999년 벤처 전담 기구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도미니크 말테르 프라운호퍼 벤처 대표는 “아이디어로부터 창업의 과정에 요구되는 기술, 재원조달, 기업설립, 경영참가 등 광범위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설립 이후 400개 이상의 창업 콘셉트가 개발됐고, 그중 약 150개 신규 창업 회사 설립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프라운호퍼는 이 과정에서 90개 기업에는 경영에도 직접 참가해 추후 지분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얻기도 했다. 프라운호퍼는 내부 연구원들이 창업을 해 분사하는 것을 ‘인력유출’로 보지 않고, ‘인력의 산업체 이전’이라는 성과로 평가한다. 매년 800명의 고급 인력이 프라운호퍼에서 산업과 대학으로 자리를 옮기고, 프라운호퍼와 대학의 산학협력 과정을 통해 2000명의 박사가 배출된다. 프라운호퍼의 궁극적인 목표가 ‘실용성’인 만큼 연구원이 기술을 개발하고 창업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프라운호퍼 비파괴연구소 연구원이면서 의료기기 업체 ‘누가 랩’ 창업자인 한태영 박사는 “프라운호퍼가 아무나 창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성공 가능성이 높고,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판단이 들 때만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프라운호퍼는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MP3 특허료 수익을 기반으로 2011년 공익재단 ‘프라운호퍼 미래재단’을 설립했다. 미래재단은 지적재산권 확보 및 기술이전 촉진을 전담하게 된다. 뮌헨·가르힝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韓·EU 科技연수프로그램 실시

    국가과학기술인력개발원(KIRD)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럽연구소와 공동으로 글로벌 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위한 국제 연수 프로그램 ‘한-EU 혁신 아카데미’를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국내 정부출연연구소 관계자들이 유럽연구소 및 정부기관을 방문, 공공 연구개발의 사업화 성공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16일부터 27일까지 독일 막스플랑크 및 프라운호퍼 연구협회, 스위스 국립연구소,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 등에서 기술사업화 현장을 견학하고 전문가 강의를 듣는다. KIST 유럽연구소 이호성 소장은 “창조경제의 중심축으로 주목받는 기술사업화 노하우를 한국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동북아재단 ‘예산유용’ 감사

    감사원은 재야 사학단체로부터 국가예산 유용 등의 의혹을 받고 있는 교육부 산하 동북아역사재단에 대해 감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재야 역사학자 등으로 구성된 ‘식민사학 해체 국민운동본부’가 지난 4월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동북아재단의 연구 업무와 사업비 집행 등을 상대로 공익감사 청구를 한 데 따른 것이다. 운동본부는 당시 “재단이 설립 취지와 달리 동북공정에 부응하는 주장을 홈페이지에 계속 게재하고, 국고 10억원을 들여 한강 이북이 중국 식민지였다는 주제의 영문책자를 미국 하버드대를 통해 발간해 세계 각국에 배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이달 말 실시하는 감사에서 동북아재단의 하버드대 연구물 발간과 관련한 국가 예산 부당집행 부분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다. 재단은 일본과 중국의 역사왜곡에 대응하고자 2006년 설립됐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오락가락 미래부 정책… 산하기관만 패닉

    오락가락 미래부 정책… 산하기관만 패닉

    ‘창조 경제’의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모순되는 정책이나 지침을 남발하면서 산하기관이 패닉에 빠졌다. 당장의 성과에 급급한 미래부가 ‘쇼윈도 정책’을 양산하면서 산하기관만 죽어나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27일 미래부와 정부출연연구소(출연연) 등에 따르면 미래부는 올 초부터 각 산하기관에 비정규직 연구원의 정규직 전환을 독촉하고 있다. 하지만 출연연의 정규직 정원은 동결돼 있어 각 출연연은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비정규직 연구원을 해고하는 방법으로 정규직 비율을 높이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미래부는 최근 정부 방침이라며 출연연에 ‘경력 단절 여성연구원’을 일정 수준 이상 채용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 출연연 관계자는 “일 잘하는 비정규직도 해고하는 마당에 새로운 비정규직을 받으라고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 충돌하는 지침을 내리는 경우도 많다. 미래부는 지난 5월 말 각 출연연에 “‘장롱 속 특허’가 양산되고 있으니 특허나 논문은 꼭 필요한 경우에만 내도록 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하지만 7월 “질적 수준을 감안한 논문과 특허로 연구자들의 순위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특허·논문을 내지 말라고 하면서 평가는 특허·논문으로 하겠다는 의미여서 모순되는 지침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과학기술 대중화 등에 사용하는 홍보비인 ‘과학문화활동비’도 논란거리다. 미래부는 연구 성과를 홍보하는 과학문화활동비를 출연연들이 일반 홍보비로 사용하고 있다며 7월부터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장관 홍보자문관은 이달 중순 “창조경제 정책 홍보를 해야 하니 수천만원씩 홍보비를 갹출하라”고 각 출연연에 요구했다. 한 관계자는 “연구 성과 홍보에만 사용하라는 돈을 창조경제 홍보에 쓴다고 가져오라는 논리는 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출연연의 중소기업 지원을 강조하면서 각 출연연에 ‘중소기업 전담인력’을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무리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연구과제를 맡고 있는 책임연구원들에 대해 당장 연구에서 손을 떼고 중소기업 지원 업무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예산이 투입된 연구의 중단과 공백을 감안하지 않은 정책인 셈이다. 출연연 관계자는 “서로 다른 부처에서 각기 다른 지시가 내려오면 그나마 이해하겠는데, 한 부처에서도 오락가락한다”며 “이유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서 일단 시행하고 결과를 보고하라는 막무가내 요구에 다들 지친 상태”라고 말했다. 미래부 측은 “출연연의 애로사항을 최대한 감안해서 정책을 추진하며 장애물도 치워주고 있는데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해양과학기술원장에 홍기훈 박사

    해양과학기술원장에 홍기훈 박사

    해양수산부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신임 원장에 홍기훈(60) 책임연구원이 18일 선임된다. 홍 신임원장은 1977년 서울대 해양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앨라스카주립대에서 이학박사학위를 받은 후 1986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설 해양개발연구소에 입사해 해양과기원 생지화학연구실장, 정책개발담당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1년부터 ‘런던협약 및 런던의정서’ 합동과학그룹회의 의장, 2013년에는 당사국총회 부의장에 연임되는 등 국제기구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홍 신임원장은 18일부터 4년간 원장직을 수행한다.
  • [씨줄날줄] ‘통신 마피아’/정기홍 논설위원

    1965년 5월, 박정희 대통령은 미국 린든 존슨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가슴에 담았던 부탁 하나를 꺼냈다. 그 자리는 한국의 월남전 파병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마련됐다. 존슨 대통령은 ‘과학 입국’ 애착이 크다는 박 대통령의 의중을 알고서 공과대학 설립을 제안했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뜻밖에도 공업기술연구소 설립에 도움을 달라고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책 과학기술연구소인 서울 홍릉의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가 탄생한 비화다. 미국은 당시 1000만 달러를 원조했다. 박 대통령은 귀국한 뒤 미국 등에 있던 우리의 과학자들을 삼고초려를 하며 불러들였다. 박사급 연구원들에게는 대통령보다 몇 배나 많은 월급을 주는 조건이었다. 이들의 월급이 미국의 4분의1 정도였다니, 연구원들의 귀국 일념은 가난한 조국의 발전이었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연구소 설립 후 한 달에 한두 번은 꼭 찾았고, 연구동 신축 현장 인부들에게도 금일봉을 건넸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KIST와 연구 계약을 독려하자, 일부 기업은 앞다퉈 연구비를 청와대에 맡겼다고 한다. 요즘으로 말하면 정치 자금인 셈이다. 1인당 국민총생산(GDP)이 100달러도 안 됐을 때이니 대통령의 과학에 대한 애정과 열정은 대단했다. KIST는 이후 수많은 연구기관을 탄생시키며 과학기술의 모태 역할을 해왔다. 지금의 연구 기능은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어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니면 헷갈릴 정도로 다양하다. 연구개발(R&D) 예산만도 17조원에 이른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연구원들이 특정업체에 연구 과제를 맡기는 대가로 15억여원의 정부출연금을 빼돌린 뒤 호의호식했다고 한다. 친척 명의로 페이퍼컴퍼니까지 설립했다고 하니 ‘부뚜막의 고양이’가 따로 없다. 50년 전 대통령이 자존심을 팽개치고 받아온 원조로 과학 생태계를 만들어 놨더니 검은돈을 긁어모으는 데 머리를 굴렸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위기다. 우리나라를 정보기술(IT) 강국 대열에 올려놓은 코드분할다중접속방식(CDMA)을 처음 상용화한 집요한 열정은 사라지고, 그저 그런 연구소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의 기초연구 분야를 빼고는 삼성과 LG, 현대 등 대기업의 연구소에 자리를 내주면서 변신을 요구하는 안팎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정부는 24개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원들이 하나의 과제를 수행토록 하는 ‘융합연구단’을 출범시켰다. 앞으로 중소기업의 연구 지원에도 주력하겠다고 한다. 국가연구기관도 융합의 시기에 적응하지 못하면 자리를 잃게 되는 시기다. 출연연구기관 연구원들은 50년 전 조국 발전을 일구려고 척박한 고국 땅을 밟은 과학자들의 초심을 기억해야 한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KIST ‘사이언스 캠프’… 최고의 과학자들 미래의 과학자를 만나다

    KIST ‘사이언스 캠프’… 최고의 과학자들 미래의 과학자를 만나다

    “그동안 진로탐색캠프나 상담을 많이 받아봤습니다. 하지만 직접 관심 있는 분야의 과학자들을 만날 수 있고,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함께 실험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꿈이 뚜렷해졌습니다. 평소 하고 싶었지만, 학교에서 배울 수 없어서 고민만 하던 부분들이 많이 풀렸어요. 고3 수험생이라 참가를 망설였는데, 잘한 것 같습니다.” 이호정(보성고 3년)군. 한국 최고의 과학자들이 미래의 과학자들과 만났다. 칠판과 교과서에서 만난 글로의 과학이 아닌, 실제 실험실의 과학을 만난 학생들의 눈이 빛났다. 과학자들은 학생들에게서 과거의 자신을 보고, 조금이라도 더 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지난달 21일부터 지난 1일까지 진행된 ‘사이언스 캠프’는 ‘단순 견학형 과학체험’ 대신 ‘보고 느끼는 과학’으로 구성됐다. 영상미디어, 뇌과학, 물리, 화학, 생명과학 등 5개 분야별로 1~2주씩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각 연구실이 직접 학생들에게 가르칠 내용을 계획하고 선발까지 맡았다. 연구원들은 학생들의 학년과 교과 수준을 고려한 개별 심화 교재를 개발해 캠프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KIST의 외국인 유학생들과 연구원들도 자발적으로 캠프에 참여했다. 서울, 강원 속초, 전북 전주 등 국내는 물론 미국 등에서 모인 학생들은 함께 실험을 하면서 과학에 대한 호기심은 물론 서로 다른 배경에 대해서도 알아갈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전주 한일고 2학년 손석윤군은 “잠시라도 입시 위주의 공부에서 벗어나 관심을 넓힐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싼 장비가 조심스러웠고, 주의사항도 많았지만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평소 과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답게 캠프 내내 질문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최근 미국드라마나 뉴스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루미놀 반응’(피를 검출하는 화학 반응)이나 차세대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3D프린트 등의 분야에서는 학생들이 전문가 수준의 질문과 의견을 내, 연구원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서울 상계고 2학년 송현우 군은 “이론 수업을 먼저 듣고, 관련 실험을 곧바로 할 수 있어서 이해가 쉬웠다”면서 “우리가 마시는 커피에서 카페인을 추출하는 실험을 하면서 진짜 과학자가 된 것 같은 뿌듯함을 느꼈고, 더 열심히 공부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화학교실 책임자인 화학키노믹스연구센터장 심태보 박사는 “다양한 출신의 학생들이 왔지만, 모두 진지하게 강의와 실험에 임하고 학생답게 엉뚱한 질문도 있었다”면서 “연구실의 대학원 학생들이 고등학생들에게 오히려 자극을 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캠프가 진행되면서 진로에 대한 상담이나 학생들이 평소 갖고 있던 아이디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KIST 측은 캠프가 끝난 1일에는 5개 분야 학생들이 캠프 결과 및 소감 발표를 통해 다른 분야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리를 마련해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도록 했다. 이병권 KIST 원장은 “정부출연연구소가 어떤 역할을 하고, 과학자들이 실제 연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학생들에게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과학 대중화의 좋은 사례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연령별, 분야별로 최대한 기회를 많이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4대강 로봇물고기, 물고기지만 23㎝밖에 못 헤엄쳐..‘57억 불량품?’

    4대강 로봇물고기, 물고기지만 23㎝밖에 못 헤엄쳐..‘57억 불량품?’

    ‘4대강 로봇물고기’가 제대로 헤엄을 치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감사원은 30일 오후 “지난 1월부터 두 달간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사업 등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소의 R&D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러한 위법·부당사항 48건을 적발했다”고 전했다. 특히 감사원이 그동안 제작된 로봇물고기는 사업계획서상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직접 테스트한 결과에서 모두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강물의 수질을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4대강 로봇물고기’는 유영속도의 경우 1초에 2.5m를 헤엄쳐야 하지만 감사원 테스트에서는 23㎝밖에 나아가지 못했다. 수중 통신 속도나 거리는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목표치인 속도 4천800bps(비피에스), 거리 500m에 훨씬 못 미치는 각각 200bps, 50m로 각각 시연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로봇물고기는 4대강 수질 조사를 위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4개 기관이 정부로부터 57억 원을 지원받아 개발됐다. 4대강 로봇물고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4대강 로봇물고기, 한심하다” “4대강 로봇물고기, 57억 원이라니” “4대강 로봇물고기, 충격이다” “4대강 로봇물고기..어려운 실험일 듯” “4대강 로봇물고기..그래서 결론은?”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방송 캡처 (4대강 로봇물고기) 뉴스팀 chkim@seoul.co.kr
  • ‘로봇 물고기’ 총체적인 불량 드러나…이명박 전 대통령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

    ‘로봇 물고기’ 총체적인 불량 드러나…이명박 전 대통령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

    이명박 정부의 최대 국책사업인 4대강 사업으로 인한 강물의 수질 변화를 조사하기 위해 개발된 ‘생체모방형 수중로봇(일명 로봇물고기)’이 제대로 헤엄을 치지 못하는 불량품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3월 로봇물고기 연구개발사업 등 산업기술연구회 소속 출연연구소의 R&D 관리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위법·부당사항 48건을 적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11월 국회의 요구로 이뤄졌다. ‘로봇물고기’(생체모방형 수중로봇) 사업은 2009년 11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홍보영상 형태로 처음 소개했다. 4대강 사업이 환경파괴 논란에 휩싸이자 대안으로 수질조사용 로봇물고기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 당시 영상에 로봇물고기가 나오자 이 전 대통령은 “저건 낚시를 해도 (미끼를) 물지는 않는다”고 말해 좌중에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릉 원주대,한국기계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은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원을 지원받아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로봇물고기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이번 감사 결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이 제출한 최종 결과보고서에는 유영속도 등 정량 목표 측정결과가 일부 누락돼 있었다. 최종평가위원회는 최종 결과보고서에 누락된 지표를 애초 사업계획서에 나온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수치를 속여서 발표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특히 감사원이 그동안 제작된 로봇물고기가 사업계획서상 목표에 부합하는지를 직접 테스트한 결과 모두 불량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영속도의 경우 1초에 2.5m를 헤엄쳐야 하지만 감사원 테스트에서는 23㎝밖에 나아가지 못했다. 또 로봇물고기에 수온·산성도·전기전도도·용존산소량·탁도 등 5종의 생태모니터링 센서를 장착할 수 있어야 하지만 탁도 측정센서는 장착돼 있지 않았다. 더구나 테스트 도중 센서가 장착된 로봇 작동이 중단돼 전기전도도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은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감사원은 전했다. 수중 통신속도나 거리도 사업계획서에 명시된 목표치(속도 4천800bps, 거리 500m)에 훨씬 못미치는 200bps, 50m로 각각 시연됐다. 로봇물고기끼리의 군집제어나 위치인식 등 다른 정량목표는 그동안 제작된 9대의 로봇물고기 가운데 7대가 고장난 상태여서 아예 측정이 불가능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감사원은 연구책임자를 포함한 생산기술연 연구원 2명에 대해 징계를 요청했다. ‘로봇물고기’(생체모방형 수중로봇) 사업은 지난 2009년 11월 27일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홍보영상 형태로 처음 소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의 4대강과 그 지류 등에 보와 댐을 설치, 정비하는 내용의 4대강 사업을 추진하다 환경파괴 논란에 휩싸이자 대안으로 수질조사용 로봇물고기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강릉 원주대, 한국기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등 4개 연구기관은 산업기술연구회로부터 57억원을 지원받아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로봇물고기 개발사업을 진행했다. 로봇물고기의 크기는 45㎝로 3~5마리가 그룹을 지어 수질을 측정하도록 고안됐다. 측정된 수질정보를 저장하고 이를 송신 하는 기능도 갖추도록 추진됐다. 마리당 가격은 2500만원 선에서 책정됐다. 청와대는 애초 2011년 10∼11월쯤 4대강에 로봇물고기를 풀어넣고 양산 체제가 갖춰지면 수출도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개발사업은 이보다 늦어져 생산기술연은 지난해 7월에야 최종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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