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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극작가 체호프의 대표작 ‘갈매기’

    오는 15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갈매기’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20t에 이르는 물이다.1100석 규모의 공연장을 660석으로 줄이고 무대를 객석까지 확대시킨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호수를 실제로 재현하게 될 물에서 배우들은 진짜로 수영을 하고, 낚시를 한다. 러시아 문호 안톤 체호프(1860∼1904)의 4대 희곡 가운데 하나인 ‘갈매기’는 러시아의 국보급 연출가 카마 긴카스가 연출을 맡았다. 그러나 정작 연극은 무겁고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라 코미디라는 게 출연 배우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갈매기’는 러시아의 시골을 배경으로 젊은 예술가의 고뇌와 기성 예술인의 매너리즘에 대한 비판을 남녀, 가족간의 사랑과 갈등을 통해 그려낸다. 남녀 주인공은 신인 이원재와 한송이가 맡았다. 이들을 비롯해 조민기, 이항나, 오승명 등 모든 배우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됐다. 지난 2일 공개된 연습현장에서 배우들은 바닥에 선을 긋고 실제 그곳에 물이 있는 양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었다. 여주인공 니나는 호숫가에서 낚시하는 유명작가 트리고린(조민기 분)을 만나 배우의 꿈을 키운다. 그러나 결국 “어느 사람이 심심풀이로 날아가는 갈매기를 쏴 죽였죠. 전 그 갈매기예요.”라며 절망한다. 한국 연극계에서 체호프만큼 사랑받는 극작가도 드물다. 이미 ‘갈매기’는 올해 초 극단 여백이 대학로에서 공연한 바 있다. 대학의 연극영화과 실기에도 단골로 등장하는 체호프는 한국 배우들에게는 매우 친숙한 존재다. 신인 작가와 배우 지망생이란 배역에 맞춘 듯한 남녀 신인주인공들을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조연의 조민기는 “우리나라 정서와 맞는 부분이 많아 체호프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 작품을 이해하는 러시아 연출가와 일하니 그전에 몰랐던 것을 바로 알게 돼 명쾌해지고 수수께끼가 풀리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조민기는 2004년 체호프 서거 100주년을 맞아 ‘갈매기’ 외에 ‘벚꽃동산’ ‘세 자매’ 등 연극에 출연료 없이 출연한 바 있다. 이번이 3년 만의 무대 복귀다. “최근 배우들의 연극 출연이 마치 붐처럼 됐는데, 조재현씨나 나나 꾸준히 무대작업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갈매기’의 입장권 가격은 6만원으로 한국 연극 사상 최고가 수준이다. 제작사는 매진이 되더라도 객석 수가 적어 적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방수보험까지 들며 무대장치에 거액을 쏟아부은 ‘명품 연극’일지라도 전석 6만원은 관객에게 부담스러운 액수다. 이전에는 수입 공연으로 7시간30분 동안 공연됐던 러시아 연극 ‘형제자매들’이 5만∼9만원으로 최장·최고가 공연이었다.‘갈매기’의 공연시간은 3시간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주말탐방] 연예 매니저

    [주말탐방] 연예 매니저

    최근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산업화하면서 매니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5∼6년 전만 해도 매니저가 되는 길은 따로 없었다. 알음알음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요즘은 대형 연예기획사가 등장하면서 매니저 채용 방식도 체계화하는 추세다. ■ ‘플레디스’ 이건우씨의 하루 “원석을 주워 갈고 닦아 빛나는 다이아몬드로 만드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 매니저들이 하는 일이에요.” 매니저 5년차, 아직 소년 티가 묻어나는 ‘플레디스’의 이건우(30)씨는 제법 어른스럽게 이야기한다. 지금 그는 패러디 가수 이재수(35)를 담당하고 있다. # 매니저는 만드는 직업이다 우리는 흔히 매니저 하면 연예인들의 가방을 들어주고 운전을 해주는 허드렛일이나 하는 사람쯤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매니저에 처음 입문한 초짜나 하는 일. 진정한 매니저는 연예인을 잘 포장해 여기저기 ‘파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재수 형을 처음 만났을 때 고민이 참 많았어요. 솔직히 형 나이가 서른을 넘겼고 노래도 패러디를 고집하잖아요. 우리나라에서 알아주지도 않는데 말이에요.” 이건우는 그래서 “노래도 노래지만 예능인이자 방송인 이재수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보여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렇다. 진정 매니저는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연예인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한다. 드라마·오락프로·음악 등 다양한 장르에서 과연 어떤 모습으로 대중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연구해 그를 ‘띄워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공부’는 필수다. 각종 대중문화 책이나 인터넷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자신의 연예인을 어떻게 ‘세일’할 것인가 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감(感)’이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매니저로 성공할 수 있는 열쇠이다. # 저의 모든 것을 버렸어요 크로스오버 테너 가수 임태경, 메이비 등을 거쳐 현재 이재수의 매니저를 하고 있는 이씨는 “매니저는 연예인의 그림자다. 자신은 없고 오로지 자신이 관리하는 연예인만 있다.”고 말한다.“항상 모든 것은 재수 형에게 맞추고 있습니다. 식사, 노래, 음료수 등 식성이나 습관들을 잘 파악하고 있어야죠. 심지어 여자 연예인의 경우는 ‘생리주기’까지 알아두어야 합니다.” 그래야 오늘 몸 상태를 파악해 라이브를 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이쪽 생활을 하면서 저를 잊고 산지 오래 되었어요.”라고 담담하게 털어놨다. 그의 일과는 오전 5시에 일어나 7시에 이재수를 집에서 픽업해 미장원에 들르는 것으르 시작된다. 머리와 메이크업을 하며 간단하게 아침을 해결하고 오전에 신문사나 잡지사를 들러 인터뷰를 한다. 점심에는 라디오, 방송국을 돌고 저녁은 간단하게 먹는다. 일정이 이것으로 끝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저녁에는 업소나 행사에 출연하도록 하고 밤 12시쯤 그를 집에 데려다주고 나서 자신의 사무실로 향한다. 다음날 스케줄과 기사를 체크하고 인터넷 카페에 들러 댓글을 달고 혹시 이재수 관련 동영상이나 기사가 있으면 여기저기 올려놓아 홍보를 한다. 그 다음 이사나 실장 등과 함께 토론과 전략 회의도 갖는다. 그럼 어느덧 새벽 2시가 넘는다. 이젠 취침시간. 서울 강남에서 인천 집까지 출퇴근은 포기한지 오래다. 아예 근처 찜질방에 한 달 정기권을 끊었다. 하지만 잠을 자는 시간은 고작 3∼4시간도 안 된다. 또 어제와 같은 일정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그래도 요즘은 재수형 스케줄이 빡빡하지 않아서 나아요. 막 음반이 나왔을 때는 정말 체력의 한계를 느끼겠더라고요. 신호 대기로 서 있다가 잠이 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 우리는 ‘꿈’이 있어요 어느덧 매니저 생활 5년 만에 일가친척뿐 아니라 친구들까지 멀어졌지만 그는 ‘꿈’을 버릴 수 없단다. “제가 돈이나 친구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까지 이 길을 묵묵히 갈 수 있었던 것은 언젠가 제가 제대로 된 가수나 연예인을 만들 수 있다는 ‘꿈’이 있기 때문이에요.” 그는 “지금의 고통과 좌절을 발판 삼아 제 이름을 걸고 ‘진짜’ 연예인을 만들 겁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난을 가꾸는 아버지의 손길을 느껴보신 적이 있나요. 항상 물을 주고 잎에 먼지도 닦아주며 ‘아기’를 돌보는 것처럼 저도 채 피지 않은 사람을 잘 가꾸고 다듬어 톱클래스의 연예인으로 만드는 그런 매니저가 되고 싶어요.” 진정한 매니저를 꿈꾸는 이건우는 오늘도 음반을 잔뜩 안고 방송국으로 향했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월 보수 얼마나 되나 # 매니저 이렇게 만들어진다 싸이더스,SM 등 대형 기획사들은 주로 공채를 하거나, 매니저 양성과정이 개설된 아카데미나 학원에 의뢰해 수시로 매니저를 모집한다. 매니저과가 있는 대표적인 학원은 MBC 아카데미 연극음악원,SBS 방송아카데미, 한국 방송아카데미 등. 대부분의 방송 관련학원에 매니저 양성과정이 있다.1년에 두 차례 수강생을 모집하며 4∼6개월의 교육과정을 거쳐 매니저가 탄생한다. 매니저는 연예인과 함께 현장에서 일하는 로드매니저(현장매니저), 스케줄을 관리하는 팀장급, 출연계약을 책임지는 실장급 등으로 나뉜다. 로드매니저는 처음 매니저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거쳐야 할 코스. 월급은 60만∼70만원선으로 박봉이다. 운전을 비롯해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도와줘야 하므로 일이 고되다. 로드매니저로 3∼4년간 일하면 팀장이 돼 월급 150만원 정도를 받는다.6년이 넘으면 실장 자격이 주어지며 보수는 200만∼300만원선이다. 실장쯤 되면 연예계에서 쌓은 인맥을 기반으로 대개 자기회사를 차린다. 그간의 과정은 연예기획사를 차리기 위한 준비라고 보면 된다. # 연예기획사, 이렇게 돈 번다. 기획사들은 연예인의 출연료, 음반수입 등으로 운영된다. 신인의 경우는 처음 계약 때 기획사가 수입의 많은 부분을 가지고 간다. 그래서 신인이 ‘뜨는’ 경우 엄청난 돈을 만지게 된다. 그래서 ‘연예 기획사’를 도박으로 보는 시각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톱 클래스 연예인의 경우, 기획사가 한푼도 갖지 않고 수익의 110%를 주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이 올리는 수익과 활동을 위한 기타비용까지 모두 기획사에서 지출한다. 기획사 이름을 알리기 위해 출혈경쟁을 하는 것이다. # 매니저 이것만은 지켜라 MBC 아카데미 연극음악원 이순재(72·탤런트) 원장은 매니저의 조건을 이렇게 꼽았다. 첫째가 자식을 돌보는 어머니와 같은 끈기다. 매니저는 자신의 생활을 포기하고 인내심과 기다림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둘째, 약속은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 셋째, 모든 정보에 민감해야 한다. 매니저는 평범한 사람을 연예인으로 만드는 일이므로 대중문화의 흐름을 파악해 너무 앞서가거나 뒤처져선 안된다.
  • 천의얼굴 천호진 ‘좋지 아니한가’

    천의얼굴 천호진 ‘좋지 아니한가’

    배우 천호진(46)은 카메라 앞에서 매끄러운 사람이 아니었다. 인터뷰 초반 쉴새 없이 찰칵거리는 카메라 셔터 소리를 끝내 참지 못했다.“할 수만 있다면 저 카메라를 부숴버리고 싶다.”고 깜짝 놀랄 말까지 뱉었다. “솔직히 필름 카메라면 저렇게 많이 찍겠냐.”며 디지털 시대의 폐해까지 거론하면서 그는 정말 카메라를 향해 단 한번도 웃지 않았다. 영화 촬영 현장에서 스틸 사진 한장도 찍지 못하게 한다는 그는 웬만해서 인터뷰에 나서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그런 그가 이번엔 어렵사리 기자와 만났다. 그래도 자리가 거북스러운지 연신 줄담배를 피운다. 그의 거친 말투와 무뚝뚝한 태도에 처음엔 당황스러웠지만 여느 배우와 달리 스스로 포장을 벗겨낸 모습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개그와 코미디의 차이가 뭔지 아세요? 한번 가서 사전 찾아보세요.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좋지아니한가’는 제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코미디 영화입니다. 이런 게 코미디 영화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서 나섰습니다.” 그의 눈에서 마치 불꽃이 튀는 것 같다. ‘좋지아니한가’(1일 개봉)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이 내놓은 새 영화. 그는 여기서 고개숙인 가장이자 무기력한 영어 교사 창수로 나온다. 엉뚱하게 원조교제에 휘말리는 아버지, 동네 노래방 총각에게 마음을 빼앗기는 엄마, 원조교제 여고생을 좋아하는 아들, 자신의 존재가 궁금한 딸, 무협소설 작가라지만 백수나 다름없는 처제 등 한지붕 아래 살지만 서로에게 남보다 더 관심없는 이들이 위기의 순간 하나로 뭉치게 되고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독특한 화법의 영화다. 그의 말대로 영화는 작정하고 웃기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키득키득 웃음이 터지고 웃음 뒤엔 뭔가 걸리는 게 있다.“우리는 드라마를 하려고 했지 개인기를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웃깁니다.” 요즘 판박이 한국 영화에 은근히 화살을 날린다. 그리곤 덧붙여 하는 말.“이 영화 코미디·가족 영화 맞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이 말이 오히려 (영화가 형편없을 거란)편견을 조장해서 처음엔 이걸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던 거죠.” 그러더니 한동안 영화계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낸다.“영화는 관객들 스스로가 느끼고 가져가도록 여백을 줘야합니다. 그런데 ‘1000만’이란 숫자가 나온 뒤로 영화계가 돈에만 눈이 멀어서 관객들에게 사탕만 주고 있어요. 관객들을 즉각적인 단맛만 원하게 만들어 놨죠. 이건 영화인 스스로 족쇄를 채운 꼴입니다.” 영화를 만드는 하드웨어는 나아졌지만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사람들의 마인드는 못 따라간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래도 젊은 감독들의 열정 만큼은 식지 않아서 희망을 건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작품이든 “인간만 보이면 다 한다.”다. 규모를 따지지 않는다. 영화계가 좀더 다양한 색깔로 물들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돈만 따지다 보니 획일화되는 영화계가 걱정스럽다. 그래서 함께 출연한 김혜수·박해일을 향해 “젊은 친구들이 작품만 보고 선택한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고 했다. ‘천호진이 나온다는 이유만으로도 볼 가치가 있는 영화’. 한 네티즌은 영화 ‘좋지아니한가’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나타냈다. 이처럼 그는 관객들에게 깊은 신뢰감을 주는 배우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는 참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근래의 화제작들만 꼽아봐도 그가 보이지 않는 작품은 없다. 작품에 꼭 맞는 무게를 지니고 있었기에 그의 연기는 확 두드러지지는 않아도 깊이 뇌리에 박힌다.“출연료가 싸서 그래요.”라고 인터뷰 처음 농담 같은 소리를 하곤 “좋은 감독들이 찾아줘서 고맙지 뭐.”하며 여전히 겸손해 한다. 그가 꼭 하고 싶은 영화는 40대 중년들의 멜로다.“이제 영화가 어른스러워질 필요가 있어요. 어린 친구들 코 묻은 돈만 먹으려 하지 말고 중년 관객층을 끌어와야죠.” 그의 차기작은 ‘알 포인트’를 찍은 공수창 감독의 ‘G.P 506’. 중년에 예기치 않게 찾아온 사랑에 흔들리는 남자 주인공은 당분간 상상에 맡기자. 일단 최전방 초소에서 일어난 총기난동사건을 담당하는 노수사관으로 그를 먼저 만나야 할 것 같다.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걸어다니는 기업’ 욘사마

    ‘욘사마는 역시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욘사마 배용준(35)이 지난해 개인소득세로 무려 97억 5000만원을 납부했다고 25일 소속사 BOF가 밝혔다. 지난해 세금의 근거가 된 2005년에 벌어들인 돈은 329억원. 국내 연예인 중 명실상부한 1위이다. 한류 스타답게 소득의 90%는 일본에서 벌어들였다. 특히 CF나 영화 출연료보다 캐릭터 상품판매 등에 따른 부대수입이 대부분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화보집과 피규어 등 캐릭터상품 판매수입 중 배용준의 몫이 138억원. 여기에 영화 ‘외출’과 CF 출연료로 69억원을 벌었다. 또한 일본에서 초상권 대여료로 받은 로열티수입도 122억원에 이른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TV · 스크린 별들, 연극이라는 ‘고향’에 다시 돌아오다

    #고두심 7년만에 ‘친정엄마’로 무대에 TV나 스크린에서만 볼 수 있던 스타들이 속속 무대에 오르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로 한국의 전형적인 어머니상을 보여준 고두심은 오는 4월 연극 ‘친정엄마’로 7년만에 무대에 선다. ‘친정엄마’는 작가 고혜정씨의 수필이 원작이다. 지방에서 자라 서울로 유학와서 친정엄마와 떨어져 지내게 된 딸이 아웅다웅하면서도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는 관계를 담은 베스트셀러 실화를 감동적으로 읽은 고두심이 적극적으로 출연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고두심의 연극 ‘친정엄마’는 4월12일∼5월6일 대학로 예술마당1관에서 막을 올린다. 딸 역할은 최근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출연한 장영남이, 연출은 구태환씨가 맡았다. 어머니와 딸 역의 더블캐스팅과 조연이 확정되는 대로 곧 연습에 들어가게 된다. #조재현 ‘경숙이, 경숙아버지’로 3년만에 복귀 25일 동숭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연극 ‘경숙이, 경숙 아버지’는 2004년 ‘에쿠우스’ 이후 조재현의 3년만의 연극 복귀작이다. 석달 출연료가 500만원이라고 스스로 밝혀 화제가 됐다. ‘경숙이, 경숙 아버지’는 지난해 7월 게릴라극장에서의 초연 이후 올해의 예술상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쓴 작품이다. 한국전쟁 이후 고달팠던 우리네 일상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조재현뿐 아니라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성형외과 의사역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친 이한위도 같은 연극에 조연으로 출연한다. 조재현은 연극 출연 이유에 대해 “연극을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고, 연극으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연극에는 TV드라마나 영화와는 다른 펄펄 살아 있는 생동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 유준상도 3년만에 뮤지컬 ‘천사의 발톱’서 1인 2역 유준상은 ‘투맨’이후 3년만에 뮤지컬 무대에 오른다.23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창작뮤지컬 ‘천사의 발톱’의 쌍둥이 형제역을 맡아 1인2역을 해낸다.‘천사의 발톱’은 악마가 되지 않기 위해 고통을 참으며 발톱을 뽑는 천사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유준상은 그동안 보여준 부드러운 남성상과 달리 숨겨진 악마성을 표출하는 거칠고 강한 이미지를 그려낼 예정이다.SES이후 연기자로 활동중인 유진은 영화 원작 ‘댄서의 순정’으로 첫 뮤지컬 무대에 도전한다. 다음주 연습에 들어가 3월29일부터 백암아트홀에서 석달여간 공연할 계획이다. 스타들의 경우 이들의 출연료는 그 자체가 곧 마케팅 비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작품의 질이 아닌 스타의 화제성으로 흥행을 담보한다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일단 배우들의 의지가 없다면 특히 연극의 경우 출연은 성사되기 어렵다. 대부분의 배우들은 연극을 ‘고향’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드라마 출연료의 수십분의 일을 받으면서도 무대에 선다는 게 연극 제작자들의 말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개인면세사업자 중 병원·학원·연예인 등 6000명 부가세 집중 관리

    국세청이 부가가치세를 면제받는 개인사업자 가운데 실제 수입에 비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는 병·의원과 학원, 연예인 등 5976명을 개별관리 대상자로 선정, 집중 관리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11일 “전체 개인 면세사업자 107만명중 병·의원과 고액 입시학원, 연예인·작가·과외교습자, 주택임대사업자, 상품권 판매업자, 농수산물 도소매업자 등 부가세 면세사업자 50만명은 지난해 매출액과 사업장 기본현황을 오는 31일까지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면서 “성실신고를 하지 않으면 오는 5월 종합소득세 신고·납부이후 세무조사 대상자로 선정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별관리 대상으로 분류된 면세사업자는 ▲의료업 4463명 ▲학원업 1343명 ▲연예인 43명 ▲기타 127명 등이다. 수입금액이 자동으로 드러나 신고없이 자료에 의해 결정되는 보험모집인, 음료품배달원, 복권·연탄 소매업자 등 57만명은 신고할 필요가 없다. 의료업의 경우 비보험 진료수입이 많은 성형외과나 피부과, 안과, 치과, 한의원 등이 대부분이며, 학원은 현금으로 받은 수강료나 교재비, 특강료 수입을 신고하지 않은 사업자가 주로 포함됐다. 연예인 중에서는 밤무대 출연료나 지방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 등 이벤트 행사, 회갑 잔치 진행 사례비 등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은 경우가 해당된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할머니 시인·작가 댕기머리 처녀 되어

    할머니 시인·작가 댕기머리 처녀 되어

    그들에게 그런 열정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40대에서 80대인 열아홉 사람의 시인과 작가들이 지난 9월 29일부터 30일, 이틀 동안 남산자락에 있는 <문학의 집·서울>에서 공연한 문인극 <맹진사댁 경사>에서 자신의 모습을 던져버리고 극중 인물에 빠져 관객들의 흥을 돋우었다. 필자는 이 연극의 스태프로 기획단계부터 마지막 쫑파티까지 참여하면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생각한 연극의 늪 속으로 다시 빠져들었다. 그리고 이번 연극을 통해 새롭게 연극이라는 늪 속에 빠진 문인이 몇 사람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문인극은 오래 전에 몇 번 공연된 바 있지만 최근 10여 년 간은 볼 수가 없었는데 지난해 <산림문학관>을 개관하면서 김후란 이사장이 문인극에 관심을 가져 이번 <문학의 집·서울> 개관 5주년 기념행사로 서울시와 유한킴벌리의 지원을 받아 공연이 이루어졌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맹진사댁 경사>는 1943년 오영진 작가가 발표한 때부터 60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공연되고 있는, 대학에서나 기성극단에서 선호하는 작품 중의 하나이다. 돈으로 진사를 산 천민이 더 대접받는 양반이 되고 싶어서 가문에 혹해 사윗감을 보지도 않고 혼사를 결정하고는 그 사돈댁에 어울리는 가문이 되어야 한다며 맹씨네 족보를 거짓으로 바꾸는 등 법석을 뜬다. 그러는 중 사위가 병신이라는 소문을 듣는다. 아무리 가문이 탐난다 해도 하나뿐인 딸을 병신한테 시집보낼 수 없다고 생각한 맹진사는 궁리 끝에 딸의 몸종을 대신 시집보낸다. 그런데 초례청에 나타난 신랑은 외모가 준수했다. 이에 놀라 밤 피신을 시킨 딸을 데려다 놓지만 신랑은 대신 시집온 착한 이뿐이를 진정한 아내로 맞겠다고 공포하여 맹진사 내외와 그 딸은 하늘이 무너지는 허탈감에 빠진다는, 인간의 욕심이 지나치면 화가 됨을 보여주는 풍자극이다. 몇 번을 보아도 새로운 재미로 공감할 수 있고,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볼 수 있는 내용이어서 <문학의 집·서울> 개관 다섯 돌을 맞는 잔치 분위기에 적합한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연출을 맡은 극단 미추의 강대홍 상임연출가는 출연을 희망하는 문인들이 모인 첫날, 대본을 한 번씩 읽어보게 한 후 사흘 후에 배역을 결정하기로 하고는 걱정에 빠졌다. 문인들이라 감성이 있어 책 읽기는 좀 하는 것 같은데, 나이 드신 분이 많아 대사 외우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주최측에서 원래 문인극이란 전문극단 공연과 달리 실수하기 마련이고 관객들도 실수를 애교로 보아준다고 편안하게 생각하라고 했지만, 손님을 초대해놓고 실수하고 장난처럼 공연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며 연출가와 출연자 모두가 열심히 연습들을 했다. 그러기는 해도 으레 대사는 까먹을 테고 실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막상 막을 올리고 보니 입석까지 꽉 메운 관객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연극에 빠져들어 재미있어 하며 놀라워할 정도로 공연은 성공적이었다. “연극이 어설플 줄 알았는데 너무 잘했다” “얼마나 연습했느냐?” “현실에 맞는 풍자 몇 마디 감칠맛 났다”는 등 칭찬이 줄을 이었다. 맹 노인 역의 황금찬 시인은 여든아홉이며, 열세 사람이 6~70대여서 전체 출연자의 평균 연령은 일흔에 가까웠다. 그리고 주인공 맹 진사 역의 유자효 시인을 비롯해서 상당수의 출연자가 무대에 처음 서는 것이고 보면 그만큼의 성과 뒤에는 부단한 노력이 따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처녀 역을 맡은 박순녀 소설가, 김여정 시인, 박정희 시인, 최금녀 시인, 지연희 수필가도 모두 할머니이다. 이 할머니들이 댕기머리 처녀가 되어 봄놀이 나와 두어 마디하고 퇴장하는데, 그 몇 마디를 위해서 보름 동안 연습을 했다. 처음에는 대사가 입에 붙지 않아 어색했지만 자꾸 연습을 하니 자신이 붙고 욕심이 생겨서 공연이 임박해서는 연출자에게 한 번 더 나오게 해달라고, 그게 안 되면 대사라도 한마디 더 달라고 조르기도 했단다. 누군가가 “연극은 모르핀 같아서 한번 맛을 알게 되면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고 했는데, 이번 공연을 통해서도 그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두 나름대로 무척 바쁜 사람들이 출연료도 거의 없이 겨우 20여 일 연습기간 동안 오가는 교통비 정도인 데도 불구하고 연극에 대한 호기심과 매력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였고, 공동체 작업에 맞도록 서로 위하고 배려하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연습에 몰두하여 공연의 성공을 가져오게 하였다. 연극이 끝나고 쫑파티라는 것을 했다. 연습하는 동안의 에피소드도 얘기하고 미진함도 털어놓으며 큰 소리로 노래도 부르고, 눈물은 흘리지 않았지만 모두가 아쉬움을 가슴 가득 안은 채 문인극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헤어졌다. <맹진사댁 경사>에 출연한 문인 배우들은 다음과 같다. 맹노인 : 황금찬 시인 맹진사 : 전 SBS이사 유자효 시인 맹진사 부인 : ‘시마을문학회‘ 대표 홍금자 시인 갑분이 : 장안대학 교수 김유선 시인 이쁜이 : 박미경 수필가 삼돌이 : 전 한국시인협회장 이근배 시인 미언(신랑) : 국제펜클럽한국본부 부회장 이길원 시인 미언의 삼촌 : 전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성춘복 시인 박참봉 : 박정기 희곡작가 김규은 : 김규은 시인 텁석부리 : 장안대학 교수 정승재 소설가 처녀 I : 동남대학 교수 지연희 수필가 처녀 2 : 최금녀 시인 처녀 3 : 전 세륜중학교 교장 김여정 시인 처녀 4 : 박순녀 소설가 처녀 5 : 전 한양여대 교수 박정희 시인 농민1·친척 갑 : 한국희곡작가협회장 김흥우 희곡작가 농민2·친척 을 : 한국시문학연구소 소장 김경식 시인 농민3·친척 병 : 동덕여대 명예교수 조병무 평론가             월간 <삶과꿈> 2006.12 구독문의:02-319-3791
  • 이미자(李美子)와 소녀가수(歌手) 5각(角) 편지

    이미자(李美子)와 소녀가수(歌手) 5각(角) 편지

    이미자의 그늘에서 울고 있는 소녀가수들. 여자가수의 정상을 달려 온 이미자천국에는 그녀때문에 빛을 못보고 울고 있는 소녀가수들이 있다. 제2의 이미자로 꼽힌 남정희(南貞姬), 『동백아줌마』의 정은숙(鄭銀淑), 『사랑했어요』의 여이주(呂梨珠) 그리고 문주란(文珠蘭)까지도- . 본의든 아니든 이미자 때문에 출세에 지장을 받았다는 이들의 또하나의 「엘레지」는. 미움을 받게된 까닭 먼저 정은숙(21)의 경우. 그녀는 『이미자때문에 몇번인가 가수를 걷어치울 결심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유는 이미자가 정은숙을 굉장히 미워하고 사사건건 훼방을 놓고 있다는 것. 미워하는 이유는 69년 이미자 가출 사건때부터 발단했다. 전까지는 정은숙은 「미자언니」를 굉장히 따랐고 이미자도 동생처럼 사랑해줬다. 『정은숙이 이미자의 남편 이모씨와 어쩌구』하는 소문이 두사람 사이를 적대관계로 만든 것이다. 『이씨에게 출연료를 받으러 갔다가 3,4명의 연예계사람과 어울려 자리를 같이 했을 뿐인데- 』「스캔들」의 올가미를 씌워 1년이 넘도록 미워하고 있다는 얘기다. 너무 큰 영향력 가져 이미자가 미워한다는 사실은 같은 연예계에서 살아야 하는 신인가수에겐 큰 위협이 되는 것같다. 이미자는 작곡가들에게 압력을 넣어 정은숙에겐 곡을 주지 말라고 할 수 있고 제작사에게는 「디스크」를 내지말도록 할 수 있는 영향력이 있다. 작곡가들이 이미자에게 자기 곡을 불리려고 경쟁을 벌이고 제작사도 이미자 때문에 돈을 번다고 (그래서 부사장이란 별명도 있다)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정은숙은 지난해 『석류의 계절』 이후 1년이 가깝도록 취입을 못했다. 방송 출연도 어렵게 얼마전에 『하얀 그림자』를 「타이틀」로 한 독집을 냈는데 『이미자가 어찌 야단을 치는지 큰 소동이 일어났었다』는 소문. 그뿐만 아니라 이미자는 「쇼·스테이지」나 방송 「스테이지」에도 『정은숙과는 함께 서지 않는다』는 태도를 취했다는 얘기. 병아리 가수라면 몰라도 이른바 간판 가수인 이미자가 안 나온다면 낭패일 밖에 없다. 그래서 자연 정은숙은 방송, 「디스크」등 활동무대를 모조리 빼앗겨 왔다고 울상. 작곡가를 움직이고 그다음 제2의 이미자로 불렸던 남정희(19)의 경우. 그녀는 67년에 「히트·송」『새벽길』을 내놓은 뒤, 이렇다 할 「히트」 하나 없이 3년을 넘겼다. 호소하는 듯한 가냘픈 목소리와 창법이 흡사 이미자의 그것이래서 퍽 촉망을 받았다. 그러나 같은 「레코드」사와 작곡가에게 묶여 있는 그는 「히트」가 가능한 곡이 배당되지 않았다. 『쓸만한 곡』은 모조리 이미자가 차지하기 때문이다. 기다리다 지친(?) 남정희는 요즈음 일본공연으로 가냘픈 「레지스탕스」-. 전속 옮겨간 경우도 비슷한 경우에 걸려든 게 여이주(20)와 문주란이다. 68년에 『사랑했어요』로 「데뷔」한 여이주는 당초의 기대와는 달리 1곡의 「히트」도 못내 놓고 아직도 기다리는 가수다. 문주란은 항창 인기 절정일 때 이미자가 『가장 미워한 가수』였고 그래서 전속사도 「지구(地球)」에서 「신세기(新世紀)」로 옮겼다는 소문이었다. 문주란의 인기가 전만 못하고 은퇴소문을 날리면서부터는 약간 두사람사이가 호전됐다는 소식. 여왕(女王) 7년의 존재로 64년 『동백아가씨』 이후 7년동안 줄곧 정상의 위치를 지켜 온 이미자이기에 그의 영향력은 작곡가, PD, 제작사들에게 거의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대중가요계에 복고조「붐」을 일으키면서 누려온 그의 생활은 울고 짜는 식 노래와는 달리 화사하고 방자(?)했다. 그 그늘에서 또 몇명의 「제2의 이미자」가 빛도 못보고 스러질지 그건 아무도 생각해 주지 않는 문제다.
  • [안녕하셔요] 「스타」 윤정희(尹靜姬)

    [안녕하셔요] 「스타」 윤정희(尹靜姬)

    『올핸 봄이 생략된 것 같아요. 늦추위가 그토록 맹랑하더니 어느틈에 폭양이 쨍쨍- 』「톱·스타」윤정희양의 한가한 한 때. 「팬티·수트」차림이 여름을 한아름 안고 왔다. 노출면적이 지나쳤다고 느꼈는지 조금은 수줍은 듯 얼굴을 붉혔다. 「카메라」앞에서도 좀처럼 벗지 않기로 유명한 그녀지만 『집에 돌아오면 이렇게 훌쩍 벗어버리는게 홀가분하다』고. - 오늘은 촬영이 없는지… 『학교에 다녀왔어요. 매주 화요일엔 학교에 나가요』 중앙대(中央大) 대학원생인 윤양은 1주일에 하루씩은 학생이 된다. 매주 화요일 아침 9시부터 하오 1시까지. 급한 촬영이 아니면 화요일 하루는 배우 아닌 학생기분으로 강의실에 나간단다. - 학교생활에는 잘 어울려지는지… 『동료들과 낯이 익었으니까요. 처음엔 모든 학생들의 시선이 나에게 와있는 것 같아 퍽 어색하고 서먹서먹 했어요. 지금은 농담을 주고 받을만큼 친숙해 졌어요』 - 학교와 영화 어느쪽이 더 즐거운지… 『영화는 일이란 생각에서 하고 학교는 자신을 위해 공부한다는 보람을 맛보기 위해 다니고 있어요. 두가지 다 중요하지만 즐겁기는 학교쪽이에요. 강의시간도 나에게는 쉬는 시간같이 기분전환이 되거든요』 윤양이 우석대(友石大)를 졸업하고 국내배우중 처음으로 대학원에 들어가자 한편에서는 『윤정희가 멀지않아 영화계를 떠나서 미국으로 공부하러 간다』는 소문이 나돌았었다. 「스타」의 주변에는 언제나 화제가 따르게 마련이지만 「도미(渡美)·은퇴(隱退)」 소문은 확실히 성급한 「뉴스」(?) 였다. 『영화배우가 되기 전엔 대학교수가 제일 되고싶은 직업이었어요. 그러나 지금단계로서는 영화가 전부인걸요. 미국유학은 하고싶다는 생각뿐이지 구체적인 복안이 있는건 아녜요. 발표할 계제도 아니고- 』 - 작품수를 줄인다는 소문이던데… (이 질문에는 잠시 침묵. 눈을 깜박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작품 가지고 서로 쟁탈전을 벌이는것같은 인상을 일반에게 주고 있는데 그럴수록 연기자에겐 손해인것 같아요. 숫자만 많으면 뭘 해요. 진짜 작품다운 영화에서 연기다운 연기를 해야죠』 윤정희·문희(文姬)·남정임(南貞姙) 세「스타」가 한동안 벌였던 배역쟁탈전을 두고 하는말 같다. 한때 50~60만원선으로 올랐던 세 배우의 출연료가 최하 3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그러나 작품수를 줄였다는 윤정희양의 지금 출연영화가 자그마치 23편. - 그렇게 많은 영화에서 번돈을 모두 어디에 쓰는지… 『소비가 크니까 벌기가 바쁘게 없어져요. 의상, 유지비 빼고 3분의 1쯤 저축될까요?』 현재 윤정희양에게서 월급을 받고 있는 사람이 운전사, 「스케줄·맨」, 뒷시중드는 여인까지 모두 5명. 최소한 15만원이 지출된다. 이밖에는 동생 4남매가 대학, 고등학교, 중학교, 국민학교에 차례로. 그래서 벌인 「치킨·센터」『희의 집』이 번창일로라는게 윤양의 자랑이다. 윤양의 어머니 박여사는 얼마전 서울 명(明)동 번화가에 제2의 『희의 집』을 차리려다가 계획을 변경, 대한극장앞 현재의 자리에서 2배로 늘려 신장개업했다. 영화쪽 보다 통닭집 수입이 『오히려 실속 있다』고 자랑할 정도. 그러나 치부(致富)에 관한 한 윤양의 욕심은 그리 크지 않다. 『돈은 생활에 필요한 만큼만 있으면 되잖아요?』 - 지금 걱정되는건… 『동생(미애(美愛)·스튜어디스)가 병원에 있어요. 가벼운 병이니까 걱정될건 없지만- 』 [선데이서울 70년 5월 17일호 제3권 20호 통권 제 85호]
  • [2007 경제운용 방향] 정치권 추진 반값아파트에 부정적

    정부가 4일 발표한 ‘2007년 경제운용방향’에는 관심을 끄는 대목이 적지 않다. 시중 유동성 안정을 위해 고정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확산을 유도하고, 개방화에 대비하기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동시다발로 추진하는 등 개선책이 담겨 있다. 최근 핫 이슈인 이른바 ‘반값 아파트’ 정책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변동금리 대출을 집중적으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임영록 재경부 차관보는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97%가 변동금리 대출로 구성돼 있는 점이 큰 위험요소”라면서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급증이 가계 부실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정부는 고정금리부 주택담보대출의 확산을 유도해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변동금리에 대해서만 주택신용보증 출연료율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 출연료율은 변동·고정금리 모두 0.125%이다. 출연금은 최고 0.3%까지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정부는 올 상반기 중 한·미 FTA 협상 타결안을 이끌어내고, 인도·캐나다와도 올해 안에 FTA를 체결하기로 했다.EU와는 상반기 중 공식협상이 개시되도록 필요한 절차 등 준비를 마친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공공택지에서 환매조건부와 토지임대부 분양방식 등 다양한 분양방식의 시범실시를 검토하기로 했다. 그러나 두 정책 모두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아 부동산 대책으로 본격 도입하기에는 무리라는 입장이 확고하다.올해 경제성장률은 4.5%로 전망했다. 당초 제시했던 4.6%보다 낮은 수치다. 고유가와 환율하락 등의 대외여건 악화와 함께 세계 경제 성장세도 둔화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그러나 이는 지금껏 나온 주요 기관의 전망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달 한국은행과 LG경제연구원은 각각 4.4%,4.2%를 예상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카메라 탐방] 사극 특수를 좇는 사람들

    [카메라 탐방] 사극 특수를 좇는 사람들

    올한 해 안방극장은 ‘사극의 전성시대’라고 할 만큼 채널마다 사극 열풍이 식을 줄 몰랐다.‘대조영’,‘황진이’,‘주몽’,‘연개소문’이 최고의 인기 드라마로 주가를 올리면서 거의 매일 사극을 시청할 수 있을 정도다. 흔히 드라마를 ‘공간예술’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극의 역사적 공간은 실재하지 않기 때문에 세트를 설치해야 하고 분장에서 소품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제작 비용이 든다. 그 덕택에 사극 속에서 ‘노다지’를 캐며 짭짤히 재미를 보는 사람들이 있다. 사극 특수를 누리는 사람들이다. 찾아간 곳은 경기도 용인의 MBC 드라마 세트장. 요즘 시청률 1위로 고구려가 시대 배경인 ‘주몽’의 녹화가 한창이었다. 안개가 채 걷히지도 않은 새벽 시간인데도 200명은 족히 넘을 듯한 출연자들과 스태프가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컨테이너 박스 앞에서 줄을 서서 얼굴에 수염 붙이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다. 사극의 감초 ‘엑스트라’들이다.“오늘은 세 번 출연해야 합니다. 행인1, 장군2, 귀족3…” 경력 20년의 김경배(53)씨는 주문해온 인조수염도 배역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고 일러준다. 감독의 ‘큐’사인에 움직이는 엑스트라는 사람뿐만이 아니다. 전투신이 많은 사극에서 꼭 필요한 엑스트라가 바로 말들이다. 질주하는 병사들의 고함소리에 놀라서 흥분을 하지 않도록 말들은 평소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소음적응 훈련’을 받는다. 말들의 출연료는 인간 엑스트라의 6배 정도. 방송용으로 길들여진 말 몇 십 마리를 갖고 있으면 사극 전성시대를 맞아 아주 짭짤한 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사극에서 대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의상과 분장이다. 의상은 단순한 소품의 의미를 넘어선다. 방송국마다 ‘의상고증자문회의’가 있어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제작할 수가 있다. 바느질 한땀한땀에도 전문가의 고증이 들어가야 한다. 사극 한편에 사용되는 의상과 장신구 제작의 주문 비용은 수천만원. 그 위력은 유행까지 바꿔놓을 정도다. 사극 속 공주의 가락지나 기녀의 노리개가 히트 상품으로 떠오르고 방송이 나간 후 주문이 밀려드는 통에 장신구업체들이 톡톡히 재미를 본단다. 세트장은 웬만한 아파트 공사현장을 방불케 한다. 공사가 끝나고 각종 살림살이까지 채워 넣으면 비로소 사극의 무대가 완성된다. 현재 방송국마다 지방에 대규모 사극 세트장이 있다.KBS는 문경새재·속초·부안·완도에,MBC는 용인과 나주에,SBS는 문경새재와 단양에 설치해 놓고 있다. 야외 세트장은 고용을 창출하고 관광 코스로도 활용된다는 면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톡톡히 한 몫을 한다. 사극이 좋아 사극의 특수를 좇아서 바쁜 사람들. 그들은 ‘Back to the future´를 외치며 사극의 전성시대를 이끌어가고 있다. 사진 글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탤런트 되려면 미쳐야해요”

    “탤런트 되려면 미쳐야해요”

    TV「탤런트」를 모집할 때마다 그야말로 구름처럼 모여드는 지망생들- 웬만큼 자신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탤런트」의 꿈을 키워보지만 막상 병아리「탤런트」들이 당해야 하는 설움을 맛보면 너무「탤런트」좋아하지 마시오다. 지난해 봄에 부푼 꿈을 안고「탤런트」의 문을 두드렸던 J양은 1년이 지난 지금 완전 실의에 빠져있다. 처음 그렸던「브라운」관 주인공에의 화려한 꿈이 산산조각이 난 것은 옛날이고 뒤숭숭한 대합실 같은「탤런트」실의 한구석에서 조그마한 단역이라도 떨어지지 않는가 하는 가냘픈 희망에 얽매이게 되었다. 그러면서 혼자말처럼 중얼거리고 있다.『「탤런트」가 되겠다는 사람이 있다면 점심 싸들고 다니면서 말리겠다』고. 각 TV 방송국에서는 해마다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전속「탤런트」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모집인원은 대개 20명 정도. 이 20명안의 영광을 얻기 위해서 모여드는 지망생이 2천여명이 넘는다. 1백대1의 치열한 경쟁율이다. 이렇게 바늘구멍을 뚫고 합격한 사람들은『이제는 왔구나!』하는 감격을 안고 부푼 가슴으로 6개월의 교육에 들어가게 된다. 선배「탤런트」들의 눈부신 모습, 연출가들의 고맙기만 한 격려, 그리고 생전 처음 보는 방송국 안의 신기한 물건들…. 그러나 이런 부푼 꿈을 안고 교육에 들어간지 채 한달도 안되어서부터 그들의 마음 속에는『이게 아닌데…』하는 회의와 함께 깨져 흩어지는 화려한「탤런트」의 꿈을 가눌 수없게 된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나 엄청난 실망만이 회오리바람처럼 그들의 가슴을 스치고 갈 뿐이다. 그들에 대한 방송국의 무관심 때문이다. 월급은 7천원부터 시작 2년되어야 1만5천원 6개월의 교육기간이 지나고 나면 벌써 성급한 낙오자들이 상당수 나온다. 20명중 실제로 남는 사람은 10명 정도. 나머지는 이름만 걸어 놓은 채 뿔뿔이 흩어져 거의 방송국에는 나오지 않게 되고 만다. 교육이 끝나면 일단 그들은 방송국과 전속계약을 맺게 된다. 말하자면 이제부터는 정식「탤런트」대접을 받는 셈이다. 6개월간의 전속계약을 맺는데 월급제와 출연료제의 두가지가 있다. TBC는 월급제이고 KBS와 MBC는 출연료제다. 월급제의 경우 초봉이 7천원. 6개월마다 승급을 하게 되는데 1만원, 1만2천원, 1만5천원으로 올라 간다. 1만5천원을 받으려면 2년이 걸린다는 계산이다. 출연료제의 경우 교육이 끝나면 1천원 고정. MBC는 3개월 뒤 부터 A B C급으로 등급을 두어 1회출연에 A급 2천5백원, B급 2천원, C급 1천5백원을 준다. 그런데 실제로 이들이 출연하는, 횟수는 1주에 평균 2편이 넘지 못하는 실정. 따라서 1개월 수입이 고작 2만원을 넘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그것도 1년이 넘은 A급의 얘기고 보면 그밖의 사람들은 월급제의 경우와 별로 차이가 없다. 동기(同期)인데도 등급을 두는 것은 그들로 하여금 경쟁심과 의욕을 북돋우자는 뜻에서라고 한다. 그래서 6개월 후 재계약 할 때에 C급이던 사람이 A급으로 뛰어 오를 수도있고 A급이 C급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지만 근본적으로 A급이나 C급이나 수입면에 있어서는 턱도 없는 액수이기 때문에 사기에만 영향을 줄 따름이라는 그들의 불평이다. 「프리」가 될 때까지 2년 넘어 그렇게 지내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은「도중하차」해버리고 만다. 배정된 역할도 없이 매일「탤런트」실에 나와서 빈둥거린다는 것은 웬만한 인내심이나 끈기로는 견딜 수없는 노릇이다. 장기나 바둑을 두며 시간을 보내다가 혹 재수가 좋아서 단역이라도 걸리면 다행이지만 그런 기회도 역시 가뭄에 콩나기 정도. 따라서 느지막에 얼굴만 비치고는 사라져버리는 명색만의「탤런트」가 대다수다. 끈기있게 견디는 사람은 20명중에서 2,3명정도 이렇게 해를 거듭하다가 보면 결국 남는 인원은 극소수. 1기에 2,3명 정도가 마지막까지「탤런트」의 자리를 지키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서 MBC-TV의 이기하(李基夏) 제작국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방송국 실정으로 보아서 교육시킬 만한 여력이 없다. 민방(民放)의 경우에는 더욱 곤란한 형편이다. 교육에 투자를 했다면 그만큼 건져야 되는 것인데 과연 그게 가능할는지 의심스러운 것이다』 외국에서는 극단이나 조합이 있어 거기에서「탤런트」를 양성하고 있다. 그래서 극단이나 조합과 방송국이 직접 계약을 해서 완전한「탤런트」로서의 「상품가치」를 구하고 있다. 「탤런트」들에 대한 시청자의 식상 역시「탤런트」자신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하루 아침에「스타」의 자리에 앉기를 꿈꾸는 망상이 그것이다. 『「탤런트」는 뭣보다 끈기와 인내 그리고 노력이 있어야 한다. 선배들이 하는 것을 부지런히 쫓아 다니며 배우고 혼자 연습해 보는, 말하자면 완전히 미쳐야 하는 것이다. 얼굴만 가지고 머리만 가지고 연기가 되는 건 절대로 아니다』 역시 이기하씨의 말이다. 그러나「탤런트」들의 불만에도 충분한 근거는 있다. 『교육을 받는 동안 벌써 우리들은 꿈을 버린거예요. 모두가 다 실망하는 거죠. 뽑아 놓았다면 그만한 책임있는 교육이 있어야 할게 아니겠읍니까? 자기가 무슨 교육을 얼마나 받았는지 누구나 의심스러워 하고 있어요. 또 보수 문제도 그래요. 의상비는 커녕 교통비도 제대로 되지 않을 지경이에요』『』「탤런트」경력 2년인 K양의 불만이다. 어쨌든 안방극장의 화려한 주역을 꿈꾸며 하늘의 별따기로 합격한「탤런트」라는 직업은 바깥에서 생각하고 있듯이 그렇게 화려한 직업만도 아닌 모양이다. [선데이서울 70년 5월 3일호 제3권 18호 통권 제 83호]
  • 2006 한국 스포츠 10대 뉴스

    꿈을 한껏 품고 출발했던 2006년도 이젠 며칠 남지 않았다. 환희와 좌절, 후회가 실타래처럼 엉키며 보낸 한 해를 풀지 않고 그대로 보내기에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올 한 해 한국 스포츠계를 화려하게 수놓은 ‘10대 뉴스’를 추려보면서 새로운 각오로 힘차게 새해를 맞이하자. 1. 딕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재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지만 국민들의 기대를 아쉽게 저버렸다. 지난 6월 토고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이겨 원정 첫 승과 우승후보 프랑스와 무승부를 거두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스위스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석연치 않게 패해 조별리그 탈락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2.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세계무대를 정복한 김연아(16·군포 수리고)는 그랑프리 4차대회에서 우승한 데 이어 12월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 팰리스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여자 싱글에서 사상 처음으로 정상에 올라 한국 빙상 100년 역사를 새로 썼다. 진통제 투혼을 보인 김연아는 광고출연료, 우승상금 등 5억원대 수입을 챙겨 명예와 함께 부도 누렸다. 3. 12월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수영 3관왕 및 최다 메달(금3 은1 동3)을 수확한 박태환(17·경기고)은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쥐며 ‘국민 남동생’으로 떠올랐다. 대회 3관왕은 1982년 뉴델리대회 최윤희 이후 24년만의 쾌거였다. 특히 세계 수준과 큰 격차를 보였던 기초종목 수영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며 한국 수영의 자존심이 됐다. 4. 한국야구야말로 어느때보다 다사다난한 해였다. 지난 3월 한국이 숙적 일본과 종주국 미국을 연파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의 기적을 이뤘고, 후배들은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최강 쿠바를 격파, 정상에 우뚝 섰다. 하지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타이완은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져 동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5.쇼트트랙 남녀 간판스타인 안현수(21·한국체대)와 진선유(18·광문고)는 지난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나란히 첫 3관왕에 오르며 ‘효자종목’의 힘을 과시했다. 이들의 활약 덕에 한국은 금6·은3·동2개로 종합 7위에 올랐다. 그러나 안현수 아버지가 귀국한 공항에서 쇼트트랙 임원과 멱살잡이를 하는 등 끝없는 파벌싸움으로 다소 빛을 잃었다. 6. 일본 진출 3년째를 맞은 이승엽(30·요미우리)은 시즌 초반부터 폭발적인 홈런포(41개)로 한국과 일본에 열풍을 일으켰지만, 막판 부상으로 홈런왕 타이틀(47개)을 타이론 우즈(주니치)에게 내줘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하고 요미우리와 4년간 30억엔의 초대박을 터뜨리며 외국인 선수 ‘연봉왕’에 올라 자존심을 살렸다. 7. 한때 큰 인기를 누렸던 프로씨름이 잇단 팀 해체에 이은 씨름선수들의 이종격투기 진출로 혼란을 맞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모래판의 황제’ 이만기(43) 인제대 교수가 씨름연맹으로부터 “연맹 행정에 대해 근거 없이 비난해 왔다.”며 영구제명이라는 중징계를 당했다. 영구제명은 1993년 씨름연맹 출범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씨름판은 더욱 흔들리게 됐다. 8. 26명이나 풀시드를 갖고 있는 한국 여자골퍼들이 승승장구하며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휩쓸었다. 역대 최다인 11승을 합작해 낸 것. 슬럼프에 빠졌던 박세리((29)가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선화(20)가 신인왕에 오른 가운데 임선욱(20) 김주미(22) 등 신예들도 우승컵을 안아 ‘코리안 파워’를 뽐냈다. 9. 한국인 어머니와 흑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하인스 워드(30·피츠버그)가 지난 2월 ‘꿈의 제전’이라는 미프로풋볼(NFL) 슈퍼볼에서 최우수선수(MVP)에 뽑혀 한국에서도 열풍을 일으켰다. 특히 워드와 어머니의 끈끈한 인생 역정이 알려지면서 한국은 물론 미국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다. 혼혈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도 됐다. 10장미란(23·원주시청)은 지난 10월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역도선수권대회 여자 무제한급(75㎏급 이상)에서 2연패를 달성, 세계 최고의 역사임을 보여줬다. 그러나 두 차례나 따돌렸던 맞수 무솽솽(중국)에게 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내줘 아쉽게 올해를 마무리했다. 장미란은 내년 9월 태국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무솽솽과 설욕전을 갖는다.
  • SK 임원들 ‘자선 백댄서’ 나선다

    기름 회사 임원진이 ‘백댄서’로 변신한다. 사장은 한술 더 떠 신파극 변사가 된다. SK주유소를 운영하는 SK㈜는 오는 27일 서울 서린동 SK빌딩에서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뮤지컬로 공연한다. 불우이웃도 돕고 직원들도 격려하려는 이색 시도다. 뮤지컬은 신헌철 사장이 직접 각색을 맡았다. 무대는 총 9막. 각 막에는 흘러간 대중가요가 나온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백댄서는 다름 아닌 이 회사의 임원들이다. 관람료는 2000원. 그렇다면 신 사장과 임원들은 출연료를 얼마 받았을까. 받기는커녕 출연시켜준 ‘대가’로 1만원을 내야 한다. 이렇게 해서 마련된 수익금은 회사의 매칭 기금(수익금과 똑같은 금액을 회사에서 부담)을 얹어 연말연시 불우이웃 돕기에 쓰인다. 신 사장은 “올 한해 고생한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전했다. 신 사장은 지난 14일 기자들과의 송년 만찬에서 “입사 후 줄곧 한우물(영업)만 팠다.”며 자신의 인생을 장돌뱅이 허생원(‘메밀꽃 필 무렵’의 주인공)에 비유하기도 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임권택감독 칠순에 새영화 ‘천년학’

    임권택감독 칠순에 새영화 ‘천년학’

    “필름과 장비가 좋아져 누가 찍어도 비슷한 화질의 영화가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거기엔 나의 삶과 인생이 담겨 있다.” 요즘 영화에 담긴 작품성과 이야기에는 상관없이 인기있는 배우와 감독이 만든 작품이 흥행을 담보하는 영화계에서 노장 감독이 어렵게 100번째 영화를 찍으며 던진 이야기이다. 임권택. 그가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영화계의 ‘산증인’ 내지는 ‘거장’이다. 그의 나이 올해 70세. 지금 우리 사회에선 거의 뒷방 할아버지 취급을 받는 나이의 임 감독이 100번째 메가폰을 잡고 영화를 찍었다. 하지만 순탄치 않았다. 그의 이름과 명예에 걸맞은 대우는커녕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영화를 찍다가 한동안 중단하는 등 큰 난항을 겪었다. 결국 배우들이 개런티를 줄이고 뜻있는 인사들의 투자로 영화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이런 어려움을 딛고 이청준의 소설 ‘청학동 나그네’를 원작으로 한 ‘천년학’이 탄생했다. # 칠순의 ‘사랑’이란 1962년 ‘두만강아 잘있거라’로 영화판에 발을 들여놓은 임권택 감독. 무려 44년 동안이나 한국 영화계를 풍미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다. 서편제를 비롯해 춘향전, 취화선, 하류인생 등 우리 가슴속에 그가 만든 많은 영화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영화계의 거장인 그도 이번 ‘천년학’을 찍으면서 고민이 많았다. “이번 ‘천년학’은 100번째 만드는 작품입니다. 그래서인지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라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 고민이 묻어 난다. 쉽게 말해 그가 만드는 100번째 영화이기에 영화팬은 물론 외국 평론가들이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는 점 자체가 부담이었다.“100번째 영화인 만큼 할리우드에 내놓을 수 있을 만한 불록버스터 같은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하지만 내가 영화를 통해 가장 보여주고 싶은 것은 ‘우리’의 이야기다.”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 사라지는 것들. 그래서 이번 천년학도 ‘소리’를 주제로 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천년학이 서편제의 ‘아류’가 아닌가 라는 오해를 받는다고. 눈먼 소리꾼인 소화역으로 오정해가 나오고 이야기의 구조도 비슷해서이다.“말주변이 없기로 소문난 감독인 제가 어떻게 천년학을 말로 설명하겠습니까. 영화를 보신다면 아마 서편제와 전혀 다른 이야기란 것을 느끼실 겁니다.”라고 말한다. 영화를 찍는 내내 도대체 이 영화에선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나 머리가 혼란스러웠다는 그는 ‘사랑’이란 주제를 생각했다. “불꽃같이 한꺼번에 타오른 사랑이 아니라 커다랗고 잔잔한 호수같은 사랑, 그것이 칠순을 넘긴 나의 사랑관이다. 또 힘겨운 삶을 살지만 그 안을 지탱하고 있는 그들만의 사랑과 모습을 표현하고 존중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렇다. 칠순을 넘긴 노장 감독의 100번째 영화, 조재현 오정해 등 배우들조차 자신의 출연료를 헌납하면서 만든 영화,‘천년학’. 내년 3월쯤 개봉 예정인 천년학이 어떤 작품일까 더욱 궁금해진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가수 장윤정 ‘아름다운 마음’

    가수 장윤정 ‘아름다운 마음’

    신세대 트로트 여왕 장윤정(26)씨가 5000만원이란 큰 돈을 선뜻 ‘화곡동 말썽꾸러기 7남매’를 위해 내놓았다. ‘화곡동 말썽꾸러기 7남매’란 지난 12일 방송된 SBS TV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통해 소개된 아이들. 집 나간 아버지를 대신해 31살의 젊은 엄마가 7남매를 어렵게 키우고 있는 가정이다. 생후 9개월부터 초등학교 4학년까지 7남매를 홀로 키우는 엄마 노미영(31)씨는 날로 난폭해지는 아이들 문제로 프로그램에 참여 신청을 했다. 노씨는 일정한 수입 없이 약간의 정부 보조금만으로 생활하고 있는 딱한 처지다. 집은 대출금을 제대로 갚지 못해 경매로 넘어갈 형편이고 5개월 전 집을 나간 아빠를 찾기 위해 제작진이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이 모든 과정이 방송되면서 이들을 돕고 싶다는 문의가 제작진과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폭주하고 있다. 장윤정은 이 방송을 본 후 제작진에게 이 7남매를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그는 현재 MC를 맡고 있는 SBS TV ‘도전 1000곡’의 출연료 등을 합쳐 5000만원을 13일 노씨에게 보냈다. 남형석 PD는 “노씨가 전화로 ‘장윤정’이란 이름으로 5000만원이 통장에 들어왔다며 가수 장윤정씨가 보낸 것이냐고 물어와 알게 됐다.”며 “일전에 장씨가 7남매를 돕고 싶다고 해서 연락처를 알려줬는데 큰 돈을 보냈다고 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는 이번 일을 언론에 알리지 말 것을 당부했으나 너무 아름다운 일이라 알리게 되었다고 남PD는 덧붙였다.7남매 엄마 노미영씨도 “너무 거액이고 유명인이 보내와 당황했지만 아이들을 더욱 잘 키우라는 뜻으로 알고 더욱 열심히 살겠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사설] 시청자 우롱한 TV 간접광고 뒷거래

    TV드라마의 간접광고나 협찬사 선정을 둘러싸고 방송사 PD와 외주 제작사, 광고주들이 거액의 뒷거래를 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방송가에서 공공연하게 나돌던 검은 뒷거래의 소문이 거듭 확인된 셈이다. 부지불식간에 광고, 판촉의 대상으로 노출된 시청자들로선 불쾌하기 그지없다. 드라마에서 왜 툭하면 외제 고급차가 비치고, 특정 상품이 단골로 등장하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적발된 PD와 외주 제작사, 광고주들 가운데 상당수는 수사가 진행중인데도 개인계좌로 돈을 주고받았다고 한다. 금품거래 관행이 얼마나 일상화됐는지 알 수 있는, 한심스러운 대목이다. 일부 제작사측은 톱스타의 출연료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등 제작비가 크게 늘고, 부족한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다고 변명하고 있다. 제작사들끼리의 과당 및 출혈경쟁의 피해를 시청자들에게 전가했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 더구나 조사결과 개인용도로 사용한 게 더 많았다고 한다. 심각한 불감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잖아도 TV 드라마가 지나치게 선정적이고 비뚤어진 가치관을 부각시켰다 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거나 시민단체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그런데 간접광고를 하는 매개로까지 활용됐다면, 시청자를 우롱한 처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간 소비 상품이나 패션에 민감한 청소년들에겐 드라마 시청을 못하도록 하는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철저한 수사와 엄단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 연말 콜롬비아 공연 떠나는 라틴음악 밴드 ‘코바나’

    연말 콜롬비아 공연 떠나는 라틴음악 밴드 ‘코바나’

    살사(salsa)는 라틴어로 ‘양념’, 혹은 ‘맛을 내다’라는 뜻이다. 맘보·룸바·차차차 등 다양한 라틴 음악들을 아우르는 표현이기도 하다.1960년대 말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된 살사는 한국의 대중음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바 있다. “우리나라 CF배경음악의 60∼70%가 라틴음악입니다. 모르는 사이에 이미 우리와 친숙해져 있는 음악이죠. 우리네 정서와 밀접한 면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단조의 음악, 국악에서 보자면 계면조가 주류를 이룬다는 거죠. 정(情)과 한(恨)이 있는 슬픈 멜로디를 빠른 템포로 밝게 표현한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멜로디에 우리말 가사를 붙이면 그대로 트로트가 될 만큼 우리 정서를 빼닮았죠.” 국내 라틴음악 빅밴드 ‘코바나’의 정정배(52)단장이 내린 평가다. 코바나는 국내 최고의 퍼커션(타악기)연주자 정 단장을 포함해, 리듬파트 6명과 혼(horn)세션 6명, 살사댄서 4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된 라틴재즈와 살사 전문 연주그룹. 한국적인 정서로 재해석한 화려한 라틴음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코바나(Covana)는 코리아(Corea)와 라틴음악의 뿌리이자 쿠바의 수도인 하바나(Havana)를 합쳐서 지었다. 이번에 전 세계 살사 아티스트들의 꿈의 무대인 ‘깔리 살사 페스티벌’에 초청돼 금년 말 중남미 콜롬비아와 쿠바 등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아시아 국가 중 이 축제에 초청받은 팀은 이제껏 코바나가 유일하다. 수준높은 살사연주 실력을 본고장에서 인정받은 셈.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코리안 살사’를 보여주겠다며 결의가 대단하다. 연주곡의 하이라이트는 ‘사브로사 콤비나시온’.‘맛의 조화’란 뜻의 창작곡이다. “‘아레파스(일종의 튀김만두)’에 김치, 오이 소박이 등을 곁들이면 잘 조화를 이루듯, 우리 문화와 남미의 문화가 조화롭게 어울리도록 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밀양아리랑과 뱃노래 등 민요를 살사버전으로 연주하기도 할 겁니다.” 단원들이 축제 참가비를 마련한 과정을 보니 애처롭기 짝이 없다.1년에 15회정도 벌이는 공연의 출연료 전부를 꼬박꼬박 모아 왔던 것.“단원들 개개인이 모두 뛰어난 재즈 연주자들이어서 출연료없이도 생계를 꾸려나가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좋아서 하는 것이 아니라면 벌써 그만뒀을 겁니다. 쿠바 등에서 굴러다니는 중고차의 40%가 한국차일 만큼 중남미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정작 국내엔 라틴음악 전문그룹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은 불행한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문화 교류기금 등 정부 지원금은 ‘언감생심’ 꿈도 못꾸는 것이 현실. 이들 또한 한국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사절단인데, 가는 길이 외롭고 힘들다는 느낌이다. 코바나는 출국에 앞서 오는 12월9일,10일 서울 퍼포밍 아트홀(마포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콜롬비아 등에서 벌이는 레퍼토리 그대로다. 관객들의 힘찬 격려의 박수와 함성만이 이들에게 많은 힘을 보태줄 듯하다.(02)6085-0697.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송정연 방송 25시] 백인백색 게스트 따라 울고 웃어요

    [송정연 방송 25시] 백인백색 게스트 따라 울고 웃어요

    방송 하다보면 게스트들도 가지각색, 백양백색이다. 어떤 게스트는 출연해 달라고 하자 대뜸 물었다. ”진행자, 예뻐요?” ”네…. 마음이 예뻐요.” ”마음은 소용없고, 얼굴 말예요, 얼굴 예뻐요?” ”와서 확인하세요.” 그 게스트 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진행자가 먼저 ”오, 잘생겼네!”라고 하자, 오히려 기가 죽어서 진행자에게 압도당한 게스트였다. 지금도 그 물음들이 순수하게 기억돼서 피식 하고 웃게 된다. 어떤 분은, 자기가 들어오는데, 경비들이 자기를 몰라본다고(그분은, 문단 활동할 때는 필명을 쓰기 때문에 경비들은 그분이 그 유명한 시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들어가지 못하게 막았다), 청와대도 출입증 없이 들어가는데, 왜 여기서 이렇게 몰라보냐고 호통치며 돌아가겠다고 하는 것을, 겨우 가서 빌어서 모셔 왔다. ”물 갖다 달라. 시원한 물 반에다 온수 반에다 섞어서 두 컵 갖다 달라”등등 주문이 유난히 많은 게스트가 있는가 하면, 출연해서 “나 예뻐! 나 스타!” 라는 뜻으로 말도 안 하고 묻는 말에는 단답으로만 답하고 새침하게 앉아 있다가 막상 스튜디오에 들어가면 다정한 듯이 마이크에 대고 얘기하는 스타들도 있다. 방송이라는 게 새벽이고 밤이고 가리지 않고 녹음하니까 스튜디오에 먹을 것이 늘 있는 편인데, 오자마자 먹는 일에 합세해서 스튜디오 들어가기 전까지 먹는 게스트도 있고, 인터뷰 준비해야 하는데, 휴대폰 들고 복도에서, 방송 들어가기 3초 전까지 통화하는 게스트도 있다. 그런가 하면 감동을 주는 게스트도 있다. 신영복님의 경우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치면서도 커피도 스스로 찾아가서 뽑아 마시고, 그리고 빈 종이컵을 버려주려고 달라고 하는데도 절대로 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뛰어나가서 버리고 오셨다. 책과 품성이 이렇게 직접 만나도 일치할 때는, 이 지구라는 별이 정말 아름답고 괜찮게 느껴진다. 시인을 초대할 경우, 시인들의 특징은, 자기 시 읽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어떤 시인은, 자기 시를 자기가 읽다가 스스로 감동을 느끼는지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솔직히 목소리가 아주 안 좋은 편인 그 시인의 시는, 또 너무나 도회적이고 감성적이어서 그 시인이 읽으면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아서 진행자가 읽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는데도 굳이 자기 시를 자기가 읽겠다고 하셨다. 방송을 지켜보는 우리는, ‘시는 너무 좋은데, 목소리가 깬다’고 생각하며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그 시인은 자기 시에 감동해서 흑흑거리셨다. 이런 게스트들은 아주아주 귀여운 편이다. 순수함에 미소가 절로 번진다. 하지만, 섭외하면 바로 돈 얘기부터 하는 게스트들이 있다. ”출연료 얼마 줘요?” ”저기 그게요. 규정이 있어서 그렇거든요. 5분 출연에 출연료는 5만 원입니다. 죄송합니다. 너무 적어서요. 그런데.” ”너무 심하다! 기름값도 안 나오겠네.” ”그래도 새로 내신 책 홍보된다 생각하시고 나와 주세요.” ”나 홍보에 신경 안 써요.” 섭외전화하면 이렇게 출연료를 따지는 게스트가 있다. 솔직히 출연료가 너무 적은 것은 사실이다. 나도 그것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하지만, 이런 게스트를 만날 때마다 난 이 네 글자를 속으로 외친다. 어,쩌,라,구?!! 출연료가 인상이 되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작가가 힘도 없는데, 출연료를 구조적으로 당장 고치기도 힘들고 섭외하는 당사자만 쩔쩔매게 하는 게스트가 있다. 어떤 중견 탤런트는 “난 큰 선물 안 주면 안 나가”라고 해서 속상해 하다가 결국 우리 스태프들이 선물을 따로 사서 준 적도 있다. 어떤 소설가는 일단 출연해 놓고 출연료에 대해서 하도 성토하며 기름값 타령을 해서 그 자리에 있던 PD랑 나랑 지갑의 돈을 각출해서 기름값 하시라고 돈을 드렸다. 어떤 작가는 이런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어떤 교수인데, 급해서 주차장에 못 세우고 길가 주차장에 세우고 왔다면서 아예 손바닥을 내밀며 주차비를 달라고 하더란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지갑에서 만 원을 꺼내서 드렸더니 냉큼 받더라고. 돈 얘기보다 더 황당하게 하는 게스트는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게스트이다. “다 왔어요 바로 요기 엘리베이터 탔어요”라고 해서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다보면 그게 자기집 엘리베이터를 탔다는 뜻이었다. 이런 능구렁이 같이 스태프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게스트들이 있다. 이런 게스트는, 아무리 방송을 잘해도 다음 개편 때는 정리될 게스트 1호다. 아니, 개편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중간 개편을 하게 하는 게스트다. 올해 가을 개편은 11월이다. 개편이란, 게편인지 가재편인지 가려내는 시즌, 이라고 우스개로 말하지만, 우선 첫째는 애정과 열성이 있느냐 가려내는 것이고,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0순위는 성실성이다. 생각만 해도 웃음이 배이는 정직한 게스트, 웃는 게스트들이 고맙다. 글 송정연 방송작가, 청소년 소설작가     월간 <삶과꿈> 2006.11 구독문의:02-319-3791
  • [새영화] 인권 영화 6편 묶은 ‘세 번째 시선’

    박찬욱·박진표·임순례 감독이 참여했던 ‘여섯 개의 시선’, 장진·류승완·정지우 감독의 ‘다섯 개의 시선’에 이은 인권영화 새 시리즈가 개봉한다.23일 선보이는 ‘세 번째 시선’(제작 국가인권위원회)은 ‘말아톤’의 정윤철,‘버스, 정류장’의 이미연,‘선택’의 홍기선 등 이미 대표장편을 내놓은 쟁쟁한 감독 6명이 인권을 고민한 옴니버스 드라마이다. 6편의 단편을 묶은 영화에 편견은 금물이다. 무미건조한 태도로 다분히 경직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란 우려는 접어둬도 좋을 듯. 멀리 갈 것도 없이 인권이 심지어 가정의 울타리 안에서도 생채기가 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한다. 목적의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지 않는 은근함이 매력인, 드라마 곱씹는 맛이 예사롭지 않은 인권영화란 얘기다. 강박에 걸리지 않은 여유로운 시선이 돋보이는 영화에는 다양한 소재가 포진해 있다. 인권영화의 단골 얘깃감인 외국인 노동자 문제(정윤철 감독 ‘잠수왕 무하마드’)를 이 영화에서도 역시 짚고 넘어간다. 소녀 가장의 신산한 삶을 유머를 섞어 보여주기도 하고(김현필 감독 ‘소녀가 사라졌다’), 학교 왕따 문제를 지적하며(김곡·김선 감독 ‘BombBombBomb’), 비정규직 근로자의 피폐한 현실을 그리기도(홍기선 감독 ‘나 어떡해’) 한다. 상습적으로 일상 깊숙이 파묻어온 생활의 단면을 인권문제로 환기시켜 씁쓸히 미소짓게 만드는 작품도 있다. 이미연 감독의 ‘당신과 나 사이’가 그것. 아내라는 이름으로 자기발전을 저당잡히고 사는 여자와 그런 아내를 이해하지 못해 티격태격하는 남편의 이야기는 많은 관객들이 감정이입하게 될 작품이다. 영어 과외 열풍에 휩쓸린 초등생들을 통해 피부색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을 코믹터치로 풍자한 노동석 감독의 ‘험난한 인생’도 현실감각을 놓치지 않은 다큐드라마로 기억될 만하다. 정진영 김태우 전혜진 등 정상급 배우들이 출연료를 받지 않고 참여했다.12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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