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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다큐 줌인] 저체중 출생아 ‘이른둥이’ 치료실 가다

    [포토 다큐 줌인] 저체중 출생아 ‘이른둥이’ 치료실 가다

    연신 시계를 들여다보던 산모가 신생아집중치료실(NICU·neonatal intensive care unit)로 들어갔다. 아기를 조심스레 들어 안았다. 그리고 가슴을 대어 줬다. 엄마의 심장 소리와 체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아기의 얼굴을 들여다보는 산모의 눈가에는 미안함에 눈물이 맺혔다. “꿋꿋하게 잘 버텨 꼭 엄마랑 우리집에 가 줄거지? 사랑한다”고 가슴으로 말하는 듯했다. 탄생의 축복을 뒤로 한 채 기계의 따스함에 의존하며 치료받도록 한 엄마의 아픔이다. 하루에 두 차례 1시간씩 면회가 허락되는 서울 삼성서울병원 NICU의 풍경이다. 연세세브란스병원과 건국대병원의 NICU도 전혀 다르지 않았다. 병원 측은 산모들의 심정을 고려, NICU에 대해 극히 제한적인 촬영만을 허가했다. NICU는 ‘세상에 빠른 출발을 한 아이’, 이른둥이를 위한 중환자실이다. 이른둥이는 2.5㎏ 미만 또는 재태(在胎)기간 37주 미만으로 태어난 저체중 출생아, 미숙아의 한글 새 이름이다. 우리나라는 심각한 저출산 국가이지만 이른둥이 출산율은 오히려 늘고 있는 추세다. 전체 출생아의 6%에 달할 정도로 한 해 2만 8000명가량이 인큐베이터 신세를 지고 있다. 이른둥이 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늦은 결혼에 따른 노산이다. 또 시험관 아기, 맞벌이와 같은 사회 환경의 변화, 임신중 고혈압, 전치태반(前置胎盤·태반이 정상 위치보다 아래쪽에 자리 잡아 자궁 안 구멍을 막은 상태)등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엔 의료기술의 발달로 이른둥이의 생존율이 87%를 넘어섰다. 그러나 비용이 만만치 않다. 1㎏이 안 되는 극소저체중 출생아가 퇴원할 때쯤되면 입원비만 1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른둥이에게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을 비롯, 망막증·뇌출혈 등은 대부분이 비급여 대상이다. 병원을 나가더라도 폐렴, 백내장 등의 질환 및 장애 후유증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치료를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른둥이는 환경의 변화 및 사회적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아직은 가정 문제로 취급되는 실정이다. 11월 17일 세계 미숙아의 날도 낯설기만 하다. “30개월 미만의 이른둥이는 치료를 잘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아기들에게도 바람직한 삶을 가져다 줄 수 있지만 뒷받침할 정부의 지원은 극히 미비한 상태입니다.” 기아대책 의료지원사업 생명지기 이찬우 사무총장의 말이다. 이 사무총장은 “2012년 9월에 시행된 장애아동복지지원법에는 이른둥이에 관한 시범사업을 하도록 명령했으나 보건복지부나 지방자치체에서는 별다른 관심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하루빨리 이른둥이 집중치료기관을 만들어야 합니다”라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현재 NICU의 인큐베이터는 1400개 정도에 불과, 500개 정도가 추가로 필요하다. 이마저도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 집중되어 있어 지방에서 이른둥이를 출산할 경우 원정출산이 불가피하다. 대한주산의학회장인 건국대 김민희 교수는 “아기들과 눈이 마주칠 때면 아기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느낀다”면서 “이러한 아기들이 국가의 재정 부족 때문에 꿈을 펼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주)한화생명은 국내 처음으로 이른둥이재활치료사업을 지원하는 ‘도담도담 지원센터’를 열기로 했다. 정부 및 자치단체도 하루빨리 이른둥이의 지원사업에 적극 동참, 이른둥이들을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그대 축복은 별빛처럼 빛나죠. 그댄 할 수 있어요. 귀 기울여요, 소원을 말해요…”라는 이른둥이를 위한 캠페인 노래 ‘소원을 말해요’의 가사처럼 이른둥이들에 대한 보다 큰 사회적 관심과 지원, 그리고 배려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올 출생자 수령 2080년까지 국민연금 기금 유지하려면 20년 동안 보험료 44% 올려야”

    “올 출생자 수령 2080년까지 국민연금 기금 유지하려면 20년 동안 보험료 44% 올려야”

    올해 출생자가 연금을 받을 무렵인 2080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20년에 걸쳐 보험료를 44%가량 올려야 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만약 보험료 인상 시기가 10년 후로 미뤄지면 인상 폭은 이보다 약 17%포인트 더 높아져 지금의 청년세대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3일 ‘국민연금 적정부담수준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서 재정 추계를 내놨다. 연구진은 이 보고서에서 국민연금 수급자는 2010년 약 140만명에서 2020년 398만명, 2030년 804만명, 2040년에는 1272만명으로 늘고 2050년에는 1587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 기금은 2041년 949조원(2010년 가치 기준)으로 정점에 도달한 후 급격하게 하락, 2059년에는 곳간이 완전히 비게 된다. 보사연의 이번 재정 추계에 따르면 수급액을 그대로 둔 채 2080년 기준으로 재정이 고갈되지 않게 하려면 필요한 보험료 인상 폭은 약 44%. 즉 보험료 인상 충격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2033년까지 20년에 걸쳐 5년마다 서서히 올린다고 할 때 기금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율을 현재 9%에서 13%까지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부터 추진하는 국민연금 3차 개혁이 무산돼 인상 시기가 2023년으로 10년 미뤄진다고 가정하면 그 시점부터 20년간 보험료를 약 61% 올려야 2080년에 기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00세 시대’를 가정하면 재정 전망은 더 어둡다. 지난 2차 개혁에선 평균수명을 2070년 기준으로 남녀 각각 82.87세와 88.92세로 설정했다. 보사연이 이번 보고서에서 평균수명 연장 추이를 반영, 2070년 남녀 각각 87.99세와 93.36세로 높게 잡아 재정을 추계한 결과, 2080년에 기금 유지에 필요한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15.85%로 올라갔다. 보험료를 지금부터 20년간 총 76%가량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부 목표대로 2030년부터 합계출산율을 1.7명으로 끌어올린다면 재정 안정에 필요한 보험료율을 1.5%가량 낮출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명사가 걸어온 길] 3. 한국 경제의 산증인, 박승 前 한국은행 총재(상)

    한국은행 총재, 건설부 장관 등을 지낸 박승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여전히 젊다. 공정 사회에 대한 갈망이 그 누구보다 강하다. 이메일·전자파일 등 정보기술기기를 다루는 데도 능숙하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도 여전히 많아 천문학과 사진을 배우고 싶어한다. 그의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는 이 같은 소망을 담은 책 제목이다. 1936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박 교수의 집은 가난했다. 소작농이었지만 아버지는 한글 초서 개발에 매진한 학자였다. 아버지가 농촌에서 농사에 전념하지 않는 “반거충이”다 보니 어머니가 농사일을 전담했다. 아버지는 박 교수의 모교인 백석초등학교 설립을 주도했다. 아버지의 한글 초서연구 결과인 ‘한글씨’는 독립기념관에 보존돼 있다. 소년… 수업료 못 내 시험도 못 봐 하루에 14㎞를 걷고, 기차를 타고 이리공업중고등학교를 다녔지만 수업료를 제때 내지는 못했다. 중간·기말고사 때는 교문 앞에서 수업료 납부 여부를 체크해 수업료를 낸 사람만 시험을 볼 수 있게 했다. “내가 공부를 못해서 성적이 나쁜 것은 내 잘못이지만 수업료를 못내 시험을 못 봐서 성적이 나쁜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고민했지요. 이때의 고민이 나를 성숙시켰습니다.” 지난달 초 태국으로 출국하기 전 서울신문기자와 만난 박 교수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그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계층 간 유동성을 보장하는 것이 교육이기 때문에 교육은 빈부와 관계없이 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은 그때 경험이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기차 통학을 같이한 사람들은 10여명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전쟁이 터지면서 박 교수보다 나이가 1∼2살 많았던 6명은 공산군 점령하에 청년대로 차출됐다. 수복이 되고 난 뒤에 그들은 빨치산이 돼 경찰서 습격사건을 벌이다 죽었다. 2명은 국군, 1명은 인민의용군으로 나가 전사했다. 박 교수는 “나는 나이가 어려서 살아 남았으니 이 또한 운명”이라면서도 “한국전쟁은 동족끼리 서로 죽인 가장 더러운 전쟁”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매일 일기를 썼다. 일기장은 갈색 종이를 사서 직접 만들어 썼다. 그중 일부는 아직도 보관하고 있다. “일기가 내 일생의 성장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일기에는 그날그날 일어난 일도 썼지만 느끼고 반성해야 할 일도 담았다. 그래서 일기는 매일매일 뉘우치고 기도하는 장소였다. “어려울 때 용기를 주고 잘나갈 때는 겸손을 줬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내가 나름대로 성장할 수 있는 데는 일기의 힘이 컸다”고 회고했다. 박 교수는 지금도 간략하게 그날의 일과를 기록한다. 어머니… 베틀북, 개똥 옆에 떨어진 감 박 교수가 어렸을 때 그의 집안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가난한 집안에 먹을 것도 귀했던 시절인지라 그는 일어나면 감나무 밑으로 뛰어가 떨어진 감을 주워 먹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맛있게 생긴 감이 개똥 바로 옆에 떨어졌다. ‘맛있게 보이기는 한데 먹자니 찜찜하고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고….’ 이런 고민 끝에 그는 감을 어머니에게 줬다. “이렇게 좋은 감은 너가 먹어라”는 어머니 말씀에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어머니는 파안대소하더란다. “지금도 그때 생각을 하면 내가 부모를 나처럼 모신 것이 아니고 개똥 옆에 떨어진 감처럼 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부모가 돌아가신 뒤 더욱 그 느낌이 강했다. 지금도 그의 서재에는 어머니가 쓰던 유품을 모아놓은 궤짝이 있다. 서재 곳곳에는 작은 유품들도 놓여 있다. 사진 촬영을 위해 각종 기념품이 있는 서가에서 물건을 하나 들어달라는 사진기자의 부탁에 그는 망설임 없이 베틀북을 들었다. 어머니가 길쌈할 때 쓰던 도구다. 어머니가 짠 베를 염색한 뒤 그걸 교복으로 만들어 입고 다녔단다. 박 교수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해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어려서부터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공부하기를 원했지만 가난하기에 공부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해사를 고른 이유는 학비가 없어도 공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당시 병약한 부모와 나이 어린 여동생이 농사를 지어야 하는 문제로 이어졌다. 결국 가족회의를 거쳐 1년간 농사를 짓고 공부하면서 서울대 상대 진학시험을 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대학생… 한 손엔 책, 한 손엔 농기구 1년 뒤인 1955년 서울 상대로 시험보러 가던 길에 대한 기억이 지금도 뚜렷하다. 서울 역전과 남대문 일대는 전쟁으로 여전히 폐허 상태였다. 종로 네거리를 지날 때 눈에 띈 간판은 곰탕집, 복덕방 등이었다. “곰탕집은 곰고기를 파는 곳, 복덕방은 무슨 떡집”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그의 점심은 어머니가 싸준 찐 고구마 다섯 개였다. 합격은 했지만 공부만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었다. 결국 평소에는 농사를 짓고 시험 볼 때만 학교에 나타나는 학생이 되었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은 고모집 신세를 졌다. 농사를 지으러 내려갈 때는 도서관에서 10여권의 책을 빌려가고, 학교에 있을 때는 친구의 공책을 보면서 경제학을 배웠다. 그래도 대학 4학년 때 동아일보에 매주 실렸던 대학생 논단에 환율, 농촌 개발 등 경제 현안에 대해 3차례나 칼럼을 썼다. 주경야독이었지만 실력은 뒤지지 않았던 것이다. 어느 날은 집에 내려갈 차비가 없었다. 김제까지 걸어갈 수도 없고. 이런저런 궁리 끝에 서울역에서 개찰을 담당하는 사람을 찾아가서 사정 이야기를 했다. 개찰 담당 직원인 김진성씨는 그를 여객 전무한테 데려가서 설명을 하고 인계했다. 그 뒤로 여객 전무의 도움을 받아 몇 번 기차를 타고 왔다. 박 교수는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 그분을 찾으러 서울역에 갔으나 행방을 찾지 못해 아직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한국은행… 새 인생을 열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제학을 배웠고 이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싶었다. 그러려면 교수가 돼야 하고 유학이 필요했다. 가정 형편상 유학을 갈 수 없었던 박 교수는 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은행을 선택했다. 1961년 한국은행 입행으로 박 교수는 안정과 도약의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한은에 들어오면서 직장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게 됐지요.” 한은에 합격한 기쁨에 일기장에 ‘쾌재!’라는 단어를 세 번이나 썼다. 한은에서 국민소득추계의 정확성을 높인 공로를 인정받아 1967년 상을 받기도 했다. 그러던 1968년 박 교수는 중앙정보부에 끌려갔다. 당시 서봉균 재무부 장관을 초청해 환율을 크게 올려야 한다는 정책 건의를 했는데 이것이 다음 날 아침 동아일보 1면에 환율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처럼 보도가 됐다. 발설자를 찾기 위해 한은 부총재를 포함해 10여명이 끌려들어가 심문을 당했다. 그러나 발설자는 나오지 않았다. 결국 자료를 만들고 보고한 박 교수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발설한 셈이 된다고 해서 그가 징계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나중에 발설자가 드러나면서 한은 내부에서는 그에게 뭔가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그러던 1970년 한은에 해외 학술연수제도가 생기면서 박 교수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당시 36세였다. 2년 동안 석사를 취득하는 조건이었으나 그는 박사까지 따기로 마음먹었다. “내 인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 박 교수는 “전쟁하듯이” 공부를 했다. 보통 박사학위 취득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부분은 논문 작성이다. 박 교수는 한은 조사부에서 근무한 경력을 살려 ‘노동력 과잉 경제에 있어서 외국자본의 경제개발 효과’라는 논문을 썼다. 논문 작성에 걸린 시간은 6개월.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는 권하지는 않는다. 박 교수는 “그건 나처럼 시간이 한정된 사람이 어쩔 수 없이 하는 선택”이라며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하고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 교수… 나의 꿈, 나의 길 경제학 박사가 돼 한국은행에 복귀하니 두 군데에서 일자리 요청이 왔다. 대통령 경제수석실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과 경제기획원이 제안한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이었다. 우리나라와 반대 조건인 나라가 궁금했던 박 교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다. 한국에 어머니와 세 자녀가 남고, 사우디아라비아에 아내와 두 자녀가 동행하는 이산가족 신세가 1년간 계속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돌아온 뒤 한은에 잠시 머물다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다. 평생의 꿈을 이룬 것이다. “꿈을 실현했으니 굿판의 무당처럼” 신나게 가르쳤다. 대학 교수로 일한 시간은 총 26년. 학기가 끝날 때마다 학생들의 평가를 받았다. 지금은 보편화돼 있지만 30여년 전에는 낯선 시도를 한 것이다. 시험 채점도 조교에게 맡기지 않고 두번씩 직접 점검해서 점수를 매겼다. 신문에 글을 쓰고 방송에 나가 강연하는 활동도 열심히 했다. 서울신문 비상임 논설위원으로 1977년부터 3년간 경제 관련 사설을 쓰기도 했다. 당시는 유신 말기라 정치나 사회 쪽 사설은 쓰기가 어려웠다. 경제로 관심이 쏠리면서 매주 4∼5회 사설을 썼다. 박 교수는 ‘서울신문 100년사’에 “신문 사설을 쓰기 전에는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하지 못했다”며 “내가 쓴 사설에 정부, 기업, 경제단체들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고 그 중요성을 점차 깨달았고 이 때문에 큰 보람과 함께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고 적었다. 1986년에는 한은 금융통화위원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당시 금통위원은 비상임이라 매주 목요일에만 한은으로 출근했다. <하편에 계속>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박승 前 한은 총재는 1936년 전북 김제 출생 1942~1948년 김제 백석초등학교 1948~1954년 이리공업중고등학교 1955~61년 서울대 상과대학 경제학과 1961~1976년 한국은행 조사부 근무 1972~1974년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 석사 및 박사 1974~1975년 사우디아라비아 경제개발자문단장 1976년 9월~2001년 2월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 1977~1979년 서울신문 논설위원 1986년 1월~1988년 2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1988년 2~12월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1988년 12월~1989년 7월 건설부 장관 1993~1996년 주택공사 이사장 1997~1998년 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2001년 2월~2002년 3월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2001년 3월~ 중앙대 명예교수 2002년 4월~2006년 3월 한국은행 총재
  • [저자와의 차 한잔] ‘신비롭고 재미있는 직지 이야기’ 펴낸 박상진

    [저자와의 차 한잔] ‘신비롭고 재미있는 직지 이야기’ 펴낸 박상진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공인을 받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직지’(直指)는 한국인에게는 분명히 문화 민족으로서의 뿌듯함과 자부심을 가지게 해주는 책이지만 정작 그 뜻과 명칭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직지’의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하지만, 무려14자나 되는 제목을 다 기억하기 어려워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혹은 판심제(版心題)에 따라 ‘직지’라고 줄여 부르기도 한다. 영어권에서도 직지(Jikji)로 알려졌다. 신간 ‘신비롭고 재미있는 직지 이야기’를 펴낸 박상진 씨는 이 같은 ‘직지’는 그동안 학술서로 여러 차례 나왔으나 대중들을 위한 ‘직지’는 없었다며 ‘직지’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우리의 자랑스러운 세계기록유산(2001년)인 직지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식으로 집필했다고 설명한다. 직지에 담긴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면 부처와 여러 고승들의 법어, 대화, 편지 등에서 중요한 내용을 뽑아서 편찬한 것이다. 중심 주제인 직지심체는 사람이 마음을 바르게 가졌을 때 그 심성이 곧 부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직지는 현재 상·하 2권 중 하권만이 남아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소장돼 있습니다. 구한말 주한 프랑스 초대공사와 3대 공사를 지냈던 콜랭 드 플랑시가 구입해 프랑스로 가져갔습니다.” 이어 직지의 원저자인 백운화상(백운경한선사·白雲景閑禪師,1298~1374)에 대해 설명한다. 백운은 태고보우선사, 나옹혜근화상 등과 함께 3대 선승의 한 사람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1351년 (충정왕 3년) 54살의 늦은 나이로 원나라로 선불교를 공부하러 유학길에 올랐다가 이듬해에 귀국할 때 스승인 석옥청공선사가 직접 저술한 ‘불조직지심체요절’ 1권을 정표로 받아서 돌아왔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소략하다고 느껴 1372년(공민왕 21년) 성불산(成佛山)에서 제자 법린(法隣)선사의 도움을 받아 2권으로 증보한 것이 현재 우리가 직지로 부르는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라는 것이다. 박씨는 그동안 직지를 편집한 성불산의 위치에 대해 경북 영천과 대구, 충주, 황해도 황주와 해주, 평산, 함북 길주 등이 문헌에 나와 그 위치를 두고 분분했는데 이 가운데 황해도 황주군 주남면에 있는 정방산(해발 480m, 전 이름은 성불산)에 위치한 성불사가 바로 백운화상이 직지를 편집한 곳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또 “목판본 직지와 백운화상어록의 서문을 함께 작성한 목은 이색(李穡)의 시집인 ‘목은시고’ 중 ‘용두의 대선(大選)이 황주에 가서 새로 절을 얻었다고 말하다’라는 시에서 ‘성불산 안에는 옛 절들이 많기도 한데’라고 읊은 대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한다. 직지는 1377년(우왕 3년) 청주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약 100권정도가 인쇄됐는데 그동안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진 독일 구텐베르크의 ‘42행성서’보다 78년 앞선 명실상부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이다. 박씨는 이번 책에서 “그동안 소설과 다큐멘터리로 소개된 바 있는 플랑시 공사와 조선 궁녀 이심의 로맨스를 스토리텔링해 소개했다”면서 특히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한 플랑시 공사와 이심의 추정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1963년 경북 예천 출생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한국철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내시와 궁녀’ 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영등포구 아침 민원처리제

    영등포구는 평일에 시간 여유가 없는 직장인들을 위해 매주 화요일 구청 민원여권과 업무를 오전 8시부터 진행하는 ‘아침 민원처리제’를 도입했다고 31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평일 민원여권과 근무는 오전 9시부터 시작하지만 구청을 방문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을 위해 근무 시간을 확대한 것이다. 주민들은 확대 운영 시간에 ▲여권 신청 및 교부 ▲출생·사망·혼인신고 등 35종의 가족관계 등록 업무 ▲체류지 변경신고 등 외국인 관련 업무 ▲인감증명 등 317종의 업무를 볼 수 있다. 구는 원활한 행정 서비스를 위해 민원여권과 직원 15명을 특별 근무자로 지정해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구는 2008년부터 화요일에 ‘저녁 민원처리제’를 적용해 오후 근무 시간을 8시까지 확대한 바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확대 근무 시간에 처리하는 민원이 평균 75건에 달할 정도로 주민들의 호응도가 높다고 구는 설명했다. 조길형 구청장은 “앞으로도 주민들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민원인의 눈높이에 맞추는 사람 중심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몸무게 453.5g 리얼 ‘엄지공주’ 사연 눈길

    23주 만에 몸무게 453.5g으로 탄생한 리얼 ‘엄지공주’ 사연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다른 태아에 비해 무려 17주나 더 빨리 세상에 나온 이 ‘엄지공주’는 생존확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도 무사히 목숨을 건졌다. 산모인 켈시 헤밍스(23)는 “지난 7월 마트에서 물건을 사던 중 갑자기 양수가 터지고 출혈이 있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긴급수술로 아이가 태어났지만 의사들은 몇 시간 내에 사망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의료진은 “당시 산모가 자궁 내 산소부족 등의 이유로 조산했다. 신생아는 출생시 몸무게가 453.5g 밖에 되지 않았으며 성인 남성의 손 안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몸집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머지않아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기는 강한 생명력으로 버텨냈다.”면서 “23주 만에 태어난 조산아임에도 심장박동소리가 매우 힘찼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엄지공주’는 만성적인 폐질환 및 뇌출혈 등의 증상이 있기는 하나, 놀라운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한편 기네스 기록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신생아는 2004년 미국 시카고의 로욜라대학 메디컬센터에서 탄생한 아기로, 당시 몸무게는 9.17온스(약 260g)이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대한축구협회 새 회장에 정몽규씨 “화합·소통으로 축구계 대통합 이루겠다”

    대한축구협회 새 회장에 정몽규씨 “화합·소통으로 축구계 대통합 이루겠다”

    “화합과 소통을 이루는 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이끌던 정몽규(51)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앞으로 4년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게 됐다. 정 회장은 28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2차 결선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 24명 가운데 15표를 얻어 9표에 그친 허승표(67) 피플웍스 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1차 투표에서 7표를 얻은 정 회장은 8표를 얻은 허 회장에게 밀렸지만 결선에서 역전극을 펼쳤다. 역대 최다인 네 후보가 출마한 만큼 득표전은 치열했다. 정 회장은 1차 투표에서 김석한(59) 전 중등연맹 회장과 윤상현(51) 새누리당 의원이 각각 6표와 3표에 그치면서 1, 2위만 겨루는 결선에 올랐다. 2명의 탈락으로 갈 길을 잃은 ‘표심’이 정 회장을 택했다. 정 회장은 1차 때보다 8표나 더 많은 15표를 획득, 한 표가 늘어난 데 그친 허 회장을 제치고 1000억원의 예산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체육 단체 중 하나인 축구협회를 이끌게 됐다. 1962년 서울 출생으로 용산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정 회장은 K리그 울산 현대(1994~96년)와 전북 현대(1997~99년)를 거쳐 2000년 1월부터 부산 아이파크의 구단주를 맡고 있는 현역 최장수 구단주다. 2011년 1월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에 올라 폐쇄적인 이사회 구조 개편, K리그 승강제 도입 등의 성과를 냈다. 정 회장은 “지금 축구계 전체의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소통과 화합을 통해 축구계의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세 후보와 함께 지혜를 모으겠다. 축구 발전을 위해 계속 화합하겠다”고 강조한 그는 “야권, 여권 이런 구분을 하지 않겠다. 누구든 축구 발전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를 내면 포용하겠다”고 야권 성향의 인물을 포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선거 과정을 겪어 보니 제도가 잘못됐더라”며 “대의원들과 상의해 선거 제도의 문제점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프로축구연맹 총재 출신으로 축구협회와 프로연맹의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결심도 밝혔다. 축구협회 조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투명한 의사 결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당초 공약으로 내세운 중계권 등의 협회 수입원을 늘려 나가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중국통신] 1980년대 이후 출생자는 ‘피(被)재촉’ 세대?

    중국의 한 설문 조사에서 “바링허우(80後, 80년대 출생자)는 ‘피(被)재촉 세대’”라는 결과가 나와 이목을 끌고 있다. 이른바 ‘피재촉 세대’란 ‘~하라’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재촉을 받는 세대라는 뜻이라고 셴다이진바오(現代金報)가 29일 보도했다. 90허우(90後, 90년대 출생자), 00허우(2000년 이후 출생자)까지 속속 사회로 진출하면서 80허우는 ‘폭탄’ 취급을 받으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것. 해당 조사결과에 따르면 바링허우 50명 중 38명, 무려 76%의 응답자가 각종 ‘압박’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러한 스트레스로 ‘춘제(春節, 구정)가 오는 것이 무섭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0허우 중 최고령의 나이는 만 33세. 결혼 적령기로 접어들면서 아직 가정을 꾸리지 못했거나 안정적인 직장을 찾지 못한 이들의 스트레스가 가장 컸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밖에 결혼은 했지만 자녀 출산에 대한 재촉 등도 듣기 싫은 말 중 하나라고 응답자는 꼽았다. 한편 바링허우의 울음 섞인 고민에 쓰촨(四川)성 사회과학원 후광웨이(胡光偉) 사회학 연구원은 “이런 저런 재촉은 잘 살기를 바라는 ‘관심’의 표현” 이라며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중국의 인정미(人情味)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부고] ‘철강산업 원로’ 손열호 TCC동양 명예회장

    [부고] ‘철강산업 원로’ 손열호 TCC동양 명예회장

    손열호 TCC동양 명예회장이 지난 27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93세. 손 회장은 1921년 경북 영주 출생으로 1959년 강판 업체인 TCC동양의 전신인 동양석판공업을 설립해 본격적인 강판 사업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현대화된 연속 전기석도금, 아연도금강판, 전기동도금강판 기술 국산화에 성공해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6년에는 우석문화재단을 설립해 소외계층 학생들에게 학자금을 지원하는 등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손봉락 TCC동양 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 발인은 29일 오전 5시 30분. (02)2072-2020.
  • 한국, 11년 만에 초저출산국 탈출

    한국, 11년 만에 초저출산국 탈출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이 1.30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됐다. 2001년 이후 11년 만에 초저출산국가(합계출산율 1.30명 이하)의 굴레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회의를 열고 향후 인구정책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11월까지의 출생아와 최근 3년간의 12월 출생아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30명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11월까지의 출생아는 450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3.0%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01년 1.30명으로 떨어진 이후 2005년 1.08명, 2007년 1.25명, 2009년 1.05명, 2011년 1.24명 등 초저출산 현상이 11년간 지속돼 왔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이 제정된 후 출산, 양육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고 2010년 이후 25~34세 여성의 혼인율이 증가한 것이 소폭이나마 출산율이 상승한 배경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합계출산율이 1.30명을 넘어도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며 지금과 같은 저출산 현상이 유지되면 2060년에는 총인구가 4400만명, 생산가능인구는 2200만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재정난 인천시, 첫째 출산장려금 못 준다

    인천시가 재정난 탓에 올해부터 지급하기로 한 첫째 아이 출산장려금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 정책은 보편적 복지 확대를 최우선으로 추진하는 인천시가 전국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시도한 정책이다. 24일 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셋째 아이에 대해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지난해부터는 지급 대상을 둘째까지, 올해는 첫째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출산장려금 지급 조례를 2011년 개정했다. 출산장려금 지급 확대는 송영길 인천시장의 공약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시 예산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축소되면서 올해 첫째 아이에게 100만원씩 주려고 했던 출산장려금 예산 98억 4000만원을 배정하지 못했다. 시는 올해 출생하는 첫째 아이를 1만 2300명으로 예측했다. 출산장려금은 시와 기초단체(구·군)가 8대2의 비율로 지원한다. 시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에도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준비와 인천지하철 2호선 건설 때문에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시 올해 예산은 6조 9768억원으로 지난해 7조 5448억원보다 7.5%나 줄어들었다. 시는 둘째 아이 출산장려금도 지난해 이어 올해 당초 약속한 200만원의 절반인 100만원으로 줄여 지급하고 있다. 셋째 아이에 대한 출산장려금 300만원은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시는 올해 둘째와 셋째 아이를 지원하는 예산으로 144억원을 책정했다. 올해에 둘째 아이 예상 수는 1만명이며 셋째는 2700명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출산장려금을 시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지급하고 싶지만 재정이 어려워 힘든 상황”이라며 “출산장려금 지급을 언제 정상화할 수 있을지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입양기관도 출생신고 가능”… 입양법 재개정 논란

    미혼모가 아이를 입양 보내기 전 의무적으로 출생신고를 하도록 한 입양특례법을 개정하는 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면서 입양 관련 단체들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국내 입양 기관들은 현행법이 미혼모들의 입양 의뢰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하는 반면 해외 입양인 및 미혼모 단체들은 특례법이 미혼모와 아동의 권리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해 8월부터 바뀌어 시행 중인 입양특례법은 미혼모 등 친생부모가 아이를 입양 보내기 전 출생신고를 마치고 7일 동안 입양 숙려 기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입양이 완료되면 친생부모와 아이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있던 모자관계 기록은 삭제되고 추후 입양인이 원할 경우 친생부모의 정보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 그동안 미혼모는 출산 직후 등 떠밀리듯 입양동의서에 서명하고 입양인은 양부모의 친자녀로 출생신고돼 자신의 뿌리를 찾을 수 없었던 관행을 근절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국내 입양 기관들은 미혼모들이 출생신고를 하기 꺼리므로 이 제도가 입양을 가로막는다고 주장한다. 동방사회복지회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이후 입양 의뢰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고 입양 건수도 줄었다”고 말했다. 미혼모들이 아이를 불법적으로 입양하거나 내다 버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에 따라 청소년 미혼모에 한해 입양 기관이 출생신고를 대신 할 수 있게 하고 입양 숙려 기간에 예외를 두는 등의 내용을 담은 입양특례법 개정안이 지난 18일 국회에 발의됐다. 그러자 해외 입양인 단체와 미혼모 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 입양인 모임, 한국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 등 8개 단체는 지난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해외 입양인 지원 단체인 뿌리의 집 김도현 목사는 “일부 사례만으로 미혼모의 영아 유기가 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면서 “미혼모의 친권과 아동의 권리는 뒷전으로 하고 입양만이 해법이라는 생각으로 법의 취지를 왜곡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따라 ‘입양’을 둘러싼 이 단체들 간 갈등이 재연될 조짐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출생신고에 대한 미혼모의 부담이 크다면 가족관계증명서를 보완하는 등 미혼모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다문화·새터민 교육대안은

    새터민과 다문화 가정의 청소년들이 언어·문화적 이질감과 어려운 경제적 여건 등으로 서울 강남의 사교육은커녕 정규 공교육 과정도 마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들을 위한 정부와 기업, 지역 단체의 맞춤형 교육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감성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음악과 체육뿐 아니라 학습 보충 교육 등 체계적인 교육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23일 통일부와 교육과학기술부 등에 따르면 1998년부터 2011년까지 우리나라에 온 학령기(만 6~20세) 탈북학생 수는 3069명에 이른다. 이 중 1992명은 정규 교육 과정을 밟고 있고, 210명은 교육과학기술부의 인가를 받은 대안학교에 다니고 있다. 하지만 나머지 800명의 학생은 이 같은 교육 과정을 밟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업 중단율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난해 새터민 학생들의 고등학교 재학 중 학업 중단율은 4.8%에 달했다. 이는 전국의 고교 학업 중단율 1.9%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한 교육 관계자는 “우리 사회에서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고등학교 교육도 마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증거”라면서 “대학 진학은 상황이 더욱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탈북 단체 관계자는 “이들 청소년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교육”이라면서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교육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갖는 선순환 구조를 갖지 못한다면 이들은 영원히 우리 사회의 그늘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다문화 가정 출신 고교생의 학업 중단율은 1.9%로 전국 평균과 같다. 하지만 최근 한국어를 못하는 중도입국 학생이 급증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1년 2540명이던 중도입국 학생 수는 지난해 4288명으로 69%나 늘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국내 출생 다문화 가정 학생은 한국어 사용이 능숙하기 때문에 학업을 좇아가는 것에 문제가 없지만 중도입국한 학생들은 대부분 한국말을 모른 채 들어온다”면서 “이들의 경우 정규 교과 과정을 따라가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사교육에서도 배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좋은 학교에 진학할 가능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학춘 동아대 국제전문대학원 원장은 “정부가 다문화 가정 청소년에게 진학 특혜를 주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대학과 민간봉사단체 등에서 각종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학교 보충학습뿐 아니라 이들이 동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예체능 교육 등 체계적인 방과 후 지원 체계도 시급하다”고 했다. 또 이 원장은 ‘엄마의 나라’로 유학을 문제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다문화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은 어머니의 영향으로 외국어 환경과 문화의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국내 기업이 다문화 가정 청소년을 엄마의 나라로 유학을 보내고 현지 공장의 직원으로 채용하는 시스템 도입이 시급하다”면서 “청소년은 새로운 꿈을 가질 수 있고, 기업은 글로벌 인재 육성과 이미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LH 실버사원 채용 28일부터

    LH 실버사원 채용 28일부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실버사원 30 00명을 채용한다. 지원대상은 일할 능력이 있는 만 60세(1953년 1월 21일 이전 출생) 이상 은퇴자다. 다만 지난해 실버사원으로 근무했거나 월평균 연금 소득의 합계가 200만원 이상, LH 직원의 배우자나 직계존속인 경우에는 지원이 불가능하다. 근무기간은 오는 3월 4일부터 11월 30일까지 약 9개월이고 하루 4시간씩 주 5일제다. 급여는 월 55만원. 주요 업무는 임대주택 시설물 안전점검 및 독거노인 돌봄 서비스 등 임대단지 관리 보조 일이다. 상대적으로 저소득 소외계층이 많은 영구임대주택에 집중 배치돼 노약자 등 취약계층 복지서비스를 맡게 된다. 배치되는 아파트 단지는 실버사원의 거주지 인근의 LH 임대아파트 단지가 된다. 지역별 모집 인원은 서울 463명, 경기 547명, 부산·울산 216명, 인천 287명, 강원 102명, 충북 156명, 대전 252명, 전북 180명, 광주·전남 293명, 대구·경북 290명, 경남 176명, 제주 38명 등이다. 공인중개사나 주택관리사, 사회복지사 등의 자격증이 있는 경우 선발에 가점이 주어진다. 특히 이번 채용은 지난해 실버사원 및 임대단지 관리소장 등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채용 인원을 2000명에서 3000명으로 1000명 확대했고 근무기간도 8개월에서 1개월을 연장했다. 신청서 접수 기간은 오는 28~30일이고, 신청방법은 LH 홈페이지(www.LH.or.kr)에서 신청서를 다운받아 관련 서류와 함께 LH 지역본부나 지정 임대주택단지 관리사무소에 제출하면 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성북구 출산 장려금 확 늘립니다

    성북구가 출산·양육 친구(親區)로 나섰다. 구는 출산장려금을 대폭 인상하고 둘째아이부터 일률적으로 20만원씩 지원해 오던 출산장려금을 둘째 30만원, 셋째 50만원, 넷째 이후 자녀는 100만원씩 지급하기로 했다고 22일 밝혔다. 3월에는 구청 1층에 장난감 도서관을 개소할 예정이며 육아지원 종합상담창구와 함께 더 나은 출산·양육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적용 대상은 올해 1월 1일 이후 출생한 둘째 이상부터이며, 출생일 기준 부모가 6개월 이상 구에 거주했으면(6개월 미만인 경우 6개월 경과 후 지급) 누구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를 위해 구는 지난해 12월 출산축하금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이외에도 구청은 결혼식장 무료대관, 신혼부부 건강검진사업, 아기평생건강지킴이 사업, 맞벌이가구 아동 돌봄 서비스 제공, 성북구아동청소년센터를 건립하면서 출산·양육 분위기 확산에 더욱 공을 들일 예정이다. 김영배 구청장은 “아이 갖기를 바라는 어머니들의 어려움을 덜어 주는 실질적 행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너의 두 조국이 자랑스러워 하도록 이길 수 없더라도 끝까지 도전하렴”

    “너의 두 조국이 자랑스러워 하도록 이길 수 없더라도 끝까지 도전하렴”

    지적장애를 가진 한국인 입양아 헨리 미스(24·미국). 그의 인생에 기적은 이미 두 번 있었다. 신생아 합병증으로 장애를 얻은 그를 헌신적으로 보듬은 양부모를 만난 일, 그리고 난생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 그가 태어난 한국에서 열리는 일. 그리고 29일 개막하는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에 스노보드 미국 대표로 참가하는 그는 메달이란 세 번째 기적에 도전한다. 헨리와는 대화가 불가능해 그만큼이나 기적을 손꼽아 기대하는 양어머니 낸시 뉴웰(59)을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낸시는 “요즘이 헨리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다. 헨리의 첫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린다는 걸 아직도 믿을 수 없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헨리가 올림픽에 나가게 된 데는 운도 따랐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사는 헨리는 지난해 3월 열린 주 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미국대표팀 추첨 결과 오리건주에서 남자 스노보드 선수를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헨리가 합류하게 된 것. 입양된 뒤 자신을 받아준 나라의 대표로 조국을 처음 찾는다는 생각에 헨리는 잔뜩 들떠 있단다. 어머니 낸시의 감회도 남다르다. 가슴으로 낳아 장성한 아들이 많은 이들 앞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게 됐기 때문. 1989년 10월 5일 서울에서 태어난 헨리는 곧바로 입양기관에 맡겨졌다. 출생 직후 태변흡인증후군, 패혈증, 폐렴, 긴장성 동공 증세가 한꺼번에 나타나 2개월 병원에서 사투를 벌였다. 목숨은 건졌지만 장애를 얻었다. 이듬해 3월 30일, 헨리는 낸시와 에드워드(62) 부부 품에 안겼다.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걸 알고부터 입양을 생각했다. 동서도 한국에서 입양했기 때문에 자연히 한국 아이를 원하게 됐다. 헨리의 장애를 알았지만 거부하지 않았다. 아이를 낳을 때 장애를 선택할 수 없는 것처럼 입양도 마찬가지 아닌가.” 다니던 회사도 그만두고 낸시는 헨리를 돌봤다. 헨리의 병은 일부 운동신경에도 영향을 미쳤다. 다섯 살까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특수학교에 다니면서 일부 과목은 일반 학교에서 배웠는데, 또래들이 따돌리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가장 가슴 아팠다고 낸시는 털어놓았다. 헨리는 자신이 하지 못하는 일들, 예를 들어 운전이나 대학 생활을 지켜보며 속상해했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은 헨리에게 완벽한 기회다. 일반인도 하지 못하는 일을 헨리가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헨리는 스노보드를 가장 자신 있게 탈 수 있다. “스노보드는 헨리에게 자유를 준다. 산꼭대기에 올라가 아무 걱정 없이 내려올 때 헨리는 가장 행복해한다.” 이번 올림픽 목표는 소박하다. “한국에서 스노보드를 타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한국어 수업도 받고 있다고 했다. 낸시 역시 “너의 두 조국이 너를 자랑스러워 하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헨리에게 말해줬다. 한국이 헨리를 자랑스러워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꿈이라면 올림픽 기간에 헨리의 위탁모를 찾는 것. 기억에도 없는 친부모보다 자신을 안고 사진을 찍기도 한 위탁모에게 더 관심이 가는 모양이라고 낸시는 전했다.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만난 위탁모의 이름은 전영숙씨고, 당시 회사원과 결혼해 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셋 있었다. 우리는 부모로서 헨리 스스로 본인의 인생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강제 북송 반대하는 캠페인 펼치고 국내 입국 절차 간단하게 개선해야”

    “정말 상황이 어려운 중국 내 탈북 2세들은 이미 사망했거나 상당수 중국 고아원에 있을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해외 체류 북한이탈주민 아동 인권 상황 실태조사’ 내용에 대해 탈북자 문제 전문가들은 21일 “면접 대상이 된 아동들은 상황이 그나마 나은 편으로 보이며 전문가의 접근이 불가능한 아이들이 많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어머니와 이별한 아이들은 대부분 꿈과 정체성을 잃은 채 방황한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이미 중국 등을 떠도는 탈북 2세를 “가장 위험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로 규정하고 지원에 나섰으나 우리는 대북 관계 및 대중 관계 등을 고려해 관련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권위 보고서는 북한 출신 생모와 사실상 강제 분리돼 보호받지 못하는 아동이 확인된 만큼 정부 등이 전략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우선 탈북 2세 아동들이 국내에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전문가는 “자녀를 중국에 남겨둔 채 국내에 입국한 탈북 여성 중 아이를 데려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내 한국 공관에 탈북 2세 아동의 출생 등록을 하려 해도 여러 절차상 어려움 때문에 접수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한다. 외교통상부가 탈북 2세의 인권 문제에 주목해 아동의 입국 절차를 간단하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또 법무부 등은 탈북 2세 아동이 국내에 입국한 탈북 여성의 친자녀임을 쉽게 입증할 수 있도록 유전자 검사 등의 제도를 보완하라고 제안했다. 정부가 4000여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내 요보호 탈북 2세 아동에 대한 생활비와 교육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민사회단체들이 전 세계 인권단체와 함께 중국의 탈북자 강제 북송 정책에 반대하는 운동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탈북 2세들이 어머니와 생이별하는 가장 큰 원인이 중국의 강제 북송 방침 때문이라서다. 한편, 미국에서는 지난 14일 탈북 어린이의 미국 가정 입양을 미 정부가 지원하도록 하는 법안이 발효돼 시행 중이다. ‘북한아동복지법’이라는 이름의 이 법은 북한을 탈출해 중국 등 제3국에 거주하는 어린이의 복지와 인권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 국무장관이 재외 북한 어린이의 실태와 이익 증진 방안, 입양 전략 등을 담은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작성해 의회에 보고해야 하며 미 정부가 재외 북한 어린이들이 거주하는 국가를 상대로 무국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권고하고 한국 정부와 공동으로 이들의 가족 상봉 등을 지원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엄마는 옷장에 숨었다고 공안에 순순히 말했다 그 길로 북에 끌려간 엄마… 열에 여덟, 공포의 생이별

    엄마는 옷장에 숨었다고 공안에 순순히 말했다 그 길로 북에 끌려간 엄마… 열에 여덟, 공포의 생이별

    북한과 맞닿은 중국 동북3성 지역에 사는 A(13)군은 8년 전 겪은 악몽 속에서 여전히 헤매고 있다. 다섯살 되던 그해 어느 날, 중국 공안이 A군의 집에 들이닥쳤고 탈북자였던 어머니는 옷장 안에 숨었다. 공안들이 “엄마 어디에 있느냐”고 묻자 상황을 파악 못 한 A군은 “옷장에 숨었는데요”라고 순순히 답했다. 공안은 어머니를 잡아 강제 북송했고 A군은 그날 이후 어머니를 보지 못했다. 굶주림 등을 견디다 못해 국경을 넘은 북한 여성이 중국에서 낳은 ‘탈북 2세 아동’(19세 미만)이 2만~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 여성 대부분은 중국 남성과 결혼해 정착하지만 불안한 신분 탓에 예고 없이 자녀와 생이별하는 일이 많다. 어머니가 공안에 잡혀 강제 북송되거나 가출해 중국에 남겨진 A군 같은 아동들은 정신적 상처를 안고 외롭게 살아간다. 국제사회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해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용역 연구팀이 지난해 7~9월 동북3성 등 중국 4개 성 14개 지역에서 탈북 2세 100명의 가정에 대해 심층 면접 조사를 한 결과 아이들 중 96.0%가 9~15세인 성장기에 있었다. 북한에 대규모 식량난이 덮쳐 대량 탈북이 발생한 1998~2000년과 출생 시기가 일치한다. 당시 탈북했던 여성 상당수가 반강제적으로 중국 남성과 매매혼을 해 아이를 낳은 결과로 보인다. 중국 내 탈북 2세 아동 10명 중 8명가량은 어머니와 이별한 채 살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어머니가 강제 북송돼 가정이 해체된 경우가 많다. 중국에 사는 탈북 2세 B(14)군의 어머니는 7년 전 강제 북송됐다. 원래 정신질환이 있었던 아버지는 탈북자 어머니를 만난 뒤 안정을 되찾았지만 아내가 끌려가자 충격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탈북자 어머니가 불안정한 신분을 떨쳐 내려 한국행을 택해 홀로 남은 아동도 적지 않다. 탈북 2세 C(13)군은 2007년 이후 어머니 얼굴을 보지 못했다. 당시 공안이 탈북자들을 색출하려는 움직임을 강화하자 어머니는 가족들에게 “한국으로 가자”고 했지만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이후 어머니는 가출했는데 2년 뒤 전화를 해 “한국행에 성공했다”고 알려 왔다. 어머니의 부재, 정체성의 혼란 속에서 성장기 탈북 2세 아동들은 극심한 정서적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특히 매매혼 등을 통해 탈북 여성과 결혼한 중국인 아버지는 가난하거나 몸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탈북 2세 가정의 경제적 수준을 조사해 보니 58.6%가 ‘못사는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탈북 2세 D군이 이런 경우다. 아버지는 한쪽 팔이 없는 상태로 쉬는 날 없이 농사일을 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른 팔마저 아파 일하기가 어려워지자 하루하루를 술로 보낸다고 한다. E(11)군은 용접일을 하는 아버지와 조부모를 모시고 단칸 셋방에 산다. 어머니는 2008년 교회의 도움으로 한국으로 떠났다. 중풍을 앓는 할아버지의 대소변을 받아 내는 생활은 E군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그는 어머니를 무척 그리워했다. E군처럼 어머니와 떨어져 사는 아동 중 76.3%가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답했다. 하지만 헤어진 친모와 연락이 되는 아동은 23.0%에 불과했다. 어머니와 헤어진 뒤 아버지나 친척의 보호조차 받지 못한 채 고아로 전락하는 경우도 많다. 아버지가 알코올 중독 상태이거나 산골에서 아이를 키울 여유가 없는 등 자녀를 챙기기 어려운 경우다. 고아가 된 탈북 2세들은 주로 교회에서 운영하는 쉼터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탈북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북3성 지역에는 탈북자 아동을 돌보기 위해 현지 기독교 시설이 집중돼 있다. 교회는 홀아버지 등과 사는 탈북 2세들에게 양육비 지원도 한다. 탈북 2세 가정 중 23.0%는 교회로부터 양육비를 지원받고 있었다. 연구자들은 “탈북 고아 중 교회 시설이 아닌 중국 고아원에 살거나 떠돌이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들은 면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탈북 2세 아동 중 심각한 폭행, 성폭력 등에 시달리는 아동은 극히 드문 것으로 조사 결과 나타났다. 또 중국의 호구(한국의 주민등록)를 취득한 아동 비율도 95.8%나 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아동 보호자 등을 대상으로 설문한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탈북 2세를 대상으로 한 심각한 인권 유린이 실제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호구를 얻기 위해 뇌물을 건넸다고 응답한 비율도 61.8%나 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씨줄날줄] 구로다 나쓰코/함혜리 논설위원

    일본 최고권위의 신인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 올해 수상자로 ‘75세 문학소녀’ 구로다 나쓰코가 선정돼 화제다. 이 상의 최고령 수상자이다. 그런 나이의 작가에게 최고권위의 신인문학상을 안겨준 선정위원회의 결정도 놀랍지만, 그 나이에 신인상에 도전한 구로다의 열정은 더욱 놀랍다. 수상작 ‘ab산고’는 지난해 와세다문학 신인상을 받기도 한 구로다의 데뷔작. 전후 한 가족이 엄마의 죽음을 시작으로 서서히 소소한 일상을 잃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일본 문학에선 드물게 가로쓰기를 채택했는가 하면 인칭대명사가 없고, 히라가나만을 사용한 독특한 표현방식도 눈길을 끈다. 도쿄 출생인 구로다는 그림책과 소년소녀 동화를 보며 문학소녀의 꿈을 키웠다. 와세다대학 교육학부에 들어가 동인지 활동을 했고 20대에 신문사 주최 공모전에서 단편상을 수상했지만 고교 교사가 되면서 문학도의 꿈을 접어야 했다. 그러다 프리랜서로 출판사의 교정 일을 하면서 다시 글쓰기에 도전했다. 33세에 1000장 분량의 소설을 완성해 출판될 뻔했지만 무산됐음에도 글쓰기를 계속했다. 자기만의 스타일로 10년에 작품 하나씩을 완성하는 게 목표였다. 좋아하는 글쓰기를 하는 것에 만족했던 그가 생각을 바꾼 것은 70세가 넘어서다. 살아 있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을 읽어주면 기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10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을 정성스레 가다듬고 곳곳의 응모요강을 읽은 뒤 가장 적합해 보이는 와세다 문학상에 도전했고 신인상을 수상했다. 장수대국 일본에서는 노년신예작가의 등장이 늘고 있는 추세다. 100세 할머니 시바타 도요의 시집 ‘약해지지 마’는 한때 일본 서점가를 뜨겁게 달궜다. ‘굿바이 귀뚜라미군’으로 지난해 군조 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후지사키 가즈오(74)는 학습지 편집장을 하다 은퇴 후 본격적으로 글쓰기에 도전한 케이스. ‘화산기슭에서’를 발표한 마쓰이에 마사시(53)는 잡지사 편집장을 하다 퇴직 후 전업작가로 데뷔했다. 지난해 쇼가쿠칸 문고 소설상을 받은 주부작가 기리에 아사코(61)는 52세에 대학원에 들어가 글쓰기를 시작했다. 구로다는 그제 수상자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런 나이가 되어서 젊은이들에게 방해가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지만, 숨어 있는 장년층 작가들을 찾아내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이 나의 역할이라 생각하고 기꺼이 상을 받겠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10여년 전 이미 고령화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도 그런 열정의 울림이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숲은 복지다

    숲은 복지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109조원으로 평가됐다. 국가 전체 복지예산을 웃도는 액수로 국민 1인당 연간 216만원에 해당하는 ‘무형의 혜택’을 받고 있다. 산림이 울창해지면서 공익적 가치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소득 증가와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화두가 된 복지의 지향점을 숲에서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산림복지는 ‘숲’이라는 건강 자산을 활용,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은 복지라는 점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국토의 64%(639만㏊)를 차지하는 산림을 배제하고 어떠한 ‘행위’를 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8명이 1년에 1회 이상 등산을 즐기고, 숲길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산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도시화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숲은 힐링(치유)의 공간이자 안식처로 자리매김했다. 산림복지는 건강과 삶의 만족을 높일 수 있도록 숲을 활용한 3차 서비스다. 과거 목재 자원 공급기지에 국한됐던 ‘산림’이 휴양·교육·문화·치유의 공간이자 일자리 창출까지 스스로 역할과 가치를 높여 가고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산림에서 행복’이라는 기치를 내세운 산림청의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프로젝트(G7·Green Welfare 7 Project)는 2010년부터 본격화됐다. 나무를 심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서 활용하는 정책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G7 프로젝트’는 출생에서 사망까지 인간의 생애를 7주기로 나눠 각 단계에 적합한 산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등산 및 휴양, 중·장년층 등 일부 세대에 한정됐던 산림 서비스를 전 세대가 공유할 수 있도록 체계화했다. ‘탄생기~유아기~아동·청소년기’에는 인성을 배울 수 있는 산림교육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숲 태교에서 숲 유치원, 산림학교 등으로 연계된다. 현재 산림교육 시설 및 프로그램 확대 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산우 산림청 산림휴양문화과장은 “어릴 적부터 산·숲에 대한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의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아이들이 크면서 자연스레 숲과 자연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년기’에는 기존 임도를 활용한 산악레포츠와 트레킹 등 레저·문화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지리산 둘레길을 비롯한 숲길 조성을 통해 산을 찾는 인구의 저변을 확대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트레킹 숲길은 정복이 아닌 자연생태와 문화·역사를 즐기고 체험하는 ‘슬로 워킹’으로 각광받고 있다. ‘중·장년기~노년기’에는 산림치유와 산림요양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산림치유는 산림이 지닌 보건·의학적 기능을 활용한 산림치유 기반을 확대해 국민 건강 증진 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봉자연휴양림 등 장기체류형 휴양림과 조성된 산촌생태마을을 산림요양마을로 전환해 운영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산림의 공익 기능을 증진시킬 수 있는 지구 또는 단지 형태인 산림복지단지(가칭)를 조성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로 했다. ‘회년기’는 수목장이라는 자연으로의 회귀다. 2008년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수목장 제도가 도입됐다. 현재 국유림(1곳)과 공유림(2곳)을 포함해 전국에 57개 수목장림이 운영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면서 뇌과학자인 이시형 박사는 2007년부터 강원 홍천에서 ‘힐리언스 선마을’이라는 힐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세로토닌 전도사로 알려진 그는 ‘행복은 자연에서 온다’는 믿음을 실천하고 있다. 최근 질병 치료를 위해 숲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숲이 병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산림치유는 휴식보다 치유 기능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산림휴양과 구별되고 산림욕보다 한 단계 발전된 개념이다. 산림치유는 경관·소리·피톤치드·음이온 등 산림 내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해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활동이다. 숲에 들어가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행복감과 활력을 느끼는 이유다. 산림청은 숲 치유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해 경기 양평(산음 휴양림)과 전남 장성(편백나무숲), 강원 횡성(청태산 휴양림)에 치유의 숲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2011년 15만 7000명이 방문했고 지난해에는 방문객 31만 4797명, 프로그램 이용자 3만 1215명에 달했다. 숲 치유는 노인 의료비 지출 감소 등의 효과와 함께 삶의 질도 높여 줄 수 있다. 등산 활동에 따른 연간 의료비 절감액이 2조 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숲 치유는 의료비 지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산림청은 2017년까지 100만명에게 산림치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총 5000억원을 들여 숲을 건강 자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산림교육도 본격화됐다. 산림교육은 지난해 7월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 시행에 따라 전국의 자연휴양림과 수목원 등이 청소년의 산림교육 장소로 개방되고 숲 해설가를 활용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지난해 산림교육 참가자가 50만명에 달했다. 특히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학교폭력과 게임중독 등을 해결하기 위한 ‘숲으로 가자’ 운동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산림교육이 학교폭력 예방과 함께 사회성 향상 및 우울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25곳에서 열린 치유 캠프에는 5만 7478명이 참여했다. 산림이 잘 보전된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산림을 활용한 복지 프로그램이 제도화돼 있다. 산림과 숲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독일은 산림법에 근거해 산림교육을 진행하는데 1993년 정식 교육과정으로 인정받았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숲유치원이 1000여개에 달하고, 14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산림학교도 설립됐다. 일회성 방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일본은 2001년 삼림·임업기본법이 제정됐다. 임업기술자 양성을 위한 전문임업교육과 함께 삼림환경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삼림환경교육은 다양한 체험과 이용 등을 통해 산림의 이해와 관심을 증진시키자는 것이 취지다. 집단따돌림 등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공간으로 중요성이 한층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산림복지에 대한 개념이나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예산 지원이 가능해지는 등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 전문 프로그램 개발과 인력 양성에 나서야 한다. 숲유치원협회가 결성되는 등 변화하고 있지만 대학에 산림치유 관련 학과가 없는 등 사회적 인식과 기반이 열악하다. 인프라도 매우 부족하다. 일회성 방문으로 학생들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산림 서비스를 받기 위해 장거리를 이동해 찾아가는 것은 무리다. 정책 추진 시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한 이유다. 유민영 생명의 숲 정책실장은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산림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면서 “취약계층 대상 치유 시설은 국가나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이어 “산림 훼손에 대한 우려가 높은 만큼 숲 관리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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