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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결혼 3개월 앞둔 예비부부도 신혼부부 전세주택 입주가능

     내년부터 결혼을 3개월 앞둔 예비부부도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에 입주할 수 있게 된다. 또 부부의 평균 연령이 어릴수록 전세임대주택 입주자 선정에서 높은 가점을 받는 등 일찍 결혼해야 유리하도록 신혼부부 주거지원 제도가 전면 개편된다.  정부는 18일 출산율 급감의 주원인으로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만혼(晩婚)을 지목하고, 청년들이 결혼을 꺼리는 3대 요인인 ‘고용, 출산·양육, 주거부담’을 완화하는 데 방점을 맞춰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을 발표했다.  3차 기본계획이 시행되는 향후 5년은 청년이 줄고 노인이 느는 ‘인구절벽’ 위기에 대응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노년층 진입을 시작하는 2020년부터는 고령화가 더욱 빨라진다. 이대로 ‘저출산의 덫’에 갇혀 저성장을 반복할지, 위기를 극복하고 고령사회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는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 정부는 3차 기본계획에 성공해 지난해 기준 1.21명 수준인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 수)을 2020년 1.5명, 2045명 2.1명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선 청년이 안정된 일자리에 빨리 취업하도록 2017년까지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를 4만개 이상 창출하고, 청년 정규직 근로자가 전년도보다 증가한 기업에 신규 채용자 1명당 500만원을 세액공제 하는 등 민간의 청년 일자리 창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신혼부부 전세임대주택 지원 기준도 완화하고 전세자금 대출 금액도 상향한다. 또 내년부터 임신·출산에 수반되는 의료비의 건강보험 본인부담을 대폭 낮추고, 현행 1개월인 아빠 육아휴직 인센티브를 3개월로 확대한다.  정년과 국민연금 수급 연령이 일치하도록 제도개선을 모색하는 등 고령자를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정년 60세가 안착하더라도 국민연금 수급시기는 61세며 정년과 1년이 차이 난다. 2018년부터는 정년과 연금 수급연령의 괴리가 2년으로 벌어진다. 현행 65세로 통용되는 ‘고령자 기준’도 재정립한다. 노인의 기준 연령을 높이고 여기에 노인복지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맞추고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이혼과 함께 빈곤해지지 않도록 국민연금처럼 공무원 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에도 이혼 시 연금을 분할하는 연금분할청구권 제도를 도입한다. 고령자 대상 전세임대제도도 신설한다.  이밖에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교육 의무화를 추진하고 적성검사 주기를 단축해 면허 갱신을 강화하거나 운전이 위험한 취약 노인은 운전면허 반납을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갈수록 줄어드는 노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해외 우수인력 유치를 확대하는 대신 저숙련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나라에 오래 거주하지 못하도록 정주 자격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공청회를 열어 경영계와 노동계 등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을 모으고서 11월 중 3차 기본계획(2016~2020년)을 확정할 예정이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스타뷰] 내겐 스포츠가 ‘마법의 성’

    [스타뷰] 내겐 스포츠가 ‘마법의 성’

    지난 13일 KBO 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두산 경기 시작 전인 오후 6시 20분. 넥센 유니폼을 입은 김광진(51)이 서울 목동야구장에 등장하자 3루 쪽 홈 응원석이 환호로 들썩였다. 20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마법의 성’을 부른 ‘더 클래식’의 가수 김광진에 대한 열광은 아니었다. 창단 이후 꾸준히 ‘넥센 지킴이’를 자처해 온 ‘넥센 팬 김광진’을 향한 환영과 격려를 담은 응원이었다. 시종일관 웃는 얼굴로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던 김광진은 마운드에 오르자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숨을 가다듬더니 왼발을 들어 올려 있는 힘껏 공을 뿌렸다. 야구 시즌이 되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넥센, 넥센’ 노래를 부르기로 유명한 김광진이 드디어 넥센 경기 시구를 하는 순간이었다. 음악인 김광진이 아닌 스포츠팬 김광진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시구 다음날인 지난 14일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광진을 만났다. 김광진은 카페에 도착해 자리에 앉자마자 넥센 얘기부터 꺼냈다. “3차전을 이겨서 기분이 정말 좋아요.” 3차전에서 넥센이 졌다면 목동구장의 마지막 시구자로 남을 수도 있었는데 좀 아쉽지 않냐고 했더니 그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전혀요. 마지막 시구자 그게 뭐가 중요해요. 넥센이 이기는 게 훨씬 좋지.” 자타 공인 ‘넥센 광팬’다운 대답이다.“포스트시즌이 시작되면 머릿속에는 온통 야구 생각뿐이죠. ‘잘해야 될 텐데’ 하는 걱정부터 내가 감독이라면 어떻게 선수를 운용할지 상상도 해보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심재학 넥센 코치한테 전술 관련 의견을 제시하는 문자메시지까지 보냈어요. 관심 가져줘서 고맙다고 답장이 왔더라고요(웃음).”인천 출신인 김광진이 넥센을 응원하는 이유는 넥센이 인천을 연고로 1982년 창단한 삼미슈퍼스타즈를 이어받은 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삼미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청보-태평양-현대를 응원했는데, 넥센이 창단의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당시 현대 선수들을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저는 넥센이 우리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구뿐만 아니라 김광진은 농구, 축구, 배구 경기까지 빼먹지 않고 챙겨 보는 스포츠 ‘광팬’으로 유명하다. “형제가 5남 2녀인데, 형들이 스포츠를 좋아했어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경기에서 지면 가족이 모여 ‘다음에는 꼭 본선 진출을 할 거다’라고 장엄하게 다짐을 하는 분위기에서 자랐죠.” 덕분에 그는 해방 이후 한국의 월드컵 역사, 국가대표 야구 경기 등은 머릿속에 훤히 꿰고 있다.“고등학생 때인 1982년 세계야구선수권 대회 결승전이 잠실에서 열렸어요. ‘직관’을 갔죠. 한·일전이었는데 7회말까지 0-2로 지고 있는 거예요. 너무 화가 나서 그냥 경기장을 나왔어요. 그런데 8회부터 대역전극이 벌어지더니 결국 5-2로 우리가 우승했잖아요. 그날 땅을 치고 후회했어요. 역사적인 순간을 놓치다니.”김광진을 본격적인 스포츠 광팬으로 만든 종목은 농구다. “인천 송도중학교를 나왔는데, 여기 농구부가 이충희, 김승현 등을 배출한 전통 명문이에요. 선수로 뛰진 않았지만 농구부 연습하는 걸 지켜보면서 자연스럽게 스포츠를 좋아하게 된 것 같아요. 게다가 연세대에 진학했으니 말 다했죠. 지금도 프로농구 전자랜드를 열광적으로 응원합니다.”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시절, 단과대 농구부 슈팅가드로도 활동했던 김광진은 연세대 농구부가 연습하는 날에 코트에 찾아가 선수들을 지켜보는 게 낙일 정도로 농구에 빠져 살았다. “제가 매일 학교 체육관에 출석을 하다 보니 하루는 연습 중이었던 유도훈(당시 연세대 가드·현 전자랜드 감독)이 저한테 다짜고짜 공을 패스하더니 공을 주워 달라고 하더라고요. 하루도 빠짐없이 혼자 와서 연습을 지켜보니 저 사람 대체 누굴까 싶었을 거예요(웃음). 훗날 학교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친구들이 연세대에 좋은 슈터가 들어왔다고 해서 회사를 땡땡이치고 몰래 코트를 찾았죠. 문경은(현 SK감독)이더라고요.”그의 농구 사랑은 1980년대 후반 미국 유학시절에도 계속됐다. “미시간대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학위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는데 없는 돈을 탈탈 털어서 미국대학농구(NCAA) 시즌권을 샀어요. 그때 대학농구 보는 재미에 푹 빠졌어요. 지금도 NCAA 보러 미국에 가고 싶을 정도입니다.”1989년 MBA 학위를 따고 귀국한 김광진은 4년 뒤 이승환 3집에 실린 ‘덩크슛’을 작사·작곡했다. “농구가 좋아서 농구 소재로 음악을 만들 생각을 한 사람은 저밖에 없었을 거예요. 나중에 넥센 응원가도 직접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본업인 작곡과 투자 일을 병행하면서 스포츠 경기까지 일일이 챙겨 보는 게 버겁지 않으냐고 물었다. “안 그래도 스포츠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쏟는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해요(웃음). 줄여 보려고 했는데 잘 안 되더라고요.”다행히 지금은 바쁜 예전보다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는 2011년 5년 연속 수익률 1위를 기록했던 동부자산운용 본부장 자리를 관두고 현재 강연이나 개인적인 투자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음악 관련해서는 지난해 17년 만에 ‘더 클래식’을 재결성해 미니앨범을 내고 지난 5월 공연까지 마쳐 당분간은 활동 계획이 없다.MBA 석사에 증권 애널리스트로도 활동한 그의 특별한 경력이 스포츠 경기를 좀더 재밌게 보는 데 도움이 되는지 궁금했다. “선수들을 분석적으로 보게 되는 건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특히 야구는 기록과 통계가 중요하잖아요. 기록 중심으로 선수를 분류하고, 관리하고 퍼포먼스를 내는 과정이 펀드매니저 포트폴리오랑 비슷한 것 같아요.”남보다 더 분석적이고 냉철하게 스포츠 경기를 보는 그도 올 시즌 피츠버그에서 맹활약했던 강정호가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을 당했을 때는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강정호는 넥센 출신이라 평소 가족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다쳐서 속상했어요. 저도 미국 유학생활을 해봤지만, 피츠버그라는 구단에서 데뷔 첫해 강정호처럼 잘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거든요.”내년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한 박병호에 대한 기대도 크다. “박병호가 이왕이면 피츠버그로 갔으면 좋겠어요. 만약 박병호가 강정호와 함께 피츠버그에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다면? 상상만 해도 심장이 터질 것 같아요.” 그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돈을 ‘아주아주’ 많이 벌면 피츠버그 같은 구단을 인수해 보고 싶다는 농담 섞인 그의 소원이 현실로 이뤄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김광진은▲1964년 9월 17일 인천 출생 ▲연세대 경영학 학사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1989년 장은투자자문주식회사 ▲1991년 한동준 노래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 작곡으로 데뷔 ▲1994~1997년 그룹 ‘더클래식’ 멤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하나경제연구소 ▲2000~2008년 김광진 솔로 앨범 다섯 차례 발매, 동부자산운용 팀장·투자전략본부 본부장 ▲2011~2015년 KBS 2라디오 김광진의 경제포커스 진행 ▲2014년 ‘더클래식’ 재결성, 미니앨범 발매 ▲더클래식 ‘마법의 성’, 이소라 ‘기억해줘’, 한동준 ‘사랑의 서약’ 등 다수 작곡 ▲ 저서 ‘김광진의 지키는 투자’(2013년)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국내 4년제 대학 유일 외국인 총장’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국내 4년제 대학 유일 외국인 총장’ 존 엔디컷 우송대 총장

    반핵운동가 겸 한반도 문제 전문가. 두 차례에 걸친 노벨 평화상 후보. 국내 4년제 대학 총장 중 유일한 외국인 총장. 직접 강의도 하는 총장. 대전에 있는 우송대 존 엔디컷(79) 총장이다. 2007년 미국에서 솔브릿지대학 교수로 부임, 2009년부터 7년째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대학가의 해외석학 초빙 사업이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는 비판이 있는 가운데 외국인으로서 국내 대학 총장으로 일하는 그를 만나 대학 운영과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입장 등을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 5일 우송대 솔브릿지 경영대학 내 사무실에서 했다. →두 차례나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올랐다고 들었다. -지난 20년간 조지아공대 교수 및 국제전략정책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며 동북아 정세를 연구했다. 1991년 한반도·일본·대만·몽골·시베리아·중국 동북부에서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 민간운동인 ‘동북아제한적비핵지대화회의’(LNWFZ-NEA) 개념을 이끌어 내는 등 동북아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2005년에 LNWFZ-NEA 사무국과 함께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으며 2009년에도 올랐다. 2005년에는 후보 랭킹 7위였다. →한국과의 개인적 인연이 있다면. -처음 한국을 방문한 건 미 공군 장교로 일본에서 근무하던 시절이다. 1959년이다.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2주간 파견 근무했다. 국민소득 60달러였을 때로 민둥산에 황량한 분위기였다. 이후 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이나 김신조 습격 사건 등 남북 간 중요 사건이 있을 때도 방문했다. 제 분야가 동북아 연구였던 만큼 한국에 언제나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미 공사 교수로 있을 때는 ‘동아시아의 정치학’이라는 입문서도 공동 저술했다. 한국, 북한, 일본 부문 기록을 내가 맡았다. 고향인 애틀랜타의 한인들과도 교류하고 미 중서부 상공회의소 소장도 맡은 적이 있다. 베트남 복무 시에는 따뜻한 된장찌개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며 백마사단 관계자와 정보를 교환하기도 했다. →총장 취임 당시 다짐과 성과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총장직을 수행하기 시작할 때 설정한 목표는 학생들에게 최상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교육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학생들의 소프트 스킬, 그러니까 인간적 기반 능력 자체를 강화시키는 것이었다. 1991년부터 동북아시아 비핵화 운동을 하며 세운 ‘이웃 사촌 아시아’라는 개념의 현실화 또한 부수적인 목표로 세웠다. 개인적으로 평가하자면 전자는 매우 성공적이며 후자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우리 졸업생들은 사회에서 기대하는 인재상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고, 우송대는 아시아에서 손꼽히는 특성화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다. 솔브릿지대의 경우 2007년 개강 당시 학생 29명에 교수 8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유학생만 38개국에서 1000명 이상이 와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모든 수업은 영어로 진행하며 유학생들에게는 한국어를, 한국 학생들에게는 중국어를 의무과정으로 3년간 듣도록 하고 있다. 성적을 매기자면 5점 만점에 4.5점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총장이면서 직접 강의도 한다고 들었다. -그렇다. 일반적으로 미국도 총장이 강의하는 것은 드물다. 하지만 나는 내 관심 분야에서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게 좋다. 지금은 미국사 강의를 하고 있으며, 다음 학기에는 동북아 정치를 할 계획이다. 한번은 중국 유학생이 고구려는 중국 역사라고 하길래 그렇게 생각하느냐며 웃으며 말해 주었다. 역사적으로 한국 역사라고 말이다. →우송대는 1년 4학기제를 운용하는데 2학기제와 비교해서 어떤 이점이 있나. -내가 오하이오주립대를 다녔는데 4학기제였다. ROTC 후보생이었던 관계로 다른 학교 생도들보다 4개월 일찍 임관하면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에 와 보니 방학기간이 너무 길더라. 방학이 길면 외국어를 배우더라도 까먹는다. 집중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2010년부터 4학기제를 운영하고 있다. 간호학과처럼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과생들과 필요에 의해 졸업을 늦추려는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3년 6개월 만에 졸업하고 있다. 졸업생들이 사회 진출 준비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본다. 다른 대학에서도 우리를 벤치마킹하러 온다. 4학기제를 다른 대학들도 도입할 만하다고 본다. →교수진의 연구 역량 강화, 학생 취업률 제고, 대학 경영 개선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게 국내 대학의 현실이다. 대학 총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연구 부문에 중점을 두고 답변드리자면 우송대는 연구 중심 대학이 아니라 교육 중심 대학이다. 물론 교수 연구를 독려하고 우수한 연구자에게는 충분한 인센티브를 부여하지만 연구의 전반적 방향성은 주로 학생들의 수혜를 목표로 한다. 취직의 경우는 취지는 잘 이해하고 있다. 대졸자들이 직장을 찾기 힘든 것은 세계적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전국 대학 총장들을 초대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좋은 직장을 갖게 노력해 달라고 했는데 공감했다. 다행히 우리 대학은 특성화 대학으로서 이 분야에서 꽤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정부 압박으로 인해 대학가 전반에서 “우리가 취업 알선가인가, 교육자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적인 의견은 약간 부담이 될지라도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어려운 여건 아래 대학 총장이 할 일은 학교의 상징으로서 우뚝 서고 교원, 직원, 학생들의 잠재력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각종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학술적, 윤리적 표본으로서 모두에게 각인되고, 대학에서 행하는 모든 것이 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 요지라고 할 수 있다. 결국 학생들이 우리의 미래 아닌가. →등록금 규제나 대학 총장 간선제 등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은 어떻게 보나. -선거를 통해 임명된 게 아니기에 한국 대학의 총장 선거에 대해서는 제 의견을 피력할 수 없음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등록금 규제 문제의 경우 미국에서도 부모 지원보다는 학생 대출에 의존하는 관계로 졸업생들이 20만 달러(약 2억 2000만원) 이상의 빚을 지는 모습이 흔할 정도다.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은 교육 발전을 위한 정책이어야지 규제를 위한 정책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자유경쟁이라는 시장 논리로 해결될 수 있는 과제를 억지로 붙들어 매는 형태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에게 최선, 최신의 교육을 제공하려면 등록금은 교육 방식의 발전에 따라 증가한 비용을 반영하는 게 맞지 않나 싶다. →연구윤리 위배 등 교수 사회의 이해하기 어려운 행태에 대해서는. -전 부정에 대해서는 누가 됐든 타협하지 않는다. 윤리란 국가와 국민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인 만큼 관계가 어떻게 되든 그 누구도 예외가 돼서는 안 된다. 한밤중에 아무도 없는 횡단보도의 초록불에 멈추는 것부터 페리선의 선박 규정까지 법과 규정은 동일한 관점으로 엄중히 관리, 집행돼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다른 이의 학술적 성취를 무단 도용하는 것은 절대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취업 때 지원자 학벌보다 실력을 중시하는 채용 문화가 한국에 형성됐다고 보는지. -50년간 사회인으로서 활동한 제 경험에 기반해 말씀드리면 개인의 능력이 학력을 압도하는 현상이 점점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본다. 아직도 사람의 배경이 취직 첫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그 단계를 넘어가고 실무에 투입됐을 때는 결국 업무 능력에서 승부가 갈리게 돼 있다. 물론 고학력이 요구되는 직종은 유형별로 다른 과정이 있을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한민국 교육열기 칭찬에 대한 견해는 어떻게 보나. -제가 보기에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 교육에 대한 감탄은 한국 학생들의 PISA 시험 점수 통계에 기반한 게 아닌가 싶다. PISA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국제 학생 평가 프로그램으로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수학과 과학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토대로 미국도 한국처럼 가족 전체가 학생들의 학습과 성취에 관심과 열정을 가졌으면 하는 기대감을 표출한 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PISA 시험은 교육 성과의 수많은 스펙트럼 중 일부만을 보여 줄 수 있다. 혁신성, 창의성, 유연성 등에 대한 평가는 결여돼 있는 체계다. 미국의 교육 방식은 PISA 시험 점수는 낮게 나올지는 몰라도 위의 3대 요소에서는 더욱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카이스트 로플린 박사나 서남표 박사가 대학 개혁 문제로 내부 구성원들과의 갈등 끝에 총장직에서 중도 낙마했다. 외국인 총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나. -로플린 총장의 경우는 잘 모르겠다. 서 총장의 경우 내가 한국에 있을 때 있었던 일로 비극적인 일이라 안타깝다. 관찰자 입장에서 보자면 너무 상의하달 식으로 대학 구성원들을 몰아붙인 게 부작용을 가져온 것 아닌가 싶다. 여유를 갖고 했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카이스트는 정년을 보장받은 교수가 많은 등 기득권 체제가 있어 갈등이 있을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우송대는 신생 대학으로서 그런 점에서 갈등 요인이 없었다. 게다가 저를 조직의 일원으로서 받아줄 만큼 개방적인 교수, 직원과 학생들이 있었다는 것도 저로서는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서울신문은 해외 석학 초빙사업이 빈껍데기라는 취지로 보도한 바 있다. 해외 연구진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 대학에서 제대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해외 석학 활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지 부문으로 이를 위해 소속감을 부여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교수회의를 예로 들면 외국 교수들의 참석을 요구하지만 그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 교수 회의에 아예 참석을 요청하지 않는 것과 같은 행위가 이들로 하여금 조직의 일원으로 느끼기 힘들게 한다. 우리는 외국 교수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을 오랜 시간 동안 충실히 한다. 공문서는 기본적으로 한글로 작성하지만 영어 등 외국어 구사가 가능한 직원을 외국 교수 연구실에 배치해 의사소통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 내가 주재하는 회의도 사전에 한국말로 번역해 자료를 배포한다. 외국인 교수 자녀에 대한 지원도 생각해야 한다(서울은 기회가 많으나 대전은 연간 2만 달러가 들어가는데 부담이 된다. 외국인 교수 유치를 위한 지원책이 있으면 좋겠다). 박현갑 부국장 eagldudo@seoul.co.kr >> 엔디컷 총장은 엔디컷 총장의 첫 인상은 79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친다는 점이다.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인다는 덕담에 환하게 웃으며 뭐든지 물어봐도 좋다고 말할 정도로 유머 감각도 넘친다. 직접 강의도 하며 손자 손녀뻘 되는 학생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광팬이기도 하다. 두 차례에 걸쳐 시구도 했다. 이뤄지기 힘들지 모르나 한화가 코리안 시리즈 우승하는 걸 보고 싶단다. 두 명의 자녀는 미국에 있으며 한국에는 일본인 부인과 함께 있다. 부인도 이 대학에서 일본어를 가르친다. ●1936년, 미 오하이오주 출생. 58년 오하이오주립대 졸업. 1973년 하버드대, 터프츠대 공동 운영 과정 프레처스쿨 외교학 석사 및 국제학 박사 취득. 1989~2007년 조지아공대 국제전략기술정책센터 소장 겸 샘넌 국제대학원 교수. 미 국방부 산하 국가전략연구소장. 1996년 미·일 간 극동아시아 비핵화지대위원회 위원장. 2005년, 2009년 노벨 평화상 후보.
  •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것들, 외국에 사는 다른 엄마들은 어떨까. 우리나라만 이렇게 혼자 아기 키우기 힘든 환경인 걸까, 아니면 우리나라 엄마들만 유독 힘들어하는 것일까. 마침 사촌들이 해외에서 국제 결혼을 한 뒤 아이를 키우고 있다. 큰이모의 딸, 작은 아버지의 딸, 고모의 딸이 그렇다. 이런 조합을 찾는 것도 흔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궁금한 내용들을 물었다.모두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뒤 해외로 떠났다. 미국과 일본, 호주. 살고 있는 나라도, 형부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이들의 경험과 사연을 통해 ‘독박육아일기 해외편’을 적어보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는 사촌언니 허지혜(34)는 지난해 7월 딸을 낳았다. 남편은 대만계 미국인이다. 고모의 딸인 홍서영(32)은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호주인 남편과 가정을 이뤘다. 지난 3월 아들을 낳았다. 두 명 모두 아기를 낳은 뒤 우울감이 심해 심리치료나 상담을 받기도 했다. 미국과 호주의 육아 경험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본다. (편의상 나라 이름으로 표시한다)     -그곳에선 아이 키우는 환경이 어떤지, 경험을 중심으로 알고 있는 보육정책에 대해 알려달라.  →호주: 나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출산휴가를 따로 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일을 쉬고 있다. 각 가정의 수입에 따라 정부 지원금(family benefit)이 나온다. 2주마다 300~400 달러를 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출산비용과 예방접종 비용도 모두 정부에서 부담한다. 나는 출산하고 1인실에 입원했는데도 내 돈은 단돈 100원도 들지 않았다.  →미국: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은 꽤 있는 걸로 아는데 나처럼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혜택이 적다. 지난해 아기를 낳고 세금에서 2500달러 정도를 줄여 받았지만, 내가 받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단기장애보험(Short-term Disability Insurance·SDI)이라고 하는 갑자기 건강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한 보험 프로그램이 있다. 매달 급여에서 1~2% 정도를 보험료로 냈다. 임신과 출산 관련 비용도 이 보험을 통해 처리했다. 이 보험을 통해 출산 전 4주 동안과 출산 후 6주 동안 월급의 55%를 받는다. 금액이 적다 보니 그냥 아기를 낳기 바로 직전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들은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해준다는데 여기는 아기들도 개인 보험을 들어야 한다. 가장 저렴한 것을 찾아서 매달 300달러의 보험료를 낸다.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정기 진료를 받을 때마다 또 20달러를 내야 한다. 약이나 영양제도 모두 따로 사서 먹여야 한다. 아기가 생후 4일 만에 황달로 병원에 하루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1400달러나 나왔다. 아기가 돌이 지난 뒤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사흘 보내는데 한 달에 1700달러를 낸다. 4일 이상 보낼 경우에는 2200달러였다.     -출산 이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엔 어땠나.→미국: 12주 동안 육아휴직을 하며 월급의 55%만 받아 빠듯했다. 이후 복직을 해야했는데 모유수유를 하던 아기가 젖병을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행히 재택근무를 허락한다는 직전 회사의 제안을 받았고, 현재 회사와도 협상이 가능해서 두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기를 데리고 재택근무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들었다. 시어머니가 평일에 와서 아기를 봐주셨지만,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것과 집안일까지 해야했다. 일할 틈이 없었다. 아기가 밤 10시쯤 잠들면 그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밤중수유도 해야했고 거의 매일 밤을 꼴딱 새다시피 했다. 결국 아기가 11개월 됐을 때 한 회사의 일을 그만뒀다. 수입은 줄었지만 나부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임신부가 예정일까지 꽉 채워서 일을 했다거나 출산 직후 바로 복직을 했다는 얘기가 많고, 그렇게 하는 걸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호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를 보니 회사에서 출산 3개월 전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고, 휴직 기간을 포함해 18주 동안 정부지원금을 2주마다 9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월급 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단 한화로 연봉 1억 3000만원 이상은 이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직장맘은 어린이집 비용도 절반 지원을 받는다. 다만 어린이집 비용 자체가 비싸다. 하루에 70~80달러, 어떤 곳은 100달러가 넘을 정도다.  특히 일하는 여성에게 좋다고 여긴 것이 유연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 4세와 1세의 두 자녀를 둔 친구는 주 1일 오전 9시~오후 2시 파트타임으로 회사 일을 하고 있다. 그 사이 큰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작은 아이는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이 봐준다. 업무 분야에 따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가능한 회사에는 직장맘을 배려해주는 편이다.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 남편들을 위한 정책은 뭐가 있나.→호주: 남편이 아내 출산시 주어지는 2주의 출산휴가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급여도 모두 받았다. 그래서 산후조리 기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미국: 단기보험(SDI) 프로그램에 따른 6주의 휴가와 이후 6주의 육아휴직을 엄마와 아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아무 때나 쓰면 된다. 남편은 출산 직후 3주 동안 집에서 나를 도왔다. 이후엔 7주 동안 일주일에 2~3일만 일을 하며 육아를 함께했다.    -외국인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생각과 실제 참여도는 어떤가.→호주: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집안일은 요리는 주로 내가 하고 남편은 빨래와 청소를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분담이 돼있다.→미국: 남편은 정신적으로는 70%, 실제로는 30% 정도 육아에 참여하는 듯 하다. 회사가 집에서 멀다 보니 처음에는 깨어있는 아기를 마주칠 시간조차 없었다. 서서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우리는 아기 이유식 재료 같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서로 의논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크게 부딪힌 일도 있다. 미국에서는 영아 돌연사 때문에 부모와 아기가 함께 자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 친구들이 아기와 같이 자는 걸 봤기 때문에 아기를 데리고 자고 싶었다. 남편은 왜 아기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냐며 극구 반대했다. 결국 따로 재우는데, 아기는 혼자서 절대로 자려고 하지 않았고 내내 울어대기만 했다. 한 사흘 정도 남편이 잠든 사이 눈치를 봐가며 내 옆에서 데리고 잤더니 아침까지 푹 잘 잤다. 그런데 남편이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거듭 지적하더라. 간만에 나도 잠을 잘 수 있어서 힘이 났는데 그 말이 너무 서럽고 화가 났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건 뭔가.→호주: 산후조리 기간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다. 가족이나 친정 엄마가 함께 있으면서 먹을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줬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육아에 대해 모르는 시기에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애를 많이 먹었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육아와 살림, 정서적인 보살핌까지 모두 충족할 수 없었다.→미국: 나는 돈이 제일 필요했다. 원래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서 전공과 직업도 모두 돈과는 거리가 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택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 돈이 곧 아기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자 도와줄 사람이었다. 돈이 있어야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집에서 아기를 더 돌볼 수 있고 돈이 있어야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쉬면서 여유도 갖고, 그러면 아기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동네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일주일에 한 두번 가사도우미를 부르고 음식도 배달시켜 먹는다. 또 보모를 고용해 일주일 내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런 엄마들은 잠도 충분히 자고 아기들과 놀 시간도 많다. 그래서인지 그 아기들이 내 딸보다 더 건강해보이기까지 했다.    -육아에 대한 정보는 주로 어떻게 얻었나. 한국에서는 주로 산후조리원 동기모임을 하거나 동네에서 또래 아이 엄마들과 친해지며 육아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미국: 자연주의 출산을 해서 집에서 산파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았는데, 그 산파가 돌보는 가족들이 3주마다 모인다. 출산부터 육아 정보까지 두루 공유한다. 또 대학 어린이병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엄마와 아기들이 모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기가 6주쯤 되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임을 찾아갔다. 또래 엄마들과 고충을 나누며 서로 위로가 되고 있다.→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출산 직후 ‘레드북’을 준다. 여기에는 출생 정보와 예방접종 스케줄 등 다양한 육아 정보들이 담겼다. 출산하면 병원에서도 많은 지역 정보를 제공해준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육아 프로그램에나 공원의 유모차 모임 등 엄마들과 함께 소통했을 때가 가장 도움이 된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감은 어떻게 해소했나.→미국: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대학병원 엄마·아기 모임에 참여하면 한주 동안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속마음도 알게 되고 현재의 고충과 아기들의 발달상황을 공유한다. 어느 날 한 엄마가 자기는 사흘씩 샤워를 못한다고 털어놨다. 너무 피곤하고 바빠서 씻는 게 버겁다고. 모임이 있던 그날은 머리에 하도 기름이 져서 베이비파우더를 머리에 뿌리고 왔단다. 그 엄마가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얘졌다”고 웃으면서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도 모두 웃다가 울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요즘은 얼마나 깨끗하고 덜 피곤해졌는지 깨달으며 웃음이 난다.→호주: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의사들은 나의 힘들었던 점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진지하게 귀담아 들어주었다. 산후우울증이 엄마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한국 엄마들과 외국 엄마들의 임신, 출산, 육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공통: 외국에서는 산후조리의 개념이 거의 없다. 한국의 산후조리원 같은 시설은커녕 출산 직후에도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걸로 생각한다.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하고 평소에 먹는 음식들을 그대로 먹는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도 없고 찬 음식도 바로 먹는다.→호주: 출산 후 일주일이든 이주일이든 몸이 회복되는 대로 움직이고 외출한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데리고 쇼핑몰에도 많이 나온다.→미국: 미국도 그렇다. 신생아들이 밖에서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카시트나 유모차를 큰 돈 들여서 좋은 것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엄마들은 수면교육을 많이 한다. 일찌감치 아기를 따로 재운다. 그런데 신기한 건 미국 아기들도 거기에 잘 적응한다는 거다. 미국 아이들 대부분 독립심도 강하다고 느낀다. 육아 모임에 가면 우리 아이만 동양 아기인데 유독 혼자서만 나에게 매달려 울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아기 자체의 성향 때문인지 엄마의 특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미국 엄마들은 자신의 커리어나 행복 추구를 당연하게 여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맥주나 와인을 마시고 모유를 짜서 버리는 일도 많이 봤다. 아기를 맡기고 엄마들끼리만 저녁에 모여 식사를 하거나 주말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나는 아직 그 정도로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나는 아기 옆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하고 아기 몸에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육아가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아기와 꼭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강하다.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미국: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든 다 같은 것 같다. 모임을 하다보면 동질감을 더 많이 느낀다.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는 것도 비슷하다. 스탠포드 대학 어린이병원에 육아 관련 강의가 많은데 그 중에 조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도 있다. 핵심은 “요즘은 당신들이 자식을 키울 때랑 많이 다르다. 그러니 결코 당신이 알고 있는 (육아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새로 엄마가 된 사람들은 아기와 함께 붙어있어야 하니 아기를 안아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집안일을 도와주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 강의가 있을 만큼 할머니와 초보 엄마의 갈등이 흔하다는 방증이 아닐까.→호주: 고부갈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기서도 시어머니가 육아에 간섭하며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똑같다. 대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아들을 은근히 선호하기도 한다. -아이와 엄마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시선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최근 ‘노키즈존’을 내세우는 식당이나 카페도 늘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호주: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면 모두 버스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리를 내주거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길을 비켜준다. 여성과 아이에 대한 배려심이 아주 높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공원을 지나다가 아기 엄마가 모유수유를 하는 것을 몇 번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모유수유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위기다.  한 지인은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에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고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아이가 카시트에 잘 앉아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더나 카시트가 아이 몸에 잘 안 맞게 돼있다는 거였다. 안전벨트의 헐렁임 정도와 어깨선 높이 등을 재보고는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미국: 아기가 잘 울고 활동적이라 밖에 나가면 약간 피해를 끼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가 눈치를 주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가 울면 “도와줄 것은 없냐”, “얼마나 힘든지 안다”는 등의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준다. 그리고 전업주부나 전업남편들도 많아서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차라리 회사에서 일하는 게 쉬는 것”이라는 농담도 많이 한다. 전반적으로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한 많은 이해가 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호주: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인데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하고 산후우울증도 겪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빨리 치료를 해서 육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생겼다.→미국: 힘들었던 경험을 주로 이야기했지만, 항상 활짝 웃고 사람들을 잘 따르는 아기를 보면 정말 행복하다. 육아하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나는 친정이 세 시간 거리에 있고,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시고 신랑도 자상하고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었어도 잘 극복하려고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3)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1회부터 22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내일부터 관할 보건소에 신청하세요

    중위 소득 40% 이하의 저소득층 가구는 15일부터 기저귀·분유값을 신청할 수 있다. 지원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었다. →기저귀·분유값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관할 보건소를 방문해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신청서’ 서식과 함께 자격 증빙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확정 통보를 받은 후에는 국민행복카드를 이용해 나들가게 가맹점, 우체국 쇼핑몰에서 기저귀나 분유를 살 수 있습니다. 구매 가능한 유통점 정보는 ‘사회서비스 바우처 포털’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국민행복카드는 어떻게 발급받나요. -BC카드사 또는 IBK·대구·부산·경남·우리·수협·제주·SC제일은행과 우체국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전에 발급받은 국민행복카드를 재활용해도 됩니다. 단, 롯데카드와 삼성카드의 국민행복카드는 쓸 수 없습니다. →기저귀값으로 나온 정부지원금으로 분유도 살 수 있나요. -불가능합니다. 기저귀만 살 수 있습니다. 만약 기저귀 지원 대상자가 국민행복카드로 분유를 사면 본인에게 청구됩니다. 단 기저귀와 분유 동시 지원 대상자는 지원 금액 전부를 기저귀 또는 분유 구매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원은 언제까지 받을 수 있나요. -영아 출생 후 12개월 미만까지만 지원합니다. 지원을 받으려면 반드시 출생신고를 완료해야 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80㎝ 아내와 185㎝ 남편의 사연…”키는 중요하지 않아”

    80㎝ 아내와 185㎝ 남편의 사연…”키는 중요하지 않아”

    31세 미국 여성 아만다 파이페의 결혼식은 말 그대로 ‘기적’이나 다름없는 날이었다. 평생의 짝을 만나는 것은 커녕 심각한 질병 때문에 살아남을 확률조차 낮다고 여겨졌던 그녀이기 때문이다. 아만다는 골형성부전증(Osteogenesis Imperfecta)이라는 유전질환을 지니고 있다. 선천적으로 뼈의 강도가 매우 약해 특별한 이유 없이 쉽게 골절이 일어나는 이 질환을 가진 아이들은 출산 도중에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아만다의 출생을 지켜보던 의사들 또한 그녀의 몸 상태를 확인하고는 그녀가 오래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부모에게 경고할 정도였다. 그러나 아만다는 끝내 살아남아 성장했다. 질병의 영향 때문에 80㎝ 남짓 되는 아담한 체격을 지니게 됐지만 다른 보통 사람들처럼 학교와 직장을 다니며 살아갈 수 있었다. 물론 인생이 쉬웠던 것만은 아니다.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데다가 뼈가 쉽게 부러질 위험이 있는 까닭에 신체활동이 크게 제약됐다. 친구를 많이 만들기도 힘들었고, 다른 여자아이들과 달리 자신은 평생 짝을 찾지 못하리라는 두려움도 늘 느끼며 살아야 했다. 그러던 아만다가 현재의 남편 스티븐 파이페를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한 택시회사에 취직하면서부터다. 아만다는 “처음에 남편은 나를 짜증나게 했다. 그이는 늘 빈정대기 일쑤였고 실없는 농담을 해댔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그러나 스티븐은 처음부터 아만다의 아름다움을 알아봤다. 그는 “처음 그녀를 봤을 때 내 머릿속에 인식된 것은 그녀의 키가 아니라 그녀의 유머 감각이었다”며 “그녀는 키는 작지만 존재감은 큰 그런 사람”이라고 말한다. 아만다 또한 점점 스티븐의 매력을 알게 됐고 두 사람은 결국 회사 동료로 지낸 2년의 세월 끝에 연인 관계가 됐다. 아만다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이 싫어 밖에 나가는 대신 남편을 우리 집에 초대해 시간을 보냈다”며 “하지만 조금씩 클럽이나 술집 등으로 데이트를 나갔고, 일부 사람들의 시선은 무시하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몇 주의 시간을 지내던 중, 아만다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깜짝 놀랄 사실을 깨달았다. 평생 의사들은 아만다가 임신할 수 없으리라 말해왔기에 그녀에게는 기적과 같이 기쁜 일이었다. 하지만 남편에 대한 생각에 걱정도 들었다. 아만다는 “이제 겨우 18살이 됐을 뿐인데다 오래 사귄 사이도 아닌 남편이 이 사실을 싫어하지는 않을까 우려했었다. 그러나 스티븐은 의연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한다. 그렇게 아만다와 행복한 연인 관계를 지속하던 스티븐은 2012년 5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그녀에게 프러포즈했다. 결혼식은 75명의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을 모아놓고 조촐하게 치러졌다. 아만다의 아버지 제프 무어는 “딸이 아름다운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느꼈다. 생애 최고로 자랑스러운 날이었다”고 말했다. 스티븐 또한 “결혼식 날의 아만다는 정말 아름다웠다”며 “마법 같은 날 이었다”고 회상한다. 아만다는 “조금 유치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스티븐을 만남으로써 천국을 찾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엔 남자친구조차 만들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나를 나로써 사랑해주는 완벽한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며 남편에 대한 사랑을 드러냈다. 현재 스티븐은 플라스틱 제조공장의 구매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6살인 아들 에이든은 이미 어머니의 키를 제치고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두 사람은 에이든에게 동생을 만들어 줄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건강상의 문제를 고려, 입양 절차를 밟을 생각이다. 아만다는 “내가 다른 엄마들보다 조금 키가 작다는 점을 제외하자면, 우리 가족 역시 지극히 평범한 가족”이라고 전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윤승운 화백 ‘고바우 만화상’ 수상

    윤승운 화백 ‘고바우 만화상’ 수상

    올해 ‘고바우 만화상’ 수상자로 1980년대 인기 명랑만화 ‘맹꽁이서당’을 그린 윤승운(72) 화백이 선정됐다. 고바우 만화상 운영위원회는 권영섭 회장과 오룡, 박수동, 신문수 등 심사위원 4명이 참여한 심사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고바우 만화상은 한국 시사 만화의 거목 김성환 화백의 업적을 기려 제정됐다. 김 화백은 ‘고바우 선생’으로 유명하다. 함북 종성 출생인 윤 화백은 1963년 ‘아리랑’에 ‘자선 영감’을 발표해 만화계에 발을 들였으며 어깨동무, 보물섬 등 1970~80년대 어린이·청소년 잡지에 ‘꼴찌와 한심이’ ‘두심이 표류기’ ‘맹꽁이 서당’ 등을 연재해 인기를 누렸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여름에 태어난 아이, 사춘기 늦고 더 건강해 (英 연구)

    여름에 태어난 아이, 사춘기 늦고 더 건강해 (英 연구)

    여름에 태어난 아이가 겨울에 태어난 아이보다 더 건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진은 영국에서 태어난 남녀 45만 명의 출생 시기 및 건강상태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여름에 태어난 사람이 겨울철 태어난 사람에 비해 출생당시 체중이 높고 성인이 된 이후에 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여자아이에게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여름에 태어난 여자아이는 겨울에 태어난 아이에 비해 사춘기가 비교적 늦고 정상적인 속도로 발육하며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훨씬 양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제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가 이른 여학생들은 성인이 된 이후에 당뇨나 심장질환, 유방암 등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사춘기에 따른 제2차 성징의 시기가 태어난 계절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임신부가 겨울보다 여름에 햇볕을 더 자주 보며, 이 과정에서 합성된 비타민D가 태아에게까지 이르면서 건강상태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에서 태어난 사람 중 6월, 7월, 8월에 태어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키가 크고 출생시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케임브리지대학의 존 페리 박사는 “사춘기 시기와 출생시 계절의 연관관계를 최초로 찾아냈다. 또 사춘기가 오는 시기와 출생시 몸무게 역시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태어난 계절과 건강‧성장이 명확한 연관관계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매커니즘을 알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과거 연구에서는 6~10월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골격과 키가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는데, 이 연구에서도 ‘비결’을 햇빛을 통해 몸에 흡수된 비타민D로 꼽은 바 있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이번 연구는 온라인 공개학술지 ‘헬리욘’(Heliyon)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구순에도 이어 온 사물·인물과의 은밀한 대화

    구순에도 이어 온 사물·인물과의 은밀한 대화

    “마음이야 지금도 붓을 잡고 싶지요. 그런데 이제는 망가져서 그림을 더 그릴 수가 없어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정물과 인물을 더 그리고 싶어요.” 구순(九旬)까지도 붓을 놓지 않고 현역으로 창작의 열정을 불태웠던 문학진(91·서울미대 명예교수) 화백. 그는 더이상 그림을 그릴 조건이 되지 않는다. 2년 전 넘어져서 골반에 인공관절을 넣는 대수술을 받은 뒤 몸이 급속히 쇠약해진 탓이다. 그래도 그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하루도 빠짐없이 작업실을 찾아 머릿속으로 구상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자기 세계를 확고하고 지속적으로 지켜 온 예술가로서, 겸손한 인간미로 화단의 존경을 받아 온 문 화백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한국 모더니즘 1세대 작가인 그가 현대화랑에서 전시를 하는 것은 1989년 이후 26년 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문 화백의 회화 작품과 종이 콜라주 작품들로 구성된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비구상 작품 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 작품 대부분은 작가 소장이며 연대순으로 공백이 있는 작품들은 화랑에서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대여했다. 1924년 서울에서 출생한 문 화백은 1953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한국 미술 교육 1세대 작가로 일찍부터 1950년대 국전의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나 추상 형식을 도입한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이후 인물과 정물을 주요 소재로 선택해 간략하게 변형하고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화면에 재배치함으로써 반추상적 화면을 구성했다. 안정된 구도와 무채색 기조의 차분한 색감이 빚어낸 정적인 분위기의 작품에는 추상적 형태와 색의 배치에 따르는 질서와 통합이 드러나고 있다. 전시회 개막일에 맞춰 오랜만에 나들이를 한 문 화백은 정물 그림을 주로 그린 것에 대해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실내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며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이리저리 배치해 가며 구성의 아름다움을 찾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을 앞두고 건강상의 이유로 교수직을 버리고 스스로 은둔자의 생활로 들어갔던 그는 침묵 속에서 사물들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며 삶의 내밀함과 고독감을 화면에 채웠다. 그는 전시를 하는 소감을 묻자 “나는 화단의 도움을 참 많이 받고 편하게 지내 온 사람이에요. 후한 대접을 받으며 화가 생활을 마치고 이제 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번 전시를 마련한 현대화랑의 박명자 회장은 문 화백에 대해 “1960년대 반도화랑 근무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박수근, 손응성, 윤중식 작가 등과 함께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중요한 작가”라며 “오랜 세월 이어 온 예술 열정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알쏭달쏭 건강보험 풀이]

    Q)올해 건강검진 대상자는 어떤 사람들인가요. A)지역세대원과 직장피부양자는 만 40세 이상 홀수연도 출생자(1975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지역세대주는 연령에 상관없이 홀수연도 출생자가 건강검진 대상입니다. 직장가입자 중 비사무직은 전체가 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사무직 근로자는 2년에 한 번 검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iN’ 홈페이지(hi.nhis.or.kr)를 방문하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검진대상 여부를 조회하고 검진대상 확인서를 출력할 수 있습니다.
  • 이젠 붓을 잡을순 없지만... 九旬화백의 예술열정

    이젠 붓을 잡을순 없지만... 九旬화백의 예술열정

     “마음이야 지금도 붓을 잡고 싶지요. 그런데 이제는 망가져서 그림을 더 그릴 수가 없어요. 건강이 허락한다면 정물과 인물을 더 그리고 싶어요.”  구순(九旬)까지도 붓을 놓지 않고 현역으로 창작의 열정을 태웠던 문학진(91·서울미대 명예교수) 화백. 그는 더이상 그림을 그릴 조건이 되지 않는다. 2년 전 넘어져서 골반에 인공관절을 넣는 대수술을 받은 뒤 몸이 급속히 쇠약해진 탓이다. 그래도 그는 휠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하루도 빠짐없이 작업실을 찾아 머릿속으로 구상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자기 세계를 확고하고 지속적으로 지켜 온 예술가로서, 겸손한 인간미로 화단의 존경을 받아 온 민 화백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한국 모더니즘 1세대 작가인 문 화백이 현대화랑에서 전시를 하는 것은 1989년 이후 26년 만이다. 이번 전시에는 문 화백의 회화 작품과 종이 콜라주 작품들로 구성된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비구상 작품 30여점이 소개되고 있다. 전시 작품 대부분은 작가 소장이며 연대순으로 공백이 있는 작품들은 화랑에서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대여했다. 1924년 서울에서 출생한 문 화백은 1953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한국 미술 교육 1세대 작가로 일찍부터 1950년대 국전의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나 추상 형식을 도입한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이후 인물과 정물을 주요 소재로 선택해 간략하게 변형하고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화면에 재배치함으로써 반추상적 화면을 구성했다. 안정된 구도와 무채색 기조의 차분한 색감이 빚어낸 정적인 분위기의 작품에는 추상적 형태와 색의 배치에 따르는 질서와 통합이 드러나고 있다.  전시회 개막일에 맞춰 오랜만에 나들이를 한 문 화백은 정물 그림을 주로 그린 것에 대해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실내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며 “생활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들을 이리저리 배치해 가며 구성의 아름다움을 찾아본 것”이라고 말했다. 정년을 앞두고 건강상의 이유로 교수직을 버리고 스스로 은둔자의 생활로 들어갔던 그는 침묵 속에서 사물들과 은밀한 대화를 나누며 삶의 내밀함과 고독감을 화면에 채웠다. 그는 전시를 하는 소감을 묻자 “나는 화단의 도움을 참 많이 받고 편하게 지내 온 사람이에요. 후한 대접을 받으며 화가 생활을 마치고 이제 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번 전시를 마련한 현대화랑의 박명자 회장은 문 화백에 대해 “1960년대 반도화랑 근무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박수근, 손응성, 윤중식 작가 등과 함께했던 기억을 갖고 있는 중요한 작가”라며 “오랜 세월 이어 온 예술 열정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모차르트의 나라에서 온 현대음악은 어떨까

    모차르트의 나라에서 온 현대음악은 어떨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 등 클래식 음악의 거성들을 배출한 나라 오스트리아, 그곳의 현대미술은 어떤 모습일까. 세계 작곡계의 차세대 거장으로 평가받는 클라우스 랑(44)이 한국을 찾아 궁금증을 풀어 주는 무대를 마련한다.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현대음악 작곡가인 랑은 12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일신홀에서 열리는 ‘인 페스티벌-국제현대음악제’의 상주 작곡가로 초대받아 15일까지 네 차례의 연주회를 갖는다. 1971년생으로 바이올린과 고음악을 전공한 랑은 현재 그라츠 국립음대 최연소 교수로 베아트 푸러, 게오르크 하스, 베른하르트 랑 등 1950년대에 출생한 세대의 뒤를 잇는 작곡가로 극음악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이번 방한 연주에서는 그가 이끄는 현대 극 음악단체 ‘NOW! 오페르 데어 게겐바르트’와 함께 자신의 곡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첫날인 12일은 한국, 스웨덴,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의 촉망받는 젊은 작곡가들의 곡으로 구성된다. 김택수 코리안심포니 상임작곡가의 바이올린 듀오 작품, 스웨덴 미미타부 앙상블의 예술감독 요한 스벤손의 트리오 작품, 올리버 투얼리 영국 리즈대 강사의 실내 콘트라베이스 협주곡이 연주된다. 두번째 연주회인 14일에는 랑과 함께 방한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술가 자비네 마이어, 중세 악기인 비올라 다모레 연주자인 바바라 콘라드가 특별한 극 음악 무대를 선사한다. 짧은 작곡 워크숍으로 시작되는 연주회는 랑의 콘트라 미디어 극 음악으로 채워진다. 랑의 하모니움 연주, 바바라 콘라드의 비올라 다모레 연주와 자비네 마이어의 조명 연출로 특별한 극 음악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들은 안대로 눈을 가리고 소리와 빛의 움직임을 느끼게 된다. 마지막 15일에는 베아트 푸러, 게오르크 하스, 클라우스 랑의 작품과 함께 이신우 서울대 작곡과 교수의 피아노 작품과 현재 오스트리아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작곡가 지성민의 트리오 작품이 연주된다. 13일에는 작곡 전공 학생들을 위한 클라우스 랑의 작곡 마스터클래스가 열린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정현용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병사들 30년 된 모포 쓰는데 비축품이라 괜찮다는 국방부

    [정현용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병사들 30년 된 모포 쓰는데 비축품이라 괜찮다는 국방부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최근 열악한 병사들의 봉급 문제를 지적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좀 더 이야기를 진전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장병 복지 개선입니다. 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미국처럼 디지털 조준 장치가 달린 신형 총기나 보급하라”고 말씀하시는데요. 무기가 좋아야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죠. 장병들의 스트레스 상당 부분이 병영 생활에서 나옵니다.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려면 우선 전반적인 생활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계 전투복 빨라야 2017년 보급… 6년 걸려 먼저 입는 문제를 보겠습니다. 2011년 군은 위장 효과를 강화하고 신축성이 뛰어나다는 ‘디지털 무늬 사계절 전투복’을 야심차게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기존 전투복보다 오히려 통기성이 떨어져 장병들 사이에서 ‘땀복’이라고 불리는 등 불만이 속출했습니다. 사계절용으로 만들어 소재가 두꺼워지면서 땀 배출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죠. 언론 비판까지 이어지자 군은 부랴부랴 여름철 전용 전투복을 새로 만들어 2013년 보급하게 됩니다. 하지만 임시방편이었죠. 당시 군 관계자는 “하계 전투복을 신소재로 개발해 보급하려면 시험 평가만 2~3년이 소요된다. 최단 기간에 장병에게 전투복을 보급하기 위해 기존 전투복 소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군은 또다시 신형 군복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는데요. 사계절 군복 대신 여름과 겨울, 소재가 다른 군복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름철에 좀 더 시원한 군복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하계 전투복 개발 완료 시점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내년 12월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보급은 2017년 6월에 이뤄집니다. 기관을 선정하고 여름철 시험평가를 하려면 내년 여름이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계획으로만 있는 사업이지만 시원한 군복이 장병들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무려 6년이 걸리게 된 겁니다. 돌고 돌아 6년. 21~24개월을 복무하는 장병들에겐 짧다고 할 수 없는 기간입니다. 이것이 우리 병사 복지의 현주소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올 1월 말 많고 탈 많은 전투복 등 피복 물품 공급에 ‘수의계약’ 대신 ‘경쟁계약’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겠지만 ‘이제는’이 아니라 ‘이제서야’ 도입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하는 전투복도 국방부가 직접 정부 연구개발 예산 3억 8600만원을 투입해 관리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표현대로라면 “경쟁계약 품목을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국방부 주도로 품질 개선을 추진하는 최초의 사업”이랍니다. ‘최초’라고 하니 허탈하긴 해도 이번에 진행을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여름철 무더위에 시달리는 장병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한다면, 군에 아들을 둔 부모들의 마음을 떠올린다면 이번 계획은 무조건 차질 없이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장병들 건강 위해 온수 공급 확대 의견 많아 군에서 발표한 내년도 예산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군은 여름철 병영에서 온수 공급을 주 4회에서 주 5회로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 군 생활을 하신 분들이라면 깜짝 놀랄 만한 얘기인데요. 여름에 ‘온수’가 나온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여름철 온수 공급 정책이 도입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 이전에는 “군인은 찬물 한 바가지 뒤집어쓰면 된다”며 냉수 목욕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과거에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여름철 온수를 제대로 구경해 보지 못했는데요. 군은 2011년부터 여름철 온수 공급 제도를 만들었고 2014년 주 2회, 올해 4회, 내년 5회로 공급 기간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주 6회, 겨울에는 매일 나온다는 것이 군의 설명인데요. 병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좋은 정책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더 제안할 부분이 있습니다. 온수 샤워가 가장 필요할 때는 역시 날씨가 추워질 때인데요. 지난해 모 방송사에서 훈련 나온 연예인 병사들이 온수 샤워하는 내용을 내보냈다가 많은 예비역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누가 야외 훈련지에서 온수 목욕을 한다는 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 “연예인 병사만 사람이냐”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알고 보니 모 부대에서 방송 촬영을 돕기 위해 온수 공급 장비를 지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대 사정이 천차만별이고 온수 공급은 부대장의 권한입니다만, 추운 겨울 야외 훈련 시 온수를 제공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의 빠듯한 예산으로 온수를 1년 365일, 24시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오히려 예산 낭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곳에 온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장병들의 건강을 고려해 훈련지 온수 공급 제도를 마련하고, 일일 온수 사용 시간을 늘려 장병들이 좀 더 여유 있게 샤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장병들의 개인 위생 강화 차원에서 샤워시설은 아니더라도 세면대의 온수 공급 시간을 대폭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감기, 독감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군에서 세심한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 주길 기대합니다. ●일부 병사들 자기 나이보다 오래된 모포 사용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육군 32사단이 실시한 모포 제조 연도 전수조사 자료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체 1만 1543장의 모포 중 432장은 1980년대, 1167장은 1990년대에 제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군 생활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 1990년대 중반 출생자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일부 병사들은 자신의 나이보다도 오래된 모포를 쓰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예비역 사이에서는 너무 일반적인 얘기라 놀랄 만한 것도 아니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국방부의 궁색한 해명이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국방부는 “1980~1990년대 제조된 모포는 전시를 대비해 저장해 놓은 것을 보급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기간에는 차이가 있고,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오래된 모포라도 비축용이라 실제 사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낡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인데요. 곧바로 예비역들의 실소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모포 세탁률 점차 하락… 올 8월 69% 그쳐 더 황당한 상황은 낡은 모포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육군 8군단을 표본으로 조사한 ‘모포 세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모포 세탁률은 계획 대비 6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포 세탁률은 2013년 89%에서 2014년 72%, 올해 8월 말에는 69%로 낮아졌죠. 국방부는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분기 1회 세탁하던 것을 2개월에 1회 세탁하는 것으로 규정을 강화하다보니 목표 대비 세탁률이 낮아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여건과 예산 부족으로 일선 부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도 이런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모포는 평소 생활할 때도 덮고 자지만 야외훈련을 할 때도 사용하기 때문에 각종 먼지와 전염성 질환을 옮기는 진드기가 달라붙기 쉽습니다. 지난 1일은 국군의 날이었습니다. 거창한 행사도 좋지만 앞으로 병사들의 복지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병역기피 위한 국적 이탈, 법으로 제재해야

    병무청이 병역의무 대상자 가운데 병역을 마치거나 면제받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국적을 상실할 경우 국내 취업과 사업 참여 등에서 각종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병무청은 최근 국회 보고에서 “국적 변경에 의한 병역 면탈의 경우 국적 상실 제한, 비자발급 제한, 조세부담 강화, 조달 참여 제한, 고위공직 임용 배제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국적 포기와 외국 국적 취득이 병역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왕 병무청이 군대에 안 가려고 국적을 바꾸는 이들에게 칼을 빼어 들었다면 하루빨리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 바란다. 병무청이 병역 기피자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추진하는 것은 해외 체류 병역 회피자 문제가 더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국감에서는 4급 이상 공직자 26명의 아들 30명이 국적 변경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 만큼 병무청의 조치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하겠다. 국적 상실 또는 국적 이탈은 그동안 군대 기피를 위한 지름길로 통해 온 게 사실이다. 국적 상실은 자진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를, 국적 이탈은 복수 국적자가 18세 이전에 외국 국적을 선택한 경우를 말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국방의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국적을 버리는 것은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 하지만 법적으로 국적 상실과 이탈이 병역 면제의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아 처벌할 수는 없었다. 즉 외국의 국적을 변경해 병역을 면제받은 뒤 나중에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거나 국내에 들어와 취업을 하는 ‘꼼수’에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었다.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변경한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도록 법제화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다. 하지만 법제화까지는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병역 기피를 위한 목적의 국적 상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2005년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이른바 ‘홍준표법’이 만들어져 외국에서 출생한 한국 남자는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는 국적을 이탈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태어나 외국으로 나가 살다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적을 상실한 남자는 병역의무가 자동적으로 없어진다. 그곳에서 오래 살다가 결혼도 하고 취업도 한 뒤에 그쪽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병역 포기로 몰기는 어려울 수 있다. 상속세·증여세의 중과세 방안도 경제적 징벌로서는 타당하지만 세법상의 문제는 없는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 자녀의 병역 기피를 이유로 공직자 본인의 고위직 임용을 제한하는 것도 연좌제 금지 원칙에 반할 수 있다. 병무청은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이런 논란을 잠재우면서도 병역 기피자들을 걸러 낼 정교하고도 명쾌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난제가 많다고 중도 포기해서는 더욱 안 된다. 사회지도층의 병역 기피를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정의 실현을 생각한다면 병역 기피자들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관련 법 제정은 힘들어도 꼭 가야 할 길이다.
  •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병사들 30년 된 모포 쓰는데 비축품이라 괜찮다는 국방부

    [정현용 기자의 밀리터리 인사이드] 병사들 30년 된 모포 쓰는데 비축품이라 괜찮다는 국방부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최근 열악한 병사들의 봉급 문제를 지적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좀 더 이야기를 진전시켜 보기로 했습니다. 바로 장병 복지 개선입니다. 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미국처럼 디지털 조준 장치가 달린 신형 총기나 보급하라”고 말씀하시는데요. 무기가 좋아야 전투에서 이길 수 있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죠. 장병들의 스트레스 상당 부분이 병영 생활에서 나옵니다. 장병들의 사기를 높이려면 우선 전반적인 생활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분은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계 전투복 빨라야 2017년 보급… 6년 걸려 먼저 입는 문제를 보겠습니다. 2011년 군은 위장 효과를 강화하고 신축성이 뛰어나다는 ‘디지털 무늬 사계절 전투복’을 야심차게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기존 전투복보다 오히려 통기성이 떨어져 장병들 사이에서 ‘땀복’이라고 불리는 등 불만이 속출했습니다. 사계절용으로 만들어 소재가 두꺼워지면서 땀 배출이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이죠. 언론 비판까지 이어지자 군은 부랴부랴 여름철 전용 전투복을 새로 만들어 2013년 보급하게 됩니다. 하지만 임시방편이었죠. 당시 군 관계자는 “하계 전투복을 신소재로 개발해 보급하려면 시험 평가만 2~3년이 소요된다. 최단 기간에 장병에게 전투복을 보급하기 위해 기존 전투복 소재로 만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군은 또다시 신형 군복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에도 언론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섰는데요. 사계절 군복 대신 여름과 겨울, 소재가 다른 군복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름철에 좀 더 시원한 군복을 개발하는 것이 주요 목표입니다. 하계 전투복 개발 완료 시점으로 예상하는 시기는 내년 12월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보급은 2017년 6월에 이뤄집니다. 기관을 선정하고 여름철 시험평가를 하려면 내년 여름이 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계획으로만 있는 사업이지만 시원한 군복이 장병들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무려 6년이 걸리게 된 겁니다. 돌고 돌아 6년. 21~24개월을 복무하는 장병들에겐 짧다고 할 수 없는 기간입니다. 이것이 우리 병사 복지의 현주소입니다. 방위사업청은 올 1월 말 많고 탈 많은 전투복 등 피복 물품 공급에 ‘수의계약’ 대신 ‘경쟁계약’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이겠지만 ‘이제는’이 아니라 ‘이제서야’ 도입했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번에 새로 개발하는 전투복도 국방부가 직접 정부 연구개발 예산 3억 8600만원을 투입해 관리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국방부 표현대로라면 “경쟁계약 품목을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해 국방부 주도로 품질 개선을 추진하는 최초의 사업”이랍니다. ‘최초’라고 하니 허탈하긴 해도 이번에 진행을 하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그러나 여름철 무더위에 시달리는 장병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한다면, 군에 아들을 둔 부모들의 마음을 떠올린다면 이번 계획은 무조건 차질 없이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장병들 건강 위해 온수 공급 확대 의견 많아 군에서 발표한 내년도 예산 자료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군은 여름철 병영에서 온수 공급을 주 4회에서 주 5회로 늘린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 군 생활을 하신 분들이라면 깜짝 놀랄 만한 얘기인데요. 여름에 ‘온수’가 나온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여름철 온수 공급 정책이 도입된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그 이전에는 “군인은 찬물 한 바가지 뒤집어쓰면 된다”며 냉수 목욕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물론 저도 과거에 군생활을 했기 때문에 여름철 온수를 제대로 구경해 보지 못했는데요. 군은 2011년부터 여름철 온수 공급 제도를 만들었고 2014년 주 2회, 올해 4회, 내년 5회로 공급 기간이 점진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가을에는 주 6회, 겨울에는 매일 나온다는 것이 군의 설명인데요. 병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좋은 정책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몇 가지 더 제안할 부분이 있습니다. 온수 샤워가 가장 필요할 때는 역시 날씨가 추워질 때인데요. 지난해 모 방송사에서 훈련 나온 연예인 병사들이 온수 샤워하는 내용을 내보냈다가 많은 예비역들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누가 야외 훈련지에서 온수 목욕을 한다는 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 “연예인 병사만 사람이냐”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알고 보니 모 부대에서 방송 촬영을 돕기 위해 온수 공급 장비를 지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부대 사정이 천차만별이고 온수 공급은 부대장의 권한입니다만, 추운 겨울 야외 훈련 시 온수를 제공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의 빠듯한 예산으로 온수를 1년 365일, 24시간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오히려 예산 낭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따라서 꼭 필요한 곳에 온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요. 장병들의 건강을 고려해 훈련지 온수 공급 제도를 마련하고, 일일 온수 사용 시간을 늘려 장병들이 좀 더 여유 있게 샤워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장병들의 개인 위생 강화 차원에서 샤워시설은 아니더라도 세면대의 온수 공급 시간을 대폭 확대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감기, 독감 등 각종 감염성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군에서 세심한 부분에도 관심을 가져 주길 기대합니다. ●일부 병사들 자기 나이보다 오래된 모포 사용 최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은 육군 32사단이 실시한 모포 제조 연도 전수조사 자료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전체 1만 1543장의 모포 중 432장은 1980년대, 1167장은 1990년대에 제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재 군 생활을 하는 이들이 대부분 1990년대 중반 출생자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일부 병사들은 자신의 나이보다도 오래된 모포를 쓰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데요. 예비역 사이에서는 너무 일반적인 얘기라 놀랄 만한 것도 아니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국방부의 궁색한 해명이 공분을 자아냈습니다. 국방부는 “1980~1990년대 제조된 모포는 전시를 대비해 저장해 놓은 것을 보급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기간에는 차이가 있고,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오래된 모포라도 비축용이라 실제 사용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낡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인데요. 곧바로 예비역들의 실소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모포 세탁률 점차 하락… 올 8월 69% 그쳐 더 황당한 상황은 낡은 모포조차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 정미경 의원이 육군 8군단을 표본으로 조사한 ‘모포 세탁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모포 세탁률은 계획 대비 6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모포 세탁률은 2013년 89%에서 2014년 72%, 올해 8월 말에는 69%로 낮아졌죠. 국방부는 이에 대해 ”지난해부터 분기 1회 세탁하던 것을 2개월에 1회 세탁하는 것으로 규정을 강화하다보니 목표 대비 세탁률이 낮아진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리고 “현실적인 여건과 예산 부족으로 일선 부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면서 “우리 국민들도 이런 문제들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모포는 평소 생활할 때도 덮고 자지만 야외훈련을 할 때도 사용하기 때문에 각종 먼지와 전염성 질환을 옮기는 진드기가 달라붙기 쉽습니다. 지난 1일은 국군의 날이었습니다. 거창한 행사도 좋지만 앞으로 병사들의 복지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랍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미세먼지 영유아 발달 악영향… 체중은 줄고 인지 기능 떨어져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 물질 노출량이 영유아의 체중 및 인지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기간부터 출생 후까지 미세먼지와 비스페놀A, 수은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 영유아의 체중이 줄고 동작이나 신경 인지 점수가 평균보다 떨어졌다. 다만 질병이 발병하거나 질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기에 생활 속에서 환경 유해 인자에 노출되는 일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립환경과학원은 8일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 충남 천안, 아산, 울산 등 4개 지역에서 모집한 산모와 영유아 723명에 대해 환경 유해 인자에 노출된 정도가 성장 및 신경 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임신 기간부터 생후 24개월까지 국내 미세먼지(PM10) 연평균 기준(50㎍/㎥) 이상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영유아의 체중은 평균 기준 미만 영유아에 비해 약 5% 정도 적었다. 두 집단 간 차이는 12개월에 360g, 36개월에 720g, 60개월에 1114g이었다. 임신 말기 산모의 비스페놀A 수치가 1㎍/ℓ 증가하면 출생부터 생후 36개월까지 영유아의 동작 점수는 평균보다 1.3점 낮았고, 수은이 1㎍/ℓ 증가할 때 생후 60개월 아동의 인지 점수는 0.91점 떨어졌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국민 먹고사는 문제 野 정치에는 안 보여”

    “국민 먹고사는 문제 野 정치에는 안 보여”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1204호. 30분 간격으로 ‘집주인’을 만나려는 방문객이 줄을 이었다. 개소를 하루 앞둔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 이사장인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원내 유력 인사 못지않게 분주했다. 16~18대 의원을 지낸 그는 지난해 인천시장 재선을 노리다가 고배를 마신 뒤 1년간 중국과 대만에서 방문교수 생활을 마치고 지난 7월 귀국,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왜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인지 궁금했다. 송 전 시장은 “정치권에서 비켜서 보니 야당이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결합된 정치를 못하고 있더라. 집권을 하려면 가장 중요한 게 외교와 경제인데 경제 전문가도, 외교통도 선뜻 떠오르지 않는 게 당의 현주소였다”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이 말하는 노동 개혁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은 형용모순인데 우리 당은 그런 어젠다마저 못 내놓고 있다. 청년들이 이 땅을 ‘헬조선’, ‘헬한국’이라고 말하는 암울한 상황에선 한국의 미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가 생각하는 대안은 무엇일까. 송 전 시장은 “먹고사는 문제의 핵심은 청년 실업과 주거”라며 “인천시장 시절 추진했던 서민 주거 플랫폼인 ‘누구나 집’이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의 ‘뉴스테이’ 정책은 ‘누구나 집’을 벤치마킹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전용면적 59㎡(25평형)를 기준으로 보증금 3720만원에 월세 41만가량인 인천 ‘누구나 집’은 2017년부터 520가구의 입주가 시작된다. 송 전 시장은 “‘누구나 집’은 집을 소비 포털인 동시에 생산기지로 만들어 보자는 것”이라면서 “육아, 케이터링, 카셰어링 등 공유경제와 협력적 소비로 일자리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중도 성향 중진모임인 ‘통합행동’ 일원이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천정배 의원 등 탈당 인사를 포함한 통합전당대회론에 대해선 “의견이 나왔지만 합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체제로는 총선이 어렵다’는 비주류 주장에 대해서도 “문 대표 체제로 어려운 게 아니고 현 상황으로는 어렵다는 게 적확할 것”이라며 “비주류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감 때 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건 원내사령탑 몫인데 이종걸 대표에 대해서는 아무런 (비판적) 평가도 없다”고 말했다. 송 전 시장은 아직 내년 총선 출마 지역을 정하지 못했다. 인천에서 분구가 유력한 송도 지역이나 재판 중인 같은 당 신학용 의원 지역구인 계양갑이 후보로 꼽힌다. 일각에선 인천 연수에서 새누리당 황우여 부총리와 ‘빅매치’를 벌이는 것도 거론된다. 그는 “황 부총리를 현 정부 실세로 볼 수는 없지 않나. (빅매치로 시선을 끌려는) 그런 식이라면 진짜 실세와 붙어야 한다”며 “86그룹(1980년대 학번·1960년대 출생)부터 당 원로까지 어려운 곳에서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여러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플랜코리아 개도국 여아인권 신장 캠페인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 맞아 주목

    플랜코리아 개도국 여아인권 신장 캠페인 10월 11일 “세계 여자아이의 날” 맞아 주목

    - 플랜코리아 2007년부터 여아인권신장을 위해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 진행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여자아이 6,200만명. 이것은 개발도상국 여자아이 5명 중 1명은 가난이나 조혼 등의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UN 기조연설에서 개도국 여자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소녀를 위한 보다 나은 삶”이라는 이름으로 향후 5년간 2억 달러 규모를 지원할 것을 발표하면서 개도국 여자아이들의 교육지원에 대해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도 많은 국가들에서 여자아이들은 학교와 가정을 비롯한 삶의 영역에서 마땅히 받아야 할 혜택과 권리행사에서 소외되고 있으며, 이들의 잠재력을 키워나갈 모든 기회들을 차별과 편견으로 인해 빼앗기고 있습니다.” 플랜인터내셔널 대표앤-버젯알브렉센은‘세계 여자아이의 날’을 맞아 이같이 말했다. 국제사회의 많은 노력에도 이 같은 상황이 모두 해소되지는 않았다. 여전히 개도국에서는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차별 받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성과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여자아이들에 대한 권리신장을 위해 국제구호개발 NGO 플랜인터내셔널이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펼쳐온 'Because I am a Girl'캠페인이 국제사회의 공감을 이끌어 내며 다양한 성과를 끌어냈다. 특히 플랜이 진행해온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계기로 UN은 지난 2012년 매년 10월11일을 '세계여자아이의 날'로 제정하기도 했다. 'Because I am a Girl' 캠페인을 통해 플랜은 '여자아이'라는 이유로 인한 성적인 차별을 받고, 교육기회도 박탈당하며, 출생등록도 하지 못해 각종 법적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개발도상국의 수많은 여자아이들을 지원해왔다.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여자아이들은 단지 여자아이라는 이유만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플랜코리아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60만명의 여자아이가 남아선호사상의 폐해로 낙태되고 있고, 교육을 받지 못하는 여자아이는 6천 2백만명에 이른다. 또한 18세 이전에 강제로 결혼하는 여자 아이도 개도국 여아의 30%에 이를 정도로 조혼 문제 역시 심각하다. 플랜은 이같은 상황을 알리고 도움을 주기위해 여아권리 신장캠페인 'Because I am a Girl' 을 진행해오고 있다. 개도국 여자아이들을 중심으로 393개의 프로젝트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3백만 명이 넘는 여자아이들이 혜택을 입었다. 전세계적으로는 5,800만 명의 여자아이들과 5천 5백만 명의 남자아이들이 지원을 받았다. 이러한 캠페인을 통해 플랜의 교육을 받은 청소년 대표들은 UN개발회의 같은 국제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목소리를 내며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또한 플랜은 지난 한 해 65개국에서 568개의 정부의회 및 부서들과 전락적 협력관계 맺으며 여아권리신장 캠페인의 효과적인 지원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17개 국에서는 여자아이들에 대한 새로운 법과 정책들이 제정됐으며 41개 국가에서는 여자아이들의 권리에 대한 이슈를 정부의 의제로 논의하게 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특히 UN도플랜의 캠페인에 공감해, 매년 10월 11일 '세계여자아이의 날(International Day of the Girl)로 선포하고 해마다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개도국 여자아이들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고 있다. 실제로 최근 UN이 발표한 '세계 여자아이의 날'의 주제는 '여자 청소년의 힘: 2030년을 위한 비전(The Power of the Adolescent Girl: Vision for 2030)'이다. 여자청소년들 역시 교육받고 건강한 삶을 영유할 권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이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다면 세상을 유익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주제다. 플랜코리아도 'Because I am a Girl'을 통해 개도국 여자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홍보대사로 활동중인 걸그룹 걸스데이와 함께 태국을 방문해 여자아이들 출생등록 지원에 참여했으며 국내외적으로 많은 저명 인사들의 뜻을 모아 여자 아이의 인권개선을 위해 호소하는 등 ‘Because I am a girl’의 홍보와 모금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편, 세계 여자아이의날을 맞아 전세계 플랜에서는 세계 명소에 핑크 조명 비추기, 멘토링 행사, 지워지는 벽 등 다채로운 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플랜코리아 역시 에버랜드에서 BIAAG 콘서트 개최, 사진전 개최, 온라인을 통해 여자아이들의 교육받을 권리 지지 캠페인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하며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노벨상

    벌써 10월이 됐나. 매년 돌아오는 10월이지만 나, 알프레드 노벨에게 10월은 좀더 특별하다네. 인류의 문명 발달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내 이름으로 상을 주는 때이니까 말야. 올해에도 5일부터 12일까지 생리의학상, 물리학상, 화학상, 평화상, 문학상, 경제학상 수상자가 줄줄이 발표된다네. 잘 알다시피 노벨상은 1895년 내 유언으로 만들어진 상이지. 처음에는 5개 분야만 있었는데,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경제학상을 만들면서 6개 분야로 늘었지. 경제학상의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야. 엄격히 따지면 노벨상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그렇지만 다른 수상자들과 같이 12월 10일 스톡홀름에서 스웨덴 국왕에게서 증서와 메달을 받아. 상금도 똑같고. 노벨상이 지금처럼 유명해진 건 엄청난 상금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라네. 1901년 첫 수상자에게 돌아간 상금은 1만 5000크로나(약 2500만원)였는데, 당시 스웨덴 대학교수의 25년치 연봉이었고, 미국 대학교수로 치더라도 15년치 연봉이었지. 상금은 재단의 재정 사정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꾸준히 증가해 왔다네. 올해 수상자는 800만 크로네(약 11억원)의 상금을 받게 되지. 최근 과학 분야 수상자들은 한 분야에서 2~3명씩 나오고 있어서 ‘n분의1’로 나눠야 하지만 그래도 꽤 많은 돈 아닌가. 사실 난 노벨재단 기금 운용자들에게 노벨경제학상을 주고 싶다네. 115년 동안 경제 상황도 많이 달라졌고 물가도 꾸준히 올랐지만 기금을 잘 운용해 상금을 꾸준히 늘려 왔으니 말야. 한국 사람들은 한국인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나오기를 무척이나 바란다는 얘기를 들었네. 그런데 재미있는 얘기 하나 해주지. 한국인은 아니지만 한국에서 출생한 사람이 노벨상을 받은 적은 있다는 걸 알고 있나. 1987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찰스 피더슨(1904~1989) 박사가 바로 그 사람이지. 피더슨 박사는 부산에서 태어났다네. 아버지는 북한 지역의 운산광산에서 기계기사로 근무했던 노르웨이인이었고 어머니는 한국에서 농산물 무역을 하던 일본인의 딸이었지. 피더슨은 여덟 살이 될 때까지 한국에서 살았지만 한국어는 못했다고 하더군. 만약 피더슨이 한국어를 할 줄 알아서 노벨상 시상식 때 한국어로 인사를 했다면 어땠을까. 어쨌든 올해 어떤 사람들이 수상의 영광을 안을지 궁금하구먼. 그렇지 않나?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영어 대신 한국어 배울래요”… 中 10·20대 팬들의 ‘한류 앓이’

    중국 후난성 창사에 사는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 더우더우(10·가명)는 최근 어머니께 “영어를 배우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더우더우는 “내가 배우고 싶은 외국어는 한국어뿐이고 한국으로 유학 가는 게 꿈인데 아무 쓸모가 없는 영어는 배워서 뭘 하느냐”고 따졌다. 어머니는 외동딸 때문에 앓아누울 지경이다. 가정교사를 들여 비싼 영어 과외를 시키는데도 영어 성적은 늘 바닥이다. 중국에서 영어는 초등학교 때부터 필수과목이고 대학 당락을 좌우하는 과목이다. 어머니는 “이 모든 게 한류(韓流) 스타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우더우는 용돈을 전부 털어 한국 아이돌 그룹의 사진과 옷, 운동화를 사들이고 있다. 이 어머니의 사연이 지난 4일 후난성 일간지 소상신보에 보도되자 ‘하한쭈’(哈韓族·극성 한류 팬) 자녀를 둔 부모들이 뜨거운 공감을 표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소상신보를 인용 보도하며 “한류가 중국인의 삶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언론은 특히 한류 팬의 극성이 지나쳐 ‘한류병’ 수준으로 악화되고 있다고 우려한다. 동남조보에 따르면 지난달 푸젠성 진장시에서는 20대 남성이 여자 친구를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원인은 한류에 있었다. 여자 친구는 남자 친구에게 “당신이 한국 아이돌 스타처럼 보여야 다른 친구들에게 주눅이 들지 않는다”며 한국 스타처럼 꾸미라고 강요했다. 데이트 때마다 두 시간씩 공을 들였지만 여자 친구는 “한국 느낌이 전혀 나지 않는다”고 투덜댔다. 참다못한 남성이 주먹을 휘둘렀고 경찰이 출동했다. 지난 4월 베이징에선 아버지가 한국 아이돌 그룹에 빠진 13세 딸을 살해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어머니는 장애인이고 아버지 역시 변변한 직장이 없어 기초생활보장비로 근근이 살아가는 가정이었다. 딸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아이돌 그룹 팬클럽 회장이 됐다. 스타의 용품을 구입하기 위해 많은 용돈을 요구했고 부녀간 갈등은 1년 넘게 이어졌다. 어느 날 딸이 아이돌 그룹의 베이징 콘서트에 가야 한다며 2400위안(약 44만 2000원)을 내놓으라고 졸랐다. 격분한 아버지가 흉기를 가져와 “이제 다 끝내자”고 말하자 딸은 “용돈 줄 돈도 없으면서 왜 일은 하지 않느냐”고 맞섰다. 아버지가 휘두른 흉기에 딸이 쓰러졌고 아버지는 자살을 기도했으나 목숨을 건졌다. ‘한류병’은 10대들만 앓는 게 아니다. 요즘 중년 주부들 사이에선 한국 스타의 성공을 위해 사찰을 찾아 불공을 드리는 게 유행이다. 봉황망의 인터뷰에 응한 한 40대 여성은 “우리 팬클럽은 한국 배우 이종석이 더 유명해지고 더 많은 광고를 찍으라고 정기적으로 사찰을 찾아 향을 피우고 기도를 한다”면서 “이종석의 성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링링허우(零零後·2000년대 출생자) 중 90%가 중국 스타보다 한국 스타를 더 좋아하는 것으로 조사될 만큼 ‘하한쭈’가 늘고 있지만 한류를 좇아 무작정 유학을 떠났다가 실패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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