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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 나간 내 주민등록번호 2018년부터 바꿀 수 있다

    출생신고 때 정해진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지 못하게 한 주민등록법 규정이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만큼 2017년 말까지 개선 입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개인들의 주민번호 변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가 혼란을 막기 위해 매우 제한적으로만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번호 변경 절차와 요건은 상당히 까다롭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3일 강모씨 등 5명이 “주민번호 부여 방식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것을 규정한 주민등록법이 인간의 존엄성과 사생활의 비밀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법적 공백을 방지하고 국회가 주민번호 변경에 대한 입법에 나설 수 있도록 2017년 12월 31일까지는 현행 규정을 계속 시행하도록 했다. 주민등록법 시행령은 가족 관계가 바뀌었거나 주민번호의 오류가 발견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정정하도록 해 변경 가능성을 사실상 차단해 왔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주민번호 유출 또는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번호 변경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강씨 등은 2011년 자신들의 주민번호가 인터넷에 불법으로 유출되자 지방자치단체에 주민번호를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이들은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자 항소한 뒤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소위에는 주민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헌재 결정의 취지에 따라 국회에서 주민등록법 개정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최원준 “지는 건 죽기보다 싫다…안타든 도루든 뭐든 해낼거다”

    최원준 “지는 건 죽기보다 싫다…안타든 도루든 뭐든 해낼거다”

    영산강에서 불어오는 매서운 겨울바람을 견디며 한 소년이 전남 함평군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프로야구 KIA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한참 앳되어 보였다. 그에게 다가가 축구선수 손흥민을 닮았다고 말을 건네자 “그런 얘기 자주 듣는다”며 배시시 웃고, 4일마다 한 번씩 주어지는 휴일에 무얼 하느냐는 질문에는 “PC방이나 영화관에 간다”고 답했다. 여느 평범한 고등학생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야구 이야기만 꺼내면 눈을 번뜩였다. 어떤 선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지는 걸 싫어한다. 이종범 선배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답했다. 올해 타율 .470(66타수 31안타)을 기록해 23일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리는 ‘2015년 야구인의 밤’ 행사에서 고교야구 최고타자에게 주어지는 ‘이영민 타격상’을 받는 최원준(18·서울고 3년)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지난 8월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서 KIA의 지명을 받아 내년 프로야구 무대에 선다. 지난 16일 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최원준을 만나 프로 무대에 서는 그의 꿈을 들어 봤다. 그는 아직 ‘프로의 세계’가 신기한 모습이었다. 지난달 있었던 KIA의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이야기를 꺼낸 뒤 “TV에서만 보던 선배, 형들과 함께 운동하니 프로에 온 것이 실감 났다”면서 “곁에서 보니 선배들의 노하우를 경험할 수 있어 좋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그는 오키나와로 훈련을 떠나기 전 모교인 서울고에서 후배들과 함께 2주간 ‘선행학습’을 하기도 했다. 그는 ‘혹시 프로 무대가 긴장돼서 미리 훈련한 거냐’는 짓궂은 질문에 얼굴을 붉힌 채 “그런 것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유달리 수줍음이 많은 그가 어떻게 고교 무대를 평정할 수 있었는지 의아해 비법이 뭐냐고 묻자 곧바로 “지는 걸 너무 싫어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지난 6월 경기 시흥 소래고와의 연습경기를 떠올리며 “당시 우리 팀의 투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이기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중학교 때 투수를 한 경험을 살려 마운드에 올랐는데 무리를 했는지 오른쪽 팔꿈치에서 ‘뚝’ 소리가 나며 인대가 찢어졌다”고 말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었지만 3~4달간은 수비에 가담하지 못했다. 투수로 활동하던 중학교 3학년 때도 시합 도중 왼손을 다쳤지만 손이 퉁퉁 부은 채로 마지막 이닝까지 소화했다. 승부욕 때문에 몸을 혹사한 건 아닌가 싶어 ‘당시 부모님이나 감독님에게 혼나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강하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질책보다는 좋은 말,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 줬다는 것이다. 그는 “실수했을 때도 감독님들은 항상 나를 믿어 줬다. 그래서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은사로는 서울고 1~2학년 시절 자신을 지도해 줬던 김병효 감독을 꼽았다. “경기 안양에 있는 중학교를 졸업했는데 김병효 감독님이 불러 주셔서 서울고로 가게 됐어요. 야구하기에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는데 감독님이 장비와 전지훈련 비용을 도와주셨습니다. 이번에 KIA 입단이 결정된 뒤에도 먼저 연락을 해 인사드렸습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고민했던 이야기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 5월 MLB의 유명 에이전시인 TLA와 계약을 맺으며 미국 진출을 노렸다. 실제 보스턴 레드삭스 등 몇몇 팀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는 “충분한 준비 없이 의욕만 앞세워 도전했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모님도 같은 생각으로 미국행을 만류했다”고 설명했다. 이제 그의 과제는 ‘어떻게 KIA에서 활약할 수 있는가’이다. 특히 KIA는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외부 선수 영입이 전혀 없었다. 지난 정규시즌에서 10개팀 중 7위를 차지한 KIA로서는 올해 입단한 11명의 신인에게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주위에서 기대를 많이 하는 것 같다”며 “일단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단점으로 꼽는 유연성 부족과 수비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코치진으로부터 ‘족집게 과외’를 받고 있다. 또 궤적이 너무 큰 타격 폼도 고치기 위해 노력 중이다. “KIA의 레전드인 이종범 선배처럼 KIA의 1번 타자가 돼 어떻게든 안타를 만들고 도루를 해내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KIA가 우승하는 데 보탬이 되겠습니다.” 고교에서 4할대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그가 영산강 겨울바람을 맞으며 훈련한 결과를 어떻게 보여 줄지 내년 프로야구가 기대된다. 글 사진 함평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최원준은 ▲1997년 3월 23일 경기 광명 출생 ▲181㎝·82㎏ ▲연현초-평촌중-서울고 ▲2014년 제68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 ▲2014년 제10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2015년 제6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4강-최다득점·도루상 ▲2015년 제27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국가대표 ▲2015년 KIA 타이거즈 입단(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 ▲2015년 백인천‘BIC 0.412’상 ▲2015년 이영민 타격상
  • “내일이면 환갑” 세계 최고령 고릴라 ‘59세 생일’

    웬만한 중년 남성들도 '누님'하고 부를 세계 최고령 고릴라가 생일을 맞았다. 최근 미 현지언론은 오하이오주 파웰의 콜럼버스동물원에 사는 암컷 고릴라 콜로가 지난 22일(현지시간) 59번째 생일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내년이면 '환갑'이 되는 콜로는 1956년생으로 서부 로랜드 고릴라 종이다. 특히 콜로는 지난 2012년 56세 나이로 세계 최고령 고릴라에 오르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보통 고릴라들이 야생에서 30~40년 사는 것과 비교하면 콜로가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날 동물원 측은 콜로를 위한 특별한 케이크와 가족과 동료 고릴라들을 불러 성대한 생일파티를 열었으며 함께 모여 축가도 불렀다. 사실 콜로는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출생도 한편의 드라마였다. 콜로는 동물원에서 태어난 최초의 고릴라로 출생 당시 사육사들은 어미의 정확한 출산 시기도 몰랐다. 이 때문에 출생 후 방치된 콜로를 경비원이 우연히 발견해 인공호흡으로 간신히 살렸을 정도. 동물원 측은 "현재도 콜로는 매우 건강하며 노화의 조짐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면서 "그간 콜로는 대가족을 이뤘으며 3마리 자식, 16마리의 손주, 10마리의 증손주, 3마리의 현손주를 뒀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기업銀 ‘마지막 희망퇴직’… 200명 내보낸다

    기업銀 ‘마지막 희망퇴직’… 200명 내보낸다

    기업은행이 ‘마지막 희망퇴직’을 통해 200명 안팎의 직원을 내보낸다. 기업은행은 내년부터 임금피크제 개시 연령을 55세에서 57세로 늦추는 대신 희망퇴직을 없애기로 했다. 이번이 목돈을 챙겨 나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기업은행은 지난 21일부터 딱 이틀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22일 마감 결과 188명이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은 만 54세 이상(1961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이다. 해당자가 약 210명이니 약 90%가 희망퇴직을 신청했다는 얘기다. 기업은행 고위관계자는 “내년부터 새로운 임금피크제 적용을 앞두고 인건비 절감 및 신규 채용 재원 확보 등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상 직원들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이번 신청 규모는 올해 상반기(100여명) 희망퇴직 인원의 두 배다. 여기에는 그나마 목돈을 받을 수 있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희망퇴직금은 직전 연도 연봉의 260%(직전 연도 연간 급여 환산액×잔여지급률×보상조정률)다. 부점장급일 경우 3억~4억원 수준이다. 반면 내년부터 만 57세 이상 직원들에게 임금피크제 기간 동안 지급될 총급여는 195%이다. 기존에 기업은행의 임금피크제 총지급률은 3급 기준(팀장급 이상) 5년 동안 총 260%였다. 만 56세 직원이 은행에 남아 60세까지 근무하더라도 희망퇴직금보다 총지급액이 65% 포인트 더 적다.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 교수는 “내년부터 새 임금피크제가 도입되면 그동안 기업들이 무늬만 피크제를 도입한 채 50대 초반만 돼도 (직원들을) 등 떠밀어 내보내던 관행이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절감되는 비용이 신규 채용 확대로 제대로 이어지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프로농구] 허웅 인기 영웅 넘다

    [프로농구] 허웅 인기 영웅 넘다

    허웅(22·동부)이 ‘농구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허웅은 아버지 허재(50) 전 KCC 감독조차 한 번도 오르지 못했던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데뷔 2년차 선수가 기라성 같은 선배들을 제치고 ‘가장 인기 있는 농구선수’가 된 것이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 7~20일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진행한 ‘2015~16 프로농구 올스타’ 베스트5 팬투표 결과 허웅이 5만 518표를 받아 1위를 차지했다고 21일 밝혔다. 2위는 3만 9724표를 받은 양동근(34·모비스)이, 3위는 3만 9086표를 획득한 이승현(23·오리온)이 차지했다. 허웅은 올스타 팬투표 1위에 이름을 올린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2001~02시즌부터 시작한 올스타 팬투표는 이상민 삼성 감독이 현역 시절 9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뒤로 양동근이 3회, 김선형(27·SK)·오세근(28·KGC)이 1회씩 1위를 기록했다. 허재 감독은 현역 시절 각종 상을 휩쓸었으나 2001~02시즌부터는 이미 전성기가 지난 상태라 올스타 팬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허웅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위까지 될 줄은 몰랐는데 아직 얼떨떨하다. 지난 시즌에 비해 성적이 나아져서 팬들이 좋게 봐준 것 같다”며 “아버지가 팬투표에서 1위를 못했던 것은 몰랐는데 신기하다. 앞으로 팬투표 1위에 걸맞은 실력으로 보답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웅은 이번 시즌 경기당 32분 14초를 뛰며 평균 12.3득점, 3어시스트 1.2스틸을 기록하는 일취월장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올스타 투표는 1988년생까지인 ‘시니어 올스타’와 1989년 이후 출생자인 ‘주니어 올스타’로 구분해 가드와 포워드 각각 2명, 센터 1명씩을 뽑았다. ‘시니어 올스타’에서는 가드 부문 양동근·김선형, 포워드 부문 함지훈(31·모비스)·김주성(36·동부), 센터 부문 오세근이 베스트5에 들었다. ‘주니어 올스타’에서는 가드에 허웅·이재도(24·kt), 포워드에 이승현·웬델 맥키네스(27·동부), 센터에 김종규(24·LG)가 선발됐다. 다음달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올스타전에서는 ‘시니어팀’과 ‘주니어팀’이 맞붙는다. 팬투표로 선정된 베스트5를 제외한 선수명단은 KBL에서 결정한다. 프로농구 10개 구단 감독들로부터 받은 추천 선수 명단을 바탕으로 이번 주 중에 최종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맛있는 스토리텔링]국가대표급 5대 해장국(중)

    [맛있는 스토리텔링]국가대표급 5대 해장국(중)

     맛있고 몸에 좋은 지역의 음식은 입소문을 타고 각지로 퍼진다. 콩나물 해장국과 재첩 해장국이 각각 전주와 섬진강 하구를 벗어나 호남권과 영남권 전역을 장악한 게 그 예다. 그러나 이들이 전국적 확산에 주춤했던 것은 북상하는 길목인 충북에 메이저급 해장국이 두 개나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방이 가로막혀 풍요로운 바다와 접하지도 않은 충북이지만, 그곳에선 자신들 만의 지혜와 맛으로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었다. 십수 년 전 전남이 지역구인 한 국회의원을 서울 광화문의 다슬기 해장국 집으로 안내한 적이 있다. 그는 젊은 시절부터 음주나 해장에선 남에게 뒤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 그 나이가 되도록 다슬기 해장국을 전혀 먹어보지 못했고, 이제 와 보니 참 대단한 맛이라며 뚝배기 한 그릇을 뚝딱 비웠다. 그동안 해장은 콩나물 국밥으로만 했다고 한다. 어찌 된 노릇인가. 호남권의 콩나물 해장국이 북상에 실패했지만, 마찬가지로 충북의 다슬기 해장국도 남하하지 못한 것이다. 서로 막강하기 때문이다.  다슬기는 물 흐름이 빠르지 않고 얕은 계곡 상류의 자갈 근처에 많이 서식한다. 모양이 소라처럼 생겼지만 별종이다. 맑은 물이라면 어디서든 자라기 때문에 예부터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다. 표준어는 다슬기, 충청에선 올갱이, 경남에선 고둥, 경북에선 고디, 호남에선 대사리, 강원에선 꼴팽이 또는 꼴부리 등이다. 그러나 다슬기 국밥이 해장국으로서 지금의 원형을 갖춰 명성을 얻었던 것은 충북의 남한강 근처라고 볼 수 있다.  해장국은 다슬기를 삶아 국물을 낸 뒤, 그 국물에 된장과 고추장 약간, 아욱, 부추, 양념 등을 넣고 끓인다. 다슬기는 고불고불한 살을 빼내 밀가루와 달걀로 옷을 살짝 입혀서 국물에 다시 넣는다. 들깨나 찹쌀을 갈아 넣으면 걸쭉하고 고소한 맛도 난다. 무침은 다슬기 살을 초고추장에 버무린 것이다. 쌉쓰레하고 약간 비릿한 맛과 향이 입맛을 돋운다. 다슬기 음식은 고단백에다 아미노산 함량이 높아 간 회복과 위 보호, 피부 미용에 좋다.  충북은 놀랍게도 5대 해장국 가운데 또 하나인 선지 해장국의 출생지다. 선지 해장국은 우선 물에 소의 사골과 잡육을 넣어 국물이 뽀얗게 되도록 우려내야 한다. 풋배추를 데친 것이나 시래기를 넣으면 시원한 맛이 더한다. 신선한 선지를 숭덩숭덩 썰고 콩나물, 무 등을 큼지막하게 잘라 넣고 된장으로 간을 하면서 다시 끓인다. 먹을 때 파를 썰어 넣으면 더 좋다.  선지 해장국에는 비타민A가 풍부해 몸속의 독성 물질 배출과 함께 피로 회복에 좋다. 또 선지에는 단백질과 철분이 풍부하다. 콩나물과 무, 사래기 등 몸을 맑게 해주는 채소가 효능을 보탠다. 전국의 중심 위치인 충주에는 조선 때부터 제법 큰 우시장이 섰다고 한다. 당연히 신선한 선지와 잡육, 사골 등을 쉽게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소를 팔아 주머니 사정이나 마음도 넉넉하니, 귀한 살코기는 먹지 못해도 고기 국밥은 생각났을 것이다. 충주 우시장은 1960년대까지 성황이었다고 한다. 선지 음식은 스페인, 이탈리아 등 맛과 멋을 아는 나라에서도 즐긴다.  그런데 콩나물 해장국, 재첩 해장국, 다슬기 해장국과 달리 선지 해장국은 차츰 한양(서울)을 향해 북상하기 시작한다. 재첩이나 다슬기는 아무래도 맑은 하천에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지역을 벗어나는 데 한계가 있고 콩나물은 고기 맛을 아는 도성 사람들 입맛에서 한 수 밀린 게 아닐까.  선지 해장국은 충북에서 북상하다가 경기 양평에 이르렀을 때 ‘세포분열’을 한다. 양평해장국은 선지 외에도 소의 양과 내장 등을 푸짐하게 넣고, 우거지로 개운한 맛을 냈다. 특히 고추기름으로 약간 느끼한 맛을 더해 근세기 고추의 매력에 빠진 한양에서도 입소문이 났다. 선지 해장국과 양평해장국이 닮은 듯, 닮지 않은 듯한 까닭이다. 이제 경성(서울)에 진입한 선지 해장국은 종로 등지에서 우리가 아는 맛집들을 탄생시켰다.  <우거지 해장국집> 시인 노태웅  ...어제를 털고 일어선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  피로를 풀던  어제의 덜 깬 취기가  우거지 해장국집  이른 새벽을 두드리고 있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한국지역난방공사] 쓰레기 소각열도 낭비 없게…에너지 창조하며 신기술은 수출

    [공기업 사람들 한국지역난방공사] 쓰레기 소각열도 낭비 없게…에너지 창조하며 신기술은 수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2본부와 18처(실·단·원)가 본사를 이끌고 있으며 전국에 14개 지사와 4개 사업소를 두고 있다. 지난 9월 기준으로 사장과 상임감사위원, 부사장, 사업본부장, 기술본부장 등 5명의 상임임원을 포함해 총 1440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지난해에는 현장 중심 경영에 초점을 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기획·사업·기술·운영·지원 등 5개 본부체제였던 본사조직을 기획(부사장)·성장동력·기술 등 3개 본부체제로 축소하는 대신 전국에 흩어져 있는 지사들을 중부·북부·남부 등 3개 사업본부로 통합했다. 현장의 수요를 발굴하고 적극 대응하려는 취지다. 지난 2월에는 정보보안처를 신설해 사이버 테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보안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2013년 12월 취임한 김성회(59) 사장은 군인이자 정치인 출신이다. 경기도 화성 출생으로 육군사관학교 36기인 김 사장은 30여년간 육군에서 복무했다. 지난 18대 국회에서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소속으로 경기도 화성시 갑 지역구의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임기 동안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와 지식경제위원회 위원, 한나라당 원내부대표 등을 지냈다. 아주대 초빙교수와 수원대 석좌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김 사장 취임 당시 한국지역난방공사는 ‘방만경영 중점 관리 대상’ 공기업 명단에 이름이 오르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러나 임원들의 고액 연봉을 깎는 등 과도한 복리후생비 문제를 해결해 지난해 10월 공기업 중 최초로 방만경영 대상 공기업의 꼬리표를 떼는 데 앞장섰다. 김 사장은 지난해 10월 한국집단에너지협회 회장 자리에 올랐다. 최회원(66) 상임감사위원은 전북 남원 출신으로 전주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한국은행에서 15년간 근무했다. 국회 정책연구위원과 국회부의장 비서관을 역임했고 코레일개발 대표이사, 한화역사개발 상임고문 등을 지냈다. 2011년 3월 한국지역난방공사 비상임이사로 취임한 뒤 공사 감사위원회의 초대 비상임감사위원도 역임했다. 이기만(58) 부사장은 대구 능인고등학교와 경북대 농공학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열배관처장과 네트워크처장, 대구지사장, 감사실장, 기술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7월 부사장 자리에 올랐다. 충남 홍성고등학교와 국민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홍열(55) 성장동력본부장은 지식경제부와 산업통상자원부를 거친 관료 출신이다. 지식경제부 서기관과 경리팀장, 산업통상자원부 실물경제지원단 산업물류투자팀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2월 기술본부장으로 부임했다. 박영현(56) 기술본부장은 경남 삼천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조선대에서 기계설계공학을 전공했다. 기술운영처장과 경영지원처장, 강남지사장, 운영본부장, 남부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역난방 기술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와우! 과학] 판다도 상대가 마음에 들어야 ‘짝 맺는다

    [와우! 과학] 판다도 상대가 마음에 들어야 ‘짝 맺는다

    ‘아기’ 판다의 출생 소식이 세계적인 화제가 될 만큼, 판다는 번식률이 매우 낮은 동물로 유명하다. 암컷 판다는 한 해 2~3일 정도만 발정기에 들며 수컷은 의욕을 잃는 경우가 많아 일부에서는 이들이 귀찮아서 짝짓기하지 않는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이들 판다가 짝짓기를 덜 하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지 못해 나타난 것이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현재 판다의 매우 낮은 번식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미국 포틀랜드(PDX) 야생동물 연구소의 메건 마틴 박사가 이끈 연구진이 중국 쓰촨성 비펑샤 판다기지에 서식하고 있는 판다 약 40마리를 대상으로 이들의 짝짓기 행동을 관찰·연구했다. 연구진은 판다들 스스로 짝짓기 상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강제로 함께 지내게 하는 것보다 번식 성공률을 8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각 판다가 호감을 보였던 잠재적 상대 두 마리 가운데 한 마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우리 중심에 판다 한 마리를 두고 양쪽 끝에 짝짓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이성 판다가 있도록 했다. 이는 수컷과 암컷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판다가 호감을 더 많이 보인 쪽과 합사시켰을 경우 짝짓기 및 번식 성공률이 크게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관계는 서로 호감을 보인 경우에 더 크게 향상했다. 판다가 다른 판다에 호감을 보인다는 판단은 실험 기간 상대를 향해 울음소리를 내거나 냄새 표시를 하는 등 짝짓기 이전 행동이 60% 이상을 차지했을 때일 경우로 정했다. 실험에서는 판다가 서로 호감을 보이지 않았을 때 짝짓기 시도는 모두 실패했지만, 서로 호감을 보인 경우에는 성공률이 80%로 증가했다. 총 12번의 짝짓기 시도 중 10번이 성공적이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실험처럼 짝짓기 상대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방법을 동물원의 판다 번식 프로그램에 통합시키면 프로그램의 성공을 개선하고 비용이나 효율적인 면에서 판다의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Nature Communication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관총과 수류탄’ 어린이 내세운 IS 사진 논란

    ‘기관총과 수류탄’ 어린이 내세운 IS 사진 논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어린이들을 이용한 선전전이 도를 넘고 있다. 최근 IS 조직원들과 지지자들의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기관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을 한 어린이 사진 2장이 공유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우리나라로 치면 육아 예능에나 출연할 나이인 3~4살 정도의 어린이들. 이중 한 어린이는 AK계열의 경(輕)기관총 앞에서 탄띠를 두르고 한 손에는 수류탄을 든 채 미소를 짓고 있다. 또 한 장의 사진에도 여러 정의 소총과 수류탄을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는 소년의 모습이 담겨 있다. IS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인명을 살상하는 총을 마치 장난감처럼 쥐어 준 것. IS측 계정을 타고 퍼져나가는 이같은 사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에도 한 어린이가 IS깃발 앞에서 군용대검으로 테디베어를 참수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준 바 있다. 또한 IS측은 신생아 머리 위에 권총과 수류탄을 놓아 둔 출생사진이나 IS 로고가 새겨진 제품들을 어린이들이 입고있는 모습을 줄기차게 공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S의 이같은 행동을 선전전의 일환으로 분석한다. 홍보효과가 높은 어린이들을 '도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이 사진들은 대체로 IS 조직원이나 이를 지지하는 현지 부모들이 촬영해 업데이트 하고 있다. 문제는 지구촌의 대표 테러단체로 자리매김한 IS가 아기와 어린이들에게까지 그들의 ‘상징’을 입히고 있다는 점으로, 서구언론들은 이같은 IS의 행동이 서구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으로 번지지나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 워싱턴에 기반을 둔 테러리즘 연구소(IPT) 스티브 에머슨 소장은 "IS는 조기 세뇌교육으로 어린이들을 미래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로 키우고 있다"면서 "사진에 나타나듯 어린시절부터 아이들을 각종 무기에 친숙하도록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같은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이유는 세뇌 효과를 줄 뿐 아니라 내·외부에 새로운 지지자 그룹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강한 포스가 느껴진다” 제다이로 변신한 ‘저커버그의 딸’

    “강한 포스가 느껴진다” 제다이로 변신한 ‘저커버그의 딸’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31)가 딸 맥스를 제다이 기사로 변신시킨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공개해 화제에 올랐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17일 전 세계 동시 개봉한 가운데, 주커버그 CEO 역시 사진을 통해 ‘스타워즈’ 마니아임을 인증한 것. 저커버그 CEO는 18일 페이스북 페이지에 “이 아이에게는 강한 포스가 느껴진다”(The force is strong with this one)이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딸 맥스의 새로운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맥스는 스타워즈 속 제다이 기사들이 착용하는 갈색 로브에 가려져 있다. 그 주위로는 다스베이더, 추바카, BB-8, 그리고 광선검 형태의 장난감들로 둘러싸여 있다. 결의에 찬 표정으로 윗쪽을 바라보는 맥스의 표정도 그럴싸하다. 앞으로 상당한 실력을 갖춘 제다이 기사가 될 것 같은 예감이다. 맥스의 사진은 공개된 지 불과 6시간만에 146만 명이 넘는 페이스북 사용자가 ‘좋아요’를 눌러 추천했다. 이미 3만 개를 넘어선 댓글 중에는 비슷한 콘셉트로 찍은 아이 사진을 함께 공개한 것도 줄을 잇고 있다. 공유 또한 2만 8000건을 돌파했다. 지난 1일 저커버그는 딸 맥스가 출생한 것을 계기로 페이스북 지분 99%를 기부한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52조 원이 훌쩍 넘는 거액이다. 특히 저커버그는 기부발표와 함께 딸 맥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해 감동을 안겼다. 장문의 이 편지에서 그는 “맥스야. 너와 세상 모든 어린이에게 더욱 좋은 세상을 남겨주기 위해 엄청남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네가 우리에게 사랑과 희망과 기쁨을 주듯 너의 삶도 사랑과 희망과 기쁨이 가득하기를 빈다”고 적었다. 이어 “오늘 엄마 아빠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일생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네가 이 세상에 무엇을 가져올지 무척 궁금하구나. 사랑을 담아서, 엄마와 아빠가”라는 글로 마무리했다. 하버드대 캠퍼스 커플인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은 지난 2012년 5월 결혼했으며 2년 동안 세 번의 유산을 겪은 뒤, 딸 맥스를 얻었다. 사진=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기관총과 수류탄’ 든 어린이 내세운 IS 사진 논란

    ‘기관총과 수류탄’ 든 어린이 내세운 IS 사진 논란

    수니파 원리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어린이들을 이용한 선전전이 도를 넘고 있다. 최근 IS 조직원들과 지지자들의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기관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을 한 어린이 사진 2장이 공유돼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속 주인공은 우리나라로 치면 육아 예능에나 출연할 나이인 3~4살 정도의 어린이들. 이중 한 어린이는 AK계열의 경(輕)기관총 앞에서 탄띠를 두르고 한 손에는 수류탄을 든 채 미소를 짓고 있다. 또 한 장의 사진에도 여러 정의 소총과 수류탄을 곁에 두고 포즈를 취하는 소년의 모습이 담겨 있다. IS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인명을 살상하는 총을 마치 장난감처럼 쥐어 준 것. IS측 계정을 타고 퍼져나가는 이같은 사진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8월에도 한 어린이가 IS깃발 앞에서 군용대검으로 테디베어를 참수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준 바 있다. 또한 IS측은 신생아 머리 위에 권총과 수류탄을 놓아 둔 출생사진이나 IS 로고가 새겨진 제품들을 어린이들이 입고있는 모습을 줄기차게 공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IS의 이같은 행동을 선전전의 일환으로 분석한다. 홍보효과가 높은 어린이들을 '도구'로 활용하는 것으로 이 사진들은 대체로 IS 조직원이나 이를 지지하는 현지 부모들이 촬영해 업데이트 하고 있다. 문제는 지구촌의 대표 테러단체로 자리매김한 IS가 아기와 어린이들에게까지 그들의 ‘상징’을 입히고 있다는 점으로, 서구언론들은 이같은 IS의 행동이 서구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으로 번지지나 않을까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미 워싱턴에 기반을 둔 테러리즘 연구소(IPT) 스티브 에머슨 소장은 "IS는 조기 세뇌교육으로 어린이들을 미래의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로 키우고 있다"면서 "사진에 나타나듯 어린시절부터 아이들을 각종 무기에 친숙하도록 만든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같은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이유는 세뇌 효과를 줄 뿐 아니라 내·외부에 새로운 지지자 그룹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단독]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 가족 장기요양, 재산 4분의1 날려… 가난은 도둑같이 찾아왔다

    [단독] [누가 김노인을 죽였나 ] 가족 장기요양, 재산 4분의1 날려… 가난은 도둑같이 찾아왔다

    번듯하게 살던 사람들도 노년에 ‘불의의 악재’를 만나면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쉬운 게 2015년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남편이나 아내 가운데 한 명이 몇년씩 긴 병치레를 하거나 준비 없이 사별을 하게 되면 빠르게 재산이 축나며 당장의 생계가 위태로운 지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황혼기 때 가난에 발 들인 노인 10명 중에서 빈곤에서 탈출하는 사람은 1명이 채 되지 않는다. 서울신문 특별기획팀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령사회연구센터(김재호 부연구위원)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유정미 책임연구원),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이봉주 교수팀) 등에 의뢰해 분석한 통계와 복지시설, 병원, 노인단체, 거리 등에서 만난 노인 43명의 사연을 바탕으로 ▲병환 ▲이혼·사별 ▲이른 재산 증여 ▲조기 은퇴 및 연금 공백 ▲자기 집에 대한 집착 등 ‘노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5가지 경로’를 확인했다. 가난 탓에 생의 끝자락에서 힘겹게 버티는 노인들의 사연을 살펴봤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① 빈곤노인 71% 만성질환… 남편 건강 악화 땐 소득 11% 줄어 “병원비로 날린 재산이 집 한 채 값이야. 늙어서 아픈 게 죄지.” 지난달 10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대학병원 재활치료실 앞에서 만난 김인수(70·가명)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아내 오가분(69·가명)씨의 치료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참이었다. 60세가 되던 해 건강하던 아내를 쓰러트린 뇌졸중은 9년 새 3번이나 재발했다. 중산층이었던 김씨 부부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건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김씨는 “중환자실에 1주일만 입원해도 병원비가 1000만원씩 나왔다”면서 “아내를 돌봐야 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10년째 재산을 까먹고 살아왔다”고 했다. 평생 건설 기능공으로 일하며 마련한 서울 강북 지역의 112.4㎡(34평)형 아파트를 비롯해 모든 재산을 병원비로 날렸다. 지금은 아내와 월세 10만원짜리 장기임대주택에 산다. 노환은 평범한 노인을 빈곤의 늪으로 잡아당기는 가장 일반적인 ‘사건’이다. 유 연구원은 한국노동패널 4~15차(2001~2012년) 자료를 기반으로 국내 노인들의 삶 속에서 어떤 변수가 생겼을 때 자산이나 연소득이 감소하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노인 가구주 가구(65~84세)는 가구원이 2년 이상 장기 요양을 하게 되면 발병 후 2년 내에 자산과 연소득이 각각 27%(조사 대상 평균 2억 1448만원→1억 5726만원)와 2%(2004만원→1421만원) 줄었다. 또 2년 이상 요양은 하지 않았지만 만성질환을 앓게 되는 등 남편의 건강이 나빠지면 발병 후 2년 안에 연소득이 11% 감소(평균 2698만원→2390만원)했다. 같은 경우 아내의 건강이 악화하면 연소득이 9% 감소(1884만원→1708만원)했다. 김재호 보사연 부연구위원이 국민노후보장패널 5차(2013년) 자료를 통해 노인의 경제상태별 만성질환 여부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빈곤 노인 중 71.3%가 만성질환을 앓아 비(非)빈곤 노인(63.0%)의 비율을 웃돌았다. ② 관계 무너지면 여성 불리… 남편과 사별 2년 뒤 소득 29% 뚝 헤어짐이나 사망 등으로 가족 관계가 갑자기 무너져도 가난에 빠지기 쉽다. 특히 경제 활동 경험이 적은 여성은 이혼과 사별 등 악재에 더욱 취약하다. 유 연구원의 분석 결과,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여성 노인은 사별 후 2년 내에 자산은 17%(1억 3083만원→1억878만원), 연소득은 29%(2004만원→1421만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숙희(80·여·가명)씨의 삶을 들여다보면 이 통계가 실감이 난다. 공기업 과장이었던 안씨의 남편은 1980년대 초 월급으로 30만원을 받았다. 4~5년을 꼬박 모으면 서울 잠실 지역에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돈이었다. 하지만 심장질환을 앓던 남편이 쓰러져 숨진 뒤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46세 전업주부였던 안씨는 당장 아들 1명과 딸 2명을 먹이기 위해 무작정 거리로 나섰다. 노점상부터 청소, 신문·우유 배달 등 돈 되는 일을 닥치는 대로 했다. 자녀 3명을 어렵게 키워 모두 결혼시켰지만 안씨의 노년에 남은 것은 가난뿐이다. 팔순에 접어들었는데도 막일조차 하지 않으면 당장의 월세와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안씨는 “한 달에 공공근로 임금 20만원, 기초 연금 20만 2600원 등 40만원 버는 게 전부인데 집세와 공과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말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65세 이상 여성 중 근로 활동기에 일을 했던 사람들의 비율이 높지 않다”면서 “이 때문에 모아놓은 재산은 물론이고 국민연금 수급권 등도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서울대 사회복지연구소의 이봉주 사회복지학과 교수 연구팀이 한국복지패널 9차(2013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노인 빈곤 가구 중 가구주가 여성인 비율은 68.8%로 남성인 비율(31.2%)보다 2.2배 높았다. ③ IMF 이후 재산 줬는데 부양 소홀 속출… ‘불효자식 방지법’도 노인 빈곤을 읽는 또 다른 키워드는 자녀에 대한 재산 증여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97년 말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 많은 부모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파산한 자녀들에게 재산을 일찍 증여했다”면서 “그 부모가 지금 60~80대인데, 자신들도 돈이 없고 자녀들도 여전히 어려운데다 20~30대인 손자들은 취업 못한 캥거루족으로 살아 기댈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송인혁(78·가명)씨도 이른 재산 증여로 빈곤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 그는 31세 때 상경해 공사현장 잡부부터 건물 관리·경비원 등으로 쉴 새 없이 일했고, 그렇게 모은 돈으로 정미소를 샀다. 남에게 정미소 운영을 맡기고 거기에서 세를 받아 노년을 보낼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들이 “먹고 살 게 없다”며 읍소하는 통에 정미소를 넘겨줬다. 그러나 아들의 미숙한 장사 솜씨 탓에 불과 1년 만에 가게 문을 닫아야 했다. 손씨는 이후 폐지 줍는 공공근로로 월 20만원을 벌어 근근이 연명을 했지만, 최근 위암에 걸려 이마저도 할 수 없게 됐다. 부모가 재산을 물려줬는데 자식이 부모 부양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속출하자 정치권은 재산 증여 이후 부양 의무를 소홀히 한 자녀에 대한 증여를 환수하는 내용 등의 이른바 ‘불효자식 방지법’(새정치민주연합 민병두 의원 대표 발의)을 발의하기도 했다. 박 교수는 “형편이 좋은 자녀가 가난한 부모를 돌보지 않는 사례도 있지만, 빈곤의 대물림 탓에 자녀도 돌볼 형편이 되지 않는 사례가 더 많다”고 말했다. ④ 연금 받아도 소득대체율 46%… 75세 이상 수급률은 14.3%뿐 법정 근로자 정년퇴직 연령은 만 60세로 늘어났지만 현실적으로 50대 초·중반이면 회사를 나가야만 하다 보니 준비 없이 소득이 끊겨 가난해지는 사례도 많다. 김 위원은 “국민연금은 만 60세부터 수급이 가능(1952년 이전 출생자 기준)해 50대 때 퇴직하면 소득이 끊기는 ‘소득 절벽’ 상태를 4~7년 견뎌야 한다”면서 “연금을 받기 전까지 임시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먹고살 만한 좋은 자리는 많지 않다”고 했다. 퇴직금도 소득 절벽을 거치는 동안 동이 나고 만다. 국민노후보장패널 분석을 바탕으로 노인 가구주가 퇴직금을 어디에 썼는지 추적해 보니 ▲본인 생활비 58.0% ▲교육비·결혼·사업 자금 등 가족 지원 25.8% ▲부채상환 3.2% ▲자산 9.9% ▲기타 3.1% 등으로 나타났다. 돈 쓸 일이 집중되는 퇴직 뒤 50~60대 동안 가족의 장기 입원이나 사기 피해 등 예상 못한 지출이 생기면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또 연금을 받기 시작해도 소득대체율(생애평균소득 대비 연금소득의 비율)이 46.5%(2015년 기준)에 불과해 넉넉한 삶을 유지할 수 없다. 국민연금 수급률이 매우 낮은 75세 이상 고령 노인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후기 노인’(만 75세 이상)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14.3%로 ‘전기 노인’(만 65~74세) 수급률(42.7%)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유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초기에는 10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만 의무가입 대상이었기에 현재 70대 중에는 혜택을 받는 사람이 적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의 한 복지관에서 만난 김기선(76)씨는 “나 젊었을 때는 예순까지 일해 번 돈으로 10년쯤 살면 죽겠지’라고 생각해 노후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서 “평균수명이 길어진 것도 가난한 노인이 많아진 이유 같다”고 했다. ⑤ 빈곤 노인 65% 집 있지만… 非빈곤 노인 주택 가격의 절반 집의 소유가 역설적으로 노년을 가난하게 만들기도 한다. 국민노후보장패널 자료로 국내 노인의 거주 주택 형태를 분석해 보니 빈곤 노인 가구의 주택 보유율은 65.4%였다. 빈곤 노인 가구의 순자산액(평균 9049만 6200원) 중 97.7%가 부동산(8841만 3700원)인 것만 봐도 우리 국민의 주택 자산 선호도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빈곤 노인에게 집은 허울뿐인 자산이기 쉽다. 김 위원은 “빈곤 노인이 보유한 집에 실제 가보면 시골의 허름한 수천만원짜리 집과 같이 자산으로서 실속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 빈곤 노인이 보유한 주택 가격을 분석해 보니 평균 1억 132만원으로 비빈곤 노인이 보유한 주택 가격 1억 9132만원의 절반 수준(53.0%)이었다. ‘최소한 집은 자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생각도 생활고를 겪는 노인들이 주택 자산을 팔지 못하는 이유다. 집이 있으면 자산 기준상 기초생활수급권을 얻기 어려워 오히려 집이 빈곤 노인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노인이 빈곤의 늪에 빠지기는 점점 쉬워지고 있다. 한국복지패널 1차(2005년)~9차(2013년) 자료 분석 결과 중산층 이상이었던 노인 가구가 1년 만에 빈곤층으로 추락한 비율(빈곤 진입률)은 2013년 14.5%로 2011년(9.5%)보다 5.0% 포인트 늘었다. 빈곤 탈출률은 2013년 9.8%였는데 성별로 나눠보면 남성 비율이 66.1%인 반면 여성은 절반인 33.9%였다. 여성 노인의 빈곤 고착화가 심해지고 있다는 뜻이다. ■ 특별기획팀 유영규 팀장 whoami@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출생신고 때 양육수당 등 ‘10종 서비스’ 한 번에

    출생신고 때 양육수당 등 ‘10종 서비스’ 한 번에

    세 번째 출산을 앞둔 부산시 금정구 주민 지다영(32)씨는 15일 “두 아이를 낳았을 땐 구청에 찾아가 출생신고를 마친 뒤 다시 주민센터로 옮겨 양육수당을 신청하는 등 시간을 쪼개느라 불편했지만 이제 한곳에서 모두 가능해졌으니 잘 정착되기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앞으로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를 하면서 출산 관련 10개 서비스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됐다. 행정자치부는 이날 금정구와 서울 은평·성북구, 광주 서구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행복 출산 원스톱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 병원계와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출산지원 정책은 현재 전국을 통틀어 30개를 웃돈다. 서비스 유형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다. 또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한전, 도시가스, 난방회사 등 해당 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행자부는 시범실시 과정에서 부작용을 점검하는 등 정책을 다듬어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에 걸쳐 전면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임신·출산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혼인신고을 할 때나 보건소·산부인과를 방문할 때 미리 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행자부는 지난 9월부터 임산부와 주부 등 471명을 대상으로 임신·출산과 관련한 행정 서비스 제공방안 활성화를 위한 설문조사를 벌여 새로운 정책을 준비해 왔다. 이들은 민간 웹사이트(happymom.symflow.com)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 시점에 대해선 ‘임신했을 때’가 45%로 가장 많았고, ‘신혼 초’가 28%, ‘결혼을 준비할 때’가 18%로 뒤를 이었다. 안내 장소로는 44%가 병원을, 37%가 온라인을, 12%는 보건소를 손꼽았다. 자유의견 가운데엔 ‘복잡해서 서비스 종류와 혜택 정보를 모르겠다’, ‘무거운 몸으로 기관을 방문하기 어렵고 불편하며 신청절차와 구비서류가 복잡하다’, ‘책자나 전단지, 휴대전화 문자 안내 등 홍보가 모자란다’, ‘인터넷 신청 등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직장에 다니다 보니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주말이나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보를 한곳에 모아서 관리하기 바란다’는 견해도 숱했다. 심덕섭 행자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이번 정부3.0청행복출산 원스톱 서비스로 산모와 가족이 정부의 출산지원 서비스를 빠짐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판다도 상대가 마음에 들어야 ‘짝 맺는다’ - 연구

    판다도 상대가 마음에 들어야 ‘짝 맺는다’ - 연구

    ‘아기’ 판다의 출생 소식이 세계적인 화제가 될 만큼, 판다는 번식률이 매우 낮은 동물로 유명하다. 암컷 판다는 한 해 2~3일 정도만 발정기에 들며 수컷은 의욕을 잃는 경우가 많아 일부에서는 이들이 귀찮아서 짝짓기하지 않는 것이라고까지 말한다. 그런데 이들 판다가 짝짓기를 덜 하는 이유는 게을러서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지 못해 나타난 것이라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현재 판다의 매우 낮은 번식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미국 포틀랜드(PDX) 야생동물 연구소의 메건 마틴 박사가 이끈 연구진이 중국 쓰촨성 비펑샤 판다기지에 서식하고 있는 판다 약 40마리를 대상으로 이들의 짝짓기 행동을 관찰·연구했다. 연구진은 판다들 스스로 짝짓기 상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강제로 함께 지내게 하는 것보다 번식 성공률을 80%까지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는 각 판다가 호감을 보였던 잠재적 상대 두 마리 가운데 한 마리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우리 중심에 판다 한 마리를 두고 양쪽 끝에 짝짓기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큰 이성 판다가 있도록 했다. 이는 수컷과 암컷 모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판다가 호감을 더 많이 보인 쪽과 합사시켰을 경우 짝짓기 및 번식 성공률이 크게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런 관계는 서로 호감을 보인 경우에 더 크게 향상했다. 판다가 다른 판다에 호감을 보인다는 판단은 실험 기간 상대를 향해 울음소리를 내거나 냄새 표시를 하는 등 짝짓기 이전 행동이 60% 이상을 차지했을 때일 경우로 정했다. 실험에서는 판다가 서로 호감을 보이지 않았을 때 짝짓기 시도는 모두 실패했지만, 서로 호감을 보인 경우에는 성공률이 80%로 증가했다. 총 12번의 짝짓기 시도 중 10번이 성공적이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번 실험처럼 짝짓기 상대를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방법을 동물원의 판다 번식 프로그램에 통합시키면 프로그램의 성공을 개선하고 비용이나 효율적인 면에서 판다의 지속적인 생존을 보장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Nature Communications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핀테크 시대 더 주목받는 ‘생체인식’

    핀테크 시대 더 주목받는 ‘생체인식’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SF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는 다양한 생체인식 기술이 등장한다. 소형 감시로봇이 홍채를 통해 신분을 확인하고 거리를 지날 때 주변 폐쇄회로(CC)TV가 홍채와 얼굴 윤곽 인식을 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장면이 나온다. 최근 금융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핀테크 시장이 열리면서 생체인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결제를 하고 인터넷뱅킹을 온라인으로 이용할 때 본인 확인과 개인 정보 보안은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생체인식 기술은 자동화 장치를 이용해 지문이나 홍채, 망막, 정맥, 손금, 얼굴 윤곽은 물론 목소리, 필체, 체형, 걸음걸이 등 인간의 다양한 신체적, 행동적 특성을 측정해 개인 식별 및 인증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까지는 아이디(ID)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일회용 패스워드(OTP) 카드 등을 인증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도난, 분실, 망각 등 문제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생체인식은 사용자 본인의 고유한 특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도난, 분실, 위조의 위험이 없으며 보안성도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국경 관리나 공항 출입통제 시스템 같은 군사적 보안이나 치안 문제 이외의 영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PC 보안, 휴대전화 사용자 인식, 콘텐츠 거래 인증, 차량 운전자 인식 등은 물론 신종플루 같은 감염병 검역에도 얼굴 인식 등 생체인식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생체인식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어야 할 것, 사람마다 달라야 할 것, 시간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할 것 등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다양한 인식 기술 중 현재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지문 인증과 정맥 인증이다. 지문과 정맥 인식은 손가락이나 손등을 인식기에 대는 것만으로도 높은 정밀도로 개개인을 구분해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문 인식을 활용하는 기관이나 기업 역시 다른 생체인식 기술 기기보다 설치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실제로 지문 인식은 생체인식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면서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얼굴 인식 기술은 대상이 측정기기에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이 어느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측정할 수 있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해상도를 가진 카메라만 있으면 실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얼굴 인식 시스템은 전통적으로 범죄자의 식별 같은 감시 및 보안 영역에서 많이 활용되고 있다. 휴대용 단말기를 이용해 범죄 용의자를 탐지하거나 몽타주 사진 자료와 CCTV를 이용한 인물 검색으로 잠재적 범죄자를 검색하고 추적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도 전국 공항과 항만에 안면 인식 시스템이 설치돼 범죄 전력을 가진 외국인 사진과 입국자 사진기록 등을 대조해 범죄자를 골라내는 데 쓰고 있다. 기업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나오는 것처럼 소비자의 얼굴 정보를 확인하고 스마트폰이나 스마트TV에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등 신규 비즈니스 창출 기회를 찾고 있다. 또 자동차업계는 운전자 얼굴을 인식해 졸음운전을 할 경우 경고음을 내보내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지 않거나 안경, 가발 등을 쓰고 있을 때는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한계가 있다. 눈의 중심부에 위치한 동공을 통해 전달되는 빛을 조절하는 홍채를 이용한 인식 기술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생체인식 분야다. 1960년대 초 홍채정보가 지문처럼 개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눈의 지문’으로 밝혀진 뒤 1987년 미국에서 원천특허를 등록해 갖고 있다. 홍채정보가 유사할 확률은 5억명당 1명꼴로 개인별 차이가 크다. 실제로 홍채는 출생 뒤 3세 이전에 모두 형성되고 완성된 후 평생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유전정보와 무관하게 일란성쌍둥이도 서로 다르며 동일인도 왼쪽과 오른쪽의 홍채정보가 다르다. 그렇지만 홍채 인식 시스템은 지문 인식 기기보다 10배 이상 비싸고 장치가 커서 설치와 관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또 홍채를 기기에 댔을 때 지문만큼 빠르게 홍채를 인식하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있다. 이 밖에도 과학계에서는 뇌파를 이용해 개인 인증을 하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 뇌파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머리에 전극을 꽂거나 접촉시켜야 한다는 문제점 때문에 실용화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생체정보 활용에 따른 개인의 거부감 해소와 생체정보 이용과 관리의 투명성 확보가 관련 기술 대중화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가 맞다”… 욕먹을수록 굳건해지는 ‘트럼프주의’

    “그가 맞다”… 욕먹을수록 굳건해지는 ‘트럼프주의’

    “누가 뭐라고 해도 (도널드) 트럼프 얘기가 맞다고 생각한다.” 순간 기자는 귀를 의심했다. 미국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에서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50대 미국인 A를 9일 오후(현지시간) 기자가 사는 아파트 주민 송년회에서 만났다. 보수 성향의 텍사스주 출신인 그는, 자신을 초대한 친구 B와 미 대선에 대해 얘기하면서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그래도 무슬림 입국을 막겠다는 것은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묻자 그는 고개를 흔들며 “미국인들이 멕시칸, 무슬림 등 이민자들 때문에 힘들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테러 난 거 알지 않느냐. 미국을 지키려면 트럼프처럼 극단적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샌버너디노 총기 난사 사건 이후 트럼프가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밝힌 뒤 전 세계가 트럼프를 때리고 있다. “트럼프는 독선주의자이자 인종차별주의자”로서 대통령 후보로 맞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당내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왜일까. A처럼 트럼프를 추종하는, 소위 ‘트럼프주의자’가 미 전역에 존재하며,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이 분석하듯 트럼프주의는 미 보수집단을 대변하면서 최근 더욱 강경해졌기 때문이다. 이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이민 개혁과 난민 수용을 반대하며 총기 소유를 적극 옹호한다. 이는 트럼프가 그동안 주장해 온 각종 공약과 맞아떨어진다. 이러니 트럼프가 하는 말이면 무조건 찬성하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심리학자들의 말을 인용, “트럼프 지지자들은 가식적으로 보이는 기성 정치인들과 달리 트럼프의 직설적이고 확신에 찬 말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고 있다”며 “이들은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지에 의문을 제기했을 때도 믿었던 사람들로, 트럼프의 언행에 자신을 대입해 일체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트럼프를 ‘배신’하지 않을 것임은, 블룸버그폴리틱스가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다. 공화당 유권자 가운데 65%는 트럼프의 무슬림 발언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특히 조사 대상의 3분의1이 넘는 37%는 이번 발언을 계기로 트럼프를 더 지지하게 됐다고 응답했다. 블룸버그 측은 “종교적 편협성을 갖거나 테러에 대한 공포를 가진 사람, 더 안전한 나라를 위해 무언가 해보려고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 준다”며 “적어도 경선까지는 이번 논란이 트럼프에게 불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트럼프의 막말에 대한 후폭풍은 더욱 거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노예제를 폐지한 수정헌법 13조 150주년 기념 연설에서 “모든 형태의 편협함에 맞서야 한다. 인종과 종교에 상관없이 우리의 자유는 다른 사람의 자유와 결부돼 있다”며 트럼프를 겨냥했다. 유대인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자신의 계정을 통해 “전 세계의 무슬림을 지지하는 데 내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며 “무슬림을 항상 환영하며 이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평화롭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복싱계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도 이날 성명을 내고 “무슬림은 자신들의 개인적 의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이슬람을 이용하는 이들에 강력히 맞서 싸워야 한다”며 “미 정치 지도자들은 국민이 이슬람에 대해 배우지 못하도록 이간질할 것이 아니라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꼬집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단독] 리퍼트 美대사 인터뷰…“오바마 말처럼 양국 ‘최상의 상태’”

    [단독] 리퍼트 美대사 인터뷰…“오바마 말처럼 양국 ‘최상의 상태’”

    지난 9일 오후 1시 10분, 서울 중구 정동의 주한미국대사관저인 하비브하우스. 약속 시간보다 10분 일찍 도착했다. 그러나 마크 리퍼트 대사는 먼저 와 있었다. 리퍼트 대사는 대니얼 턴불 대변인과 인터뷰가 진행될 커다란 식탁에 앉아 자료를 펴놓고 답변을 준비하고 있었다. 리퍼트 대사는 1시간 정도 이어진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확신에 찬 어조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그는 대체로 진지한 자세로 각종 현안에 대해 설명했지만 개인 신상에 관한 답변을 할 때는 농담을 섞어 가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부임해 임기 1년을 넘긴 리퍼트 대사는 소탈한 행보와 크고 작은 사건을 겪으면서 보인 모습으로 어느덧 ‘국민대사’로 자리매김할 정도의 대중성을 얻었다. 리퍼트 대사는 이따금씩 민감한 질문을 받을 때 오른뺨에 손을 얹고 잠시 고민하는 모습도 보였다. 손가락 사이로 지난 3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조찬 강연 당시 피습당했던 상처가 아직 길게 남아 있는 것이 보였다. 인터뷰는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과의 대담으로 진행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미 관계를 ‘빛 샐 틈 없는 관계’라고 표현했다. 좀 과장된 얘기일 것이다. 현재의 한·미 관계를 학점으로 따진다면 어떤 점수를 주겠는가. -양국 관계를 학점으로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난 10월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금 한·미 관계는 최상의 상태’라고 했는데,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동맹 관계를 뒷받침하는 모든 분야, 즉 안보와 경제, 그리고 새로운 지평에서도 우리는 다 잘 해내고 있다. →한·미 정상이 만났을 때 북핵 문제를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지니고 해결한다고 했지만 아직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얼마 전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간 훌륭한 회의가 있었다. 북핵 문제 관련 전략을 조율하고 각자가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눴다. 박 대통령이 얼마 전 유럽에 가면서 이와 관련한 이슈를 제기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과 진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덧붙이고 싶은 건 우리가 남북대화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동향을 목격했다는 점이다. 한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북한과 이산가족 상봉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정부 간 대화, 민간 차원 대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이런 일이 계속 진행돼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말한 대로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확산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이란, 쿠바, 미얀마의 사례에서 보듯 오바마 대통령은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 원칙 있는 외교를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기를 다른 국제사회와 함께 바라고 있다. 북핵이나 미사일 문제 등 국제 규범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위반하는 부분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 논의를 시작하기 바란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잇따른 고위 인사 숙청 등 국제사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을 협상이 가능한 파트너라고 생각하나. -북한이 진지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렇다고 본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은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 박 대통령은 강력한 원칙이 있는 외교를 통해 북한과도 대화를 할 수 있고 그것으로 뭔가 이룰 수 있는 상대라는 걸 보여 줬다. 대화가 이뤄진다면 대화를 시작하고 협상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거칠 텐데, 지난 8월에 한국은 그게 가능하다는 걸 보여 줬다. 그렇다고 북한이 그간 국제사회의 규범을 어긴 점을 작게 보거나 북한이 회담장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현실을 최소화하자는 건 아니다. 북한이 준비가 돼 있을 때 미 행정부 역시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얘기다. →최근 최룡해 노동당 비서까지 좌천될 만큼 예측 불허인데, 김정은 정권이 협상을 할 정도로 안정돼 있다고 생각하나.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미국은 북한과 믿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원한다면 미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용의는 없나. -가정해서 말하고 싶진 않지만 북한이 믿을 수 있고 진정성 있는 대화에 임할 준비가 됐다면 그 외 회담 구성이나 형식 등에 대해서는 이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얘기를 많이 했다. 최우선적으로 우리의 초점은 북한이 믿을 수 있는 진정성을 가지고 회담장에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6자회담은 여전히 실효성 있는 메커니즘이다. →남북이 경제협력 관련 합의를 한다면 미국도 대북 제재를 전향적으로 재검토하고 남북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지원할 생각이 있나. -중요한 것은 남북이 한자리에서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남북대화를 강력히 지지하며 그 결과물 중 하나인 이산가족 상봉 역시 지지한다. 남북 간 대화 과정에서 우리는 한국과 모든 면에서 북한 관련 사안을 긴밀히 협의할 것이다. →한국 내에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으로 가야 한다는 시각이 있는데 동의하나. -동의하지 않는다. 한·미 관계는 매우 다면적이다. 안보는 가장 오래되고 중요한 부분이다. 또 다른 면에서는 경제와 글로벌 외교 파트너십, 인적 교류나 공공 외교도 활발히 성장하는 관계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 에너지, 환경, 사이버, 글로벌 보건 같은 새로운 영역도 추가됐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양국은 아주 활발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한 예로 ‘골드 스탠더드’(최고의 모범)로 불릴 만큼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꼽을 수 있다. 몇 주 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자동차 판매대리점을 운영하는 미국인을 만난 적이 있다. 그 사람은 주로 트럭을 팔다가 (한·미 FTA 발효 이후) 현대·기아차도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름값이 높을 때 큰 차 판매는 고전을 하는데 현대·기아차 덕분에 (망할 뻔했다가) 살았다고 하더라. 이건 실질적 일자리라는 차원에서 대단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한국은 미국의 6대 교역 상대국이고, 미국은 한국의 2대 교역 상대국이다. 최근 한국 언론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얘기를 많이 하는데, 한·미 정상회담의 가시적 성과 중 하나가 TPP에 대한 한국의 관심을 미국이 환영하고 관련 협의를 심화하겠다고 한 점이다. 즉, 양자 무역뿐 아니라 다자 차원에서도 양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다. →최근 한·중 FTA가 성사됐다. 한·미 FTA 체결 당시에는 경제동맹이라는 표현이 나왔는데, 이번엔 그런 얘기가 없다. 왜 그럴까. -두 FTA를 비교해 보면 분명히 차이가 드러날 것이다. 한·미 FTA는 놀랄 만큼 수준 높은 협정이다. 2017년이 되면 FTA 해당 상품 및 서비스의 95%가 무관세가 되는 역동적인 협정이다. 좋다, 나쁘다는 의미가 아니라 한·중 FTA는 상대적으로 협정 수준이 낮다. 한·중은 한·중·일 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다양한 형태로 협정 논의를 했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고 하겠다. 인도와의 협정도 비슷한데, FTA가 커버하는 상품, 시행 시기, 규모 등에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한·미 관계, 한·중 관계를 놓고 어떻게 균형을 맞추느냐에 대한 논란이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중 관계 개선이 미국에 도움이 된다고 했지만, 얼마 전 만난 미 장성들은 군사와 안보를 ‘윈윈’(Win-win)이 불가능한 ‘제로섬’(Zero-sum) 관계로 보고 있더라. 이런 장성들의 시각에 동의하는가.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나 역시 국방부에서 일하며 애슈턴 카터, 척 헤이글, 리언 패네타 등 3명의 장관과 일했다. 이들은 모두 미·중 간 군사 관계 증진에 관심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다. 헤이글과 패네타 장관은 직접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고, 이에 중국 국방부장이 답방을 하기도 했다. 이런 교류는 양국의 국방 관계 개선 의지를 잘 보여 준다. 그런 점에서 군사적으로 제로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 미·중 양국 군 사이에는 양해각서(MOU)가 체결돼 있다. 중국 및 태평양 전 지역에서 군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통을 원활히 하자는 MOU와, 양국 군과 민간인 등 사이에 다양한 형태와 격을 지닌 대화를 늘려 가자는 노력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역시 화답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양국 관계는 제로섬이 아니며 얼마든지 개선할 여지가 있다. 또 우리는 아주 솔직한 대화를 하면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방위비 지출의 투명성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달했다. 북한 문제에 좀 더 힘을 써 줄 것을 중국에 촉구하기도 했다.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런 게 다 필요한 노력이라고 본다. →최근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이 어려워진 것 같다. 기술이전에 대해 미 국무부에서 반대했다고 한다. 이 사업이 잘될 것 같은가. -이건 절충교역에 기반한 프로그램이라 정부 인사로서 말할 수 있는 부분엔 한계가 있다. 기술이전과 관련, 미국은 민감한 문제까지 포함해 한국과 많은 협력을 해 왔으며 군사 관계를 발전시켜 왔다.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인 부분이고 한·미 정상회담 당시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카터 장관이 만나 공동실무그룹을 만들겠다는 얘기도 나왔다. 즉,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프로젝트의 기술지원합의서 문제는 시간이 지나며 계속해서 진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에는 시기가 이른 것 같다. 앞으로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한다. →한·미 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공식 논의는 진짜 없나. 언제쯤 논의될 것으로 보나. -그 부분은 카터 장관이 몇 주 전 방한 당시 한 말에 덧붙일 것이 없다. →지난 1년여간 시간과 정열을 가장 많이 쏟은 분야는 무엇인가. -정말 대사라는 일이 좋은 것이, 양국 관계를 뒷받침하는 여러 정책에 시간을 쏟으면서도 대중에게 다가가는 외교적 노력도 같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와 아내, 아들 세준이까지 한국 곳곳에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걸 좋아한다. 야구장도 가고 불고기도 먹고 문화유적 방문이나 등산도 많이 간다. 매일 할 일이 많다 보니 시간 배분을 어떻게 할지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 조언을 들었더니, 빨리 잠드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웃음). →미국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업무 수행을 어떻게 평가하나. 국내에서 차기 대통령 후보로도 거론되는데, 미국에서도 관심 있게 보는가. -대선은 한국 국내 정치 문제라 내가 말할 수 있는 게 없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내가 (지난 3월) 피습을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반 총장이 아주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 줬다. 개인적으로 걱정했다는 메시지였는데, 나와 가족에게 큰 힘이 됐다. 그렇게 (높은) 자리에 계신 분이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주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나에게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고 따뜻하게 느껴졌다. 정말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사고를 당한 뒤 충격이 커서 후유증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어떻게 이겨 냈나. -당시 끔찍한 순간이 지난 뒤 몇 초 후를 돌이켜 보면 한국인들이 서로 달려와 돕겠다고 했고 미국인들도 함께 나서 나를 공격한 사람을 제압하려고 힘을 합쳤다. 또 현장에 있던 기자가 순찰차를 불러 줬고 지혈을 도왔으며 한국 경찰은 나를 병원에 데려다줬다. 한·미 협력의 오랜 상징인 세브란스병원에서 한국 의사들이 돌봐 줬고 이후 한국 의사와 미 국무부 소속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술도 잘해서 내가 이렇게 잘생긴 얼굴을 회복했다(웃음). 그 후 한국인과 미국인들의 성원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서로가 얼마나 협력을 잘 보여 줬는가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응원을 해 주신 것도 기억에 남는다. 내 아버지가 늘 말씀하신 대로, 우리는 인간이고 또 세계는 완전하지 않기에 역경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대응이 중요하다고 한다면 당시 대응은 대단했다. →내년에 특별히 성취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 -우선 한·미 간 근본적인 이슈다. 안보와 경제, 북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FTA를 비롯한 전반적 비즈니스 환경이나 TPP 논의 등 강력한 경제 관계 관련 협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불어 진짜 관계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전 세계 다양한 영역에서 함께 일하는 등 인적 교류가 심화됐다는 점이다. 양국 정상이 합의한 사이버, 우주, 에너지, 환경, 글로벌 보건 등 새 영역도 있다. 이런 영역은 양국 모두 높은 전문성을 가졌고 성장 가능성도 크다. 이미 협력해 온 부분도 있어 토대도 잘 닦여 있다. 경제 분야 표현을 빌리자면 원래 있던 것을 ‘블루칩’(기존의 한·미 동맹)이라고 하고, 새로운 영역은 ‘스타트업’(새로운 한·미 협력)이라 할 수 있다. 이 양쪽을 다 잘해 나가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이도운 부국장 겸 정치부장 대담 정리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마크 리퍼트 대사는 ▲1973년 미국 오하이오주 출생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정치학과·동 대학원 국제정치학 석사 ▲민주당 상원정책위원회 외교국방정책 보좌관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외교정책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보안담당 차관보 ▲국방부 장관실 비서실장 ▲주한 미국대사(2014년 10월~)
  • 산업도시 울산 인구 지속 증가

    산업도시 울산의 인구가 120만명을 돌파했다. 광역시 승격 이후 19년 동안 일자리 창출 등의 영향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달 현재 내국인 117만 4051명, 외국인 2만 6589명 등 총 120만 640명으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19년 전인 1997년 광역시 승격 당시 101만 370명에서 18만 7570명(18.5%) 증가했다. 연평균 인구 성장률은 1%(1만여명)로 전국 평균 0.7%를 웃돌았다. 시에 따르면 울산 인구 변화는 출생과 사망 등 자연적 요인과 전입·전출·혼인 등 사회적 요인, 외국인의 증감 등 3가지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다. 자연적 요인은 지난해 기준 출생 1만 1556명, 사망 4695명으로 출생이 사망보다 6861명(2.5배) 많았다. 광역시 승격 이후 자연적 요인으로 연평균 8482명이 증가했다. 특히 울산은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과 산업도시 특성에 따라 일자리가 다른 지역보다 많아 사회적 요인 중 전입 인구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혁신도시와 동구, 북구, 울주군의 신규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면서 지난 10월 기준 2070명, 지난달 기준 1001명이 전입했다. 1997년 이후 25∼34세 취업 적령기 인구의 경우 3만 9677명이 유입됐다. 외국인도 광역시 승격 당시 3418명에서 2만 3171명으로 6.8배 증가했다. 산업도시 특성이 외국인 근로자의 유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울산시 관계자는 “인구 증가 추세를 유지하려고 신규 산업단지 조성과 일자리 창출, 정주 여건과 교육환경 개선, 문화공간 확충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전재산 기부 저커버그 ‘딸바보’ 인증 새 사진 공개

    전재산 기부 저커버그 ‘딸바보’ 인증 새 사진 공개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31)가 딸 맥스와 촬영한 새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해 화제에 올랐다.   저커버그는 8일(이하 현지시간) 페이스북에 '어린 맥스와 기쁨으로 충만하다'(Full of joy with little Max)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주인공은 저커버그와 그의 딸 맥스다. 자택 거실 카펫 위에 누워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서로를 쳐다보는 부녀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 이번 사진 공개가 세계언론의 관심을 끄는 것은 최근 발표한 저커버그의 천문학적인 기부 때문이다. 지난 1일 저커버그는 딸 맥스가 출생한 것을 계기로 페이스북 지분 99%를 기부한다고 발표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우리 돈으로 따지면 52조원이 훌쩍 넘는 거액이다. 특히 저커버그는 기부발표와 함께 딸 맥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해 감동을 안겼다. 장문의 이 편지에서 그는 "맥스야. 너와 세상 모든 어린이들에게 더욱 좋은 세상을 남겨주기 위해 엄청남 책임감을 느낀다" 면서 "네가 우리에게 사랑과 희망과 기쁨을 주듯 너의 삶도 사랑과 희망과 기쁨이 가득하기를 빈다" 고 적었다. 이어 "오늘 엄마 아빠는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일생 동안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 면서 "네가 이 세상에 무엇을 가져올지 무척 궁금하구나. 사랑을 담아서, 엄마와 아빠가" 라는 글로 마무리했다. 하버드대 캠퍼스 커플인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은 지난 2012년 5월 결혼했으며 2년 동안 세 번의 유산을 겪은 뒤, 딸 맥스를 얻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과 임은정 검사/문소영 사회2부장

    [데스크 시각]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과 임은정 검사/문소영 사회2부장

    ‘마당에 꽃 떨어지니 가련하여 못 쓸겠고, 창밖에 달빛 밝으니 너무 좋아 잠 못 이룬다.’ ‘화락정전련불소 월명창외애무면(花落庭前憐不掃, 月明窓外愛無眠’)이란 한시가 적힌 글씨 한 폭을 선물받은 것은 1997년 겨울이었다. 낙화에 마음이 애달프고, 달빛에 취해 잠 못 이룰 정도이니 사춘기의 여학생 같지만, 이 한시를 쓴 주인공은 그해 81세인 ‘노회한 정치인’ 윤길중 전 국회부의장이었다. 1916년 함경남도 북청 출생으로 2001년 유명을 달리한 윤 전 국회부의장의 행적을 돌아보면 오욕의 역사에 적응한 지식인의 서글픈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이른바 ‘정치 철새’나 ‘진보 인사의 변절’도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다. 윤 전 국회부의장은 일제강점기에 조선인 수재였다. 경성대 법대와 일본대 법과 재학 중 사법고시와 행정고시에 각각 합격해 강진군수·무안군수로 재직했고, 조선총독부 사무관으로도 일했다. 해방 후 국민대 교수로 옮기고서 그는 제헌국회의 법제조사국 국장 등을 한다. 1950년대 무소속으로 제2대 민의원(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956년 조봉암의 진보정당 창당에 참여해 간사장 등을 맡았다. 1958년 1월 ‘진보당 사건’으로 체포됐지만 1년 뒤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다. 4·19 민주혁명으로 1960년 사회대중당을 결성해 그해 7월 제5대 민의원에 당선됐다. 그 1년 뒤에 5·16 군사쿠데타로 그는 혁신계 정치인과 함께 감옥에 가 1968년 4월까지 7년간 복역했다. 박정희 정권의 삼선 개헌 반대를 한 그는 1971년 야당 신민당 소속의 제8대 국회의원이 됐다. 야당 의원에서 여당으로의 전환은 1980년 국가보위입법회의 입법의원이 계기다. 1980년 12월엔 민주정의당 발기인이 돼 11대, 12대, 13대에 내리 민정당 3선 의원을 지냈다. 그 덕에 11대 국회 하반기에 국회부의장이 됐고, 3당 합당으로 민자당 상임고문도 했다. 국회를 ‘행정부의 거수기’라고 비웃던 시절 탓인지 국회부의장을 지낸 그를 ‘붓글씨를 잘 쓰는 정치인’이라고 야박하게 평가했다. 까맣게 잊었던 ’윤길중’을 최근 ‘임은정 검사의 과거사 재심사건 무죄구형 사건’ 덕분에 떠올렸다. 임 검사는 2012년 12월 윤길중 진보당 간사의 재심 사건에 대해 ‘무죄 구형’을 했다. 임 검사는 앞서 같은 해 9월 ‘박형규 목사의 민청학련 재심 사건’에서도 ‘무죄 구형’을 했다. 검찰 수뇌부는 ‘윤길중 재심 사건’에서 임 검사에게 ‘백지 구형’을 요구했다. 백지 구형은 법원의 판사가 법과 원칙대로 선고하라는 의미이고, 무죄 구형은 검사가 소신껏 죄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니, 아주 다른 선고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검찰은 이것을 문제 삼아 임 검사에게 정직 4개월 처분을 했다. 임 검사는 취소 소송을 내 1·2심에서 모두 이겼다. 3년 전의 ‘괘씸죄’는 여기서 끝나면 좋았을 것 같다. 그런데 최근 법무부가 임 검사를 검사적격심사 대상 7명 중 하나에 포함해 놓아 여론을 집중시키고 있다. 임 검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은 느낌이다. 의연하게 대응하겠다. 저는 권력이 아니라 법을 수호하는 대한민국 검사”라고 했다. ‘공안 검찰의 안경’을 쓰고 보면 세상이 온통 붉게 보일지 모르겠으나, 임 검사가 ‘무죄 구형’을 한 윤길중이란 인물은 ‘종북 빨갱이’가 아니라 현재 여당인 새누리당·한나라당의 전신인 민정당·민자당 국회의원이자 민정당 몫으로 국회부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다스 베이더의 “내가 네 아비다”라는 확인이 필요한 시절인가.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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