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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부터 스페인어까지…5개 국어 독학한 中 104세 할아버지

    영어부터 스페인어까지…5개 국어 독학한 中 104세 할아버지

    중국 저장성에 거주하는 올해 104세 할아버지의 외국어 ‘열공’ 스토리가 화제다. 영어 일본어, 서반어, 러시아어, 이탈리아어 등 총 5개 외국어 ‘달인’ 션주웨 씨(이하 션 할아버지)의 언어 습득방법은 오로지 독학이었다. 최근에는 초등생 손녀 샤오션 양의 도움을 받아 온라인 강의 방식의 러시아어 공부를 시작했다. 물론 이번에도 독학이다. 지난 1918년 출생한 션 할아버지는 영어와 일본어의 경우 원서를 직접 번역할 수 있을 정도로 능숙하게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어와 스페인어로는 시를 쓰고 일기를 적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다. 할아버지는 최근 자신의 영어 발음 동영상을 인터넷 플랫폼에 게재, 누리꾼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10대 청소년들과 20대 대학생 누리꾼들은 “할아버지의 영어 발음이 미국 현지에 사는 미국인들의 억양과 매우 유사하다”면서 “세련된 발음의 할아버지가 최근 병상에서 투병 중에도 공부에 힘쓰는데 공부를 포기한 (자신들이) 부끄럽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할아버지의 공부에 대한 열의를 보니 20대 중반인 우리가 새로운 공부를 위해 무엇인가 시도하는 것을 두려워 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작은 시골마을 출신의 션 할아버지는 그가 태어난 시기에는 평범한 가정 출신의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는 것이 어렵던 시절이었다고 회상했다. 션 할아버지는 자신의 SNS 온라인 계정을 통해 “출생 당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던 탓에 형님들만 우선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면서 “부모님은 4남매 중 막내인 나에 대한 교육보다는 형들을 먼저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하셨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나는) 비교적 어린 나이부터 사회 생활을 시작했었다”고 했다. 이 무렵 션 할아버지는 형들이 구해주는 책을 읽고 독학 방식으로 공부에 대한 갈증을 해소했다. 그러던 중 할아버지가 스무살 무렵이었던 지난 1938년 그는 두 살 더 연상의 아내를 만나 혼인을 했다. 션 할아버지가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은 그 해였다. 이후 아내와 함께 고향인 저장성에서 자리를 잡은 할아버지는 결혼 후에도 학업을 계속 이어갔고 2년 후, 국립중앙대학교 사범대학(지금의 난징대학) 생물학과에 합격했다. 학사 학위를 받은 직후 그는 구이저우의 모 중학교에서 교편을 잡던 중 지인의 소개로 후난성 창사에 소재한 의학전문대학교에 편입하는데 성공했다. 이 시기는 중국 전역에서 항일 전쟁이 발발했던 기간이었다. 션 할아버지 역시 국가의 부름을 받고 입대, 응급 의료진료팀 대장으로 근무하기도 했다. 제대 후 할아버지의 반평생은 고향에서의 교육 사업으로 점철됐다. 지난 1951년, 그는 항저우 소재의 대학교 강단에 서는 기회를 포기하는 대신 고향 저장성 진운 중학교 생물 교사로 부임하는 길을 선택했던 것. 이후 이 중학교에서 화학, 영어 등의 교사 수가 부족하다는 통보를 받고, 해당 과목을 교육하는 등 그야말로 ‘만능’ 교사로 유명세를 얻었다. 이후 션 할아버지는 지난 1978년 정년퇴직 후 그동안 생계를 위해 포기했었던 외국어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에는 스페인어와 러시아어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스페인어를 독학하기 시작한 것은 손녀 샤오션 양이 스페인 유학을 준비하게 되면서부터였다.그는 평소 독학으로 습득한 스페인어를 유학 준비 중인 손녀에게 직접 교육하는 등 손녀와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같은 시기 스페인어와 유사점이 많다는 이유로 이탈리아어를 동시에 습득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93세의 나이로 조강지처 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장남 내외와 차남 집을 오가며 생활하는 등 외국어 공부를 주춤하던 시기도 있었다. 주로 두 집에서 6개월 씩 돌아가며 거주하는 형편이었다. 특히 지난해 7월 경 션 할아버지는 심한 폐결핵 진단을 받은 뒤 지금껏 요얌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고 있는 상황이다. 할아버지의 차남은 “아버지는 쉬는 날이면 주로 책을 읽거나 시를 쓰고 국가 중대사에 관심을 기울였다”면서 “tv 프로그램은 주로 뉴스 종류를 즐겨 보며 세상 돌아가는 이슈를 두루 통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평소 담배를 피우지 않고, 술도 즐기지 않는다”면서 “외국어 학습을 좋아할 뿐만 아니라, 중국 문화에 대해서도 매우 애착을 가지고 있다. 평상시에는 고대 시와 사를 즐겨 읽고 또 쓴다고 했다”고 했다. 병원 간호사들은 션 할아버지의 병상 생활에 대해 책을 애지중지하는 환자라고 평가했다. 할아버지가 입원해 있는 병동 간호사들은 “할아버지는 평소 기상하자마다 안경을 쓸 겨를 도 없이 수시로 큰 소리로 시를 낭독하거나 외국어로 된 책을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주곤 했다”면서 “그 목소리가 우렁차고 발음이 또렷하다. 건강 상태는 청각이 좀 안 좋은 편이지만 책을 읽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했다. 한편, 올해 104세의 션 할아버지에게 장수 비결을 묻자, 그는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겠느냐”면서도 “과거에는 인생은 70세부터라고 말하곤 했지만, 살아보니 이제는 100세부터 진짜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다고 믿는다. 명이 다 할 때까지 배움의 손을 놓지 않고 싶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라떼형’ ‘조교형’ ‘갑질오너형’… 당신은 어떤 꼰대입니까

    ‘라떼형’ ‘조교형’ ‘갑질오너형’… 당신은 어떤 꼰대입니까

    공직사회 미래를 열어 갈 새천년 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공무원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수기 형식의 책자 ‘90년생 공무원이 왔다’가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세대 간 간극을 줄이고 이해를 높이기 위해 43개 기관, 57명의 공무원으로 꾸려진 ‘정부혁신 어벤져스’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책자를 18일 발간한다고 17일 밝혔다.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솔직해도 너무 솔직하다’는 점이다. 과장은 노안이 왔다며 보고서 글자를 키우라 하고 국장은 기후변화를 고민해야 한다며 “전체 분량 2쪽을 넘기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보고서를 두 가지 종류로 따로 출력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껏 회의에 들어갔는데 의견 제시는커녕 간부들 말에 맞장구만 치다가 “내 아이디어 어떤가”라는 국장의 물음에 ‘국민 정서와 안 맞는다’라고 답하고 싶었지만 튀어나온 답변은 “신선한 것 같습니다”였다는 아픈 기억도 소환한다. 회식보다 건배사가 더 두려워 ‘회식 포비아’가 생겼다거나, 퇴근한 뒤 저녁 시간 어김없이 카카오톡 등으로 불러내는 간부에게 “연결되지 않을 권리라고 아시나요”라고 따지고 싶었다는 얘기도 들어 있다. “정시 퇴근을 왜 허락받아야 하느냐”는 항의도 등장한다. 책에는 지난 8월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1960~70년대생 공무원 1196명과 1980~2000년대생 1810명 등 300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실렸다. 젊은 공무원들은 보고 방식 중에서 ‘보고서 양식 꾸미기에만 치중’(46.0%)을, 회의 방식 중에서는 ‘과도한 회의자료 작성’(51.6%)을 가장 개선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들의 89.2%는 경직된 사고와 권위적 태도를 보이는 상관이나 어른을 지칭하는 ‘꼰대’가 자신의 회사에 있다고 답했다. 가장 흔한 꼰대 유형은 과거 경험만 중시하고 세대차를 무시하는 ‘라떼는 말이야형’(50.7%), 상명하복을 강요하는 ‘군대조교형’(23.9%)을 지목했다. 가장 싫은 꼰대 유형으로는 개인적 심부름을 시키는 ‘갑질오너형’(32.0%)을 꼽았다. 반면 시니어 공무원은 ‘스스로를 꼰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15.7%만 ‘그렇다’라고 답했다. 행안부는 이번 책자를 공직사회 세대 간 소통 확산을 위해 중앙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등 417개 기관에 배부할 계획이다. 발간을 기념해 오는 24일부터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2020 정부혁신 박람회’ 부대행사 중 하나로 26일 ‘전지적 90년대생 시점’이라는 토크쇼도 방영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축하·쾌유·추억들이 주렁주렁… ‘협치 열매’ 열린 마포 소원나무

    축하·쾌유·추억들이 주렁주렁… ‘협치 열매’ 열린 마포 소원나무

    “특별한 사연이 담긴 나무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심는 기념식수 사업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유동균 마포구청장)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지난 16일 마포구 성산완충녹지를 찾아 각각의 사연과 소원을 담은 특별한 이름표가 걸린 매화나무에 물을 주며 잘 자라도록 보살폈다. 이름표에는 ‘마포구민의 건강을 기원하면서…’, ‘지환이 나무야! 무럭무럭 자라렴’, ‘우리 가족 건강과 행복을 담은 소원나무’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곳은 미래 세대를 위한 ‘500만 그루 나무 심기’에 뜻을 함께하는 마포구 공무원들이 각각의 사연을 담은 매화나무 50그루를 심어 조성한 ‘머물고 싶은 매화의 숲’이다. 유 구청장이 기획한 출생·결혼 등 특별하고 소중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주민들이 직접 기념나무를 심고 이를 지속적으로 가꾸며 미래의 꿈도 함께 심는 ‘1가구 1나무 심기 기념식수 사업’으로 조성된 숲이다. 참가자는 일년 내내 모집한다. 지역 주민이자 공무원인 박주영(43)씨는 “올해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코로나19로 입학식은 물론이고 학교도 제대로 못 다녀 안타까웠다”며 “대신 초등학교 입학을 기념하는 나무를 심고 아이와 함께 자라는 모습을 보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구청장은 민선 7기 역점 사업으로 ‘500만 그루 나무 심기’를 추진하고 있다. 유 구청장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무 심기에 참여하도록 기념식수를 기획했다. 마포구는 지난해 서울시 최초로 공기청정숲 마포 조성을 목표로 ‘500만 그루 나무 심기’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으며, 2027년까지 15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단계별로 추진한다. 마포구는 현재까지 총 165만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는 목표량 대비 33%를 달성한 수치다. 이 가운데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1가구 1나무 심기 기념식수 사업’으로 총 3만 7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구 관계자는 “주민 가운데 암 투병 중인 어머니의 쾌유를 기원하고자 어머니가 평소 좋아하는 목련을 심고 이 나무가 자라는 모습을 함께 보고 싶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적셨던 주민과 코로나19로 결혼식을 못 하고 대신 나무를 심으러 왔다는 신혼부부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미래 세대를 위한 뜻깊은 행사인 데다 최근 코로나19로 모임과 여행 등이 제한된 상황에 집 근처에서 할 수 있는 기념식수 사업에 관심이 높다. 유 구청장은 “주민이 참여하는 나무 심기 프로젝트는 민관의 협치를 보여 주는 대표 사업”이라며 “주민들과 함께 빈 땅마다 꿈을 담은 나무를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산모 신원 보호하는 ‘비밀출산제’ 다시 추진

    산모 신원 보호하는 ‘비밀출산제’ 다시 추진

    유기되는 영아가 매년 증가하고 지난달에는 중고물품 거래 애플리케이션에 영아를 판매하겠다는 글까지 게시되자 정부가 보호출산제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여성가족부와 보건복지부 등은 16일 ‘미혼모 등 한부모 가족 지원 대책’을 발표하며 “영아 유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출생신고 시 미혼 산모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보호출산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주무부처인 복지부 관계자는 “보호출산제 도입의 적절성을 살피며 관련 정부 입법안을 만들고 있고, 의원 입법안이 먼저 나오면 함께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보호출산제 도입을 골자로 한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일명 ‘비밀출산제’로도 불리는 보호출산제는 산모가 신원을 감추고 출산한 아이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원치 않은 임신을 하거나 경제적·사회적 곤경에 처한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자마자 유기 또는 살해하는 비극적 선택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이미 프랑스와 독일이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0년(2010~2019년)간 영아 유기는 1272건, 영아 살해는 110건 발생했으며 상당수가 미혼모의 아동이었다. 매년 127명의 영아가 버려지고 11명의 아이가 살해당한 것이다. 보호출산제 도입 주장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다. 복지부가 지난해 5월 발표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에 보호출산제 도입을 담았고 20대 국회 당시 미래통합당 오신환 의원이 ‘임산부 지원 확대와 비밀출산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으나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생명권 보호, 여성의 자기결정권 존중 차원에서 필요한 제도이긴 하나 영아의 친생부모를 알권리를 제한할 수 있어 종합적 고려가 필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훗날 아동이 친부모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더라도 친모가 동의할 때만 공개하도록 했고, 독일은 자녀가 일정 연령에 이르면 공공기관에 보관된 혈통증서를 열람할 수 있도록 했다. 친모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소송에서 자녀가 승소하면 열람 가능하다. 정부는 이와 함께 연간 120만원 가량의 임신·출산 의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청소년 산모 나이를 만 18세에서 19세로 높이기로 했다. 청소년 미혼모가 임신으로 학업을 중단하지 않도록 임신·출산 사유 휴학도 허용한다. 한부모가족 복지시설 입소 기준도 중위소득 60% 이하에서 100% 이하로 완화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김수영문학상에 이기리… 첫 비등단 신인 수상

    김수영문학상에 이기리… 첫 비등단 신인 수상

    제39회 김수영문학상에 이기리(26) 시인이 당선됐다. 민음사는 16일 이 시인의 시 ‘그 웃음을 나도 좋아해’ 외 55편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수영문학상 제정 이래 등단하지 않은 신인 작가가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김수영문학상에는 응모자 191명이 약 1만 편의 시를 투고했으며, 심사는 김언·박연준·유계영 시인이 맡았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는 총 6명이 올라왔다. 심사위원들은 심사 경위를 통해 “평이한 듯한 진술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내공과 고유한 정서적 결이 느껴진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주었다”고 밝혔다. 1994년 서울 출생인 이 시인은 추계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수상 시인에게는 상금 1000만원이 수여되며, 연내 수상 시집이 출간될 예정이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핵심은] 입양 어려워 베이비박스 찾는 미혼모들

    [핵심은] 입양 어려워 베이비박스 찾는 미혼모들

    그날 밤공기는 싸늘했습니다. 매섭게 부는 바람이 제법 겨울에 들어섰다는 걸 알려준 날이었죠. 11월 3일 새벽 5시 30분 아직 어스름한 시간, 공사 자재를 쌓아둔 골목길 안에서 갓난아기가 발견됐습니다. 탯줄과 태반이 붙어있는 채로 드럼통 앞에 놓여있었습니다. 이를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했지만 늦었습니다. 아기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맞은편에 영아를 보호하는 베이비박스가 있었는데도 밤새 거리에 방치돼 있었던 겁니다. 이번 주는 태어나자마자 홀로 남겨지는 아기들과 베이비박스 논란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 핵심 ① 키울 수 없는 부모의 마지막 선택 아기가 발견된 곳은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 교회가 운영하는 베이비박스 앞입니다. 베이비박스는 아이를 양육할 형편이 안 되는 미혼모를 위한 시설입니다. 이곳에 아기를 두고 벨을 누르면 교회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자원봉사자들이 나옵니다. 무작정 아기를 데려가는 건 아닙니다. 떠나려는 부모를 붙잡고 한참을 설득합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을 다잡고 아기를 키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도저히 키울 여건이 안 될 땐 출생신고라도 거치게끔 합니다. 입양이라도 수월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서죠. 그날 베이비박스 앞에 선 엄마는 이러한 절차를 몰랐던 것 같습니다. CCTV에 찍힌 엄마는 아기를 출산한 직후인지 움직임이 불편했습니다. 어두운 계단을 조심스럽게 올랐지만, 베이비박스를 열지 못하고 맞은편 드럼통 위에 수건으로 감싼 아기를 두고 갔습니다. 경찰은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자택에서 아기의 친모인 20대 여성을 체포했습니다. 검거 당시 그는 아기가 사망한 사실을 몰랐습니다. 영아유기치사 혐의로 구속될 위기에 처했지만, 법원은 도주할 우려가 없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기각했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추운 겨울에 아기를 바깥에 두고 가버린 엄마를 향해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베이비박스 앞에는 아기를 추모하는 꽃과 편지가 놓였습니다. 교회는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베이비박스를 열지 않아도 알람이 울리는 장치를 만들 계획입니다.■ 핵심 ② 까다로운 입양 절차가 유기로 이어져 베이비박스는 2009년 만들어진 후로 찬반 논란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아기들이 길거리에 버려지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영아 유기를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해마다 갈 곳 없어 베이비박스에 놓이는 아기들은 200명이 넘습니다. 그러나 이곳에 온 아기들도 아주 잠시 머무를 뿐입니다. 며칠 후엔 대부분(약 80%) 보육원으로 향합니다. 시설이 아닌 가정에 위탁되거나 입양되려면 출생신고가 돼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놓고 간 부모들은 대개 신고를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원래는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도 입양 동의서나 양육권 포기 각서가 있으면 입양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다 2012년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면서 절차가 까다로워졌습니다. 아동학대를 예방하고 허위 입양되는 사례도 차단하고자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꾼 겁니다. 갓 태어난 생명을 보호하려고 만든 장치가 오히려 높은 벽이 된 셈입니다. 실제로 출생신고를 의무화한 이후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기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2010년 4명, 2011년 35명, 2012년 79명 수준이었다가 법이 개정되고 2013년(252건)부터 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출생신고를 하면 호적에 미혼모란 꼬리표가 남고, 출생신고 없이는 입양도 어려우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이들이 최후의 수단으로 베이비박스를 찾는 겁니다. 출생신고를 익명으로 할 수 있게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입니다.■ 핵심 ③ 혼자서도 아이 키울 수 있는 사회 돼야 세상은 무책임한 부모라고 손가락질하지만, 아이를 키운다는 게 의지만으로 되진 않습니다. 우선 경제적인 뒷받침이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를 찾는 미혼모는 대개 20대 초반입니다. 미성년자도 상당수(30%) 있어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가로부터 제도적 지원을 받기도 어렵습니다. 현행 한부모가정 지원 제도는 그 기준이 까다롭습니다. 통상 한 달에 20만원 정도 되는 육아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중위소득 52%(2인 가구 기준 월 155만원) 이하에 해당해야 합니다. 현실성이 없죠.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혼자서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는 돌봄 혜택이 절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고려해 나라에서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교실은 ‘법정 한부모가정’에 우선권을 줍니다. 그런데 이 ‘법정 한부모가정’의 조건 역시 문턱이 높습니다. 중위소득 60% 이하로 규정합니다. 중위소득 60%는 2인 가구 기준으로 한 달 소득 약 179만원입니다.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혼자서 아기를 낳고 키우겠다고 선뜻 결심할 수 있을까요. 지난달에는 어느 20대 미혼모가 중고거래 플랫폼에 자신이 낳은 신생아를 입양 보내겠다는 글을 올려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이 여성 또한 입양 기관과 상담하던 중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리자 극단적인 방편을 찾게 됐다고 토로했습니다.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는 행위도 결국 유기입니다. 윤리에 어긋난 선택입니다. 다만 비판에 앞서 베이비박스가 필요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먼저 고민해봐야 합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죽은 제가 투표했다고요?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데”

    “죽은 제가 투표했다고요?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데”

    국내 언론이 미국 CNN이 폭스뉴스 등의 승자 예측 보도를 인용해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거인단 과반을 넘어 승리를 확정했다고 보도하는 데 대해 욕설을 퍼붓거나 바이든 후보의 대선 부정이 탄로났다며 감옥에 가게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미국 유권자도 아닌 이들이 왜 저렇게 열을 내나 싶을 때가 있다. 바이든 후보를 따라 미국 기자들도 감옥에 가게 생겼는데 국내 기자들도 그럴 수 있다는 어처구니 없는 얘기를 늘어놓는 이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이 꼭 빠뜨리지 않는 단골 주장이 수천명의 죽은 이들 이름의 투표가 밝혀져 선거 부정이 곧 규명될 것이라는 얘기다. 미시간주에 사는 마리아 아레돈도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자신의 이름을 죽은 사람 명단에 포함시킨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그녀는 “저 아마 일흔두 살일걸요. 살아 숨쉬고 있어요. 정신도 멀쩡하고 건강해요”라고 말했다. 영국 BBC는 마리아 외에도 미시간주에서 사망한 이들인데 투표했다는 거짓 주장에 휩싸인 사람들을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했다고 14일 전했다. 사실 미국 선거에서는 이런 비슷한 의심이나 의혹이 제기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3억 2000만명이 넓은 영토에 흩어져 사니 같은 나이와 같은 이름의 유권자가 엄청 많을 수밖에 없다. 투표인 명부 작성에 착오가 있거나 아버지나 할아버지 이름을 물려 쓰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 올해 대선과 관련해선 그런 의심을 사는 사례가 엄청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의심을 사는 유권자들이라며 1만명의 명단을 제시한 ‘이센셜 플레카스(Essential Fleccas)’로부터 헛소동이 시작됐다고 BBC는 지적했다. 미시간주에서만 1만명이 이런 선거 부정을 저질렀다며 이름, 우편 번호, 기표한 날, 출생한 날, 사망한 날까지 모두 제시해 꽤 그럴 듯해 보인다. 50년 전에 사망한 사람이 투표한 것으로도 나와 언론의 눈길을 붙들었다.BBC는 무작위로 30명을 고르고 가장 나이 많은 유권자 한 명을 더해 31명의 목록을 만든 뒤 11명에게 직접이나 가족, 이웃들, 요양원 종사자 등에게 전화를 걸어 살아 있음을 확인했다. 나머지 17명은 사망 기록이 어디에도 남아 있지 않으며 이들이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머지 3명은 정말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로버트 가르시아는 퇴직 교원으로 멀쩡히 살아 있었다. 그는 “난 분명 살아 있고 바이든 후보에게 분명히 표를 던졌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갔어야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을 걸”이라고 말했다. 방송은 100세 할머니가 미시간의 한 요양원에 생존한 것도 확인했는데 그 명단에는 1982년 숨진 것으로 나왔다. 그 명단에 1977년 숨진 것으로 기재된 다른 100세 할머니는 지난 9월 우편투표를 발송했을 때는 분명 살아 있었는데 몇주 전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 이웃이 전했다. 지난달 부고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미시간주 법은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제출했더라도 선거일 전에 숨지면 유효 표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송은 그녀의 투표가 유효 표로 집계됐는지 여부는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전화 통화가 안된 이들은 다른 방법으로 생존 여부를 확인했다. 2006년에 숨졌다고 명단에 기재된 한 여성은 올해 1월 한 회사 성명에 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명은 실제로 몇년 전 숨졌는데 정확히 그 이름에 맞는 우편 코드와 생년월일을 갖고 투표에 참가한 부정 사례인 것처럼 보였다. 두 남성 모두 같은 집에 같은 아들이 살고 있었는데 아들 이름의 용지와 죽은 아버지 이름의 용지가 한 장씩 배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 선거 관리들은 한 부자 사례는 한 표만 집계했으며 아들이 투표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른 부자 사례는 아들이 투표했는데 아버지 이름으로 잘못 기재된 것이 확인됐다.방송도 1만명 가운데 31명을 추려 조사한 것이라 전체가 그렇다고 주장하기에 무리가 따른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지지자의 명단에 하자가 적지 않은 점은 분명히 보여줬다고 했다. 미시간주에서의 사망 기록을 찾지 못하면 미국 전역의 사망자 데이터베이스에 생일만 같고 이름만 같은 사망자 정보를 입력해 죽은 사람이라고 명단을 작성했다는 취지다. 마리아는 본인의 투표가 안전하게 집계에 반영됐다는 얘기를 BBC 취재진에게 들은 뒤 새 행정부가 얼른 출범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후보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대단한 부통령 일을 해냈다. 너무 잘 됐다. 내 어깨의 부담을 덜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번엔 은주씨… 한국계 세 번째 美하원 입성

    이번엔 은주씨… 한국계 세 번째 美하원 입성

    지난 3일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하원 선거에서 한국계 의원이 또 당선됐다. 10일(현지시간) 미 외신들의 개표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주 제48선거구에 출마한 미셸 박 스틸(65) 후보가 51%의 득표로 민주당 현역인 할리 루다 의원을 2%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두 후보가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투표일이 일주일 지난 뒤에야 당선인이 결정됐다. 스틸 당선인은 트위터에 “어려운 승리였다”며 “유권자들의 지지에 더욱 겸손해지겠다. 우리의 공동체를 위해 의회에서 봉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다. 이제 일하러 가자”고 소감을 밝혔다. ‘박은주’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스틸은 서울 출생으로, 197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평범한 주부로 살던 그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사태 당시 흑백 갈등 속에 한인들의 삶이 무너지는 모습을 본 뒤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문에 그는 “내가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는 축복을 받았듯이 미래 세대가 더 나은 번영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인 사회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역할이란 점을 강조해 왔다. 1993년 LA시장 선거 때 공화당 캠프에 참여한 뒤 LA시 소방국장, LA 카운티 아동가족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정치 경력을 쌓았다. 정치에 입문하는 데는 캘리포니아주 공화당 의장이었던 남편 숀 스틸 변호사의 도움이 있었다. 이번 당선으로 앞서 한국 이름 ‘순자’로 알려진 민주당 소속 메릴린 스트리클런드와 앤디 김에 이어 한국계 당선인은 모두 3명으로 늘었다. 이날 현재 캘리포니아주 39선거구에서는 공화당 소속인 한국계 영 김(57) 후보도 접전을 벌이고 있어 승리 시 당선인은 4명으로 늘어난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경기도민 절반 “집값·양육부담에 결혼 않겠다”

    경기도민 절반 “집값·양육부담에 결혼 않겠다”

    경기도민의 절반 가량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혼과 저출생의 원인으로는 높은 집값과 사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을 꼽았다. 경기도는 지난달 16~18일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결혼, 자녀, 저출생’과 관련한 도민 인식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1일 발표했다. ‘결혼을 해야 하냐’는 물음에 52%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지난 2017년 63%, 2019년 54%보다 낮아졌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20~40대는 47%만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20~40대 여성 응답은 각각 32%, 40%, 40%로 더 낮았다. ‘자녀가 있어야 하냐’는 물음에는 65%가 “그렇다”고 답해 2017년(74%), 2019년(69%)에 비해 긍정 답변이 줄었다. 20~40대는 58%가 ‘그렇다’고 응답했으며, 이 가운데 20~40대 여성 응답은 각각 42%, 51%, 59%로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비혼율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집값, 전월세 등 과도한 주거비용 부담(31%)이 1순위로 지목됐다. 이는 지난해(25%)보다 6%p 증가한 결과로, 최근의 부동산가격 상승세가 반영된 것으로 도는 분석했다. 이어 출산·양육 부담(25%), 개인의 삶·여가 중시(18%) 등이 높았다. 우리 사회 저출생 문제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6%가 ‘심각하다’고 답했다.저출생의 원인으로는 양육비·사교육비 등 경제적 부담(33%), 집값 등 과도한 주거비용(18%), 개인의 삶 중시(13%) 순으로 꼽았다. 남성은 과도한 주거비용(24%)을 여성(12%)보다 2배 높게, 여성은 개인의 삶 중시(16%)를 남성(10%)보다 높게 꼽았다. 가장 시급한 저출생 대책으로는 고용·주거 등 안정적 기반마련 지원(36%)이 꼽혔고, 다음으로 아동수당, 의료비, 교육비 등 경제적 지원(18%), 국공립 어린이집·유치원 확충, 돌봄서비스 확대(16%), 근로시간 단축, 육아휴직 등 아이 돌보는 시간 보장(15%) 순이었다. 이번 조사는 경기도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도민 2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16일부터 18일까지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2%p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윤석열 대선주자 지지 첫 1위…충청권·국민의힘 지지층 선호(종합)

    윤석열 대선주자 지지 첫 1위…충청권·국민의힘 지지층 선호(종합)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를 제쳤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7∼9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윤 총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24.7%로 가장 높았다. 이낙연 대표는 22.2%로 2위, 이재명 지사는 18.4%로 3위를 차지했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윤 총장의 차기 지지도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윤석열 총장에 대한 지지도는 국민의힘 지지층(62.0%)에서 가장 높았다. 국민의당 지지층(31.9%), 무당층(23.7%) 등에서도 높은 편이다. 반면 정의당(13.9%)과 민주당(4.8%) 지지층에서는 낮았다. 지역별로 윤 총장의 연고지로 알려진 충청권 지지율이 33.8%로 가장 높았으며, 부산·울산·경남(30.4%)과 대구·경북(27.3%)에서도 높은 편이었다. 윤 총장은 1960년 서울 출생이지만 아버지 윤기중 전 연세대 통계학과 교수가 충남 공주 출신이다. 반면 호남에서는 7.3%로 낮았고, 이밖에 인천·경기 26.4% 서울 22.0%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의 31.8%가 윤 총장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어 20대 25.5%, 50대 24.4%, 30대 19.6%, 40대 18.4% 순이었다. 이낙연 대표는 호남에서 56.1%의 지지를 받았다. 강원은 36.8%, 서울은 20.9%였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절반에 육박하는 47.4%가 이 대표를 차기 주자로 꼽았다. 무당층은 10.4%가 이 대표를 지지했다. 이재명 지사는 40대(30.3%)와 50대(24.3%), 인천·경기(24.3%)와 대구·경북(19.8%), 열린우리당 지지층(62.1%)과 민주당 지지층(31.1%) 등에서 지지율이 높았다. 그밖에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5.6%,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4.2%,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는 3.4% 등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기타 인물은 3.4%, ‘지지 인물이 없다’는 응답은 12.9%, 잘모름·무응답은 4.3%를 각각 기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여주서 17일 명성황후 탄신 169주년 숭모제

    여주서 17일 명성황후 탄신 169주년 숭모제

    명성황후 탄신 169주년 숭모제가 17일 오전 10시 30분 명성황후 생가에서 열린다. 여주시 여주세종문화재단 주관으로 열리는 올 숭모제는 코로나19로 인해 간소하게 치러지며 유투브에서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한다. 명성황후 생가는 명성황후가 출생해 8세까지 살았던 집으로 숙종 13년(1687)에 숙종의 장인이며, 인현황후의 아버지인 민유중의 묘막으로 건립됐다. 당시 건물로 남아있는 것은 안채뿐이었으나 1995년 여주시에서 복원해 조선 중기 살림집의 특징을 잘 보여 주고 있어 여주에 방문하면 한번은 꼭 들려봐야 할 문화관광 명소다. 별도의 문화행사를 대신해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숭모제와 명성황후의 이야기들을 최태성 강사의 쉬운 해설로 진행된다. 이와 함께 최근 방송했던 보이스트롯에서 뛰어난 가창력으로 화제가 되며 준결승까지 진출하였던 배우 선우가 함께 출연해 행사 시작 전 공연과 최태성 강사와 명성황후 이야기를 토크형식으로 풀어내며 실시간으로 소통한다 여주세종문화재단 유투브 채널에서 진행되는 생중계는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해 전국교육지원청과 협력해 초.중.고등학교 온라인 수업에 활용할 예정이며, 기록된 영상은 이후에도 교육자료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제공된다. 이항진 시장은 “비대면으로 행사가 진행되지만 여주시의 대표적인 인물인 명성황후를 알리게 되어 영광이다”며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여주시의 문화유산과 인물을 계속적 홍보하는 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셋째 낳으면 주택자금 5150만원” 제천 파격 지원, 아기 울음 살릴까

    충북 제천시는 내년부터 총 5150만원의 주택자금을 무상 지원하는 등 파격적인 출산장려 시책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시민이 결혼 후 5000만원 이상 주택자금을 대출한 경우 첫째 출산 시 150만원, 둘째는 1000만원, 셋째는 4000만원의 주택자금을 대신 갚아 주는 방식이다. 둘째아 주택자금은 2년간 4회, 셋째아는 4년간 8회 나눠 준다. 부모 중 한 명이 신생아 출생일 기준 90일 이상 제천 지역에 주민등록을 뒀으면 신청이 가능하다. 90일이 안 되면 출생일 기준 제천 지역 주민등록 유지 기간이 6개월이 지난 후 신청하면 된다. 시 관계자는 “출산장려와 관련해 대출금 이자를 갚아 주는 지자체는 있지만 원금을 내주는 것은 제천이 처음”이라며 “헝가리가 대출금을 갚아 주는 결혼출산 정책으로 효과를 봐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출산장려금도 대폭 늘렸다. 첫째아 120만원, 둘째아 800만원, 셋째아 이상 3200만원이다. 지급 방식은 주택자금과 같다. 주택자금과 출산장려금 중 하나를 골라 신청하면 된다. 현재 시는 첫째 100만원, 둘째 3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의 출산축하금을 주고 있다. 시는 조례를 제정해 내년 사업비로 20억원을 확보할 계획이다. 시가 파격적인 시책을 마련한 것은 해마다 40억원을 쏟아붓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서다. 연도별 제천 지역 신생아 수는 2015년 785명, 2016명 823명, 2017년 705명, 2018년 765명, 지난해 662명이다. 전년보다 늘어난 해도 있지만 5년 전체를 보면 123명이 줄었다. 전체 인구는 2016년부터 해마다 감소해 지난 6월 기준 13만 5188명이다. 제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셋째 낳으면 5150만원, 주담대 대신 갚아 드려요”

    “셋째 낳으면 5150만원, 주담대 대신 갚아 드려요”

    충북 제천시가 아이 셋을 낳으면 주택자금으로 5150만원을 무상 지원하는 파격적인 대책을 내놓았다. 이상천 제천시장은 9일 브리핑에서 “결혼 주택 출산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인구 정책 패키지를 마련,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출생아 가정에 주는 출산지원금을 더 강화하고 시가 출생아 수에 따라 주택자금대출금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것이다. 지원금은 결혼 뒤 5000만원이 넘는 주택자금을 대출할 경우 셋째 출산 때까지 계단식으로 받게 된다. 첫째는 150만원, 둘째는 1000만원, 셋째까지 출산할 땐 4000만원의 주택자금이 지원된다. 세 자녀를 낳으면 시가 5150만원의 은행 빚을 대신 갚아주는 것이다.주택자금지원금은 주택자금 대출을 받은 부모만 신청할 수 있다. 시에서 받는 주택자금지원금은 출산 가정의 주택자금 대출액의 총액을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출산축하금으로 불렸던 출산자금지원금도 올리기로 했다. 내년부터 제천 지역 출산 가정이 받는 출산자금지원금은 첫째아 120만원, 둘째아는 800만원, 셋째아는 3200만원이다. 주택자금지원금과 출산자금지원금을 중복해 신청할 수는 없다. 두 가지 중 하나만 선택해 지원을 신청해야 한다. 둘째아의 주택자금지원금과 출산자금지원금은 2년 동안 4회 분할지급하고 셋째아 관련 지원금은 4년 동안 8회로 나눠 지원키로 했다. 이 시장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주택자금지원금은 기존 제도의 틀을 깬 과감한 지원 방안”이라면서 “청년층 부부의 대출 부담을 줄여주면 출산율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0년 8월 기준 과거 1년 동안 제천 지역 출생아 수는 571명으로, 전년도 8월 기준 670명보다 99명이 감소했다. 최근 6년 동안 연평균 73명씩 줄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쇼와, 헤이세이 등 너무 헷갈려… 서기연도 쓰면 안 되나요”

    “쇼와, 헤이세이 등 너무 헷갈려… 서기연도 쓰면 안 되나요”

    출생·혼인 등 공문서, 연호표기 보편화시민들 계산기 동원 등 실생활에 불편 “천황제식 연호 사용 헌법에도 어긋나”시민단체 NHK에 서기연도 병용 요청“日 특유의 세계관 지켜야” 반대 의견도일본에서 어떤 사람이 “쇼와 60년에 태어나 헤이세이 16년에 대학에 입학했고, 헤이세이 27년에 결혼해 레이와 2년에 첫아이를 봤다”고 자기 소개를 한다면 외국인은 물론이고 일본인도 상당수는 감을 잡는 데 애를 먹는다. 알기 쉬운 서기연도로 바꾸려면 1926년 시작된 쇼와에는 ‘1925’를, 1989년의 헤이세이에는 ‘1988’을, 2019년의 레이와에는 ‘2018’을 더하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스마트폰에 ‘연호↔서기연도’ 계산기나 비교표 애플리케이션(앱)을 깔아 놓고 쓰는 사람도 많다. 위의 경우는 차례로 1985년, 2004년, 2015년, 2020년이 된다. 한 일왕의 재위 시대를 의미하는 연호는 일본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그러나 실생활의 불편과 번거로움이 너무 크다는 점에서 연호 사용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도쿄신문이 전했다. 8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시민단체 ‘서기 표기를 요구하는 모임’은 지난달 27일 일부 프로그램에서 서기연도 없이 연호만 표기하고 있는 공영방송 NHK를 상대로 “서기연도와 연호를 병용해 달라”는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 단체 대표인 이나 마사키 국제기독교대 교수(헌법학)는 연도별 출생아 추이를 소개한 NHK 프로그램을 예로 들면서 “쇼와~헤이세이~레이와에 이르는 3개의 연호를 서기연도 없이 표기해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했다”고 말했다.일본에서 연호 표기의 관행이 가장 뿌리 깊은 곳은 행정기관이다. 지난해 나루히토 일왕 즉위에 따라 연호가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뀌었을 때 일본 정부는 출생신고·혼인신고 등 호적법에 근거한 모든 서류에 새 연호를 적용하라고 각급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등기 관련 서류도 전부 연호로만 표기해야 한다. 이렇게 연호 표기가 보편화돼 있지만, 법률적 근거는 없다. 1987년 나카소네 야스히로 당시 총리는 “공적기관이 연호를 사용해야 한다는 헌법상 의무는 없으며, 연호 사용을 강제하는 법령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들어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민들의 바람에 따라 서기연도의 사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간토 지방의 도치기현은 행정문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원칙적으로 연호를 사용하되 문서에 따라서는 서기연도를 병기한다’고 규정을 바꿨다. 그러나 변화의 바람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서기 표기를 요구하는 모임’ 측은 연호 사용이 계속되는 이유로 “일본 고유의 문화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세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부분 일본 신문들이 서기연도만 사용하고 있지만, 보수우익이 기반인 산케이신문은 유독 연호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이나 교수는 “연호 표기를 기본으로 해 온 공공기관들이 (시대가 바뀌었는데도) 연속성을 이유로 국민에게 협력을 강요하고 있다”며 “공문서의 연호 사용을 당연하게 여기는 국가기관과 지자체의 행태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미즈 마사히코 일본체육대 교수(헌법학)는 “헌법상 국민주권의 아래에 있는 정부 등 공공기관들이 천황제(일왕제)에 바탕을 둔 연호 사용을 계속하는 것은 헌법적 관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호 표기는 보수냐 진보냐의 문제라기보다는 하나의 시대 구분에 대한 일본인 특유의 세계관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무리하게 바꾸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내 나이가 어때서”… 지구촌 지도자 ‘70대 시니어’ 전성시대

    네타냐후·스가·두테르테·수치 모두 70대77세 우드워드·90세 버핏 현장서 맹활약유럽은 젊은 편… 마크롱 등 30~40대 여럿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위기 대처에 도움변화·혁신 약하지만 극단 안 치우쳐 장점세대 격차 줄여 조화로운 공존 여부 관건70대 지도자 전성시대다. 정치인뿐 아니라 기업인, 언론인까지 70대가 현장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미국 행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이 거의 70대다. 더욱이 지난 3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민주당 후보 모두 70대여서 도널드 트럼프나 조 바이든 중에서 누가 당선되든 최고령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됐다. 민주당 경선에 나왔던 버니 샌더스(79)와 엘리자베스 워런(71)도 모두 70대다. 자연스럽게 지도자의 나이와 리더십의 상관관계로 관심이 옮겨 가고 있다. ‘나이 70이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50세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는 학자들까지 등장했다. 70대가 50대처럼 아무 문제 없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얘기다. ●2차대전 후 美베이비붐 세대 정부·의회 장기 포진 70대 정치 지도자는 미국만이 아니다. 베냐민 네타냐후(71) 이스라엘 총리, 스가 요시히데(72) 일본 총리,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75) 국가고문, 로드리고 두테르테(75) 필리핀 대통령도 모두 70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3년 뒤면 70대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한국의 야당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팔순이고, 2022년 대선 출마가 유력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2년 뒤면 70세다. 이에 반해 유럽의 정치 지도자들은 확실히 젊은 편이다. 30대·40대 총리와 대통령이 여럿 있다. 또 51살에 총리가 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60대 여성 지도자 3명이 유럽의 정치와 중앙은행을 이끌고 있다. 20~30년 전에 비하면 건강상태가 좋아지고 의료기술이 발전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났다. 철저한 체력 관리에 교육수준까지 높아져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기가 길어졌다. 관건은 할아버지와 손주만큼이나 벌어진 세대 격차와 문화적·사회심리적 차이를 줄여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 지도자 평균 연령대가 1990년대와 비교하면 많이 올라갔다. 세대 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해 보인다. 한국에 ‘386세대’가 있듯이 미국에는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6년부터 1964년까지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포진하고 있다. 1992년 47세의 빌 클린턴과 45세의 앨 고어가 대통령과 부통령에 당선하면서 로널드 레이건과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보다 20년 이상 젊어졌다. 이어 빌 클린턴과 1946년생 동갑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50대에 대통령이 됐고, 이어 2008년에 1961년생인 버락 오바마가 48세에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6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보다 한 살 적은 69세의 힐러리 클린턴과 70세의 트럼프가 맞붙어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로써 1946년에 태어난 미국 대통령은 세 명으로 늘어났다. 정치인이 제대로 활동하려면 체력과 판단력, 사고의 유연성과 포용력이 중요한데 과연 70~80대가 이런 자질을 유지하고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았다. 현실 앞에서 이 같은 추정은 힘을 잃었다. 트럼프는 현재 74세이고, 바이든은 78세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1959년생 61세로 젊은 축에 속할 정도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은 80세이고,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두 살 적은 78세다. 펠로시는 2년 전 필리버스터가 진행되는 동안 8시간이나 쉬지 않고 발언한 기록도 세웠다. 젊은 의원들도 따라오지 못할 강한 체력을 보여 줬다. 지난 3일 선거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10월 말 현재 미 연방 하원의원 36명과 상원의원 14명의 나이가 75세 이상이라고 한다. 만약 바이든이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신설할 ‘기후변화 차르’를 존 케리(76) 전 국무장관이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과 힐러리 클린턴의 선대위원장을 지낸 존 포데스타(72)가 맡을 수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美 70대 지도자 공통점은 고학력 백인 남성 경제계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오마하의 현자’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90세이고, 루퍼트 머독은 89세다. 임원급 헤드헌팅회사인 크리스트콜더에 따르면 2020년 현재 새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나이가 15년 전보다 20% 높아졌고, 주요 기업 CEO 중 40%가 60대 이상이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국장은 77세로 50년 가까이 취재 현장에서 특종 보도와 책을 매년 펴내고 있다. 미 대선 후보 토론회를 진행했던 CBS방송의 레즐리 스탈도 79세다. 전문가들은 이들 70대를 베이비부머의 마지막 물결로 보고 있다. 유럽의 정치 지도자 평균 나이는 미국과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들보다 낮은 편이다. 에마뉘엘 마크롱(43) 프랑스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49) 캐나다 총리는 40대다. 핀란드 여성 총리는 35세이고 테러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 리더십을 높이 평가받은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갓 마흔을 넘었다. 미 테네시대학이 수집 분석한 세계 지도자 자료에 따르면 세계 지도자들의 평균 나이는 1950년대 이후 꾸준히 높아진 반면 유럽 지도자들의 평균 연령은 1980년대를 지나면서 떨어지기 시작해 세계 평균에 크게 밑돈다. 유럽연합 28개 회원국의 총리나 대통령의 중간 나이값은 52세이고, 8명은 45세 이하라고 한다. 70대는 딱 한 명이다. 포린폴리시 최근호에 나이와 세계 지도자에 관한 글을 기고한 잭 골드스톤 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미국의 70대 정치 경제 지도자들의 공통점으로 고학력의 백인 남성을 꼽았다. 미국 남성들은 확실히 윗세대보다 오래 건강하게 활동적으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DC와 뉴욕에 거주하는 남성의 2015년 기준 기대수명은 1990년보다 13.7년 늘어났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2017년 조사에 따르면 75세 이상 미국인들의 75%가 자신의 건강이 좋거나 매우 좋다고 답했다. 1991년에는 66%에 그쳤다. ●경험에서 나온 확신이 조직의 경직화 초래 우려 전반적인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70대가 넘으면 가장 큰 걱정이 치매다. 트럼프나 바이든 모두 치매에 걸릴 위험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미 하버드대 의대가 올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75세가 넘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1995년 25%에서 18%로 크게 낮아졌다. 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조기진단과 예방활동 등이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싶다. 골드스톤 교수는 여러 근거를 종합해 볼 때 70대 고령의 대통령이라고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다양한 경험과 경륜이 현재 미국 사회가 맞닥뜨린 여러 위기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논리다. 젊은 세대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결단을 내리고 변화와 혁신에는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극단으로 치우칠 가능성은 낮은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적 차이가 있다지만, 최고 지도자의 고령은 주요 리스크 요소이고, 경험에서 나온 확고한 신념은 변화와 반대 의견을 수용하지 못해 조직을 경직되게 할 수도 있다. 인구 구성상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의 비중이 늘어나면서 젊음과 변화, 다양성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자연스럽게 지도층의 세대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밀레니얼과 포스트밀레니얼 세대는 나이나 성, 정체성보다는 개인 그 자체로 평가받기를 원한다. 또한 기존의 정당이나 정치 조직에 대한 불신이 강한 편이다. 정당보다는 시민 사회단체에 더 관심이 많고 이데올로기보다는 기후변화와 같은 특정 이슈에 천착하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젊은 세대를 제대로 알고 소통할 수 있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70대의 기성 정치·경제·사회 지도자들이 젊은 세대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경험을 공유할 때 간극을 좁힐 수 있다. 세대마다 전성기가 있고 역할이 있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다문화 결혼’ 비중 9년 만에 다시 10% 돌파 왜?

    지난해 결혼한 부부 10쌍 가운데 1쌍이 외국인 또는 귀화자와 결혼한 ‘다문화 혼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혼인 비율이 10%를 돌파한 것은 2010년 이후 9년 만이다. 전체 혼인 건수가 감소한 탓이 크지만, 한류 열풍과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 등으로 최근 3년간 다문화 혼인이 꾸준히 늘어난 점도 반영됐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다문화 혼인 건수는 2만 4721건으로 전체 혼인(23만 9159건)의 10.3%를 차지했다. 지난해 전체 혼인은 2018년(25만 7622건)보다 7.2% 감소한 반면 다문화 혼인은 4.0%(948건) 증가해 1년 새 다문화 혼인 비율이 1.1% 포인트 늘었다. 다문화 혼인은 2010년 3만 5098건(10.8%)이었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해 2016년 2만 1709건으로 저점을 찍은 뒤 2017년부터 3년 연속 증가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혼인 건수는 줄었지만 최근 한류 열풍으로 결혼이민자가 늘고 외국인과의 결혼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는 1만 7939명으로 2018년보다 140명(0.8%) 감소했다. 다문화 출생아는 2012년 2만 2908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7년 연속 감소세다. 그러나 전체 출생아에서 다문화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5.9%로 전년 대비 0.4% 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출생아 수가 30만 2676명으로 전년 대비 7.4% 감소한 탓이 크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외국 어머니들은 출산에 대한 거부감이 덜해 출생아 감소폭이 적지만 점점 한국 사회의 출산 기피 풍조를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13세 딸 납치돼 개종까지 당했는데…파키스탄 법원 “결혼 인정”

    13세 딸 납치돼 개종까지 당했는데…파키스탄 법원 “결혼 인정”

    파키스탄에서 한 13살 소녀가 집에서 혼자 쉬고 있다가 납치돼 강제로 개종당하고 억지로 결혼까지 하게 되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심지어 부모가 이틀 뒤 딸 납치범을 알아내 당국에 신고까지 했는데도, 수사당국이 ‘소녀가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는 납치범의 말만 믿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소녀를 구조하는 데 한 달이나 걸리기도 했다. 5일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 살던 13살 소녀는 지난달 13일 부모가 일을 하러 간 사이 집에 혼자 있다가 ‘알리 아자르’라는 44세 무슬림 남성에게 납치됐다. 딸의 부모는 갑자기 사라진 딸을 찾아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중 이틀 뒤 경찰의 도움으로 아자르가 행정당국에 딸과의 결혼증명서를 제출한 사실을 파악했고, 딸의 행방불명이 납치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됐다. 해당 문서에는 딸의 나이가 18세로 표시돼 있었다. 가톨릭 신자인 딸이 이슬람교로 개종했다는 내용까지 포함돼 있었다. 더 황당한 것은 아자르가 이미 결혼해 자녀까지 둔 유부남이었다는 사실이다. 소녀의 부모는 결혼증명서 내용이 가짜라고 주장했지만, 이번엔 사건을 맡은 법원이 황당한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재판에서 소녀가 “난 18살이다”라고 진술했다면서 이를 근거로 결혼이 유효하다고 인정, 아자르에게 양육권을 부여했다. 법원은 심지어 부모에게 딸에 대한 접근금지 명령까지 내렸다. 현지 인권단체와 가톨릭단체는 ‘소녀가 강제로 결혼하게 됐고, 거짓 진술을 강요받은 것’이라며 법원의 판결을 일제히 비판했다. 법원을 비판하는 거리시위도 벌어졌다. 여론이 악화하자 법원은 판결을 뒤집었다. 소녀의 출생증명서에 ‘2007년 출생’이라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2일 경찰에 지시해 소녀의 신병을 확보했다. 소녀는 5일로 예정된 심리 전까지 법원이 보호 조치 중이다. 납치 혐의를 받는 아자르 역시 체포돼 같은 날 법정에 서게 된다. BBC방송은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전역에서 미성년자 결혼이 흔하게 일어난다고 최근 발표된 UN 보고서를 인용해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파키스탄에선 20대 초반 여성의 약 25%가 18세 이전에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키스탄에서도 ‘아동 결혼’은 불법이지만 파키스탄 법원들은 종종 이를 무시하고 사실상 결혼을 허용하는 판단을 내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키스탄 내에서 통용되곤 하는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서 서 이를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19금’ 등급만 올리면 ‘막장하우스’도 괜찮나요

    ‘19금’ 등급만 올리면 ‘막장하우스’도 괜찮나요

    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지난 3일 4회분을 19세 이상 시청가로 등급을 높여 방송했다. 드라마에 대해 선정성, 폭력성 수위가 너무 높다는 항의가 빗발친 탓이다. 그러나 ‘19금 등급’이 자극적 전개를 위한 면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펜트하우스’는 첫 회부터 가정폭력, 복수, 출생의 비밀, 시체 유기 등 자극적인 요소들을 쏟아부으며 4회 만에 시청률 13.9%(닐슨코리아 기준)로 단숨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1~3회에서 15세 이상 시청 등급으로 미성년자 납치와 집단 괴롭힘, 선정적인 불륜 묘사, 자녀를 밀폐된 공간에서 구타하는 아버지 등 폭력적 묘사로 시청자들의 항의도 쏟아졌다. 드라마 게시판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없다”, “아이들이 채널 돌리다 잠시라도 볼까 겁난다”는 항의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일그러진 상류 사회와 비뚤어진 욕망의 모습을 담기 위한 의도라지만, 자극을 위한 자극만 있을 뿐 설정과 상황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 때문에 4회 방송에 한해서 19세 이상 시청 등급을 적용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이후 회차의 등급은 방송 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최근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들을 중심으로 19세 이상 시청 드라마가 잇따라 전파를 탔다. 특히 수사 등 장르물 중심이었던 ‘19금’은 파격적인 설정의 치정극이나 멜로물까지 확대됐다. 현재 방송 중인 MBN ‘나의 위험한 아내’도 1~3회에 등장한 납치, 외도 장면 탓에 성인 등급을 적용했다. 지난 5월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는 높은 등급에도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흥행했다. ‘부부의 세계’를 만든 모완일 PD의 전작 ‘미스티’(2018)도 3회까지 19세 이상 시청가였다. “소재와 표현의 범위를 넓히고 더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제작진이 꼽는 장점이다. 등급 상향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도 예전보다 낮아지면서, MBC ‘나쁜 형사’(2018) 등 지상파도 장르물에서 ‘19금’을 붙였다. 문제는 등급이 자극적 묘사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방송 프로그램들은 사전 심의 없이 내부 심의를 거쳐 자체 등급을 붙이고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 여부를 가린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연령과 소재에 맞는 19세 이상 시청가 드라마들은 존재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깊이 있는 메시지와 공감을 얻어야 하는데, 자극만 추구하기 위해 등급을 높이는 것은 부정적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부의 세계’나 ‘스카이캐슬’은 상류층의 욕망과 그 문제를 조밀하게 드러내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이에 비해 ‘펜트하우스’는 단순 쾌감이나 사건이 주는 표피적인 자극 이상의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시체 유기까지 나온 ‘펜트하우스’…19금이면 ‘막장’ 괜찮나요

    시체 유기까지 나온 ‘펜트하우스’…19금이면 ‘막장’ 괜찮나요

    폭력성·선정성 시청자 비판 쇄도…4회 등급 높여SBS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가 지난 3일 4회분을 19세 이상 시청가로 등급을 높여 방송했다. 드라마에 대해 선정성, 폭력성 수위가 너무 높다는 항의가 빗발친 탓이다. 그러나 ‘19금 등급’이 자극적 전개를 위한 면피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펜트하우스’는 첫 회부터 가정폭력, 복수, 출생의 비밀, 시체 유기 등 자극적인 요소들을 쏟아부으며 4회 만에 시청률 13.9%(닐슨코리아 기준)로 단숨에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1~3회에서 15세 이상 시청 등급으로 미성년자 납치와 집단 괴롭힘, 선정적인 불륜 묘사, 자녀를 밀폐된 공간에서 구타하는 아버지 등 폭력적 묘사로 시청자들의 항의도 쏟아졌다. 드라마 게시판에는 “인간의 존엄성이 없다”, “아이들이 채널 돌리다 잠시라도 볼까 겁난다”는 항의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일그러진 상류 사회와 비뚤어진 욕망의 모습을 담기 위한 의도라지만, 자극을 위한 자극만 있을 뿐 설정과 상황이 개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 때문에 4회 방송에 한해서 19세 이상 시청 등급을 적용했다. 드라마 관계자는 “이후 회차의 등급은 방송 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품 다양성 아닌 자극 위한 ‘19금’ 지양해야” 최근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 채널들을 중심으로 19세 이상 시청 드라마가 잇따라 전파를 탔다. 특히 수사 등 장르물 중심이었던 ‘19금’은 파격적인 설정의 치정극이나 멜로물까지 확대됐다. 현재 방송 중인 MBN ‘나의 위험한 아내’도 1~3회에 등장한 납치, 외도 장면 탓에 성인 등급을 적용했다. 지난 5월 종영한 JTBC ‘부부의 세계’는 높은 등급에도 3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흥행했다. ‘부부의 세계’를 만든 모완일 PD의 전작 ‘미스티’(2018)도 3회까지 19세 이상 시청가였다. “소재와 표현의 범위를 넓히고 더 효과적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제작진이 꼽는 장점이다. 등급 상향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도 예전보다 낮아지면서, MBC ‘나쁜 형사’(2018) 등 지상파도 장르물에서 ‘19금’을 붙였다. 문제는 등급이 자극적 묘사를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이다. 방송 프로그램들은 사전 심의 없이 내부 심의를 거쳐 자체 등급을 붙이고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 여부를 가린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연령과 소재에 맞는 19세 이상 시청가 드라마들은 존재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깊이 있는 메시지와 공감을 얻어야 하는데, 자극만 추구하기 위해 등급을 높이는 것은 부정적 측면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부부의 세계’나 ‘스카이캐슬’은 상류층의 욕망과 그 문제를 조밀하게 드러내고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며 “이에 비해 ‘펜트하우스’는 단순 쾌감이나 사건이 주는 표피적인 자극 이상의 것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44세 무슬림, 13세 소녀 납치결혼…파키스탄 법원 정당성 인정 논란

    44세 무슬림, 13세 소녀 납치결혼…파키스탄 법원 정당성 인정 논란

    파키스탄에서 13살 가톨릭 소녀를 납치해 강제로 결혼시킨 40대 이슬람 남성이 체포됐다. 2일(현지시간) ‘돈’(DAWN) 등 파키스탄 언론은 지난달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에서 납치된 소녀가 20여 일 만에 구출됐다고 보도했다. 아르주 라자(13)는 지난달 13일 부모가 일을 나간 사이 카라치 자택에서 납치됐다. 실종신고를 내고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부모에게 이틀 후 딸의 혼인증명서가 날아들었다. 현지언론은 소녀와 이웃에 살던 무슬림 알리 아자르(44)가 소녀를 납치하고 강제로 개종시킨 뒤 법원에 허위로 작성한 혼인신고서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납치범은 법원에서 혼인 인정을 받기 위해 13세에 불과한 소녀의 나이를 만 18세로 속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모는 출생증명서로 딸의 나이를 증명하고 결혼이 무효임을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드주 고등법원은 “만 18세이며 스스로 개종한 것이 맞다”는 소녀의 진술만을 받아들여 지난달 27일 두 사람의 혼인을 인정했다. 또 소녀의 양육권을 납치범에게 넘기고 도리어 가족으로부터의 보호 처분을 내렸다. 딸을 구할 길이 막막해진 부모는 임시방편으로 딸이 학대를 받고 있다는 청원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마저도 기각했다.현지 인권 단체와 가톨릭 종교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카라치 대교구 측은 “명백한 강제 개종이다, 미성년 소녀들을 보호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민들은 법원의 재고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왔다. 부모 측 대변인도 납치범이 소녀와 함께 더 머물면 형법 376조 아동성범죄에 관한 법률에 위반된다고 지적했다. 시위가 확산되자 신드주 고등법원은 2일 경찰에 소녀를 찾아오라고 명령했다. 몇 시간 후 경찰은 납치범 자택에서 소녀를 구출하고 납치범을 체포해 구금했다. 소녀는 혼인 심리 당시 법정에서 도망치려 했지만, 납치범 위협으로 위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혼인신고서 역시 강제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키스탄 인권부 장관 시린 마자리는 “소녀는 현재 보호소로 옮겨졌다.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소송참가인 통보를 했다. 다음 청문회는 5일로 예정돼 있다”며 사건 해결의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여론은 들끓었다. 왜 더 일찍 나서지 않았느냐며 정부의 태만을 지적하는 비판이 쏟아졌다. 파키스탄 소수민족동맹회장은 “실종 직후 신속히 조치했어야 했다”면서 직무유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일자 임란 이스마일 신드주 주지사는 소수민족사회 대표들과 만나 “미성년 결혼 문제에서 타협은 없다”고 강조했다.일단 부모와 떨어져 보호소에 머물고 있는 소녀는 5일 법정 심리에 출석할 예정이다. 법원은 이 자리에서 소녀가 13세가 맞는지 신체검사를 통해 밝히고, 이슬람으로의 개종 및 결혼의 강제성 여부를 따져볼 계획이다. 파키스탄은 1929년 제정한 아동결혼제한법에 따라 결혼이 가능한 법적 최소 연령을 여성 만 16세, 남성 만 18세로 정하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여성의 결혼 최소 연령을 만 18세로 높이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2014년 국회에서 무산됐다. 현재는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권고에 따라 최소 결혼 연령 상향을 검토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 조혼이 가장 많기로 유명한 신드주는 2013년 아동결혼금지법을 따로 마련해 만 18세 미만 여성의 결혼을 법으로 금지했다. 하지만 조혼 풍습은 여전하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어린 신부’는 190만 명 이상으로 전 세계에서 6번째로 많다. 영국의 한 인권단체는 파키스탄 소녀의 21%가 만 18세 이전에 결혼했다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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