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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부천시 공무원 2012년 6월 학교측의 “장기결석 초등생 집에 있는 지 확인 요구” 묵살

    경기 부천시 심곡3동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2012년 6월 “최모(당시 7살)군이 집에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학교 측의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시신이 훼손된 채 발견된 경기 부천 초등학생 최모군이 장기결석한 2012년 4월 말부터 그해 7월로 병원 진료 등의 흔적이 있어 최군이 그해 7월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학교나 구청 등에서 최군의 결석에 빠르게 대처했더라면 살릴 수 대목이다. 19일 부천시의 감사결과는 최군이 재학하던 학교의 요청을 공무원들이 묵살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결석아동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행정 시스템 개선이 요구된다. 최군은 장기결석이 시작된 2012년 4월 말부터 7월 사이 여러 차례 병원 및 약국을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군이 생존해 있었다는 의미이다. 부천 원미경찰서 측은 “진료 및 의료기록을 토대해 최군이 여러 차례 병원과 약국을 다닌 사실은 확인했지만 2012년 7월 이후 진료 내역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의료기관을 수차례 다닌 것이 부모의 학대나 폭행으로 인한 상처와 관련이 있는지는 수사하고 있다. 최군의 아버지는 고의적인 살해를 거듭 부인하며 ‘최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기간에 집에서 교육 관련 방송을 시청하게 하거나 학습지를 풀게 했다’고 진술했다. 최군이 7월까지 살아있었다는 있었다면, 부천시 감사관실 관계자가 19일 발표한 “해당 초등학교는 2012년 6월 1일자 심곡3동장을 수신자로 하는 공문을 통해 ‘장기간 결석하고 있는 최 OO 학생과 관련하여 보호자에게 출석 독촉을 요청’하는 내용을 통보했으며, 주민센터에서 담당자, 중간 관리자, 동장이 순차공람 결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럴 때 주민센터에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6조에 따라 보호자에게 학생을 출석시키도록 독촉해야 하고 2회 이상 결석 상태가 계속되면 그 경과를 교육장에게 보고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주민센터에서는 학생의 학교 출석을 위한 보호자 독촉 및 교육장 보고 등 일련의 과정을 이행하거나 다른 대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는 “이상의 내용은 중간 조사결과이며 관련자 진술 및 증거문서 등에 대한 추가 보강조사를 거쳐 관련 공무원들이 법령에 명시된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 법규를 엄격히 적용해 문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군이 다니던 부천 모 초등학교 측은 최근 경찰조사에서 “2012년 3월 입학한 최군이 두 달 뒤인 4월 30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아 열흘가량 지난 5월 9일과 18일 2차례 최군 집에 출석 독려장을 보냈지만 모두 반송돼 동사무소에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최군 부모는 물론 동사무소에서 제대로 된 연락을 받지 못하자 6월 11일 담임교사와 1학년 부장교사가 직접 A군 집을 찾아갔지만 역시 아무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부검 결과는 최군이 외부 자극에 의한 머리와 얼굴 등에 멍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9일 경찰에 통보한 구두소견에서 “최군의 머리와 얼굴 등에는 멍이나 상처로 인한 변색 현상이 관찰되며 이는 외력이 가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군이 아버지(34)의 주장처럼 강제로 욕실로 끌려 들어가다가 넘어져 뇌진탕을 일으켰을 가능성 이외에 누군가에 의해 직접적인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시신 훼손이 심해 사인 추정이 쉽지 않다”면서 “사망 원인 등 정확한 최종부검 결과는 이번 주말쯤 경찰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잔혹한 범행과 최군이 한때 어머니 성을 따라 출생신고가 된 점을 근거로 친부자 관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으나 유전자 조사결과 친부자 관계가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거 중 출생한 최군이 어머니 성을 따라 출생 등록됐지만, 부모가 혼인신고 후 아버지 성으로 변경 등록됐다”면서 “어머니가 동거 중에 태어난 아이는 어머니 성을 따라야 한다고 오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단독] 주민센터, 부천 초등생 행방 확인요청 묵살했다

    [단독] 주민센터, 부천 초등생 행방 확인요청 묵살했다

    7월까지 병원 진료기록…“확인했다면 결과 달랐을 것” 부천시 경기 심곡3동 주민센터 공무원들이 2012년 6월 “최모(당시 7살)군이 집에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학교 측의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시신이 훼손된 채 발견된 경기 부천 초등학생 최모군이 장기결석한 2012년 4월 말부터 그해 7월로 병원 진료 등의 흔적이 있어 최군이 그해 7월까지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학교나 구청 등에서 최군의 결석에 빠르게 대처했더라면 살릴 수 있었다는 대목이다. 19일 부천시의 감사결과는 최군이 재학하던 학교의 요청을 공무원들이 묵살하지 않았더라면 다른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결석아동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행정 시스템 개선이 요구된다.  최군은 장기결석이 시작된 2012년 4월 말부터 7월 사이 여러 차례 병원 및 약국을 다닌 사실이 확인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최군이 생존해 있었다는 의미이다. 부천 원미경찰서 측은 “진료 및 의료기록을 토대해 최군이 여러 차례 병원과 약국을 다닌 사실은 확인했지만 2012년 7월 이후 진료 내역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의료기관을 수차례 다닌 것이 부모의 학대나 폭행으로 인한 상처와 관련이 있는지는 수사하고 있다. 최군의 아버지는 고의적인 살해를 거듭 부인하며 ‘최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기간에 집에서 교육 관련 방송을 시청하게 하거나 학습지를 풀게 했다’고 진술했다. 최군이 7월까지 살아있었다는 있었다면, 부천시 감사관실 관계자가 19일 발표한 “해당 초등학교는 2012년 6월 1일자 심곡3동장을 수신자로 하는 공문을 통해 ‘장기간 결석하고 있는 최 OO 학생과 관련하여 보호자에게 출석 독촉을 요청’하는 내용을 통보했으며, 주민센터에서 담당자, 중간 관리자, 동장이 순차공람 결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럴 때 주민센터에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6조에 따라 보호자에게 학생을 출석시키도록 독촉해야 하고 2회 이상 결석 상태가 계속되면 그 경과를 교육장에게 보고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주민센터에서는 학생의 학교 출석을 위한 보호자 독촉 및 교육장 보고 등 일련의 과정을 이행하거나 다른 대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시는 “이상의 내용은 중간 조사결과이며 관련자 진술 및 증거문서 등에 대한 추가 보강조사를 거쳐 관련 공무원들이 법령에 명시된 의무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될 경우 관련 법규를 엄격히 적용해 문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군이 다니던 부천 모 초등학교 측은 최근 경찰조사에서 “2012년 3월 입학한 최군이 두 달 뒤인 4월 30일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아 열흘가량 지난 5월 9일과 18일 2차례 최군 집에 출석 독려장을 보냈지만 모두 반송돼 동사무소에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학교 측은 최군 부모는 물론 동사무소에서 제대로 된 연락을 받지 못하자 6월 11일 담임교사와 1학년 부장교사가 직접 A군 집을 찾아갔지만 역시 아무도 만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부검 결과는 최군이 외부 자극에 의한 머리와 얼굴 등에 멍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19일 경찰에 통보한 구두소견에서 “최군의 머리와 얼굴 등에는 멍이나 상처로 인한 변색 현상이 관찰되며 이는 외력이 가해져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군이 아버지(34)의 주장처럼 강제로 욕실로 끌려 들어가다가 넘어져 뇌진탕을 일으켰을 가능성 이외에 누군가에 의해 직접적인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국과수 관계자는 “시신 훼손이 심해 사인 추정이 쉽지 않다”면서 “사망 원인 등 정확한 최종부검 결과는 이번 주말쯤 경찰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잔혹한 범행과 최군이 한때 어머니 성을 따라 출생신고가 된 점을 근거로 친부자 관계가 아닐 수도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돼 왔으나 유전자 조사결과 친부자 관계가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동거 중 출생한 최군이 어머니 성을 따라 출생 등록됐지만, 부모가 혼인신고 후 아버지 성으로 변경 등록됐다”면서 “어머니가 동거 중에 태어난 아이는 어머니 성을 따라야 한다고 오인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사설] 입양특례법이 입양 방해하다니

    이른바 ‘논산 아기 매수 사건’에 연일 세간이 떠들썩하다. 미혼모에게 돈을 주고 신생아들을 데려와 키운 20대 여성이 구속됐다. 문제의 여성은 지난해 3월부터 1년여 동안 6명의 영아를 한 사람에 20만~150만원을 주고는 간단히 데려올 수 있었다. 돈을 주고 분양을 받는 애완동물의 거래 방식이 인간의 생명에도 통했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신생아의 성별, 혈액형까지 골라서 거래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번 일이 드러나지 않았다면 반인륜적인 거래 행태는 께름칙한 소문으로 계속 방치됐을 것이다. 신생아를 반려동물처럼 사고파는 음성적 거래는 적잖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생명경시 풍조가 심각한 사회문제인 현실이다. 돈 몇 푼에 거래된 생명들이 온전한 삶을 살고나 있을지 상상하기조차 끔찍하다.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법이 딱하다. 범죄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아기 거래를 부추긴 것은 현행 입양특례법이라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2012년 법 개정으로 미혼모들은 사실상 아기 뒷거래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는 노릇이다. 버려진 아이가 훗날 친부모를 찾을 수 있는 권리를 존중한다는 취지에서 미혼모는 입양시키기 전에 아이를 자신의 호적에 먼저 입적시키도록 법을 바꿨다. 입양이 아동 중심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에는 공감할 수 있다. 문제는 출산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은 미혼모들의 사정이다. 그들에게 개정된 법은 퇴로를 원천봉쇄하는 비현실적인 제도일 뿐이다. 안타깝지만 청소년 미혼모가 해마다 늘어 가는 현실이다. 제 앞가림도 하기 어려운 미성년 친모라면 무슨 수로 신생아를 호적에 올려 제 손으로 입양을 진행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이번 논산 사건에도 청소년 미혼모가 끼어 있었다. 검은 거래의 사슬이 만들어지게 법이 한쪽 눈을 감았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다. 이런 우려는 법 개정 당시부터 높았다. 걱정했던 대로 입양을 꺼린 미혼모들이 늘면서 정식 입양 건수는 급감했다. 법 개정 전인 2011년에 비해 2014년 국내 입양 사례는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버려지는 신생아도 크게 늘었다.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베이비 박스에는 같은 기간 버려진 아기가 무려 13배나 급증했다. 현실을 살펴 챙겨 주지 못하는 법이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반인륜 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도 출생신고 요건을 완화하는 쪽으로 서둘러 법을 손질해야 한다.
  • 충남 논산 영아매매 여자에게 아이를 판 여자들은?

    충남 논산 아기매매사건에서 아기를 판 여자들은 범인 임모(23)씨에게 돈을 먼저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임씨에게 아기를 판매한 여자는 대부분 미혼모이나 남편과 별거 중 불륜으로 낳은 아기를 판 여자도 있었다. 논산경찰서는 12일 수사 브리핑을 갖고 임씨가 사서 기르던 아기 6명의 엄마 등이 먼저 병원비와 위로비 명목으로 임씨에게 40만~80만원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미혼모로 직업이 없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꾸려오다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 그러나 남편과 별거 중 불륜으로 낳은 아기를 판매한 엄마 A(27)씨도 있었다. A씨는 지난해 3월 남편과 별거하던 중 다른 남자와 바람을 피워 아이를 낳자 인터넷을 통해 아기를 사려는 임씨와 경기 평택에서 만나 150만원을 받고 아기를 넘겼다. A씨는 포털사이트에 “아기를 낳았는데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본 임씨가 “내가 아이를 키우겠다”며 쪽지를 보낸 뒤 몇번의 연락이 오간 끝에 만남이 이뤄졌다. 범인 임씨는 이처럼 인터넷을 통해 아기를 팔려는 여자들과 접선하는 방식으로 2014년 3월 부산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아기를 데려왔다. 이 중 부산 아기 등 2명은 되돌려줬고, 4명은 자신과 고모가 키웠다. 부산의 아기는 생모가 출산 직후 산부인과병원 인근에서 20대 중반 여성에게 넘겨졌다가 임씨에게 팔렸으나 한 달쯤 지난 뒤 이 여성이 되돌려줄 것을 요구하자 다시 부산으로 돌려보내진 것으로 조사됐다. 임씨가 검거된 뒤 아이 6명 중 4명의 생모는 신원이 밝혀졌으나 모두 양육을 꺼려 돌려받기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8세 미성년자부터 20대 중반이다. 현재 아기 4명 모두 논산 아동보호기관에 위탁됐다. 경찰이 투입한 범죄심리분석가(프로파일러) 2명은 임씨를 조사한 뒤 ‘임씨가 어릴 적 어머니를 잃고 모성애 결핍을 겪어 자신의 어린 시절과 비슷한 아이들에게 지나친 애착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내놓았다. 경찰은 이날 임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하고, 임씨에게 아이를 판 엄마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임씨가 아기들을 출생신고할 때 허위 서류를 작성한 임씨의 고모(47)와 남동생(21), 사촌여동생(21) 등 3명을 공정증서원본 부실기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논산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충북 자치단체들의 출산율 증가 이색 정책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자치단체들이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충북 음성군은 매월 발간되는 군 소식지에 군민들의 행복한 신혼생활과 출산소식을 전하는 코너를 운영키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아기들의 탄생순간과 신혼생활의 추억을 만들어주고. 이들을 축하해주는 분위기를 조성해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신혼부부들은 배우자에게 각자 하고 싶은 메시지와 가정의 행복함이 묻어나는 사진을 찍어 보내면 된다. 출산가정은 아기 사진과 아기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 신청하면 된다. 군은 일단 신혼부부들은 결혼한 지 1년 이내, 출산가정은 아기를 낳은 지 3개월 이내에 한해서만 신청을 받기로 했다. 결혼을 앞둔 주민들은 이 코너를 이용해 결혼 소식을 알릴 수 있다. 신청은 각 읍·면사무소나 군청 주민생활지원과로 하면 된다. 군은 혼인신고와 출생신고를 위해 읍·면사무소를 방문하는 주민들에게 이 시책을 홍보하기로 했다. 군 소식지는 3만 부를 발간한다. 단양군은 오는 8월 단양읍 별곡생태체육공원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쌍둥이 힐링 페스티벌’을 열기로 했다. 차별화된 축제로 지역을 알리면서 쌍둥이를 둔 가정의 행복한 모습을 알려 출산율을 올려보자는 취지다. 군 관계자는 “다둥이와 관련된 마라톤과 가족축제 등을 여는 지자체가 있어 쌍둥이로 테마를 잡았다”며 “이 행사를 통해 두 자녀를 키우는 즐거움이 크다는 것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페스티벌은 쌍둥이가 있는 100가족을 초청해 자연 속에서 캠핑하며 다양한 공연과 운동 경기, 게임 등을 즐기는 행사로 꾸며질 예정이다. 군은 TV 프로그램을 통해 인기를 얻은 쌍둥이와 캠핑을 접목하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라는 점에서 성공을 기대하고 있다. 2014년 기준 충북지역 평균 출산율은 1.36명이다. 음성은 1.43명, 단양은 도내 11개 시·군에서 가장 낮은 1.07명이다. 음성·단양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새 나간 내 주민등록번호 2018년부터 바꿀 수 있다

    출생신고 때 정해진 주민등록번호를 바꾸지 못하게 한 주민등록법 규정이 개인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만큼 2017년 말까지 개선 입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개인들의 주민번호 변경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가 혼란을 막기 위해 매우 제한적으로만 허용돼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주민번호 변경 절차와 요건은 상당히 까다롭게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23일 강모씨 등 5명이 “주민번호 부여 방식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것을 규정한 주민등록법이 인간의 존엄성과 사생활의 비밀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법적 공백을 방지하고 국회가 주민번호 변경에 대한 입법에 나설 수 있도록 2017년 12월 31일까지는 현행 규정을 계속 시행하도록 했다. 주민등록법 시행령은 가족 관계가 바뀌었거나 주민번호의 오류가 발견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정정하도록 해 변경 가능성을 사실상 차단해 왔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주민번호 유출 또는 오·남용으로 인한 피해 등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번호 변경을 일률적으로 허용하지 않은 것은 그 자체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라고 지적했다. 강씨 등은 2011년 자신들의 주민번호가 인터넷에 불법으로 유출되자 지방자치단체에 주민번호를 바꿔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이들은 1심에서 각하 판결을 받자 항소한 뒤 위헌법률 심판 제청을 신청했으나 기각되자 헌재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법안소위에는 주민번호를 변경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주민등록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헌재 결정의 취지에 따라 국회에서 주민등록법 개정 논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출생신고 때 양육수당 등 ‘10종 서비스’ 한 번에

    출생신고 때 양육수당 등 ‘10종 서비스’ 한 번에

    세 번째 출산을 앞둔 부산시 금정구 주민 지다영(32)씨는 15일 “두 아이를 낳았을 땐 구청에 찾아가 출생신고를 마친 뒤 다시 주민센터로 옮겨 양육수당을 신청하는 등 시간을 쪼개느라 불편했지만 이제 한곳에서 모두 가능해졌으니 잘 정착되기 바란다”며 활짝 웃었다. 앞으로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를 하면서 출산 관련 10개 서비스를 한꺼번에 받을 수 있게 됐다. 행정자치부는 이날 금정구와 서울 은평·성북구, 광주 서구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행복 출산 원스톱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역 병원계와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출산지원 정책은 현재 전국을 통틀어 30개를 웃돈다. 서비스 유형도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다. 또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해도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한전, 도시가스, 난방회사 등 해당 기관을 일일이 방문해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행자부는 시범실시 과정에서 부작용을 점검하는 등 정책을 다듬어 내년 상반기부터 전국에 걸쳐 전면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임신·출산 혜택을 놓치지 않도록 혼인신고을 할 때나 보건소·산부인과를 방문할 때 미리 안내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행자부는 지난 9월부터 임산부와 주부 등 471명을 대상으로 임신·출산과 관련한 행정 서비스 제공방안 활성화를 위한 설문조사를 벌여 새로운 정책을 준비해 왔다. 이들은 민간 웹사이트(happymom.symflow.com)를 통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관련 정보를 안내하는 시점에 대해선 ‘임신했을 때’가 45%로 가장 많았고, ‘신혼 초’가 28%, ‘결혼을 준비할 때’가 18%로 뒤를 이었다. 안내 장소로는 44%가 병원을, 37%가 온라인을, 12%는 보건소를 손꼽았다. 자유의견 가운데엔 ‘복잡해서 서비스 종류와 혜택 정보를 모르겠다’, ‘무거운 몸으로 기관을 방문하기 어렵고 불편하며 신청절차와 구비서류가 복잡하다’, ‘책자나 전단지, 휴대전화 문자 안내 등 홍보가 모자란다’, ‘인터넷 신청 등 쉽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주를 이뤘다. ‘직장에 다니다 보니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주말이나 야간에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정보를 한곳에 모아서 관리하기 바란다’는 견해도 숱했다. 심덕섭 행자부 창조정부조직실장은 “이번 정부3.0청행복출산 원스톱 서비스로 산모와 가족이 정부의 출산지원 서비스를 빠짐없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생활정책 Q&A] 임신·출산 어떤 혜택 받을 수 있나

    임신·출산 시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는 해마다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임신·출산 의료비 본인부담률이 30%를 웃돌고 있습니다. 국가가 출산을 완벽하게 책임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지난 10년간 보육에 저출산 예산의 85%를 집중했던 정부가 저출산 대책의 방향을 바꿔 결혼·출산 친화 사회시스템을 확립하기로 하면서 내년부터는 임신·출산 의료비가 단계적으로 경감될 전망입니다. Q)임신을 하면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A)현재 모든 임신부에게는 전자바우처 형태의 고운맘 카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고서 50만원 한도 내에서 고운맘 카드로 결제하면 됩니다. 다태아를 임신하면 20만원을 더 지원합니다. 병원에서 ‘임신·출산 진료비 신청서 및 임신확인서’를 받아 가까운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체국에 제출하면 고운맘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단,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시·군·구 또는 읍·면·동 주민센터에 신청해야 합니다. Q)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출산해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A)출산일로부터 3년 이내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에 신청하면 출산 비용 25만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Q)청소년 산모에게 특화된 복지 서비스도 있나요. A)만 18세 이하 임신부에게는 120만원 안의 범위에서 임신·출산 의료비를 지원합니다. 우리은행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됩니다. 장애가 있는 임신부에게도 고운맘 카드 지원 외에 한 사람당 100만원의 출산비용을 추가로 지원합니다. 소득과 무관하게 1~6급의 등록 여성 장애인 중 2013년 1월 1일 이후에 자녀의 출생신고를 한 사람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읍·면·동 주민센터에 비치된 신청서를 작성해 신분증, 출생증명서, 본인 명의 통장 사본을 제출하면 됩니다. Q)생계가 어려운 임신부는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나요. A)출산을 앞두고 주 소득자가 사망하거나 중한 질병을 얻어 생계유지가 어려운 산모에게는 재산, 소득 등을 따져 해산비로 60만원을 추가 지원합니다. 시·군·구나 보건복지콜센터(국번 없이 129)에 전화해 신청하면 됩니다. 소득인정액 기준 중위소득 43%이하(4인 가구 181만원 이하)인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출산해도 해산비로 60만원을 지급합니다. 산모와 배우자의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합산액이 전국가구 월평균 소득의 65% 이하인 산모 중 출산을 40일 앞두거나 출산 후 한 달이 지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산모 또는 신생아 건강관리를 위한 가정방문 서비스 이용권을 지급합니다. Q)제3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에 따라 앞으로는 제도가 어떻게 달라지나요. A)내년부터 제왕절개 분만 시 입원비 본인부담률이 현행 20%에서 10%로 경감됩니다. 2017년부터는 임신·출산 관련 진료비 본인부담률이 현재 20~30% 수준에서 5%로 떨어집니다. 분만 취약지의 임신부에게는 고운맘 카드 외에 20만원을 더 지원합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내일부터 관할 보건소에 신청하세요

    중위 소득 40% 이하의 저소득층 가구는 15일부터 기저귀·분유값을 신청할 수 있다. 지원 사업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 형식으로 풀었다. →기저귀·분유값 지원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관할 보건소를 방문해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신청서’ 서식과 함께 자격 증빙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됩니다. 확정 통보를 받은 후에는 국민행복카드를 이용해 나들가게 가맹점, 우체국 쇼핑몰에서 기저귀나 분유를 살 수 있습니다. 구매 가능한 유통점 정보는 ‘사회서비스 바우처 포털’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국민행복카드는 어떻게 발급받나요. -BC카드사 또는 IBK·대구·부산·경남·우리·수협·제주·SC제일은행과 우체국에서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이전에 발급받은 국민행복카드를 재활용해도 됩니다. 단, 롯데카드와 삼성카드의 국민행복카드는 쓸 수 없습니다. →기저귀값으로 나온 정부지원금으로 분유도 살 수 있나요. -불가능합니다. 기저귀만 살 수 있습니다. 만약 기저귀 지원 대상자가 국민행복카드로 분유를 사면 본인에게 청구됩니다. 단 기저귀와 분유 동시 지원 대상자는 지원 금액 전부를 기저귀 또는 분유 구매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지원은 언제까지 받을 수 있나요. -영아 출생 후 12개월 미만까지만 지원합니다. 지원을 받으려면 반드시 출생신고를 완료해야 합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생활밀착 정부 3.0 ‘톱30’] (상) 상속재산 원스톱 파악… 운전면허 간소화로 年 325만명 혜택

    [생활밀착 정부 3.0 ‘톱30’] (상) 상속재산 원스톱 파악… 운전면허 간소화로 年 325만명 혜택

    정부3.0추진위원회가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 1기 정부3.0 성과 설명회를 갖고 국정 2기 7대 과제로 ▲핵심 행정정보 공유 및 협업 확대 ▲범정부 재난안전정보 공유 ▲찾아가는 맞춤형 서비스 발굴·제공 ▲국민 중심 ‘데이터 빅뱅 프로젝트’ ▲국가 재정정보 공개 내실화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한 서비스 정부 구현 ▲부문별 서비스 포털 연계 및 고도화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하반기 중 부모가 관공서에 가지 않아도 병원에서 발급한 출생증명서와 출생신고서를 우편으로 보내 자녀의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출산 직후 병원에서 곧바로 우편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해 장기적으로는 북미·유럽처럼 의료기관에 의한 자동 출생신고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을 방침이다. 또 출생신고를 한 부모에게 양육수당과 출산지원금 등 출산에 따르는 서비스를 묶어서 안내함으로써 몰라서 혜택을 놓치는 일이 없게 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앞서 이미 실시하고 있는 국민 밀착형 정부3.0 정책 ‘30선’을 발표했다. 전국 5000여개 중에서 엄선한 것으로, 서울신문은 이를 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세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기획재정부, 교육부, 미래창조과학부, 보건복지부, 행정자치부 합동 설명회에서 송희준(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 정부3.0추진위원장은 ‘정부3.0’의 개념에 대해 “정부 주도의 일방향 정책인 1.0, 국민들의 요구에 응답하는 2.0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필요한 곳을 찾아가 국민 개개인에게 맞추는 정책을 꾀하는 게 정부3.0”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행자부의 ‘안심 상속 서비스’를 첫손에 꼽았다. 지방자치단체에 사망신고를 할 때 사망자 재산 조회를 통합 신청할 수 있도록 해 번거로운 재산 확인을 한 번에 할 수 있게 됐다. 이전엔 상속재산을 알아보기 위해 지자체, 세무서, 국민연금공단 등 7개 기관을 일일이 방문해야 했다. 일주일이나 걸렸다. 불필요한 서류 발급 등에 소요됐던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운전면허 간소화’도 눈길을 끈다. 과거에는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거나 갱신할 때 신체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정보를 관계 기관이 공유해 신체검사(수수료 4000원)를 생략하면서 연간 325만명이 혜택을 보고 연 314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경찰청, 행자부, 복지부, 도로교통공단 등 5개 기관의 협업으로 빚은 결실이다. 협업도 ‘개방, 공유, 소통, 협력’을 키워드로 한 정부3.0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연결고리 가운데 하나다. ‘법령·조례 원클릭’ 서비스는 대표적인 규제 혁신 사례다. 국가 법령 4500여건과 우리나라 243개 모든 지자체에서 생산한 자치 법규 9만 1000여건을 연계해 시스템으로 구축했다. 이전엔 법률의 아래 개념인 조례를 알려면 일일이 해당 지자체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등 벅찬 절차를 밟고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에 역부족이었다. ‘취약계층 요금 감면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는 읍·면·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보장정보 시스템(행복e음)을 거쳐 요금 감면을 일괄 신청할 수 있게 됐다. 과거엔 KBS 수신료, 이동통신요금, 전기요금, 도시가스요금을 감면받으려면 복지 지원 대상자로 선정된 뒤 본인 스스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파악해 직접 해당 기관에 일일이 신청해야 했다. 오는 12월부터는 ‘의약품 안심 서비스’ 구현으로 의약품 처방, 조제 때 안전성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어 약물로부터 국민을 한층 더 보호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엔 어떤 약을 복용하는지를 환자의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함께 복용하지 않아야 될 약, 중복되는 성분 등 문제 의약품을 제대로 걸러낼 수 없었다. 의약품 부작용은 해마다 563만여건에 이른다. 교통카드 한 장으로 국민 편의를 도운 전국호환교통카드(OCAP·One Card All Pass)는 특히 선불식 교통카드를 쓰는 학생, 저소득층, 외국인에게 박수를 받는다. 지역별 교통카드, 하이패스, 신용카드의 장점을 묶었다.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를 겨냥한 ‘복지로’(www.bokjiro.go.kr), 일상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여러 기관을 방문하지 않고도 확인할 수 있는 ‘민원24’(www.minwon.go.kr), 68개 기관과 102개 사이트를 망라한 소비자 종합 정보망 ‘스마트 컨슈머’(www.smartconsumer.go.kr)도 국민에게 가닿는 정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형 유언 따라 형수와 합방해 아들 낳았지만…

    형 유언 따라 형수와 합방해 아들 낳았지만…

    예전에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인생상담, 고민상담이 많이 이뤄졌던 것 기억나실 겁니다. 선데이서울도 전문가 상담코너들을 여럿 운용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1972년부터 연재했던 ‘人生극장: 법률상담’ 코너였습니다. 선데이서울에 전달됐던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인생 고민과 법률가의 해법을 소개합니다. 40여년 전에 제시됐던 전문가 조언들은 현재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 [선데이서울로 보는 그때 그 시절] 69. 형의 유언 따라 형수와 부부생활…아들을 낳았건만 출생신고 할길 몰라 (선데이서울 1973년 4월 29일)   4년 전이었다. 김이주(29·가명)는 그때 26살. 군에서 제대하고 직장을 구하던 때라 용돈에도 궁색하기 짝이 없었다. 형님 집에 얹혀지내며 세끼 밥을 얻어먹는 것조차 미안하기만 했던 그는 그래서 감히 용돈 얘기를 꺼내지도 못 했다. 그런 눈치를 잘 알고 있던 형수 강숙자(31·가명)는 가려운 곳을 골라 긁어 주듯 시동생에게 가끔 용돈을 쥐어 주곤 했다. 몇 푼 되지 않았지만 형수의 그 자상한 배려는 김이주에게 눈물이 날 만큼 고마운 것이었다. 어느 회사의 자가용차를 몰고 다니는 형 김일주(34·가명)는 대범하고 인간미 넘치는 사나이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고민은 있었고, 비극은 일어났다. 그는 성 불구자였던 것이다. “총각시절에 고약한 성병을 앓았던 모양이에요. 수술 끝에 겨우 완치되긴 했는데 결국 성 불구자가 되었던 거예요. 물론 임신도 시킬 수 없는….” 형수가 이주에게 들려준 말이다.   ●천애 고아로 자라온 형제, 서로를 극진하게 보살펴 이주가 겨우 취직이 되어 출근하기 시작한 지 열흘쯤 되던 어느 날이었다. 거래처에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책상 위에는 청천벽력의 메모지가 있었다. ‘형수의 전화. 형이 사망했으니 즉시 집으로 와 달라’고 메모지에 적힌 간단한 내용이었다. 허둥지둥 달려 집으로 돌아왔다. 집안은 의외로 조용했다. 방문을 박차고 들어서자 형수는 조용히 머리를 푼 채 시체 앞에 앉아 있었다. 시체에는 담요가 덮여져 있었다. “형님”하고 이주는 시체 위에 엎어졌다. 걷잡을 수 없는 오열이 엄습해 왔다. 그에게는 형이자 부모이기도 했었다. 어려서 부모를 모두 잃고, 형제가 천애 고아로 어려운 세상을 살아왔었다. 아침에 출근시간이 되도록 일어나지 않고 있던 형은 9시쯤에서야 아침 식사를 하고 아내에게 목욕을 하고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약간 이상한 느낌이 든 그녀는 함께 목욕 가자고 했으나 어제저녁 목욕을 했노라면서 어서 다녀오라고 했다. 1시간 만에 돌아와 본즉, 이미 형은 죽은 뒤였다고 했다.   ●성불구를 비관, 자살하며 “집안의 혈통 이어 달라”고 “여보, 당신을 사랑하오. 사랑하기 때문에 결심을 내렸소. 비록 내가 먼저 간다고 하지만 항상 지하에서라도 당신을 보살피겠소. 도무지 견딜 수가 없어 마지막 수단을 택하오. 용서하시오. 이주에게 따로 남긴 유서는 한 달 뒤쯤 당신과 이주가 함께 읽어 보시오. 그리고 꼭 그대로 실행하시오. 절대로 유서에 당부한 것을 위반하면 안 되오. 안녕. 당신의 영원한 사람으로부터” 형수가 보여 준 유서였다. 사흘 만에 장사를 모두 치른 이주는 형이 재직했던 회사에 나가 퇴직금 20만원과 위로금 10만원을 받아다가 형수에게 주었다. “형수님, 얼마 되지 않는 돈이지만 이걸 받아 주세요. 그리고 아직 젊으시니까 개가하실 수 있잖아요? 지금 당장에는 안되겠지만 일단 그렇게 마음의 준비는 해 두세요.” “도련님, 개가 문제는 우리 당분간 입에 올리지 말기로 해요. 그리고 이 많은 돈을 나는 쓸 데도 없으니까 도련님 막 취직해서 어려울 게 아녜요? 10만원쯤 가져다가 쓰세요.” 그로부터 한 달 뒤였다. 숙자와 이주는 형이 남긴 유서를 개봉했다. “이주야, 우리 외롭게 살다가 내가 먼저 간다. 너무도 너를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에 윤리에 어긋나는 부탁이지만 들어다오. 형수는 아직 젊다. 개가를 해야만 한다. 그러나 나는 형수가 나의 뜻을 받들어 너와 결혼해 주었으면 한다. 우리 집안의 혈통은 이제 너에게 달렸다. 형수를 아내로 삼아 우리 혈통을 이어 주기 바란다. 형수와 너를 너무도 사랑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부탁을 하나 네가 거절하면 할 수 없지. 그러나 가능할 것이다. 나의 마지막 부탁이니 들어다오. 내가 편한 잠을 잘 수 있도록 부탁한다.” 숙자와 이주는 서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이 실현 불가능한 부탁, 그러나 고인이 죽으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유언.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이주는 형수를 형처럼 존경해 왔다. 다정다감했고, 경우가 밝았으며 가려운 곳을 척척 알아 긁어주던 눈치 빠르고 인정 많은 여자였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형수 같은 여자를 얻겠다”고 농담처럼 뇌까리기도 했었다. 하지만 어떻게 두 사람이 결합한단 말인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었다. 인간으로서 그것은 안될 일이었다. 도덕이 있고, 남의 이목이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두 사람의 마음은 묘하게 변화되어 가고 있었다. 형의 그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마음과 그리고 형을 비롯한 3명은 어떤 관계를 초월한 한 덩어리가 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형과 동생, 동생과 형수 등의 그런 현실적인 명칭과 관계 따위를 벗어난 혼연일체가 되어 버린 묘한 느낌. 그리하여 1973년 1월, 숙자는 건강한 아들을 출산했다. 숙자와 이주라는 이 기묘한 부부는 단란하게 생활을 꾸려 나가고 있었다. 도덕이니 법률의 문제는 관심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출생신고가 문제였다. 이 엄청난 고민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 [이런 경우는] 사실혼 확인 소송을 먼저 우리나라 민법상 아무리 형의 유언 사항이라 해도 형수와의 부부관계를 인정해주지 못 합니다. 그러나 귀하의 경우는 이미 기정 사실화 되었으므로 사실혼이라 보겠습니다. 출생신고를 어떻게 하느냐는 문제인데 우선 강숙자 여인과 김이주씨 사이의 사실혼을 인정받는 ‘사실혼 확인청구의 소송’을 제기하시어 사실혼 관계임을 인정받고, 이에 따라서 ‘친생자 확인 청구의 소송’을 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두 사람은 법적으로 부부관계는 인정받지 못하겠지만 사실혼 관계임을 확인받고 아울러 새로 낳은 아이의 출생신고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용태영 변호사> 정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은 1960~70년대 ‘선데이서울’에 실렸던 다양한 기사들을 새로운 형태로 묶고 가공해 연재합니다. 일부는 원문 그대로, 일부는 원문을 가공해 게재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들이 어린이·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 당시의 우리 사회 모습을 현재와 비교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원문의 표현과 문체를 살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부는 오늘날에 맞게 수정합니다. 서울신문이 발간했던 ‘선데이서울’은 1968년 창간돼 1991년 종간되기까지 23년 동안 시대를 대표했던 대중오락 주간지입니다. <편집자註>
  • [여자 마음 잘 아는 센스 있는 자치구] 돈 걱정 없이 아이 낳아요

    서울 강동구에 사는 이기호씨 부부는 지난 2012년 넷째 가영이를 가졌다. 갑작스런 임신이었다. 기쁨도 컸지만 9살 첫째와 5살 쌍둥이를 키우는 상황에서 양육비가 부담됐다. 국가에서 다자녀 가정에 일정 부분 혜택을 줬지만 한계가 있었다. 이에 구는 관내 기업과 이씨 부부를 연계해 추가적인 지원을 받게 도왔다. ‘다자녀가정 윈윈(Win-Win)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이씨 부부는 현대백화점 천호점에서 지원하는 후원금을 가영이의 교육비로 매달 저축하고 있다. 구는 오는 21일 윈윈 프로젝트의 11번째 결연식이 열린다고 19일 밝혔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5월까지 넷째 아이를 출산한 34가구와 23개 기업이 인연을 맺는다. 이 프로젝트는 넷째 이상을 출산한 가정에 기업의 후원으로 3년간 매달 10만원의 양육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넷째 출생신고를 한 가정 중 구가 직접 대상을 발굴한다. 사업은 2010년 7월 처음 시행됐다. 지난 7월 기준 66개 기업이 후원에 참여했다. 지금까지 158가구가 총 4억 3800만원의 후원금을 받았다. 관내 기업의 양육비를 지원받고 있는 김모(여)씨는 “남편이 올 초 암진단을 받고 간병을 위해 나도 직장을 그만둬 막막했었다”고 토로하며 “구와 기업의 후원이 갓 태어난 넷째 아이를 키우는데 큰 힘이 됐다”고 감사를 표시했다. 지난 3년간 결연에 참여했던 관내 기업 중 7개 기업은 재후원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구는 이들 기업에 감사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지역사회 차원의 작은 노력을 시작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문화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개명신청 하루 430명꼴, 사연은

    개명신청 하루 430명꼴, 사연은

    ‘근성 야구’의 대명사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손아섭(27) 선수의 지난 2007년 입단 당시 이름은 손광민이었다. 유망주로 꼽혔지만 고질적인 손목·발목 부상에 시달렸다. 옆에서 그를 안타깝게 지켜보던 모친이 권했다. “‘아섭’(兒葉·땅 위에서 최고)으로 이름을 바꾸면 어떻겠니. 부상 없이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다더라.” 그는 ‘밑져야 본전’이란 심정으로 2009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개명(改名)을 신청, 법원의 허가를 받았다. 이후 손 선수는 팀을 넘어 국내 리그를 대표하는 교타자 겸 외야수로 발돋움했다. 그를 ‘성공 모델’로 삼은 야구 선수들의 개명 신청도 이어졌다. 손 선수 이후 롯데에서만 6명의 선수가 이름을 바꿨다. ●대법 “행복추구권” 2005년부터 폭넓게 허용 16일 대법원에 따르면 프로야구 선수들이 이름을 바꿀 수 있었던 것은 2005년 11월 대법원에서 개명을 폭넓게 허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은 게 계기가 됐다. 당시 대법원은 개명을 신청한 구모씨 재판에서 “개인의 이름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명 허가 여부를 결정할 때는 개인의 주관적인 의사가 중시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범죄를 은폐하거나 법령상 제한을 피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개명을 허용해야 한다는 게 새로운 기준이 됐다. 이후 반응은 뜨거웠다. 2005년 한 해 7만 2833명이었던 개명 신청인은 2009년 17만 4902명까지 치솟았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연평균 16만여명, 하루 평균 430여명이 개명을 신청했다. 개명 허가율도 1990년대 70% 안팎에서 최근에는 95%가량으로 상승했다. 개명 신청 사유는 출생신고서에 이름이 잘못 기재된 단순 실수가 가장 많았다. 한자 ‘넓을 홍’(弘)을 ‘큰물 홍’(洪)으로 쓰거나 한글 이름 방그레를 방그래로 쓴 경우 등이다. 의미나 발음이 나쁘거나 놀림감이 되는 경우도 개명의 대표적인 사례다. 서동개, 김치국, 강도년, 경운기, 강호구 등이 실제 개명이 허가된 이름이다. 강호순 등 흉악범과 이름이 같아 개명하려는 신청인들도 상당했다. ●男 민준>현우>정우… 女 수연>지원>서연 ‘인기’ 한편 올해 6월 기준으로 개명할 때 가장 인기 있는 이름으로 남자는 민준, 여자는 수연이었다. 남자는 민준에 이어 현우·정우·서준·도현 순으로, 여자는 수연 외에 지원·서연·서영·서윤 순으로 인기가 높았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입사 후 생년월일 바뀌면 정년연장 어떻게 되나

    입사 후 생년월일 바뀌면 정년연장 어떻게 되나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되는데 생년월일이 바뀌면 정년도 연장되나요?’ 한국폴리텍대학의 교직원 A씨는 대학 측에 자신의 생년월일이 바뀌었다며 정년 연장을 신청했다. 실제보다 빨리 호적에 출생신고가 되는 바람에 나이가 많아졌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해 주민번호가 바뀌었으니 정년도 새 생년월일에 맞춰 늦춰달라는 요구였다. 처음 접하는 사례라 관련 규정이 없어 난감해진 대학 측은 중앙인사위원회에 결정권을 넘겼다. 중앙인사위는 “정년 연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우리나라 관례상 통상 출생 신고가 실제 생일보다 늦게 올라가는 경우가 보편적이지, 반대 경우는 아주 예외적”이라는 게 이유였다.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자 1958~1960년생 베이비부머(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세대) 중에는 희비가 엇갈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불과 몇 개월 차이로 정년 연장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A씨처럼 잘못된 호적을 바로잡아 ‘구제’를 요청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일단 공공기관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고용노동부도 ‘입사 당시의 생년월일이 존중돼야 한다’는 행정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이에 불복해 소송을 벌일 경우 분쟁의 소지는 남아 있다. 폴리텍은 이런 가능성을 의식해 아예 이 문제를 이사회에서 정식 논의하기까지 했다. ‘생년월일이 정정되더라도 정년 시기를 변경하지 못한다’는 안건을 의결한 것이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비슷한 내규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폴리텍 측은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실제보다 호적 나이가 많다는 주장을) 인정하는 경우와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모두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년 연장을 목적으로 호적 나이를 바꾸는 등 악용 사례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규정(사규)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입사 후 생년월일 바뀌면 정년연장 어떻게 되나

    입사 후 생년월일 바뀌면 정년연장 어떻게 되나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의무화되는데 생년월일이 바뀌면 정년도 연장되나요?’ 한국폴리텍대학의 교직원 A씨는 대학 측에 자신의 생년월일이 바뀌었다며 정년 연장을 신청했다. 실제보다 빨리 호적에 출생신고가 되는 바람에 나이가 많아졌는데 법원이 이를 인정해 주민번호가 바뀌었으니 정년도 새 생년월일에 맞춰 늦춰달라는 요구였다. 처음 접하는 사례라 관련 규정이 없어 난감해진 대학 측은 중앙인사위원회에 결정권을 넘겼다. 중앙인사위는 “정년 연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우리나라 관례상 통상 출생 신고가 실제 생일보다 늦게 올라가는 경우가 보편적이지, 반대 경우는 아주 예외적”이라는 게 이유였다.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자 1958~1960년생 베이비부머(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세대) 중에는 희비가 엇갈리는 사례가 적지 않다. 불과 몇 개월 차이로 정년 연장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A씨처럼 잘못된 호적을 바로잡아 ‘구제’를 요청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일단 공공기관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고용노동부도 ‘입사 당시의 생년월일이 존중돼야 한다’는 행정 해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개인이 이에 불복해 소송을 벌일 경우 분쟁의 소지는 남아 있다. 폴리텍은 이런 가능성을 의식해 아예 이 문제를 이사회에서 정식 논의하기까지 했다. ‘생년월일이 정정되더라도 정년 시기를 변경하지 못한다’는 안건을 의결한 것이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서도 이런 사례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비슷한 내규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법원은 사규에 명시하면 이를 따라야 한다는 판례를 내놓고 있다. 폴리텍 측은 “최근 법원 판결을 보면 (실제보다 호적 나이가 많다는 주장을) 인정하는 경우와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모두 나타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정년 연장을 목적으로 호적 나이를 바꾸는 등 악용 사례가 생길 수 있는 만큼 규정(사규)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씨줄날줄] ‘6급 주사’ 동장/주병철 논설위원

    우리에게 친근하고 익숙한 이름 중의 하나가 동장(洞長)이다. 동장은 특별시 및 시의 최하위 행정구역인 동 주민들의 행정 업무와 민원 업무 등을 처리하는 최일선 지방행정 기관장이다. 경찰조직 내 계급으로 보면 파출소장쯤 된다. 2007년 9월 행정자치부가 동사무소의 명칭을 동주민센터로 바꾸면서 직함이 ‘동사무소 동장’에서 ‘동주민센터 동장’이 됐다. 전국에는 144개 시·구 산하에 2083명이 있고 서울에만 25개 구에 423명이 있다. 직급은 5급 상당의 별정직 지방공무원 또는 지방행정사무관이며 임기는 따로 정해진 게 없다. 동장이란 명칭은 1949년 8월 지방자치법에 따라 처음 생겼다. 일제 강점기 말에 전쟁 수행 등 통치 목적으로 지역을 잘게 쪼갠 단위 정회(町會)가 전신이며 광복 이듬해인 1946년 정부가 정회를 동회(洞會·대표자 동회장)로 했다가 동장으로 다시 바꿨다. 조선시대에는 전국 8도 밑에 부·목·군·현이 있고 그 아래 면(面)과 리(里)까지 있었다. 지금의 면장, 이장이란 명칭은 그때 생긴 것이다. 1990년 말까지만 해도 동장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주민등록 등초본·인감증명서 발급과 병무, 전출입·출생신고·사망신고 등이 업무의 대부분이었다. 그러다 김대중 정부 이후 기초생활수급자·기초노령연금 등 사회복지 관련 업무가 늘면서 동장의 역할이 커졌다. 지금은 지역 주민을 위한 일자리 알선·장애인 지원 등 복지서비스까지 책임지고 있다. 동사무소를 동주민센터로 명칭을 변경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일 게다. 동장의 하루는 반복의 연속이다. 주민의 민원 업무와 대소사를 챙기는 건 기본이다. 새마을운동협의회, 대한적십자사, 자유총연맹 등 각종 단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찾아다니며 접촉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일과다. 질서 지키기 캠페인, 눈 치우기, 전봇대 부착 유인물 제거하기, 부정 승차 단속, 쓰레기 대청소 등은 이들의 협조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동마다 각종 단체가 10~20개나 된다. 경북 영천시 고경면장을 지낸 정상용씨가 15개월간 완산동장으로 지내면서 쓴 일기를 모아 펴낸 ‘동장 일기’에는 동장의 하루 일과가 담겨 있다. 동장의 면면도 크게 달라졌다. 종전에는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고참 사무관이 주로 발령났지만 90년대 후반부터는 입법·행정고시 출신의 젊고 능력 있는 사무관들이 대거 투입되는 등 세대교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동주민센터 동장에 여성도 적잖다. 얼마 전에는 서울 성동구에서 직위공모를 통해 본청 6급 주사를 사무관 자리인 금호1가 동주민센터 동장(김규식·53)으로 발탁해 화제다. 여기에다 정부가 올해 내 지방자치단체별로 조례를 고쳐 민간인도 동장을 맡을 수 있게 했으니 지자체의 잇단 파격 실험은 계속될 것 같다. 동장들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17) 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독박(讀博) 육아일기](17) 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아기를 키우다 보면 내 안의 생각이 모순의 연속일 때가 많다. 아기가 정말 예쁘지만 나를 너무 힘들게 한다고 느끼기도 하고, 빨리 커서 나와 말이 통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지금의 귀여운 모습 그대로 천천히 자라길 바라기도 한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아서 서럽다고 하면서도 누구의 간섭도 받고 싶지 않다. 처절한 독박육아를 하다 보니 친정 엄마를 비롯해 나의 육아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 가족들을 향해 원망을 달고 산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게 얼마나 다행인가 싶을 때도 있다. 아기를 낳은 날 밤부터 몇 번이나 아기를 잃어버리는 꿈을 꿨다. 규모가 아주 큰 기차역에서, 백화점에서, 인산인해 속에서 품에 안고 있던 아기를 순식간에 잃어버렸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두려움과 공허함이 너무 생생했다. 잠에서 깨서도 현실로 돌아왔다는 것을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새벽에 꿈에서 깨자마자 신생아실로 달려가 아기를 확인하기도 했다. 갓 출산한 산모가 왜 그런 꿈을 꿨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꿈을 꾸면서, 뱃속에서 내보내긴 했지만 여전히 얼떨떨하며 실감이 안 났던 나는 이 아기가 ‘내 것’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게 된 것 같다. 사실 아름다운 모성애가 아기를 낳는다고 곧바로 넘쳐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엄마로서 아기에 대한 애착과 책임감이 본격적으로 생겨나는 과정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모순된 꿈을 반복해서 꾸면서 내 것을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이 스며들었다. ●아기를 빼앗기는 듯한 느낌에 경계심 가득 그래서였을까, 출산 직후부터 한동안 아기를 빼앗기는 듯한 느낌이 들 때 온 신경이 바짝 곤두섰다. 어느 누가 내 아기를 빼앗아 가겠는가. 그렇지만 그 때의 기분은 딱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된다. 엄마로서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을 때, 내 탓이라고 대놓고 지적을 받을 때, 내 아이의 일인데 나에겐 결정권이 없을 때, 육아방식에 대한 근거 없는 질타, 원치 않는 육아방식의 강요 등. 엄마인 나의 의견이 존중받지 못할 때 나는 아기를 빼앗기는 것 같았다. 스스로도 옹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 남편에게도 차마 이야기하지 못한 일도 많다. 그런데 아직까지 가슴에 담아둘 정도로 그 기억들이 잘 지워지지 않는다. 출산 후 호르몬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게 극도로 예민했다. 산후도우미가 낮잠을 자라면서 젖을 다 먹은 아기를 내 품에서 휙 안아서 데려갈 때마다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나를 도와주기 위한 일인데도 억지로 한두시간 잠이 들었다가 곧바로 아기를 다시 받아 안았다. 수유를 마치면 쉬라고 곧바로 아기를 데려갔는데 나는 그저 젖만 주는 사람이 된 것 같았다. 아기가 울 때 “엄마 젖이 시원치 않아서 울어?”라고 농담을 툭 내뱉으면 짜증이 솟구쳤다. 아기를 보러 집에 온 손님이 아기를 제대로 안지 못해 쩔쩔매면서도 절대로 나에게는 다시 주지 않았을 때, 그렇게 한참을 안고 있다 나갈 때쯤 내가 아닌 남편에게 아기를 넘기는 것을 보고 황당했다. 이런 감정은 아기가 6개월 되었을 때, 꿈에서만 그리워하던 해외에 살고 있는 친정엄마를 드디어 만났을 때도 이어졌다. 이제 좀 편하게 다니라고 엄마가 항상 아기를 안아주셨는데 어딜 가든 바로 “할머니한테 와”하면서 아기를 데리고 가면 괜히 심술이 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로 아기를 데려왔다. 끝까지 내어주지 않으면 버럭 신경질을 내기도 했다. 18개월의 육아 기간 동안 남편과 크게 다툰 적이 세 번 정도 있다. 모두 아기에 대한 일에서 나에게 최종 결정권을 주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이름을 정하고 아기 이름으로 통장을 만들고 보험을 가입하는 등의 절차를 남편이 처리했는데 그 과정에서 내가 아닌 부모님과 상의하는 일이 잦았다. 나에게 자세한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거나 최종 확인을 구하지 않은 것이다. 부모님과 이미 결정을 끝내고 실행에 옮긴 뒤 나에게 결과를 통보한 일도 있었다. 섭섭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내 아기의 일인데 나만 모르게 뭔가가 진행이 됐다는 자체가 싫었다. 지금도 그 때 생각이 나서 가끔 울컥하면 남편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한다. 요즘도 육아 카페에는 “부모님이 정하신 이름이 마음에 안 드는데 어떻게 하죠?”라고 묻는 고민 글들이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아기의 이름을 짓는다는 것이 부부가 부모가 되고 처음으로, 아기의 평생을 이어갈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하는 첫 경험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름에는 집집마다 가풍을 따라야 하기도 하고 부모님을 비롯해 어른들의 의견을 중시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엄연히 내 아이의 이름인데, 정작 엄마의 결정권은 쏙 빠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특히 족보의 항렬을 따라 돌림자를 반드시 써야 하는 어떤 집에서는 1920년대에나 있었을 법한 촌스러운 이름이 나와 “엄마인 나도 부르기가 싫다”는 투정도 있었다.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호적에는 올리지만 집에서 시부모님이 없을 때에는 다른 이름으로 아이를 부르는 집들도 있다. ●엄마도 부르기 싫은 아기 이름·엄마는 모르는 아기의 일 출산의 고통이 채 가시지도 않은 산모들이 스마트폰을 부여잡고 비슷한 고민을 올릴 때마다 수 십개의 댓글이 “엄마 생각이 제일 중요하죠”, “강하게 반대하세요”라고 말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그게 쉽지 않다는 걸 누구나 안다. 우리 부부는 우여곡절ㅡ산후조리원에서 전화로 ‘대판’ 지르고 난 뒤ㅡ 끝에 둘이 원하는 대로 작명을 마쳤지만, 지금도 나는 육아 카페에 올라오는 이름 관련 고민에는 격한 공감을 보내며 앞장서서 댓글을 단다. 산모는 외출을 자제해야 하기 때문에 아기의 출생신고를 할 때도 남편이 혼자 구청에 갔다. 양육수당을 본인 명의의 계좌로만 신청을 해야 한다고 해서 남편 이름으로 아기의 양육수당을 신청하고 돌아왔다. 심지어 그것조차 핏대가 났다. “애는 내가 고생해서 낳았는데 돈은 왜 자기 이름으로 받아?”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그랬다. 그 돈이 남편의 비자금이 되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아기에 있어서 내가 제일 중요한 결정을 하고 나의 생각과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느낌을 받고 싶었다. 어떤 때에는 옷을 뭘 입힐까, 밥을 지금 먹일까, 기저귀를 지금 갈지까지 일일이 다 물어보는 남편에게 “좀 알아서 해. 왜 나한테 모든 걸 물어?”라고 짜증을 내기도 했지만 정말 중요한 일에서는, 아기에게 내가 제일 중요한 사람이고 싶었다. ●”엄마가 잘 해서 그래”…빈 말이어도 좋다 세 차례의 다툼 끝에 남편은 마치 나에게 질리기라도 한 듯이 전권을 넘겼다. 게다가 완벽한 독박육아였기에 어느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내 방식 대로 아기를 키울 수 있었다. 이것이 독박육아의 최대 장점이라고 애써 웃어 보인다. 나의 성질머리를 아는 남편은 아기가 넘어져 멍이 들어도 절대로 “엄마가 애 안 보고 뭐하고 있던 거야”라는 말은 입 밖에 꺼내지 않는다. “애들은 누구나 다치고 아파”라며 걱정말라고 나를 다독인다. 아기에게 좋은 일이 있으면 “다 엄마가 잘 해서 그래”라고 말해준다. 그게 자기가 편해지는 길이라는 걸 일찌감치 터득한 듯 하다. 나 역시 빈말인 걸 알면서도 그 한 마디에 모든 게 녹아 내린다. 반면 내가 그토록 부러워했지만, 육아 지원을 받는 엄마들도 고충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 친정이든 시댁이든 부모 세대와의 육아 갈등은 엄마들 수다의 필수 단골 메뉴다. 아이를 봐주는 눈이 많을수록 엄마에게 잔소리를 하는 입도 많아지는 것 같다. ●젊은 엄마 vs 할머니…세대간 육아갈등 어른들은 자신이 체험했던 육아 방식을 초보 엄마에게 전수해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겠지만, 젊은 엄마들에게는 아무리 옳은 말이라도 전달되는 방식이 썩 달갑지가 않다. 젊은 엄마들이 접하는 정보들이 30, 40년 전의 그것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점을 이해시키기가 너무 어렵다. 모유가 안 나와 쩔쩔매는데 “물젖이라 애한테 별로 영양가가 없다”고 하거나, 자연분만이나 모유수유를 하지 못한 엄마를 두고 “애가 수술해서 약하다, 엄마 젖을 못 먹어서 아프다”고 하면 그게 아무리 옳을지라도 깊은 상처로 와닿는다. 아이가 아프면 누구보다 속상하고 힘든 것이 아이 엄마인데 “엄마가 제대로 못 돌봐서”라는 말을 들으면, 안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엄마의 마음을 후벼 파는 것 같다. 복직을 앞두고 가뜩이나 심란한데 아기에게 “엄마가 없어서 어떡하니. 불쌍해서”라고 말하면 엄마의 가슴은 더 찢어진다. 모든 게 서툰 초보 엄마의 마음은 그렇잖아도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아기의 먹는 것과 자는 것, 눈을 감고 뜨는 것까지 모두 내 책임인 것 같고 모든 게 내 탓 같다. 그런 상황에서 누군가의 조언이 오히려 비수로 꽂힐 때가 많다. 어른들은 “가르쳐 주는 건데 왜 그렇게 과민반응하냐. 왜 말을 듣지 않냐”고 채근하는데 그럴수록 반발심이 든다. 내가 엄마인데 아기에게 해가 되는 일을 할 리도 없고, 또 누구보다 내 자식을 가장 잘 알고 걱정하는 게 바로 나다. 그런 마음은 몰라주고 낯선 방식을 강요하면 잔소리로만 들린다.  ●”엄마인 내가 제일 잘 아는데…” 아기의 키가 잘 자라고 다리가 길어지라고 어른들은 신생아의 다리를 쭉쭉 펴주고 꾹 눌러준다. 나도 어릴 때 그렇게 자랐을 거다. 하지만 요즘 엄마들 사이에선 일명 ‘쭉쭉이’를 너무 어린 아기에게 하면 안 된다는 게 정설이다. 콧대 높아지라고 코를 눌러주는 것이 오히려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도 있었다. 못생긴 다리가 늘 콤플렉스이고 심한 비염으로 고생한 나는 누군가 내 아기의 다리와 코를 누르는 걸 보면 기겁을 했다.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지만 “너도 다 이렇게 컸다”는 말로 무시되곤 한다. 옛날에 다 그렇게 했다는 걸 알지만 내 아기에게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은데 그런 엄마의 방식은 ‘예민함’으로 치부되어 버린다. ‘쭉쭉이’를 해서 화가 나는 게 아니라 내 생각을 들어주지 않아 화가 난다. 이제 갓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에게 자꾸 이것저것 먹여 보려는 상황에서 그러지 말아달라고 말하면, 마치 엄마의 반응이 더 재미있다는 양 그 자리에서 아기 입에 과일 하나를 더 집어넣는다. ’나를 화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러는 걸까’라는 생각도 든다. 길에서 만나는 어르신들은 어쩜 아이만 보면 그렇게 한 마디씩 꼭 하시는지. 지난 겨울 아기를 안고 길을 걷는데 바람이 쌩쌩 부는데도 아기가 답답하다며 덮어주던 담요를 계속 걷어 치우고 양 팔을 바깥으로 쭉 뻗었다. 몇 번이나 어르고 달래도 빽빽 울어재끼고 난리를 쳐서 거의 포기하고 빨리 집에 가려던 참이었다. 아기와 씨름하며 버스정류장까지 10분 동안 걷는데 다섯 명의 아주머니가 “애기 춥다!”를 외쳤다. 마치 정해진 코스마다 서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아주 빠른 눈썰미였다. 다섯 번째 “애기 춥다”를 들은 뒤 나는 그 자리에서 걸음을 멈춰 버렸다. 나도 아는데, 덮어주려고 애쓰고 있는데, 아기 추울까봐 너무 걱정되는데. 아무 개념 없이 찬바람 부는데 애를 덮어주지도 않는 모자란 엄마 취급을 받은 것 같았다. 당장 내 마음대로 안 되는데 어떻게 해야될지…. 주저 앉아 울고 싶었다. 앞서 여름에는 횡단보도에 서 있는데 양말 신은 우리 아기를 보고 “애기 더운데 양말 벗겨요”라는 말을 들었고, 신경이 쓰여 양말을 벗기며 길을 건넜더니 맞은 편에서 오시던 아주머니가 “애기 발 시려워”라고 핀잔을 주었다. ●주양육권자가 할머니일 경우 더욱 ‘속앓이’ 가끔씩 겪는 상황이야 다른 엄마들과 수다를 떨며 풀면 그만이다. 그러나 부모님에게 하루종일 아기를 맡기는 직장맘들의 속앓이는 더 심하다. 주양육권자가 아예 엄마에서 (외)할머니로 옮겨지다 보니 아이에게 1순위도 할머니, 육아방식도 할머니 방식 대로 갈 수밖에 없다. 부모는 출퇴근 전후 약 6시간 안팎만 아이와 시간을 보낼 수 있고, 심지어 평일에 아예 할머니댁에 보내고 주말에만 상봉하는 ‘주말부모’들도 드물지 않다. 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2 보육실태조사’에서는 영아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 54.5%가, 유아의 경우 63.5%가 아이의 조부모로부터 양육 지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를 조부모에게 맡기는 경우 매번 가서 아이를 데려오거나 보는 경우가 89.2%로 가장 많지만 가끔 데려오거나 보는 경우도 10.8%였다. ‘가끔’일 경우, 평균 11.1일 만에 아이와 부모가 만난다고 한다. 이럴 때 엄마들은 아무런 목소리를 낼 수가 없다. 그나마 친정 엄마에게는 투덜거리며 이야기할 수나 있지, 시댁에 아기를 맡기는 엄마들의 냉가슴 앓는 사연들은 글로만 봐도 괴로움이 전달된다. 할머니에게 100% 엄마처럼 완벽하고 원칙에 맞는 육아를 기대하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아이를 양육하는 데 엄마가 갖는 기준은 있는 법인데 아기를 맡기는 입장에선 아쉬운 소리를 할 수 없다. ●아무리 초보여도 존중받고 싶다…엄마니까 육아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예 맡기지 말고 그냥 엄마가 키워야 한다는 결론이 전부다. 할머니 집에 있을 때는 과자와 초콜릿을 입에 달고 살고 반나절 내내 TV를 보고 있는다 해도 그걸 불만이라고 이야기하면 아이를 맡기는 엄마가 더 이상해지는 상황이다.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만이 나날이 쌓여가지만 남편은 “부모님이 너를 도와주려고 고생하시는데 뭐가 불만이냐”고 말한다. 그렇다고 당장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아이를 데려와 키우려면 어린이집에 베이비시터를 구해야 하는데 남에게 맡겨 불안하느니 그냥 불만을 속으로 삼킨다. 게다가 어린이집은 빈 자리도 없고, 조건이 맞는 시터를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 따기다. 아무리 초보여도 한 아이의 엄마다. 존중받고 싶다. 일을 하게 되고, 그러면서 누군가에게 아기를 맡길수록 엄마의 주도권은 당연히 줄어들고, 또 100% 내 것을 챙겨야 한다는 생각도 욕심이라는 건 안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부모권은 갖고 싶다. 가끔은 여전히 나를 아이로 보는 어른들의 시선, 그러나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서는 마음 편히 아이를 키울 수 없는 현실. 이 모든 것들에 엄마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마음만 아프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나홀로 육아 1년…외로움을 말한다 (2)엄마들은 왜 ‘토토가’를 보고 울었나 (3)엄마가 될수록…엄마만 필요했다 (4)세월호 참사가 초보 엄마에게 가르쳐준 것들 (5)내 아기가 타고났기 바라는 한 가지 (6)CCTV 단다고 걱정 사라질까 (7)“아기 왜 없어?”묻지 못하는 이유 (8)모유, 엄마의 눈물을 아기는 먹고 자란다 (9)잘하는 것도 없이 모두에게 미안한 삶 (10)나는 아이를 키우고 아이는 나를 키운다 (11)’아빠 육아’ 예능을 끊은 이유는 (12)엄마들은 왜 찌라시를 퍼다 날랐나 (13)온종일 놀면서 왜 어린이집에 맡기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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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정 포커스] 김일영 성북구의회 행정위원장 “CCTV 교체, 주민 안전의 기본”

    [의정 포커스] 김일영 성북구의회 행정위원장 “CCTV 교체, 주민 안전의 기본”

    “안전을 위해 무엇보다 범인의 얼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질이 나쁜 폐쇄회로(CC)TV를 바꿔야 합니다.” 서울 성북구의회 집무실에서 만난 김일영(60) 행정기획위원장은 “구의 290개 CCTV 중에 식별이 어려운 100만 화소 이하가 136개나 된다”면서 “새로 CCTV를 설치하는 것보다 교체하는 게 비용도 30~40%에 불과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높다”고 2일 밝혔다. 사실 그가 CCTV를 안전의 기본이라고 주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12년 장위동에서 7살 아이를 유괴해 경남 양산에서 범인을 붙잡은 사건이 있었다. 김 위원장은 “2011년부터 1년간 한 학교 앞에 CCTV 확충을 주장해 2012년 1월에 결국 설치했는데 유괴가 3개월 후인 4월에 발생했다”며 “그 자리에 CCTV가 없었다면 범인을 추적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유괴범은 주부였는데 예전부터 남편에게 아이가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거짓 출생신고까지 했다. 또 사실을 추궁하는 남편을 속이기 위해 아이를 옷과 음식으로 꾀어 유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통과된 생활임금에도 기여했다. 100만원 남짓한 최저임금으로 한 가족의 도시 생활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생활임금조례 통과를 주장했다. 구의 올해 생활임금은 월 149만 5000원(시간당 7150원)이 됐다. 그는 ‘장위동 발바리’, ‘민원의 달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김 위원장은 뒤늦게 부동산을 공부했을 정도로 뉴타운 문제에 관심이 많다. 그는 “장위뉴타운 중 일부가 해제되고 도시재생사업을 하게 됐다”면서 “하지만 향후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기 위해 아직은 많은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사회가 노인의 경륜을 포용하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는 “저렴한 인건비로 최고의 숙련자를 고용할 수 있으니 이들을 채용하는 사회적 기업이 많아져야 한다”며 “공공기관처럼 구가 직접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이혼 300일 내 출산땐 前남편 아이’ 헌법 불합치

    ‘이혼 300일 내 출산땐 前남편 아이’ 헌법 불합치

    여성 A씨는 2005년 4월 B씨와 결혼했다가 6년여 만에 파경을 맞았다. 2011년 12월 이혼에 합의했고 이듬해 2월 이혼신고를 했다. 이후 C씨와 동거하며 그해 10월 딸을 낳았다. A씨는 출생신고를 위해 구청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딸의 이름에 C씨가 아닌 전남편 B씨의 성(姓)을 붙여야 한다는 담당 공무원의 말 때문이었다. 이는 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는 전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로 추정해야 한다는 민법 조항에 따른 것. 병원 유전자 검사 결과 B씨가 아닌 C씨의 딸이라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지만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서는 C씨의 딸이라는 것을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게 되자 A씨는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민법 844조 2항에 대해 A씨가 제기한 헌법소원 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민법 844조 2항은 ‘혼인 관계가 종료된 날로부터 300일 내에 출생한 자는 혼인 중에 포태(胞胎)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혼 뒤 300일 이내에 태어난 아이는 출생신고 때 무조건 전남편의 아이로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된다. 이를 피하려면 생후 2년 안에 자신의 아이가 전남편의 아이가 아니라는 ‘친생부인(否認)의 소’를 제기해 판결을 받아야 한다. 헌재는 “해당 조항은 당사자들이 원하지도 않는 친자 관계를 강요하고 있다”면서 “개인의 존엄과 행복추구권, 양성평등에 기초한 혼인과 가족생활의 기본권 등을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혼 후 6개월간 여성의 재혼을 금지하던 민법 조항이 2005년 삭제되고 이혼 숙려 기간 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이혼 뒤 300일 내에도 전남편의 아이가 아닌 자녀를 출산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며 “사회적·의학적·법률적 사정 변경을 고려하지 않고 예외 없이 300일 기준만 강요하는 것은 기본권 침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반해 ‘합헌’ 의견을 낸 이진성·김창종·안창호 재판관은 “해당 조항이 자녀의 출생과 동시에 안정된 법적 지위를 갖추게 해 법적 보호의 공백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고, 소송을 통해 친자 관계를 번복할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며 합헌 의견을 냈다. 헌재는 “결정 즉시 해당 법률 조항이 무효화되는 ‘위헌’ 결정을 내리면 전남편의 아이가 명확한 경우에도 법적 지위에 공백이 생기는 등 혼란이 발생할 수 있어 법률 개정 때까지는 현재 조항이 계속 적용되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헌재는 민법의 개정 시한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헌재 관계자는 이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이 나온 조항이 법률 개정 시한을 넘겨 위헌이 된 경우가 과거에 종종 있었다”면서 “위헌이 되면 출생신고 자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입법권자가 개정 시한을 넘겼을 때 발생할 법적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부득이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英 샬럿 공주 출생신고서 공개 “우리 아빠·엄마 직업은요~”

    英 샬럿 공주 출생신고서 공개 “우리 아빠·엄마 직업은요~”

    영국의 윌리엄과 케이트 왕세손 부부 사이에서 지난 2일 태어난 둘째 아이 샬럿 공주의 출생 신고서가 5일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왕가 역시 출생신고서를 작성해야 하고 이름이 길어 이를 작성하는 것이 일반인보다 번거롭다는 것이 흥미롭다. 공개된 샬럿 공주의 정식 이름은 ‘케임브리지의 샬럿 엘리자베스 다이애나 공주 저하’(Her Royal Highness Princess Charlotte Elizabeth Diana of Cambridge). 작위는 없다. 출생신고서에는 아이의 부친인 윌리엄 왕세손과 모친인 케이트 왕세손비의 정식 이름도 적혀 있다. 윌리엄의 정식 이름은 ‘케임브리지의 공작 윌리엄 아서 필립 루이스 왕자 저하’(His Royal Highness Prince William Arthur Philip Louis Duke of Cambridge), 케이트의 이름은 ‘케임브리지의 공작부인 캐서린 엘리자베스 저하’(Catherine Elizabeth Her Royal Highness The Duchess of Cambridge)이다. 또 샬럿 공주의 부모 직업을 적는 빈칸에는 각각 ‘영국의 왕자’와 ‘영국의 공주’라고 쓰여 있다. 한편 영국 왕실은 엄청난 관심이 몰린 공주의 이름을 ‘샬럿 엘리자베스 다이애나’로 결정했으며, 이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왕세손의 존경심, 윌리엄 왕세손의 어머니이자 요절한 비운의 다이애나비를 기리는 뜻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해석된다. 영국 왕실에서 25년 만에 태어난 샬럿 공주는 오빠인 조지 왕자(3)의 뒤를 이어 왕위 계승 순위 4위에 올랐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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