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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트 주선에서 불임치료비까지 OK

    데이트 주선에서 불임치료비까지 OK

    ‘미혼 남녀 자원봉사 데이트 주선부터 불임치료 시술비 전액 지원, 권역별 대규모 종합보육시설 건립까지….’ 서울 서초구가 결혼에서부터 출산·보육에 이르기까지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아이누리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구의 저출산 특별대책인 셈이다. 박성중 서초구청장은 이날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연 기자설명회에서 “아이누리는 아이와 세상을 의미하는 순우리말 누리를 합쳐서 만든 말로, 아기를 낳고 키우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역사회가 힘이 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며 “이 사업을 통해 현재 1명에도 못 미치는 서초구의 출산율을 2015년엔 1.5명, 2020년엔 2.1명까지 높이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 0~2세 영유아 단계별 교육 제공 이를 위해 구는 우선 2014년까지 다양한 영·유아 전용시설을 두루 갖춘 대규모 종합보육시설 5곳을 건립한다. 보육시설 건립대상은 ▲남부터미널 ▲롯데칠성부지 ▲서초덮개공원 조성 예정지 ▲가야병원 ▲서울고교 복합학습관 등으로 보육정보센터·시간제 보육실·놀이체험장·키즈&맘스카페·공연장 등을 마련, 0~2세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단계별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이곳에 의사·간호사를 상주시켜 진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용도가 폐지되는 동주민센터도 리모델링해 전문 영유아 보육시설로 전환할 예정이다. 첫째부터 막내까지 전 자녀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책도 마련된다. 생후 일년간 접종하는 국가 필수예방접종 4종 10회의 비용 전액을 구가 지급한다. ‘직장맘’이 보육문제로 근무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89곳이던 보육시설 ‘0세반’을 109곳으로 확충하고, 밤 10시까지 운영하는 시간연장 보육시설도 권역별로 3곳씩 총 12곳 확대한다. ● 둘째 낳으면 50만원… 셋째 100만원 지원 출산지원금도 대폭 늘린다. 둘째 아이를 낳으면 10만원이던 지원금을 50만원으로, 셋째를 낳으면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넷째 아이부턴 500만원씩 지원하기로 했다. 또 셋째 아이부턴 출생신고 때 질병·상해보험을 대신 가입해 주고 5년간 보험료를 내준다. 아기뿐 아니라 예비 엄마·아빠를 지원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불임치료 시술비 본인부담금 150만원 전액을 구가 책임진다. 구가 직접 나서 인연을 맺어주는 ‘중매서비스’도 강화한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직원들이 봉사를 통해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도록 미혼 남녀 100명이 참가하는 ‘싱글벙글 볼런투어’를 연간 두차례 연다. 봉사와 미팅을 겸한 ‘자원봉사 데이트’를 주선하는 셈이다. 또 구민들이 경제적 부담없이 결혼식을 올릴 수 있도록 주례·예식장부터 피로연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이밖에도 구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불합리한 보육정책을 검토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건의할 예정이다. 구 차원에서 아이디어를 낸 ▲출산휴가 기간 3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 ▲출산 및 육아휴직 때 정식직원 발령 ▲다자녀 직원 승진 혜택 등을 건의사항에 담기로 했다. 박성중 구청장은 “단순히 금전적 보상을 통한 저출산 대책이 아닌 시설확충이나 제도적 보완 방안을 마련해 한층 업그레이드 된 출산·양육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10일 임산부의 날 임산부도 모른다

    임신 2개월째인 양모(29)씨는 첫아이를 가진 기쁨보다 직장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 90일간의 출산휴가와 30일간 육아휴직 제도가 있지만 둘 다 사용한 사람이 전혀 없어 눈치만 보고 있다. 양씨는 9일 “직장 선배 대부분이 출산한 뒤 주어진 휴가 기간보다 빨리 복귀하고 있다.”면서 “맞벌이 부부라 아이를 낳더라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고민”이라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10일은 올해로 네 번째 맞는 임산부의 날이다. 출산율이 해마다 낮아지면서 저출산이 사회적인 문제로 이어지자 정부는 2006년 임신기간을 의미하는 숫자 ‘10’이 겹치는 10월10일을 임산부의 날로 지정했다. 하지만 인터넷 주부 포털 사이트인 아줌마닷컴에서 임산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6%는 이날을 모르고 있었다. 임산부와 신혼부부들은 이에 대해 “임산부의 날을 아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이를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는 사회 현실에 대한 인식이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아줌마닷컴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임산부 대다수가 양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임산부 복지 제도가 잘 되어 있는가.’를 묻는 항목에 응답자의 71%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출산 이후 추가 출산에 대한 계획’에는 58%가 ‘더 낳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첫아이를 낳은 직장인 이희경(30)씨는 “첫아이를 낳고 회사에 복귀하기까지 힘든 시간을 겪었다.”면서 “직장 여성이 두 번의 출산 휴가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출산과 함께 직장에서 퇴사한 서모(31)씨는 “지자체별로 지원하는 출산장려금 제도는 들쭉날쭉할 뿐만 아니라 실효성이 낮다.”면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출산율은 계속 낮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광화문 ‘세종이야기’ 9일 문연다

    광화문 ‘세종이야기’ 9일 문연다

    세종대왕의 생애와 업적을 기리는 전시공간인 ‘세종이야기’가 9일 한글날에 맞춰 세종대왕 동상 제막과 함께 문을 연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옛 광화문지하차도(세종문화회관~KT 사옥)의 3200㎡ 지하공간에 조성된 기념관은 6개 전시공간과 영상관 등으로 이뤄졌다. 세종문화회관, KT사옥, 세종대왕 동상 하단부 등 총 3곳을 통해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민본사상’ 전시관에는 노비에게 출산휴가를 허용하는 등 덕치를 펼친 세종의 업적이 소개된다. ‘인간 세종’ 전시관에는 세종의 연대기와 한글 모자이크로 된 어진(御眞·임금의 초상) 등이 전시된다. ‘위대한 성군 세종’ 전시관에서는 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미디어 아트와 역사를 기록한 음각화를 감상할 수 있으며 ‘한글창제’ 전시관에서는 한글 창제과정 및 원리를 영상으로 볼 수 있다. 이 밖에 ‘과학과 예술’ 전시관에는 측우기, 수표, 편경 등이 홀로그램과 축소 모형으로 연출된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초등학생이 수업중 욕설, 아이 다치자 합의금 요구

    “초등학교 6학년 담임입니다. 우리 반 남학생이 지속적으로 제게 욕을 합니다.”, “우리반 아이가 다쳤는데 학부모가 합의금을 요구합니다. 어떡해야 하나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올해 상반기 전국 초·중·고교 교사들에게 받은 691건의 교권침해 상담사례를 9일 공개했다. 최근 논란이 된 서울 모학교 ‘여교사 성희롱 동영상’과 더불어 교권침해 실태의 심각성을 보여 주고 있다. ●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60건 전교조에 따르면 교권침해 유형으로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한 건 학교관리자(교장·교감)와의 갈등(101건)이었다. 전교조는 “학교자율화 조치 이후 교장·교감의 권한이 강화되면서 일선 교사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음은 출산휴가·육아휴직 문제(76건)였다. 문제는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사례였다. 전교조 관계자는 “건수는 60건으로 세 번째지만 교실 안에서 벌어지는 문제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사례는 대부분 학생이 교사의 지도에 불응하거나 악의적으로 교사를 괴롭히는 내용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담임 A씨는 “우리 반 남학생 두 명이 3개월 동안 수업시간마다 가운뎃손가락을 내보이는 욕설을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문제의 학생은 “담임이 수업시간에 담배를 피운다.”는 소문을 퍼트리고 “법적으로 잘리게 하겠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사는 “여러 차례 생활지도를 했지만 반성의 기미가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씁쓸해했다. 방과후 활동을 하다 다친 학생 학부모가 교사에게 합의금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담임 B씨는 “아이가 2층 화장실 난간에서 떨어져서 입원 중이다. 매일 병문안을 가고 있는데 학부모가 합의금을 요구했다.”고 적었다. 그는 “안전공제회에 치료비를 청구한 상태인데 합의금까지 줘야 하느냐.”며 “경험 많은 선생님들은 돈을 얼마 주고 빨리 마무리하라고 한다.”고 억울해했다. 이밖에 출산이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출생증명서를 가져오라는 교감 지시에 학교에 갔다가 안면마비가 온 교사, 보건휴가 시기를 변경하려는데 교감이 “생리주기도 안 맞느냐.”고 야단친 사례 등도 함께 소개됐다. ●‘여교사 동영상’ 10일 출석정지 한편 교원단체들은 ‘여교사 동영상’과 관련해 “명백한 성희롱”이라고 일제히 비난했다. 지난 7월 한 고교생이 ‘선생님 꼬시기’라는 제목으로 인터넷에 올린 이 동영상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여교사의 어깨에 손을 올리거나 ‘사귀자.’며 말을 건네는 등 사실상 성희롱에 가까운 행동을 담고 있다. 해당 학교 측은 사건이 확대되자 9일 성희롱을 한 학생과 동영상을 올린 학생들에게 출석정지 10일의 징계를 내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교육당국은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교원의 교육활동보호법’을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경쟁과 성적만을 강요하는 교육 현실에서 교단이 황폐화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육당국이 경쟁만능 정책에 대해 성찰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2PM 재범사태’로 네티즌 마녀사냥 도마위 우유도 못먹어? 얼마 올랐길래 성범죄 1위 도시는 국기원장 꿈꾸던 ‘용팔이’ 결국 이래도 남자로 보여요? 3억짜리 매클라렌 탐나도다 양성평등제 효과 있었나
  • 추신수-원더걸스 만남, 美언론도 관심

    추신수-원더걸스 만남, 美언론도 관심

    한국인 메이저리거 추신수(27·클리블랜드)와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의 만남이 현지에서 화제가 됐다. 기쁨을 감추지 않은 추신수의 인터뷰로 원더걸스는 홍보 효과를 톡톡히 봤다. 원더걸스는 지난 6일(현지시간) 추신수가 뛰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홈구장 프로그레시브 필드를 찾아 시구를 하고 공연을 펼쳤다. 구단 측 협조로 팬 사인회 등 다양한 이벤트도 가졌다. 추신수에게는 직접 사인한 사진과 CD 등 선물을 건넸다. 클리블랜드 지역신문 ‘클리블랜드닷컴’은 인터넷판으로 원더걸스의 시구와 공연을 보도하면서 “한국 걸그룹 원더걸스의 팬을 자처해 온 추신수가 처음으로 그 멤버들을 만났다.”며 추신수에 초점을 맞춰 전했다. 신문은 원더걸스의 ‘노바디’는 추신수의 응원가로 이미 클리블랜드 팬들 사이엔 잘 알려진 노래라고 설명했다. 신문과 한 인터뷰에서 추신수는 “원더걸스를 만나려니 경기를 앞둔 것보다 더 긴장됐다.”면서 “그들은 대단했다. 만나고 나니 경기가 쉽게 느껴졌다.”고 벅찬 기쁨을 표현했다. 또 “원더걸스는 내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다. 포기하지 말고 모두에게 한국인의 힘을 보여달라.’고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MLB.com)도 추신수와 만난 원더걸스를 ‘한국의 스파이스 걸스’라고 표현하면서 관심을 보였다. MLB.com은 “갓 태어난 추신수의 아들이 처음 듣게 된 노래는 원더걸스가 부르는 ‘노바디’였을 것”이라면서 “후렴구 발음상(nobody nobody but Choo) 추신수를 꼭 집어 응원하는 듯한 분위기”라고 ‘노바디’를 알렸다. 이어 “이 노래를 좋아한다. 내게 에너지를 불어넣는 곡”이라는 추신수의 말을 전했다. 한편 출산휴가로 3경기를 쉬고 출전한 추신수는 이날 미네소타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사진=클리블랜드 홈페이지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둘째 출산 인센티브 조기시행 추진”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고자 셋째 아이를 낳은 지역 산부들에게 지원하던 인센티브 제공을 둘째 아이를 출산한 산부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오 시장은 3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아이낳기 좋은세상 서울운동본부’ 출범식에 참석, “지금까지의 저출산 대책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셋째 아이부터 매월 10만원 가량의 출산 인센티브를 아이가 만 12세가 될 때까지 지원해왔다. 산하 자치구별로는 강남구가 둘째 아이에게 100만원, 셋째 아이에게 500만원의 일시불 격려금을 지급해왔다.오 시장은 “직장 여성들의 일과 가정이 양립하도록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지원을 위한 ‘직장맘 뱅크’ 운영과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일부계층에 대한 인식개선 정책도 강구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오 시장의 이같은 구상은 서울시의 저출산 대책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지금까지 저소득층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지원하는 ‘보편적 지원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또 양육·보육 중심의 기존 지원방식을 결혼에서 육아까지 통합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외계층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 대한 지원책을 확대한다는 취지”라면서도 “아직 아무 것도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정혜영, 출산휴가 끝…영화로 복귀예정

    정혜영, 출산휴가 끝…영화로 복귀예정

    지난 6월 셋째 아이를 출산한 배우 정혜영이 현재 영화로 컴백하기 위해 차기작을 고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혜영은 최근 일신건영 아파트 브랜드 ‘휴먼빌’의 광고 연장계약을 체결했다.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과 ‘돌아온 일지매’로 활발한 연기활동을 펼친 정혜영은 최근 셋째 하율을 출산 후 활동을 중단한 상황임에도 계약이 성사됐다. 정혜영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정혜영이 산후조리 중임에도 CF뿐만 아니라 영화 제작사로부터 러브콜이 끊이지 않는다.”면서 “지금까지 영화에 출연했던 적은 없지만 컴백작은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2004년 그룹 지누션의 멤버 션(본명 노승환)과 결혼한 정혜영은 활발한 자선활동과 단란한 가정의 본보기가 되며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030]사내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

    [2030]사내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

    연예계는 눈만 뜨면 새로운 소문이 쏟아지는 동네다. 따끈따끈한 열애설부터 누구나 거치는 성형설, 알면서도 쉬쉬하는 스폰서설 등 종류도 제각각이다. 연예인들은 나름의 노하우로 소문에 대처한다. 소문에 시달리는 건 연예인뿐만 아니다. 하루종일 일하는 사무실, 그 좁은 공간에서도 소문은 안개처럼 피어오른다. 동료들 입을 옮겨다니며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소문은 직장인들의 두통거리다. 시기와 오해가 빚어낸 루머에 대처하는 20&30의 자세를 들여다봤다. ● 맞불작전 공기업에 다니는 7년차 직장인 이모(30·여)씨는 회사 안에 퍼지는 온갖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발 벗고 나섰다. 공기업의 특성상 각 지사마다 10년 넘도록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는 왕언니격 여직원들이 있었다. 이들은 후배 여직원들과 ‘이너서클’을 조직해 좋지 않은 소문을 만들어냈다. 입사 후 3개월쯤 됐을 때 이씨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점심식사 뒤 화장실에서 나오려는 찰나, 밖에서 자신을 욕하는 여선배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순간 이씨는 변기 위에 주저앉고 말았다. 선배들은 “○○씨가 그렇게 건방지다며?”, “최고참 여선배한테도 안하무인이래요.”라며 수군거렸다. 토론하기 좋아하는 성격에 똑 부러지는 말씨가 꼬투리를 잡혔던 것이다. 이씨는 한동안 일에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당하고만 있기엔 너무 억울했다. 이씨는 반전을 준비했다. 10년차 선배와 직접 맞서는 건 역부족이라 게릴라전을 선택했다. 사교성 좋은 이씨는 선배, 동기들과 부지런히 맥주 모임을 가지면서 ‘반 이너서클’을 규합했다. 이너서클이 만든 소문의 피해자들이 많아 사람을 끌어모으는 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6개월쯤 지나자 멤버가 20명 가까이 불어났다. 어느 순간 이너서클 멤버들도 이씨가 만든 모임의 눈치를 보고 있었다. 이씨는 “통쾌하기도 했지만 한편 씁쓸했어요. 회사 분위기가 하찮은 모임 하나에 좌지우지되다니요.”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유명 금융회사에 다니는 박모(27·여)씨는 입사 초 근거 없는 악성 루머에 시달렸다. 박씨는 손꼽히는 명문대 출신이 아니었다. 학점도 3점대 초반에 700점대의 토익점수가 전부였다. 박씨의 ‘초라한 스펙’은 얄궂은 소문의 근원지가 됐다. 동료직원 몇 명이 “박씨가 임원의 딸이 아닌 이상 어떻게 입사했겠냐.”며 쑥덕이기 시작했다. 소문은 삽시간에 사내 곳곳으로 퍼졌다. 회사 선배들은 “아버지는 잘 지내시냐.”며 농담반 진담반으로 빈정거렸고, 친하게 지내던 동기들마저 “소문이 사실이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했다. 박씨는 헛소문을 퍼뜨리는 동료들에게 대거리라도 하고 싶었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말싸움으로 에너지를 소모하는 대신 업무 성과로 실력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밥 먹듯이 야근을 하며 업무에 매달린 박씨는 입사 첫 해, 같은 기수 사원들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낙하산 루머’가 자취를 감춘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박씨를 비아냥대던 선배들도 입을 다물었다. 박씨는 “한마디, 한마디에 항변해 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실력으로 보여주니 꼼짝 못하더군요.”라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35)씨는 지난해 12월 어이없는 루머에 휩싸였다. 직속 상사가 자신을 ‘배신자’라고 부르고 동료들마저 자신에게 등을 돌렸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정씨의 아내 이모(32)씨가 딸을 낳고 출산휴가를 받아 집에서 쉬고 있었다. 정씨도 5일간 휴가를 내고 아내와 아이 옆에 있었다. 3일째 되던 날 밤, 상사인 윤모(42)과장이 갑자기 전화를 해 왔다. “긴히 접대할 거래처가 있는데, 나와서 술을 좀 마셔줘야겠다.”는 것이었다. 정씨는 “아이가 밤에 보채는 경우가 많아 아내 곁에 있어줘야 한다.”며 거절했다. 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해 보니 정씨는 ‘상사의 명령에 불응한 조직의 배신자’로 낙인찍혀 있었다. 화가 난 정씨는 상사에게 직접 따지고 싶었지만 더 큰 분란이 일어날까 봐 일단 참았다. 대신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메신저로 사건 전말을 동료들에게 알렸던 것.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던 동료들도 진상을 알게 되자 “윤 과장,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윤 과장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동료들이 정씨의 편을 들게 됐다. 정씨는 “화가 난다고 정면으로 부딪쳐 일을 크게 만드는 것보다는 뒤에서 조용히 나의 입장을 밝히는 게 사회생활에 훨씬 효과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 일보후퇴 영업사원 임모(31)씨는 하루하루가 고역이다. 술 때문이다. 임씨는 삼수 후 대학에 입학하고 1년간 백수생활을 한 뒤, 서른이라는 늦은 나이에 신입사원이 됐다. 군 장교 출신의 아버지 밑에서 장남으로 자란 덕분에 ‘남성다움’과 ‘어른다움’이 최고의 미덕이라는 말을 들으며 가정교육을 받았다. 입사 동기들 중에서 항상 맏이 역할을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생각은 술 자리라고 예외가 없었다. 임씨는 동기는 물론 선배, 상사들 앞에서 술 취한 모습을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늘 끝까지 살아남아 술자리를 지켰다. 덕분에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 술고래가 됐다. 상사들은 회식자리에 그를 빼놓지 않고 부르고, 쉼 없이 술잔을 건넸다. 하지만 그는 원래 술을 좋아하지도, 잘 마시지도 못한다. 오로지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뿐이다. 즐겁지도 않은 술자리에서 생글거리고 나면, 다음날은 어김없이 변기통을 붙잡고 있어야 한다. 늦잠 자다가 겨우 시간 맞춰 출근해 자리에 앉아 있으면, 선배들이 다가와 “어제 새벽 2시까지 달렸다면서 이렇게 멀쩡해? 타고난 영업사원이네.”라며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간다. 임씨는 쓰린 속을 몰라주는 그들이 야속하기만 하다. 임씨는 “제가 파놓은 무덤이니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살다간 제 명에 못 죽을 것 같아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지난해 말 입사에 성공한 새내기 은행원 김모(28)씨는 직장을 얻은 뒤 지인들로부터 “성격이 변했다.”는 소리를 곧잘 듣는다. 살갑기로 유명한 김씨가 입사 뒤 무뚝뚝해졌다는 것. 김씨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입사 뒤 김씨가 처음 맡은 업무는 창구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일이었다. 김씨는 특유의 넉살과 입담으로 여성 고객들을 사로잡았다. 입금하러 왔던 중년 여성들이 20대 총각의 언변에 반해 펀드 등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김씨는 은행 여직원들의 여심도 사로잡았다. 공연기획사에 다니는 친형으로부터 얻은 티켓을 건네며 “함께 공연 보러가자.”는 김씨의 달콤한 제안에 여직원들은 흔쾌히 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 귀에 이상한 소문이 들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여성고객과 동료 여직원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이야기가 퍼지고 있었다. 물론 루머였다. 김씨는 억울한 마음에 평소 친하게 지내던 남자 동료를 붙잡고 하소연했지만 돌아온 것은 위로가 아닌 “행실 똑바로 하라.”는 따끔한 일침이었다. 이후 김씨는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일절 삼가고 있다. 친하게 지내던 여성 동료들과는 멀어졌지만 떠돌던 루머는 가라앉힐 수 있었다. 김씨는 “제가 경솔했죠. 루머를 겪고 나니 사람을 대할 땐 두 번 더 생각하게 되더군요.”라고 말하며 입술을 깨물었다. ● 백기투항 직장인 이모(28·여)씨는 첫 직장에서 시달렸던 ‘나쁜 소문’을 생각하면 지금도 화가 솟구친다. 이씨는 2006년 6월 한 중소기업 홍보팀에 취직했다. 대학 졸업 뒤 2년간 백수로 지내다 힘겹게 입사했다. 그런 만큼 고마운 마음으로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입사 한 달째부터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같은 팀의 한 남자 선배와 열애설이 불거진 것. 상냥한 성격과 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 미모를 지닌 이씨는 남성동료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소문은 이상하게 변질됐다. ‘나이트클럽에서 꼬리쳤다더라.’, ‘술에 취한 척해서 남자 선배를 유혹했다더라.’등 온갖 ‘카더라’ 통신이 떠돌았다. 회사 사람들은 이씨를 차갑게 바라봤다. 소문의 당사자인 선배도 곤혹스러워하며 이씨를 멀리했다. 이씨는 이를 악물고 참으려 했지만 더는 버틸 수 없었다. 입사 4개월 만에 사표를 냈다. 말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이씨는 “몇 명이 작당하면 사람 하나 생매장시키는 건 일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새로 옮긴 직장에서는 무덤덤하게 지내요. 더는 소문에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라며 고개를 숙였다. 직장인 최모(35)씨는 이직한다는 사내 루머에 휘말려 실제로 퇴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제약회사의 잘나가는 영업사원이었다. 개인병원을 부지런히 뚫고 다닌 덕에 그의 영업실적은 분기마다 동기 직원들을 압도했다. 회사도 그를 남달리 보고 때마다 보너스를 두둑히 얹어주곤 했다. 어느 날 최씨는 평소 거래하던 병원장에게 날벼락 같은 질문을 받았다. “P사로 옮긴다면서요? 잘나가더니 경쟁사에서 스카우트해가나 보네? 병원마다 얘기가 벌써 파다해요.” 이직률이 높은 제약회사 영업직이지만 근거없는 소문이었다. 최씨는 같은 약을 파는 동기가 경쟁에서 자꾸 뒤처지자 여기저기 말을 지어내고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씨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말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가 직접 최씨를 불러 “자네 P사로 간다면서 왜 아직 사표도 안 내고 있나?”라고 물었다. 일이 심상치 않음을 직감한 그는 펄쩍 뛰며 해명했다. 그러나 회사는 이미 그의 퇴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다.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소용이 없었다. 사람들은 “최씨가 조용히 이직을 준비하다 막판에 일이 틀어져 주저앉았다.”며 수군댔다. 최씨는 결국 6개월도 안 돼 사표를 냈다. 그는 “다행히 제3의 회사로 옮길 수 있었어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져요. 지금 회사에선 행여 실적 때문에 적을 만들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오달란 박성국 유대근기자 dallan@seoul.co.kr 그래픽 김선영 기자 ksy@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대법관, 헌재소장에 위헌심판 조속 처리 부탁 겁 많은 박희태 대표님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한전 손쉬운 적자 해소 방법 국회의장 모욕하는 의원님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 ‘득남’ 박경림, 출산휴가 마치고 ‘별밤지기’ 복귀

    ‘득남’ 박경림, 출산휴가 마치고 ‘별밤지기’ 복귀

    지난 1월 아들을 출산한 박경림이 오는 16일 MBC FM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로 방송에 복귀한다. 박경림은 지난 1월 13일 ‘박경림의 별이 빛나는 밤에’(FM95.9MHz) 방송을 마지막으로 출산 휴가에 들어간 후 사흘 뒤인 16일 아들 민준을 출산했다. ‘별이 빛나는 밤에’를 연출하는 김빛나 PD는 “박경림은 애초 몸이 회복되는 상태를 봐가며 두 달 정도의 출산 휴가를 가질 예정이었다. 또한 앨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인 이수영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라면서 “다행히 박경림이 출산 후 경과도 좋은데다 자기 이름을 건 방송에 대한 의지가 강해 일단 16일 별밤지기 자리로의 복귀를 시작으로 방송활동을 재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경림 측은 “일단 박경림은 라디오 스케줄만 소화할 예정이다. TV 출연은 별밤지기 복귀 이후 몸 상태를 봐가면서 검토할 생각이다.”고 계획을 전했다. 박경림이 출산 휴가로 잠시 비워뒀던 DJ자리는 평소 절친했던 가수 이수영이 맡아왔다. 하지만 이수영은 오는 4월 발매될 앨범 작업에 매진할 예정으로 더 이상 DJ를 맡을 수 없는 상황. 이수영 소속사 관계자는 “친구와의 우정을 생각해 맡게 된 DJ자리였지만 매일 청취자들과의 소통으로 기대 이상의 큰 기쁨을 얻게 된 것 같다.”면서 “별밤을 통해 보여준 사랑만큼 이수영의 새 앨범에도 팬들의 관심을 부탁한다.”고 전했다. 박경림의 득남이후 첫 방송은 16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 = MBC)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명퇴와 황퇴/우득정 논설위원

    지난해 말 외국계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임원 6명을 저녁식사에 초대했다. 임원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격려성 저녁자리로 알고 각자 CEO의 비위를 맞출 덕담을 준비해 갔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식사가 끝날 무렵 CEO가 임원 4명에게 포도주 잔을 채워주더니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회사가 제공한 자동차 열쇠, 사무실과 책상 열쇠, 출입카드 겸용 신분증을 달라고 했다. “개인 물품은 내일 사무실 정리가 끝나는 대로 택배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눈앞에서 벌어진 학살극을 목도한 후배의 증언이다. 임원은 ‘임시직원’이라고 해서 언제든 잘릴 수 있다지만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곳곳에서 감원이 꼬리를 물고 있다. 해고에는 질병이나 업무부적응 등으로 인한 통상해고(일반해고)와 징벌적인 조치로 이뤄지는 징계해고, 그리고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로 행해지는 정리해고가 있다. 정리해고는 1996년 12월 노동관계법 날치기 통과 때 근로기준법에 명문화됐다. 하지만 노동계의 총파업 투쟁에 밀려 2년간 유예됐다가 1998년 2월 노사정대타협 때 외환위기 타개를 위한 방편으로 채택됐다. 그럼에도 정리해고를 하려면 긴박한 경영상의 사유가 있어야 하고, 해고회피를 위한 노력, 대상자의 공정한 선발, 성실한 협의라는 4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해고된 근로자가 부당해고라며 구제를 신청하면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을 구해야 한다. 그래서 기업은 복잡한 절차와 비용이 수반되는 정리해고 대신 퇴직금에 웃돈을 얹어주는 명예퇴직(명퇴)이나 희망퇴직을 선호한다. 고용 조정에 따른 강제 퇴직이지만 자발적 퇴직의 모양새를 갖추는 것이다. 요즘 직장에서 떨려나는 근로자들은 ‘황퇴’(황당한 퇴직)라는 말로 자조한다. 어제까지도 멀쩡했던 직장이 ‘키코에 물렸다.’거나 돈줄이 막혔다고 문을 닫으면서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된 까닭이다. 비정규직보호법 발효 이후 계약연장 거부 통보를 받는 기간제근로자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황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해마다 60만명이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일자리는 도리어 줄고 있다. 지금은 고용의 질보다 양이 중요하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UFC 진출 추성훈 “힘에선 절대 안 밀린다” 885억 빌딩 인수한 33살 ‘게임재벌’ 허민 서울시 행정망 해킹 방어에 ‘구멍’ CEO가 저녁먹자 불러서 갔더니 ‘황당한 퇴직’ 국회의원 또 도진 외유병 출산휴가 마친 뒤 복귀하니 무급휴가 가라고? 젋은 투수 잡은 ‘야구배트 트레이드’ 한약 부작용 신고 ‘0’
  • 롤러코스터 환율 속 외환銀 딜링룸 가보니

    환율이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는 가운데 외환시장에선 ‘윤심(尹心) 읽기’에 바쁘다. “예측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그나마 2기 윤증현 경제팀의 마음이라도 읽어야 판을 내다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4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2층 딜링룸. ‘딩동’ 하는 경쾌한 신호음과 함께 외환딜러의 모니터 화면에는 뉴스 한 줄이 뜬다. 내용은 ‘허 차관도 환율 관련 추가조치 언급’이란 간단한 메시지다. 곧바로 딜링룸에는 매도주문이 터져나온다. 기업의 주문을 받은 한 여성 딜러가 외쳤다. “5.5에 1개 솔드!” 1555.5원에 100만달러 매도라는 뜻이다. 기다렸다는 듯 다른 딜러가 “5.5에 1개 던(Done·계약완료).”이라고 답한다. 신청 기업의 달러 매도가 완료되자마자 한 정유사가 달러를 팔아달라는 주문을 해온다. 글로벌 증시 하락이라는 악재에 급등세로 출발한 서울 외환시장은 그렇게 반전을 시작했다. 반전 드라마의 배경엔 정부의 구두개입이 있었다. 실제 이날 오전 여의도와 과천에서 기획재정부 장·차관은 각각 입을 맞춘 듯 외환시장 안정에 목소리를 높였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국회에서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조해 외환시장 안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고, 허경욱 1차관은 외신 인터뷰를 통해 “환율에 지나친 쏠림이 있을 때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추가개입 의지를 밝혔다. 이 발언이 전파를 타자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고, 원·달러 환율은 이틀째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환율은 1.4원 떨어진 1551원. 하지만 하루 변동폭은 43.2원을 기록했다. 금융 불안이 이어지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정부 개입의 마지노선을 찾기 위한 심리게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정부는 그간 한결같이 “미세조정은 있어도 개입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취해 왔지만 3월 들어 환율이 1600원선을 위협할 때마다 어김없이 시장에 개입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로 적지 않은 외환딜러들은 지난 2일과 3일 이틀간 약 14억달러에 이르는 정부자금이 시장에 투입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2기 경제팀이 용인할 수 있는 달러의 마지노선은 결국 1600원선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은행 김두현 선임딜러는 “정부의 시기적절했던 개입의지 전달로 불안정했던 외환시장의 폭등세는 한풀 꺾였다.”면서 “정부가 1600원선은 지킬 것이라는 판단에 국내외에서 달러를 파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리먼사태와 비교하면 시장도, 딜러도 모두 차분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딜러들은 지금의 국면을 정중동(靜中動)이라 표현한다. 널뛰기 장세 속에서 사겠다는 사람도, 팔겠다는 사람도 모두 움츠러드는 바람에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움직임은 꾸준하다는 말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이를 ‘고수의 칼싸움’에 비유했다. 그는 “칼(매도와 매수)을 마구 휘둘러대는 하수와는 달리 적확한 타이밍을 노리는 고수처럼 기다리는 법을 배운 것이 딜러들의 달라진 점”이라면서 “지난해의 쓰린 경험이 칼 쓰는 법을 가르친 셈인데 과거 같은 혼란을 덜 수 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역외세력들의 환투기가 시장 흔들기의 한 축을 이룬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역외세력 움직임이 서울 외환시장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외환시장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것이다. 김두현 딜러는 “1525원 이후 오름세에 일부 투기세력이 끼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투기세력을 환율 오름세의 주범으로 꼽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UFC 진출 추성훈 “힘에선 절대 안 밀린다” 885억 빌딩 인수한 33살 ‘게임재벌’ 허민 서울시 행정망 해킹 방어에 ‘구멍’ 출산휴가 마친 뒤 복귀하니 무급휴가 가라고? 젋은 투수 잡은 ‘야구배트 트레이드’ 한약 부작용 신고 ‘0’
  • 어제는 적… 외유땐 동지

    국회의원들의 외유병(病)이 또 도졌다. 그것도 각종 법안 처리에서는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던 여야 의원들이 국회가 폐회되자 언제 싸웠느냐는 듯 ‘사이좋게’ 외유길에 오른다. 멱살잡이 국회로 국민을 짜증나게 만들더니 이번에는 국민의 혈세를 이용해 앞다퉈 해외로 빠져나간다.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고환율로 인한 서민의 고통을 거론하던 모습이 무색할 정도다. 여야 의원들은 지난 2년 동안 대선과 총선 등 정치적 격변으로 사실상 의원외교 활동이 저조했다는 점을 거론하지만 궁색하기만 하다. 지난 두차례의 입법전에서 여야 협상 주역으로 첨예한 대척점에 섰던 한나라당 주호영·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는 11일쯤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해 일주일 일정으로 현지 한국인을 대상으로 재외국민투표법에 관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서 부대표는 지난 2일 국회 로텐드홀 몸싸움 과정에서 허리에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부상투혼’을 발휘해 외유길에 나선다. 국회 국방위 소속 한나라당 김성회·민주당 안규백 의원은 몽골 국방장관 초청으로 이달 중순 함께 몽골을 방문한다. 국회 미래한국헌법연구회 소속의 한나라당 이주영·주성영·김영우 의원과 민주당 이낙연·우윤근 의원, 자유선진당 이상민 의원도 오는 22일 7박8일 일정으로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의 헌법 체계를 살피기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상임위 차원의 해외 일정도 3월에 몰려 있다. 기획재정위는 터키·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팀과 필리핀·태국 등 동남아팀으로 나눠 각각 자원 외교를 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한국 기업의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식경제위도 3개조로 나눠 이달 중순부터 일주일 간 카타르·터키의 담수시설,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 유전, 필리핀·베트남 해상석유기지를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국회의원들의 도덕적인 해이가 가장 큰 문제”라면서 “여야가 정쟁을 벌이는 관계이면서도 외유에서는 절묘한 ‘교집합’을 형성하고 특권의식이 도덕적인 기준을 무력화시킨 탓”이라고 꼬집었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서울시 행정망 해킹 방어에 ‘구멍’ CEO가 저녁먹자 불러서 갔더니 ‘황당한 퇴직’ 출산휴가 마친 뒤 복귀하니 무급휴가 가라고? 젋은 투수 잡은 ‘야구배트 트레이드’ 한약 부작용 신고 ‘0’
  • 한약 부작용 마냥 방치

    이모(32·여)씨는 감기를 달고 사는 딸에게 지난해 겨울 소아한의원에 가서 한약을 지어 먹였다. 한의사는 기관지를 보호하는 탕약이라고 설명했다. 며칠 뒤 이씨의 딸은 혈변을 보았지만 한의사는 한약을 먹다 보면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만 말했다. 결국 딸아이는 피를 토해 응급실에 실려갔고 ‘급성간독성’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통·위장장애 등 부작용 한약 부작용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관리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한약재 부작용을 신고할 의무가 있는 한약사들도 의무를 지키지 않고, 이를 관리하는 당국도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양약에 부작용이 있듯이 한약에도 부작용이 있다. 서울 강남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한의사 이모(37)씨는 “한약 부작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풍토가 있다.”면서 “한약을 먹으면서 겪게 되는 소화장애, 두통, 위장장애 등이 모두 부작용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질을 앓던 김모(5)양의 어머니는 환약을 약국에서 지어 딸에게 먹였다. 김양은 약을 먹은 뒤 심한 설사와 폐렴 증세로 병원으로 실려갔고 ‘수은 중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2월 서울중앙지법은 약사에게 8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약사법 제21조에 따르면 약사와 한약사는 의약품과 한약재에서 부작용이 발생하면 당국에 신고(보고)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한약 조제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한의사에게는 보고 의무 규정 자체가 없다. 당국은 신고받은 의약품의 부작용 사례를 관리하며, 의약품이나 한약의 판매나 조제행위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의약품 부작용 신고는 2004년에 907건이던 것이 2008년 7210건으로 8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한약재 부작용 신고는 지금까지 단 한 건도 없다. 한약국이나 한약방에서 일하는 한약사들은 신고 의무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부작용에 대한 인식이 약하다. 신고 의무가 없는 한의사들 또한 한 건도 부작용 사례를 보고하지 않았다. ●“신고센터 설치해야” 대한한약사회 관계자는 “한약재 부작용을 신고하는 것이 의무사항인 줄 몰랐다.”면서 “한약 부작용은 특별히 심각한 것이 없어 괜찮다.”고 주장했다. 대한한의사협회 측도 “한약은 새로운 부작용이 더 나올 것이 없어 보고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약재 부작용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까닭은 주무부처의 관리 소홀 탓이 크다. 식약청은 신고를 해야 관리를 할 게 아니냐는 안이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식약청 한약품질과 관계자는 “한약은 여러 약재가 혼합된 것을 복용하다 보니 구체적으로 어떤 한약재의 부작용인지 알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 적극적인 행정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약품 부작용의 경우 지역약물감시센터에서 신고받는 것이 40%를 차지하는 만큼 한약 부작용도 지역센터를 설치해 신고받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UFC 진출 추성훈 “힘에선 절대 안 밀린다” 885억 빌딩 인수한 33살 ‘게임재벌’ 허민 CEO가 저녁먹자 불러서 갔더니 ‘황당한 퇴직’ 출산휴가 마친 뒤 복귀하니 무급휴가 가라고? 젋은 투수 잡은 ‘야구배트 트레이드’ 新자린고비…종이값·야근비·홍보비도 없다
  • 서울시 행정망 해킹 방어에 ‘구멍’

    서울시 행정망 해킹 방어에 ‘구멍’

    #2009년 3월 서울 A구청. 행정전산 서버에 접속한 외국 국적의 해커 B씨는 작업후 10분만에 가족관계부와 토지대장에 접속해 서류를 위조해냈다. 10만명의 구민 개인정보를 도용해 이른바 ‘대포 통장’과 ‘대포폰’으로 수십억원대의 사기극을 펼쳤다. 뉴타운·재개발 사업 등 처음에 보안유지가 필요한 각종 도시개발 사업의 세부 계획을 미리 빼돌려 부동산 투기꾼들에게 팔아먹었다. ●사이트 한곳 뚫리면 전체 위험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같은 가상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뻔한 아찔한 상황이 최근 시에서 발생했다. 국가정보원이 서울시와 25개 자치구의 ‘정보보안실태’를 정기 점검한 결과, 보안상의 허점이 20여개나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48시간 동안 13개 사이트에 대해 비공개로 실시한 표본조사 점검에서 ▲정보보안 규정 운영 ▲전자우편 보안 ▲악성코드 대응 등의 항목에서 매우 취약한 것으로 지적받았다. 국정원이 지적한 대표적 허점은 개인 웹메일과 행정포털 메일의 통합운영. 해커들이 ‘미끼 프로그램’을 이용, 사이트에서 손쉽게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알아내는 만큼 공문서와 개인정보가 순식간에 넘어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본청 정보화기획단에서는 직원들이 이메일을 열 때 공인인증서를 통해 로그인하도록 권고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또 해커들이 여러 홈페이지에 동시다발적으로 뿌려놓는 해킹프로그램도 골칫거리다. 구청에선 홍보부서 직원 등 비전문가들이 보안관리를 담당하고 ‘보안키’마저 설치되지 않아 아이디와 패스워드 유출이 상당할 것으로 판단했다. 서울시가 직·간접으로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는 모두 264개. 자치구의 직영사이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중 119개는 본청 정보화기획단이, 105개는 38개 실·국이 운영한다. 이들 사이트는 모두 거미줄처럼 얽혀 있기 때문에 한 곳이 뚫리면 중앙서버도 안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문인력·예산 턱없이 부족 보안담당 부서의 간부는 “(이런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해커들에게) 당장 공격받을 수 있는 허점이 있다.”면서 “당장 보안관리센터를 만들고 취약점에 대한 진단 의무화와 운영인력 확보를 서두르겠다.”고 보고했다. 정보화기획단에 소속된 5명의 보안인력으로는 2명이 24시간 동안 2교대하기에도 벅찬 실정이어서 곧 8명, 3교대 체제의 보안관제팀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국제인증심사원(ISO27001)을 통한 사이버보안평가제를 도입하고, 30억원을 들여 각 자치구에 사이버침해대응센터를 설치해 시청 보안센터와 행정안전부·국가정보원이 연동하는 ‘광역 보안관제’ 체계도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기능과 보안이 한층 강화된 국가공인증(GP KR) 방식으로 변경하고, 중요문서는 암호화했기 때문에 공문서 및 개인정보가 해킹당할 일은 드물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CEO가 저녁먹자 불러서 갔더니 ‘황당한 퇴직’ 국회의원 또 도진 외유병 출산휴가 마친 뒤 복귀하니 무급휴가 가라고? 新자린고비…종이값·야근비·홍보비도 없다 한약 부작용 신고 ‘0’
  • 어린이·청소년 드라마 씨가 말랐다

    어린이·청소년 드라마 씨가 말랐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어린이·청소년 드라마 외면이 심각하다. 어린이·청소년이 나오는 드라마는 많지만 막상 청소년을 위한 드라마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방송사의 인기 영합 편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방송의 공익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맥 끊긴지 오래… EBS만 유일 지상파 방송 3사의 어린이·청소년 드라마 제작은 맥이 끊긴 지 오래다. KBS는 2007년 8월 끝난 ‘최강! 울엄마’가 마지막이었다. 이후엔 2008년 8월 1회 분량의 파일럿 프로그램 ‘정글피쉬’가 유일하다. SBS도 2007년 9월 종영한 ‘고스트 팡팡’ 이후 어린이·청소년 드라마가 없다. MBC는 더욱 심각하다. 한 편성기획 관계자는 “어린이·청소년 드라마를 정규 편성한 것이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10년도 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2008년 2월 국가청소년위원회와 공동기획한 파일럿 드라마 ‘나도 잘 모르지만’이 전부이다. 그나마 EBS가 유일하게 신규 드라마를 제작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첫방송한 어린이 모험극 ‘스파크’가 그것. 2년7개월 만에 이뤄진 어린이 드라마의 부활이었다. 방송사에선 비용의 효율성을 따져 볼 때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최근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제작비가 많이 드는 드라마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시청층이 얕은 어린이·청소년물을 굳이 제작할 여유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또 “아이들이 ‘꽃보다 남자’처럼 세련된 형식의 성인 드라마에 길들여져 소박한 아동·청소년 드라마는 이미 경쟁력을 잃었다.”는 주장도 있다. ‘꽃보다 남자’는 ‘15세 이상 시청가’로 청소년이 주인공이지만, 철저히 소비적인데다 청소년이 공통으로 처한 문제와 정서를 전혀 담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성인 드라마로 분류된다. ●“공익방송 공공성 부정 행위” 전문가들은 어린이·청소년 드라마가 갖는 교육 효과 및 방송 공공성 상실에 우려를 제기한다. 이재연 숙명여대 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어린이·청소년 드라마는 아이들에게 또래 문화의 올바른 모델을 정립시키고 정서를 순화시키는 기능을 한다.”면서 “비용 문제를 따지기 전에 아동에게 미칠 영향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방송은 공공재로서 다양한 계층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해야 한다.”면서 “현재의 드라마 제작 풍토는 스스로 공익 방송으로서의 공공성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885억 빌딩 인수한 33살 ‘게임재벌’ 허민 국회의원 또 도진 외유병 출산휴가 마친 뒤 복귀하니 무급휴가 가라고? 한약 부작용 신고 ‘0’
  • 입 벌어지는 사교육비

    입 벌어지는 사교육비

    월 수업료 최고 150만원. 하루 5~6시간의 놀이 영어와 게임활동, 기초과학 등의 밀착 교육. 경기침체를 비웃는 듯한 영·유아 고액학원의 실상이다. 4일 서울과 경기 지역의 유명 고액학원 8곳을 조사한 보건복지가족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유아 고액학원의 월 교육비가 최고 150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보고서는 복지부가 호서대·동남보건대·서경대 등 3개 대학 공동연구팀에 의뢰해 서울 강남구·송파구, 경기 분당·일산·수원시·과천시 등에 있는 미취학 아동 대상의 학원들을 조사해 작성한 것이다. 주 5일짜리 학원비는 평균 75만~100만원이었고 최고 150만원대도 있었다. 주 1, 2회짜리는 13만~15만원 수준이었다. 이들 학원에서 진행하는 모든 교육은 교사와 함께하는 ‘놀이’로 연결됐다. 과목도 ‘영어놀이’, ‘과학놀이’, ‘언어놀이’ 등의 명칭으로 불린다. 영·유아 대상의 ‘요리’, ‘요가’ 등의 과목도 있었다. 아이들의 나이는 2~5세로, 5세가 15명이었고 2세 미만도 4명이나 있었다. ‘학원비가 비싸다.’고 생각한 학부모가 75.7%(28명)였지만 21.6%(8명)는 ‘적당하다.’고 답했다. 사교육비로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비용은 월 90만~150만원(32.2%)이 가장 많았고 70만~90만원(22.6%), 50만~70만원(25.8%) 등이 뒤를 이었다. 조사 대상 37개 가정의 어머니는 전업주부(30명)가 가장 많았고 아버지는 전문직(17명), 사무직(14명), 자영업(6명) 순이다. 학부모 월 수입은 600만원 이상인 가정이 14곳이었지만 200만~300만원 미만인 가정도 2곳이 들어 있다. 고액의 수업료에도 불구하고 보육교사들의 보수는 영어교사(180만~190만원)를 제외하면 120만~130만원 수준이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대부분의 고액학원에서는 보육교사의 이직이 잦다. 결국 고액 과외비를 받아 학원 운영자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고액학원 실태조사 자료를 통해 저소득층 자녀의 교육 배려, 보육교사에 대한 여건 개선 등의 제도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885억 빌딩 인수한 33살 ‘게임재벌’ 허민 국회의원 또 도진 외유병 출산휴가 마친 뒤 복귀하니 무급휴가 가라고? 新자린고비…종이값·야근비·홍보비도 없다
  • 나사풀린 지방공사 직원 무더기 적발

    직장을 무단으로 이탈해 해외여행을 가거나 해외출장에 나서 관광을 즐기는 등 일반인의 상식으론 상상하기 힘든 지방공사 직원들의 황당한 근무 행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감사원은 12일 서울, 인천, 경기, 경남·북, 전북지역 등 6개 지방공사에 대한 감사결과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고 적발된 직원들을 문책할 것을 각 지방공사에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SH공사 차장 A씨는 2007년 1월19일 금요일 저녁 호주로 여행을 떠났다. 그는 22일부터 24일까지는 출산휴가를 받았고 26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는 연차휴가 11일을 썼다. 하지만 1월25일에는 부하직원에게 국제전화를 걸어 자신이 마치 국내에 있는 것처럼 꾸며 시내출장 결재를 대신 받도록 했다. A 차장은 그해 4월30일 월요일에도 시내출장 결재를 받은 다음 집에서 짐을 꾸려 호주로 출국했고 5월2일에는 역시 부하직원을 시켜 시내출장 결재를 받았다. 5월3일 무단결근한 뒤 다음날 부하직원을 통해 거짓으로 병가를 냈다. 경기도시공사 직원 B씨와 C씨는 지난해 3월 폐수종말처리시설과 관련한 외국산 기자재 검수업무를 위해 시공업체 직원들과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로 해외출장을 떠났다. 하지만 B씨는 출장 일정을 임의로 조정해 스위스 융프라우요흐(해발 4158m)에 올랐다가 몸살과 고산병에 걸렸다. B씨는 당초 출장 목적이었던 4건의 공장검수 일정 중 2건만 마치고는 조기귀국한 뒤 이틀간 무단결근했다. B씨가 귀국하자 C씨도 맡은 일을 끝내지도 않은 채 시공업체 직원들과 함께 스위스에서 캐나다로 건너가 나흘 동안 관광을 하고 귀국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신경림 누항 나들이] 출산율 세계최저가 의미하는 것

    [신경림 누항 나들이] 출산율 세계최저가 의미하는 것

    아기를 업은 젊은 두 여인과 소를 모는 소년이 그림의 전면에 배치돼 있다. 중간쯤에 논일을 하는 농군이 두엇, 그리고 원경으로 뛰어노는 아이들이 여럿이다. 그림의 제목은 ‘향토’로, 지금 덕수궁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 근대미술 걸작전에 나와 있는 50여년 전 박영선의 작품이다. 흔히 볼 수 있었던 우리의 고향 풍경으로, 그때만 해도 시골이고 서울이고 거리고 골목이고 아이들로 넘쳤다. 아이들이 여럿이어서 셋방 얻기가 힘들었던 기억을 1960, 70년대를 도시에서 보낸 사람이면 거의 가지고 있을 것이다. 참 꿈 같은 얘기다. 아기 울음소리가 듣기 어려운 곳은 이제 시골만이 아니니 말이다. 한 시절 자식이 많다는 것은 가난의 상징이었다. 먹여 살릴 수가 없어 국경 가까운 지방에는 특히 딸을 낳으면 이국땅에 팔아먹는 야만적인 풍습도 있었다. 지방에 따라 딸을 팔아 곡식 몇 가마 들여놓는 일을 수치로 알지 않는 풍습도 있었다. 쌀 몇 말, 좁쌀 몇 가마가 아쉬워서만이 아니었다. 그보다도 입 하나를 던다는 의미가 더 컸다. ‘나는 방법이 없으니 너라도 가서 배불리 먹고 살아라.’라는 뜻이었다. 이용악의 시 ‘북쪽’의 “북쪽은 고향/ 그 북쪽은 여인이 팔려간 나라”라는 절창은 바로 그러한 정서를 배경으로 한 것이요, 김동인의 소설 ‘감자’의 복녀도 그렇게 팔려간 처지다. 다자식이 가난의 근본이라는 생각은 아주 오래된 개념으로, ‘흥보전’에서 가난하고 착한 흥보는 자식이 무려 열아홉이나 된다. 이렇게 많은 자식 가지고 어찌 가난하지 않겠는가. 이 이야기를 처음 만든 사람은 아마 이런 생각을 바탕에 깔았을 것이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극성스럽게 추진되던 산아제한도 바로 이런 발상에서 비롯되었다. 가난의 요인이야 여럿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폭발적인 인구증가가 주요한 요인으로 꼽혔을 것이다. 인구가 넘치면 우리가 잘살 수 없다는 담론이 판을 치면서 아들 딸 셋만 낳자던 구호가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가 되더니, 마침내 “둘도 너무 많다.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로 발전했다. 그 과정에서 정관수술을 하면 예비군 훈련을 면제해 주는 희극도 생겨났다. 그렇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말을 잘 듣는 것 같다. 또 무엇이든 한다면 하는 성격도 있나 보다. 물론 여기에는 여성의 사회진출이 큰 몫을 했지만, 산하제한을 실시한 지 30년만에 우리 출산율은 세계 최저(평균 출산율 1.20명)가 되어, 머지않아 노인만 많고 젊은 사람들이 적은 기형적인 인구구조를 이루게 될 모양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인구정책을 고쳐 출산하는 부부에게 여러 인센티브를 주는 장려정책으로 돌아섰으나, 한번 걸린 브레이크는 쉽게 멈추어지지 않는 법, 출산율은 더 낮아지고 있으니 어쩌랴. 당국은 또 말하리라. 장려금도 주고 많은 인센티브가 따르는데 왜 출산을 기피하는가. 하지만 반응은 시큰둥하다. 낳아 놓기만 하면 무엇하는가, 보육시설이 태부족인 현실에서 아이들을 기르는 것이 쉬운 일인가, 또 가르치는 데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가 라는 항변의 목소리가 크다. 출산 기피의 또 한 원인은 여성도 남성과 똑같이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서의 성취욕이리라. 세상에 나서 인간으로서 무엇인가를 이룩하고 싶은 욕구, 이것이 어찌 남성만의 것이겠는가. 출산장려정책에서는 이 점이 고려되어야 하며, 출산에 의해서 생길 수 있는 여성에 대한 불이익이 철저하게 막아져야 할 것이다. 이에는 남성의 인식의 대전환이 전제되어야 하니, 아이를 함께 기른다는 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낳기도 함께 한다는 발상에까지 이르러야 할 것이다. 남성도 쓸 수 있게 되어 있는 출산휴가는 이런 정신에 입각한 것일 터인데, 그것을 사용하는 남성이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일이 없다. 우리의 출산 장려 정책이 여성의 헌신만을 요구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시인 신경림
  •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20 & 30] 불황에도 살아남는다… ‘직장 정글’ 생존 비법

    11년 전 IMF가 울고 간다는 최악의 불황기다.경기 불황기에 일터는 무자비한 정글이 된다.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에서 20&30 직장인들은 모두 자기만의 ‘불황기 생존 비법’을 하나씩 갖고 있었다.아픈 직장 상사에게 전복죽을 공수해 아부를 하는 신입사원도 있고,선배의 실수를 틈타 고객을 모두 자기 차지로 만든 몰인정한 후배도 있었다.불황을 헤쳐가는 20&30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 건설사 홍보팀에서 대리로 일하는 윤모(33)씨는 최근 솔솔 흘러나오는 인원 감축설에 좌불안석이었다.워낙 건설업계 경기가 안좋다 보니 대형 건설사도 부도설이 나도는 판이다.핵심 부서가 아닌 홍보팀에 있다 보니 불안함은 더했다. ● 주변사람 총동원해 직장 상사 공략 그러다 두 달 전,윤씨는 인사부장 김모(44)씨가 옆 아파트로 이사 왔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그 다음날 윤씨는 인사부장과 출근 시간을 맞추려 근처를 서성거리다 결국 부장 차를 타고 같이 출근하게 됐다.그러길 3일째.부장이 “지하철 타고 다니기 힘드니 카풀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이거다 싶어 매일 아침 인사부장의 집 앞에 가서 차를 닦아 놓고 따뜻한 캔커피나 두유를 준비했다.인사부장은 그런 윤씨가 착실하다며 예쁘게 봐주기 시작했다.윤씨의 이런 행동은 사내에도 소문이 났고,회사 동료들은 입을 삐죽거리기 시작했다.그러나 윤씨는 개의치 않는다.“저도 새벽부터 차닦는 거 힘들어요.그래도 잘리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죠.사회생활이 실력만으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한 부동산 개발회사에 입사한 지 6개월밖에 안 되는 윤모(30)씨는 벌써부터 들려오는 구조조정 얘기에 걱정이 태산이었다.회사 특성상 80명쯤 되는 직원의 80% 이상이 경력직인데,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경험이 없는 신입부터 잘리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윤씨가 선택한 생존 비법은 ‘주변 사람 동원해 상사에게 아부하기’.윤씨는 얼마 전부터 포항에서 감나무 과수원을 하는 부모님에게 감을 보내달라고 해 회사에 출근하면 감을 예쁘게 잘라 팀장 책상에 놓아두고 있다.또 11월26일 팀장의 생일에는 제빵사로 일하는 동생에게 부탁해 특제 케이크를 만들어 회사로 배달시키기도 했다. 물론 윤씨가 아부만 하는 것은 아니다.출퇴근길에 영어회화책을 보는 등 틈틈이 자기계발에도 노력하고 있다.“요즘 직장인에게 자기계발은 기본이죠.거기에다 자신만의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대기업 사장 비서실에서 일하는 조모(31)씨는 요즘 바빠서 친구를 만날 틈도 없다.본의 아니게 평일에는 마트에서 장을 보고,주말에는 대학 때도 안했던 영어 과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불경기 탓에 대기업 실적이 악화됐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최근 회사에 나도는 감원 괴담에 비서실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조씨는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지난주 있었던 사장 집들이에 조씨는 먼저 나서 음식 만드는 걸 돕겠다며 사장 집을 찾아갔고 장보랴,전 부치랴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내야 했다.몇 주 전 주말에는 비서실장의 초등학생 딸이 영어발표회 준비로 바쁘다는 얘기를 듣고 실장 집에 가서 영어 과외교사 노릇도 했다.“집에서는 속도 모르고 다 큰 처녀가 왜 늦게 다니냐고 뭐라고 하고,친구들은 일에 미쳤냐며 절 멀리 하더라고요.그래도 골드 미스 자존심 유지하려면 이 정도 자괴감과 부끄러움은 감수해야죠.” ●‘너 죽고 나 살자’ 동료 깎아내리기 식품업계 한 대기업의 4년차 대리 허모(32)씨는 ‘골목대장’ 스타일이다.사람들과 어울리길 좋아해 후배들과 점심 식사도 따로 하는 경우가 많고 가끔 나이트클럽도 같이 갈 정도로 친하다.허씨보다 9개월 먼저 입사한 대리 문모(33)씨는 허씨와 정반대다.일찍 결혼해 백일 된 딸이 있는 문씨는 ‘마이웨이’ 스타일이다.좀처럼 동료들과 어울리지 않고 항상 ‘칼퇴근’이다.문씨는 인기가 많은 허씨를 항상 견제했다. 그러던 어느날,부장이 허씨에게 지방 공장 수량을 잘못 보고했다며 불같이 화를 냈다.보고서의 최종 점검은 선배인 문씨가 하도록 돼있는데,부장이 하도 길길이 뛰어 말대꾸를 하지 못했다.돌아와서 보니 자신이 갖고 있는 보고서에는 분명 제대로 된 수치가 있었다.낙담하는 허씨에게 문씨는 그날 술을 사주며 위로를 했다. 일주일 뒤,허씨는 후배 이모(29)씨로부터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다.“그날 부장이 그 보고서 누가 작성했냐고 물었을 때 문대리님이 ‘허대리’라고 말했어요.그런데 그 보고서,문대리님이 작성하신 거잖아요.”허씨는 “아무리 가정이 있어도 그렇지 어떻게 이렇게 뒤집어 씌울 수가 있나요.”라며 허탈해했다. 굴지의 생명보험 회사에 다니는 정모(33)씨는 최근 5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해 불황기에 유례없는 특별 보너스를 받았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씨의 실적은 바닥을 기었다.경쟁 보험사에 다니는 정씨의 두 학번 위 선배 강모(36)씨 때문이었다. 정씨와 강씨는 같은 학교,같은 과,같은 동아리 활동에 학군단(ROTC) 활동까지 같이 해 온 사이다.당연히 비슷한 인맥 풀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정씨가 선배나 친구들에게 보험 가입을 권유할라 치면 “강 선배가 먼저 부탁해서 벌써 들었어.선배니까 어쩔 수 없더라.다음엔 너한테 보험 들어줄게.”라는 얘기가 돌아오기 일쑤였다.정씨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선배인 강씨에게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기회는 왔다.올해 주가가 바닥을 치면서 강씨의 변액보험에 들었던 후배들의 원성이 자자해졌던 것.강씨의 보험은 그동안 공격적인 해외투자로 수익률이 높아 인기를 끌었지만,불황기에 -40%의 수익률을 기록해 거의 업계 최악이었다.강씨에게 변액보험을 들었다가 반토막이 난 후배가 어느 날 “정 선배 회사로 옮기겠다.”고 찾아왔다.정씨는 쾌재를 불렀다.다음날부터는 강씨의 고객들에게 전화를 돌려 “그쪽에서 난 반토막,여기서 메워주겠다.”며 강씨의 고객을 모두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어 버렸다. ●감원에 대처하는 미스 vs 미세스 대응법 경제 위기가 올 때마다 감원 1순위는 여성이다.직장 여성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생존 비법을 강구하게 되는데,재미있는 것은 감원에 대처하는 미혼 여성과 기혼 여성의 방법이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아직 미혼으로 한 외항사 지상직 승무원으로 근무하는 조모(29)씨는 한층 매서워지는 경기 불황이 두렵지만은 않다.불안의 시대에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조씨는 이미 터득했다.그 비법은 바로 ‘미모 가꾸기.’조씨가 일하고 있는 항공사는 국내 항공사와는 달리 정규직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이곳에 근무하는 30여명의 동료 승무원들은 모두 경력직으로 국내 항공사에 들어가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다.여기에 발맞춰 김씨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신을 가꿔 왔다.지난여름 휴가에는 쌍꺼풀 수술을 했다.1주일이나 되는 여름 휴가에 해외 여행이라도 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유혹을 뿌리치고 더 예뻐지는 길을 택했다. 결국 조씨는 지난가을 외모,실력,경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들으며 국내 항공사에 당당히 경력직으로 입사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많은 이의 축복 속에 결혼하고 지난 4월 아이를 임신한 김모(33)씨.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김씨는 요즘 임신을 한 것을 오히려 다행으로 여긴다.주위 결혼한 동료들도 김씨를 부러워하며 지금이라도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임신한 여성은 자리 보존하기 어렵다는 세간의 통념을 뒤엎은 김씨의 역발상은 ‘육아휴직 기간 중 해고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는 근로기준법에 근거하고 있다.“일하면서 임신하는 게 커리어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지금까지 미루고 있었는데,오히려 지금이 최적기가 아닌가 싶어요.출산휴가도 가고,월급도 받고,거기다 구조조정당할 염려도 없고요.”내년 1월 말 출산 예정인 김씨는 8일부터 출산휴가에 들어갔다.주변 남자 사원들은 구조조정 걱정 덜었다며 김씨를 부러워하고,간부들은 김씨를 탐탁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지만 김씨는 당당하다. ● ‘고전적 자기계발법´으로 위기돌파 외국어,자격증 등 ‘고전적 자기계발’은 아직도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불황 타개책 중 하나다.휴대폰 부품을 만드는 한 중소기업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는 하모(36)씨는 요즘 잠이 모자라 죽을 지경이다.사장이 지난 8월 뽑은 대졸 신입사원을 두고 “토익점수는 높은데 회화가 안 되더라.”며 핀잔을 주는 모습을 보고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하씨는 얼마 전부터 집에서 한 권으로 얇게 정리된 ‘파워포인트·엑셀 정복하기’ 책을 끼고 살게 됐다.과장이라는 직책상 엑셀 파일을 볼 줄만 알았지 만들어본 적은 없어 거의 ‘엑셀맹(盲)’ 수준이다.영어회화 학원 때문에 시간이 나지 않아 엑셀과 파워포인트는 집에서만 공부하는데,책을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뭔가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사장에게 어필해 다행이라는 것이 하씨의 설명이다. 보험사 영업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유모(39)씨는 지난 7월부터 공인중개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실적으로 모든 것을 말하는 영업계에서 경기 불황은 곧 실적 저하를 뜻하고,실적 저하는 곧 실직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서울 방화동에서 공인중개사 일을 하고 있는 아버지에게까지 생각이 미쳤다.아파트 매매뿐 아니라 대지,임야 거래까지 해서 목돈을 곧잘 쥐는 아버지를 보며 “1년에 몇 건만 해도 지금 내 연봉 벌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유씨는 곧바로 인터넷 강의에 등록해 아침저녁으로 공부를 하고 있다. 물론 유씨가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회사는 모른다.공부하는 게 알려져서 시험 붙기도 전에 잘릴까봐 유씨는 회사에서 오히려 더 열심히 일한다.“경기 불황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주경야독을 하게 됐어요.요즘은 만성 피로가 몸에 늘어붙었네요.”라며 유씨는 씁쓸해했다. 이재연 김민희 장형우기자 haru@seoul.co.kr
  • [시론]엄마 공무원이 떳떳한 세상/이선우 한국인사행정학회 회장·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엄마 공무원이 떳떳한 세상/이선우 한국인사행정학회 회장·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지난달 28일 행정안전부는 올해 행정고시 행정직군 최종합격자 242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여성이 전체 합격자의 51.2%인 124명을 차지했다고 밝혔다.이는 역대 행시 사상 가장 높은 여성합격률로 국제통상의 경우 64.7%가 여성이었다.2000년 25.1%였던 여성합격자가 2004년 38.4%,2005년 44.0%,2007년 49.0%를 기록,증가 추세다.  5급 행시에서의 여성합격자 증가뿐만 아니라,그동안 4급 이상 고위직 공무원의 여성비율을 증가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으로 현재 고위직 여성공무원은 2006년 전체 국가공무원의 5.4%,2007년 6.2%를 기록했다.올해는 6.9%를 목표로 노력중이다.  6급 이하 하위직 여성공무원수의 증가는 일찍부터 공직사회 인력관리의 패러다임변화를 요구했다.정부도 출산휴가·육아휴직·청사주변 어린이집 운영 등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복지후생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아울러 남성위주의 공직문화도 여성친화적 문화로 바꾸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 왔다.그러나 대부분의 부서장들이 남성들이기 때문에 아직은 전반적인 공직사회의 분위기가 남성위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도 조만간 바뀌기 시작할 것이다.2000년을 전후해 5급 행시를 통해 공직에 진출한 5급 여성공직자들을 공직문화변동의 주류세력이라고 정의한다면,이들은 현재 정부조직 곳곳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능력 또한 남성 동료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이들은 과거 소수만이 합격해 공직사회에 진출한 시기의 여성들이 가졌던 역할과 사명과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받는다.이들에게는 크게 두 가지의 임무가 부여되어 있으며 정부 또한 그에 부응하는 인사관리를 수행할 책임을 갖는다. 첫째,정부는 기존의 질서와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과 무한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여성공직자들이 고위직까지 승진하기 위해서는 가정을 희생하고 남성들과의 기 싸움에서 이겨야만 했다.술도 마실 만큼 마셔야 했고,조찬회의는 물론 야간 및 주말작업도 마다하지 않아야 했다.그렇다고 남성들만큼 승진을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여성공직자들이 주류인 세상이 오고 있다.가정을 희생하지 않고 자식을 가까이서 돌볼 수 있고,남자들과 기 싸움이 아닌 실력으로 겨루며 당당하게 일하고 공정하게 승진할 수 있는 기회와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한다.결혼한 여성공무원들이 즐거운 직장생활과 행복한 가정생활을 동시에 영위할 수 있도록 정부는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일 때문에 30살을 넘기는 처녀사무관들이 늘어나고,일이 힘들어 유산하는 기혼 여성공무원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또 아침에 아이가 학교 가는 것을 보지 못하는 엄마 공직자,저녁에도,주말에도 일해야 하는 아내 공직자들이 떳떳할 수 있는 정책을 정부는 만들어야 한다.  둘째,공정한 게임에 대비한 경쟁력 향상이 필요하다.앞으로는 여성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우를 바라는 시대는 지나갈 것이며 여성들끼리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그러나 여전히 구속받는 엄마 공직자,아내 공직자의 관행 속에서는 독신 공직자,아빠 공직자들과 경쟁해 이기기 어렵다.역량향상을 위해 항상 학습하는 학생 공직자가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기혼여성 공직자들이 일도 공부도 열심히 하고,가정생활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인사정책적 배려가 앞으로 더욱 필요하다. 이선우 한국인사행정학회 회장·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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