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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50년 서울 인구 700만명대... 전국 65세 이상은 전체 40%

    2050년 서울 인구 700만명대... 전국 65세 이상은 전체 40%

    현재의 저출생 현상이 지속될 경우 서울의 인구는 2050년 700만 명대로 내려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 국민을 나이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중간에 위치한 국민의 연령인 중위연령은 2050년 57.9세로 2020년보다 14.2세 높아지며, 시도 17곳 중 7곳은 중위연령 60세 이상의 ‘고령 도시’가 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26일 이러한 내용의 ‘2020∼2050년 장래인구추계 시도편’을 발표했다. 통계청은 2020년 인구총조사를 기초로 최근 시도별 출생·사망·인구이동 추이를 반영해 2050년까지의 장래 인구를 전망했다. 출산율과 기대수명을 중간값(중위)으로 가정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총인구는 2020년 5184만명에서 2050년 4736만명으로 8.6%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출산율과 기대수명을 낮은값(저위)으로 가정한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 4333만명으로 16.4% 감소한다. 중위 시나리오 기준, 2050년 시도 17곳 중 서울 등 13곳의 인구는 2020년보다 줄고, 경기, 세종, 제주, 충남 등 네 곳만 늘어난다. 서울은 2020년 962만명에서 2050년 중위 기준 792만명, 저위 기준 720만명으로 줄어든다. 인구성장률은 2040년 이후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할 전망이다. 2020년 세종(5.57%), 경기(1.58%), 제주(0.73%), 충북(0.1%), 전남(0%) 등 5곳을 제외한 12개 시도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후 2038년 충북, 2039년 충남, 2040년 경기·제주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2040년 이후에는 세종을 제외한 16개 시도가 마이너스 인구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역시 2050년에 인구성장률 0.43%까지 내려간다. 인구 감소와 함께 고령화도 심화된다. 2020년 중위연령이 50세 이상인 시도는 한 곳도 없지만, 2050년 17개 시도 모두 50세를 넘긴다. 2020년과 2050년 모두 중위연령이 가장 낮은 시도인 세종도 37.8세에서 50.9세로 높아진다. 전국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2020년 3738만명에서 2050년 2419만명으로 35.3% 감소한다. 전체 인구 중 생산연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72.1%에서 2050년 51.1%로 축소된다. 시도별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2050년 전남(43.4%), 경북(44%) 등 10개 시도가 50%를 하회하고, 세종(58%), 서울(54.7%), 경기(53.8%) 등 7개 시도만 50%대를 유지한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815만명에서 2050년 1900만명으로 늘어나고, 전체 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중은 같은 기간 15.7%에서 40.1%로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2050년 17개 시도 중 전남(49.5%), 경북(48.9%) 등 10곳의 고령인구 비중이 40%를 넘어서며, 세종이 유일하게 28.8%로 30%를 하회할 전망이다.
  • 호텔 된 여관·바다 벗 삼아 근무… 모시의 고장, 디지털 노마드 성지로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호텔 된 여관·바다 벗 삼아 근무… 모시의 고장, 디지털 노마드 성지로 [윤창수 기자의 지방을 살리는 사람들]

    ‘채워지지 않는’ 도시 떠나 시골로김정혁 대표 ‘삶기술학교’ 이어서청년 위한 디지털 노마드 센터 세워정부 지원 없이 지속 가능성 고민“이주민에게만 혜택 줘서는 안 돼지역 주민과 섞일 수 있게 도와야”한산모시축제를 진행하던 청년이 노트북 한 대만 놓고 지구를 떠돌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곳으로 서천을 바꿔 놓았다. 모시 상인들이 묵었지만 시장이 쇠퇴하면서 10년간 폐업 상태였던 여관도 마을호텔로 다시 문을 열었다. 청년들의 인생학교에서 시작해 1500년 전통의 지역 특산주인 한산소곡주 유통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현장을 서천에서 만났다. 이들은 청년의 지방 정착을 위해서는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2017년부터 3년간 한산모시축제를 주민들과 함께 열었는데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모였어요.” 김정혁(34) 자이엔트 대표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문화기획 사업을 고민하다가 2012년 공연·축제를 여는 기획사를 창업했다. ‘모시할매’란 캐릭터를 창조하고 한산모시문화제를 연 20만명 이상이 찾는 우수 축제로 만들었다. 모시, 소곡주, 공작부채, 대장간 기술 등 명인들이 살아 숨쉬는 서천의 매력에 빠지면서 도시 청년들이 지역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도시를 떠나 청년이란 존재 자체로 소중하게 인정받는 곳에서 삶기술학교를 열었다.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지원으로 2019년 시작된 삶기술학교에 대해 김 대표는 “주민자치회장, 이장님처럼 마을의 오피니언 리더와 친구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삶기술학교는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목포 괜찮아마을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돼 7개월 동안 8억여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빈집 20곳, 청년 공간으로 채워져 괜찮아마을과 삶기술학교의 성공으로 청년마을은 12개 지역에 6억원을 지원하는 규모로 사업이 확대됐다. 삶기술학교는 도시 청년들이 시골에서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3년간 5500여명이 삶기술학교를 거쳐 갔고, 서천에 있는 20군데의 빈집이 청년들의 감성이 담긴 미술교습소, 사진관, 독립서점, 대장간 등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했다. 서울에서도 축제기획 업무를 했던 김혜진(31) 삶기술학교 삶코치장은 “도시에서는 일단 돈이 너무 많이 나갔고 아무리 유흥을 즐겨도 채워지지 않았다”며 “지역에서는 극적인 변화가 느껴지진 않지만 지역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스스로 그릇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5억원의 대출을 받아 마을호텔인 ‘커뮤니티호텔H’와 ‘한산 디지털 노마드 센터’를 건립하면서 김 대표의 고민도 깊어졌다. 호텔과 디지털 노마드 센터는 지역자산화 지원 사업을 통해 세웠고, 그 과정에서 김 대표의 회사인 자이엔트도 큰 빚을 지게 됐다. 청년마을의 가장 큰 고민은 지속 가능성이다.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끝나도 청년마을이 존속할 수 있어야 하기에 김 대표의 마음은 무겁다. 문화기획 사업은 지속적으로 현금을 만들어 내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제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으며 현재는 소곡주의 산업화에 힘을 쏟고 있다. 커뮤니티호텔H는 소곡주를 주제로 만든 마을호텔로 공유주방 등 술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을 제공한다. 20년 된 여관을 사들여 개축했는데 뉴욕의 골목에서 마주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랑한다. 여관이었을 때 목욕탕 바닥의 타일을 문화재처럼 유리로 보존해 짧은 근대사라도 잊지 않고 남겨 뒀다. 한산 디지털 노마드 센터는 유림회관 바로 옆에 자리잡아 전통과 첨단의 공존을 대변한다. 강연장뿐 아니라 프로듀싱실, 개발실, 디자인실, 미디어실 등의 작업 공간을 갖춰 영상과 음악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제작이 가능하다. 대기업에 취직하거나 공무원이 되는 것만이 아닌 다른 길을 찾는 청년이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더 늘었다는 판단이 디지털 노마드 센터 건립에 작용했다. 일과 휴가를 함께 즐기는 ‘워케이션’에 산과 바다를 함께 끼고 있는 서천만큼 적합한 곳이 없다는 자부심도 있다. “청년마을이 아무리 지역에다 사람을 모아도 인구 감소는 막을 수 없어요. 떨어지는 출생률은 나라에서도 못 막는데 청년들이 어떻게 바꿀 수 있겠어요.” 삶기술학교를 통해 서천에 정착한 사람이 20명이 넘지만 김 대표는 청년들이 인구 감소를 늦출 순 있어도 막을 순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은 서천에서 아이를 키우며 모시를 짜고 소곡주를 빚는 등 자연 그대로의 경험을 시켜 줄 계획이다. 도시에서는 돈이 들지만 지역에서는 자연 속에서 할 수 있는 대안교육 자체가 지자체의 교육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일터·놀터·쉼터 한데 어우러져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최근 펴낸 ‘국가위기 대응을 위한 지방소멸 방지전력의 개발’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인구집중은 ‘제2의 분단’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삶기술학교처럼 일터, 놀터, 삶터, 휴식터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플랫폼 조성이 소규모 지자체에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출산율 향상 정책보다는 지역의 매력을 창출하는 것이 지방소멸 위기 해결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청년마을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보호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서천에서 두 곳의 삶기술학교 캠퍼스를 열었지만 한 곳은 주민들의 이해를 얻지 못해 문을 닫아야만 했다. 그는 “청년마을이 지역 주민들과 같이 가지 않고 도시에서 온 청년들에게 수혜만 주는 구조라면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텃세방지법’과 같은 법률적 보호장치를 통해 청년들이 사업하다가 주민들의 반대로 갑자기 쫓겨나는 일은 없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오미크론 정점’ 찍었던 3월 사망자 사상 첫 4만명대

    ‘오미크론 정점’ 찍었던 3월 사망자 사상 첫 4만명대

    평소 1.6배… 1년 전보다 67% 급증출생아 수 2만 2925명… 4.2% 줄어아기 울음소리 76개월째 내리막혼인 건수 8.6% 감소… 역대 최저지난 3월 국내 사망자 수가 평소의 1.6배에 달해 사상 처음으로 4만명을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정점을 찍었던 때로 코로나19 직간접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전염병 등으로 사망자 수가 평시보다 월등히 많은 현상을 ‘초과 사망’이라고 하는데, 지난 3월이 특히 심했다. 통계청은 25일 3월 사망자 수가 4만 4487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67.6% 급증했다는 내용을 담은 월간 인구동향을 발간했다. 한 달 사망자가 4만명을 넘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3만명을 웃돈 적도 겨울철인 2018년 1월(3만 1550명)과 지난해 12월(3만 1634명) 두 차례밖에 없었다. 지난 3월엔 코로나19 공식 사망자만 8420명에 달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합병증·후유증이나 의료 시스템 과부하로 인한 응급치료 지연 등 간접 사망자도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고령화 현상 심화로 사망자 수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출생아 수는 2만 2925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달보다 4.2% 감소했다. 2015년 12월부터 76개월 연속 내리막을 지속했다. 1분기 통틀어 출생아 수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 감소한 6만 8177명에 불과했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인 합계출산율은 0.86명을 기록해 1분기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을 새로 썼다. 출생아보다 사망자가 월등히 많으면서 지난 3월에만 인구가 2만 1562명 자연감소했다. 인구 자연감소는 29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현상이다. 비혼 문화 확산과 결혼 주 연령층인 30대 인구의 감소로 지난 3월 혼인 건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6% 줄어든 1만 5316건에 그쳤다. 같은 달 기준 역대 가장 적었다. 지난달 이사 등으로 이동한 사람 수는 48만 2543명으로 1년 전보다 18.7%나 감소했다. 같은 달 기준으로 1974년(48만명)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었다. 인구 고령화와 함께 최근 주택 거래가 침체된 영향이다.
  • 학생 줄어드는데 지방교육교부금은 역대 최대… 한경연 “자동으로 오르는 운영 구조 개선해야”

    출산율 저하로 학생수는 줄고 있는데 경제 규모에 따라 늘어나는 현재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에게 의뢰해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를 24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81조 3000억원, 학생 1인당 교부금 총액은 1528만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학생 1인당 교부금은 2018년 920만원에서 4년 사이에 66.1% 증가했다. 올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수는 2012년보다 22만명 감소했으며, 2040년이 되면 2012년 대비 44만명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교부금은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일부로 조성하기 때문에 학생수 감소나 교육환경 변화와 상관없이 경제 규모에 따라 자동으로 증가하게 돼 있다. 보고서에서는 약 50년 전에 만들어진 교부금의 도입 목적 및 운영 기본원칙을 현재 기준에 맞게 재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부금을 재정 운영이나 교육정책 차원에만 제한하지 말고 사회정책 전반과 연동해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유 있는 교부금을 유·초·중·고교 교육재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대학 교육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대학교육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데 활용하자는 제안도 있었다. 양 교수는 “교부금을 유·초·중·고 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근거로 계속 운영할지 아니면 미래 준비를 위한 직업교육, 평생교육, 미래교육 등 다양한 수요를 바탕으로 한 불평등과 격차 해소라는 차원에서 접근할지 효율적 운영을 위한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교육재정 도입 논리를 교육 격차 해소나 의무교육 차원을 넘어 평생 학습자라는 인권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지방에 마을만든 청년들…“‘텃세방지법’ 필요”

    지방에 마을만든 청년들…“‘텃세방지법’ 필요”

    한산모시축제를 진행하던 청년이 노트북 한 대만 놓고 지구를 떠돌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곳으로 서천을 바꾸어 놓았다. 모시상인들이 묵었지만 시장이 쇠퇴하면서 10년간 폐업 상태였던 여관도 마을호텔로 다시 문을 열었다. 청년들의 인생학교에서 시작해 1500년 전통의 지역 특산주인 한산소곡주 유통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현장을 서천에서 만났다. 이들은 청년의 지방 정착을 위해서는 주민들과 어우러지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2017년부터 3년간 한산모시축제를 주민들과 함께 열었는데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모였어요.” 김정혁(34) 자이엔트 대표는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문화기획 사업을 고민하다 2012년 공연·축제를 여는 기획사를 창업했다. ‘모시할매’란 캐릭터를 창조하고 한산모시문화제를 연 20만명 이상이 찾는 우수축제로 만들었다. 모시, 소곡주, 공작부채, 대장간 기술 등 명인들이 살아숨쉬는 서천의 매력에 빠지면서 도시 청년들이 지역에서 기회를 찾은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도시를 떠나 청년이란 존재 자체로 소중하게 인정받는 곳에서 삶기술학교를 열었다.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지원으로 2019년 시작된 삶기술학교에 대해 김 대표는 “주민자치회장, 이장님처럼 마을의 오피니언 리더와 친구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삶기술학교는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에 목포 괜찮아마을에 이어 두 번째로 선정되어 7개월 동안 8억여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괜찮아마을과 삶기술학교의 성공으로 청년마을은 12개 지역에 6억원을 지원하는 규모로 사업이 확대됐다. 삶기술학교는 도시청년들이 시골에서 인생의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3년간 5500여명이 삶기술학교를 거쳐 갔고, 서천에 있는 20군데의 빈집이 청년들의 감성이 담긴 미술교습소, 사진관, 독립서점, 대장간 등 새로운 장소로 탈바꿈했다.서울에서도 축제기획 업무를 했던 김혜진(31) 삶기술학교 삶코치장은 “도시에서는 일단 돈이 너무 많이 나갔고, 아무리 유흥을 즐겨도 채워지지 않았다”면서 “지역에서는 극적인 변화가 느껴지진 않지만, 지역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스스로 그릇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5억원의 대출을 받아 마을호텔인 ‘커뮤니티호텔H’와 ‘한산 디지털 노마드 센터’를 건립하면서 고민도 깊어졌다. 호텔과 디지털 노마드 센터는 지역자산화 지원사업을 통해 세웠고, 그 과정에서 김 대표의 회사인 자이엔트도 큰 빚을 지게 됐다. 청년마을의 가장 큰 고민은 지속가능성이다. 정부의 예산 지원이 끝나도 청년마을이 존속할 수 있어야 하기에 김 대표의 마음은 무겁다. 문화기획 사업은 지속적으로 현금을 만들어내는데 한계가 있다 보니 제조업으로 눈을 돌리게 됐으며 현재는 소곡주의 산업화에 힘을 쏟고 있다. 커뮤니티호텔H는 소곡주를 주제로 만든 마을호텔로 공유주방 등 술을 즐길 수 있는 시설과 공간을 제공한다. 20년 된 여관을 사들여 개축했는데 뉴욕의 골목에서 마주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분위기를 자랑한다. 여관이었을 때 목욕탕 바닥의 타일을 문화재처럼 유리로 보존해서 짧은 근대사라도 잊지 않고 남겨두었다. 한산 디지털 노마드 센터는 유림회관 바로 옆에 자리 잡아 전통과 첨단의 공존을 대변한다. 강연장뿐 아니라 프로듀싱실, 개발실, 디자인실, 미디어실 등의 작업공간을 갖춰 영상과 음악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제작이 가능하다.대기업 취직이나 공무원이 되는 것만이 아닌 다른 길을 찾는 청년들이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더 늘었다는 판단이 디지털 노마드 센터 건립에 작용했다. 일과 휴가를 함께 즐기는 ‘워케이션’에 산과 바다를 함께 낀 서천만큼 적합한 곳이 없다는 자부심도 있다. “청년마을이 아무리 지역에다 사람을 모아도 인구 감소는 막을 수 없어요. 떨어지는 출생률은 나라에서도 못 막는데 청년들이 어떻게 바꿀 수 있겠어요.” 삶기술학교를 통해 서천에 정착한 사람이 20명이 넘지만 김 대표는 청년들이 인구 감소를 늦출 순 있어도 막을 순 없다는 생각이다. 자신은 서천에서 아이를 키워 모시 짜고 소곡주를 빚는 등 자연 그대로의 경험을 시켜줄 계획이다. 도시에서는 돈이 들지만 지역에서는 자연 속에서 할 수 있는 대안교육 자체가 지자체의 교육 사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최근 펴낸 ‘국가위기 대응을 위한 지방소멸 방지전력의 개발’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인구집중은 ‘제2의 분단’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삶기술학교처럼 일터, 놀터, 삶터, 휴식터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플랫폼 조성이 소규모 지자체에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또 출산율 향상 정책보다는 지역의 매력을 창출하는 것이 지방소멸 위기 해결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김 대표는 청년마을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자체의 보호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서천에서 두 군데의 삶기술학교 캠퍼스를 열었지만, 한 곳은 주민들의 이해를 얻지 못해 문을 닫아야만 했다. 그는 “청년마을이 지역 주민들과 같이 가지 않고 도시에서 온 청년들에게 수혜만 주는 구조라면 지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텃세방지법’과 같은 법률적 보호장치를 통해 청년들이 사업하다 주민들의 반대로 갑자기 쫓겨나는 일은 없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세상의 욕망이 세운 열녀문… 조선의 청춘, 죽음으로 내몰렸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세상의 욕망이 세운 열녀문… 조선의 청춘, 죽음으로 내몰렸나[김별아의 도시 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산 자의 욕망이 죽은 자와 만날 때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고 살아 있는 돼지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고 했다. 개인에게 죽음은 세계의 소멸이니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더라도 살아 있는 것, 살아가는 것이 좋다는 게다. 어수선한 시내 한복판에 난데없이 서 있는 표석을 지켜보노라니 마음이 복잡하다. 거룩한 뜻이 무엇이든 결국은 자멸이다. 팔홍문의 주인들은 자결하거나 살해되거나 자해에 가까운 자포자기로 세상을 떠났다. 500여년 전 조상들은 그 비절참절한 죽음을 고무하고 찬양했다. 500여년 뒤 후손들은 세계 1위 자살률과 최저 출산율로 스스로를 소멸시키고 있다. 철학자 조지아 로이스는 ‘본래 나는 수없이 많은 조상들의 기질이 합류한 만남의 장소 같은 존재’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삶이 아닌 죽음으로 경도되는 집단 무의식이라도 있는 걸까? 표류하다 구조되어 조선에서 13년 동안 머물렀던 네덜란드인 하멜은, 청나라 군대가 침략했을 때 숲속에서 목매달아 죽은 조선인의 숫자가 적군에게 살해당한 수보다 많았다고 썼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했지만 자살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는 문화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이유를 포함해 자살을 스스로에게 저지른 살인죄로 여기며 자살자의 시신을 교수대에 매달기까지 했던 서양과 사뭇 다르다. 지금도 죄에 대해 벌을 받기보다는 자살로 ‘공소권 없음’을 택하는 유명인들이 왕왕 나타나는 것을 보면, 미국 속담마따나 ‘일시적인 문제에 대한 영구적인 해결책’으로써 자살을 선택하는 경향은 분명한 듯하다. 팔홍문은 조선 말까지 김포와 자인암을 번갈아 옮겨 다니다가 일제강점기에 이르러 서울역이 개발되면서 종로 운니동을 거쳐 파주 적성리로 이전된다. 그조차 한국전쟁이 발발해 1차 소실되었고, 1968년 남양주 진건면 이돈오의 묘역에 재건했으나 붕괴됐고, 1984년에 김포시 감정동에 연안이씨 13정려각으로 확장·복원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연안이씨 종친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해 보니 13정려각은 천지개벽한 김포 신도시 귀퉁이에서 철망을 둘러치고 문이 잠긴 채로 시간을 견디고 있다.김포 대신 신월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도권 2호선 신정네거리역 2번 출구에서 교차로 건널목을 건너면 인도를 끼고 자그마한 도심공원이 펼쳐진다. 장수마을에 걸쳐진 장수공원이라는 이름답게 벤치에 앉아 한담을 나누거나 장기를 두는 노인들이 가득하다. 길쭉한 장수공원의 끝이 보일 무렵 길가에 붉은 비각 하나가 불쑥 나타난다. 서울 시내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열녀문이다. 1729년 영조 때 세운 것을 신월동 606 후손의 집에서 보존해 오다가 2004년 양천구청이 기증받아 숭정각을 짓고 이전했다고 한다. ‘열녀 학생 원종익 처 유인(孺人) 전의 이씨 지문’. 비각 안 정문의 글귀를 또렷이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과 보존 상태가 좋지만 아파트 단지를 배경으로 서 있어 조경의 일부분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성 교화하려 만든 ‘삼강행실도’ 이씨의 남편 원씨는 갑작스런 중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사별한 남편에 대한 끝없는 그리움에 식음을 전폐하였고 결국엔 대상(大祥·사람이 죽은 지 두 돌 만에 치르는 제사)을 지낸 직후 20대 후반의 젊은 나이에 단식사함으로써 남편의 뒤를 따랐다.’ 382일 동안 단식한 초고도비만 사나이가 기네스북에 올라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물 없이 3일, 음식 없이 3주가 인간 생명의 한계점이다. 식음을 전폐한다는 것은 음식과 물을 모두 끊은 상태이니 기초대사량이 높아서 열량 소모가 빠른 20대의 이씨는 사나흘을 넘기지 못하고 사망했을 것이다. 이씨는 굶어 죽었다. 슬픔도 아니고 그리움으로! 수상하다. 그토록 치명적인 ‘그리움’의 정체가. 우리나라 최초의 그림책인 ‘삼강행실도’는 아들이 아버지를 죽이는 패륜 범죄가 발생하자 삼강오륜의 덕목을 널리 알려 백성들을 교화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졌다. 군위신강에 부위자강에 부위부강, 부자유친과 군신유의와 부부유별과 장유유서와 붕우유신, 참 좋은 말씀들이다. 향 싼 종이에서 향이 나듯 진정한 덕행은 숨겨도 천리향이라 소문이 나기 마련이다. 그런 충효열은 도덕적 의미를 지닌 윤리적 행동이다. 헌데 ‘경국대전’ 반포 후 각 지방에서 효자·충신·열녀 등을 뽑아서 포상 대상자를 해마다 보고하게 하면서 뭔가 야릇해지기 시작한다. 강상죄를 대역죄로 취급해 채찍을 때리는 한편 효행 포상이라는 당근을 주어 유교적 이상을 실현하려는 의도가 엉뚱한 방향으로 먹혀들어 갔다.집 앞에 정문을 세우고 자랑 삼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부역이나 조세를 면제해 주고(복호·復戶), 과거에 급제하지 않은 자에게도 벼슬자리를 주고(상직·賞職), 곡식과 옷감 등의 상물(賞物)을 내렸다. 요즘 식으로 하면 자손들에게 명문대 특례입학과 5급 공무원 채용 자격을 주고 역세권 30평형대 신축 아파트를 준다고 할까. 대번에 없던 문벌이 생기고 현실적인 이득도 쏠쏠하다. 그러다 보니 18세기 후반 고문서로 소지(所志)와 상서(上書)등이 쏟아진다. 개인이나 집안 혹은 현감과 군수 등이 효열을 ‘청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몇 년이나 몇십 년 동안, 심지어 40년이 넘도록 죽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매달린 집념의 후손도 있다. 염불보다 잿밥이다. 효자와 열녀가 되는 것보다 효자와 열녀가 되어 얻는 보상에 대한 열망이 컸다. 그 욕망을 실현하기 위한 사회적 압박이 커졌고 괴이하고 엽기적인 사례도 많아졌다. 몸을 베어 병든 부모에게 피를 먹이다가 과다출혈로 죽는가 하면 어린 자식들을 버려 둔 채로 남편을 따라 죽기도 했다.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이 딱한 정황을 꼬집어 비판했다. “효자가 허벅지살을 베어서 생명을 상하게 하고, 열부가 남편을 잃고 절박한 사정도 없는데 갑자기 순절한 경우에는 정려를 내리지 않아야 한다.”●죽어야 할 이유보다 살아야 할 이유를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음보다는 삶의 본능이 강하다. “왜 사냐”고 물으면 ‘그냥 웃’을 수밖에 없다. 목적과 의미가 없을지라도 삶은 생명의 지상명령이다. 지금은 빛바랜 채 눈여겨보는 사람도 별로 없이 길가에서 우두망찰하지만 한때 그 붉은 문은 강력한 압박과 유혹의 빛을 띠고 있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그 빛에 홀려 에밀 뒤르켐 식의 ‘이타적 자살’을 했지만 모두가 그렇게 죽을 수는 없었다. 남아 있는 정문들은 역설적으로 그렇게 살지 못한, 살 수 없었던 수많은 존재에 대한 증거이기도 하다. 서울 무반 집안의 둘째 딸 풍양 조씨가 1792년에 남긴 ‘자기록’은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다. 조씨는 15세의 나이로 안동 김씨 집안에 시집가 5년을 살고 20세에 동갑내기 남편과 사별했다. 병에 걸린 남편의 목숨이 경각에 이르자 아는 대로 배운 대로 죽을 생각부터 한다. 그러나 아주 비밀하게 숨긴 건 아니었는지 품었던 칼을 언니에게 들키고, 죽어야 할 이유보다 훨씬 많은 살아야 할 이유를 찾는다. 훌륭한 집안에서 잘 배워 ‘여자에게 남편은 오륜의 첫째요, 삼강의 으뜸’임을 알고 있지만 이대로 자결을 하면 친정아버지와 시어머니에게 불효하고 언니와의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다. ‘자기록’은 구구절절한 변명의 기록이다. 하지만 애당초 스무 살의 그녀가 자살하지 않았다고 죄책감과 회한에 몸부림칠 이유가 없다. 온전히 그녀의 것이 아닌 욕망, 구역질 나는 세상의 욕망에 떠밀려. “나의 남은 해를 생각하니 푸른 머리와 붉은 얼굴이 시들 날이 멀어 남은 세월이 일천 터럭을 묶은 것 같으니 어찌 견디어 살리오. 그러나 사세는 이미 끝났으니 하여금 하릴없으나 잠깐 머물다 가는 세상에 사람의 수명은 백세가 되지 않으니 나의 세상이 또 얼마리오.” 조씨는 그로부터 23년을 더 살았다. ‘가족’의 이름으로 죽은 자와 살아남은 자, 그들 모두가 떠난 자리에 바람이 분다. 소설가
  • “산후조리도 공공복지… 정부 지원 늘려야”

    “산후조리도 공공복지… 정부 지원 늘려야”

    공공 산후조리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수라는 지적이 많다. 보육과 마찬가지로 산후조리 역시 보편적 복지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다. 공공 산후조리원 스스로 사설 업체를 벤치마킹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19일 이현주 우송대 간호학과 교수는 “이제 산후조리는 산모 중 대부분이 이용하는 보편적 서비스로 정착한 만큼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국가가 개입해야 한다”며 “과거엔 일부만 다녔던 어린이집이 이젠 공공 영역에 들어온 것과 마찬가지로 산후조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지방자치단체 한 곳당 최소 한 개의 공공조리원이 설치돼야 할 것”이라면서 “특히 조리원이 부족한 지방에는 정부가 재정을 적극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 차별화로 경쟁력 높여야 현재 공공 산후조리원은 지자체 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공공 산후조리원은 지역 밀착형 사업에 가깝지만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가격 경쟁력 외에도 산모 만족도를 더 높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산후조리원 자문 업체인 ‘허니냅스’ 관계자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산후조리원도 양극화됐는데, 사정이 좋지 않은 사설 조리원들은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공공 산후조리원도 서비스 질을 높여 더 많은 산모를 불러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선착순 아닌 사회적 약자 우선권을” 백선희 서울신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공조리원이 선착순으로 산모를 받는 대신 중증장애인이나 청소년 부모 등 산후조리에 대비하기 힘든 사회적 약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특파원 칼럼] 일본의 내밀출산 논쟁과 인구 위기론/김진아 도쿄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내밀출산 논쟁과 인구 위기론/김진아 도쿄특파원

    일본 구마모토시에는 ‘지케이병원’이라는 곳이 있다. 겉으로 봤을 때는 특이해 보이지 않는 일개 병원이지만, 지난 1월 초에 이어 이달에도 일본 사회에 찬반 논쟁을 불러왔다. ‘내밀(?密)출산’ 논쟁이다. 일본에서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누구에게도 신원을 밝히지 않고 비밀리에 아이를 낳는 것을 내밀출산이라고 한다. 이 병원은 2007년부터 키울 수 없는 신생아를 맡아 주는 ‘황새의 요람’(아기 우체통)을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2019년에는 내밀출산을 독자적으로 도입했다. 여성이 지케이병원에서 내밀출산을 원하면 병원 측이 대리인 자격으로 신생아의 출생신고를 하게 된다. 아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병원 금고에 보관된 어머니의 건강보험증 사본 등을 통해 본인 출생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지케이병원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11월 첫 내밀출산이 이뤄진 데 이어 지난달 두 번째 내밀 출산이 있었다고 밝혔다. 병원에 따르면 이 여성은 “임신했지만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다”며 병원을 찾았다. 그는 “내 손으로 목숨을 버리고 싶지 않다”며 “지케이병원이 없었다면 아기를 낳지 않고 함께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고 한다. 이 병원이 이처럼 내밀출산을 돕고 있는 데는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이 고립돼 홀로 출산하다가 아기를 유기하는 등의 문제를 막기 위해서였다. 이런 내밀출산에 대해 일본에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유기되는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지케이병원처럼 비밀리에 출산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아이의 호적 문제와 무분별한 출산 방조라는 비판도 있다. 내밀출산에 대한 논쟁이 갈수록 뜨겁지만 일본 정부는 이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에서도 내밀출산과 비슷한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 서울 관악구 주사랑공동체는 2009년부터 영아 임시 보호 공간인 ‘베이비박스’를 운영 중이다. 주사랑공동체는 2009년부터 지난 2월까지 베이비박스를 거친 아이들이 1956명이라고 했다. 최악의 경우였다면 유기될 수 있었던 아이들이 그만큼 됐다는 이야기다. 한일 간 정치적ㆍ역사적 갈등은 차치하고 이러한 사회적 문제로 고민하는 상황은 똑같다. 특히 양국 모두 아이를 낳지 않는 저출산 사회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해 일본의 출산율은 1.36명으로 자체적으로는 최저 수준이었다. 한국은 더 심각하다. 한국의 출산율은 0.81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0명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트위터에 “출생률이 사망률을 웃도는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어차피 존재하지 못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아직 한국의 출산율을 몰라서 일본을 걱정한 것 같다. 한일 모두 아이 낳고 살기 어려운 경제적ㆍ사회적 환경이 출산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은 굳이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해서 아이를 낳을 수밖에 없는 여성들이 있고, 힘들게 태어난 아이들이 유기되고 있다. 이들 또한 보살펴야 할 대상이다.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은 대단한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고립된 여성들도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고, 한부모가정의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이런 가장 기본적인 것조차 하지 않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고가 와닿을 리 없다.
  • [씨줄날줄] 거대 대체론/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거대 대체론/임병선 논설위원

    1882년 미국에는 ‘중국인 배척법’이 있었다. 대륙 횡단철도에 노동력의 절반 이상을 제공한 중국 노동자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백인들의 분노는 중국인 학살로 이어졌다. 독일 황제 빌헬름 2세는 1895년 9월 러시아 차르에게 편지를 보냈는데, ‘유럽 문명을 파괴하려는 아시아인들에 맞서 단결하자’는 내용이었다. 이 무렵 ‘황화’(黃禍ㆍyellow peril)란 말이 처음 등장했다. ‘정글북’의 영국 작가 러디어드 키플링은 1899년 ‘백인의 책무’란 시를 발표했는데, 백인종은 미개한 야만인들을 교화할 책임이 있다고 버젓이 주장했다. 100년 전의 일은 지금도 이어진다. 2019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모스크에서 총기를 난사해 51명을 살해하고 50명을 다치게 만든 브렌턴 태런트는 범행 전 인터넷에 “상대적으로 출산율이 높은 이민자들이 백인들을 대체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같은 해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의 월마트 매장에서 총격을 가해 22명을 살해하고 24명을 다치게 만든 패트릭 크루시어스는 텍사스를 침범하는 히스패닉계에 대한 대응이라고 범행을 합리화했다. 지난 주말 미 뉴욕주 버펄로의 슈퍼마켓에서 10명의 목숨을 빼앗은 페이턴 젠드론은 ‘선언문’을 통해 미국의 백인 문화가 절멸 위기에 직면했다며 인종 다양성에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진보세력이 백인 어린이들에게 스스로를 미워하도록 가르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0쪽의 선언문에는 그의 극단적인 믿음이 망라돼 있었고, 입맛에 맞게 고른 통계, 음모이론, 인터넷 밈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인종차별과 반유대주의 입장을 갖고 있었고, 본인을 파시스트이자 백인우월주의자라고 소개했다. 선언문에는 그릇된 정보와 기자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난 가짜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 모두 프랑스 작가이자 음모론자 르노 카뮈(76)의 ‘거대 대체론’(The Great Replacement)에 영향받은 것이었다. 카뮈는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권력 엘리트들이 더 많은 자녀를 낳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이민자들을 유럽에 유입시켜 백인들을 몰아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백인이 우월하다는 차별을 넘어 유색인종에게 일자리를 잃고 사회의 주류를 내줄지 모른다는 공포를 황화론보다 그럴듯하게 꾸며 낸 것이었다. 캐나다의 여성 정치 활동가 로렌 서던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2017년 7월 유튜브 동영상으로 카뮈의 생각을 요약했는데 2019년 음모론에 혹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어 67만명 이상 시청함으로써 이 음모론에 대한 관심을 부채질했다. 문제는 거대 대체론에 동조하는 이들이 유럽과 미국에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8년 프랑스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5%가 거대 대체론을 ‘구독’했다고 답했다. 젠드론 사례는 팬데믹 영향으로 온라인 정보를 맹신하다 총까지 든 ‘어린 과격분자’의 등장이라는 점에서 아찔하다.
  • 美 마트 총기난사 10명 사망…‘백인우월주의 주장’ 10대 체포

    美 마트 총기난사 10명 사망…‘백인우월주의 주장’ 10대 체포

    마트서 70여발 난사에 10명사망·3명부상총격범 현장 상황 동영상으로 실시간 공개백인우월주의 음모론에 빠져 온라인 글서‘백인이 타인종으로 대체되선 안돼’ 주장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대형마트에서 방탄복까지 입은 괴한이 소총을 난사해 10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범행 장면을 실시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고, 백인우월주의를 주장하는 내용의 글을 온라인에 게시한 전력이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ABC방송은 14일(현지시간) “군복, 방탄복, 헬멧을 착용한 괴한이 오후 2시 30분쯤 마트 주차장과 마트 안에서 총을 난사해 10명이 사망했다”며 “마트 경호원은 총을 쏘며 저지했지만 방탄복 때문에 소용이 없었다”고 지역 경찰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경찰이 18세 백인 남성을 용의자로 구금하고 있다고 전했다. 총격범이 총 70여발을 난사했다는 목격담이 현지에서 나온다. 마트 주차장에서 이 총격에 4명이 맞았고 이중 3명이 사망했다. 이어 마트 안에서 9명이 총을 맞았고, 7명이 유명을 달리했다. 총격범의 체포 순간을 본 목격자 브래딘 케파트(20)는 언론에 “그 남성(총격범)이 자신의 턱에 총을 대고 서 있었다. 그는 헬멧을 벗고 총을 떨어뜨린 뒤 경찰에 제압됐다”고 말했다. 지역 경찰은 총격범이 범행 장면을 SNS으로 실시간 방송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신들은 ‘트위치’(Twitch)가 총격범의 계정을 무기한 정지 조치했다고 전했다.또 메릭 갈랜드 법무부 장관은 “이 사건을 증오범죄이자 인종차별적이고 폭력적인 극단주의 범죄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총격범이 온라인에 ‘백인이 타인종으로 대체되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106쪽짜리 글을 게시한 바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해당 글에서 “백인 출생률이 바뀌어야 한다. 백인 인구가 매일 감소하고 있다”며 “인구 유지를 위해 서방에서 여성 1명당 약 2.06명의 대체 출산율을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밤에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준결승 6차전이 끝난 뒤 경기장 인근에서 세 건의 총격으로 모두 21명이 다치는 등 미국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 머스크 “일본은 어차피 존재하지 못할 것” 장담한 이유

    머스크 “일본은 어차피 존재하지 못할 것” 장담한 이유

    “당연한 일인지 모르겠지만, 출생률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어차피 존재하지 못할 것”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썼다가 삭제한 글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머스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일본의 출생률 뉴스를 보고 이같이 적었다. 머스크가 본 뉴스는 2021년 10월 1일 기준으로 일본의 총인구가 전년보다 64 만4000명 감소한 1억 1550만 2000명이라는 뉴스다. 머스크는 2017년 정도부터 “세계의 인구는 붕괴하고 있고, 그 속도는 더 빨라지는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평소 저출산과 인구 감소 문제에 관심을 보여왔던 머스크는 일각에서 “부적절한 글”이라는 논란이 일자 해당 글을 삭제했다.“한국이 더 문제”…합계출산율, 한국 0.81vs일본 1.34 이후 온라인상에는 ‘일본보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더 문제’라는 주장이 올라왔다. 합계출산율은 가임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한다. 지난해(2021)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관련 데이터를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출생통계가 오는 8월에 최종 집계될 예정이어서 이후 수치가 바뀔 수는 있다. 일본의 합계출산율 데이터(2020기준) 1.34명이다. 최신 자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양국의 합계출산율 데이터가 1년의 시간 차가 있긴 하지만 관련 보도 내용을 근거로 “한국이 먼저 소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한편 합계출산율이 인구 대체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2.1명 미만이면 ‘저출산 국가’로 1.3명 미만이면 ‘초저출산 국가’로 본다. 1970년부터 2020년까지 취합된 데이터를 보면 OECD 회원국 모두 과거보다 출산율이 현저하게 낮아지는 추세다. 다만 한국과 일본은 이중 최하위권이다. 1982년까지 OECD 평균치(2.84~2.15명)를 크게 상회(4.53~2.39명)하던 한국은 이후 40년 가까이 한 번도 역전하지 못했고, 일본은 해당 기간 단 한 번도 OECD 평균치를 넘어서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설] 윤 대통령 강조한 ‘빠른 성장’엔 규제 개혁 필수다

    [사설] 윤 대통령 강조한 ‘빠른 성장’엔 규제 개혁 필수다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취임하면서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갈등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해결책으로 도약과 빠른 성장을 거론했다. 윤석열 정부의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인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와 맥을 같이한다. 물가상승 등 부작용 없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잠재성장률 자체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속도전으로 상황을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국내외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합계출산율)는 0.81명으로 전 세계에서 꼴찌 수준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들어 3년 뒤인 2025년이면 인구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인 초고령화사회가 예상된다. 고(高)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에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이 덮칠 것이라는 위기감마저 팽배하다. 대책이 만들어지겠지만 실행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장기 대책도 필요하지만 속도전에 맞게 이번만큼은 규제를 빠르고 제대로 개혁하자. 말뿐인 ‘규제 개혁’ 역사는 오래됐다. 1998년 대통령 소속 규제개혁위원회가 만들어졌고 국무조정실 산하 규제조정실에서 매년 규제개혁백서를 냈다. 이젠 규제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 규제는 법에 정한 것만 할 수 있는 포지티브 방식이다. 법에 하지 못하도록 정해 놓은 것을 빼고 모두 다 할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정부의 다짐은 매번 허언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규제 개혁의 대표 사례로 자랑하는 규제샌드박스는 일정 기간 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규제를 풀어 주는 제도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규제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데 안전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정난 것을 왜 계속 규제하려 하는가. 규제는 과거와 현재의 경험에 기반한 잣대다. 급변하는 미래에 어떤 일이 생길지 지금의 잣대로는 가늠하기 어렵다. 승차 공유 ‘타다’,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 등에서 봤듯이 옛날 잣대로 신산업을 규제하니 각종 논란이 불거진다. 규제샌드박스로 추진된 사업 688건부터 점검하기 바란다. 해당 규제는 없애거나 최소한 고칠 여지가 있다. 공무원의 전향적인 자세도 필요하다. 규제가 담긴 시행령이나 시행규칙 등은 부처가 국회 동의 없이 고칠 수 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과 관련되지 않는 모든 규제의 존재 이유를 이참에 면밀히 따져 과감히 없애자.
  • “尹, 아직 온전히 이기지 않아… 모래주머니 떼는 정도론 대만 못 이겨”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尹, 아직 온전히 이기지 않아… 모래주머니 떼는 정도론 대만 못 이겨” [안미현의 인물 프리즘]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국무총리 인준이 진통을 겪으면서 온전한 내각의 모습은 갖추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차관,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70) 전 수석은 “새 대통령과 새 여당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의외다. 박 전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으로도 유력하게 오르내렸다. 직설적인 화법과 비상한 두뇌 회전으로 ‘관료답지 않은 관료’, ‘기재부가 배출한 최고의 지략가’라는 평을 듣는 그는 “윤 대통령은 아직 선거에서 온전히 이기지 않았는데 마치 이긴 것처럼 행동한다”면서 “다행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뻘짓을 많이 해 줘서 실점은 덜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10일 전화로 인터뷰를 추가했다.)-선거에서 온전히 이기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인가. “윤 대통령은 0.73% 포인트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아직은 불안한 승리다. 그렇다면 반대 진영을 어떻게든 끌어안아야 한다. 로키(Low key)로 가야 하는데 초대 내각을 너무 잘난 사람, 너무 내 편만 쓰려 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윤 대통령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겠다. “누구보다 이 정부의 성공을 바라니까 하는 말이다. 너무 잘난 사람, 너무 내 편만 모아 놓으면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한쪽 얘기만 들어서는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가 여실히 보여 주지 않았나. 무엇보다 총리나 장관의 능력은 정부 조직 전체에서 나온다. 너무 개인의 능력을 내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래도 윤 대통령이 야당 복이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얘기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일반 국민은 치솟는 물가와 금리가 더 무섭다. 새 정부 경제팀이 가장 역점을 둬야 할 일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물가, 금리, 환율 안정이 최우선 과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적자국채 발행 중단밖에 없다. 아울러 법을 고치지 않고 가장 확실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규제 완화뿐이다.” -윤 대통령도 기업 발에 묶여 있는 모래주머니를 떼어 주겠다고 했다. “모래주머니를 떼내는 정도로는 안 된다. 모든 규제의 뿌리는 중앙부처에 있다. 부처들이 수요자를 위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은 자신들 권한 안에 있는 다수 공급자들의 이해를 대변한다. 왜 설악산 케이블카와 반도체학과 정원을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해야 하나. 규제 권한을 지방으로 과감히 내려보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만에 따라잡힐 신세에 놓인 것도 ‘(규제 때문에)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가 된 때문이다. 규제에 관한 한 국민들도 반성해야 한다.” -뭘 말인가. “조금만 불편해도, 조금만 위험해도 국가가 그 불편과 위험을 제거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가. 어느 분야건 기존 공급자나 기득권자는 세력화가 쉽다. 그렇다 보니 표로 먹고사는 국회가 잽싸게 움직여 조기 규제, 과잉 규제에 나서는 것이다. ‘드론’과 ‘타다’ 규제가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청와대에 민관합동위원회가 생기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위원회 백날 만들어 봤자 소용없다. 지금 있는 규제개혁위원회만 제대로 가동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규개위에 강력한 권한을 주고 위원장도 승부수를 걸 만한 실세로 시켜야 한다. 그다음엔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공정거래위, 금융위 등 대표적인 규제 부처들에 ‘불합리한 규제를 스스로 정비하지 않으면 조직을 없애버리겠다’고 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폐지로 싸울 게 아니라 규제 개혁에 가장 더딘 부처를 실제로 하나만 없애 봐라. 역대 어느 정권도 해내지 못한 ‘네거티브 규제’(안 되는 것만 규정)는 단박에 이뤄진다. 교육부 폐지론이 나오니까 (교육부가) 사립대 규제를 풀고 있지 않나.”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문제로 당시 ‘386’들과 갈등을 겪다가 옷(기재 차관)을 벗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부동산이 문제다. “그때도 지금도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은 공급이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이유는 전체 물량을 늘릴 생각은 안 하고 임대시장 물량을 빼서 매매시장 공급을 늘리려 했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자, 특히 법인 임대사업자를 투기꾼 취급하며 규제한 것은 엄청난 실책이다. 다주택자는 집값 폭등의 원흉이 아니다. 개인 다주택자를 때려잡을 대상으로 삼지 말고, 주택 공급 확대의 파트너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가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를 놓고 오락가락하는 모습인데. “재개발, 재건축은 절대 서두르면 안 된다. 당장은 주택 공급 감소 요인이기 때문이다. 전월세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 때문에 1기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하더라도 사업 시기를 잘 조절하고 끝까지 설득해서 전세대란이나 집값 급등이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 -부동산 못지않게 심각한 것이 양극화 문제다. 코로나 이후 더 심해졌다. “해법은 (없는 계층의) 소득을 늘려 주는 것인데 일자리 말고는 답이 없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좋은 일자리는 나라가 걱정하지 않아도 생겨난다. 정부가 해야 할 것은 좀 좋지 않은 일자리라도 최대한 많이 만들어 내는 거다. 기초연금을 10만원 올리고 부모수당을 월 10만원 준다고 노인빈곤과 출산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년간 돈을 쏟아부었는데 효과가 없으면 발상을 확 뒤집어야 한다. 최저임금만 해도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저임금 차등화 얘긴가. “그렇다. 경총 회장 지낸 사람이 이런 말 하면 기업들이 싫어하겠지만 업종별 차등화는 솔직히 기업들이 원하는 거다. 이런 규제 완화는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 연령별 차등화나 지역별 차등화는 노동자가 원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봐라. 노동자들이 현대차 임금의 절반만 받고도 일을 하겠다고 해서 ‘캐스퍼’가 대박이 났고 일자리도 대거 생겨난 것 아닌가.” -주 52시간도 그렇고 노동자가 원한다는 논리로 실상은 경영자의 이해관계를 교묘히 관철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 “노조는 왜 있나. 그걸 감시하라고 있는 것 아닌가. 모든 문제를 법이나 규제로 해결하려 드는 데서 우리 경제의 덫이 더 심해진 거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이 진통을 겪고 있긴 하지만 총리부터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모두 경제관료로 짜이다 보니 ‘기재부의 나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기재부 관료들이 재정건전성에 너무 집착한다고 비판하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정적자를 다음 세대가 갚은 적이 없다. 물가 상승이나 금리 인상으로 당대에서 다 갚게 돼 있다. 이런 구조는 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사실상 가난한 사람들이 갚는다는 얘기다. 새 정부가 코로나 보상하겠다고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순간, 물가와 금리는 더 오른다. 정부가 빚을 내서 뭘 해 주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로나 보상은 필요하다. 단 빚을 내지 말고 다른 지출을 줄여서 지원해야 한다. 인플레 방치야말로 가장 악질적인 증세다.” -물가뿐 아니라 악재가 첩첩산중인데 정국이 꽉 막혀 있다. “윤 대통령은 박람강기(博覽記·아는 게 많고 기억력이 강한) 스타일이다. 대선 TV토론도 금세 주도권을 잡지 않았나. 이런 스타일의 단점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이) 말하는 게 더 많다는 데 있다. (대통령) 주변에 조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코로나로 원격진료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영리병원 허용을 계속 주장해 왔는데. “규제를 풀어 일자리와 투자가 늘어나면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다. 우리 국민은 그 돈으로 TV를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TV는 다 있으니까. 이제는 더 좋은 교육을 받고, 더 좋은 의료서비스를 받고, 더 좋은 데 놀러 가고 싶어 한다. 이른바 고급 서비스에 대한 갈증이다. 이런 걸 풀어 줘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려 있는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꽁꽁 묶어 놓아서는 나라에 희망이 없다. 대학 등록금을 13년째 동결하고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인재 양성이 가능하리라고 보는가.” ■박병원 전 수석은 경제관료, 청와대 수석, 금융지주(우리금융) 회장, 경영자총연합회 회장 등 민관을 넘나드는 ‘스펙’을 자랑한다. 기회 있을 때마다 일자리와 서비스업의 중요성을 설파해 ‘일자리 전도사’, ‘서비스업 전도사’로 불린다. 요즘에는 ‘규제혁파 전도사’로 나섰다. 노무현 정부가 ‘거미줄 규제’를 뚫고 경기 파주에 LG필립스 공장을 지었듯, 용인에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첫 삽만 뜨게 해도 윤석열 정부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열변을 토한다. 경총 회장 때부터 소형 수입차 ‘미니’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형차와 수입차 고정관념에 대한 일종의 ‘반기’다. 윤석열 대통령도, 정부부처도, 국민도 규제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지 않으면 ‘대만에 곧 따라잡힐 처지’의 대한민국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고 인터뷰 시작부터 끝까지 강조했다. 서울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 “윤석열, 아직 온전히 이긴 것 아냐..그렇게 행동하면 안돼” MB수석의 고언

    “윤석열, 아직 온전히 이긴 것 아냐..그렇게 행동하면 안돼” MB수석의 고언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국무총리 인준이 진통을 겪으면서 온전한 내각의 모습은 갖추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차관, 이명박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박병원(70) 전 수석은 “새 대통령과 새 여당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의외다. 박 전 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의 초대 비서실장으로도 유력하게 오르내렸다. 직설적인 화법과 비상한 두뇌 회전으로 ‘관료답지 않은 관료’, ‘기재부가 배출한 최고의 지략가’라는 평을 듣는 그는 “윤 대통령은 아직 선거에서 온전히 이기지 않았는데 마치 이긴 것처럼 행동한다”면서 “다행히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뻘짓을 많이 해 줘서 실점은 덜하다”고 말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났다.(10일 전화로 인터뷰를 추가했다.) 선거에서 온전히 이기지 않았다는 게 무슨 뜻인가. “윤 대통령은 0.73% 포인트 차이로 대선에서 승리했다. 아직은 불안한 승리다. 그렇다면 반대 진영을 어떻게든 끌어안아야 한다. 로키(Low key)로 가야 하는데 초대 내각을 너무 잘난 사람, 너무 내 편만 쓰려 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윤 대통령이 들으면 서운할 수도 있겠다. “누구보다 이 정부의 성공을 바라니까 하는 말이다. 너무 잘난 사람, 너무 내 편만 모아 놓으면 그들만의 리그가 된다. 한쪽 얘기만 들어서는 나라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것을 문재인 정부가 여실히 보여 주지 않았나. 능력과 인품을 겸비한 사람은 ‘서육남’(서울대, 60대, 남자) 외에도 얼마든지 있다. 열심히 찾으려고 그다지 노력한 것 같지 않다. 무엇보다 총리나 장관의 능력은 정부 조직 전체에서 나온다. 너무 개인의 능력을 내세우는 것은 적절치 않다. 그래도 윤 대통령이 야당 복이 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얘기하는 건가. “더불어민주당이 그 무리를 해가며 검찰 수사권을 경찰에 넘긴 이유는 (문재인) 정권을 향한 칼날이 무뎌지기를 바래서라고 본다. 그런데 경찰의 속성상 과연 그렇게 될까. 국민투표 여부를 떠나 설사 민주당이 원하는 대로 검수완박이 이뤄진다고 해도 제 발등 찍게 될 것이다. 얻는 것에 비해 국민 저항감 등 리스크가 너무 큰데 (민주당 안에서) 아무도 제어를 못한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솔직히 일반 국민은 새 정부 내각 공전이나 검수완박보다 치솟는 물가와 금리가 더 무섭다. 새 정부 경제팀이 가장 역점을 둬야할 일은. “여소야대 정국에서 새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굉장히 제한적이다. 물가, 금리, 환율 안정이 최우선 과제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적자국채 발행 중단밖에 없다. 아울러 법을 고치지 않고 가장 확실하게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은 규제 완화뿐이다.” 윤 대통령도 기업 발에 묶여 있는 모래주머니를 떼어 주겠다고 했다. “모래주머니를 떼내는 정도로는 안 된다. 모든 규제의 뿌리는 중앙부처에 있다. 부처들이 수요자를 위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실상은 자신들 권한 안에 있는 다수 공급자들의 이해를 대변한다. 왜 설악산 케이블카와 반도체학과 정원을 중앙정부가 획일적으로 정해야 하나. 규제 권한을 지방으로 과감히 내려보내야 한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만에 따라잡힐 신세에 놓인 것도 ‘(규제 때문에) 되는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가 된 때문이다. 규제에 관한 한 국민들도 반성해야 한다.” 뭘 말인가. “조금만 불편해도, 조금만 위험해도 국가가 그 불편과 위험을 제거해 주기를 바라지 않는가. 어느 분야건 기존 공급자나 기득권자는 세력화가 쉽다. 그렇다 보니 표로 먹고사는 국회가 잽싸게 움직여 조기 규제, 과잉 규제에 나서는 것이다. ‘드론’과 ‘타다’ 규제가 대표적이다.” 윤 대통령이 약속한 대로 청와대에 민관합동위원회가 생기면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 “위원회 백날 만들어봤자 소용없다. 지금 있는 규제개혁위원회만 제대로 가동해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규개위에 강력한 권한을 주고 위원장도 승부수를 걸 만한 실세로 시켜야 한다. 그 다음엔 교육부,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공정거래위, 금융위 등 대표적인 규제 부처들에게 ‘불합리한 규제를 스스로 정비하지 않으면 조직을 없애버리겠다’고 해야 한다. 여성가족부 폐지로 싸울 게 아니라 규제 개혁에 가장 더딘 부처를 실제로 하나만 없애 봐라. 역대 어느 정권도 해내지 못한 ‘네거티브 규제’(안 되는 것만 규정)는 단박에 이뤄진다. 교육부 폐지론이 나오니까 (교육부가) 사립대 규제를 풀고 있지 않나.”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문제로 당시 ‘386’들과 갈등을 겪다가 옷(기재 차관)을 벗었다. 그런데 지금 다시 부동산이 문제다. “그때도 지금도 부동산 문제의 해결책은 공급이다. 문재인 정부가 실패한 이유는 전체 물량을 늘릴 생각은 안 하고 임대시장 물량을 빼서 매매시장 공급을 늘리려 했기 때문이다. 임대사업자, 특히 법인 임대사업자를 투기꾼 취급하며 규제한 것은 엄청난 실책이다. 다주택자는 집값 폭등의 원흉이 아니다. 개인 다주택자를 때려잡을 대상으로 삼지 말고, 주택 공급 확대의 파트너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가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를 놓고 오락가락 하는 모습인데. “재개발, 재건축은 절대 서두르면 안 된다. 당장은 주택 공급 감소 요인이기 때문이다. 전월세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이 때문에 1기 신도시 주민들이 반발하더라도 사업 시기를 잘 조절하고 끝까지 설득해서 전세대란이나 집값 급등이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한다.” 부동산 못지 않게 심각한 것이 양극화 문제다. 코로나 이후 더 심해졌다. “해법은 (없는 계층의) 소득을 늘려주는 것인데 일자리 말고는 답이 없다. 정부는 좋은 일자리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좋은 일자리는 나라가 걱정하지 않아도 생겨난다. 정부가 해야할 것은 좀 좋지 않은 일자리라도 최대한 많이 만들어내는 거다. 기초연금을 10만원 올리고 부모수당을 월 10만원 준다고 노인빈곤과 출산율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수년간 돈을 쏟아부었는데 효과가 없으면 발상을 확 뒤집어야 한다. 최저임금만 해도 수요자 입장에서 접근해야 한다.” 최저임금 차등화 얘긴가. “그렇다. 경총 회장 지낸 사람이 이런 말 하면 기업들이 싫어하겠지만 업종별 차등화는 솔직히 기업들이 원하는 거다. 이런 규제 완화는 신중해야 한다. 그런데 연령별 차등화나 지역별 차등화는 노동자가 원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봐라. 노동자들이 현대차 임금의 절반만 받고도 일을 하겠다고 해서 ‘캐스퍼’가 대박이 났고 일자리도 대거 생겨난 것 아닌가. 최저임금이 오르면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10대와 노인부터 맨먼저 잘린다. 그렇다면 돈을 조금 덜 받고도 일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 주 52시간도 그렇고 노동자가 원한다는 논리로 실상은 경영자의 이해관계를 교묘히 관철하는 경우도 많지 않나. “노조는 왜 있나. 그걸 감시하라고 있는 것 아닌가. 모든 문제를 법이나 규제로 해결하려 드는 데서 우리 경제의 덫이 더 심해진 거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 인준이 진통을 겪고 있긴 하지만 총리부터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모두 경제관료로 짜이다보니 ‘기재부의 나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기재부 관료들이 재정건전성에 너무 집착한다고 비판하는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재정적자를 다음 세대가 갚은 적이 없다. 물가 상승이나 금리 인상으로 당대에서 다 갚게 돼 있다. 이런 구조는 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사실상 가난한 사람들이 갚는다는 얘기다. 새 정부가 코로나 보상하겠다고 적자국채를 발행하는 순간, 물가와 금리는 더 오른다. 정부가 빚을 내서 뭘 해주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로나 보상은 필요하다. 단, 빚을 내지 말고 다른 지출을 줄여서 지원해야 한다. 인플레 방치야말로 가장 악질적인 증세다.” 물가뿐 아니라 악재가 첩첩산중인데 정국이 꽉 막혀 있다. “윤 대통령은 박람강기(博覽強記·아는 게 많고 기억력이 강한) 스타일이다. 대선 TV토론도 금세 주도권을 잡지 않았나. 이런 스타일의 단점은 (남의 말을) 듣기보다 (자신이) 말하는 게 더 많다는 데 있다. (대통령) 주변에 조언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코로나로 원격진료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다. 영리병원 허용을 계속 주장해 왔는데. “규제를 풀어 일자리와 투자가 늘어나면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다. 우리 국민은 그 돈으로 TV를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 웬만하면 TV는 다 있으니까. 이제는 더 좋은 교육 받고, 더 좋은 의료 서비스 받고, 더 좋은 데 놀러가고 싶어 한다. 이른바 고급 서비스에 대한 갈증이다. 이런 걸 풀어줘야 한다. 우리 경제의 미래가 걸려 있는 지식기반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꽁꽁 묶어 놓아서는 나라에 희망이 없다. 대학 등록금을 13년째 동결하고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인재 양성이 가능하리라고 보는가.” ●박병원 전 수석은 경제관료, 청와대 수석, 금융지주(우리금융) 회장, 경영자총연합회 회장 등 민관을 넘나드는 ‘스펙’을 자랑한다. 기획력이 뛰어나면서도 막히면 돌아가는 유연성이 강점이다. 기회있을 때마다 일자리와 서비스업의 중요성을 설파해 ‘일자리 전도사’ ‘서비스업 전도사’로 불린다. 요즘에는 ‘규제혁파 전도사’로 나섰다. 노무현 정부가 ‘거미줄 규제’를 뚫고 경기 파주에 LG필립스 공장을 지었듯, 용인에 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첫 삽만 뜨게 해도 윤석열 정부는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열변을 토한다. 경총 회장 때부터 소형 수입차 ‘미니’를 직접 운전하고 다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소형차와 수입차 고정관념에 대한 일종의 ‘반기’다. 윤석열 대통령도, 정부부처도, 국민도, 규제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지 않으면 ‘대만에 곧 따라잡힐 처지’의 대한민국 미래는 바뀌지 않는다고 인터뷰 시작부터 끝까지 강조했다. 서울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 20대 절반 “결혼 후 노키드 좋다”

    20대 절반 “결혼 후 노키드 좋다”

    저출생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20대 둘 중 하나는 결혼한 뒤 자녀를 낳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딩크족(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을 선호하는 현상은 최근 5년 새 빠르게 확산했다. 물가 인상에 따른 양육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깊게 뿌리를 내린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는 9일 ‘나라경제 5월호’에서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 등을 인용해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이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23.3% 포인트 늘었다고 전했다. 전 세대로 범위를 넓히면 ‘무자녀에 동의한다’는 응답률은 같은 기간 21.3%에서 28.3%로 7.0% 포인트 증가했다. 미혼이거나 신혼인 비율이 높은 20대 사이에서 최근 딩크족 선호 경향이 급격하게 확산한 것이다. 앞으로 저출생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전년 대비 0.03명 감소한 0.81명으로 5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돌고 있다. 출산 기피 배경 중 하나로 양육에 따르는 경제적 어려움이 꼽힌다.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금융그룹(JEF)은 한국에서 아이를 1명 낳아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7.79배로 중국(6.9배), 영국(5.2배), 일본(4.26배), 미국(4.11배)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의 양육비 부담이 큰 이유로는 ‘비싼 교육비’가 꼽혔다. 나아가 김영정 서울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맞벌이 부부의 아이 돌봄이 어렵다는 점도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2020년 조사 결과 혼외출산율이 2.3%에 불과한 한국이지만, 혼인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9.8% 감소한 19만 3000건으로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3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에 따르면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은 2015년 37.0%에서 2020년 52.9%로 증가했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혼의 급격한 확산, 결혼해도 출산하지 않는 부부의 증가는 저출생 추세가 더 심화할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결혼은 선택 출산도 선택… 20대 둘 중 하나는 “딩크족 할래”

    결혼은 선택 출산도 선택… 20대 둘 중 하나는 “딩크족 할래”

    저출생 문제가 갈수록 심화하는 가운데 20대 둘 중 하나는 결혼한 뒤 자녀를 낳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딩크족(자녀를 낳지 않는 맞벌이 부부)을 선호하는 현상은 최근 5년 새 빠르게 확산했다. 물가 인상에 따른 양육비 증가 등의 영향으로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인식이 깊게 뿌리를 내린 것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는 9일 ‘나라경제 5월호’에서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 등을 인용해 아이를 갖지 않는 것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이 2015년 29.1%에서 2020년 52.4%로 23.3% 포인트 늘었다고 전했다. 전 세대로 범위를 넓히면 ‘무자녀에 동의한다’는 응답률은 같은 기간 21.3%에서 28.3%로 7.0% 포인트 증가했다. 미혼이거나 신혼인 비율이 높은 20대 사이에서 최근 딩크족 선호 경향이 급격하게 확산한 것이다. 앞으로 저출생 문제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계청이 집계한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전년 대비 0.03명 감소한 0.81명으로 5년 연속 최저치를 경신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유일하게 합계출산율이 1명을 밑돌고 있다. 출산 기피 배경 중 하나로 양육에 따르는 경제적 어려움이 꼽힌다.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금융그룹(JEF)은 한국에서 아이를 1명 낳아 18세까지 기르는 데 드는 비용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7.79배로 중국(6.9배), 영국(5.2배), 일본(4.26배), 미국(4.11배)을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의 양육비 부담이 큰 이유로는 ‘비싼 교육비’가 꼽혔다. 나아가 김영정 서울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맞벌이 부부의 아이 돌봄이 어렵다는 점도 출산을 기피하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2020년 조사 결과 혼외출산율이 2.3%에 불과한 한국이지만, 혼인 건수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9.8% 감소한 19만 3000건으로 통계가 작성된 1970년 이후 3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의 ‘가족실태조사 분석 및 연구’에 따르면 비혼 독신에 동의하는 20대 비율은 2015년 37.0%에서 2020년 52.9%로 증가했다. 최선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비혼의 급격한 확산, 결혼해도 출산하지 않는 부부의 증가는 저출생 추세가 더 심화할 것을 보여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 “꼼꼼한 투자계획서로 정부를 감동시켜라”

    “꼼꼼한 투자계획서로 정부를 감동시켜라”

    지방을 살릴 마중물이 될 지방소멸 대응기금의 지원액을 결정할 투자계획서 제출시한이 다가오자 지방자치단체들이 분주하다. 정부가 투자계획서 심사를 통해 기금을 차등지원하다보니 온갖 정성을 계획서에 담기 위한 경쟁이 벌어진 것이다. 올해 기초단체 1곳당 최대 지원금은 120억원이다. 7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방소멸대응기금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도내 기초단체들은 오는 25일까지 충북도에 투자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도내에선 괴산, 보은, 옥천, 단양, 제천, 영동 등 6곳이다. 출산율 등을 따져 인구감소지역에 해당된 지자체들이다. 도는 이들 투자계획서를 취합해 이달 말까지 행정안전부에 보낼 예정이다. 행안부 제출 마감일은 전국이 같다. 행안부는 평가단을 구성해 계획서를 심사한 뒤 오는 8월쯤 기금을 배분한다는 계획이다. 괴산군은 많은 기금 확보를 위해 지난 6일 통합추진단을 출범했다. 추진단은 통합추진위원회, 행정협의체, 주민협의체를 주축으로 지역을 아우르는 민관협력 기구다. 그동안 발굴한 투자계획과 중간보고된 용역결과를 보완하고 수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추진위는 투자계획 수립을 결정하며, 주민협의체는 의견수렴을 통한 지역과제 발굴 등을 맡는다. 행정협의체는 기금의 투자계획을 총괄기획하고 사후관리까지 담당한다. 군은 투자계획 수립의 방향을 제시하고 조언을 해줄 전문가 자문위원단도 구성했다. 괴산군 관계자는 “기금을 필요한 곳에 알차게 써 성과를 창출하겠다는 것을 계획서에 담기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추진단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옥천군은 전입자가 희망하는 정책을 투자계획서에 담기 위해 설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대상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4월까지 옥천군으로 전입한 주민 가운데 전입장려 지원사업 대상자로 선정된 1500명이다. 조사기간은 오는 10일까지다. 설문은 옥천군 전입 기간, 전입 이유, 전입자를 위한 정책과 사업 제안, 만족 분야, 불만족분야 등 총 16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군은 설문조사를 기반으로 전입자들을 위한 투자계획을 마련한 뒤 기금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옥천군이 전입자를 대상으로 이런 설문을 직접 하는 것은 처음이다. 보은군은 주민이 원하는 투자사업을 찾기 위해 인구활력 아이디어 공모, 출향민 설문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현실성, 지속성 등을 고려해 투자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사업간 연계와 집중을 통해 투자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방소멸대응기금으로 매년 1조원씩 10년간 총 10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상은 인구소멸 지자체 89곳이다. 지역마다 차등을 둬 올해는 1곳당 최대 120억원이 지원된다. 최소 지원액은 50억원 정도로 전해지고 있다. 내년 최대 지원금은 160억원이다. 광역단체도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지원받는다. 기초단체와 달리 평가없이 인구소멸 기초단체 수를 따져 기금이 결정된다. 충북도는 첫해 119억원, 다음해 159억원을 받는다.
  • 회의 중 수유·자유로운 육아휴직… 이런 게 너무 흔한 어떤 나라

    회의 중 수유·자유로운 육아휴직… 이런 게 너무 흔한 어떤 나라

    첫 직장에서 회의실을 지나다 30대 후반의 이사회 의장이 모유 수유를 하며 회의를 주재하고, 주변의 누구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회의에 몰두하고 있던 모습을 접했다. 20년 전 아이슬란드에 둥지를 튼 캐나다 출신 여성이 목격한 장면이다. 그는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장면이 강렬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인구 34만 5000여명의 아이슬란드는 ‘행복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다.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지난 3월 발표한 ‘2022년 세계행복보고서’에서도 핀란드와 덴마크에 이어 행복지수 3위(한국은 59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더 주목할 만한 순위가 있다. 세계경제포럼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를 통해 2009년부터 12년 연속 성평등 1위 국가로 자리한 것이다. 이 나라에선 1980년 투표를 거쳐 세계 최초로 여성 대통령을 선출했고 2009년엔 레즈비언 총리가 나왔다. 지난해 9월 총선에선 여성이 의회의 48%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는 저자는 구드니 요하네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의 부인 엘리자 리드다. 싱글 대디인 요하네손을 따라 아이슬란드로 건너간 ‘이방인’이었던 리드는 낯선 나라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네 아이를 낳고 기르며 경험한 성평등 1위 국가다운 아이슬란드의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풍경들을 실감 나게 전한다. 고용 여부와 관계없이 부부 모두가 쓸 수 있는 획기적인 육아 휴직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2003년 시작된 육아 휴직 프로그램에는 ‘이용하지 않으면 소멸된다’는 중대한 규정이 있다. 기업이 아닌 정부가 비용을 부담해 여성들은 편견에 덜 부딪히고 젊은 남성들의 휴직 가능성도 높다. 임신부터 출산, 돌봄을 사회가 함께 책임지고 부담을 나누는 환경은 리드가 네 자녀를 수월하게 키운 경험 곳곳에서도 묻어난다. 아이슬란드 여성의 출산율은 1.8명으로 선진국 중 가장 높은 편이다. 이런 문화에서도 여전히 여성 역할에 대한 고질적인 관념과 기대가 있다는 것을 체감한 리드는 퍼스트레이디가 된 뒤 여성 평등에 더욱 큰 관심을 가졌다. 다양한 직종과 특성의 ‘스프라카르’(비범한 여성들)를 인터뷰하며 그들과 “아직 해야 할 일”들을 찾는다. 우리에겐 아직 환상에 가까워 보이는 여러 경험과 목소리지만 꼭 알아두고 귀담아야 할 내용들이 많다.
  • 여성 할당제 발의, 군 가산점제 반대했던 여가부 장관 후보자

    여성 할당제 발의, 군 가산점제 반대했던 여가부 장관 후보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현숙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정책, 보육재정 관련 연구를 도맡아 하던 학자다. 19대 국회서 비례대표 의원으로 새누리당의 여성가족위원회 간사를 맡아 여가부 권한 강화나 성평등 관련 법안들도 발의한 바 있다. 여성계는 인구 정책 전문가인 김 후보자의 여가부 장관 지명이 성평등 정책의 후퇴를 불러올까 우려하고 있다. ●전문 분야는 출산율 제고, 보육재정 관리 김 후보자는 주로 출산율 제고 정책, 보육재정 및 지원에 관한 연구를 수행해왔다. 지난해 학술지 ‘여성경제연구’에 ‘중앙과 지방정부 출산율 제고정책 효과성 분석’이라는 논문을 실었고, 2020년에는 ‘재정학연구’에 논문 ‘보육재정 관리방안 연구: 중앙, 지방재정 연계와 분담에 관한 사례 분석’의 공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2018년에는 ‘여성경제연구’에 ‘정부의 영유아 보육지원과 기혼여성 노동공급에 관한 패널분석’을 싣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10일 서울 종로구 인수위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김 후보자에 대해 “김 내정자는 영유아 보육과 초등돌봄 등 사각지대 없는 수요맞춤형 육아지원정책과 가족정책을 설계했다”며 “처음부터 저와 함께 공약 밑그림을 그려온 만큼 공약을 충실하게 이행하며 인구대책과 가족정책을 중점으로 다뤄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가위 간사로 여성 할당제, 여가부 권한 강화 법안 대표 발의 19대 국회에서 여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성평등에 관한 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2013년 5월에 대표발의한 여성발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정부 위원회 구성 시 특정 성이 60% 이상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여가부 장관이 정부위원회의 참여현황 공표 및 개선 권고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한 안이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페미 법안’이라고 이름 붙여진 안으로, 여성할당제에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기조와는 다른 안이다. 김 후보자는 당시 성별영향분석평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여가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성별영향분석평가 대상 정책 기관에 대한 여가부 장관의 자료 제출 요구권을 신설한다는 내용이다. 2013년 당시 새누리당에서 군 가산점제 부활을 논의할 당시 여가위 간사로서 반대에 앞장섰던 이력도 가지고 있다. 당시 김 후보자는 “군 가산점제 부활을 남녀간 대결로 몰아가면 안 된다”면서 “여성·장애인 등 소외계층을 차별하지 않되 군필자에게 보상을 주는 쪽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성계, ‘인구 관점’ 여가부에 우려 표명 여성계에서는 인구정책, 보육재정 연구를 주로 맡아 했던 김 후보자의 여가부 장관 지명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기존에 여가부가 견지해왔던 성평등 관점을 버리고, 여성을 인구 정책의 도구로 볼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문재인 정부 첫 여가부 장관이었던 정현백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성평등 관점을 인구 정책으로만 접근한다면 굉장히 위험한 방식”이라며 “젠더 관점으로 접근하지 않으면 저출생 등 인구 문제도 잘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 해외 사례에서도 나타났기 때문에 (김 후보자가) 이를 고려하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양육비 부담 1위… 허리 휘는 대한민국

    양육비 부담 1위… 허리 휘는 대한민국

    세계에서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양육비 부담이 가장 큰 나라가 한국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제퍼리스금융그룹(JEF)이 중국 베이징의 유와인구연구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녀를 낳아 18세까지 키우는 비용이 1인당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이었다. 중국이 2위, 이탈리아가 그 뒤였다. 한국의 18세까지 양육 비용은 2013년 기준 1인당 GDP의 7.79배에 달한다. 중국의 경우 2019년 기준 1인당 GDP 대비 6.9배에 해당한다. 일본과 미국은 각각 4.26배(2010년 기준)와 4.11배(2015년 기준)였다. 특히 한국의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2020년 기준 0.84명으로 세계 최저인 것을 고려하면, 높은 양육비 부담이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평균 가처분소득(실소득) 대비 양육비 비중으로는 세계 1위였지만, 절대 금액으로 보면 가장 양육비가 적게 드는 국가로도 꼽혔다. 이는 중국인이 실제 버는 돈 가운데 양육비를 과도하게 많이 지출하고 있다는 의미다. JEF는 한국과 중국이 다른 나라보다 양육비 부담이 큰 이유로 교육비 지출 비중과 보육비, 인프라 부족 등을 꼽았다. 미국 등 서방국가는 학생들이 주로 학자금 대출을 통해 학비 부담을 짊어지는 반면 중국은 부모가 이를 떠안는다는 게 JEF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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