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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산장려 아동수당제 추진

    앞으로 아이를 낳으면 매월 일정액의 수당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들어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아동수당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하고 부처간 협의에 착수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현재의 저출산 기조를 반전시키지 못할 경우 심각한 인구 위기는 물론 고령화에 따른 부작용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아동수당제는 일단 0∼3세 유아에 대해 월 10만원씩 지급하되 추이를 봐가며 확대하는 쪽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3세 이하의 2자녀가 있는 가정의 경우 매월 20만원을 지급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전체에서 상위 20%에 속하는 가정의 경우 아동수당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고소득층의 경우 이 정도의 수당이 출산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004년의 경우 신생아가 47만 6052명이었던 점에 비춰 아동수당제가 도입될 경우 전체 지원 대상 아동(0∼3세)은 140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상위 20% 고소득층을 제외하면 연간 1조 1500억원 가량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아동수당제는 현재 영국과 스웨덴 등 유럽 각국과 일본에서도 시행되고 있으며, 우리의 경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입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아동수당제를 실시하는 대신 아동보육에 대한 지원 확대 방침을 재검토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보육료 지원에만 3조원 가량의 막대한 재원이 투입돼야 하는 데 비해 출산율에 미치는 효과가 별로 크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는 아동수당제 도입 방안을 놓고 부처간 의견 조정을 위해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으며, 이르면 4월 아동수당제 도입을 포함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2004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가임 연령기인 15∼49세에 낳는 자녀 수)은 1.16명으로 일본의 1.29명, 미국의 2.04명, 프랑스의 1.89명, 영국의 1.73명에 크게 못미치는 세계 최저 수준이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열린세상] 저출산대책 인프라 구축 필요하다/변화순 한국여성개발원 선임연구위원

    2000년대에 들어 지속되는 초저출산 현상(합계출산율 1.3명 미만)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인구증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정부는 2006년도에 17조원의 예산을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사용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은 제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사회현상으로서 단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시간과 돈을 갖고 단계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대책 마련을 위한 원인 분석이 우선되어야 하는데, 그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가 지적되고 있다. 우선 결혼과 자녀에 대한 가치관 변화와 함께 경제사회적 환경의 변화에 기인한다. 가치관으로는 결혼의 필요성이 약화되고, 결혼과 자녀출산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으로 자리잡고 있다. 비정규직 증가로 인한 젊은 층들의 직업 불안정, 사교육비를 포함한 높은 자녀 교육 및 양육비용,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에 따른 일-가정 양립의 곤란, 육아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인프라 및 서비스 부족, 불임 등 생식보건 수준 저하, 여성의 육아 및 가사역할 전담 현상, 가족친화적인 고용문화 부재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들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미혼자들의 결혼을 연기 또는 포기, 기혼자들의 출산 감소 또는 중단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제반 정책들은, 첫째, 기혼자들에게 출산을 장려하는 관점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는 결혼을 통한 자녀출산을 인정하고 있으므로, 혼인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못하는) 여성과 남성에 대한 문제점과 정책이 부재하여 자녀를 출산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갖추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셋째 아이를 두는 가정은 쉽지 않으므로, 오히려 미혼자들이 결혼을 하여 자녀를 갖도록 하거나 비혼모가 자녀를 입양 혹은 양육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여건 마련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둘째, 청년 실업이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미래 노동구조에 대한 분석과 더불어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에 대한 문제를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른바 3D 직종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유입되고 있는 현 시점에 외국인 인력수급에 대한 문제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이러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보건복지부 산하에 저출산·고령화 대책 전담 부서 설립과 더불어 관련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이고 기초적인 자료를 생산할 수 있는 전담 연구소가 없어 인구 감소에 대한 시계열적인 분석, 인구의 감소가 경제적 구조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고령화 사회에 국가가 부담해야 할 사회적 서비스의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자료가 장기적이고 체계적으로 구축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통계청,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한국여성개발원, 한국개발원 등 국책연구소에서 저출산·고령화와 관련된 기초자료, 정책연구를 수행하고 있지만 이들 기관의 설립 목적이 전적으로 인구문제만을 연구하고 있는 기관은 아니다. 프랑스의 경우 1945년 인구문제연구소(INED)를 설립하여 60년 이상 지속적으로 인구 감소 및 관련 문제점에 대한 기초자료 생산과 더불어 중장기 대책을 세우고 있는 점은 우리가 참고해야 할 점이다. 그럼에도 일단 감소된 출산율을 높이는 일은 쉽지 않다. 단기적인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이고 사회문화적 변화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의 저출산 문제를 파악하고,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는 인구문제연구소를 신설하여, 기초적인 데이터를 생산하고, 이에 입각하여 보다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은 사업에 직접 투자하는 예산(17조원)에 비하면 매우 적은 액수이지만, 정책수립에 있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인프라인 것이다.
  • 사회정책수석 김용익씨 유력

    청와대가 다음 주 중 조직 개편을 단행할 예정인 가운데 이원덕 사회정책수석의 후임으로 김용익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간사위원 겸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 교수가 집중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17일 알려졌다.김 교수는 지난 2004년 2월부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전신인 고령화·미래사회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출산율 저하 및 급속한 고령화에 대처하기 위한 미래사회 대책 등을 마련해 왔다.청와대는 또 비서실 안에 신설될 통일·외교·안보정책실의 실장에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안보정책수석에는 서주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전략기획실장이 비중 있게 논의되고 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만5세미만 교육비 지원 전체아동 80%까지 확대

    만5세미만 교육비 지원 전체아동 80%까지 확대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종합 대책이 마련됐다. 정부가 확정한 저출산 대책은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지원 확대’ 등 5개 분야로 나뉘어져 추진된다. ●미래세대 육성을 위한 지원 확대 영·유아 보육료와 교육비를 현재의 저소득층 위주에서 중산층으로 확대한다. 만5세 아동에 대한 무상 보육·교육비 지원 대상을 현행 전체 아동의 30%에서 80%까지 확대한다. 다자녀 가정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국민주택을 특별 공급하고, 국민임대주택에 입주할 때는 특별 가점을 부여한다. 만6세 미만의 아동 입원 때 진료비를 면제하고, 저소득층 미숙아에 대한 의료비 지원 규모를 지난해 2900명에서 2007년 5800명으로 확대한다. 또 신생아 장애예방검사 항목을 현행 2종에서 6종으로 늘리고, 임산부와 영·유아 건강검진 대상을 지금의 3%에서 10%선으로 늘린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육아인프라 확대 민간 보육시설 및 사립 유치원에 대한 기본 보조 지원제를 영아는 올해부터, 유아는 2007년까지 도입한다. 또 취업모를 위해 시간연장형 야간 보육서비스 및 유치원 종일제 운영을 2010년까지 100%로 확대한다. ●일과 가정을 겸할 수 있는 근로환경 조성 산전·후 휴가급여의 국가 부담일을 현행 30일에서 90일로 늘리고, 대체인력 채용장려금과 육아휴직장려금 등의 지원을 확대해 육아휴직제를 실질적으로 활성화한다. 직장보육시설 설치 의무사업장 범위를 현행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에서 ‘상시 남녀근로자 500인 이상 또는 상시 여성근로자 300인 이상’으로 확대하고 운영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원규모를 늘린다. ●건강한 임신·출산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중산층 이하 불임부부의 불임시술비의 50%를 2회까지 지원하며, 저소득 출산가정에 대한 산모 및 신생아도우미 가정방문 서비스를 2010년까지 연간 18만명 선으로 확대한다. 건강한 임신·출산을 위한 사회적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유·사산 휴가급여를 국가가 부담한다. ●출산·가족친화적 사회문화 조성 출산과 자녀양육의 중요성, 가족 가치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방향으로 교과서를 개편하고, 양성 평등한 가족문화와 출산친화적 직장문화 및 인구교육을 한층 강화한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미팅 주선이 저출산 대책?

    “서울시는 중매쟁이?” 서울시는 11일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미혼 남녀 90명씩 모두 180명을 모집해 다음달 8일 ‘사랑의 미팅 페스티벌’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랑의 미팅 페스티벌 참가자들은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 ‘라이어’를 관람한 뒤 배우들과 ‘만남’,‘이성’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뒤 서울역∼의정부역을 오가는 전세기차를 타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시는 행사 뒤에도 인터넷카페 등 소모임 운영을 통해 이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커플이 된 참가자들에게는 시나 자치구 공공시설을 결혼식장으로 제공하고 자치구별 건강가정센터를 통해 출산과 건강한 가정 등에 관한 컨설팅을 해줄 예정이다. 참가 신청은 이달 31일까지 인터넷(cafe.daum.net/lovetrains)으로 받는다. 대상은 서울에 살거나 직장을 둔 40세 미만 미혼 남녀이며 참가비는 없다. 이같은 행사에 대해 한 여성단체 관계자는 “서울시가 저출산 사회에 대한 준비가 아닌 개별 남녀의 결혼을 통해 출산율을 높이려 하는 것은 탁상행정”이라면서 “결혼을 강요하는 분위기보다는 아이를 낳아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이에 대해 서울시 마채숙 미래사회준비팀장은 “지난해 서울시 공무원과 서울 거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혼 사유 가운데 ‘사랑하는 상대가 없어서’가 상위에 올랐다.”면서 “보육환경 개선 등 하드웨어적인 정책과 병행해서 배우자를 만나고 싶은데도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배려하기 위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시가 지난해 11월 시 공무원 2002명과 25∼39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여가·및 자유 생활을 즐기고 싶어서 ▲사랑하는 상대가 없어서 ▲혼자 사는 생활이 편해서 등이 상위에 올랐다.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달라진 세법] 개편된 퇴직연금·기업지출 과세제도

    [달라진 세법] 개편된 퇴직연금·기업지출 과세제도

    정부가 9일 입법예고한 세법 시행령·규칙 개정안 중 퇴직연금 및 기업지출과 관련된 주요 세제를 간추린다. ●퇴직연금:일시금보다 연금으로 받으면 세금 덜내 연금을 받을 때 매월 5%씩 원천징수한다. 연말에는 다른 연금소득과 합산해 과세대상 소득이 600만원이 넘으면 8∼35%의 세율로 종합과세한다. 합산액이 600만원 이하이면 연금소득을 합하지 않고 따로 분리과세한다. 연금 가입자가 퇴직금을 일시금으로 받거나 중도에 인출하면 일반 퇴직소득으로 간주, 정률공제(45%)와 근속 연수 등의 퇴직소득 공제를 받는다. 중도인출은 주택구입 및 본인과 가족의 6개월 이상 요양 등에만 허용된다. 직장을 옮길 경우 퇴직금을 금융기관에 마련된 개인퇴직계좌(IRA)로 이체할 때에만 세금을 나중에 내는 ‘과세이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의 정착을 위해 기업의 퇴직급여 충당금의 법인세 손비 인정비율을 40%에서 2007년까지 35%,2008년까지 30%로 낮추기로 했다. 또 근로자들의 연금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연금 수령액이 연간 1700만원 이하이면 일시불로 받을 때보다 세금을 덜 내게 만들었다. 예컨대 올해 퇴직연금에 가입, 매년 1000만원씩 불입,2016년부터 연간 1500만원을 받을 경우 내야 할 세금은 연간 13만 6000원이다. 연금 수령자가 65세 이상이면 경로우대 공제 200만원이 적용돼 세금을 한푼도 안 낸다. 하지만 같은 기준으로 연금을 불입한 뒤 10년 뒤 일시불로 받으면 54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 이는 연금으로 퇴직금을 받을 때 매년 13만 6000원씩 40년을 내야 하는 세금액과 비슷하다. ●기업투자 활성화:임시투자세액공제 연장 및 사전상속제도 도입 기업이 기계장치 등 설비에 새로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일정비율을 법인세에서 공제해 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 제도를 올해 말까지 1년 연장했다. 다만 공제율은 10%에서 7%로 낮췄다. 즉 올해 100억원을 설비투자할 경우 지난해에는 10억원의 세금을 빼 줬으나 올해에는 7억원만 공제해 준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액이 700억원이고 과세표준이 70억원인 기업이 100억원을 투자했을 경우 세액공제가 없으면 17억 3800만원의 법인세를 내야 했으나 세액공제를 받으면 10억 3800만원을 내게 된다. 투자가 여러 해에 걸쳐 이뤄지면 과세 연도별 공제율에 따라 집행된 투자액만큼 세제혜택을 받는다. 또 30세 이상 혼인한 자녀가 내년 말까지 65세 이상 부모로부터 창업자금을 증여받으면 우선 10%의 낮은 세율로 과세하고 나중에 상속받을 때 10∼50%의 정상 세율로 정산한다. 출산율 저하와 고령화 추세에 따라 은 층으로 ‘부(富)의 이전’을 촉진, 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취지다. 예컨대 10억원을 사전 상속할 경우 일단 5000만원의 세금을 낸 뒤 나중에 실제 상속받을 때 4000만원의 세금을 내면 된다. 그러나 이 제도가 없는 경우 상속에 앞서 증여하면 2억 3100만원의 증여세를 내야 하고 상속시에는 9000만원의 상속세를 한꺼번에 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다만 토지·건물이나 상장주식 가운데 소액주주분 등 소득세법상 양도소득세 과세대상 자산은 제외된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직장보육시설은 비용 아닌 투자다

    직장내 보육시설이 크게 부족하다는 노동부 조사결과는 직장여성들이 얼마나 어려운 여건하에서 양육과 직장을 양립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여성의 합계출산율이 1.16명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보육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노동부는 이달말부터 직장내 보육시설 의무화사업장이 300인 이상 여성사업장에서 남녀불문 500인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는 것을 계기로 이에 해당하는 563개 사업장의 보육시설을 전수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보육시설을 갖춘 사업장은 16%인 90개에 불과했고 나머지 473개 사업장은 미설치된 곳이었다. 안 그래도 우리나라는 직장보육시설 비율이 1%로 프랑스 20%, 독일 11%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직장여성들의 마음고생을 충분히 읽을 수 있다. 양육은 출산과 고용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양날의 칼이다. 노동부는 이번에 직장보육시설지원금을 1억원에서 2억원으로 확대하고 교재·교구 및 비품비를 3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기업은 직장보육시설을 비용으로만 보지 말고 출산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로 인식, 투자에 인색해선 안 된다. 정부도 직장보육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체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등 다양한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것은 근로자들이 직장보육사업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사업주도 14.4%인 81개소나 됐다. 직장보다 집근처의 보육시설에서 아이를 양육하려는 여성들이 상당수 된다는 것이다. 육아를 직장에서 해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닌 만큼 전국 2만 8000여개의 보육시설과 연계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된다.
  • [‘금둥이’ ‘굶둥이’ 양육 양극화] 1장4만원 기저귀…명품 치장·영어유치원 필수

    [‘금둥이’ ‘굶둥이’ 양육 양극화] 1장4만원 기저귀…명품 치장·영어유치원 필수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 아까울 게 있나요.”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의 합계출산율은 1.16명. 여성 100명이 평생 낳는 자녀의 총합이 116명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자녀를 한명만 낳아 기르는 것이 사회의 커다란 흐름으로 굳어지고 부모의 관심과 경제능력이 이들에게 집중되면서 어른 사회의 양극화 현상이 어린이 세계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현동에 사는 이햇님(36)씨는 유모차를 두번이나 구입했다.30만원짜리 국산 제품을 썼지만 울퉁불퉁한 길에 다닐 때면 아기 머리가 흔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40만원을 훌쩍 넘는 외제 유모차를 다시 샀다. 이씨는 아기 건강을 생각해 일회용 기저귀 대신 면기저귀를 빨아서 사용한다.1장에 무려 4만원이나 하는 유기농 면기저귀다. 음식 재료 역시 유기농만 고집한다. 이씨는 “외로움보다 가난을 물려주는 게 죄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애 같은 20개월짜리한테 1000만원짜리 책 세트를 사주는 엄마도 있는데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중곡동에 사는 차진영(28)씨도 비슷한 생각이다. 아이 옷은 특정 명품 브랜드를 고집하고 몇십만원짜리 책을 사주는 데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영어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 때 해외 연수도 필수적으로 시킬 계획이다. 기대와 정성이 아이에게 집중되면서 심각한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초등학교 4학년인 장세아(가명·10)양은 지난 3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엄마가 외동아이인 장양에게 기대하고 집착하는 정도가 너무 심했다. 평일에는 바이올린, 피아노, 영어는 물론 종이접기 학원까지 하루에 3∼4곳의 학원을 다녀야 했다. 주말에는 엄마와 함께 재즈댄스, 붓글씨 등을 배우러 다녔다. 장양은 엄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거짓말을 밥먹듯 하기 시작했다. 성적을 속이고 반장이 되지도 않았으면서도 거짓말을 해 부모를 무려 3개월이나 속였다. 학교에서는 100평짜리 아파트에 산다며 친구들을 속였다. 연세누리신경정신과 이호분 박사는 “정신과 상담을 받는 아이들 절반 정도가 부모의 과도한 기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서 “외동아이들의 경우 문제 있는 빈도가 높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32)씨는 6개월 전 딸아이의 돌잔치를 집에서 직접 치렀다. 이씨는 “강남의 1000만원짜리 돌잔치는 남의 얘기일 뿐”이라면서 “지금도 이렇게 차이가 나는데 나중에 아이가 더 크면 어떨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아이를 유치원 대신 지역 문화센터나 스포츠단에 데리고 다닌다는 서모(33)씨는 “아이가 한명인 부모라고 다 좋은 유치원에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자녀 수도 달라지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주부 강모(29)씨는 “아이 하나도 벅차서 영어 유치원 같은 건 꿈도 못꾼다.”면서 “반면 한의사인 형님네는 애를 둘이나 낳고도 50만원짜리 명품 옷을 척척 사준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김승권 저출산고령정책연구본부장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유층에서는 둘째는 물론 셋째아이까지 낳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녀 양육에 대한 비용이 자녀 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으로 자칫 자녀의 수에서도 양극화에 따른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日 출산율 1.26 사상 최저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올해 출산율(여성 1명이 생애에 출산하는 자녀 총수)이 1.26선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는 2003년과 2004년의 출산율 1.29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일본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소자화(少子化)’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taein@seoul.co.kr
  • 농·어촌 인구늘리기 ‘백약이 무효

    농·어촌에서 신생아 출산·양육비, 이사비 지원, 세금 감면, 중·고교 장학금 지급 등 각종 유인책도 인구 늘리기에는 약발이 안 먹혔다.28일 관련 시·도에 따르면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05인구주택 총조사(상주인구 기준) 잠정집계 결과 지방시·도의 인구가 급감하자 해당 시·도에 비상이 걸렸다.전남·북 등 농·어촌에서 해마다 2만∼3만명이 밥벌이와 자녀교육을 이유로 고향을 등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구는 2274만 2000여명으로 전 인구(4725만여명) 대비 48.1%를 차지했다.2000년에는 수도권 인구가 46.3%였다. 농도(農道)인 전남도의 올 인구는 181만 9000여명으로 전국 인구 대비 3.8%를 점유했다. 지난 2000년 마지노선이던 인구 200만명이 무너졌고 5년 동안 17만 7000여명이 전남도를 빠져 나갔다. 해마다 3만 5400여명이 줄었다. 전남도내 22개 시·군에서 인구가 가장 적은 구례군(2만 4000명)보다 더 많이 빠져나간 셈이다. 때문에 전국 농촌지역의 평균 가족수는 2.6∼2.8명이나 전남은 2.63명으로 가장 낮았다. 전북도는 178만 1000여명으로 전국 인구 대비 3.8%로 낮아졌다. 지난 1995년에는 4.3%를 기록했다.2000년 인구는 189만여명으로 해마다 2만여명이 빠져나가는 셈이다. 통계청은 2020년 전북도 인구를 149만 7000여명으로 잡았다. 경북도 지난 2000년 272만 4931명에서 올해 263만 451명으로 9만 4480명(3.46%)이 감소했다. 반면, 제주도는 52만 9000여명으로 지난해 51만 3000여명보다 1만 6000여명(3.1%)이 늘어나 대조를 보였다. 가구당 평균 가족수도 2.87명이었다. 전남도 관계자는 “인구 감소는 도시 집중화에 따른 유출과 출산율 감소에 따른 것”이라며 “서비스나 제조업, 의류·책 판매업 등이 인구감소로 자체 시장을 형성하지 못해 지역경제가 빈사 상태”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 구례군은 2003년부터 지급해 오던 신생아 양육비 30만원을 내년부터 셋째를 낳을 경우 10배나 많은 300만원으로 올려 주기로 했다.대구 한찬규 무안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사설] 국민연금 확대보다 시급한 일

    보건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근로자 1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에 대해 국민연금 가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지역 가입자를 직장 가입자로 전환해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다. 지역 가입자의 절반가량이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납부 유예’상태고, 납부자도 4명 중 한명꼴로 체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으면 은퇴 후 최소한의 생활도 보장되지 않을 뿐더러, 결국 그 부담을 국가가 떠맡아야 한다. 따라서 5인 이하 영세사업주의 부담 증가에도 불구하고 지역 가입자의 직장 가입자로의 전환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하지만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 노력 못지않게 시급한 것이 재정 안정화대책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더 내고 덜 받는’ 것을 내용으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정치권의 외면으로 2년 넘게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 오는 2047년이면 기금이 완전 고갈된다는 경고음이 쉴 새 없이 울리고 있음에도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은 ‘나 몰라라’하고 있는 것이다. 김근태 복지부장관은 한때 국민연금 개혁에 팔을 걷어붙이는 듯하더니 이젠 포기하고 보따리를 쌀 태세다. 연금 개혁이 늦어질수록 후세대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의 유일한 사회안전망이랄 수 있는 국민연금이 이대로 좌초하게 해선 안 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고령화 및 출산율 하락 속도를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파탄은 곧바로 국가적 재앙으로 귀결된다. 정치권이 진정 ‘촛불’을 밝혀가며 국민을 설득해야 할 가장 시급한 사안은 국민연금이 굳게 뿌리내리게 하는 일이다.
  • [수도권플러스] 출산율저하 학교신설 18%줄여

    출산율 저하 여파로 신설 예정인 학교 수도 덩달아 줄어들고 있다. 도 교육청은 내년부터 2011년까지 도내에 신설할 각급 학교 수를 당초 계획보다 18%가량 감소한 518개로 확정했다고 20일 밝혔다. 도 교육청이 확정한 학교신설계획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초등학교 222개, 중학교 169개, 고등학교 127개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는 같은 기간 초등학교 224개, 중학교 189개, 고등학교 222개 등 모두 635개를 설립하려던 당초 계획(2003년 수립)보다 초등학교 2개, 중학교 20개, 고등학교 95개 등 모두 117개(18.4%)가 줄어든 것이다. 연도별 학교 신설 수는 내년 85개,2007년 77개,2008년 194개,2009년 102개,2010년 43개,2011년 17개 등이다.
  • “생산주축인구 2050년까지 1000만명 감소”

    변양균 기획예산처 장관은 19일 최근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오는 2050년까지 생산주축인구(25∼49세)가 1000만명 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 장관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 포럼’ 연설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면서 “이대로 가면 생산주축인구는 2008년부터 매년 20만명씩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변 장관은 이어 “지금은 8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고 있지만 2030년에는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면서 “출산율을 높여 급격한 변화를 다소 늦추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여성 및 노인인력 활용, 고용안정서비스 개선, 노인복지 시스템 구축 등 고령화 시대에 적응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 노력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변 장관은 또 “공적연금 제도는 연금재정에 대한 불신과 후세대로의 부담전가 때문에 국민들의 불만이 높다.”면서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적정부담-적정급여 체계로 조속히 개편돼야 한다.”고 말했다.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데스크시각] 다인종·다문화 시대를 내다봐야/박정현 정치부 차장

    미국의 유명한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가 지난달 11일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을 무렵에 이민자들이 일으킨 프랑스의 소요사태는 마무리돼가고 있었다. 드러커 교수가 남긴 지식 격언 가운데 하나가 ‘미래는 현재에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예측했던 옛 소련의 붕괴나 정보화시대의 도래같은 일도 정확한 현실 분석과 진단을 토대로 가능했다는 얘기다. 드러커 교수가 남긴 격언은 프랑스와 한국에서도 적용될 법하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이나 길거리에 앉아있던 노숙자들이 한때 낭만으로 비쳐졌던 시절이 있었다. 기자는 양복을 입고 출퇴근하던 회사원이 어느날 갑자기 노숙자로 전락하고 말았다던 프랑스인들의 얘기를 ‘선진국병’쯤으로 흘려들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낭만이 냉혹한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외환위기에 이어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한파는 회사원들을 서울의 지하도로, 공원으로, 산으로 내몰았다. 프랑스의 현실이 우리의 미래라는 점을 알아차리지도, 예측하지도 못했을 뿐이다. 프랑스의 소요사태도 어쩌면 노숙자처럼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소요사태의 주역은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2세인 젊은이들이고, 그 이민자들은 프랑스 경제가 활황이던 1960∼70년에 프랑스로 넘어와 프랑스인들이 기피하던 허드렛일을 도맡아왔다.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는 이미 외국인 노동자들로 대체된 지 오래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 국적 외국인은 25만여명, 필리핀·베트남·태국 출신은 10만여명에 가깝다고 한다. 세계화 추세에 맞물려 우리나라도 국적을 초월한 인구이동이 이뤄지면서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는 차별문제나 인권문제는 시민사회단체나 제기할 뿐이고, 큰 사회적 관심을 모으지는 못하고 있다. 신혼부부 네 쌍 가운데 한 쌍은 국제결혼인 게 우리네 현실이다.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은 지난해 2만 5000건이다.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계약결혼 이후 프랑스는 저출산의 대명사로 불려왔지만 10여년 뒤에는 우리나라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로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출산율은 1.1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어 국가적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에 영국의 연금개혁 추진을 들면서 “2030년이면 연금이 고갈된다는 계산을 하지만 우리는 아직 국가계획으로 세울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나타낸 것도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연금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병을 뒤쫓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데도 정작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필요없게 된 요즘에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많이 낳는 그들이 사회보장금을 많이 타가면서 사회보장제도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프랑스인과 이민자 사이의 인종과 종교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프랑스 소요사태에 인권국가인 프랑스에서 톨레랑스(관용정신)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거나 파시즘의 부활이라는 등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머나먼 남의 나라 일처럼 내놓는 진단들은 한가해 보인다. 외국인 문제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와 2세들이 프랑스를 불태웠듯이 외국인 근로자들이 서울시내 자동차를 불태울 수 있다는 생각은 한낱 기우일까?프랑스의 소요사태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다가올 다인종·다문화 시대의 문제점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프랑스 소요사태 같은 일이 우리의 현실로 다가왔을 때에야 대책을 세우면 우리 사회가 지출하고 감당해야 할 비용은 너무 크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야말로 프랑스가 주는 교훈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발언대] 어머니 과학자에 박수를/남길수 KIST 생체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

    “어머님은 살림을 잘 하시나 봐요? ○○의 장래 희망이 ‘현모양처’래요.” 몇년 전 딸아이의 초등학교 담임선생님께서 내게 하신 말씀이다. 바람직한 희망사항이긴 한데, 왜 그런 희망을 갖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연구원 생활을 했고, 새롭게 발전해가는 과학적 지식을 따라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 딸아이는 늘 자기 곁에 없는 엄마에게 서운해서 자신은 아이들과 늘 함께하는 좋은 엄마가 되고 싶었나 보다. 그러던 아이가 중학생이 되어, 얼마 전 학교에서 나에게 직업관련 강연을 부탁받아 왔다. 연구원이란 직업에 대해 중학생을 대상으로 이야기해 달라는 요청인데, 엄마가 연구원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강의를 듣는 여학생들의 진지하게 반짝이는 눈망울이 나 자신에게 더 좋은 자극과 힘이 된 자리였다. 그 중 한 학생으로부터 자신의 희망이 과학자인데 그 꿈을 확고히하는 계기를 만들어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편지도 받았다. 비단 나뿐만 아니라 모든 맞벌이 여성들의 최대 고민은 아마도 자녀교육에 대한 걱정일 것이다. 엄마의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 시간에 대부분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어 자녀교육상 중요한 시기에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여성들이 그런 어려움을 감수하며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역량을 발휘해 나가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의 출산연령 증가와 출산율 저하는 가정과 일을 병행하는 어려운 길을 택하기보다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하나라도 잘 해보자는 여성들의 심리도 한몫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우리 아이들도 엄마의 직업 때문에 많은 부분을 혼자 해결해가며 성장해왔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다행스럽게도 나의 우려와는 달리 자립심 강한 아이들로 자라나게 한 계기가 된 것 같다. 중학생 딸아이의 장래희망 중에 엄마의 직업이 해당되는 걸 보면 이젠 엄마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가 보다. 생체과학 관련 연구를 하는 나는 산소, 탄소, 수소, 질소 등 원자들로부터 성분과 구조변화에 따른 수만가지의 유기화합물 속에서 인간의 질병치료와 관련된 화합물을 합성하는 신물질 창조를 위해 연구한다. 특히 아직 미지의 세계로 알려진 뇌의 기능과 관련된 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메커니즘을 밝혀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KIST의 비전21 과제 중 하나인 케모인포메틱스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미래학자들은 앞으로의 사회는 과학과 지식중심의 사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만큼 과학자의 역할이 중요시되는 사회가 될 것이다. 그런데도 과학을 다루는 이공계를 기피한다는 것은 미래 사회에서의 주역이 되기를 기피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앞으로 사회적 수요에 의해서 이공계 인력이 대우받게 될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미래 사회는 지구촌이 하나가 되는 글로벌 사회가 올 것이고 과학적 지식은 전 세계가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자가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기혼 여성과학자들은 미래 사회로의 준비에 완벽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미래 사회의 핵심 지식기반을 다지기 위해, 과학적 지식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래 사회의 주역이 될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자녀를 키워내는 일을 병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어려운 여건에서 꿋꿋하게 직장생활을 잘 영위하고, 자녀도 잘 키워내고 있는 어머니들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남길수 KIST 생체과학연구부 선임연구원
  • 출산장려금 농촌에선 ‘약발’

    지방자치단체가 인구를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출산장려금 지원제도가 농촌지역에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5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별로 출산 장려금을 지급하면서 농촌지역 신생아 출산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북도의 경우 무주군에서는 올 들어 출생한 신생아는 10월 말 현재 176명으로 지난 한해 동안 출생한 신생아 172명보다 4명이 많았다. 연말까지 태어날 신생아 수를 감안하면 지난해보다 10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순창군도 10월 말 현재 신생아수가 185명으로 지난해보다 2명 늘었다. 지난 1999년부터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는 경북 군위군도 장려금을 확대하면서 매년 신생아 출산이 늘고 있다. 실제로 2003년 출생한 신생아는 143명이었으나 2004년 150명,2005년 10월 말 현재 160명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이같이 농촌지역 신생아가 늘고 있는 것은 자치단체마다 인구를 늘리기 위해 출산을 적극 장려하고 지원금도 주기 때문이다. 순창군의 경우 신생아를 낳을 경우 첫째부터 군비로 300만원을 지원해주고 있다. 익산시는 둘째를 낳을 경우 20만원을 지원한다. 정읍시는 셋째를 낳을 경우 생명보험을 들어주고 매월 2만 2500원씩 5년간 보험료를 내준다. 전북도는 이와 별도로 관내에서 셋째를 낳을 경우 무조건 30만원씩 지원해주고 있다. 경남도 역시 셋째를 낳는 가정에 2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경남 합천군은 셋째 신생아에게는 출산장려금 30만원과 함께 예방접종비, 기형출산예방검사비 등을 지원한다. 지자체 관계자는 “출산장려금을 지원한 이후 농촌지역의 신생아 출산율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농촌 인구감소를 해소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출산율 제고 전략이 서서히 효력을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도내 14개 시·군은 올 들어 지난 10월 말까지 신생아 1630명(셋째)에게 총 4억 8900만원의 장려금을 지급했으며 내년에는 지원액을 더 늘릴 계획이다.전주 임송학 군위 김상화기자 shlim@seoul.co.kr
  • 미혼남녀 90% “정책개선땐 더 출산”

    미혼남녀 10명 중 9명은 정부의 출산정책이 개선되면 지금 계획보다 아이를 더 낳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는 꿈에그린출판사와 함께 미혼남녀 532명(남녀 각 266명)을 대상으로 최근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남자의 89.5%와 여자의 87.5%가 관련 정책이 뒷받침되면 출산에 대한 생각을 더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대답했다고 4일 밝혔다.‘당연히 긍정적으로 바뀐다.’는 대답은 남자 47.8%, 여자 58.3%였고 ‘경우에 따라서 바뀔 수 있다.’는 의견은 남자 41.7%, 여자 29.2%였다. 정부의 현 출산정책에 대해 남자의 46.3%와 여자의 38.7%가 ‘크게 미흡하다.’고 지적했고, 출산율 저하 원인으로는 남자의 60.9%와 여자의 50.9%가 ‘키우기 힘들어서’라고 답해 경제적 여건이 저출산의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됐다.희망 자녀 수는 ‘두 명’이 전체의 63.3%로 가장 많았고 ‘세 명 이상’ 19.8%,‘한 명’이 13.5%였다.자녀를 갖지 않거나 한 명만 낳을 계획이라는 사람들의 이유에 대해서는 남자(54.3%)와 여자(27.6%) 모두 ‘경제적 부담’이란 대답이 많았다. 자녀의 성별과 관련,‘아들딸 상관없이 둘을 낳겠다.’는 답이 남녀 각각 48.7%와 48.9%로 가장 많았고,‘원하는 성별을 낳기 위해 3명까지 낳겠다.’는 의견도 상당수 있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출산율 감소폭 美의 8배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사회문제와 국가경제에 미칠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출산연령층인 20대 후반 여성이 줄고 있고 결혼을 늦게 하거나 안 하는 데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낳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성 1명이 가임기간에 낳는 평균 출생아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1.16명이다. 합계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2003년 1.19명으로,33년간 3.34명이 줄었다. 이같은 감소폭은 미국의 8배, 이탈리아의 3배나 된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출생아수 감소요인 분석’에 따르면 20대 후반 여성이 2000년 219만 3000명에서 지난해 190만 4000명으로 28만 9000명이 줄어들었다. 이 연령층의 출산율도 급격히 떨어졌다.2000년에는 1000명당 150.6명의 아이가 태어났으나 지난해는 104.6명으로 10명당 1명꼴에 그쳤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시론] 노령화시대 퇴직연금의 필요성/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노령화시대 퇴직연금의 필요성/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오는 12월부터 퇴직연금이 본격적으로 실시된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에 대해 돌아보고 왜 퇴직연금이 필요한지를 짚어보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이미 2000년에 7.2%에 이르러 국제연합(유엔)기준으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다. 통계청의 추정에 따르면 2018년에는 65세 이상 인구비율은 14.3%가 되어 ‘고령사회’에 진입하고,2026년에는 20.8%가 되어 ‘초(超)고령사회’에 도달한다고 한다. 문제는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진행되는 속도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다는 데 있다. 그 배경에는 첫째 노동시장에서 은퇴한 이후의 생존기간이 길어지는 평균수명의 연장이라는 현상이 엄연히 존재한다.2002년 평균수명은 77.0세로 1991년 71.7세에 비해 5.3세 늘어났다.2020년이 되면 평균수명이 81.0세,2030년에는 81.9세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둘째 2004년 합계출산율(가임여성 1명당 평균 자녀수)이 1.16명으로 대체출산율(현재 인구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인 2.1명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곧 인구가 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숨어있는 것이다. 결국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와 평균수명의 증가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고령화가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다. 은퇴 이후부터 사망할 때까지 긴 기간을 근로기간 중에 축적한 소득으로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가 되겠는가? 여기에 바로 퇴직연금의 필요성이 있다. 근로자들은 오랫동안 퇴직연금과 비슷한 제도인 법정퇴직금제도의 혜택을 누려왔다. 그러나 노동시장과 관련된 구조 및 제도 변화로 잦은 직장이동, 퇴직금 중간정산 등으로 퇴직금조차도 목돈으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퇴직금제도는 일부 대기업 등을 제외하면 노후 소득보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노후 소득보장은 주로 국민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퇴직연금은 근로자의 노후소득 보장에 큰 역할을 할 것임에 틀림없다. 필자는 물가상승률 3%, 임금상승률 3%, 이자율 6%, 퇴직연금보험료를 급여의 8.33%로 전제하여 확정기여형(DC) 상품의 연금액을 계산한 결과에 근거해 소득대체율을 추정했다. 월 소득이 113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동시에 가입하면 20년 가입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은 50% 정도이고,40년을 가입한다면 100%가 훨씬 넘었다. 월 소득이 57만원인 사람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을 20년 동안 가입할 경우에는 74∼75% 수준,40년을 가입하면 130% 수준에 이르렀다. 여기서 소득대체율은 월 연금수령액을 생애 월 평균소득으로 나눈 것이다. 연금보다는 현행 퇴직금제도와 같이 일시금으로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대비해 현행 근로자 퇴직급여보장법에는 특별한 경우에, 중도인출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근로자들은 이미 월 급여로 생활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일시금보다는 연금수령이 훨씬 근로자들의 효용을 증대시킬 것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현행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퇴직연금과 현행 법정퇴직금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지는 노사협의에 맡기고 있지만, 근로자 입장에서만 보면 퇴직연금을 선호하는 것이 앞서 살펴본 긴 은퇴후 생존 기간에 걸맞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고 판단된다. 한마디를 덧붙인다면,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각종 연금혜택은 가입시기가 빠르면 빠를수록, 가입기간은 길게 할수록 좋다. 임병인 안동대 경제학과 교수
  •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월드이슈-프랑스 소요사태 확산] 소요 진원지 클리시수부아를 가다

    파리 교외 저소득층 지역에서 지난달 27일 이래 계속되고 있는 소요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소요사태가 독일, 벨기에 등 이민자가 많은 인근 유럽 지역으로까지 번질 조짐마저 보인다. 이번 사태는 주로 북아프리카계 무슬림이 몰려 사는 대도시 교외 저소득층 지역이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새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청소년들의 분노가 폭발하게 된 이유가 단순히 검문을 피하던 소년들의 죽음과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우범지역 범죄에 대한 초강경 대응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저소득층 젊은이들의 뿌리깊은 소외의식이 극단적 방식의 분노로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방화가 차량 뿐 아니라 학교, 탁아소, 체육관, 상업시설 등으로 확대되고 인명 피해마저 발생하면서 저소득층 지역 주민들조차도 “이제 폭력은 그만”을 외치며 하루빨리 일상의 평정을 찾기를 바라고 있다. |클리시수부아 함혜리특파원| 7일 오후 3시(현지시간) 파리 북동부 교외에 있는 올네수부아의 부아욤 고등학교 앞 광장.400여명의 학생들이 일제히 나와 웅성거리고 있었다. 학생들의 대부분은 흑인, 혹은 북아프리카 계열의 유색인들이다. 아직 학교가 끝날 시간이 아닌데도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몇몇 눈에 띈다. 청소년들의 야간 소요사태로 유리가 깨진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한 여학생에게 이유를 물었다. 학교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전화가 와 모든 학생들이 대피했다는 것이다. 이 여학생은 “우리 학교뿐 아니라 근처의 3개 학교가 폭발물 위협을 받았다.”며 “정부가 특단의 대책을 내지 않는 한 소요사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단의 대책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옆에 있던 친구가 “최소한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감전사 사고에 대해 공개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사르코지(내무장관)는 모든 책임을 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는 말을 남기고 막 도착한 버스에 뛰어 올랐다. 올네수부아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클리시수부아. 지난달 27일 경찰의 검문을 피하던 10대 소년 2명이 감전사하면서 프랑스 전체를 뒤흔들고 있는 소요사태의 진원지가 된 곳이다. 밤마다 차별과 소외에 대한 무슬림 청소년들의 분노와 방화로 점철됐던 것과 달리 이곳의 오후 풍경은 평화스러웠다.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장을 보러가는 무슬림 여성, 길 모퉁이에 삼삼오오 몰려있는 흑인 청소년들…. 대부분이 흑인이거나 아랍인들이다. 클리시수부아의 주민 2만 8000여명 중 이방인은 70%가 넘는다. 파리의 고색창연한 주거건물들과는 달리 노후한 고층 아파트들이 줄지어 서 있어 한눈에도 슬럼가임을 알 수 있다. 아기를 안고 가는 한 주민에게 이번 사태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20여년 전 터키에서 이민 왔다는 칸(35·전기공)은 “청소년들의 폭력은 물론 나쁘다. 하지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정부는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곳 사람들의 50% 정도가 실업자라고 소개한 칸은 “부가 세습되는 것처럼 가난도 대를 물린다. 그들이 현재 상황에서 탈피하도록 일자리를 찾아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시내에서 외곽으로 조금 벗어나자 왼쪽으로 거의 불에 탄 채 흉물처럼 남아있는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6일 새벽 5시쯤 방화로 불에 탄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다.1997년 준공된 이곳은 바로 옆에 있는 루이즈 미셸 중학교 학생들이 체육시간을 보내고 어린이와 학생, 시민들이 태권도, 유도 등 여가시간을 이용해 체육활동을 하는 장소였다. 루이즈 미셸 중학교에 다닌다는 사디(12)는 “다른 문제는 차치하고 왜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체육관을 불태웠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분별없는 폭력에 분노보다는 차라리 슬픔이 앞선다.”고 말했다. 사디의 학급은 모두 23명. 이 중 순수한 프랑스인은 단 한명이라고 했다. 이날 저녁 5시 30분 클리시수부아 시청 앞에서는 자녀들을 대동한 학부모들과 주민들이 모여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 화재사건과 지난달 27일 이후 끊이지 않는 일련의 폭력사태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클리시수부아 출신의 육상선수 이름을 딴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은 우리들의 자랑거리였고, 청소년들이 유일하게 체육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장소였다.”고 토로한 뒤 25년이 걸려 건설된 체육관을 불과 몇분만에 잿덩이로 변하게 만든 방화범들에게 분노를 나타냈다. 주민 포리셰는 “30년째 이곳에 살았지만 이런 일은 처음 겪는다. 다른 지역에서도 학교와 탁아소 등 공공시설물에 방화가 잇따르고 있다는데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르망 데스멧 체육관이 불에 탄 것을 가장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은 어린이들을 포함,200여명에 이르는 태권도 동호회 회원들과 태권도를 배우는 어린이들의 학부모들이다. 등에 ‘태권도’라는 한글이 선명하게 박힌 흰색도복을 입은 아들 야쿱(4)의 손을 잡고 시청 앞에 나온 베니나는 “우리 아이가 9월부터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얼마나 즐거워했는지 모른다. 이제 어디에 가서 태권도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허탈해했다. 이민 가정의 청소년들과 클리시수부아 시간의 중재자 역할을 하는 하나시 목데드(28)는 “이곳 청소년들의 삶은 깊은 실망감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열악한 주거환경, 학교생활 실패, 가족과의 갈등, 실업문제는 이곳 청소년들을 끝없는 분노로 치닫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회적인 상황으로는 이해가 가지만 그들은 분명 법을 어기고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젊은이들이 사회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믿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lotus@seoul.co.kr 유럽 각국은 프랑스 전역을 휩쓸고 있는 무슬림 청소년들의 폭력사태가 남 얘기 같지가 않다.9·11 테러 이후 유럽에서 무슬림과 비(非)무슬림간의 갈등이 증폭되면서 무슬림의 불만은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시한폭탄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파리 사태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벨기에와 독일 등 일부 주변국에서 유사 사건이 발생하자 관련국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까운 예로 지난달 영국에서는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 이주민들간에 유혈충돌이 발생, 인명피해를 낳았다. 앞서 지난 7월 7일에는 런던 지하철과 버스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52명이 숨지고 700여명이 다쳤다. 용의자로 현장에서 즉사한 영국 국적의 파키스탄계 4명이 지목됐다. 2004년 11월 2일에는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보수 성향의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가 모로코계 이민 노동자 2세인 부예리에 의해 살해됐다. 같은 해 3월 11일 스페인 마드리드역에서 열차 연쇄 폭발로 191명이 숨지고 1800여명이 다쳤다.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유럽 땅에서 무슬림과 관련된 공격이 잇따르면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 커졌고, 그에 비례해 무슬림들의 소외감과 반발 역시 커져만 가고 있다. 현재 유럽에 사는 무슬림 인구는 1500만∼2000만명으로 추정된다. 이는 유럽 인구의 4∼5%다. 높은 출산율과 이주 인구의 꾸준한 증가로 오는 2025년에는 그 수가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북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의 유럽 이민역사는 생각보다 길지 않다.2차대전 이후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저임금 이주 노동자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이번 소요사태의 중심층은 생활고와 싸우느라 여념이 없었던 이민 1세대가 아닌 유럽에서 태어나고 자란 2,3세대. 스스로 ‘유럽인’이라 여기며 성장한 이들은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부터 뿌리 깊은 차별대우에 직면하면서 ‘2등 유럽 시민’이라는 냉엄한 현실에 맞닥뜨린다. 주류사회 편입 실패와 가난의 대물림, 사회적 편견, 문화적 소외 등으로 유럽 무슬림들의 인내는 한계점에 도달했다. 9·11 테러 이후 잇단 테러에 대한 대책으로 이민 제한책을 선택했던 유럽 각국은 뒤늦게 다문화통합정책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그런 점에서 5년 이상만 거주하면 국적을 주고, 언어를 배워 현지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스웨덴식 이민지원책이 관심을 끌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프랑스 소요사태 일지 ▲10월27일 파리 북동쪽 클리시수부아에서 경찰 피해 달아나던 북아프리카계 소년 2명 감전사. 분노한 청년들 수백명 차량 23대 불태우고 경찰과 투석전. ▲10월28일 클리시수부아에서 청년 수백명 경찰과 충돌. 일부 경찰 향해 사격. ▲10월29일 주민 500명 침묵시위, 야간에 폭력사태 재발. ▲10월30일 경찰 최루탄이 이슬람사원에 발사돼 무슬림 분노 증폭 ▲10월31일 폭력사태 인근 교외지역 확산. ▲11월2일 드 빌팽 총리와 사르코지 내무장관 해외 방문 일정 취소. 파리 주변의 22개 소도시로 소요 확산. ▲11월3∼4일 디종, 마르세유, 루앙 등 전국으로 소요사태 확산 ▲11월5일 파리 중심가서 방화 사건 발생 ▲11월6일 시라크 대통령, 폭력행위 엄벌 천명 ▲11월7일 파리 교외서 첫 사망자 발생. 베를린·브뤼셀서 모방 방화 사건 발생 ▲11월8일 정부, 지역 도지사 야간 통행금지령 발동권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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