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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문소영의 시시콜콜] 낙관론 사라진 사회에서 고급인력 떠난다

    30대 초반의 김모씨는 캐나다 정부의 창업지원 덕분에 지난해 가을 가족과 캐나다로 떠났다. 캐나다 연방정부가 올 4월 공식적으로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시작했지만, 그는 지난해 시험 운영 때 지원해 영주권을 받았다. 이 프로그램의 조건은 첫째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을 것, 둘째 캐나다에서 창업할 것, 셋째 중급이상의 영어 실력 등이다. 정보통신(IT) 관련 개발자인 김씨는 이 조건을 쉽게 만족시켰다. 누군가는 자녀 영어 사교육비가 들지 않으니 좋겠다고 우스갯소리도 했다. 캐나다는 이 프로그램으로 연간 2750명의 고급 IT 인력을 흡수해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IT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캐나다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 프랑스,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해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을 입법하고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한국의 게임사를 지원하는 인큐베이팅 업체가 등장했다. 자본과 노동의 이동에서 경계가 무너진 지구촌에서 노마드 정신으로 무장한 인재들은 좋은 조건을 찾아 이리저리 이동하고 있다. 문제는 선진국들의 영주권까지 제공하는 창업지원프로그램에 ‘IT 강국’으로 소문난 한국의 고급 인력의 마음도 들썩거리고 있다는 것이다. 혹자는 “정부가 창조경제를 지원하는데 왜 외국으로 떠나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젊은이들에게 현재의 한국은 암담하거나 답답한 미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살 1위이자, 저출산율 1위 국가다. ‘대통령 모독’이 거론되자 검찰이 인터넷 등에 대대적 단속에 나서는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는 나라다. 정부의 검열을 걱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자들은 국내기업인 카카오톡을 떠나 미국의 바이버나 독일의 텔레그램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른바 ‘SNS 이민·망명’이다. 창조경제를 주창하면서 정부가 국내 IT 기업의 미래를 고사시키니 우습다. 또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물을 적재적소를 따지지 않고 공기업 기관장 등으로 보내고 있다.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김성주 MCM 대표를 총리급인 대한적십자사 총재로 보내고, 자니 윤씨를 한국관광공사 감사로 임명하는 등의 ‘보은인사’는 두고두고 논란이다. 실력보다 스펙을 따지는 것도 젊은 인력의 해외 이탈을 부추긴다. 정부 감사에서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식의 창업 지원을 선발한다면 지원서류 작성에 최적화된 ‘세금 도둑’을 양산할 뿐이다. IT고급인력을 유출하며 국가경쟁력 거론은 무의미하다. symun@seoul.co.kr
  • 낳기만 하세요 집 빌려드려요

    낳기만 하세요 집 빌려드려요

    ‘출산하면 아기 키우기 편한 집 빌려드립니다.’ 저출산으로 골머리를 앓는 일본 정부가 도시 교외의 빈 단독주택을 육아하기 쉬운 집으로 개조한 뒤 저소득층에게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24일 도쿄신문 등이 보도했다. 국토교통성이 전날 발표한 ‘육아하기 좋은 집 만들기’는 지방자치단체가 비어 있는 단독주택을 빌려 미끄럼 방지 바닥재를 시공하고, 손가락이 끼지 않는 문을 설치하는 등 어린이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하면 국가가 수리 비용의 약 45%를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육아 중이거나 노인, 장애인 등 저소득층에게 살기 좋은 집을 빌려주는 기존의 ‘지역 우량 임대 주택 제도’를 확대한 것이다. 현재는 공동주택의 공동 사용 부분과 배리어 프리(고령자나 장애인이 살기 쉬운 환경을 만드는 것)를 위한 공사에만 비용을 보조하지만 앞으로는 육아를 위한 비용도 보조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임대주택의 입주 대상으로 신혼이나 임신부가 있는 세대를 추가하기로 했다고 국토교통성은 전했다. 공동주택이 대부분이었던 기존의 임대주택과 달리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하는 데는 일본의 또 다른 골칫거리인 ‘늘어나는 빈집’이 배경으로 작용한다. 일본 총무성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현재 일본 전국의 빈집은 역대 최다인 820만 채로, 전체 주택의 13.5%를 차지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과 빈집 해소를 동시에 해결하는 ‘일석이조’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정책인 셈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의 인구동태 통계조사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일본의 신생아는 49만 6391명(잠정)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약 2.7% 감소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신생아는 100만명에도 못 미쳐, 연간 신생아 수가 가장 적었던 2013년(약 103만명)보다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6월 ‘저출산 위기 돌파를 위한 긴급 대책’을 실시키로 하고 임신·출산에 대한 정보 제공, 상담센터 설치 등 지원책 마련에 나선 바 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사설] 다문화학생 10만명… 배려와 포용으로 감싸야

    다문화가정의 초·중·고교 학생 수가 앞으로 3년 안에 1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올 4월 기준으로 6만 7000명을 웃돌아 처음으로 전체 학생의 1%를 상회했다. 사회 전반의 출산율 감소와도 맞물린 현상이다. 1990년대부터 본격 형성된 다문화가정이 사회경제적·심리적 난관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수치상으로는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다문화가정 학생에 대한 정책과 인식이 폐쇄적인 순혈주의에서 비롯된 편견과 차별에서 온전히 벗어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다문화가정 학생 수는 2006년 이후 해마다 많게는 8000명씩 늘고 있다. 최근 한 해 사이에는 21.6% 증가했다. 학교급별로는 다문화가정 학생의 71.2%가 초등학생이며, 중학생은 18.5%, 고등학생은 10.3%라고 한다. 그러나 단순한 통계를 벗어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다문화가정 자녀가 사회 일원으로 조화로운 생활을 영위하고 있느냐는 점에서는 회의가 들 수밖에 없다. 한 예로 2012년 국회 분석 자료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자녀의 취학률이 67% 미만으로 전체 취학률 96%에 비해 턱없이 낮다. 전체적으로 늘어난 다문화가정 자녀 수를 감안하면 오히려 이들의 취학률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의 다문화가정 학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정도가 학교 공부가 부담스럽다고 답했고 숙제가 어렵다거나 학교 친구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답변도 적지 않았다. 언어 장벽이나 차별대우, 오해와 편견 등이 난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사회의 성숙도는 서로 다른 문화와 인종을 얼마나 진정으로 배려하고 포용하는지와도 관련이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의 다문화가정 정책이 여전히 시혜와 선심성 전시행정에 머물고 있지 않은지 짚어봐야 한다. 무엇보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육분야의 정책과 노력이 긴요하다. 이들의 취학률이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감소세를 보인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공존공생의 가치 속에 녹아들 때 비로소 미래 사회의 동력으로 성장할 수 있음은 자명한 일이다. 이들이 한국어 구사에 어려움이 없게끔 충분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학업에 뒤처지지 않게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지원과 관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차별과 사시에 시달리지 않도록 학교 차원에서 반편견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방안도 생각해 봄 직하다.
  • “임신 중 암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까”

    “임신 중 암이 발생한다면 어떻게 할까”

    최근 결혼시기가 늦어져 고령임신이 증가하면서 임신 중 암 발생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최석주 교수팀은 1994년 10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이 병원을 찾은 4만 7545명의 임산부를 분석한 결과, 임신 중 암으로 진단된 환자는 모두 9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1만명 당 19.1명 꼴로 암을 진단 받은 셈이다.  이는 여성 1만명 당 29.7명꼴로 암에 걸린다는 국가암정보센터 2010년 암환자 등록현황에 비춰볼 때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특히 연도별로 봤을 때 임신 중 암이 발생하는 환자 수는 최근의 고령임신 경향과 맞물려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1994~1999년의 경우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1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0~2005년 사이에는 33명, 2006~2012년 사이에는 46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10년 전에 비해 4배 가량 늘어난 규모다.  암 종별로는 자궁경부암이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유방암 16명, 소화기암 14명, 혈액암 13명, 갑상선암 11명, 두경부종양 7명, 난소암 6명, 폐암 3명, 기타 암 3명 순이었다.  최석주 교수는 “3차 의료기관에 고위험 임산부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전체 인구 중 임신 중 암 발생률 0.1%인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라며 “2000년 이후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를 감안하면 임신 중 암의 증가율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임신 중 암이 발생한다고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암도 치료하고 태아도 건강하게 출산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암은 종류와 발생 부위, 병기, 임신 주수 등에 따라 진단 및 치료 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임신 중 암이 발견됐다고 모든 임산부가 유산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최 교수는 “임신 중 암으로 인해 임신 종결을 해야 하는 경우는 태아의 생존 가능성이 없는 임신 전반기에 진행성 말기암 진단을 받았거나, 임신을 유지한 상태에서 암 치료를 받을 수 없는 경우 등 제한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임신 중 암 발병 환자 91명 중 암으로 임신 종결을 한 경우는 21명(23.1%)에 그쳤다. 평균 임신 주수는 13.6주로 태아의 생존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 국한됐다.  반면,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70명은 임신을 유지해 성공적으로 출산을 마쳤다. 70명 중 44명은 출산 후 치료를 받았고, 26명은 임신 중에 수술, 항암화학치료 또는 복합 치료까지 받았다.  임신 중 암의 치료 결과 및 예후도 암의 종류, 병기 등에 따라 달라진다. 임신 중 암 발병 환자 91명 중 암으로 사망한 환자는 25명으로, 대부분 발견 당시 이미 3~4기 이상의 진행성 암이었다.  암종별로 보면, 갑상선암은 사망이 없었고 자궁경부암 88%, 난소암 80%, 혈액암 75%, 유방암 67% 순으로 환자 생존율이 높았다. 이에 비해 두경부암, 폐암, 소화기암 생존율은 50%에 못미쳤다.  의료진은 “같은 암이라도 초기에 발견, 적극적으로 치료한 경우에는 예후가 좋기 때문에 임산부에서도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석주 교수는 “임신 중 암을 진단받더라도 아이와 산모 모두 안전하게 지킬 방법이 있다”면서 “특히 임산부라고 검사나 치료를 받지 않고 무조건 참는 것은 임산부와 태아 모두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암이 의심되면 미루지 말고 필요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재억 의학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가장 빨리 늙고 교육비에 찌들고… 우울한 한국

    가장 빨리 늙고 교육비에 찌들고… 우울한 한국

    ■6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 속도 OECD 중 최고 출산율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늙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산업연구원이 OECD 34개 회원국의 인구구조를 비교,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한국의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은 12.2%로 30위에 머물렀지만 증가 속도는 1위를 기록했다. 각국의 고령인구 비중을 1970년을 1로 설정하고 2013년까지 몇 배로 증가했는지 비교했을 때 한국이 4.0배로 가장 높았다. OECD 평균 1.6배와 비교해 봤을 때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일본이 3.6배로 2위를 차지했고 핀란드(2.1배), 포르투갈·이탈리아(2.0배), 체코·캐나다·스페인(1.9배)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의 중위연령(전체 인구를 나이순으로 볼 때 정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은 2010년 37.9세로 1970년 19.0세보다 18.9세 늘어나 고령인구 비중 상위 10개국 가운데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다음은 일본으로 같은 기간 28.9세에서 44.7세로 15.8세 증가했다. 한국의 유소년 인구 비중(2013년 기준 0~14세)은 14.7%로 26위를 차지했다. 이는 1위인 멕시코(28.4%)의 절반 수준이자 OECD 평균 17.4%를 밑도는 것이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중은 73.1%로 OECD 평균 66.6%를 웃돌며 1위에 올랐다. 이 결과는 1950년 한국전쟁과 1970년 베트남 전쟁 이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가 생산가능인구에 여전히 편입돼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학부모 부담 공교육비 비율 OECD 평균의 3배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이상 교육을 받는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부담하는 공교육비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OECD는 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4년 OECD 교육지표’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OECD가 2012년 기준 세계 주요 44개국(회원국 34개국 포함)의 다양한 교육지표(재정통계는 2011년 기준)를 크게 4개 항목으로 나눠 비교 분석해 나왔다. 이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4.9%로 OECD 평균(5.3%)보다 0.4% 포인트 낮고, 민간 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2.8%로 OECD 평균(0.9%)의 3배가 넘었다. 민간 부담 공교육비 비율은 2001년부터 14년 연속 1위다. 공교육비 총액 중 정부 부담 비율은 62.8%로 OECD 평균 83.9%에 한참 못 미쳤다. 반면 유치원, 초·중·고교, 대학교 교육비의 민간 부담 비율은 37.2%로 OECD 평균의 2배를 상회했다. 공교육비의 민간 부담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고, 가계 부담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인 사교육비까지 포함시키면 다른 나라와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 높은 교육열을 반영하듯 25∼34세 청년층의 고등학교 이수율(98%)과 전문대학 이상 고등교육 이수율(66%)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특히 고교 이수율은 2001년부터 줄곧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연령대의 OECD 평균 고교 이수율은 82%, 고등교육 이수율은 39%에 그쳤다. 남녀 고용률 격차도 다른 나라보다 심각하다. 우리나라 남성의 학력별 고용률은 고졸 84%, 전문대졸 91%, 대학교·대학원졸 90%였다. OECD 평균은 각각 80%, 86%, 89%였다. 특히 여성은 고졸 57%, 전문대졸 60%, 대학교·대학원졸이 62%에 그쳐 OECD 평균(각각 65%, 76%, 80%)과 비교하면 아직까지 고용 현장에서 남녀차별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줬다. 교육부 관계자는 “공교육비의 정부부담 비율은 OECD가 2005년 대비 0.4% 포인트 감소했지만, 한국은 3.9% 포인트 증가했다”면서 “2011년 시행된 유아 무상보육(5세 누리과정)과 국가장학금이 반영돼 공교육비 민간 부담률이 크게 낮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나에겐 꿈이 있습니다/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에서 많은 아기들이 태어나 집집마다 해맑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부모들이 어린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을 찾는 데 어려움이 없고, 사교육비 걱정 없이 즐겁게 아이를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노사정 대타협을 통해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일자리가 늘어나 보다 많은 대한민국의 직장인들이 가족과 늘 저녁을 함께하며 단란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청춘남녀 모두가 일찍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함께 만족과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남녀 모두가 진정한 평등을 만끽하고 결혼과 출산이 특정 성(性)에게 손해가 아니라 이익이라는 확신을 갖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부부들이 결혼하지 않은 주위 사람들에게 “결혼하니까 정말 좋더라”고 진심을 말하고, 주위 사람들이 샘이 나서 얼른 결혼하고 애를 낳고 싶어지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돈보다도, 일보다도, 권력보다도, 가족이 훨씬 더 소중하다는 믿음을 갖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출산율이 높아져서, 금세기 중에 인구가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노인이 절반을 차지하는 재앙을 면하고, 국가가 소멸되지 않으리란 확신을 갖는 가운데 젊은이와 중년, 노인들이 균형을 이루며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부어도 효과가 없는 저출산 정책에 자위하지 않고 효과가 있을 법한, 제대로 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게 될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코앞에 닥친 시급한 일에 매달리느라 저출산 대책이라는 중요한 일을 등한시하지 않고 비전과 대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기초연금 등에 매몰돼 저출산 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저출산 업무를 여성가족부 등 다른 부처에 이관하는 것도 적극 고려하고, 출산율 제고를 위해 꼭 필요하다면 국민과 대화를 통해 세금 늘리는 문제도 기피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희망이며, 이것이 우리가 함께해야 할 신념입니다. 대한민국이 위대한 나라가 되려면 이것은 현실이 돼야 합니다. 그래서 금수강산 곳곳에서 아기와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양성평등의 깃발이 나부끼게 합시다. 이렇게 될 때 남녀노소가 손을 맞잡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힘차게 노래하는 그날을 우리는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happyhome@seoul.co.kr
  •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흑룡띠’보다 못한 정부 저출산대책

    [김균미의 빅! 아이디어] ‘흑룡띠’보다 못한 정부 저출산대책

    “결혼이요? 여자 선배들 고생하는 걸 보면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싹 사라져요. 아이가 없으면 몰라도 아이 때문에 속 끓이는 걸 보면 전혀 부럽지 않아요.” 주변의 서른을 갓 넘은 여자 후배들에게 결혼 안 하느냐고 물으면 돌아오는 대답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과 가정, 일과 육아, 시댁과의 관계 등을 생각하면 선뜻 결혼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면서 평균 초혼연령이 2002년 27세에서 2012년 29.4세로 높아진 것은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한다. 정부가 2001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처음으로 초저출산국가 기준인 1.3명 아래로 떨어진 뒤 10년 넘게 각종 저출산대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며칠 전 발표된 2013년 출생통계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가 8.6명으로 사상 최저이고, 합계출산율도 1.187명으로 1년 만에 다시 초저출산국이 됐다. 합계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 가장 낮다.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도 31.84세로 전년보다 0.2세 올랐다. 초산연령이 28.3세였던 2002년에 비해 3.54세나 높아졌다. 그러다 보니 산모 다섯 명 중 한 명은 35세 이상 ‘고령 산모’다. 무료보육 정책의 효과는 지켜봐야겠지만 각종 출산 인센티브나 보육지원 강화만으로는 출산율을 높이는데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예외는 있었다. 60년 만의 흑룡해라며 출산 열풍이 불었던 2012년 합계출산율은 1.3명으로 일시적으로 초저출산국을 벗어났었다. 2007년 황금돼지해와 2010년 백호해에도 합계출산율이 1.25명과 1.23명으로 다른 해들과 비교해 다소 높았다. 그렇다면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8년간 100조원을 쏟아부은 것보다 아이들이 건강하고 재물운이 있다는 속설의 흑룡띠나 황금돼지띠가 더 효과적인 저출산대책이라는 말인가. 흑룡띠에 아이들을 많이 낳는 것은 아이가 보다 나은 삶을 살 것이라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우리의 저출산대책도 젊은 엄마와 아이의 행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저출산대책은 결혼과 임신·출산, 보육 등 시기별로 정교하게 마련돼야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남녀의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이 32.2세, 여성이 29.6세다. 일부 전문가들은 결혼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취업준비에 눈코 뜰 새 없는 젊은이들에게 결혼은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결혼 연령을 낮추려면 일자리와 경기 호전 등이 전제돼야 한다. 결혼하고 계획을 세운다고 다 임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이와 사회생활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난임 부부가 늘고 있다. 정부에서는 난임부부 시술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상당수 맞벌이 부부들은 자격요건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35세 이상의 ‘고령 산모’들이 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의료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결혼 연령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나이 든 산모들에 대한 관리와 지원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보육과 교육도 자녀 수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정부가 보육비 지원을 늘리고 있지만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이 부족하다. 더 큰 문제는 교육비다. 정부가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비 절감 정책을 펴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교육비가 전체 가계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줄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저출산대책의 성공은 일과 가정의 양립에 달려 있다.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곧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보완책을 마련한다. 결혼을 앞둔 젊은 세대의 고민을 도와줄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들을 강구하기 바란다.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된 저출산대책이 흑룡띠보다 못해서야 되겠나.
  • [사설] 초저출산 국가 탈출, 절박한 국민적 과제다

    정부와 지자체 등이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저출산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걱정이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8.6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초저출산 기준(1.30명)을 밑돈다.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다.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3만 6500명으로 2012년에 비해 9.9%(4만 8100명)나 줄었다. 저출산은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통계청이 그제 발표한 ‘2013년 출생 통계’를 보면 지난해 산모의 평균 출산연령은 31.84세로 전년에 비해 0.22세 높아졌다. 산모 5명 가운데 1명은 35세 이상이다. 우리나라의 초혼연령은 남자 33.2세, 여자 30.2세로 남자는 일본(31.2세)보다 2세 높다. 여자도 일본(29.7세)보다 초혼연령이 높다. 연구자료를 보면 결혼연령은 출산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 여성은 결혼연령이 32세 이하까지는 2명의 자녀를, 33~34세는 1명의 자녀를 둔 경우가 가장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 30대 중후반 여성의 미혼율이10년 내 2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35~39세 여성의 미혼율은 2000년 4.3%에 그쳤으나 2011년 12.6%로 높아졌다. 만혼(晩婚)과 비혼(非婚)은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무상보육을 실시했으나 출산율은 떨어졌다. 보육 중심의 저출산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는 기혼자들에게는 낮은 소득세율을 적용하는 등 결혼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만혼화 문제는 저출산대책의 초점에서 비켜나 있었다. 결혼과 출산을 앞당기게 하는 정책을 대책의 핵심이 되게 하는 등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혼외출산율은 지난해 2.1%로 일본(2.2%)보다 낮다. OECD 국가의 평균 혼외출산율은 35%를 넘어섰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혼외 출산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한다. 정부와 국민 모두 국가 역량을 집중하지 않으면 ‘저출산 재앙’을 피하기 힘들다는 절박감을 느껴야 한다. 데이비드 콜먼 옥스퍼드대 인구 교수는 2006년 터키인구포럼에서 “한국은 텅 비어 세계인구가 이민 가야 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면서 인구소멸 1호 국가로 한국을 지명하기도 했다. 지금 같은 저출산 추세가 이어지면 2100년에는 우리나라 인구가 반 토막 나고 2500년에는 33만명으로 줄어 한국어도 사용되지 않는 사실상 ‘민족 소멸’ 상태에 이른다는 국내 민간경제연구소의 보고서도 있다. 핵심 생산연령층의 감소세가 두드러져 2030년대에는 마이너스 성장 시대에 접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우리나라의 인구정책은 2006년부터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토대로 추진하고 있다. 2차 기본계획(2011~2015년)의 완료 시점을 앞두고 10년 가까이 저출산대책을 추진하고 있음에도 출산율이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집중 점검해야 한다.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일과 가정의 양립’을 촉진하는 정책으로 출산율 반등에 성공했다. 같은 취지에서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아이돌봄서비스 사업이나 초등돌봄교실 등의 제도를 수정·보완할 여지를 꼼꼼히 살펴보기 바란다.
  • 안타까운 ‘저출산 신기록’

    안타까운 ‘저출산 신기록’

    한국 사회의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관련 기록을 또 갈아 치웠다. 지난해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8.6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여자 1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숫자도 4년 만에 1.1명대로 하락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3년 출생 통계’(확정치)에 따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3만 6500명으로 2012년(48만 4600명) 대비 9.9%(4만 8100명) 감소했다. 2005년(43만 50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적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인 조(粗)출생률은 8.6명으로 전년 대비 1.0명이 줄었다. 조출생률은 최근 5년간 9명대를 기록하다 지난해 8명대로 떨어졌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전년보다 0.11명 감소했다. 2009년(1.149명) 이후 4년 만에 1.1명대로 다시 내려앉았다.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7명이다. 한국은 OECD 34개국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다. 지난해 조출생률과 합계출산율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인 것은 ‘흑룡해 출산 열풍’이 불었던 2012년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데다 29~33세의 주출산 인구가 감소한 결과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세대란, 내수부진 등에 따라 부부들이 출산을 미루는 추세”라면서 “주 출산 인구도 여전히 적어 올해도 저출산 기조가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31.84세로 전년 대비 0.22세 올랐다. 산모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은 35세 이상 고령 산모다. 출생 여아 100명당 남아 수인 성비(性比)는 전년보다 0.4 줄어든 105.3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태어난 쌍둥이는 인공수정 확대에 따라 역대 최고치인 1만 4372명까지 상승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듣는다] “원격의료는 지역병원 기능 강화… 민영화 아닌 공공성 차원”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듣는다] “원격의료는 지역병원 기능 강화… 민영화 아닌 공공성 차원”

    취임 반년을 넘긴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의 표정에서는 여전히 여유로움보다 초조함이 묻어났다. 보건·복지 분야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던 기초연금 논란이 겨우 수그러들자 의료 영리화 문제가 고개를 들었고, 지난 12일 정부가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이후부터는 의료계와의 갈등이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의료 영리화로 공공보건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보건의료 투자 활성화 대책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문 장관 어깨에 지워졌다. 문 장관은 1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여러 투자 활성화 대책 중 가장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게 보건의료 사업”이라며 “의료 서비스의 질과 경쟁력이 커진 이상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의료 서비스가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의료 공공성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깨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는 문제에 대해선 “시스템을 확 바꾸는 개혁은 확신이 섰을 때만 가능하다”며 “지금 소득 중심으로 개편하면 오히려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만 올라갈 수 있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다음은 문 장관과의 일문일답. →정부의 ‘보건의료 투자 활성화 대책’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의료 민영화의 종합판’이란 말도 나오고 있는데. -우리 의료는 해외로 진출하는데, 외국은 들어오면 안 된다는 것은 이중 잣대다. 외국 병원이 들어와 국내 의료진을 고용하면 고용창출 효과를 볼 수 있다. 의료비가 오를 수 있다며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 예를 들어 맹장수술을 A병원에서 받든, B병원에서 받든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 같은 진료비를 내게 돼 있다. 외국 병원이 아닌 이상 어떤 병원도 예외는 없다.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범위를 넓힌다고 우리나라 의료 체계가 망가지는 것도 아니다. 대형 병원은 대부분 제약 없이 부대사업을 할 수 있는 학교법인이고, 의료법인은 전체 병원의 2%에 불과하다. 의료법인 가운데는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병원이 많다. 이들 병원의 수익성도 고려해야 한다. 지역 병원들이 문을 닫기 시작하면 의료 접근성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오히려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 문제가 심화될 수 있다. →원격의료는 왜 서두르는가.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것도 지역 거점 병원의 1차 의료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사실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환자가 병원에 가면 약만 타 온다. 원격진료를 하면 환자가 자신의 고혈압, 혈당 데이터를 놓고 의사와 주기적으로 상담하며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원격의료를 포기한다면 다른 선진국이 선점할 것이다. 보건의료 투자활성화 대책의 본질이 의료 민영화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의료의 공공성을 봐야지 상업적 측면만 보면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의료 공공성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깨지지 않는다. 공공성 강화와 상업적 질을 도모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의료 서비스의 질과 경쟁력이 커진 이상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데 의료 서비스가 엔진 역할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민간보험 가입률이 유난히 높다. 건보료를 인상해 보장성을 대폭 높이면 건강보험료도 내고 민간보험료도 내는 이중고를 덜 수 있지 않은가. -엄밀히 말하면 우리나라 건강보험 시스템은 ‘저(低)부담 저보장’ 구조다. 보험료가 적은 대신 보장성도 많이 낮다. 사적 실비 보험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면 좋겠지만 문제는 재정이다. 정부가 하지 않으려고 해도 고령화 때문에 건강보험 보장성은 저절로 올라가게 돼 있다. 하지만 보험료도 덩달아 오르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보험료도 대폭 올리고 보장성도 대폭 올리기로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그렇게 갈 수 있지만, 지금은 신중해야 한다. 출산율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아마 우리 자식 세대는 지금보다 2~3배의 세금 부담을 져야 할지도 모른다. 통일 등 증세 요인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증세 논의는 최대한 늦추는 게 좋다. 당분간은 건강보험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수밖에 없다. →2007년부터 미지급된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이 6조원이 넘는데.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정부는 매년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14%를 국고에서, 6%를 건강증진부담금에서 지원해야 한다. 합쳐서 20%를 지원해야 하는데 지금은 15%밖에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액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더 노력하겠다. →담뱃값은 얼마나 인상되나. -아직 얼마를 인상해야 하는지 논의하지 않았다. 언론 보도에 나온 것처럼 담뱃값 문제로 당정 협의를 한 적도 없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금연 효과를 보려면 담뱃값을 6000원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 많이 올려야 그만큼 효과도 크다. 좀 무리가 따를수도 있지만 500원보다는 더 크게 올려야 한다. 그래야 흡연율을 지금보다 10% 포인트 낮출 수 있다. 담뱃값을 물가상승률에 따라 매년 올리자는 물가연동제는 실질적인 금연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담뱃값 인상에 소극적인 기획재정부에 복지부가 밀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절대 아니다. 부처 간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 →술에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은 어떻게 논의되고 있나. -아직 공식적으로 정책 발표를 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 검토 단계에 있다. 우리나라는 술에 너무 관대하다. 범죄를 저질러도 술기운에 그랬다면 관용을 베풀기도 한다. 잘못된 음주 문화를 부추기는 이런 관행부터 바꿔야 한다. 술값이 오르면 역시 서민 생활이 힘들어진다고 하지만 많은 저소득층이 알코올 중독으로 낙오되고 있다. 술에도 건강증진부담금을 부과해 알코올 중독 치료 재원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음주 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건강보험 부과 체계는 언제쯤 개선할 생각인가. -소득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데는 다들 동의한다. 그러나 이를 얼마나 빨리 이행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시각차가 있다. 과세 자료가 예전에 비해 많이 확보됐다고 하지만 소득 파악률은 다른 문제다. 지금 건강보험료 부과 기준을 소득으로 일원화해 버리면 또 다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소득이 파악된 사람, 즉 직장가입자의 보험료만 올라가게 된다. 이보다는 우선 피부양자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본다. 직장가입자는 심지어 형제까지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 보험료를 납부할 능력이 되는데도 피부양자 자격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이들이 적지 않다. 피부양자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9월까지 방안을 내겠다고 했는데. -9월에 나오는 것은 복지부의 안이 아니라 건강보험 부과 체계 개선기획단의 권고안이다. 기획단이 권고하면 복지부가 이를 검토해 정책 방향을 정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안이 언제 나올지는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렵다. 기본 입장은 점진적이며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부과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에 부과되는 과다한 보험료를 줄여 나가고, 피부양자에게도 차츰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바꿔야 한다. 시스템을 확 바꾸는 개혁은 확신이 서야 가능하다. →당초 10월 시행을 목표로 했던 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아직도 국회에 계류 중인데. -야당도 전향적으로 동의를 해 쟁점은 없는 사안이다. 그런데도 다른 이슈들 때문에 논의를 안 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사실상 연내 개편이 어려워져 이미 확보된 약 2300억원의 관련 예산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기초생활보장법의 뼈대는 생계·주거·교육·의료 등 각 급여마다 다른 지원 기준을 설정해 어려운 사람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지금은 하나의 기준에 따라 일곱 가지 급여를 모두 지원하고 있다. 자활 의지를 가진 기초생활수급자가 열심히 일해 빈곤에서 탈출하는 순간 급여가 모두 끊기는 시스템이다. 그렇다 보니 자활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법이 개정되면 각 급여마다 다른 지원 기준이 설정되기 때문에 소득이 증가해도 의료급여 등 필요한 급여를 계속 받을 수 있게 된다. 관련 법률이 하루빨리 국회에서 논의되기를 희망한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납 소량만 노출돼도 비만아 출산율 높아진다”

    “납 소량만 노출돼도 비만아 출산율 높아진다”

    임신 전 납에 소량이라도 노출된 산모가 비만아를 출산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은 암컷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눈 뒤 4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 2.1ppm, 16ppm, 32ppm의 납이 포함된 물을 마시게 했다. 나머지 한 그룹의 쥐에는 납이 전혀 노출되지 않게 했다. 이 쥐들은 2주 뒤 짝짓기를 한 뒤 새끼를 출산했고, 연구팀은 4그룹의 어미쥐가 출산한 새끼들이 각각 생후 3개월, 6개월 9개월이 될 때마다 에너지 소모량과 자발적 활동성, 포도당 내성, 몸무게, 음식섭취량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다량의 납에 노출된 두 그룹에서 태어난 새끼 쥐는 납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쥐에 비해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갔으며 이후 성체 쥐가 될수록 비만도가 높아지는 것을 발견했다. 생후 3개월부터 모든 수컷 새끼쥐의 체내 지방량이 증가했고, 암컷과 수컷 새끼쥐 모두 납에 전혀 노출되지 않은 새끼쥐에 비해 음식 섭취량이 많았다. 특히 수컷 새끼쥐는 생후 6개월부터, 암컷 새끼쥐는 생후 9개월부터 납 노출이 제로인 새끼쥐에 비해 음식을 많이 먹기 시작했다. 납에 노출된 쥐에게서 태어난 암컷과 수컷 모두 에너지 소비율이 떨어졌는데, 특히 암컷보다는 수컷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짙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납에 노출되지 않은 어미 쥐가 낳은 새끼에 비해 납에 노출된 어미 쥐가 낳은 새끼의 몸무게가 8~10% 가량 많이 나가며, 암컷보다는 수컷이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번 실험은 대량이 아닌 소량의 납에도 임산부와 태아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여자아이보다는 남자아이가 납 성분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다는 사실을 최초로 입증한 것이다. 납이 신경 시스템이나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익히 알려져 있지만, 비만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이끈 다다 돌리노이 박사는 “이 연구는 오비소겐(지방 세포의 생산과 저장용량을 늘려 비만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또는 비만을 발생시키는 환경 호르몬) 가설을 입증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엄마의 자궁 안에서 독 성분에 노출될 경우 비만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범위의 아주 적은 양도 분명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미뤄 봤을 때, 납은 ‘최소 안전 기준’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일상생활에서 납은 페인트에 매우 다량이 함유되어 있었지만 최근에는 법적으로 이를 제재하고 있다. 하지만 건축한 지 오래된 집에서는 여전히 납 성분이 방출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으며, 공기 중이나 토양, 음식 일부도 납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사회안전망 316조 투입… 증세 불가피

    사회안전망 316조 투입… 증세 불가피

    정부가 앞으로 5년간 316조원을 들여 출산, 양육·교육, 건강, 노후 등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를 확충하기로 했다. 정부는 5일 연 국무회의에서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안전망을 갖추고 일을 통한 자립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1차 사회보장기본계획을 확정했다. 기본계획에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로 추진 중이거나 올해 시행이 예고된 정책이 망라됐다. 하지만 구체적 실천방안이 부족하고, 기존 정책을 되풀이한 데다 현 정부의 임기가 끝나는 5년 뒤 증세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5년간 211개 사회보장사업에 모두 316조원을 투자한다. 관련 예산은 분야별로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안전망 구축에 299조 8000억원 ▲일을 통한 자립지원 15조 1000억원 ▲지속가능한 사회보장 기반 구축에 1조 3000억원이 투입된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안전망 구축에서는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시간제 보육반 도입, 4대 중증질환 건강보험 급여화, 선택진료 등 3대 비급여 급여화, 행복주택 공급, 소득 연계형 반값등록금 지원 등이 추진된다. 또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확대, 청년 창업인턴제 도입, 육아휴직 대상 확대, 정년 60세 연장 의무화 등을 통해 ‘일을 통한 자립’을 지원한다. 정부는 이들 사업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5년 뒤 고용률은 70%로, 출산율은 현재 1.19명에서 1.3명으로 올라가고 국민 의료비 가운데 가계가 직접 부담하는 비율은 35.2%에서 33%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새로울 게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4대 중증 질환 이외의 의료비 지원 및 취약계층 복지 강화 등 핵심 과제의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모두 빠졌다”며 “기존의 물건에다 포장지만 다시 씌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국민 의료비 경감 대책이 빠졌다는 것은 5년 뒤에도 가계가 지출하는 의료비가 지금과 같은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원 마련과 관련해 정부는 “중·장기적으로 안정적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추진하겠다”며 프랑스의 사회보장세와 일본의 소비세 인상을 예로 들고 증세의 불가피성을 시사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씨줄날줄] 맬서스의 빗나간 예언/오승호 논설위원

    중국은 1953년 인구조사 결과를 분기점으로 인구 증식에서 억제 정책으로 바꾼다. 피임과 인공유산에 대한 각종 조치를 완화하는 등 산아제한 정책을 편다. 그러나 1957년에는 인구증식 정책으로 회귀한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베이징대 총장을 지낸 마옌추(馬演初) 등 인구 억제를 주장하는 지식인들을 맬서스주의자로 탄압하기도 한다. 인구 문제로 이데올로기적 갈등을 겪은 끝에 1979년부터는 인구억제 정책의 일환으로 한 자녀 갖기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한 자녀 갖기 정책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 완화될지 주목된다. 한 자녀 정책 반대론자들은 노동인구가 줄어들어 경제성장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든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이 정책을 포기할 경우 인구 급증으로 농산물 등 자원부족 상태가 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에서는 자녀를 더 가지려고 해외 원정출산을 하는 이들도 있다는데, 13억명의 중국 인구가 더 늘어날지 지켜볼 일이다. 일본 정부는 인구 문제로 고민이 적잖다. 인구가 3년 연속 감소했기 때문이다. 일본 인구는 지난해 10월 1일 기준 1억 2730만명으로 0.17% 줄었다. 15~64세 생산가능 인구는 7901만명으로 32년 만에 8000만명을 밑돌았다. 일본에서는 미국이나 호주의 예를 들면서 경기 부양을 위해 해외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오타 아키히로 국토교통성 장관은 지난 3월 ‘국토의 그랜드 디자인’ 골격을 발표하면서 “2050년에는 약 60% 지역에서 인구가 절반 이하가 되고, 20%가량은 사람이 살지 않는 지역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혀 인구감소의 심각성을 일깨웠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산아제한 정책을 시행했다.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는 등의 캐치프레이즈를 기억할 것이다. 정책 효과로 1980년에는 출산율이 2.83명으로 떨어졌지만 인구억제 정책은 계속됐다. 지난해 출산율은 1.19명으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만든 지 10년이 지났지만 출산율은 1.3명 미만에 머물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출산율 추정치는 1.25명으로 일본(1.4명)보다 낮다. 분석대상 224개국 가운데 219위다. 토머스 맬서스는 1798년 ‘인구론’에서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적으로 늘어난다면서 인구 억제를 주장했다. 식량 부족이나 빈곤 문제의 원인을 인구과잉에서 찾았다. ‘인구 위기’는 경제 문제를 넘어 국가 존립 차원에서 극복해야 한다. 그의 인구론이 빛을 발할 수 있게 할 획기적인 출산장려 정책은 없을까.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WP “이민자 기회의 땅은 美 아닌 獨”

    아동 밀입국 등 이민 문제가 미국에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민자를 위한 기회의 땅은 미국이 아닌 독일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 최저 수준인 출산율(1.4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2012년 EU가 아닌 국가에서 오는 이민자를 위해 이민 절차를 간소화했고, 지난해부터는 고학력 이민자를 유치하기 위한 ‘블루 카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학사 학위가 있는 엔지니어는 3년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게 되는데, 대부분 최소 5만~6만 4000달러(5130만~6565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3년이 지난 후에는 영주권과 유사한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18~35세 EU 국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직업 교육과 어학 교육도 무료로 시켜주고 있다. WP는 “25년 전 헬무트 콜 총리가 ‘독일은 이민 국가가 아니다’라고 선언한 것이 무색해졌다”면서 “‘저먼드림’(German dream)을 돕기 위한 이민자 환영센터도 설립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독일은 2012년 외국인 40만명이 몰려오는 등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다. 이 수치는 2011년보다 38% 증가한 것이다. 독일은 1960~1970년대 터키 노동자들을 받아들였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고서는 동부 유럽인들이 몰려왔다. 현재 중공업분야는 인도인 엔지니어, 대학은 중국 학생 유치에 적극적이다. 토마스 리비히 OECD 이민 전문가는 “독일 이민 정책은 최근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라면서 “독일 정부는 현대화, 자유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 대도시는 대표적인 외국인 친화 도시로 꼽힌다. 베를린의 노이쾰른 자치구는 주민의 40%가 외국인인 까닭에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터키어 등이 두루 쓰인다. 라이어 클링홀츠 베를린 인구개발연구소 소장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독일은 지금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필리핀, 인구 1억 번째 아기 탄생…인구 1억 세계 12번째

    필리핀 인구가 27일(현지시간) 공식적으로 1억명을 넘어섰다. 필리핀 인구위원회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0시35분 마닐라의 한 국립병원에서 태어난 여아 제날린 센티노가 ‘1억번째 아기’라며 인구 1억 돌파를 공식 선언했다고 AFP와 신화통신, 필리핀 GMA방송 등이 보도했다. 인구위원회는 제날린 외에도 이날 0시께 전국에서 태어난 아기 100명을 ‘1억번째 아기’로 정하고 이들의 탄생에 맞춰 기념행사를 열었으며 아기와 가족에게 케이크와 옷, 담요 등을 선물했다. 필리핀 정부는 100명의 ‘1억번째 아기들’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살펴 의료서비스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화물차 운전사로 일하는 제날린의 아버지 클레멘테 센티노(45)는 AFP 인터뷰에서 “결혼 전에 아이가 생겼는데 조만간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며 “빠듯하긴 하지만 고정적인 벌이가 있는 만큼 가족들을 먹여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이날 인구 1억명을 넘어선 12번째 국가가 됐다. 유엔(UN) 인구통계에 따르면 이날 이전까지 전 세계에서 인구 1억명을 넘어선 나라는 중국, 인도, 미국, 인도네시아, 브라질, 파키스탄,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러시아, 일본, 멕시코 등 11개국이었다. 전날 인구위원회는 필리핀에서 1분당 3명, 1일 평균 4천608명의 아기가 태어나는 추세를 토대로 27일 오전 0시6분께 인구 1억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인구는 2010년 실시한 공식조사에서 9천230만명을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9천735만명으로 추산됐다. 인구 1억명 돌파는 충분한 내수시장 확보와 세수·노동력 기반 확대 등의 측면에서 경제적으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세계은행 집계로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120위권인 2천765 달러(284만원가량)이고 빈곤율이 25%를 넘는 필리핀의 상황에서 다수 인구는 아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안 안토니오 페레스 인구위원회 사무총장도 인구 1억 돌파에 대해 “우리가 잡아야 할 기회이지만 동시에 도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레스 사무총장은 또한 현재 여성 1인당 3명인 출산율을 2명으로 줄이고 극빈층 가정에 대한 정부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인도에서 올 이웃들/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열린세상] 인도에서 올 이웃들/이옥순 인도연구원장·연세대 연구교수

    7월 11일은 ‘세계 인구의 날’이다. 1987년 국제연합이 세계 인구가 50억명이 넘은 걸 기념해 지정했다. 그동안 세계 인구는 60억명을 넘겼고, 올해 70억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인구의 60%가 아시아에 거주하고, 20% 이상이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에 산다. 남아시아의 대국인 인도는 세계 인구의 17%를 차지해 인구 대국으로도 상위를 기록한다. 자, 주변을 둘러보시라. 여러분 주변의 6명 중 1명이 인도인이다. 인도는 1871년부터 10년마다 인구조사를 실시해 왔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2011년의 센서스는 인도의 인구가 12억명을 넘겼다고 알려줬다. 3년이 지난 지금은 어느덧 13억명에 육박한다. 1951년 인구가 3억 7000만명이었으니 인도가 영국에서 독립한 뒤 60년간에 3배 이상 증가했다. 가히 폭발적이라고 말해도 좋다.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인 인도가 조만간 1위인 중국을 제치고 세계최대의 인구 대국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이미 나왔다. 인도의 인구에 대한 통계는 언제나 장삼이사의 상상력을 뛰어넘는다. 2014년 5월에 치러진 총선의 유권자는 8억 1000만명으로 그 가운데 5억 5000만명이 투표했다. 인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가진 갠지스평원의 우타르프라데시에는 세계 5위의 인구 대국 브라질과 비슷하고 아프리카대륙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2억명이 거주한다. 1억 이상의 주민을 가진 주가 3개, 6000만명이 넘는 인구를 보유한 주는 10개나 된다. 100만명 이상의 인구를 가진 도시도 50개가 넘는다. 인구 5000만명인 우리나라에 견줘 보면 인구의 규모를 실감할 수 있다. 물론 인구는 다다익선이 아니다. 많은 인구는 인프라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가에 큰 부담이 된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으니 전진에도 역기능적이다. 그래서 인구가 많은 인도에는 글을 읽지 못하거나 다음 끼를 걱정하는 빈곤층의 절대적 인구가 아직 많다. 2011년의 한 통계는 가구의 56%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나 77%가 화장실이 없다고 알려준다. 지난 20년간 발전 가도를 달렸으나 여전히 인도인의 기대수명이 낮고 유아 사망률은 높다. 그렇다고 인도의 많은 인구가 다 부정적인 것도 아니다. 인구를 20세기의 잣대로만 파악할 수는 없다. 출산율의 저하와 노령인구의 증가라는 세계적 추세가 지구촌의 미래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걸 보면 더욱 그렇다. 특히 출산율을 높이는 혁명적 조치가 필요한 우리나라 등 일부 선진국의 속사정은 인도 인구를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인도에서는 지금도 1분마다 51명이 태어난다. 중요한 것은 인도가 이상적인 인구구조를 가졌다는 점이다. 2011년 인도 인구의 50%가 25세 이하로 젊은 사람이 아주 많다. 35세 이하의 인구도 65%나 된다. 총인구의 평균나이는 28세로 팔팔한 청년이다. 중국의 평균나이가 38세, 일본이 44세인 걸 고려하면, 인도 인구의 상대적 젊음이 도드라진다. 당연히 일하는 인도인의 나이도 젊다. 우리나라는 1990년 평균나이가 30살이 안 됐으나 2013년엔 39세로 중국과 비슷하고 일본을 닮아간다. 인도의 젊은 인구는 노동력의 원천이자 성장의 동력이다. 더욱이 18~25세 인구가 우리나라의 4배이고, 19~20세 인구도 1억명이 넘는다. 인도가 21세기에 경쟁력을 갖는 건 서구 선진국이나 중국보다 젊은 인구의 비율이 높은 데서 나온다. 일할 인구가 부족하고 부양할 인구가 증가하며 외국노동자의 비율이 늘어가는 우리나라에서 인도에서 온 ‘이웃’을 둘 날이 머지않았는지도 모른다. 인구가 많은 건 소비시장의 주체가 크다는 뜻도 있다. 인도의 대표적 문화산업인 영화를 예로 들어보자. 매일 1500만명이 영화를 관람하고 연간 40억장의 티켓이 판매된다. 관객 1억명 돌파를 크게 축하한 우리와 비교해 그 덩치를 짐작할 수 있다. 더욱이 젊은이들은 경제성장의 여파로 소비주의의 세례를 받으며 자라서 새롭고 진기한 것에 끌리고 뭐든 소비할 태세다. 앞으로 그들을 무시하고 세계의 미래를 말할 순 없으리라. 인구만으로도 21세기의 인도는 주목의 대상이다.
  • [구본영 칼럼] 육군 병장 이근호와 관심병사 임 병장

    [구본영 칼럼] 육군 병장 이근호와 관심병사 임 병장

    브라질 월드컵 열기가 뜨겁던 지난달 21일. 강원도 전방 부대 GOP에서 병사로 복무하는 아들이 집으로 전화를 걸어왔다. 인접부대서 총기 난사 사고가 났지만 자신은 무사하단다. 안도감에 앞서 놀란 가슴이 아려 왔다.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5명의 병사들 부모들의 심경은 어땠을까.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을 것이다. 사고를 친 임 병장은 이른바 관심병사라고 한다. 어떤 이유로든 군대문화에 적응치 못하는 병사다. 필자가 군복무할 때인 1980년대 초엔 ‘고문관’이란 속칭으로 불렸다. 짬밥을 먹고 돌아서면 배고프던 그 시절과 달리 요즘 군대는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배식도 충분하고 구타와 기합도 거의 사라졌다고 들었다. 한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입대한 병사들이 적군보다 동료 중 누군가가 무슨 사고를 치지 않을까 두려워 한다면? 그래서 우리 젊은이들과 그 부모들이 실탄이 지급되는 GOP 근무를 꺼리게 된다면? 국민 개병제(皆兵制)인 분단국에서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병무청 통계에 따르면 육·해·공 전군을 통틀어 사고 고(高)위험군인 A급 관심병사가 전체 병사의 3.7% 수준에 이른다. B급까지 합치면 최전방 사단에 배치된 관심병사들은 전체의 10%를 점한다고 한다. 출산율이 저하하고 있는 데다 복무기간이 단축되면서 병역자원이 태부족한 까닭이다. 이로 인해 이번에 사고가 터진 22사단의 경우 관심사병을 죄다 열외시키면 초병 순환근무조 짜기조차 불가능했다고 한다. 물론 병력 관리를 세심하게 하려는 관심병사제도 본래의 취지가 나쁘다고 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심병사제가 역효과를 빚고 있다면 곤란한 일이다. 즉 관심병사임이 노출돼 부내 내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면서 외려 사고 요인이 된다면 말이다. 한국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한 이번 월드컵에서 고액 연봉을 포기한 육군 병장 이근호는 펄펄 날았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로 병역을 면제받고 거액 몸값을 받는 몇몇 해외파들의 부진과는 퍽 대조적이었다. 그가 러시아전에서 1골을 넣고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벌이는 순간 필자는 온몸이 짜릿하게 감전되는 듯했다. 아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진 자의 도덕적 책무)는 저런 것이구나 하며. 조별 예선 탈락 위기를 맞은 가운데 한국팀과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 중계하는 여러 방송사의 캐스터와 해설자들은 당연한 것처럼 죽을 힘을 다해 뛰는 투지를 주문했다. 하지만 해설자 안정환의 멘트가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가슴에 와닿았다. “실력을 키운 다음에야 정신력이 있는 것”이라는. 정신력에 호소하는 것만으로는 안 통하는 게 축구뿐일까. 군복무도 마찬가지일지 모르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언젠가 군대생활을 ‘몇 년 썩는 기간’이라고 했다. 군통수권자로서 해서는 안 될, 무책임한 말이었다. 그럼에도 애국심 고취만으론 현역 복무에 따른 피해의식을 더는 잠재울 수 없는 세태를 잘 꼬집은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안보 무임승차 심리가 총기사고의 근인(根因)일 수도 있다. 자신과 자식은 가능하면 군복무를 않으려고 하면서 취업 시 군가산점제, 군복무 학점인정제 등에 대해선 갖은 이유를 달아 반대하는 행태 말이다. 우리처럼 징병제 국가인 이스라엘을 보라. 과학기술 엘리트 양성 프로그램인 탈피옷(Talpiot) 등 군복무를 자랑스러운 경력으로 여기도록 하는 유인책들이 차고 넘친다. 차제에 병역자원 부족-관심사병 전방부대 투입-군내 사고 증대-병역의무 기피심리 확산이라는 악순환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야 한다. 그러려면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국민이 그로 인해 손해를 입지 않도록 적절한 보상이 반드시 따르도록 해야 한다. 여기엔 입법권을 가진 국회가 앞장서야 한다. 하지만 왠지 미심쩍기만 하다. 여의도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병역 비리를 질타하면서 정작 자신은 편법 면제를 받거나 자식들을 외국으로 보낸 의원들이 득시글거리고 있는 현실 탓일까. 논설실장
  • [공기업 탐방] “건보료 소득 중심 부과… 모든 가입자에 단일 기준 적용해야”

    [공기업 탐방] “건보료 소득 중심 부과… 모든 가입자에 단일 기준 적용해야”

    4대 사회보험 중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건강보험이 대대적인 개편을 앞두고 있다. 골자는 소득을 중심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오는 9월 구체적인 개편안이 나올 예정이다. 건강보험 설계자이기도 한 김종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블로그 정치’라는 세간의 비판을 무릅쓰고 지난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기획단에 보고된 건강보험 개선 방안을 공개하며 논의에 불을 댕겼다. 소득을 중심으로 건보료를 부과하면서 모든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단일한 부과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게 김 이사장의 생각이다. 건강보험 체계 개선을 위해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김 이사장을 지난 19일 만나봤다.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 어떻게 해야 하나. -사회 보험 방식으로 건강 보험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에서는 보편적으로 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나라에 따라 소득에 재산을 가미할 수 있고, 기본보험료를 따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융통성 있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험집단의 구성원, 즉 국민에게 제각각 다른 방식으로 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생활고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송파구 세 모녀의 경우 매월 보험료가 5만 1000원이었던 반면, 집이 두 채인 사람의 보험료가 ‘0원’인 경우도 있다. 직장가입자의 집에서 아이가 태어나면 보험료를 추가로 내지 않아도 되지만 송파구 세 모녀 같은 집은 추가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직장에서 받은 월급에만 보험료가 부과되는 사람, 월급과 사업소득에까지 보험료가 부과되는 사람, 소득이 있어도 보험료를 안 내는 사람 등 제각각이다. 소득 중심이건 재산 중심이건 다 좋다. 하지만 기준은 같아야 한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에 보험료 관련 민원만 5730만건이 접수됐다. 전 국민이 1건 이상 민원을 넣었다는 얘기다. 같은 건강보험 혜택을 받고 있는데 보험료 부과 기준이 다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현재 논의는 핵심을 빼 놓고 겉돌고 있다. 기준만 정하면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부분들이 얼마든지 있다. →단기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현재 소득 파악률이 95%다. 현금카드와 신용카드 쓰는 게 2008년 기준으로 78%였다. 지금은 아마 80%가 넘었을 것이다. 자영업 소득 신고율도 97%다. 타이완은 신용카드를 안 받는 곳이 많은 데도 소득을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 비하면 훨씬 앞서 갔다. 기준이 정해지면 그다음은 어렵지 않다.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내용을 잘 만들면 된다. 재산가들은 재산이 반영되도록 하고, 소득이 전혀 없는 사람들에게는 기본 보험료를 부과하면 된다. 기준이 정해지면 혼란 없이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모두 갖춰져 있다. 소득기준으로 바로 가자는 게 아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적어도 5000만명에 적용하는 기준은 같아야 한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의 회의 내용을 중간에 공개한 이유가 뭔가. -원래 기획단 회의를 시작할 때 기획단 회의 결과를 외부에 알리기로 했었다. 밀실에서 할 성질이 아니라는 말이다. 한두 사람도 아닌 20명 가까이 참여하는데 보안이 유지될 리도 없고, 국민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래야 여론도 들을 수 있고 전문가 의견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령화 대비 건보재정 건전성은 어떻게 확보해야 하나. -보험이 유지되려면 수입이 있어야 하고 수입 범위 내에서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 보험료는 현재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이 부담하는데 생산 가능 인구는 줄고 노인 인구는 늘고 있다. 노인 의료비가 전체 35%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년 1.1%씩 증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우선은 비상시에 대비해 건보재정 일부를 비축해야 한다. 법적으로는 그해 전체 건보재정의 50%를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 →보험료를 좀 더 인상해야 한다는 얘기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 의료 항목이 많다. 지난 대선 때도 박근혜 정부는 4대 중증질환을 국가가 무상치료하겠다고 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무상 의료를 얘기했다. 모두가 보장률을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보장성은 보험료와 직결된다. 당시에는 보험료를 동시에 보지 않고 모두가 지출할 것만 논의했다. 보장성을 높이려면 보험료도 당연히 인상돼야 한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어느 정도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건강보험 보장률 평균이 80%다. 다시 말해 환자 본인은 20%만 부담하면 된다. 우리는 62%로 다른 선진국에 비해 20%나 낮다. 여기에 6인실이 없다며 자꾸 환자를 건강보험이 적용 안 되는 1인실 등 상급 병실로 올려보내는 통에 실제 보장률은 55% 내지 50%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건강보험 기금화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건강보험은 1년치를 걷어 1년치를 쓰는 초단기 보험이다. 지금까지 건강보험을 기금화한 국가는 없다. 장기 보험이면 기금을 쌓아가는 게 맞겠지만 건강보험은 흑자가 나기 시작한 게 3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 전에는 적자였다. 기금으로 관리하다 건강보험이 적자가 나게 되면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 기본적으로 보험은 돈 내는 사람이 주인이 되어 결정하는 것인데, 국가가 이를 통제하다 보면 문제가 생긴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개편은 어떻게 이뤄져야 할까. -2001년 건강보험 재정이 파탄 나자 2002년 비상조치로 만들어진 것이 재정건전화특별법이다. 심층 토의 없이 급하게 만들어졌다. 건정심도 이 법에 따라 구성됐다. 재정건전화특별법은 2006년에 폐지됐지만 기형적인 건정심 구조는 그대로 남아 문제가 되고 있다. 건정심은 매해 보험료율과 수가를 결정하는 절대 권한을 갖는다. 그런데도 공익위원에 가입자를 대리하는 보험자가 포함돼 있지 않다. 건정심 위원장은 차관이고 장관은 건정심 결정사항을 고시만 하도록 돼 있어 주무 장관의 정책결정권을 제약하는 문제도 있다. 건정심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건보공단에 따로 위원회를 두어 보험료를 결정했고, 더 이전에는 일본이나 독일처럼 보험 조합에서 결정했다.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도 이제 건정심 개편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때다. →담배소송은 여전히 승소를 자신하나. -담배의 일반적 해악은 더 얘기할 것도 없다. 건강을 위해 추방해야 할 1호가 담배다. 가임기 여성이 담배를 많이 피우면 유산·기형아 출산 위험이 커지고 청소년기부터 흡연하면 나중에 끊기 어려워진다. 출산율이 떨어지고 수명이 점점 줄어들면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텐데, 그러면 이 나라를 누가 먹여살리겠는가. 가장 강력한 금연정책은 바로 소송이다. 소송을 하는 와중에 공방이 벌어지면 그 과정에서 담배 해악이 다 드러나게 돼 있다. →하반기 주요 과제는. -담배 다음에는 비만에 초점을 맞춰 보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비만을 ‘제2의 신종 전염병’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도 현재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 중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인스턴트 식품에 보험료를 부과하기도 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김종대 이사장은▲경북 예천(67) ▲서울대 정치학과 ▲제10회 행정고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보험과장, 국민연금국장 ▲청와대 경제비서관 ▲보건복지부 기획관리실장 ▲대구 한의대 객원교수
  • 힘 못 쓴 출산 정책… 한국 출산율 바닥권

    한국의 출산율이 전 세계 국가 중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출산율이 꼴찌고,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組)출생률도 일본 다음으로 뒤에서 2등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결혼과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지 못하는 등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져 20~30년 후에는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16일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발표한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올해 추정치를 기준으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와 함께 분석 대상 224개국 중 219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24명보다 0.01명 늘었지만 순위는 변하지 않았다. 합계출산율이란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로, 출산율 비교의 기준이 되는 수치다. 한국보다 합계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홍콩(1.17명), 타이완(1.11명), 마카오(0.93명), 싱가포르(0.8명) 등 4개국에 불과했다. 한국의 조출생률은 8.26명으로 224개국 중 220위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미혼율 증가, 초혼 연령의 상승, 결혼·육아비용 급증, 임신·출산에 대한 직장의 비우호적 분위기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인터뷰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김행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인터뷰

    “양성평등은 정답을 알지만 실천이 잘 안 되는 문제입니다. 실제로 바뀌려면 느껴야 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콘텐츠와 전달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교육기관으로서 최상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생각입니다.” 지난 13일 서울 은평구 진흥로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집무실에서 만난 김행 원장은 아이디어를 열정적으로 내뿜는다. “이제는 사이버 교육이나 집합 교육의 50분 강의만으로는 확산시키기가 어렵다. 모바일 교육 중심으로 바꿀 생각이다. 연극적 강의에서 영화적 강의로 변해야 한다. 길 필요도 없다. 원내 교수 10명만으로는 부족하다. 각계 교수를 적극 초빙해 1~10분짜리 등 다양한 형태의 동영상 강의를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 퍼져 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도 찾도록 홈페이지를 SNS 허브 기지로 만들려고 한다.” ●모든 콘텐츠의 기본은 인권이 돼야 김 원장은 동영상 콘텐츠 아이템을 200개쯤 작성했다. 요즘 여성 할례나 ‘애비메탈’, 싸이의 ‘행오버’ 등 인기 동영상도 열심히 연구한다. 그러면서도 양성평등, 성폭력, 가정폭력, 성희롱, 성매매 등 모든 콘텐츠의 기본은 인권이 돼야 하고 그 위에 각론을 넣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청와대 대변인을 그만둔 지 2개월 만인 지난 2월 말 제6대 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100여일 만에 많은 변화를 이뤄냈다. 변화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로고를 상징 마크로 바꿨고, 폭력예방교육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을 했다. 교수는 연구와 강의에 전념하도록 하고 중간관리자를 발탁했다. 성평등을 위해 취임 후 남성 위주로 채용했으나 아직 직원 91명(계약직 포함) 중 남자는 17명(19%)에 그친다. 교수 10명 전원이 여성이어서 초빙교수는 남성 위주로 유치하려 한다. 남녀가 조화를 이뤄 남성적 시각에서도 양성평등에 접근해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장 비서도 남자 직원으로 교체했다. 사내 젠더대학을 설립해 직원들의 자기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구조적 문제로 저출산 고령화사회와 국민소득 2만 달러 장기 정체, 가족 가치 붕괴 등 세 가지를 꼽는다. ●남녀 불평등과 빈곤은 맞물려 돌아가 지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1.19명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13년째 1.3명을 넘어서지 못하는 유일한 나라다. 우리나라는 저출산 극복을 위해 2006년부터 2013년까지 53조원을 투입했으나 출산율은 여전히 세계 최저다.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저출산 고령화 대책 종합전략본부 위원장을 맡아 50년 뒤에도 인구 1억명 정도의 안정적인 인구구조를 유지한다는 목표를 내걸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반면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2018년이면 14%를 넘어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이것이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김 원장은 강조했다. 우리도 대통령이 인구구조 개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7년째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일본은 5년 만에 극복했다. 남녀불평등과 빈곤은 맞물려 돌아간다. 고령화율은 급증하는데 경제활동 참가율은 정체 상태다. 더 높여야 한다. 남자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거의 완전고용 수준에 가까운 반면 여자는 50% 이하다. 국가 핵심 성장동력을 끌어낼 수 있는 것은 잠재적 고급 인력인 여자들이다.” 출산율이 최저인 반면 청소년·노인의 자살률과 노인 빈곤율, 이혼율은 세계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가족 가치가 땅에 떨어진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김 원장은 말했다. 이게 모두 경제적 비용이란다. “세 가지 문제가 동떨어진 것 같지만 서로 밀접하게 연계된 문제다. 양성평등을 기반으로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가정, 직장, 사회구조로 빨리 바꾸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다. 결혼하고 출산하는 것이 손해라고 여자들이 생각하는 한 저출산·고령화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10만~20만원 지원한다고 애를 더 낳겠나. 가정에서부터 민주화가 이뤄져야 한다.” ●양성평등은 남자에게도 수지맞는 장사 그는 ‘남녀 융합’의 경계선에서 창조경제가 꽃핀다며 열변을 토했다. “창조경제를 꽃피우려면 사회구조를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출발점은 양성평등이다. 여자가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고 열등한 위치에 놓이면 창조경제가 꽃필 수 없다. 벤처기업 몇 개 더 생긴다고 창조경제가 되겠는가. 정보기술(IT)과 농업이 융화하는데 왜 남녀가 융합을 못 하겠나. 얽힌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보니 양성평등으로 집결되고 가족에서 시작되더라. 정부 혼자 노력해서는 역부족이고, 가정에서도 부부가 평등해야 가능하다. 사후 치료보다 선제·예방적 조치가 필요하다. 그러면 사회·경제·정치구조가 바뀐다. 여성 인재가 꽃피어야 한다. 양성평등은 결과적으로 남자에게도 수지맞는 장사다. 여기 와서 보니 참 안타깝게 느껴진다.” 김 원장은 “양성평등 복지국가를 이룩하는 국가 개조에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고 창조경제가 아름다운 꽃을 피우도록 양성 융합에 기여하면 좋겠다. 이곳에 와서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고 포부를 밝혔다. 글 사진 happyhom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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