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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일개봉 영화 ‘나이트 플라이트’

    9일 개봉하는 ‘나이트 플라이트’(Red Eye)는 ‘작지만 큰’ 영화다. 돈을 적게 들인 것이 금세 티나는 협소한 배경과 상황 설정, 조금은 어설픈 컴퓨터 그래픽, 게다가 극적인 반전도 없고, 뻔히 들여다 보이는 스토리. 하지만 75분의 짧은 시간임에도 스릴러물이 필히 갖춰야 할 공포감과 긴장감의 파고는 충분하다. 배우의 호연도 한몫하지만,‘스크림’ 시리즈를 만든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실험적 시도가 눈에 띈다. 특히 운항중인 비행기라는 절대로 도망칠 수 없는 밀폐된 공간을 영화속 배경으로 삼은 점은 그 자체로 공포와 긴장으로 연결된다. 유능한 호텔 매니저 리사(레이첼 맥애덤스)는 야간 비행기로 마이애미로 돌아가려는 중. 출발이 지연되면서 불만을 토로하는 한 남자와 시비가 붙고, 다정하고 친절한 잭슨(킬리안 머피)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친근감을 느낀다. 인연은 비행기속 옆자리에 앉는 것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는 우연이 아니다. 잭슨은 국토방위부 차관의 암살을 위해 리사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것. 비행기 이륙과 함께 잭슨은 호감가는 젠틀맨에서 잔인한 암살자의 모습으로 돌변한다. 잭슨은 차관 일행의 객실을 옮기지 않으면 아버지를 살해하겠다며 리사를 협박하는데…. 영화는 잭슨의 정체와 국토방위부 차관의 암살 이유 등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한 채 오로지 두 남녀의 심리와 쫓고쫓기는 추격전에 관심을 보인다. 사건의 해결 방식도 조금은 밋밋하다. 하지만 영화 내내 유지되는 ‘두근거림’은 그같은 의문과 아쉬움을 충분히 보상할 만하다.15세 이상 관람가.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사상 첫 항공기 가압류

    외국 항공사 소속 대형 여객기가 이륙 직전 활주로에서 가압류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서울지방항공청에 따르면 최근 국내사업 철수를 결정한 태국 푸껫항공 소유 보잉 747-300 여객기가 지난 19일 법원 결정에 의해 가압류됐다. 이 여객기는 당초 지난 10일 오전 11시 태국 방콕으로 출발하려 했으나 정유·지상조업·기내식·착륙료 등 2억 3760여만원을 푸껫항공으로부터 받지 못한 국내 관련업체들이 “돈을 갚으라.”고 요구, 국내에 발이 묶였다. 푸껫항공은 인천공항공사에 채무이행 각서를 쓰고 다른 업체에도 밀린 조업료, 정유료, 기내식 대금 등을 갚은 뒤 서울지방항공청의 운항허가를 받아 19일 오후 7시10분 본국으로 출발하려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푸껫항공의 국내 총판매대리점(GSA)을 맡았던 T사가 ‘총판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약하고 철수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천지법에 낸 항공기 가압류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법원의 항공기 가압류 결정이 19일 오후 6시쯤 나면서 항공기 출발 직전 법원 집행관이 공항에 도착, 간발의 차로 항공기 가압류가 집행됐다. T사측은 “총판계약 보증금 10억원과 최근 항공기 지연 도착으로 공항에서 승객들이 소동을 벌일 때 사태 무마를 위해 대신 지급했던 손해배상금 2억원 등 12억 2000여만원을 갚으라.”고 요구했다. 법원은 ‘푸껫항공은 항공기를 인천공항에 정류하고 계약 예치금과 손해배상액을 공탁한 뒤 가압류 집행정지나 취소를 신청하라.’며 T사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결정에 따라 항공기는 당분간 인천공항 원격주기장에 계속 발이 묶일 전망이며 항공기는 푸껫항공 재산이어서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될 우려도 있다.T사의 소송대리인 안중민 변호사는 “일방적인 계약해지의 부당함 등 채권자 주장의 타당성이 인정돼 가압류가 결정됐다.”면서 “채무가 해결되지 않으면 T사로부터 항공티켓을 받아 재판매했던 10여개 여행사도 연쇄 피해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대연정 제안등 시나리오대로 진행?

    대연정 제안등 시나리오대로 진행?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 운영 교과서는 측근 인사의 보고서?’ 최근 연정 제의를 비롯, 선거구제 개편 등 노 대통령의 잇단 ‘승부수’들이 측근 인사가 작성한 보고서 내용과 맞아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나라당은 21일 노 대통령의 측근 인사가 지난 6월 초 작성한 ‘정치 지형 변화와 국정운영 보고서’ 전문을 공개했다.60여쪽 짜리인 보고서는 이 측근이 고려대 아시아연구소 소속 소장 학자들과 공동 작성한 뒤 노 대통령과의 토론을 거쳐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연정 음모론’으로 이어가고, 열린우리당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면서 공방도 치열하다. 보고서는 현재를 집권 3기(2005년 6월∼2006년 6월)로 규정한 뒤 ‘신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으로 인해 대통령과 의회의 교착 가능성 증대, 지지기반의 이완·해체 등의 문제점을 내다봤다. 이어 국면전환 카드로 ‘대통령 정치로의 중심이동’을 골자로 한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6월 말 ‘당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출발점으로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보고서는 “한나라당과는 ‘협력정치’를,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연대정치’를 추진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강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내년선거까지 대권주자 묶어두겠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월24일 당·정·청 11인회의의 ‘연정 발언’을 신호탄으로 다음달 4일 이를 공개했고, 지난달 28일 당원 서신에서 ‘권력 이양’까지 언급하는 등 ‘연정 의지’를 밝혔다. 또 보고서는 정치자금법과 비례대표제 확대, 지역구 재조정, 국회의원수 조정 등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정을 제안했다. 이를 위해 ‘3기 정치개혁협의회’ 구성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선거제도 개편을 역설했다. 보고서에는 저명인사들과의 공개 대화를 강조한 대목도 나온다. 노 대통령은 이후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정치부장, 지역언론사 편집국장단과의 오찬을 마련했거나 계획 중이다. 이밖에 보고서는 대권 주자와 관련,“당 밖에서 작동하는 대권주자들이 개별적으로 복귀하거나 준비 안된 복귀를 하는 경우는 당의 사회적 세력을 소진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관련, 노 대통령은 지난 6월 ‘11인 회의’에서 “내년 지방선거까지 대권 주자들을 묶어두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정국도 보고서대로? 보고서는 9월 정기국회에서 국가보안법·사립학교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말고 국면 전환이 완성된 뒤 연내 처리를 목표로 할 것을 주문했다. 이를 거쳐 집권 4기를 개헌국면(2006년 7월∼2007년 2월)과 대선정국(∼2007년 12월)으로 나눈 뒤 국정운영 방향을 정치연합과 내각 안정관리로 제시하면서 대통령의 주도권을 확대할 것을 건의하고 있다. 한나라당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연정 제의는 정국을 ‘한나라당 vs 비한나라당’ 구도로 몰아가 한나라당을 고립시키려는 의도”라면서 “민생론만으론 한계가 있으니 무능한 정권의 집권 연장을 저지하기 위해 모든 세력과 연대하는 대장정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전병헌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실체가 불명확한 보고서로 멋대로 해석해서 공작적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난했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의원님들은 ‘서머스쿨’ 중

    무더위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의미있는 봉사활동으로 비지땀을 흘리거나 현장을 돌며 입법과제를 찾는 국회의원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더러는 우리 조상의 애환을 안고 있는 역사의 현장을 강행군하거나 재외 동포들의 ‘삶의 현장’을 방문, 동포애를 되새기고 역사 의식을 고취시킨 의원들도 적지 않다. 하한 정국을 이용한 ‘테마 정치’는 지역 주민들에게 ‘얼굴 도장찍기’나 ‘의례적 봉사’ 수준에 머물던 종전의 모습에서 탈피한 것이어서 17대 국회의 또다른 변화로 비쳐지고 있다.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은 지난 1일 전남 고흥의 소록도를 찾았다.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기 위해서다. 주 의원은 국립소록도병원의 ‘2005년 여름봉사활동 자원봉사자 모집’에 자원, 청소년·대학생·일반인 등 120명과 함께 3박4일간 봉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같은 당 박순자 의원도 지난달 29·30일 경기 안산지역의 아동센터를 찾아다니며 결식 아동들에게 직접 배식을 하는 등 결식아동돕기캠페인을 벌였다. 열린우리당 김영주·이미경·노웅래·정성호·강길부 의원 등은 최근 ‘북한산 계곡물 살리기 캠페인’에 나섰다. 등산객들에게 ‘계곡수 생물을 보호하자.’는 내용의 손수건을 나눠주며 인근 화장실과 음식점 오폐수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계곡 보호를 호소했다.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입법과제를 현장에서 찾는 의원들도 있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지난달 10일 전북 진안을 출발해 8박9일 동안 섬진강을 따라 220㎞를 걷느라 얼굴과 팔 다리가 새까맣게 그을렸다.‘섬진강 지키기 네트워크’ 회원들과 함께였다. 그는 “섬진강의 아름다운 환경에 숨이 막혔는데, 곳곳에서 환경이 파괴된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달 11일부터 15일까지 부산·대구·대전 등 주요 도시의 보육시설 20여곳을 돌며 보육시설 운영실태와 문제점을 집중 점검했다. 진 의원은 이를 토대로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보육시설 개선 및 지원방안과 관련한 입법을 추진할 계획이다. 8일 러시아의 이르쿠츠크에선 여야 국회의원 10여명이 모여 자동차 랠리를 벌인다. 국회 연구단체인 ‘한민족 평화네트워크’가 동북아 평화시대를 맞아 러시아와 유대관계를 높이는 차원에서 기획된 행사다. 열린우리당 김형주, 한나라당 고진화 의원 등은 지난달부터 러시아에서 ‘대륙 종단’으로 여름 휴가를 대신한 뒤 행사에 참여할 열린우리당 이화영·노웅래·최성·선병렬, 한나라당 김덕룡·이재웅·박계동 의원 등을 기다리고 있다. 한나라당 임태희 의원은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현지 고려인들에게 도서 8000여권을 기증했고, 같은당 김문수·주성영·송영선 의원 등도 지난달 연해주에서 몽골에 이르는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seoul.co.kr
  • [열린세상] 6자회담, 求同存異의 지혜를/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지난 26일 중국 베이징에서 속개된 6자회담에 대한 중간평가는 일단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미국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김정일에게 체어맨이라는 존칭을 사용했다. 국방위원회의 위원장이라는 뜻이지만 3년 전에 사용했던 피그미(난쟁이)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일본도 납치자 문제를 정면에 내세우지는 않았다. 북한 역시 한반도 비핵화가 회담의 총체적이고 총괄적 목표임을 강조함으로써 핵 프로그램의 근본적 폐기 의지를 확인했다. 회담의 목표에 대한 공동인식이 확인되었고 상대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물론 이런 긍정적 평가와는 달리 앞으로 회담의 순항을 가로막는 악재들은 도처에 산재해 있다. 그런 악재 중의 하나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주장이다. 북한의 정확한 의도는 시간이 좀더 지나야 알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한반도 전체를 비핵지대화로 만들자는 주장이라 해석할 수 있다. 얼핏 듣기에는 나쁠 게 없는 당연한 주장처럼 들린다. 그러나 여기에는 몇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 원칙적으로 비핵지대는 당사국들의 핵보유를 허용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핵무기를 가진 제3국과의 군사적 제휴나 동맹관계도 허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지대화 주장은 북한의 핵포기는 물론 남한에서도 핵무기가 없어야 할 뿐 아니라 한걸음 더 나아가 미국의 핵우산도 철회되어야 함을 뜻한다. 실제 김계관 북한 수석대표의 기조연설에서 이런 주장이 제기되었던 것으로 보도되었다. 핵우산은 미국의 동맹전략에서 핵심적 요인이다. 안저스(ANZUS)동맹이 파기된 것도 바로 미국이 뉴질랜드에 대해 핵우산을 제공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북한의 비핵지대화 주장은 궁극적으로는 한·미동맹을 파기하라는 요구로 해석할 수 있다. 만약 한·미동맹의 해체까지 가지는 않는다 해도 한반도 비핵지대 주장이 채택되면 그 검증제도를 만드는 것이 대단히 복잡해서 우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비핵지대화 주장은 북핵문제에 대한 초점을 흐리게 하는 물타기작전이자 지연작전의 함정이 될 수도 있다.1990년대 초 남북기본합의서를 만들 때에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채택되지 않았던 적이 있다. 비핵지대화 주장 이외에도 미국이 제기한 북한의 인권문제나 북한이 주장한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의 무조건 철회 등 앞으로 회담의 순항을 방해할 악재들은 수두룩하다. 그래서 각국의 입장을 하나의 바구니에 담는 이른바 ‘말 대 말’의 합의를 이루어내는 일조차 지금으로서는 대단히 험난한 여정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아직은 회담의 장래에 대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 지금부터 회담의 장래를 비관하고 다른 대안을 추구할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그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번 회담마저 성과없이 끝나게 되면 그 뒤에 다가올 결과는 너무나 참담할 수 있다. 미국은 북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려 할 것이고 북한은 북한대로 벼랑 끝으로 달려갈 것이다. 결국 한반도에는 다시 전쟁의 먹구름이 짙게 드리우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전쟁의 먹구름이 있어야 해 뜨는 밝은 날이 온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의 우리에게는 공허한 얘기일 뿐이다. 휼륭한 협상가에게는 적어도 두가지 능력이 요구된다고 한다. 첫째가 악재를 호재로 만드는 능력이고, 둘째가 인내심과 낙관적 사고이다. 리자오싱(李肇星) 중국 외교부장의 말처럼 다른 것은 미루어 두고 같은 것을 먼저 찾아내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실용적 태도를 갖고 한술 한술 조금씩 먹다 보면 언젠가는 배가 불러질 수도(飯一口一口地吃) 있는 일이다. 아무리 시간이 걸리고 악재들이 수두룩하다 해도 지금으로서는 다른 길이 없다. 정종욱 아주대 교수·전 주중대사
  • 남북교류 관문 ‘출입사무소’ 파주 CIQ를 가다

    남북교류 관문 ‘출입사무소’ 파주 CIQ를 가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 바로 앞에 있는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는 분단국 경계선에 설치된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특수한 국경세관 겸 검문소다. 이곳을 거쳐 하루 470여명이 북한을 들락거린다. 분단과 대치의 상징에서 교류와 통행의 현장으로 바뀌고 있는 CIQ를 둘러봤다. ■ 오전8시~오후6시 CIQ의 하루 지난달 북한으로 출경(出境)한 인원은 모두 5915명, 하루 평균 237명. 입경(入境)한 인원은 평균 232명으로 매일 500명 가까운 사람들과 300대에 육박하는 차량이 이곳을 통해 군사분계선을 넘나든다. 국경 통과에 준한 세관 출입절차가 이뤄지지만 ‘출국’ ‘입국’이란 용어는 쓰지 않는다. 경의선 CIQ는 입·출경인들이 관광객이 아닌 비료·쌀 지원, 개성공단 건설과 운영, 북한 골재 반입업체, 학술관계자, 비정부기구(NGO) 회원 등이어서 실제적인 남북 경제·학술교류의 관문이다. ●오전 8시20분 ‘CS글로벌’사의 모래운반 대형트럭 21대가 지난 21일 CIQ 철제 출입문 앞에 일렬로 늘어섰다. 남북한간 합의에 따라 번호판은 모두 가렸고, 주황색 깃발들을 꽂았다. 인솔자와 운전기사 등 27명은 CIQ 출입심사대 앞에서 인적사항과 방북목적을 적는 출입신고서(출발신고서)를 작성했다. 이어 휴대품을 X레이 투시 컨베이어벨트에 놓은 뒤 맞은편 세관원에게 여권 대신 ‘방문증명서’를 제시해 ‘출경심사필’ 도장을 받고 북으로 향했다. 여러 차례 되풀이해 본 절차라 이들과 세관원 사이엔 특별한 긴장감은 없고, 가벼운 눈인사와 인사말이 오간다. 출경 절차를 밟는 데 소요된 시간은 30분 안팍. 같은 시간 경의선 철도와 남북연결도로 공사현장 자재수송 차량 17대, 경의선 신호·통신·전력 기술지원팀 차량 3대, 북한구간 역사(驛舍) 건축·설비·철골과 콘크리트 파쇄장 기술지원 인력 9명이 나눠 탄 차량 5대도 북으로 향했다. 30분 후인 9시30분엔 현대아산의 개성공단 현장 건설자재 수송트럭 14대와, 개성지사 건축공사 현장확인을 위해 방북하는 KT 차량 2대가 CIQ를 경유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10시엔 토지공사의 개성공단 건설현장 관계자, 개성공단 개별 공장건축을 확인하려는 3개 민간업체와 한전직원 등 모두 107명이 북으로 향했다. ●오전 10시30분 9시에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CS글로벌 모래차량들이 되돌아왔다. 트럭엔 검역조치로 소방약이 자동살포됐고, 신고되지 않은 반입품이 있는지 샘플 조사도 실시됐다. 운전기사들은 도착신고서를 작성했고 입경 게이트를 통과하기 전 적외선 체온감지기 앞을 통과했다. 감지기는 북한조류독감 발생을 계기로 설치됐다. CIQ에선 개성공단에 오래 머문 입경자에 대해 말라리아 감염여부 등을 가리는 채혈검사도 실시한다.CS글로벌 차량 외에 개성공단 근로자 이모씨가 예정에 없는 입경자 수속을 밟고 귀환했다. 매일 아침 8시에 남북간엔 군 상황실 핫라인을 통해 입·출경인원과 명단이 교환·확정되며,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 이씨는 장모의 별세 소식을 듣고 특별 ‘조기귀환’했다. 11시30분엔 CS글로벌의 2차 출경 트럭 21대가 북으로 떠났다.CS글로벌은 북한 강모래를 1㎥당 3달러에 사 남쪽에 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운전기사 박정희(45)씨는 “북방한계선 너머 불과 7㎞ 떨어진 사천강 현장에서 모래를 담아오는 데 2시간이나 걸린다.”며 출입절차 간소화를 희망했다. ●오후 2시 개성공단의 편의점 ‘훼밀리마트’에 술·담배를 부려놓고 온 운전기사 허석환(38)씨는 “지난 2월부터 일주일에 5번을 넘나드니 피곤하다.”면서 “북한 근로자 등은 달러가 없어 편의점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후 2시30분엔 현대아산 개성공단건설 관계자와 KT의 개성지사 건축공사 관계자가 돌아왔다. 4시30분 귀환한 개성공단 관련 현대아산과 입주업체 관계자 100명 중엔 오는 8월15일 개성공단에 자동차·에어컨 부품공장을 준공하는 ‘재영솔루텍’ 송형석(48) 이사도 있었다. 이날 처음 북한땅을 밟았다는 그는 “북한 근로자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어 우려했지만 남한과 다름없다는 확신을 얻었다.”며 개성공단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의 손엔 개성에서 30달러를 주고 샀다는 북한산 ‘산꿀’ 한 상자가 들려 있었다. ●오후 5시 마지막으로 모래수송 트럭과 경의선 북측 역사(驛舍) 건축기술 지원 인력 등이 들어오고, 직원들은 퇴근을 준비했다. 오후 6시 이후엔 모두 퇴근하지만 남북 당국자 회담 등이 지연되거나 응급환자가 발생하는 돌발상황이 생기면 달라진다. 지난 4월 중순 CIQ의 고인곤 팀장은 밤 11시 일산 자택에서 잠자다 개성공단관리위원회 관계자로부터 근로자 한명이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어 응급수송이 필요하다는 휴대전화 연락을 받고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CIQ는 어떤 곳인가 200평에 불과한 CIQ엔 통일부 직원 16명과 서울세관 직원 8명, 법무부·보건복지부·농림부·국방부·국가정보원·기무사·검찰·경찰 등 10개 정부 부처 공직자 30여명이 근무한다. 육로 남북통행 초창기에 비해 크게 줄었지만 반입금지 품목도 가끔 적발된다. 자주 북한을 다니는 사람들은 세관의 특별관리 대상이다. 세관 여직원은 캐비닛에 반입금지 품목으로 유치된 북한산 ‘뱀술’과 ‘령정술’, 사향이 들어있는 ‘우황청심원’을 보여줬다. 올 들어 북한 화보집과 김일성 전집 등 3건의 서적도 적발됐다. CIQ엔 커피 자판기 1대뿐이며 식당은 물론 휴식·오락시설도 없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되면 인근 현대건설의 CIQ 신축공사현장 식당(속칭 함바집)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정복근무를 하는 서울세관 파견 여직원 전희선(33)씨는 “탈의실이 없어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 입는다.”고 말했다. 서울, 일산 등에 거주하는 직원들은 출근 버스에 타기 위해 매일 아침 일찌감치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연말까지 새 CIQ가 신축돼 내년 2월쯤부터는 근무환경이 훨씬 좋아지고 입·출경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완비된다. 13만평 규모에 건평이 6000평이며 나머지는 모두 컨테이너 야드로 쓰일 예정이어서 앞으로 활성화될 남북교류에 대비하게 된다. 경의선 CIQ엔 지난 2003년 2월21일 통일부와 현대아산 관계자 37명이 개성공단 사전답사를 위해 처음 입·출경절차를 밟은 이후 현재까지 5만 4000여명이 남북한을 왕래했다. 이중 북측 방남자는 지난 2004년 4월과 6월 3차청산결제실무회의와 2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 관계자 47명이 전부다. 개성공단 본단지 분양, 경의선 열차운행 재개, 개성지역을 시작으로 한 경의선 육로관광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왕래객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김중태 CIQ소장 “CIQ는 Customs,Immigration,Quarantine의 약자로 세관·출입국심사·검역을 뜻합니다. 그러나 남북출입사무소는 일반적인 국가간 국경사무소도, 자유왕래 지역도 아닌 특수한 성격을 갖습니다. 그래서 명칭을 정하는 데도 고심이 많았습니다.” 김중태(52·통일부 부이사관) 남북출입사무소장은 “멕시코와 미국, 홍콩과 중국 선전 등지를 다양하게 벤치마킹했지만 비슷한 선례가 없어 전례를 만들어 가며 독특한 운영의 틀을 짜야 했다.”고 말했다. “초창기엔 워낙 관련 부서가 많고 입장이 달라 업무협조에 애로도 있었지만 이젠 틀이 잡혔다.”고 말했다. “사무소 직원들과 왕래객 모두가 불편을 겪는 시설문제와 물류유통은 올 연말 새 CIQ 건물이 완공되고 내년말 컨테이너 야드도 준공되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2월쯤 식당과 편의시설을 갖춘 새 CIQ 문을 열고, 당직을 정해 24시간 근무체제를 갖출 계획”이라며 “단계적 기구와 인력 확대 방안도 준비돼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경기도 파주의 경의선 CIQ뿐 아니라 강원도 고성의 동해선 CIQ도 관장한다. 육사 33기로 북한 이탈주민 정착시설인 하나원장을 역임했고 지난 2003년 12월 현 CIQ 개소 때부터 소장직을 맡아 왔다. 파주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안희정씨 “저는 빼주십시오” 사면배제 요청

    노무현 대통령의 ‘386’ 핵심 측근인 안희정씨가 최근 “8·15 사면 복권 대상에서 저를 제외시켜 주실 것을 요청드린다.”는 내용의 편지를 열린우리당 문희상 의장에게 보낸 것으로 25일 밝혀졌다. 안씨는 편지에서 “언론에 지목된 여택수·최도술씨, 당원은 아니지만 문성근씨도 모두 저와 같은 마음”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저희들을 제외한 나머지 선배 정치인에게는 국민의 용서를, 새로운 출발을, 새로운 합류를 허락해 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대통령과 오래된 인연, 그리고 함께해 온 시간 때문에 특수한 관계로 분류되어 소위 ‘측근’이라는 이름으로 불려온 저는 당과 대통령께 누를 끼치거나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다.”면서 “복권이 안 된다고 해도 당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성실하게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씨는 롯데로부터 6억원 등 모두 51억 9000만원을 받은 뒤 징역 1년에 추징금 4억 9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여씨는 롯데에서 3억원 등을 수수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대통령비서실 총무비서관 출신인 최씨는 SK로부터 11억원 등 27억여원을 받아 징역 1년 6월과 추징금 15억여원을 각각 선고받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책꽂이]

    |유아·아동| ●나는 내가 좋아(제이미 리 커티스 글, 로라 코넬 그림, 서애경 옮김, 중앙출판사 펴냄) 책을 쓴 제이미 리 커티스는 영화 ‘트루 라이즈’ 등으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스타.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행복의 첫걸음임을 귀띔해주는 그림책.3∼7세.8000원. ●여우누이(김성민 글·그림, 사계절 펴냄) 아들 셋을 둔 부부가 서낭님께 빌고 빌어 얻은 막내딸. 그런데 웬일인가. 알고봤더니 딸은 밤마다 가축들을 잡아먹는 요괴 여우! 옛이야기 특유의 거친 듯 구수한 질감, 서사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그림동화다. 판화그림이 이야기와 잘 어울린다.6세 이상.1만1000원. |초등·청소년| ●책 속의 이야기 책 밖의 이야기(마르야레나 렘브케 글, 지빌레 하인 그림, 이지연 옮김, 국민서관 펴냄) 장미정원으로 둘러싸인 멋진 성, 그곳에 사는 왕과 왕비와 공주. 동화속 주인공들이 작가를 찾아 책 밖으로 성큼성큼 걸어나오는, 기발한 상상력이 빛을 뿜는 창작동화. 초등고학년.8000원. ●노마드의 귀신고래 이야기(김이진·문혜진 글, 아이완 그림, 이가서 펴냄) ‘귀신고래’는 무관심과 남획으로 1965년 이후 종적을 감춘 한국 토종고래. 장생포 근처의 섬에 사는 소녀가 마지막 남은 귀신고래를 찾아나서 겪는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엮은 과학동화. 초등3년 이상.9500원. |실용경제| ●나는 지금 외환시장으로 간다(김수제 지음, 한스미디어펴냄) 외환투자 전략서. 국제외환시장에서 활동한 저자는 외환시장은 쉽고도 유연한 시장이기에 제대로 이해하고 특성을 잘 활용하면 어떤 금융상품보다 고수익의 기회를 많이 제공하는 시장이라고 주장. 외환의 효과적인 투자전략을 담았다.1만9500원. ●행복하다고 말하면 진짜 행복해진다(사토 도미오 지음, 오현숙 옮김, 북 폴리오 펴냄) 70세 저자의 건강하게 사는 삶의 내용을 정리한 책. 그는 낙천적인 성격과 긍정적인 입버릇이 건강하게 사는 지름길이라고 설파. 낙천적인 사고가 세상과 나를 바꾼다는 지론.9000원. ●머니타입 모르면 재테크하지 마라(안드레아 티치·게르트 라이디히 지음, 박원용 옮김, 멘토르 펴냄) 돈을 다루는 방식인 머니타입이 재테크의 출발점. 저자는 ‘스쿠르지 맥덕’‘아낌없이 주는 소녀’‘운 좋은 한스’‘스누피’등 4가지 머니타입이 현재와 미래의 재산정도, 삶의 만족도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한다.1만2000원. ●달과 팽이(권오길 지음, 지성사 펴냄) 달팽이를 전공한 생물학자인 저자의 패류 채집 여행기.30년 넘게 패류 수집차 전국을 돌아다니며 겪은 일화를 담았다.1만 2000원. ●스트레스는 나의 스승이다(김정호 지음, 홍승우 그림, 아름다운 인연 펴냄) 스트레스를 웰빙으로 전환하는 해법을 담은 책. 현대인의 적, 스트레스를 자신의 선택과 실천을 통해 충분히 웰빙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 방법은 욕구 다스리기와 생각·행동 다스리기.1만 1000원.
  •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총파업 18일 국내선 ‘항공대란’ 우려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총파업 18일 국내선 ‘항공대란’ 우려

    17일 낮 12시부터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첫날 일부 노선의 결항과 출발 지연이 이어진 데 이어 18일에는 제주를 제외한 상당수 국내선의 운항이 불가능해 여객·물류 등 항공대란이 우려된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간부들도 18일 0시를 기해 파업에 들어갔다. ●조종사 파업 절반 참가… 승객 항의 빗발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이날 “14개 핵심쟁점 등 78개 사항을 놓고 사측과 협상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며 파업을 선언했다. 첫날 파업 참가자는 전체 조종사 노조원 524명 중 250여명으로 파악됐다. 노조는 ▲비행을 위한 이동시간을 연간 총비행시간(1000시간)에 포함하고 수당 지급 ▲만 58세 정년보장과 2년간 촉탁고용 보장 등 14개 핵심쟁점이 일괄 타결되지 않으면 파업을 풀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은 노조의 요구사항이 회사의 인사·경영권을 침해하고 다른 사내 직원들과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파업으로 오후 3시 김포∼광주간 왕복 2편과 서울발 부산행 항공기 1편이 결항돼 승객들이 대한항공으로 갈아타는 불편을 겪었다. 또 전자부품 등 화물 80t을 싣고 오후 2시15분 영국 런던으로 향할 예정이던 화물기도 조종사가 없어 결항됐다. 오후 2시 부산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가려던 항공기도 출발이 1시간10분 지연됐다. 조종사 파업으로 인한 운항 차질이 현실화하면서 아시아나항공과 공항에는 승객들의 문의 및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김포에서 제주행 항공기를 타려던 송모(여·인천 만수동)씨는 “파업이 시작돼도 비노조원과 외국인 기장을 중심으로 차질없게 운항한다고 했는데도 벌써 결항이 생긴 것을 보면 2∼3일 뒤 더 큰 혼란이 오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면서 “여름철 성수기에 승객을 볼모로 삼아 자기 이득만을 취하려는 것 같아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국제선과 제주선만 정상운항 아시아나항공측은 18일 국제선 115편은 정상운항이 가능하겠지만 국내선은 168편 중 81편(48%), 화물편은 7편 중 4편(57%)의 결항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체 290편 중 71%(205편)만 운항되는 셈이다. 특히 국내선의 경우, 전편 정상운항되는 서울∼제주 노선(44편)을 제외하면 내륙 노선은 극심한 파행이 예상된다. 회사측은 “외국인 기장 등 비노조원 310명과 파업에 가담하지 않은 조종사 150여명을 비상 투입해 국제선-제주노선-화물노선-국내선 내륙노선 등 순으로 항공기를 운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운항 여부 확인전화 1588-8000). 사측과 교섭 중인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도 18일 0시를 기해 부분파업을 시작했다. 노조는 “쟁의대책위원 26명이 교섭타결 때까지 운항은 물론 훈련도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섬은 삶이다

    섬은 삶이다

    제주도를 감싼 바다는 아름답다. 수심이 얕은 곳은 바닥의 흰 모래가 투명하게 반짝이는 크리스털 같다가 점점 수심이 깊어지면서 짙푸른 바다색을 뿜어낸다. 잔잔하게 일렁이는 마을 앞바다의 파도는 옹기종기 정박한 배와 함께 소박한 마을의 정취를 더하고, 섭지코지와 성산일출봉의 파도는 거칠게 바위에 부딪혀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제주도의 해안일주도로인 12번 국도 주변에는 이런 변화무쌍한 바다의 모습이 펼쳐진다. 비록 일제시대 식민지화의 수단으로 만들어졌다는 슬픈 역사를 안고 있지만 12번 국도만큼 제주의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길도 드물다. 올 여름에는 제주도 명소 곳곳을 연결하는 이 길을 달리며 시원한 바다를 즐기고, 지치면 잠시 쉬면서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글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자동차를 렌트해 가족과 함께, 친구와 연인과 제주도를 여행하는 데 12번 국도는 필수 코스다. 12번 국도는 제주시에서 출발해 제주도 해안가를 따라 북제주군, 남제주군, 서귀포시를 거쳐 다시 제주시로 돌아오는 제주 해안의 경치를 완벽하게 품고 있는 해안일주도로다.180㎞에 이르는 거리는 단순 계산으로 시속 60㎞로 달렸을 때 3시간 정도 걸리지만 볼거리가 워낙 많아 서쪽 해안으로 하루, 동쪽 해안으로 하루 등 이틀 정도 잡아 관광해야 여유있게 즐길 수 있다. 해안만 본다든가, 자연과 함께한다든가, 사진 찍기 좋은 명소만 찾는다든가, 주제별로 여행일정을 만들어 관광하는 것도 좋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를 타고 서쪽 해안을 따라 제주 12번 국도 여행을 시작해보자. ●자연·예술·인간의 만남, 제주조각공원 12만 5000여평의 대지에 국내 조각가 109명의 작품 160여점을 아름다운 경관에 따라 배치해 인간과 자연을 환상적으로 조화시킨 곳이다. 현대와 원시를 조형화한 삼각수정탑, 현대조각 공모전의 역대 우수작을 전시한 원형광장, 인도네시아 아스맛족의 원시조각과 사진작품 전시관, 무병장수를 비는 제주토속신앙 제당인 일렛당, 한라산과 산방산, 마라도가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등 다양한 테마로 공원을 꾸몄다. 곳곳에서 제주의 문화, 작가를 통한 삶의 활력, 태고의 숨결, 예술의 빛을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문화 관광지.794-9680,www.jejuarts.com ●필수코스 한림공원과 협재해수욕장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명소.10만여평의 대지에 아열대식물원, 제주석·분재원, 재암민속마을 등이 조성되어 있다. 가장 큰 규모의 아열대 식물원은 제주에서 자생하는 꽃과 식물을 재배하는 제주산야초원, 열대 식물이 시원하게 솟은 관엽식물원, 허브·플라워 가든 등으로 구성됐다. 아열대 식물원과 비교되는 아기자기함으로 무장한 제주석·분재원에서는 기이한 바위와 다양한 분재를 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협재굴을 거쳐 두 개의 쌍용굴을 지나는 동굴지역은 학술적인 가치를 지닌 곳. 일반인에게는 동굴 모양의 신기함과 시원함을 안겨준다.(064-796-0001∼4,www.hallimpark.co.kr) 협재해수욕장은 물이 맑기로 소문이 나 가족 해수욕장으로 인기다. 싱싱한 전복, 소라 등을 맛볼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제주도 사진 여행의 필수코스인 비양도를 향해 유람선 관광을 하거나 낚시를 즐기기도 한다. 한립읍사무소 741-0619.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함덕해수욕장 모래사장이 300m나 펼쳐져 있고, 동쪽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경치가 아름답다. 바다 속에 수심이 얕은 모래밭이 500m정도 펼쳐져 있고, 파도가 없는 편. 이호해수욕장과 함께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해수욕장이다. 주차장, 야영장, 탈의실, 샤워장 등의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피서객이 찾으면 좋다. 윈드서핑, 모터보트 등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해수욕장 뒤편은 온통 수박밭이다. 함덕리 홈페이지 www.hamdok.or.kr ●말이 필요없는 성산일출봉 동쪽 끄트머리에 우뚝 솟은 거대한 바윗덩어리, 잘 다듬어진 길을 따라 182m 정상에 올라 바라보는 일출은 더없이 장엄하다. 은은한 파도소리와 함께 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면 3만여평의 푸른 초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분화구 가장자리에 99개의 날이 선 석봉이 마치 커다란 성곽 같다고 해 성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784-0959. ●사계절이 아름다운 섭지코지 그 옛날 하늘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하던 곳이라는 섭지코지.‘푸른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집’을 연상시키기에 가장 좋은 곳이다. 그래서 단적비연수, 이재수의 난, 천일야화, 올인 등 많은 영화·드라마의 촬영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해안풍경, 언덕 위의 푸른 초원, 여유롭게 풀을 뜨는 제주조랑말, 우뚝 솟은 전설의 선바위 등이 전형적인 제주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730-1544. ●바다의 장관, 지삿개바위(주상절리) 올해초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된 곳. 중문관광단지 1.75㎞ 이르는 해안을 따라 높낮이가 다르고, 크고 작은 사각형 또는 육각형 돌기둥 바위들이 깎아지른 절벽(사진 왼쪽)을 이루고 있다. 화산암 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 등에서 생겨 정방폭포, 천지연폭포 등의 폭포도 만들어낸다. 돌기둥 사이로 파도가 부딪쳐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모습, 파도가 심하게 칠 때 10m이상 용솟음치는 모습은 제주를 다시 찾게 하는 경이로운 장관이다. 바다에서 바라보면 더욱 아름답다. 서귀포시 관광진흥과 735-3544. ●인형놀이터, 테디베어박물관 아이들의 넋을 빼놓고, 어른들의 시선을 빼앗는 이색 박물관 중 하나(사진 오른쪽). 세계 각국에서 생산된 곰인형 테디베어와 ‘그들’의 역사,‘그들’과 함께 하는 모험 등이 1200여평 공간 안에 펼쳐진다. 제주를 여행한 사람들이 꼭 들러 사진을 찍어오는 곳이다. 산책공원에는 북극곰가족과 테디베어가족이 소풍을 나와 있기도 하고, 고급 테디베어인 루이 뷔통 베어도 만날 수 있다.738-7600,www.teddybearmuseum.com ●제일의 관광지, 제주중문관광단지 서귀포시 서쪽 끝 중문동 바닷가로 특급호텔들이 밀집해 있고, 바다 전망이 아름다운 50∼60m의 해안절벽, 고운 모래의 중문해수욕장, 천제연 폭포와 계곡, 온갖 식물들이 자라는 여미지 식물원, 골프장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모여있는 제주 제일의 관광지다. 해안 산책로는 바닷가 모래밭에서 해안가 언덕 위로 이어진다. 특히 한국영화사를 다시 쓴 ‘쉬리’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쉬리의 언덕’은 제주를 찾은 연인이 지나칠 수 없다. 쉬리의 언덕에는 바닷가를 향한 두개의 벤치와 해송 세 그루가 고작이지만 중문해수욕장을 껴안은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언덕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사랑의 전설, 그 이상의 아름다움이다.738-8550. ●영주10경 산방산 옥황상제가 한라산 정상을 뽑아 던진 것이 남제주군 사계리 해안에 박혔다고도 하고, 산 중턱 동굴인 산방굴 속에 떨어지는 석간수는 산을 지키는 여신이 흘리는 눈물이라고도 하는 다양한 전설을 가진 산. 딱 백록담에 들어갈 만한 크기로, 아름다운 제주 해안과 어우러져 절경을 만들어내 영주십경으로 꼽힌다. 산방산-화석발견지-송악산 구간 해안도로에 자연석을 이용한 이색조명을 설치해 밤에도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794-2940.
  • ‘비행 지연’ 한국승객50명 홍콩서 시위

    |홍콩 연합|한국 승객 50여명이 10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35번 출국장에서 비행기 출발 지연에 항의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승객들은 이날 오후 4시20분 홍콩발 서울행 캐세이퍼시픽항공 416편을 탑승하기 위해 대기했으나 2시간 후에 지연 출발하겠다는 안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캐세이퍼시픽항공측이 사전 안내나 지연 출발의 구체적인 설명 없이 승객들을 기다리게 했다.”며 일정 차질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캐세이퍼시픽항공은 오후 7시40분 한국 승객들이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키면 안전에 문제가 있다며 시위 승객들을 남겨두고 비행기를 그대로 출발시켰다.
  • [고향소식] 포항 ‘포스코 통근열차’

    [고향소식] 포항 ‘포스코 통근열차’

    ‘영일만에서 기적소리가 멎었다.’ 철강도시 경북 포항의 명물인 ‘포스코 통근열차’가 지난 1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7일 포스코에 따르면 국내 최초의 통근열차로 1975년 7월1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포항제철소 내 제철역∼포항역∼효자역(총 10.8㎞)을 운행해 온 통근열차가 폐지됐다. ●승객 격감·물류 흐름 방해 최근 들어 직원들의 자가용 출·퇴근이 늘면서 이용 인원이 급감한 데다 철강공단 내 건널목 차단으로 물류 흐름이 지연돼 왔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또 포스코와 한국철도공사측이 연간 선로 사용료(포스코 4억 8000만원, 철도공사측 5억 1000만원 이상)를 놓고 벌인 협상도 결렬됐다. 포스코는 대신 이달부터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통근버스 50여대를 확대, 운행에 들어갔다. 포스코 통근열차는 교통상황이 열악했던 75년 6월 포스코가 동차 2량을 구입, 철도청에 기부체납한 뒤 그 해 7월1일 역사적인 첫 운행을 시작했다. 기업이 운행하는 첫 통근열차였다. 96년 4월 동차 4량이 신형으로 교체돼 지난 달까지 매일 새벽 5시 57분 교대 근무자를 위해 첫 출발, 밤 11시30분까지 10차례씩 왕복 운행했다.‘무사고 30년’ 운행의 대기록도 달성했다. ●1975년 개통 당시 요금 28원 개통 당시 직원 1인당 이용요금은 28원. 같은 구간의 일반요금 40원에 비해 저렴했다. 운행을 중단한 지난달 말에는 353원이었다. 요금은 그동안 회사측이 일괄적으로 철도청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부담했다. 포스코 통근열차는 그동안 산업역군들을 실어나르는 역할뿐만 아니라 시민 등을 위한 교통수단이기도 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프로축구 포항스틸러스 홈경기때면 시민들에게 무료 이용토록 해 열차 속이 온통 축구 이야기로 넘쳐났다. 또 포스코 직원 부서 회식때에는 통근열차로 회식장소로 이동해 중간 이탈자가 한 사람도 없는 등 직원 단합에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 12년간 포스코역 역장을 지낸 김경중(52·포스코 직원)씨는 “통근열차의 역사는 포항제철소의 역사이기도 했다.”면서 “지난 30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산업역군을 실어 나른 통근열차가 운행을 중단해 서운한 마음 그지 없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포항 시민들은 운행이 폐지된 포스코 통근열차의 운행을 재개, 포스코 방문객들을 위한 교통편의 수단으로 활용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주말에 뭘 보러갈까]

    무용/어린이 ■ 부토 페스티벌-무로부시 코 ‘미모의 푸른 하늘’ 12·13일 오후8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3216-1185. ■ 현대무용 페스티벌-신체표현써클 ‘히로시마 회전인간’ 외 9일 오후5시,10일 오후3시 국립극장 별오름극장(02)3216-1185. ■ 코리아 살사 콩그레스 8∼10일 오후7시 63빌딩 국제회의장(02)744-7304. ■ 최현 3주기 추모공연 ‘누군가 다녀갔듯이’ 7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02)2263-4680. ■ 가루야 가루야 9∼8월28일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 한톨의 밀알이 자라 밀가루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놀이연극. 이영란 작·연출.(02)569-0696. ■ 알 13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24개월~48개월의 유아를 위한 연극놀이.(02)382-5477. ■ 국악뮤지컬 솟아라 도깨비 31일까지 충무아트홀소극장. 환경오염때문에 더이상 땅위에 살 수 없게 된 도깨비들의 이야기.(02)2235-5730. ■ 하륵이야기 7월14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 인형, 가면, 소품 등 다양한 오브제와 재활용품 악기를 활용한 극단 뛰다의 가족극.(02)977-4856. 콘서트■ 2005년 인순이 우먼 파워 콘서트-여수 9일 오후 7시 여수진남실내체육관 (032)567-4075. ■ 녹색연합, 숲에서 날아온 씨앗음악회 9일 오후 7시 마포문화센터 대공연장 (02)3274-8500∼1. ■ 플라워 I LOVE 대한민국 콘서트-부산 10일 오후 3시·7시 부산 KBS홀 1588-9088. 뮤지컬 지하철1호선-무기한 학전그린소극장 대학로에서 장기공연중인 록뮤지컬 ‘지하철1호선’이 새 승무원을 영입, 한층 젊어진 감각으로 관객을 맞는다. 옌볜 처녀의 눈으로 바라 본 90년대말 서울 풍경. 김민기 번안·연출, 김민정 이상원 조선형 출연.(02)763-8233. ■ 수천 7∼17일 문예진흥원예술극장 대극장. 광개토대왕의 호위 무사 장하독과 그의 아내 수천을 통해 고구려인의 기상과 꿈을 형상화. 김정환 연출, 손광업 김영 출연.(02)335-1749. ■ 암살자들 9∼31일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국내 초연되는 뮤지컬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대표작. 이동선 연출, 오만석 엄기준 오세준 출연.(02)556-8556. ■ 오페라의 유령 9월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19년간 한결같은 사랑을 받아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흥행 뮤지컬.1588-7890. ■ 더 씽 어바웃 맨 31일까지 대학로 신시뮤지컬극장. 진정한 사랑과 결혼의 의미를 둘러싼 아찔한 삼각관계. 한진섭 연출, 성기윤 이정열 김경선 출연.1544-1555. 클래식■ 대전시립교향악단 9일 오후 4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한국 교향악단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는 대전시림교향악단과 ‘문화게릴라’지휘자 함신익이 모차르트와 말러를 연주한다.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제 2번과 말러 교향곡 3번을 선보인다. 말러 교향곡 3번은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여성 합창단, 여성 솔리스트, 어린이 합창단등 웅장한 음악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02)751-9607. ■ 피아니스트 박미정의 피아노와 관을 위한 실내악 15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02)6303-1919. ■ 임지연 귀국 피아노 독주회 9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3436-5929. ■ 이귀란 귀국 피아노 독주회 10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3436-5929. ■ 김윤정 바이올린 독주회 8일 오후 8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홀 (02)587-5961. 미술 팝팝팝 한일 현대미술전-31일까지. 가나아트센터 백남준, 강영민, 김준, 이동기, 홍경택과 무라카미 다카시, 구사마 야요이 등 한국과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4인의 다양한 팝 아트 작품 100여점 전시. 팝 아트는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대중문화의 이미지를 다루는 미술로 1950∼1960년대 출발해 여전히 현재 생활과 소비문화를 환기시키고 있다. 대중적인 것을 소재로한 작품에는 재치, 유머, 풍자가 담겨 있어 관람하기 재미있다.(02)720-1020. ■ 갤러리 미 개관기념전 18일까지. 청담동 갤러리 미. 물방울 작가 김창렬, 김태정, 박서보, 서세옥, 윤형근, 이강소, 김환기, 김창기, 유영국, 장욱진 내로라하는 한국화단의 대가들을 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02)542-3004. ■ 남관 변종하 장욱진 3인 드로잉전 17일까지. 평창동 그로리치 화랑. 독특한 기법으로 자기 예술세계를 구축,1950∼1970년의 한국화단을 이끌어온 3인 작가전. 화랑 개관 30주년 기념전.(02)395-5907.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디자인 미술관 피사체가 거의 의식하지 않게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기로 유명한 ‘찰나의 거장’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1주기를 맞아 마련된 사진전.(02)379-1268. 연극심청이는 왜 두번…/17일까지 국립극장 심청이는 왜 두번 인당수에 몸을 던졌는가. 기발한 웃음, 강렬한 비애가 어우러지는 극단 목화의 대표작. 오태석 연출가 특유의 상상력과 재기발랄함이 무대를 가득 채운다. 황정민 조은아 강현식 출연.(02)745-3966. ■ 메데이아 콤플렉스 9∼24일 게릴라극장. 한국 전통양식을 덧입은 그리스 비극. 박재완 연출, 이승비 장재호 출연.(02)763-1268. ■ 나비 17일까지 아리랑소극장. 위안부 출신 세 할머니의 갈등을 통해 전쟁범죄의 참혹함을 고발한다. 방은미 연출, 김용선 조한희 윤혜영 출연.(02)741-5332. ■ 눈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 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손기호 작·연출, 김학선 염혜란 장정애 출연.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누구보다 따뜻한 심성을 지닌 선호네 가족의 가슴시린 사랑이야기.(02)762-9190.
  • [민선 지방자치 10년] (4)지방자치가 낳은 스타정치인

    ‘풀뿌리 민주주의’라는 지방자치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10년동안 굵직굵직한 정치인을 숱하게 낳았다.‘강산도 변한다.’는 이 기간 동안 무명의 지역 정치인에서 전국적인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비상한 이들도 있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쌓은 탄탄한 연륜을 지방에서 꽃피운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 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등이 전자의 경우라면 부총리 겸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각규 강원지사가 후자에 속한다. ●풀뿌리에서 중앙의 기린아로 지방자치가 배출한 ‘스타 정치인’들이 대개 인맥·학맥 등의 배경에 힘입은 ‘온실파’인데 견줘 김두관 대통령 정무특보는 철저히 ‘풀뿌리’를 모태로 자랐다. 남해군 이장으로 출발해 남해군수를 거쳐 행정자치부 수장까지 올랐다. 밑바닥에서 출발, 비주류 삶과 개혁 마인드를 트레이드 마크로 ‘리틀 노무현’으로 불릴 정도로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을 받고 있다. 최근 열린우리당 지도부 경선에서 떨어진 뒤에 대통령 정무특보에 임명됐다. 지방자치가 낳은 또 하나의 유력 정치인은 김혁규 전 경남 지사다.YS와의 인연을 고리로 관선 도백을 거쳐 세번의 지자체 선거에서 승리했다. 그의 정치적 입지는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로 변화되는 과정에도 변하지 않았다. 참여 정부 들어서 열린우리당에 전격 입당하면서 대통령 경제특보에 이어 상임중앙위원을 맡았고 한때 국무총리 후보로도 거론됐다. ●정치권 핵으로 부상하기도 충청권의 ‘새 맹주’로 떠오른 심대평 충남지사는 3선의 저력을 바탕으로 급기야 자민련을 탈당한 뒤 ‘중부권 신당’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그의 행보는 향후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올랐다. 지난 11일에는 공주에서 정진석·류근찬 의원 등과 함께 대규모 모임을 갖고 세 결집에 나섰다. 심 지사와 함께 주목받는 지자체장으로는 염홍철 대전시장이 있다.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뒤 최근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유종근 전 전북지사도 대표적인 실세 지자체장이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고문을 맡으면서 승승장구하다가 2003년 수뢰 혐의로 구속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안상수 인천시장은 최근 북한 방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평양시와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추진 등을 합의했다. 한편 김혁규 전 지사의 정계 입문으로 공백이 된 경남지사 보궐선거에 승리한 김태호 현 경남지사도 지방자치가 낳은 촉망받는 정치인이다. 경남 도의원을 거쳐, 거창군수로 일하다 지난해 42세로 도백으로 선출돼 ‘주목받는 차세대 정치인’의 반열에 가세했다. 이의근 경북지사도 청도 군청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세차례 연거푸 경북지사에 당선되는 등 지방자치제가 낳은 입지전적 인물로 꼽힌다. ●초기엔 중앙 인사 대거 진출 한편 1995년 치르진 첫 지방선거에서는 중앙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당선돼 화제였다. 조순 서울시장(부총리·한은 총재)을 비롯, 문정수 부산시장(3선 의원·민자당 사무총장), 최각규 강원지사(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문희갑 대구시장(의원·청와대 경제수석), 허경만(국회 부의장)·송언종 광주시장(체신부 장관), 최기선 인천시장(의원) 등 내로라 하는 인물들이 중앙에서 쌓아 올린 영향력을 토대로 첫 지방자치 무대를 메웠다. 안상영 전 부산시장과 박태영 전 전남지사는 불의의 사고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해 안타까움을 남겼다. 이종수 박지연기자 vielee@seoul.co.kr
  • 우리당 개혁·실용파 “갈등 풀기엔…”

    우리당 개혁·실용파 “갈등 풀기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과 중앙위원 180여명이 30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워크숍을 열어 통렬한 ‘자기 반성’의 시간을 다졌다. 참석자들은 4·30재보선에서 ‘23대0’으로 참패한 악몽을 딛고 ‘창당에 버금가는 새출발’에 나서자고 입을 모았다. ●개혁·실용, 미완의 무혈 토론 개혁파와 실용파가 모두 “지금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라는 데 뜻을 모은 뒤 분임토론에 들어갔지만, 각종 현안에 대한 서로의 입장차를 확인하는 데 그쳤다. 참석자들은 ‘혈투’를 벌이지도 않았지만, 치열한 난상 토론을 통해 그동안 노출된 갈등을 하나로 봉합하지도 못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이 분임토론에서 “우리당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난닝구(실용)’와 ‘빽바지(개혁)’의 한판 대결을 기대했는데, 의외로 싱겁게 끝나 버렸다.”며 실망감을 표시했을 정도다. 한 중앙위원도 기자와 만나 “지도부가 당 정체성과 이념 노선을 놓고 끝장 토론을 벌이자더니, 정작 분임토론에서는 ‘정체성 토론은 하지 말고, 화합으로 나가자.’는 얘기가 많았다.”면서 “치열한 논쟁을 기대했는데 실망했다.”고 토로했다. ●“청와대 인사 쇄신 필요하다” 분임토론에서는 백가쟁명식 해법만 잔뜩 나왔다.5조 분임토론 결과를 발표한 강기정 의원은 “청와대 각종 위원회와 보좌진에 대한 인사 쇄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각종 의혹 사건이 왜 일어났고, 어떻게 해결됐는지 당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영춘 의원은 “당 지도부가 몇 차례 거론한 민주당과의 통합은 현재로선 더이상 논의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정·청 분리 문제에 대해선 3조의 허성무 중앙위원이 “당이 주도하는 긴밀한 당정협의가 필요하며, 대통령과 당 의장의 회동이 한 달에 한 번씩 정례화돼야 한다.”고 발표했다. 제종길 의원은 “4·30 재보선이 끝난 뒤 아무도 결과에 책임지지 않았다.”며 지도부를 겨냥해 비판했다. ●“與, 퇴행적 회귀 현상” 분임토론에 앞서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 김헌태 소장은 ‘열린우리당 1년 평가와 당의 진로’라는 주제발표에서 “대중에 비쳐진 당의 이미지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해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 소장은 “열린우리당이 지난해 4·15총선에서 151석을 얻은 것은 ‘거품’이었다.”고 규정했다. 그는 “야당의 실수로 갑자기 너무 많은 의석을 차지했기 때문에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정책과 노선의 참여정치를 실현하겠다던 창당 정신도 잊어버렸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소장은 특히 “호남·충청 지역에 의존하는 지역정당화 현상이 나타나는 등 퇴행적인 회귀 현상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무주 문소영 박준석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하) “축산농지 확보·가축보험制 확대해야”

    [위기의 축산농 비상구를 찾아라] (하) “축산농지 확보·가축보험制 확대해야”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농가수입 34조 4000억원 가운데 축산농이 올린 수입은 26%인 9조 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쌀 소비량은 지난 2001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온 반면 육류소비량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여 식량안보 차원에서도 쌀 못지 않게 육류의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젖소를 제외한 축산 전업농의 비율은 20%에 못미치는 등 경쟁력 제고에 한계가 있다. 축산농이 엄연히 농업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쌀 정책’에 밀려 제도적 지원장치가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친환경적 농가육성을 위해 최소한의 지원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 축산農 경쟁력 제고 어떻게 ●쌀 농가와 축산농의 ‘윈윈전략’ 절실 현재 축산농가의 상당수는 도시 근교의 축산단지에 밀집돼 있다. 그러다 보니 분뇨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 집단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는 ‘축산단지’를 분산, 지방으로 이전시키는 정책으로 선회했으나 문제는 옮겨갈 땅이 없다는 데 있다. 반면 쌀과 채소, 과일 등을 생산하는 농가는 농업인의 고령화와 쌀 시장 개방 등으로 유휴농지가 늘어나는 추세다. 쌀의 경우 1인당 연간 소비량은 2000년 93.6㎏,2001년 88.9㎏,2002년 87㎏에서 2003년에는 83㎏으로 떨어졌다. 정찬길 건국대 축산경영학과 교수는 “지금같은 쌀 소비 추세라면 앞으로 농지 20만∼30만㏊가 남을 것”이라면서 “화학비료가 아닌 분뇨를 활용한 유기농법으로 쌀 농가 등과 축산농가를 연계시키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축산농가의 대형화를 유도, 경쟁력을 갖춘 전업농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남는 농지의 활용방안이 불가피하다. 전업농의 비율은 한우 2%, 닭 1%, 돼지 21%, 젖소 45% 등으로 가축종별 전업농 비중이 50%를 넘는 외국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축산업계도 농지에 축사를 세울 수 있는 대상을 친환경적 분뇨처리시설을 갖춘 기존의 축산농가로만 제한, 쌀 농가 등으로부터 신뢰를 먼저 쌓겠다는 입장이다. ●경영 안정화 위한 ‘원산지표시’와 ‘정책보험’ 도입 시급 가축이 구제역과 같은 1종 전염성 질병에 걸리면 정부가 지원해 준다. 그러나 다른 질병에 걸렸거나 자연재해로 축사가 무너졌을 경우 피해는 농가 스스로가 부담해야 한다. 농촌경제연구원 송주호 박사는 “축산농의 농지 확보도 절실하지만 무엇보다 가축보험이나 공제제도의 확대가 시급하다.”면서 “일반인이 의료보험에 가입하듯, 가축에 대한 정책적 보험이 마련돼야 전업농이 안정적으로 경영에 전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통단계에서의 원산지 표시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실제 시중에서 유통되는 쇠고기의 경우 60∼70%가 수입쇠고기나 젖소임에도 한우로 둔갑해 팔리고 있다. 삼겹살도 절반 이상이 중국산 등 수입산이다. 이러다 보니 축산농이 더 공급할 수 있는 육류를 수입산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강광파 이사는 “소비자들은 식당에서 파는 육류에 대한 선택권을 가져야 한다.”면서 “축산농가를 편드는 게 아니라 소비자의 알 권리와 유통질서 개선 차원에서 보더라도 원산지 표시는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원산지 표시는 대형 고기전문점부터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식품위생법 개정을 정부에 요청했다. ●분뇨처리 기술은 유기농법의 출발점 정찬길 교수는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분뇨를 퇴비로 사용하는 것은 유기농법으로 가는 출발점이라며 이를 위해 화학비료의 사용금지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산농은 현재 분뇨를 정화시켜서 버리거나 발효과정을 거쳐 퇴비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퇴비를 위한 발효 과정에서의 냄새 때문에 시민단체들은 분뇨 활용보다 환경오염 측면에서 바라본다. 때문에 축산업계는 광물질을 첨가해 발효 과정을 속성으로 진행시키는 다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새로운 분뇨처리시설의 건립에 제동을 거는 예가 적지 않다. 따라서 분뇨처리기술의 도입에 정부가 유연한 자세를 갖고 특히 생산자 단체인 농협이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분뇨 가운데 토지를 황폐화시키는 인 성분보다 냄새를 유발하는 질소 성분의 제거에만 관심을 가져서도 안된다는 주장이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국회 농해수위 조일현의원 “식량이 최고의, 최후의 무기인 시대인데도 우리 농업 현실은 무척 열악합니다. 관련법을 고치고, 방만한 농협 조직은 손보고, 해야 할 일이 많고요.” 국회 농해수위 열린우리당 간사인 조일현의원은 17일 농업진흥구역에도 축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농지법 개정안을 만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평평한 옥토에는 축사를 못 짓게 하니, 축산농은 산비탈로 올라갈 수밖에 없는데 그곳은 땅도 척박하고, 무엇보다 땅값이 두배는 더 비싸 축산농의 고충이 크다.”면서 “농지는 무조건 보존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이제 버릴 때가 됐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조 의원은 또 “대부분 축산농가가 300평 규모인데, 이 정도면 농지의 자연을 훼손할 수준은 아니다.”고 전제한 뒤 “마을 한복판, 논 한가운데 축사를 지으면 각종 전염병이 생길 우려가 있겠지만,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허가를 내줄 때부터 꼼꼼하게 따지면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투기가 기승을 부릴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허용 지역에 영구적인 건축물을 못 짓게 하면 된다.”면서 “축산 행위가 중단되는 즉시 원상 복구토록 관련 문구도 법안에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음식점에서 파는 쇠고기에도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조 의원은 이미 지난달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식품위생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조 의원은 “닭고기·돼지고기는 국산으로 90% 이상 충당할 수 있지만, 쇠고기는 45%에 그친다.”면서 “엄청난 물량의 젖소와 수입소가 시중에 나돌더라도 소비자들은 ‘한우’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면적이 100㎡를 넘는 음식점에서 수입 쇠고기를 팔 때는 원산국가, 젖소·한우 여부를 모두 표시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최고 3000만원 이하의 벌금,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방대한 농협 조직도 신랄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농협중앙회장 연봉만 4억 4500만원에 이를 정도로 농협은 임직원 뱃속 불리기에만 급급했다.”면서 “조합원의 40% 정도가 중복되는 등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총괄적으로 농협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쌀 재배농가· 농민단체 정부가 유휴 농지에 축사를 짓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쌀재배 농가와 농민단체들은 식량안보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박웅두 정책위원장은 “농지의 균형있는 활용, 주변과의 조화, 농지 오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농지내 축사 허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특히 한번 훼손된 농지를 원상태로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서정의 회장도 “대부분의 농산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최소한 쌀만이라도 자급이 가능한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특히 쌀시장 개방으로 품질 경쟁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환경오염을 불러올 수 있는 축사 건축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 회장은 “농지 전용이 무분별하게 이뤄질 경우 지가상승을 부추겨 농업 경쟁력을 더욱 떨어뜨릴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 축산농가들은 수입쇠고기나 젖소가 한우로 둔갑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현재 정육점과 백화점 등 식육판매자에 대해서만 의무화돼 있는 원산지표시제를 음식점 등 모든 유통단계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같은 원산지 표시제 확대에 대해 음식점 등은 난색을 표시한다. 한국음식점중앙회측은 “음식점에서 원산지 표시가 의무화되지 않아 축산농가의 피해가 커지고 수입쇠고기가 한우로 둔갑해 소비자들의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은 논리가 비약된 것”이라면서 “원산지 표시제가 확대되더라도 단속이 실효를 거둘 수 없는 등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생각나눔] 닮은 꼴 인생 ‘다른 길’ 개혁

    [생각나눔] 닮은 꼴 인생 ‘다른 길’ 개혁

    펠레나 호나우두 같은 축구선수를 빼면 그 다음으로 ‘유명한’ 브라질 사람이 23일 한국을 찾았다. 노동 운동가 출신의 룰라 대통령이다. 그런 그의 방한에 앞서 열린우리당 정장선 의원이 “룰라 대통령을 벤치마킹하자.”고 주장해 주목된다. 정 의원은 이런 내용의 글을 홈페이지에 올렸다. 당내 중도파 ‘안개모’ 소속인 그는 최근 브라질을 방문해 현지 외교관과 교민의 평가를 듣고 이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장이 눈길을 끄는 까닭은 룰라가 인권 변호사였던 노무현 대통령과 인생역정이나 집권 과정 등에서 여러모로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동당을 세워 ‘3수’ 끝에 대권을 거머쥔 룰라 대통령은 집권 후 노 대통령과는 다소 다른 궤적을 그려가고 있다. 정 의원은 “룰라 대통령은 노 대통령과 학력, 나이, 소외 계층을 위해 일했다는 점 등 유사점이 많다.”고 전제했다. 그러나 “부정부패와 소외 계층의 절대빈곤 등으로 우리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었던 브라질 정부가 지금은 국민 지지도와 국제 신뢰도가 (참여정부에 비해)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참여정부 들어서 계층 갈등은 심화됐고, 중산층은 정부를 불신하며, 외국의 신뢰도도 좋지 않다.”는 지적과 일맥상통한다. 둘다 ‘개혁’에서 출발했는데 그 성과는 왜 이렇게 다를까. 정 의원은 룰라 대통령의 ‘현실주의’에서 답을 찾았다. 정 의원은 “룰라는 경제는 ‘현실주의’로, 정치는 ‘개혁’이라는 양면 대응으로 기득권층, 소외 계층 모두에게 지지를 받는다.”고 해석했다. 가령 “경제 발전에 최우선 과제를 두되, 군부 독재 시절의 인권침해 사건은 보상하지만, 그 기록 공개는 아직 시기 상조라는 식으로 ‘안정 속의 개혁’을 실현했다.”고 룰라 정부를 치켜세웠다. 중앙은행과 상공·농업장관 등에 야당 인사를 기용했고, 노동자 출신으로 완전 자유시장경제를 추구해 수출주도형 국가로 이끈 점도 지적했다. 이를 토대로 정 의원은 참여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보탰다. 그는 “과거 문제의 해결은 곧 국가 경쟁력이라는 생각이 글로벌 시대의 정책 빈곤으로 비쳐지고 있다.”면서 “민족우선과 자주외교는 주변국과의 신뢰에 영향을 줬고, 우리 내부의 갈등으로도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경제가 어려운데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 국방·교육·행정·경제·사법 등 국가 전방위적 개혁작업은 국가 개조사업 수준”이라면서 “(이런 일이)국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차분하게 이뤄지고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참여정부와 브라질의 룰라 정부를 단순 비교한 것은 아니다.”면서 “처음 우려에 비해 성과가 큰 룰라를 배우자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우리결혼해요]

    만난지 7개월만에 사랑의 결실을 맺었습니다. 준비기간을 짧았지만 깊은 사랑으로 긴 행복을 맛보렵니다. 오셔서 축복해주세요. ●김선홍(30·MA크리에티브그룹 이사) ●박현아(26·GS홀딩스) ●일시 5월22일 일요일 오후 1시 ●장소 리츠칼튼호텔 그랜드볼룸 두 사람이 사랑으로 만나 진실과 이해로써 하나를 이루려고 합니다. 두 사람의 장래를 가까이서 축하해주세요. ●이용직(31·한미약품 회계팀) ●박지연(25·한미약품 무역팀) ●일시 5월21일 토요일 오후 2시 ●장소 렉싱턴호텔 15층 엠파이어 웨딩홀 그녀를 처음 본 순간, 환한 미소에 반했습니다. 이제 웃는 모습을 매일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저희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 주세요. ●김창욱(29·치과의사) ●김현주(27·수의사) ●일시 5월22일 일요일 오후 3시 ●장소 웨딩의 전당
  • 日 열차 또 탈선… 인재 가능성 제기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에서 서부 효고현의 대형 열차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 만인 26일 또다시 열차가 트레일러를 들이받고 탈선, 부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효고현 열차사고의 원인이 아직 규명되지 않은 가운데 철도회사들의 과열 경쟁에 따른 ‘인재’일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도쿄 인근서 또 열차전복사고 26일 낮 12시48분쯤 도쿄 북동쪽 이바라키현 미노리마치의 하토리역 부근 건널목에서 JR조반센 특급열차가 트레일러와 충돌, 열차의 맨앞 객차가 탈선했다. 다행히 승객이 다치지는 않았다고 경찰이 밝혔다. 사고 직전 트럭은 건널목을 건너다 바퀴가 철길에 빠져 움직이지 못하자 긴급 정지호출 단추를 눌렀으나 늦어지는 바람에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효고현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전복사고 사망자는 26일 현재 76명으로 늘었다. 부상자는 440여명으로 파악됐다. 일본의 ‘철도 강국신화’가 무너진 바탕에는 승객 확보를 위한 철도 기관사들의 사활을 건 과당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더 빠르게, 정확한 시간에 운송하고, 어기면 징계한다.’는 규율이 이처럼 무한경쟁을 촉발시킨 배경이다. 지난 1987년 일본 국철이었던 JR(일본철도)가 분사화를 통해 민영화되면서 JR 각 사와 사철 등 철도회사들의 승객확보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JR서일본 지역이 심했다.JR서일본측은 기존의 한큐 등 사철과 오사카·교토·고베권의 손님을 놓고 경쟁했다. JR서일본은 주요 노선을 상호연결해 운행하고, 고속화를 위해 보다 경량화된 신형차량을 도입했다. 승객이 많은 베드타운과 도심을 연결하는 노선은 복선화·고속화를 서둘렀다. 사고열차도 이런 도시지역을 연결하는 노선이었다. 오사카·교토·고베권을 ‘도시 네트워크’라고 이름붙여 수송력 향상을 서둘렀다. 그 결과 2004년 3월 결산에서 7500억엔(7조 5000억원)의 운수수입 중 40%인 약 3000억엔을 이 지역에서 벌어들였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사철 관계자는 “사고구간의 경우 1분 정도 출발이 늦어지면 후속 열차들의 출발지연을 일으키게 돼 있다.”며 “기관사가 초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전 역에서 1분30초가량 출발이 지연됐던 사고열차의 기관사가 출발 후 과속했을 것이란 얘기다. 특히 정시운행을 지키지 못해 회사수익 감소로 연결시킨 기관사는 감봉과 승급 누락이라는 가혹한 처벌이 내려지기 때문에 ‘허위보고’도 관행화돼 있다. 이 때문에 사고 기관사도 실제로는 40m 지나쳐 정차했음에도 징계를 우려,8m 지나쳤다고 보고한 것 같다. 일본 언론들은 JR서일본이 이달초 사원들에게 문서로 사고나 실수 등으로 운행이 지체될 경우 즉각적인 시간단축을 지시, 결과적으로 사원들이 “엄청난 압박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효고현 사고 직후 JR 각 사와 사철, 지하철 등은 기관사와 승무원들의 철저한 안전확보를 강조하며 “제한속도를 준수하고 승무원의 건강관리에 철저하라.”고 지시하는 등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 수습에 나섰다. ●소자화 직격탄, 대책마련 부심 철도회사들의 경쟁은 소자화와 고령화에 따라 해마다 승객이 감소하면서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JR서일본의 재래선 승객 수는 정점이었던 1996년 18억 4000만명이었으나 2003년에는 17억 5000만명으로 줄었다. 도부·세이부철도 등 사철과 경합하는 JR동일본도 “곧 소자화로 인한 승객 감소사태가 올 것”이라며 사업 합리화를 서두르고 있다. taein@seoul.co.kr
  • [여의도in] 박대표 ‘1촌’들과 남산 산책

    [여의도in] 박대표 ‘1촌’들과 남산 산책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3일 싸이월드 가족 500여명과 함께 남산길을 걸었다. 미니홈피 개설 1주년 기념 행사였다. 이들은 이날 오후 2시쯤 남산식물원을 출발해 산책로를 따라 남산예술원까지 갔다. 박 대표는 “한분 한분씩 오셔서 벌써 250만명이 미니홈피에 다녀갔고,1촌 맺기를 기다리는 분은 3000명이나 됐다.”면서 “그동안 여러분이 있어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미니홈피에 가려고 노력한다.”고 말할 정도로 애착을 가지고 있다. 보통 밤 11시쯤부터 싸이에 접속해 네티즌의 글을 훑어보고 답글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밤에도 ‘봄바람’이라는 글에서 일부 소장파와 비주류가 조기 사퇴를 촉구한 것에 대한 심경을 담았다. 그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중요한 관심은 내가 지금 걷는 이 길이 바른 길인가 하는 것이다.”면서 “차라리 내 가슴이 아플지언정 남의 가슴을 아프게 하지 않겠다는 결심은 마음을 편하게 한다.”고 썼다. 이어 “겨울 바람이 봄바람보다 약해서 겨울이 물러나는 게 아닌 것 같이…”라고 글을 맺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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