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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솔향을 마신 …듯 바다를 마신 듯… 청량 힐링 한잔

    솔향을 마신 …듯 바다를 마신 듯… 청량 힐링 한잔

    코는 눈보다 예민한 신체 기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끝을 두드리는 솔향에서 강원 강릉에 다다랐음을 먼저 알아차립니다. 그 뒤에야 ‘솔향강릉’이라는 슬로건과 울울창창한 솔숲이 눈에 들어옵니다. 지천으로 소나무가 자라는 강릉에서도 솔향이 유난히 짙은 곳이 있습니다. 강문해변을 시작으로 송정해변을 지나 안목해변 근처까지 이어지는 3.5㎞ 길이의 솔숲입니다. 걷는 내내 푸른 소나무와 아스라이 들려오는 파도 소리가 여행자의 길동무가 돼 줍니다. 숲에 고인 향기는 땅거미가 내리고 나면 더욱 또렷해집니다. 어둠이 주변의 부산스러움을 덮으면 소나무의 곧고 휜 실루엣도 더욱 두드러지지요. 나무 사이로 비치는 자동차 불빛을 호롱불 삼아 초여름 밤, 솔숲을 자분자분 거닐어 봅니다.강릉 바닷가 지근거리에 고요한 솔숲이 숨어 있다. ‘숨어 있다’는 단어를 쓴 건 솔숲을 찾아가는 길이 멀고 험해서가 아니다. 솔숲이 제 모습을 훤히 드러내고 있음에도 흘낏 보고 지나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강문해변, 송정해변, 안목해변 근처를 일직선으로 잇는 솔숲은 한 걸음 한 걸음 공들여 걸을 가치가 있다. 흔히 볼 수 있는 게 솔숲이라지만 시종일관 푸르른 동해를 끼고 걸을 수 있는 솔숲은 흔치 않다. 솔숲은 낮에도 좋지만 밤에 걷는 호젓함도 빼어나다. 여름밤 산책의 낭만이 강문해변과 송정해변 뒤 솔숲에 ‘숨어 있다’.●초여름 솔숲 한 걸음… 혼자일수록 호젓, 느릿할수록 짙어지는 솔향 3.5㎞의 솔숲 길은 쉬엄쉬엄 걸어 1시간 20분이면 충분하다. 강문과 송정, 두 해변 중 어느 곳에서 출발해도 큰 차이는 없지만 효율적으로 움직이려면 강문해변을 시작점으로 삼는 편이 낫다. 송정해변까지 솔숲을 따라 걷고 남쪽으로 1.5㎞만 더 내려가면 안목해변의 강릉 커피거리에 닿을 수 있어 반나절 산책 코스가 완성된다. 어스름이 내리기 시작하는 저녁, 솔숲에 들어서자마자 잠들었던 오감이 기지개를 켠다. 솔향이 시큰하니 다디달다. 한낮의 들뜬 열기가 가라앉을수록 숲의 향기는 더욱 짙어진다. 소나무 군락은 짙은 수묵담채화 같기도 하고 제멋대로 휘고 꺾인 줄기가 기기묘묘한 추상화 같기도 하다. 다섯 발자국.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다.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게 뿌리를 내린 소나무들이 사방으로 끝 간 데 없이 펼쳐진다. 구간을 나눈다거나 어느 한 지점을 짚는 것이 이곳에선 어리석게 느껴진다. 걸어도 걸어도 어둑한 초록의 숲이 무한히 반복될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히기에. 꺼칠꺼칠한 소나무 기둥에 손을 대보기도 하고, 솔방울을 오독오독 밟으며 걷는 재미도 느낀다. 몇 걸음만 가면 바다다. 소나무 사이로 짙푸른 수평선이 조각조각 눈에 들어온다. 솔숲길은 대개 바다에 가까운 쪽과 마을에 가까운 쪽, 두 갈래의 오솔길로 나뉜다. 어디를 걷든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청량한 솔향이 뒤섞여 몸과 마음이 시원하다. 깜깜한 밤에 숲을 걷는다고 겁을 낼 필요는 없다. 어두워도 넘어질 걱정 없는 순한 흙길인 데다가 도로변의 가로등이 훤하고 더위가 한풀 꺾인 뒤 운동하는 시민들이나 손 잡고 산책하는 연인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솔숲의 호젓함을 느끼려면 혼자일수록 좋다. 친구와의 대화, 이어폰에서 흐르는 음악, 눈을 피곤하게 하는 휴대전화 화면…. 이곳에서만큼은 모든 것을 잠시 내려놓고 어둠에 스며들어 느릿느릿 걷는 기쁨을 만끽하기를. 솔숲은 해안가를 따라 기다랗게 조성돼 있다. 이곳 소나무는 해안가에 사는 소나무라고 해송, 잎이 곰처럼 억세다고 곰솔, 수피가 검은색을 띠어 흑송이라고도 불린다. 해안에 빼곡한 소나무는 방풍림 역할을 한다. 그 증거로 모래사장에 가까운 나무들은 바닷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내느라 몸통이 사선으로 휘었다. 6월 무렵에는 솔숲 모래땅에 연분홍 꽃이 오종종하게 피어난 모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해안가에서 자라는 갯메꽃이다. 갯메꽃, 갯그령, 갯방풍 등 바닷가에 사는 식물은 모래땅 속으로 깊숙이 뿌리를 내려 해안 침식을 막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인생샷 한장… 강문해변 반지 프러포즈, 송정해변서 숨은 낭만찾기 솔숲에 마음을 빼앗겼다 한들 바닷가를 쌩하니 지나치기엔 아쉽다. 강문해변은 ‘SNS 업로드용’ 해변으로 진화 중이다. 모래사장을 따라 조성된 액자형, 반지형 포토존은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돌며 사진 찍는 이들로 붐빈다. 액자 포토존에서 모래사장으로 내려오면 오른쪽에 반달처럼 둥근 해안선이 한눈에 잡힌다. 송정해변이라는 지명은 소나무에서 연유한다. 고려 제27대 왕인 충숙왕(1294~1339)의 부마 최문한이 소나무 여덟 그루를 이곳에 심어 팔송정이라 불리다가 추후 송정(松亭)이 됐다고 전해진다. 송정해변은 주변 해변에 비해 인적이 드물다. 최근엔 패러글라이딩과 카이트 보딩이 푸른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카이트 보딩은 거대한 연을 줄로 연결해 허리에 묶고 서핑하는 스포츠다. 연에 몸을 맡기고 수면을 미끄러지는 쾌감을 느끼려 송정해변을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느는 추세다. 송정해변 쪽 국군송정콘도 맞은편(송정동 산 1-4)은 사진을 남기기 좋다. 몸통이 가는 소나무, 그 사이로 가득 찬 바다에 사람까지 더해지면 구도가 꽤 그럴싸하다.●카페거리서 바다 한잔… 여름밤 버스킹에 파도소리가 코러스 밤의 솔숲을 지나면 불빛이 반짝이는 카페거리가 여행자를 반긴다. 북쪽 안목해맞이공원부터 남쪽 안목해변주차장까지 약 500m의 거리에 스무 곳 남짓의 카페가 나란하다. “여기까지 왔는데 커피 한잔 마시고 가야지.” “우리 어느 카페로 가지?” 커피를 대화 주제로 삼는 일은 이 거리에서 너무나 익숙하다. 지금부터 40여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1980~90년대 강릉항이 안목항이던 시절, 이곳에 늘어섰던 커피 자판기 30여대는 강릉카페거리의 출발점이 됐다. 시간이 흐르며 자판기 자리에 카페가 들어섰지만 여태 남아 있는 커피 자판기도 있다. 초창기 ‘안목 길 카페’의 아날로그한 멋을 느끼고 싶다면 자판기에서 종이컵 커피를 뽑아 들고 모래사장을 거닐어도 좋겠다.카페는 대부분 2, 3층 야외 테라스를 갖췄다. 덕분에 바다를 마주하며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어느 곳이든 풍경은 보장하니 각자의 커피 취향에 맞는 카페를 고르면 된다. 할리스커피는 강릉항 끄트머리에 있어 때를 맞추면 울릉도로 향하는 배를 볼 수 있고, 산토리니커피는 카페거리에서 처음으로 핸드드립을 시작했으며, 엘빈은 커피뿐 아니라 과일이 듬뿍 올라간 타르트로도 이름이 났다. 여름밤에는 버스킹을 하는 이들의 음악이 더욱 낭만적으로 만든다. 버스커들에겐 바다와 합주할 영광이 주어진다. 뒤척이는 파도 소리가 노래의 코러스가 되고,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은 음악에 맞춰 고개를 까딱거리며 여름밤이 깊어 간다. 글 이수린(유니에스 여행작가)·사진 허승범 ■ 여행수첩 (지역번호 033)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동해고속도로(삼척~속초) 강릉분기점을 지난다. ‘주문진, 경포, 강릉과학산업단지’ 방면으로 우회전한 후 사임당로를 따라간다. 경포오거리에서 좌회전한 후, 난설헌로와 창해로를 따라가면 강문해변이다. 지난해 6월 전 구간이 개통된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할 수도 있다. →맛집:폴앤메리버거(653-2354)는 강문해변에서 유명한 수제 버거집이다. 고소한 잡곡 빵에 두툼한 소고기 패티, 토마토, 양상추 등을 높이 쌓아 올려 두 손으로 꾹 누른 후 잘라 먹어야 한다. 초당순두부마을은 강문해변에서 차로 4분,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다. 이곳 식당들은 바닷물을 간수로 쓰고 국산 콩으로 두부를 만드는 전통 방식을 고수한다. 원조초당순두부(652-2660)는 슴슴한 순두부전골, 동화가든(652-9885)은 칼칼한 짬뽕순두부를 낸다. →잘 곳:강문해변에서 걸어서 10분 남짓 거리의 세인트존스경포호텔(660-9000)은 수영장과 반려견 보호 시설을 갖췄다. 솔숲 중간의 아비오호텔(640-6900)은 솔숲과 바다를 내려다보며 눈의 피로를 풀 수 있다.
  • ‘4修’ 오거돈·‘9修’ 송철호… 보수 텃밭에 우뚝 선 진보 장수생

    ‘4修’ 오거돈·‘9修’ 송철호… 보수 텃밭에 우뚝 선 진보 장수생

    직선제 23년 만에 첫 진보 시장 영남 정치권력의 교체 ‘새 역사’ 오거돈, 리턴매치서 서병수 눌러 송철호 총선 6회 등 고배 끝 승리1995년 지방선거가 도입된 이후 단 한 차례도 진보 진영의 인물들에게 광역단체장 자리를 넘겨주지 않았던 보수 텃밭 부산과 울산에서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단체장들이 탄생했다. 직선제가 시행된 지 23년 만의 변화다. 특히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오거돈(69) 후보가 13일 오후 10시 현재 당선이 확실시돼 2014년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를 누르고 리턴매치에서 승리했다.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송철호(69) 후보가 현역 시장인 김기현 후보를 꺾고 ‘8전 9기’의 감동을 만들었다. 송 후보는 이날 오후 9시 30분 현재 4.4%가 개표된 가운데 52.4%로 김 후보(39.1%)를 13.3% 포인트 앞섰고 출구조사에서도 55.3%를 기록했다. 오 부산시장 당선자는 부산 정치권력 교체라는 새 역사를 쓴 주인공으로 4수 끝에 ‘민선 7기 부산호’의 선장 자리를 꿰찼다. 부산은 한때 ‘야당 도시’로 불렸다. 하지만, 부산은 지방자치제가 도입, 시행된 이래 부산시장은 한국당의 전신 정당 출신의 인사들이 모두 장악했다. 이번만은 예전과 달랐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서병수 새누리당(현 한국당 전신) 후보가 오거돈 후보를 1.3% 포인트 차이로 근소하게 이겼다. 4년 뒤 치러진 이번 리턴매치에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오 당선자가 무난하게 승리했다. 오 당선자는 네 번째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앞두고 부산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절실함을 유권자에게 호소했다. 그는 시민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부산시장이 되겠다며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동북아 해양수도 부산의 기틀을 만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오 당선자는 “부산시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며 “특정 계층에 의해 주도된 부산시장이 변화되길 바라는 부산시민의 염원이 담긴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권위주의와 불통의 23년 독점을 깨고 새로운 시민 행복 시대를 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끝까지 민심의 흐름을 살피겠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송 울산시장 당선자의 선거 이력은 더 화려하다. 송 당선자는 1992년부터 6번의 국회의원 선거와 2번의 시장 선거에 도전했으나 모두 낙선했고, 아홉 번째의 도전에서 8전 9기의 감동을 만들었다. 그는 1992년 치러진 제14대 총선(울산 중구)에 민주당 후보로 선거에 첫 얼굴을 내민 뒤 2016년 무소속까지 총선에 6차례 출마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울산시장 선거에도 1998년과 2002년 두 차례 나서 모두 고개를 숙였다. 선거 때마다 송 당선자가 거론됐고 진보 진영 대표 주자로 등판했다. 아쉽게 성과는 없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초반부터 독주 체제를 굳혔다. 송 당선자는 언론사의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으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상했다. 그는 당선 소감에서 “울산은 북방경제교류 시대의 중심 기지이자, 선두 도시로 거침없이 나아갈 것”이라며 “모든 울산시민과 함께 새로운 울산을 활짝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그는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기존 3대 주력 산업의 고도화 경쟁력 강화는 물론 4차 산업 육성 등 새로운 먹거리를 통해 산업 수도 울산의 경쟁력을 다시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송 당선자는 “울산은 오늘부터 통합과 협치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다”며 “통합과 협치는 경기침체와 다양한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울산의 새로운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차별 없는 울산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포괄적 합의에 양측 만족”…김정은 “중대한 변화 보게 될 것”

    [6·12 북미 정상회담] 트럼프 “포괄적 합의에 양측 만족”…김정은 “중대한 변화 보게 될 것”

    ‘세기의 회담’이라고 평가받는 북·미 정상회담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위치한 카펠라호텔에서 개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단독정상회담과 확대정상회담을 포함해 140분간 회담을 진행하고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여러 발언을 주고받으며 이번 회담이 지닌 의미와 북·미 관계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록 전문. ●단독정상회담 -트럼프:우리는 굉장히 성공할 것이라고 믿는다. 만나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오늘)좋은 대화가 있을 것이다. 좋은 결과를 맺을 것이라고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 -김정은: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은 아니었다.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때로는 우리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다. 우린 모든 것을 이겨 내고 이 자리까지 왔다. -트럼프:옳은 말이다. 대단히 감사하다. 모두 감사드린다. ●확대정상회담 -트럼프:만나게 돼서 영광이다. 함께 협력해서 반드시 성공을 이룰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과거에 해결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난제를 풀 것이라고 생각한다. 함께 협력하게 돼서 매우 영광이다. 감사하다. -김정은:우리 발목을 지루하게 붙잡던 과오를 과감하게 이겨냄으로써 대외적인 시선과 이런 것들을 다 짓누르고 우리가 이 자리에 모여 앉은 것은 훌륭한 평화의 전주곡이라 생각한다. 조금 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지만 이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해보지 못한, 물론 그 와중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훌륭한 출발을 한 오늘을 기회로 해서 함께 거대한 사업을 시작해 볼 결심은 서 있다. -트럼프:우리는 성공적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우리는 함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될 것이다. ●공동합의문 서명식 -트럼프:우리는 아주 중요한 합의문에 서명하게 됐다. 이 문서는 상당히 포괄적인 문서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로 훌륭한 대화를 나누고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 나는 약 2시간 후인 오후 2시 30분에 기자회견을 하게 될 것이다. 거기서 좀더 자세히 이야기하겠다. 그동안에 발표문이 기자들에게 배포될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두 사람 모두는 이 문서에 서명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다. -김정은: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이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서명을 하게 된다.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오늘과 같은 이런 자리를 위해서 노력해 주신 트럼프 대통령께 사의를 표한다. -트럼프:우리는 그(비핵화) 프로세스를 매우 빠르게 시작할 것이다. 매우매우 빠르게 시작할 것이다. 전적으로 그렇다. 조금 후에 우리가 서명한 발표문의 내용에 대해서 곧 알게 될 것이다. 저희가 서명하는 이 성명은 굉장히 포괄적 문서이고 양측이 결과에 대해서 만족할 만한 결과이다. 이 문서에 서명하고 이러한 만남을 가지려고 많은 사람이 선의를 갖고 노력했고 많은 준비작업이 있었다. 양측의 그런 작업을 해주신 분들에 대해서 감사드린다. 거기에는 폼페이오 국무장관뿐만 아니라 조선(북한) 측의 여러 참여자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감사하다. 조금 후에 뵙겠다. 오늘 일어난 일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을 느낀다. 북한, 한반도와의 관계가 과거와는 굉장히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둘 다 무언가 하고 싶다. 우리 둘 다 무언가를 할 것이다. (김 위원장과) 굉장히 특별한 유대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굉장한 인상을 받고 굉장히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세계에 있어 굉장히 크고 위험했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김 위원장께 감사드리고 싶다. 오늘 (김 위원장과) 많은 시간을 보냈다. 굉장히 집중을 기울이는 시간이었다. 그 누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누가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였다. 앞으로 더 많은 진척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오늘 함께할 수 있어 굉장히 영광이었다. 대표단에도 감사드린다.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할 것이냐는 질문에)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문 대통령의 ‘냉전의 해체’ 발언 의미는?... ‘평화시대의 출발점’

    문 대통령의 ‘냉전의 해체’ 발언 의미는?... ‘평화시대의 출발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냉전의 해체’로 정의하고 비핵화를 넘어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담대한 여정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취임 후 부단한 ‘중재역할’로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한반도 비핵화의 첫발을 뗐다면 이제는 북미가 약속한 사항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자처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12일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6월 12일 센토사 합의는 지구 상의 마지막 냉전을 해체한 세계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남북한이 함께 거둔 위대한 승리이고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들의 진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를 ‘냉전 해체’, ‘세계사적 사건’이라는 표현으로 평한 것은 두 정상의 결단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대 시발점으로 인식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에선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6·12 센토사 합의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에서 제기되던 의심은 물론, 자신의 구상을 가로막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이제 시작이고 앞으로도 숱한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시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이 담대한 여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러한 해석을 뒷받침한다. 다시 말해 남북미는 물론 세계 사회가 지지하는 평화·협력을 향한 의지를 꺼지지 않는 엔진으로 삼아 어떤 장애물을 만나도 흔들림 없이 앞만 보고 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와 2005년 6자회담을 통한 9·19 공동성명 채택 등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성과들이 도출됐으나 합의사항 미이행 등으로 약속이 파기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초간 ‘세기의 악수’…70년 냉전의 벽 허문 미소와 스킨십

    10초간 ‘세기의 악수’…70년 냉전의 벽 허문 미소와 스킨십

    ‘세기의 만남’이 마침내 성사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중립국인 싱가포르의 휴양지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에서 처음으로 마주하고 역사적인 악수를 했다. 미국 성조기와 인공기가 나란히 배치된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으로 양쪽에서 나온 두 정상은 약 10초간 악수과 함께 간단한 담소를 나눴다. 두 정상 모두 활짝 웃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툭툭 치는 등 특유의 친근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이어 두 정상은 통역과 함께 단독 회담장으로 향했다. 회담장으로 이동하면서도 두 정상은 다정하게 대화했다.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전쟁 정전 후 70년 가까운 적대관계를 이어온 양국의 현직 정상이 최초로 만나 북미의 적대관계를 끝내고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 수 있는 세계사적 사건을 연출한 것이다.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마오쩌둥 중국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1980년대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미·소 정상회담에 비견되는 역사적 장면으로 평가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1분 숙소인 샹그릴라 호텔을 출발해 12분 만에 회담장에 도착했다. 서방 외교무대에 처음 등장한 김 위원장을 태운 리무진 차량도 이보다 11분 뒤인 오전 8시 12분에 무장한 경호차량 20여 대의 호위를 받으며 하룻밤 머문 세인트 리지스 호텔을 출발, 8시 30분에 회담장에 도착했다.긴장된 표정의 김 위원장은 회담 6분 전인 8시 53분 리무진 차량에서 내렸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그는 왼쪽 겨드랑이에 두꺼운 검은핵 서류철을 끼고, 오른손으로는 뿔테 안경을 든 채로 회담장으로 입장했다. 이어 역시 긴장된 표정으로 빨간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1분 전인 8시 59분 도착했다. 사진촬영과 모두발언에 이어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의 하이라이트인 일대일 담판에 들어갔다. 최초로 마주앉은 두 정상이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북미관계 정상화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러 공동선언문을 채택할 수 있을지 지구촌의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그라피티, 예술 혹은 범죄/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그라피티, 예술 혹은 범죄/이순녀 논설위원

    호주의 문화수도로 불리는 멜버른에서 꼭 가봐야 하는 명소 중 하나가 호시어 레인이다. 좁은 골목 양쪽 건물 외벽마다 빼곡히 그려진 강렬한 원색의 그라피티로 유명한 거리다. 2004년 방영된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에서 소지섭과 임수정이 처음 만나는 장소로 등장하면서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다. 2년 전 멜버른을 방문했을 때 찾아가 보니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허름한 뒷골목이 청년 예술가들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에 힘입어 활기찬 관광 명소로 변모한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벽에 낙서처럼 긁거나 스프레이 페인트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그라피티는 반항기 청소년이나 흑인 등 소수 민족의 저항문화에서 출발해 지금은 현대예술의 한 장르로 당당히 인정받고 있다. ‘검은 피카소’로 불렸던 거리의 예술가 장 미셸 바스키아, 뉴욕 지하철 낙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팝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공이 컸다. 이들의 낙서 예술은 패션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라피티가 현대사회에서 차지하는 예술적 가치를 극명하게 보여 준 사례는 지난 2월 뉴욕 연방법원의 판결이다. 법원은 퀸스롱아일랜드시티에 있는 건축물 ‘파이브 포인츠’를 재개발하는 과정에서 그라피티 작품들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건물주에게 총 675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공장 부지였던 이곳은 1990년대 공장 폐쇄 이후 그라피티 성지로 명성을 날렸다. 그런데 새 건물주가 2013년 고급 콘도 건설을 발표한 뒤 한밤중에 건물 외벽을 흰 페인트로 칠해 버리자 그라피티 작가 21명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그라피티도 법으로 보호해야 할 예술작품”이라며 작가들의 손을 들어 줬다. 그럼에도 그라피티는 여전히 예술과 낙서의 경계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라피티 아티스트 정태용씨가 지난 8일 밤 서울 중구 청계천로에 설치된 베를린장벽에 스프레이 페인트로 그림과 글씨를 남겨 원본을 훼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베를린장벽은 독일 베를린시가 2005년 서울시에 기증한 것이다. 정씨는 “전 세계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 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고 주장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홍대와 이태원, 을지로 등을 중심으로 무분별한 그라피티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다고 한다. 현행법상 타인의 건물과 공공시설물에 허가 없이 낙서할 경우 재물 손괴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자유분방한 예술의 중요성 못지않게 사회 질서와 상식에 대한 존중도 필요하지 않을까. coral@seoul.co.kr
  • 특검 vs 검, 매크로 수사 라이벌전?

    檢, 오늘 ‘새누리’ 수사팀 결정 양측 경쟁 구도 압박받을 듯 ‘드루킹 특별검사팀’의 활동이 시작된 가운데, 자유한국당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의 매크로(자동 입력 반복) 프로그램을 활용한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에도 시동이 걸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특검의 칼과 제1야당의 전신을 향한 검찰 수사가 경쟁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1일 드루킹 사건을 맡은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검은 추천받은 특검보 후보 20여명 중 최종 후보 6명을 선정하고 있다. 허 특검은 “파견검사와 관련해 법무부와 협의를 시작했고, 수사팀장 역할을 할 (수석) 파견검사부터 먼저 받는 것을 구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허 특검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 사무실을 구하고, 신호종 전 대구고검 사무국장을 수사지원단장으로 정했다. 서울중앙지검도 지난 7일 민주당이 과거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2006년 이후 선거에서 매크로를 이용해 여론조작을 했다고 고발한 사건을 맡을 수사팀을 12일 정한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매크로 조작 의혹도 특검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특검법상 불가능해 검찰이 수사를 맡게 됐다. 비슷한 성격의 두 사건에 대한 수사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특검과 검찰이 라이벌처럼 수사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법조계에선 이번 특검이 검·경의 수사가 부실하다는 비판에서 출발했고, 한국당이 허 특검을 추천했다는 점 등을 봤을 때 2008년 BBK 사건처럼 ‘면죄부 특검’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법조계 관계자는 “결국 김경수 전 민주당 의원에 대한 혐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성패의 가늠자”라고 분석했다. 검찰 안팎에선 특검이 수사 강도를 높이면, 검찰도 경쟁적으로 결과물을 내놓으라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본다. 한 변호사는 “드루킹과 새누리당 매크로 조작 의혹 모두 정치적 사건인데, 야당이 제기한 의혹과 관련해선 결과물이 나오고 여당이 고발한 사건이 지지부진하면 검찰의 면이 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특검과 검찰이 묘한 경쟁 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김정은 한밤 2시간 ‘깜짝 외출’… 시티투어·경제개발 모델 체험

    김정은 한밤 2시간 ‘깜짝 외출’… 시티투어·경제개발 모델 체험

    김여정·리수용·김창선 등 동행마리나베이샌즈 등 관광지 관람 시민들 환호하자 손 흔들며 화답 ‘세기의 담판’인 6·12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마지막 준비 작업에 전념했다. 북·미 정상은 57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근거리의 숙소를 각자의 베이스캠프로 삼아 팽팽한 막판 줄다리기를 벌였고, 김 위원장은 이날 밤 수행원을 대거 거느린 채 숙소를 나와 ‘깜짝 외출’을 하는 여유를 부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을 불과 12시간을 앞두고 이날 오후 9시 4분(한국시간 오후 10시 4분)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을 전용차를 타고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인민복 차림으로 만면에 웃음이 가득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왔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리수용 당 부위원장, 그리고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김 위원장과 함께 로비로 내려와 동행했다.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도 로비에서 대기하다 합류했다.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의 유명 관광지 마리나 베이 샌즈의 식물원인 ‘가든스 바이 더 베이’를 방문한 뒤 이어 인근의 마리나 베이 호텔 스카이파크(전망대)를 찾았다. 김 위원장은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외무장관과 여당 유력정치인인 옹 예 쿵 전 교육부 장관과 함께 웃음을 지으며 ‘셀카’를 찍었다. 김 위원장이 야경을 감상한 마리나 베이 호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 쉘던 에덜슨 회장이 소유한 곳이다. 김 위원장의 방문 소식이 알려지면서 마리나 베이 일대에는 취재진과 시민들이 몰려들었고 현장에 운집한 시민들이 김 위원장 일행을 보고 환호하자 김 위원장은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가까운 거리의 ‘에스플러네이드’와 관광 명소 머라이언 파크를 잠시 들렀다. 김 위원장은 2시간여 만인 오후 11시 22분쯤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의 수행을 받으며 숙소로 귀환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관광은 경제개발 모델을 체험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모든 걸 주도하는 경제모델이라는 점에서 북한도 눈여겨봐 왔다. 특히 싱가포르는 정치적으로 독재정권을 유지하면서 경제성장을 성공한 이례적인 모델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까지는 호텔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북한에서 직접 공수한 식재료로 식사를 해결하며 회담 관련 전략을 짜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에는 김 위원장의 공식 수행원인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은색 미니버스를 타고 호텔을 떠났다. 조용원 노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도 현 단장과 함께 미니버스에 올랐으며 검은 정장 차림의 경호원 수십명도 보라색 대형버스를 타고 호텔을 출발했다. 정상회담장인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의 최종 점검에 나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공연을 선보이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날 북측 대표단이 머무는 세인트리지스호텔에서는 조셉 윤 전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모습이 목격돼 눈길을 끌었다. 대북 유화론자로 알려진 윤 전 대표는 리수용 부위원장과 만나 악수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연출해 물밑 접촉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45분쯤(현지시간) 숙소인 샹그릴라호텔을 출발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 장소인 이스타나궁으로 이동했다. 오는 14일 72번째 생일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리 총리와 오찬을 겸한 정상회담에서 리 총리로부터 ‘깜짝’ 생일 축하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 총리와의 회담을 마치고 오후 2시 15분쯤 호텔로 돌아온 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통화한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공식 일정을 잡지 않았다. 오후 내내 숙소에서 막판 실무협상 상황을 보고받고 측근들과 대북 협상 카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한반도 비핵화 ‘운명의 날’ 밝았다

    한반도 비핵화 ‘운명의 날’ 밝았다

    ■트럼프 “나에겐 평화의 사명이 있습니다” 몇 분 후 저는 싱가포르로 출발합니다. 저에겐 ‘평화의 사명’이 있습니다. 제 마음속에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아서 갈 것입니다. 우리는 비핵화를 이뤄 내야 합니다. 지금 드릴 수 있는 말은 지금까지는 잘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봐야 합니다. 곧 결과를 알게 될 것입니다. 이 일은 북한과 남한, 일본, 전 세계, 그리고 미국에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저는 명확한 목표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때로는 직감적으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과거엔 이 정도 수준까지 (북·미 관계가) 진전된 적이 없습니다. 저는 그(김정은)가 세상을 아주 많이 놀라게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는 매우 긍정적입니다. (6월 9일 캐나다 G7 정상회의 기자회견 발언) ■文 “통 크게 주고받는 결단 기대합니다” 전 세계가 고대하던 북·미 정상회담이 드디어 내일 개최됩니다. 전쟁에서 평화로 가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이제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염원하는 전 세계인들의 바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두 지도자가 서로의 요구를 통 크게 주고받는 담대한 결단을 기대합니다. 저는 내일 회담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과 기대를 함께 갖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출범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끝내 지금의 상황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어떤 상황 속에서도 적어도 한반도 문제만큼은 우리가 주인공이라는 자세와 의지를 잃지 않도록 국민들께서 끝까지 함께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6월 11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발언) ■김정은 “역사적 책임·의무 다할 것입니다” 굳은 의지를 갖고 끝까지 밀고 나가면 닫겨 있던 문도 활짝 열리게 됩니다. 위대한 역사는 저절로 창조되고 기록되지 않으며 그 시대 인간들의 성실한 노력과 뜨거운 숨결의 응결체입니다. 이 시대의 우리가 창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완전무결하게 해놓음으로써 자기의 역사적 책임과 시대적 의무를 다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 길에는 외풍과 역풍도 있을 수 있고 좌절과 시련도 있을 수 있습니다. 고통 없이 승리가 없고, 시련 없이 영광이 없듯이 언젠가는 온갖 도전을 이겨내고 민족의 진로를 손잡고 함께 헤쳐간 날들을 즐겁게 추억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 뜻과 힘을 합치고 지혜를 모아 평화번영의 새 시대, 새로운 꿈과 희망이 기다리는 미래로 한 걸음 한 걸음 보폭을 맞추며 전진해 나아갑시다.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 발언)
  • 평양도 북미회담으로 ‘들썩’... 주민들, 신문 게시판 앞으로 몰려

    평양도 북미회담으로 ‘들썩’... 주민들, 신문 게시판 앞으로 몰려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 보도를 자제하던 북한이 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대대적인 보도를 하며 뉴스 보따리를 풀어놓았다고 AP통신이 11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북한은 이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비롯해 조선중앙TV,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위해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사실을 크게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1면과 2면에 걸쳐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출발, 싱가포르 도착, 싱가포르 총리와의 회담 등을 보도했으며 6면에는 개인필명의 정세 논설을 실었다. 조선중앙TV도 이날 오전 첫 뉴스 방송에서 이 내용을 톱 및 유일한 기사로 다뤘다. 평양 주민들은 노동신문을 읽으려고 지하철역 신문 게시판으로 몰려들었으며, 주요 기차역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도착 장면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북미 정상회담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려 있었지만, 북한은 전날까지 최근 수개월 동안 마치 ‘태풍의 눈’처럼 고요했었다는 것이 AP통신의 설명이다. 북한 매체들은 회담을 사흘 앞둔 지난 9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새로 건설된 평양대동강수산물 식당을 둘러봤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10일 오후 싱가포르에 도착했지만, 이날 한마디의 언급도 없었다.이처럼 북한 매체들은 그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 회동 계획을 보도하기는 했지만, 회담의 시간과 장소 등 구체적인 내용은 거의 알리지 않았다. 이에 따라 외부의 시선으로 보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평양은 흥분으로 들떠 있어야 하지만 겉으로 그런 모습을 찾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회담이 자신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는 만큼 북한인들로서는 실제로는 큰 관심을 두고 있었고 온갖 소문과 억측이 뒤따랐을 수 있다는 것이 AP통신의 설명이다. 특히 전과 다른 이번의 신속한 싱가포르 도착 보도는 회담이 잘 되거나 최소한 그런대로 될 것이라는 확신의 정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북한은 종종 특정 행사가 끝나고 나서야 첫 보도를 하곤 했다. 또 북한으로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 자체로 엄청난 선전 효과를 거두게 됐다며, 이런 모습은 김정은 위원장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도 추구했지만 실현하지 못한 것이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북 매체, 김정은 북미회담 참석차 싱가포르 방문 보도

    북 매체, 김정은 북미회담 참석차 싱가포르 방문 보도

    북한 매체들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싱가포르행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미합중국 대통령과의 력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을 위해 평양을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한 지 하루 만에 북한 매체들도 북한 내부에 이를 확인한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조미(북미) 수뇌 상봉과 회담이 개최되는 싱가포르를 방문하시기 위해 10일 오전 중국 전용기로 평양을 출발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최고영도자(김정은) 동지와 도널드 트럼프 미 합중국 대통령 사이의 력사적인 첫 상봉과 회담이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에서 진행되게 된다”고 밝혔다.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에 김영철·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수행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을 환송하는 의식이 평양 국제비행장에서 열렸다고 전했다. 이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리명수 전 총참모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박광호·김평해·안정수·박태성·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최부일 인민보안상, 로두철 내각 부총리 등이 공항에서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트럼프·김정은 모델’로 한반도 평화 이뤄 내야

    6·12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 세계의 이목은 이미 회담 장소인 싱가포르에 쏠려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어제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두 정상은 70년 한반도 냉전 종식의 신호탄이 될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마지막 호흡을 가다듬고 있을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 구축을 어느 누구보다 갈망해 온 우리 또한 떨리는 마음으로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고 있다.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기조차 어려웠던 만남이기에 회담 성공에 대한 기대가 정말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제 싱가포르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회담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이번 회담을 ‘평화의 임무’라고 강조하고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단 한 번의 기회”라며 김 위원장을 향한 메시지를 날렸다. 또한 “1분 이내면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알아챌 수 있다”면서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어어 가지 않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마주 앉아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 김 위원장은 이미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포함한 미국 핵심 관계자들에게도 체제안전만 보장된다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약속했다. 이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구체적인 비핵화 이행 계획을 내밀면서 그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 체제 보장 로드맵을 김 위원장에게 명료하게 제시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 북·미는 이미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평양 방문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성 김 주필리핀 미 대사의 6차례 판문점 실무회담 등으로 비핵화와 체제 보장 방식과 일정을 조율해 왔다. 하지만 북·미가 이견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행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프로세스로 규정하고 2차, 3차 등 후속 회담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속적인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종전 합의 서명과 한·중·일 중심의 대북 경제협력 원칙도 거론했다. 핵폐기 방식과 관련해 북한이 극도로 거부감을 보여 온 리비아식에서 한 발짝 물러나 ‘트럼프 모델’을 거명해 북한이 원하는 ‘단계적·동시적’ 방식이 일부 반영될 가능성도 커졌다. 한반도 비핵화는 리비아나 카자흐스탄 등의 과정과 상황이 다르다고 인정한 것이다. 한반도 여건에 맞는 ‘트럼프·김정은 비핵화 모델’이 나와야 하는 이유다. 우리는 북·미 정상이 이 회담에서 로드맵을 포함한 완전한 비핵화(CVID)와 체제보장(CVIG)을 맞바꾸는 결단을 하길 기대한다. 한반도 비핵화 모델을 도출해 동북아에 영구적인 평화를 이뤄 내기를 바란다.
  •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 경제 산다] “환경 운동이 마케팅 활동”… 소비자가 키운 착한 기업

    [기업 보는 눈 바꿔야 국가 경제 산다] “환경 운동이 마케팅 활동”… 소비자가 키운 착한 기업

    “기업의 윤리적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에게 잘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믿는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돼야 합니다.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소비 행위에 자긍심을 부여하면 고객은 스스로 찾아오게 돼 있지요.” 지난 4월 26일 영국 남부 도싯주의 항구도시 풀에 있는 ‘러쉬’ 1호점에서 만난 공동창업자 로웨나 버드(59·여)와 윤리 담당자 사이먼 콘스탄틴(37)은 입을 모아 “투명성과 일관성이 소비자의 마음을 얻는 열쇠”라고 거듭 강조했다. 영국의 화장품 전문 브랜드 러쉬는 천연 재료를 사용하고 광고나 과대 포장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는 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각각의 제품마다 제작한 담당자의 이름과 얼굴 그림이 부착된 ‘상품 제작 실명제’로도 유명하다. 1995년 풀 지방의 작은 화장품 회사로 출발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50여개국에 932개 매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러쉬는 여느 기업과 달리 마케팅 전담 부서가 없다. 대신 윤리 캠페인팀이 환경 보호, 동물실험 반대, 각종 인권운동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이들 분야와 관련해서는 시민사회단체와 비슷한 수준의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이다.일례로 러쉬는 최근 국제적인 환경 비영리단체 SOS(Sumatran Orangutan Society)와 손잡고 오랑우탄의 주요 서식지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열대우림 복원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수마트라는 음식, 화장품 등 다양한 상품에 원료로 들어가는 팜유의 주된 생산지다. 그러나 대규모 팜 농장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훼손돼 생태계를 위협한다는 게 러쉬 측의 설명이다. 러쉬는 팜오일을 사용하지 않은 샴푸 바 ‘SOS 수마트라’를 선보이고, 판매금 전액을 기금으로 마련해 약 50㏊(약 15만평)의 농장 부지를 구입, 삼림을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고객들이 일상적인 구매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도 시행하고 있다. ‘블랙팟 재활용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러쉬의 검은색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인 블랙팟 5개를 모아서 매장에 가져온 고객에게는 마스크팩 정품 1개를 증정해 자연스럽게 ‘착한 소비’를 유도하는 활동이다. 이렇게 전 세계에서 모아진 화장품 용기는 100% 재활용돼 새로운 블랙팟으로 재탄생한다. 러쉬의 제품 용기가 검은색인 이유도 검은색 플라스틱이 유일하게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러쉬의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되고 홍보도 이뤄진다. 특히 과거와 같은 기업의 일방향적 홍보보다 온라인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소비자의 자발적인 입소문이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최근에는 러쉬의 이러한 활동이 단순히 윤리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경제적 효용의 측면에서도 유의미하다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효과적으로 브랜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됐다. 지난해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 기준 러쉬의 글로벌 매출은 9억 4143만 파운드(약 1조 3463억원)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3% 성장했다. 2016년에도 7억 2812만 파운드(약 1조 412억원)로 전년 대비 25.5% 성장하는 등 꾸준히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이어 오고 있다. 그러나 로웨나와 사이먼은 러쉬의 사회적 활동이 브랜드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마케팅 수단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러쉬 창립 초기부터 마케팅에 예산을 쏟는 대신 품질 개발과 윤리 활동에 더 많은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고, 이 같은 지향점이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고객 확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러쉬는 자사의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지칭할 때 일반적인 기업 용어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 대신 ‘윤리적 실행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사이먼은 이에 대해 “일반적으로 기업이 하는 CSR 활동이 CSR 전담 부서에서의 업무일 뿐 기업의 경영활동과는 별개로 움직이는 것과 달리 윤리적 실행력은 기업의 전 부서에서 공통적으로 작동하는 원리라는 것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러쉬가 진행하는 캠페인 등 대외적 활동뿐 아니라 원료를 수급하고 상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모든 과정이 ‘윤리적 실행력’에 포함된다는 것이다.그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이윤 추구 과정에서 다소 비윤리적인 부분이 있어도 더욱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나 기부로 그걸 상쇄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소비자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CSR 활동과 이윤추구 활동이 단절되면 사람들은 기업의 진정성을 의심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업이 거금을 들여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데도 사람들이 ‘보여주기식 요식 행위’라고 불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먼은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에는 돈을 쏟아부으면서 윤리적 활동을 하는 데에는 인색하다”면서 “윤리적 활동을 ‘부수적인 숙제’로 인식하는 순간 비용만 지출할 뿐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비경제적 활동이 되고 만다. 반면 자기가 진정 옳다고 믿는 가치에 투자하면 소비자들 스스로가 진심을 알아봐 주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러쉬는 몇 년 전 자신들의 가치관을 지키기 위해 전 세계 화장품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을 포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수입 화장품이 현지에서 판매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동물 실험을 거쳐야 한다는 중국의 규정을 따를 수 없었던 까닭이다.로웨나는 “화장품업계 종사자의 입장에서 중국이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인 것은 맞지만, 동물 실험과 관련한 중국의 정책이 변화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진출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그동안 고수해 온 철학을 포기하면, 러쉬의 가치관에 공감해 상품을 구매해 온 소비자들에게 외면을 받아 장기적으로는 타격을 입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업의 목표는 이윤 창출이 맞지만, 모든 행위를 비용절감과 이익 극대화의 기준에서만 판단하면 단기적으로는 이윤을 낼 수 있어도 결국에는 성장의 한계에 부딪치는 순간이 온다”고 힘주어 말했다. 풀(영국) 글 사진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교육감 깜깜이 선거 막자] 혁신학교 차별화·무상교육… 현안만 있고 비전은 ‘안갯속’

    [교육감 깜깜이 선거 막자] 혁신학교 차별화·무상교육… 현안만 있고 비전은 ‘안갯속’

    전국 최다 학생 관할 ‘공룡’ 교육감 송주명·임해규·이재정 3파전 구도 경기교육감은 17개 시·도 교육감 중에서도 매머드급 권한과 영향력을 가졌다.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은 학생(42만 2839명)을 대상으로 교육 정책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다. 제14·15대 경기교육감(2009~2014년)을 지낸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임기 동안 무상급식과 혁신학교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이를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서울신문이 교육 전문가들과 함께 꾸린 ‘2018 시·도교육감 선거공약 검증위원회’는 경기교육감 후보 5명의 공약을 분석했다. 검증 위원들은 “대부분 후보가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받을 혜택 위주의 공약은 많이 내놨다”면서도 “가장 큰 지역의 교육감 후보로서 지방교육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등에 대한 장기적 비전이 보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경기교육감 선거 출마 후보는 배종수(중도)·송주명(진보)·임해규(보수)·김현복(보수)·이재정(진보·이상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순) 등 총 5명이다. 현 교육감인 이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 불참해 진보 후보가 둘로 갈렸다. 보수도 김 후보가 뒤늦게 출마했다. 이번 선거는 시민단체에서 진보 단일후보로 나선 송 후보와 보수의 임 후보, 진보로 분류되지만 독자 출마한 이 후보의 3파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하다.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여론조사 기관인 칸타퍼블릭, 코리아리서치센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5일 조사(각 시도 거주 800~1천8명 대상,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3.1~3.5%포인트)해 6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정(23.0%), 송주명(8.9%), 임해규(4.6%), 배종수(2.9%), 김현복(0.9%) 후보 순으로 지지율을 보였다. ●혁신학교 관련 공약 차별성 부각 경기도가 혁신학교의 첫 출발지인 만큼 관련 정책이 진보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포함됐다. 혁신학교란 교육과정에 자율성을 부여해 지역별 맞춤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 후보는 현재 도내 23% 수준의 혁신학교를 2022년까지 모든 학교에 적용하고 현재 15개인 혁신교육 지구도 전 지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송 후보는 혁신학교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혁신학교의 교육과정과 수업 평가 등을 직접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보수 성향 임 후보는 혁신교육의 대표 정책인 자유학년제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자유학년제는 중학교 1학년 때 성적을 매기지 않고 1년간 다양한 교과 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임 후보는 이 후보가 교육감 재임 때 한 9시 등교제와 야간자율학습 폐지를 다시 학교 자율로 되돌려 놓겠다고 공약했다. 혁신학교를 늘리는 대신 과학고와 예술고, 체육고 등 특수목적고등학교를 학교 인구 100만명당 1개씩 세우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평가위원회는 “혁신학교와 관련해 각 후보가 다양한 공약들을 내놨지만 상대 후보와 차별성만 강조하기 위한 ‘편가르기식’ 공약들도 보인다”면서 “교육 현장에서 혁신학교를 어떻게 발전시키고 개선시킬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비용 부담을 없애겠다는 ‘무상’ 공약은 진보·보수 후보 모두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송 후보는 무상급식을 고교까지 확대하고 중·고교생의 무상교복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고등학교 교육비는 물론 무상 교과서와 학습준비물까지 모두 제공하겠다고 약속해 세 후보 중 가장 많은 무상 공약을 냈다. 임 후보는 공·사립 유치원 모두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송 후보와 마찬가지로 고교 교육·급식·교과서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무상 정책을 5대 공약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증위원회는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은 “선관위 제출 분량의 한계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후보가 ‘교육청 자체 예산’이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확대 노력’, ‘교육재정교부금’ 등 예산 마련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졌다”면서 “교육감은 장관과 달리 추가로 예산을 더 끌어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닌 만큼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예산을 마련할지 방안을 제시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에 대해서는 “공약 중 ‘특권학교, 일반고 전환’은 특권학교가 정확하게 어떤 학교를 뜻하는지 설명이 없어 유권자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군소 후보로 묻히기 아쉬운 공약도 검증위원회는 송 후보에 대해 “진보 진영 단일 후보를 표방하는 만큼 민주시민 교육과 학생인권 등에 대해서는 타 후보들에 비해 다양한 공약을 제시했으나 이미지 중심의 구호성 공약이 많아 구체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임 후보에 대해서는 “경기도형 ‘학력향상 지원 및 낙오학생 방지법’ 같은 기초학력 강화 공약과 초등 저학년 통학 스쿨버스 운영 등 체감형 공약을 많이 제시했지만 대입 수시·정시 비율을 6대4로 개선하겠다는 등 교육감 권한을 벗어난 공약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 자체 교육 체제인 ‘4·16 교육체제’ 등 지방교육자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의지도 보인다”면서 “다만 학교 교육의 본질인 학력 문제 등에 대한 구체적 대안이 보이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배 후보의 경우 군소 후보라 당선 가능성이 낮지만 초·중·고교생 ‘1화분 키우기’, ‘1운동 익히기’, ‘1악기 다루기’ 등의 공약이나 ‘경기교육 청문위원회’ 설치 등은 그냥 묻히기엔 아쉬운 공약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이은솔 인턴기자(성균관대 교육학)
  • 평양서 항공기 3대 떴다… 김정은 싱가포르행 ‘007 경호 작전’

    평양서 항공기 3대 떴다… 김정은 싱가포르행 ‘007 경호 작전’

    참매 1호는 항공 편명 없이 비행 金 안전 등 이유 동선 감추려 한 듯 北 ‘정상국가’ 이미지 부각 차원 공군기지 아닌 민간공항 이용 中, 시진핑 이용하는 전용기 제공 북·중 우호관계 과시 노린 듯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0일 싱가포르행에는 3대의 항공기를 동원한 ‘첩보 작전’이 벌어졌다. 시간차를 두고 이날 오전 비행한 항공기 3대는 도착 전까지 김 위원장의 탑승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는 공중에서 편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공중 동선을 가리기 위한 경호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 소식통은 “평양에서 일류신(IL76) 수송기 1대가 이륙해 싱가포르를 향해 비행했다”며 “오전 8시 30분쯤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 1대 그리고 1시간가량 뒤에 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했다”고 밝혔다. 참매 1호는 베이징을 지나 서남 방향으로 항공 편명 없이 비행했다. 반면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 항공기는 CA122 편명으로 베이징에 인접하다 편명을 CA61로 변경한 후 싱가포르로 향했다. 항공기는 편명을 공중에서 바꿨지만 항공기 고유 번호는 그대로 유지했다. 항공기가 도중에 관제 콜사인인 항공 편명을 바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북측이 김 위원장의 안전 등의 이유로 이동 경로가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내놓은 조치로 보인다. 맨 먼저 출발한 수송기에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전용 방탄 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와 김 위원장의 건강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한 이동식 화장실 등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김 위원장이 탑승한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4J6 기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이용하는 전용기로도 유명하다.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참매 1호도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약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지만 장거리 비행 경험이 없는 만큼 안전사고 우려 등이 제기됐었다. 한 소식통은 “참매 1호를 띄운 것은 김 위원장이 어느 비행기에 탔는지에 대한 정보를 감추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고 회담 지원 인력과 지휘통신 가동 기술진, 경호 인력 등을 태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비행기는 이날 창이국제공항을 이용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차이를 보였다. 미 대통령은 해외 방문 시 미군과 협조 관계를 맺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군과 관련 있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민간공항을 이용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상외교에 나선 ‘정상국가’ 이미지를 과시하려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 위원장이 중국이 제공한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점은 북한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북·중 우호 관계를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정은과 트럼프, 단 한 번의 기회

    김정은과 트럼프, 단 한 번의 기회

    북·미정상 싱가포르 잇단 도착 두 숙소 직선거리 불과 570m 트럼프 “기회 다시 오지 않을 것” 金 “싱가포르 노력 역사에 기록”북한과 미국 정상이 역사상 가장 가까운 거리까지 서로 접근했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잇따라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의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과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샹그릴라호텔은 직선거리로 불과 570m다.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넘게 반목해 온 북·미 정상이 실제로 대면하는 믿기 어려운 현실이 실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동남아의 한 작은 도시국가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자 북 비핵화 문제를 다룰 ‘세기의 담판’을 앞두고 10일 오후 2시 36분(한국시간 3시 36분) 김 위원장이 먼저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 747기 항공기를 타고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로 이동해 여장을 푼 뒤 저녁에 대통령궁인 이스타나궁을 찾아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났다. 이 만남에서 김 위원장은 “역사적 (북·미) 회담인데 (싱가포르 정부가) 훌륭한 조건을 제공해 주시고 편의를 제공해 줬다”며 “조·미(북·미) 상봉이 성과적으로 진행되면 싱가포르 정부의 노력이 역사적으로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이날 저녁 8시 27분(한국시간 9시 27분)쯤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전용기에서 내린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매우 좋다”(very good)고 답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숙소로 알려진 샹그릴라호텔로 이동해 휴식을 취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는 마음만 먹으면 12일 정상회담에 앞서 불시에 언제든 식사를 할 수도 있는 거리라고 현지 외교소식통들은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리 총리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로 떠나기 직전 캐나다 퀘벡주 샤를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의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평화의 임무’(mission of peace)로 규정하고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며, 단 한 번뿐인 기회(one-time shot)”라고 압박했다. 또 비핵화 진정성을 가늠하는 데 “1분 이내면 알아차릴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진지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면 대화를 계속 이어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행 출발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지난달 27일부터 판문점에서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회담을 이어 온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11일까지 싱가포르 현지에서 막바지 조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여하는 남·북·미 종전선언이 싱가포르에서 이어질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김정은 동선 007작전…항공기 3대 띄우고, 공중에서 편명 이례적 변경

    김정은 동선 007작전…항공기 3대 띄우고, 공중에서 편명 이례적 변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0일 싱가포르행에는 3대의 항공기를 동원한 ‘첩보 작전’이 벌어졌다. 시간차를 두고 이날 오전 비행한 항공기 3대는 도착 전까지 김 위원장의 탑승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는 공중에서 편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공중 동선을 가리기 위한 경호 목적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오늘 새벽 평양에서 일류신(IL76) 수송기 1대가 이륙해 싱가포르를 향해 비행했다”며 “오전 8시 30분쯤 에어차이나 소속 항공기 1대 그리고 1시간가량 뒤에 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가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했다”고 밝혔다.  항공기 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다24에 따르면 참매 1호는 베이징을 지나 서남 방향으로 항공 편명 없이 비행했다.  반면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 항공기는 CA122 편명으로 베이징에 인접하다 편명을 CA61로 변경한 후 싱가포르로 향했다. 에어차이나 항공기는 편명을 공중에서 바꿨지만 항공기 고유 번호는 그대로 유지했다. 운항 중인 항공기가 도중에 관제 콜사인인 항공 편명을 바꾸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북측이 김 위원장의 안전 등의 이유로 이동 경로가 공개되는 것을 우려해 내놓은 조치로 보인다. 맨 먼저 출발한 수송기에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사용할 전용 방탄차량인 메르세데스벤츠 S600 풀만 가드와 김 위원장의 건강 정보를 노출하지 않기 위한 이동식 화장실 등이 동원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 항공기는 중국 고위급 인사의 전용기로 사용돼 왔다.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참매 1호도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약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지만 장거리 비행 경험이 없는 만큼 안전사고 우려 등이 제기됐었다.  한 소식통은 “참매 1호를 띄운 것은 김 위원장이 어느 비행기에 탔는지에 대한 정보를 감추려는 목적도 있을 수 있고 회담 지원 인력과 지휘통신 가동 기술진, 경호 인력 등을 태웠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탑승한 비행기는 이날 창이 국제공항을 이용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차이를 보였다. 미 대통령은 해외 방문 시 미군과 협조관계를 맺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것이 일종의 관례다. 특히 싱가포르는 비행 훈련 등으로 미 공군과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 입장에서는 미군과 관련 있는 공군기지를 이용하는 데 부담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 일각에선 김 위원장이 민간공항을 이용함으로써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상외교에 나선 ‘정상국가’ 이미지를 과시하려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김 위원장이 중국이 제공한 전용기를 이용했다는 점은 북한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는 북·중 우호 관계를 과시하려 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울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김정은, 전용기 ‘참매1호’ 대신 에어차이나 탑승한 이유

    김정은, 전용기 ‘참매1호’ 대신 에어차이나 탑승한 이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향하면서 전용기인 ‘참매 1호’를 타지 않고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에서 빌린 보잉747기를 탑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대외적인 의전보다 최고 지도자의 안위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에어차이나 CA61편은 이날 CA121이라는 편명으로 오전 4시 18분(중국시간 기준) 베이징을 떠나 오전 6시 20분(북한시간 기준) 평양에 도착했다. 이 비행기는 CA122라는 편명으로 오전 8시 30분쯤 다시 평양 순안공항을 이륙, 베이징을 향했다. 그러나 이 비행기는 이륙 후 1시간가량 뒤 베이징 상공에 들어왔으나 돌연 항로 추적 사이트에서 자취를 감췄다. 잠시 뒤 CA61편이 베이징 상공에 나타났다. 이 항공편의 항공기 시리얼 넘버는 ‘25883’. 바로 전 갑자기 사라졌던 CA122편 항공기 시리얼 넘버와 동일했다. 편명은 바뀔 수 있지만 항공기 시리얼 넘버는 임의로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그대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목적지 역시 베이징에서 싱가포르로 바뀌었다. 비슷한 시각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로 알려진 ‘참매 1호’도 이날 오전 9시 30분(북한시간 기준) 평양에서 출발해 싱가포르로 향했다. 이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 상공을 날아가고 있는 동안 항공기 2대 중 어느 항공기에 타고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그러나 CA61이 내륙 직항로를 통해 예상보다 빠른 오후 2시 36분(한국시간 3시 36분) 창이공항에 도착했고, 곧 이어 싱가포르 외무부가 김정은 위원장의 도착을 공식 확인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는 1시간여 뒤에 창이공항에 도착했다.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으로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4700㎞ 거리인 싱가포르까지 재급유 없이 비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전용기는 싱가포르까지 가는 정도의 장거리 운항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장거리 운항을 해본 인력이 북한 내에 부족한 셈이다. 해당 기종이 1995년 단종됐을 정도로 노후된 기종이기에 비행 중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반면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중국국제항공의 보잉747-4J6 기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해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리커창 중국 총리 등 중국 고위급이 이용하는 전용기로 유명하다.중국은 시진핑 주석뿐만 아니라 정치국 상무위원들의 해외 순방을 위해 여러 대의 747 기종을 보유하고 있어, 이 가운데 한 대를 북한에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국제항공은 김정은 위원장의 탑승을 위해 10일 오전 6시 20분(북한시간) 평양에 이 항공기가 착륙했을 때조차 도착지 정보도 공개하지 않을 정도로 보안을 철저하게 유지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항공기가 중국 내륙을 가로질러 싱가포르로 향할 때 중국 영공에서 중국 전투기 편대가 발진해 특급 경호를 했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트럼프-김정은, ‘세기의 협상’ 위해 오늘 싱가포르 입성

    트럼프-김정은, ‘세기의 협상’ 위해 오늘 싱가포르 입성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두고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나란히 싱가포르에 도착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캐나다 퀘벡에서 9일(현지시간) 오전 10시 30분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싱가포르로 출발했다. 싱가포르 현지시간 오후 8시쯤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시간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김 위원장도 이날 오전 평양에서 싱가포르로 출발해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시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통신은 전날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일정 계획에 관여하고 있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이번 일요일(10일) 싱가포르 창이(樟宜) 국제공항에 도착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북미정상회담 실무조율을 위해 방북했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도 앞서 전날 귀국길에 들른 경유지 베이징에서 중국 CCTV에 “두 정상이 24시간 뒤에 차례로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김 위원장이 어떤 항공편을 이용해 싱가포르로 이동할지 여부는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용기인 ‘참매 1호’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지만, 구소련산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참매 1호는 도입 한 지 30년이 넘은 노후 항공기라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중국 항공기를 임차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계속되고 있다. 실제 그렇게 될 경우, 김 위원장의 항공기는 전날 평양을 출발해 싱가포르에 도착한 에어차이나 소속 CA60편의 항로와 거의 비슷한 경로로 운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실무 대표단을 이끄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 선발대가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 CA60편은 평양에서 중국 상공을 가로질러 경유없이 10시간을 직항해 싱가포르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에 도착한 뒤 차례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두 정상 모두 정상회담 날짜보다 이틀 먼저 싱가포르에 도착한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사전 접촉을 진행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있다. 신변 안전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은 당초 싱가포르에 체류하는 시간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G7 회의 참석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4시간 정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머무를 숙소도 지근 거리에 위치할 것으로 보인다. 각각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시 되고 있는 세인트레지스호텔과 샹그릴라 호텔은 직선거리로 불과 570m 떨어져 있다. 양 정상 일정과 별도로 최 부상 등 북측 실무대표단은 이날 싱가포르 모처에서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이끄는 미측 대표단과 막바지 의제 조율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알쏭달쏭+] 우주인이 로켓 탑승 전 ‘버스 바퀴’에 소변보는 이유

    [알쏭달쏭+] 우주인이 로켓 탑승 전 ‘버스 바퀴’에 소변보는 이유

    현지시간으로 지난 6일 카자흐스탄의 마이코누르 우주선 발사기지에서 러시아의 소유즈 MS-09호 로켓이 우주비행사 3명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ISS)로 향한 가운데, 우주비행사 중 한명인 러시아의 세르게이 프로코프에프의 독특한 ‘의식’이 또 한번 세간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라이브사이언스와 스페이스닷컴 등 과학전문매체의 7일 보도에 따르면 가족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장소에서 로켓 탑승장으로 출발하는 버스에 탔던 세르게이 프로코프에프는 갑자기 버스에서 내려 자신이 탄 버스의 오른쪽 뒤 타이어 앞에서 소변을 본 뒤 다시 버스에 탑승했다. 라이브사이언스는 우주비행사의 이 같은 행동이 인류 최초로 우주비행에 성공한 러시아의 우주비행사인 유리 가가린을 기리기 위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유리 가가린은 1961년 4월 12일, 인류역사상 최초로 우주선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로 나갔다. 러시아 우주비행사와 동료들 사이에서는 유리 가가린을 기리는 의미에서 치르는 다양한 의식이 존재한다. ISS로 향하는 로켓에 몸을 싣기 전 그가 묻힌 무덤을 찾는 우주비행사도 있고, 생전 그가 자주 찾았던 연구실에 들르는 우주비행사도 있다. 러시아우주국 관계자들은 동전을 레일 위에 올려놓고 이번 비행이 성공적일 수 있을지를 점치기도 한다. 로켓을 실은 기차가 지나간 뒤 동전이 납작해져 있으면 비행이 성공적일 것이라고 믿는다. 물론, 100t을 훌쩍 넘는 기차를 견딜만한 동전은 없었고, 이 때문인지 러시아의 우주선 발사는 줄곧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이번 발사 현장에서 세르게이 프로코프에프가 행했던 의식은 유리 가가린이 1961년 당시 발사장으로 향하던 도중 버스에서 내려 바퀴에 소변을 본 뒤 생긴 것이다. 당시 사람들이 그에게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묻자 ‘자연의 부름’(Call of nature)라고 답한 일화는 러시아 우주비행사 사이에서 전설처럼 여겨진다. 이 같은 전통은 러시아뿐만 아니라 독일이나 미국 출신의 우주비행사에게도 전해져 내려온다. 단 여성 우주비행사라면 이 전통을 따르지 않아도 되고, 본인이 원한다면 미리 준비한 자신의 소변을 뒷바퀴에 뿌리는 의식으로 대체한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의 역사학자인 앤드류 젠크스는 “유리 가가린은 그의 성취보다 훨씬 더 신화적인 존재”라면서 “가가린은 다른 우주비행사와 비교하기 어려운 국가적인 영웅이었고, 이는 일반인들의 삶에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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