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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유의 인수위 업무보고 거절…당황한 기색 역력한 법무부

    초유의 인수위 업무보고 거절…당황한 기색 역력한 법무부

    법무부는 2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업무보고를 거부하자 일단 ‘침묵’으로 대응했지만 내부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수위가 초유의 강경 대응을 했으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공약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예정됐던 업부보고가 유예된 것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사법개혁 공약에 대해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가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앞서 박 장관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의 예산권 독립’, ‘검찰 직접 수사 확대’ 등이 입법사항이고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며 인수위 측 구상과 엇박자를 냈다. 박 장관은 출근길에 취재진이 업무보고 일정에 대해 묻자 “드릴 말씀이 없다. 변수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법개혁을 놓고 법무부와 대검의 견해차에 대해선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 안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점심시간에는 법무부 청사를 나오며 차후 보고를 수정할 가능성을 묻자 “오늘은 침묵하겠다”면서 “말씀을 다 드렸다”고 말한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후 퇴근길에는 “어제 밤까지 보고 문건을 만들었고 다른 주제가 더 추가될런지는 모르겠으나 특별한 다른 변동사항은 없다”며 업무보고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법무부 내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부 업무보고 준비단 멤버들은 이날 오전 인수위 보고를 위해 과천을 출발하려다 업무보고 2시간쯤 전에 갑작스레 통보를 받고 사무실로 출근했다고 한다. 실무진들에게도 추후 업무보고 방향과 관련해 아직 윗선에서 별다른 지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의 의중대로 법무부 업무보고에는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과 정반대의 주장이 들어갔는데 인수위가 강경하게 나오자 실무진들은 양쪽 눈치를 모두 보는 모양새다. 내부에선 갈등이 극심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와 윤석열 검찰총장 대결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법무부 업무보고는 일단 오는 29일 이전에 다시 날짜를 잡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큰틀에서 보고 내용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법무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중점과제로 밀어붙였던 검찰개혁에 대해 이제와서 입장을 바꾸기가 옹색하기 때문에 박 장관 입장에서도 쉽게 물러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인수위 업무보고는 당선인의 공약을 각 부처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라면서 “국민이 선택한 미래 권력이 내놓은 공약에 대해 언론 앞에서 전면 반대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법무부와 달리 대검찰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업무보고에서 윤 당선인의 검찰 공약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아 보고했다. 다만 인수위원 중에서는 일부 검사들이 정치적인 행태를 보인다며 질책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 ‘알바’ 후 집가던 여대생 쳐 징역11년 받은 30대…항소 기각

    ‘알바’ 후 집가던 여대생 쳐 징역11년 받은 30대…항소 기각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새벽 귀가하던 여대생을 치어 숨지게 해 징역 11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의 항소가 기각됐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최형철)은 24일 도주치사와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모(39)씨에 대한 항소심을 열고 조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행위는 살인에 준하는 범죄”라며 “1심 형량이 적당하고, 사정 변경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시민을 숨지게 하고 도주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무기징역은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법령상 최고형에 해당한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7일 오전 1시 30분쯤 승합차를 몰고 대전 서구 어린이보호구역(제한속도 시속 30㎞) 교차로를 신호 위반해 시속 75㎞의 과속으로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2명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이 사고로 김모(당시 22세)씨가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행인(39)은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조씨는 ‘뺑소니’로 4㎞ 더 달아나다 인도로 돌진해 화단을 들이받고 멈췄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04%로 면허취소 수준을 넘었으나 조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 현장을 벗어났다.경남 김해가 고향인 김씨는 대전 모 사립대 외식조리학과 졸업을 앞둔 대학생으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취업 준비를 하면서 치킨 가게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취업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용돈을 벌겠다며 밤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마다하지 않았고, 그 날도 택시비를 아끼려고 걸어가다 사고를 당했다”며 “왠지 느낌이 안 좋아 대전으로 출발했는데 대구를 지날 때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사고 이틀 전이 내 생일인데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용돈을 보내주며 통화한 게 마지막일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그런데 조씨는 사과 한마디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씨는 재판 과정에서 34장의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조씨를 엄벌하라는 탄원서도 10여통이 접수됐다.
  • 한달 만에 재개된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인수위, 이동권 보장하라”

    한달 만에 재개된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인수위, 이동권 보장하라”

    전장연, 지하철 승하차 시위 재개윤석열 인수위에 이동권 예산 요구지난달 잠정 중단 후 30일 만“윤 당선인, 면담하러 나오라”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가 재개됐다. 지난달 23일 대선 후보에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출근길 승하차 시위를 잠정 중단한 지 30일 만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과 활동가 20여명은 24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23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다.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하라’, ‘초스피드 청와대 용산 이전, 초슬로 장애인 권리예산’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목에 건 회원들은 오전 8시 19분부터 12대의 전동휠체어를 타고 일렬로 안국행 열차에 올랐다. 시위 참가자들이 모두 탈 때까지 약 15분간 열차가 멈춰 서 있는 동안 용산경찰서 경비과 소속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지하철 보안관 등이 비상봉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복궁역에는 ‘우리 역 현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가 있어 지하철 이용에 참고하시길 바란다’는 안내 방송이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회원과 시민 간 크고 작은 마찰도 발생했다. 3호선 충무로역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일제히 하차하면서 열차 출발이 지연되자 한 여성은 “회사 잘리면 당신들이 책임질 거냐”면서 “왜 출근하는 일반 서민 발을 묶고 난리야”라고 고함을 쳤다.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약속한 후 전장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구체적인 예산 확보안 제출을 요구하며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중단해 왔다. 전날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정례 브리핑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중점 과제로 다루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전장연은 “구체적 계획이 결여된 말뿐인 답변”이라며 시위를 재개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말은 누구나 했던 말이지만 21년간 지켜지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매일 지하철을 탈 예정이지만 윤 당선인이 현장에 나온다면 승하차 시위를 멈추고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항의하는 시민에게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대통령 1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 ‘11년 무승’ 한 푸는 오늘… 이란 꺾어야 조 추첨 유리해진다

    ‘11년 무승’ 한 푸는 오늘… 이란 꺾어야 조 추첨 유리해진다

    감독과 캡틴의 목표는 똑같았다. 파울루 벤투(53)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30)은 23일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경기를 반드시 이기고 조 1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치른다. 승점 20(6승 2무)으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조 1위로 올라가기 위해 이란(승점 22)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11년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11년의 한을 풀어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올라가고,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조금 더 유리한 대진운을 기대할 수 있는 3포트에 안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지난 1월 부상으로 레바논,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7, 8차전을 뛰지 못한 손흥민은 “4개월 만에 동료들을 만나 반갑지만 놀러 온 건 아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대표팀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어떻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선행을 일찍 확정했지만, 이란전과 아랍에미리트전(29일)을 본선에 오르지 못한 팀처럼 임할 것”이라면서 “나와 동료들은 아직 만족을 못 하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벤투 감독도 “내일도 강한 스타팅(선발)으로 출발할 것이고, 벤치에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최선을 다해서 우리 목표를 달성하겠다”면서 “백승호, 김진규(이상 전북), 황인범(루빈 카잔) 등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졌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전도 최종예선에서 했던 것처럼 볼 점유를 통해 경기를 컨트롤할 것이다. 상대 진영에서 오래 플레이하고 최대한 많은 공격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수비해야 할 상황도 있을 텐데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3년 만에 6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홈 경기를 치르게 된 손흥민은 “정말 설렌다. 축구는 팬들이 없으면 다른 스포츠가 돼 버린다. 감정과 열정을 나눌 때 가장 멋있어지는 스포츠”라면서 “웨스트햄전이 끝나고부터 상암에서 경기하는 걸 생각했다. 찾아 주시는 팬들께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확실한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 잘 쉬고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해 끝나고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FIFA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조 추첨식을 다음달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컨벤션센터에서 연다고 밝혔다. 출전국은 1~4포트로 나뉘고, 개최국 카타르가 1포트 A조에 배치됐다. 나머지 31개국은 오는 31일 발표될 FIFA 랭킹에 따라 포트가 정해진다. 상위 1~7위, 8~15위, 16~23위가 각각 1~3포트에 속하고, 4포트에는 24~28위와 아시아·남미 대륙간 플레이오프(PO) 승자와 북중미·오세아니아 PO 승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기된 유럽 PO 승자가 배정된다. 한국은 지난달 기준 FIFA 랭킹 29위로 본선 진출국 중 15위다.
  • 번역가는 기술자?… 번역이 없었다면 한국문학도 없었다

    번역가는 기술자?… 번역이 없었다면 한국문학도 없었다

    “세계문학을 읽고 번역하면서 한국문학이 성장했고 번역을 통해 우리 말과 글이 보다 풍성해졌다는, 당연하지만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1895년부터 1960년까지 우리말로 번역된 세계 문학 작품 378편의 서문과 후기를 한데 모은 ‘번역가의 머리말’(소명출판)을 펴낸 박진영(50)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23일 번역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번역도 문학이라는 생각이 부족했고, 번역가가 단순히 언어를 전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우리 문학의 한 주체라는 인식도 없었다”며 학계와 출판계 풍토를 꼬집으면서다. 박 교수는 7~8년 전부터 번역 작품 속에 번역가들이 남긴 ‘머리말’들을 모았다. 전국 대학 도서관이나 헌책방을 뒤지다시피 했는데 1960년대 이후부턴 누가 번역을 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책들이 허다했다. 그는 “1960~1980년대엔 번역가가 명시되지 않은 경우도 굉장히 많고 필명이나 유명 작가 이름으로 출간한 책도 많았다”면서 “창작이 아니라는 이유로 번역을 모방쯤으로 여기는 편견이 강했고 번역가가 우리 문학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나마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까지는 번역가들의 목소리가 남아 있었지만 ‘책 한 권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리가 안 돼 있었다. 서문을 떼고 개정판을 낸 책도 많아 신문과 잡지, 단행본 등 옛 자료들의 실물을 찾아 일일이 확인해 가며 번역가들의 글을 복원했다. 그렇게 계몽기와 식민지 시기 73편, 해방기 27편, 6·25전쟁 전후 소설 44편을 비롯해 시집 25편, 희곡 25편, 아동문학 44편, 추리소설과 모험소설 31편, 중국문학 44편과 일본문학 24편 등 다양한 시대와 장르에 걸쳐 해외 작품을 우리말로 빚어낸 번역가들의 글을 한 권에 담았다. 잔다르크를 다룬 ‘애국부인전’(1907)을 역술한 장지연은 “슬프다, 우리나라도 약안(잔다르크) 같은 영웅호걸과 애국충의의 여자가 혹 있는가”라고 외치기도 했고, ‘엉클 톰스 캐빈’을 원작으로 한 ‘검둥의 설움’(1913)을 옮긴 이광수는 “대강의 대강을 번역하여 여러 젊은이에게 드리노니 이 굉장한 책이 어떤 것인 줄이나 알고 글의 힘이 얼마나 큰 줄이나 알면 내 소원은 이룸이로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소월의 스승으로 알려진 김억은 이 책의 한 챕터를 차지할 만큼 프랑스 상징주의와 고전 한시를 넘나드는 많은 머리말을 남기며 정교한 번역론을 펼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우리 문학의 ‘최초’를 쓴 이광수와 최남선 등도 번역을 통해 문학적 출발을 했다는 게 인상적”이라면서 “또 많은 번역가들이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작품에 시대정신을 녹이고 새로운 상상력을 어떻게 우리말로 풀어내 독자들과 잘 만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는지 머리말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 속 절반 가까이가 1920년대까지 작품들인데 그만큼 ‘한국 문학’이 자리잡기 전부터 번역이 문학의 자리를 채운 것이라는 의의도 덧붙였다. 다만 박 교수는 “번역문학과 번역가에 대한 인식은 아직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번역가가 제대로 책에 등장한 것도 저작권 개념이 체계화된 1990년대 들어서였고 비교문학이 아닌 번역문학 자체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등장한 것도 불과 10여년 전부터다. 그는 특히 “사회과학이나 과학기술 등 우리의 모든 학문 분야도 번역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아야 한다”며 “번역가의 날·번역문학상 제정 등 번역가에 대한 대접이 좋아지고 번역도 더 활발해져야 우리 문학이나 사상, 과학기술도 같이 발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봄의 수도… 천년의 시간 넘어, 황리단 꽃길 따라 [이우석의 미시 여행]

    봄의 수도… 천년의 시간 넘어, 황리단 꽃길 따라 [이우석의 미시 여행]

    명랑 고도… 벚꽃 터널 따라 BTS 노래 흥얼흥얼봄비 내린 지난주, 봄맞이에 한창인 경북 경주를 다녀왔다. 경주는 지금 거대한 컬러링북이다. 이 근사한 옛 도시는 봉긋한 고분에 연둣빛 수채물감을 채색하는 중이며 가녀린 가지마다 새하얀 꽃망울을 틔울 준비를 마쳤다. 곧 천지에 흩날리며 명경 같은 호수에 고혹적인 네일팁처럼 떠다닐 연분홍 꽃 이파리를 떠올려 본다. 과연 ‘봄의 수도’가 따로 없다.봄꽃이며 바다, 즐거운 체험과 재미 가득한 박물관, 맛난 음식, 향긋한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아이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무엇하나 빠뜨릴 게 없다. 누가 뭐래도 완벽한 관광종합선물세트 경주다. 요즘은 어떤지 살짝 들여다보고 왔다. 꽃샘이 나서 심통을 단단히 부리던 봄날의 초입이었다. 경주시. 미추홀(인천)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랜 도시다. 경주에 있었던 사로국(斯盧國)만 계산에 넣어도 2100여년에 이른다. 고구려나 백제와는 달리 신라의 불변 수도로 보낸 기간만도 약 1000년이다. 신라와 경주를 ‘천년’으로 수식하는 이유다. 잉카 마추픽추(페루)의 역사와 비교하면 깜짝 놀랄 게다. 마추픽추는 조선 세조 초인 15세기 말에 건설됐으며 고작 80여년 후에 멸망했다. 경주에 비하면 ‘신도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경주엔 집(戶數)이 약 18만채 있으며 최대 90만명이 살았던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바그다드(아바스), 장안(당), 콘스탄티노플(동로마제국)과 함께 세계 4대 메트로폴리스였다. “절이 별처럼 이어지고 탑은 기러기떼처럼 몰려 있다”(寺寺星張 塔塔雁行). 실크로드의 궁극적 종착지이자 불교가 융성했던 부자 왕국의 수도에 대한 삼국사기의 설명이다. 환경 때문에 숯을 연료로 쓰라고 했을 만큼 당시 서라벌은 풍요롭고 호화로웠다. 서울 보라매공원만한 절터(40만㎡)에 무려 81m 높이의 건축물(황룡사지 9층 목탑)을 지었다. 645년 완공한 이 ‘당대 최고 랜드마크’는 1238년 몽골의 침략으로 불탔다. 이후 한반도에는 1319년 동안 이보다 높은 건축물은 없었다. 1967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 83m짜리 한진빌딩(KAL빌딩)이 세워지며 그제야 신라인의 기록이 깨졌다.조선 때는 계림부(鷄林府) 또는 경주부로 불리며 영남의 중심 역할을 했다. 이전 대의 불교와는 별개로 유교 문화를 꽃피우게 된다. 양동마을에서 조선 중·후기 양반 문화를 오롯이 지켜 오고 있다. 대한민국 10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더니 600년 전통 양동마을도 과거에 비해 외양이 조금 달라졌다. 우선 마을 어귀에 탐방객용 문이 따로 생겼다. 양동마을 박물관을 거쳐 입장할 수 있다. 박물관을 먼저 둘러보면 양동마을이 더욱 또렷이 보인다. 마을 역사는 600여년 전 혼인으로 맺어졌다. 풍덕류씨가 명문가 여주이씨를 만나 처가에 장가를 들며 시작됐다. 당시는 조선 전기로 양반 남자가 처가로 장가를 드는 처가입향(妻家入鄕)이 관례였다. 다음, 경주손씨가 풍덕류씨에 장가를 들고, 또 여주이씨가 경주손씨에 장가를 오며 씨족사회를 만들어 갔다. 양동은 여주이씨와 경주손씨 등 양성의 세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영남 남인의 종장이자 성리학의 거두였던 이언적(1491~1553)이 여주이씨로 양동 서백당에서 태어났다. 이언적의 이름은 원래 이적이었지만 ‘훗날 등장할 가수 탓에 검색이 안 될까 염려한’(?) 중종에 의해 피휘자로 선비 언(彦)자를 가운데 넣었다고 한다. 양동마을은 이후에도 문과 31명 포함, 과거 급제자를 총 116명이나 배출했고 근현대에 들어서도 학자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는 등 명문 마을로서 그 명성을 전국에 떨쳤다.양동마을은 경제활동과 제례 등을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독립적 구조로 이뤄졌다. 양반과 평민이 주변에 붙어서 살 수 있도록 기와집과 초가집이 공존하고 있다. 가운데 흐르는 개천을 중심으로 뒤편 문장봉으로부터 물(勿)자 형 산줄기가 뻗어내려 온다. 풍수에서 길지로 꼽는 지형이다. 각각의 언덕 줄기에 올라 보는 지형지세가 모두 다르다. 마을 내 수많은 고택들은 이런 자연적 특성을 십분 활용해 배치되어 있다. 국보와 보물을 포함해 문화재로 지정된 기와집의 수는 단일 마을 기준 전국 최다(26점)이다. 이언적이 지은 무첨당(無堂)은 별채가 유명하다. 역사 속 수많은 선비와 관인이 이곳을 찾아 남긴 현판과 죽편 등이 보물에 보물을 더하고 있다. 의병장 이의잠이 지은 수졸당, 양동에서 가장 먼저 지은 손소의 종가 서백당(송첨고택), 사간원 대사간을 지낸 이정덕이 살았던 상춘헌 등과 해저고택(물 밖에 있다) 등 우리 역사 이야기가 서린 건축물이 ‘옛 마을의 새봄’을 무심히 지켜보고 섰다. 인근 옥산서원과 독락당도 함께 들르면 졸졸 이끼를 굴리며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더욱 봄에 가까워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경주는 국내에서 2번째로 면적이 넓은 시다. 주요 강만 해도 4개가 흐른다. 형산강 지류 서천과 북천, 기계천, 낙동강 수계인 동창천이 경주를 누비며 물을 공급한다. 덕분에 차를 달리는 재미가 있다. 굳이 감포 해변까지 가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시원한 물 구경을 할 수 있다. 교동 교촌마을이나 보문관광단지에도 나지막한 실개천 둔치 트레일 코스나 보문호를 돌아 나가는 수변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요즘 전국에서 가장 뜨는 ‘핫플’ 여행지가 바로 ‘황리단길’이다. 대릉원 뒤쪽 황남동 일대, 포석로 쪽 한옥마을을 이르는 말이다. 천마총, 대릉원, 포석정 등 관광지와 명물 황남빵 가게가 있어 원래부터 관광객들이 몰리던 곳인데 요즘은 특유의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 인테리어가 결합돼 독특한 분위기의 편의 상업지구로 발전한 경우다.비슷한 느낌의 전북 전주 한옥마을과 비교해도, 최근에 조성된 곳이라 뭔가 세련된 분위기가 더하다. 예쁜 카페에서 쉬다가 근사한 한옥 레스토랑에 들러 맛있는 것 챙겨먹고 돌아오는 여행이 가능해졌다. 경주 관광이 ‘문화재만 보고 오는’ 유적관광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젠 이런 즐길거리가 킬러 콘텐츠가 됐다. 특히 도심, 버스터미널 등과 가깝고 사진찍기에 좋아 MZ세대 여행객의 주목을 단단히 받고 있다. 500번 버스가 지나는 도로를 중심으로 약 700m 정도의 상점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대릉원 담벼락을 돌아 제과점과 기념품 숍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황리단길이 시작된다. 한옥호텔 황남관까지 이르는 길가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 개성 있는 카페와 빵집, 기념품이나 신기한 물건을 파는 잡화점, 사진관 등이 이어진다. 책꽂이처럼 군데군데 좁은 골목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골목 안에는 여러 술집과 레스토랑, 사주카페, 한옥 게스트하우스, 서점 등이 나오는데, 이를 찾아 혈관처럼 고불고불한 골목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일본 규슈의 유후인 마을이나 동유럽 옛 도시의 플라자 마켓 거리를 닮았다.경주 동쪽에는 관광 특구로 유명한 보문단지가 있다. 인공호 보문호를 가운데 두고 호텔과 리조트, 상업지구로 빙빙 두른 형태로 조성됐다. 진입하는 길부터 호반 산책길, 어디서나 봄의 매력에 한껏 빠져들 수 있다. 50년 이상 수령의 벚나무가 길가에 도열해 4월이면 온통 벚꽃 터널을 이룬다. 호반에는 화사한 신록의 수양버들이 가느다란 가지를 늘어뜨리며 봄바람에 산들산들 흩날린다. 호숫가 산책로를 이용하면 어디나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자전거길도 잘 닦아 놓았다. 보문단지 안에만 있어도 며칠 잘 쉬어갈 수 있다. 공연과 컨벤션을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부터 골프 코스, 레포츠 시설, 테마파크, 워터파크, 다양한 사설 박물관, 체험장 등 즐길거리가 빼곡히 들어섰다. 몇몇 리조트에는 온천수도 나오니 휴양에 최적화된 곳이다. 요즘은 식물원과 조류 동물원을 겸한 동궁원, 미디어 파사드를 즐길 수 있는 정글의 법칙 등이 들어서는 등 좀더 다양한 놀거리가 생겨나 재방문객을 불러들이고 있다.이 중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방대한 자료와 수집물, 멀티미디어 전시기법으로 우리 대중음악을 즐기며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1925년 발매된 최초의 음반 ‘내 고향을 리별하고(안기영)’ 앨범, 최초 걸그룹 ‘저고리 씨스터즈’와 최초 아이돌 ‘아리랑 보이즈’ 등 희귀 음반부터 가왕 조용필, 들국화, 소방차, 현재 대중음악으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방탄소년단(BTS)까지, 그 오랜 시간을 스치듯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장르별 시대별로 총망라한 여러 음반 자료를 해설과 함께 실제 들어볼 수 있다. 3층 오디오 전시관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하이엔드 앰프와 초대형 스피커를 통해 신청곡을 들어볼 수 있는 오디오 감상실이 마련되어 있어 ‘음악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다.필자가 경주와 처음 맺은 인연은 35년 전 수학여행 때였다. 서울 서부역에서 출발과 동시에 낱낱이 기록된 그 여행의 각인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유적과 유물을 훑듯 돌아다닌 ‘시찰’에 불과했다. 1987년 봄의 경주는 2022년 봄의 문턱에서 만난 인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천년 고도는 좀더 젊어졌고 더욱 화사해졌다. 게다가 올해는 스마트 관광도시 사업 대상지에 선정됐으니 이후 만나는 경주는 지금보다 똑똑하고 명랑할 듯하다. 이번엔 때가 일러 꽃바람을 맞아보진 못했지만, 조만간 편안한 휴식 속에 수많은 즐거움을 찾으러 갈 테다. 경주에서 찍은 사진을 뒤척이며 즐거운 상상을 한다. ‘고도(古都)를 기다리며’.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황리단길 오스테리아 밀즈는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고풍스러운 기와집에 입점한 레스토랑은 분위기도 그 맛처럼 근사하다. 블랙트러플을 넣은 크림 파파델리는 넓적한 면에 농후한 송로버섯 향이 진하게 배어있다. 면도 쫄깃하니 제대로 삶았다. 감칠맛 깃든 한치먹물리조토도 전국 어느 곳에서 맛보기 어려울 정도로 진한 풍미를 뽐낸다.●안강할매고디탕은 경주에서도 특별한 음식이다. 전형적 농촌 문화가 녹아든 다슬기탕인데 들깨가루를 넣어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 투실한 고디(다슬기의 지역 방언)에다 배추, 부추 등을 썰어 넣고 끓여 든든하다. 곁들인 젓갈과 봄동김치, 더덕무침 등도 자꾸 젓가락이 가는 별미다. 양동마을과 가깝다.●천년한우는 한우 맛있기로 소문난 경주에서도 좋은 고기를 취급하는 식육식당이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서 상차림비(5000원)를 내면 숯과 반찬을 가져다 준다. 서울에선 등심을 선호하는 데 비해 경주 지역에선 보통 갈빗살을 많이 먹는다. 갈빗살 이름은 같지만 평소 보던 부위가 아니다. 이외에도 채끝, 부채, 업진 등 다양한 부위가 있다.
  • “북핵·ICBM, 한미 더 강력히 경고해야… 우린 중재자 아닌 당사자”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북핵·ICBM, 한미 더 강력히 경고해야… 우린 중재자 아닌 당사자”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외교통일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한미동맹 강화’와 함께 ‘원칙 중심의 대북 정책’을 강조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예고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에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등 이명박 정부의 브레인들을 중용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서울신문은 23일 홍용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교수,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에게 최근 안보 불안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해법과 미중 갈등, 한일 관계 경색 등 윤석열 정부가 헤쳐 나가야 할 난제들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대북제재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고, 미중 갈등 국면에선 원칙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홍용표 교수(이하 홍) “외교적으로 미국, 유엔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등 공동 대응을 확고히 해야 한다. 국내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그냥 실험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엄청나게 큰 군사적 위협이라는 점을 국민이 공감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원곤 교수(이하 박)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2019년 12월에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의 조항에 따라 당장 안보리를 구성해 제재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 하고 있다. 북한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어 한미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로 북한에 경고해야 한다.” 김정 교수(이하 김) “5년간 중단해 온 블루라이트닝 훈련 재개를 통해 B52H 장거리 폭격기 및 B1B 전략 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 사후적 억제력에 기초한 명징한 경고를 통해 북한이 도발 비용이 비싸다는 점을 인식하게 할 필요가 있다.” -대북제재 등 외교적 해법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홍 “대북제재는 우리가 비핵화를 압박하고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며,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 북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평화적 수단이다.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마저 포기하면 핵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비핵화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 박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지난 1년은 ‘전략적 인내 2.0’으로 들어간 것이 확실하다. 북한은 전술핵 고도화를 사실상 완성한 단계이기 때문에 새 정부는 미국과 우선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정책과 서로의 입장을 확실히 맞춰 공조한 후에 지금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김 “예방타격 등 군사적 대응과 외교적 협상은 실효성이 낮은 상황이다. 국제법적 효력을 갖는 경제제재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상징하는 정치적 차원 및 북한 지도부의 선택지를 제약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반드시 유지할 필요가 있다.”-대선 국면에서 ‘선제타격’ 논란이 있었는데. 박 “선제타격 능력을 구비하고 고도화할 필요는 있다. 선제타격 능력 외에도 북한이 이미 전술핵 능력을 완비했기 때문에 그것을 억제하고 대비하는 능력 또한 결국은 미사일방어체계의 수준과 직결된다. 우리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에 주한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어느 일방의 선제타격 가능성이 있는 상황까지 상승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부의 외교적 실패를 의미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선제타격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한반도 위기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이 한국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다.”-북한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데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나. 홍 “대북제재는 남북 관계 개선이 아니라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협상카드로 사용돼야 하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소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란 것을 확인해야 한다.” 김 “핵 프로그램 신고 및 검증 진전에 맞춰 대북제재의 부분적이고 단계적인 해제를 북미 간 핵협상 의제로 올릴 수는 있겠지만 미국이 가진 북한에 대한 불신을 감안할 때 부분적·단계적 해법의 실현 가능성은 현시점에서 높지 않아 보인다.” -종전선언 추진은 필요한가. 홍 “평화 구축을 위해 종전선언이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추진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거나 좀더 좋은 수단이 있다면 그것을 평화로 가는 징검다리로 활용하면 된다. 다만 종전선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평화체제의 조건은 아니다.”박 “종전선언은 지금 와서 얘기할 근거와 상황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양한 제안을 했지만 북한이 다 거부를 했고, 종전선언 역시도 조건 없이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김 “미국과의 정책 부조화가 발생할 수 있는 종전선언에 새 정부가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처럼 한국이 북미 관계 개선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홍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하지만 우리가 제3자로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당사자로서 북핵 문제에 접근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높아졌고, 이에 더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조야의 반감을 뒤로하고 섣부르게 정상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북미 간 실무협의를 통해 합의의 내실을 다지는 과정 없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새 정부도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정상회담을 주선하는 일이 생산적일 수 없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때 현명한 선택은. 홍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이며, 두 나라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가장 좋다. 하지만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원칙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우리의 ‘자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주요 원칙은 국가이익, 동맹관계, 국제규범 등이다.” 박 “미중 갈등이 하루 이틀 갈 것은 아니고 적게는 30년, 길게는 100년까지도 얘기한다. 국가이익을 고민할 때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없다. 지금은 전략적 모호성인데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은 자유주의적인 국제질서에서의 법치주의, 열린 다자주의, 인권, 자유민주주의 등이다.” -대선 기간 당선인이 주장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도 논란이 일었는데. 홍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고, 만일 사드 배치가 최선의 방법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협조로 안보 우려가 감소하면 철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박 “논점이 흐려졌다.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려면 다층방어를 해야 하는데, 그 중요 요소가 바로 미사일 간의 연동이다. 미국은 이것이 되고 우리는 안 된 상황. 북한이 여전히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것은 당연히 한국을 향한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다. 때문에 우리의 미사일방어체계는 자위권에 해당하는 것이고,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는 점을 중국에 당당히 얘기해야 한다.” 김 “중국과의 3불 약속(미사일방어체계 가입,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이 한국에 전략적 이득은 불확실한 반면, 전략적 손실이 분명하다면 사드 추가 배치뿐만 아니라 다른 두 가지 문제도 필요에 따라 중국과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일 관계 경색을 타개하려면. 홍 “우선 양국이 신뢰를 회복하고 서로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미래의 안보, 경제 이익을 위해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채널에서 대화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 “윤 당선인이 ‘전환기 정의’를 강조하는 입장이 아닌 ‘외교적 화해’를 강조하는 입장에 서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충분히 의견 청취를 해 당면한 과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충분한 논의가 없으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나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 해법은. 박 “일단 원칙을 정하고 그 원칙 안에서 해법을 고민해야 된다. 하지만 현재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고 대선 기간에 여야 후보들도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유일한 해법은 새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 패러다임을 바꾸는 형태의 대일 접근도 고민을 해 봐야 할 때다.” 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복원하는 노력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이념적 지향이 다른 정부가 체결한 국제 합의는 파기해도 된다는 전례를 남겼던 것이 일본의 정치 엘리트에게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심어 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 측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일단 합의 복원 노력이다. 합의 복원은 윤 당선인과 새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결의가 있는지에 달렸다. 강제징용과 관련해서도 일본과의 접점을 찾는 과정 자체가 국민에게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의가 중요하다. 다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선인이 전향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결의가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이를 정치적으로 동원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새 정부가 정치적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우리의 대응은. 홍 “평화, 인권과 같은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 평화를 파괴하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서방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다시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능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익 차원에서 고민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사건 자체는 세계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계기다.” 김 “러시아의 침공은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국제적 대립 구도를 극적으로 명확하게 만들었다. 신냉전 구도가 확립하는 시기에 한국은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일원으로 외교 정책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전략적 선명성이 필요하다.”
  • 감독과 캡틴의 이구동성 “이란전 승리, 조 1위”

    감독과 캡틴의 이구동성 “이란전 승리, 조 1위”

    감독과 캡틴의 목표는 똑같았다. 파울루 벤투(53)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30)은 23일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경기를 반드시 이기고 조 1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치른다. 승점 20(6승 2무)으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조 1위로 올라가기 위해 이란(승점 22)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11년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11년의 한을 풀어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올라가고,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조금 더 유리한 대진운을 기대할 수 있는 3포트에 안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지난 1월 부상으로 레바논,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7, 8차전을 뛰지 못한 손흥민은 “4개월 만에 동료들을 만나 반갑지만 놀러 온 건 아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대표팀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어떻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선행을 일찍 확정했지만, 이란전과 아랍에미리트전(29일)을 본선에 오르지 못한 팀처럼 임할 것”이라면서 “나와 동료들은 아직 만족을 못 하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벤투 감독도 “내일도 강한 스타팅(선발)으로 출발할 것이고, 벤치에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최선을 다해서 우리 목표를 달성하겠다”면서 “백승호, 김진규(이상 전북), 황인범(루빈 카잔) 등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졌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전도 최종예선에서 했던 것처럼 볼 점유를 통해 경기를 컨트롤할 것이다. 상대 진영에서 오래 플레이하고 최대한 많은 공격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수비해야 할 상황도 있을 텐데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3년 만에 6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홈 경기를 치르게 된 손흥민은 “정말 설렌다. 축구는 팬들이 없으면 다른 스포츠가 돼 버린다. 감정과 열정을 나눌 때 가장 멋있어지는 스포츠”라면서 “웨스트햄전이 끝나고부터 상암에서 경기하는 걸 생각했다. 찾아 주시는 팬들께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확실한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 잘 쉬고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해 끝나고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FIFA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조 추첨식을 다음달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컨벤션센터에서 연다고 밝혔다. 출전국은 1~4포트로 나뉘고, 개최국 카타르가 1포트 A조에 배치됐다. 나머지 31개국은 오는 31일 발표될 FIFA 랭킹에 따라 포트가 정해진다. 상위 1~7위, 8~15위, 16~23위가 각각 1~3포트에 속하고, 4포트에는 24~28위와 아시아·남미 대륙간 플레이오프(PO) 승자와 북중미·오세아니아 PO 승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기된 유럽 PO 승자가 배정된다. 한국은 지난달 기준 FIFA 랭킹 29위로 본선 진출국 중 15위다.
  • [중국 여객기 추락] 출발 직전 티켓 취소, 간발의 차로 사고 피한 1명

    [중국 여객기 추락] 출발 직전 티켓 취소, 간발의 차로 사고 피한 1명

    132명이 탑승한 중국 동방항공 소속 국내선 여객기가 21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남부에서 산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탑승객들의 극적이고 안타까운 사연도 속속 알려졌다. 중국 민용항공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5분 남부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국 동방항공 소속 MU5735 여객기가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잉 737-800 기종인 사고기는 오후 2시 20분쯤 연락이 끊겼으며, 이후 2분 만에 고도가 8000여m 떨어지면서 추락했다. 민항국은 사고 여객기에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등 모두 13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상하이 온라인 매체인 더페이퍼는 22일 보도에서 “사고 직후 초기 보고서에서는 해당 여객기에 133명이 탑승해 있었다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탑승객 1명이 항공기 이륙 전 탑승을 취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132명으로 수정됐다”고 전했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고 직후 보고서에 탑승객이 133명으로 기재됐다는 것은 탑승객 1명의 탑승 취소가 항공기 이륙 직전에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즉, 해당 승객이 간발의 차로 사고가 발생한 비행기에 타지 않았다는 뜻이다.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되는 탑승객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인 5명과 10대 1명 등 총 6명의 일가족은 친지의 추모제에 참석하려고 한 비행기에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 당시 다른 일정 때문에 먼저 광저우에 도착해 있던 한 여성은 “비행기 탑승객 중엔 내 여동생도 있다. 너무 비통하고 마음 아프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5년간 장거리 연애를 하다 약혼자를 보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한 여성도 있었다. 이 여성은 애초 22일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약혼자를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날짜를 앞당겨 출발했다 변을 당했다. 이 여성의 오빠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동생을 찾을 수가 없다. 비행기를 탄 지 2시간 후면 광저우에 도착해 있어야 했다”면서 “동생의 약혼자가 당시 공항에 나와서 동생을 기다렸지만 만날 수 없었다”고 전했다.현재 중국 당국이 구조인력 2000여 명이 투입해 생존자와 함께 사고 원인의 단서를 가지고 있을 블랙박스를 찾고 있지만, 진입로가 좁은 데다 사고 전날 내린 비로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블랙박스에는 사고 직전 최후 30분가량 조종실의 대화,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 등이 녹음되고 속도와 경로 등 60여 가지의 비행 관련 자료가 기록된다. 폭발, 침수 등 극한 상황에도 견디며 30일가량 초음파를 발신하도록 설계됐지만, 이후에는 배터리가 방전돼 작동을 멈춘다. 중국신문망은 “수직 추락한 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점으로 미뤄 탑승자의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면서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서는 블랙박스 회수가 절대적”이라고 전했다.
  • 테슬라 주가 급등… 베를린 간 머스크 ‘댄싱머신’(영상)

    테슬라 주가 급등… 베를린 간 머스크 ‘댄싱머신’(영상)

    ‘전기차 대장주’ 테슬라가 23일(한국시간) 마감된 나스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7.91%(72.82달러) 급등한 993.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연준의 강한 긴축 기조와 공급 차질에 따른 나스닥의 조정 국면에서 ‘천슬라’ 타이틀 재탈환을 앞두고 있다. 테슬라는 이날 독일 베를린 외곽 그륀하이데에 신설한 생산 공장 기가팩토리를 처음으로 가동했다. 일부 환경운동가들은 기가팩토리 인근에서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들며 물을 과도하게 쓴다고 주장하며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독일 기가팩토리 개장식에 참석해 첫 생산 차량을 30명의 고객에게 직접 인도했다.  테슬라는 이곳에서 크로스오버 SUV 차량인 모델Y를 주력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머스크는 중국 상하이 공장 문을 열었을 때처럼 이날도 공개적으로 춤을 췄다. 그는 “기가팩토리는 독일과 유럽, 전 세계에 보석이 될 것”이라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새로운 출발”이라고 말했다.푸틴에 1대1 결투 신청도 화제 한편 머스크는 최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향해 1대1 결투를 신청해 화제가 됐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푸틴에게 1대1 결투를 신청한다. 내기로 거는 것은 우크라이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이 싸움에 동의하느냐”고 물은 뒤 “푸틴이 만약 손쉽게 서방에 굴욕감을 안겨줄 수 있다면 나의 도전을 받아들일 테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머스크는 푸틴의 이름은 러시아어로, 우크라이나는 우크라이나어로 적었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머스크를 응원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난 머스크가 푸틴을 목성으로 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머스크는 페도로프 부총리의 요청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자 스타링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바 있다. 러시아는 머스크의 조롱에 조롱으로 대응했다. 연방우주공사 로스코스모스의 드미트리 로고진 사장은 대문호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이 쓴 동화집의 한 구절을 인용해 “작은 악마야, 넌 여전히 애송이고 약골이다. 나와 대결하는 건 시간 낭비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 “약혼녀, 항공편 하루 당겼는데…” 中 여객기 참사 승객 눈물 (종합)

    “약혼녀, 항공편 하루 당겼는데…” 中 여객기 참사 승객 눈물 (종합)

    4개월 만에 연인보러 티켓 바꾼 여성 숨져 추모제 참석하러 간 친인척 6명 전원 사망항공편 바꾼 승객 “여동생도 탔는데 고통”  132명 태운 中여객기 추락…생존자 없어11년 6개월 만에 대형 여객기 참사 재연132명을 태운 중국 동방항공 소속 국내선 여객기가 중국 남부의 한 야산에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숨진 승객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한 여성은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약혼자를 하루라도 빨리 만나기 위해 예정된 비행기표를 하루 당겨 사고 비행기 표로 바꿨다가 목숨을 잃었다.  이 여성의 약혼자인 중모씨는 이날 북경청년보와 인터뷰에서 “5년간 장거리 연애를 했고, 최근에는 4개월 동안 만나지 못했다”면서 “약혼녀가 나를 만나러 오려고 22일 티켓을 끊었다기에 그렇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원래 약혼자를 만나기 위해 22일 광저우행 항공편을 예약했다. 그는 “그러나 알고 보니 약혼녀가 하루라도 빨리 만나고 싶은 마음에 나와 상의도 하지 않고 티켓을 하루 앞당겨 사고기에 탑승하게 됐다”면서 “구조 소식을 기다리며 여기저기 수색 상황을 문의하고 있다”고 애타는 마음을 전했다.“친지 추모제에 참석하려 떠났는데 아동 1명·어른 5명 친인척 모두 사망” 윈난성의 한 상인은 이날 현지 매체인 계면신문에 “지인 6명이 23일 친지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해 광저우로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면서 “어른 5명과 10대 아동 1명인데 이들은 모두 친인척”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원래 7명이 함께 사고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이 가운데 한 여성이 다른 일정 때문에 앞선 항공편으로 광저우에 도착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항공편을 바꾼 이 여성은 “지금 너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럽다”면서 “사고기에 탄 사람들은 모두 친인척이고, 그중에는 내 여동생도 있다. 지금 항공사에서 발표하는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고 눈물을 지었다.2분 만에 고도 8000m서 추락“굉음과 함께 폭발…기체 산산조각” 앞서 사고 여객기는 21일 오후 중국 남부에서 산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중국 민용항공국(민항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5분(현지시간) 남부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국 동방항공 소속 MU5735 여객기가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梧州)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잉 737-800 기종인 사고기는 오후 2시 20분쯤 연락이 두절됐으며, 이후 2분 만에 고도가 8000여m 떨어지면서 추락했다. 추락 지역에는 산불이 발생했다고 관영 중앙TV(CCTV) 등이 전했다. 민항국은 사고 여객기에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등 모두 13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탑승객 가족들, 광저우 공항서 오열 우저우 소방 당국은 117명의 소방대원과 23대의 소방차가 현장에 출동했으며, 광시좡족자치구 내 다른 지역에서도 538명의 소방대원과 80명의 구급대원, 36대의 구급차를 급파했다고 밝혔다. 탑승객 가족들은 광저우 공항에 모여들었으며, 많은 이들이 오열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사고를 목격한 한 주민은 현지 중국신문사에 “굉음과 함께 폭발이 있었다”면서 “여객기가 추락한 현장에 가서 보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가장 큰 파편은 비행기 날개 부분 조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객기가 추락한 지역은 골짜기로 인적이 있는 곳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목격자는 “폭발음을 듣고 마을에서 10여㎞ 떨어진 현장에 오토바이를 타고 가 봤다”면서 “기체가 폭발하면서 현장에는 형체를 알아볼 만한 것은 남아있지 않았다”고 전했다.보잉 737-800 모든 항공 운항 중지시진핑 “충격, 빨리 원인 알아내라” 사고기는 2015년 동방항공이 인수해 6년 8개월여 운항했다고 주파이신문이 전했다. 동방항공은 22일부터 사고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의 모든 운항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737-800은 보잉사의 737 NG(Next Generation) 계열로, 전 세계에서 수천대가 운항하고 있다. 737 NG 계열은 치명적인 사고 발생률이 가장 낮은 항공기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는 성명을 통해 보잉 737-800 기종의 사고 소식을 들었으며 요청이 들어올 경우 사고 조사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여객기의 추락 사고에 대해 “충격받았다”고 말했으며 “구조를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가능한 한 빨리 사고의 원인을 찾아내라”고 지시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보도했다. 중국에서 대형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것은 2010년 8월 이후 11년 6개월여만이다. 2010년 8월 24일 허난한공 소속 여객기가 헤이룽장성 하얼빈 공항을 이륙, 목적지인 헤이룽장성 이춘시 린두공항에 착륙하다 지면에 부딪혀 동체가 두 동강 나면서 화재가 발생, 42명이 사망했다.
  • [중국 여객기 추락] “조종사, 충돌 직전 비행기 구하려 한 듯”(영상)

    [중국 여객기 추락] “조종사, 충돌 직전 비행기 구하려 한 듯”(영상)

    132명이 탑승한 중국 동방항공 소속 국내선 여객기가 21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남부에서 산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조종사가 추락 직전 의식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민용항공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5분 남부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국 동방항공 소속 MU5735 여객기가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잉 737-800 기종인 사고기는 오후 2시 20분께 연락이 두절됐으며, 이후 2분 만에 고도가 8000여m 떨어지면서 추락했다. 민항국은 사고 여객기에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등 모두 13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영국 항공 전문가인 샐리 게틴은 영국 일간지 더 선과 한 인터뷰에서 “고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탑승객 대부분이 의식을 잃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추락 영상과 자료를 봤을 때, 지면과 충돌하기 10~20초 전, 조종사 중 한 명이 의식을 회복하고 비행기를 구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추락의 원인을 추측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날씨 또는 기내에서 발생한 작은 화재, 배선 문제 등이 항공기 오작동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 “조종사들은 많은 훈련을 받지만 대부분 (현실이 아닌) 시뮬레이터 훈련이다. 갑작스럽게 사고와 맞닥뜨렸을 때 (해결) 방향을 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를 목격한 한 주민은 현지 중국신문사에 “굉음과 함께 폭발이 있었다”며 “여객기가 추락한 현장에 가서 보니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고, 가장 큰 파편은 비행기 날개 부분 조각이었다”고 말했다.또 다른 목격자는 “폭발음을 듣고 마을에서 10여㎞ 떨어진 현장에 가 봤다. 기체가 폭발하면서 현장에는 형체를 알아볼 만한 것은 남아있지 았았다“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고기는 2015년 동방항공이 인수해 6년 8개월여 운항했다. 동방항공은 22일부터 사고기와 같은 기종인 보잉 737-800의 모든 운항을 중지한다고 밝혔다. 737-800은 보잉사의 737 NG(Next Generation) 계열로, 전 세계에서 수천 대가 운항하고 있다. 737 NG 계열은 치명적인 사고 발생률이 가장 낮은 항공기로 꼽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는 성명을 통해 보잉 737-800 기종의 사고 소식을 들었으며 요청이 들어올 경우 사고 조사를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에서 대형 여객기 추락 사고가 발생한 것은 2010년 8월 이후 11년 6개월여 만이다. 2010년 8월 24일 허난한공 소속 여객기가 헤이룽장성 하얼빈 공항을 이륙, 목적지인 헤이룽장성 이춘시 린두공항에 착륙하다 지면에 부딪혀 동체가 두 동강 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42명이 사망했다.
  • “운전사 조작 과실” 대형마트 벽 뚫고 5층서 추락 택시 결론 (영상)

    “운전사 조작 과실” 대형마트 벽 뚫고 5층서 추락 택시 결론 (영상)

    제동 신호 없고 가속 페달 파손 등 근거“70대 기사가 계속 가속 페달 밟았을 가능성”지난해 말 부산의 한 대형마트 5층 주차장 벽을 뚫고 도로로 추락한 택시 사고는 숨진 70대 택시 기사의 조작 과실 등 운전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경찰이 최종 결론지었다. 부산 연제경찰서는 21일 이번 사고를 현장 조사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도로교통공단 감정 결과 70대 택시 기사 A씨의 운전 조작 과실에 의한 사고로 최종 판단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그 근거로 택시의 사고 전 속도가 시속 70㎞ 정도였으며 주차장에서 출발한 후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브레이크등 점등을 포함한 제동 신호는 나타나지 않은 점을 꼽았다. 또 가속 페달이 파손된 부분인데 사고 당시 A씨가 가속 페달을 밟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A씨 부검 결과 음주나 다른 질병은 발견되지 않았고, 택시가 심하게 불에 타 엔진 및 제동 계통의 검사는 어려웠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부산 연제구의 한 대형마트 5층에서 A씨가 몰던 택시가 주차장 외벽을 뚫고 신호대기 중인 차량 3대를 덮쳤다. 이 사고로 A씨가 숨지고 피해 차량에 탄 운전자와 탑승자 5명, 부서진 외벽 파편 등에 맞은 행인 2명 등이 다쳤다.
  •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 우주로 향하는…‘새벽 언어’의 트레킹[유성호 교수가 찾은 문학의 순간]

    최근 김수복 시인은 시집 ‘고요공장’을 출간했다. ‘슬픔이 환해지다’(2018) 이후 펴낸 열세 번째 시집이다. 작품 대부분은 양재천 산책과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설산이 바라보이는 네팔 포카라에서 얻어진 결실이다. 시인은 이 작품들이 황폐한 시대를 통과하면서 성찰과 신생을 열망했던 이미지라고 설명한다. “이번 시집에는 지나온 삶의 고백과 고해(告解)를 통한 존재론적 성찰의 모습을 담으려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40년 가까이 해 온 대학 정년을 앞두고 제 삶을 성찰하고 고백해 보자는 의미였지요.” 그 점에서 이번 시집은 새로운 존재의 자유로 나아가는 출구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렇게 새로운 차원을 향해 출발한 그는 “가을바람이 숨이 멎었나/적막이 선듯하다/어디쯤 그의 배는 가고 있을까”(‘이슬’)라며 자신의 시 쓰기가 적막의 자유로 나아가기를 희원하면서도 더러 그 “작은 배들이 나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어떤 배는 돌아오지 못했고/어떤 배는 돌아와 잠들었다”(‘모항’)면서 엄연한 인생의 파고(波高)에 대해 깊은 사유를 펼치기도 했다. 고해와 성찰은 그렇게 시작됐다.●문학에 빠져, 가녀린 열망이 낭보로 시인은 1953년 10월 경남 함양군 수동면 화산리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외가인 산청군 금서면 신아리에서 성장기를 보냈다. 대구로 거처를 옮겨 지낸 청소년기는 그로 하여금 문학에 눈을 뜨게 해 준 결정적 시기였다. 대륜중 2학년 때 도서관에서 한국문학 전집을 독파하던 중 ‘소년 김수복’은 강한 전율에 사로잡혔다. 오영수 작가의 ‘메아리’라는 작품을 읽는 순간 경험한 충격이었다. “소설의 무대가 제가 어릴 때 땔감 구하러 오르내리던 필봉산 화전터였어요. 유년의 장소가 소설의 현장이 될 수 있다는 충격이 컸던 것 같아요. 그 후 도서관 2층에서 줄곧 문학 전집에 빠져 지냈습니다.” 대륜고로 진학한 그는 문예반장, 학생회장, 대구 소재 고등학교 연합동인 ‘회귀선’ 회장 등 열정적인 고교문사 시절을 보낸다. 이곳 문예반은 이상화, 이육사의 시정신을 자랑삼아 전국 고교 문단을 주도한 문청들의 산실이었다. ‘회귀선’은 고문으로 시인 이호우, 김춘수, 아동문학가 이응창 선생이, 지도교사로는 이성수, 여영택 시인이 있었다. 학교를 순회하면서 작품 합평회를 열었는데 지금도 그 역사를 이어 가고 있다고 한다.단국대 재학 시절은 대부분 ‘단대신문’과 함께한 여정이었다고 시인은 술회한다. 1학년 수습기자로 시작해 기자, 편집장으로, 졸업 후에는 편집주임, 편집국장으로, 교수 부임 후에는 주간, 편집인으로, 지금은 총장으로 발행인이 됐으니 단연 그의 보금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청년 김수복’은 단국대 행정학과 2학년 때인 1975년 3월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하는데, 이때 월간 ‘한국문학’은 김동리 선생이 주간이었고 이문구 선생이 편집장이었다. 김현승, 박재삼 시인이 시 부문 신인상 심사를 맡았다. “당시 김현승 선생께서는 병상에서 심사하셨다고 들었는데 한 달 후엔가 작고하셔서 생전에 뵙지를 못했습니다. 박재삼 선생은 제게 시인으로서 사표가 돼 주셨지요.” 김수복의 첫 시집 서문에서 박재삼 선생은 “자연에 펼친 경개를 인간의 정한과 병렬시켜 바라보는 그 지혜로운 눈을 가상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갓 등단한 시인에게 평생의 시적 지침을 주기도 했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천왕봉 왕산 아래 고향 산청에 내려가 있을 때 눈발이 퍼붓는 날 한꺼번에 쓰여진 작품들로 그는 시인으로 출발하게 됐는데, ‘겨울 숲에서’, ‘청동그릇’, ‘저물 무렵’ 등 다섯 편의 시가 그 주인공이었다. 화개장터 금서우체국에서 차갑게 굳은 손으로 투고했던 그 가녀린 열망이 평생의 낭보로 돌아온 것이다. 등단 후에 시인은 당시 장충식 총장의 각별한 배려로 학기 중에 국문과로 전과를 하게 되는데, 특별 전액장학생으로 졸업 때까지 대학을 다니게 된 것이다. 시인으로서의 이른 등단이 그의 인생 전체를 돌려놓았던 셈이다.●공감적 교육과 단정한 서정의 총장 대학원에 진학한 시인은 1980년 ‘윤동주 연구’로 석사 학위를, 1990년 김소월과 윤동주 시를 다룬 ‘한국 현대시의 상징유형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당시 윤동주 관련 선행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 논문은 이후 윤동주의 삶과 시를 다룬 평전 ‘어두운 시대의 시인의 길’(1984),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1988), ‘별의 노래’(1995) 등으로 개정 속간되는 역사를 이어 간다. “윤동주와의 만남은 제게 시를 창작하고 가르치는 교수로서의 행복한 인생의 활로를 개척해 줬습니다. 윤동주의 시로 학위를 받고 교수로 부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숙명이 됐지요.” 아닌 게 아니라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시들에 대한 대(對)시집 ‘밤하늘이 시를 쓰다’(2017)는 그 실존적 보답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시인은 한국문학의 외연을 풍부하게 개척한 연구자 및 기획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국연구재단에서 펀딩을 해 한국문학 공간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실용화 방안을 연구했고, 남북한 문화예술의 소통과 융합 방안을 연구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단국대에 문예창작과를 창설했고 이듬해 한국문예창작학회를 설립해 문예창작의 학문적 범주 가능성을 크게 확장시켰다. 국제적 네트워크도 활발하게 조성해 국제문예창작센터를 설립했고 세계작가페스티벌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기여 사이사이로 ‘시인 김수복’은 세월호 사건의 비극에 대해 “바다에 빠진 해야,/엄마, 엄마, 불러다오/바다에 빠진 달아,/아빠, 아빠, 불러다오”(‘사월이 오면’)라는 애도의 마음을 남겼고 “오늘은 날이 쾌청하여/우리 남해의 먼동을 들쳐서 업고/압록강 너머 요동으로 가서/우리 노을이나 한 점 지고 올까나”(‘한반도’)라며 민족 현실에 대한 단정한 서정을 남기기도 했다. 이래저래 그의 저 깊은 존재론적 수원(水源)은 ‘시’였다.대학 총장과 시인이라는 두 가지 일이 혹시 충돌을 빚지는 않을까? “시인과 총장의 일이 상호 충돌한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시 쓰기와 조직 경영은 상통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 쓰기가 관성적 일상을 낯설게 보고 새로움을 발견해야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듯이 대학 경영도 특성화를 통해 조직 활성화를 이룰 수 있지 않습니까?” 과거 관성으로부터 새로운 대학으로 혁신할 때 사회적, 교육적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 쓰기 역시 변화와 혁신의 전환이라는 요구를 받는다고 ‘총장-시인’은 설명해 준다. 다만 충돌이라면 시 쓰기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실존적 자유가 선행되지만, 대학 경영은 조직 구성원의 상호 인식을 전제로 갱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는 대학 경영에서 공감적 교육과 행정, 소통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모교의 총장으로서 그의 시심(詩心)이 공감적 교육으로 피어나리라는 예감이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한국시, 아날로그·디지털 만나 확장 시단의 중진으로서 그는 최근의 한국 시에 대해 긍정의 믿음을 표한다. 한국 시가 지녀 온 자율성, 역사성, 내적 외적 동력을 이합집산하며 그 나름대로의 방향과 속도를 가지고 진전할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아날로그적 상상력에서 디지털적 상상력의 세계로 이행하면서 시의 본질과 외연을 심화, 확장해 나가리라 봅니다. 다만 예술의 본질에는 들뢰즈가 말한 바 있는 ‘탈영토화 운동’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해요.” 시인은 그들의 관념, 감성, 심리 등이 유한한 순간성에서 무한한 영원성으로 존재 전환해 가는 예술의 보편적 지향과 접속하기를 희망했다. 그야말로 그러한 여정을 밟아 온 수범 사례가 아니겠는가. 다시 ‘고요공장’으로 돌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그는 고해와 성찰이라는 정신적 전환을 통해 훨씬 자유로워지는 선험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더욱 낯설고 외로운 세계로 나아가야겠지요. 무한한 우주로의 존재론적 탐험을 시작할까 합니다. 더욱더 육체적, 정신적 ‘트레킹’을 열심히 해 보려 합니다. 일상을 낯설게 해 영원성, 신성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경주할까 합니다.” 이제 ‘재영토화 상상력’이 환기하는 저녁의 언어에서 ‘탈영토화 상상력’이 요청하는 새벽의 언어로 자신만의 트레킹을 시작하려 하는 것이다. 존재의 성찰을 넘어 무한한 우주로의 탐험까지 가닿을 그의 시적 여정이 한없이 궁금해진다. 오미크론을 뚫고 따뜻한 기운이 지상에 어김없이 젖어들던 초봄 어느 날의 만남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화학은 어렵다? 무궁무진 세계 빠져봐[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화학은 어렵다? 무궁무진 세계 빠져봐[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화학: 자연 과학의 한 분야. 물질의 조성과 구조, 성질 및 변화, 제법, 응용 따위를 연구한다. 무기 화학, 유기 화학, 생물 화학, 물리 화학, 분석 화학, 이론 화학, 응용 화학 따위의 갈래가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온 ‘화학’에 대한 설명입니다. 첨단 과학기술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반도체, 항공우주공학, 인공지능 등을 꼽습니다. 첨단 기술의 기본 분야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저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상당 부분 화학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전의 설명처럼 화학은 영역이 광범위하면서도 세분화돼 있다 보니 물리학이나 생물학과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화학공업까지 고려한다면 화학의 영향력은 공학 분야까지 확장됩니다. 이렇듯 화학은 자연과학 내에서는 물론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 중간에서 가교역할을 합니다. ●‘회원수 최다’ 美화학회 콘퍼런스 마법사의 돌로 비금속을 귀금속으로 바꾸려는 연금술에서 출발한 화학이 근대 학문의 형태를 갖춘 것은, 다른 과학 분야보다는 늦지만 20세기를 화학의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과학 학술단체 중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회원수를 자랑하는 곳도 화학 관련 연구자들이 모인 ‘미국화학회’(ACS)입니다. 이 ACS가 이달 20~24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2022년 봄 콘퍼런스를 엽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에서도 함께 진행하는데 학회 참석 등록자 숫자만 1만 2266명에 달합니다. 이번 봄 콘퍼런스 주제는 ‘화학을 통해 결합하기’로, 우주인이 우주에서 골(骨) 감소를 막는 법, 화재에 강하면서 친환경적인 목재, 폐수 속에서 미세플라스틱 완전히 제거하는 법 등 1만 건 이상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세상에 나옵니다. 이 중에는 일반인들의 흥미를 끌 만한 것들도 많습니다. 미국 신시내티대와 켄트주립대 화학자들은 커피를 추출하고 난 찌꺼기를 이용해 저렴한 친환경 뇌파 감지 미세전극을 만들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미세전극들은 탄소섬유로 만드는데 제작 공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렇지만 다공성 물질인 커피 찌꺼기를 이용하면 똑같은 성능을 가지면서 제작 과정도 단순하고 환경 친화적이란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일상과 결합’ 1만건 연구 성과 주목 또 테네시대 화학자들은 식물에 풍부한 셀룰로오스를 나노결정으로 만들어 아이스크림에 섞어 주면 상온에 노출되더라도 잘 녹지 않고 차가움이 더 오래 유지된다는 사실을 이번 콘퍼런스에서 공개합니다. 이 연구는 아이스크림뿐만 아니라 식품 보존기간을 늘리거나 신체 장기 및 조직 보존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합니다. ‘화학’ 하면 시험관에 둘러싸인 과학자의 모습이나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도 모르고 ‘수헬리베붕탄…’ 하며 외웠던 주기율표, 거북이 등껍질처럼 생긴 화학식들을 떠올립니다. 또 환경 파괴 물질들을 만들어 내는 위험한 학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화학은 외울 것이 많은 재미없고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물리학, 수학보다는 훨씬 우리 일상과 가깝고 재미있는 학문입니다. 화학도 다른 과학들처럼 여러 모습을 하고 다가옵니다. 주변의 물건을 보며 여기에는 어떤 화학이 숨어 있을까란 호기심으로 접근하면 학창 시절 골머리를 앓게 만들었던 화학과 과학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 올 겁니다.
  • 아빠, 왜 자전거 배우면 몸이 기억해요? 음, 너의 뇌가 학습을 저장해서 그렇단다

    아빠, 왜 자전거 배우면 몸이 기억해요? 음, 너의 뇌가 학습을 저장해서 그렇단다

    무게 약 1.4㎏, 신경세포 약 1000억개, 이것들을 연결해 주는 시냅스 100조개가 있는 신체 기관이 바로 ‘뇌’다. 뇌는 우주, 심해와 함께 과학계 마지막 탐구 영역으로 남아 있다. 뇌신경과학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뇌에 대한 수수께끼가 하나둘 풀리고 있다. 달리기를 할 때 출발선에 서 있다가 신호와 함께 전력 질주를 하고,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는 멈춰 있다가 초록불이 켜지면 일제히 움직인다. ‘당연한 것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뇌과학 측면에서 본다면 두 상황 모두 뇌는 출발 호각소리나 초록불이란 특정 신호까지 실행(움직임)을 억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영국, 호주, 중국, 네덜란드 등 5개국 과학자들은 계획을 외부 신호에 맞춰 실행할 수 있게 하는 뇌 신경망을 처음으로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에는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막스플랑크 플로리다 뇌과학연구소, 베일러의대, 국립정신보건연구소(NIMH), 앨런 신경역학연구소, 영국 런던대(UCL), 호주 퀸즐랜드대 뇌연구소, 중국 남방과기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 소속 생물학자와 신경과학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셀’ 3월 15일자에 실렸다. 움직임을 제어하는 뇌 운동 피질은 움직임을 계획하는 단계와 실행하는 단계의 활동 패턴이 전혀 다르다는 것은 알려져 있었지만 무엇이 이런 패턴 전환을 가져오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수염을 건드린 뒤 특정 신호를 주면 오른쪽 먹잇감을 핥도록 하고, 수염을 건드리지 않고 신호만 주면 왼쪽을 핥도록 훈련시켰다. 연구팀은 실험을 하면서 생쥐의 뇌파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신호를 받아 운동 계획을 실행할 때는 중뇌, 시상, 대뇌피질을 이어 주는 신경회로가 작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빛을 이용해 특정 신경회로를 통제할 수 있는 광유전학 기술로 이번에 발견한 신경회로 일부를 차단한 뒤 똑같은 실험을 했다. 신경회로 일부에 이상이 생기면 신호를 받아도 핥는 행동을 하지 않거나 신호를 받기 전에 핥는 행동을 하는 등 계획-실행 이상현상을 보이는 것이 관찰됐다. 카렐 스보보다 미국 하워드휴즈 의학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구로 운동 장애를 겪는 사람이 특정 상황을 신호로 여겨 운동 기능이 일시적으로 정상화되는 ‘역설적 운동신경증’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버드대 진화생물학과, 뇌과학연구센터 연구팀도 비슷한 연구를 수행해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3월 15일자에 발표했다. 악기 연주나 자전거 타기, 수영 같은 운동은 어릴 적 배워 놓으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금세 익숙하게 한다. 하버드대 연구팀은 흔히 ‘몸이 기억한다’고 하는 이런 학습 패턴에 대해 뇌는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의문을 품었다. 연구팀은 생쥐로 실험한 결과 복잡한 새로운 동작은 대뇌 운동피질-기저핵을 통해 학습된 뒤 시상을 거쳐 저장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뇌 운동피질이 손상되면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는 하지만 학습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기저핵이나 시상과 연결이 끊어질 경우는 학습한 동작을 다시 수행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연구팀은 새로 확인했다. 스테판 볼프 메릴랜드대 교수(약리학)는 “이번 연구들은 뇌의 각 부위가 어떻게 학습과 실행을 통제하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며 “파킨슨병 같은 운동장애와 외상이나 뇌졸중 등으로 인한 뇌 부상의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홍콩 언론 “사드배치? 윤석렬 당선인 행보에 한류 콘텐츠 中 진출 달렸다”

    홍콩 언론 “사드배치? 윤석렬 당선인 행보에 한류 콘텐츠 中 진출 달렸다”

    홍콩의 유력 매체가 중국 내 한한령이 조기에 해제됐으며, 이를 증거로 최근 한국드라마 ‘밥 잘 사주는 누나’가 중국 방송 규제 당국인 국가광파전시총국(이하 광전총국)으로부터 방송 승인을 받았다고 19일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이 사실상 해제됐으며, 그 출발을 알리는 계기로 중국의 OTT서비스 아이치이(바이두 계열)가 지난 3일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송출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한한령 이후 한국 드라마가 중국 광전총국(방송 규제 당국) 심의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한령 이후에도 중국의 불법 다운로드 사이트 등을 통해 다수의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공유된 것을 사실이지만, 중국 당국의 공식 승인 하에 정식으로 방영되는 것은 무려 5년 만의 일인 셈이다. 또한 한국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또 오해영’, ‘인현왕후의 남자’ 등이 줄줄이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빌리빌리(Bilibili)를 통해 방영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다. 하지만 이 매체는 중국 당국의 한한령 해제에도 불구하고 중국 내 한류 열풍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동시에 제기했다. 이 매체는 ‘한국 드라마가 연이어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사실상 한국 영상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큰 성과를 거두는 등 이후에도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릴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중국 정부의 입장과는 무관하게,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자체적인 한한령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반중적인 입장을 취하는 한국 차기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등장으로 인해 중국 누리꾼 스스로 한국 영상물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윤 당선인이 앞서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그 이행 여부가 중국 내 한국 영상물 진출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해석인 셈이다. 실제로 이에 앞서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즈는 ‘윤 당선인의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중국에서 방영되며 양국 문화교류가 재개될지 여부를 방해할 수 있는 불안 요인’이라고 지적했던 것과 일맥하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미국 버지니아 대학교 미디어학 아인 코카스 박사는 “한국의 사드 추가 배치가 현실화 될 경우, 한국 제품이 중국 내 보이콧 역시 강력하게 추진될 것”이라면서 “중국이 보이콧의 대상으로 삼는 한국 제품에는 문화 콘텐츠 산업이 대표적일 것이며, 중국 누리꾼들 스스로 한국산 제품에 대한 강력한 보이콧 움직임이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또, 한반도 전문가로 알려진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뤼차오 연구원은 “윤 당선인의 정치적 결정은 현재 낙관적 기류가 자리잡고 있는 한중 양국의 문화 교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를 고려해 윤 당선인 측은 모든 결정에 신중하라”고 주장했다. 뤼차오 연구원은 이어 “한국의 영상물 제작 산업은 전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중국도 가능한 빨리 양국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차기 윤 당선인 행정부의 선택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 코스피 9거래일만에 2700선 회복…사흘째 상승

    코스피 9거래일만에 2700선 회복…사흘째 상승

    코스피가 사흘째 상승하며 9거래일만에 2700대를 회복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평화 협상이 지연되면서 혼조세를 보였으나 중국 증시 영향으로 상승폭을 확대 후 마감했다. 1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2.51포인트(0.46%) 오른 2707.02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700대를 회복한 건 지난 4일(2713.43) 이후 9거래일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1.13포인트(0.04%) 높은 2695.64에서 시작해 장 초반 2700선을 넘어섰다가 다시 하락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오후 들어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규모가 줄어들면서 지수는 재차 올랐다. 박수진 미래에셋 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협상 부진에 따라 국제유가가 재차 100달러에 돌파하면서 증시에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단기상승세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로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장중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 축소에 상승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당국의 경기 부양 기대에 따라 오후 들어 1%대 이상 상승폭을 키운 것도 코스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8.83포인트(0.97%) 오른 922.96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1.16포인트(0.13%) 높은 915.29에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웠다.
  • 코로나로 막힌 해외여행길… 이국적인 제주로 몰렸다

    코로나로 막힌 해외여행길… 이국적인 제주로 몰렸다

    해외여행길이 안 열리자 제주국제공항 이용객이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제주공항 항공수송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월 473만 4792명이 제주공항 기점 출발·도착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2월 제주공항 이용객 464만 4712명보다 9만 80명(1.9%) 늘어난 것이다. 국제선 항공편이 한 편도 운항하지 못했는데도 국내선 수요만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늘어난 셈이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시기인 지난해 같은 기간 277만 7393명고 비교해서는 무려 70%(195만 7399명)나 증가해 ‘위드 코로나’ 전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1∼2월 제주공항 이용객은 1일 평균 8만 251명이며, 이 기간 전체 항공편 평균 탑승률은 87.1%에 달했다. 지난 한 달간을 보면 하루 평균 이용객이 8만931명으로 더 늘어나 증가 추세를 보인다. 제주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치명률이 낮아지고 위드 코로나로 방역이 전환되자 해외여행을 못 가는 내국인들이 비행기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것과 같은 느낌이 있는 제주로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공항을 이용한 여객수는 2580만 2550명이다. 1년 전 제주공항을 찾은 여객수 2105만 4696명보다 22.5%가 증가했다. 지난해 제주공항은 국내 공항 가운데 인천공항을 제치고 항공기가 가장 많이 이용한 공항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국토부 ‘2021년 항공교통량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제주공항의 총 교통량은 1년 전보다 16.7%가 늘어난 16만 6056대로 집계돼 국내 공항 중에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공항으로 나타났다. 2020년까지는 국내 교통량 1위였던 인천공항은 제주와 김포에 이어 3위에 그쳤다.
  • 축구장보다 큰 UAE 화물선 순식간에 기우뚱…걸프 해역 침몰

    축구장보다 큰 UAE 화물선 순식간에 기우뚱…걸프 해역 침몰

    축구장보다 더 큰 거대한 화물선이 이란과 가까운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침몰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은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알 살미 6호가 이날 새벽 이란 남부 아살루예 항구에서 약 48㎞ 떨어진 해상에서 침몰했다고 보도했다.모두 30명의 선원을 태우고 며칠 전 두바이를 출발해 이라크 남부로 향하던 사고 화물선은 이날 거친 폭풍우를 이겨내지 못하고 위태로운 각도로 기울어졌으며 결국 몇시간 만에 완전히 침몰했다. 당시 사고 선박에 승선한 선원 30명 중 28명은 이란 당국과 민간 선박에 의해 구조됐으나 2명은 여전히 수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해당 선원들은 수단, 인도, 파키스탄, 우간다 등 다국적이며 자동차 등 화물로 실려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에 본사를 둔 화물업체 ‘살렘 알 마크라니’ 측은 "배가 완전히 침몰했으며 이란과 바레인 당국과 협의해 구조 작업을 하고 있으나 악천후로 인해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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