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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피 2130선 회복했다가 2124.61 마감…중국 성장률 하락 충격은 없어

    코스피 2130선 회복했다가 2124.61 마감…중국 성장률 하락 충격은 없어

    코스피가 21일 미·중 무역협상 기대감에 소폭 상승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6.6%로 2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이어서 국내는 물론 아시아 증시에 충격은 없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33포인트(0.02%) 오른 2124.61로 마감하면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9.59포인트(0.45%) 오른 2133.87로 출발해 장중 한 때 2134.17까지 뛰었다. 코스피가 장중 2130선을 넘은 것은 지난해 12월 1일(장중 고점 2136.64)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상위주 중에서는 SK하이닉스(3.72%)와 POSCO(2.10%) 등이 올랐고 네이버(-4.73%)와 현대차(-3.05%) 등은 내렸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협상에 대해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고, 미국이 북한과의 2차 정상회담을 2월말 열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 것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오전 11시 중국 정부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6.6%로 발표했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증시에 큰 영향은 없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유혈 진압 사건의 여파로 중국 경제에 큰 대내외적 충격을 줬던 1990년(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시장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아서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에 미·중 무역분쟁 기대감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고 중국의 GDP 발표는 큰 영향이 없었다”면서 “다만 이번 주 내로 중국 GDP를 구성하는 소비, 생산, 투자, 정부지출 등의 수치가 나오는데 소비가 예상보다 많이 꺼졌는지 등 세부 항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설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예상보다 중국의 소매 판매나 광공업 생산이 나쁘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는 중국의 수요 부진을 의미하기 때문에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이라고 말했다. 코스닥지수는 0.72포인트(0.10%) 내린 695.62로 장을 마쳤다. 시총 상위주에서는 포스코켐텍(-3.63%)과 메디톡스(-5.94%) 등이 많이 내렸다. 원·달러 환율은 미·중 무역협상 낙관론이 퍼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6.2원 오른 1128.1원에 마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생활교통비용, 경기 남부 월 20만원, 외곽은 70만원”

    “생활교통비용, 경기 남부 월 20만원, 외곽은 70만원”

    경기 북부지역에서 주변 지역을 오가는 ‘생활 교통비용’이 경기 남부지역보다 2배 더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외곽은 남부지역의 3.5배인 월 70만원에 달했다. 국토연구원은 21일 발표한 ‘빅데이터로 살펴본 우리 동네 생활 교통비용’에서 경기도 560개 읍면동의 생활 교통비용을 추정했다. 생활 교통비용은 경기도 시민들이 생활통행에 소요되는 유류비와 시간가치 등을 합해 산정한 것이다. 생활통행은 출발지(읍면동) 통행 중 총 통행발생량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목적지(읍면동)까지의 통행으로 규정했다. 이 결과 서울에 인접한 경기 남부권역의 생활교통비용은 월 20만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비슷하게 서울과 인접한 경기 북부권역과 기타 경기 남부권역은 월 40만원으로 산출됐다. 경기 외곽 권역은 훨씬 높은 월 70만원이었다. 경기도의 동일 시·군·구 내에서 읍면동별 생활교통비용 차이가 큰 시는 화성시다. 화성시의 생활 교통비용은 29만원인 반면,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구 유입이 증가한 향남읍과 남양읍은 각각 52만원, 58만원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에서 단위거리(㎞) 이동에 지불되는 생활 교통비용이 높은 지역은 부천(2063원), 성남시 수정구(2110원), 안양시 만안구(1935원) 등으로 나타났다. 월소득에서 생활 교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했을 때 경기도는 평균 9%로 나타났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생활 교통비용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대비 생활교통비용의 점유율을 보면 수도권 1기 신도시인 분당구(4.6%), 군포·안양 동안구(4.9%), 용인 수지구(5.2%) 등에 비해 2기 신도시인 남양주(10.0%)·화성(10.6%)·광주(12.2%) 등은 10%대로 높게 나타났다. 김종학 인프라정책연구센터장은 “빅데이터 융합 분석 기법을 통해 생활교통비용을 추정할 수 있었다”며 “생활 SOC 유형에 생활교통 인프라를 추가하는 등 경기도 지역별 생활교통 격차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박지원, 손혜원에 “투기의 아이콘…싸울 군번 아니다” 맹공

    박지원, 손혜원에 “투기의 아이콘…싸울 군번 아니다” 맹공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21일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손혜원 의원에 대해 “투기의 아이콘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언론이 (손 의원이 매입한 목포 부동산이) 9곳이라고 했을 때까진 금액이 얼마 되지 않아 투기라 보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사들인 부동산이) 30여채에 가까워진다면 국민은 투기라고 생각하지 선의로 생각하겠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의원은 손 의원의 부동산 매입에 대해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는 아무리 구입 목적이 좋아도 과정이 합법적이어야 한다”며 “상당 부분 불법적 요소가 나타나고 있어 검찰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의원이 전날 회견에서 목포 서산온금지역 재개발 문제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함께 받자고 한 것에 대해서는 “나는 검찰 수사를 받을 이유가 없다”면서도 “손 의원이 내게 의혹을 제기해 필요가 있다면 나가서 받겠다”고 말했다. 손 의원이 자신을 ‘저격’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일일이 답변할 필요 없다. 그런 정치적 문제에 대해 손 의원과 싸울 군번도 아니고 싸우고 싶지도 않다”고 답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엄홍길과 겨울산행 중2들… 산을 오르며 삶을 배우다

    엄홍길과 겨울산행 중2들… 산을 오르며 삶을 배우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속에서도 태백산 정상에 오른 중학생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었다. 저마다 상기된 표정으로 서울과 달리 미세먼지 없이 맑은 하늘과 백두대간을 쳐다보며 감동에 젖어 서로를 격려했다. “친구가 같이 가자고 해서 큰 기대 없이 왔다”는 이이삭(영훈국제중 2)군은 “정상에 선다는 뿌듯함이 이런 거구나 싶다”면서 “에베레스트도 오를 수 있을 것 같다”며 흐뭇해했다. 서울 강북구와 엄홍길 휴먼재단이 2012년부터 공동으로 주최하는 청소년 교육사업인 ‘강북구 청소년희망원정대’가 지난 17일 강원도 태백산 등반을 끝으로 7기 활동을 마무리했다. 지역 학교장 추천을 받은 중학교 2학년생 5명씩이 모두 60여명으로 구성된 희망원정대는 세계적인 산악가 엄홍길 대장과 함께 산을 오르며 호연지기도 기르고 새로 사귄 친구들과 우정도 쌓을 수 있다. 특히 태백산 등반은 희망원정대를 마무리하는 가장 중요한 행사이다. 어린 학생들로선 처음부터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엄 대장이 맨 앞에서 대열을 이끌고 중간중간 대학생 멘토단이 학생들을 다독이며 한 걸음씩 올라갔다. 낮 12시 30분 유일사 주차장에서 출발한 대열이 30분쯤 올라갔을 때부터 힘들어하며 뒤처지는 학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을 챙기는 건 대열 맨 뒤에서 따라가는 박겸수 강북구청장 몫이었다. 1시 30분쯤 태백산에 교가가 울려 퍼졌다. 지친 학생들의 기운을 북돋우려는 박 구청장의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가다 보니 어느새 정상이었다.희망원정대에 참여한 학생들은 엄 대장과 함께한다는 것 자체를 신기해했다. “산을 오른다는 건 인생살이와 같다”고 강조하는 엄 대장은 어린 학생들에게 기운을 북돋는 또 다른 존재이자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에 서는 인생의 의미를 알려주는 멘토다. 현다미(인수중 2)양에게 태백산에 오르는 내내 엄 대장과 함께한다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현양은 “이렇게 유명한 분을 만나서 신기한 느낌이었다. 엄청 무서울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 놀랐다”면서 “힘들게 산에 올라 본 경험이 학교 생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하산길에선 눈이 쌓여 곳곳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학생들이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서도 엄 대장 곁에 바짝 붙어 선두를 형성하는 학생들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신이 나 있었다. 한 학생은 “아침부터 밤까지 공부하는 게 너무 지겨워서 참여하게 됐다”면서 “아버지는 공부해야지 산엔 뭐하러 가느냐 반대했지만 이렇게 산에 와 보는 게 인생에서 더 큰 공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희망원정대 겨울캠프는 16일부터 18일까지 2박 3일 일정이었다. 17일 산행에 이어 18일에는 태백시에 있는 안전체험관을 둘러본 뒤 강북청소년수련관에서 7기 원정대 수료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선 원정대원 중 가장 모범적인 남녀 학생 12명을 선발했다. 10명은 다음달 14~15일 한라산에 오르고 최우수 학생 2명은 18일 히말라야 등반에 나서는 기회를 얻었다. 해마다 최우수 2명씩만 선발했지만 올해부터는 우수 학생 10명을 추가로 선정해 한라산에 오르는 기회를 준다. 박 구청장은 “희망원정대 1년 일정을 시작할 때와 마무리 시점의 학생들 표정은 사뭇 다르다. 세계적 산악인 엄 대장과의 산행이 학생들의 호연지기, 긍정적·적극적인 마인드 함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강북구는 앞으로도 청소년들의 도전을 응원하며 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007작전’ 같았던 김영철 방미… 킹 목사 배경 기념사진도 화제

    ‘007작전’ 같았던 김영철 방미… 킹 목사 배경 기념사진도 화제

    2박3일간 노출 꺼리고 귀국길 연막작전 롤러 美국무부 의전장 환송 등 ‘특급 예우’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박 3일간 미국 워싱턴DC 방문을 마치고 19일(현지시간) 워싱턴을 출발해 20일 귀국 경유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다. 17일 오후 미국 입국부터 19일 출국까지 김 부위원장은 한 편의 ‘007 영화’를 방불케 할 정도로 일정과 동선의 노출을 최소화했다. 북·미는 김 부위원장의 출국 순간까지 취재진을 상대로 연막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방미 일정 마지막 날인 19일 김 부위원장이 숙소인 워싱턴DC 듀폰서클호텔을 나선 것은 낮 12시 40분쯤이었다. 그의 일정에 맞춰 취재진이 몰려들자 미 경호요원들은 호텔 로비에 있는 취재진 신원을 확인하더니 밖으로 쫓아냈다. 앞서 ‘김 부위원장 일행이 일찍 호텔을 떠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화물용 쪽문에서 대기하던 경호차량이 오전 11시 30분쯤 움직이며 호텔 건물을 한 바퀴 돌아 정문을 지나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김 부위원장을 기다리던 취재진을 따돌리기 위한 연막작전으로 밝혀졌다. 김 부위원장 일행은 오후 1시 10분쯤 덜레스공항에 도착했다. 미국 측에서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과 마크 내퍼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이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국무부 의전장은 통상적으로 장관급 인사에 대한 의전을 맡지만 정상급 외교행사도 담당한다. 때문에 롤러 의전장의 환송은 그만큼 미국이 북한에 ‘특급 예우’를 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전날인 18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오전 10시 45분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함께 호텔에 나타났고, 취재진을 피해 전날 김 부위원장이 이용한 쪽문을 통해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북·미는 9층 연회장 ‘더하이츠’에서 50분 동안 고위급회담을 했다. 이어 김 부위원장은 백악관으로 이동해 낮 12시 15분부터 90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뒤 오후 2시쯤 호텔로 돌아왔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대표가 다시 호텔을 찾았고 9층 연회장에서 오찬을 겸한 2차 회동이 1시간 30분가량 이어졌다.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고위급회담 기념사진도 화제였다. 기념사진 배경이 미 인권 상징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나온 사진이었기 때문이다. 북한 인권 등 특별한 정치적 의도를 갖고 배치됐는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교육 캐슬’ 대한민국, 불안이 공감을 키웠다

    ‘사교육 캐슬’ 대한민국, 불안이 공감을 키웠다

    신드롬급 인기를 보이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SKY(스카이) 캐슬’이 비지상파 프로그램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 치웠다. ‘작감배’(작가+감독+배우) 3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명품 드라마’이기에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따른다. 스타 배우가 없어 높지 않은 관심 속에서 출발한 ‘스카이 캐슬’의 첫 회 시청률은 전국 평균 1.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첫 방송 후 JTBC의 종전 최고 히트작이던 ‘품위있는 그녀’(2017년)를 이을 드라마라는 평가가 쏟아졌고, 매회 폭발적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작품으로 거듭났다. 지난 19일 18회 시청률은 22.3%로, 종전 tvN의 ‘도깨비’가 갖고 있던 20.5%(2016~2017)를 넘어 국내 케이블 방송 24년 역사를 새로 썼다. 극본, 연출, 연기 어느 하나 빈틈이 없는 조화가 이런 인기의 배경이 됐다. ●18회 22.3%…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유현미 작가는 상위 0.1%가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을 배경으로 학부모들이 그들의 욕망을 자녀의 인생에 대입해 과도한 입시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그렸다. 자녀가 입시를 치르는 모습을 보며 느낀 바를 바탕으로 2부작 단편 ‘고맙다 아들아’(KBS2·2015)를 썼던 유 작가는 다른 작품 활동 없이 3년 넘게 같은 주제를 취재하며 깊이 파고든 끝에 ‘스카이 캐슬’의 탄탄한 극본을 탄생시켰다.드라마는 첫 회에 아들을 서울의대에 보내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캐슬 주민의 이야기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시작했다. 딸 예서(김혜윤 분)를 서울의대에 보내려는 한서진(염정아 분)과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을 주축으로 전교 1등만을 위한 음모와 암투가 이어졌다. 등장인물마다 하류층 출신, 거짓 입학, 혼외자녀, 살인 등 비밀을 품고 있다. 목적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면서 고급스럽게 포장한 ‘막장 드라마’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대한민국 사교육의 병폐를 꼬집는 큰 흐름을 위한 장치로 시청자들은 이해하는 듯하다. 드라마는 대개 작가가 끌고 간다고 하지만 ‘스카이 캐슬’은 감각적인 연출도 매회 화제가 되고 있다. 3분 가까이 이어지는 원테 이크 촬영 장면 등 기존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기법들이 적재적소에 쓰이며 완성도를 높였다. 독특한 구도와 효과로 인물들의 대사 이상의 것을 함축한 듯 보이는 수많은 장면들은 방송이 끝나면 온갖 추측과 해석을 낳고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18회 방영분에서 한서진과 예서가 어릴 적부터 받아온 상장들을 책상 위에 늘어놓고 바라보는 장면이 그 예다. 이들 모녀가 입은 검정 의상은 장례식 상복을 연상시켰고 카메라 앵글은 땅에 묻히는 고인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느껴진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왔다. 이 장면 하나를 두고도 시청자들은 화면 너머에 깔린 복선과 드라마 결말까지 추정해내는 것이다. ●아역 배우 열연도 한몫 각자 인물로 완벽하게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주인공 염정아는 우리 사회의 뒤틀린 교육열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을 맡아 비난의 대상이 될 뻔했다. 그러나 딸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딸의 성공을 위한 일에는 악한 면모를 수시로 오가는 엄마를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한서진 시점에서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쓰앵님’ 김서형은 극 중 판세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입시코디를 연기하면서 무표정과 절제된 대사 톤으로 극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어머니,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그의 유행어는 CF, 개그 프로, 유튜브 등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스카이 캐슬’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여러 아역 배우를 포함한 주·조연들 역시 맡은 역할을 부족함 없이 해내며 ‘연기 구멍’ 없는 작품을 완성시켰다. 서울의대만을 바라보는 냉혹한 인물이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예서 역의 김혜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야심 많은 혜나 역의 김보라 등 아역들에게도 찬사가 쏟아졌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스카이 캐슬’의 성공에 대해 “기본적으로 철저한 조사에 의한 대본이 워낙 꼼꼼했고 거기에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연출,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졌다”고 원인을 분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들을 보여주려고 했던 JTBC 드라마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총 20부작인 ‘스카이 캐슬’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겼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스카이 캐슬’ 시청률 신기록… 완벽한 ‘작감배’가 빚은 명품 드라마

    ‘스카이 캐슬’ 시청률 신기록… 완벽한 ‘작감배’가 빚은 명품 드라마

    신드롬급 인기를 보이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SKY(스카이) 캐슬’이 비지상파 프로그램 역대 최고 시청률 기록을 갈아치웠다. ‘작감배’(작가+감독+배우) 3박자가 완벽하게 어우러진 ‘명품 드라마’이기에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따른다. 스타 배우가 없어 높지 않은 관심 속에서 출발한 ‘스카이 캐슬’의 첫 회 시청률은 전국 평균 1.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첫 방송 후 JTBC의 종전 최고 히트작이던 ‘품위있는 그녀’(2017년)를 이을 드라마라는 평가가 쏟아졌고, 매회 폭발적인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며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본 사람은 없다’는 작품으로 거듭났다. 지난 19일 18회 시청률은 22.3%로, 종전 tvN의 ‘도깨비’가 갖고 있던 20.5%(2016~2017)를 넘어 국내 케이블 방송 24년 역사를 새로 썼다. 극본, 연출, 연기 어느 하나 빈틈이 없는 조화가 이런 인기의 배경이 됐다. 유현미 작가는 상위 0.1%가 모여 사는 스카이 캐슬을 배경으로 학부모들이 그들의 욕망을 자녀의 인생에 대입해 과도한 입시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그렸다. 자녀가 입시를 치르는 모습을 보며 느낀 바를 바탕으로 2부작 단편 ‘고맙다 아들아’(KBS2·2015)를 썼던 유 작가는 다른 작품 활동 없이 3년 넘게 같은 주제를 취재하며 깊이 파고든 끝에 ‘스카이 캐슬’의 탄탄한 극본을 탄생시켰다.드라마는 첫회에 아들을 서울의대에 보내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캐슬 주민의 이야기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시작했다. 딸 예서(김혜윤 분)를 서울의대에 보내려는 한서진(염정아 분)과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김서형 분)을 주축으로 전교 1등만을 위한 음모와 암투가 이어졌다. 등장인물마다 하류층 출신, 거짓 입학, 혼외자녀, 살인 등 비밀을 품고 있다. 목적을 위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비상식적인 일들이 벌어지면서 고급스럽게 포장한 ‘막장 드라마’라는 평가도 나오지만, 대한민국 사교육의 병폐를 꼬집는 큰 흐름을 위한 장치로 시청자들은 이해하는 듯하다. 드라마는 대개 작가가 끌고 간다고 하지만 ‘스카이 캐슬’은 감각적인 연출도 매회 화제가 되고 있다. 3분 가까이 이어지는 원테이크 촬영 장면 등 기존 드라마에서 보기 힘든 기법들이 적재적소에 쓰이며 완성도를 높였다. 독특한 구도와 효과로 인물들의 대사 이상의 것을 함축한 듯 보이는 수많은 장면들은 방송이 끝나면 온갖 추측과 해석을 낳고 다음 편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18회 방영분에서 한서진과 예서가 어릴 적부터 받아온 상장들을 책상 위에 늘어놓고 바라보는 장면이 그 예다. 이들 모녀가 입은 검정 의상은 장례식 상복을 연상시켰고 카메라 앵글은 땅에 묻히는 고인을 바라보는 시선처럼 느껴진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왔다. 이 장면 하나를 두고도 시청자들은 화면 너머에 깔린 복선과 드라마 결말까지 추정해내는 것이다. 각자 인물로 완벽하게 녹아든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주인공 염정아는 우리 사회의 뒤틀린 교육열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인물을 맡아 비난의 대상이 될 뻔했다. 그러나 딸 앞에서는 약한 모습을, 딸의 성공을 위한 일에는 악한 면모를 수시로 오가는 엄마를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한서진 시점에서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쓰앵님’ 김서형은 극 중 판세를 마음대로 조종하는 입시코디를 연기하면서 무표정과 절제된 대사 톤으로 극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어머니,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라는 그의 유행어는 CF, 개그 프로, 유튜브 등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내며 ‘스카이 캐슬’ 흥행의 원동력이 됐다. 여러 아역 배우를 포함한 주·조연들 역시 맡은 역할을 부족함 없이 해내며 ‘연기 구멍’ 없는 작품을 완성시켰다. 서울의대만을 바라보는 냉혹한 인물이지만 미워할 수만은 없는 예서 역의 김혜윤,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야심 많은 혜나 역의 김보라 등 아역들에게도 찬사가 쏟아졌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스카이 캐슬’의 성공에 대해 “기본적으로 철저한 조사에 의한 대본이 워낙 꼼꼼했고 거기에 미스터리한 분위기의 연출,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배우들의 연기력이 더해졌다”고 원인을 분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들을 보여주려고 했던 JTBC 드라마다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총 20부작인 ‘스카이 캐슬’은 종영까지 단 2회만을 남겼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방미 마치고 귀국길 오른 김영철…결과 묻자 ‘노코멘트’

    방미 마치고 귀국길 오른 김영철…결과 묻자 ‘노코멘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9일(현지시간) 2박 3일의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김 부위원장은 철통 경호 속에 취재진을 따돌리며 베이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방미 성과에 대해서는 철저히 입을 함구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49분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중국 베이징으로 가는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CA) 818편을 타고 출국했다. 김 부위원장은 베이징을 거쳐 북한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낮 12시 40분 숙소인 워싱턴DC 듀폰서클 호텔을 나선 김 부위원장은 비행기 출발 예정시각보다 2시간여 이른 오후 1시 10분께 공항에 도착했다. 김 부위원장은 공항 1층 중앙에 마련된 귀빈 전용 출국 수속대를 통해 곧바로 통제구역 안으로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과 마크 내퍼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을 비롯한 국무부 측 환송 인사와 보안요원들의 안내를 받아 이동했다.김 부위원장이 17일 입국할 때에 이어 귀국길 공항에도 국무부 의전장이 나온 것은 미국측이 그에 대한 예우에 특별한 신경을 쓴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VIP 통로로 이동하던 중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백악관 면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고위급 회담 등에 대한 결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았다. 공항에 같이 들어선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도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함께 이동하던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직무대행은 2층 출국장으로 향하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방미 결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노코멘트”라고만 짧게 답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2박 3일간 방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90분간 면담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의제에 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 면담은 지난해 6월 1일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김 부위원장은 백악관 예방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김 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보낸 친서를 직접 전달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백악관은 친서가 전달됐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김 부위원장 면담 이후 보도자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90분간 비핵화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며 “2차 정상회담은 2월 말쯤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담 장소는 추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에 앞서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회담 후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김 부위원장과 (지난해 6월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들에 대한 진전을 이루는 노력들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미는 ‘로우키 행보’였다. 지난해 5월 뉴욕을 방문해 비교적 과감하게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과 대조적이었다. 당시 김 부위원장은 뉴욕 도착 당일 폼페이오 장관과 만찬을 했다. 만찬장은 맨해튼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38번가의 초고층 빌딩에 마련됐고, 폼페이오 장관이 창밖의 화려한 스카이라인을 김 부위원장에게 설명하는 모습은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당시는 미국이 6·12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경제적 번영 모델을 보여주면서 비핵화를 설득하려는 취지였다면, 이번에는 ‘스웨덴 실무협상’과 맞물려 북미 간 민감한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 측 실무협상 대표인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이날 스웨덴 스톡홀름을 방문,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2차 정상회담을 위한 북미간 실무협상에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 17일 베이징에서 출발한 유나이티드항공(UA808) 직항편을 타고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 고위 관리가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을 통해 입국한 것은 김 부위원장이 처음이다. 수행원을 포함한 북측 일행은 10명 안팎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지켜야”…1만명 결집 노동자대회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지켜야”…1만명 결집 노동자대회

    비정규직 철폐와 ‘위험의 외주화’ 금지, 고 김용균씨 사망사고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오늘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은 오늘(19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태안화력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투쟁 승리 전국노동자대회’를 열어 비정규직 노동자의 안전을 확보할 대책을 정부에 요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위험의 외주화’ 문제는 산업안전보건법 전부개정만으로는 풀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부터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약속을 철저히 살피고 계획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최준식 위원장은 “안전 설비를 보강하면 되지 왜 직접고용을 주장하느냐는 사람들이 있다”며 “2017년 11월에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노동자 한 분이 돌아가셨고 안전 보강을 위한 강제이행이 이뤄졌지만 이번에도 김용균씨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동건강연대 이상윤 공동대표는 “김용균씨의 죽음은 정부가 공공부문 외주화와 비정규직 문제에 방관(해서 생긴 것)으로 사고에 적극 가담한 셈”이라며 “시민들이 안전하고 윤리적인 작업 환경에서 만들어진 생산물을 소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집회는 전날 구의역을 출발해 전태일 거리, 광화문 광장을 거쳐 청와대 앞까지 13㎞를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5차 범국민추모제’를 열어 김용균씨 사망사고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거듭 요구했다.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는 “회사를 잘못 들어가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모들도 모르고 아이들도 모른다”며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용균이가 일했던 곳에 가기를 요청한다. 왜 우리가 진상규명과 정규직화를 주장하는지 그곳에 다녀오면 알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김용균 6차 범국민추모제’는 오는 26일 열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소연 케어 대표 “인도적 안락사였다”…대표직 사퇴 거부

    박소연 케어 대표 “인도적 안락사였다”…대표직 사퇴 거부

    구조한 동물을 여러 차례 안락사시킨 사실을 고의로 은폐해 논란을 초래한 박소연 ‘케어’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다고 밝혔다. 급기야 “결국은 우리가 보호하는 동물들, 보호하지 않는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면서 이 사태의 원인을 전직 케어 직원의 폭로 탓으로 돌리기까지 했다.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고 되레 제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는 19일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안락사 및 안락사 수치 조작 시도 등의 논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번 논란으로 충격을 받은 회원과 활동가, 이사들, 동물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모든 책임은 대표인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대표는 회견 내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그는 “케어가 구조한 동물이 있던 곳은 개 도살장이었다. 구하지 않으면 도살당했을 것”이라면서 “그동안 케어가 해온 안락사는 대량 살처분과 다른 인도적 안락사였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80%를 살리고 20%를 고통 없이 보내는 것은 동물권 단체이니 할 수 있다. 이 나라 현실에서 (안락사는) 최선의 동물보호 활동이었다”고 항변했다. 또 “대한민국에는 안락사마저도 사치인 동물들이 많다. 고통을 직시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외면하는 것이 동물권 운동이 돼서는 안 된다”고 안락사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그동안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표방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언론 보도가 나오고 나서야 밖으로 알리지 않았던 동물 안락사 사실을 공개하고 ‘안락사는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력을 벗어난 무리한 구조, 반복된 안락사, 그리고 안락사 사실을 일부러 은폐한 것이 문제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거듭 ‘안락사는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박 대표는 되레 제보자를 공격했다. 과거 케어에서 일했던 제보자는 지난 11일 한겨레, 진실탐사그룹 ‘셜록’,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 SBS 등이 보도한 인터뷰를 통해 케어가 보호소에서 구조한 동물 수백마리를 몰래 안락사시켰다고 폭로했다. 이 제보자에 따르면 케어에서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동물 250마리가 무분별하게 안락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표는 “(최초 언론 보도 이후) 내부 고발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안락사가 가슴아파서 이 문제를 폭로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정말로 안락사가 마음 아팠다면 즉각 멈출 수 있는 방법도 있었다”면서 “안락사로 마음이 아픈 사람이 1년이나 증거를 모았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로 내용이 너무나 많이 알려지면서 결국은 우리가 보호하는 동물들, 보호하지 않는 동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제보자를 탓했다. 제보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케어를 떠났다가 재입사한 것은 박 대표의 권유 때문이었다”면서 자신이 안락사에 대한 증거를 모으기 위해 입사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박 대표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나도 안락사를 필요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안락사는 어떤 일로도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박 대표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안락사와 관련해 내게도 책임이 있다. 잘못이 있는 사람은 케어를 떠나고 케어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비글구조네트워크’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전날 박 대표를 동물보호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단체들은 안락사 사실을 후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후원금을 받은 행위는 사기이고, 동물구조 활동으로 쓰여야 할 후원금을 안락사 부대비용 등으로 사용한 것은 횡령에 해당한다고 보고 고발장을 제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2차 북·미 정상회담, 2월 말에 열린다.

    2차 북·미 정상회담, 2월 말에 열린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2월 말’ 열린다. 하지만 북·미는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 등을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워싱턴정가에서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면담 후 2차 정상회담의 시간과 장소 등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미 연방정부 셧다운 여파로 국무부 등 정부부처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2차 정상회담의 세부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각에서는 북·미가 대북 제재완화에 대한 이견을 좁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세라 샌더슨 대변인 명의의 보도자료에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특사로서 방미한 김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90분간 면담을 했다”면서 “2차 정상회담은 2월 말쯤(near the end of February)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을 고대하고 있다”며 “회담 장소는 다음에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2월 말 개최’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제자리를 맴도는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오는 19일쯤 스웨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하는 ‘비건-최선희’ 라인의 실무협상도 주목된다. 앞서 스웨덴 외교부 대변인은 “국제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북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이 스웨덴에 도착했다”고 최 부상의 스웨덴 방문을 공식 발표했다. 이어 AP 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리 말을 인용,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이 회의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번 회동이 성사될 경우 두 사람 간 만남은 지난해 8월 비건 대표가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 또 북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오후 서울을 출발, 스웨덴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는 남북 간, 북·미 간은 물론이고 남-북-미 3자 회동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이번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방문으로 2차 정상회담이 ‘공식화’ 됐다”면서 “이제부터 북·미의 비핵화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28일째 이어지고 있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2차 정상회담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30%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무부가 이번 주말까지 모든 인력의 복귀를 지시했으나, 1달여 남은 정상회담의 세부일정을 조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도 워싱턴정가의 예상과 달리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공개하지 못한 것도 ‘셧다운’ 여파를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의 재개 등을 ‘대북 제재 완화’를 놓고 북·미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 면담에 대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하고, “북·미 대화를 계속할 것이고 대통령은 그의 회담(2차 북미정상회담)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볼 때까지 대북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정부의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요구해온 비핵화 문제나 북한이 제기해온 제재 완화 문제에 양측의 이견이 좁혀졌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면담은 이날 낮 12시 15분부터 1시간30분 동안 진행됐다. 김 국무위원장의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된 것으로 보이나, 백악관은 친서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50분여 김 부위원장의 숙소인 듀퐁서클호텔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오전 10시50분쯤 듀퐁서클호텔 옆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고위급회담을 마친 정오쯤 차편으로 백악관으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오후 2시쯤 폼페이오 장관과 같이 숙소로 돌아와 오찬을 함께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2차 북미정상회담 2월말쯤, 장소는 추후 발표” 19일 스톡홀름 접촉

    “2차 북미정상회담 2월말쯤, 장소는 추후 발표” 19일 스톡홀름 접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2월 말쯤(near the end of February) 개최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18일(현지시간) 밝혔다. 회담 장소는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예방을 받고 면담한 직후 기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과 90분간 비핵화와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며 “2차 정상회담은 2월말께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을 고대하고 있다”며 “회담 장소는 추후에 발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김 부위원장 면담은 낮 12시 15분부터 1시간 30분 진행됐다. 샌더스 대변인은 회담에 앞서 “그들(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은 두 나라 관계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의 지속적 진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찾은 김 부위원장이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2차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한 비핵화 의제 조율에 난항이 있었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가 역대 최장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장 발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김 부위원장은 앞서 오전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을 가졌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는 김 부위원장과 (지난해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들에 대한 진전을 이루는 노력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고위급회담은 폼페이오 장관이 김 부위원장의 숙소인 듀폰서클호텔을 방문해 이뤄졌다. 김 부위원장은 고위급회담 종료 후 정오께 차편으로 백악관으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면담한 뒤 오후 2시쯤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숙소로 돌아와 오찬을 함께 했다. 한편 미국과 북한 양쪽은 조만간 회담 의제 등을 논의할 실무협상에 착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차관)이 이르면 19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회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 회동이 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시작하는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이 만나면 지난해 8월 비건 대표가 임명된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핵 6자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오후 서울을 출발, 스웨덴으로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스톡홀름에서 남북 간, 북미 간은 물론이고 남북미 3자 회동 가능성도 점쳐진다.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대한 사전 조율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면서 종전선언과 평화체제,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대한 논의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여기는 중국] 택시 탄 뒤 45시간만에 도착한 85세 노인…운전사 고의?

    [여기는 중국] 택시 탄 뒤 45시간만에 도착한 85세 노인…운전사 고의?

    택시비 1600위안(약 28만 원)에 대해 바가지 요금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최근 상하이에 거주하는 85세 여성 취 씨가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무려 45시간 동안 택시에 탑승한 채 목적지와 상반된 타 지역에 도착한 사건이 발생했다. 취 씨가 도착한 곳은 그의 연고지와는 연관성이 없는 원저우(温州)라는 도시로, 그의 거주지와는 무려 400km 이상 거리에 소재한 지역이다. 문제는 취 씨가 정신 병력을 가진 85세의 연로한 노인이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취 씨 가족들에 따르면, 사건 당시 택시에 탑승한 채 45시간을 달렸던 택시 기사는 85세의 취 씨에게 막무가내로 1600위안(약 28만 원)이라는 거금을 갈취했다. 또 가족들은 무려 45시간이 지난 후에도 귀가하지 않는 취 씨가 걱정돼 상하이 지역 공안국에 그를’행방불명자’로 신고, 이후에도 줄곧 그의 행방을 수소문 하기 위해 이튿날 까지 결근을 하는 등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을 얻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정신 질환자인 취 씨의 사건 당일 행보는 지역 공안국이 공개한 CCTV를 통해 드러났다. 사건 당일이었던 17일 오전 8시경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거주지 인근에 모습을 드러낸 취 씨는 오전 10시까지 인근 지하철 역 주변을 맴돌았다. 이후 대기 중이었던 택시 한 대에 올라탄 취 씨는 택시 기사에게 ‘옌당산(雁荡山)’에 가자고 했으며, 택시 기사는 내비게이션을 통해 해당 목적지가출발지 상하이로부터 무려 400km 이상 떨어진 지역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1000위안 이상의 택시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는 안내를 했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취 씨는 “상관없다.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충분한 현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고, 이때 취 씨의 목소리와 말투, 행동 등이 정신질환자처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택시 기사 천 씨의 설명이다. 이어 약 40시간을 달려 원저우 옌당산(雁荡山)에 도착한 취 씨는 이후에도 수 시간에 걸쳐 최종목적지인 관음동(观音洞)을 찾기 위해 택시기사 천 씨와 이 일대를 찾아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최종 목적지 관음동에 도착한 취 씨는 택시 창문을 열어 노점상에서 과일을 구매, 이어 행인들에게 관음묘(观音苗) 가는 길을 묻기도 했다고 택시기사 천 씨는 회상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85세 노인 취 씨에게 정신 질환이 있다는 것을 예측할 만한 특별한 행동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천 씨는 덧붙였다. 이후 취 씨와 동행했던 택시기사 천 씨는 이튿날 오후가 되어서야 취 씨를 관음묘 인근에 내려준 후 총 1626위안의 요금을 수령한 뒤 다시 상하이로 돌아왔다. 이 과정에서 택시 기사 천 씨는 취 씨에게 원저우에서 상하이로 돌아오는 방법 등을 안내했으며, 당일 택시 교대 업무가 있는 탓에 자신은 급하게 상하이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적을 확인한 뒤에도 취 씨의 가족들은 택시 기사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손님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지 않고 무조건 400km 이상의 먼 거리를 질주한 점에 대해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 취 씨의 가족들은 “택시기사가 떠난 후 산 속에 남겨진 취 씨가 해당 지역 민간 경찰들에 의해 발견되면서 무사히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면서 “만약의 경우 경찰에 의해 발견하지 못했다면 안전한 귀가 조치가 불가능했을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이 같은 비난에 대해 해당 사건의 택시 기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논란에 대해 ‘바가지 요금 등에 대한 악의가 없었고, 오히려 자신이야 말로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사건 논란이 있은 직후에도 취 씨와 그의 가족들로부터 줄곧 ‘바가지 요금’을 갈취한 몰상식한 인물로 비난 받았으나, 사실상 자신은 택시 미터기에 측정된 요금을 받았을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택시 기사 천 씨는 해당 지경 공안국 조사를 통해 “총 45시간에 걸친 장거리 운전으로 심신이 지친 것은 운전하는 기사도 마찬가지인 사건”이라면서 “처음 출발지에서 택시에 취 씨가 탑승했을 시 목적지가 너무 멀어서 수 차례 다시 확인했다. 악의적인 사건의 가해자로 지목된 현재 상황이 몹시 불편하다”고 했다. 문제의 택시 업체에 소속된 관계자는 “손님 탑승 후 운전 기사의 안전한 운행과 목적지 도착 등의 과정에서 운전 기사가 비난을 받을 만한 행동이 없다”면서 “이번 사건은 오히려 가정 내에서 보호자가 정신 질환을 가진 가족에 대해 보호 책임을 다 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상하이시 택시관리조례 218조에 따르면, 연로한 승객이 탑승할 실 승객의 건강 상태에 유의해야 하며, 특히 야간 운행 및 목적지가 산간 벽지, 교외 일 경우에는 승객의 상태를 파악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해오고 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에어필립, 무안~일본 오키나와 왕복 14만원 특가

    에어필립, 무안~일본 오키나와 왕복 14만원 특가

    호남을 기반으로 한 소형항공사 에어필립(사진)은 18일 무안국제공항~일본 오키나와를 잇는 국제노선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 노선에는 새로 도입한 4호기(ERJ-145LR)가 투입됐다. 주 3회 왕복 운항하며, 매주 화요일·목요일에는 무안공항에서 오전 11시에, 오키나와공항에서는 오후 2시에 각각 출발한다. 토요일에는 무안공항에서 오후 1시 출발하고 오키나와공항에서 오후 4시에 출발한다. 에어필립은 무안∼오키나와 노선의 취항을 기념해 1월 출발 항공편은 왕복 14만원(유류할증료 별도)에 특가 판매한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월드피플+] 모유수유하며 431㎞ ‘산악 트레일런’ 완주한 최초 여성

    [월드피플+] 모유수유하며 431㎞ ‘산악 트레일런’ 완주한 최초 여성

    영국의 30대 여성이 성별의 차를 극복하고 산악 트레일런 대회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애든버러에 사는 자스만 패리스(35)는 얼마 전 영국 페나인웨이에서 열린 유명 산악 트레일런 대회에 출전해 해당 대회 역사상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됐다. 산악 트레일런은 숲속 길이나 둘레길, 산자락길을 따라 이동하는 산악 마라톤의 일종으로, 무려 431.3㎞의 레이스를 완주해야 한다. 험한 산길과 극한의 온도를 견뎌야 하는데다, 장거리 레이스이기 때문에 수 일을 쉬지 않고 움직여야 하는 극한의 스포츠로 꼽힌다. 패리스 역시 다른 출전자들과 마찬가지로 레이스에 필요한 물품을 담은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쉬지 않고 코스를 이동했다. 패리스는 이 대회에서 출전한 남성과 여성 라이벌을 제치고 우승한데다, 레이스 중간 아이를 위한 모유수유까지 병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놀라움을 안겼다. 패리스는 이번 대회에 14개월 된 딸 로완에게 쉴 새 없이 모유수유를 했다. 전체 레이스가 진행된 83시간 12분 23초 동안 그녀는 취침에 3시간, 먹고 쉬는데 7시간을 썼고 나머지는 모두 레이스를 뛰거나 딸에게 모유수유하는데 썼다. 그녀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레이스는 매우 힘들었다. 내가 지금까지 시도했던 그 어떤 마라톤보다 극한의 체험이었다”면서 “마지막 코스에 들어섰을 때 약간의 환각 증상까지 나타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일요일에 출발해 4일이 지난 후인 수요일에 결승선에 도착할 때까지 매우 힘든 시간이었지만 딸에게 모유수유를 포기할 수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북 김영철 워싱턴 도착…2차 북미정상회담 조율 등 일정 돌입

    북 김영철 워싱턴 도착…2차 북미정상회담 조율 등 일정 돌입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17일(미 동부시간) 2차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 논의를 위해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도착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베이징에서 출발한 유나이티드항공(UA808) 편으로 이날 오후 6시 32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의 고위 관리가 미국을 움직이는 워싱턴에 직항편으로 입국한 것은 처음이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말 고위급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뉴욕 JFK공항으로 입국,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워싱턴을 차편으로 당일치기 방문했다. 미 국무부가 여전히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문 및 일정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은 이튿날인 18일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은 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의제를 최종 조율한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과의 고위급 회담에 이어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영철 부위원장과 면담을 가진 뒤 이르면 18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만찬을 하거나 별도의 부대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위원장은 2박 3일간의 방미 일정을 마친 뒤 19일 오후 베이징을 경유하는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벼랑 끝에 선 유권자…‘포퓰리스트’의 역설

    벼랑 끝에 선 유권자…‘포퓰리스트’의 역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는 영국으로 이주한 유럽 다른 나라 노동자들이 자국 국민의 일자리를 차지하고, 정부의 복지 지출이 늘어난 데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에서 촉발했다. 당내 별다른 지지 기반이 없던 테리사 메이 당시 내무장관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혼란을 수습할 구원투수였다. 결국, 유권자의 불안과 분노를 업고 총리가 된 셈이다.총리가 된 것만 따지자면 메이 총리는 운이 좋았을 수도 있다. 아예 유권자의 분노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대통령이 된 이도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2008~09년 금융위기 이후 해고당한 노동자들은 경영에 실패하고도 퇴직금으로 떼돈을 챙기는 CEO를 지켜봐야 했다. 여기에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가 밀려왔다. 유권자 상당수가 워싱턴 정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분노했다. 정치를 해 본 적도 없던 트럼프는 이들에게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웠다. ●‘분노한 유권자’ 노리는 포퓰리스트 두 사례 모두 배경에 ‘분노한 유권자’가 있다. 사람들은 생계가 위태로워지면 공격 대상을 찾게 마련이다. 이를 교묘히 이용해 피해자인 ‘우리’와 문제의 원흉인 ‘그들’을 공격하도록 부추기는 이들이 나타난다. 바로 ‘포퓰리스트’다.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 28%가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에게 표를 주고 2016년에는 트럼프를 찍었다. 정치학자 리 드러트먼은 이들을 가리켜 “경제 문제에서는 진보적이고, 정체성 문제에서는 보수적인 포퓰리스트”라고 명명했다. 대중의 표만 노려 입맛에 맞는 말을 내뱉는 정치인들 외에 이런 성향의 유권자들까지 모두 ‘포퓰리스트´라는 범주에 넣은 셈이다. 타임지 수석 논평가이자 세계정치 연구가 이언 브레머는 신간 ‘우리 대 그들’을 통해 포퓰리스트를 경고한다. 저자는 보수와 진보, 강대국과 약소국, 가진 자와 없는 자, 기독교와 이슬람교, 도시와 지방처럼 이분법으로 나누기는 쉬운 일이라고 말한다. 이런 일 때문에 분노한다면 ‘우리’는 옳고 ‘그들’은 나쁘다고 선을 긋고, 돌멩이를 집어 그들을 향해 던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저자는 돌멩이를 집어들기 전 잠깐 고민해 보라고 한다. ‘도대체 우리에게 돌멩이를 들게 한 것은 누구인가´.●상류층만 혜택 누리는 ‘세계화의 덫’ 저자의 포퓰리스트 찾기는 ‘세계화’에서 출발한다. 세계가 연결되면서 선진국은 개도국의 값싼 노동자를 데려온다. 선진국의 중산층과 노동자들은 실업자가 된다. 여기에 자동화 시스템과 인공지능이 도입되며 이런 현상은 더 심해지고 영향의 범위도 넓어진다. 독재 정치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국가를 보자.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하고, 수천만 명이 넘는 난민이 생겨난다. 포퓰리스트는 더 높은 장벽을 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렇다면, 결국 이에 따른 혜택은 누가 누릴까. 당연히 상류층 일부일 것이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인구가 많고 정치와 경제가 다소 불안한 나라들, 자동화가 불러올 변화에 관한 대응력이 취약한 나라 12곳을 돌아본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나이지리아,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브라질, 멕시코, 베네수엘라, 터키, 러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중국이다. 이들 나라에서 문제가 확산할 경우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것이라 경고한다. 저자는 우리가 택해야 할 길은 무엇이냐며, 두 가지 선택지를 내민다. 더 높은 장벽을 두르거나, 새로운 방법으로 함께 걸어갈 길을 만들거나. ●취약계층 사회보장으로 장벽 허물어야 저자는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취약계층을 향한 사회보장 제도를 점차 늘리는 방식의 ‘사회계약 재작성’을 최우선으로 제안한다. 또 어린이와 성인을 위한 교육제도 역시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컨대 싱가포르 정부처럼 ‘개인학습계좌’를 만들어 25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신기술을 익히는 데 쓸 수 있는 지원금을 지급하는 일이 이런 사례다. 조세 제도 역시 없는 자들을 위한 방향으로 손질해야 한다. 풀타임이 아닌 근무 형태를 의미하는 ‘긱 경제’의 확산과 이에 따른 ‘기본소득보장제’의 조합도 제안한다. 넘쳐나는 실업자와 밀려오는 난민을 앞에 두고 너무 이상적인 제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저자는 말한다. “이런 아이디어들이 모이면 정책 입안자, 기업가, 선구적 활동가에 의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그리고 새로운 변화 대신 장벽을 치길 바라는 이들에게 경고한다. “장벽이 견고해질수록 포퓰리스트는 흐뭇한 미소를 보일 것”이라고.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눈부시거나 황홀하거나… 빛나는 부산

    눈부시거나 황홀하거나… 빛나는 부산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부산은 비교적 온화한 겨울을 즐길 수 있는 휴양도시다. ‘제2의 도시’다운 화려함과 오랫동안 지켜온 역사가 공존한다. 15개 자치구와 1개 자치군을 두고 있는 큰 도시에는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친다. 바다 위를 오가는 케이블카, 해변을 환하게 밝히는 마천루의 조명에 부산의 바다는 더 특별해진다. 해수온천에 몸을 담갔다 옛날 시장을 구경하고 구석구석 특색 있는 골목을 하나씩 거닐다 보면 몇날 며칠도 짧다. 서울역에서 출발한 KTX가 2시간 40분 만에 부산역에 도착했다. 한반도의 동남쪽 끝에 자리한 도시를 머릿속에 그리면 꽤 멀게 느껴지는데 기차에서 딴짓을 좀 하다 보면 금방이다. 커다란 역사를 빠져나오니 북적한 도시 한복판이다. 도시의 소음 사이로 바람을 타고 온 짭짤한 바다냄새가 뒤섞인다. 광장의 팔각 비둘기집이 과거의 시간 한 토막을 떼어놓은 것 같다. 이곳에서 부산 여행을 시작했다.부산의 바다를 발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2017년 6월 문을 연 송도해상케이블카는 ‘국내 제1호 근대 해수욕장’인 송도해수욕장 옆에 자리하고 있다. 1913년 7월 문을 연 송도해수욕장은 처음에는 부산에 거주하던 일본인을 위한 휴양시설로 개발됐다. 오랫동안 부산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이었지만 해운대, 광안리 등의 부상으로 한동안 옛 명성을 잃었다. 1964년 건설됐던 해상케이블카가 1988년 운행을 중단한 것은 시설 노후와 이용객 감소 때문이었다. 29년 만에 재개장한 해상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 부활의 상징이다. 바다를 가로질러 암남공원까지 1.62㎞를 운행한다. 옛 케이블카보다 운행거리가 4배 가까이 늘었다.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크루즈’에 오른다. 불투명 바닥의 ‘에어크루즈’도 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출발한 케이블카는 이내 거북섬 위를 지나 바다 위로 나아간다. 등 뒤로 송도해수욕장의 백사장, 남항대교, 영도 풍경이 펼쳐진다. 바닥창 밑으로는 에메랄드빛 물결이 넘실댄다. 부산 바다가 이렇게 맑았나 싶다. 8분 30초간 위로 오른 케이블카는 암남공원 내 전망대에 멈춘다. 맑은 날이면 일본 대마도까지 볼 수 있다. 돌아오는 케이블카를 타고 다시 송림공원 앞에 내린다. 바로 앞바다 거북섬은 2016년 5월 해수욕장에서부터 이어지는 구름산책로로 연결됐다. 바다 위 고래조각상 등을 감상하면서 구불구불 난 산책로를 걸으면 작은 암초인 거북섬에 이른다. 바다로 삐죽 솟은 산책로 끝까지 가면 알록달록 방파제 위로 갈매기 떼가 새하얗게 모여 앉은 모습도 보인다. 과자를 꺼내 공중에 손을 휘휘 저으면 시력 좋은 갈매기들이 냉큼 날아와 먹이를 입에 문다. 한창 변신 중인 해수욕장 뒤로는 호텔 등 신축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부산의 바다 하면 해운대를 빼놓을 수 없다. 상전벽해의 아이콘이 된 해운대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붐빈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산책 나온 사람들, 부산에 놀러온 여행객들로 겨울바다가 조금도 쓸쓸하지 않다. 한편에는 빼곡한 고층빌딩이 화려한 대도시의 면모를 자랑하지만 해변 모래사장에 서서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면 한가로운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지금도 급변하고 있는 해운대에는 공사 중인 인근 새 아파트를 홍보하는 아주머니가 “모델하우스를 보고 가라”며 이른 아침부터 전단지를 돌린다. 홍콩을 닮아가는 해운대 야경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해수욕장을 조금 벗어나는 것이 좋다. 달맞이언덕 아래 자리잡은 ‘미포끝집’은 유명인들의 사인이 빼곡한 이름난 횟집이다. 야경을 감상하면서 식사를 하려는 사람들도 몰린다. 식당에 들어가지 않아도 마린시티 쪽 형형색색의 빌딩 조명과 밝게 빛을 내는 광안대교가 만드는 장관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바다 전망을 실컷 즐겼다면 바닷속 여행을 떠나 봐도 좋다. 해운대해수욕장 바로 뒤에 위치한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에는 상어, 바다거북, 가오리 등 250종 1만여 마리 해양생물이 살고 있다. 열대우림, 심해, 체험존 등 테마별로 꾸며진 아쿠아리움을 구경하면서 신기한 해양생물을 보다 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자카스펭귄, 작은발톱수달 등 귀여운 동물들 앞에서는 아이들이 떠날 줄 모른다. 3000t 메인수조에 투명보트를 타고 들어가 상어를 좀더 가까이에서 볼 수도 있다. 해운대는 해수온천으로도 유명하다. 많은 온천이 영업 중인데 그중 원조는 1935년 문을 연 ‘할매탕’이다. 류머티즘·관절염·신경통 등에 효험이 있다고 알려져 할머니들이 유독 많이 찾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름만 들으면 낡고 허름한 시설일 것 같지만 2016년 최신 시설로 재개장했다. 특히 독립된 온천탕인 가족탕이 있어 인기다. 영업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할매탕 바로 옆 ‘해운대온천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나날이 변화하고 있는 해운대지만 해운대시장에서는 여전히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좁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은 시장 골목 안에 ‘친구 아이가’, ‘뭐라카노’ 등 구수한 부산 사투리가 머리 위로 빛을 밝힌다. ‘해운대라꼬 빛축제’ 일환이다. 곰장어, 돼지국밥 등 식사부터 어묵, 튀김 등 간식까지 먹거리들이 즐비한 시장을 그냥 지나치긴 힘들다. 설움이 뒤엉킨 미로…단단히 박제된 추억바다를 마음껏 즐겼다면 이제 부산 골목의 매력을 느껴볼 차례다. 국제시장에서 보수산 방향으로 조금 올라가면 책방들이 빼곡하게 모여 있는 보수동책방골목이 나온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고 부산이 임시수도가 됐을 때 이북에서 피란 온 손정린씨 부부가 현재 중구 보수동사거리 입구에 ‘보문서점’을 연 것이 시초다. 손씨 부부는 미군부대에서 나온 헌잡지, 고물상에서 수집한 각종 헌책을 팔기 시작했다. 그 시절 천막교실로 향하던 많은 학생들의 통학로가 된 이곳에 다른 피란민들도 하나씩 비슷한 서점을 열면서 책방골목으로 거듭났다. 골목 중간 지점에는 책을 한아름 품에 안은 사람의 동상이 서 있다. 1970년대 70여 점포가 성행했던 골목의 상징이다. 전성기 때만큼 붐비지는 않지만 여전히 천천히 책방들을 둘러보면서 헌책을 고르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부산의 명소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타지에서 온 젊은이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골목 한편에 자리잡은 ‘우진스낵’은 4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이어 온 분식집이다. 지금도 처음 문을 연 사장님이 온종일 고로케와 도넛을 튀겨낸다. 부담 없는 가격에 사먹는 ‘추억의 맛’은 빛바랜 사진 같은 책방골목 분위기와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린다. 책방골목 사이로 난 더 좁은 골목의 오르막 계단을 따라 산 쪽으로 올라가 본다. 수십 계단을 올라도 다시 그만큼의 계단이 남아 있다. 낮고 작은 계단이지만 개수 때문에 만만찮다. 계단을 다 오르면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다시 계단이 나온다. 겨울이지만 햇살이 따뜻한 낮이라 계단과 오르막길을 반복하다 보니 땀까지 맺힌다. 서두를 것 없이 천천히 걸어야 한다. 행정구역상 대청동인 비탈진 동네에는 주차장을 머리에 이고 있는 집들이 많다. 지형을 이용한 공간 활용이 눈길을 끈다. 알록달록한 공영주차장 건물 옆으로 난 60여 계단을 또 오르니 전망대다. 용두산공원 부산타워 너머 남항대교, 부산항 뒤 부산항대교 등이 내려다보인다. 여행자들이 찾아도 좋을 전망대지만 동네 할머니들의 사랑방으로 더 인기인 것 같다. 전망대 벤치에 둥그렇게 앉은 할머니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다. 공영주차장 전망대에서 영주동 방향으로 난 산동네 주택가 골목에는 예쁜20여점이 자칫 우울할 수 있는 골목 곳곳에 산뜻한 색을 더한다. 고래, 사슴, 호랑이가 뛰놀고 꽃이 만발한 골목 사이로 동네 고양이가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뒹군다. 주택가 아담한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가도 좋다. 길 중간쯤엔 모노레일이 설치돼 있다. 관광용 모노레일이 아니라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 힘든 지역 주민들에게 에스컬레이터 역할을 하는 시설이다. 무작정 부산의 골목을 누비는 것도 좋지만 부산의 역사를 알고 나면 그냥 지나칠 사소한 것도 재미로 느껴질 수 있다. 보수동책방골목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는 부산근대역사관이 있다. 1929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건설된 건물은 그 자체가 역사적 건축물이다. 6·25 때는 미국대사관으로 쓰였고 전쟁 후엔 미국 해외공보처 부산문화원으로 활용됐다. 1999년 한국 정부에 반환됐고 이후 부산시가 인수해 근대역사관으로 조성했다. 1876년 근대 개항부터 시작된 일제 수탈의 역사를 중심으로 부산의 근대사가 사진, 지도, 책자 등과 함께 흥미롭게 전시돼 있다. 옛 개항장 시가지의 가구점, 과자점, 미곡취인소 등 일본식 건물도 재현돼 있다. 관람은 무료다.부산역 앞 초량차이나타운(상해거리)과 텍사스거리도 이색적인 풍경을 더해 주는 골목이다. 텍사스거리는 이름으로 짐작할 수 있듯 과거 미군들을 상대로 한 유흥가였다. 한때는 청소년 출입이 제한되기도 했고 호황을 누렸지만 현재는 쇠락한 모습이 뚜렷하다. 1990년대부터 교역을 위해 온 러시아인들의 방문과 거주가 늘었고 지금은 텍사스거리라는 이름과 어울리지 않게 러시아어 간판이 빼곡하다. 이런 변화는 이어진 차이나타운에서도 발견된다. 300m 거리 양옆으로 홍등이 쭉 매달려 있는 거리는 빨갛게 빛을 내는 등불과 노란색 불빛 간판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낸다. 항우와 우희 동상이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고 삼국지 벽화가 길게 이어져 있다. 중국 상점·음식점 사이사이로 러시아어 간판들도 보인다. 러시아어로 빨갛고 노랗게 칠해져 있는 게 재미있다. 중국인들이 아침으로 먹는 콩국과 밀가루반죽튀김 등으로 유명한 오래된 중국집들 사이로 러시아의 보르시(수프), 샤슬릭(꼬치), 빵과 케이크 등을 파는 음식점들이 들어서 국제적인 거리의 느낌을 준다.최근 부산의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는 골목으로는 서면 옆 동네인 전포동의 전포카페거리가 있다. 예전에 철공소 등이 밀집돼 있던 동네에 개성 있는 카페가 하나둘 들어서면서 10년 전쯤부터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일대에 300곳가량의 카페가 있다고 한다. 부산지하철 2호선 전포역 7번 출구 부근에는 지난해 6월 ‘부산커피박물관’이 문을 열었다. 김동규(41)씨가 7년 전부터 모은 커피 관련 골동품 420여점이 전시돼 있다. 1850년에 포르투갈에서 만들어진 대형 커피분쇄기를 비롯해 각국의 분쇄기, 드립머신, 주전자와 커피잔 등을 구경할 수 있다. 입장료가 없고 커피 판매도 하지 않는다. 김 관장은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거리가 상업화되고 있다”며 “전포카페거리의 특색을 지키고 싶어 박물관을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떠들썩한 분위기를 피하고 싶다면 기존 카페거리에서 북쪽으로 조금 더 떨어진 ‘전리단길’을 추천한다. 부산진소방서 뒤로 난 골목들에는 전포카페거리가 처음 생길 때의 분위기가 새롭게 피어오르고 있다. 페인트 냄새가 나고 철을 깎는 쇳소리가 울리는 골목에는 예쁜 카페, 디저트 가게 등이 다소곳이 자리잡았다. 그 사이로 들어선 인문학 서점과 사진관이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고 작은 가죽공방, 목공소, 은세공 가게에서는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온다. 글 사진 부산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여행수첩 →잘 곳 : ‘페어필드 바이 메리어트 부산’이 지난달 해운대에 문을 열었다.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셀렉트 서비스 브랜드로 지난해 4월 서울 영등포에 이은 두 번째 오픈이다. 지하 2층, 지상 22층 건물에 총 225개 객실이 있다. 23㎡ 크기의 스탠다드룸으로 구성됐다. 10만원 이하의 가격대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풀서비스 대신 필요한 서비스에 집중했다. 작지만 알찬 피트니스센터, 코인세탁실 등이 구비돼 있다. 2호선 해운대역에서 도보 10분 거리, 바닷가에서 3분 거리로 주변 관광지를 걸어다닐 수 있는 입지가 최대 장점이다.
  • “전략적 조달자로 새 역할 담당할 것”

    “전략적 조달자로 새 역할 담당할 것”

    “혁신·공정·사회적 가치 등 5대역할 주력 취약계층 고용·근로환경 우수기업 우대”정무경 조달청장은 17일 “지난 70년 ‘소극적 계약자’에서 적극적인 ‘전략적 조달자’로 새로운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이날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개청 70주년 기념식과 기자간담회에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거대한 물결이 각 산업에 접목되면서 시장이 융합, 재창조되고 있다”며 “70년 바른 조달을 기반으로 미래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일자리·사회적 가치·공정·찾아가는 조달 등 5대 역할을 제시했다. 그는 조달청이 신기술 사업으로 추진한 ‘드론’ 사례를 들면서 “공공조달시장이 창업·벤처기업의 판로 지원을 위한 플랫폼이자 성장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혁신 조달’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는 “사회적 약자 기업과 취약계층 고용 기업, 고용의 질이 높고 근로 환경이 우수한 기업이 조달시장에서 우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라장터 전면 개편 계획도 소개했다. 정 청장은 “빅데이터·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첨단기술을 접목해 앞으로 70년을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조달플랫폼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조달청은 1949년 1월 17일 국무총리 소속 임시외자총국으로 출발했다. 1955년 외자청으로 통합된 뒤 1961년 조달청으로 확대 개편됐다. 1998년 서울 시대를 마감하고 정부대전청사로 이전했다. 조달청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70년간 의미 있는 제도·정책 등을 조사한 결과 중앙집중조달 전환(1961년), 원자재 비축제도 도입(1967년), 정부보유 물품 총괄관리(1971년), 국가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 개통(2002년), 다수공급자계약(MAS)제도 도입(2005년) 등이 선정됐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트럼프, 오늘 김영철 면담… WP “3~4월쯤 다낭서 2차 정상회담”

    트럼프, 오늘 김영철 면담… WP “3~4월쯤 다낭서 2차 정상회담”

    국무부 등 고위급회담 막판까지 말아껴 방미 성과 땐 비건·최선희 ‘스웨덴 회담’ 트럼프 ‘새 MD전략’ 발표… 北 기선제압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면담 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김 부위원장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받은 후 ‘2차 북·미 정상회담이 3~4월쯤 베트남 다낭에서 열릴 것’이라고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16일 전했다. 지난 12~13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친서에서 2차 정상회담 시기와 장소를 제안했고, 김 부위원장이 이에 대한 ‘화답’을 담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가지고 워싱턴DC를 찾는 것으로 예상된다.미 국무부 등은 막판까지 북·미 고위급회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특히 새해 초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머지않아 발표될 것’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도 침묵했다. 지난해 5월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의 뉴욕 고위급회담 당시 신속하게 언론에 알렸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는 북한 고위층인 김 부위원장의 경호와 안전 등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버티기’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부위원장은 김성혜 통일전선부 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과 함께 17일 오후 6시 25분(중국 현지시간) 베이징에서 출발한 유나이티드항공 편으로 17일 오후 6시 35분(미 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에 도착했다. 미 독자제재 리스트에 올라 있는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 5월과 마찬가지로 미 정부의 암묵적 동의로 입국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부위원장의 방미 일정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워싱턴 정가는 김 부위원장이 18일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이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부위원장은 또 2박 3일 일정을 소화하고 19일 오후 중국으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이 유동적이라 원래 예약했던 18일 오후 항공 편을 하루 미룬 것이다.국제회의 참석차 이날 베이징에서 스웨덴으로 떠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만나 실무협상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고위급회담 진전 여부에 따라 비건 특별대표가 스웨덴으로 가서 최 부상을 만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김 부위원장 일행은 베이징 공항에서 미국 항공사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보안 검색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다 소지품 검사만 받는 것으로 절충을 봤다. 김 부위원장은 1차 정상회담을 위한 1차 북·미 고위급회담 당시 중국국제항공(CA)을 이용해 중국 측으로부터 각별한 의전을 받았지만 이번 미국 국적인 유나이티드항공은 그렇지 않았다. 한편 AP통신 등은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에 도착하는 17일 트럼프 대통령이 새 미사일 방어전략을 발표한다고 전했다. 적의 미사일을 신속 탐지·대응하기 위한 센서층과 요격기를 우주에 설치하는 방안으로,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과 맞물려 발표가 이뤄지는 점이 미묘하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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