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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폭격기 6대, 한미 연합훈련 맞춰 한반도 근해 떴다

    美 폭격기 6대, 한미 연합훈련 맞춰 한반도 근해 떴다

    미군 폭격기 6대가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 개시에 맞춰 한반도 근해를 비행했다. 19일 미 태평양공군사령부에 따르면 B1B 랜서 전략폭격기 4대와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2대 등 6대의 폭격기가 연합훈련이 시작된 지난 18일 동해와 일본 인근 상공을 비행했다. B1B 2대는 미 본토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다른 2대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각각 출격했다. B2는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에서 출발했다.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1B 2대는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J 전투기 등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의 항모타격단 FA18 슈퍼호넷 전투기 등도 훈련에 참여했다. 미 공군은 “이번 임무는 언제, 어디서든 전 지구적으로 전투사령부 지휘관들에게 치명적이고 준비된 장거리 공격 옵션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폭격기가 연합훈련에 맞춰 한반도 인근을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여러 기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미 폭격기가 대거 한반도 인근에 출격한 것은 북한과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21~2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을 겨냥한 견제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미국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막을 차세대 미사일 요격기(NGI)를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28년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존 힐 미 미사일방어청장은 전날 미 헤리티지재단 주최로 열린 화상회의에서 “NGI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2028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NGI는 북한의 ICBM 방어를 위한 ‘다층적 본토 미사일 방어체계’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고 힐 청장은 설명했다. 또 힐 청장은 NGI 실전 배치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 올해 안으로 ‘고고도 해상 요격 미사일’(SM3 블록2A) 시험발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 ICBM 발사를 가정해 고고도 해상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포항서 광화문 집회 참가 시민 1명 추가 확진…모두 3명

    포항서 광화문 집회 참가 시민 1명 추가 확진…모두 3명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경북 포항시민 1명이 추가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광화문 집회와 관련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포항시민은 모두 3명으로 늘었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광화문 집회에 다녀온 50대 포항시민 A씨는 지난 18일 보건소에서 진단 검사를 받은 뒤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시는 A씨 가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광복절 집회에는 포항시민 340여명이 전세버스 10대에 나눠 타고 참여했다. 이들은 시 지침에 따라 18일부터 검사를 받고 있다. 현재까지 309명이 검사를 마쳐 91%의 검사율을 보였다. 40대 확진자 B씨는 사랑제일교회 교인으로 집회에 다녀온 후 17일 확진 판정을 받아 의료원 이송을 앞두고 달아났다가 4시간 만에 붙잡혔다. 20대 확진자 C씨는 지난 9일 사랑제일교회 확진자와 접촉했고 광화문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15일 오전 7시 30분쯤 서울 광화문 광장에 도착했다. C씨는 집회에 참여하지 않고 오전 9시 포항으로 출발해 다음날 오전 7시에 도착했다고 진술했다. 시는 서울에서 포항까지 22시간 걸렸다는 진술에 석연찮은 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가로 동선을 조사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북도 내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9명이다. 포항 3명, 청도 2명, 영덕 1명, 상주 1명, 고령 1명, 예천 1명이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전광훈, 왜 개신교에서 파면 안 하나요?” [이슈픽]

    “전광훈, 왜 개신교에서 파면 안 하나요?” [이슈픽]

    최근 광복절 광화문 집회를 독려하고 참석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 대해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 키웠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방역 방해 등에 따른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큰 가운데 기독교계 역시 전 목사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기독노동조합 추진위원회 대표인 엄태근 목사는 19일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전광훈을 왜 개신교계에서 파면 안 하는지 궁금합니다’라는 질문에 답했다. 엄 목사는 “대다수 목사들 역시 전광훈 씨를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 사회에 악을 끼치는 사람으로 인식하며 목사로 인식하지 않는다. 기독교 정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기독교계 전체에서 전광훈 목사에 대한 징계나 파면의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엄 목사는 “어쨌든 교회도 사회기관이다. 방역수칙에 똑같이 동참해야 되는데 아직도 코로나 테러를 당했다, 아스피린 먹으면 낫는 별것 아닌 거다, 이런 식으로 회피하는 것 같다. 교회가 자정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분들을 파면하지 못하고 이렇게 있지 않나”라는 비판적인 견해를 밝혔다.사랑제일교회 확진자 계속…북한 소행 주장 지난해 10월부터 광화문에서 반정부 집회를 연 전 목사를 취재했다는 이용필 뉴스앤조이 기자는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 아침’에 “전 목사는 사랑제일교회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이유가 북한 소행 때문이며 코로나 바이러스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화문 집회 당시 참가자들은 다닥다닥 붙어앉아 있거나 선 채로 구호나 기도, 찬양을 하며 소리를 쳤다. 코로나19 감염에 매우 취약한 행동이다. 전 목사는 그럼에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진 이유에 대해 “이상한 사람들이 와서 (바이러스를) 뿌렸다.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자는 “전광훈 목사가 기독교 안에서 과잉 대표되는 측면이 있다”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라는 단체는 이미 대표성을 상실한 지 오래다. 바로 잡아야 한다”라며 “엄밀히 따지면 목사는 맞다. 지금 현재 전 목사 자신이 세운 군소 교단에 소속되어 있는 목회자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전광훈 목사가 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되며 마스크를 내리고 웃은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 통화를 했고 계속 몸에 증상은 없다고 한다. 본인도 민망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대구 신천지발(發) 감염보다 지금이 더 위기” 18일 낮 12시 기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457명으로, 수도권 432명, 비수도권 25명이다. 지난 12일 이 교회 신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엿새 만에 확진자 수가 4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뿐만 아니라 경기와 인천,충남,대구, 경북, 전북, 강원 등 전국 광역단체에서 관련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권준욱 중앙방역 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사랑제일교회 발 코로나19 환자 발생 규모가 매우 크다. 추가 전파가 전국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고 고령의 확진자가 많다”며 “대구 신천지발(發) 감염보다 지금이 더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의 노력을 짓밟으며 대규모 집회를 강행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는 17일 확진판정을 받은 뒤 턱에 마스크를 걸치고 웃으며 서울의료원에 입원했다. 그는 기록적인 폭염에 전신 방호복을 입고 코로나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의 노력을 깡그리 무시하는 태도로 분노를 샀다. 전광훈 목사를 재수감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2일 만에 20만명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지난 15일 “‘국민 민폐’ 전광훈 재수감을 촉구합니다”라는 이름의 청원을 통해 “전씨는 보석으로 풀려난 후 수천명이 모이는 각종 집회를 지속적으로 열면서 회비와 헌금을 걷기에 혈안이 됐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애쓴 방역 당국의 노력마저 헛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6년간 美대륙 가로지른 96세 할아버지… “101살 때쯤 다시 횡단 계획”

    6년간 美대륙 가로지른 96세 할아버지… “101살 때쯤 다시 횡단 계획”

    다음주 97세 생일을 맞는 미국의 한 노인이 6년간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미 대륙을 횡단한 후 다시 태평양까지 돌아가는 긴 여정을 소화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 CBS 방송은 최근 텍사스주 러프킨 외곽을 통과해 대륙횡단 중인 어니 앤드루스의 근황을 전했다. 그는 6년 전 태평양 연안을 출발, 미국 남서부 애리조나주 사막을 건너며 최고령 미 대륙횡단 기록을 세우겠다고 밝혔고, 실제로 3년 뒤 이 목표를 달성했다. 이후 그는 조지아주 대서양 연안에 도착한 후 왔던 길을 되돌아가고 있다. 앤드루스는 처음 대륙횡단에 나섰을 때에 비해 걸음걸이가 조금 느려지고 최근 의사로부터 울혈성 심부전 진단을 받기도 했지만 횡단 의지를 고수했다. 그는 “심장박동조절기를 팔기 위한 장삿속”이라는 농담을 곁들이며 “쓰러질 때까지 달리겠다. 나는 항상 러닝화를 신고 죽겠다고 말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대륙횡단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상륙함(LST)에서 복무했던 것을 계기로 인디애나주 에번즈빌에 LST 기념관을 짓기 위한 모금의 일환이기도 하다. 앤드루스는 “101살 때쯤 다시 태평양에서 대서양 연안을 횡단하는 계획을 세우겠다”는 호탕함을 드러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 그래도 괜찮지 않나요”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 그래도 괜찮지 않나요”

    자폐증·트라우마 갖고 있는 인물 하나씩 조명정신 질환 희화화하진 않는지 자기검열 계속“위로받았다” 비슷한 사연 가진 사람 글에 안심지난 9일 종영한 tvN 주말극 ‘사이코지만 괜찮아’ 속 인물 대부분은 정신 질환이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부모에게 학대받은 기억을 가진 고문영(서예지 분),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트라우마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상태(오정세 분)를 비롯해 치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의존증, 경계성 인격 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겪는 이들을 하나씩 조명했다. 드라마를 만든 조용 작가와 박신우 PD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자폐나 정신질환이 있는 당사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신경을 썼다”고 입을 모았다. 조 작가는 “이들을 외면하는 대신 인정하자는 기획 의도로 출발했지만, 혹시 너무 희화화하진 않았는지 자기검열을 계속했다”며 “비슷한 사연을 가진 분들이 위로받았다는 글을 올려주셔서 조금은 안심했다”고 털어놨다. 조 작가는 자폐 아동을 기르는 지인들을 만나거나 관련 책을 읽는 데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우리 엄마가 죽고 나면 형제를 돌볼 사람이 필요해 나를 낳았나 보다”라는 생각을 가진 가족들을 만나면서 형 상태를 챙기는 강태(김수현 분)가 만들어졌다. 병원도 따뜻한 분위기를 살리려 했다. 박 PD는 “환우들을 기괴하거나 우스꽝스럽게 묘사하는 대신, 극 중 정신병원 ‘괜찮은 병원’은 편안하고 일상적인 느낌이 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KBS ‘영혼 수선공’ 등 최근 정신 질환을 다룬 드라마가 나온 데 대해서도 “다들 정신적 아픔이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된 것”이라며 “우리 모두 조금씩은 ‘사이코’지만, 그래도 괜찮지 않냐고 묻는 게 작품의 메시지”라고 덧붙였다.독특한 캐릭터로 화제가 된 고문영은 이런 주제를 함축한다. 직선적이고 불도저 같은 성격은 상처 치유 과정을 위한 설정이었다. 어른의 진정한 보호를 받지 못해 성장이 멈췄고, 배려나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던 인물이다. 조 작가는 “이런 부분이 강태의 가면을 벗겼고, 강태는 문영에게 인내와 사랑의 감정을 주며 둘 다 진짜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박 PD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문영의 저택에 대해 “가장 자랑스러운 부분”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아름답고 무서운 성’을 구현하기 위해 전국의 산을 찾아 헤맨 끝에 강원도 원주의 한 공간을 발견했고 고가구를 직접 공수하는 등 공을 들였다. 두 사람은 화제성에 비해 낮은 시청률에 아쉬움을 표했지만 동남아·일본 등 해외 인기에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 PD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동시간에 외국 시청자를 만나는 것은 방송에는 없는 놀라운 장점”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의 장점이 다른 문화권에도 충분히 전달된다는 것을 알게 된 좋은 경험”이라며 이번 작업의 또 다른 의미를 꼽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쓰레기 줄여라” 훈계식 교육 그만… 통합적 환경 감수성 키울 때

    “쓰레기 줄여라” 훈계식 교육 그만… 통합적 환경 감수성 키울 때

    “아파트 분리수거장에 배출한 플라스틱 중 재활용되는 건 9%도 안 된다고 한다.” “새벽배송이 일반 택배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고 부모님께 새벽배송 대신 직접 장을 보자고 제안했다.” 서울 숭문중학교 학생들이 환경 수업 시간에 책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슬로비)를 읽고 써낸 소감이다. 신경준(한국환경교사모임 대변인) 숭문중 환경교사는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운동을 펼친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을 ‘노(No) 플라스틱’에 동참하도록 이끈다. 신 교사의 환경교육은 환경과 ‘나’의 관계에 대한 감수성을 깨닫는 데서 시작한다. 학교가 위치한 서울 마포구에서 출발해 주변의 자연과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한다. 이어 자원과 에너지의 고갈과 기후 변화의 위기를 짚으며 환경 정의에 대해 고민한다. 환경교육의 방점은 삶의 변화와 실천에 있다. 학교에서는 페트병의 라벨과 뚜껑, 몸체를 분리 배출하고 폐건전지는 주민센터에, 폐휴대전화는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보낸다. 매년 가을에 열리는 학교 축제는 ‘쓰레기 없는 하루’를 주제로 진행된다. 학생들은 매년 열리는 마포구 염리동의 ‘소금꽃마을 축제’에도 참여해 환경 문제를 알린다. 전 세계에서 1시간 동안 전등을 끄는 ‘어스아워’(Earth hour) 캠페인과 청소년기후행동의 활동 등 환경과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전 지구적 연대에도 동참한다. 신 교사는 “학생들에게 환경 수업은 ‘삶에서 처음 듣는 이야기’”라면서 “왜 나에게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아무도 해 주지 않았냐며 놀라워한다”고 말했다. ●환경 과목 가르치는 학교 14.7%뿐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재난과 미세플라스틱 사용이 가져온 생태계 파괴, 기후 이변 등 전 세계에서 들려오는 생태 위기의 경고음은 ‘개인의 작은 실천’을 강조하던 기존 학교 환경교육에도 큰 틀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사회와 경제, 세계의 관점에서 환경과 생태 문제를 사고하고 ‘나’와 사회의 변화를 이끄는 역량을 키우는 적극적이고 통합적인 환경교육을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교육계에서 활발하다. 전국 17개 시도교육감은 지난 7월 9일 ‘기후위기·환경재난시대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선포했다. 학생들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를 배우는 ‘환경 학습권’을 보장하고 지속 가능한 학교 환경교육을 실천하겠다는 선언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기존의 환경교육을 ‘생태전환교육’으로 확대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환경교육에 힘을 실으려는 각 시도교육청의 요청으로 내년도 공립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는 2008년 이후 12년 만에 환경교사가 선발돼 교단에 선다. 이재영(국가환경교육센터장) 공주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생태계의 파괴가 코로나19를 가져오고,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에서 3억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권 침해와 빈곤 등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통합적으로 배워야 한다”면서 “민주시민교육과 환경교육이 결합한 ‘지속 가능한 발전 교육’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95년 3월 적용된 6차 교육과정에서 ‘환경’이 선택과목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생태위기의 심각성이 무색하게 환경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난 상태다. 교육부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에서 ‘환경’ 관련 과목을 선택한 학교를 추출해 분석한 결과 지난 2018년 기준으로 전국의 중·고등학교에서 환경 과목을 선택해 가르치는 학교는 총 5603개(14.7%)였다. 환경 과목 선택률은 2016년부터 3년간 소폭 증가했지만 2011년(22.1%)에 비해 줄었다. 입시 위주의 교육체계라는 한계와 더불어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나 ‘에너지 절약하기’에 머무는 환경교육에 대한 낮은 인식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재영 교수는 “학교에서는 환경교육을 환경교사가 아니어도 누구나 가르칠 수 있는 과목으로 여겨 다른 과목 교사들이 비디오를 틀어 주거나 자습을 시키는 일이 흔하다”면서 “학생들에게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약화시키는 악영향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신 교사는 “‘자원을 아껴라’, ‘쓰레기를 줄여라’라는 식의 환경교육은 삶을 불편하게 하는 훈계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학교에서의 환경교육이 상치교사(전공이 아닌 과목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떠맡겨지면서 전문적인 교사도 부족해졌다. 교육부의 ‘교육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공립 중·고등학교에 환경 과목으로 배치된 교사는 총 42명에 불과하다. 교육계에서는 환경교사가 ‘멸종 위기종’이라는 자조마저 나온다. 환경교육과가 설치된 대학은 전국에서 총 4개 대학(한국교원대·목포대·공주대·순천대)에 그친다. ●‘생태전환학교’ ‘습지교육특구’ 새 시도 각 시도교육청은 기후와 생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아우르는 적극적인 환경교육의 구상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 ‘생태전환교육 중장기 발전계획(2020~2024)’을 발표했다. 생태위기를 문명과 사회, 인권, 평화 등의 맥락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생태시민’의 역량을 키우는 것이 생태전환교육의 기조다. 올해 초·중·고교 60곳을 시작으로 ‘생태전환학교’를 운영하고 중학교를 대상으로는 전문가들이 학교로 찾아가는 ‘생태전환교실’을 실시한다. 또 ‘탄소배출 제로 학교’와 ‘채식 급식’을 도입하는 등 학교를 지속 가능한 삶을 실천하는 장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교육청은 “자유학기제를 실시하는 중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적어도 한 학기 동안은 참여형 교육을 통해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2월 ‘학교환경교육 비상선언’을 통해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학교와 교실에서 실천하는 100대 과제’를 발표했다. 학생들이 ▲환경감수성 ▲환경공동체의식 ▲성찰·통찰능력 ▲창의적 문제해결력 ▲의사소통 및 갈등해결능력 ▲환경정보 활용능력 등 6가지 역량을 키우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통영시를 ‘환경교육특구’로, 창녕군을 ‘습지교육특구’로 지정했다. 통영의 모든 중학교에서는 자유학년제에서 환경·지속 가능발전교육을 실시하며 창녕은 모든 학교에서 우포늪을 활용한 습지 탐구 교육이 이뤄진다. 부산시교육청은 7개 학교를 ‘환경교육 연구시범학교’로 지정해 운영하는 한편 ‘부산의 에너지와 환경’이라는 교과서를 개발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충북환경교육센터’를, 울산교육청은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대응교육센터’를 건립하고 있다.●내년엔 12년 만에 공립 환경교사 선발 환경교육이 일시적인 행사가 아닌 정규 교육으로 학교 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내년도 임용고시에서 선발되는 환경교사는 서울(2명)과 부산(1명), 울산(2명), 충북(1명), 경남(1명) 등 총 7명으로 전체 과목 중 선발인원이 가장 적다. 신 교사는 “환경교육이 학교에 제대로 자리잡지 않으면 환경교사가 학교가 아닌 기관에 파견되거나 순회교사가 되는 등 불안정해진다”면서 “전근을 가면서 다른 과목으로 발령받는 식으로 점차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는 10월에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제3차 국가환경교육종합계획(2021~2025년)의 윤곽이 드러난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산하 기후환경교육 정책연구단은 교육부·환경부와 머리를 맞대 학교 환경교육의 밑그림을 담은 보고서를 연내 내놓는다. 서울시교육청과 유네스코한국위원회, 국가환경교육센터 등에서도 차기 교육과정에서 환경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환경·지속 가능발전’을 범교과 학습주제(10개)에 포함해 학교 교육 전반에 걸쳐 다루도록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교육과정의 총론에 환경교육을 명시해 환경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영 교수는 “차기 교육과정이 추구하는 인간상으로 ‘지구생태시민’을, 핵심역량에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포함해 학교 환경교육을 내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씨줄날줄] 수요집회 개선론/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요집회 개선론/황성기 논설위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활동가인 이용수(92) 할머니가 5월 두 차례 기자회견에서 제기한 수요집회의 방향성에 대해 지난 14일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에서 다시 언급했다. 이 할머니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고 사죄하고 배상하라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30년이나 외쳤다. 학생들이 위안부가 뭔지, 한국에서 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완전히 알아야 한다. 그것을 교육시키겠다”면서 집회 폐지를 거듭 주장했다. 위안부 운동의 출발은 1991년 8월 김학순 할머니의 커밍아웃과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에 있다. 미야자와 기이치 전 일본 총리의 방한을 앞둔 1992년 1월 8일 낮 12시에 시작된 수요집회는 매주 열리다가 95년 고베 대지진,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희생자 위로 차원에서 딱 두 차례 쉬었다. 단일 주제로 열리는 집회로서 세계 최장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수요집회는 위안부 운동을 견인한 동력이란 점에서 그 누구도 반기를 들기 어렵다”면서도 집회가 피해자 보상, 교육과 재발 방지라는 위안부 문제 해결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냉정히 살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집회가 대중의 관심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지만 문제 해결에 직결됐는지는 의문”이라면서 이 할머니 걱정처럼 학생들이 소녀상을 지킨다거나 집회에 참가해 증오와 분노만 양산할 우려가 있으며, 한일의 대립 구도를 강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남기정 서울대 일본연구소 교수는 “수요집회 자체를 없애기는 어려울 것 같고, 이런 상황에서 끝낼 수도 없다”면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남 교수는 여성가족부가 추진하고 국회도 지원하는 여성인권평화재단이 설립되고 여기에 라키비움(도서관, 아카이브, 박물관의 합성어) 같은 시설과 조직, 체계가 갖춰지면 수요집회의 형식에도 교육의 도입이란 변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위안부 할머니가 17명밖에 생존해 있지 않은 엄중한 현실에서 위안부 문제 해결의 방점은 명예회복과 상처 치유는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진상규명과 교육으로 옮겨 갈 것이 요구된다. 하지만 정의연과 정의연 전 이사장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회계부정 의혹 수사가 진행 중이라 정부나 국회에서 여성인권평화재단 설립을 위한 입법이 지연될 공산도 크다. 지난 12일로 1452차를 기록한 수요집회의 판에 박은 매주 개최나 학생과 활동가만의 참여 같은 내용과 형식을 바꾸지 않으면 외면당할 수 있다는 점을 새기고 정의연은 획기적으로 달라진 수요집회를 조직했으면 한다. marry04@seoul.co.kr
  • 빈칸으로 남은 경희궁 방공호… 아픈 유산도 안고 가야 할 이유

    빈칸으로 남은 경희궁 방공호… 아픈 유산도 안고 가야 할 이유

    국보나 보물이 문화유산의 전부는 아니다. 시민의 일상과 조금 더 가깝고 그러하기에 더욱 생명력이 느껴지는 문화유산이 있다. 서울시민이 근현대를 살아오면서 함께 만들어 온 공통의 기억이나 감성이 응축된 유·무형의 모든 것들 가운데 미래세대에게 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대상으로 하는 서울미래유산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의 ‘제12회 돈의문 주변’은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코스로 잡았다. 정동의 옛 문화방송 사옥이자 현 경향신문 사옥에서 시작, 창덕여중 담장~경교장~돈의문박물관마을을 거쳐 종착지인 경희궁 방공호로 향했다.총연장 18.6㎞, 높이 5~8m의 한양도성. 조선 건국과 함께 쌓기 시작한 이 성은 놀랍게도 축성 기간이 단 98일에 불과했다. 49일씩 2번에 나눠서 했는데, 그 시기가 각각 한겨울인 음력 1~2월과 추수 뒤 다시 겨울 초입이었다. 봄가을처럼 공사하기 좋은 계절을 내버려두고 굳이 겨울에 공사를 강행한 이유가 있을까. 세상사 모두 이유가 있는 법. 새로운 왕도의 치안을 위해 성을 세월아 네월아 지을 수는 없는 일이었다. 또 백성을 오래 잡아 두는 것만큼 원성을 사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태조 이래 세종과 숙종, 순조 대를 거쳐 꾸준히 개보수하는 등 힘겹게 짓고 이어 온 한양도성의 현재 모습은 그러나 예전 같지 않다. 흥인지문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까지, 광희문 언저리에서 장충체육관까지, 숭례문에서 인왕산 밑까지는 거의 남아 있는 게 없다. 일제강점을 전후한 시기에 한양도성의 평지 부분을 헐어버린 결과다. 일부는 사가의 축대나 벽으로도 이용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번 투어 코스인 창덕여중 후문에 가면 학교 담장의 기초로 이용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한양도성이 일제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 것도 물론 아니다. 1963년 사적으로 지정한 이후 1975년쯤 이른바 ‘국방유적 성역화’를 위해 여러 구간에 걸쳐 복구작업을 진행했다. 박정희 정권은 군사정권에 의한 통치의 정당성을 부각하고자 국방 관련 유적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진행했다. 문화재는 이렇게 정치적 이유로 사라질 뻔하다가도 역시 같은 이유로 다시 살아나기도 한다.옛 문화방송 사옥은 건물 상부의 창문틀을 브라운관 텔레비전 모양으로 설계하고 송신탑도 남겨 둬 누가 봐도 방송사 사옥답다. 지난주 투어 때 들른 아르코미술관과 아르코예술극장, 그리고 옛 샘터 사옥을 설계한 김수근의 작품이다. 1층 현관부에 외벽을 치지 않고 비워 둠으로써 지금처럼 장맛비가 내릴 땐 잠시 비를 그을 수도 있고, 햇볕이 강할 땐 산책자들의 그늘막 역할을 해 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는 최대한 격벽을 쳐 임대수익을 극대화하고자 하지만 이 건물은 남다른 면이 있다. 건축가의 센스와 건축주의 배려가 엿보인다. 다만 서울 내 김수근의 작품 중 14개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됐지만 이 건물은 아직이다. 한국 방송의 역사나 건축적인 면에서 무게감이 각별하지만 아직 소유주의 신청이 없었기 때문이다. 언젠가 서울미래유산 목록을 두텁게 할 수 있는 예비후보 같은 건물이다. 다음 목적지는 경교장이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마지막 청사가 있던 곳은 중국 상하이도 충칭도 아니다. 돈의문 터를 중심으로 옛 문화방송 사옥 맞은편에 있는 강북삼성병원 자리에 있었다. 최근까지 강북삼성병원의 현관 구실을 해 온 경교장이 바로 그곳이다. 경교장의 원래 명칭은 ‘죽첨장’(竹添莊)이었다. 갑신정변 이전까지 조선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일본공사 다케조에(竹添) 신이치로의 성을 딴 것이었다. 단 실제 소유주는 일본인이 아니라 일제강점기 금광을 개발해 ‘조선의 황금귀신’이라 불릴 정도로 많은 부를 축적한 친일부역 혐의자 최창학이었다.“해방은 도둑같이 뜻밖에 왔다”는 함석헌의 말마따나 갑작스러운 해방은 죽첨장에 새로운 운명을 부여한다. 전투기를 헌납하는 등 친일부역을 열심히 했다 해방을 맞은 최창학이 자신의 안위를 걱정해 이 건물을 오랜 타국 생활 끝에 환국한 임시정부에 내놓은 것이다. 경교장에 여장을 푼 백범 김구 일행은 건물 이름을 왜색이 짙은 죽첨장에서 근처에 있던 다리 ‘경교’의 이름을 따 경교장으로 바꾸고 임시정부 청사로 삼았다. 그러고는 해방정국의 어수선한 상황에서 남북분단을 막기 위한 활동들을 펼쳐나간다. 김구가 북행을 결의하는 등 통일운동의 구심점 역할을 한 곳이다. 그러나 1949년 백범이 서거하면서 경교장의 운명은 또다시 파란을 겪는다. 최창학이 되가져간 이후 자유중국대사관과 미군 특수부대사령부, 베트남대사관저 등으로 이용되면서 원래 모습을 서서히 잃어 갔다. 이윽고 1968년 강북삼성병원의 전신인 고려병원에 인수되고부터는 건물 내부가 완전히 개조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까지도 원무과와 X선 촬영실, 의사휴게실 등으로 쓰이면서 외벽만 그대로일 뿐 내부는 원래의 모습을 상당 부분 잃은 상태였다. 그랬던 경교장이 새로운 출발대 앞에 선 것은 2005년이었다. 늦은 감이 있지만, 김구 암살 이후 별다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경교장이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것이었다. 그리고 2013년, 사적 지정 이후에도 김구가 암살당한 2층 집무실 정도만 원형에 가깝게 재현돼 관람객을 맞았으나 드디어 건물 전체를 당시의 모습에 가깝게 보수해 일반에 무료로 공개하기 시작했다. 해방정국과 그 이후 펼쳐진 정치지형에서는 등한시될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지만, 민주화 이후 사회적 성숙이 거듭되고 시민사회의 관심이 커지면서 비로소 경교장도 문화재의 반열에 오를 수 있던 것이다. 즉 동시대인들의 관심과 참여 여부에 따라 파괴되기도 하고 보수되기도 하며, 또 문화재로 지정되기도 한다.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문화유산도 생멸함을 확인할 수 있는 현장이다.경교장과 경희궁 방공호 사이에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 그중에서도 서울미래유산관을 찾았다. 지금은 470개의 서울미래유산 중 1960~80년대에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식당과 찻집, 극장을 비롯한 휴식공간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가장 관심이 간 대상은 전시물이 아니었다. 출입문 옆에 비치된 ‘내가 제안하는 서울미래유산’ 설문지였다. 말 그대로 이곳을 찾은 시민들에게 과연 당신이라면 무엇을 서울미래유산으로 꼽고 싶은지 묻고 있었다. 서울미래유산의 본질이 그 질문 속에 녹아 있었다. 무엇이 서울미래유산이 되고 안 되고를 결정하는 것은 전문가들의 식견만이 아니다. 서울미래유산은 다른 어떤 문화재체계에 견줘 개방적인 개념이다. 실제로 시민이 직접 제안한 대상을 두고 서울미래유산 등재 여부를 판단하는 심사가 열리곤 한다. 판단 가늠자는 오로지 서울시민 개개인에서 나아가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어떤 가치가 있느냐는 점이다. 시대적 공감대에 따라 문화재로 지정되거나 등재되고, 때론 철회되기도 하는 등 부침을 거듭할 수 있는 문화재란 존재…. 이번 투어는 서울미래유산을 하나도 만나지 않은 여정이기는 했다. 하지만 바로 그러하기에 서울미래유산의 의미와 내용, 나아가 문화유산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루트이기도 했다.마지막으로, 서울에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태평양전쟁의 흔적이지만 시민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 하나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주차장 한쪽에 숨어 있는 이른바 경희궁 방공호가 그것이다. 태평양전쟁 말기인 1944년 초 일제가 미군 폭격에 대비해 만든 것이다. 길이 110여m에 폭 9m, 높이 6m 정도의 규모로, 내부는 20개 남짓한 크고 작은 방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콘크리트 외벽의 두께는 자그마치 3m나 됐다. 일제가 만든 서울 시내의 다른 방공호들은 철거되는 신세를 면치 못했다. 부정적 유산이기에 보존해야 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서다. 그러고 보면 경희궁 방공호 역시 아직까지 그 어떤 문화재로도 지정되거나 등록돼 있지 않다. 서울미래유산도 아니다. 하지만 그게 온당한 처사일까. 역사와 문화유산을 대할 때 긍정적인 것은 취하고 부정적인 것은 지양하기만 한다면 성찰의 시간이 끼어들 틈이 없다. 암울했던 과거를 떠오르게 할 수는 있지만 도리어 이 시대에 전하는 메시지는 강렬한, 다크 헤리티지가 지니는 현재적 가치는 이 땅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게 하는, 즉 성찰과 반성의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데에 있다. 왜 그런 일이 벌어졌으며, 어떻게 해야 그 상흔을 보듬을 수 있고, 나아가 비슷한 상황의 재발을 막고 더 나은 미래를 그려 보려는 사고의 여유는 이 같은 부정적인 역사유산이 지닌 현재적 존재 이유 중 하나다. 2013년 상암동 일본군 관사가 서울미래유산에 등재된 것처럼 이 방공호도 어떻게든 남아 지나간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증언하는 동시에 잊지 못할 교훈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 글 권기봉 ‘다시, 서울을 걷다’ 저자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제13회 항동철길 ●출발일시 : 8월 22일 오전 10시 온수역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 관광과 연계 육성… 市 승격 대비 전력”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 관광과 연계 육성… 市 승격 대비 전력”

    “남은 임기 2년 동안 ‘호국평화의 도시’ 칠곡의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지겠습니다.” 백선기 경북 칠곡군수는 연휴를 앞둔 지난 14일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9년여간 ‘칠곡(왜관)=미군부대’라는 부정적인 지역 이미지를 ‘칠곡=호국평화 도시’로 탈바꿈시켰으며, 앞으로 칠곡이 대한민국 제일의 호국평화 도시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또 백 시장은 “6·25전쟁 최대 격전지로서 절체절명 위기에서 대한민국을 구한 칠곡군의 정체성과 도시브랜드 ‘호국평화의 도시’ 가치를 한층 높여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도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 개최와 6·25전쟁 아프리카 유일의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에 제2칠곡평화마을을 조성하는 등 호국·평화 관련 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민선 5기에서 민선 7기까지 오면서 칠곡군에서 3선 연임을 하는 최초의 군수가 된 백 군수는 나눔과 배려 문화의 정착, 관광산업 육성을 통한 도시경쟁력 강화, 생활기반 시설과 도시인프라 구축 등 시 승격 대비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다음은 백 시장과의 일문일답. ●“낙동강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무산 아쉬워” -칠곡군이 올해 6·25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하고 있다. 자치단체로서는 이례적이다. “칠곡은 6·25전쟁 당시 55일간의 낙동강 방어선 전투를 승리로 이끌면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최후의 보루다. 이런 자랑스러운 호국평화의 도시에서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참전용사의 희생과 용기를 기리는 사업을 벌이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더욱이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추진해 큰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칠곡군의 대표 축제인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이 취소돼 매우 아쉽다.” -특히 기념사업 가운데 ‘호국 영웅 초청 사업’과 ‘에티오피아 6037 캠페인’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호국 영웅 초청 사업을 소개하면. “지난 6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국 영웅 8명을 초청해 배지를 달아 주고 희생과 헌신에 감사했다.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선장을 비롯해 조석희(6·25전쟁)·권기형(제2연평해전)·전준영(천안함 폭침)·권준환(연평도 포격)·하재헌(DMZ 수색작전)·이길수(월남전)·강문호(이라크 파병)씨다. 칠곡군은 청소년과의 호국을 주제로 한 대화 시간을 마련했으며, 6·25전쟁 낙동강전투에서 순국한 호국영령들에게 헌화하고 묵념했다.”-에티오피아 6037 캠페인은 뭔가. “6·25전쟁 때 에티오피아 젊은이 6037명이 참전해 122명이 전사하고 500여명이 상처를 입었다. 이들의 희생이 대한민국 자유와 평화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됐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참전용사들이 코로나19 기승에도 마스크가 없어 스카프와 수건, 목도리 등으로 견디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매우 가슴이 아팠다. 제가 6037명의 헌신에 결초보은하는 의미로 ‘6037 캠페인’을 주창했고 여기에 주민들이 적극 참여했다. 지난 6월 주한 에티오피아대사관을 방문해 마스크 3만장 및 손소독제 250병 등 코로나19 방역물품과 손편지 700여통을 전달했다.” -그동안 자연재해 및 내전으로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된 에티오피아 지원 사업도 꾸준히 펼쳐 왔는데. “2014년부터 에티오피아 티조 지역을 ‘칠곡평화마을’이라 명명한 뒤 환경개선 및 주민 소득증대 지원사업을 해 왔다. 초등학교 2곳 신축, 식수 저장소 4기 및 식수대 11기 건설, 새마을회관 건립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노력으로 칠곡군은 2016년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정책대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 앞으로도 에티오피아에 칠곡평화마을을 추가 조성하는 등 지원을 계속 이어 나갈 계획이다.” -호국과 평화를 테마로 한 관광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 정체성 확립에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호국과 관련한 지역의 다양한 인프라와 스토리를 연계해 관광산업화하는 데 집중하겠다. 특히 202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U자형 칠곡관광벨트’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겠다. 이 사업은 칠곡 왜관읍에 자리한 ‘호국의 다리’를 중심으로 좌우 낙동강변으로 이어지는 자연·생태·호국과 평화·역사, 문화·예술 관람과 체험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매머드급 복합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전체 면적은 약 3㎢, 총사업비는 2000억원가량이다. 이와 함께 대구·구미·김천 사이에 있는 지역의 장점을 살리고 체험관광 특화로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 강구하겠다.”-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지금까지 6·25전쟁 당시 공산군의 남침을 저지하기 위해 폭파했던 ‘호국의 다리’를 중심으로 호국평화기념관과 칠곡보 생태공원·오토캠핑장·야외물놀이장, 꿀벌나라 테마공원, 사계절 눈썰매장 등 호국평화관광벨트 조성 사업을 추진했으며 2022년까지 한미 우정의 공원, 호국문화체험테마공원. 애국동산 다목적광장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평소 호국과 보훈을 유달리 강조하는데. “정부는 6월을 ‘호국 보훈의 달’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만큼 호국과 보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다. 어느 한쪽을 포기할 수도 없다. 그러나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희생정신, 보훈가족의 나라사랑 정신이 자꾸만 잊혀 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특히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쟁이 끝나지 않은 만큼 호국정신 함양과 안보의식 고취가 중요하다. 호국영령들의 숨결이 깃든 역사의 현장인 칠곡군은 앞으로 현충일을 365일 생활해 일상의 보훈 문화를 확립하고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하겠다.” ●재정건전성 확보로 대규모 사업·복지 큰 도움 -칠곡군의 발 빠른 재정 건전성 확보가 원활한 군정 운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011년 군수 취임 당시 칠곡군의 예산 대비 채무 비율은 21.1%로 전국 82개 군 가운데 1위였다. 군 평균인 5.8%보다 무려 3.6배나 높았다. 이 때문에 군은 전국 1위의 채무도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며 군민의 자존심에 상처를 안겨 줬다. 채무 굴레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군수부터 허리띠를 졸라맸다. 관사 매각을 시작으로 고질 체납세 징수, 낭비성 예산 감축, 행사 경비 절감, 선심성 보조금 관리 강화 등을 통해 부채 상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했다. 자산을 매각하거나 꼭 필요한 사업 등을 없애 무리하게 빚을 청산하는 식의 쉬운 길은 선택하지 않았다. 마침내 2018년 1월 재정 파탄 위기를 극복하고 ‘채무 제로 시대’를 선포했다. 재정건전성이 확보되면서 각종 대규모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복지 및 코로나19 예산의 급격한 증가에도 잘 극복하고 있다.” 칠곡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백선기 군수는 백선기(65) 칠곡군수는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군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고향인 칠곡 약목면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경북도 감사계장, 자치행정과장과 청도군 부군수까지 36년 동안의 공직을 거쳤다. 덕분에 지방행정에 정통해 ‘지방자치 행정의 달인’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지난 6월 경북도시장군수협의회장에 선출된 그는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 추진력을 두루 겸비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2011년 10·26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처음 군수에 당선된 뒤 내리 3번 당선됐다.
  • 마무리 내줬다고 욕먹은 KIA, 오히려 이득?

    마무리 내줬다고 욕먹은 KIA, 오히려 이득?

    NC, 정우람 대신 문경찬 데려왔지만LG전 부진… 장현식은 2이닝 완벽투SK 오태곤·kt 이홍구, 약점 해결 기대트레이드 시장이 마감된 프로야구가 이적 선수의 활약상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소문이 무성했던 프로야구가 지난 15일 트레이드 시장을 최종 마감했다.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화제의 중심에 선 정우람(한화 이글스)은 팀을 옮기지 않았다. 가을야구 경쟁팀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는 KIA 마무리였던 문경찬(왼쪽)이 포함된 트레이드를 단행해 깜짝 소식을 전했다. SK 와이번스와 kt 위즈도 이적 시장 마감을 이틀 앞두고 포수 이홍구와 내야수 오태곤(오른쪽)을 맞교환했다. 올해 우승 적기라는 평가에도 불펜진이 리그 최약체였던 NC는 소문의 중심에 있었다. 특히 주전 선수의 노쇠화로 리빌딩이 절실한 한화의 팀 사정과 맞물려 유망주를 내주고 특급 마무리 정우람을 데려올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한화는 ‘정우람 트레이드 불가’ 방침을 세웠고 결국 NC는 눈을 돌려 지난 12일 KIA로부터 투수 문경찬·박정수를 받고 투수 장현식(가운데)과 내야수 김태진을 내줬다. 지난 시즌 KIA 마무리로 활약한 문경찬은 이번 시즌에도 마무리로 출발해 10세이브를 거뒀을 만큼 핵심 불펜이어서 NC가 이득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아직은 오히려 KIA가 미소 짓는 분위기다. 문경찬은 14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3분의1이닝 동안 4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반면 장현식은 15일 SK전에서 2이닝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챙기며 KIA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타격 부진에 고심이 큰 SK는 오태곤이 14일 KIA전에서 3안타로 활약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kt 역시 이홍구 영입으로 허리 부상으로 고생하고 있는 주전 포수 장성우의 부담을 덜어 줄 수 있다는 평가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소녀상 승합차 돌진” 우파삼촌 만행…보수 유투버들 성희롱도

    “소녀상 승합차 돌진” 우파삼촌 만행…보수 유투버들 성희롱도

    보수 유튜버, 승합차 돌진 급정거 위협“여자는 하루에 한 번 닦아야 하는데” 성희롱도 극우 유튜버로 불리는 우파삼촌의 만행이 재조명됐다. 지난 7월, 서울 광화문 인근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승합차 한 대가 소녀를 향해 돌진했다. 14일 방송된 SBS ‘궁금한이야기Y’에서 그때의 사건을 재구성했다. 승합차의 주인은 소녀를 향해 돌진하는 상황을 개인방송으로 실시간 중계 중이었다. 묻지마폭행 사건과 차량 돌진 사건. 그들은 정신 질환에 의해, 그리고 우연히 실수로 일어난 일일 뿐이라 주장했지만 최근 세 달간 소녀에게 일어난 사건은 30건이 넘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만들어져 지난 2011년부터 거리에 설치된 소녀상. 소녀상이 만들어진 직후부터 이를 훼손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지만, 지난 5월부터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소녀상이 있는 곳으로 돌진하던 차가 방향을 바꾸고 멈춰섰다. 운전자는 이 장면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하고 있었다. 주로 옛 일본 대사관을 무대로 극우 성향의 개인방송을 하는 남자 유투버 우파삼촌이었다. 우파삼촌은 “거기서 제가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공교롭게 그날따라 소녀상 앞에 차를 대게 됐다. 손가락으로 휴대전화에 화면을 돌리려고 잠시 섰다가 출발한 것”이라고 했다. 우파삼촌은 이른바 소녀상 차량 돌진 사건은 공교롭게 일어난 해프닝이라고 했다. 우파삼촌은 돌진 상황 이후 웃은 것에 대해 “경찰들이 웃겨서 웃은 것”라고 해명했다. 우파삼촌은 평소에도 소녀상에 대한 적대심을 드러내고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분들의 고통을 이용해서 자기 돈벌이에 이용했던 윤미향은 처벌받아야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을 남겼다.“차량 돌진 위협과 성추행” 대학생들, 경찰에 고소 당시 ‘평화의 소녀상’을 지키는 대학생들은 보수 유튜버들로부터 차량 돌진 위협과 성추행을 당했다며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반아베반일청년학생공동행동(공동행동)은 지난 7월 서울 종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친일극우 유튜버의 만행이 도를 넘고 있다”며 유튜브 채널 ‘우파삼촌tv’ 운영진을 살인미수 혐의로, 김상진 자유연대 사무총장과 ‘상상은 자유tv’ 운영진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이들은 ‘우파삼촌tv’ 유튜버 A씨가 지난 7월14일 오후 7시40분쯤 자신의 승합차를 몰아 소녀상 앞을 지키던 학생들을 향해 돌진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당시 차량이 소녀상 앞에서 급정거를 하면서 소녀상 옆을 지키던 여대생이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그러나 해당 대학생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들은 보수 유투버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도 호소했다. 공동행동은 “‘상상은자유’ 유튜버가 소녀상을 지키는 학생들에게 ‘위안부 할머니들이 오줌을 참았다는데 그런 것까지 배웠냐’, ‘여자는 하루에 한 번 닦아야 하는데’ 등 도를 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월 말부터 소녀상에 정치적 테러를 일삼고, 이에 항의하는 지킴이 학생들의 신체를 불법 촬영하고 위협하는 발언을 했다”며 “이들의 범죄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기에 그동안 수집한 확실한 증거자료를 첨부해 고소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정치권 ‘파묘법’ 논쟁… “친일파 파묘 마땅” “정치적 장사”

    더불어민주당이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국립묘지에 안치된 친일 인사의 묘를 강제 이전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에 착수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를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13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충원은 국가를 위해 숭고한 희생하신 분들을 국가가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약속과 추모의 공간이지만 지금도 독립운동가들이 잠든 곳 옆에 친일파 묘가 청산되지 못한 역사로 버젓이 남아 있다”며 “친일 잔재를 청산하는 일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드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충원 바로 세우기는 21대 국회에 주어진 역사적 책무로 임기 내 상훈법과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지난 5월 24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현충원 역사 바로세우기‘ 행사에서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친일파 묘를 파묘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해 파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반면 미래통합당에서는 이와 관련 “패륜”, “역사 장사”라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언주 전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참 눈물 난다, 이 나라가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이냐”며 어이없어했다. 그는 고(故) 백선엽 장군이 대전 현충원에 안장된 지 한 달도 안 돼 여당이 파묘법 입법에 돌입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링크하면서 “아무리 반체제 성향의 주사파집단이라지만… 이렇게까지 자유대한민국의 수호자를 욕 먹이고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선량한 국민들 마음에 대못을 박아야겠느냐”며 “이건 패륜이다”고 주장했다. 통합당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국가유공자임에도 친일 논란을 이유로 무덤을 파내겠다는 주장은 왕조시대 부관참시와 같은 반인권적 발상”이라며 “역사적 적개심을 내세워 현재의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적 동원”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공과가 있고, 우선시하는 가치에 따라 평가가 엇갈리게 마련”이라며 “망국의 시절 독립운동이 소중한 것처럼, 분단의 시절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건국과 애국 역시 소중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어 “정책적으로 무능하고 민심으로부터 이반된 정부가 외부의 적, 과거의 적을 억지로 만들어 대중의 분노와 적개심을 동원하곤 한다”며 “민주당의 파묘법 추진은 현재의 정책무능과 민심이반을 과거 청산의 적개심 동원으로 모면하려는 정치적 장사에 불과하다”고 질책했다. 한편 파묘법은 21대 국회에서 잇따라 발의된 상태다. 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지난 11일 발의한 법안은 친일반민족행위자 중 안장대상심의위원회가 국립묘지의 영예성을 훼손한다고 인정한 사람의 유골이나 시신을 다른 장소로 이장하도록 규정했다. 같은 당 김홍걸 의원도 지난 1일 같은 취지의 법을 발의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아하! 우주] 초신성 폭발?… ‘우주대스타’ 베텔게우스가 갑자기 어두워진 이유

    [아하! 우주] 초신성 폭발?… ‘우주대스타’ 베텔게우스가 갑자기 어두워진 이유

    지구촌 천문학자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별 중 하나인 '우주대스타' 베텔게우스(Betelgeuse)가 갑자기 침침해진 원인이 밝혀졌다. 최근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학센터 등 연구팀은 베텔게우스가 갑자기 어두워진 이유는 내부에서 분출된 엄청난 양의 물질에 의해 생성된 먼지 구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Astrophys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적색 초거성인 베텔게우스는 오리온자리의 좌상 꼭짓점에 있으며 지구와의 거리는 약 600광년 정도로 별 중에서는 그나마 가깝다. 결과적으로 지금 우리가 보는 베텔게우스의 붉은 별빛은 조선시대 출발한 빛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베텔게우스는 여러 모로 흥미로운 별이다. 먼저 베텔게우스의 크기는 태양과 비교하면 최소 800배 이상으로 수십 만 배나 밝게 빛난다.만약 베텔게우스를 우리의 태양 자리에 끌어다 놓는다면 목성의 궤도까지 잡아먹을 정도다. 또한 나이가 1000만 년이 채 되지 않을 정도로 어리지만, 조만간 임종을 앞둔 별이기도 하다. 곧 수명을 다해 초신성으로 폭발할 운명으로 어쩌면 현장에서는 이미 폭발했을지도 모른다. 베텔게우스가 천문학계의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10월부터다. 당시 베텔게우스가 50년 관측 이래 가장 침침한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사이에 별의 밝기(광도)는 평소보다 무려 40%나 떨어지면서 일부에서는 곧 초신성 폭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인간의 한 생에 보기힘든 우주대스타의 화려한 종말을 직접 지켜보는 것으로 만약 실제로 폭발하면 갑자기 하늘이 밝아지면서 2주 정도는 지구의 밤이 없어질 것으로 예측된다.그러나 천문학계의 기대(?)와는 달리 올해 5월 경 베텔게우스의 밝기는 평소대로 돌아왔고 이후 학자들은 왜 갑자기 어두워졌는지에 대한 연구를 이어갔다. 이번에 연구팀은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베텔게우스를 분석했고, 그 결과 거대한 먼지 구름이 빛을 가린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베텔게우스의 표면에서 외부 대기로 엄청난 양의 물질이 솟구쳐나와 시속 32만㎞로 이동했다. 이 뜨거운 물질이 응축돼 빛을 차단하는 구름을 형성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에 참여한 천체물리학센터 부소장 안드레아 뒤프리 박사는 "허블우주망원경을 통해 이 물질이 별의 표면을 벗어나 밖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후 베텔게우스의 남쪽이 눈에 띄게 희미해지는 것이 확인됐으며 이같은 증거는 허블우주망원경만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베텔게우스는 과연 언제 폭발할까? 물론 이에대한 답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초신성은 위대한 천문학자가 있는 시대에만 터진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10세이브’ 문경찬 영입… NC ‘우승 퍼즐’ 맞췄다

    ‘10세이브’ 문경찬 영입… NC ‘우승 퍼즐’ 맞췄다

    시즌 내내 1위를 달리면서도 불펜 난조에 불안함을 노출했던 프로야구 NC 다이노스가 깜짝 트레이드 단행으로 대권 행보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NC는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로부터 투수 문경찬(28)·박정수(24)를 받고 투수 장현식(25)과 내야수 김태진(25)을 맞바꾸는 2대2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가을야구 경쟁자인 KIA와의 트레이드도 깜짝 소식이었지만 특히 올해 KIA의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출발해 10세이브를 거둔 문경찬 영입이 화제가 됐다. NC는 1위라는 성적에 걸맞지 않게 12일 기준 불펜 평균자책점(ERA)이 6.06으로 리그 전체 꼴찌를 기록하고 있다. 마무리 투수 원종현(33)이 17세이브로 조상우(26·키움 히어로즈)에 이어 세이브 부문 2위지만 ERA 4.86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경기 중반 이후 접전 승부에서 뒤집히는 경기가 여러 차례 나오면서 불펜이 당한 패배가 14패(전체 3위)나 됐다. NC가 당한 27패 중 절반 이상이다. 꾸준히 트레이드설이 제기됐지만 정작 이동욱 감독은 “맞는 카드가 없다”며 “트레이드 가능한 선수가 있으면 소개해 달라”고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꼴찌팀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 기회가 적은 한화 이글스 정우람(35) 영입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NC의 선택은 문경찬이었다. 이 감독은 13일 경기를 앞두고 “문경찬이 마무리 경험이 있는 만큼 분명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원종현 앞에 들어가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직구는 크게 문제 없었고 슬라이더만 보완하면 다시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지지율 역전’에 이낙연·이재명, 비슷한 듯 다른 해석(종합)

    ‘지지율 역전’에 이낙연·이재명, 비슷한 듯 다른 해석(종합)

    이낙연 “실망과 답답함 쌓인 결과”…이재명 “부동산 문제”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이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에 나선 이낙연 의원이 13일 미래통합당에 지지율이 역전당한 데 대해 “국민의 실망과 답답함이 쌓인 결과”라며 쇄신을 강조했다. 이낙연 의원은 지지율 역전에 대한 입장을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집값상승과 상대적 박탈감, 원활치 못한 국회, 민주당 일부 구성원의 부적절한 처신과 언행, 긴 장마와 집중호우의 피해 등으로 국민의 답답함과 실망이 누적된 결과”라며 “기풍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삶과 마음을 더 세심하게 파악하고 더 정확한 처방으로 더 기민하게 대처해야 한다”며 “29일 전당대회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당내 기풍을 쇄신하는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상황이 여럿 겹친 가운데 답답한 정치 상황이 더해진 것을 원인으로 짚으면서 자신이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전당대회를 계기로 당을 쇄신하는 것을 해결책으로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낙연 “전당대회 계기로 당 기풍 쇄신”이재명 “국민 삶 개선에 대한 새로운 기대” 반면 이낙연 의원에 이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2위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지율 역전의 원인으로 부동산 문제를 집중적으로 지목했다. 또 지지율 하락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로운 기대’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명 지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역전에 대해 “제일 큰 영향은 부동산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이) 부동산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 정책으로 인한 고통과 어려움이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된다”라고 진단했다. 이재명 지사는 “국민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다는 점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주사를 놓을 때도 덜 아프게 하기 위해 배려하듯 국민 전체를 상대로 증세나 규제 등 강공책을 쓸 때는 고통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섬세하고 큰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길게 보면 바른길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제자리를 찾지 않겠느냐”며 “고통은 크고 효과가 없으면 불만은 계속될 것이지만, 고통이 컸지만 결과가 좋다면 조금씩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국민이 뭔가 새로운 기대를 하는 것 같다”는 추가 분석도 내놨다. 그는 “정치는 언제나 국민 의사를 존중하고 국민 삶을 개선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좀 더 노력을 많이 해달라는 채찍”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직제개편에 검찰 반발 확산 “장관이 나서야”

    직제개편에 검찰 반발 확산 “장관이 나서야”

    검찰과장, 검찰 내부망에 사과 글“논란된 부분, 이번에 반영 안돼”대검, 14일 법무부에 의견 전달검찰 조직을 크게 흔들어 놓는 법무부의 직제개편안에 대해 검찰 내부 반발이 커지자 법무부 주무과장이 13일 공식 사과했다. 법무부가 대검찰청에 개편안 의견 조회를 요청한 지 이틀 만이다. 검찰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진화 차원에서 글을 올린 것으로 풀이되지만 과장급 선에서 해명을 하고 넘어가기에는 이미 판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개편안에 대해 일선 청의 의견을 수렴한 뒤 14일 법무부에 전달한 방침이다. 일선 검사들은 법무부의 일방적인 개편 작업에 상당한 불만을 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훈(49·사법연수원 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이 이날 검찰 내부망에 글을 올리고 “개편안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주무과장으로서 검찰 구성원들에게 우려를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수사권 조정이 본격 시행되기에 앞서 추진되는 이번 개편안은 형사·공판부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형사·공판부 검사들마저 이 개편안에 대해 “현실성이 없고, 철학적 고민이 담겨 있지 않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정유미(48·30기) 대전지검 형사2부장검사는 전날 내부망에 ‘질문’이란 제목의 글에서 “지금 이렇게 검찰을 망가뜨려 놓으면 결국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 된다”며 법무부 개편안 추진에 날선 비판을 했다. 이에 김 과장은 “논란의 중심이 된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와 관련된 내용은 이번 개편에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이달 중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을 추진하는 개편안의 주된 내용은 일부 청의 직접수사 부서 개편, 대검 조직개편, 서울중앙지검 차장 산하 조정 등과 관련된 부분”이라고 해명했다. 개편안은 크게 형사부 업무 시스템 재정립·공판부 기능 강화 및 확대 등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와 대검 조직개편 등 직제개편 추진 방향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 ‘전자’에 대해서는 당장 시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김 과장은 “내년 1월 수사권 개혁 하위법령 시행과 함께 검찰 업무 시스템은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면서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이었기에 제안드린 방향이 물론 잘못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 부분은 앞으로 시작될 논의의 출발점으로 향후 대검과 일선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개편안 마련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댓글로 “관련이 없고 의견을 공유한 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의 해명 글에도 일선 검사들은 의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틀 전 공판부 기능 확대 방안에 대해 “아무런 철학적 고민이 없다”고 비판한 차호동(41·38기) 대구지검 검사는 김 과장의 글에 대한 답글 형식의 글에서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 부분은 이번 논의 대상이 아니고, 왜 대검 등 직제개편 추진 부분만 논의대상이냐”며 “그럴듯한 명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개편안이 가져올 변화와 파장을 감안하면 그 ‘윗선’이 설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다만 개편 작업에 참여한 조남관(55·24기) 전 검찰국장은 최근 인사에서 대검 차장검사로 이동해 법무부 입장을 대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개편안 추진 배경부터 로드맵까지 상세한 설명을 해 검찰 조직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추 장관이 강조한 검찰 사무 최종 지휘·감독권자로서의 역할이 바로 이런 거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추 장관이 이날부터 휴가에 들어가면서 당장은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차장검사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추 장관이 조직 개편을 하겠다면 현 정부 시절인 2018년 중앙지검에 4차장을 신설하고 직접수사 부서를 왜 확대했는지, 2년이 지난 지금은 입장이 바뀐 것인지 납득할 수 있는 설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법무부 검찰과장, ‘직제개편안’ 檢 반발 커지자 공식 사과

    법무부 검찰과장, ‘직제개편안’ 檢 반발 커지자 공식 사과

    법무부가 대검찰청의 차장검사급 요직 4자리를 없애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직제개편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검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자 법무부의 주무과장이 13일 공식 사과했다. 김태훈(49·사법연수원 30기) 법무부 검찰과장은 이날 오전 0시 54분쯤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실무를 책임지는 과장으로서 검찰 구성원에게 우려를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추미애 장관의 형사·공판부 강화 기조에 맞춰 지난 11일 대검에 직제개편안 관련 의견조회를 요청했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검찰 조직 내부에 공유된 후 평검사 등 일선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사과한 것이다. 김 과장은 “의견조회 자료에 대한 따끔한 질책은 겸허히 수용할 것”이라며 “일선 검사님들을 비롯한 검찰 구성원들께서 주신 의견들은 고마운 마음으로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의 중심이 된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와 관련된 내용은 이번 직제개편안에는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8월 중 국무회의를 거쳐 시행을 추진하고 있는 주된 내용은 대검 조직개편 등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 과장은 “행정안전부 협의와 대검 등 의견수렴 결과가 반영된 직제개편(안)이 정해지면 조문안을 포함해 다시 의견을 조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부의 의견조회 자료에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옛 특수부)와 공공수사부(옛 공안부) 등의 차장직위 폐지 ▲형사부 업무시스템 재정립 ▲공판부 기능 강화·확대 등이 담겼다. 앞서 차호동(41·38기) 대구지검 검사는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공판기능 강화·확대 방안에 대해 “아무런 연구나 철학적 고민이 없다”고 비판했고, 정유미(48·30기) 대전지검 형사2부장도 법무부가 추진중인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에 대한 비판 글을 올렸다. 김 과장은 이런 반발에 대해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를 담은 이유는 향후 풀어야 할 숙제의 엄중함과 규모에 비추어 대검의 기능과 중앙지검의 체제가 형사·공판으로 확고하게 중심을 이동할 필요가 있다는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시작될 논의의 출발점”이라며 “향후 대검과 일선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하고, 시뮬레이션 등을 거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과장은 일각에서 법무부 산하의 법무·검찰개혁위원회가 직제개편안 마련에 개입한 게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댓글을 통해 “관련이 없고 의견을 공유한 바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차 검사는 이날 오전 김 과장의 글에 대한 답글 형식의 글을 다시 올리고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 부분은 이번 논의 대상이 아니고 왜 대검 등 직제개편 추진 부분만 논의대상이냐며 “그럴듯한 명분을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김 과장은 댓글을 통해 “‘검찰 업무시스템 변화’ 부분이 논의대상이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번 직제개편안의 배경으로 고려했으나 다양한 견해가 있을 수 있어 향후 폭넓은 논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답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조국 품 안긴 독립유공자 후손들

    조국 품 안긴 독립유공자 후손들

    “중국에서 살 때도 할아버지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은 잊은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할아버지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법무부장을 지낸 박찬익 선생의 외증손녀 송미령(31)씨가 ‘특별귀화’를 하게 된 소감을 밝혔다. 75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송씨를 포함해 재외동포 독립유공자 후손 21명이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 법무부는 1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대강당에서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을 열고 이들의 새 출발을 기념했다. 국적법에 따르면 정부의 훈장·포상을 받은 독립유공자의 직계존속은 특별귀화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이날 국적증서를 받은 독립유공자 후손은 송씨 외에 ▲중국 남만주에서 광복군총영 대장을 지낸 안홍 선생의 손녀 안병란(61)씨 ▲일제 밀정 이덕선을 처단한 강기운 선생의 증손자 강송철(53)씨 ▲쿠바에서 대한인국민회 구제원으로 활동한 이승준 선생의 증손자 프리에토리 아우렐리오(25)씨 ▲강원 양양군에서 농민조합을 조직해 항일운동을 한 전창렬 선생의 증손자 리옌수(28)씨 등이 포함됐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하는 것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가교와 같다”면서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독립유공자 후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후손들이 한국사람으로 당당히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총 365명의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국적증서를 수여해 왔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코로나 뚫은 세계최대 ‘떠다니는 화물창’… 21분기 만에 HMM 흑자전환 일등공신

    코로나 뚫은 세계최대 ‘떠다니는 화물창’… 21분기 만에 HMM 흑자전환 일등공신

    고층 아파트 건설현장에 온 기분이 든다. 꼭대기에 오르니 거제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돌리자 바다 위 둥둥 떠 있는 선박들이 보인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아찔한 깊이에 정신이 아득해진다. 선수(뱃머리)에서 선미로 ‘카고홀더’(화물창)가 끝없이 펼쳐진다. 지난 11일 거제도 삼성중공업조선소에서는 HMM(옛 현대상선)의 열두 번째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 ‘상트페테르부르크호’의 출정을 앞두고 막바지 점검이 한창이었다. 90% 정도 완성됐다는 이 배는 오는 19일 시운전을 거쳐 다음달 중 HMM에 인도된다. 부산항을 떠나 중국 닝보, 상하이 등을 거쳐 로테르담, 함부르크, 런던 등 그간 한국 해운이 잃어버렸던 유럽 항로를 누빌 예정이다. ●올 2분기 매출 1조 3751억·영업익 1387억 ‘2만 4000TEU급 선박’은 컨테이너 2만 4000여개를 실을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선박이다. HMM은 지난 4월 첫 번째 2만 4000TEU급 선박인 알헤시라스호를 도입했다. 지난 5월 아시아 구간의 마지막 기항지인 옌텐에서 1만 9621TEU를 선적하고 유럽으로 출발해 선적량 세계 신기록을 세웠던 배다. 이어 오슬로호, 코펜하겐호, 더블린호, 그단스크호, 로테르담호, 함부르크호 등이 연이어 만선을 기록했다.이런 활약에 힘입어 HMM은 올 2분기 매출액 1조 3751억원에 영업이익 1387억원을 기록했다. 무려 21분기 만에 흑자전환한 것으로 해운업계가 침체의 수렁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신호탄을 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가운데 이뤄낸 깜짝 실적이어서 더욱 눈길이 간다. 항로 합리화와 화물비용 축소 등 원가 구조를 개선한 게 유효했다는 설명이다. ●12번째 선박 새달 인도… 유럽 항로 누빌 예정 우병선 HMM 홍보차장은 “물동량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선사들이 그만큼 선복량을 줄이면서 대응했기에 운임이 오히려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면서 “여기에 2만 4000TEU급 컨테이너선을 도입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 기조도 선사들이 운영 비용을 줄일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친환경 스크러버를 선제적으로 설치한 것도 HMM 선박이 강점을 가진 이유로 평가된다. 덕분에 올해 초 국제해사기구(IMO)가 시행한 선박연료유 규제(황산화물 함유량 3.5%→0.5%)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다음달까지 2만 4000TEU급 선박 12척을 투입해 안정적으로 추가 화물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거제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집 안 팔고 사퇴’ 김조원에 “재혼 사정” 두둔…정작 金 “사실 아냐”(종합)

    ‘집 안 팔고 사퇴’ 김조원에 “재혼 사정” 두둔…정작 金 “사실 아냐”(종합)

    與 내부서도 갑론을박에김조원 “사실무근, 가정 파탄날 지경”서울 강남권 다주택 아파트를 처분하지 않고 청와대에 사표를 던진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해 ‘재혼 사정’이 있었다며 여야 의원들의 ‘개인 가정사’ 두둔 발언이 나오자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2일 “어떤 가정사인지 모르겠지만 국민께 양해도 안 구하고 사퇴만 한다고 이해가 되느냐”며 직격탄을 날렸다. 문재인 정부를 이끄는 주요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나 우 의원은 이후 자신의 글이 논란이 일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글을 삭제했다. 그러나 김 전 수석은 이날 이러한 ‘재혼 사정’ 등 가정사 관련 여야 주장에 대해 언론 인터뷰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 “저와 관련해 보도되는 재혼 등은 사실과 너무도 다르다. 오보로 가정파탄 지경”이라고 반박했다. 박성중 “金 부인과 관계, 재혼 문제도”김종민 “공개 못할 가정사, 인식공격 안돼” 발단은 박성중 미래통합당 의원의 발언이었다. 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김 전 수석에 대해 “부인하고 관계가, 재혼도 했고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수석과) 군대 동기고, 누구보다 잘 안다”면서 “여러 가지 좀 내부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있더라”며 이렇게 전했다. 박 의원은 김 전 수석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자 “(인터뷰에서) 김 전 수석을 옹호하는 차원에서 얘기했는데, 팩트를 확인한 결과 재혼은 아닌 것 같다”며 한발 물러섰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전날 “주택 두 채를 갖고 있다고 하는데, 여러 가지 공개가 안 되는 가정사가 있다”면서 “인신공격하면 안 된다”며 여권 내 김 전 수석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일침을 가했다. 그러자 같은 당 우원식 의원은 “어떤 가정사가 있는지 모르지만 그 사정을 공개하지 않고, 국민께 양해를 구하지 않고, 사직만 한다고 이해가 되겠는가”라고 반박했다. 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내용의 반박글을 올렸다가 이후 삭제했다. 우원식 “사직하면 文정부 사람 아냐?”“국가 직책, 아파트 하나랑 바꾸나” 이 글에서 우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수석이면 사직해도 문재인 정부에 책임 있는 사람 아닌가”라면서 “그 사람이 국가를 운영하던 직책을 아파트 하나 보존하기와 바꾸는 것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는 게 옳은가”라고 꼬집었다. 2주택자인 김 전 수석은 ‘1주택을 제외하고 처분하라’는 지침에 따라 서울 잠실의 아파트를 팔기로 했으나 시세보다 2억여원 비싸게 매물로 내놨다가 철회해 ‘매각 시늉’ 논란으로 비판을 자초했었다. 이후 김 전 수석은 후임 인선이 발표되는 날(7일) 마지막 회의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며 뒤끝을 남기고 퇴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함께 교체된 강기정 전 정무수석과 김거성 전 시민사회수석이 재직 중 소회를 밝히며 작별을 고한 모습과 대조를 이룬 셈이다. 이와 관련 지난 11일 우 의원은 김 전 수석에 대해 “처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국가 운영이 더 중요한데, 언론 보도대로 부동산을 내놓을 때 더 비싸게 내놨다거나, 그런 것에 대해서 불만을 느꼈다면 적절치 못한 것이다. (퇴임 후에도 2주택을 보유한다면) 사회적 비판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공직자 가정사는 이해해주면서 국민은?”“자기들끼리 사정 봐주면서…내로남불” 포털 등에 ‘김조원 두둔 발언’ 비난 봇물 진성준 의원도 “통상 퇴임하는 수석은 마지막 인사를 하는데 김 전 수석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면서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부의장을 지낸 이석현 전 의원도 김 전 수석과 김거성 전 시민사회수석을 향해 “물러났어도 집을 팔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국민에게는 집을 한 채씩만 가지라고 했는데, 대통령 옆에 있는 사람이 2채를 갖고 있으면 국민들 속이 얼마나 상했겠느냐”면서 “(집을 팔지 않으면) 직보다 집을 택했다는 통합당의 말이 옳은 말이 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포털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국민에게는 다주택 안 된다고 세금 매기면서 문재인 정부 인사는 재혼 사정까지 봐 줘야 하느냐” 등의 글들이 쇄도했다. “공직자는 가정사 이해해주면서 왜 국민들 개개인은 이해 안해주나. 진짜 내로남불도 이런 내로남불이 없네”(kbyb****), “자기들끼리 사정 있으면 이해하라고 하면서 남들은 다 투기 세력으로 몰아 붙이더라”(ssk6****), “두집 살림이어서 꼭 집 두채가 필요한가 보지. 말 못할 가정사 맞네”(pine****)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다주택을 죄악시 여기는 여당을 비판하는 의견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김조원이 문제가 아니고 정당하게 번 소득으로 다주택자를 했다고 죄인 취급하는 민주당이 문제 아니냐? 다주택자도 국민이고 세금 다 냈다”(haya****)고 비판했다. 권성동 “노영민 유임? 명백한 레임덕” 한편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권성동 의원은 YTN 라디오 ‘출발새아침’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김 전 수석과 함께 사표를 냈지만 유임된 데 대해 “명백한 레임덕의 조짐”이라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노 실장을 향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 불신을 초래한 장본인”이라면서 “(사표를) 수리 안 하고 있는데, 이것도 청와대의 대처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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