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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국도 천도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국도 천도

    도읍지는 한 시대의 역사를 이끌어 나가는 중심지다. 왕조가 바뀌면 국호를 개칭하거나 국도를 천도하는 것은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권에서는 흔한 일이었다. 삼국을 통일한 고려도, 고려를 대신한 조선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 나라의 수도를 옮긴다는 것(遷都)은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대사로 예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다. 하지만 기득권 세력을 타파하고 민심을 일신하는 데 천도만큼 효과가 크고 빠른 것도 없다. 서울의 부동산 광풍은 때아닌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이란 핵폭풍을 불러왔다. 마치 620여년 전 태조 이성계의 한양 천도를 떠올리게 한다. 1392년 7월 17일 개성 수창궁에서 왕위에 오른 태조는 신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즉위 한 달도 채 안 돼 천도를 공포하고 후보지 물색에 나섰다. 나라를 세우면 국호를 새로 정하고 제도 정비가 급선무다. 얼마나 천도가 급했으면 국호를 바꾸지도 않고 태조 즉위 2년 뒤까지 여전히 고려라 불렀을까. 왜 태조는 그토록 급하게 도읍을 옮기려 한 것일까. 고려 말부터 조선 건국을 전후해 “개성의 지기는 이미 쇠했다”거나 “개성은 신하가 임금을 폐하는 망국의 터다”라는 참설이 끊임없이 오르내렸다. 신하로서 임금을 폐하고 왕위에 오른 자신도 언젠가 다시 신하에 의해 폐왕의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등으로 이미 지덕이 다한 개성을 하루라도 빨리 떠나고자 했다. 서둘러 1392년 8월 13일 도읍을 한양으로 옮길 것을 명하고 이틀 뒤 15일에는 이염을 보내 궁실을 수리토록 하고, 9월 30일엔 종묘 터를 물색했지만 신료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다음해 2월 1일 친히 잠저 때의 친구요, 정치적 고문인 정중화가 올린 새 도읍지, 지금의 세종시와 가까운 계룡산 신도안을 향해 출발 8일 만에 도착했다. 닷새 동안 머물면서 직접 산세와 지형을 꼼꼼히 살펴본 태조는 마음에 들어 국도 건설을 추진토록 했다. 수천 명의 인부를 동원해 시작된 국도 공사는 10개월 만에 경기도 관찰사 하륜의 건의로 중지됐다. 그 이유가 첫째, 한 나라의 수도는 중앙에 위치해야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는데, 계룡산은 너무 남쪽에 치우쳐 있다는 것이다. 통일신라의 수도인 경주가 너무 동쪽에 치우쳐 있어 대구 천도 문제가 거론된 적이 있었고, 불편을 덜기 위해 충주·원주·청주·강릉·남원 등에 오소경을 두기도 했다. 둘째 계룡산 신도안이 금강과 너무 떨어져 있고 해안에서도 멀어 물자 수송이 불편하다는 점이다. 셋째 풍수지리적으로 계룡산 도읍지도 개성처럼 곧 망할 땅이라는 것이다. 놀란 태조는 하륜에게 서운관의 비밀문서들을 주어 고려 왕릉과 개성의 길흉 여부를 조사시킨 결과 사실로 확인되자 다시 천도 후보지를 물색하도록 한 곳이 지금의 서울 신촌 일대 무악이다. 태조가 친히 무악에 올라 땅을 살펴보고 이곳에 궁궐을 지어 천도하고자 했지만, 무악을 천거한 하륜을 제외한 모든 신료들이 하나같이 무악이 나라의 중앙에 위치해 운송도 좋기는 하나, 주산이 낮고 골짜기에 끼어 있어 도읍지로 좁다는 이유로 무산됐다. 차선책으로 선정된 곳이 고려의 남경 터였던 지금의 경복궁 일대다. 지루하게 3년을 끌어 왔던 천도 문제는 1394년(태조 3) 10월 8일 한양으로 도읍을 옮기면서 마무리됐다. 국도인 개성을 버린 것이나, 계룡산 신도 공사를 중지한 결정적 이유는 실용성보다 망할 땅이란 풍수지리적 결함 때문이었다. 세종시로의 수도 이전은 부동산의 광풍도, 풍수지리설도 아닌 통일 후 국가의 백년대계란 틀에서 봐야 한다. 모름지기 한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못 다스려지고는 통치술에 있지 지리의 성쇠에 달린 것이 아니며, ‘도읍을 정할 때는 무엇보다 군왕의 통치술이 풍수도참설보다 앞서야 한다’는 삼봉 정도전의 충정이 새롭게 다가온다.
  • [현장] 마스크 없이 ‘헉헉’ 마라톤대회 선수들 어쩌나

    [현장] 마스크 없이 ‘헉헉’ 마라톤대회 선수들 어쩌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22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에서 열린 전국 마라톤대회 선수들이 마스크 없이 경기를 펼쳐 우려를 사고 있다. 대한육상연맹과 한국실업육상연맹은 이날 오전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2020 평창 대관령 전국 하프마라톤대회 겸 전국 고교 10㎞ 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일반부 선수 157명, 대학부 선수 26명, 고교 선수 97명 등 280명이 모였다. 주최 측은 대회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체크하고 손목 밴드를 부착하는 등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대책을 시행했다. 참가 선수와 비슷한 규모의 가족과 관계자 등이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봤고, 이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정작 선수들은 이날 마스크 없이 입장해 출발 이후 있는 힘을 향해 뛰며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일각에서 “마라톤 대회를 여기저기서 만류했는데 대회를 강행했다”는 지적이 나온 부분이다. 대회 관계자는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를 철저히 체크했고, 야외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코로나19가 확산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기록경기인 만큼 선수들은 마스크 없이 레이스를 펼칠 수밖에 없다”고 해명을 내놓았다.야외라서 괜찮다? “어디서나 누구나 감염 노출” 정부는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함에 따라 그간 수도권에 한정했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강화 조치를 23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적용하기로 했다. 2단계 조치하에서는 실내 50인 이상·실외 100인 이상 모임 등이 금지돼고, 고위험시설의 영업이 중단된다. 신규 확진자가 17개 시도 전역에서 하루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이후 처음이다. 22일 신규 확진자 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8·15 광화문 집회와 여름휴가, 각종 소모임 등을 고리로 전국적으로 퍼지는 양상이어서 ‘전국적 대유행의 문턱’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은경 질병본부장은 “현재는 전국 어디서나, 어느 공간에서나, 누구나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다. 사람 간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 전파고리를 끊지 않으면 기하급수적인 확진자 급증으로 유럽이나 미국이 겪고 있는 대량 환자, 사망자 발생, 의료시스템 붕괴, 경제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기의 상황이다. 국민들께서 경각심을 가지고 방역조치에 참여해 주셔야만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포토] ‘코로나 상황 위태’… 강행된 마라톤대회

    [포토] ‘코로나 상황 위태’… 강행된 마라톤대회

    22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열린 ‘2020 평창 대관령 전국 하프마라톤대회 겸 전국 고교 10㎞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이 출발하고 있다. 2020.8.22 연합뉴스
  • 세계 최대감염국 美 마스크 실랑이 언제까지…또 기내 난투극 (영상)

    세계 최대감염국 美 마스크 실랑이 언제까지…또 기내 난투극 (영상)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이란 오명을 쓴 미국에서 마스크 착용을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폭스뉴스는 17일(현지시간)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마스크 착용 문제로 승객 간 난투극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아메리칸항공 대변인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출발해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으로 향할 예정이던 1665편 여객기에서 승객 간 다툼이 있었다”고 확인했다. 항공사 측은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조항에 따라 승객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했지만 승객이 이에 불응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고 밝혔다.문제의 여성은 좁은 기내에서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다른 승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을 거면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요구했고, 말다툼은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 당시 촬영 영상에는 검은 마스크를 쓴 승객과 문제의 여성이 주먹을 휘두르며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끝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버티던 여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항 경찰에게 끌려나갔다. 21일 기준 누적 확진자 574만6534명으로 세계 최대 코로나19 감염국인 미국에서는 마스크를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감염 우려가 높은 기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승객이 적지 않다.7월 오하이오주에서 건강상의 이유를 들먹이며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여성 승객이 아메리칸항공 여객기에서 쫓겨났다. 같은 달 23일 디트로이트에서는 마스크 거부자 두 명 때문에 이륙 준비 중이던 여객기가 다시 탑승구로 회항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하지만 기내 마스크 착용 의무규정에 따라 미국 항공사는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9일 플로리다주의 한 저가 항공사는 두 살 아기가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 한다며 일가족 7명을 강제 하차시켰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온종일 출렁였던 코스피…2300선 회복

    온종일 출렁였던 코스피…2300선 회복

    1.34% 상승 마감…전날 미국 증시 상승 등 영향시총 2위 내줬던 하이닉스도 자리 되찾아국내 증시가 21일 코로나19의 급격한 재확세 속에서도 1% 이상 반등하며 23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주식시장을 진정시켰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37포인트(1.34%) 오른 2304.59에 장을 마쳤다. 개인 투자자가 1358억원, 기관 투자자가 336억원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1967억원 사들여 주가를 끌어올렸다. 전날 3% 이상 빠지며 2300선 밑으로 떨어졌던 코스피 지수는 하루 만에 2300선 위로 올라왔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4.87포인트(0.62%) 상승한 796.01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3.76% 오른 74500원에 장을 마쳤다. 하이닉스는 전날 6% 넘게 빠지며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었는데 하루 만에 빼앗긴 자리를 찾아왔다. 이날 지수는 하루종일 큰 변동성을 보였다. 새벽 사이 미국 증시가 올랐고 전날 급락한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 이상 상승 출발했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명을 넘었다는 뉴스가 나오자 상승 분을 반납하기도 했다. 오후 들어 다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2% 이상 올랐다가 결국 전거래일 대비 1%대 반등하며 장을 마쳤다. 업종별로는 기계(3.27%)와 통신업(2.91%) 화학(2.38%), 섬유·의복(2.46%) 등이 큰 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전기·전자(1.55%)와 유통업(1.42%), 운송장비(1.32%) 등도 올랐다. 의약품(-0.67%)과 음식료품(-0.63%)은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6원 내린 1186.3원에 거래를 마쳤다.
  • [여기는 중국] ‘유리 다리’ 폭우에 아수라장…1명 사망, 수십명 부상

    [여기는 중국] ‘유리 다리’ 폭우에 아수라장…1명 사망, 수십명 부상

    중국에서 ‘유리 다리’ 관련 사고가 또 발생했다. 중국중앙(CC)TV는 19일 오후 랴오닝 본시시 후구샤 관광지의 유리 다리에서 사고가 나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개장한 후구샤 관광지는 호수 전망대와 절벽 사이를 잇는 다리, 하산 미끄럼틀 등 총 3개의 유리 명소를 갖춘 곳으로, 최첨단 5D 기술을 적용해 유리 밟는 소리 등 효과음까지 연출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고는 유리 미끄럼틀에서 발생했다. 중궈신원왕(中国新闻网)은 19일 갑작스러운 폭우로 유리 미끄럼틀에 탄 관광객이 줄줄이 미끄러지면서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한꺼번에 출발한 관광객 60여 명이 미끄러운 유리 바닥에서 일제히 통제력을 잃고 충돌하면서 미끄럼틀은 아수라장이 됐다.현장에 있었던 관광객은 “2~3m 거리를 두고 출발했는데, 비에 미끄러져 가속도가 붙으면서 서로 부딪히고 가드레일과 충돌했다. 속도를 줄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미끄럼틀에 타고 있던 남성 관광객 1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유리 다리와 이어진 폭 1m짜리 미끄럼틀은 바닥이 유리로 되어 있어 내려가면서 아래 풍경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손잡이를 잡고 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으나, 안전장치는 양쪽에 설치된 철조망이 전부다.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지언론은 사고 당일 이미 오전부터 비가 내렸으나, 작업자가 유리 바닥을 닦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이후 지자체는 자체 조사에 돌입했으며, 관련 업체는 공식 성명을 내고 관광객들과 보상 논의에 돌입했다.관광 명소마다 유리 다리가 설치된 중국에서는 매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 광시좡족자치구 핑난현 유리 구조물에서 추락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같은 해 10월에는 길이 488m로 세계 최장 유리 다리였던 허베이성 훙야구 유리다리가 깨짐 현상 등 안전 이유로 폐쇄됐다. 2017년 허베이성의 한 유리 구조물에서는 관광객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2016년에는 후난성의 유명 관광지인 장자제(張家界) 유리다리를 걷던 사람이 낙석에 맞아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허난성 유리 전망대가 개장 2주 만에 바닥에 금이 가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지난해 기준 중국 전역의 유리 다리는 약 2300개. 유리 잔도와 유리 미끄럼틀의 수를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이은 안전사고에 중국 중앙정부가 나서서 유리 구조물에 대한 전면적인 안전점검을 하도록 각 지방정부에 지시하긴 했으나,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존재한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제주, 골프장 캐디 코로나19 확진으로 첫 ‘휴장’

    제주도 내 골프장 캐디(경기보조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골프장이 휴장했다. 코로나19로 골프장이 휴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제주도는 제주 27번째 확진자 A씨의 가족인 B씨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1일 밝혔다. 제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28명으로 늘어났다. B씨는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중문골프클럽 캐디다. 골프장 측은 “당분간 휴장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캐디가 골프관광객 등 다수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아 방역당국과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확진자 B씨는 딸 A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직후인 20일 오후 10시쯤 서귀포 보건소에서 검체를 채취한 후 21일 오전 1시 40분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입도한 지난 8월 15일부터 20일까지 제주에 거주하는 가족 3명(B씨 포함)과 함께 생활을 해왔다. B씨는 지난 19일부터 인후통 증상을 보였다. 1차 역학조사 결과 A씨와 B씨의 동선은 거의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27번째 확진자 A씨는 15일 오전 9시 50분 김포국제공항에서 출발한 LJ309편 항공기를 이용해 오전 11시쯤 입도했다. 도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A씨는 제주 도착 직후 가족차량을 이용해 가족 3명(B씨 포함)과 함께 오후 1시 5분부터 35분까지 ‘콩마루 순두부 짬뽕’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이어 오후 1시 57분부터 2시 29분까지 ‘프리토’ 한림점을, 오후 4시 4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중문 ‘천돈가’에 머물다 귀가했다. 16일에는 자택에 머물렀다. 17일 오전 8시 13분부터 10시 23분까지 가족 차량을 이용해 ‘중문의원’을 들른 후 오전 10시 24분부터 30분까지 ‘정화약국’을 방문했다. 오전 10시 45분 택시를 이용해 귀가했다. 18일 오후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지인 차량을 이용해 지인 자택에 들른 후 오후 11시 25분부터 다음날 19일 오전 1시 50분까지 강정동 소재 ‘강실장회포차’에 머물렀다. 19일 오전 1시부터 5시까지 서귀동 소재 ‘믹스믹스주점’에 머무른 후 오전 5시 30분경 택시를 이용해 귀가했다. 20일 오후 2시부터 2시 30분까지 가족 차량을 타고 서귀포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했다. 보건소 구급차를 이용해 자택에 귀가한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의 직장 소재지는 서울 강남구다. A씨는 지난 14일부터 인후통·기침 등의 증상이 있었다. 지난 13일 접촉했던 직장 동료가 20일 확진판정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오후 2시쯤 서귀포의료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를 의뢰한 결과 최종 확진판정을 받았다. A씨와 B씨는 제주대학교병원으로 이송돼 음압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가족 2명은 자가격리중이다. 제주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계란 생산성 떨어져 도살될 암탉 구하기, 코로나 와중에도 줄 이어

    계란 생산성 떨어져 도살될 암탉 구하기, 코로나 와중에도 줄 이어

    영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1일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현재 32만 4196명, 누적 사망자는 4만 1489명이다. 감염자 규모로는 세계 14번째, 희생자는 미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다. 그런데 어쩌면 한가하달까, 느긋해 보이는 캠페인에 사람들이 매달리고 있다. 생후 72주가 지나 계란 낳는 생산성이 떨어지기 시작해 도살되는 일만 남은, 농장이나 양계장의 암탉들을 가정에 입양하는 캠페인 ‘암탉들에 새 출발을’이다. 지난 2008년 런던에서 시작됐는데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에 따라 봉쇄령이 내려진 지난 3월부터 동참하겠다는 이들이 줄을 이어 5만 2000여명에 이르렀다고 BBC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재키 한 캠페인 사무국장은 지난 3월 너도나도 계란 사재기에 나서 품귀됐을 때 참가 희망자들이 폭증해 처음으로 대기자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생산성이 떨어지긴 하지만 계란을 낳을 수 있는 암탉을 직접 길러 계란을 확보하고, 집에 갇혀 심심해 하는 아이들의 정서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이 돌았다. 최근 봉쇄령이 완화된 뒤에도 꾸준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 국장도 켄트주의 집 뒷마당에 80마리의 암탉을 풀어 기르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주에도 332마리의 암탉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작업을 해야 해 바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서머싯의 한 농장에서 오리 800마리를 받아 새 집을 구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3월 이후 새로 신청한 사람이 9480명이며 이들이 입양하겠다고 밝힌 암탉 숫자가 5만 2106 마리라고 했다. 가장 많았던 한 주에만 4000건이 접수됐다.한 국장에 따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지만 닭 한 마리당 2㎡의 개활지 등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하고 여우의 습격으로부터 보호할 만한 시설과 야간 잠금 장치가 갖춰져 있는지를 증명하기 위해 사진을 첨부해야 하는데 일부 위조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끈다고 했다. 의심스러운 사례들에는 어떻게든 최근에 촬영된 것이란 점을 증빙하라고 요구한다. 봉쇄령이 완화된 뒤에 일부 참가자들은 닭들을 입양한 것을 후회하며 극단적인 방법으로 닭들을 처분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 밤이 되기 전 닭장 문을 슬쩍 열어 여우에게 당한 것으로 꾸민다는 것이다. 한 국장은 “끔찍한 방법이며 필요없는 일”이라며 “후회가 돼 돌려주고 싶으면 우리는 늘 되찾아 온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양제츠 방한,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 돼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서훈 국가안보실장 초청으로 오늘부터 이틀간 부산을 방문한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은 22일 오전 회담과 오찬 협의 등을 통해 코로나19 대응 협력, 고위급 교류 등 양자관계와 한반도 및 국제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밝혔다. 연내 계획돼 있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등도 우선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장과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역임한 양 정치국원은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의 판공실 주임도 맡고 있다. 미중 갈등이 장기화, 고착화되는 국면에서 이뤄진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한이 예사롭지 않은 까닭이다. 시 주석 방한 문제 조율 이상의 ‘큰 그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봐야 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갈등을 넘어 홍콩과 대만, 티베트, 신장 등 중국의 ‘핵심이익’까지 노골적으로 문제 삼으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전 세계 동맹을 상대로 ‘중국 포위망’ 합류를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양 정치국원은 이번 방한을 통해 시 주석 연내 방한 ‘선물’을 제시하면서 현재의 미중 신냉전 정세에 대한 우리 측의 입장 표명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로서는 또 한번 외교 시험대에 설 수도 있는 것이다.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혜로운 외교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로서는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남북 관계 개선의 새로운 동력을 이끌어 내야만 한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답답할 정도로 정체돼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은 중단됐고, 남북 관계 또한 답보 상태다. 북한은 우리 측의 모든 제안에 침묵 또는 반발하면서 오히려 군사력 강화의 길을 걷고 있다. 미 대선 이전이라도 중국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최소한 남북 대화 진전을 위한 동력을 만들어 내야만 한다. 양 정치국원의 이번 방한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
  • [그 책속 이미지] ‘피터 래빗’의 출발점은 아픈 아이 위로했던 그림 편지

    [그 책속 이미지] ‘피터 래빗’의 출발점은 아픈 아이 위로했던 그림 편지

    예술가의 편지/마이클 버드 지음/김광우 옮김/미술문화/224쪽/2만 2000원 “사랑하는 노엘. 로지 이모에게 네가 아프다는 얘길 들으니 마음이 아파. 이 아기 쥐처럼 됐겠구나.” 비어트릭스 포터가 7살 노엘에게 보낸 이 병문안 편지는 세계적인 아동문학 ‘피터 래빗 이야기’의 출발점이었다. 일자리를 얻으려 온갖 재능을 나열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력서, 젊고 아름다운 조수 클로델에게 온갖 허세를 늘어놓은 로댕의 고백, 작품 ‘병걸이’가 쓰레기로 취급돼 버려진 데 대한 뒤샹의 분노, 팩스로 친구들과 소통한다며 인쇄술의 대가 타일러에게 보낸 호크니의 편지까지. 지난 600여년 동안 유명한 예술가들의 사연이 담긴 편지 90편을 한데 모았다. 작품과 문헌 등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뒷이야기가 생생하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서울서 고향 왔는데” 제주서 코로나19 27번째 확진자 발생

    “서울서 고향 왔는데” 제주서 코로나19 27번째 확진자 발생

    15일 제주 입도…동선 파악 중제주에서 27번째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 확진자는 서울에서 고향이 제주를 찾았다가 직장 동료의 확진 소식을 듣고 선별 진료소를 찾았다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제주도는 20일 서울에서 고향인 제주로 입도한 A씨가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9시 50분쯤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진에어 LJ309편을 통해 오전 10시 50분쯤 제주로 입도했다. A씨는 고향 방문차 제주를 찾았으며, 가족과 지내던 중 지난 13일 접촉했던 직장 동료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연락을 받고 서귀포의료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검사를 받았다. 도에 따르면 A씨 직장은 서울시 관악구에 위치해있다. A씨는 역학조사에서 “제주에 머무는 동안 대부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제주대병원 격리병상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A씨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광화문집회 부산서 1486명 참석…인솔자 전원 “명단 못 준다”(종합)

    광화문집회 부산서 1486명 참석…인솔자 전원 “명단 못 준다”(종합)

    부산 전역 ‘깜깜이’ n차 지역감염 비상부산서 집회 참가자 현재 4명 확진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1486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을 인솔한 인솔자 전원은 참석자 명단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부산 전역에 ‘깜깜이’ n차 지역 감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부산시는 20일 “인솔자들이 아예 연락조차 받지 않는다”며 인솔자 전원에 대해 21일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에서는 광화문 집회 참석자 가운데 이날 현재까지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지난 15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버스 기사를 포함해 모두 1486명이다. 이들은 45인승 전세버스 44대에 나눠타고 부산역 등지에서 출발해 상경했다. 시는 전날 오후 행정명령 발동 이후 전세버스 탑승자 명단 제출기한을 이날 오후 6시까지로 정했다. 그러나 정작 행정명령 대상인 인솔자(교회 관계자) 37명과 전세버스 계약자 1명은 탑승 인원 명단을 기한까지 제출하지 않았다.부산시,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 못해“인솔자들, 전화 도중 끊고 모르쇠” 시는 인솔자 37명과 전세버스 계약자, 버스 운전사 44명 명단만 파악했을 뿐 집회 참가자 명단은 확보하지 못했다. 인솔자 37명 중 1명만 ‘21일 오전까지 (명단) 종이를 찾아보겠다’고 했을 뿐 나머지 인솔자들은 통화 도중 전화를 끊거나 명단에 관해 아는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들이 행정명령을 어긴 것으로 보고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를 위해 경찰에 수사 의뢰한 뒤 이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인솔자들이 아예 전화조차 받지 않아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으나 기한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라면서 “추가 확인 등을 거쳐 21일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명단 제출 거부 등 행정명령을 어기면 감염병 예방관리법 제79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광복절 광화문 집회 부산 참가자 명단 확보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집회 참가자들을 연결고리로 한 지역사회 ‘깜깜이 n차 감염’이 더 확산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확진자 중 60명 광화문집회 참석자사랑제일교회 53명 추가, 676명 확진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60명의 확진자가 광복절에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회와 관련해 검사를 받고 확진된 사람이 18명이고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중 집회 참가자가 33명이다. 또 다른 확진자 9명은 이동통신사 기지국 이용 정보를 통해 집회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집회 참석자 8500명이 진단 검사에 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나오는 가운데 광복절 광화문 집회와 기존 집단 감염지 등을 고리로 전국에서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방대본는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관련해 교회 교인 및 접촉자를 대상으로 검사한 결과 53명이 추가로 확진돼 누적 확진자가 676명이라고 밝혔다. 이 교회와 관련한 집단감염은 다른 종교시설과 직장 등으로 번지고 있다. 방대본은 13곳에서 ‘n차 전파’ 감염자 67명을 확인했다. 서울 광화문에서 지난 15일 열린 대규모 집회와 관련해선 이날 기준으로 8명이 더 늘어나 총 18명이 확진됐다. 이들은 사랑제일교회와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이 5명으로 가장 많고 서울·경기가 각 4명, 부산 2명, 인천·충북·충남 각 1명이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8명, 70대 이상이 5명, 50대 4명, 40대 1명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광화문 집회 과정에서 코로나19의 감염과 전파가 일어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집회일로부터 빠르면 이틀 만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은 대개 6∼7일 정도이기 때문에 21일까지 확진자, 또는 증상 발현자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광화문집회 부산서 1486명 참석…인솔자 전원 명단제출 거부

    [속보] 광화문집회 부산서 1486명 참석…인솔자 전원 명단제출 거부

    부산시장 권한대행의 행정명령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인원의 인솔자 전원이 명단 제출에 협조하지 않아 ‘깜깜이’ n차 지역 감염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0일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서 전세버스를 타고 지난 15일 열린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버스 기사를 포함해 모두 1486명이다. 이들은 45인승 전세버스 44대에 나눠타고 부산역 등지에서 출발해 상경했다. 시는 전날 오후 행정명령 발동 이후 전세버스 탑승자 명단 제출기한을 이날 오후 6시까지로 정했다. 그러나 정작 행정명령 대상인 인솔자(교회 관계자) 37명과 전세버스 계약자 1명은 탑승 인원 명단을 기한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시는 인솔자 37명과 전세버스 계약자, 버스 운전사 44명 명단만 파악했을 뿐 집회 참가자 명단은 확보하지 못했다. 인솔자 37명 중 1명만 ‘21일 오전까지 (명단) 종이를 찾아보겠다’고 했을 뿐 나머지 인솔자들은 통화 도중 전화를 끊거나 명단에 관해 아는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이들이 행정명령을 어긴 것으로 보고 집회 참가자 명단 확보를 위해 경찰에 수사 의뢰한 뒤 이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인솔자들이 아예 전화조차 받지 않아 안내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으나 기한까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라며 “추가 확인 등을 거쳐 21일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단 제출 거부 등 행정명령을 어기면 감염병 예방관리법 제79조에 따라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8·15 광화문 집회 참가 경남 60대 여성 코로나19 확진

    8·15 광화문 집회 참가 경남 60대 여성 코로나19 확진

    경남에서 8·15 광복절 서울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수도권 방문자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20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열고 경남에서 이날 오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2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도와 방역당국은 경남 신규 확진자 2명 감염경로는 1명은 광화문 집회 참가이고 다른 1명은 수도권 방문으로 파악했다. 신규 확진자 2명은 마산의료원에 입원했다. 김해시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확진자는 지난 15일 김해에서 버스를 타고 광화문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 확진자는 지난 18일 김해 중앙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아 광화문 집회 참가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받은 뒤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도는 광화문 집회 참가자인 이 여성은 증상이 없었지만 자진해서 검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김해 여성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은 남편과 자택을 방문한 아들 가족 4명 등 모두 5명으로 파악됐다. 도는 이 여성 확진자가 지난 16일 남편 차를 이용해 김해시 내동에 있는 모든민족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돼 심층역학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창원시에 거주하는 40대 남성 신규 확진자는 지난 18일 밤늦게 발열과 근육통 증상이 나타나 창원 연세병원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사를 받았다. 도는 이 남성 확진자는 수도권 지역을 방문했다가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 남성은 지난 16일 창원시 합포교회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까지 경남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74명으로 이 가운데 162명은 퇴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우려했던 대로 경남에서도 광복절 광화문 집회 참가자와 수도권 방문자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해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며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이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는 일촉즉발 상황에 처해있어 강력한 선제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광화문 광복절 집회 참가자 명단 제출에 대한 지난 19일 긴급행정명령 발동에 따라 제출기한인 이날 낮 12시까지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21명에 대해서는 고발 조치 등 즉시 법적 절차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확인된 행정명령 송달 대상자 28명 가운데 7명의 인솔자만 명단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도는 명단을 제출하지 않은 인솔 책임자는 시군별 역학조사관이 경찰과 동행해 명단 확보를 위한 역학조사를 실시하고 끝까지 명단제출을 거부하면 역학조사 방해죄(감염병예방관리법 위반)로 즉시 고발할 방침이다. 도는 버스조합과 각 시·군을 통해 파악한 광복절 광화문 집회 경남지역 참가 인원은 1239명으로 버스는 모두 36대가 출발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광화문 집회 참석은 표현과 집회의 자유로 존중하지만 집회에 확진자가 참가했고 접촉에 따른 확진자가 늘고 있어 집회 참가자는 신속히 검사를 받을 것을 강력히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지방경찰청은 광복절 집회 대응에 투입됐던 경남지역 경찰 121명 전원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 도심 광복절 집회에 경남경찰청 소속 1·2기동대 121명이 투입돼 당일 새벽 서울로 출발해 다음 날 새벽 경남으로 돌아왔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집회당시 현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한 덕분에 감염을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2일 개막 프로배구 컵대회에 외국인 선수 나온다

    22일 개막 프로배구 컵대회에 외국인 선수 나온다

    프로배구가 2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열리는 제천·MG새마을금고컵으로 기지개를 켠다.코로나19의 재확산 탓에 관중 입장은 무산됐지만 올해 초 V리그 조기 종료 후 5개월 넘게 ‘팡팡쇼’에 갈증을 느낀 배구팬들에겐 개최만으로도 반가운 소식이다. 남자부가 22일~29일, 여자부는 30일~9월 5일까지 열리는 이 대회의 관전포인트는 수두룩하다. 국내 무대에 복귀한 김연경(흥국생명)의 출전 여부는 그동안 성사 여부를 두고 코트 안팎에서 논란의 중심이 됐다. 그러나 남자부 에도 흥행 요소는 많다. 남자부 외국인 선수의 대회 출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각 구단 외국인선수는 대부분 입국해 있지만 국제배구연맹(FIVB)이 오는 10월 초까지 정한 A메치 기간 중에는 다른 나라 대회에서 뛰는 것이 금지돼 있다. 그러나 프로배구연맹(KOVO)은 이들의 출전을 ‘특별 요청’한 끝에 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원 소속 구단의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받아 팀 경기 하루 전까지 연맹에 등록하면 출전할 수 있게 됐다.한국프로배구 남자부 첫 외국인 사령탑인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도 데뷔전을 치른다. 2002년 이탈리아 21세 이하 남자 대표팀을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이끈 그는 2017∼18년에는 호주 남자대표팀을 지휘했다. 산틸리 감독과 대한항공은 컵대회 내내 관심을 끌 전망인데, 그 외에도 이상렬 KB손해보험 감독,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 등도 사령탑 부임 후 첫 대회를 치른다. 이적생들의 신고식도 열린다. 대표팀 라이트 박철우(한국전력), 센터 진상헌(OK저축은행), 레프트 황경민(삼성화재), 세터 이호건(우리카드) 등 새 팀에서 새 출발 한 선수들의 의욕도 컵대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와우! 과학] 펀치 속도 시속 80㎞…동물계 ‘핵주먹’ 갯가재의 비밀

    [와우! 과학] 펀치 속도 시속 80㎞…동물계 ‘핵주먹’ 갯가재의 비밀

    해양 갑각류인 갯가재류에는 방망이처럼 생긴 앞발을 뻗어 먹잇감을 때려잡는 종이 있다. 그중에는 흔히 관상용으로 기르는 공작갯가재가 유명한데 이들 갯가재를 흔히 스매셔(smasher·이하 주먹)형이라고 부른다. 반면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갯가재와 같이 먹잇감을 베거나 낚아채는 유형을 스피어(spear·할퀴기)형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주먹형 갯가재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가장 강력한 ‘핵주먹’을 지닌 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왜냐하면 이들 종은 앞발을 뻗을 때의 속도가 시속 80㎞를 넘기 때문이다. 이는 프로 권투선수들이 주먹을 내지를 때의 속도인 시속 30~50㎞보다 훨씬 빠른 것이다. 게다가 그 공격력은 상상 이상으로 강력해 유리로 된 어항을 깨거나 사람 손가락을 부러뜨렸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을 정도다.심지어 갯가재는 물고기는 물론 딱딱한 껍질을 지닌 게를 때려 부술 때도 그 앞발에는 전혀 손상이 생기지 않는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캠퍼스(UCI) 등 국제연구진은 주먹형 갯가재들의 앞발이 왜 그렇게 내구성이 뛰어난지 그 비밀을 밝혀냈다. 연구를 주도한 데이비드 키사일러스 UCI 교수는 “사람이 갯가재와 같은 속도와 힘으로 주먹을 뻗어 단단한 벽을 계속 때려도 뼈가 부셔지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라”면서 “우리는 이들 갯가재의 앞발이 대체 어떤 구조로 됐기에 아무런 손상도 생기지 않는 것인지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런 의문점에서 출발한 키사일러스 교수와 그 동료 연구자들은 투과전자현미경(TEM)과 원자간력현미경(AFM)이라는 두 종의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주먹형 갯가재의 앞발을 자세히 조사했다.그 결과, 이들 갯가재의 앞발은 특수 구조로 결합한 나노 입자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개개의 나노 입자는 구체 형태로 돼 있고 부드러운 유기물(단백질, 다당질)과 단단한 무기물(인산칼슘)이 결합해 있다. 그리고 수많은 나노 입자가 합쳐져 특수한 결정 구조를 이루면서 앞발 표면을 덮고 있다. 게다가 이처럼 무기물과 유기물이 결합한 것이 앞발의 탄성과 강성을 높이는 비결이 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험에서 낮은 에너지의 충격을 가했을 때 코팅의 결정 구조는 거의 마시멜로처럼 변하고 외력이 사라지면 원래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반면 높은 에너지의 충격을 주면 나노 입자의 결합이 깨져 결정 구조를 잃게 됐다. 그런데 단단한 결정 구조를 일시적으로 잃어버림(비정질)으로써 쿠션처럼 돼 에너지를 분산하고 있었다. 이 특수한 구조는 부드러운 유기물과 단단한 무기물의 조합에 의해 생겨나 강성을 잃지 않고 에너지의 흡수와 분산 특성을 얻고 있었다. 이에 대해 키사일러스 교수는 “금속이나 세라믹 같은 대부분의 금속이나 기술적인 세라믹을 능가하는 보기 드문 결합 형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갯가재 앞발의 코팅 구조는 자동차와 항공기 외에도 방탄복이나 헬멧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최신호(8월 1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협력이냐, 경쟁이냐… 현대차·한화 ‘미래 먹거리’ 묘한 신경전

    협력이냐, 경쟁이냐… 현대차·한화 ‘미래 먹거리’ 묘한 신경전

    “도심항공, 수소 사업, 방산 분야까지….” 자동차 제조사인 현대차그룹과 화약·방위산업으로 출발한 한화그룹이 최근 추진하는 미래 먹거리 사업 분야가 겹치면서 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두 ‘H사’가 협력관계를 형성할지,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펼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은 최근 나란히 ‘하늘을 나는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먼저 현대차는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우버와 공동으로 개발한 개인비행체(PAV) ‘S-A1’을 공개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28년까지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대차는 또 이착륙 시설 등 도심항공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영국 모빌리티 기업 ‘어반에어포트’와도 손을 잡았다. 한화시스템도 미국 ‘오버에어’에 300억원을 투자하고 비행체 ‘버터플라이’ 개발에 나섰다. 버터플라이는 서울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20분 만에 이동할 수 있는 최고 시속 320㎞의 수직 이착륙 항공기다. 에어택시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국항공공사(KAC)와도 손을 잡았다. 두 기업은 수소 사업에도 똑같이 발을 담갔다. 2018년 수소차 넥쏘를 출시한 현대차는 이르면 2023년쯤 넥쏘 후속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미국 에너지부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저변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고 미국 내 수소충전소 개소도 추진한다. 이에 질세라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은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대한 지분(6.13%) 투자로 니콜라의 미국 수소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했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7월 충남 서산 대산산업단지에 세계 최초로 부생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발전소를 준공했다. 한화솔루션은 수소차 연료탱크 복합 소재 개발과 생산에 나섰다. 두 기업이 방산 계열사를 똑같이 보유하고 있는 점도 공통점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로템’, 한화그룹은 ‘한화디펜스’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도심항공과 수소 사업은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업체가 참여해 생태계를 확장시킨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서로 충돌하는 지점이 없지만 사업이 본격화하면 정해진 시장 규모 내에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미국 수소 시장이 두 기업이 혈전을 펼칠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물길 따라 만난 숲길, 베를린의 소박한 여름 탐험길

    물길 따라 만난 숲길, 베를린의 소박한 여름 탐험길

    숲속서 만난 나치병원, 짜릿하고 오싹한 ‘여름 밖캉스’올해는 확실히 베를린도 휴가철 풍경이 바뀌었다. 이맘때면 3주씩 휴가를 가는 사람들 때문에 동네가 조용할 텐데, 밤 늦게까지 떠드는 소리가 종종 들린다. 며칠 전(평일)에는 생일파티를 집이 아니라 집 앞 길거리에서 하는 건지 노래 부르는 소리가 밤새 크게 끊이지 않았다. 아바의 ‘댄싱 퀸’을 소리 높여 부르는 여자들의 목소리 뒤로 조용히 하라고 윽박지르는 이웃의 목소리가 뒤따라 왔다. 금요일이나 토요일 밤엔 좀 시끄럽게 놀아도 넘어가 주지만 평일 밤엔 어림없다. 코로나19로 해외 휴가를 꺼리다 보니, 베를린 사람들도 가까운 지역으로 짧게 짧게 여행을 다녀온다. 우리도 하루나 이틀 정도 베를린 근교로 캠핑이나 다녀오자 계획했지만 그나마도 매일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와서 이루지 못했다. 이래저래 올해는 ‘휴가를 집에서’ 지내게 됐다.●베를리너도 모르는 강, 수드 팡케를 찾아서 마침 베를린 RBB인포라디오에서는 멀리 휴가를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홀리데이 엣 홈’이란 주제로 베를린과 근교의 특별한 장소들을 소개했다. 베를린 도시 안에서 즐길 수 있는 휴가 아이디어를 주는 것이었는데, 리포터들이 잘 알려지지 않은 공원이나 건물, 호수의 궁전, 숨은 강가 등을 직접 찾아가 소개했다. 스무 곳이 넘는 리스트 중 유독 흥미를 끄는 곳이 몇 군데 있었다. “베를린 한복판에 수드 팡케라는 강이 있대. 나도 처음 들어보는데, 그 강줄기를 따라 작은 천이 계속 이어지는 거야. 강줄기를 따라 걷을 수 있다는데, 한번 가볼까?” 늦은 아침을 먹으며 라디오를 듣던 남자친구가 제안했다. 지금껏 베를린에는 슈프레 강과 하펠 강만 있는 줄 알았다. 찾아보니 수드 팡케는 베를린 북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도시 베르나우에서 시작해 베를린의 슈프레 강까지 이어지는 29㎞의 긴 강줄기 ‘팡케’에서 흘러나온 작은 강 이름이었다. 서울로 치면 한강으로 흘러드는 청계천(지금은 인공천이지만)이나 중랑천 같은 하천일 터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 하천의 경로 중에 ‘독일의 CIA’(공식 명칭은 연방정보부, BND)에 해당하는 건물도 포함돼 있다는 점. 해가 쨍쨍한 날, 수드 팡케를 찾아나섰다. 출발은 슈프레 강변에 있는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에서 했다. 일주일 만에 화창해진 날씨 때문에 이 강변 레스토랑에 앉아 있는 사람들 모두가 들떠 보였다. 집과 가까운 곳만 다니다 오랜만에 관광지로 나오니, 나 역시 여행객이 된 기분이었다. 레스토랑에서 새어 나오는 음식 냄새에 갑자기 없던 허기가 느꼈다.우리는 슈텐디게 베르트레퉁 레스토랑의 강변 테라스에 앉아 메인 음식 하나를 시켜 먹었다. 한국 포털사이트에는 온통 ‘원조 슈바인 학센 맛집’으로만 소개돼 있지만, 이곳이 유명한 진짜 이유는 사실 따로 있다. 서독과 동독으로 나뉘어 있던 분단 시절에 양측 수도인 본과 동베를린에는 정식 대사관 대신 상설대표부가 있었다. 그곳이 바로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이다. 통일 후 베를린으로 수도가 정해지면서 본에 있던 많은 정치인들이 정부 이전과 함께 베를린으로 옮겨 와야 했는데, 슈텐디게 베르트레퉁은 그 정치인들을 위해 음식을 담당하던 곳이었다. 본이 위치한 독일 서남쪽 지방의 전통음식을 그대로 제공한 이곳을 사랑방 삼아, 정치인들은 매일 정치 이야기를 하고 고향의 음식을 즐겼다. 본과 가까운 도시였던 쾰른의 맥주 ‘쾰시‘가 이 레스토랑의 대표 맥주가 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레스토랑 안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는 정치인들의 사진은 당시의 역사와 시대 배경을 잘 보여 주는 상징이라 하겠다. 강변 테라스에 앉아 작은 맥주 잔(0.25ℓ가 전통적인 사이즈다)에 나오는 쾰시 맥주와 미트볼처럼 생긴 생선볼 요리를 먹은 뒤 숨은 강줄기를 찾아나섰다. 수드 팡케의 물줄기가 항상 드러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어느 부분은 건물 밑으로 흐르고, 이미 말라서 물길만 남은 곳도 있다.●자연과 건물의 기묘한 대조에 취하다 베를린의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이 있는 ‘샤리테‘의 대학 부지 안에는 그 오래된 물길이 남아 있었는데, 족히 100년은 넘은 듯한 주변의 건물들이 뜻밖의 시골 정취를 내뿜어서 놀랐다. 베를린 중심지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옛집과 나무들이 이렇게 숨어 있다니! 문득 아일랜드의 블라니 성으로 갈 때 봤던 시골 집들이 오버랩됐다. 나무가 우거진 잔디밭에는 대학생들이 모여 앉아 있고, 학교 부지여서 그런지 주변 어디서나 와이파이가 잘 터졌다. 공원을 작업실 삼아 다니는 사람들에겐 매우 탐나는 곳일 듯하다. 구글 지도를 보며 실 같은 강줄기를 따라 한 시간 넘게 북쪽으로 걸어갔다. 최근에 새로 조성된 수드 팡케 공원이 목적지였다. 새로 조성한 길과 물가의 우거진 풀숲을 들어설 때는 정말 청계천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왼편으로 거대하게 서 있는 ‘독일의 CIA’ 건물이 걷는 내내 비현실적인 느낌을 주었다.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생각도 하지 말라는 듯한 육중한 직사각형의 건물들이 거대한 벽처럼 따라왔다. 공원에서는 이 건물의 한 면만 보이지만, 구글 지도로 본 건물 단지는 상상을 초월하게 컸다. 자연적인 길과 인공적인 건물의 대조가 무척 기묘하게 다가오는 곳이었다. 한참 걷던 공원 길은 ‘펜스’로 느닷없이 막혀 있다. 공원을 계속 조성 중인 듯했다. 우리는 도심의 길로 돌아와야 했고, 몇 시간 동안 짧고 미스테리한 기행을 한 것 같았다.●야생 물소가 사는 도시, 베를린 베를린의 숨겨진 곳, 도시 안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곳을 더 찾아가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휴가 못 가는 마음을 그런 탐험으로라도 달래 보고 싶었다. 서울보다 1.5배가 큰 이 도시는 그런 비밀스러운 곳이 번잡한 동네에서도 불쑥불쑥 나타나니까, 마음만 먹으면 끝도 없이 찾을 것 같았다. 베를린에 살고 있는 현지 친구들에게도 가본 곳 중 그런 데가 있는지 물어봤다. 아들 하나를 둔 얀이 테겔러 호수 근처의 테겔러 플리스를 생각해 냈다. “도시 안에 야생 물소들이 사는 곳이 있어. 신기하지 않아? 테겔러 호수 근처에 있는데, 아들을 데리고 간 적이 있어. 거기에 가면 도시 안에 있다는 걸 완전히 까먹게 되지.” 우리의 세일링 보트가 있는 테겔러 호수 선착장에서도 그리 먼 곳이 아니었다. 남자친구와 나는 당장 실행에 옮겼다. S반을 타고 20분가량을 갔다. 가장 가까운 바이드만슬루스트 역에서 내려 10분 정도를 걸어가니 바로 늪지대가 있는 들판이 나타났다. 테겔러 플리스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의 경계에 있는 30㎞의 또 다른 하천 이름이었으며, 이 강과 가까운 들판에서 물소가 살고 있다. 축축한 땅과 풀숲이 무성한 들판에서 사는 물소들. 과연 만날 수 있을까? 가는 길이 재미있는 건 집들이 교외에 지어진 별장처럼 크고 근사했는데, 그 집들의 전망이 바로 이 들판을 향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집 앞의 좁은 흙길만 건너면 바로 물소를 볼 수 있었다. “오! 저기 봐! 여우야!” 집들로 향하는 다리 위에서 녹조가 번진 하천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친구가 속삭였다. 얼른 고개를 들어보니, 밝은 갈색의 여우가 총총총 남의 집 앞을 걸어가고 있었다. 작고 보송한 여우가 느긋하게 동네 산책이라도 하는 것처럼! 좀더 걸어가니 이번엔 이 지역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동물을 그려 놓은 표지판이 보였다. 물소뿐만 아니라 학, 수달, 물뱀(베를린에서는 거의 뱀을 볼 수 없다) 등이 산다고 했다.●동물들의 천국 ‘테겔러 플리스’ 걸어도 걸어도 코빼기도 안 보이는 물소 때문에 슬슬 힘이 빠지려는 무렵, 드디어 물소를 만났다. 검은 물소가 일곱 마리나, 시원한 진흙에 모여 앉아 질겅질겅 풀을 씹고 있었다. 야생이라고는 하지만, 보호구역 안에서 시의 관리를 받는 거였고, 한쪽 귀에는 번호표 같은 것도 달고 있었다. 울타리 위에 올라가 목을 빼고 쳐다봤다. 좀 움직여 주면 좋으련만 땡볕을 피해 앉은 물소들은 일어날 줄을 몰랐다. 우리와 같이 쳐다보던 옆의 아주머니가 말을 꺼냈다. “길을 따라 좀더 가면 거기에도 물소들을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요. 여기보다 더 가까이 볼 수 있고요.” 그곳을 거쳐 여기로 왔다는 그녀의 보물 같은 한마디에 다시 길을 걸었다. 이제는 볼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아니라 확신을 가지고서. 그녀의 말처럼 탁 트인 들판에서 소들이 모두 어슬렁거리고 있었다.망원 렌즈를 가져와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울타리 근처까지 바로 다가와 풀을 먹고 있는 물소 때문에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숨죽여 그들을 쳐다봤다. 스무 마리 가까이 구경할 수 있는 이곳이야말로 자연의 동물원이자 사파리였다. 아이들이 있는 가족이라면 멀리 가지 않고서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휴가지가 될 터였다. 정수리가 뜨겁게 달궈지는 날씨였지만, 나무가 가득한 숲길은 걷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풀숲을 헤치는 부산스러운 소리에 한참을 쳐다보고 발견한 건 검은 야생돼지. 다음에는 꼭 망원경을 챙겨 와야지 생각하며 우리는 베를린 동물의 천국을 빠져나왔다.●30여년 방치된 히틀러가 입원했던 야전 병원 베를린에 이처럼 신기한 곳이 많으니 멀리 휴가를 못 가도 별로 억울하진 않겠다고 생각하던 중, 가장 기괴한 여행지도 알게 됐다. 버려진 병원 단지를 그대로 개방해 일종의 다크 투어리즘으로 활용하는 곳이다. 베를린에서 40분 거리에 있는 포츠담에서 살짝 더 아래의 남쪽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오래된 병원, 벨리츠하일슈테텐이었다.1898년에 지어진 이곳은 1930년까지 심각한 결핵 환자를 치료하는 요양소로 쓰였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기관총 같은 새로운 무기의 초기 사상자들을 치료하는 야전병원이었다. 당시 총상을 입은 젊은 히틀러도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 뒤 2차 세계대전 때는 나치 병사들을 치료하는 병원으로, 전쟁이 끝나고 러시아가 점령한 후에는 통일 전까지 소비에트군의 병원으로 이용됐다. 동베를린의 중요한 군 병원으로 명성을 날렸지만, 통일 후 이 큰 병원 단지는 아주 일부를 빼고는 버려져서 30년 넘게 방치됐다. 수술병동, 정신병동 등 이름만 들어도 으스스한 대부분의 병원 건물이 그냥 주변 숲속에 같이 묻힌 것이다.1990년대 초, 베를린의 많은 버려진 건물들을 가난한 아티스트나 사람들이 점령해서 살았던 것처럼, 이곳 또한 불량한 10대들의 아지트로, 사람들의 담력을 시험하는 코스로 종종 쓰였다. 그러다가 2015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해, 병원 부지 위를 걸을 수 있는 공중 다리가 설치됐다. 무려 60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이 병원 부지는 지금도 (법적으로) 들어갈 수 없는 건물이 많지만, 일부는 가이드와 함께 수술병동과 부엌, 세탁실 같은 곳을 정해진 시간에 둘러볼 수 있다. 심지어 한밤중에 손전등 하나만 가지고 둘러보는 프로그램도 있다. 한여름의 오싹한 휴가지로 이보다 더 짜릿한 곳은 없는 것이다. 2015년에는 건물 부지를 둘러싼 공중 나무 다리가 만들어졌다. 낡고 음침한 건물 단지가 한눈에 내다보이고, 걷다 보면 남녀 환자들의 요양소로 쓰이던 메인 건물 등 위치에 따라 건물 곳곳을 더 가깝게도 건너볼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일반에 개방하는 날짜가 별도로 정해져 있고, 예약을 통해 투어를 미리 신청할 수 있다. 버려진 수술실이나 부서진 벽, 창문 등 전체적으로 으스스한 건물의 분위기 때문에 대부분의 투어는 14세 이상부터 참여할 수 있다. 여름이 가기 전, 등골 서늘한 피서를 즐기고 싶은 베를린 사람들에게 이 폐병원만큼 딱 맞는 곳도 없지 싶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건강 챙기고 기부도 하고… 강남 ‘온택트 마라톤대회’

    건강 챙기고 기부도 하고… 강남 ‘온택트 마라톤대회’

    서울 강남구가 코로나19로 인한 ‘온택트(온라인 접촉) 시대’를 맞아 오는 10월 9일 오전 8시 참가자 전원이 동시에 출발하고, 1000개의 실시간 경기 영상을 온라인과 대형미디어에 생중계로 진행하는 ‘제18회 국제평화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마라톤대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거의 모든 마라톤대회가 취소된 상황에서 진행돼 국내외 동호인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대회는 정해진 코스 없이 신청자가 5·10㎞·하프코스·풀코스 중 거주지 인근의 공원이나 운동장, 바닷가, 산책로 등을 스스로 정해 참여하면 된다. 참가자는 자신이 뛰는 모습을 직접 찍어 전송할 수 있다. 보낸 영상은 코엑스 SM타운 등 5개의 대형미디어와 유튜브에서 생중계된다. 온택트 마라톤이지만 참가 기념품과 부문별 시상은 그대로 이뤄진다. 또 재미있는 영상이나 색다른 코스를 선보인 참가자에게 선물을 준다. 참가자 접수는 강남구체육회 홈페이지(gangnamsportal.or.kr)에서 오는 24일부터 선착순(영상 제공 신청자 1000명 포함 5000명)으로 받는다. 참가비 2만원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단체에 전액 기부된다. 김용만 문화체육과장은 “실시간으로 동시에 진행되는 마라톤대회는 전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마라톤으로 건강도 챙기고 기부를 통해 ‘미미위강남’ 정신으로 어려운 이웃과 희망을 나누는 실천의 장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美 폭격기 6대, 한미 연합훈련 맞춰 한반도 근해 떴다

    美 폭격기 6대, 한미 연합훈련 맞춰 한반도 근해 떴다

    미군 폭격기 6대가 후반기 한미 연합훈련 개시에 맞춰 한반도 근해를 비행했다. 19일 미 태평양공군사령부에 따르면 B1B 랜서 전략폭격기 4대와 B2 스피릿 스텔스 폭격기 2대 등 6대의 폭격기가 연합훈련이 시작된 지난 18일 동해와 일본 인근 상공을 비행했다. B1B 2대는 미 본토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다른 2대는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각각 출격했다. B2는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 공군기지에서 출발했다. 다이스 공군기지에서 출발한 B1B 2대는 일본 항공자위대 소속 F15J 전투기 등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미 해병대 F35B 스텔스 전투기, 항공모함 로널드레이건호의 항모타격단 FA18 슈퍼호넷 전투기 등도 훈련에 참여했다. 미 공군은 “이번 임무는 언제, 어디서든 전 지구적으로 전투사령부 지휘관들에게 치명적이고 준비된 장거리 공격 옵션을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폭격기가 연합훈련에 맞춰 한반도 인근을 비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여러 기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미 폭격기가 대거 한반도 인근에 출격한 것은 북한과 중국을 겨냥한 무력시위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21~22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부산 방문을 겨냥한 견제 의도가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미국은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막을 차세대 미사일 요격기(NGI)를 당초 계획보다 2년 앞당겨 2028년에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이날 보도했다. 존 힐 미 미사일방어청장은 전날 미 헤리티지재단 주최로 열린 화상회의에서 “NGI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2028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NGI는 북한의 ICBM 방어를 위한 ‘다층적 본토 미사일 방어체계’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고 힐 청장은 설명했다. 또 힐 청장은 NGI 실전 배치에 시간이 걸리는 것을 고려해 올해 안으로 ‘고고도 해상 요격 미사일’(SM3 블록2A) 시험발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이 북한 ICBM 발사를 가정해 고고도 해상요격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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