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발
    2026-08-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4,086
  • “아이도 인신공양”…16세기 스페인 정복자와 아즈텍인 학살 사건 전말

    “아이도 인신공양”…16세기 스페인 정복자와 아즈텍인 학살 사건 전말

    16세기 후반 멕시코에서 일어난 에스파냐 정복자들과 아즈텍인 사이 끔찍한 학살 사건에 관한 퍼즐 조각을 과학자들이 맞춰냈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 연구진은 2019년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외곽의 한 마을유적지에서 아즈텍인의 에스파냐 포로 학살 증거를 발견했다. 당시 아즈텍 주민은 이들 포로를 죽여 제물로 바치는 인신공양 풍습까지 서슴치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연구진은 에스파냐의 아즈텍왕국 정복자인 에르난 코르테스(1504∼1547)가 줄테펙(Zultepec)이라는 이름의 이 마을에 대해 보복 공격을 명령했다는 증거를 찾아냈다. 이는 코르테스의 병사들에 의해 학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아즈텍 주민들의 유해다. 연구진에 따르면, 아즈텍인이 제물을 먹는 곳이라는 뜻으로 해석되는 테코아케(Tecoaque)라고도 불리는 이 마을의 주민들은 1520년 쿠바에서 출발한 에스파냐 선단을 습격해 에스파냐 남성 15명과 여성 50명, 아이 10명 등을 포로로 붙잡았다. 이중에는 쿠바 출신 에스파냐 병사 몇십 명과 에스파냐와 동맹을 맺은 아즈텍 인근 부족 출신 병사 몇백 명도 있었다.연구진은 이 유적에서 발굴된 유해를 조사해 이들 포로가 문이 없는 감방에 감금된 채 살이 찌도록 사육됐고 인신공양 제물로 바쳐졌다고 추정한다. 왜냐하면 발굴된 포로 유골들은 찢겨져 있고 뼈에서는 살이 제거된 자국이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테코아케 주민들은 천천히 몇 달 동안 이들 포로를 인신공양하고 잡아먹었는데 그중에는 아이와 여성 그리고 임신부까지 있었으며 이들의 두개골은 전리품처럼 장식되기까지 했다. 이런 학살 사건으로부터 8개월쯤 뒤인 1521년 초 에르난 코르테스는 에스파냐 선단이 포로로 잡혀 학살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부관 곤살로 데산도발에게 병력을 이끌고 가서 마을을 파괴하고 주민들을 학살하라고 명령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테코아케 주민들 역시 코르테스의 보복 공격을 미리 알아챈 것으로 나타났다. 유적에서 주민들이 인신공양한 포로의 뼈 등 모든 흔적을 우물에 던져 증거를 은폐하려고 애쓴 흔적들이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코아케 주민은 마을 중앙에 방어책까지 마련하며 대비했지만, 1521년 3월 에스파냐 측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 이 습격에서 일부 아즈텍 남성 전사는 도주하는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전사는 물론 남겨진 여성과 아이들은 모두 죽임을 당했다. 유적에서 발굴된 흔적은 최소 12명의 성인 여성이 5, 6세 아이 10명을 보호하다가 모두 죽임을 당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리고 방안에 남겨진 유골 흔적은 이곳에 숨었던 여성과 아이들 역시 죽임을 면치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아즈텍 사원들은 불에 타 사라졌고 조각상들의 목은 모두 절단됐다. 몇 달 뒤 에스파냐군은 동맹 부족과 함께 아즈텍왕국의 수도 테노치틀란을 함락했고 이후 목테수마 2세의 죽음으로 이 왕국은 몰락의 길을 걸었다. 아즈텍 문명은 결국 전쟁과 유럽인이 들여온 천연두로 인한 인구 감소 탓에 멸망하고 말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고고학자 엔리케 마르티네스 박사는 테코아케 유적은 아즈텍 역사에서 에스파냐에 대한 저항과 왕국 붕괴의 시작을 나타나내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순녀의 문화발견] “전시 보러 오세요, 우리 집으로”

    [이순녀의 문화발견] “전시 보러 오세요, 우리 집으로”

    호주의 바닷가 시골마을 바이런베이에 거주하는 그림책 작가 임효영씨는 지난여름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가 펴낸 그림책 ‘밤의 숲에서’를 주제로 드로잉 원화 42점을 선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술관이 문을 닫고, 갤러리 전시도 줄줄이 취소되는 상황에서 해외에 있는 그가 원격으로 전시회를 열 수 있었던 건 그의 작품을 진심으로 아끼는 ‘찐팬’ 덕분이었다. 임 작가의 그림을 구매하고, 꾸준히 작업을 지켜본 이 팬은 “좋은 그림을 나만 알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며 남편, 아들과 함께 세 식구가 살고 있는 아파트를 전시 공간으로 제안했다. 남의 집에 누가 그림을 보러 올까 반신반의했는데 3개월 전시 기간에 180여명이 다녀갔다. 사적인 주거 공간이고, 코로나로 민감한 시기인 점을 고려해 한 번에 1~2명씩, 하루에 한두 차례만 인스타그램으로 사전예약을 받아 운영한 결과로는 꽤 성공적이었다. 서울의 한 아파트 23층 3호가 ‘하우스갤러리 2303’이 된 출발점이다.‘하우스갤러리 2303’ 기획자인 강언덕씨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14년간 예술지원·기획 사업을 하다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4년 전 퇴직하고 프리랜서가 됐다. 그림에 원래 관심이 많았고, 10여년 전부터 취미 삼아 소소하게 미술품 수집해 왔던 그는 재작년 아이의 열 살 생일 때 평소 눈여겨봤던 임 작가의 그림을 사서 선물했다. 바다를 항해하는 선장이 그려진 그림을 아이는 무척 마음에 들어 했고, 집에 놀러 온 지인들도 작가를 궁금해했다. 강씨는 작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소통하며 그림을 사고 싶다는 이들을 연결해 줬다. 그러다 지난해 초 하우스갤러리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림을 좋아하는 남편과 아이도 찬성했다. 반년 준비 끝에 지난 7월 첫 전시회를 열었다. 하우스콘서트는 익숙하지만 하우스갤러리는 낯설다. 미술인이나 미술애호가가 단독주택을 개조해 미술관 또는 갤러리를 운영하는 사례가 간혹 있긴 하지만 일상생활 공간인 아파트에서 갤러리라니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호기심과 궁금증을 안고 두 번째 전시로 정경자 작가의 사진전을 열고 있는 ‘하우스갤러리 2303’의 문을 두드렸다.벽이든 조명이든 뭔가 특별하지 않을까 예상했으나 여느 30평대 아파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불필요한 가구와 소품을 확 줄여 전시 공간으로 최대한 활용했을 뿐이다. 강씨의 안내로 거실, 안방, 아이 방에 놓인 전시 작품을 둘러보고 자세한 설명을 듣자니 갤러리라기보다 미술품이 많은 지인의 집에 놀러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방문객들은 보통 1~2시간씩 머물며 작품 이야기뿐 아니라 개인적인 일들까지 털어놓는다고 한다. “그림의 종착역은 미술관이 아니라 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강씨는 “미술관이나 갤러리에서 작품에 오롯이 집중하는 경험도 중요하지만 일상 공간에서 그림이 주는 위로와 감동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 작품 판매는 그다음이었다. 임대료 부담이 없으니 내가 좋아하는 작가를 알리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겠다고 여겼다. 그런데 의외로 판매도 잘됐다. 임효영 작가의 전시 작품 중 80%가 주인을 만났다. 생애 처음으로 그림을 산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오래 얘기를 나누고 돌아간 관람객이 그림을 사겠다고 하면 ‘그 집으로 가서 사랑받겠구나’ 싶어서 참 뿌듯하다”며 강씨는 웃었다. 외국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 신세계 빌리브 웹사이트에 소개된 프랑스 파리의 조지프 탕 갤러리는 ‘동네 옆집 갤러리’를 표방한다. 자기 집을 갤러리로 운영하는 조지프 탕은 “제 목표는 데이비드 호크니 그림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바게트를 사러 나가듯 동네 슈퍼처럼 들를 수 있고, 침대 옆에 걸어 놓고 평생 소장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우스갤러리 2303’의 지향점도 ‘작품의 집을 찾아주는 전시’다. 특히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예술이 지닌 감동과 치유, 영감이 더 필요하다고 믿는다. “예술이 개개인의 일상에 다가가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나요”라고 강씨는 반문했다. 그 말의 여운이 오래 남았다. coral@seoul.co.kr
  • 김시우, 美 PGA투어 세 번째 트로피가 보인다

    김시우, 美 PGA투어 세 번째 트로피가 보인다

    김시우(26)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오를 기회를 잡았다. 김시우는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7113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뽑아내 중간합계 15언더파 201타로 공동선두에 나섰다. 10언더파 134타 공동 2위로 2라운드를 출발해 마지막 날 공동 선두인 맥스 호마,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 등과 챔피언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될 김시우는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3년 8개월 만의 세 번째 투어 우승에 도전한다. 1라운드 공동 3위, 2라운드에서 공동 2위 등 이틀 연속 선두권에서 맴돌았던 김시우는 이날 3번홀(파4) 첫 버디로 포문을 연 뒤 5번홀(파5)에서는 ‘투 온’에 실패했지만 그린 외곽에서 시도한 어프로치 샷을 홀 컵 2m 안쪽에 붙여 한 타를 더 줄였다. 이후 6개홀을 파로 막아낸 뒤 12번(파4)과 14번(파4), 16번홀(파5)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솎아내며 선두그룹에 합류했다. 14차례의 드라이버 티샷을 평균 323.4야드나 날리고 그린을 딱 세 차례만 놓쳐 83.33%의 그린 적중률을 보인 김시우는 ‘퍼트로 줄인 타수’를 나타내는 퍼팅 지수(SG)에서는 사흘 평균값에 못 미친 1.214에 그쳐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김시우는 “샷은 전체적으로 좋았지만 퍼트가 좀 미치지 못해 후반에 잡았던 버디 기회를 더 못 살려 아쉽다”면서 “내일은 좀더 기다리면서 침착하게 좀더 편안하게 마음먹고 덜 공격적으로 풀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첫날 2위에 올랐다가 2라운드에서 공동 26위까지 뒷걸음쳤던 안병훈(30)은 5타를 줄여 공동 13위(11언더파 205타)까지 순위를 복구했다. 단독 선두로 3라운드를 시작한 임성재(23)는 9번홀(파4) 두 차례 연속 티샷을 물에 빠뜨리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범하면서 한 타를 잃어 중간합계 10언더파 공동 26위로 주저앉았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여든셋 시인의 ‘창조적 긴장’ 그래서 웃을 수 있다 한국문학은

    여든셋 시인의 ‘창조적 긴장’ 그래서 웃을 수 있다 한국문학은

    며칠 몰아쳤던 한파가 그치고 제법 포근해진 겨울날, 서울 사당동의 한 음식점에서 선생을 만났다. 선생은 1938년생, 올해 여든셋이다. 1958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이래 64년 동안의 시력(詩歷)을 균질하게 쌓아 온 한국의 대표 시인으로서 선생은 언제나 시단에 새로운 충격과 미학적 지평을 일관되게 부여해 온 ‘젊은 시인’이다. 이제는 노경의 삶을 은은하게 이루어 가면서 그만의 언어적 연금술을 균질적이고 지속적으로 쌓아 가고 있다.“벌써 그렇게 됐네요. 아마 서정시를 60년 이상 써 온 실례는 저 말고는 참 드물 거예요.” 한국 시사(詩史)에서, 아니 세계적으로도 그것은 선생이 거의 유일한 케이스일 것이다.그동안 선생이 취해 온 방법론적 긴장과 심미적 꿈은 ‘20세기 후반 한국의 시사’(김주연)라는 평가를 가져왔다. 이때 우리는 선생의 시를 빼고 1960년대 이후 한국 시를 설명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만큼 선생은 한국 시의 여러 차원들 가령 전통과 현대, 개인과 공동체, 내면과 외계, 삶과 죽음, 침잠과 융기 같은 모든 운동적 대립점들을 자신만의 웅숭깊은 사유와 방법으로 섬세하게 탐구해 온 것이다.●실존적 고독과 거듭남의 세계 황동규의 시는 어떤 것이었을까? 내가 읽은 바로 그의 초기 시는 내면이라는 상상적 공간에서 피어올라 왔다. 독자들에게는 ‘즐거운 편지’라는 작품이 가장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만의 서정적 실감을 담은 수많은 명편들이 그를 한국 시단의 전혀 새로운 시인으로 출발하게끔 해 주었다. 선생은 1970년대 즈음에는 현실을 온몸으로 껴안으면서 실존적 고독과 삶의 비극성을 일관되게 들려주었다. ‘태평가’와 ‘열하일기’를 지나 ‘삼남에 내리는 눈’의 세계는 이러한 차원을 명징하게 들려준 성취였다. 낭만적 초월과 내밀한 기억으로의 잠입을 통해 현실에 접근해 간 문학사 초유의 사건일 것이다. “초기에 강렬한 영향을 주었던 미당은 어느새 극복의 대상으로 바뀌었고, 나는 현실의 소리에 정열적으로 귀 기울이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선불교를 만나게 됐고 극(劇)서정시를 생각하면서 현실과 내면의 통합을 통한 거듭남의 세계를 설계해 보았지요.” 황동규 선생은 초기부터 지금까지 일관되게 ‘극서정시’라는 그만의 기율을 실천해 왔다. 죽음에 대한 깊은 통찰을 넘어 극서정시의 실험과 여행 모티프의 강렬한 방법론적 확장을 꾸준히 실현해 간 것이다. 극서정시는 시 안에서 극적 요소를 구조적으로 제시한 것인데, 일상을 벗어나 삶의 충동을 깨달음의 경지까지 이끌고 가는 세계가 그 안에 충일하게 녹아 있다. “극서정시는 극시와는 달라요. 우리 시의 전통이 처음과 끝의 정황이 같은데 저는 조그만 ‘거듭남’을 통해 시인과 독자가 짊어지고 가는 삶의 짐을 별빛 무게만큼이라도 덜어 주자고 생각한 것이지요.” 서정시에 극성을 결합하고 깨달음의 서사를 장착한 ‘극서정시’는 형식과 내용 모두를 새롭게 개진하려는 재충전 욕구에 바탕을 둔 미학적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그 후로 선생은 ‘겨울밤 0시 5분’과 ‘사는 기쁨’에 이르는 제2의 절정을 구가한다. 더욱 심혈을 기울인 서정과 인식의 세계로 진입해 간 것이다. 이때 우리는 선생의 시를 ‘예술가로서의 실존적 고독’과 ‘근원적 통찰을 통한 거듭남’의 세계로 집약하게 된다. 그리고 그 정점에 이번 시집 ‘오늘 하루만이라도’가 위치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불빛의 온기·조도로, 점점 단순해지는 지혜로 작년에 나온 ‘오늘 하루만이라도’는 그의 열일곱 번째 시집이다.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선생의 끊이지 않는 창조적 긴장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시집 처음에 실린 ‘불빛 한 점’에서 선생은 ‘시’가 한때 눈부시게 앞길을 밝혀 준 ‘횃불’이었지만 이제는 안개로 출항 못하는 조그만 배의 ‘불빛’으로 몸을 바꾸었으며, 그러나 여전히 스스로를 밝히고 세상을 비추는 희미한 불빛의 연쇄가 ‘시인 황동규’를 가능하게 해 주었다고 고백한다. “세월이 흐르듯 삶의 모양새가 변하면 시인도 변해야지요. 다만 주어진 조건 속에서 그저 최선을 다해야지요.” 그러고 보니 선생의 시는 여전히 ‘불빛’이라는 온기와 조도(照度)를 동시에 갖춘 충일한 세계도 다가온다.그러다가 선생은 자신에게 많은 것이 사라지고 없다고 단호하게 써 간다. “군더더기가 없다.”(‘화양계곡의 아침’), “적막 같은 건 없다.”(‘나의 마지막 가을’), “더 이상 산속이 없다.”(‘홍천 구룡령 길’), “아무리 찾아봐도 그 건물이 없다.”(‘한밤중에 깨어’), “없다. 말끔히 걷힌 늦가을 안개처럼 없다.”(‘날 테면 날아보게’), “이곳엔 외딴집이 없다는 것,/ 홀로 사는 사람도 없다는 것,(‘새로 만난 오솔길’) 등을 곳곳에 적어 놓았다. 이렇게 ‘군더더기·적막·산속·건물·안개·외딴집·사람’의 한결같은 부재는 삶의 소진과 죽음으로의 열림을 예비하는 것 같지만, 궁극적으로 는 삶과 죽음의 역동적 교차가 자신의 인생이었음을 고백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이번 시집에서는 더욱 경험적 실감을 견지하면서 “좀 단순해지자.”(‘산 것의 노래’)는 지혜로 수렴되어간 것이 아닐까 한다. 선생은 “과거의 나에게 문학은 험한 산지였고, 지금은 막막한 들판, 미래는 노을 한 자락이 묻은 채 저무는 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문학적 예감은 하나하나 현실이 되어갔지만 스스로 베토벤의 음악을 두고 “계속 물리지 않고 사랑할 수 있는 곡이 있다는 사실”을 기뻐한 것처럼 우리에게도 물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그만의 시를 남겨 준 것이다. 평론가 하응백은 이러한 세계를 두고 “한국문학은 황동규의 시가 있어 행복했다. 82세의 나이에 낸 시집으로 이런 수준의 긴장을 유지하고 있는 건 전 세계적으로도 황동규 시인이 거의 유일하다.”라고 썼다. 특별히 선생은 여행을 즐겨했는데, 순간순간 마주치는 삶의 사물의 신비를 그때마다 느꼈다고 한다. 2018년 7월 임자도로 갔을 때 경험을 “언젠가 이 세상 두고 나갈 때/ 최근에 불새가 불 속에서 불씨를 쪼듯/ 잊지 못할 민어회 맛 한번 진하게 쪼은 신안군 임자도를/ 모르는 척 놔두고 갈 순 없겠지.”(‘선운사 동백’)라고 새겨 놓기도 했다. “여건이 어려웠지만 최근에 강화도 한번 다녀왔어요. 참 좋더군요. 여행을 속 시원히 못해 많이 아쉽지요.”●노경의 삶, 영원한 예술인으로 이번 시집에는 자연인으로서 육신의 쇠잔을 고백하는 장면이 많아졌다. 그것은 “안과/황반변성/보청기/임플란트/혈압약” 등으로 이어져 간다. 물론 이는 “죽음이 없다면/세상의 모든 꽃들이 가화가 되는”(‘죽음아 너 어딨어?’) 진실을 알게끔 해 준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찾아오는 ‘불빛’으로의 이행 과정을 수납하는 순간을 보여 주는 사례일 텐데 이러한 존재론적 고투는 선생 스스로를 자유롭게 하는 의지로 한없이 이어져 간다. “노년에 처하고 보니 이길까보다는 어떻게 견딜까를 생각합니다. 지금 순간이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갑니다. 스피노자의 ‘에티카’ 가운데 좋은 일을 할 때 보상을 바라지 말라, 좋은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충분한 보상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깁니다.” 그리고 선생은 자신의 시가 긴장이 떨어지면 그날로 끝내는 것이라고 몇 번을 강조한다. “이번 시집은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썼어요. ‘죽음의 자리와 삶의 자리’에서 “그 어디서고 삶의 감각 일깨워주는 자”라고 썼는데 그게 바로 ‘시인’이라고 생각해요. 그 역할이 끝나면 시인으로서의 생애도 마감하는 거지요.” 나아가 선생은 “이번 시집을 엮으면서 우연을 사랑하게 되었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원이 타원의 특수한 형태이듯 필연도 우연의 특수 형태에 지나지 않습니다. 선불교나 스피노자나 니체나 결국 우연을 사랑하자는 화두가 아니겠습니까?”라는 견해를 들려주었다. 파스칼은 명상록에서 영생이 설사 없더라도 영생이 있다고 생각하고 살면 손해 볼 것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선생은 “우연을 사랑하다 보면 영생이 비록 있더라도 없는 것처럼 사는 것이 사는 맛을 제대로 보게 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멋진 의미론적 반전이요, 자유로운 예술인으로서의 자기 발견 과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번 시집에 실린 ‘오늘은 날이 갰다’라는 작품에서 선생은 “그래 웃자./ 오늘은 날이 갰고 우린 만났다./ 어쩌다 저세상 가서도 서로 연락이 닿으면/ 오늘처럼 비늘구름 환하게 뜬 날 만나자”라고 썼다. 꼭 60년 전 펴낸 첫 시집 ‘어떤 개인 날’(1961)에서 그때 활짝 갰던 어느 날이 다시 “오늘처럼 비늘구름 환하게 뜬 날”이 되어 ‘시인 황동규’의 삶을 이끌어 가고 있다. 그 점에서 그의 대표작은 아직 쓰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두 시간 대화가 짧게 느껴졌다. 일일이 세목을 다 쓰지 못해 아쉽다. 선생이 들려준 것은 시인으로서의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시’에 대한 스스로의 비전을 담은 것이었기 때문에 내게는 여전한 현재형으로 다가왔다. 그렇게 선생은 자유롭고 지성적인 영원한 예술인이고 한국문학에 찾아온 드문 행복이었다. 문학평론가·한양대 교수
  • 신한銀, 온택트 경영전략회의 개최… 올 목표 ‘고객중심·일류 도약’ 제시

    신한은행은 지난 22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전 직원이 참여하는 2021년 경영전략회의와 2020년 종합업적평가대회를 개최했다고 24일 밝혔다. 진옥동 은행장은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목표인 ‘고객중심! 미래금융의 기준, 일류로의 도약’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본원적 경쟁력 강화, 상생의 가치를 실천 방안으로 제시했다. 진 행장은 신년사에서 언급한 ‘행동은 반드시 참되고 진실되게 하라’는 의미의 행필성실(行必誠實)을 강조하며 “잘 세운 계획보다도 중요한 것은 행동이며 그중에서도 고객 중심에서 출발하는 과정의 정당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의 과정이 정당했는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중요 시상에서 제외된 점포가 있는 것처럼 우리가 최고의 가치로 실천하는 것은 성과보다 고객”이라고 강조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바뀌지 않으면 도태”…‘가볍게’ 변신하는 굴뚝산업

    “바뀌지 않으면 도태”…‘가볍게’ 변신하는 굴뚝산업

    굴뚝산업이 ‘가볍게’ 바뀌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 있는 국내 기업 4곳을 23일 점검했다. 속도와 방향은 제각각이지만,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은 같았다. 포스코 “철강에서 수소로”가장 극적인 변화를 시도하는 곳은 포스코그룹이다. 연임이 사실상 확정된 최정우(64) 회장은 3년 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체질개선을 주문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수소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제 구축”을 공언했다.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사가 친환경 수소기업이 된다는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 포스코에 따르면 현재 회사는 연간 7000t 정도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철강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 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앞으로 수소를 활용해 철강을 생산하는 기술(수소 환원 제철 공법) 연구 등 관련 사업을 체계적으로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 “내연기관차에서 미래모빌리티로”지난해 현대차그룹 회장으로 올라선 정의선(51) 회장은 가장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집중된 경쟁력에서 탈피해 전기, 수소 등 미래차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강화하는 중이다. 회사의 관련 움직임은 너무 많아 일일이 나열키 어려운 정도다. 최근에는 부품 계열사 현대위아가 국내 최초 전기차 열관리 모듈 개발에 성공한 것도 있다. 이런 변화 속 얼마 전 현대차아 애플과 협업해 자율주행차 ‘애플카’를 생산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현대차는 자동차를 넘어 ‘이동수단’이라는, 좀 더 폭넓고 본질적인 부분으로 회사의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적인 로봇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1992년 설립된 회사로 인간, 개, 고양이 등 생명체의 행동패턴을 로봇으로 구현하는 기술을 만드는 곳이다. 자동차로는 불가능한 일상 곳곳까지 도달할 수 있는 종합 모빌리티 솔루션을 구현하는 회사로 정체성을 탈바꿈하기 위한 시도다. 최근 계열사 기아차가 사명에서 ‘차’를 떼며 ‘기아’(KIA)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현대중공업 “배에서 로봇으로”권오갑(70)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올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마무리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결정과 동시에 회사의 체질변화까지 이끌어야 하는 부담감이 막중하다. 조선, 정유, 건설기계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현대중공업그룹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는 ‘로봇’이다. 지난해 지주사에서 물적분할한 뒤 독자기업으로 출발한 현대로보틱스는 산업용 로봇에만 치중된 기존 사업을 획기적으로 넓힐 구상을 하고 있다. 물류자동화, 스마트팩토리 등 관련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며 종합 로봇 솔루션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단 각오다. 두산 “원자력에서 풍력으로”박정원(59) 회장을 비롯한 두산그룹 임직원들은 지난해 악몽과도 같은 한 해를 보냈다. 핵심 계열사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다. 회사의 위기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책은행에서 유동성 지원을 받은 뒤 이행키로 한 3조원 규모 자구안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과 협상 중인 두산인프라코어(약 8000억원) 매각까지 끝나면 자구안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다. 자구안 외에도 두산이 약속한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두산중공업이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국내 유일한 원전 기기 생산 기업인데다, 그동안 석탄화력 발전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졌던 기업이 근본적으로 체질을 바꾸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둔 것이 풍력사업이다. 두산중공업은 한국남동발전, SK건설, 한국석유공사 등과 해상풍력 사업 관련 협약을 맺고 기술력을 고도화하고 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 속 2000~3000원대 머물렀던 주식은 최근 ‘그린뉴딜’ 열풍으로 빠르게 올랐고, 현재는(22일) 1만 3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찾고 체질개선에 나서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을 크게 받은 뒤 변화가 더욱 절박해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통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은 그간 해온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미래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감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쾌조의 출발’ 안병훈 PGA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첫날 2위

    ‘쾌조의 출발’ 안병훈 PGA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첫날 2위

    안병훈(30)이 올해 처음으로 출전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서 첫날부터 2위에 오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안병훈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니클라우스 토너먼트 코스에서 열린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으며 7언더파 65타를 쳤다. 선두 브랜던 해기(미국)과는 1타 차다. 안병훈은 이날 11∼1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쾌조의 샷감을 자랑했다. 지난 6주간 스윙 코치를 데이비드 레드베터에서 숀 폴리로 교체하고 스윙 개선에 노력을 쏟은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안병훈은 “그동안 롱 게임에서 고전했다. 비시즌에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고 효과를 봤다”고 기뻐했다. 안병훈은 이번 시즌 최고 성적과 함께 PGA 투어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9월부터 12월까지 7개 대회에 출전했으나 5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고 가장 순위가 높았던 조조 챔피언십에선 공동 35위에 그쳤다. 반등에 성공한 안병훈은 “스코어 생각은 전혀 안 하면서 쳤다. 전반적인 라운드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쳤는데 7언더파로 끝났다”면서 “모든 게 잘 됐다”고 만족감을 보였다. 함께 출전한 김시우(26)는 6언더파 66타로 마틴 레어(스코틀랜드), 맥스 호마(미국)와 함께 공동 3위에 랭크됐다. 김시우는 5번홀에서 약 9m 이글 퍼트에 성공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시우는 지난주 소니오픈에서 상위권을 달렸으나 최종 공동 25위로 마감했다. 김시우는 “지난주에서는 퍼트가 안 좋아서 열심히 훈련했다. 오늘 퍼트는 아주 좋았고 편안했다”고 말했다. 임성재(23), 이경훈(30)은 4언더파 68타로 공동 15위에 올랐다. 이밖에 스폰서 초청을 받아 출전한 남자 골프 기대주 김주형(19)은 공동 39위, 노승열(30)은 공동 132위, 강성훈(34)은 공동 147위로 뒤처졌다. 지난주 소니오픈에서 우승하며 화제가 된 케빈 나(미국)는 공동 143위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점점 까다로워지는 미국 입국…“탑승 전 검사와 도착시 격리”

    점점 까다로워지는 미국 입국…“탑승 전 검사와 도착시 격리”

    바이든 “항공객, 미국 도착 후 격리해야”현재는 10일 격리 ‘권고사항’세부내용은 아직 안나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의 여파로 항공기를 통한 미국 입국이 점점 까다로워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코로나19 관련 행정명령을 서명하는 자리에서 “다른 나라에서 비행기로 미국에 오는 모든 사람은 비행기 탑승 전에 검사하고, 미국 도착 후에는 격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국이 이미 발표한 출발 전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제출 외에 미국에 도착한 뒤 격리 조치를 추가하겠다는 말이다. 미국은 외국에서 오는 2세 이상의 항공편 승객에 대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서류 제출을 요구하는 조처를 오는 26일부터 시행키로 한 상태다. 이에 미국에 입국하는 국제선 승객은 출발 3일 이전에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검사 증명서를 탑승 전 제시해야 한다. 또 음성 증명 서류나 코로나19 감염 후 회복됐다는 서류를 제시하지 못하면 탑승이 거부된다. 이 조치는 한국에서 출발하는 미국행 탑승객에게도 적용된다. 현재 격리 조치의 경우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내놓은 지침이 있지만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CDC는 당초 14일 격리를 권고 사항으로 제시했다가 이 기간을 10일로 단축한 상태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격리조치가 강제인지, 기간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항공 여행객은 가능한 범위까지 권고된 자가격리 기간을 포함해 국제 여행객에 관한 해당 CDC의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트럼프 탄핵안 조만간 상원에, 펠로시 “다 잊자는 건 단합 아냐”

    트럼프 탄핵안 조만간 상원에, 펠로시 “다 잊자는 건 단합 아냐”

    내란선동 혐의로 미국 하원에서 가결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이르면 22일(현지시간) 상원에 송부될 수 있다고 CNN 방송이 21일 보도했다. 방송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틀 만인 22일 트럼프 탄핵안을 상원에 보내는 방안을 하원 민주당이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핵안을 며칠 안에 상원에 송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르면 22일이 될 수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도 의원 및 보좌진을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이날 회견을 통해 송부 시점에 대해 똑 떨어지는 답변을 하지는 않았다. 펠로시 의장은 “그들이 받을 준비가 됐다고 알려왔고 문제는 탄핵 심판을 어떻게 진행시키느냐는 것”이라면서도 “언제인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조만간 송부될 것이라고 했다. 송부 시점을 분명히 내놓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탄핵안 송부로 상원의 탄핵 심판이 확정되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하는 통합 및 위기대응 어젠다가 묻힐 수 있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의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이 더욱 늦어질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취임했지만 21일 오후 현재 인준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밖에 받지 못했다. 의석이 50대 50으로 팽팽히 갈린 상원에서 원내대표 간 운영안 협상이 끝나지 않았다는 점도 변수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표결 진행에 앞서 100명 중 60명의 동의를 얻도록 한 규정을 고수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의석은 절반씩 나눠 가졌지만 상원의장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겸하기 때문에 공화당은 민주당에 상원 다수당을 내준 처지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탄핵 추진이 바이든 대통령이 주창하는 통합에 저해되고 심지어 퇴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위헌적이기도 하다는 공화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 다 잊고 새 출발하자고 하는 건 단합이라고 보지 않는다. 그건 단합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개인리조트 마러라고로 향했다. 하원의 탄핵소추안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를 일주일 남긴 13일 가결됐으며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지난해 2월 탄핵이 추진됐을 때도 상원 송부에 한 달이 걸렸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 정치적 중립 꼭 지켜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어제 공식 출범했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현판식과 함께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2019년 12월 30일 공수처법이 국회를 통과한 지 1년여 만에 새로운 수사기관이 탄생한 것이다. 공수처는 말 그대로 고위공직자들의 권력형 비리를 찾아내기 위한 수사기관이다. 3급 이상의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 수사 대상이다. 전현직 대통령과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 국무총리와 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 공무원, 장·차관, 검찰총장, 판·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장성급 장교 등의 부정부패와 각종 비리 혐의를 수사하게 된다. 혐의자들을 직접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기소권도 부여됐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한 공수처 출범으로 현 정부가 추진해 온 권력기관 개혁은 사실상 마무리된 셈이다. 이제 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말은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한다. 그동안 기소권 독점으로 견제와 감시를 제대로 받지 않았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던 검찰도 따가운 눈총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검찰과 경찰 등 권력기관들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면 된다. 무엇보다 공수처는 살아 있는 권력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인 만큼 권력에 기생하는 거악들을 끝까지 찾아내고 말끔히 청소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 김 처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차장을 비롯한 검사와 수사관 등 수사팀을 유능한 인물로 꾸리고 당당히 출발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청렴성과 도덕성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정권이나 특정 정치 세력에 편향된 인물은 철저하게 배제해야 한다. 상징성을 앞세워 정치권이 지목하는 1호 수사 대상자를 특정해서도 안 될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독립성과 정치적인 중립성을 지켜 나가는 일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가장 먼저 언급한 사항도 그것이다. 청와대를 비롯한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이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공수처는 정권을 위한 또 하나의 사찰기관에 불과할 뿐임을 김 처장은 명심하기 바란다.
  • 어른들의 싸움에 희미해져 가는 꿈

    어른들의 싸움에 희미해져 가는 꿈

    CJ ENM “n.CH는 대행사, 합의 결렬됐을 뿐”n.CH “CJ, 매니지먼트 계약 일방적 종료 통보”그룹 티오오(TOO)의 매니지먼트 계약 권한을 둘러싸고 CJ ENM과 기획사 사이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가수 관련 분쟁이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모습이다. 양측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그룹 활동에도 수개월째 제동이 걸렸다. TOO는 2019년 엠넷 오디션 ‘투 비 월드 클래스’로 선발된 10인조 보이그룹이다. CJ ENM과 n.CH엔터테인먼트(n.CH엔터)의 공동 기획으로 출발한 프로그램으로 캐스팅과 매니지먼트, 홍보를 n.CH엔터가 대행했고 음반 제작과 마케팅은 CJ ENM이 맡았다. 이후 TOO는 지난해 4월과 7월 미니앨범을 내고 엠넷 ‘로드 투 킹덤’, ‘케이콘 2020’에 출연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이후 양측이 대행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신보 발매도 중단한 상태다. n.CH엔터는 7년간의 매니지먼트 대행에 합의했던 CJ ENM이 일방적으로 종료를 통보했다고 주장한다. 그룹 데뷔 후 수개월간 계약을 미루다가 대행 기간을 1년으로 줄인 조건을 제시했고, 이후 아예 업무 이관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n.CH엔터 관계자는 “프로그램 론칭부터 함께 기획해 7년으로 합의가 됐던 것”이라며 “CJ를 믿고 멤버들 전속 계약도 넘겼는데 허탈감이 크다”고 말했다. 반면 CJ ENM은 합의가 안 돼 계약이 결렬됐다는 입장이다. “n.CH엔터의 이해관계를 일방적으로 반영하려 한 게 문제”라는 것이다. CJ ENM 관계자는 “매니지먼트 용역 대행 계약을 7년 맺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4개월간 대화했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멤버들은 CJ ENM 소속으로 추후 직접 매니지먼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끝난 뒤 권한 분쟁은 여러 차례 있어 왔다. 예컨대 2019년 ‘미스트롯’은 콘서트 판권을 두고 방송사와 투자사가 갈등을 빚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대형 기획사들의 힘이 커지면서 방송사와 사전 조정을 거치는 분위기다. 그러나 갈등 요인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매니지먼트 외주화 과정에서 불명확한 계약이 불씨가 될 수 있어서다. 한 소형 기획사 관계자는 “작은 회사들은 정식 계약이 미뤄져도 일을 진행하는 게 우선”이라며 “방송사가 방침을 바꿔도 적극 문제 제기를 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불필요한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 중견 연예 기획사 관계자는 “갈등이 길어지면 결국 그룹 활동에 지장이 생긴다”며 “사전에 구체적으로 명시해 계약하면 그룹 콘셉트나 계약 형태에 대해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백악관 주인 바뀌었다…美 워싱턴 밤하늘 수놓은 화려한 불꽃

    백악관 주인 바뀌었다…美 워싱턴 밤하늘 수놓은 화려한 불꽃

    제46대 미국 대통령이 탄생했다. CNN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사당 야외무대에서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하고 대통령직 업무를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취임식은 군사 작전을 방불케 하는 삼엄한 경비 속에 치러졌다. 테러 우려로 보안이 강화되고, 코로나19 문제로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면서 취임식장인 의사당과 백악관, 인근 구역에 이르는 도로는 모두 폐쇄됐다. 주 방위군 2만5000명과 법 집행 인력 2300명, 경찰과 비밀경호국 요원 등은 워싱턴 시내 중심부 출입을 제한하고 곳곳에서 검문검색을 벌였다.취임식 때마다 군중이 대거 몰리는 의사당 앞 내셔널몰도 가로막혔다. 축하 인파 대신 19만1500개의 성조기와 미국 50개 주 및 자치령의 깃발만 꽂혔다. 오찬, 퍼레이드, 무도회 등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가상으로 전환됐다. AP통신은 “워싱턴은 주 방위군과 철책, 검문소가 있는 요새로 변모했다”며 의사당과 백악관 주변의 보안 인력이 취임식 축하객보다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이전의 다른 취임식에서는 전세버스를 타고 각지에서 온 수천 명의 인파가 거리를 누비고 티셔츠와 모자 등을 판매하는 상인들이 넘쳐나는 카니발과 같은 풍경이 연출됐지만, 이날 거리는 텅 비었다고 설명했다.철통보안 속에 단상에 오른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역사와 희망의 날이라면서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밝혔다. 또 “통합 없이는 어떤 평화도 없다”, “내 영혼은 미국인을 통합시키는 데 있다”며 산적한 난제를 해소하기 위해 단합할 것을 호소한 뒤 새로운 출발을 역설했다. 국제사회의 현안에 적극적으로 관여하고 동맹을 복원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시험을 받았고 우리는 더 강해졌다”며 “우리는 어제의 도전이 아니라 오늘과 내일의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동맹을 복구하고 다시 한번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단순히 힘의 모범이 아니라 모범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평화와 발전, 안보를 위한 강력하고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취임식 후에는 국립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백악관으로 가는 길에 잠시 전용차에서 내려 가족과 짧은 퍼레이드를 펼쳤다. 백악관에 도착해서는 파리기후변화협약 복귀, 연방시설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인종차별 완화 목표 등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트럼프 지우기’를 실천했다. 취임 5시간 만에 처리한 첫 업무였다. 이에 대해 CNN은 “현대사의 어떤 대통령보다 더 빠르고 공격적으로 전임자의 유산을 해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밤이 되자 워싱턴에서는 백악관의 새 주인을 환영하는 불꽃축제가 펼쳐졌다. 형형색색의 불꽃이 백악관과 워싱턴DC 연방의사당, 내셔널몰 링컨기념관 하늘을 수놓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남쪽 잔디마당이 내려다보이는 트루먼 발코니에서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야경을 즐겼다. 워싱턴 하늘을 밝힌 화려한 불꽃은 트럼프 시대가 저물고 바이든 시대가 열렸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따뜻한 세상] “시민들을 믿었어요” 아픈 아이 태운 순찰차 앞 펼쳐진 기적

    [따뜻한 세상] “시민들을 믿었어요” 아픈 아이 태운 순찰차 앞 펼쳐진 기적

    퇴근길 교통체증으로 위급한 상황에 놓였던 아이가 경찰의 발 빠른 대처와 시민들의 따뜻한 배려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대전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4일 오후 7시쯤 교통정리 근무를 마친 후 순찰차를 타고 경찰서로 복귀하던 대전동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소속 황동우(30) 경장은 동구 인동 제1치수교앞네거리 인근 도로에서 상향등을 켜며 뒤따라오는 승용차를 발견했습니다.신호 대기 중인 순찰차 옆에 다가온 승용차 운전자는 “아이가 갑자기 경기를 일으켰다. 위험한 것 같은데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퇴근시간 차량 정체로 도로에서 발이 묶이자 아이 아빠가 경찰에게 도움을 청한 겁니다. 이에 황 경장은 즉시 순찰차에 아이와 엄마를 태우고 병원 응급실로 향했습니다. 응급실로 출발한 순찰차가 사이렌을 켜고 비상점멸등을 깜빡이자 이를 본 운전자들은 신속하게 길을 열어주며 이들의 이동을 도왔습니다. 순찰차 안 블랙박스에는 긴박했던 당시 순간이 고스란히 기록되었습니다. 응급실로 이동하던 순찰차가 역주행까지 하는 아찔한 상황도 있지만, 시민들이 차분하게 길을 내어주면서 순찰차 이동을 돕습니다. 병원까지는 20분 넘게 소요될 상황이었음에도, 시민들의 양보로 순찰차는 단 6분 만에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고, 아이는 무사히 응급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황 경장은 21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차로를 달릴 때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시민들이 도와주시겠다는 생각, 그 믿음 하나로 넘어갔다”며 “운전자들이 길을 열어주셔서 빠르게 응급실에 도착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말을 전했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지난해 산재 사고로 882명 숨졌다…중대재해법 준비에 주력

    지난해 산재 사고로 882명 숨졌다…중대재해법 준비에 주력

    산업재해 사고로 인한 사망자를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는 정부 기조에도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가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산재 사고가 빈발하는 소규모 사업장의 산재 예방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산재 사망자 882명 중 이천 물류창고만 38명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 브리핑을 통해 “2020년 산재 사고 사망자는 잠정 집계한 결과 882명으로, 2019년에 비해 27명 증가해 다시 증가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해마다 1000명가량 발생하는 산재 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산재 예방에 주력해왔다. 그 결과 문재인 정부 들어 산재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964명, 2018년 971명에 이르렀다가 2019년엔 855명으로 줄었다. 그러다 지난해 무려 38명의 사망자를 낸 4월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 화재 사고의 영향으로 다시 늘었다. 이를 계기로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과 같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급속히 확산했다.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를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51.9%에 달했다. 사고 유형별로는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로 이어질 위험이 큰 추락·끼임 사고가 48.3%를 차지했다. 노동부는 올해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중대재해 위험 요인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8일 국회를 통과한 중대재해법은 공포 이후 1년 지난 시점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올해는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등 기존 법규로 산재를 규율해야 할 상황이다. 때문에 산재가 빈발하는 건설 현장의 위험 작업 시기를 실시간으로 파악해 적시에 감독하는 한편, 본사에 대한 감독도 강화할 방침이다.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해당 건설사의 모든 건설 현장을 대상으로 특별감독에 들어간다. 또 민간 산재 예방기관이 건설 현장에서 기술 지도를 할 때 시공사로부터 독립적인 위상을 갖고 위험 요인을 지적할 수 있도록 계약 주체를 시공사에서 건설공사 발주자로 변경하기로 했다.노동부, 중대재해법 시행 준비 착수 노동부는 내년부터 시행될 중대재해법이 산업 현장에 안착하도록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산안법에 따라 500인 이상 기업과 시공 능력 상위 1000개 건설회사 대표이사가 안전보건 계획을 수립해 이사회에 보고할 때 도급, 위탁, 용역 근로자를 위한 안전 조치도 포함하게 했다. 중대재해법의 처벌 대상인 경영 책임자에는 대표이사가 포함된다. 중대재해법은 경영 책임자가 안전 조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처벌받도록 하고 경영 책임자의 안전 조치 대상에 도급 근로자 등도 포함했다. 다만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이 제외됐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공포 이후 3년 동안 적용을 유예했다. 이에 따라 중대재해가 특히 많이 발생하는 소규모 사업장이 중대재해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는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서는 사업장별 밀착 컨설팅 등을 통해 안전관리 체계 구축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규모 사업장의 위험한 공정과 장비를 개선하는 데 쓰이는 비용 등을 지원하는 ‘안전투자혁신사업’에 올해 5271억원을 투입한다. 이 장관은 “방호 장치 등 시설 개선이 시급한 5인 미만 사업장은 최우선 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신속히 지원하겠다”며 “재원이 부족하면 재정당국과 협의해 지원 규모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대재해법에 대해서는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기업인을 처벌하기 위한 게 아니라 기업의 안전보건 조치를 강화하고 안전 투자를 확대해 중대재해를 근원적으로 예방하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포토]전국한우협회-GS리테일 업무협약 체결

    [포토]전국한우협회-GS리테일 업무협약 체결

    한우 생산자단체인 전국한우협회와 GS리테일이 한우 신선·가공식품 개발 및 유통 등 공동사업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을 맺고 합작품‘한우먹는날 양곰탕’을 출시했다. 협약식은 제품 런칭에 앞서 지난 13일(수) 11:00, 제 2축산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양측은 한우고기 제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상호 협력하여 한우 유통의 다각화 및 소비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한우협회와 GS리테일 간 이번 협약으로 편의점 GS25와 슈퍼마켓인 GS THE FRESH를 통해 한우가 소비자 곁에 한층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전국한우협회와 GS리테일이 콜라보한 ‘한우먹는날 한우양곰탕’은 오는 22일부터 GS리테일 유통망을 통해 GS편의점 6,500개 점포에서 4만개 한정, 출시기념 1+1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협약식에서 GS리테일 김종수 본부장(전무)은 “국내 축산 농가와의 협업을 고심해 왔는데 축산농가 대표인 한우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게 되어 큰 의미가 있다”며 “마침 GS리테일 허연수 대표도 소띠인데 신축년 새해 양측의 좋은 출발을 위한 최고의 조합이 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표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GS25는 국내 최고의 토종 브랜드로 한우 생산자 대표인 한우협회와 함께하는 협업은 매우 의미가 크다”며 “한우를 활용한 다양한 식품이 소비자들의 삶의 지근거리까지 신선하고 안전하게 공급되어 한우고기 소비 활성화에 기여하는 새로운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전국한우협회
  • 에이미, 5년 만에 한국땅 밟았다 “새 출발 하고파” [EN스타]

    에이미, 5년 만에 한국땅 밟았다 “새 출발 하고파” [EN스타]

    항정신성 의약품 투약 사실이 적발돼 미국으로 추방된 방송인 에이미가 5년 만에 한국 땅을 다시 밟았다. 지난 20일 저녁 7시 20분쯤 에이미는 인천국제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에이미는 지난 13일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중국 비자 문제로 20일 입국하게 됐다. 에이미는 어두운 계열의 옷을 입고, 명품백을 들고 입국했다. 이날 취재진이 5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소감을 묻자, 에이미는 “뭐라고 하지. 표현할 수가 없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가족들 만날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서는 “우선은 (입국) 금지 5년이 끝났고 가족과 있고 싶은 마음이 있고 새 출발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라고 말했다. 입국이 일주일 늦어진 이유에 “중국 비자가 법이 바뀌어서 잠깐 늦어진 거다. 별 일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에이미는 향후 활동에 대해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에이미의 옆에 있던 에이미의 지인은 그의 향후 활동에 대해 “따로 계획은 없다. 추후에 따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에이미는 2주간의 자가 격리를 한 뒤 가족들을 만날 예정이다.에이미는 2012년 4월 향정신성 의약품 프로포폴을 투약한 사실이 적발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미국 국적인 에이미는 당시 법을 다시 어길 경우 ‘강제 출국을 당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준법서약서를 작성한 뒤 한국에 체류했다. 하지만 이후 2014년 9월 졸피뎀 투약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2015년 11월 출국 명령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기각돼 12월 강제 추방 및 5년간 입국 금지 조치됐다. 이후 그는 2017년 10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주 LA 대한민국 총영사관의 승인을 받은 뒤 한 차례 입국한 바 있다. 에이미는 2008년 올리브TV ‘악녀일기 시즌3’를 통해 연예계에 발을 딛었다. 당시 귀여운 외모와 독특한 매력으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문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에 첫 메시지…“미국이 돌아왔다”

    문 대통령, 바이든 대통령에 첫 메시지…“미국이 돌아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며 “미국이 돌아왔다”는 첫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이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20일(현지시간) 임기를 시작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미국의 새로운 시작은 민주주의를 더욱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적었다.문 대통령은 “‘하나 된 미국’(America United)을 향한 여정을 우리 국민과 함께 성원한다”고 했다. ‘하나 된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통합과 질서로 미국을 바로 세우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며 취임사에서 내건 화두다. 이어 문 대통령은 “보건, 안보, 경제, 기후변화 같은 글로벌 현안의 공조를 통해 한미동맹이 더 강화되리라 믿는다”며 “미국은 반드시 ‘더 위대한 재건’(Build Back Better)으로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며 “바이든 정부의 출발에 한국도 동행합니다. 같이 갑시다!”고 덧붙였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트럼프식 톱다운’지우는 美… 文, 북핵 우선순위로 외교 총력전

    ‘트럼프식 톱다운’지우는 美… 文, 북핵 우선순위로 외교 총력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 변화를 예고하면서 한국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국내 문제로 인해 대북 정책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대북 접근법에서 탈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이끌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켜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 설득 여부가 최대 과제가 됐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해 밝힌 입장은 ▲대북 정책의 접근 방식 재검토 ▲한국·일본 등 동맹국과 긴밀한 상의 ▲북한 주민들에 대한 적극적 인도적 지원으로 요약된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해 “실제로는 더 나빠졌다”는 인식을 보인 것은 새로운 접근법을 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톱다운 방식에서 전환하겠다는 신호다. 바이든 정부의 북한 관련 언급은 일종의 관심 표명으로 “도발하지 말고 기다려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우리 정부도 블링컨의 발언에서 긍정적인 면을 애써 찾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블링컨 지명자가) 압박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외교적 접근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도 같이 언급했기 때문에 좋은 출발로 볼 수 있다”면서 “한국 등 동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한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이유로 상당 기간 유보적 입장을 취할 경우 북한이 다급해지면서 무력 시위 등 강경 행동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선 ‘대화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바이든 정부의 추가적 메시지 또는 행동을 이끌어 내야 하는데 미국이 동맹국 한국의 입장을 얼마나 수용할지가 관건이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들은 북한 문제를 다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 이슈가 4년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 문제에 속도를 내라고 하거나 싱가포르 회담에서의 사안을 그대로 가져가라고 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라”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선제적 메시지에 바이든 정부가 양보적 제스처를 취하지 않은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 회담만 했을 뿐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 부분을 미국에 외교적으로 잘 얘기할 필요가 있다. 북핵 문제는 미국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한의 핵능력이 임계치를 넘었기 때문에 더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게 바이든 정부의 생각”이라면서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웬디 셔먼이든 누구든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빨리 임명해 (북한에) 대화 의지를 전달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원희룡 “대학동기 조국, 운동권서 저한테 명함도 못 내밀어”

    원희룡 “대학동기 조국, 운동권서 저한테 명함도 못 내밀어”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20일 온라인에서 청년들과 대화를 하던 중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야기가 나오자 “저한테는 명함도 못 내민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지난 14일 오후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실시간으로 청년들과 대화하는 ‘방구석 온열’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원 지사는 조 전 장관에 대해 “운동권에서 조국은 사실 저한테 명함도 내밀지 못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와 조 전 장관은 서울법대 동기다.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으로 서울법대에 들어갔지만 이내 학생운동에 뛰어든 자신과 조 전 장관을 비교하면서 꺼낸 발언이다. 원 지사는 “지금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운동권 출신들도 제가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던 점에 대해서는 저보고 ‘기득권’이라고 얘기 못 한다. 저보고 그렇게까지 운동해놓고 왜 국민의힘에 들어갔냐고 시비를 건다”고 밝혔다. 그는 “자유주의와 휴머니즘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소위 사회주의 좌파 운동권과 이념적으로도 인간관계에서도 조직적 구속관계에서 벗어났다”고 설명했다. 대입 학력고사 전국 수석, 서울대 법대 수석, 사법고시 수석까지 하며 ‘공부의 신’이라 불린 그는 “제가 공부머리가 좋아 엘리트주의로 똘똘 무장된 사람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며 “어린시절 가난을 철저하게 겪었다. 전깃불이 들어오지 않고 부모님은 작은 장사하다가 망해 빚쟁이들한테 시달렸다. 가난을 벗어야겠다고 몸서리쳤다”고 털어놨다. 이어 “저를 둘러싼 가족, 친척, 제 주변 모두는 국민 대다수 서민과 같은 입장에서 성장했고 그런 생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저는 서울에 아파트도 없고, 두 딸은 미취업 상태”라며 기본소득 논의와 관련 “출발 격차를 줄이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청년이 쌍꺼풀 수술을 한 이유를 묻자 “양쪽 눈을 다 예쁘게 해보자는 마음에서 했다. 그 전보다 좀 나아진 것 같냐”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간담회 영상은 국민의힘 정책연구원인 여의도연구원 유튜브 계정 등에서 볼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북정책 변화 예고한 바이든 정부...한국 외교 ‘시험대’ 올랐다

    대북정책 변화 예고한 바이든 정부...한국 외교 ‘시험대’ 올랐다

    블링컨 “대북 접근법 전반 살펴보겠다”정부 관계자 “동맹국과의 협의 긍정적”전문가들, 서두르면 한미 이견 벌어져대북정책특별대표 조속한 선임 설득을“대북 접근법 전반을 다시 살펴보겠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책 변화를 예고하면서 한국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 국내 문제로 인해 대북 정책이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대북 접근법에서 탈피하겠다는 뜻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이끌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켜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미국 설득 여부가 최대 과제가 됐다. 블링컨 지명자는 19일(현지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우리가 하려는 첫 일 중 하나는 전반적 접근법을 다시 살펴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일본 등 동맹 파트너와 긴밀히 상의하겠다는 ‘동맹 강화’ 원칙도 재확인했다. 대북 인도주의적 지원 문제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블링컨 지명자가) 압박에 대한 얘기를 했지만 외교적 접근과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도 같이 언급했기 때문에 좋은 출발로 볼 수 있다”면서 “한국 동맹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한 부분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톱다운 방식의 외교를 구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와 다른 새로운 접근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만큼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북한의 인내심이 바닥나기 전에 대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 우리 정부로서는 ‘골든타임’을 잃을 수도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부르게 움직이면 오히려 한미 간 이견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에 상황 관리를 하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20일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들은 북한 문제를 다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북한 이슈가 4년 안에 해결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북한 문제에 속도를 내라고 하거나 북미 싱가포르 회담에서의 사안을 그대로 가져가라고 하는 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아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현실적 인식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박재적 한국외대 교수는 “대북정책은 미국의 우선순위가 아닐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의 아태 지역 정책에 대해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미국이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임명해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처럼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 부장관을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선임하면 북한에 긍정적인 대화의 신호가 될 것이란 얘기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에 대한 관심 표명을 한 것은 ‘도발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북한을 움직이려면) 미국도 북한과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이 부분을 바이든 정부에 외교적으로 잘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