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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생이별’ 아내 만나려 2000㎞ 바다 건너다 구조된 베트남 男

    ‘코로나 생이별’ 아내 만나려 2000㎞ 바다 건너다 구조된 베트남 男

    30대 베트남 남성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아내를 보려고 무모한 선택을 했다가 바다 한가운데서 구조됐다. 영국 가디언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국적의 호 후앙 흥(37)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이 제한된 뒤 아내와 2년 동안 떨어져 지내야 했다. 이 남성은 인도 뭄바이에서 일하는 인도 국적의 아내를 만나려고 항공편을 예약했다. 태국 방콕을 거쳐 인도 뭄바이로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방콕에 도착해서야 비자 없이는 인도 입국이 불가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결국 그는 태국 방콕에서 버스를 타고 푸껫으로 이동했고, 현지에서 작은 배를 빌린 뒤 직접 바다를 건너 인도까지는 무모한 계획을 실행했다. 태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이 남성은 아내를 만나겠다는 일념으로 고무보트에 몸을 싣고 출발했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조차 없는 2.5m 길이의 고무보트에는 라면과 물만 실려 있었다. 2000㎞에 달하는 바닷길을 건너려던 그의 무모한 도전은 18일 만에 끝이 났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50분경, 현지 어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태국 해군3함대는 팡가 해안에서 약 80㎞ 떨어진 바다에서 표류하던 이 남성을 구조했다. 이 남성은 구조 직후 “코로나19로 인도인 아내와 헤어진 후 2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 아내를 만나려고 뭄바이로 노를 저어 가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태국 해군 관계자는 “베트남 남성이 지도와 나침반, GPS도 없이 작은 고무보트에 탄 채 표류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갈아입을 옷도 없는 상태였으며, 배에는 적은 양의 물과 라면 등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태국 당국은 이 남성이 바다에서 역풍을 만나 예상보다 더 먼 바다로 나가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행히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현재 푸껫에서 추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 박홍근 “국회 존중·소통이 우선”, 장제원 “새 여야관계 정립”

    박홍근 “국회 존중·소통이 우선”, 장제원 “새 여야관계 정립”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25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인 장제원 의원에게 “여야가 힘을 합쳐야 한다. 그 출발은 국회 존중과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장 의원의 예방을 받고 윤 당선인의 취임 축하 메시지가 적힌 축하 난을 선물 받았다. 난에는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윤석열, 축취임(祝就任)’이라는 문구가 적혔다.  박 원내대표는 장 의원에게 “어서 오시라”고 인사했고, 장 의원이 “아주 좋은 것로 제가 직접 가서 선택해서 가져왔다”며 “진심을 담아서 축하드린다”며 웃었다.  박 원내대표는 “어제 저녁 윤 당선인께 말씀드린 것처럼 안보와 민생에는 여야가 없기에 힘을 합쳐야 한다”면서도 “그 출발은 국회를 존중하고 소통하는 것이다. 오로지 그걸 우선적으로···”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여야가 새롭게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박 원내대표의 요청에 “늘 존중하고 의논드리고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한편 장 의원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박 원내대표와는 개인적으로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사이”라며 “2018년 예결위 간사를 할 때 신임 원내대표께서는 사실상의 간사를 하셨다. 서로 많은 충돌이 있었지만, 예산안이 통과된 다음에는 신문 헤드라인이 ‘더불어한국당 예산’이라고 할 정도로 서로 ‘케미’를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시고 추경을 하실 때, 제가 혼자 본회의에서 추경안에 찬성 버튼을 누른 적이 있다는 이야기도 드렸다”며 “문 대통령이 첫 추경 시정연설을 하실 때 저 혼자 일어나 박수 친 적도 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윤 당선인이 박 원내대표에게 식사 자리를 제안한 것도 전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원내대표단 인선을 하고 업무 인수인계를 마친 뒤 식사자리에 모시겠다는 말씀을 (당선인이) 하셔서 잘 전달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도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두 가지 얘기를 했다. ‘소통해 달라, 원칙을 지켜달라. 그러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과의 소통,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와의 소통이 중요하고, 현직 대통령에 대한 격의 없는 소통(이 중요하다)”이라며 “격의 없이 두 분이 직접 만나면 많은 부분이 풀릴 텐데 이렇게 국민을 걱정시키는 상황이 전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당선인에 대해 “원칙이라는 것은 법조인 출신으로서 법과 규정을 제대로 지키면 될 일”이라며 “정무적 고려를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대통령이냐, 어느 당이 집권했으냐에 따라 달라지면 안 된다. 어떤 의도가 있느냐, 그 전에 이렇게 하지 않았느냐 등을 따지지 말고 규정대로 하는 게 가장 좋다”며 “그러면 앞으로도 불필요한 논쟁이 없지 않겠냐는 얘기는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도 축하 인사를 받았다. 장 의원을 만나기 앞서 김한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은 박 원내대표를 예방해 문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 비서관은 “민주당 입장에서 상당히 어려운 시기인데, 이런 중책을 맡은 신임 원내대표께서 뛰어난 능력을 갖고 계시다”며 “역할을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남은 임기 건강하게, 마지막까지 효과적으로 잘 수행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무엇보다 건강을 잘 챙기시면서 국민의 사랑 속에 퇴임하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 [중국 여객기 추락] 코로나와 악천후가 살린 2명…간발의 차로 사고 피한 ‘천운’

    [중국 여객기 추락] 코로나와 악천후가 살린 2명…간발의 차로 사고 피한 ‘천운’

    132명이 탑승한 중국 동방항공 소속 국내선 여객기가 21일(현지시간) 오후 중국 남부에서 산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아 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승객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2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민용항공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15분 남부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중국 동방항공 소속 MU5735 여객기가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잉 737-800 기종인 사고기는 오후 2시 20분쯤 연락이 끊겼으며, 이후 2분 만에 고도가 8000여m 떨어지면서 추락했다. 민항국은 사고 여객기에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 등 모두 13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고 밝혔다.당초 해당 여객기에는 133명이 탑승할 예정이었다가 1명이 극적으로 화를 면했다고 알려졌었지만, 천운으로 비행기를 타지 않는 승객이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중국신문망 등 현지 언론의 24일 보도에 따르면, 24세 황 씨는 당시 기상 악화로 여객기가 출발한 쿤밍공항에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했다. 황 씨는 윈난성 텅충에서 쿤밍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동한 뒤, 다시 쿤밍에서 광저우로 가는 일정이었지만 기상 악화 탓에 최초 출발지인 텅충에서 비행기가 뜨지 못한 것. 텅충 항공편이 취소됐다는 항공사의 메시지를 받은 황 씨는 쿤밍에서 광저우로 가는 항공편 예약을 당일에 취소했는데, 이것이 사고가 난 MU5735편이었다. 황 씨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지금 어떤 말도 하기 힘들다. 다른 승객들이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주장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항공사 메시지와 취소 내역 등을 공개하기도 했다.극적으로 목숨을 구한 또 다른 승객은 나이가 공개되지 않은 신 씨다. 신 씨는 사고기에 탑승하기 전 남자친구로부터 코로나19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해보라는 제안을 받았다. 신 씨가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 씨는 남자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PCR 검사를 위해 항공편을 당초 21일에서 하루 뒤인 22일로 변경했다. 코로나19 시국 덕분에 목숨을 구한 셈이다. 신 씨는 자신의 SNS에 “나는 아직 윈난성에 지내고 있다. 사고 소식을 들은 뒤 계속 손이 떨렸다”면서 비행기 티켓 환불 내역을 공개했다. 5년 연애한 약혼자 보러 가는 길에 변 당한 여성  관영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탑승객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성인 5명과 10대 1명 등 총 6명의 일가족은 친지의 추모제에 참석하려고 한 비행기에 탔다가 사고를 당했다. 5년간 장거리 연애를 하다 약혼자를 보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한 여성도 있었다. 이 여성은 애초 22일 항공편을 예약했다가, 약혼자를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은 마음에 날짜를 앞당겨 출발했다 변을 당했다. 한편, 24일 중국 당국은 전날 광시자치구 우저우시의 사고 현장에서 조종실 음성 녹음장치로 보이는 사고기 블랙박스 중 하나를 수거했고 수리와 판독을 위해 베이징으로 운송했다. 중국은 이번 사고 조사를 위해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 [사설] 박 전 대통령 ‘사과 없는 일상복귀’ 부적절하다

    [사설] 박 전 대통령 ‘사과 없는 일상복귀’ 부적절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투병 생활을 하던 서울의 대형병원을 떠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달성의 자택으로 돌아갔다. 4년 9개월의 수감 생활을 포함해 5년 남짓에 걸친 불행이 마무리된 것이 개인에게는 더없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명시적인 대국민 사과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탄핵이라는 불행한 과거를 깨끗이 털어버리고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국민 여망에 부합하지 않는다.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 대통령직에서 탄핵된 이후 뇌물 및 직권남용 혐의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지난해 12월 31일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당시에도 ‘사면에는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하는데 당사자는 어떤 반성과 사과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면서 사면권을 행사했지만, 당사자의 반응은 없었다. 이제 ‘탄핵의 강’을 건너 진정한 화합과 포용의 길에 들어설 수 있느냐 여부는 전적으로 박 전 대통령 자신에게 달려 있다. 그는 어제 “돌아보면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고 했다. 그 ‘견디기 힘든 시간’을 ‘화해를 성숙시킨 시간’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면 더이상 누군가에게 책임을 돌리는 자세에 머물러 있어선 안 된다. 박 전 대통령의 향후 모든 행보에는 정치적 의미가 부여될 수밖에 없다. 인사말에도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는 대목이 있었다. 그럴수록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다”는 정도의 표현에서는 사과의 진정성을 읽기 어렵다. 그가 정치를 재개할지는 알 수 없지만 자연인 ‘박근혜’의 새 출발을 위해서도 과오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통과의례는 필요하다.
  • 이원덕 우리은행장 취임 “플랫폼에 역량·자원 집중”

    이원덕 우리은행장 취임 “플랫폼에 역량·자원 집중”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이 2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임기를 시작했다. 이 행장에 대한 선임 안건은 이날 열린 우리은행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됐다. 1990년 우리은행에 입사한 이 행장은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 우리금융지주 글로벌전략부장, 우리은행 미래전략부장(영업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지냈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완전 민영화는 위대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또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 플랫폼과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에 우리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이 행장의 고객 중심 경영 방침에 따라 은행장 비서실 폐지 등 본부의 지원조직을 축소하고, 영업총괄 및 외환 등 영업부문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할 예정이다.
  • 인수위·법무부도 파열음… 사법개혁 번지나

    인수위·법무부도 파열음… 사법개혁 번지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와 법무부가 정면 충돌하면서 고위공직자수사처 등 다른 사법개혁 현안으로 신구 권력 간 갈등이 번질지 주목된다.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4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간이 기자실을 찾아 “현 정부 주무장관이 새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면서 “국민을 위해 인수인계를 원활하게 될 수 있도록 협조 부탁한다”고 말했다. 인수위 정무·행정·사법분과 인수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이날 예정됐던 법무부 업무보고를 전격 유예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전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등 새 정부 사법개혁 공약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자 아예 법무부를 업무보고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원일희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정권 인수인계 과정에서 업무보고마저 차질을 빚게 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면서 “원활한 인수인계를 방해하려는 사보타주로 의심받기 충분하다”고 맹폭했다. 원 수석부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5년 동안 법무부 장관 수사지휘권을 오남용했다”면서 “검찰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 대원칙을 무시하고 정권 입맛에 맞는 수사만을 하도록 검찰을 압박하는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윤 당선인의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수사지휘권 폐지 공약은 검찰수사 권력이 개입하는 통로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취지이며 검찰 예산편성권 독립 공약은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검찰을 직접 통제하자는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지휘권 폐지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에 대해서는 “이 문제는 과거 민주당이 오랫동안 요구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인수위가 업무보고를 거부하자 일단 ‘침묵’으로 대응했지만 내부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수위 보고를 위해 경기 과천을 출발하려던 간부들은 갑작스레 사무실로 출근하라는 공지에 힘이 빠진 듯했다.박 장관은 이날 예정됐던 업무보고가 유예된 것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당선인의 주요 사법개혁 공약에 대해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 가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박 장관은 출근길에 취재진이 업무보고 일정에 대해 묻자 “드릴 말씀이 없다. 변수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법개혁을 놓고 법무부와 대검의 견해차에 대해선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 안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점심시간에는 법무부 청사를 나오며 차후 보고를 수정할 가능성을 묻자 “오늘은 침묵하겠다”면서 “말씀을 다 드렸다”고 말한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법무부 업무보고는 일단 오는 29일 이전에 다시 날짜를 잡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큰 틀에서 보고 내용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 文 “덕담에 무슨 협상” 尹 “집 팔고 왜 고치나”… 서로 직구 날렸다

    文 “덕담에 무슨 협상” 尹 “집 팔고 왜 고치나”… 서로 직구 날렸다

    회담 아닌 덕담 강조한 文대통령 “다른 말 듣지 말라” 윤핵관 직격“답답해서 한 말씀” 대놓고 충고‘복심’ 윤건영 “尹측 주장은 거짓” 새 정부 인사권 피력한 尹당선인 “저라면 임기말 인사권 행사 안 해” “檢개혁 결국 안 됐단 자평” 꼬집어 이준석 “지방선거 때문에 쟁점화”신구 권력 간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급기야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링’에 등판해 서로 비판을 주고받았다. 인사권과 집무실 이전 문제 등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법무부 업무보고 거부 등 정부이양 작업으로 전선이 번진 가운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직접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며 신구 권력의 갈등 수위가 과거 정권이양기 때 전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험악해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윤 당선인 측과의 마찰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윤 당선인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당선인께서 직접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하고, 혹시 참고가 될 만한 말을 주고받는 데 무슨 협상이 필요한가. 회담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文, 윤핵관 불필요한 조건 요구 비판 사실상 이번 신구 권력 간 갈등의 원인 제공자가 윤 당선인 측이라는 문제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른 이들의 말’이라는 표현으로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 문제를 언급하며 윤 당선인 측이 양측 사이에서 불필요한 ‘조건’을 내걸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한편으론 윤 당선인이 측근에 휘둘리고 있다는 지적이어서 윤 당선인 입장에선 불쾌감을 가질 수도 있다. 실제 문 대통령은 “답답해서 한 말씀 더 드린다. 나는 곧 물러날 대통령이고,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실 분이다. 당선인이 대통령을 예방하는 데 협상과 조건이 필요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며 ‘차기 권력’에 충고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동안 신구 권력 갈등과 관련해 직접적 언급을 삼갔던 윤 당선인도 이날 오전 처음으로 문 대통령을 겨냥하며 포문을 열었다. 윤 당선인은 통의동 인수위 집무실 앞에 마련된 간이 기자실을 찾아 전날 양측이 충돌했던 한국은행 총재 인선 문제를 작심한 듯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저도 임기 말이 되면 그렇게 하겠지만 원칙적으로 차기 정부와 다년간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 조치하는 건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어 “저의 원론적 입장은 그런 것이다. 새 정부와 장기간 일해야 할 사람을 마지막에, 인사가 급한 것도 아니고, 원론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저도 앞으로 그렇게 할 생각이고, 한은 총재 뭐 이런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집을 사면, 당선인은 부동산 매매 계약에서 대금을 다 지불하고 명도만 남아 있는 상태 아닌가”라며 “매도인에게 아무리 법률적 권한이 있더라도 들어와 살 사람의 입장을 존중해서 본인이 사는 데 필요한 조치는 하지만 집을 고치거나 이런 건 잘 안 하지 않느냐”고 언급했다. 신구 권력의 인사권 문제를 부동산의 매수·매도인에 비유하며 청와대의 주장이 일반적인 상식이나 관점과 맞지 않는다는 ‘뼈 있는 비유’를 구사한 것이다. ●김은혜 “당선인 판단 문제있단 건가” 윤 당선인은 또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지휘권 폐지에 앞서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중립성 담보가 선행돼야 한다”며 자신의 사법 공약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을 두고도 “장관 간담회를 쳐다볼 시간이 없었다”면서도 “이 정부에서 검찰개혁이라는 것이 검찰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한 것인데 5년간 해놓고 그게 안 됐다는 자평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한 직접적 비판을 자제하던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도 이날 오후엔 “윤 당선인의 판단에 마치 문제가 있고, 참모들이 당선인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처럼 언급하신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며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정부 인수인계가 원활치 않은 상황에서, 더구나 코로나19와 경제위기 대응이 긴요한 때에 두 분의 만남을 ‘덕담 나누는 자리’ 정도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서도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직접 등판해 기싸움을 벌이는 사이 여야 간 장외 공방도 한층 거세졌다.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인 친문(친문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한은 총재 인사와 관련해 “당선인의 주장이 좀 거짓에 가깝다고 느껴진다”며 “한은 총재로 지명되신 분(이창용 국제통화기금 국장)이 당선인 측에서 나온 이름이다. 당선인 측에서 그분(이 국장)에게 의사 타진까지 해 봤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 양측 “짜증난다” “대선불복” 장외전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전날 양측 참모가 회동 내용을 공개하며 싸운 것을 지적하며 “물밑에서 나눴던 대화를, 더군다나 인사와 관련한 대화를 이렇게 막 백일하에 내도 되느냐”며 “지켜보는 국민이 불안하다 못해 짜증이 날 지경인 것 같다”고 했다. 반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한은 총재를 인선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KBS 라디오에서 “협의는 합의와 다르다. 협의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통보당한 대상 입장에서는 ‘어차피 말해도 안 들을 거잖아’ 이런 입장으로 보통 응대한다”고 했다. 이어 계속되는 신구 권력 간 갈등에 대해서는 “이런 게 장기화되면 6월 1일 지방선거를 염두에 두고 신정부와 일부러 여러 쟁점 사안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 이런 지적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마저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것인 양 새 정부의 새로운 출발을 사사건건 방해하는 것은 정치적 도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 당시 발언을 마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지난 22일 윤석열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간사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서울신문 DB
  • 전남도, 김대중-브란트-만델라 국제 학술대회 개최

    전라남도는 24일 연세대 미래융합연구원(인간평화와 치유연구센터)과 공동으로 ‘김대중·브란트·만델라의 평화, 화해 그리고 연대의 세계 지도자들’을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선 20세기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 지도자인 김대중 전 대통령과 빌리 브란트 독일 총리,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사상과 실천을 인간성과 용서, 화해, 협력, 연대, 평화의 관점에서 되새겼다. 전남도는 이번 학술대회가 김대중·브란트·만델라 세 지도자에 대한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담론의 장으로서 심화된 주제를 다뤘으며, 향후 세 지도자의 유관기관 사이에 더욱 긴밀한 협력체제와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학술회의는 세션별로 세 지도자의 사상을 발표했다. 김대중 세션은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와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박명림 연세대 교수가 진행했다. 이어 브란트 세션은 독일의 볼프강 호이어 베를린자유대 교수와 볼프람 호펜슈테트 빌리브란트재단 소장, 베르너 페니히 전 베를린자유대 교수가 발표했고 만델라 세션은 라지아 살레 넬슨만델라재단 자료 연구실장과 헬렌 스캔론 케이프타운대 교수, 톰 로지 리머릭대 교수가 맡았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난해 ‘2021 김대중 평화회의’가 김 전 대통령의 민주·평화·인권 정신과 평화의 도시로서 전남을 알리는 첫 출발점이었다면, 이번 학술회의는 빌리브란트 재단과 넬슨만델라 재단 등 유관기관과의 국제적 교류 협력으로 세계 지도자들의 평화, 화해, 연대에 대한 국제담론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 취임, “고객 중심 경영”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 취임, “고객 중심 경영”

    이원덕 신임 우리은행장이 24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취임식을 열고 임기를 시작했다. 이 행장에 대한 선임 안건은 이날 열린 우리은행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됐다. 1990년 우리은행에 입사한 이 행장은 전략기획팀 수석부부장, 우리금융지주 글로벌전략부장, 우리은행 미래전략부장(영업본부장), 우리금융지주 전략부문 부사장 등을 지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7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이 행장을 단독후보로 선정했다. 이 행장은 취임사에서 “완전 민영화는 위대한 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한 우리 여정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 키워드로 고객, 시장, 직원을 언급한 이 행장은 “고객의, 고객에 의한, 고객을 위한 우리은행은 당연한 것”이라며 고객 중심 경영의 포부를 밝혔다. 이 행장은 또 “기존 은행뿐만 아니라 거대 플랫폼과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테크놀로지와 플랫폼에 우리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이 행장의 고객 중심 경영 방침에 따라 은행장 비서실 폐지 등 본부의 지원조직을 축소하고, 영업총괄 및 외환 등 영업부문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 개편을 실시할 예정이다.
  • [여기는 중국] 유언장 쓰는 중국 10대들...”게임 ID는 제 친구주세요”

    [여기는 중국] 유언장 쓰는 중국 10대들...”게임 ID는 제 친구주세요”

    #중국 장쑤성에 거주하는 10대 청소년 왕린 군(18세)은 최근 자신의 명의로 된 부동산과 주식, 예금 등을 내용으로 한 유언장을 작성했다.  올해 9월 뉴질랜드 유학을 앞둔 왕 군은 유학 전 자신 명의의 전 재산을 모친에게 상속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유언장을 작성해 전문 업체의 공증까지 마친 상태다.  그는 “성장하는 동안 어머니의 경제적 지원을 받고 자랐는데, 만일의 사태 때 내 명의로 된 재산을 두고 아버지가 상속권을 주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언장 작성을 완료했다”면서 “유학 전에 불필요한 재산 분쟁을 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했다.  최근 유언장을 작성해 공증까지 완료한 중국인 리 모 양도 올해 17세의 미성년자다. 리 양이 유언장을 작성한 가장 큰 이유는 평소 자신을 지지해준 단짝 친구에게 재산 중 일부를 상속하는 내용을 유언에 포함시키기 위해서였다.  리 양은 “(내가)힘들 때 가장 큰 힘을 준 친구에게 2만 위안(약 380만 원)의 재산을 남기고 싶었다”면서 “나중에 성인이 된 후 재산을 더 불린다면 그때 다시 유언장 내용을 수정하겠지만, 지금 당장 가지고 있는 재산을 가장 상속하고 싶은 사람에게 남길 수 있도록 하고, 무관한 사람과의 상속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유언장을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 10~20대 청년들 사이에서 유언장을 작성하는 사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중국 매체 중국신문망(中国新闻网)은 최근 들어와 중국 내 유언장 플랫폼의 이용자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으며, 10대 청소년들이 작성하는 유언장 내용 중에는 가상 자산도 다수 등장하는 것이 새로운 추세라고 24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최근 공개된 ‘2021중화유언고백서’ 내용을 인용해, 유언장 전문 플랫폼의 유언장 공증 및 보관 서비스를 이용한 2000년대 이후 출생자의 수가 지난 2020~2021년 2년 동안 약 223명에 달해 지난 1년 사이 무려 14.42% 이상 급증했다고 전했다.  또, 이들 중 상당수가 알리페이와 위챗(WeChat), QQ 등 가상 계좌와 게임 ID 등 가상 자산을 유언장에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 5년 사이 유언장 전문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 중 1980년대 출생자의 수가 13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1980년대 출생 서비스 이용자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유언장 처분 자산 중 부동산과 예금액에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다는 점이 꼽혔다.  중화유언고 광둥지점 서비스센터 리신웨 센터장은 “유언장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것은 죽음을 대하는 중국인들의 태도가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10대 청소년들과 20~30대 청년들에게 유언장 작성의 의미는 기존의 노년층이 갖는 죽음에 대한 준비 의식과는 다르다. 젊은 청년들에게 유언장 작성의 의미는 과거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하나의 과정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고 해석했다.  리 센터장은 이어 “유언장에 대한 젊은 세대의 접근은 유언장 작성이 인생의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이라는 인식에서 기인한다”면서 “이들은 매우 이성적으로 유언장 작성에 대해 접근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과거의 삶과 미래를 재조명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유언장 서비스 관련 보고서를 집계, 공개한 중화유언고 보관소는 지난 2013년 중국 노령사업발전기금회와 베이징 양광노년건강기금회가 공동으로 설립한 공익 사업체로 유언장 작성 및 공증, 보관과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오고 있다.  모든 유언장 작성 과정은 녹취돼 기록되며, 비밀 보관과 사법적 효력을 보증하는 공증 등의 전 과정이 지원된다.  해당 유언장 작성 서비스는 중국 전역에서 60여 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며, 업체에 보관된 유언장은 약 22만 명 분량, 이중 실제로 효력이 발효된 유언장은 4707건에 달했다.
  • 초유의 인수위 업무보고 거절…당황한 기색 역력한 법무부

    초유의 인수위 업무보고 거절…당황한 기색 역력한 법무부

    법무부는 24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업무보고를 거부하자 일단 ‘침묵’으로 대응했지만 내부에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인수위가 초유의 강경 대응을 했으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 공약에 대한 기존 입장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박 장관은 이날 예정됐던 업부보고가 유예된 것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지난 23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사법개혁 공약에 대해 조목조목 이유를 들어가면서 반대 목소리를 냈던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앞서 박 장관은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폐지’, ‘검찰의 예산권 독립’, ‘검찰 직접 수사 확대’ 등이 입법사항이고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다며 인수위 측 구상과 엇박자를 냈다. 박 장관은 출근길에 취재진이 업무보고 일정에 대해 묻자 “드릴 말씀이 없다. 변수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법개혁을 놓고 법무부와 대검의 견해차에 대해선 “크게 다르다고는 생각 안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점심시간에는 법무부 청사를 나오며 차후 보고를 수정할 가능성을 묻자 “오늘은 침묵하겠다”면서 “말씀을 다 드렸다”고 말한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떴다. 이후 퇴근길에는 “어제 밤까지 보고 문건을 만들었고 다른 주제가 더 추가될런지는 모르겠으나 특별한 다른 변동사항은 없다”며 업무보고 내용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법무부 내부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일부 업무보고 준비단 멤버들은 이날 오전 인수위 보고를 위해 과천을 출발하려다 업무보고 2시간쯤 전에 갑작스레 통보를 받고 사무실로 출근했다고 한다. 실무진들에게도 추후 업무보고 방향과 관련해 아직 윗선에서 별다른 지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의 의중대로 법무부 업무보고에는 윤 당선인의 사법개혁과 정반대의 주장이 들어갔는데 인수위가 강경하게 나오자 실무진들은 양쪽 눈치를 모두 보는 모양새다. 내부에선 갈등이 극심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와 윤석열 검찰총장 대결 시절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법무부 업무보고는 일단 오는 29일 이전에 다시 날짜를 잡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큰틀에서 보고 내용이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법무부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가 중점과제로 밀어붙였던 검찰개혁에 대해 이제와서 입장을 바꾸기가 옹색하기 때문에 박 장관 입장에서도 쉽게 물러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검찰 간부는 “인수위 업무보고는 당선인의 공약을 각 부처에서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라면서 “국민이 선택한 미래 권력이 내놓은 공약에 대해 언론 앞에서 전면 반대한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법무부와 달리 대검찰청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 업무보고에서 윤 당선인의 검찰 공약에 대해 대체로 찬성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아 보고했다. 다만 인수위원 중에서는 일부 검사들이 정치적인 행태를 보인다며 질책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 ‘알바’ 후 집가던 여대생 쳐 징역11년 받은 30대…항소 기각

    ‘알바’ 후 집가던 여대생 쳐 징역11년 받은 30대…항소 기각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새벽 귀가하던 여대생을 치어 숨지게 해 징역 11년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의 항소가 기각됐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최형철)은 24일 도주치사와 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모(39)씨에 대한 항소심을 열고 조씨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조씨의 행위는 살인에 준하는 범죄”라며 “1심 형량이 적당하고, 사정 변경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음주운전으로 무고한 시민을 숨지게 하고 도주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무기징역은 이 사건에 적용할 수 있는 법령상 최고형에 해당한다. 조씨는 지난해 10월 7일 오전 1시 30분쯤 승합차를 몰고 대전 서구 어린이보호구역(제한속도 시속 30㎞) 교차로를 신호 위반해 시속 75㎞의 과속으로 달리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행인 2명을 들이받고 달아났다. 이 사고로 김모(당시 22세)씨가 현장에서 숨졌다. 다른 행인(39)은 중상을 입고 치료를 받았다. 조씨는 ‘뺑소니’로 4㎞ 더 달아나다 인도로 돌진해 화단을 들이받고 멈췄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204%로 면허취소 수준을 넘었으나 조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차량 블랙박스를 떼어 현장을 벗어났다.경남 김해가 고향인 김씨는 대전 모 사립대 외식조리학과 졸업을 앞둔 대학생으로 가족과 떨어져 혼자 취업 준비를 하면서 치킨 가게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김씨의 어머니는 “취업준비를 하면서 스스로 용돈을 벌겠다며 밤 늦게까지 아르바이트를 마다하지 않았고, 그 날도 택시비를 아끼려고 걸어가다 사고를 당했다”며 “왠지 느낌이 안 좋아 대전으로 출발했는데 대구를 지날 때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사고 이틀 전이 내 생일인데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용돈을 보내주며 통화한 게 마지막일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그런데 조씨는 사과 한마디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씨는 재판 과정에서 34장의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조씨를 엄벌하라는 탄원서도 10여통이 접수됐다.
  • 한달 만에 재개된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인수위, 이동권 보장하라”

    한달 만에 재개된 장애인단체 지하철 시위···“인수위, 이동권 보장하라”

    전장연, 지하철 승하차 시위 재개윤석열 인수위에 이동권 예산 요구지난달 잠정 중단 후 30일 만“윤 당선인, 면담하러 나오라”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장애인 단체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가 재개됐다. 지난달 23일 대선 후보에게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며 출근길 승하차 시위를 잠정 중단한 지 30일 만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과 활동가 20여명은 24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23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다. ‘장애인 이동권 완전 보장하라’, ‘초스피드 청와대 용산 이전, 초슬로 장애인 권리예산’ 등의 문구가 쓰인 팻말을 목에 건 회원들은 오전 8시 19분부터 12대의 전동휠체어를 타고 일렬로 안국행 열차에 올랐다. 시위 참가자들이 모두 탈 때까지 약 15분간 열차가 멈춰 서 있는 동안 용산경찰서 경비과 소속 경찰과 서울교통공사 직원, 지하철 보안관 등이 비상봉을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경복궁역에는 ‘우리 역 현재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시위가 있어 지하철 이용에 참고하시길 바란다’는 안내 방송이 반복적으로 울려 퍼졌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회원과 시민 간 크고 작은 마찰도 발생했다. 3호선 충무로역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일제히 하차하면서 열차 출발이 지연되자 한 여성은 “회사 잘리면 당신들이 책임질 거냐”면서 “왜 출근하는 일반 서민 발을 묶고 난리야”라고 고함을 쳤다.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가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약속한 후 전장연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구체적인 예산 확보안 제출을 요구하며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중단해 왔다. 전날 윤석열 당선인 인수위원회는 정례 브리핑에서 “장애인 차별 철폐를 중점 과제로 다루고 추진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전장연은 “구체적 계획이 결여된 말뿐인 답변”이라며 시위를 재개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이동권을 보장하겠다는 말은 누구나 했던 말이지만 21년간 지켜지지 않았다”며 “오늘부터 매일 지하철을 탈 예정이지만 윤 당선인이 현장에 나온다면 승하차 시위를 멈추고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항의하는 시민에게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대통령 1명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시민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하는 일”이라며 관심을 촉구했다.
  •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 “인플레이션·경기 리스크 동시 확대 우려 커져”

    이창용(62) 한국은행 총재 후보가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위험) 동시 확대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 후보의 발언이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우려와 맥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다음달 총재 취임 후 한은의 통화정책 기조를 어떻게 꾸려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후보는 24일 한은을 통해 배포한 지명 소감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위험)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성장, 물가,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은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은과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 후보가 한은의 새 수장이 돼도 물가와 가계부채 등 금융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후보는 올해 1월 회계·컨설팅법인 EY한영이 개최한 신년 경제전망 세미나에서 “한국은 경기 회복세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중앙은행 목표치를 상회하고 있다”며 “물가안정, 경기 회복, 자산 가격 조정의 연착륙 등 상이한 목표를 조율하기 위해서는 통화와 재정정책의 섬세한 공조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같은 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힘들더라도 우리나라도 금리 인상을 통해 부채비율을 조정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유동성 파티는 당장 성장률이 높아 보이게 할 수 있지만,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 후보가 고령화 등 한국의 구조적 성장 잠재력 약화, 일본과 같은 장기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을 자주 거론한 만큼, 경기를 고려해 지나치게 기준금리를 빨리, 큰 폭으로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SK증권은 최근 채권전략 보고서에서 “이 국장이 한은 총재로 부임할 경우, 채권시장에서는 상대적 강세(채권가격 상승·금리 하락) 재료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며 “선진국형 경제 구조로 빠르게 접근하는 한국 경제 특성상, 고령화에 따른 민간 경제의 역동성 저하를 우려하는 그의 판단이 기준금리 인상의 상단을 견고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이 후보가 최근 블룸버그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반기 피크(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언급했고, 구조적으로도 한국이 인구 고령화에 따른 저성장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은의 매파적 기조가 좀 누그러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오는 29일 미국 워싱턴에서 출발해 30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한은은 인사청문회에 대비해 조만간 태스크포스(TF)도 구성한다.
  • 정성홍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

    정성홍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

    정성홍 광주시교육감 예비후보가 ‘삶을 가꾸는 광주교육’ 실현을 위한 정책 공약으로 학교와 마을을 잇는 교육생태계 구축을 발표했다. 정 예비후보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미래교육은 삶과 교육의 연계성을 높이는 새로운 접근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앎과 삶이 일치하는 ‘삶을 위한 교육’을 위해선 학교와 마을의 인적·물적·문화적 자원이 상호작용하며 선순환하는 교육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방안으로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돌봄교육 △학생 삶 중심 교육생태계 활성화 △교육양극화 해소 등 공약을 제시했다. 또 긴급위기학생을 위한 ‘SOS콜센터’ 운영과 교육청과 지자체 연계를 통한 촘촘하고 빈틈없는 교육복지 안전망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정 예비후보는 “교육대전환은 아이들의 삶과 가장 밀접한 학교와 마을이 상생하는 교육생태계 구축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마을과 지역 사회가 함께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배움을 뒷받침하는 교육도시 광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주성치, 美 타임지 ‘中여객기 추락’ 보도에 “차갑고 경멸적” 분노

    주성치, 美 타임지 ‘中여객기 추락’ 보도에 “차갑고 경멸적” 분노

    홍콩 출신 영화배우 겸 감독 주성치가 중국 여객기 추락 사고에 대한 외신의 반응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주성치는 지난 23일 매니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최근 발생한 비행기 사고에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국가 차원의 빠른 조치에 매우 감사하다”면서 “기적이 일어나 생존자가 돌아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성치는 미국 타임지가 이번 사고 원인을 ‘중국인의 항공 안전에 대한 의식 부족’(The Chinese are a bit paranoid about air safety)으로 표현한 것에 대해 “이런 차갑고 경멸적인 말에 분개했다”고 밝혔다. 그는 “비행기 사고가 당신 가족에게 발생한다면 가슴이 아프지 않겠느냐”면서 “국적을 불문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더 잘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승객 123명과 승무원 9명을 태운 중국 동방항공 소속 MU5735편 여객기가 지난 21일 오후 윈난성 쿤밍을 출발해 광둥성 광저우로 향하던 도중 광시좡족자치구 우저우 텅현 인근 산악 지역에 추락했다. 인민일보 등 중국 관영 매체들은 지난 23일 여객기의 블랙박스가 발견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발견된 블랙박스가 데이터기록기(FDR)인지, 조종석 대화기록기(CVR)인지는 현 단계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블랙박스가 발견됨에 따라 사고 당시의 기체 급강하 원인 등 사고 원인 규명 작업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11년 무승’ 한 푸는 오늘… 이란 꺾어야 조 추첨 유리해진다

    ‘11년 무승’ 한 푸는 오늘… 이란 꺾어야 조 추첨 유리해진다

    감독과 캡틴의 목표는 똑같았다. 파울루 벤투(53) 남자축구 대표팀 감독과 주장 손흥민(30)은 23일 열린 비대면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경기를 반드시 이기고 조 1위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9차전을 치른다. 승점 20(6승 2무)으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조 1위로 올라가기 위해 이란(승점 22)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11년 동안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11년의 한을 풀어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올라가고, 월드컵 본선 조 추첨에서 조금 더 유리한 대진운을 기대할 수 있는 3포트에 안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지난 1월 부상으로 레바논,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7, 8차전을 뛰지 못한 손흥민은 “4개월 만에 동료들을 만나 반갑지만 놀러 온 건 아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대표팀이라는 영광스러운 자리에서 어떻게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본선행을 일찍 확정했지만, 이란전과 아랍에미리트전(29일)을 본선에 오르지 못한 팀처럼 임할 것”이라면서 “나와 동료들은 아직 만족을 못 하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벤투 감독도 “내일도 강한 스타팅(선발)으로 출발할 것이고, 벤치에도 활약할 수 있는 선수들이 있다. 최선을 다해서 우리 목표를 달성하겠다”면서 “백승호, 김진규(이상 전북), 황인범(루빈 카잔) 등이 코로나19 확진으로 빠졌지만 다른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전도 최종예선에서 했던 것처럼 볼 점유를 통해 경기를 컨트롤할 것이다. 상대 진영에서 오래 플레이하고 최대한 많은 공격을 진행할 것”이라면서 “수비해야 할 상황도 있을 텐데 집중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약 3년 만에 6만명이 넘는 관중 앞에서 홈 경기를 치르게 된 손흥민은 “정말 설렌다. 축구는 팬들이 없으면 다른 스포츠가 돼 버린다. 감정과 열정을 나눌 때 가장 멋있어지는 스포츠”라면서 “웨스트햄전이 끝나고부터 상암에서 경기하는 걸 생각했다. 찾아 주시는 팬들께 즐거움을 선사해야 한다는 확실한 책임감을 느끼고 경기장에 들어가야 한다. 오늘 잘 쉬고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해 끝나고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FIFA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의 조 추첨식을 다음달 2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컨벤션센터에서 연다고 밝혔다. 출전국은 1~4포트로 나뉘고, 개최국 카타르가 1포트 A조에 배치됐다. 나머지 31개국은 오는 31일 발표될 FIFA 랭킹에 따라 포트가 정해진다. 상위 1~7위, 8~15위, 16~23위가 각각 1~3포트에 속하고, 4포트에는 24~28위와 아시아·남미 대륙간 플레이오프(PO) 승자와 북중미·오세아니아 PO 승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연기된 유럽 PO 승자가 배정된다. 한국은 지난달 기준 FIFA 랭킹 29위로 본선 진출국 중 15위다.
  • 번역가는 기술자?… 번역이 없었다면 한국문학도 없었다

    번역가는 기술자?… 번역이 없었다면 한국문학도 없었다

    “세계문학을 읽고 번역하면서 한국문학이 성장했고 번역을 통해 우리 말과 글이 보다 풍성해졌다는, 당연하지만 새삼스러운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1895년부터 1960년까지 우리말로 번역된 세계 문학 작품 378편의 서문과 후기를 한데 모은 ‘번역가의 머리말’(소명출판)을 펴낸 박진영(50)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23일 번역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번역도 문학이라는 생각이 부족했고, 번역가가 단순히 언어를 전하는 기술자가 아니라 우리 문학의 한 주체라는 인식도 없었다”며 학계와 출판계 풍토를 꼬집으면서다. 박 교수는 7~8년 전부터 번역 작품 속에 번역가들이 남긴 ‘머리말’들을 모았다. 전국 대학 도서관이나 헌책방을 뒤지다시피 했는데 1960년대 이후부턴 누가 번역을 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책들이 허다했다. 그는 “1960~1980년대엔 번역가가 명시되지 않은 경우도 굉장히 많고 필명이나 유명 작가 이름으로 출간한 책도 많았다”면서 “창작이 아니라는 이유로 번역을 모방쯤으로 여기는 편견이 강했고 번역가가 우리 문학에서 어떤 역할을 한다는 인식이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나마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까지는 번역가들의 목소리가 남아 있었지만 ‘책 한 권이 나올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정리가 안 돼 있었다. 서문을 떼고 개정판을 낸 책도 많아 신문과 잡지, 단행본 등 옛 자료들의 실물을 찾아 일일이 확인해 가며 번역가들의 글을 복원했다. 그렇게 계몽기와 식민지 시기 73편, 해방기 27편, 6·25전쟁 전후 소설 44편을 비롯해 시집 25편, 희곡 25편, 아동문학 44편, 추리소설과 모험소설 31편, 중국문학 44편과 일본문학 24편 등 다양한 시대와 장르에 걸쳐 해외 작품을 우리말로 빚어낸 번역가들의 글을 한 권에 담았다. 잔다르크를 다룬 ‘애국부인전’(1907)을 역술한 장지연은 “슬프다, 우리나라도 약안(잔다르크) 같은 영웅호걸과 애국충의의 여자가 혹 있는가”라고 외치기도 했고, ‘엉클 톰스 캐빈’을 원작으로 한 ‘검둥의 설움’(1913)을 옮긴 이광수는 “대강의 대강을 번역하여 여러 젊은이에게 드리노니 이 굉장한 책이 어떤 것인 줄이나 알고 글의 힘이 얼마나 큰 줄이나 알면 내 소원은 이룸이로라”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소월의 스승으로 알려진 김억은 이 책의 한 챕터를 차지할 만큼 프랑스 상징주의와 고전 한시를 넘나드는 많은 머리말을 남기며 정교한 번역론을 펼치기도 했다. 박 교수는 “우리 문학의 ‘최초’를 쓴 이광수와 최남선 등도 번역을 통해 문학적 출발을 했다는 게 인상적”이라면서 “또 많은 번역가들이 단순히 언어를 옮기는 문제가 아니라 작품에 시대정신을 녹이고 새로운 상상력을 어떻게 우리말로 풀어내 독자들과 잘 만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는지 머리말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책 속 절반 가까이가 1920년대까지 작품들인데 그만큼 ‘한국 문학’이 자리잡기 전부터 번역이 문학의 자리를 채운 것이라는 의의도 덧붙였다. 다만 박 교수는 “번역문학과 번역가에 대한 인식은 아직 크게 나아지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번역가가 제대로 책에 등장한 것도 저작권 개념이 체계화된 1990년대 들어서였고 비교문학이 아닌 번역문학 자체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등장한 것도 불과 10여년 전부터다. 그는 특히 “사회과학이나 과학기술 등 우리의 모든 학문 분야도 번역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었음을 알아야 한다”며 “번역가의 날·번역문학상 제정 등 번역가에 대한 대접이 좋아지고 번역도 더 활발해져야 우리 문학이나 사상, 과학기술도 같이 발전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 봄의 수도… 천년의 시간 넘어, 황리단 꽃길 따라 [이우석의 미시 여행]

    봄의 수도… 천년의 시간 넘어, 황리단 꽃길 따라 [이우석의 미시 여행]

    명랑 고도… 벚꽃 터널 따라 BTS 노래 흥얼흥얼봄비 내린 지난주, 봄맞이에 한창인 경북 경주를 다녀왔다. 경주는 지금 거대한 컬러링북이다. 이 근사한 옛 도시는 봉긋한 고분에 연둣빛 수채물감을 채색하는 중이며 가녀린 가지마다 새하얀 꽃망울을 틔울 준비를 마쳤다. 곧 천지에 흩날리며 명경 같은 호수에 고혹적인 네일팁처럼 떠다닐 연분홍 꽃 이파리를 떠올려 본다. 과연 ‘봄의 수도’가 따로 없다.봄꽃이며 바다, 즐거운 체험과 재미 가득한 박물관, 맛난 음식, 향긋한 커피와 디저트, 그리고 아이에게 들려주는 역사 이야기. 무엇하나 빠뜨릴 게 없다. 누가 뭐래도 완벽한 관광종합선물세트 경주다. 요즘은 어떤지 살짝 들여다보고 왔다. 꽃샘이 나서 심통을 단단히 부리던 봄날의 초입이었다. 경주시. 미추홀(인천)과 더불어 한반도에서 가장 오랜 도시다. 경주에 있었던 사로국(斯盧國)만 계산에 넣어도 2100여년에 이른다. 고구려나 백제와는 달리 신라의 불변 수도로 보낸 기간만도 약 1000년이다. 신라와 경주를 ‘천년’으로 수식하는 이유다. 잉카 마추픽추(페루)의 역사와 비교하면 깜짝 놀랄 게다. 마추픽추는 조선 세조 초인 15세기 말에 건설됐으며 고작 80여년 후에 멸망했다. 경주에 비하면 ‘신도시’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경주엔 집(戶數)이 약 18만채 있으며 최대 90만명이 살았던 것으로 추산된다. 당시 바그다드(아바스), 장안(당), 콘스탄티노플(동로마제국)과 함께 세계 4대 메트로폴리스였다. “절이 별처럼 이어지고 탑은 기러기떼처럼 몰려 있다”(寺寺星張 塔塔雁行). 실크로드의 궁극적 종착지이자 불교가 융성했던 부자 왕국의 수도에 대한 삼국사기의 설명이다. 환경 때문에 숯을 연료로 쓰라고 했을 만큼 당시 서라벌은 풍요롭고 호화로웠다. 서울 보라매공원만한 절터(40만㎡)에 무려 81m 높이의 건축물(황룡사지 9층 목탑)을 지었다. 645년 완공한 이 ‘당대 최고 랜드마크’는 1238년 몽골의 침략으로 불탔다. 이후 한반도에는 1319년 동안 이보다 높은 건축물은 없었다. 1967년 서울 중구 소공동에 83m짜리 한진빌딩(KAL빌딩)이 세워지며 그제야 신라인의 기록이 깨졌다.조선 때는 계림부(鷄林府) 또는 경주부로 불리며 영남의 중심 역할을 했다. 이전 대의 불교와는 별개로 유교 문화를 꽃피우게 된다. 양동마을에서 조선 중·후기 양반 문화를 오롯이 지켜 오고 있다. 대한민국 10번째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더니 600년 전통 양동마을도 과거에 비해 외양이 조금 달라졌다. 우선 마을 어귀에 탐방객용 문이 따로 생겼다. 양동마을 박물관을 거쳐 입장할 수 있다. 박물관을 먼저 둘러보면 양동마을이 더욱 또렷이 보인다. 마을 역사는 600여년 전 혼인으로 맺어졌다. 풍덕류씨가 명문가 여주이씨를 만나 처가에 장가를 들며 시작됐다. 당시는 조선 전기로 양반 남자가 처가로 장가를 드는 처가입향(妻家入鄕)이 관례였다. 다음, 경주손씨가 풍덕류씨에 장가를 들고, 또 여주이씨가 경주손씨에 장가를 오며 씨족사회를 만들어 갔다. 양동은 여주이씨와 경주손씨 등 양성의 세거지로 자리매김했다. 영남 남인의 종장이자 성리학의 거두였던 이언적(1491~1553)이 여주이씨로 양동 서백당에서 태어났다. 이언적의 이름은 원래 이적이었지만 ‘훗날 등장할 가수 탓에 검색이 안 될까 염려한’(?) 중종에 의해 피휘자로 선비 언(彦)자를 가운데 넣었다고 한다. 양동마을은 이후에도 문과 31명 포함, 과거 급제자를 총 116명이나 배출했고 근현대에 들어서도 학자와 독립운동가를 배출하는 등 명문 마을로서 그 명성을 전국에 떨쳤다.양동마을은 경제활동과 제례 등을 자체 해결할 수 있는 독립적 구조로 이뤄졌다. 양반과 평민이 주변에 붙어서 살 수 있도록 기와집과 초가집이 공존하고 있다. 가운데 흐르는 개천을 중심으로 뒤편 문장봉으로부터 물(勿)자 형 산줄기가 뻗어내려 온다. 풍수에서 길지로 꼽는 지형이다. 각각의 언덕 줄기에 올라 보는 지형지세가 모두 다르다. 마을 내 수많은 고택들은 이런 자연적 특성을 십분 활용해 배치되어 있다. 국보와 보물을 포함해 문화재로 지정된 기와집의 수는 단일 마을 기준 전국 최다(26점)이다. 이언적이 지은 무첨당(無堂)은 별채가 유명하다. 역사 속 수많은 선비와 관인이 이곳을 찾아 남긴 현판과 죽편 등이 보물에 보물을 더하고 있다. 의병장 이의잠이 지은 수졸당, 양동에서 가장 먼저 지은 손소의 종가 서백당(송첨고택), 사간원 대사간을 지낸 이정덕이 살았던 상춘헌 등과 해저고택(물 밖에 있다) 등 우리 역사 이야기가 서린 건축물이 ‘옛 마을의 새봄’을 무심히 지켜보고 섰다. 인근 옥산서원과 독락당도 함께 들르면 졸졸 이끼를 굴리며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더욱 봄에 가까워진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경주는 국내에서 2번째로 면적이 넓은 시다. 주요 강만 해도 4개가 흐른다. 형산강 지류 서천과 북천, 기계천, 낙동강 수계인 동창천이 경주를 누비며 물을 공급한다. 덕분에 차를 달리는 재미가 있다. 굳이 감포 해변까지 가지 않더라도 곳곳에서 시원한 물 구경을 할 수 있다. 교동 교촌마을이나 보문관광단지에도 나지막한 실개천 둔치 트레일 코스나 보문호를 돌아 나가는 수변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요즘 전국에서 가장 뜨는 ‘핫플’ 여행지가 바로 ‘황리단길’이다. 대릉원 뒤쪽 황남동 일대, 포석로 쪽 한옥마을을 이르는 말이다. 천마총, 대릉원, 포석정 등 관광지와 명물 황남빵 가게가 있어 원래부터 관광객들이 몰리던 곳인데 요즘은 특유의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 인테리어가 결합돼 독특한 분위기의 편의 상업지구로 발전한 경우다.비슷한 느낌의 전북 전주 한옥마을과 비교해도, 최근에 조성된 곳이라 뭔가 세련된 분위기가 더하다. 예쁜 카페에서 쉬다가 근사한 한옥 레스토랑에 들러 맛있는 것 챙겨먹고 돌아오는 여행이 가능해졌다. 경주 관광이 ‘문화재만 보고 오는’ 유적관광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젠 이런 즐길거리가 킬러 콘텐츠가 됐다. 특히 도심, 버스터미널 등과 가깝고 사진찍기에 좋아 MZ세대 여행객의 주목을 단단히 받고 있다. 500번 버스가 지나는 도로를 중심으로 약 700m 정도의 상점거리가 형성되어 있다. 대릉원 담벼락을 돌아 제과점과 기념품 숍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황리단길이 시작된다. 한옥호텔 황남관까지 이르는 길가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 개성 있는 카페와 빵집, 기념품이나 신기한 물건을 파는 잡화점, 사진관 등이 이어진다. 책꽂이처럼 군데군데 좁은 골목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골목 안에는 여러 술집과 레스토랑, 사주카페, 한옥 게스트하우스, 서점 등이 나오는데, 이를 찾아 혈관처럼 고불고불한 골목을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일본 규슈의 유후인 마을이나 동유럽 옛 도시의 플라자 마켓 거리를 닮았다.경주 동쪽에는 관광 특구로 유명한 보문단지가 있다. 인공호 보문호를 가운데 두고 호텔과 리조트, 상업지구로 빙빙 두른 형태로 조성됐다. 진입하는 길부터 호반 산책길, 어디서나 봄의 매력에 한껏 빠져들 수 있다. 50년 이상 수령의 벚나무가 길가에 도열해 4월이면 온통 벚꽃 터널을 이룬다. 호반에는 화사한 신록의 수양버들이 가느다란 가지를 늘어뜨리며 봄바람에 산들산들 흩날린다. 호숫가 산책로를 이용하면 어디나 쉽게 이동할 수 있으며 자전거길도 잘 닦아 놓았다. 보문단지 안에만 있어도 며칠 잘 쉬어갈 수 있다. 공연과 컨벤션을 즐길 수 있는 문화시설부터 골프 코스, 레포츠 시설, 테마파크, 워터파크, 다양한 사설 박물관, 체험장 등 즐길거리가 빼곡히 들어섰다. 몇몇 리조트에는 온천수도 나오니 휴양에 최적화된 곳이다. 요즘은 식물원과 조류 동물원을 겸한 동궁원, 미디어 파사드를 즐길 수 있는 정글의 법칙 등이 들어서는 등 좀더 다양한 놀거리가 생겨나 재방문객을 불러들이고 있다.이 중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방대한 자료와 수집물, 멀티미디어 전시기법으로 우리 대중음악을 즐기며 이해할 수 있는 곳이다. 1925년 발매된 최초의 음반 ‘내 고향을 리별하고(안기영)’ 앨범, 최초 걸그룹 ‘저고리 씨스터즈’와 최초 아이돌 ‘아리랑 보이즈’ 등 희귀 음반부터 가왕 조용필, 들국화, 소방차, 현재 대중음악으로 세계를 제패하고 있는 방탄소년단(BTS)까지, 그 오랜 시간을 스치듯 한번에 만날 수 있다. 장르별 시대별로 총망라한 여러 음반 자료를 해설과 함께 실제 들어볼 수 있다. 3층 오디오 전시관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하이엔드 앰프와 초대형 스피커를 통해 신청곡을 들어볼 수 있는 오디오 감상실이 마련되어 있어 ‘음악세계’에 푹 빠져들 수 있다.필자가 경주와 처음 맺은 인연은 35년 전 수학여행 때였다. 서울 서부역에서 출발과 동시에 낱낱이 기록된 그 여행의 각인은 우루루 몰려다니며 유적과 유물을 훑듯 돌아다닌 ‘시찰’에 불과했다. 1987년 봄의 경주는 2022년 봄의 문턱에서 만난 인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천년 고도는 좀더 젊어졌고 더욱 화사해졌다. 게다가 올해는 스마트 관광도시 사업 대상지에 선정됐으니 이후 만나는 경주는 지금보다 똑똑하고 명랑할 듯하다. 이번엔 때가 일러 꽃바람을 맞아보진 못했지만, 조만간 편안한 휴식 속에 수많은 즐거움을 찾으러 갈 테다. 경주에서 찍은 사진을 뒤척이며 즐거운 상상을 한다. ‘고도(古都)를 기다리며’. 놀고먹기연구소장■ 여행수첩 ●황리단길 오스테리아 밀즈는 정통 이탈리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 고풍스러운 기와집에 입점한 레스토랑은 분위기도 그 맛처럼 근사하다. 블랙트러플을 넣은 크림 파파델리는 넓적한 면에 농후한 송로버섯 향이 진하게 배어있다. 면도 쫄깃하니 제대로 삶았다. 감칠맛 깃든 한치먹물리조토도 전국 어느 곳에서 맛보기 어려울 정도로 진한 풍미를 뽐낸다.●안강할매고디탕은 경주에서도 특별한 음식이다. 전형적 농촌 문화가 녹아든 다슬기탕인데 들깨가루를 넣어 고소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낸다. 투실한 고디(다슬기의 지역 방언)에다 배추, 부추 등을 썰어 넣고 끓여 든든하다. 곁들인 젓갈과 봄동김치, 더덕무침 등도 자꾸 젓가락이 가는 별미다. 양동마을과 가깝다.●천년한우는 한우 맛있기로 소문난 경주에서도 좋은 고기를 취급하는 식육식당이다.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서 상차림비(5000원)를 내면 숯과 반찬을 가져다 준다. 서울에선 등심을 선호하는 데 비해 경주 지역에선 보통 갈빗살을 많이 먹는다. 갈빗살 이름은 같지만 평소 보던 부위가 아니다. 이외에도 채끝, 부채, 업진 등 다양한 부위가 있다.
  • “북핵·ICBM, 한미 더 강력히 경고해야… 우린 중재자 아닌 당사자”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북핵·ICBM, 한미 더 강력히 경고해야… 우린 중재자 아닌 당사자”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기간 외교통일안보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한미동맹 강화’와 함께 ‘원칙 중심의 대북 정책’을 강조하는 등 문재인 정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법을 예고했다. 윤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분과에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제2차관과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 등 이명박 정부의 브레인들을 중용한 것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서울신문은 23일 홍용표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원곤 이화여대 대학원 교수, 김정 북한대학원대 교수에게 최근 안보 불안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 해법과 미중 갈등, 한일 관계 경색 등 윤석열 정부가 헤쳐 나가야 할 난제들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들은 북한의 무력시위에 대해서는 빈틈없는 한미 공조와 대북제재의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고, 미중 갈등 국면에선 원칙의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임박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및 핵실험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홍용표 교수(이하 홍) “외교적으로 미국, 유엔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을 강력하게 규탄하는 등 공동 대응을 확고히 해야 한다. 국내적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그냥 실험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우리에게 엄청나게 큰 군사적 위협이라는 점을 국민이 공감하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원곤 교수(이하 박)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2019년 12월에 통과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의 조항에 따라 당장 안보리를 구성해 제재 논의를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 하고 있다. 북한이 그 틈을 파고들고 있어 한미는 지금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로 북한에 경고해야 한다.” 김정 교수(이하 김) “5년간 중단해 온 블루라이트닝 훈련 재개를 통해 B52H 장거리 폭격기 및 B1B 전략 폭격기 등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등 사후적 억제력에 기초한 명징한 경고를 통해 북한이 도발 비용이 비싸다는 점을 인식하게 할 필요가 있다.” -대북제재 등 외교적 해법엔 한계가 있는 것 아닌가. 홍 “대북제재는 우리가 비핵화를 압박하고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며, 군사 충돌을 피하면서 북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평화적 수단이다.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마저 포기하면 핵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비핵화를 위해 유지해야 한다.” 박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지난 1년은 ‘전략적 인내 2.0’으로 들어간 것이 확실하다. 북한은 전술핵 고도화를 사실상 완성한 단계이기 때문에 새 정부는 미국과 우선적으로 비핵화에 대한 정책과 서로의 입장을 확실히 맞춰 공조한 후에 지금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김 “예방타격 등 군사적 대응과 외교적 협상은 실효성이 낮은 상황이다. 국제법적 효력을 갖는 경제제재는 국제사회의 결의를 상징하는 정치적 차원 및 북한 지도부의 선택지를 제약하는 전략적 차원에서 반드시 유지할 필요가 있다.”-대선 국면에서 ‘선제타격’ 논란이 있었는데. 박 “선제타격 능력을 구비하고 고도화할 필요는 있다. 선제타격 능력 외에도 북한이 이미 전술핵 능력을 완비했기 때문에 그것을 억제하고 대비하는 능력 또한 결국은 미사일방어체계의 수준과 직결된다. 우리 주도의 미사일방어체계에 주한미군의 미사일방어체계를 연동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어느 일방의 선제타격 가능성이 있는 상황까지 상승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부의 외교적 실패를 의미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선제타격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한반도 위기 안정성을 관리하는 것이 한국 대통령의 헌법적 책무다.”-북한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는데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나. 홍 “대북제재는 남북 관계 개선이 아니라 비핵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협상카드로 사용돼야 하며,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최소한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의지와 행동을 보여야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고려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한반도 비핵화가 아닌 ‘북한의 비핵화’란 것을 확인해야 한다.” 김 “핵 프로그램 신고 및 검증 진전에 맞춰 대북제재의 부분적이고 단계적인 해제를 북미 간 핵협상 의제로 올릴 수는 있겠지만 미국이 가진 북한에 대한 불신을 감안할 때 부분적·단계적 해법의 실현 가능성은 현시점에서 높지 않아 보인다.” -종전선언 추진은 필요한가. 홍 “평화 구축을 위해 종전선언이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추진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거나 좀더 좋은 수단이 있다면 그것을 평화로 가는 징검다리로 활용하면 된다. 다만 종전선언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평화체제의 조건은 아니다.”박 “종전선언은 지금 와서 얘기할 근거와 상황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양한 제안을 했지만 북한이 다 거부를 했고, 종전선언 역시도 조건 없이 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김 “미국과의 정책 부조화가 발생할 수 있는 종전선언에 새 정부가 집착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문재인 정부처럼 한국이 북미 관계 개선과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하는가. 홍 “필요하다면 당연히 해야 하지만 우리가 제3자로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당사자로서 북핵 문제에 접근하고 협상에 임해야 한다·” 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권위주의 체제에 대한 반감이 굉장히 높아졌고, 이에 더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조야의 반감을 뒤로하고 섣부르게 정상회담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북미 간 실무협의를 통해 합의의 내실을 다지는 과정 없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나서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새 정부도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정상회담을 주선하는 일이 생산적일 수 없다.” -미중 갈등 국면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때 현명한 선택은. 홍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을 지키는 자세가 중요하다. 미국과 중국 모두 우리에게 중요한 나라이며, 두 나라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 국익에 가장 좋다. 하지만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피할 수 없다면 ‘원칙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우리의 ‘자율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주요 원칙은 국가이익, 동맹관계, 국제규범 등이다.” 박 “미중 갈등이 하루 이틀 갈 것은 아니고 적게는 30년, 길게는 100년까지도 얘기한다. 국가이익을 고민할 때 원칙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없다. 지금은 전략적 모호성인데 그것은 원칙이 아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은 자유주의적인 국제질서에서의 법치주의, 열린 다자주의, 인권, 자유민주주의 등이다.” -대선 기간 당선인이 주장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도 논란이 일었는데. 홍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찾아야 하고, 만일 사드 배치가 최선의 방법이라면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협조로 안보 우려가 감소하면 철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박 “논점이 흐려졌다.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려면 다층방어를 해야 하는데, 그 중요 요소가 바로 미사일 간의 연동이다. 미국은 이것이 되고 우리는 안 된 상황. 북한이 여전히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는 것은 당연히 한국을 향한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다. 때문에 우리의 미사일방어체계는 자위권에 해당하는 것이고, 공격용 무기가 아니라는 점을 중국에 당당히 얘기해야 한다.” 김 “중국과의 3불 약속(미사일방어체계 가입,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동맹)이 한국에 전략적 이득은 불확실한 반면, 전략적 손실이 분명하다면 사드 추가 배치뿐만 아니라 다른 두 가지 문제도 필요에 따라 중국과 협상할 수 있어야 한다.” -한일 관계 경색을 타개하려면. 홍 “우선 양국이 신뢰를 회복하고 서로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역사,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하지만 미래의 안보, 경제 이익을 위해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양한 채널에서 대화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 “윤 당선인이 ‘전환기 정의’를 강조하는 입장이 아닌 ‘외교적 화해’를 강조하는 입장에 서 있는 전문가들로부터 충분히 의견 청취를 해 당면한 과제에 대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다만 충분한 논의가 없으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나서도 큰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위안부, 강제징용 문제 해법은. 박 “일단 원칙을 정하고 그 원칙 안에서 해법을 고민해야 된다. 하지만 현재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 때도 그랬고 대선 기간에 여야 후보들도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유일한 해법은 새 정부가 국민을 설득해 패러다임을 바꾸는 형태의 대일 접근도 고민을 해 봐야 할 때다.” 김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를 복원하는 노력에서 출발할 필요가 있다. 이념적 지향이 다른 정부가 체결한 국제 합의는 파기해도 된다는 전례를 남겼던 것이 일본의 정치 엘리트에게 한국에 대한 강한 불신감을 심어 주는 계기로 작용했다. 한국 측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일단 합의 복원 노력이다. 합의 복원은 윤 당선인과 새 정부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결의가 있는지에 달렸다. 강제징용과 관련해서도 일본과의 접점을 찾는 과정 자체가 국민에게 인기 없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의가 중요하다. 다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당선인이 전향적으로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서려는 결의가 있다 하더라도 민주당이 이를 정치적으로 동원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새 정부가 정치적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우리의 대응은. 홍 “평화, 인권과 같은 글로벌 어젠다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 평화를 파괴하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에 국제사회와 함께 단호히 대응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인간 존엄성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박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미국과 서방 등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다시 뭉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 능동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국익 차원에서 고민을 안 할 수는 없겠지만 이 사건 자체는 세계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보여 주는 중요한 계기다.” 김 “러시아의 침공은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국제적 대립 구도를 극적으로 명확하게 만들었다. 신냉전 구도가 확립하는 시기에 한국은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국가의 일원으로 외교 정책 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설정할 필요가 있다. 전략적 모호성보다는 전략적 선명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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