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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남아 뚫은 제주…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

    동남아 뚫은 제주…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

    제주도의 동남아 공략이 통했다. 필리핀 크루즈 첫 입항과 싱가포르 대규모 관광단 유치가 동시에 성사됐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출발한 대형 크루즈선 코스타 세레나호가 16일 강정항에 입항했다고 제주도가 밝혔다. 마닐라발 크루즈가 한국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크루즈에는 필리핀 관광객 2233명이 탑승하고 있다. 제주도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날 해녀 테마 공연을 선보이고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이용권과 제주 감귤 열쇠고리를 증정하는 환영 행사를 열었다. 도는 관광 일정에 전통시장을 포함해 지역 상권으로의 소비 확산도 기대하고 있다. 마닐라를 출발해 대만 지룽,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제주에 기항한 코스타 세레나호는 19일 마닐라로 돌아간다. 싱가포르에서는 유명 방송인을 앞세운 봄꽃 테마 관광단이 제주를 찾는다. 인기 방송인 궈량과 함께하는 ‘제주 봄꽃 여행’ 상품으로 20일부터 25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221명이 방문한다. 관광단은 녹산로 유채꽃길, 성산일출봉, 우도 등 봄꽃 명소를 둘러보고 9.81 파크, 제주당 베이커리 등 최근 인기 관광지도 방문할 예정이다. 공연 난타 관람과 동문시장, 칠성로, 매일올레시장 등 전통시장 투어도 일정에 포함됐다. 이 상품은 지난해 도가 싱가포르 여행사를 초청해 진행한 관광 콘텐츠 답사를 계기로 개발됐다. 두 사례는 단순히 방문객을 늘리는 단계를 뛰어넘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결과물이라 주목된다. 그동안 중국, 일본 등 특정 국가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을 받아 온 제주 관광으로서는 동남아 관광객이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보 도 관광교류국장은 “필리핀 크루즈와 싱가포르 테마 관광단은 제주 관광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지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고부가가치 관광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관광 허브로서 제주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 “식사·스드메 따로 신경 써야”… 외면받는 지자체 공공예식장

    지방자치단체들이 청년들의 결혼 비용 부담 등을 덜어주기 위해 청사 등을 공공예식장으로 개방하고 있으나 반응이 미지근하다. 충북 충주시는 시청 내·외부 공간을 공공예식장으로 무상 제공하기로 하고 지난달부터 신청받았지만 한 달이 넘도록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고 16일 밝혔다. 신청자는 시청 앞 잔디광장과 3층 대회의실을 예식 공간으로, 11층 구내식당을 연회장으로 무료 사용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희망자가 없다. 충주시 관계자는 “일반 예식장은 1년 전에 예약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아 시청을 개방했는데 문의 전화만 한 건 왔다”고 전했다. 충북도가 올해 마련한 청년축복 웨딩 사업도 출발이 좋지 않다. 도는 리모델링을 마친 대회의실과 문화광장815를 작은 결혼식 희망자들에게 무상 지원하기로 하고 오는 21일 결혼식을 할 첫 번째 신청자를 모집했으나 지원자가 없었다. 4~6월 사이 결혼식을 할 예비부부의 신청을 받고 있지만 이마저도 아직 신청자가 없다. 공공예식장 사업이 취지는 좋지만 외면받는 이유는 예비부부들이 따로 비용을 들여 식사와 드레스, 메이크업 등을 준비해야 하는 등 신경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전주시는 올해부터 공공예식장 신청자 10쌍을 선발해 스튜디오 촬영·드레스·메이크업 비용과 결혼식장 비품비 등 최대 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청년들의 결혼식 준비를 도울 웨딩업체도 선정했다. 이렇게 보완에 나서자 지난해 한 건도 없던 신청이 올해 3건 접수됐다. 작은 결혼식을 꺼리는 정서가 여전한 것도 공공예식장을 멀리하는 이유로 꼽힌다. 청주에 거주하는 A(37)씨는 “평생 한 번 하는 결혼식인데 제대로 하고 싶다”며 “무료 결혼식장에서 하면 어렵게 사는 것처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결혼식은 1년 전부터 준비하는데 너무 촉박하게 신청받은 것도 문제였던 것 같다”며 “의견 수렴을 거쳐 사업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국힘, 김영환 현역 첫 컷오프… 부산·대구도 ‘칼바람’

    국힘, 김영환 현역 첫 컷오프… 부산·대구도 ‘칼바람’

    공관위 “쇄신 출발점… 추가 접수”金 “불복”… 박형준 “망나니 칼춤”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회가 16일 김영환 충북지사를 현역 광역단체장 중 처음으로 ‘컷오프’(공천 배제)했다. 전권을 위임받고 복귀한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칼질’을 본격화한 것으로 박형준 부산시장, 대구시장에 도전한 현역 중진 의원들도 줄줄이 컷오프 위기에 놓인 상황이다. 김 지사는 물론 박 시장도 “망나니 칼춤”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공관위는 이날 오전 “현 충북지사를 이번 공천 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 신청자 외에 추가 접수를 받아 최종 후보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중앙당사 브리핑에서 “비단 충북 하나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충북에서 시작된 이 결단이 국민의힘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쇄신의 출발점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추가 컷오프도 예고했다. 김 지사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결정을 결코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자유민주주의 원칙과 절차를 파괴했다”고 비판했다. 공관위는 17일 추가 공천 신청을 받아 기존에 공천을 신청한 조길형 전 충북 충주시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윤갑근 변호사 등과 함께 심사를 이어 갈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낸 김수민 전 의원의 도전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시장과 주진우 의원이 공천을 신청한 부산시장 경선을 두고는 공관위 회의가 파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관위원은 박 시장 컷오프를 주장하며 “충격적 요법을 쓰지 않으면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공관위원들이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면서 회의는 파행했다. 박 시장은 페이스북에 “아무 기준도 없이 현역 단체장을 컷오프하고 단수 공천을 하는 것은 이기는 공천도 아니고 혁신 공천은 더더욱 아니다”라며 “이 위원장이 혁신 공천이란 이름으로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주 의원도 “저는 경선을 진심으로 원한다”고 했다.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의원을 모두 컷오프하고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초선 최은석 의원을 양자 경선에 올리겠다는 이 위원장의 구상에 대구도 발칵 뒤집혔다. 지난 13일 이 위원장의 전격 사퇴도 대구 현역 전원 컷오프 주장에 대한 정희용 사무총장과 공관위원들의 반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대표가 전권을 약속하고 복귀한 만큼 이 위원장도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주 의원은 채널A 출연에서 “민주당에 대구시장을 상납하려고 작정했다”며 “누구를 마음대로 자르고 당치도 않은 사람을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주 의원은 “중진에게 컷오프를 한다면 중진들 다 국회의원 그만두게 해야 한다. 절대 승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 민심 이반이 수도권 선거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TK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행정 통합 무산에 난데없는 이진숙 내려꽂기로는 TK 출신 유권자들이 결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관련자들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공관위 추가 사퇴 파동 가능성도 나온다. 이 위원장이 이를 강행하더라도 추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야 공천이 확정된다. 최고위원인 송언석 원내대표와 정점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려를 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재공모’는 17일 마감된다.
  • “100번 실패해도 101번째 성공하도록… K과학에 과감 투자를”[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100번 실패해도 101번째 성공하도록… K과학에 과감 투자를”[초격차 과학인재 1만人 프로젝트]

    위기보다 비전 보여 줄 때유학 가지 않아도 좋은 연구 가능단기 성과 없다고 흔들려선 안 돼젊은 인재에겐 보상 메시지 필요정부가 K과학의 잠재력 믿어 달라100번의 실패도 과정일 뿐재미와 끈기가 연구자의 원동력실패할 때 얻은 정보가 성공 불러해외 연구자들과 ‘네트워킹’ 중요인재 유입시킬 인프라 고민해야 “과학의 위기를 강조하기보다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비전을 보여주세요.” 우리나라에서 노벨과학상에 가장 근접한 후보로 꼽히는 박남규(66)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종신석좌교수는 ‘K과학’의 수준은 이미 크게 성장했기에 기술·과학계 인재 육성을 위해 정부의 참을성 있는 연구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술·과학계 후배들에게는 100번의 실패는 101번째 성공 확률을 높이는 길목일 뿐이라며 재미와 함께 ‘끈기’를 강조했다.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박 교수를 지난 12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에서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세계가 한류에 열광하나 K과학의 국제화는 멀어 보인다. 한국 과학기술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강점은 분명하다. 내가 대학원을 다니던 1980~90년대에는 한국 과학자가 사이언스나 네이처 논문 하나만 내도 언론이 떠들썩 했다. 지금은 한국 과학자들이 이런 논문을 내는 사례가 많다. 굳이 외국에서 유학하지 않아도 토종 연구자들이 국내에서 충분히 좋은 연구를 할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 정부가 꾸준히 연구·개발(R&D) 투자를 하고, 연구자들도 그만큼 잘한다. 다만, 가시적 성과가 바로 안 보인다고 쉽게 흔들려선 안 된다. 과학자 우대 분위기도 충분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믿고 맡기면 잘한다. 정부는 그 잠재력을 믿고 장기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업도 사회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R&D 지원에 나서야 한다.” -몇 년 전 갑작스러운 정부의 R&D 예산 삭감이 과학기술계에 충격이었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학기술 분야는 경제와도 직결되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맞다. 동시에 ‘최초의 기술’을 내놓을 수 있는 분야도 지원이 필요하다. 연구자가 ‘이건 아무도 안 한 최초의 기술이나 한번 해보겠다’고 제안하면, 평가를 거쳐 가능성이 있다면 과감하게 밀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단기 성과만 요구하지 말고 5~10년짜리 장기 지원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2000년대에 들어 일본이 노벨과학상 수상을 많이 한 이유 중 하나도 1970년대에 기초 연구를 비교적 자유롭게 하도록 지원했던 경험 때문이라고 들었다.” -과학 연구에서 ‘국제 네트워킹’의 중요성에 대해 항상 강조해왔다. “국제 네트워킹은 단순히 공동연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연구실에만 있으면 연구 분야의 메가 트렌드(큰 줄기)가 어디로 가는지, 앞으로 무엇이 중요해질지 알 수 없다. 해외 연구자들을 만나고 대화해야 지금 세계에서 어떤 연구가 진행되는지, 내가 뒤처진 건 아닌지, 방향을 잘못 잡은 건 아닌지 알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국제 네트워킹은 정보 싸움이다.” -이공계 위기에 대한 우려가 크고 우수인재의 의대 쏠림에 대한 걱정도 많다. “이공계 위기나 우수인재의 의대 쏠림이라는 식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 거꾸로 말하면 ‘우수한 인재는 이공계로 가고, 의대에는 덜 우수한 사람이 가야 한다’는 건데, 말이 안된다. 우수한 인재는 의대도 가고, 이공계도 가야 한다. 문제는 위기를 조장하는 분위기이다. 이러면 학생들도 ‘위기라는데 왜 내가 거길 가야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과학의 위기를 강조하기보다 한국 과학기술의 발전상과 비전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열심히 하면 보상이 있다’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해외 우수 인재나 외국의 한인 연구자를 국내에 유치할 방법은 뭘까. “연구 환경도 중요하지만, 연구 외적인 생활 환경도 정말 중요하다. 정부가 고가 연구 장비나 연구비를 지원하지만 우수 인력은 돈만으로 오지 않는다. 박사후연구원이나 외국 연구자들이 한국에 와서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주거 환경, 학교 인프라, 생활 편의가 필요하다. 일본이 우리보다 급여 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데도 인재를 끌어오는 것은 생활 인프라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대학 주변이나 학교 안에 거주 시설이나 방문 연구자용 시설 등을 더 잘 갖춰야 한다. 연구실의 현대화도 필요하다. 아직 노후화된 연구실이 많고, 안전이나 동선이 비효율적인 곳도 많다. 해외 대학의 경우 연구실이 훨씬 현대적이고 안전하다. 대학 안팎에 연구자들이 머물 호텔급 시설까지 갖춘 곳도 많다. 그런 인프라를 지방자치단체와 대학, 정부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기초과학과 연구 환경은 어떻게 변할까. “새로운 소재를 찾고, 새로운 기술 방향을 정하려면 방대한 데이터를 다뤄야 하는데, 사람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 특히 재료 분야의 데이터베이스는 바이오나 신약 분야만큼 잘 축적돼 있지 않다. 그래서 로보틱스를 활용해 빠르게 실험하고,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하는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게 하면 원래 5~6년 걸릴 신소재 개발도 훨씬 빨라진다. AI는 기초과학에서도 필수적이다. 다만 현재 상용화된 AI를 그냥 가져다 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새로운 신소재를 개발하려면 그 분야에 특화된 AI 툴이 필요하다. AI 툴을 만드는 쪽과 실제 그 툴을 쓰는 연구자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국내 최초로 종신 석좌교수에 임명됐는데. “정년을 맞기 전까지는 죽을 때까지 연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학교에서 종신 석좌교수를 하라니 부담도 되고 겁도 났다. 이전에는 평생 연구만 하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생겼다. 했던 연구를 계속 업데이트해야 할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연구를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됐다. 책임감이 더 생겼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 등도 종신 연구자 제도를 만드는데 우수 과학인재 유치에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된다. 미국에서는 우수 연구자에게 65세 이후에도 강의, 연구 등을 이어갈 수 있는 ‘테뉴어 제도’를 운영한다. 우리도 단순한 정년 보장보다 미국식 테뉴어 제도를 도입하면 좋지 않을까. 한편으로는 세대 순환을 막는 것은 아닐지 걱정스럽다. 윗사람이 계속 연구를 하고 싶다고 해서 자리를 오래 유지하면 새 연구자들이 들어올 자리가 줄지 않겠나. 좋은 제도이지만 조심해야 할 부분도 분명히 있다.” -어떻게 태양전지에 관심을 갖게 됐나. “우연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원자력 쪽에 관심이 있었는데,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 연구소에 입사했는데, 학사 학위만으로는 지식의 한계를 느껴 대학원에 진학했다. 공부를 하다 보니 모르는 걸 알게 되는 즐거움, 새로운 걸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그래서 박사까지 했다. 박사 시절 연구 주제는 초전도체였는데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NREL)에서 박사후연구원을 하는 동안 우연히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접하고 연구했다. 그러던 중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본격적으로 연구하게 됐다.” -실패도 많았다던데 과학자에게 ‘실패’란 어떤 의미인가.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갈 때 ‘실패’라는 말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 기술을 개선하다가 안 되면 실패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이라면 그건 실패라기보다 탐색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 연구자는 실패를 많이 할수록 얻는 정보도 많아진다. 한두 번 안 되는 건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100번 시도해서 안 됐다면, 그 100번 동안 엄청난 정보를 얻은 것이다. 그럼 101번째에는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그래서 100번의 실패도 실패라고 볼 수 없다.” -앞으로는 어떤 연구를 하고 싶나. “지금의 태양전지 원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원리를 찾고 싶다. 또 이산화탄소 전환 기술에도 관심이 있다. 이산화탄소를 다른 유용한 탄소화합물이나 고분자로 높은 효율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찾는다면 기후위기 대응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외 실리콘 반도체를 뛰어넘는 새로운 반도체 물질을 찾고 싶다. 지금보다 더 유연하고, 집적도가 높고, 만들기 쉽고, 사람들에게 편리한 새로운 반도체가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이 있다.” -평생 과학자로 살게 된 동력은. “재미인 것 같다.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재미다. 여기에 끈기가 하나 더 붙어야 한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결과가 돌아온다고 생각해야 한다.” ■ 박남규 교수는 ▲1960년 경남 마산 출생 ▲서울대 학·석·박사 ▲프랑스 ICMCB-CNRS 박사후 연구원 ▲미국 국립 재생에너지 연구원(NREL) 박사후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선임·책임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태양전지센터장 ▲성균관대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교수 ▲2018년 호암상 공학상 ▲2024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 ‘스크린 골프 여왕’ 박단유, KLPGA 첫 우승 시동

    ‘스크린 골프 여왕’ 박단유, KLPGA 첫 우승 시동

    박, 스크린골프 8승·2부 투어 2승8언더파 64타로 리더보드 최상단이예원·한아름 6언더파 2타 차 추격유현조 5언더파… 홍정민은 이븐파 ‘스크린 골프 여왕’ 박단유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우승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박단유는 12일 태국 촌부리 아마타스프링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2026시즌 개막전 리쥬란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1라운드에서 버디 9개,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64타를 쳐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다. 박단유는 국내 스크린골프 대회인 골프존 WG투어에서 무려 8승을 거뒀다. 지난해 2승을 따내고 WG투어 대상을 받은 스크린 골프 여자부 최강자다. 지난해 11월 KLPGA투어 시드전에서 10위에 올라 KLPGA투어 출전권을 확보한 박단유는 이번 개막전 직전 열린 지난 1월에도 WG투어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차지했다. KLPGA 2부 드림투어에서 2차례 우승했을 뿐 아직 KLPGA투어에서는 우승이 없는 박단유는 “WG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니 필드에서도 긴장이 덜 되고,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초반 4개 연속버디를 기록하면서 초반부터 흐름이 좋았다”면서 “전체적으로 다 좋았는데 퍼트가 특히 더 잘 되면서 아주 좋은 스코어로 경기를 마쳤다.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겨울 전지훈련을 했다는 박단유는 “스윙을 더 간결하게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했다. 퍼트도 늘 짧은 편이었는데 자신 있게 홀을 지나가게 치는 연습을 했더니 훨씬 나아진 걸 느낀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이날 이예원과 한아름이 6언더파 66타를 때려 박단유를 2타차로 추격했다. 아마추어 국가대표인 오수민(신성고)은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5언더파 67타를 적어내 우승 경쟁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했다. 드라이버샷 비거리 245~250m 장타를 펑펑 날리는 오수민은 “3번 홀까지 드라이버샷이 계속 옆으로 가고, 나무 아래서 한 샷도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차분하게 풀어가다 보니 보기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오늘 퍼트가 짧았던 홀이 많았다. 남은 2~4라운드에서 퍼트를 신경 쓰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호주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포드 NSW 오픈에서 준우승한 오수민은 “LET 대회에서 많이 느끼고 배웠다”면서 “오는 10월쯤 프로로 전향해 이민지(호주) 선수 같은 멋진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작년 대상 수상자 유현조는 이날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4위에 오르는 쾌조의 출발을 보였지만, 지난해 상금왕 홍정민은 이븐파 72타에 그쳤다.
  • [사설] 법안 잉크도 안 말랐는데… 재판소원·법왜곡죄 난장 조짐

    [사설] 법안 잉크도 안 말랐는데… 재판소원·법왜곡죄 난장 조짐

    ‘사법개편 3법’이 어제 0시를 기해 공포되면서 법왜곡죄·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 관련법들이 공식 시행에 들어갔다. 신설된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에 따라 고발된 1호 수사 대상은 조희대 대법원장이다. 고발인은 지난해 5월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과정에서 7만쪽에 이르는 재판 기록을 서면 검토해야 하는 법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점을 사유로 들었다. 법왜곡죄가 시행되면 판검사를 향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설사 법왜곡죄가 법원에서 인정되지 않더라도 고발 자체가 판검사를 위축시키고 수사기관이나 법원의 형사사건 기피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 혼돈을 어떻게 추스를지 앞이 캄캄하다. 재판소원제 역시 이만저만 혼란스럽지 않다. 시행 첫날인 어제부터 기다렸다는 듯 법원의 판결이나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이 헌법재판소로 밀려들었다. 재판소원이 정식으로 도입되기도 전인 올해 초부터 지난 9일까지 법원의 판결·결정에 불복하는 헌법소원 사건은 이미 369건이 접수됐다. 헌재는 1년에 최대 1만 5000여건의 재판소원 접수를 예상하고 있다. 소송 남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불필요한 행정 비용 증가는 물론 헌재의 업무 마비 사태까지 심각하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재판소원제는 억울한 재판 결과에 승복할 수 없는 사람들이 헌재의 판단을 한 차례 더 구해 볼 기회를 갖는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은 있다. 그러나 헌재가 재판소원을 인용해 재판을 다시 해야 할 경우 후속 재판 절차가 어떻게 진행돼야 하는지부터 지금 오리무중이다. 국민을 언제 끝날지 모를 소송 지옥에 빠뜨리고, 막대한 소송 비용을 감당할 돈과 권력이 있는 이들에게만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이 가시지 않는다. 당장 어제 대법원에서 대출 사기 등 혐의로 당선 무효형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만 해도 그렇다. 재판소원과 가처분이 받아들여질 경우 상실된 의원직 신분이 어떻게 변경될 수 있는지에 관해 별도 규정이 없어 혼란이 불가피해진다. 전국 법원장들은 어제부터 이틀간 간담회를 열어 후속 방안을 논의했으나 뚜렷한 해결책은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이 위헌 논란에도 힘으로 밀어붙였고 정부가 그대로 수용해 사법 3법은 정치적 목적의 부실 입법이라는 태생적 시비를 떠안은 채 출발했다. 국회와 정부, 대법원은 이제라도 현실적 문제들을 면밀히 점검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찾는 데 비상을 걸어야 한다. 이대로라면 법안의 최대 피해자는 국민이다.
  • “서울까지 30분” 계양~강화 고속도로 착공

    인천 강화에서 서울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한 시대가 열린다. 강화군은 12일 선원면 신정리 강화군생활체육센터에서 한국도로공사 주관으로 ‘계양~강화 고속도로 건설사업’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공사 구간이 7개로 나뉜 이 사업은 총연장 29.9㎞로 2032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가장 먼저 공사 계약이 체결된 7공구는 경기 김포시 월곶면과 선원면을 잇는 4.6㎞로, 강화해협을 횡단하는 교량(사장교 850m)이 포함돼 있다. 강화군은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강화에서 서울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섬 지역인 강화와 육지를 연결하는 교량은 현재 강화대교와 초지대교 2곳뿐이어서 연간 1700만명에 달하는 이용객을 수용하기에 벅찬 상황이다. 특히 주말과 공휴일이면 관광객 차량이 집중돼 상습적인 정체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강화까지 1시간 이상 소요된다. 그러나 이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강화 나들목(IC)에서 출발, 계양 분기점을 거쳐 인천공항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진입할 경우 30분대에 주파할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숨막히는 새벽의 붉은 빛줄기…지구의 끝 ‘태양의 집’을 거닐다

    세계 최대 분화구 ‘할레아칼라산’일출 압권… 한낮에도 色다른 절경분화구 속 크고 작은 분화구 매력마카푸우 일대 혹등고래 관찰 명소탄탈루스 전망대 일몰은 명불허전루비빛 샌디 비치는 서퍼들의 천국화산이 만든 원초적 세계, 미국 하와이주의 두 번째 여정이다. 마우이섬과 오아후섬이 목적지다. 두 섬은 모양새가 퍽 다르다. 화산이 만들었다는 것 외엔 공통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마우이는 빅 아일랜드처럼 극한의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다. 활화산은 없어도, 화산이 하와이에 남긴 풍경 가운데 가장 매혹적인 경관이 이 섬에 있다. 하와이주의 주도인 오아후섬이야 설명이 필요 없는 하와이의 대표 섬이다. 마우이와 오아후 여정에서 가장 기대한 건 사실 ‘우영우 고래’ 혹등고래와 바다거북 관찰이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실패했다. 그래도 그 파란 바다 아래 전설적인 동물들이 유영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하와이의 풍경은 충분히 감동적이다. 마우이섬은 색으로 말한다. 우주 어딘가에서나 볼 법한 색과 마주할 수 있다. 거기가 할레아칼라산이다. 둘레 33.5㎞, 지름 14㎞로 세계 최대 분화구다. 높이 3055m. 백두산과 서울의 남산을 합친 높이쯤 된다. 고도는 높아도 정상까지 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봉우리에 가까워질수록 비릿한 담뱃잎 냄새도 강해진다. 물론 유황 냄새다. 산자락의 집들은 죄다 지붕에 굴뚝을 이고 있다. 아니, 웬 굴뚝? 하와이에서 난방을 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하와이의 연평균 기온은 22도 정도로 온화하다. 한데 마우이의 할레아칼라산이나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케아산은 다르다. 고지대여서 낮에도 제법 춥다. 특히 절경으로 입소문 난 새벽 일출과 ‘스타리 스타리 나이트’를 이루는 별밤을 보려면 최소 늦가을 옷차림이 필수다. 숙소에서 대형 수건을 챙겨가는 것만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는다. 할레아칼라는 하와이어로 ‘태양의 집’이라는 뜻이다. 외계 행성에 온 듯한 휴화산 분화구는 새벽 무렵에 숨 막힐 정도로 다양한 색상의 일출을 선사한다. 하와이 사람들은 새벽에 나타나는 이 붉은 줄무늬를 ‘카헤 라’라고 부른다. 주로 시 같은 문학 작품에 흔히 쓰이는 표현이라는데 ‘새벽의 붉은 빛줄기’ 정도의 의미다. 태양이 중천으로 오르면 분화구 안에 여태 한 번도 본 적 없을 빨강, 분홍, 주황 등의 색조가 드러난다.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이 거칠고 남성적이라면 할레아칼라 화산은 우아하고 현란한 여성미가 압권이다. 분화구 안의 크고 작은 분화구(제주의 ‘오름’과 같다)들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봉긋 솟아올랐다. 분화구 내 토양은 형형색색으로 반짝거린다. 표면이 달과 흡사해 실제 우주비행사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단다. ‘슬라이딩 샌즈 트레일’(키오네히에 트레일)을 통해 분화구 안을 둘러볼 수 있다. 할레아칼라 방문자 센터 약간 아래에 있다. 트레일 길이는 16㎞ 정도다. 공원 관계자는 “키오네히에 트레일 전체가 꽤 길어서 하루 만에 완주하기는 어렵다”면서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는 부분만 돌아보기를 권한다”고 밝혔다. 할레아칼라 분화구 건너편은 미 항공우주국(NASA) 천문관측소다. 차로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이 일대에서 굽어보는 마우이섬 전경이 일품이다. 섬 드라이브에 나선다. ‘로드 투 하나’(하나 고속도로)는 섬의 동쪽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거리는 약 85㎞다. 길지는 않지만 만만히 볼 도로는 아니다. 머리핀처럼 굽은 구간이 617개, 1차선 다리가 59개, 사각지대도 수없이 많다. 제한속도가 시속 25마일(40㎞)이어서 도로 주행 시간은 평균 2시간 30분에 이른다. 현지에선 ‘이혼의 길’이라 불린다. 글쎄, 난폭운전은 잦은 다툼과 이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려나. 마우이엔 오아후만큼이나 가볼 만한 해변이 즐비하다. 카팔루아 비치가 가장 널리 알려졌다. 흔히 플레밍 비치 파크라 불리는데, 몇 해 걸러 한 번씩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힐 만큼 명성이 자자하다. 카아나팔리 비치 역시 ‘2003년 미국 최고의 해변’에 꼽혔다고 한다. 백사장 길이가 4.8㎞나 된다. 마우이 서쪽에 있다. 이 해변 북쪽의 푸우 케카아, 흔히 ‘블랙 록’이라 불리는 암초 지대는 스노클링 명소다. 라우니우포코 비치 파크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곳으로 꼽힌다. 용암석으로 둘러싸인 천연 수영장이다. 이제 오아후섬으로 넘어간다. 마우이에 ‘로드 투 하나’가 있다면 오아후엔 ‘72번 국도’가 있다. 탄탈루스, 다이아몬드 헤드, 진주만 기념공원 등 오아후의 거의 모든 명소가 이 도로에 굴비처럼 매달려 있다. 와이키키를 기준으로 가급적 오전 10시 이전에 출발해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아보는 게 좋다. 교통량, 주차 등에 유리하다. 하루에 다 돌아보기는 어렵다. 섬 동쪽 해안의 경우 마카푸우 전망대나 좀 더 위의 카일루아 비치 정도에서 복귀하는 게 좋다. 시내 와이키키 해변 뒤의 탄탈루스 전망대는 일몰을 겨냥해 찾아가면 된다. 해넘이 풍경이 명불허전이다. 야경도 빼어나다. 오아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 헤드는 사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제주 성산일출봉이 다이아몬드 헤드와 생성 과정이 정확히 일치한다. 바다에서 화산이 만든 풍경은 매우 드물다. 성산일출봉과 하와이 다이아몬드 헤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유다. 섬 동쪽 코스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카이 전망대다. 여긴 한국인들에게 이른바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정확히는 산 중턱의 분지에 들어선 주택들이 한반도 형상과 닮았다는 곳이다. 사실 ‘한반도 지형’은 코웃음이 나올 정도의 억지춘향 작명이지만 코코헤드 분화구 풍경만큼은 아주 빼어나다. 여행객들이 자주 들르는 것도 사실 코코헤드를 보기 위해서다. 라이나 전망대는 현지의 한 잡지에서 본 사진 한 장에 이끌려 찾아간 곳이다. 제주 지질트레일 중 용머리 해안의 축소판 같다. 주름진 코코 헤드 분화구와 억겁의 풍화, 침식으로 형성된 해안 바위 지대가 멋들어지게 어울렸다. 좀 더 위의 샌디 비치 공원은 큰 파도가 자주 몰려오는 곳이다. 서퍼들이 즐겨 찾는다. 일몰 때면 연한 루비 색깔로 물드는 하늘이 황홀경을 펼쳐낸다. 오아후에서 가장 유명한 마카푸우 전망대는 동쪽 해안 끝에 있다. 사방으로 펼쳐진 풍경이 장쾌하다. 구글 지도엔 대놓고 ‘고래 관찰 명소’라고 표기했다. 주차장에서 1시간 정도 걸어 올라야 한다. 마카푸우 전망대에 오른 건 역시 혹등고래를 보기 위해서다. TV 드라마로 유명해진 이른바 ‘우영우 고래’다. 우리도 그렇지만 미국 사람들도 혹등고래와 바다거북에 아주 각별한 감정을 갖는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범고래가 혹등고래 새끼를 사냥하거나, 뱀상어가 바다거북의 등껍질을 갈가리 찢는 걸 보면 강한 분노와 안타까움을 느낀다. 연민을 넘어 거의 동류의식에 가까운 듯하다. 그래서 세계적으로 매우 각별하게 보호 활동을 벌인다. 하와이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바다거북 곁에 약 3m 이내로 접근하지 말라는 법까지 만들었다. ‘대항해 시대’에 멸종에 이르도록 잡아먹었던 죄를 씻으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혹등고래는 등이 울퉁불퉁하다. 현재까지 알려진 생태는 남극 등 극지방의 어장에서 크릴새우 등을 잔뜩 먹은 뒤 지구 반 바퀴를 헤엄쳐 하와이 등 따뜻한 바다에서 새끼를 키운다. 사실 따뜻한 열대 바다엔 혹등고래가 좋아하는 크릴새우 등 먹잇감이 전혀 없다. 따뜻한 바다는 그저 새끼를 위한 보육원일 뿐이다. 마카푸우 일대의 물빛은 제주 바다와 비슷하다. 지구 끝에 온 것 같은 아름다운 빛이다. 같은 화산섬이니 당연하다. 다만 제주 바다와 달리 오아후는 파도가 거세 수영보다는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열대섬 하면 연상되는 반얀트리 나무는 오아후에 세 그루 있다. 카메하메하 동상 옆, 와이키키 해변 인근, 그리고 바다거북 관찰로 유명한 노스 쇼어의 터틀베이다. 이 중 터틀베이 인근의 반얀트리가 가장 크다. 카이마나 비치는 와이키키 동쪽 끝에 있는 한적한 해변이다. 운이 아주 좋으면 하와이 특산종인 몽크 바다표범과 마주할 수 있다. 워낙 귀한 녀석이라 몽크 바다표범이 등장하면 곧바로 해변을 폐쇄하고 ‘인간’의 출입을 통제한다. 카카아코는 거리 벽화 덕에 힙스터의 성지가 된 곳이다. 9개 블록의 거리에 다양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다. 호놀룰루 시가지에서 바닷가 쪽에 있다. 하와이를 찾는 신혼부부를 위해 현지의 전설 하나 소개한다. 하와이를 대표하는 꽃 중 하나는 나우파카다. 만개해도 쥘부채처럼 절반만 핀 듯한 형상의 꽃이다. 해변에 핀 건 나우파카 카하카이, 산에 핀 건 나우파카 쿠아히위다. 두 꽃은 각각 나우파카 공주와, 그의 약혼자이자 어부인 카우이의 화신이다. 카우이의 사랑을 갈망했던 ‘불의 여신’ 펠레가 둘을 질투해 각각 산과 해변에서 자라게 갈라놨다고 한다. 하와이의 연인들은 종종 완전한 사랑을 꿈꾸며 각자의 팔뚝에 두 꽃을 문신으로 나눠 새긴다. 두 꽃을 표현한 거리 벽화, 액세서리도 흔히 볼 수 있다. ■ 여행 수첩 -하와이 모든 지역의 출입 절차가 예전보다 복잡하고 까다로워졌다. 입장료도 비싼 편이다. 특히 마우이섬의 할레아칼라는 돈이 있어도 못 들어갈 수 있다. 하루 입장객과 차량 수를 제한한다. 할레아칼라로 가는 도로(Hy. 378)는 일출 예약제로 운영된다. 24시간 연중무휴이지만 매일 오전 3시부터 7시까지는 예약자 외에 공원 출입이 제한된다. 일출 관람객이 많을 경우 추첨을 하기도 한다. 누리집(www.recreation.gov)에서 2개월 전 예약이 필수다. 예약 수수료 1달러, 입장료는 자동차 한 대당 30달러다. 패스는 3일 연속 유효하다. 방문 48시간 전 오전 7시에 추가 티켓을 판매하긴 하나, 하와이 가기 전에 예약해 두길 권한다. 할레아칼라 일대에서 오래 머물 계획이라면 음식과 음료를 충분히 챙겨야 한다. 음식점은 물론 편의점도 없다. -할레아칼라의 아름다운 색이 담긴 사진은 한낮에 촬영해야 한다. 일출, 일몰 전후엔 분화구가 그늘에 가려 암석의 색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사이를 권한다. -마우이는 12~4월 혹등고래가 몰려드는 세계적 명소다. 1~3월이 절정으로 알려졌다. 마우이와 몰로카이, 라나이섬 사이의 아우 해협이 유명하다. 호오키파 비치 공원에선 바다거북을 볼 가능성이 높다. 오아후에선 마카푸 전망대가 고래 관찰 명소, 바다거북이 자주 출몰하는 곳은 노스 쇼어 일대다. -진주만 기념관에선 속이 보이지 않는 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 소지품 보관함에 맡겨야 한다. 핵심 시설인 애리조나 기념관, 미주리호, 태평양 항공 박물관, 보우핀 잠수함 등은 오가는 셔틀과 보트 등의 예약이 필수다.
  • “이란 드론 막고 싶어? 그럼 우크라 도와”…‘몸값’ 올리는 젤렌스키 [핫이슈]

    “이란 드론 막고 싶어? 그럼 우크라 도와”…‘몸값’ 올리는 젤렌스키 [핫이슈]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예기치 않게 우크라이나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드론 전문가들을 중동에 파견해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일 영상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데 있어 세계 최고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 군사 전문가들이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로 출발해 이란이 발사하는 드론 공격에 대한 방어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경험이 없다면 유럽과 미국의 파트너들이 강력한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면서 “우리를 돕는 사람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 우크라이나를 도와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우크라이나가 돕는 것에 대해 확실한 대가를 받겠다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먼저 우리의 방어, 특히 방공망 강화에 계속해서 도움을 주어야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드론 방어와 관련한 노하우를 얻고 싶다면 반드시 그에 대한 대가를 내놓으라는 의미다. 이에 대해 BBC는 “우크라이나는 이란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와의 전쟁에 개입하지 않으려 했던 중동 지역의 더 많은 동맹국을 확보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역전돼 서방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키이우에서 잘 알고 있다”고 짚었다. 이 같은 상황 역전은 지난 9일 젤렌스키 대통령과 아일랜드 출신의 저널리스트 카일란 로버트슨과의 인터뷰에서도 잘 드러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많은 파트너 국가가 키이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기분좋은 일”이라면서 “미국 측에서도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파트너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란 전쟁은 오히려 존재감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보유한 이란제 샤헤드 드론에 수년간 시달려 이를 요격하고 방어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전 경험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적 밀착을 강조하며 우크라이나가 공동의 적에 맞서고 있다는 연대감을 형성하려는 의도도 읽힌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 이란 정권의 무력화가 지역 및 세계 안보의 필수 조건”이라면서 “이란 국민에게 정권을 타도할 기회를 주는 것이 마땅하며 이는 이란의 테러로 고통받아온 모든 국가의 안보를 보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 [포착] 덩치가 이 정도였나?…美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 공중 급유

    [포착] 덩치가 이 정도였나?…美 차세대 폭격기 ‘B-21 레이더’ 공중 급유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 ‘B-21 레이더’(B-21 Raider 이하 B-21)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군사 전문 매체 더워존(TWZ)은 하늘에서 공중 급유를 받는 B-21의 모습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날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공중급유기 KC-135R 뒤에 바짝 붙어있는 B-21과 줄 형태의 장치가 연결된 것이 희미하게 확인된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공중 급유는 지난 10일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 상공에서 이루어졌다. 특히 사진상으로 알 수 있듯 B-21의 거대한 덩치가 눈길을 끄는데, KC-135R의 날개길이는 약 40m 정도다. 이에 대해 TWZ는 “B-21이 오래전부터 공중 급유를 받았을 가능성이 높지만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개발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지난해 6월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해 명성을 떨친 B-2 스피릿 폭격기를 만든 노스롭그루먼이 제작 중인 B-21은 B-2 이후 30여 년 만에 새로 등장한 미 공군의 차세대 스텔스 전략폭격기다. 노스롭그루먼 관계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B-21은 미 공군이 30여 년 만에 내놓는 신형 폭격기”라면서 “6세대 항공기 자격을 갖추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한 바 있다. 관련 정보가 대부분 비밀에 가려진 B-21은 핵을 탑재할 수 있는 스텔스 폭격기로 미 공군이 운용 중인 B-52, B-1B, B-2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최초 장거리 타격 폭격기 계획(Long Range Strike Bomber program)으로부터 출발해 지난 2014년 7월 제안요청서 발송을 시작으로 사업이 본격화됐다.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B-21의 날개 길이는 이번 사진에 드러나듯 KC-135R보다 살짝 더 큰 것으로 추정되며, 탑재중량은 13.6t으로 B-2(27t)에 비해 많이 적어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폭탄도 스마트화되면서 과거와 달리 굳이 많은 무장을 장착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B-21은 과거 폭격기와 달리 정보수집, 전장관리, 항공기 요격까지 가능한 그야말로 멀티플레이어 폭격기다. 미 공군은 향후 100여 대의 B-21을 운영할 예정으로 대당 가격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또 올라 무려 7억 달러에 육박한다.
  • 김윤지 또 은메달 추가… 단일 대회 최다 신기록

    김윤지 또 은메달 추가… 단일 대회 최다 신기록

    19세 철의 여인이 또 해냈다. 김윤지(BDH파라스)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에서 세 번째 메달을 수확하며 단일 대회 최다 메달 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윤지는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에서 26분51초6의 기록으로 미국의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윤지는 전날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에서 은메달, 지난 8일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 선수가 동계패럴림픽에서 멀티 메달을 따낸 것도 처음인데, 3개 이상 메달은 한국 장애인체육 역사상 김윤지가 최초다. 전체 19명 중 16번째로 출발한 김윤지는 중반까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5㎞ 구간을 지날 무렵 역전을 허용했고 마지막 한 바퀴를 두고 넘어지며 결국 마스터스를 따라잡지 못했다. 경기 후 그는 “이번 시즌 시작하기 전에는 매 대회 3등, 4등 정도 생각했는데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성장했고 성적도 생각보다 잘 나왔다”면서 “패럴림픽에서 메달 3개나 땄다. 첫 출전에서 이런 결과를 내서 영광스럽다”고 웃었다.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를 넘나드는 김윤지는 오는 13일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추적에서 대회 2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한다. 김윤지는 “내가 회복력 면에서는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즐겁게, 재미있게 경험하고 오겠다”고 다짐했다.
  • [씨줄날줄] 개혁 도마 오른 농협중앙회

    [씨줄날줄] 개혁 도마 오른 농협중앙회

    “농협이 힘이 센지 내가 더 힘이 센지 아직 모르겠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취임 첫해인 2003년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농협중앙회는 1961년 농업은행과 농협 조직이 합쳐지면서 출범했다. 이후 마을 단위 협동조합을 통합하고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2000년 축협까지 합쳐지면서 ‘공룡 농협’이 됐다. 중앙회장은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농업 대통령’이다. 조합장 투표로 선출되는데 선거가 종종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다. 결국 2011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중앙회장 선거 관리를 위탁했다. 현재 중앙회 구조는 2012년에 확정됐다. 중앙회가 100% 출자한 금융·경제지주를 세우고 각각의 지주 아래 계열사들이 있다. 이른바 ‘신경(신용·경제사업) 분리’다. 중앙회는 경제(17개), 금융(12개), 교육(4개) 분야별 자회사를 갖고 있으며 임직원은 10만명이 넘는다. 중앙회장의 권력이 제어된 것은 아니다. 회장은 물론 중앙회 임원들이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에 관여한다. 정부가 지난 9일 발표한 특별감사에 적힌 내용이다. 신경 분리의 목적은 경제사업, 즉 농업의 경쟁력 강화였다. 결과는 실패다. 경제지주의 지난해 영업 손실은 800억원대로 전망된다. 그동안 금융지주의 수익으로 경제지주의 적자를 메워 왔다. 경제지주의 사업이 산지 농협과 경합 및 대립 구도를 형성했다는 지적도 있다. 농협의 출발점은 생산자협동조합이다. 그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농민이 아닌 임직원을 위한 조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어제 조합원 참여를 늘리는 선거제 개편 등 농협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농촌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의 최전선에 있다. 한류로 한식에 대한 세계적 관심은 커지고 있다. 기술 발전과 유통구조 변화로 기업농이 증가하고 있지만 소규모 자영농도 농촌의 보존을 위해 필요하다. 위기이자 기회인 지금이야말로 농민 조합원을 위한 농협중앙회로 지배구조를 환골탈태시켜야 할 때다.
  • 주민 손길로 피어나는 골목 정원… ‘종로 정원사’ 봄맞이 새출발[현장 행정]

    주민 손길로 피어나는 골목 정원… ‘종로 정원사’ 봄맞이 새출발[현장 행정]

    “구민 보람차도록 든든히 뒷받침”2학기 교육 시작… 서촌 등서 실습허브차 시음 등 정원 체험도 확대 “종로 정원과 공원 곳곳에 ‘종로 정원사’ 여러분의 애정 어린 손길이 닿은 덕분에 일상 풍경이 아름답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11일 종로구청에서 ‘종로 정원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오리엔테이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원 예술에 대한 시민 관심이 높아지면서 종로구는 지난해 6월 청진공원에 ‘종로 정원사의 집’(기존 종로홍보관)을 조성하고 ‘종로 정원사 마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정 구청장이 “가드닝(정원 가꾸기)이 취미 활동이든 직업이든 여러분이 나날이 각별한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종로구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하자 박수가 쏟아졌다. 종로 정원사 양성 교육은 총 5학기 과정으로 구성된다. 2학기인 이번 상반기에는 1학기를 이수한 ‘풀잎정원사’ 23명과 새롭게 선발된 ‘씨앗정원사’ 19명 등 총 42명이 참여한다. 지난해에도 참여 한 한 주민은 “더 푸릇한 종로를 만드는 데 동참하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종로 정원사 마을은 카카오메이커스 후원으로 사단법인 생명의숲과 함께 추진하는 도심 공공정원 사업이다. 올해도 구는 생명의숲과 함께 정원 설계와 식물 생태 분야에서 전문성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강사진을 꾸렸다. 정원을 가꿔본 경험이 적은 주민을 위한 5차례 기본 교육과 3차례 실습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장 실습은 북촌·서촌·청진인사·사직 등 4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권역별 책임정원사와 함께 청진공원뿐만 아니라 종로 곳곳을 지역 특성에 맞춰 골목을 가꾸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구는 바쁜 일상 탓에 긴 시간을 내기 어려운 주민을 위한 ‘정원 여가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어르신까지 세대별 맞춤형 가드닝 교육, 허브차 시음 등 체험 프로그램이 종로 정원사의 집에서 열린다. 마음의 휴식이 필요한 구민이나 종로에서 생활하는 직장인 등이 정원 가꾸기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식물을 활용한 주야간 취미·여가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정 구청장은 “종로 정원사 마을은 구민, 기업, 전문가가 지속 가능한 공공정원 관리체계를 만들기 위해 함께하는 프로젝트”라며 “종로 정원사의 집을 중심으로 종로 전역에 정원 생태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김윤지 또 은메달 추가…단일 대회 최다 신기록

    김윤지 또 은메달 추가…단일 대회 최다 신기록

    19세 철의 여인이 또 해냈다. 김윤지(BDH파라스)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에서 세 번째 메달을 수확하며 단일 대회 최다 메달 신기록을 작성했다. 김윤지는 1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에서 26분51초6의 기록으로 미국의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에 이어 두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윤지는 전날 크로스컨트리 스프린트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지난 8일에는 바이애슬론 여자 개인 12.5㎞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의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여성 선수가 동계패럴림픽에서 멀티 메달을 따낸 것도 처음인데, 3개 이상 메달은 한국 장애인체육 역사상 김윤지가 최초다. 이전까지는 2018년 평창 대회 당시 신의현(금1·동1)이 최고 성적 보유자였다. 크로스컨트리는 눈이 쌓인 산악·설원 지형에 조성된 코스를 스키로 빠르게 주행해 완주하는 종목이다. 선수들은 30초 간격으로 출발해 2.5㎞로 구성된 코스를 네 바퀴씩 돌며 기록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치른다. 전체 19명 중 16번째로 출발선에 선 김윤지는 중반까지 안정적인 경기 운영으로 선두를 유지했으나 5㎞ 구간을 지날 무렵 역전을 허용했다. 막판 역전을 노렸지만 마지막 한 바퀴를 두고 넘어지며 위기를 맞았고 결국 마스터스를 따라잡지 못했다. 김윤지는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를 넘나들며 전방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바이애슬론 스프린트 추적에서 대회 2관왕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도 도전한다.
  • “박제된 미모의 저주?”… 세계 최고 미소녀 CEO 됐는데 미소년 왜 망가졌나 [핫이슈]

    “박제된 미모의 저주?”… 세계 최고 미소녀 CEO 됐는데 미소년 왜 망가졌나 [핫이슈]

    어린 시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이’로 불리며 전 세계의 관심을 받았던 스타들의 삶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프랑스 모델 틸란 블롱도(24)는 최근 약혼 소식을 전하며 모델과 사업가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불렸던 배우 비요른 안드레센은 평생 그 별칭의 그림자 속에서 힘든 삶을 살다 세상을 떠났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어린 시절 ‘세계 최고 미모’라는 타이틀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아이들의 엇갈린 인생을 조명했다. ◆ ‘세계 최고 미소녀’로 불렸던 틸란 블롱도 틸란 블롱도는 2005년 네 살의 나이에 장폴 고티에 패션쇼 런웨이에 서며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프랑스 아동 패션 잡지 ‘보그 앙팡’ 표지를 장식하면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완벽한 이목구비로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미모 천재’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10살 때 촬영한 패션 화보가 어린 모델을 지나치게 성인처럼 연출했다는 논란을 불러오기도 했다. 당시 일부에서는 아동 모델을 성적으로 대상화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 속에서도 블롱도는 모델 활동을 이어갔고, 2017년 돌체앤가바나 패션쇼에 서며 성인 모델로 본격 데뷔했다. 현재 그는 모델 활동과 함께 헤어케어 브랜드 ‘에날리트’를 창립하며 사업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 ‘세계 최고 미소녀’로 불렸던 그는 이제 패션업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미녀 CEO로 성장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블롱도는 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약혼 소식을 공개했다. 그는 “내 가장 친한 친구에게 ‘예스’라고 말했다. 영원히 함께하겠다”고 적으며 약혼 사진을 올렸다. 약혼 상대는 프랑스 배우 벤자민 아탈로, 두 사람은 2022년부터 교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 러시아 ‘미소녀 스타’들 등장 러시아 출신 모델 크리스티나 피메노바도 어린 시절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으로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는 8살 때 사진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면서 모델 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보그·아르마니·버버리 등 유명 브랜드 캠페인에 참여했다. 다만 일부 사진이 어린 모델을 성적 대상으로 소비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피메노바는 모델 활동과 함께 연기 학교에서 배우 수업을 받으며 영화 출연 등 연기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 SNS 시대 ‘세계 최고 미모’ 타이틀 2010년대 들어 SNS가 확산하면서 어린 나이에 화제가 되는 ‘미소녀 모델’들도 잇따라 등장했다. 러시아 모델 안나 파바가는 세 살 때 모델 활동을 시작해 ‘러시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을 얻었고 패션 화보와 광고에 등장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나스타샤 크냐제바 역시 여섯 살 때 SNS 사진이 화제가 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는 현재 음악과 방송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의 비극 반면 어린 시절 외모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가 힘든 삶을 겪은 사례도 있다. 스웨덴 배우 비요른 안드레센은 15살 때 영화 ‘베니스에서의 죽음’에 출연하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년’으로 불렸다. 그러나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 과정에서 자기 외모가 과도하게 소비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린 나이에 성적 대상이 됐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별칭은 평생 그를 따라다녔고, 그는 개인적 비극과 우울증을 겪으며 오랜 기간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안드레센은 2025년 10월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 어린 명성의 두 얼굴 전문가들은 어린 나이에 외모로 얻는 명성이 양면성을 지닌다고 지적한다. 일부는 이를 발판으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지만, 과도한 관심과 기대가 심리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SNS 시대에는 어린 모델의 이미지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논쟁과 비판도 더욱 커지고 있다. 결국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녀’라는 타이틀은 누군가에게는 성공의 출발점이 되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평생 따라다니는 무거운 꼬리표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등하교 지킴이 성북, 교통안전 캠페인 실시

    등하교 지킴이 성북, 교통안전 캠페인 실시

    서울 성북구가 지난 6일 장위1동 서울 장곡초 앞에서 초등학생 등하굣길 교통안전을 위한 어린이 교통안전 캠페인을 실시했다고 10일 밝혔다. 개학을 맞아 진행된 이날 캠페인에는 성북구청, 종암경찰서, 장곡초, 종암모범운전자회 등 50여명이 참여했다. 종암경찰서 주관으로 진행된 이번 캠페인에서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제한속도 준수, 보행자 우선 문화 확산, 불법 주정차 근절 등을 홍보하고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교통안전 수칙을 안내했다. 구는 올해 지역 내 17개 초등학교에 어린이 등하교 교통안전 지도사 65명을 배치해 통학로 안전 확보에 힘쓰고 있다. 장곡초에는 4명의 지도사가 배치될 예정이며,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이 큰 장곡초 후문 사거리에는 올해부터 모범운전자회 3명이 배치돼 보행 안전 지도를 하고 있다. 캠페인에 참여한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스쿨존에서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항상 멈추고, 확인하고, 출발하는 기본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성북구는 관계 기관 및 학교 등과 협력해 어린이들이 안심하고 등하교할 수 있는 교통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북중 교류 회복 시그널… 평양~베이징 열차 6년 만에 재개

    북한 평양과 중국 베이징을 잇는 국제열차 운행이 코로나19 이후 약 6년 만에 재개된다. 북중 간 인적 교류 확대 흐름 속에서 양국 교류 회복의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교도통신은 10일 평양~베이징 국제열차가 12일부터 운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열차는 매주 월·수·목·토요일 주 4회 왕복 운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도 열차 운행 재개를 확인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북중 여객열차 운행은 양국 간 인적 교류를 촉진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평양~베이징 국제열차는 단둥과 신의주를 거쳐 양국 수도를 연결하는 대표적인 북중 육상 교통로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경을 장기간 봉쇄하면서 국제열차 운행도 중단한 바 있다. 열차는 베이징에서 오후 5시 26분 출발해 이튿날 오후 6시쯤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랴오닝성 단둥에서 한 차례 정차한다. 단둥은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신의주와 맞닿아 있는 북중 접경 도시다. 열차 편성 가운데 뒤쪽 2량만 승객 수송에 사용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외교관 등 공무 목적 인원 수송에 활용하고 좌석이 남으면 일반 승객에게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이후에도 북중은 국경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은 채 화물열차만 제한적으로 운행해 왔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북한 방문 외국인 가운데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일각에서는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이 관계 관리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새 봄 마라톤 완주 필승 전략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새 봄 마라톤 완주 필승 전략 [박성국의 러닝 보급소]

    38㎞ 지점을 지나 잠실대교 북단 구간에 진입했을 때, 목표했던 ‘싱글’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라톤 동호인들은 풀코스(42.195㎞)를 3시간 10분 이내, 정확히는 3시간 9분 59초까지 완주하는 것을 ‘싱글’이라고 부른다. 3시간 이내에 완주하는 ‘서브-3’(Sub-3)가 멀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일종의 자기 위안적인 은어다. ●마라톤 평탄코스 얕보다간 ‘큰코’ 그러나 거센 강바람이라는 ‘벽’을 마주했다. 이를 악물고 잠실역사거리를 돌아 잠실종합운동장 동문을 향한다. 저 멀리 결승선이 보였다. 200m 남짓한 거리가 그렇게 멀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사력을 다해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 머리가 핑 돌며 몸에 힘이 쭉 빠져 하마터면 그 자리에 쓰러질 뻔했다. 얄밉게도 시계에는 3:10:17이 찍혀 있었다. 18초 차이로 목표 달성 실패. 2년 전 서울마라톤의 아픈 기억을 소환한 건 이제 닷새 앞으로 다가온 ‘2026 서울마라톤’에 처음 도전하는 러너에게 맞춤형 완주 전략을 소개하기 위함이다. 1931년 ‘동아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서울마라톤은 국내에서 유일한 플래티넘 라벨 등급 대회다. 세계육상연맹(WA)은 대회의 규모와 참가 선수의 수준 등 세부 항목을 평가해 최상위 플래티넘, 골드, 엘리트, 일반 순으로 등급을 부여한다.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세종대로-청계천-동대문-군자역을 거쳐 잠실대교를 건너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대장정을 마치는 코스는 이제 서울마라톤의 전통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달 22일 열렸던 대구마라톤이 길고 지루한 언덕 구간으로 악명 높다면, 서울마라톤은 국내 대회 중 손에 꼽히게 평탄한 코스여서 ‘PB 맛집’(Personal Best·개인 최고기록)으로 통한다. 누적 상승고도만 놓고 보면 올해 서울대회가 약 80m인 반면 대구 대회는 225m나 된다. ●시작 구간엔 내 몸과 대화하듯 평탄 코스라고 만만하게 보면 큰코다친다. 모든 마라톤은 첫 5㎞ 구간이 그날의 레이스 성패를 좌우한다. 이른 시간 대회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출발하기 전부터 현장 분위기에 휩쓸려 마음이 들뜨기 마련이다. 이른바 ‘도파민 과다 분비’ 상태다. 이때 출발 총성이 울리면 완주가 목표가 아닌, 기록 경신을 목표로 한 숙련된 러너들이 먼저 썰물처럼 치고 나가기 시작한다. 들뜬 기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속도를 올리게 되면, 높은 확률로 금방 퍼지게 된다. 예열 없는 가속은 순식간에 심장 박동을 높이고, 평소 훈련 때보다 빠른 속도로 체내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초반 5㎞는 내 몸과 대화하듯 천천히, 튀어 나가려는 마음을 꾹꾹 억눌러 가며 뛰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통상 2㎞ 지점까지는 목표 평균 페이스보다 15~20초 느리게 달리면서 5㎞ 지점부터는 목표 평균 페이스로 달리는 ‘빌드업’ 러닝을 권장한다. 아주 완만한 내리막 구간으로 시작하는 서울마라톤의 1차 관문으로는 청계천(10㎞)~고산자교 하부 반환점~종각(20㎞) 구간이 꼽힌다. 주로가 크게 좁아지는 데다 청계천을 끼고 긴 거리를 달렸다 다시 종각까지 돌아 나와야 하기 때문에 지루함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그나마 이 코스를 뚫고 종로대로에 오르면 강북의 중심을 시원하게 횡단하는 서울마라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25㎞ 지점을 지나면 전방에 신답지하차도가 보인다. 엘리트 선수를 비롯해 마스터스 상위권 주자들은 차도 상단을 그대로 통과하게 되지만, 애석하게도 대부분의 일반 참가자에게는 도로 통제에 따라 지하차도로 잠깐 내려갔다 다시 올라가는 ‘다운&업’ 구간이다. 소리가 울리는 지하차도에서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며 마음과 정신을 다잡은 뒤 짧은 오르막을 평지에서보다 더 짧은 보폭으로 끊어 오른다면 크게 힘들이지 않고 지날 수 있다. ●본게임 32㎞ 지점… ‘색다른 보급’이 힘 본게임은 군자역과 어린이대공원 사거리를 지나 성동교사거리(약 32.5㎞)부터 시작된다. 어지간한 숙련자라도 32㎞ 지점부터는 체력이 아닌 정신력의 영역이다. 종아리나 허벅지 근육 경련을 호소하며 인도 곳곳에 앉거나 누워 있는 참가자를 심심찮게 보게 될 것이다. 체내에 비축된 에너지가 거의 고갈된 상황에서 주로는 38㎞ 잠실대교까지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다만 응원단이 밀집해 있는 데다 이들이 냉수, 콜라, 심지어 맥주와 막걸리까지 제공하는 만큼 ‘색다른 보급’을 즐길 수도 있다. 사실 이 정도까지 왔다면 지금까지 달린 게 아까워서라도 완주까지 9부 능선은 넘은 셈이다. 거리의 응원단이 ‘나의 지인이 아니다’는 이유로 눈치 보며 음료 급수를 그냥 지나치지는 말자. 이때만큼은 모두가 마라톤으로 대동단결, 하나가 되어 서로 서로 도와주는 공간이다. ●대회 전날 숙면 위해 카페인 삼가야 잠실대교를 무사히 건넜다면 이제 다 왔다. 잠실역사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마지막 2㎞ 직선 주로가 나오지만, 여기서부터는 지금까지 달려온 리듬과 호흡에 몸을 맡기면 된다. 봄의 대축전을 위한 준비는 모두 끝났다. 남은 기간 가장 중요한 것은 ‘안 하던 것 하지 않기’다. 대회 전날 숙면을 위해 커피 등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정도의 관리와, 대회 전날과 당일 아침 맵고 짠 음식과 유제품 정도만 피하는 게 좋다.
  • [서울광장] 청령포 가는 또 하나의 방법

    [서울광장] 청령포 가는 또 하나의 방법

    강원도 영월을 배경으로 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흥행하면서 2006년 개봉 영화 ‘라디오 스타’도 소환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왕사남’ 현장을 보러 영월을 찾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라스’의 금강정과 청록다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라스’의 배경으로 영월이 선택된 것도 이 고장 분들에게는 송구하지만 오지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영월이 단종의 배소(配所)가 된 것과 같은 이유였다. 우리 뇌리 속의 청령포는 나갈 수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는 외로운 유배지다. 지금은 신림에서 영월 사이에 터널도 뚫렸다지만, 오래전 영월에 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는 기억이 있다. 그러니 청령포를 방문하면 단종을 고립시킨 주변의 산과 강이 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더욱 비극적인 느낌을 갖게 된다. 그런데 지역에선 단종의 유배길이 육로가 아닌 뱃길이었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주장도 있는 모양이다. 영월읍은 서강과 동강이 합류해 남한강을 이루는 두물머리에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남한강 수운은 강원도 내륙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삼연 김창흡(1653~1722)의 ‘단구일기’(丹丘日記)는 일종의 유람기이지만 조선시대 남한강 뱃길의 사정도 짐작케 한다. 청음 김상헌의 증손자로 문곡 김수항의 자제인 김창집·김창협·김창흡·김창업 형제는 당대 정치를 좌지우지했다. 흔히 장동 김문으로 불리는 이들 집안은 인왕산 옆 장동과 청풍계에서 대대로 살았다. 장동 김문은 겸재 정선의 패트런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겸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인왕제색도’와 ‘청풍계도’ 역시 장동 김문이 사는 동네를 시점 삼아 그린 작품이다. 겸재의 대표 화첩 중 하나인 ‘경교명승첩’의 ‘석실서원도’도 그렇다. 남양주 한강변 석실서원은 장동 김문의 가묘(家廟)나 다름없었고 훗날 삼연도 배향됐다. 삼연은 1688년 3월 한양에서 출발해 뱃길로 여주·충주·청풍·단양·영월을 35일 동안 여행하고 일기와 300수 남짓한 시를 남겼다. 본격적인 유람에 앞서 덕포에서 성묘를 하고 4일 출발했다고 적었으니 석실서원과 묘소를 먼저 들른 듯하다. 삼연의 남한강 유람은 형인 농암 김창협이 한 해 전 청풍부사로 나간 것이 계기가 됐다. 청풍은 오늘날 제천시의 일개 면이지만 조선시대에는 읍 격이 높은 도호부였다. 남한강이 절경을 이루는 곳으로 수운을 이용하면 한양을 오가기도 어렵지 않았다. 이 때문에 청풍에는 당대 실력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삼연은 한벽루에서 ‘양근과 여주 지나 동쪽으로 거슬러 충주를 넘어 도착한 뒤에는 조각배를 저녁 물가에 내버려두었네’라고 노래했다. 삼연은 3월 25일 단종의 무덤과 사육신의 사당인 육신사(六臣祠)를 찾았다. 이곳에서 ‘삼경에는 노산군의 무덤 위에서 울더니 / 사경에는 육신사로 옮겨 내려가고 / 오경에는 소리마저 끊어졌으니 어찌된 일인가 / 금강의 물은 흐느끼며 피를 더한다 / 나그네는 말을 몰아 밤에도 머물지 못하고 / 명월루에서 슬픔과 원망에 젖어 있네’라는 시를 남긴다. 자규(子規)란 소쩍새다. 단종은 영월 관풍헌에서 죽기 전에 지었다는 ‘자규시’를 통해 자신을 원통한 소쩍새에 비견했다. 삼연도 옮겨 다니며 구슬피 우는 소쩍새를 떠올렸다. 금강(錦江)은 청령포를 흐르는 서강을 이른다. ‘단종의 물길 유배’ 주장에는 “영월 뱃길은 험한 물살을 거슬러야 하는 만큼 꺼렸을 것”이라는 반론이 많다. 단종이 한양을 떠난 6월 22일은 장마철이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삼연은 양평을 막 지난 대탄(大灘)부터 ‘물길이 높고 여울이 심히 사나운데 가운데 돌덩이가 많아 얼기설기 엉켜 있다. 물가는 사납고 물은 노하여 들끓듯 하니 차가운 포말이 날아와 매우 두려웠다’고 적었다. 그럼에도 단종이 유배길 초반 뱃길을 이용했다는 것은 정설이다. 원주 흥원창까지는 배를 탔을 것이다. ‘단구일기’를 보면 청령포가 ‘극악의 유배지’는 아닐 수 있다는 느낌도 갖게 된다. 뱃길이라면 영월에서 남한강 하류 서울 사이는 조금 과장하면 노를 젓지 않아도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영월과 청령포가 ‘마음의 거리’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이었던 듯싶다. 적어도 세조가 조카 단종을 영월에 보내면서 처음 먹었던 마음만큼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모르겠다. 아직도 세조를 모르는 탓인가. 서동철 논설위원
  • [공직자의 창] 장애인 고용, 의무를 넘어 기회로

    [공직자의 창] 장애인 고용, 의무를 넘어 기회로

    최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시행령’ 개정안이 공포됐다. 민간기업의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현행 3.1%에서 2027년 3.3%, 2029년 3.5%로 단계적으로 상향하는 내용의 시행령이다. 2024년 3.8%로 높아진 공공부문과 달리 민간부문은 2019년 이후 3.1%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장애인 고용 확대를 위한 의미 있는 변화다. 인구 전체 고용률은 63.8%인 반면 장애 인구의 고용률은 34.0%에 머물러 있다. 여전히 많은 장애인이 일할 기회를 충분히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민간 의무고용률 상향은 이런 격차를 완화하고 장애인의 경제활동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장애인에게 일자리는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자립의 기반이자 사회와 연결되는 통로이며 스스로 가능성을 증명하는 기회다. 일터에서의 경험은 소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동료와 함께 일하며 관계를 맺고,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며 성취감을 느끼고,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는 경험은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장애인에게 일은 자립의 출발점이자 존엄의 토대다. 그동안 장애인 고용은 ‘도와야 할 대상’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기술 혁신과 산업 구조 변화 속에서 장애인의 직무 영역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역량이 실제 일자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다. 의무고용률 상향은 그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장치다. 특히 장애인은 일할 기회 자체가 제한될 때가 많다.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적합한 직무가 개발되지 않았거나 근무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무고용률 상향은 단순히 숫자를 올리는 정책이 아니라 ‘장애인과 함께 일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다. 의무고용률 상향이 기업에 부담으로만 인식돼선 안 된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면서도 기업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의무고용률을 초과해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 지급하는 지원금인 장애인 고용장려금과 함께 의무고용 미이행 기업의 장애인 고용을 유도하기 위한 장애인 고용개선 장려금도 신설했다. 또한 지주회사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요건을 현실에 맞게 정비해 제도 이용의 편의성도 강화했다. 공단은 고용이 저조한 기업에 역량분석·직무개발·취업알선 등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고용 컨설팅을 통해 다양한 업종에서 장애인 적합 직무가 새롭게 발굴되고 있다. 의무고용은 ‘부담’이 아닌 ‘변화의 계기’로 자리잡아 가는 중이다. 공단은 앞으로도 민간기업이 안정적으로 의무를 이행하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다. 나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연계한 장애인 고용 모델을 확산시켜 장애인 고용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넘어 경쟁력이 되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4월은 장애인 고용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애인 고용 촉진 강조기간’이다. 의무고용률 상향이라는 제도적 변화가 실질적인 일자리 확대와 인식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정부와 공단의 노력뿐 아니라 기업과 국민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장애인 고용은 특정 집단을 위한 정책이 아닌 사회 전체의 포용성과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다. 일할 기회를 넓히는 일은 사회의 가능성을 넓히는 일이다. 장애인 고용 촉진 강조기간을 맞아 더 많은 기업이 문을 열고 더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지길 기대한다.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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