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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어행’들에게 거는 기대/안미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어행’들에게 거는 기대/안미현 경제부장

    ‘어공’이란 말이 있다. 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정권과 무관하게 늘 공무원인 ‘늘공’에 빗댄 표현이기도 하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은 자신을 ‘어행’이라고 표현했다. 어쩌다 행장이 됐다는 것이다. 더 웃음이 터진 것은 “주변에 나 말고도 ‘어행’들이 많다”고 한 대목에서였다. 함 행장의 말마따나 따지고 보면 조용병 신한은행장, 윤종규 KB국민은행장, 이광구 우리은행장 등은 모두 ‘어행’들이다. 전임자가 갑자기 아프지 않았다면 조 행장은 BNP파리바 사장을 끝으로 집에 갔을지도 모른다. KB 사태가 터지지 않았다면 윤 행장의 등장도 장담하기 어려웠을 게다. 이 행장은 막판까지 아무도 다크호스임을 알아채지 못했다. ‘어행’들의 등장은 국내 은행사(史)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꽤 오랫동안 한국의 은행들은 주인이 없음에도 주인 있는 회사로 군림해 왔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그랬고,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그랬다. 공적자금이 투입된 우리은행은 정권 창출에 기여한 인사나 관료들의 놀이터였다. 그도 저도 아닌 국민은행은 ‘KB 잔혹사’가 말해 주듯 수많은 행장이 떠내려왔다가 떠밀려 갔다. 완벽한 단절은 아니지만 ‘어행’들은 분명 오랜 시간 한국 금융을 주물러 왔던 세력 내지 네트워크와 대나무 마디처럼 구분을 형성한다. 그 과정은 겉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지난했다. 함 행장만 하더라도 김승유라는 거목을 뛰어넘기 쉽지 않았다. 김정태 회장이 많이 들어냈다고는 하나 여전히 그룹 안에 단단히 포진하고 있는 ‘김승유 키드’들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친 거대 은행장 자리를 호락호락 내줬을 리 만무하다. 김승유 전 회장은 김병호 당시 하나은행장을 밀고, 김정태 회장은 김한조 당시 외환은행장을 밀다가 접점이 안 생기자 ‘제3후보’로 타협했다는 게 표면적인 정설이다. 개인적으로는 김승유 전 회장 못지않게 지략이 뛰어난 김정태 회장이 처음부터 함 행장을 염두에 두고 치밀한 포석을 펼친 게 아닌가 싶지만 중요한 것은 행장후보추천위원들이 어찌 됐든 막판에 ‘상고 출신 영업통’을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행추위원들은 경북 안동에서 사전 면접까지 해 가며 함 행장의 그릇 크기를 재고 또 쟀다. 작전의 산물이든 실력의 산물이든 ‘성골’(하나은행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 출신)이 아닌 함 행장은 통(通)을 받았고 하나은행은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채널 갈등’(국민은행과 주택은행 출신 간 반목)을 극복할 적임자로 낙점된 윤종규 행장도, ‘신한 사태’의 골 깊은 상처를 치유해야 하는 조용병 행장도 마찬가지다. 운 좋기로 유명했던 고(故)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은 이런 말을 했다. “운도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고. 제아무리 운이 찾아와도 준비돼 있지 않으면 그 운을 잡을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런 면에서 함 행장이 겸손하게 표현한 ‘어행’은 진정한 의미의 ‘어행’이 아니다. 이를 입증하듯 윤 행장은 취임하자마자 신한은행을 바짝 따라붙었다. 조 행장은 자신의 주무기인 글로벌을 앞세워 수성을 자신한다. 이광구 행장은 네 번이나 실패한 우리은행 민영화를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며 동분서주다. ‘어행’들이 ‘준행’(준비된 행장)임을 안팎으로 인정받는 순간 이들이 가져온 단절은 새 출발로 이어질 것이다. 우리 금융시장 성숙도를 갉아먹는 또 하나의 주범인 ‘낙하산’ 고리도 끊어지는 전기가 마련될 것이다. ‘어행’들에게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hyun@seoul.co.kr
  • 김빈우 10월 결혼, 1살 연하 예비남편 누구? ‘사업체 운영하는 건실한 청년’ 훈훈 외모

    김빈우 10월 결혼, 1살 연하 예비남편 누구? ‘사업체 운영하는 건실한 청년’ 훈훈 외모

    김빈우 10월 결혼, 1살 연하 예비남편 누구? ‘사업체 운영하는 건실한 청년’ 커플사진 보니 ’김빈우 10월 결혼’ 배우 김빈우(32)가 오는 10월 11일 결혼한다. 김빈우의 소속사 코엔스타즈 측은 28일 “김빈우가 오는 10월 11일 백년가약을 맺는다”고 김빈우 10월 결혼 소식을 전했다. 소속사 측은 “3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두 사람은 올해 초까지 진지한 만남을 이어온 끝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김빈우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비신랑은 1살 연하의 사업체를 운영하는 건실한 청년으로 알려졌다. 김빈우의 결혼식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되며, 일반인인 예비신랑을 배려해 가까운 친척과 지인들만 초대해 비공개로 진행될 예정이다. 김빈우는 소속사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소통하며 소소하고 행복하게 살기로 약속했다”고 결혼 소감을 전했다. 소속사는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두 사람의 앞날을 함께 응원하고 축하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김빈우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커버스토리] 등 밀며 목욕탕 민심 청취…직접 생일 축하 전화까지

    [커버스토리] 등 밀며 목욕탕 민심 청취…직접 생일 축하 전화까지

    내년 4월 총선까지는 7개월 이상 남았지만, 현역 의원들은 이미 출발선을 박차고 나갔다. 지역에 ‘꿀단지’를 숨겨 놓은 듯 틈만 나면 지역구로 달려간다. 28일 특수활동비 개선 소위원회 구성 문제로 국회 본회의가 파행되자마자 여당 원내지도부가 국회 대기령을 해제한 까닭 또한 많은 의원들이 지역구 일정을 잡아 놓은 채 발을 동동 굴렀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의원들의 홍보 전략도 각양각색이다. “경쟁자와 차별화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인식이 만연했다. 내년 총선을 향해 뛰는 ‘배지’들의 남다른 지역구 관리법을 살펴본다. ●해결사형… 생활 민원 해결이 대세 최근 들어 ‘민원 상담’을 통한 생활밀착 지역구민 관리는 여의도의 새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거리에서도 의원들의 민원 상담 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새누리당 김용태(서울 양천을, 재선) 의원이 18대 국회 때부터 운영해 온 ‘민원의 날’이 원조 격이다. 나경원(서울 동작을, 3선) 의원은 ‘토요데이트’, 심윤조(서울 강남갑, 초선) 의원은 매월 첫째 주 금요일 ‘사랑방좌담회’라는 이름으로 벤치마킹을 했다. 이노근(서울 노원갑, 초선) 의원도 40년에 가까운 공직 경력을 토대로 매주 금요일 주민 민원을 해결해 준다.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별 동 대표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다. 이 의원은 “간혹 주례를 서 달라 하거나, 소개팅 요청도 온다”며 웃었다. 야당 의원들도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남춘(인천 남동갑, 초선) 의원은 마지막 주 토요일 ‘민원 상담의 날’을 운영한다. 무소속 천정배(광주 서구을, 5선) 의원은 일요일마다 지역구 내 풍암호수 그늘에서 ‘2시의 데이트’를 열고 동네 민원부터 정치 현안까지 두루 청취한다. ●마당발형… 넉살로 승부한다 넉살 좋은 의원들은 ‘스킨십’을 주무기로 내세운다. 새누리당 박대출(경남 진주갑, 초선) 의원은 지역구에 머물 때는 꼭 새벽에 일어나 목욕탕 네다섯 곳을 돌면서 알몸으로 주민들과 만나 소통한다. 진주 민심의 집합소인 중앙시장과 서부시장을 찾아 생생한 현장의 소리도 듣는다. 특히 박 의원은 행사 개회식에서 축사만 하고 떠나는 형식적 행사 참석을 기피한다. 그래서 한 자전거대회에 참여해 직접 63㎞를 완주했다가 근육이 뭉쳐 한동안 뒤뚱뒤뚱 걷기도 했다. 같은 당 배덕광(부산 해운대·기장갑, 초선) 의원도 목욕탕을 즐겨 찾는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주민들과 대화하면 더 진솔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해운대구청장 시절부터 목욕탕을 찾아 민원을 청취했다는 배 의원은 “이제 목욕탕이 민원 상담소가 됐다. 며칠 뒤 다시 만나 민원 결과를 꼭 들려준다”면서 “등도 밀어 주면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목욕탕 스킨십’을 즐기는 새정치연합 박수현(충남 공주, 초선) 의원은 지역민들의 장거리 행사까지 찾아가 인사하는 정성을 보여준다. 서울이나 공주에서 출발해 밤늦게 워크숍 등 행사 숙소에 도착하면 아예 다음날 ‘기상 인사’로 참가자들을 놀라게 한다는 것. 신성범(경남 산청·함양·거창, 재선) 의원은 각종 지역행사 챙기기의 달인이다. 지역축제, 기념식, 출판기념회 축사를 도맡아 한다. 최근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여당 간사로서 지역 교육 분야와 관련된 민원 청취에도 힘쓰고 있다. 새누리당 홍철호(경기 김포, 초선) 의원은 늘 빨간색 운동화를 신고 김포를 종횡무진 활보하고 있다. 새누리당 홍문표(충남 홍성·예산, 재선) 의원은 지역구민 경조사 챙기기에 많은 신경을 쏟는다. 결혼·장례는 물론 신혼여행 다녀온 뒤 축하 인사와 ‘삼우제’(장례 후 3일째 되는 날 묘지를 찾아가 지내는 제사) 때 위로 전화 등 철저한 ‘AS’로 유명하다. 이철우(경북 김천, 재선), 김용남(경기 수원병, 초선) 의원은 생일을 맞은 지역 주민과 당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하는 ‘감동의 생일 전화’를 운영하고 있다. 이 의원의 경우 하루에 30~40명에 이르며,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이학재(인천 서·강화갑, 재선) 의원은 자전거 마니아다.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다니며 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은 물론 인천 서구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닐 정도다. ●탈정치형… 정치색 뺄수록 가까워진다 정치 색깔을 뺀 지역 활동에 주력하는 의원들도 있다. 서울 강서을에 출사표를 던진 새정치연합 진성준(비례대표) 의원은 지역 사무실을 아예 ‘북카페’로 만들었다. 의원 사무실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보좌진이 지역민을 위한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저녁에는 와인 파티를 종종 연다. 또 명사들이 강사로 나서는 ‘목민관 학교’도 개설했다. 같은 당 이인영(서울 구로갑, 재선) 의원은 성공회대 소공원에서 열리는 벼룩시장 ‘구로팜’을 매번 찾아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주부들과 소통한다. 새누리당 김명연(경기 안산 단원갑, 초선) 의원은 땀으로 소통한다. 축구, 배구, 족구, 배드민턴, 테니스, 배구 등 안 하는 운동이 없다. 안산시 생활체육대회 축구선수로도 출전할 예정이다. 농부의 아들인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초선) 의원은 수확철이 되면 트랙터와 경운기를 직접 몬다. 검사 시절부터 농번기 때 부모님의 일손 돕는 일이 습관화됐다고 한다. 같은 당 강동을 당협위원장인 이재영(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7월부터 천호동·성내동의 추어탕집, 편의점에서 일일 아르바이트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클린형… 깨끗한 정치가 오래간다 깨끗한 정치 구현에 무게를 두는 의원들은 ‘클린형’으로 분류된다.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곡성, 재선) 최고위원은 지역구민에게서 후원금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의원과 유권자 사이에 이해관계가 생기면 투명한 정치를 해 나가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기업인에게서 100만원 이상 고액 후원금을 받지 않는 것도 원칙으로 내세웠다. 로비·청탁이 통하지 않는 의원임을 보여 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 유대운(서울 강북을, 초선) 의원은 아예 후원금을 받지 않기로 했다. 유 의원은 올해 자신의 돈 5000만원을 정치후원금 계좌로 이체해 사용하고 있다. 식사비, 의정보고서 제작비 등을 모두 자비로 충당한다. 지난해 후원금 모금액도 3400만원으로 전체 의원 가운데 뒤에서 2등을 기록했다. 유 의원은 “후원금을 받으면 신세를 지는 것인데, 국정활동하는 데 후원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안 해 줄 재간이 없다”면서 “코 꿰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역 맞춤형… 고향에선 ‘모국어’ 사투리로 지역 인구 특성에 따라 맞춤식 관리법을 개발한 의원들도 있다. ‘뜨내기’가 많은 도심 지역구는 앞번 총선 유권자들이 다음 총선 시점에도 유권자로 잔존하는 비율이 30~50%에 그치기도 한다. 이런 곳을 지역구로 하는 의원은 임기 4년 가운데 마지막 해에만 집중적으로 관리해도 당선이 보장된다. 새정치연합 박광온(경기 수원정, 초선) 의원의 지역구인 수원 영통구의 주민 평균 연령은 32.6세로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젊은 편이다. 특히 여성, 임산부, 신혼부부의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박 의원은 원내 입성 1년 1개월 동안 저출산 관련 법안만 21개를 발의할 정도로 30대 여성 유권자들에게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박 의원은 또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지역 주민들에게 돌리면서 ‘민원 해결사’를 자임하고 있다. 새누리당 홍지만(대구 달서갑, 초선), 김제식(충남 서산·태안, 초선) 의원을 비롯해 많은 여야 의원들은 평소에 구수한 사투리를 많이 사용한다. SBS 뉴스 앵커를 지낸 홍 의원은 표준어 구사가 원활한 데도 ‘모국어’ 사용에 애착을 갖고 있다. 김 의원도 정감 있는 충청도 사투리로 “그류”(그래)라고 말하곤 한다. 지역구민들이 의원과 동질감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다.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병석(경북 포항북, 4선)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쌀’이라는 단어를 ’살’로 발음한 뒤 “저는 죽을 때까지 두 발음을 구별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김빈우 10월 결혼, 연하 예비남편 외모보니 ‘연예인 아니야?’ 훈남포스

    김빈우 10월 결혼, 연하 예비남편 외모보니 ‘연예인 아니야?’ 훈남포스

    김빈우 10월 결혼, 연하 예비남편 외모보니 ‘연예인 아니야?’ 훈남포스 ’김빈우 10월 결혼’ 배우 김빈우(32)가 오는 10월 11일 결혼식을 올린다. 김빈우의 소속사 코엔스타즈 측은 28일 “김빈우가 오는 10월 11일 백년가약을 맺는다”고 김빈우 10월 결혼 소식을 전했다. 소속사 측은 “3년 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두 사람은 올해 초까지 진지한 만남을 이어온 끝에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김빈우의 마음을 사로잡은 예비신랑은 1살 연하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빈우의 결혼식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진행되며, 결혼식은 일반인인 예비신랑을 배려해 가까운 친척과 지인들만 초대해 비공개로 이뤄질 예정이다. 결혼을 약 두 달 앞둔 김빈우는 소속사를 통해 “짧은 시간이지만 서로 소통하며 소소하고 행복하게 살기로 약속했다”고 결혼 소감을 전했다. 소속사는 “김빈우씨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시는 많은 팬 분들과 관계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인생의 새로운 출발선에 선 두 사람의 앞날을 함께 응원하고 축하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김빈우 인스타그램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3) 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3) 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며칠 전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부모 참여수업’을 했다. 이번에는 마침 야간근무 기간인 남편이 오전에 퇴근을 하면서 함께 갈 수 있었다. 자기의 영역에 엄마와 아빠가 찾아와 함께 있으니 한껏 들떴는지 아이는 어린이집을 신나게 휘젓고 다녔다. 엄마 손을 끌고 여기저기 다니며 다른 아이들에게 마치 “우리 엄마, 아빠야”라고 소개를 해주는 것 같았다. 함께 체육활동을 하고 김밥을 만들었다. 부모가 된 지 600여 일. 아직도 이 말이 어색하기만 하다. 부모 참여수업에 참석해 달라는 가정통신문을 세 번째 받았지만 내가 가는 자리가 맞는지 괜히 쑥스럽기까지 하다. 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곳에서 나를 “OO엄마, OO맘”이라고 부르고 있고, 아이에게 “엄마가 해줄게”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과연 내가 ‘부모’가 맞는지, 이 아이는 나의 ‘자녀’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여전히 늘 고민하게 된다. 좋아하는 노래의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우린 어떤 의미였었나”라는 가삿말을 아이에 대입해 끊임없이 생각해 본다. ●처음 부모가 되었다고 느낀 순간들 처음으로 ‘엄마가 되었다’고 느낀 순간은 출산하고 몇 시간 뒤였다. 신생아실에 있는 수유실에 내려가 아기를 처음 안아들었다. 네가 내 뱃속에서 나온 아기니? 곤히 눈을 감고 있는 아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살면서 그렇게 작고 어린 아기를 안아본 일도 없었을 뿐더러 내 뱃속에 이런 생명체가 있었다는 자체가 신기하기만 했다. 엄마로서의 ‘책임감’은 그로부터 또 며칠 뒤, 산후조리원으로 옮겨서 처음 실감했다. 모유수유를 시도하는데 아기가 제대로 먹지를 못했다. 태어난 뒤부터 계속해서 모유를 먹지 못한 것 같은데, 나의 미숙함으로 아기를 굶게 만드는 것 아닌가 자책했다. 그 이후 육아 기간 중 가장 신경쓴 것도 아이의 먹는 것이다. 13개월 동안 완모를 하고 6개월부터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돌 전부터 밥을 먹이면서 ‘삼시 세 끼’ 먹이는 것의 어려움을 절감했다. 상상 이상이었다. 할머니가 항상 밥 먹었는지를 먼저물으시며 그렇게 밥에 집착하시던 것이 조금 이해가 간다. 내가 밥을 챙겨주지 않으면 이 아이의 건강에 곧바로 연결이 된다고 생각하니 소홀히 생각할 수 없다. 반면 남편이 ‘아빠가 됐다’고 느낀 것은 조금 달랐다. 남편은 아기가 태어난 지 사흘째 조리원에 가서 처음으로 아기를 안아봤다. 너무 작은 아기가 혹시나 부서질까 조심스러워하던 모습이 역력했다. 2주의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자 신생아 기저귀를 하루에 10개씩 갈아치우는 모습을 오롯이 보게 됐다. 그 때 처음으로 아빠이자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어깨에 와닿았다고 한다. ‘이렇게 순식간에 기저귀를 갈아치우다니. 저 기저귀 값을 내가 다 감당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나는 별로 생각지 못해본 부담감이다. 이렇게 우리는 부모가 되기 시작했다. 품에 안으면 작은 발이 아빠 배에 닿을락 말락했던 아기가 어느덧 아빠의 허벅지까지 발이 내려오도록 자랐다. 말을 하기 시작하고 인지 능력이 급격히 발달한 것처럼 보이는 아이를 보며 나는 이 아이가 어떤 것을 배우고 자랄지, 어떤 사람이 될지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 그대로 따라하는 아기를 보며 덜컥 겁도 난다. 자투리 시간에 검색해 보는 것은 아이의 개월수에 맞는 놀잇감, 이맘 때 아이들에게 어떤 자극이 적절한가 등이다. ●아이가 자라면서 책임감의 종류도 달라진다 남편은 부쩍 돈 이야기를 많이 꺼낸다. 둘의 기념일과 생일이 연달아 기다리고 있어 요즘 가장 갖고 싶은 게 뭐냐고 물으니 “집”이라고 답할 정도다. 어느 지역에 둥지를 트고 아이를 키우면 좋을지 열심히 궁리한다. 맞벌이다 보니 서로 회사생활에 대한 대화를 많이 나누는데 나의 걱정이 주로 눈 앞의 상황에 머물러 있고, 당장 앞가림을 잘해야한다는 데 있다면 남편은 나중에 아이가 대학갈 때까지 회사를 다니며 등록금을 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걱정을 하는 것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연애할 때는 오늘 뭘 먹을까, 어떤 영화를 볼까 고민했던 두 사람이다. 결혼준비를 할 때에는 둘이 살기에 적당하고 출퇴근하기 좋은 것이 신혼집을 고르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었다. 주말에는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풀었다. 이제는 왕복 4시간 이상의 출퇴근 거리인 집에 살면서도 아기 봐주시는 이모님이 정말 좋은 분이라 이사를 갈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만약에 집을 옮기게 되어도 역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아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다. 주말에는 아이와 함께 놀이공간을 다니고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장소를 찾는다. 남편이 야간근무 기간인 덕분에 그저께 처음으로 단 둘이 외식을 했다. 19개월 만의 일이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둘이 동시에 “이거 OO이가 좋아하는 건데”라고 말했고, 한 시간 내내 아이 이야기만 했다. 아주 자그마하던 아이의 존재는 우리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항상 ‘내가 어떤 사람인가’를 고민하며 살다가 여기에 ‘어떤 부모가 될까’ 하는 고민을 얹었다. 언제까지,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는 당장 답을 알 수도 없다. 우리는 아이가 하고싶은 일들을 다양하게 경험해 보며 세상을 넓게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많은 사랑을 받고 또 받은 것을 베풀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길 바란다. 그 길을 이끌어주고 지원해주는 것이 바로 우리의 역할이라고 다짐했다. 내가 일하는 엄마의 삶을 택한 것에는 이런 이유도 있었다. 아이가 뭔가를 경험하고 싶을 때 몇 푼이라도 더 지원할 수 있고 나의 다양한 경험이 아이의 생각을 넓히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다. 그러나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한 아이를 기르는 일이 마냥 행복하기만 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많은 부담감이 뒤따른다. 부모로서의 책임감과는 또 다른 문제다. 아이는 나를 아무 조건 없이 바라보고 웃어주고, 그 웃음이 그 무엇보다 큰 행복감을 주지만 그것과 별개로 돈과 시간 같은 물질적인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꼭 돈이 전부는 아니지만 아이의 먹을 것과 입을 것을 사주는 것부터 아이가 다양한 경험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까지도 반드시 몇 푼이라도 필요하다. 그 돈을 벌기 위해 우리는 아이를 남에게 맡기고 일을 한다. 일을 하는 외의 시간에는 무조건 아이와 함께해야 하다 보니 ‘나’의 시간은 급격히 줄었다. ●부모도 자녀를 위해 ‘스펙’을 쌓아야 하는 사회 성인이 되고 번듯한 직장에 다니는데도, 나이 서른을 넘긴 애엄마가 됐는데도 여전히 “아버지 뭐하시냐”는 질문이 따라붙는 사회다. 고위직 인사들이 성인이 된 자녀들의 취업을 부탁하는가 하면, 그것이 통한다고 여겨지는 사회다. “어디 사느냐”는 한 마디로 그 사람의 경제적 수준이 가늠되는 사회다. 이런 곳에서 우리는 아이를 길러야 한다. 나의 한 인간으로서의 수준이나 평가가 아버지의 직업과 또는 내가 자라온 동네에 따라 단숨에 평가되는 것 같아 이런 질문들이 너무 싫었다. 하지만 만약 내 아이가 자라서까지 그런 질문을 듣게 된다면, 부모의 ‘스펙’으로 인해 아이에 대한 평가가 영향을 받는 것은 결코 원치 않는다. 대학 공부까지 잘 시켜주신 부모님에게 더 이상 의존하지 말자며 둘만의 힘으로 결혼을 하고 살림을 시작한 것이 당연하면서도 뿌듯했지만, 살면서 주변의 다른 사람들보다 출발선에서부터 한참 뒤쳐진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내 아이에게 똑같은 어려움을 물려주고 싶지는 않다. 이런 생각과 경험을 갖고 접한 지난 6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미숙 연구위원이 ‘보건·복지 Issue&Focus’에 개제한 ‘자녀가치 국제비교’ 연구 내용이 흥미롭다. 9개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개인적 생각을 의미하는 ‘자녀가치’를 조사한 결과다. 5점 만점으로 각 항목의 점수가 ▲자녀는 기쁨(4.26점) ▲자녀는 부모의 자유를 제한(3.30점) ▲자녀는 재정적 부담(3.26점) ▲경제활동을 제한(3.25점) ▲자녀로 인해 사회적 지위가 상승(3.17점) ▲성인자녀는 노부모에 도움(3.54점) 등 6개 항목을 조사했다. (괄호 안은 한국의 ‘자녀가치’ 척도) 9개국의 전체 자녀가치 평균 점수는 3.29점. 우리나라는 3.17점으로 세 번째로 낮은 쪽에 속했다. 특이한 점은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가치도 높고 부정적인 가치도 높은 양면적인 특성을 보였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높은 점수로 나타난 것은 ‘부모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과 ‘재정적 부담이 된다’는 것이었다. 김 연구위원은 “자녀는 정신적인 기쁨을 주기는 하지만 자녀양육은 경제적 부담이 되고 개인적 생활을 제한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비율이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성인자녀가 노부모에 도움된다’는 척도가 비교적 낮게 나타난 것은 자녀에 대한 투자가 나중에 부양을 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녀 본인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책임감은 당연하지만 외적인 부담감 줄어들기를 우리가 가장 행복함을 느끼는 순간은 퇴근 후 모여 놀다가 간지럼 한 번에 꺄르르 소리내며 웃는 아기를 볼 때다. 퇴근하면서 현관문을 여는 순간 강아지처럼 쪼르르 뛰어나와 “엄마!”, “아빠!”하고 부르는 아이를 보면 하루종일 회사에서 쌓인 긴장감이 사르르 녹는다. 며칠 전에는 불편한 신발을 신고 아이와 시장에 다녀왔더니 발이 다 까졌다. “엄마 발 아파”라고 몇 번 중얼거렸더니 집에 들어오자마자 연고를 가져와 내 발에 대주었다. 순간 울컥함을 느꼈다. 내가 아프다는 것을 정말 아는 걸까. 발에 생긴 물집 뿐 아니라 마음의 모든 걸 치유해주는 몸짓으로 보였다. 누워있던 아기가 기어다니게 되고 다시 걷게 되고, “엄마” 소리만 겨우 내뱉던 아기가 엄마에게 과일을 건네주며 “먹어”라고 말하게 되면서 내가 엄마로서, 그리고 남편이 아빠로서 갖는 책임감의 무게가 더욱 와닿는다. 아마 시간이 흐를수록 지금 느끼는 것의 배 이상, 더 큰 무거움이 찾아올 것이다. 아이의 웃음을 무기삼아 어떤 어려움과 버거움에도 이겨낼 것이고 부모로서의 책임감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아이를 키우는 세상을 통해 느끼는 부담감은 시간이 갈수록 조금씩이라도 줄어들 수 있기를 바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 (16)환상 속에’만’ 둘째가 있다 (17)엄마인 나의 육아를 존중받고 싶다 (18)틀린 게 아니라 다른 것 (19)연예인 만삭화보, 그것은 꿈일 뿐… (20)엄마가 되어 뒤늦게 사춘기가 찾아왔다 (21)아줌마가 되게 해줘서 고마워 (22)외식에 집착하는 외로운 아기엄마의 항변 ▶1회부터 15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한줄 영상] 슈퍼카와 RC카의 대결, 승자는?

    [한줄 영상] 슈퍼카와 RC카의 대결, 승자는?

    슈퍼카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LP 550-2’와 RC카의 대결입니다. 몸집부터 큰 차이가 나는 두 차량이 출발선 앞에 나란히 섰습니다. 약 100미터 거리를 두고 승자를 가리기 위해서인데요. 출발신호가 떨어지자 굉음과 함께 두 차량 모두 무서운 가속을 자랑하며 질주를 시작합니다. 승자는 과연 누굴지 영상으로 확인해보시죠. 사진·영상=nitrorcx/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단독] ‘쌩쌩~’ 땡볕레일 가른 썰매의 굉음…“안방 평창올림픽 메달 무조건 딸 것”

    [단독] ‘쌩쌩~’ 땡볕레일 가른 썰매의 굉음…“안방 평창올림픽 메달 무조건 딸 것”

    장대처럼 쏟아진 장맛비가 잠시 멈춘 26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봅슬레이·스켈레톤 스타트 경기장.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탁 막히는 무더운 날씨지만, 태극마크를 꿈꾸는 봅슬레이·스켈레톤 선수들은 육중한 썰매를 밀고 끌며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다. 이날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이 개최한 ‘2015 봅슬레이·스켈레톤 스타트선수권’(국가대표 선발전)에는 남녀 47명의 선수가 참가해 빙판 대신 고무 트랙과 레일 위에서 기량을 겨뤘다. 지난해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봅슬레이 서영우(24·경기연맹)는 가운데가 완만한 V자 모양으로 파인 150m 트랙 출발선에서 길게 심호흡을 했다. 검은 헬멧과 주황색 반소매, 반바지 운동복 차림인 서영우의 왼쪽 발목에는 올림픽 오륜기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출발” 소리와 함께 서영우는 전속력으로 썰매를 밀며 달리기 시작했다. 젖 먹던 힘까지 쏟아낸 그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경기장은 둔탁한 썰매 바퀴 소리로 뒤덮였다. 레일 위를 달리는 봅슬레이는 썰매라기보다는 마치 사람이 미는 작은 기차 같았다. 경기를 마친 서영우는 썰매를 다시 출발선에 가져다 놓은 뒤 덥다며 헬멧부터 벗었다. 굵은 땀방울이 트랙 위로 후두둑 떨어졌다. 5.80초를 기록해 남자 개인전 1위를 차지한 서영우는 “기록을 좀더 당길 수 있었는데 아쉽다”면서 “아무래도 레일은 빙상보다 마찰력이 심하기 때문에 확실히 썰매가 무겁게 느껴진다”고 혀를 내둘렀다. 대표적인 동계 스포츠 봅슬레이·스켈레톤은 겨울에는 얼음 위 경기장에서 열리지만 여름에는 트랙에 깔린 레일 위에서 스피드를 겨룬다. 스켈레톤의 신성으로 주목받는 윤성빈(21·한국체대)은 “여름에 처음 봅슬레이·스켈레톤을 접하는 초보자들은 대부분 레일에서 시작하게 되는데 겨울에 빙상에서 훈련을 하려면 또다시 적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자 스켈레톤 1위를 차지한 정소피아(22·용인대)도 “스켈레톤을 시작한 지 1년밖에 안 됐다. 얼음 위에서는 조금이라도 중심을 못 잡아 흔들리면 썰매 날이 빠져버리는데 트랙 위에서는 그런 걱정 없이 뛰는 것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이지만 다른 종목처럼 선수 간 치열한 경쟁심은 느껴지지 않았다. 참가자의 절반에 가까운 20여명은 지난 22일부터 열린 강습회를 통해 처음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을 접한 초보자들이다. 8년간 양궁을 하다 팔 부상을 당해 봅슬레이로 전환한 곽조훈(18·옥천상고)은 “아직 한번도 빙상장에서 경기를 해 보진 않았지만 재미있다. 가능성을 발견하면 계속 하겠지만 지금은 꼴찌만 안 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라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여자 봅슬레이 개인전 1위를 차지한 김유란(23·강원연맹)도 육상 허들 선수 출신이다. 그는 “이제 6개월밖에 안 됐다. 우승을 해서 기분이 좋지만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운동 경험이 전무한 참가자도 있었다. 남자 봅슬레이 개인전에 출전한 김수현(27·취업준비생)씨는 “2009년 MBC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 봅슬레이 편을 본 뒤 썰매에 매료됐다”면서 “좋아하는 스포츠를 직접 해 보고 싶어 강습회 참가를 신청하고 국가대표 선발전까지 나서게 됐다”며 웃었다. 이날 그는 176㎝ 61㎏의 왜소한 체격으로 엄청난 하체의 힘이 요구되는 봅슬레이에 도전해 주목을 받았다. 선수들이 여름에도 구슬땀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3년 뒤 평창동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수 대표팀 코치는 “현재 선수들 모두 평창에서 무조건 메달을 따야 한다는 일념으로 훈련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올해 4회째를 맞은 강습회에서 예년보다 훨씬 우수한 선수들이 많이 나와 앞으로 더 좋은 선수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출신 맬컴 로이드 코치는 “잠재력을 가진 어린 친구들이 많다.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봅슬레이 단체전 2인승은 원윤종-서영우(경기연맹), 4인승은 김식-김동현-석영진-전정린(강원도청)이 각각 1위를 기록했다. 남자 스켈레톤은 윤성빈이 예상대로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관계자는 “최종 국가대표 선발은 조만간 열릴 경기력 향상위원회에서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막을 내리자 트랙 위에 일렬로 앉은 선수들은 ‘GO KOREA’를 외치며 서로를 격려했다. 한낮인데도 선선한 바람이 불었다. 썰매를 타기에는 ‘딱’인 날씨였다. 평창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스타뷰] 총알 탄 사나이 오늘도 달린다 리우 新 잡으러

    [스타뷰] 총알 탄 사나이 오늘도 달린다 리우 新 잡으러

    지난 9일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육상 남자 100m 준결승. 잔뜩 흐렸던 전날과 달리 날씨가 화창했다. 트랙 상황도 좋아 보여 기록이 나올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출발 신호와 함께 앞만 보고 달렸는데, 70m 지점을 넘을 때까지도 자신이 8명의 선수 중 맨 앞에 있었다. 옆 레인에서 뛰는 흑인 선수의 당황한 기색이 느껴졌다. 90m 지점을 통과했을 때 흑인 선수에게 따라잡혔지만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지났다. 전광판을 쳐다볼 필요도 없이 신기록을 작성했다는 걸 알았다. 이날 10초16의 한국 기록을 세운 김국영(24·광주광역시청)은 당시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2주가 흐른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호텔에서 만난 김국영은 어느 때보다 자신감 넘치고 밝은 표정이었다. 그는 “이제 기록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편안하게 달릴 수 있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김국영은 19살이던 2010년 6월 7일 혜성처럼 등장했다. 대구에서 열린 전국육상경기선수권 예선에서 10초31을 찍어 서말구가 1979년 작성한 10초34를 무려 31년 만에 깨뜨렸다. 1시간 30분 뒤 치러진 준결승에선 10초23으로 0.08초 더 앞당겼다. 하루에 두 개의 한국 기록이 나온 육상계는 겹경사를 누렸고 김국영은 ‘신동’ ‘기린아’로 불렸다. “그때 기록은 얼떨결에 나온 거예요. 저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한국 육상의 희망 “내년 올림픽선 9초대” 하루아침에 스타가 된 김국영은 이후 수많은 좌절을 겪었다. 2011년 대구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선 부정 출발로 실격당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선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줄 후보로 기대를 받았으나 준결승에서 탈락했다. 이때 기록은 10초35. 어느 때보다 열심히 훈련했고 컨디션도 좋았지만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올해 초 광주시청에 새 둥지를 튼 김국영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10초16을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내걸었다. 10초16이 세계선수권과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기준 기록이기 때문이다. 딱 목표를 달성한 덕에 김국영은 다음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과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딴 최초의 선수가 됐다. 개최국 와일드카드를 받고 나간 대구 세계선수권에서의 뼈아픈 기억을 씻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올림픽에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저스틴 개틀린(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는 걸 상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 김국영은 “베이징 세계선수권에선 새로운 한국 기록을 세우고 리우올림픽에선 9초대 기록으로 결승에 진출하겠다”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김국영은 청와대에서 열린 ‘광주U대회 선수단 및 관계자 초청 오찬’에 다녀왔는데 박근혜 대통령 앞에서도 똑같은 목표를 말했다고 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의구심을 품을 겁니다. ‘올림픽이 1년밖에 안 남았는데 어떻게 10초16에서 9초대로 진입하느냐’고 할 거예요. 하지만 저는 자신 있습니다. 광주U대회 성과로 지원이 풍족해졌고, 제가 조금만 더 열심히 훈련하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9초대를 기록한 다른 선수들도 나와 똑같은 한 명의 사람입니다.” 중국 스프린터 쑤빙톈(26)은 지난 5월 국제육상경기(IAAF) 다이아몬드리그에서 9초99를 기록, 순수 동양인 최초로 10초 벽을 허물어 화제를 모았다. 일본의 간판 기류 요시히데(19)는 비공인이지만 9초87을 찍어 주변을 깜짝 놀라게 했다. 김국영은 “쑤빙톈과 기류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둘이 나보다 한 단계 위 레벨이란 건 인정한다. 그러나 따라잡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상 아픔 이겨내고 새 역사를 쓰다 사실 김국영은 광주U대회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대회 전부터 왼쪽 무릎 뒤 근육에 부상을 안고 있었고 준결승이 열린 날 아침에는 통증이 심해 걸을 수도 없을 정도였다. 전날 예선 1~2라운드를 치르면서 상태가 악화된 것이었다. 그와 함께 방을 쓰는 선배가 “무리하면 선수 생명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출전을 말릴 정도였다. 그러나 김국영은 일단 경기장에 가 몸을 풀겠다고 고집을 부렸고, 결국 출발선에 섰다. 5레인을 배정받았고 옆 4레인에는 10초05의 개인 기록을 가진 흑인 선수 로널드 베이커(미국)가 있었다. 탁월한 탄력을 가진 베이커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고 10초14를 기록한 그보다 0.02초 뒤진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국영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실감했다”고 감개무량해했다. 뒤이어 열린 결승에선 다시 다리 통증이 도져 6위(10초31)에 그쳤으나 천금과도 바꿀 수 없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국영은 중학교 2학년 때 육상에 입문했다. 공직의 길을 걸은 아버지는 그가 공부를 하기 바랐으나 책상에 앉아 있는 건 도무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아버지께 “제가 잘하는 걸 하겠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달리는 것 하나는 자신 있습니다. 운동회를 하면 아무도 나를 따라오지 못해요”라고 말했다. 그가 다니던 경기 안양 대안중은 육상부가 없어 인근 관양중으로 전학을 갔다. 반대하던 부모님도 김국영의 굳은 의지를 보고는 발 벗고 후원에 나섰다. 아버지는 훗날 “나도 중학교 때까지 육상을 했다. 7남매를 키우는 집안 사정 때문에 포기했지만 대회에 나가면 상을 휩쓸었다”고 털어놨다. 김국영의 재능은 유전이었던 것이다. ●“후배들, 기록 연연 말고 달렸으면” 김국영은 “내 지구력은 ‘빵점’”이라고 혹평했다. 짧은 순간 온 힘을 쏟아붓는 종목이 그에게 어울렸고, 자연스레 단거리에 집중하게 됐다. 그는 훈련도 짧고 굵게 한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딱 4시간이 그가 하는 훈련의 전부다. 하지만 훈련은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도가 세다. 트랙 훈련을 하는 오전에는 200m를 전력으로 질주하고 1~2분 쉰 뒤 다시 달리는 것을 끝없이 반복한다. “200m를 달려야 100m를 잘할 수 있어요. 계속 달리다 보면 무슨 생각이 드는지 아세요? ‘이번 200m는 완주할 수 있을까. 쓰러지지 않을까’ 하고 겁이 나요.” 김국영은 유연성을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근력이 부족한 건 아쉽다고 했다. 근육량을 늘려 파워 넘치는 주법을 구사하는 게 과제다. 하체 근육만 발달해선 안 되고 상체와 조화를 이뤄야 한다. 오후에는 역기를 활용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몸에 힘을 붙이고 있다. 김국영은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아직 주니어 단계에 있는 후배들은 기록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한다. 시니어가 하는 근력 운동 등을 무리해서 따라하면 역효과가 난다”며 진심 어린 충고를 보냈다. “육상 선수의 전성기는 29살이라고 해요. 저는 아직 많이 남았습니다. 후배들이 나가라고 할 때까지 뛸 거예요. 나보다 뛰어난 후배가 나타났는데도 물러나지 않는다면 진상이잖아요. 앞으로도 ‘한국 기록 보유자 김국영’이 아닌 ‘새로운 걸 배우는 김국영’으로 뛰겠습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국영은 ▲ 1991년 4월 19일 출생 ▲ 2남 중 차남 ▲ 175㎝ 73㎏ ▲ 안양호원초-안양관양중-평촌정보산업고-대림대 ▲ 2009년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 100m 1위 ▲ 2010년 전국육상선수권 100m 1위(준결승서 한국 기록 10초23) ▲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 2011년 대구, 2013년 모스크바 세계육상선수권 국가대표 ▲ 2015년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 6위(준결승서 한국 기록 10초16)
  •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주주친화 기업문화 만들라

    [엘리엇 사태의 교훈-기업도 변해야 산다] 주주친화 기업문화 만들라

    2011년 5월 지역통신사업자인 ‘신시내티 벨’은 주주총회에서 최고경영자(CEO)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보수를 70% 이상 올리는 안을 상정하고 주주권고 투표를 진행했다. 이 투표는 미국 금융개혁법 제951조에 따라 도입된 이른바 ‘세이 온 페이’(Say on Pay) 제도에 근거한 것이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주주들이 이사 보수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이다. 신시내티 벨의 주주들은 보수 인상안에 거세게 반발했다. 2010년 회사의 순이익과 주주 이익이 전년에 비해 각각 68.4%, 18.8% 떨어져서다. 66%의 주주가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회사 측은 인상을 강행했다. 그러자 주주인 NECA-IBEW 연기금은 배임 및 부당이득 혐의로 CEO와 이사회를 상대로 주주대표 소송을 제기했다. 그해 9월 오하이오주 남부연방지방법원은 “객관적으로 보수를 심사하고 판단해야 할 이사들이 (보수 인상안을) 승인·상정한 주체라는 점에서 객관성이 떨어진다”며 원고의 손을 들어 줬다. 우리나라와는 사뭇 다른 미국 기업 주주들의 위상이다. 미국은 주주들이 이사회 보수까지 제동을 걸며 법적 공방도 불사한다. 미국 내 중견기업과 대기업 179사를 대상으로 이뤄진 타워 왓슨의 설문조사에서 32%의 기업이 ‘주주권고 반대투표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임원보상 계획을 변경했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한국의 주주들은 이익이 침해당해도 제대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다. 최상의 경영권 방어 수단은 주주 친화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는 까닭은 여기에 있다.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얻으면 경영진 교체를 시도할 일도, 그들의 결정에 반기를 들 일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이제 우리 기업들도 주주 친화적으로 변해야 한다”면서 “대기업의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이 안 될 정도로 형편없다는 게 무엇을 의미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장부가치만큼도 주가가 형성되지 않아 주주들의 불만이 팽배하다”고 황 회장은 지적했다. 외국은 세이 온 페이 제도처럼 꼭 법적 수단이 아니더라도 주주와 소통하고 의견을 반영하는 문화가 잘 조성돼 있다. 우리나라와 출발선부터 다른 셈이다. 주주의 요구를 ‘경영권 개입’이 아닌 ‘주주와의 소통’으로 받아들인 사례로는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인 애플이 있다. 주요 기관투자가이자 ‘기업 사냥꾼’으로 악명 높은 칼 아이칸은 경영진에 자사주 매입을 요구했다. 애플의 매출이 급격히 늘며 쌓인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겨냥한 것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그만큼 주식 유통량이 줄어들어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가 난다. 오른 주가만큼 주주들에게 현금을 나눠 주란 뜻이다. 얼핏 보면 지나친 경영 간섭으로 볼 수 있지만 애플 경영진은 유보금에 대한 명확한 계획안을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주주들의 의견을 수용했다. 사실상 주주에게 기업 성과가 돌아간 셈이다. 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얼마 전 어떤 상장사 대표를 만났는데 ‘주주는 회사의 주식을 잠시 소유하는 것이니 경영에 대해 왈가왈부하면 안 된다’고 말해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엘리엇이 단기적 차익만 노리는 투기자본이라고들 하지만, 애플이 아이칸을 인정한 것처럼 엘리엇 역시 주주 권리가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주주 이익을 대변하려면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느냐도 중요하다. 박경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우선은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보장돼야 하지만 사외이사 권한 강화나 CEO 승계 프로그램만으로는 지배구조 선진화를 이루기 힘들다”면서 “궁극적인 해결책은 주주협의회”라고 제안했다.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주주협의기구를 운영하면 ‘대리인 문제’(대리인인 경영진이 주인인 주주 이익보다는 자신이나 회사 이익을 우선시하는 문제)가 사라지는 등 주주가 목소리를 내는 것이 모든 방법에 우선할 수 있다는 얘기다. 스웨덴은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이 주요 지분을 가진 주주다. 주주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주주 간 견제가 동시에 이뤄지기 때문에 대리인 문제나 특정 주주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 박 원장은 “우리나라 상법에서도 0.5%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대형 상장사 주주는 사외이사를 추천할 수 있다”면서 “주주 권리가 보장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나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기업 저항 등으로 사용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다중대표소송제’ 필요성도 언급한다. 이는 모(母)회사 주식을 일정 비율 이상 보유한 주주가 불법 행위를 저지른 자회사 혹은 손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자회사 경영진의 위법 행위로 자회사에 손해가 발생하고 주가를 떨어뜨려 저가에 주식을 매입하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주총을 일괄적으로 3월 둘째주나 셋째주에 몰아서 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기업이 진정으로 주주와 소통하고 싶다면 충분한 시간을 들여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은 이해관계자를 의결권 행사에서 제외한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나마 현대차가 투명경영위원회를 만들고 삼성물산이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한 것 등은 다행”이라면서 “주주 친화 경영을 좀 더 강화하고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기고] 경기북부경찰청 독립은 치안 강화 출발선/김환철 경민대 자치행정과 교수

    [기고] 경기북부경찰청 독립은 치안 강화 출발선/김환철 경민대 자치행정과 교수

    경기북부 주민들의 가장 큰 바람 중 하나가 경기지방경찰청(수원) 분청인 경기지방경찰청제2청(의정부)의 독립청 승격이다. 경기북부 인구는 330만명에 근접,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4위에 해당한다. 고양시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파주·남양주·양주 지역 신도시 입주가 완료되면 서울, 경기남부에 이어 전국 3위가 된다. 따라서 규모에 걸맞은 치안서비스가 이뤄져야 마땅하다. 독립청 승격이 급한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치안 수요 폭증과 대응성 부족 해결이다. 연간 112신고 건수는 106만 3000건으로 전국 5위, 5대 범죄 발생건수도 3만 1000건으로 전국 5위,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 수는 634명(전국평균 462명)으로 전국 1위다. 달리 표현하면 경기북부지역은 전국에서 5번째로 치안 여건이 열악하며 경찰관들의 업무 부담은 전국 1위라는 것이다. 둘째, 행정직제와 안전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함이다. 최근 수년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을 기억해 보자. 일명 ‘포천 고무통 살인사건’부터 ‘의정부 대봉아파트 화재사건’까지 강력범죄와 대형 안전사고가 빈번하다. 그 어느 때보다도 북부지역 주민들의 치안 불안감이 높아가고 있다. 셋째, 지역적 특성에 걸맞은 경찰행정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서울을 둘러싸고 있고 한강 줄기로 남북이 나뉜 경기도는 매우 드넓다. 경기북부와 남부는 서로 다른 지역적 특성과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경기남부보다는 서울과 연계해서 처리해야 할 사안도 많다. 끝으로 국가안보상의 문제점과 필요성 때문이다. 경기북부는 대북 접경 지역이다. 굳건한 안보태세 확립을 위해서라도 경기남부보다는 북부지역에 독자 경찰행정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는 게 효율적이다. 천안함·연평도 포격 등 대북 위협이 상존, 군과 경찰은 상호 협력해야 한다. 경기남부에 있는 지방청에서 북부에 주둔하는 군과 소통하기엔 지리적으로 너무 멀다. 이러한 당위성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인원·예산 문제와 경기도의 ‘분도’(分道)를 우려하며 독립청 승격이 지연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행정과 경찰행정은 차이가 있다. 이미 3년 전 경찰법이 개정돼 인구와 면적 등의 조건을 고려해 하나의 광역지자체 안에 2개의 지방청을 둘 수 있도록 근거규정이 마련됐다. 지방청 승격에 필요한 건물도 벌써 갖췄고 400여명의 직원들도 근무하고 있어 ‘문패’만 바꿔 달면 된다. ‘망양보뢰’ 즉,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치안은 잃고 난 뒤에는 아무 소용이 없다.
  • [백제역사유적지 세계유산 등재] 고대 한·중·일 잇는 독특한 숨결 인정… 700년 王都 깨어난다

    [백제역사유적지 세계유산 등재] 고대 한·중·일 잇는 독특한 숨결 인정… 700년 王都 깨어난다

    공주·부여·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700년 백제 역사와 문화가 국내외에서 재조명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구려, 신라에 가려 ‘대륙의 한(恨)’으로 남았던 백제가 제대로 빛을 보게 됐다. 다만 백제사 700년 중 초기 500년을 차지하는 한성(서울) 백제의 유산들이 아직 등재되지 못해 미완의 과제로 남은 상태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백제의 고도 중 서울을 제외한 공주·부여·익산 지역의 백제시대 대표 유적지 8곳을 한데 묶은 것이다. 백제사 700년 중 후기 200년 도읍지와 그에 버금가는 지역의 유산들이다. 특히 고대 삼국의 유적이 모두 세계유산 목록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백제왕도(王都)를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복원하려는 움직임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충청남도·전라북도·공주시·부여군·익산시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를 포함한 백제왕도 핵심 유적을 체계적으로 정비하는 ‘백제왕도 핵심 유적 복원정비준비단’을 발족했다. 배병선 백제왕도 핵심 유적 복원정비준비단장 겸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장은 “백제왕도를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로 거듭나게 하려는 출발선상에서 이번 세계유산 등재는 주목할 성과”라고 말했다. 또한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고대 통상국가이자 문화예술국가였던 백제의 역사와 문화가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려지고 새롭게 조명되는 기회가 될 것이며, 관광 활성화와 더불어 우리 문화유산의 세계화와 문화 강국으로서의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랜 시간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해 왔던 충남, 전북 등의 반응은 더욱 뜨겁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백제역사유적은 고대 한·중·일과 동북아시아 평화·교류·번영의 결과물”이라며 “1400년 전 고대 왕국 백제의 역사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전 세계인이 대한민국을 비롯한 동북아의 과거·현재·미래를 깊게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송하진 전북지사도 “백제가 꽃피웠던 문화가 고대 일본의 문화적 원조란 역사적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는 시점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만큼 그 의미를 부여하고 백제 문화·역사를 재조명하는 작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성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여전한 숙제다. 풍납토성,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과 방이동 고분군 등 서울 지역 백제 유산들이 백제역사유적지구에서 빠진 이유는 공주·부여·익산이 세계유산 등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던 2010년 당시 서울시는 전혀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2012년 5월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을 설립했다. 현재 서울시가 역사문화도시로 정립하겠다는 방향을 설정하고 있는 만큼 향후 한성 백제 유산들에 대해 등재를 추진한다면 별도의 신규 등재가 아니라 기존 등재 구역에 추가하는 ‘확장’ 형식을 빌릴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역사적 맥락을 지닌 두 개의 유산을 각각 다른 이름으로 등재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누드자전거 대회 참가男, 여성 보고 ‘남성’ 솟구쳐…

    누드자전거 대회 참가男, 여성 보고 ‘남성’ 솟구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는 아리송한 소식이다. 최근 영국 켄트에서 열린 세계 누드 자전거 대회(World Naked Bike Ride)에서 한 남성 참가자가 추최 측에 의해 쫓겨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면 큰 일(?) 날지도 모르는 이 이색 대회는 10년 전 부터 세계 곳곳에서 열리고 있으며 환경보호 캠페인이라는 그럴듯한 명분도 가지고 있다. 사고(?)는 이날 대회에 참가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한 남자가 '사고'를 치면서 벌어졌다. 출발선상에서 대기 중이던 한 남자의 '남성'이 하늘로 솟구친 것. 이에 이를 목격한 여성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었고 경찰까지 출동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결국 남성은 다른 참가자들의 눈총 속에 바지춤을 움켜지고 대회장을 빠져나갔다.     베리 프리맨 조직위원회 회장은 "잠시라도 자유를 느끼기 위한 대회에서 그 남자가 너무 많은 '자유'를 누린 것 같다" 면서 "대회 규정상 이같은 '행동'은 용납되지 않아 곧바로 퇴장시켰다"고 밝혔다. 사진= ⓒ AFPBBNews=News1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의 외교전략, 쿠오바디스?/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열린세상] 한국의 외교전략, 쿠오바디스?/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대한민국이 자리잡고 있는 지정학적(地政學的) 및 지경학적(地經學的) 공간을 흔히 ‘동북아’라고 표현한다. ‘동북아’는 보다 상위 지역 구분인 동아시아에 속해 있으면서 동남아와 함께 동아시아라는 전략 공간을 양분하고 있다. 글로벌 안보전문가들은 전 세계에 걸쳐 대략 12~13개 정도의 지역적 완결성을 가지는 외교안보 지역군(地域群)을 설정하고 있는데, 동아시아는 이 중 하나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하위 단위인 동북아와 동남아는 최근 들어 괄목할 만한 안보상황의 구조적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중국의 부상’이 자리잡고 있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는 물론 동아시아 역내(域內) 모든 국가들은 각자의 전략적 고민과 선택에 따라 매우 적극적으로 정책을 생산해 내고 있다. 최근의 예만 들더라도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 미·일 동맹 강화, 동남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개방정책, 심지어 대만 국내 정치의 복잡성 등도 모두 각국의 입장에서 변화에 맞서기 위한 진지한 노력들인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우리 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제대로 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관련하여 요즘 말로 ‘가성비’(價性比) 높은 효과적인 전략들을 준비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즉 ‘한국 외교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를 둘러싼 각종 논쟁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각종 언론매체나 정치권 등에서 제기한 문제들을 중언부언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차제에 문제가 제기된 이상 한국 외교가 안고 있는 핵심 과제를 좀 더 정확하게 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사람의 경우처럼 한 국가도 성장을 하고 또 비슷한 무리들 속에서 보다 나은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한다. 우리보다 먼저 선진국 반열에 오른 국가들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거의 예외 없이 발견되는 공통점이 있다. 그건 바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산업화’, ‘민주화’, 그리고 ‘외교강국’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국가성장 프로세스를 매우 체계적으로 밟아 왔다는 사실이다. 때로는 수백 년에 걸쳐 또 때로는 훨씬 단기간에 산업화의 과제를 수행하고, 여기서 축적된 국부(國富)가 정치사회적 민주화 달성을 위해 적절하게 활용됐으며, 나아가 경제발전과 정치사회적 발전이라는 두 축을 자양분 삼아 한결같이 국제사회에서 외교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다. 미국처럼 국가 탄생의 순간부터 민주주의를 내재적 가치로 안고 있는 사례도 있지만, 보편적인 사례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거의 정확하게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까지 하다. 아시아에서 보기 드물게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두 개의 거대 국가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사회에서 외교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새롭게 출발선에 서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외교 강국이 된 기존 강국들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한마디로 각 나라가 처한 상황에 따라 외교자산(外交資産)을 계발하고 그러한 자산이 가지는 ‘자산특수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로에 서 있는 우리 외교 정책의 차원에서 설명하자면 한마디로 우리의 전략적 고민인 북한 문제, 대미·대중 외교, 동북아 공동체 정신, 동북아 다자주의 등에 우리의 외교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또 그러기 위해서는 유형 혹은 무형의 인적, 정신적, 물리적 자산을 특정 사안에 집중 투자하는 국가 전체 차원의 프로젝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 이 순간 매우 복잡하게 얽혀 있는 우리의 외교적 난제를 현 외교안보팀 탓으로 돌리는 것이 유일한 정답은 아닐 것이다.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국가 정체성이 반영된 외교자산을 발굴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를 중심으로 동북아 및 세계 전체의 외교판을 그려 본 적이 없다. 늘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고, 대응적으로 반응하고, 수동적으로 계산하는 데에만 익숙했던 것이다. 자기 정체성이 녹아들지 않은 외교로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없는 법, 이제는 북한, 중국, 일본, 그리고 세계를 정면으로 마주할 때다. 역지사지(易地思之)를 한 번 더 역지사지하는 지혜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걱정 날리고, 활력 살리고… 1만명 숨어 있던 질주 본능 뽐내다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걱정 날리고, 활력 살리고… 1만명 숨어 있던 질주 본능 뽐내다

    “새끼손가락을 하늘로 뻗고 우리 모두 약속해요. ‘안전제일’이라고.” 제1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이 펼쳐진 16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 구수한 입담을 늘어놓던 개그맨 강성범씨가 출발선을 박차고 나가기만 기다리는 참가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했다. 곧 이어 참가자들이 세는 카운트가 상암벌을 뒤덮었고, ‘와~’하는 함성과 함께 거대한 ‘사람 물결’이 출렁였다. 하프와 10㎞, 5㎞에 도전한 1만여명의 참가자들은 질서정연하게 출발선을 빠져나갔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 속에서 따사로운 봄 내음을 물씬 들이마셨다. 아빠의 손을 잡고 뛰는 어린이, 벌써 땀이 나기 시작한 듯 웃통을 벗어부친 사나이, 운동으로 다져져 건강미를 숨길 수 없는 여성, 하얀 서리가 머리에 내렸지만 마음은 20대 청년에 뒤지지 않는 80대…. 모두 힘차게 한발 한발 내딛으며 결승선을 향했다. 예년보다 더운 날씨에 생수통을 머리에 끼얹으면서도 경쾌한 발걸음을 계속했다. 2주 일정으로 여행을 하고 있다는 브램 프루임(61·네덜란드)은 “한국에 오기 전 인터넷으로 마라톤 개최 소식을 알았다. 좋은 추억을 하나 더 만들기 위해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매주 세 차례 이상 훈련한다는 그는 “마라톤이야말로 건강을 유지하는 최고의 운동”이라며 아내와 함께 출발선으로 향했다. 정보보안 소프트웨어 업체 닉스테크는 최근 대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 국민을 돕기 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수익금 일부를 네팔 어린이들에게 지원하는 기부 팔찌를 참가자 107명 전원이 착용한 것. 박동훈(54) 닉스테크 대표는 “마라톤은 인내심과 끈기로 고난을 극복하는 좋은 운동”이라면서 “1999년부터 각종 마라톤 대회에 단체로 참가해 왔는데 올해는 소중한 의미를 담은 기부 팔찌를 차고 참여하며 직원들의 단합까지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아빠와 함께 참가한 이철우(11)군은 웬만한 성인도 힘들어하는 10㎞ 코스를 선택했다. 2년 전 이미 10㎞를 뛰어봐 자신 있다며 취미가 암벽 타기와 축구라고 소개했다. 이군은 “마라톤에 나간다니 친구들이 부러워했다”며 어깨를 으쓱했다. 법무부 남부구치소 교정공무원 한기조(49)씨는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고 결승선을 들어올 때의 기쁨은 마라토너만이 알 수 있다. 다이어트 효과도 좋아 또래들이 흔히 듣는 ‘배 나왔다’ 소리를 여태컷 한번도 듣지 않았다”며 마라톤 예찬론을 펼쳤다. 2004년 대회부터 해마다 참가한 경찰청마라톤동호회 김근배(49)씨는 “서울신문 마라톤의 하프코스는 한강을 보면서 뛸 수 있고 10㎞코스는 하늘공원과 공원 산책길을 일주할 수 있어서 좋다. 매년 크고 작은 대회에서 풀코스도 완주하고 있으며 특히 서울신문 대회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털사이트 등을 통해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노스닷컴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방방콕콕(bbkk.kr)’이라고 쓰인 빨간색 풍선 1000개를 나눠줘 눈길을 끌었다. 국내 여행지와 숙소, 맛집 등의 정보를 담고 있는 ‘방방콕콕’은 이노스닷컴이 최근 개설한 사이트. 구본영(29·여)씨는 “서울신문 마라톤을 통해 직원들의 친목 도모와 체력 증진은 물론 회사 홍보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누렸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제1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 1만여명의 마라토너, 5월의 신록을 즐겼다

    제1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대회, 1만여명의 마라토너, 5월의 신록을 즐겼다

    제14회 서울신문 하프마라톤 행사가 16일 오전 9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열렸다. 구숙한 입담을 늘어놓던 개그맨 강성범씨가 출발선을 박차고 나가기만 기다리는 참가자들에게 마지막 당부를 했다. “새끼 손가락을 하늘로 뻗고 우리 모두 약속해요. ‘안전제일’이라고.” 곧 이어 참가자들이 세는 카운트가 상암벌을 뒤덮었고, ‘와~’하는 함성과 함께 거대한 ‘사람 물결’이 출렁였다. 하프와 10㎞, 5㎞에 도전한 참가자들은 1만여명에 달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버리자 ‘엄마의 학생부’ 만들자 ‘스스로 학생부’

    버리자 ‘엄마의 학생부’ 만들자 ‘스스로 학생부’

    아들이 올해 연세대 경영학과에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합격한 정모(47·여)씨는 “지난 3년 동안 아들과 함께 입시를 치렀다”고 말했다. 정씨는 3년 동안 “정시모집으로 대학을 가겠다”고 고집을 피우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에만 열을 올리는 아들 대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관리했다. 정씨는 동아리, 봉사, 진로 활동 등 비교과 영역 전반의 계획을 세우고 억지로라도 이를 시켰다. 지난해 여름 학생부와 자기소개서를 들고 입시컨설팅 학원을 돌아다니면서 첨삭을 받는 것도 정씨의 몫이었다. 정부의 사교육비 부담 경감, 공교육 정상화 정책과 함께 고교 및 대학 입시에서 학생부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고생 대부분이 교과 및 수능시험 준비에 집중한 나머지 학생부 전반의 관리는 부모에게 맡겨 놓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부가 실제로는 ‘엄마생활기록부’라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정설로 받아들여지는 실정이다. 서울의 한 대학 입학사정관은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부 종합전형의 정성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자기주도성’이고, 전형과정에서 이 부분을 걸러내기 위해 노력한다”면서 “가끔 교과와 비교과 실적이 상대적으로 낮은 학생이 선발되는 의외의 경우는 십중팔구 자기주도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부 관리가 쉽지는 않지만 부모에게 맡겨두지 않고 스스로 할 경우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고입 및 대입의 출발선에 서 있는 중1, 고1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생부 관리를 위한 6가지 원칙을 살펴봤다. ① 교과-원점수, 향상 과정이 중요 고입은 특목고, 자사고마다 평가하는 교과목과 반영 시기가 다르다. 반면 대입에서는 고교 3년간의 전 과목 성취도를 주요하게 평가한다. 따라서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중학생이라면 고교 입시에 맞춰 특정 과목만을 선택적으로 공부하기보다 전 과목을 고르게 학습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 고입에서는 내신 A, B, C 등의 성취도만 반영되지만 대입에서는 동일한 95점이라고 해도 어려운 시험에서 95점을 받은 학생 및 원점수가 높은 학생을 좋게 평가한다. 또 같은 점수라도 고1 때 성적이 좀 낮았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노력해 좋은 점수를 받은 경우를 반대의 경우보다 높게 평가한다. 그래서 중1, 고1은 얼마 전 처음 치른 1학기 중간고사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중1은 과목별 A성취도에 만족하지 말고 원점수를 최대한 높이도록 학습해야 한다. 고1은 처음 성적이 좋지 않았더라도 갈수록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② 교내 대회-결과보다 참여 노력에 의미 부여 대입 전형에서 수상 실적을 평가할 때 관련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우수한 성취도를 보였다거나 비록 수상은 못했더라도 교내 경시대회에 참여한 노력과 학습한 내용이 서류에 잘 드러났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반면 고입에서는 수상 결과 자체는 반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학내 대회 참여는 수상 여부, 입시 반영 여부와 무관하게 특기 및 성취도 등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고, 자기소개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그래서 대회에서의 실적보다 준비 과정을 통해 자신의 학습 능력이 얼마나 향상되었는지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③ 리더십-선출 여부보다 리더의 자격 중요 대입과 고입 전형 중 리더십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임원 선출에 관심을 두기보다는 리더의 자격을 갖추는 데 충실해야 한다. 임원 활동 경험이 많다고 해서 리더십이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꼭 학급회장, 전교회장일 필요는 없다. 소홀히 여기는 학급의 부장이나 동아리의 팀장이라고 하더라도 리더의 자질을 가지고 제대로 수행했느냐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본다. 예를 들어 3년 연속 학급 회장을 한 것보다는 학술부장을 하면서 학교 친구들 간의 갈등 상황을 조화롭게 잘 풀어나간 한 번의 경험을 더 높이 산다는 것이다. ④ 봉사-양보다 질 대입에서는 단순히 학생부에 기재된 봉사 활동의 횟수와 시간만을 가지고 인성적 소양을 평가하지 않는다. 봉사 경험은 적더라도 진심을 다한 활동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중학생도 3년 동안 60시간의 봉사 활동을 채워야 한다. 의미 없이 채워진 보여 주기식 봉사 활동 시간은 입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소한 활동이라도 진심으로 배려하고 꾸준히 돕는 자세가 있어야만 입시에서 의미 있게 평가될 수 있다. 즉 봉사활동에 이른바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눔의 가치를 깨닫고 감동을 느끼는 경험은 비단 입시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인격적 성숙에도 큰 도움이 된다. 물론 자신의 진로나 적성과 맞고 소질을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의 봉사활동이라면 더없이 좋겠다. ⑤ 독서-생각하는 독서 습관 대입과 고입에서 요구되는 독서의 기본자세는 ‘생각하기’다. 무작정 많이 읽었다는 기록을 남기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 권을 읽더라도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은 무엇이며, 이것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읽은 후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생각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책을 선택하게 된 배경과 책을 통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학생부에 기록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기 말이 되면 학생부 독서 활동란에 기록할 내용을 제출하라고 요청하는 학교가 있다. 이 경우 책의 제목과 줄거리만을 나열하지 말고 읽은 책 중에 의미가 있었던 대표적인 책을 선택해 그 이유와 책을 읽고 느낀 점, 읽기 전후의 달라진 점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해서 제출하면 좋다. ⑥ 자율 활동-교내를 중심으로 대입과 고입에서 연구 및 탐구(R&E) 활동만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는 없다. 학업능력 향상을 위해 학교 안에서 이루어진 노력, 배경, 과정, 결과가 서류에 잘 드러날 때만 의미 있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사설기관의 도움으로 진행한 R&E 활동은 입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고입 및 대입의 학생부 평가 기준은 교내 활동(교과학습,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 등)이 중심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임승진 비상교육 학습전략 선임연구원은 “대입과 고입에서 정성평가가 점점 중요해지는 만큼 중1, 고1 때부터 학생부 관리에 있어 양보다는 질, 수치화된 단순한 결과보다는 발전의 과정을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창조경제 전도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윤종록 원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창조경제 전도사’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윤종록 원장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말 그대로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지원을 통해 정보통신산업의 진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설립됐다. 관련 정책 연구 및 수립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양성 등 기반조성 사업 등을 하고 있다. 이곳 수장은 미래창조과학기술부 2차관을 지낸 윤종록(58) 원장. 윤 원장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아이디어를 제시, ‘창조경제 전도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3월 19일 원장 부임 이후 소프트웨어 산업 혁신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역동성 회복에 진력하고 있다. 윤 원장을 만나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문제점, 성장 가능성 등에 대해 들어 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23일 서울 송파구 NIPA 원장실에서 진행됐다.→경제에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하다. 정보통신기술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나. -창조경제는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나가는 부분과 기존 산업이 ICT 융합을 통해 역동성을 갖는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새로운 것을 찾아가는 것은 핀테크 등 지금 엄청나게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기존 산업을 ICT와 어떻게 융합해 가느냐, 이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조선·자동차 등이 지난 50년간 넘버원으로 해 왔으나 이제 사양산업으로 접어든다고 할 게 아니라 이것을 ICT라는 비타민을 통해 다시 역동성을 제고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미국도 실업률이 떨어지고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을 5.5%까지 했는데 원인을 들여다보면 창업을 많이 하고 기존 산업이 ICT를 통해 역동성을 되찾아 가는 두 가지가 합쳐져 현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기존 산업이 역동성을 되찾는 것과 ICT와 과학기술이 접목해 새로운 이노베이션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두 가지가 잘돼야 한다. 창조경제라는 것은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과 기존 산업이 역동성을 찾는 것 두 가지 다 아울러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기존 산업 분야에서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고 했는데 국내 업계 대표들이 이를 잘 모르나. -생각들은 다 있으나 절실함을 많이 못 느끼는 것 같다. 다른 성공 사례를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제조업은 만들어서 팔아 버리면 끝이다. 이를 서비스로 바꾸면 한번 팔고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제품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연장이 된다. 항공기 엔진으로 유명한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사는 엔진을 팔면 센서, GPS를 장착한다. 어느 항공기에 탑재되든 엔진이 수명을 다할 때까지 데이터를 GE 본사로 보내온다. 그러면 GE에서 사후관리서비스를 한다. 엔진이라는 제품을 서비스로 실시간 관리함으로써 엔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매출이 계속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네덜란드 헨드릭스(Hendriks)의 주력 사업 변신도 참고할 만하다. 이 회사는 가축 사료 업체에서 출발해 가축 질병 진단 키트 개발에 이어 질병 백신 보급으로 생산 업체에서 서비스 업체로, 종국에는 솔루션 업체로 변신한 경우다. 우리나라도 선박 엔진, 현대중공업의 선박 엔진이 전 세계 중대형 선박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GE처럼 현대중공업도 센서를 부착해 대서양 등 전 세계 어디를 운항하든 관리해 줄 수 있는 서비스 회사로 진화해야 한다. →지금 기술로도 가능한가. -충분히 가능하다. 사물인테넷, 센서를 부착하고 와이어리스로 빅데이터를 활용할 클라우딩을 연결해 놓으면 그 배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관리할 수 있다. 지난 2월 현대중공업에 갔었는데 이런 얘기를 같이 했다. 그쪽에서도 굉장히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적한 대로 전통산업 분야에서도 ICT 융합 마인드를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전통산업 분야에서 혁신 바람을 일으킬 아이디어로는 어떤게 있나. -무엇보다 기존 산업과 ICT 융합을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CEO가 융합 개념을 확실히 인식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신발 회사를 운영하는 CEO에게 ‘ICT 융합을 통해 우리 회사를 이렇게 바꿀 수 있겠구나’ 하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전통산업 CEO가 융합 관점에서 자극을 받고 변신해 갈 수 있도록 이른바 명품융합과정(AMP 과정) 개설을 검토 중에 있다. 단순한 제품 제조 회사가 서비스에서 솔루션 회사로 성장한 네덜란드의 헨드릭스 같은 사례를 제시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한다. 이를 위해 융합을 원하는 전통산업 기업과 ICT 솔루션 기업을 연결해 주는 이른바 ‘융합센터’ 설립도 검토 중이다. →ICT 융합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적이랄까, 목표는 뭐라고 할 수 있나. -좋은 질문이다. 우리처럼 자원이 없는 나라가 성장할 수 있는 길은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거나 ‘뛰어난 두뇌’를 활용하는 것뿐이다. 값싼 노동력이 경쟁력을 상실했다면 뛰어난 두뇌를 활용하는 ‘브레인 경제’로 바꿔야 한다. 중요한 것은 두뇌를 잘 활용해 혁신하는 것이다. ICT 융합을 통한 혁신으로 ‘일자리 창출’과 ‘경제의 역동성 회복’을 가져올 수 있다. 자원이 없는 나라는 ICT 융합 외에 대안이 없다. 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를 잘 활용한 나라로 꼽은 이스라엘을 연구한 책도 냈던데. -맞다. 창조경제는 상상력을 이노베이션이라는 혁신으로 바꿔 주는 것이라고 본다. 최근의 혁신적 변화는 거대한 과학기술이 아니라 작은 상상력이 바꾼 것이다. 예를 들면 구글은 15년 전 태어났다. 현 주식을 다 팔면 200조원 정도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회사다. 그런데 노벨상 몇 개 만들어 냈느냐. 아니다. ‘구글 서제스트’란 검색엔진 하나가 등장한다. 검색하다 보면 단어 하나 집어넣었는데, 예를 들어 ‘NY’를 집어넣었는데 알아서 막 제안을 한다. 그게 야후를 무너뜨린다. 이후 승승장구해 세계 2위까지 왔다. 구글 서제스트라는 간단한 상상력이 구글을 바꿨다. 우리 네이버도 15세로 구글과 나이가 같다. 네이버 분당 사옥에 가 보면 24층 건물 하나 있는데 그 안이 컴퓨터로 꽉 차 있다. 이 회사 주식을 다 팔면 KT에 SKT 주식을 다 판 것과 같다. 네이버가 노벨상 만들었는가. 아니다. 네이버 지식인이 모티브가 돼 큰 회사가 됐다. 이건 무엇을 말하는가. 상상력이 거대한 이노베이션의 출발선이었다. 상상력을 혁신으로 바꾸는 것이다. →상상력을 이노베이션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러 가지를 바꿔야 한다. 교육, 문화, 금융시스템 등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공식적 조직을 비공식적으로 바꾸고, 수직적 문화를 수평적 문화로 바꿔야 한다. 교육에서도 질문과 토론을 통한 창의성 교육을 하고, 금융에서도 리스크를 감당할 줄 아는 벤처 금융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받쳐져야 한다. 이런 게 다 됐을 때 창조경제가 ‘풀 스피드’를 낼 수 있다. 창조경제가 몇 년 안에 성과를 내야 한다기보다 어느 정도 속도로 가느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 창조경제는 경제 패러다임이다. 산업경제시대 손발의 부지런함으로 움직이는 데서 두뇌로 변화하는 것이니 몇 년 안에 성과가 난다기보다 경제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관점으로 이해해야 한다. →컴퓨터 소프트웨어(SW) 교육을 강조하는 이유가 있나. -우리가 특별히 약한 게 소프트파워다. 하드파워는 강한데 이 약한 소프트파워를 강하게 하는 것, 이것이 창조경제에서 굉장히 중요한 것이다. 왜냐하면 브레인(두뇌)이 움직여야 하는데 브레인은 소프트파워다. 소프트파워를 강하게 하려면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에코 시스템이 잘 유지될 수 있는 정책이 많이 나와야 한다. 가능하면 어릴 때부터 아이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21세기에 필요한 것은 영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컴퓨터와의 대화’다. 영어 못지않게 소프트웨어를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다. →컴퓨터와 대화하면 학부모들은 아이들 게임중독을 떠올리며 말리지 않나. -게임은 제가 말한 컴퓨터와의 대화 중에서도 수동적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말하는 컴퓨터와의 대화는 남이 만든 게임에 중독될 정도로 하는 게 아니라 그러한 게임을 만드는 데 중독돼 버리게 하는 것이다. 내가 스스로 원하는 것을 만들어 버리는 방향에 초점을 둬야 한다. 내가 만드는 데 중독되게 해야 한다. 좋은 개념의 중독이다. 다음 세대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진 직업 환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향후 20년 내 미국 일자리 절반이 컴퓨터의 도움으로 자동화돼 소멸할 것이며, 새로운 직업들에는 창의적이고 사회적인 역량이 필요하리라는 전망이 있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정해진 지식을 습득하기보다 필요한 지식을 스스로 찾고 배워서 스스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점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은 모두를 개발자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교육 과정을 통해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찾아내는 창의력 교육의 한 과정이다. →핀테크 사업을 보면 구글·알리바바 등 정보기술(IT) 기업 중심으로 잘되는데 핀테크 산업을 국내에 조기 정착시키려면. -편리하고 보완도 유지해 주는 상충되는 가치를 유지시키는 기술을 누가 갖느냐의 싸움이다. 그런데 중국이 우리보다 먼저 출발했다는 이점이 있다. 개인의 거래 상태 등을 빅데이터 등을 통해 즉각 체크할 수 있는 빅데이터 산물, 알고리즘을 갖느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인간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인간이 생각해서 기계 만들고 도움을 주는 것인데 기계로 인해 일자리가 날아가 버리는 형국 아닌가. -정보화라는 부분이 인간 역량을 기계에 위탁하게 하는데, 속도는 컴퓨터에 의존할지 모르나 창의성은 그래도 결국 인간의 몫이어야 한다고 본다. 인간 몫이라고 본다. 컴퓨터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속도를 보조하는 것이지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NIPA가 다음달 진천·음성 혁신도시로 옮긴다고 들었다. 이전 준비는 잘 되고 있나. -이전하면 당분간 불편하겠지만 ICT 융합을 통해 경제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명제 앞에 우리에게 주어진 비전과 미션을 공유하고 빨리 안착하도록 하겠다. 특히 진천 시대를 맞이해 지역사회 지원 사업을 확대할 생각이다. ICT를 응용해 습도·온도 조절 등 농작물을 기르는 환경을 조절하는 이른바 ‘스마트팜’ 시범 사업 등 NIPA 차원의 지역밀착형 ICT 융합 활동을 추진하려 한다. 박현갑 편집국 부국장 eaglduo@seoul.co.kr ■윤종록 원장은 윤 원장은 한국항공대 항공통신공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해 미래창조과학부와 KT에서 우리나라 통신망 현대화를 기획하고 집행했다. KT의 마케팅본부장, 연구개발 부사장, 미국 벨연구소 특임연구원,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을 지냈다. 우리나라처럼 자원 빈국이면서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부상한 이스라엘의 성장 비결을 다룬 ‘후츠파로 일어서라’(2013)를 저술하고 ‘창업국가’(2010)라는 책도 번역했을 정도로 ‘ICT 비타민’을 통한 산업의 업그레이드에 관심이 많다. 정보통신 업체 근무에다 관련 부처 정책을 다뤄 현실감과 정책 비전에 대한 식견을 갖고 있으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겸손함을 잃지 않고 있다.
  • [스타뷰] 쇼트트랙 시니어 무대 데뷔 첫 해에 세계선수권 제패 최민정

    [스타뷰] 쇼트트랙 시니어 무대 데뷔 첫 해에 세계선수권 제패 최민정

    1년에 한 번 있는 가장 큰 국제대회에서 1등을 했으니 며칠은 쉬지 않을까. 지난 13~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여자부 종합우승(1000m, 3000m 슈퍼파이널, 3000m 계주 금메달)을 차지한 최민정(17·서현고)과의 인터뷰를 추진했을 때 집 근처에서 만날 것으로 생각했다. 지난 17일 귀국한 터라 시차 적응도 해야 하고, 겨우내 자신을 짓눌렀을 긴장감을 좀 풀고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19일 최민정과 만난 장소는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 빙상장 인근 커피숍. 최민정은 귀국하자마자 다시 훈련장으로 나와 새 시즌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최민정은 아마 도박사로 나서도 성공했을 듯싶다.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포커페이스’다. 세계선수권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을 때도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러나 수줍음과 긴장으로 굳어진 것일 뿐 사실은 조곤조곤 말 잘하는 평범한 여고생이다. 한 시간가량 대화를 나눈 최민정은 책과 음악, 영화, 장난감을 좋아하는 흔히 볼 수 있는 소녀였다. 하나 다른 것이라면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확고한 목표의식과 노력을 아끼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시니어 무대 데뷔 첫해인 올해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지난해 11월 월드컵 2차 대회에서 처음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는데, 사실 (심)석희 언니가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에요. 특별하게 어떤 순간 자신감이 생겼다기보다는 월드컵을 계속 치르면서 경험이 쌓였고,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최민정과 소치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심석희(18·세화여고)는 닮은꼴이다. 데뷔하자마자 세계선수권을 제패했고, 중장거리인 1000m와 1500m에 강하다. 수줍음 많고 조용한 성격도 비슷하다. 둘 다 시력이 나빠 경기장 밖에서는 뿔테 안경을 쓰는데, 언뜻 보면 자매 같다. 종종 둘을 ‘라이벌’ 관계로 묘사하지만, 썩 어울리는 단어는 아니다. 국제대회나 전지훈련 때 한방을 쓰고 햇반과 김치 등을 나눠 먹는 정말 친한 사이다. 최민정은 “석희 언니가 대표팀에서 제일 잘해준다. 스케이팅 기술과 훈련 방식에 대해 조언해주는 등 많은 걸 챙겨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둘의 경기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 심석희는 큰 키(175㎝)에서 뿜어져 나오는 탁월한 스트로크로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지만, 163㎝의 최민정은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로 경기 후반 역전을 일구는 경우가 많다. 최민정은 “역전을 노리는 것은 사실 위험부담이 있다. 초반부터 선두로 나가는 게 안전하고 웬만하면 그렇게 하려고 한다. 그러나 상대도 잘 타는 선수라면 내가 자신 있는 방식으로 승부해야 한다. 역전은 상대의 빈틈을 노린다기보다 내가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정의 순간 스피드는 타고난 것일까, 피나는 노력의 산물일까. 이 질문에 최민정은 10초 정도 곰곰이 생각한 뒤 답했다. “특별히 타고난 게 없으니 저는 노력형인 것 같아요. 천재형은 아니에요.” 세계 챔피언의 하루 일과를 보자.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2시간 30분가량 스케이트를 탄 뒤 학교에 간다. 오후 1시에 수업이 끝나면 잠깐 휴식을 취하고, 5시 30분부터 10시까지 다시 얼음을 지친다. 근력을 키우기 위한 러닝과 사이클 훈련도 신물 나게 한다. 집에 와서 늦은 저녁을 먹으면 11시. 스케이트 선수가 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10년째 이런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최민정이 스케이트 외에 가장 가까이하는 것은 책이다. 어릴 적부터 독서 습관을 키워준 부모님 덕에 항상 책을 옆에 끼고 다닌다. 가장 좋아하는 책 한 권만 꼽아달라고 하니 많이 고민하다 ‘트와일라잇’을 골랐다. 뱀파이어와 인간의 사랑을 그린 소설이다. 은퇴한 축구 스타 박지성의 자서전 ‘나를 버리다’도 감명 깊게 읽었다고 했다. 운동선수로서의 마음가짐과 자세를 배웠다고 한다. 최민정의 또 다른 취미는 레고 블록이다. 스피드스케이팅 간판 이상화(26)도 좋아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는 취미다. 해외에 나갔을 때 잠시 시간이 나면 하나씩 산다고 한다.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 화장품과 향수, 옷, 가방 등은 최민정의 관심 대상이 아니다. 최민정은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한 살 위 언니와 함께 스케이트를 탔다. 그러나 언니가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한 뒤에는 혼자 훈련해야 했다. 서울미고에서 그림을 전공하고 있는 언니는 스케이트를 타는 동생이 자랑스럽다. 최민정과 비슷하게 다정한 성격은 아니지만, 지난해 12월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때는 직접 와 응원을 해줬다. 최민정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을 때는 언니가 카카오톡으로 축하 이모티콘을 보내줬다. 언니의 그런 살가운 행동은 처음이었다”며 웃었다. 고된 훈련에 지쳐 한번쯤은 포기를 생각할 법도 하지만 최민정은 “진지하게 운동을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아직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금의 그가 있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준 이는 조재범 현 국가대표팀 장비 담당 코치. 중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별로 주목받지 못했던 최민정은 조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괄목상대해 어느덧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최민정은 냉철한 승부사 같지만, 은근히 덤벙거리는 성격이라고 한다. 어릴 때는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고, 길 가다 무언가에 부딪히는 일도 종종 있었다. 긴장도 많이 하는 성격.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 때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들으며 마음을 안정시킨다. 출발선에 섰을 때는 ‘나는 잘할 수 있다’ ‘좋은 결과가 날 것이다’라며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주문을 건다. 최민정의 롤 모델은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3관왕을 달성한 진선유 단국대 코치. 초등학교 시절 TV로 지켜봤던 진 코치의 모습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지난해 8월 캐나다 캘거리로 국가대표 전지훈련을 떠났을 때 진 코치를 가까이서 볼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최민정은 “인사 외에는 별다른 질문도 하지 못했다”며 얼굴을 붉혔다. 최민정은 기자회견이나 미디어데이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하다”라는 말을 자주 한다. 의례적인 멘트라고 생각했지만 이번 인터뷰를 통해 진심 담긴 말이라는 걸 알았다. 선수 생활 도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을 때 의외의 대답을 들었다. 세계선수권 우승 또는 월드컵 첫 금메달의 순간일 것으로 생각했으나, 최민정의 답변은 달랐다. “중학교 3학년 때 치른 주니어 국가대표 선발전이에요. 그 대회를 위해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들게 훈련했어요. 정말 하루도 안 쉬고 얼음을 지치며 기술적으로, 정신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어요. 쇼트트랙은 사실 변수가 많고 운도 따라줘야 합니다. 그러나 확실한 실력이 있다면 운은 자연스럽게 생길 거라고 믿어요.”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프로필 ▲1998년 9월 9일 서울 출생 ▲163㎝ O형 ▲분당초-서현중-서현고 ▲2녀 중 차녀 ▲2013~2014시즌 주니어세계선수권 종합 3위 ▲2014~2015시즌 월드컵 1차 대회 3000m 계주, 2차 대회 1500m·3000m 계주, 3차 대회 1000m·3000m 계주, 4차 대회 1500m·3000m, 5차 대회 1500m 1차 레이스 금메달 ▲2014~2015시즌 세계선수권 종합 우승
  • 육상선수 결승선서 女진행요원과 충돌…도대체 무슨 일?

    육상선수 결승선서 女진행요원과 충돌…도대체 무슨 일?

    미국에서 열린 한 육상 경기 ‘남자 400미터 달리기’에서 결승선 테이프를 드는 진행요원과 선수가 충돌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뉴욕 아모리 트랙(Armory Track)에서 남자 400미터 경기 도중, 1위로 결승점을 들어서던 테일러 맥러플린 선수가 결승선 테이프를 들고 있던 진행요원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이날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신호와 함께 선수들이 출발선을 박차고 나간다. 이후 선수들은 트랙을 돌아 결승점을 앞둔 직선 코스에 들어선다. 그러나 이때 결승점이 갑자기 분주해진다. 초록색 상의를 입은 진행요원 두 명이 뒤늦게 결승선 테이프를 펼쳐든 것. 더구나 진행요원 한 명이 테이프를 놓치는 실수를 하면서 이내 사고로 연결된다. 진행요원이 바닥에 떨어진 테이프를 잡으려는 찰나, 결승전에 들어오던 선수와 그대로 충돌한 것. 이 충격으로 진행요원은 선수와 함께 바닥에 나자빠진다. 이날 맥러플린 선수는 대회 신기록까지 세워가며 일등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그는 라인 이탈로 실격 판정을 받았다. 사진 영상=John Keklak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③완전국민경선제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 ③완전국민경선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에서 각 정당이 후보를 정할 때 전국에서 같은 날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제안했다. 당 지도부나 계파 보스가 후보를 좌지우지하는 하향식 공천의 폐해를 없애자는 취지다. ‘공천 혁명’이 이중 선거에 따른 부담감, 모든 정당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 생길 수 있는 역선택 가능성, 경선 결과에 대한 불복 후유증 등 현실 정치의 높은 벽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각 정당의 ‘동원 선거’를 차단할 여론 수렴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과제다. 여야를 막론하고 현역 의원들은 오픈프라이머리의 대표성, 객관성에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야당에선 ‘결국 선거 본선에선 조직력이 우세한 여당이 유리한 규칙일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나왔다. 충청권의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인근 기초단체장 경선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수가 21명에 불과해 문제가 됐었다”며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로 역선택을 방지한다고 해도 이런 여론조사나 투표로 당선된 단체장, 의원이 과연 대표성을 갖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런 현상은 대도시보다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구로 갈수록 심각하다. 현장 조직과 여론조사 동원력에서 승패가 갈리는 오픈프라이머리의 특성상 동원정치, 금권정치의 재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19대 총선에서 당내 경선을 치렀던 야당의 서울 지역구 의원은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지역 상인 조직, 향우회, 교회 조직을 손에 쥐고 있었기에 친노무현계 출신의 유력 경쟁자를 겨우 물리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사실상 주변 권유에 의한 조직력 싸움에서 판가름 난다. 이런 이유로 현역이나 지역 유지들에 의해 얼마든지 결과가 조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의 수도권 중진 의원도 “내년 총선 때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한다고 하니 벌써부터 지역에서 돈 좀 있고 이름깨나 알린 유지들은 무조건 출마하겠다고 해서 골칫거리”라면서 “어중이떠중이 다 나서는데 젊고 콘텐츠 있는 정치 신인에게 문호가 넓어지는 것보다 정치의 격이 낮아지는 부작용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여당 소속 전직 의원은 “정치 신인들이 일찍부터 지역에서 노출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며 “평소에도 명함을 돌릴 수 있게 하는 등 공직선거법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19대 총선 때 당내 경선을 경험한 영남권의 한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빗대 “100미터 경주로 치면 현역 의원이 50미터 앞선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게임이라고들 한다”며 제도 보완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야당에선 ‘신인보다 현역이 유리하고, 본선에선 야당보다 여당이 유리한 제도’라며 반대하기도 한다. 전남이 지역구인 새정치민주연합의 한 의원은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지역 기반이 강한 영·호남과 달리 수도권에선 조직력 강한 여당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제도”라며 “여당에 대한 지지가 더 높아 보이게 만드는 착시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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