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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택 워크아웃 추진 파장] 대기업 틈새서 경쟁력 확보 실패

    1996년 코스닥시장의 출범과 함께 불기 시작한 IT벤처 열풍이 10년만에 사그라지고 있다. 휴대전화 벤처신화의 마지막 보루였던 팬택계열이 사실상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서면서 휴대전화 중견기업들의 신화는 막을 내렸다. 팬택에 앞서 VK, 세원텔레콤, 텔슨전자 등 중견 휴대전화업체가 줄줄이 부도가 나면서 비극은 예견됐다. 이들의 쇠퇴는 이른바 ‘벤처 1세대’의 몰락과는 충격의 크기가 다르다.1세대들의 좌절은 벤처 붐을 타고 급성장한 뒤 찾아온 도덕적 해이와 범죄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장흥순 터보테크 대표, 김형순 로커스 사장, 오상수 새롬기술 사장,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 장성익 3R 회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최근 마침표를 찍어야 했던 벤처세대들은 벤처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경영자 1인 중심체제와 관리시스템의 부재는 급변하는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하게 하는 요인이었다.‘셀러리맨의 우상’ ‘386의 신화’ 등으로 불리던 스타급 벤처인들의 경영체제는 업무를 추진하는 면에서는 돋보였어도 경영인에 대한 지나친 집중으로 내부적인 의사소통에 문제를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몸집이 커지면서 시장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버틸 수 있는 충분한 인력·자본과 기술도 없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VK, 세원텔레콤 등 중견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그동안 중저가 제품으로 국내외 틈새시장을 파고들며 선전했지만 곧 중국·타이완 업체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저가 상품들에 추월당했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외시장에서도 환율 강세 등 악재와 노키아, 모토롤라 등의 저가 공세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국내 시장에서도 대기업들의 히트 상품에 대적할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했다. 팬택의 SK텔레텍 인수와 VK의 적극적인 해외사업 확장은 자금압박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텔슨전자가 매출이 최고조일 때 강남에 사옥을 사들인 것은 내실의 여력을 떨어뜨린 비효율적 경영으로 결론났다. 중국시장 규모만 보고 ‘올인’했던 벤처들도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저가 휴대전화 제조 기술은 곧 중국업체들에 따라잡혔고 빈 손으로 퇴출당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이춘규특파원 도쿄이야기] 국회의원도 ‘이지메’ 예외 아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초·중·고교에서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견디지 못한 학생들의 자살이 잇따라 발생, 이지메 문제가 사회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이지메는 현재 학생들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 사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일본의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우정사업 민영화 때 당을 떠난 의원 11명을 복당시키면서 ‘국회의원도 이지메를 당한다.’고 노다 세코(46·여) 의원이 언론에 고백하면서 국회의원도 이지메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부각되고 있다. 노다는 “자민당을 떠나 무소속이 되자 자민당 의원이 나를 보고 피해 버리거나, 갑자기 나쁜 말을 퍼뜨리고 다니더라. 심지어 나와 얘기하면 ‘너도 출당’이라고 말하는 자민당 간부도 있었다고 한다.”며 여론의 비판 속에 복당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밝혔다. 힘빠진 국회의원에 대한 이지메는 반대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중의원 총선 때 자객으로 활동한 여성 의원 2명의 사례에서도 극명히 드러난다. 영어에 능통한 덕에 외신기자들에게 인기높은 사토 유카리(45),‘미스 도쿄대’ 출신의 가타야마 사쓰기(47) 의원이 이지메 대상이 됐다. 두 의원은 아베 신조 총리가 취임한 직후 탈당파의 복당 얘기가 나오자 당과 아베 총리의 방침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의 행동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더구나 이 소동으로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급격히 하락하자 미움도 커졌다. 지난해 총선 때 우정민영화 반대파 의원들의 지역구에 자객으로 당선된 뒤 ‘스타 정치인’이 됐던 두 의원도 집단공격에 빠졌다. 급기야 4일 자민당은 이들 의원에게 ▲결석한 경제산업위원회 위원 배제 ▲회기중 해외여행 1년간 금지 ▲내년 3월까지 당 국회대책위 출석금지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되고, 대세인 당 방침에 저항하면서 본때 보이기식의 이지메를 당한 것이다.taein@seoul.co.kr
  • ‘총선배분액 42억’ 黨잔류측 몫

    ‘총선배분액 42억’ 黨잔류측 몫

    열린우리당의 분화 시나리오 이면에 ‘국고보조금’과 ‘비례대표’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새판짜기 과정에서 친노파와 통합신당파 모두 겉으로는 ‘명분’을 핵심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어떤 경우라도 당을 떠나는 쪽이 불리하다.‘명분’에서도 탈당세력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감내해야 하고 창당 경비에 대한 부담이 생긴다. 비례대표를 안고 갈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까지 포함되면 창당 경비를 둘러싼 고민은 간단치 않다. 이들의 선택 여부에 따라 친노정당과 통합신당의 판세가 결정되는 탓이다. ●탈당과 잔류, 국고보조금 규모는 내년 국고보조금 규모는 570억원 정도다. 해마다 정기적인 지급액인 경상보조금 285억원에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라 대선 보조금 285억원이 더해진다. 이중 절반인 285억원은 원내 교섭단체에 똑같은 액수가 지급된다. 비교섭단체에는 총액의 5%가 배분된다. 나머지 액수 중 절반은 국회 의석수 비율에 따라, 나머지 절반은 총선 득표 수에 따라 배분된다. 열린우리당은 2004년 총선 때 43.1%의 득표율을 얻어 42억여원을 확보했다. 이 돈도 잔류세력에게 돌아간다. 어떤 경우든 당에 잔류하는 쪽이 자금 사정 면에서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친노진영(40명)이 당에 남으면 160억원의 창당 자금을 손에 쥐게 된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게 되므로 이들 몫도 차지할 수 있다. 남게 되는 의원은 63명이다.160억원은 교섭단체 배분액 95억원과 득표율 배분액 42억원, 의석수 배정액 23억원을 포함한 액수다. 친노진영이 모두 당을 떠나면 108억원의 국고보조를 받는 결과가 나온다.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는 가정에서다. 교섭단체 배분액 95억원에 의석수 배정액 13억원을 더한 결과다. 통합신당파는 172억원을 받게 된다. 친노진영이 탈당하더라도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노 대통령의 최측근 15명 정도가 탈당할 경우다. 이때는 비교섭단체 배분액인 총액의 5%에 해당하는 28억 5000만원에 의석 수 배분액 6억원 정도에 그쳐 국고보조금 액수는 34억원 규모다. ●숨은 1인치,‘비례대표’ 여당내 비례대표 의원 23명은 새판짜기 과정의 숨은 변수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제명(출당)’ 조치를 제외하고 당적을 이탈하거나 변경하면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 때문에 당 해체가 진행되더라도 이들은 열린우리당 잔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내에서도 통합신당파가 대다수이고 친노로 분류되는 의원들은 김혁규·윤원호·조경태 의원 등 소수다. 전당대회에서 당 진로가 통합신당으로 결정나면 고민할 필요가 없지만 통합신당파가 탈당할 경우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통합신당을 주장하는 A비례대표 의원은 “통합신당파가 탈당하더라도 제명 조치를 기다리며 의원직을 유지하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면서 “의원직을 내놓은 뒤 나가는 게 맞다.”며 명분을 택했다. 반면 B비례대표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출당이 유일한데 이 조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우리당 내에서 통합신당 운동을 펼치면 된다.”고 말했다. 통합신당파인 C비례대표 의원은 “노 대통령을 따를 사람은 1∼2명에 불과하다.”면서 “통합신당 추진으로 결정나면 비례대표들은 거취에 큰 고민을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단언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김용갑 발언’ 한나라서도 비판

    ‘김용갑 발언’의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서도 보수 색채가 강한 김용갑 의원이 지난 26일 “노무현 대통령은 북한 대변인”,“6·15 민족대축전 때의 광주는 해방구”라고 언급한 뒤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27일엔 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 의원의 발언이 자칫 호남 민심을 자극할 경우 내년 대선을 위해 그동안 ‘호남 껴안기’에 공들였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 지역화합특위 위원장은 정의화 의원은 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말씀의 뜻은 알겠지만,‘해방구’ 등등은 아니올시다라고 생각한다. 자중을 부탁드린다.”면서 “김 의원의 발언은 호남인들에게 ‘그럼 그렇지, 한나라당이 어디 가겠느냐.’는 얘기를 듣게 한다.”고 꼬집었다. 소장파인 원희룡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광주 발언’은 1980년 5·18 광주항쟁을 연상시키고, 과거 매카시즘적 사고에서 조금도 바뀐 게 없다는 느낌이 들어 섬뜩했다.”면서 “당이 호남에 다가가려는 노력들이 시대착오적 발언들 때문에 물거품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렇다고 당 지도부가 김 의원을 공개 비판하진 않을 것 같다. 여당의 공세에 말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이날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김 의원 발언을 빌미로 국감이 이뤄지지 못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을 뿐이다.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한나라당 지도부의 공개사과·출당 조치 등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노웅래 공보담당 원내부대표는 “국회의원이라고 하기엔 낯뜨거운 망언과 망동”이라면서 “제 정신으로 하는 말인지 의심이 간다.”고 논평했다. 민주당 김재두 부대변인도 “한나라당이 김 의원을 감싸고 있는 한 서진(西進) 정책과 집권의 꿈은 일장춘몽에 그칠 것”이라고 냉소했다. 그동안 김 의원의 ‘공세 대상’이었던 이종석 통일부장관도 MBC라디오 ‘시선집중 손석희입니다’에 출연,“김 의원의 발언은 객관적 사실에 어긋나며, 국민이 뽑은 정부와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반격에 나섰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기고] 대한민국 공무원의 새 생존법칙/김명식 중앙인사위 인사정책국장

    공무원 하면 안정적 직업의 대명사로 통한다. 대학생 3명 중 1명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달리고, 공직이 직업선호도 1∼2위를 지키는 것도 직업의 안정성이 한 몫을 하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나라는 직업공무원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직업공무원제도의 근간은 헌법에도 명시된 ‘공무원의 신분 보장’이다. 헌법으로 신분을 보장해 주는 직업이니 얼마나 든든하고 안전할까. 하지만 이 ‘신분보장’이라는 명제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 과거 절대왕조 시대의 공무원은 군주의 신료(臣僚)로서 국민들을 지배하며 신분을 세습했는데 ‘국민이 주인’인 현대 민주국가에서 신분보장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정부가 국민 전체를 관객으로 하는 하나의 무대라고 상상해 보자. 공무원은 그 무대 위에서 활동하는 연기자다. 연기자(공무원)의 기본적 역할은 관객(국민)이 대한민국이라는 극장에 들어오면서 내는 입장료(세금)의 대가로 관객에게 기쁨을 주는 것이다. 극장에 상영되는 작품이 뛰어나고 연기력도 우수하면 관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낸다. 하지만 관객의 외면을 받는 작품은 무대에서 퇴출돼 곧 막을 내려야 한다. 연기자들도 당연히 자리를 잃게 마련이다. 그래서 작가, 연출가, 연기자, 무대 기술자 등이 관객의 사랑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듯, 공무원들도 국민이 원하는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정부를 혁신해야 한다. 무대는 관객이 있을 때 존재가치가 있고 또 무대가 있어야 연기자가 생존할 수 있으므로 공무원은 결국 국민이 원하는 바를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점에서 헌법상 공무원의 신분보장 규정은 공무원 ‘신분증’을 소지한 자를 법률로 보호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될 것이다.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헌법 제7조 제1항) 특정배역을 맡은 자를 보호한다는 뜻으로 봐야 한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일할 ‘자리(직위)’를 보장하는 것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국민들이 직업공무원제도를 채택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민주주의 초기의 엽관주의처럼 공무원으로 하여금 정권과 퇴진을 같이 하도록 하면 정부에서 일하는 동안 실업상태를 대비해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을 남용할 우려가 있다. 때문에 차라리 신분을 보장할 테니 부정부패하지 말고 적법타당하게 성실히 일해 달라는 주문이다. 그러므로 국민이 부여한 ‘자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극장에서 연기자가 퇴출당하지 않도록 땀 흘려 연습하듯이 공무원도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인기있는 주연급 연기자들이 처음에는 하찮게 보이는 단역에서 출발하였지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실력을 인정받아 정상에 오른 것처럼 공무원도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해야 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다.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인사혁신의 방향도 바로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단순히 공무원 개개인에게 신분의 척도인 계급을 부여하고 일정한 경력을 쌓으면 그것을 상승시키면서 ‘신분’을 보장해 왔던 종래의 인사제도는 지금 수술대 위에 올라 있다. 능력있는 연기자에게 더 중요한 배역이 제공되고, 맡은 ‘자리’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면 자리를 내어 놓거나 덜 중요한 자리로 갈 수밖에 없도록 인사시스템이 바뀌고 있다. 중앙부처 실·국장급 공무원의 신분표시였던 1∼3급의 계급을 폐지하고 자리(배역) 중심으로 인사관리를 전환한 고위공무원단제도가 변화의 상징이다. 따라서 공무원의 ‘신분보장’도 이젠 새로운 ‘대한민국 공무원의 법칙’(고위공무원단제도 홍보슬로건)을 기준으로 마땅히 재해석해야 한다. 김명식 중앙인사위 인사정책국장
  • 우리당 ‘유기준 쿠데타 발언’ 맹공

    22일 열린우리당 확대간부회의에서는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을 집중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그의 ‘태국 쿠데타 타산지석’ 발언이 여론에 좋지 않게 투영되는 듯하자 일제히 성토를 쏟아부으며 정치 이슈화를 시도했다. 김근태 의장은 “민주헌정 질서를 전복할 수 있다는 망상 일단을 드러낸 것”이라면서 “쿠데타 발언 경고에 그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한나라당에 보다 진지하고 투명한 반성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한나라당 당신들끼리 행복했던 추억과 국민들 불행했던 시절에서 깨어나 뼈아픈 반성을 하도록 촉구한다.”고 거들었다.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은 “치떨리는 분노를 감출 길이 없다. 민주주의를 찾겠다는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감옥 가고 직장에서 쫓겨났다.”며 유 대변인의 의원직 사퇴와 한나라당의 출당조치를 요구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길섶에서] 무궁화호/강석진 수석논설위원

    부산∼서울 사이를 오르내린 몇년 동안 무궁화호 밤 열차를 자주 이용했다. 싼 맛에도 탔고, 밤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서도 탔다. 물론 나름대로 매력도 적지 않았다. 승객 가운데 입성 곱고 깍쟁이같은 사람은 소수파고, 사람 냄새 풀풀 나는 이웃같은 사람들이 다수파다. 무궁화호는 다른 열차에 비해 시끌벅적한 편이다. 객실 안에 가득한 세상 사는 이야기, 아기 울음, 휴대전화 대화 소리 따위는 금세 사람의 향기로 바뀌어 귓가에 앉는다. 졸리면 의자에 파묻혀 잠을 청하면 또한 그뿐이다. 경부선에서 막내 동생인 통일호가 퇴출당한 것이 2004년 4월. 무궁화호는 나마저 ‘강제퇴출’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듯이 있는 힘을 다해 달린다. 칠흑같은 어둠 뚫고 빛을 향해 5시간반 헉헉 달리면 드디어 종착역이다. 플랫폼에서 숨을 고르는 열차는 ‘너도 나처럼 온 힘을 다해 뛰어야지.’라고 말을 건네는 듯하다. 지난 몇년 동안 밤 무궁화호는 이렇게 나에게 살아가는 힘을 주었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 한나라 ‘수해골프 제명’ 초강수

    한나라당이 24일 ‘수해골프’로 파문을 일으킨 홍문종 전 경기도당위원장을 제명했다. 그와 함께 골프를 친 김철기 경기도당 부위원장 등 5명에겐 1년간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다.‘전라도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은 강제력은 없지만 ‘탈당’을 ‘권유’ 받았다. 1999년 이후 처음이라는 제명 카드를 꺼내든 한나라당은 “읍참마속의 심경”이라고 말했지만 당장 코앞에 닥친 7·26재보선을 의식했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제명은 말 그대로 당적에서 파내는 가장 강력한 제재조치로,5년 뒤에 복당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해도 절차가 워낙 까다로워 사실상 영구 출당에 가깝다. 당원권 정지는 당적은 유지해도 1년 동안 당내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전면 중지된다.●재보선 위기감에 강력징계로 선회 당이 이런 초강수를 둔 것은 골프 파문이 보도되면서 당 지지율이 10%포인트 안팎이나 하락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서울 성북을 보궐선거에선 민주당 조순형 후보에게 오차범위내 추격을 허용함으로써 ‘역전패’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이번 선거에서도 ‘4대0’ 압승을 기록해 ‘무패신화’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지만 오히려 1∼2곳에서 승패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덕분에 처음에는 “탈당까지 시킬 사안은 아니다.”며 ‘뜨뜻미지근한’ 대응을 예고했던 당 분위기가 주말을 기점으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여기에다 김동성 충북 단양군수가 수해에도 불구하고 음주가무를 즐긴 것을 비롯, 당 소속 지방자치단체장이 줄줄이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려 당 전체가 ‘나사 풀린’ 것으로 비쳐져 부담을 느꼈다는 설명이다.●제명놓고 親朴·反朴 감정싸움 소지도 더구나 한나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차떼기당’‘부자·웰빙 정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도 힘을 받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했다는 시각도 있다.‘전라도 비하’ 발언을 한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에게 당 윤리위원회는 1년간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당 최고위원회가 “사안에 비해 미흡한 처분”이라며 공개적으로 탈당을 권유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런 이유로 당초 관측보다는 강도 높은 대응책을 서둘러 내놓았지만 후유증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제명된 홍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표측과 가까운 사이라 당장 ‘친박’‘반박’의 감정싸움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당 윤리위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앞으로 비슷한 일이 발생할 때도 강력하게 제재할 자신이 있느냐. 형평에 맞지 않는 결정이 나오면 원외 인사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후문이다.●여·민노 “눈가리고 아웅식 처분” 혹평 외부 시각도 곱지 않다. 열린우리당 허동준 부대변인은 “전형적인 눈 가리고 아웅식 솜방망이 처분”이라면서 “오만방자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도 “일벌백계가 아닌 일벌일계에 그친 것이고, 곤장 치는 소리보다 호령소리가 더 큰, 시늉만 요란한 행위”라고 깎아내렸다.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전자 한국’ 허리 무너진다

    ‘전자 한국’ 허리 무너진다

    ‘한국 전자호(號)’의 허리가 무너지고 있다. 두꺼운 층을 형성해 ‘전자 한국’의 위상을 지탱했던 중견 전자업체들이 최근 매각 절차를 밟거나 청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중간 지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빅2’만이 생존하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외국계가 국내 전자업계 인수·합병(M&A) 시장에 대거 뛰어들면서 업계의 지각 변동도 점쳐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3위 전자업체인 대우일렉이 외국계로 넘어갈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채권단이 올해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예정인 가운데 최근 외국계 7개사와 국내 1개사가 대우일렉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대우일렉은 지난해 매출(연결기준) 2조 8516억원, 영업이익 926억원을 기록했다. 올 1·4분기에 세계 TV시장에서 185만대를 출하하며 세계 7위(시장점유율 4.2%)에 올랐다. 세계 2,3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빼고는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세계 10위권에 들었다. 한때 세계 저가 PC시장을 휩쓸었던 삼보컴퓨터도 연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삼보컴퓨터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으로는 중국의 하이얼과 레노보가 꼽히고 있다.90년대 삼보컴퓨터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현주컴퓨터는 최근 청산 가치가 더 높다고 보고 회사정리가 진행 중이다. 올해 초 매각을 추진했었지만 유찰이 되면서 방향을 틀었다. 디지털TV를 생산하는 디보스, 이레전자, 디지탈디바이스, 현대아이티(옛 현대이미지퀘스트) 등 중견 전자업체들도 최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환율 하락과 가격 하락으로 올 상반기에 대부분 영업적자를 기록할 정도로 위기를 맞고 있다. 업계에서는 2∼3년 안에 1∼2개사를 빼고는 정리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우증권 강윤흠 연구위원은 “조립 등 저부가가치 기업들이 최근 한계 상황에 몰리면서 국내 전자시장에 중간층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전자업계의 ‘무너진 허리’를 차지하기 위한 외국계의 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가전업계 1위인 미국 월풀에서 ‘신흥 강호’인 중국 하이얼에 이르기까지 국내 M&A시장에 대거 뛰어들었다. 인수 결과에 따라 국내뿐 아니라 세계시장에서도 상당한 ‘후폭풍’이 전망된다. 그러나 외국계의 가세에도 불구하고 파괴력은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 퇴출당한 이 기업들은 사실상 한계 기업으로 비용 등을 감안한다면 사업 자체가 중국이나 동남아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강금실 “성형발언 노혜경씨 반성해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이 증오와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향한 증오를 증폭시키는 관행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22일 개인 홈페이지에서 “공동체의 증오와 광기를 해소하려는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나라당 정병국 의원도 “정치권이 극단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자극하거나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동안 정치권이 상대방을 자극적으로 공격해 국민 의식 속에 잠재된 증오와 폭력성을 부채질해 왔다는 반성을 토대로 한 견해다. 그러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번 사건이 정치적 증오심과 갈등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시각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이번 사건의 배경을 예단하기 어려운 가운데 정치권의 역할을 거론하는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난 시기와 비교해 보더라도 현 정치 상황은 갈등 수위가 높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혜경 노사모 대표가 “(박 대표는)구시대의 살아 있는 유령”,“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정말 그래서는 안 된다. 사람의 소중함을 잊어 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여당 내부에서도 노 대표의 출당과 노사모 대표직 사퇴 등을 촉구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강금실 “성형발언 노혜경씨 반성해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피습 사건을 계기로 정치권이 증오와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반사이익을 얻기 위해 상대방을 향한 증오를 증폭시키는 관행이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는 지적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송영길 의원은 22일 개인 홈페이지에서 “공동체의 증오와 광기를 해소하려는 정치 지도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나라당 정병국 의원도 “정치권이 극단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을 자극하거나 갈등을 부추기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동안 정치권이 상대방을 자극적으로 공격해 국민 의식 속에 잠재된 증오와 폭력성을 부채질해 왔다는 반성을 토대로 한 견해다. 그러나 전모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이번 사건이 정치적 증오심과 갈등 때문에 발생했다고 보는 시각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나온다.정대화 상지대 교수는 “이번 사건의 배경을 예단하기 어려운 가운데 정치권의 역할을 거론하는 것은 성급한 측면이 있다.”면서 “지난 시기와 비교해 보더라도 현 정치 상황은 갈등 수위가 높다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열린우리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혜경 노사모 대표가 “(박 대표는)구시대의 살아 있는 유령”,“성형도 함께 한 모양”이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정말 그래서는 안 된다.사람의 소중함을 잊어 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여당 내부에서도 노 대표의 출당과 노사모 대표직 사퇴 등을 촉구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박근혜대표 피습] 14년 복역한 전과 8범 中企 근무 우리당 당원

    [박근혜대표 피습] 14년 복역한 전과 8범 中企 근무 우리당 당원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중상을 입힌 지모(50)씨는 경찰에서 자기 처지에 대한 비관과 사회에 대한 불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지씨는 1991년 이후 14년4개월(전과 8범)을 공무집행방해·방화 등의 혐의로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현재 지병인 당뇨병이 악화돼 한쪽 눈이 실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혼인 지씨의 주소지는 A씨 소유의 인천 남구 학익동 가옥으로 돼 있다. 교도소를 들락날락하면서 오갈 곳이 없게 되자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온 A씨의 집에 주소지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씨는 지난해 8월 청송감호소 출감 이후 올해 2월 말까지 인천 한국갱생보호소에서 지냈으며 이곳을 나온 뒤 고정적인 직업 없이 찜질방과 목욕탕 등을 전전했고 매월 생활보호대상자 통장으로 입금되는 18만원으로 생활해 왔다. 지씨를 어릴 적부터 보아온 동네주민 B씨는 “지씨가 고교 시절 자기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엇나가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어머니를 때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고 전했다. 지씨는 경찰에서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15년 가까이 실형을 살았고 관계기관에 진정을 내도 도움을 받지 못해 억울한 마음에 혼자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복역 중에도 교도관들을 폭행하고 협박할 정도로 반사회적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다. 20일 지씨의 범행 직후 유세차량 단상에 올라 욕설을 퍼붓고 의자를 집어 던지는 등 소란을 피웠다가 함께 붙잡힌 박모(52)씨는 통신장비 관련 중소기업 임원으로 열린우리당 기간당원으로 밝혀졌다. 아내와 대학생 아들·딸 등 세 식구와 살고 있는 박씨는 경찰에서 “지씨의 범행과 상관없이 한나라당 관계자들과 시비가 붙었다.”고 진술했다. 박씨의 딸은 “아버지는 사건 당일 낮 친구 자녀 결혼식에 갔다가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신촌 현대백화점 앞 한나라당 선거유세장에 우연히 갔던 것”이라면서 “아버지는 경찰서에 붙잡혀 오고 한참 뒤에야 사태가 왜 이렇게 됐는지 알고 황당해하셨다.”고 전했다. 박씨는 2004년 3월 열린우리당에 입당했고,2005년 1월부터 당비를 납부한 기간당원으로 확인됐다. 당 지도부는 박씨를 출당시키기로 했다. 유영규 김기용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박근혜대표 피습] 靑 “선거테러 절대 용납못해”

    정치권은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 한목소리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검·경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였다.●鄭의장·康후보 일정 취소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오전 이병완 비서실장으로부터 이 사건과 관련, 긴급정무점검회의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내각은 한 점의 의혹도 없도록 검·경 합동수사를 통해 철저하고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토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과정에 테러나 폭력은 어떤 경우,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면서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도 이날 영등포 당사에서 긴급선거대책회의를 열고 “야당이 요구하는 검·경 합동수사를 즉각 받아들여 진실을 밝히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박 대표에 대한 위로 차원에서 제주 유세 일정을 취소했고 같은 당 강금실 서울시장 후보도 일정을 취소했다.●與, 유세장 난동자 출당 조치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는 “검·경이 철저하고 신속한 조사를 통해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과 국민중심당은 “이런 테러는 민주국가로서의 오점”(민주당)이라거나,“경찰의 안전조치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주는 것”(국중당)이라며 치안 문제를 거론했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박 대표 피습 현장에서 행패를 부린 박모(52)씨가 기간당원으로 밝혀짐에 따라 박씨를 출당하기로 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상) 내전종식 5년째 시에라리온

    [희망-절망의 갈림길 아프리카] (상) 내전종식 5년째 시에라리온

    내전과 대량 난민 발생, 절대 빈곤의 악순환에 허덕이는 아프리카에 희망은 있는가.5년 전에야 총성이 멈춰진 시에라리온과 난민 유입, 아동 인신매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나를 둘러 보았다. 지난달 24일부터 6일까지 한국언론재단이 주관한 해외 인권 연수에 참가, 내전 극복에 한몫을 하는 난민 귀환 프로젝트와 아동 매매 근절 노력 등을 살펴 보았다.2회로 나눠 시에라리온과 가나의 얘기를 정리한다. 인터넷 서울신문(seoul.co.kr)을 통해 못 다한 얘기도 풀어 놓는다. |프리타운(시에라리온) 임병선특파원|국민의 3분의 1이 내전에 스러진 나라, 시에라리온의 참극은 계속되고 있다. 천혜의 항구로 서부 아프리카 제1의 중계무역항으로 손꼽혔던 수도 프리타운은 11년 내전의 상처로 여전히 신음하고 있었다.150만명이 사는 도시 곳곳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고 하수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길바닥에 그대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수많은 이들이 한낮에도 하릴없이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었고 공허하다고 느껴지는 이들의 시선에선 일순간 적의(敵意)가 번득이기도 했다. 조그만 교통사고에도 사람들이 순식간에 몰려들어 운전자를 위협하는데 그 적대감이 대단했다. 밤에는 전기 공급이 제대로 되지도 않은데다 적도 근처 기니만 연안의 후텁지근한 기후 탓에 집안에 머무를 수 없어 사람들은 캄캄한 밤거리를 배회했다. 현지 경찰은 밤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택시를 이용할 때도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극한의 생활 조건이었고 누군가 불씨만 던져 주면 폭동과 소요가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분위기, 그것이 18세기 말 북미 대륙에서 해방된 노예들이 정착했다 하여 이름 붙여진 프리타운의 2006년 5월 표정이었다. ●국제사회의 원조도 별무 효과 안타깝게도 수년째 이어진 국제사회의 원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에라리온의 오늘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800달러에 불과한 1인당 국민소득 등 굳이 통계를 들이대지 않아도 최악의 경제 사정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의 경제개발 전략에 따라 자영업을 권장한 결과, 많은 이들이 농어촌에서 올라와 프리타운에서 좌판을 깔고 앉아 있지만 흥정하는 모습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경제개발부의 데스몬드 코로마 개발계획 담당관도 그 점을 인정했다. 빈곤감소전략보고서(PRSP)에 따라 해외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한편, 소비를 촉진해 투자를 활성화하는 정책 수단을 강구하고 있지만 솔직히 경제성장률을 5% 이하로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정부의 최우선 목표라고 털어놓았다. 대서양 연안의 석유 채굴에 한가닥 희망을 걸면서 해외로 빠져나간 고급 인력들이 돌아와 조국 재건에 함께 해줄 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2002년 평화적으로 치러진 선거를 통해 지난 1997년 쿠데타로 축출당한 경험이 있는 아마드 테잔 카바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 정치적 안정을 어느 정도 이뤘다는 점이다. 1999년 7월 1차 평화협정에 이어 2002년 완전한 내전 종식이 선언됐다. 유엔 평화유지군도 지난해 말 모두 철수했다. 그러나 내년에 다시 선거가 예정돼 있어 불안 요인은 상존한다. ●도화선 될지 모르는 테일러 재판 내전 극복을 위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도화선은 또 하나 있다. 프리타운 시내 한 복판, 이중 담으로 둘러쳐진 유엔전범 특별재판소에 수감된 라이베리아의 전 대통령 찰스 테일러 때문이다. 지난달 4일 첫 심리가 진행돼 테일러는 11가지나 되는 전범 혐의를 부인하고 “나는 결코 시에라리온 국민에게 몹쓸 짓을 한 것이 없다.”고 항변했다. 심리가 재개된 지난 3일 전범재판소 주변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었다. 재판소 안마당에는 무장 장갑차가 여러 대 눈에 띄었다. 담벼락에는 ‘여기 서있지 말라.’는 경고문이 나붙었다. 그러나 이 재판소에서 계속 재판이 진행될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네덜란드의 국제형사재판소(ICTY)에서 이 재판을 헤이그 법정으로 옮겨야 하는지를 놓고 논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범재판소의 모든 행정적 절차를 책임지는 레지스트라(행정관)인 러브모어 먼로는 “언제 ICTY의 결정이 내려질지 모른다.”며 “우리는 이곳에서 재판이 진행돼 테일러에 대해 무죄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소요없이 이 나라 국민들이 판결을 납득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에라리온 기자협회(SLAJ) 회장인 이브라힘 벤 카르보 역시 “재판 진행 장소가 여기여야 하는지, 헤이그여야 하는지에 대해선 현지 여론은 반반”이라고 전한 뒤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내려져도 과거와 같은 소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엔평화유지군 대신 치안을 담당하는 유엔통합사무소(UNOISL)도 별다른 일이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닷새동안 프리타운에 머물며 돌아본 결과 이 나라의 미래는 국제사회의 도움 없이는 보장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판단됐다.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은 찾기 어렵지만, 그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데 시에라리온의 딜레마가 있었다. 이 나라를 돕고 싶은 독자들은 국제이주기구(IOM) 서울사무소(02-6245-7647)로 연락하면 된다. bsnim@seoul.co.kr ■ 내전극복의 동력 ‘귀환 프로젝트’ |프리타운(시에라리온) 임병선특파원|혹독한 내전을 경험한 시에라리온 같은 나라에선 경제를 재건하는 데 이주가 각별한 중요성을 갖게 된다. 내전으로 조국을 등지거나 고향을 떠나 유랑한 이만 250만명이 넘었다. 이런 상황에서 부족한 자원과 기술, 노동력을 빠른 시간에 메우는 방법으로 자발적 귀환이 절실해졌다. 이같은 인식에 따라 이들의 조기 귀환과 정착을 돕는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됐다. 특히 영국과 스위스로 빠져나간 고급 기술인력의 귀국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춘 MIDA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해외에 이미 생활 기반을 마련한 의사, 변호사, 교사 등이 6개월간 고국에 돌아와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나눠주는 동안 조국에서의 새 출발을 결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영국과 스위스에서 개인별로 3000파운드의 정착금을 지원해 어느 정도 성과를 봤다고 판단, 다른 유럽 국가로 확대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국민이 돌아올 경우에도 간정부(間政府) 조직인 국제이주기구(IOM) 사무소에서 기술 교육과 창업 지원을 해주고 있다.1994년 영국으로 탈출한 압둘 카림 코로마(45)는 지난 3월 프리타운에 돌아와 조그만 바를 차렸다. 물론 IOM의 도움을 받아서였다. 하지만 그는 워낙 나쁜 경제 탓에 손님이 없다고 울상이다.“영국을 직접 찾아와 ‘돌아와도 좋다.’고 한 카바 대통령의 말을 믿은 것이 후회스럽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빈곤한 이들의 무료 변론을 돕는 30대 변호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려운 동포들을 돕겠다는 마음에서 귀국했지만 다시 내전이 터진다면 “일단 탈출했다가 안정되면 돌아와 일하겠다.“고 서슴없이 밝혔다. 정부와 IOM 등 국제기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발적 귀환 프로그램은 아직 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물론 내전 종식 5년 만에 성과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성급한 일인지 모른다. IOM 프리타운 사무소의 앤드루 초가(53) 대표는 “국제사회의 지원은 어디까지나 지원일 뿐”이라고 전제하고 “적절한 준비와 직업 훈련이 동반된 이주를 통해 내전을 극복하려는 이 나라 국민의 의지를 일으켜 세우는 일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bsnim@seoul.co.kr ■ 시에라리온은 순결과 약속의 상징인 다이아몬드의 세계 최대 산지로 알려진 시에라리온은 바로 그 다이아몬드 때문에 참혹한 내전을 경험해야 했다. 이웃 나라 라이베리아 대통령 찰스 테일러는 다이아몬드 공급권을 넘겨받는 대가로 시에라리온의 반군 조직 통일혁명전선(RUF)에 무기를 공급했다. 권력에 눈이 먼 RUF는 소년병은 물론, 소녀병까지 모집해 마약으로 잔학 행위를 부추겼고 아이들은 최소한 배고픔은 면할 수 있다는 생각에 총을 들었다. 반군은 1995년 수도 프리타운 주변 30㎞까지 포위했고 단지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무고한 이들의 손발을 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때 손발이 잘린 사람만 8000명으로 추산된다. 내전이 11년이나 계속될 수 있었던 것도 다이아몬드 공급권을 둘러싼 권력 다툼이었다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시에라리온에서는 1000명이 태어날 경우 남아는 162명이, 여아는 127명이 죽는다. 태어나는 순간 남성의 기대 수명은 40.2세, 여성의 기대 수명은 45.2세에 불과하다. 또 인구의 3분의 1이 희생된 내전의 영향 탓인지 14세 이하가 전체 인구의 44.8%나 된다.65세 이상은 3.2%에 그쳐 아프리카에서도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특이한’ 인구 구성을 갖고 있다.
  • 김덕룡·박성범의원 공천수뢰 수사의뢰

    김덕룡·박성범의원 공천수뢰 수사의뢰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중진인 김덕룡 의원과 박성범 서울시당위원장이 억대의 공천 헌금을 수수한 혐의로 한나라당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키로 해 파문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허태열 사무총장은 12일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김 의원과 박 의원이 서울 서초구 및 중구 구청장 공천과 관련해 금품을 수수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허 총장은 공천헌금 규모에 대해 “김 의원의 경우, 부인이 4억 4000만원을 받은 것을 모르고 있다가 4월 5일 이후에 알게 돼 돌려주라고 했는데 찾아가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허 총장은 또 “박 의원의 경우에는 부인이 케이크 상자인 줄 알고 받았으나 뜯어봤더니 돈이었다는 것이고, 박 의원은 돌려주라고 말했고 그 이후에도 돌려준 줄 알았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금품을 제공한 사람은 모두 공천에서 탈락한 측”이라며 “(두 사건에 대해)내일 오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 내부 감찰 결과 시의원 한모씨의 부인 전모씨는 김 의원의 부인에게 지난 2월과 3월 수 차례에 걸쳐 모두 4억 4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중구청장 공천 신청 뒤 순직한 성낙합 전 중구청장 부인의 인척 장모(여)씨는 지난 1월 박 의원 부부와 식사를 함께 한 뒤 케이크 상자에 미화 21만 달러를 넣어 박 의원의 부인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박 의원은 지난 1월초 같은 인물로부터 1병에 시가 200만원을 호가한다는 최고급 양주 루이13세와 최고급 넥타이·모피코트·핸드백 등 1500만∼2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받은 뒤 돌려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은 13일 오전 긴급 의총을 열어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며 향후 검찰 조사 추이에 따라 출당, 제명 등의 강경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사설] 한나라, 성범죄 엄단 말할 자격 있나

    한나라당 최연희 사무총장이 술자리에서 여성 기자를 추행해 파문이 일고 있다. 사무총장직과 공천심사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박근혜 대표는 그를 대신해 국민에게 사과했다지만 국민들의 분노는 쉽게 그치지 않고 있다. 의원직 사퇴와 함께 즉각적인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는 이번 사건이 최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성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을 단적으로 내보인 사례라는 데서 그 심각성을 우려한다. 최 의원의 성추행뿐 아니라 이를 술자리에서 벌어진 우발적 사건 내지는 나쁜 술버릇 정도로 치부하려는 사회 지도층의 저급한 성 의식이 문제인 것이다.“술집 주인으로 착각했다.”는 최 의원의 몰인격적 발언에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술집 주인이면 본인의 의사가 어떻든 성추행해도 된다는 말인가. 이런 성차별, 직업차별의 인식을 지닌 채 어떻게 검사를 했고, 국회의원을 하고 있으며, 제1야당의 사무총장을 맡았다는 말인가. 더구나 그는 지역구에서 성폭력상담소 이사장이었다니 할 말을 잃게 한다. 이런 인사가 우리 정치를 이끌고 있으니 어떻게 성범죄 근절을 얘기할 것이며, 성폭력범들을 단죄할 수 있을 것인가. 한나라당은 ‘전자팔찌’에 ‘화학적 거세’ 운운하며 성범죄 입법을 추진하기에 앞서 이번 최 의원 파문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출당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성폭력 근절 의지를 먼저 내보여야 할 것이다. 정치권과 언론의 술자리 접촉의 문제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한나라당과 동아일보는 주요당직자 신임인사를 겸한 저녁식사 자리였다고 하지만 성추행까지 낳은 술판을 정상적 취재활동이라 여길 국민은 없을 것이다. 건전한 긴장관계는 정부·여당과 언론 사이에만 요구되는 규범이 아닌 것이다.
  • “무릎 꿇고 사죄… 책임지겠다” 탈당

    “무릎 꿇고 사죄… 책임지겠다” 탈당

    한나라당 최연희 전 사무총장의 ‘성추행 파문’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최 전 총장은 지난 24일 동아일보와의 만찬 뒤풀이 자리에서 만취, 동아일보 여기자를 뒤에서 껴안고 가슴을 만졌으며 뒤늦게 “술에 취해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의원은 27일 그 책임을 지고 사무총장 및 중앙당 공천심사위원장 등 모든 당직을 사퇴했다. 이어 징계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당 윤리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오후 7시쯤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탈당계에서 “국민과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무릎꿇고 사죄한다.”면서 “당과 당원에 대해 절대 부담을 주고 싶지 않으며 모든 조치를 감수하겠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윤리위는 징계대상이 없어지면서 회의를 중단했으나 주호영 간사 등 윤리위원 5명의 명의로 이날 국회 윤리위에 공식 제소하는 등 정면돌파키로 해 파문이 확산될 조짐이다. 박근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생긴 데 대해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한 어조로 경고했다. 한나라당은 5·31 지방선거에 악재로 작용할까 우려하느라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특히 최근 전여옥 의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치매’ 발언에 이어 이번 파문마저 겹치자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이 때문에 후임 총장에 재선의 허태열 의원을 재빠르게 임명하는 등 후속 대책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여성 의원들은 이날 대책회의를 가진 뒤 박 대표를 만나 당 윤리위원회 소집과 강도높은 징계조치를 요구했다. 의원직 박탈, 탈당 요구 등의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출당 요구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푸른정책연구모임의 임태희·권영세 공동대표는 박 대표에게 “탈당 권유 등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고 당 차원에서도 자정결의 등 석고대죄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건의했다. 박 대표도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요즘 국민의 지탄을 받을 일들이 여러 번 일어나고 있다.”며 “99번의 신뢰를 얻기 위해 정성을 들여 잘 하더라고 한번의 배신이나 잘못된 언행으로 그 동안 쌓인 모든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 신뢰의 특징”이라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한편 한나라당 홈페이지는 이날 최 전 총장의 행태에 항의하는 네티즌들의 서버 접속 폭주로 오후 3시까지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종수 전광삼기자 vielee@seoul.co.kr
  • 양궁월드컵 탄생 이유는 한국 독주 막으려고?

    축구월드컵과 야구월드컵격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후끈 달아오를 2006년 스포츠에 또 다른 월드컵이 양궁에서 탄생한다. 국제양궁연맹(FITA)은 최근 내년 10월22일 멕시코에서 제1회 ‘양궁 월드컵’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양궁 월드컵은 내년 5월부터 넉달 동안 크로아티아와 터키, 엘살바도르와 중국 등에서 예선을 치른 뒤 멕시코에서 본선을 치른다. FITA가 기존의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 이외에 굳이 월드컵 대회를 만든 이유는 한국의 메달 독식으로 양궁이 재미없어졌다는 지적 때문. 게다가 야구와 소프트볼이 2012년 런던올림픽 종목에서 퇴출당하는 과정에서 양궁도 유력한 퇴출 후보로 거론되면서 위기의식이 더 커졌다. 이로 인해 지난 6월 웅구르 에드너(터키) 회장 체제로 출범한 FITA가 양궁의 자구책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 양궁 월드컵을 강력한 대안으로 내놓은 것. 양궁 월드컵은 온통 한국 견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체전 없이 개인전으로만 치러지는 대회의 4명이 겨루는 결선에서 같은 국가 선수는 3명 이상 출전할 수 없다. 이 탓에 월드컵에선 지난 6월 스페인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처럼 한국의 1∼3위 싹쓸이를 볼 수 없게 됐다. 게다가 한국은 내년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전력투구해야 하기 때문에 월드컵에는 대표 1진 선수들이 참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양궁협회 서거원 전무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월드컵에는 대표 2진을 출전시킬 예정”이라면서 “하지만 우리는 선수층이 워낙 두꺼워 이들에게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씨줄날줄] 양희은과 심수봉/이용원 논설위원

    ‘아침 이슬’의 가수 양희은이 데뷔한 해는 1971년이었다. 경기여고를 졸업하고 서강대에 갓 입학한 19세 소녀는 곧 청년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오른다.1960년대 말 태동한 청년문화는 가요계에 ‘포크’라는 새 장르를 선보이던 참이었다. 당시 가요는 트로트와, 미국의 영향을 받은 스탠더드 팝이 양분하고 있었다. 단발머리에 청바지가 딱 어울리는 소녀는 ‘아침 이슬’‘작은 연못’ 등, 이전에 볼 수 없던 서정성과 사회성이 짙은 노래를 맑고 고운 목소리로 사회에 퍼뜨린다. 그러나 75년 대마초 사건이 발생해 포크 계열 가수들이 대부분 퇴출당하고, 그녀의 음악적 동반자인 김민기마저 그 전해 강제입영되자 양희은의 목소리는 차츰 잦아든다. 심수봉은 197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본선 무대에서 그녀는 피아노를 치며 ‘그때 그사람’을 열창한다. 하지만 대학가요제 팬들은 느닷없는 트로트의 등장에 어색해 할 뿐이었다. 이듬해 음반이 나오자 심수봉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영광은 길게 가지 않았다. 음반 출간 6개월만에 ‘박정희 암살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그녀는 나락으로 굴러떨어진다. 이어 등장한 전두환정권은 ‘아무 이유없이’ 그녀에게 활동정지 명령을 내린다.‘심수봉 시대’는 갑작스레 막을 내렸다. 1970∼80년대 젊음을 보낸 ‘7080 세대’에게 양희은과 심수봉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름이다. 두 사람은 데뷔 과정부터 추구한 음악과 애호층에 이르기까지 상반된 이미지를 띠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둘 다 확고한 자기세계를 지닌 당대의 아이콘이었다는 점에서 취향에 상관없이 7080 세대에게는 잊히지 않는 존재로 남아 있다. 그 양희은과 심수봉이 오는 17일 합동무대인 ‘양·심 콘서트’를 연다. 양희은이 7년째 진행을 맡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 ‘여성시대’의 3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의 하나로서다. 양희은과 심수봉은 여느 가수는 겪지 않는 정치적 외압을 경험했다. 그리고 두 사람 다 가수로서의 좌절 끝에 개인적인 어려움에 길게 시달리기도 했다. 이제 50줄에 들어 한 무대에 서는 모습은, 동시대 사람들에게 오래 소식 끊긴 누이를 재회하는 듯한 반가움을 준다. 아마 그것은 역사가 주는 해피엔딩의 선물일 게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田감사원장 “소명다한 공기업 퇴출”

    田감사원장 “소명다한 공기업 퇴출”

    전윤철 감사원장은 4일 “역사적 기능과 역할을 다한 공기업은 현 시점에 맞게 기능전환을 해야 한다.”면서 시대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는 공기업의 퇴출을 시사했다. 전 원장은 취임 2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남은 2년의 임기 동안 해야 할 중요한 임무가 공공부문 개혁”이라며 “능력없으면 퇴출당하는 시대에 공공부문에서는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전 원장은 “60∼70년대 개발연대 상황에서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공기업이 현 시점에서 보면 역할과 기능을 재정비해야 함에도 불구, 방향도 모르고 계속 가고 있다.”면서 “현재 공기업에 대한 기획감사를 대대적으로 하고 있는데 앞으로 역사적 임무를 다한 기능은 중단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타율에 의한 것보다 자율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좋을 듯싶은데 두고 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잭 웰치가 안 되는 기업을 정리해 아사직전의 GE를 세계일류기업으로 만들었다.”고 말해 ‘안 되는’ 공기업에 대한 퇴출을 예고했다. 그는 “방만하게 경영하면서 노조와 적당히 협상해 기업을 이끌려고 하는 안일한 공기업 사장들은 앞으로 감사원 차원에서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전 원장은 퇴출대상 공기업에 대해 “60∼70년대 개발연대에 필요했던 요건과 지금 여건을 비교해 보면 추측이 가능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재정경제부 장관, 기획예산처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등을 거친 전 원장은 “솔직히 감사원장이 제일 힘들다.”면서 “시스템감사를 대대적으로 추진하자 피감기관의 반발이 상당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전 원장은 “앞으로 남은 2년 동안에도 시스템감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서비스산업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협력기금운용 실태에 대해서는 “남북협력기금이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지만 남북문제라는 특수성이 있고, 북한과 관련된 문제는 확인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감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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