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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국당, ‘5·18 망언’ 의원 국회 윤리위 징계 동참하라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 유공자들을 ‘괴물’이라며 망언을 쏟아낸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해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어제 제명을 추진하기로 하고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역사를 부정하고 피해자들의 상처를 들쑤신 이 의원들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갈수록 확산하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수순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들은 진정한 사과 대신 여전히 허위 사실에 근거한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국민의 분노지수를 높이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한 노릇이다. 이종명 의원은 어제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고, 상처받으신 분들께 송구하다”면서도 5·18 진상규명 범위에 북한군 개입 여부 검증을 넣자며 ‘북한군 개입 의혹’ 주장을 고수했다. 김순례 의원도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했지만 “허위 유공자는 걸러내야 한다”고 딴지를 걸고 있다. 김진태 의원 역시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거듭 주장했다. 석고대죄해도 모자랄 판에 사과를 빙자한 이념 공방을 벌이자는 것은 아닌가 싶을 정도다. 여야 4당이 망언 의원들에 대해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헌법에 따르면 의원직 제명은 국회 재적의원(298명) 3분의2(199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한국당(113명)이 반대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국민적 비판이 거세지자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어제 “(5·18 망언은) 국민을 욕보이는 행위”라면서 당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4당이 출당 등을 요청하자 ‘우리 당의 일이니 신경쓰지 말라’며 공당의 책임자로서는 부적절한 발언을 하더니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지니까 마지못해 자체 징계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자체 징계 범위를 넘어설 만큼 사태가 심각하다. 한국당은 이들에게 책임을 물어 반드시 출당 조치해야 한다. 또 최고 징계인 출당 조치를 해도 의원직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한국당은 국민에게 사과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국회 차원의 징계에 동참해야 한다. 여야는 이참에 5·18 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왜곡·날조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5·18 민주화운동 특별법 개정안을 보완해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 현재 박광온 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 특별법 개정안을 4당 공동으로 다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드시 통과시켜 다시는 5·18 민주화운동을 욕보이는 망동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당이 이번 ‘망언 세미나’ 개최에 책임을 지려면 개정안 통과에 적극 협력해야 할 것이다.
  • ‘망언 3인’에 거센 비판여론… 버티던 한국당 뒤늦게 ‘셀프 징계’

    ‘망언 3인’에 거센 비판여론… 버티던 한국당 뒤늦게 ‘셀프 징계’

    홍영표 “응분의 조치로 결자해지해야” 김병준, 사과 뒤 본인 포함 윤리위 회부 혁신작업 물거품 위기 일자 적극 조치 ‘제명’ 미지수… 3인은 강경 발언 이어가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12일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한 망언을 쏟아 낸 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망언 의원 출당 등 응분의 조치로 결자해지하길 바란다”며 “납득할 만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범국민적인 망언 의원 퇴출운동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여야 4당은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되는 대로 3인에 대한 최고 징계 수준인 의원직 제명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다만 실제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현역 의원 제명을 위해선 국회의원 3분의2가 찬성해야 하는데 한국당이 협조하지 않는 한 쉽지 않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지금 의석 분포로 볼 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비슷하게 한국당 소속 20여 의원의 협력이 있다고 하면 국회가 청산되고 청소되고 5·18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한국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면서 김병준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는 한편 이날 3인을 포함해 관리·감독의 책임을 지고 본인도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강수를 뒀다. 김 위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비대위원장으로서 이 문제를 한국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엄중히 다룰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또 “저는 공청회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저 역시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이에 중앙윤리위는 비대위원장인 저의 관리·감독 책임도 엄중히 따져 주실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전날까지만 해도 여야 4당의 3인 징계 요청에 대해 “당에서 처리하고 고민하도록 놔 달라고 말하고 싶다”며 거부했다. 하루 만에 한국당의 입장이 바뀐 데는 같은 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진 대구시장, 한국당 출신 서청원 의원 등 보수진영에서조차 3인의 망언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당이 고립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이대로 뒀다가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이후 계속돼 온 당의 혁신작업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커지면서 적극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미 문제가 커질 대로 커진 데다 논란의 중심에 선 3인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문제의 망언이 나왔던 지난 8일 공청회 이후 나흘 만에야 여론에 떠밀리듯이 대국민 사과와 3인 징계에 착수하면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더 크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광주 3적’ 품은 한국당…망언·선동의 정치

    ‘광주 3적’ 품은 한국당…망언·선동의 정치

    지도부 “당내 문제” 선 긋다가 뒷북 사과 여야 4당의 의원 3명 출당 요구 거부 김진태 되레 “北 개입 규명해야”억지 전문가 “역사왜곡 처벌 입법화 절실”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 망언을 쏟아낸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주장을 굽히지 않고 버티거나 뒤늦게 마지못해 서면으로 사과문을 내는 데 그쳤다. 이들 3인의 망언은 한국당의 새로운 지도부를 뽑는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전략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이번 전대에 출마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과거 보수 정부에서도 인정했던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비상식적이어서 이들이 근본적으로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나아가 한국당 지도부도 문제가 터진 지 사흘 만에야 뒷북 사과를 해 한국당이 전반적으로 3인 의원에게 내심 동조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마저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여야 4당은 11일 한국당에 3인의 출당을 요구했다. 하지만 한국당은 당내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논란이 계속되자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광주 시민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그럼에도 논란의 중심에 선 김진태 의원은 “5·18 진상규명법에 의하면 북한군 개입 여부를 진상 규명하게 돼 있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앞서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해명해 논란을 키운 나경원 원내대표는 비판이 쏟아지자 “5·18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는데 ‘사과’가 아닌 ‘유감’이라는 표현에 여론은 더 악화했다. 5·18 특별법은 1995년 보수정권인 김영삼 정부 때 제정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국방부는 광주시에 공문까지 보내 “5·18 북한군 개입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적 발언이라고 해도 금도가 있다”며 “한국당 의원들의 사고가 유신시대에 갇혀 있다는 게 이번 일로 드러난 것”이라고 했다.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가운데 한국당이 이를 이용해 선동정치에 나서는 환경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치권에서 3인 징계로 논란을 마무리한다면 같은 일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역사 왜곡 행위를 처벌할 수 있도록 입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5·18로 법원에서 유죄를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두둔하고 5·18 왜곡으로 법원에서 배상판결을 받은 지만원씨와 공조한 것은 ‘법질서 존중’이라는 보수정당의 제1 덕목을 스스로 부정한 모순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5·18 모독 망언’ 쏟아낸 한국당 의원들…여야 3당 “제명 추진”

    ‘5·18 모독 망언’ 쏟아낸 한국당 의원들…여야 3당 “제명 추진”

    공청회서 ‘광주 폭동’ ‘전두환 영웅’ 발언 극우 지만원 주장 수용 사법질서 부정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비판 거세지난 8일 공청회에서 ‘5·18 유공자는 종북 좌파가 만든 괴물집단’, ‘광주 폭동’, ‘전두환은 영웅’ 등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모독하는 망언을 쏟아낸 자유한국당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이들 의원 3명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고, 보수야당인 바른미래당도 비판에 나섰다. 특히 이들 의원 3명은 일개 논객이 아니라 제1 야당의 국회의원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보수정당의 제1 덕목은 법질서 존중이라는 점에서 이들 의원은 스스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모순에 빠졌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미 사법기관으로부터 민주화운동으로 인정받은 5·18을 부정하고 5·18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가 하면 5·18에 북한군 개입 주장을 펴다가 배상 판결을 받은 극우 논객 지만원씨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사법질서를 부정하는 처사라는 얘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범죄적 망언을 한 한국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해 가장 강력한 징계 조치(제명)를 취하도록 하겠다”며 “한국당이 응분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야 3당과 함께 이들 의원에 대한 국민적 퇴출 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삼 정부 시절 여야 합의로 민주화운동특별법을 제정한 데다 1996년 헌법재판소는 이 법에 대해 합헌이라고 결정했다”며 “법원이 이 정당성을 인정했는데 한국당은 역사 위에, 국민 위에, 법 위에 존재하는 괴물집단인가”라고 비판했다. 평화당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국회 윤리위 제소와 법적 조치 방침을 결정했다. 정동영 대표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판사 출신이라 5·18 관련 대법원 판결을 잘 알 텐데 이런 발언을 방조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김정화 대변인은 “갈 데까지 간, 오만방자한 당은 배설에 가까운 망언을 그만 멈춰야 할 것이며 통렬한 자기반성으로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3명 의원의 제명을 추진할 것이며 한국당의 사과와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며 “형사·민사상 고소·고발을 진행해 사법적으로도 단죄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나 한국당 원내대표의 해명 아닌 해명도 비판을 키웠다. 나 원내대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있다”고 했는데, ‘다양한 해석’이 결국은 이들 의원 3명의 주장을 두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 해명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나 원내대표는 이날 뒤늦게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 당 일부 의원의 발언이 희생자에게 5·18 희생자에게 아픔을 줬다면 그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했다. 김병준 한국당 비대위원장도 진화에 나섰다. 김 비대위원장은 “역사적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에 대한 의혹 제기는 곤란하다”며 “5·18은 광주 시민만의 아픔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아픔”이라고 했다. 하지만 다른 대부분의 한국당 의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심지어 논란의 당사자인 김진태 의원은 “남의 당 의원을 출당하니 제명하니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모르겠고 그분들이 저를 더 띄워주는 거라 생각한다”고 조롱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이순녀의 시시콜콜]옥중 정치와 신(新)북풍

    [이순녀의 시시콜콜]옥중 정치와 신(新)북풍

    자유한국당 유력 당권 주자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전 대표에 대한 유영하 변호사의 공개 비판 발언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유 변호사는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는 최측근이다. 당내 친박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출마한 황 전 총리나, 초반엔 황 전 총리의 ‘친박 프레임’을 비판했다가 전당 판세가 불리해지자 ‘친박 구애’로 선회한 홍 전 대표로선 그의 발언이 표심에 미칠 여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유 변호사는 지난 7일 한 종편 방송에 출연해 “황 전 총리가 친박이냐 아니냐는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수 있다고 본다”면서 “(박 전 대통령의)수인번호가 인터넷에 뜨는 데 그걸 몰랐다고 하는 것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황 전 총리가 지난 달 29일 언론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고 했던 것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유 변호사는 홍 전 대표에 대해선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면서 ‘말로만 석방을 외치는 친박 세력보다 법률적·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취지로 얘기했지만 어떤 도움을 줬느냐”며 “여의도로 돌아가면 석방을 위해서 국민저항운동을 하겠다는데 일관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유 변호사의 이같은 발언이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의 의중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유 변호사 스스로가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 전당대회와 관련해 언급한 적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일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할 때 방송 출연 허락을 받았다고 한 걸로 봐선 모종의 교감이 있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 그렇다면 일종의 ‘옥중 정치’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이후 지금까지 어떤 정치적 메시지도 내놓은 바가 없다. 그럼에도 한국당은 여전히 친박당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년 간 일부 극렬 지지 세력의 최후의 저항쯤으로 취급받던 친박 프레임은, 이번 전당 대회를 발판 삼아 화려하게 부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박 전 대통령이 의도했든 아니든, 특유의 ‘무언의 정치’가 아직도 힘을 발휘하는 한국당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경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한국당의 퇴행은 이 뿐만이 아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에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쓰나미처럼 지방선거를 덮었고, 그렇게 해서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를 면하기 어려웠다”면서 “지방선거 때 신(新)북풍으로 재미를 본 정부·여당이 혹여라도 내년 총선에서도 신 북풍을 계획한다면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27∼28일)이 한국당 전당대회(27일)와 겹친 것을 두고, ‘신북풍’이란 음모론을 제기한 것이다. 지방선거 참패의 원인을 전적으로 외부 요인 탓으로 덤터기 씌우는 것도 어불성설이지만, ‘북풍’이라는 케케묵은 이념적 용어를 꺼내 든 시대착오적인 판단력도 기가 막힐 따름이다. 리얼미터가 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율은 37.8%, 한국당 지지율은 29.7%로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불과 8.1% 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20~30대의 한국당 지지율 상승이다. 지난 주에 비해 20대는 13.1% 포인트, 30대는 5.9%포인트가 올랐다. 한국당이 잘해서라기 보다 민주당이 잘못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국당이 친박 논쟁의 수렁에서 허우적대고, 신북풍 같은 낡은 이념론을 고수한다면 애써 얻은 청년 세대의 지지율을 유지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체제 경쟁’ 이기고 ‘노동 경쟁’서 졌다… 美 중임금 노동자의 몰락

    ‘체제 경쟁’ 이기고 ‘노동 경쟁’서 졌다… 美 중임금 노동자의 몰락

    영국의 브렉시트 사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당선, 심지어 사회민주주의와 복지국가 전통이 강했던 유럽에서도 포퓰리즘 성향의 신생정당이 돌풍을 일으키는 것 역시 ‘불평등 확대’와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론과 포용국가론 역시 ‘불평등 해소’의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정책의 세계에서, 좋은 의도가 반드시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좋은 정책수단이 좋은 결과로 연결되는 것이다. 좋은 정책의 선결조건은 정확한 ‘원인 분석’이다. 한국의 불평등은 왜 확대되고 있는 것일까? 선진국에서는 왜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는 것일까? ‘불평등 확대 원인’을 둘러싸고, 크게 두 가지 해석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재벌·대기업의 ‘갑질’과 ‘불공정’ 때문이라고 보는 경우이다. 이를테면 ‘적폐’(積弊) 때문에 불평등이 커진다고 보는 시각이다. 이 경우 불평등 해법은 갑을관계 개선, 원청·하청의 공정경제 실현,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부유층에 대한 강력한 누진세 적용 등이 된다. 상대적으로 진보성향 정치권, 진보성향 시민단체, 진보성향 언론에서 이런 경향이 강하다. 물론 이 주장 역시 ‘진실의 일단’을 담고 있다. 우리는 전속거래의 폐해, 대기업의 기술 탈취, 단가 후려치기 등이 실존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요인들도 불평등 확대의 ‘일부분’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중심적인’ 원인으로 보는 것은 과장된 접근이다. 불평등 확대에 대한 두 번째 해석은 ‘경제 환경의 구조변화’로 보는 시각이다. ‘경제 환경의 구조변화’란 국제 분업 구조의 재편과 기술적 환경변화를 포괄한다. 두 번째 해석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보자. ●미국의 노동시장 양극화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미국의 노동시장 양극화 배경 및 시사점’(한은, 국제경제리뷰, 제2019-01호)이라는 연구보고서는 매우 흥미롭다. 미국의 노동시장 불평등이 확대되는 양상과 원인을 명료하게 보여 준다. 최근 미국 실업률은 3.9%(2018년)까지 하락했다. 1969년(3.5%) 이후 최저 수준일 정도로 고용 상황이 좋다. 흥미로운 것은 취업자를 ①고임금 ②중임금 ③저임금으로 나눌 경우 2008년~2017년의 기간 동안 ①고임금(+1.8%) ③저임금(+1.7%)은 늘어났지만, ②중임금(-0.2%)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점이다. 임금수준별 취업자 수 비중 변화를 살펴보면, 2008년~2017년 중 ①고임금(20.3%→22.6%) 비중과 ③저임금(17.4%→19.2%) 비중은 늘어났다. 그런데 ②중임금(62.3%→58.2%) 비중은 오히려 하락했다. 임금수준별 비중의 변화분만을 살펴보면 V자 곡선에 가깝다. 특히 자동화에 유리한 반복 업무(routine job)에서 인력 대체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반복 업무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일자리가 ‘중간숙련 일자리’이다. 2008년~2010년 기간 동안 미국의 제조업 취업자 수는 216만개 감소했는데 이 중에서 78.7%(170만개)가 ‘중간숙련’ 일자리였다. 흥미로운 현상은 중임금(중간숙련) 일자리는 대폭 줄었는데,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는 오히려 가장 많이 늘어났다는 점이다.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는 왜 늘어나는 것일까? 2010년~2017년 기간 중 연평균 취업자 수 증가율을 보면, 고숙련(2.0%) 일자리가 중간숙련(1.4%) 및 저숙련(1.8%) 일자리를 상회했다. 세부 직종을 보면 이들은 대부분 첨단 고숙련을 상징하는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 부문에 해당한다. 그럼 저임금(저숙련) 일자리는 왜 늘어났을까? ‘고령화’로 인한 실버산업의 성장 때문이다. 의료 산업, 요양 서비스 산업이 해당한다.●아시아 중산층 승자… 선진국 중산층은 패자 ‘중임금=중간숙련 노동자’는 왜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일까? 부분적으로는 ‘자동화=로봇화’ 때문이다. 그러나 자동화보다 더 큰 요인이 있는데 이는 ‘세계화’이다. 우리가 유의해야 할 것은 ‘세계화’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누가 이익을 얻고, 누가 손해를 봤는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세계화의 실체는 ‘아시아의 경제적 부상’을 의미하며, 세계화의 최대 수혜집단은 아시아의 중산층이고, 세계화의 최대 피해집단은 선진국의 중산층이다. 이런 현상을 잘 보여 주는 자료가 ‘코끼리 곡선’이다.(‘왜 우리는 불평등해졌는가’, 21세기북스) 밀라노비치의 코끼리 곡선 그래프에서 X축은 전 세계 인구를 소득 100분위로 배열했다. Y축은 1988년~2008년 기간 동안의 소득 증가율이다. 그래프상에서 A지점, B지점, C지점을 각각 살펴보자. A지점은 글로벌 소득 백분위로 볼 때, 약 55분위에 위치한다. 해당 기간 동안 소득증가율은 80%에 달한다. X축을 기준으로 글로벌 소득분포에서 40분위~60분위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모두 소득증가율이 70% 수준이다. 이들의 규모가 세계 인구의 5분의1이다. A지점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중국이 압도적으로 많고, 나머지는 인도,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국민들이다. B지점은 글로벌 소득분포에서 80분위~90분위에 해당한다. 이들은 소득이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이들은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임금·저임금 노동자들이다. C지점은 세계 각국의 최고 부유층인 최상위 1%들이다. 이 중 절반은 미국 부유층이고, 나머지는 일본을 포함한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의 부유층이다. 종합해 보면, 아시아에 몰려 있는 글로벌 신흥 중산층이 세계화로 가장 큰 이익을 봤고,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중산층이 가장 큰 손해를 봤다.●‘공산주의 붕괴’ 역설 브랑코 밀라노비치는 세계화 효과를 측정함에 있어서 해당 기간을 1988년~2008년으로 잡았다. 왜 하필 1988년일까? 그것은 ‘공산주의 붕괴 시점’이기 때문이다. 1989년 동독이 몰락하고 독일 통일이 이뤄진다. 1989년~1990년에 루마니아, 헝가리, 폴란드 등의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이 차례차례 몰락한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이 해체된다. 미국과 소련을 정점으로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는 ‘체제 경쟁’을 했다. 동유럽과 소련의 몰락으로 체제 경쟁의 승자가 분명해졌다. 미국과 자본주의가 승리했다. 문제는 자본주의가 승리하고, 공산주의가 몰락한 이후 발생했다. 공산주의 국가들은 몰락 이후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수용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1970년대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공업화를 위한 ‘추격(Catch Up) 전략’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대격변이 벌어진다. 리처드 프리먼의 연구에 의하면 ‘공산주의 붕괴 이전’에 약 15억명이었던 글로벌 노동시장 규모는 ‘공산주의 붕괴 이후’에 약 30억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글로벌 노동시장에서 ‘노동력 공급’이 2배로 늘어나게 됐다. 프리먼은 이를 “거대한 2배”(Great Doubling)라고 표현한다. 글로벌 노동력이 30억명으로 늘어나게 되자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시장은 두 가지 영향을 받게 된다. 첫째 자본에 대한 ‘노동의 교섭력’이 약화된다.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하락하고 있는 원인 중 하나이다. 둘째 선진국 노동시장을 ①고임금 ②중임금 ③저임금으로 구분할 경우, 선진국의 ‘중임금 노동자’가 중국 노동자에 비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 차원에서 경쟁열위가 된다. 직관적으로 비유하면, 미국 중임금 노동자가 300만원에 만드는 산출물을 중국 노동자는 200만원에 만드는 꼴이다. 미국 중임금 노동자가 ‘통째로’ 퇴출당하게 된다. 요컨대 선진국의 노동시장 양극화는 선진국 부유층이 ‘착취’를 강화해서가 아니라, 아시아 신흥공업국의 노동자들이 선진국의 ‘중임금 노동자’를 몰아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국가들은 ‘체제 경쟁’에서 승리했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노동시장 경쟁’에서 패배하고 있는 중이다.●정세 변화의 본질은 ‘경쟁 격화’ 글로벌 정세변화의 본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쟁 격화’이다. 경쟁 격화는 경제주체 모두에게 과거와 다른 대응을 강요하고 있다. 여기서 경제주체란 ▲국가 ▲산업 ▲기업 ▲지역 ▲개인 모두를 포괄한다. 변화된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대응은 ‘공급측’ 역량강화(Empowerment)에 필요한 정책 일체이다. 전후(戰後) 유럽의 복지국가는 공급측 경쟁압박이 심하지 않은 상태에서, 총수요를 관리하는 ‘수요측’ 복지국가였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론과 포용국가론 역시 전성기 시절 유럽 복지국가 모델로부터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역시 ‘수요측’ 정책이 중심이다. 우리가 ‘경제환경의 구조변화’를 수용한다면, ‘공급측’ 소득주도성장론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공급측 역량강화 정책은 크게 3가지 방향으로 가능하다. 첫째 자본과 노동 자원의 ‘효율적 재배치’를 돕는 정책 일체가 중요하다. 각 부문의 ‘비효율’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공공부문 개혁, 노동시장 개혁, 재벌 개혁, 중소기업 지원체계 개혁을 점진적으로, 그러나 꾸준히 진행해야 한다. 둘째 경제정책은 경제정책스럽게, 사회정책은 사회정책스럽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경제정책은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중시해야 하고, 사회정책에서는 ‘안전망’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도록 대상자는 좁게, 금액은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개별정책으로 보면 ▲근로장려금 ▲적극적 노동시장정책 ▲인적자원개발 ▲평생교육 체계정비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조기개입 강화(아동장려금, Child Tax Credit)가 중요하다. ‘경쟁격화’의 상황에서는 창조적 파괴와 혁신을 강조했던 슘페터리안적 접근이 더욱 절실하다. ■2월부터 ‘논설위원의 사이다’와 ´2019년 쟁점 분석´을 격주로 게재합니다.
  • 김경수에 이어 안희정까지…여권 잠룡 구치소행에 민주당 당혹

    김경수에 이어 안희정까지…여권 잠룡 구치소행에 민주당 당혹

    김경수 경남지사에 이어 안희정 전 충남지사까지 모두 구치소에 머물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충격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여권 내 차기 대선주자로 주목받던 인물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는 지난해 초 드루킹 여론조작 사건 연루 혐의를 받은 상황에서도 여권의 험지였던 경남지사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단숨에 잠룡 대열에 올라서게 됐다. 하지만 김 지사는 지난달 30일 1심에서 혐의가 인정돼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까지 되면서 여권은 큰 충격에 빠졌다. 비록 두 번의 판결 기회가 남았지만 김 지사가 현재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이다.안 전 지사가 1일 1심에서의 무죄를 뒤집고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도 민주당으로서는 착잡한 입장이다. 지난해 3월 안 전 지사를 수행하던 비서가 성폭행 의혹을 폭로하자 민주당은 안 전 지사를 즉각 출당 조치했다. 이후 민주당은 안 전 지사 혐의에 대해 거리를 둬 왔다. 이날 안 전 지사에 대한 사법부의 2심 판결 이후 민주당은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야당이 선고 이후 1시간 안에 관련 논평을 낸 것과는 대비된다. 안 전 지사가 한때 같은 당 소속이면서 여권 내 차기 유력 대선주자였다는 점에서 민주당의 난감한 입장을 엿볼 수 있는 상황이다. 여권 잠룡의 잔혹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조기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 안희정 후보와 경쟁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도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으로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여권 잠룡들이 정치적 타격을 받으면서 당분간 차기 대선에 대한 여권의 관심은 이낙연 국무총리, 박원순 서울시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으로 쏠릴 전망이다. 한편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은 논평을 내고 안 전 지사 실형 선고와 관련 권력형 성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번 판결로 인해 더 이상 피해자가 숨어서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침묵의 카르텔을 깰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고 권력형 성범죄라는 낡은 악습을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삼화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바른미래당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른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범죄이고 마땅히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김 지사의 법정구속에 이어 안 전 지사의 법정구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며 “현 집권세력은 사법부를 탓하기에 앞서 집권세력의 핵심들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어긋나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지연된 정의의 실현”이라며 “미투 관련 법안들이 하루속히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정의당은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김경수 법정구속] 안희정·이재명 이어 김경수까지… 與 차기 대선주자 잔혹사

    [김경수 법정구속] 안희정·이재명 이어 김경수까지… 與 차기 대선주자 잔혹사

    安·李 도덕성 치명상…金도 타격 여권 내 차기 대권구도 요동칠 듯김경수 경남지사가 30일 ‘드루킹’ 일당과 댓글 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1심에서 법정 구속되면서 여권 차기 대선주자가 잇따라 정치적 위기에 빠지는 잔혹사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잠룡 수난사는 지난 대선 문재인 대통령과 나란히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던 안희정(왼쪽) 전 충남지사부터 시작됐다. 안 전 지사는 자신을 수행하던 정무비서가 성폭행 의혹을 폭로해 지난해 3월 도지사직에서 불명예 사퇴했다. 민주당도 안 전 지사를 당일 출당조치하며 사안을 무겁게 받아들였다. 불구속 기소된 안 전 지사는 1심에서 무죄를 받았고 다음달 1일 2심이 열린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과 무관하게 이미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어 정계복귀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 안 전 지사와 함께 최후의 3인으로 활약했던 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도 친형 강제입원,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으로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지난해 12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안 전 지사에 이어 이 지사 논란이 확산하자 지난해 10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이 여권 내 권력투쟁설을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조 의원은 이 지사에게 “‘안·이·박·김’(안희정·이재명·박원순·김부겸)이라고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안희정 날리고, 이재명 날리고, 그다음에 박원순 까불면 날린다. 그다음에 김은 누구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지사까지 정치적 위기를 맞으면서 여권 내 차기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지난 29일 발표된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이낙연 국무총리, 이 지사, 박원순 시장에 이어 5위를 차지했다. 여권에서는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경남으로 내려간 김 지사가 정치적 중량감을 키운 후 차기 또는 차차기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김 지사까지 생채기가 나면서 당분간 이 총리, 박 시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DNA 아버지’ 왓슨, 12년전 인종차별 발언으로 패가망신

    ‘DNA 아버지’ 왓슨, 12년전 인종차별 발언으로 패가망신

    ‘유전자(DNA)의 아버지’로 불린 미국 과학자 제임스 왓슨(90)이 인종차별 발언으로 자신이 수장으로 근무했던 연구소의 명예직까지 박탈당했다. 왓슨은 DNA 구조를 밝혀내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세계 최고의 분자생물학 연구소인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를 이끌어온 석학이다. 미국 뉴욕의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는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연구소는 인종과 유전학 주제에 관한 왓슨 박사의 근거없는 개인적 견해를 전적으로 거부한다”며 “왓슨에게 부여했던 모든 직함과 명예를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왓슨은 2007년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백인과 흑인이 동등한 지적 능력을 갖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흑인 직원을 다뤄본 사람들은 다 안다”고 발언해 큰 파문을 일으켜 과학계에서 사실상 퇴출당했다. 당시 연구소는 왓슨의 총장직을 박탈했지만 명예 총장, 명예 석좌교수, 명예 이사직을 부여해왔다. 하지만 왓슨이 지난 2일 방송된 미국 PBS 다큐멘터리에서 2007년에 했던 인종차별적 견해가 바뀌었냐는 질문에 “전혀 아니다”라고 말해 파장이 커지자 결국 연구소는 왓슨과의 모든 인연을 끊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생활고에 시달려온 왓슨은 2014년에는 자신의 노벨상 메달을 매각하기까지 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공장소서 프러포즈 받은 여대생 ‘퇴학시킨’ 이집트 대학

    공공장소서 프러포즈 받은 여대생 ‘퇴학시킨’ 이집트 대학

    이집트의 한 여대생이 공공장소에서 남성과 포옹을 나눴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퇴출당했다. AFP 등 해외 언론의 13일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현지 인터넷에는 한 대학교 내에서 한 남성이 꽃다발을 품에 안고 무릎을 꿇은 채 한 여성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다, 이후 여성과 남성이 포옹을 하는 모습의 동영상이 확산됐다. 대화 내용까지는 들리지 않지만 분위기와 정황으로 보아 영상 속 남성이 여성에게 결혼 프러포즈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현지에서는 해당 여성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고, 영상 속 여성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카이로의 국립종학대학교이자 이슬람학문과 수니파 이슬람교 교육 중심지로 꼽히는 알아즈하르대학교의 여학생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사실을 확인한 알아즈하르대학의 징계위원회 측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12일, 영상 속 여학생에 대한 퇴학 조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해당 대학 측은 “해당 영상은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샀으며, 우리 대학은 해당 여학생으로 인해 명성이 실추됐다”며 퇴학 사유를 밝혔다. 이어 “결혼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이 포옹을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금기를 깨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영상에서 여학생에게 프러포즈한 남학생은 만소우라지역에 있는 만소우라대학 소속 학생으로 밝혀졌으며, 해당 대학 역시 현지시간으로 14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해당 남학생에 대한 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슬람국가인 이집트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의 접촉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여성이 신체를 노출한 의상을 입는 등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 행동을 할 경우 도덕적 비난뿐만 아니라 재판과 징역 등 실형에 처하는 사례도 쉽게 볼 수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손흥민 계란볶음밥’ 동영상 토트넘 서포터들 경기 도중 쫓겨나

    ‘손흥민 계란볶음밥’ 동영상 토트넘 서포터들 경기 도중 쫓겨나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과 동양인 팬을 겨냥한 인종차별 조롱을 한 서포터 둘을 퇴출시켰다. 일간 ‘데일리메일’은 30일(한국시간) “토트넘과 울버햄프턴의 경기 도중 인종차별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들이 경기 도중 퇴출당했다. 두 명의 인물이 한 동양인 팬을 가리키며 손흥민과 비교하며 인종차별적 조롱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9월 리버풀과의 경기를 앞두고 웸블리 스타디움 관중석에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이 동영상에 등장한 두 서포터는 “손흥민, 그는 계란볶음밥을 먹는다. 새우볼도? 닭고기차우멘도? 믿을 수 없다. 그는 어디 있나”라고 아시아 음식을 나열했다. 이어 뒷좌석의 동양인 팬에게 카메라를 돌리며 “저기 (손흥민이) 있다. 그는 벤치에 있거나 워밍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조롱했다. 그 뒤에도 한참 동안 계란볶음밥과 닭고기차우멘 등의 조리법을 언급한 뒤 다시 화살을 손흥민으로 향했다. 이들은 “손흥민이 경기에 나온다. 더 많은 힘을 위해 계란볶음밥이 필요해 보인다. 조금 피곤해 보인다. 그는 주중에도 뛰었고, 국제대회에도 나가야 한다. 이상하지 않나”라고 조롱을 이어갔다.토트넘은 진작부터 이들을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는데 마침 이날 울버햄프턴과의 경기가 열리는 웸블리 스타디움 관중석에 나타나 즉시 둘을 쫓아내면서 아울러 이들을 앞으로도 출입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게 됐다. 토트넘 구단은 대변인을 통해 “향후 경기에서도 (출입) 금지 조치를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해당 동영상을) 알 수 있도록 해준 다른 서포터들에게 감사의 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종류의 인종차별, 차별적, 반사회적 행동도 용납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폭력적, 공격적, 외설적 언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다짐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씨줄날줄] 이학재와 이부자리 ‘혼수’/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학재와 이부자리 ‘혼수’/이종락 논설위원

    여의도 정가에 때아닌 ‘이부자리 혼수’ 논란이 뜨겁다. 이학재 의원이 지난 18일 바른미래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옮겨 가면서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자 정당들이 설전을 주고받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논란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손 대표는 이날 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이 의원에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만, 절에서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 공격했다.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이 발언을 받았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인)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세 분 의원을 보내 주는 것이 손 대표의 말씀과 합당하다”며 출당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그 세 의원은 이부자리는 가지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소속이던 세 명의 의원은 바른정당과 합당해 소속 의원이 됐지만, 이후 평화당으로 또 분당하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에 남게 됐다. 비례대표 의원은 자진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출당 조치를 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한 채 평화당으로 넘어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발언이다. 이 의원은 이부자리 혼수 논란과 관련해 “최근 당적 변경과 관련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적 변경으로 인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든가, 사퇴했다든가 한 사례가 없었다”며 위원장직 유지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이 의원의 말대로 그동안 대부분의 의원들이 당적을 변경하면서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유성엽, 장병완 의원이 국민의당을 탈당해 민주평화당으로 옮길 때 각각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산업자원통상위원장 자리를 지켰다. 2016년에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법제사법위원장, 국방위원장,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던 권성동, 김영우, 이진복 의원이 당을 떠나 바른정당에 입당하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았다. 또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김동철 국토교통위원장도 각각 자리를 유지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2016년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맡았던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사임계를 제출했다. 원내 정당의 몫으로 나누는 상임위원장 반납 여부가 논쟁거리가 되는 것은 국회법상 해당 의원 본인의 사의가 없으면 상임위원장직 사퇴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한국당은 이부자리 혼수에 욕심을 내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보수 대통합 작업을 위해서라도 “혼수가 없어도 받아 준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jrlee@seoul.co.kr
  • [씨줄날줄] 프로야구 승부조작/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프로야구 승부조작/박현갑 논설위원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다. 피와 땀의 결정체인 실력이 선사하는 순수한 감동은 스포츠에서만 맛볼 수 있다. 이런 감동은 월드컵 축구 등 국가 간 경기에선 국민 통합의 수단이 된다. 같은 조건 아래 정정당당 승패를 가르는 공정함이라는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부작용도 적지 않다. 지나친 승부욕에 사로잡혀 선수는 약물에 의존하고, 국가는 엘리트 스포츠 육성에만 관심을 쏟는다. 가장 큰 문제점은 공정성과 정반대인 승부조작이다.승부조작은 선수나 코칭 스태프가 의도적으로 승패나 점수를 조작하는 행위다. 주로 팀 경기에서 일어난다. 전주와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가 결탁해 브로커를 통해 선수나 감독을 매수해 승부조작을 주문한다. 브로커는 선수들을 승부조작판으로 끌어들이고자 선물 제공 등 오랫동안 공을 들인다. 승부조작은 엄연한 범법행위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해 업무방해죄나 배임 등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런데 경기 특성상 조작 여부를 밝혀 내기란 쉽지 않다. 야구에서 투수가 상대편 타자를 사전에 출루시키기로 약속한 상태에서 출루시킨다 하더라도 의도적으로 폭투나 볼만을 던졌다고 밝혀 내기란 쉽지 않다. 또 가담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 가능성은 높아진다. 검찰에서는 승부조작 승률을 최고 70%까지 보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한번 적발되면 영구퇴출 등 강력하게 처벌한다. 승부조작은 종목에 관계없이 있었다. 2012년 국내 프로농구의 스타 선수였던 강동희 감독은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후보 선수 기용으로 승부를 조작한 게 드러나 실형 선고와 함께 영구제명됐다. 같은 해 프로야구 LG트윈스의 박현준, 김성현 선수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가 야구계에서 퇴출당했다. 2011년엔 전 국가대표 선수 등 프로축구 선수들이 승부조작 정보로 직접 베팅해 돈을 챙기기도 해 충격을 던졌다. 어제 전직 야구선수 두 명이 승부조작을 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더 있다고 실명을 공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태양, 문우람으로 2015년 브로커와 함께 고의 볼넷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현재 모두 영구 실격된 상태다. 불법 스포츠 도박시장 규모가 12조원대를 넘어섰다고 한다. 정상급 선수가 아니면 생활인으로 살아가기 힘든 낮은 보수, 선수의 윤리의식 부재 등 승부조작의 유혹에 넘어가는 스포츠계의 고질병이 낳은 폐해다. 승부조작은 선량한 운동선수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마약이나 다름없다. 조작 사실로 상심한 관중이나 후원자가 떠나버린 텅 빈 운동장에서의 경기는 제로섬게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agleduo@seoul.co.kr
  • “미용·안무·의상… 연예기획사에 돈 안 떼인 프리랜서 있을까”

    “미용·안무·의상… 연예기획사에 돈 안 떼인 프리랜서 있을까”

    일부 연예기획사의 갑질 논란 의혹을 다룬 서울신문 보도<12월 3일자 15면 ‘계약서 없는 스타일리스트·안무가…찍히면 바로 퇴출당하는 프리랜서’>가 나간 뒤 18년차 베테랑 백댄서(안무가)가 “기사 내용이 내 자신의 경험과 똑같았다”며 인터뷰에 나섰다. 그는 “안무가뿐 아니라 연예기획사들과 협업하는 거의 모든 프리랜서들이 임금 후려치기를 강요받고 있으며 그 돈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움이 크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이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연예기획사와 협업하는 프리랜서 안무가들은 수임료를 떼일 때가 많아 고통이 커요. 저도 밀린 임금이 2500만원쯤 돼요. 이 바닥에서 이 정도는 기본이죠. 누구나 돈 못 받은 경험이 한두 번씩은 다 있고 수억원을 날린 이들도 많아요.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것이 이쪽 관행이다보니 체불이 돼도 속앓이만 할 뿐이죠. 왜 계약서를 쓰지 않느냐고요? 계약서 쓰자고 하면 기획사들이 당장 ‘너 말고도 안무할 사람 많다’며 업계에서 퇴출시키니까요.” 연예기획사의 부당한 갑질 논란 의혹을 제기한 서울신문 보도가 나간 뒤 30대 중반의 18년차 안무가 김정윤(가명)씨가 인터뷰를 청했다. 기획사와 협업하는 프리랜서들이 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우리 연예계의 ‘불편한 진실’을 확인한 뒤 “금액의 차이는 있지만 연예기획사들과 함께 일하는 프리랜서 모두가 겪는 어려움이라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고 전했다. 9일 서울 강남의 한 안무 연습실에서 만난 김씨는 2000년 연예계에 처음 발을 담갔다.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와 ‘SS501’, ‘블락비’ 등과 호흡을 맞춰 온 베테랑이다. 김씨는 “아직 연예계에서 활동 중이어서 내 사연이 기사화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크다”면서도 “기사에 나왔던 사례들이 제 경험과 너무 비슷했기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신문 보도로 이슈화된 연예기획사들의 여러 갑질과 횡포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안무가뿐 아니라 프리랜서로 일하는 미용사, 의상 스타일리스트, 보컬 트레이너 등도 다 같은 처지라는 것. 계약서라도 쓰자고 하면 대뜸 기획사에서 “당신 말고도 여기서 일할 사람은 많다”는 식으로 겁박을 준다고 했다. 김씨는 “강남에 있는 미용실 아무 곳이나 들어가서 연예기획사로부터 돈 떼인 경험이 있는지 물어봐라. 열에 아홉은 ‘있다’고 답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보통 안무가가 가수의 신곡 안무 하나를 짜는데 받는 돈은 500만~1000만원 수준이다. 이 돈은 안무팀 임금과 연습실 대관비로 들어간다. 소위 말하는 ‘빅3’(SM·YG·JYP)와 계약을 하면 돈 못 받을 걱정은 하지 않지만, 그 이외 기획사에서 “같이 일하자”고 연락이 오면 수임료를 떼이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고 한다. 기획사로부터 수임료를 받지 못하면 김씨가 고용한 안무팀 임금 등은 고스란히 김씨 자신의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는 “업계에서 한 번 찍히면 일을 잡기가 어렵다. 울며 겨자 먹기로 내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기획사들이 자사 연예인들에게는 수억~수십억원씩 수입을 안겨주면서 우리처럼 힘없는 이들에게는 왜 이리도 잔인한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연예기획사 에이치오컴퍼니로부터 1000만원대 수임료를 받지 못했다. 남성 아이돌 그룹 ‘빅플로’가 이 회사에 있다. 하은엔터테인먼트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금액을 받지 못했다. 여성 아이돌 그룹인 ‘써니데이즈’가 여기에 속해 있다. 서울신문 취재가 시작되자 에이치오컴퍼니 측은 김씨에게 연락해 “다음달까지 밀린 대금을 갚아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은엔터테인먼트는 현재 폐업 상태여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씨는 인터뷰 도중 유명 뮤직비디오 감독 박철환(가명)씨에게 전화했다. 박씨는 “‘제이티지엔터테인먼트’로부터 800만원을 받지 못했는데, 3개월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에 따르면 박씨의 인터뷰 소식이 알려지자 몇 달간 연락이 끊겼던 업체 관계자가 곧바로 박씨에게 연락해 “한 달 안에 돈을 갚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준다는 것이 아니라 ‘다음달 주겠다’, ‘한 달 안에 갚겠다’고 하는 것은 진짜로 돈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끌어 이슈를 잠재운 뒤 버티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연예계 전반을 관리하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직접 나서서 ‘을’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지만 문체부가 법을 만들거나 제도를 개선할 때 주로 ‘갑’인 제작자나 기획사 대표들 하고만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들의 목소리가 거의 반영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사사건건] 계약서 없는 스타일리스트·안무가…찍히면 바로 퇴출당하는 프리랜서

    [사사건건] 계약서 없는 스타일리스트·안무가…찍히면 바로 퇴출당하는 프리랜서

    연예인 불만 제기만으로도 교체 가능 현장 스태프, 해외수익금 운반책 이용 자금세탁해 기획사 임원 비자금 둔갑유명 미용사 강호(41) ‘더레드카펫’ 원장의 사례를 취재한 서울신문은 이 과정에서 연예기획사들의 다양한 갑질과 불법 논란 사례를 접했다. 연예기획사와 협업하는 프리랜서들에게 계약금을 주지 않는 게 다반사였고, 일부에선 해외 공연에서 번 수익금을 숨겨 들여와 비자금으로 쓴다는 의혹도 포착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세청, 관세청 등이 조사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일 연예계에 따르면 강 원장처럼 연예인의 미용이나 의상 등을 책임지는 이들은 ‘스타일리스트’로 불린다. 이들은 연예기획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활동한다. 흔히 ‘백댄서’로 알려진 안무가 역시 대부분 프래랜서로 일한다. 문제는 상당수가 정해진 계약을 준수하고도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다는 데 있다. 대중문화계의 해묵은 이슈인 영화계 스태프 임금체불 문제와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프리랜서 계약 때 제대로 된 계약서를 쓰지 않는 업계의 관행이 기획사 갑질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연예계 관계자는 “헤어·의상 스타일리스트들은 해당 연예인이 불만을 제기하면 언제라도 짐을 싸야 한다. 이는 업계의 불문율”이라며 “하지만 계약을 문서화하면 자유로운 해고가 불가능해지지 않느냐. 그래서 계약서를 쓰지 않는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프리랜서가 지속적으로 계약 준수를 요구하면 해당 업체는 ‘자꾸 이러면 연예계에서 영원히 떠나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협박을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기획사들은 해외 공연 수익금을 비자금으로 탈바꿈시키는 불법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은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을 현금으로 정산받은 뒤 함께 출국했던 기획사 스태프에게 나눠줘 한국으로 몰래 갖고 들어가게 한다는 후문이다. 직원들을 ‘현금 운반책’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미화 1만달러(약 1120만원) 이하 금액은 관세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입·출국할 수 있다. 기획사들은 이를 악용해 직원 수십명에게 각자 1만달러 정도를 들고 오게 한 뒤 이들이 공항 세관을 통과하면 돈을 모두 회수한다. 중국 등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나라에서 행사를 할 때 주로 이뤄지며, 화폐 가치가 불안한 동남아 국가에서는 현지 화폐 대신 달러로 바꿔서 가져온다는 전언이다. 다른 관계자는 “한 기획사의 해외 공연을 도우러 갔다가 우리 돈 2억원 정도를 이런 식으로 숨겨오는 것을 봤다. 만약 이 회사가 한 달에 한 번씩만 이렇게 돈을 챙겼다면 1년이면 20억~30억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엔 기획사가 연예인을 테마로 제작한 상품인 ‘굿즈’의 해외 판매 금액도 자금 세탁원이 됐다고 들었다. 이렇게 국내로 들여온 돈은 기획사 대표 등의 비자금으로 쓰이는데, 이는 기획사 임원들이라면 다 아는 ‘불편한 진실’”이라고 털어놨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이재명 논란’ 누르는 與, 띄우는 野

    권력투쟁설 거론에 홍영표 “상상력” 야권선 “집안싸움 그만” “구속수사” 검찰, 李지사 자택 압수수색 ‘허탕’ ‘혜경궁 김씨’ 논란으로 이른바 친문(친문재인), 비문 권력투쟁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더불어민주당이 갈등설 확산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반면 야권은 민주당을 분열시킬 호재로 보고 대여(對與) 공세 도구로 십분 활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2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 논란이 친문과 비문 권력 투쟁과 무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가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문준용씨 특혜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하자”고 주장한 뒤 당내 계파갈등 가능성이 한층 더 커졌기 때문이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비문, 친문이라는 구도 자체가 우리 당에서는 굉장히 생소한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이 지사가 문준용씨 문제를 거론한 것이 ‘비문 세력 집결’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에 “그렇게까지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일축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적극적으로 당내 갈등설을 봉합하고 나선 것은 이 지사가 ‘대통령 아들’ 문제를 거론하자 친문 진영에서 ‘선을 넘었다’는 기류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철희 의원은 해당 발언이 나온 후 지난 25일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이 지사가 억울해도 지금쯤이면 자진 탈당하는 게 맞다”며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탈당을 요구했다. 반면 야권은 연일 이 지사와 문재인 대통령의 갈등, 민주당 내 계파 갈등으로 사건을 부각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탈당을 하든, 출당을 시키든 서로 고소·고발을 하든 집안 싸움은 적당히 하고 그 정성으로 경기도정과 국정 운영 등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말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 지사가 중요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며 즉각 체포와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 지사 페이스북 중에 3월 27일부터 4월 8일까지 모두 삭제돼 있다”며 “김혜경씨 이메일 계정을 폭파했고 트위터 계정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사건 초기와 달리 정치적 발언을 삼가고 있다. 수원지검 공안부는 이날 이 지사의 부인 김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고자 이 지사의 자택과 집무실을 압수수색했지만 1대도 찾지 못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입 닫은 이재명… 김진표 “당 분열해선 안 된다”

    입 닫은 이재명… 김진표 “당 분열해선 안 된다”

    탈당·경찰 배후 질문 쏟아져도 묵묵부답 “부정부패에 이만큼 관심 가지면…” 불만 하태경 “민주, 李 선거법 위반 고발해야”‘혜경궁 김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20일 국회에서는 입을 굳게 닫았다. 이 지사는 이날 ‘친(親)이재명계’로 알려진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동개최한 ‘2018년 철도정책 세미나’ 축사를 위해 국회를 찾았다. 세미나가 열린 국회도서관은 이 지사의 입장을 들으려는 취재진이 대거 몰렸다. 행사장에 들어선 이 지사는 “철도 정책에 관심이 많은가 보다”라며 뼈 있는 인사를 했다. 정 의원도 개회사 중간 “이 지사가 와서 세미나가 크게 홍보가 될 거 같다”며 “국민이 이재명에게 관심 갖지 말고 한국 철도발전에 관심 가져 달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행사장을 빠져나가면서 도정활동 차질, 민주당 내 탈당요구, 트위터 본인 확인 요청 의사, 경찰 배후 주장 등을 묻는 질문에 모두 답하지 않았다. 전날 출근길에 의혹을 일일이 부인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 지사는 다만 “국민의 삶을 해치는 부정부패나 이런 데 대해서 이만큼 관심을 가지면 얼마나 좋겠느냐”며 불만 섞인 반응을 보인 뒤 국회를 떠났다. 이 지시가 침묵하는 동안 지난 8·25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당시 이 지사의 탈당을 요구했던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당은) 이 지사가 판단할 문제”라며 “이 문제로 결코 당이 분열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당이 지금 수사 첫 단계에서 (이 지사 출당 조치) 결정을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그런 결정을 성급히 내리게 되면 오히려 당의 분열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이 문제는 당 지도부에 맡겨야 한다”고 했다. 야권은 이 지사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였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직접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의원총회에서 6·13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후보 토론회 영상을 제시하며 “‘혜경궁 김씨’ 이메일이 아내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이 지사는 ‘조작됐다’고 말했고 경찰 발표를 신뢰한다면 이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는 물증”이라고 주장했다. 하 최고위원은 또 “제가 직접 선거법 위반으로 이 지사를 고발하려 했지만 이 지사를 공천한 민주당이 해결할 문제”라며 “하루 시간을 드릴 테니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직접 고발하라”고 요구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최준석, ‘간절한 현역 의지’ 호주에서 이어 간다

    최준석, ‘간절한 현역 의지’ 호주에서 이어 간다

    NC에서 방출당한 최준석(35) 호주야구리그의 질롱 코리아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질롱 코리아는 20일 “최준석을 포함해 우동균(전 삼성), 허건엽(전 SK) 3명의 KBO리그 출신 선수가 팀에 합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이르면 오는 29일 시작하는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3라운드 4연전부터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다. 최준석은 2018시즌을 앞두고 극적으로 NC 유니폼을 입으며 ‘미아 신세’를 면했지만 9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5, 4홈런, 24타점에 그쳤다. 시즌 초반에는 팀에 활력을 불어 넣었으나 후반기에 부진하면서 결국 구단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질롱 코리아 박충식 단장은 “정말 야구를 하고 싶어 하더라. 계속 현역으로 뛰고 싶은 간절함이 보였다”며 “공격력이 약한 우리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중심 타자로서의 역할은 물론이고,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는 타격 코치 역할까지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준석은 구단을 통해 “아직 30대 중반이다. 계속 선수로 뛰고 싶어 호주행을 결심했다”며 “꾸준히 개인 훈련을 해왔기 때문에 자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 선수들로만 구성돼 올시즌 처음으로 호주야구리그에 합류한 질롱 코리아는 호주 빅토리아주에 위치한 질롱 베이스볼 센터를 홈구장으로 사용한다. 박충식 단장을 비롯해 구대성 감독과 유용목·하상은·안재백·정병수 코치가 팀을 이끌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ERA 9.92’ 장원준, 결국 FA 신청 포기

    ‘ERA 9.92’ 장원준, 결국 FA 신청 포기

    두산의 장원준(33)이 자유계약선수(FA) 권리 행사를 미뤘다. 20일 KBO는 장원준을 포함해 FA 미신청 선수 7명을 공개했다. 박한이, 손주인(이상 삼성), 이명우(롯데), 박기혁(KT)도 FA로 나설 자격을 갖췄지만 마감일까지였던 19일까지 신청을 하지 않았다. 임창용과 장원삼은 구단에서 방출당해 FA 선언이 필요 없었다. 장원준은 2015년 롯데에서 두산으로 유니폼을 갈아 입은 뒤 2017년까지 매년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었다. 평균자책점은 2015년 4.08, 2016년 3.32, 2017년 3.14로 리그 상위권의 실력을 유지해왔다. 장원준의 활약 속에 두산은 2015·2016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거머줬다. 하지만 FA 자격을 앞둔 올 시즌은 3승 7패 평균자책점 9.92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 차례 구원투수로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아내지 못했다. ‘장꾸준’이라는 별명을 생각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극심한 부진을 겪은 장원준은 꽁꽁 얼어붙은 FA시장으로 나서기보단 본래 소속팀에 머물며 명예회복을 도모하는 길을 택했다. 한간에는 2015시즌을 앞두고 두산으로 이적하면서 4년 88억원이 아닌 6년간으로 이면계약을 맺은 것 아니냐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데뷔 후 가장 큰 부진에 빠진 장원준이 2019시즌에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與 이종걸 “혜경궁, 당 조사단 구성해야”… 지도부 압박

    李의원 “당내서 진실 발견할 수도 있어 이재명 결백하면 문제의 휴대전화 찾아야” 지도부는 “기소 여부 보고 결정” 재확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부인 김혜경씨의 ‘혜경궁 김씨’ 논란에 사법부 판단 이후 당론을 정하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방침과 달리 당이 먼저 나서 조사하자는 주장이 19일 처음 나왔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무죄추정 원칙으로 재판결과가 나온 후 조치를 취하는 방법으로는 정쟁만 장기화·격화된다”며 “당이 조사단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지사도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는 식의 음모론을 펼 일이 아니다”라며 “결백하다면 증거를 훼손하는 게 아니라 문제의 핸드폰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난상토론을 통해 당내에서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를 포함한 당 지도부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기소 여부에 따라 당론을 정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만큼 이 의원의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비공개 최고위가 끝난 후 “공당으로서 어떤 조치를 취하기 위해선 사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전날 “사실이라면 사퇴해야 하지만 법정에서 밝혀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옳다”고 했던 표창원 의원도 이날 다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기소와 재판 절차, 결과를 지켜보자”며 자신의 주장이 지도부 결정과 다르지 않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당은 ‘혜경궁 김씨’ 논란이 당내 차기 권력구도와 연결돼 해석되는 것도 경계했다. 이 지사는 이날 출근길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경찰이)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청와대가 아니라 경찰에 대한 불만을 말한 듯하다”며 “청와대나 당이 이 지사에게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경찰 수사에 어떤 영향력을 미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이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한껏 끌어올렸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아무런 대응이 없이 지켜보고만 있다”며 “캘수록 허물만 나오는 인물이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오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 대표가 이 지사를 비호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시점에서 출당 정도는 이 대표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데 계속 싸고도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대표가 (이 지사에게) 아주 큰 신세를 졌거나 약점을 잡혔거나 둘 중 하나”라고 주장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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