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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 밤 치맥파티의 민족이라지만… 그 뒤엔 66만 ‘을’의 눈물

    매일 밤 치맥파티의 민족이라지만… 그 뒤엔 66만 ‘을’의 눈물

    이른 아침 출근길엔 집 앞 김밥가게에서 김밥 한 줄 포장하고, 점심 식사 후에는 거리에 차고 넘치는 커피 매장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한다. 잠들기 전 출출한 밤 시간 혹은 약속 없는 금요일 저녁에는 치킨을 배달 주문해 맥주를 마시며 프로야구나 케이블 채널의 영화를 본다. ●프랜차이즈 공화국 대한민국2017년을 살아가는 대한민국 직장인 혹은 청년들의 흔한 일상이다.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세계 최고의 배달 문화에 감탄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한 모바일 배달 업체는 “(우리는) 밤마다 치킨파티 여는 민족”이라며 유혹한다.이런 편의와 매일 밤의 ‘파티’는 곧 그만큼 한국 경제의 기저에 자영업자가 넘쳐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런 자영업자 절대 다수는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를 ‘갑’으로 두는 가맹계약 형태로 종속된다. 가맹점 수 18만 1000개, 종사자 66만명, 전체 매출액 50조 3000억원.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15년 말 기준 전국 프랜차이즈 산업의 주요 현황이다. 2012년 기준 통계보다 가맹점 수는 22.9%, 종사자는 35.9%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0.3%포인트 오른 9.9%에 그쳤다.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와 취업난에 내몰린 청년들이 대거 프랜차이즈 시장으로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과당경쟁으로 실익은 극히 미미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비큐 치킨 먹고, 이디야서 커피 마시고…실제 거리로 나가보면 커피숍 지나 치킨가게, 그 옆에 피자가게의 반복이 펼쳐지기도 한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주요 15개 치킨 가맹사업자만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4년 말 기준 전국에 1만 1553개의 치킨 가맹점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브랜드별로는 비비큐가 1684개로 가장 많았고 페리카나(1235개), 네네치킨(1128개), 교촌치킨(965개), 처갓집양념치킨(888개) 순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브랜드 중에서는 지코바양념치킨(363개)이 점포 수가 가장 적었다.피자 업종은 103개 프랜차이즈 업체가 전국에 총 6015개 가맹점을 두고 영업 중이다. 브랜드별로는 2015년 말 기준 피자스쿨이 822개로 가맹점이 가장 많고, 오구피자(621개), 피자마루(619개), 미스터피자(392개), 피자헛(338개), 도미노피자(319개), 피자에땅(304개) 순이다. 이 밖에 커피 업종에서는 2015년 말 기준 이디야커피가 전국 1577개 가맹점을 뒀고, 카페베네(821개), 엔제리너스(813개), 요거프레소(768개), 투썸플레이스(633개), 커피베이(415개), 빽다방(412개) 순으로 가맹점이 많았다.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스타벅스는 세계의 모든 매장을 직영 운영하고 있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가맹점주 죽음까지 부른 본사의 갑질프랜차이즈 시장의 양적 팽창으로 소비자 편익은 증대됐지만, 동시에 동종 업계 과당 경쟁에 따른 피해는 영세 가맹점주들에게 눈덩이로 불어나 돌아가는 불공정 구조가 고착화됐다. 가맹 계약상 ‘갑’의 위치에 있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입을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이를 보전하기 위해 그 부담을 ‘을’인 가맹점주들에게 떠넘기는 행태가 대표적이다. 피자 프랜차이즈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68·구속) 전 MP그룹 회장은 프랜차이즈 본사 갑질횡포 정점에 올랐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는 지난 6일 정 전 회장을 업무방해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정 전 회장은 가맹점에 피자 재료인 치즈를 공급하면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업체만 이용하게 강요해 50억원대의 ‘치즈 통행세’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본사의 불공정 관행에 반발하며 탈퇴한 업주들이 ‘피자연합’이라는 독자 상호로 새 가게를 열자 이들이 치즈를 구입하지 못하게 방해하고, 인근에 미스터피자 직영점을 내 저가 공세를 펼쳐 영업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정 전 회장 측의 보복 영업에 시달리던 탈퇴 점주 한명은 지난 3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갑질’ 논란 수면위로 올린 남양유업 사태와 반복정 전 MP그룹 회장 사태에 앞서 가맹점과 대리점 등을 상대로 한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를 수면 위로 올린 것은 2013년 ‘남양유업 밀어내기’ 파문이다. 그해 5월 인터넷에 공개된 남양유업 본사 30대 영업사원과 50대 대리점주와의 통화 내용은 남양유업 불매운동으로 번지며 누구도 드러내지 못했던 ‘갑의 횡포’를 공론화 시켰다. 당시 통화 내용에는 “죽기 싫으면 (제품) 받아요. 죽기 싫으면 받으라고요. XXX아, 뭐 하셨어요? 당신 얼굴 보이면 죽여 버릴 것 같으니까” “그렇게 대우 받으려고 네가 그렇게 하잖아 OO아! 네가. 자신 있으면 XX 들어오든가 XXX야! 맞짱 뜨게 그러면...” 등 대리점주를 향한 본사 영업사원의 폭언이 담겨있었다.이 녹음 파일을 계기로 남양유업 본사 경영 전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고, 남양유업은 전산을 조작해 대리점주가 주문하지 않은 물량을 배송한 뒤 강제로 판매하고 이에 항의하는 대리점주들에게는 계약해지 등을 거론하며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에 넘겨진 김웅(62) 전 남양유업 대표는 지난 2일 2심 재판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해마다 오르는 분쟁 조정 신청...‘허위·과장 정보 제공’ 최다갑의 횡포에 그저 당하기만 하던 ‘을’들도 구조적 폐단이 드러나면서 조금씩 제 목소리를 내며 저항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조정원에 접수된 분쟁 조정 건수는 모두 1377건으로 지난해 상반기(1157건)보다 19% 늘었다. 크게 일반 불공정거래는 지난해 상반기 243건에서 올해 393건으로 62% 늘었고, 가맹사업 분야는 282건에서 356건으로 26% 늘었다. 일반 불공정거래 분야에서는 대기업이나 대리점 본사의 일방적인 대금 지급 거절, 사업 활동 방해 유형의 사건이 많았다. 가맹사업거래 분야에서는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열려는 사람에게 평균 매출액을 부풀려 고지하는 등 ‘허위·과장 정보제공행위’가 73건(20.6%)으로 가장 많았고, 가맹점 개점에 필요한 중요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정보공개서 제공의무 위반’이 66건(18.5%)이었다. 이 밖에 ‘부당한 계약해지’와 ‘영업지역 침해’ 등에 따른 분쟁 조정 신청도 많았다. 조정원 측은 최근 분쟁조정 신청 증가 추세에 대해 “경제사회적 약자보호가 강조되는 사회분위기에서 가맹점주 등 영세 소상공인들이 갑-을 간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착화된 갑질에 칼 빼든 공정위검찰이 정우현 전 MP그룹회장을 구속하고 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최호식(63)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도 프랜차이즈 본사 횡포 근절에 나섰다. 해마다 늘어나는 분쟁조정 신청에 최근 주요 프랜차이즈 대표들의 범법행위까지 드러나자 업계 전반의 문제를 손보겠다는 의지다.공정위가 지난 18일 발표한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대책’은 크게 ▲필수구입물품 공급가격 등 정보 공개 확대 ▲가맹본부 오너리스크 배상책임 도입 ▲최저임금 인상 시 가맹금 조정 ▲가맹본부 보복조치 시 징벌적 손해배상 ▲판촉행사 시 가맹점주 사전 동의 의무화 등을 골자로 한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이런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맹사업은 가맹본부와 점주 사이의 정보 비대칭성, 경제력 격차 때문에 불공정행위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면서 “고질적인 갑을 관계를 해소하고자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우선 미스터피자의 ‘치즈 통행세’와 같은 불공정 행위를 뿌리 뽑기 위해 가맹거래 업체들의 마진 등 세부 정보 공개를 의무화했다. 또 미스터피자와 호식이 두마리치킨처럼 가맹본부 대표가 잘못을 저질러 가맹점주들에게 손해가 생기면 가맹본부로부터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일명 ‘호식이 배상법’도 추진한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호식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사건으로 소비자 불매운동이 번지면서 가맹점 하루 매출이 전보다 최대 40%나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위는 이 밖에 올해 하반기 중 피자·치킨·분식·빵 등 50개 외식 브랜드를 골라 이 업체들이 가맹점주들에게 물품을 강제로 사게 했는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와 별도로 현재 BHC·굽네치킨·롯데리아(롯데지알에스) 등의 불공정행위 정황을 포착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 기세 올라탄 ‘을’, 반격 시작하다 검찰과 공정위 등 국가 기관이 불공정 관행 바로잡기에 나서자 그간 거대 갑의 횡포에 짓눌렸던 을들도 반격을 시작했다.전국가맹점주협의회연석회의와 참여연대는 지난 20일 ‘피자에땅’을 운영하는 ㈜에땅의 공동 대표인 공재기·공동관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두 대표의 지시로 본사가 가맹점주들을 사찰하고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가맹점주단체 활동을 방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 피자에땅 가맹본사 부장 등 직원 5명도 함께 업무방해 및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이들은 “2015~16년 본사 직원들이 피자에땅 가맹점주협의회 모임을 따라다니며 사찰하고 모임에 참석한 가맹점주들의 사진을 무단 촬영하는가 하면 점포명과 이름 등 개인정보를 수집해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면서 “또 협의회 활동을 활발히 한 회장과 부회장에 대한 보복조치로 가맹계약을 해지했다”고 폭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유리문 박살 내고 홀연히 사라진 염소

    유리문 박살 내고 홀연히 사라진 염소

    건물 유리문을 박살 내고 달아난 범인의 모습이 포착된 영상이 화제다. 미국 매체 매셔블은 17일, 콜로라도주 루이스빌의 한 회사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을 소개했다. 이 건물에 출근한 직원들은 최근 사무실 유리문이 부서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없어진 물건은 없었다. 다행히 사무실 내에는 CC(폐쇄회로)TV가 설치돼 있었다. 범인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확인한 직원들은 황당함에 폭소를 자아냈다. 문을 파손시킨 범인이 다름 아닌 염소였던 것이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숫염소 한 마리가 유리문에 머리를 들이받는다. 몇 차례 들이받기를 시도한 녀석은 기어이 유리문을 박살 낸 후에야 유유히 현장을 떠난다. 영상을 올린 이는 “보안카메라에 기록된 영상을 본 직원들 모두 놀라워했다”고 전했다. 사진 영상=Argonics Inc/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국정원 임 과장’ 부인 “남편 사망 전날 출근했는데 국정원은 모른다고…”

    ‘국정원 임 과장’ 부인 “남편 사망 전날 출근했는데 국정원은 모른다고…”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및 선거개입 의혹의 중심에 있었던 고(故) 임모 과장의 사망사건에 대해 유족들이 속으로 감춰뒀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2015년 7월 18일 한 야산에 정차한 자신의 ‘마티즈’ 자동차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임씨. 경찰은 임씨가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임씨의 아버지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들의 얼굴에 상처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면서 타살 의혹을 제기했고, 앞서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임씨의 죽음이 연루된 ‘이탈리아 해킹프로그램(RCS)를 이용한 민간인 사찰 및 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씨의 부인이 어렵게 언론과의 인터뷰에 응해 그동안 가슴 속에 묻어둘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임씨의 부인은 19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새벽 12시 좀 넘어서 전화가 와서 한숨을 푹 쉬고, 해도 해도 안 된다고 얘기했고, 그런 전화를 받아서 이 일이 되게 크구나 생각했다”고 전했다. 임씨가 부인에게 전화를 건 날짜는 2015년 7월 17일. 숨진 채로 발견되기 하루 전날 임씨는 새벽 1시부터 3시 사이 감청프로그램을 통한 해킹 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파일 삭제 한 시간 전에 임씨가 부인에게 전화를 건 것이다. 임씨의 부인은 “남편이 저녁을 먹은 뒤 회사로 가겠다고 하며 (2015년 7월 17일) 오후 7시쯤 집을 나섰는데 국정원에서는 남편이 회사로 출근한 기록이 없다고 했다”면서 “그렇다면 남편의 행적이 저녁부터 자정 무렵까지 몇 시간이 비는데, 그 때 남편이 어디 있었는지를 여전히 알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국정원에서 당시 남편이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려줘야 하는데 물어봐도 알아보겠다는 말만 하고서는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면서 “그 날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면서 남편이 나에게 자기 없이도 잘 살 수 있겠냐고 말했었다”고 말했다. 임씨의 휴대전화 내역을 살펴보면 임씨는 2015년 7월 17일 오후 국정원 동료 및 직원들에게서 25차례의 전화와 8개의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당시 국정원은 임씨를 감사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임씨가 받은 문자는 ‘감사관실에서 임씨를 찾는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JTBC는 보도했다. 이에 임씨가 사망하기 전날 감사관실에서 감사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임씨의 부인은 임씨가 혼자서 해킹프로그램을 삭제했다는 국정원의 주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전날 자정 무렵 남편에게 연락이 와서 ‘해도 해도 (삭제가) 안 된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어떻게 갑자기 혼자 그걸 삭제할 수 있었겠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자신의 남편이 일명 ‘민간인 사찰’의 최고 책임자일리가 없다는 것이 임씨 부인의 생각이다. 그는 “남편이 과장으로 승진한 것은 겨우 2014년 겨울이었고 승진 전까지는 사무관에 불과했는데 승진한 지 불과 몇 개월만에 그런 중책을 맡는 게 가능하냐”고 말했다.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의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임 과장은 사망 당시 계급이 4급이었다. 국정원에서 4급은 업무를 위임받아서 처리할 수 있는 전결 권한이 없다. 특히 예산이 투입된 이 사안의 경우 사후에 감사를 받아야 하는 사건이다. 임 과장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었고, 당연히 윗선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임씨의 부인은 “(사망) 일주일 전부터 남편이 불안한 기색을 보였고 (숨지기) 전날에는 특히 불안감이 커 보였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다고 예감하기는 했었다”면서 “게다가 마지막으로 나와 있을 때 나를 안아주고 집을 나섰다”며 당시의 심경을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폭우에 보수 작업하다 숨졌지만…“무기계약직이라 순직 인정 못받아”

    폭우에 보수 작업하다 숨졌지만…“무기계약직이라 순직 인정 못받아”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에서 근무하던 공무원이 지난 16일 폭우가 쏟아진 청주에서 도로 보수 작업을 하다가 숨졌지만 순직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정규직이 아닌 무기계약직이라는 이유 때문이다.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충북도 도로관리사업소 도로보수원 박모(50)씨는 지난 16일 오후 8시 20분쯤 작업 차량에 앉아서 쉬다가 숨진 채로 동료에 의해 발견됐다. 박씨는 지난 16일 새벽 비상소집령이 떨어져 아침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채 출근했고, 시간당 90㎜의 폭우가 쏟아지던 이날 오전 7시 20분쯤 물이 들어찬 청주 내수읍 묵방 지하차도로 출동했다. 양수 작업을 시작했지만, 세찬 비가 그칠줄 모르고 계속 퍼부으면서 예상보다 작업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점심도 챙겨 먹지 못한채 작업을 해야 했다. 22년만에 가장 많은 비가 청주에 퍼부은 이날 도로관리사업소는 일손이 턱 없이 부족했다. 그는 녹초가 된 상태에서 제대로 쉬지도, 식사도 못한 채 숨 돌릴 겨를도 없이 또다시 오창으로 출동해 일을 마쳤다. 오후가 되면서 비가 잦아들었지만 이리저리 도로 보수를 하다보니 저녁 무렵이 돼서야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렇게 겨우 여유를 찾아 작업 차량에 앉아 쉬던 그는 이날 오후 8시 20분쯤 숨진 채로 발견됐다. 중학생 딸과 홀어머니 단촐한 세식구의 가장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지만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며 살아온 50대 가장은 그렇게 허망하게 삶을 마감했다. 그는 2001년부터 무기계약직으로 도로관리사업소에 들어온 뒤 비록 도로 보수라는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공무원’이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했다. 이생에서의 마지막이었던 그날도 그는 폭우를 마다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불평 없이 묵묵히 일하다 죽음을 맞이했다. 그토록 공무원임을 자랑스러워했지만 그는 완전한 공무원은 아니었다. 정규직이 아닌 ‘중규직’이었기 때문이다. 중규직 공무원은 정년이 보장되긴 하지만, 공무원연금법 등의 적용을 받는 완전한 공무원 신분이 아니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어정쩡한 처지에 있는 무기계약직을 빗댄 말이다. 그는 세상을 떠난 뒤에도 평소 자부심을 가졌던 공무원다운 대접을 받지 못했다. ‘공무원연금법’ 등에 따르면 ‘공무원이 재난·재해현장에 투입돼 인명구조·진화·수방 또는 구난 행위 중에 사망하면 순직 공무원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순직 공무원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다. 그가 수해의 현장에서 작업하다 숨졌는데도 이런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것은 현행법상 무기계약직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폭우의 현장에서 일하다 숨진 그에게 지급되는 보상은 충북도청이 전 직원이 가입한 단체보험에서 나오는 사망 위로금이 고작이다. 고용기관인 충북도가 무기계약직을 대상으로 가입한 산재보험은 근로복지공단의 심사에서 산재로 인정받는 절차가 필요하다. 충북도 관계자는 “박씨가 공무 중에 숨졌기 때문에 순직으로 처리를 하고 싶지만, 현행법률상 무기계약직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며 “여중생 딸과 팔순의 노모가 있는 점을 고려해서 산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를 통해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5.9%는 연차 제로…연차 있어도 3분의1 못 써

    직장인 송모(33)씨는 지난해 대구의 신생업체에 취업했다가 1년 3개월 만에 회사를 그만뒀다. 퇴근시간이 비교적 잘 지켜진데다 연봉도 비슷한 규모의 다른 업체에 비해 높았지만, 여름휴가를 앞두고 사장과 큰 다툼이 있었기 때문이다. 설립된 지 2년이 약간 지났고 직원 수는 20명이 조금 넘었지만, 연차휴가(연가) 제도는 형식적으로만 운영됐다. 송씨는 3일 정도 여름휴가를 갔다 오겠다고 했지만, 사장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송씨는 “휴가 가는 것을 마치 죄를 짓는 것처럼 표현하는 사장의 말을 듣고 퇴사를 결심했다”며 “직원을 그저 부속품 정도로만 여기는 회사에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씨는 현재 다른 회사로 이직해 근무하고 있다. ●사업장 규모 작을수록 보장 안 돼 여름휴가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아예 연가를 가지 못하는 노동자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노동연구원의 근로시간 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연가가 없는 사업장은 지난해 기준 전체(1565곳)의 5.9%(92곳)이다. 특히 규모가 작은 사업장일수록 직원들에게 연가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직원 수가 5~29명인 사업장(591곳)의 경우 전체의 13.5%인 80곳이 연가제도가 없었다. 30~99인 사업장은 544곳 가운데 8곳(1.5%), 100~299인 사업장은 264곳 가운데 2곳(0.8%), 300인 이상 사업장도 166곳 가운데 2곳(1.2%)이 연가제도가 없었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가 1년간 80% 이상 출근한 노동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체 인력 없어” 평균 9.1일 사용 연가제도가 시행되고 있어도 실제 사용일수는 3분의2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체 조사 대상 사업장의 평균 연가 부여 일수는 14.7일이지만, 실제 사용일수는 평균 9.1일에 그쳤다. 휴가를 못 가는 이유로는 ‘업무를 대체할 인력을 찾기 어려워서’(40.6%)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직장인 박모(36·여)씨는 “휴가 가는 것이 다른 직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연가 보상비도 5일 정도밖에 지급되지 않지만, 해마다 연말이면 10일 정도 연가가 남게 된다”고 전했다.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아 연가제도 시행이 강제가 아닌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20.6%만 연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연가제도를 시행하는 업체들은 평균 9.9일의 연가를 주고 있고, 실제 사용 일수는 8.8일로 나타났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찰, 여고생 ‘성추행’ 의혹 교사 2명 추가 조사…다수 학생이 고발

    경찰, 여고생 ‘성추행’ 의혹 교사 2명 추가 조사…다수 학생이 고발

    학생 수십 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된 체육 교사와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 교사 2명이 추가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전북지방경찰청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북의 한 여자고등학교 교사 A씨 등 2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이 지난달 2일과 지난 7일 학생 500여명을 대상으로 성추행 피해 여부를 설문 조사한 결과 학생 40여명은 ‘체육 교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고, 다수 학생은 A씨 등 2명의 비위 행위를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 2명 중 1명은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접근할 수 없도록 조치해 17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고, 나머지 1명은 사직서를 제출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벌여 A씨 등 2명의 혐의를 밝힐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민감한 수사 사항이어서 더는 이야기할 수 없다”며 “여고생들의 2차 피해가 없도록 신중히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서 ‘쿨비즈룩 패션쇼’ 개최… 오늘 민선 6기 3주년 이색행사

    “시원한 여름, 강서구에서 그 답을 찾으세요.” 공무원들이 모델로 나서 손수 만든 여름용 근무복을 소개하는 이색적인 행사가 열린다. 서울 강서구는 18일 오후 4시 강서구민회관 우장홀에서 ‘쿨비즈룩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패션쇼는 민선 6기 3주년을 기념하는 직원 조례 오프닝 행사로, 올여름을 쾌적하고 재미있게 보내기 위한 직원들의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꾸며진다. 각 부서와 20개 전 동에서 공무원 100여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행사 당일 모델이 돼 ‘무더위를 날리는 시원한 출근복’을 주제로 직접 제작한 옷을 입고 ‘런웨이’에 오른다. 패션쇼에 참가하는 조정은(28) 강서구 공보전산과 주무관은 “준비 기간이 짧아 아쉬웠지만 부서의 전폭적인 지지와 성원으로 제법 멋진 쿨비즈룩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 같다”고 말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여름철 에너지절약 운동의 하나로 반바지 등 간편한 옷차림을 권장하고 있지만 아직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며 “이번 행사가 쿨비즈룩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적극적인 실천을 유도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출근도 안 한 교장이 시험감독 수당 ‘꿀꺽’

    국민권익위원회는 토익이나 컴퓨터 자격증 등 외부 단체가 학교를 빌려 시험을 치른 뒤 감독 교사에게 지급하는 관리수당이 투명하게 관리되도록 제도를 개선하라고 17일 권고했다. 관리수당은 학교가 시험장 설치와 고사장 안내, 주차관리 등에 대해 인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대가를 말한다. 법령이나 지침 등 법적 근거가 없다 보니 대부분 학교가 관련 문서를 남기지 않고 음성적으로 악용해 왔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10일 관리수당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교직원 간 임의배분과 교장 중심 수령 등 비합리적 운영을 금지하는 내용의 제도 개선안을 17개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다. 시험 당일 구체적 업무를 제공한 경우에만 관리수당을 받고 출근명부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근무상황을 기록하게 하는 등 투명성 확보에 초점을 뒀다. 권익위 실태조사에 따르면 일부 교직원은 시험 당일 출근하지 않거나 구체적인 수행업무 내역을 입증하지 않고도 관리수당을 챙겼다. 교장이나 행정실장 등 학교 내 고위직이 특별한 사유 없이 시험 1회당 60만~80만원씩 고액을 받거나 교직원끼리 이렇다 할 기준 없이 임의로 수당을 나누기도 했다. 다양한 명목을 붙여 수당을 중복 수령한 사례도 발견됐다. 권익위 관계자는 “관리수당 수령을 금지할 경우 학교가 시설 사용 자체를 허가하지 않게 돼 수험생의 불편이 클 수 있다는 우려 등을 고려해 관리수당의 실체를 인정하되 이를 투명화하는 쪽으로 개선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나는 ‘프로 혼놀러’… 120조 움직이는 ‘1코노미’

    나는 ‘프로 혼놀러’… 120조 움직이는 ‘1코노미’

    “누군가와도 함께 먹고 싶지 않아서요.” 서울 여의도 직장에 다니는 서모(27·여)씨는 ‘혼밥’ 하는 이유를 16일 이렇게 설명했다. 출근길 지하철부터 하루 종일 거래처 문의전화와 상사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서씨에게 유일한 자유시간은 ‘혼밥 타임’이다. 서씨는 매일 점심 회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조용히 밥을 먹고, 남는 시간에는 혼자 산책한다. 퇴근해서도 마찬가지다. 굳이 같이 저녁 먹을 친구를 찾지 않는다. 2~3년 전에는 혼자 식당에 들어가는 게 민망했지만, 현재는 집 앞 조그만 밥집에도 ‘1인 식사 가능합니다’라는 글귀가 나붙었다.● 520만 1인 가구… 더 이상 ‘궁상’ 아닌 자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혼자 먹는 밥(혼밥), 혼자 마시는 술(혼술)은 신세대 문화로 자리 잡았다. 혼영(혼자 영화), 혼여(혼자 여행), 혼놀(혼자 놀기), 싱글슈머(싱글+컨슈머), 편도족(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 때우는 사람들) 등 신조어도 생겨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기준 1인 가구는 전체의 27%인 520만 가구로 나타났다. 2인, 3인, 4인 가구를 제치고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됐다. 혼자 지내는 것은 더 이상 ‘궁상’이 아니다. ‘자유’다. 이런 ‘나홀로 트렌드’는 2017년 현재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다. CGV 리서치센터가 올해 상반기 전체 관객 중 1인 관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 17.2%로 나타났다. 2012년 7.7%에서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관객들이 ‘혼영’을 선택하는 이유는 ‘몰입감 있는 관람을 위해’, ‘약속 잡는 과정이 귀찮고 복잡해서’, ‘혼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어서’, ‘원하는 시간에 같이 볼 사람이 없어서’ 등으로 나타났다. ‘불금’이라는 금요일 저녁 야근을 마치고 혼자 영화보러 가는 것을 즐기는 직장인 김모(30·여)씨는 ‘프로 혼놀러’다. 김씨는 “영화 예매를 한자리만 하면 더 편하다”며 웃었다. 그는 “오롯이 내 시간을 가지고 싶어 혼자 여행도 즐기는 편”이라면서 “지난 3월 일본을 혼자 다녀왔는데 하루에 열 마디 내외로 말을 했더니 정신을 디톡스(해독)하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 인간관계로부터 받은 스트레스를 홀로 보내는 시간을 통해 치유했다는 것이다.●‘혼영’ ‘혼여’… 정신을 디톡스하는 기분 사회성 결여, 외부와의 단절 등 부정적인 현상으로 파악했던 ‘혼자 놀기’는 2030세대에게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개인주의가 강한 세대의 특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관계를 맺는 스마트 시대의 한 단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세대는 누군가와 약속하고 상대방에게 맞춰야 하는 것을 귀찮고 부담스럽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면서 “모임과 만남은 온라인상에서 하고 오프라인에서는 혼자 지내게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굳이 20~30대뿐 아니라 40~50대에서도 혼자 지내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고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나홀로족이 늘고 있다”고 했다. 자기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회·문화적 측면에서의 ‘나홀로족’의 증가는 경제·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이른바 ‘1코노미’로 연결된다. 1인과 이코노미(경제)를 합한 단어다. ‘솔로 이코노미’ 현상은 기업들이 인생을 즐기는 1인 가구를 잡기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나오는 트렌드다. 1인 가구를 겨냥한 제품을 집중 판매하는 것이다.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27%를 차지하면서 우리나라 소비 지형도 바뀌었다. 2013년에 나온 자료이기는 하지만, 산업연구원은 2010년 1인 가구 소비지출 규모는 60조원에 불과하지만, 2020년에는 120조원으로 2배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의 성장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가정간편식과 소용량 상품을 집중 판매하는 전략으로 소비자에게 가장 가까운 유통 채널로 자리 잡게 됐다. 편의점은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비해 매년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편의점 시장 규모가 전년대비 14.6% 증가한 22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유통담당 애널리스트는 “1인 가구 비중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후 창업 수요가 크게 늘어 편의점 점포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점포당 수익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편의점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펫팸족 증가… 반려동물시장 규모 2조원 육박 1인 가구의 증가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갈수록 커진다는 분석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펫팸족’(펫+패밀리)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 전문 병원, 미용실, 호텔까지 등장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지난해 21.8%로 집계돼 다섯 가구 중 한 가구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즉,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10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된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해 1조 8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약 6조원으로 3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KB카드에서 반려동물 전용카드를 내놓을 예정이다. ●1인 가구 저소득층 45.1%… 고령층 일자리 시급 산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1인 가구의 왕성한 구매력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2015년에 내놓은 ‘1인 가구의 경제적 특성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0~2014년 사이 1인 가구의 평균소비성향(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액)은 68.3%에서 73.4%로 증가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를 보면 전체 수입 중 실제 소비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의 비중은 1인 가구가 32.9%로 3~4인 가구(17.2%)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자녀 양육이나 가족부양의 부담에서 자유롭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1인 가구라고 해서 모두 구매력이 높은 것은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같은 보고서를 보면 1인 가구에서 저소득층 비중은 45.1%나 된다. 혼자 살고 있는 두 명 중 한 명은 저소득층인 셈이다. 이는 60대 이상 인구에서 1인 가구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20~50대의 평균소비성향이 증가할 동안 60대 이상은 6%포인트 줄었다. 60대 이상 1인 가구의 월 가처분소득은 84만원으로 20~30대 193만원, 40~50대 201만원보다 현저히 작았다. 보고서는 “60대 이상 1인 가구는 소비지출액 중 식료품과 주거비 지출 비중이 컸다”면서 “고령층 1인 가구가 일할 수 있도록 재취업 일자리와 공공 근로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코노미’ 시장 겨냥 은행·보험상품 봇물 ‘1코노미 시장’이 커지면서 금융권도 변화하고 있다.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은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쏟아내며 ‘1인 가구 모시기’에 나섰다. 금융사들도 ‘나홀로 트렌드’가 젊은 세대 일부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흐름을 좌우할 방향타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KB금융그룹은 1인 가구를 겨냥해 ‘KB 1코노미 청춘 패키지’를 출시했다. 고객의 소비, 건강, 저축, 투자 등 관련 상품을 묶은 것이다. 이 패키지에 있는 ‘KB 1코노미 오피스텔 전세자금대출’을 이용하면 단독 세대주가 0.1%포인트 우대 이율을 받는 식이다. 신한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편의점에 ‘디지털 키오스크’(무인점포)를 설치해 주목을 받았다. 1인 가구를 겨냥해 접근성을 높였다. 은행 영업점에 가야만 가능했던 체크카드 신규발급 등 업무가 가능해졌다. 우리은행은 싱글족이 주로 사용하는 편의점, 홈쇼핑, 온라인 쇼핑, 할인점, 병·의원, 이동통신, 대중교통 등 7대 업종에 특별 할인율을 적용하는 카드를 출시했다. 하나카드가 출시한 ‘Play1’ 카드는 1인 가구의 생활방식을 반영해 통신, 대중교통, 편의점, 커피 전문점 등 이용 시 하나머니를 적립할 수 있게 했다. 삼성카드도 편의점 음식이나 배달 음식을 결제할 때 할인해주는 ‘CU·배달의 민족 taptap’ 카드를 내놓았다. 보험사에서도 1인 질병과 사고 위험을 집중 보장하는 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대라이프생명은 대표 상품인 ‘현대라이프 제로’를 리뉴얼해 1인 가구에 필요한 위험을 집중 보장하도록 했다. 동부화재는 세입자 고독사 등으로 인한 임대료 손실 등을 보장해주는 ‘임대주택관리비용보험’ 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단독] [만원의 가치를 찾아서] <상> 알바생 vs 고용주 ‘최저시급’

    [단독] [만원의 가치를 찾아서] <상> 알바생 vs 고용주 ‘최저시급’

    “‘최저임금 1만원’ 착한 정책이죠. 그러나 돈이 문제죠.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정부가 내년도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60원(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한 가운데 지난 11일부터 17일 사이 현장에서 만난 아르바이트(알바)생과 고용주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나름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적정 시급을 높이는 것에 대해 ‘더 받으려는’ 알바생과 ‘덜 주려는’ 고용주의 ‘온도 차’는 확연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는 만큼 정부의 뒷받침이 따르지 않는다면 현장에서는 임금 인상에 따른 인력감축 등 고용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공통된 걱정이었다.■ 알바생의 ‘고충’물가 고려 7530원도 적어요… 노동량 많을 땐 시급 올렸으면 “물가를 생각하면 7530원도 적습니다. 하지만 겨우 구한 이 일조차도 못하게 될까 봐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17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카페 알바생인 김모(23·여)씨는 이렇게 말했다. 시간당 최저임금이 올랐지만 표정이 썩 밝지는 않았다. 분명 점주가 인건비 문제로 알바생 수를 줄일 것이란 생각 때문이었다. 김씨는 “최저 시급이 올라 해고당하는 알바생은 일이 없어 괴롭고, 남은 알바생은 일이 두 배가 돼 괴로울 것”이라면서 “점주가 ‘계속 일하게 해 줄테니 시급 안 올려도 괜찮느냐’고 물어 온다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月 120만원, 월세·밥값 등으로 부족 전문대학에 다니는 신모(22·여)씨는 “부모님께 손 벌리지 않겠다”며 야심 차게 휴학계를 내고 알바 전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일을 구하는 것부터 녹록지 않았다. 신씨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카페에서 시급 7550원 기준으로 하루 8시간을 일하고 있다. 일당은 6만 400원, 한 달에 20일을 출근하니 월 120만원 정도 버는 셈이다. 하지만 신씨는 “이 돈도 월세, 교통비, 통신비, 밥값 등으로 쓰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기본적으로 월세 45만원, 교통비 15만원, 통신비 8만~10만원, 밥값 및 생활비로 30만원 정도 쓰고 나면 남는 건 20만원 안팎이다. 여기에 잡화비로 더 지출하면 잔고는 0원이 된다. 신씨는 “생계형 알바에게 저축은 사치”라고 했다. ●“시급 안 올려도 해고보다 나아요” 알바생들은 8000원대의 최저시급을 바랐다. 종로구의 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에서 일하는 임모(25)씨는 “시급으로 최소한 푸짐한 고급 햄버거 세트 하나는 사 먹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일률적인 기준보다 업무 강도에 따라 최저 시급이 탄력적으로 조정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주스 전문점에서 시급 7000원으로 일하고 있는 박모(26·여)씨는 “손님이 비교적 적은 겨울에도 7000원, 쉴 틈 없이 일하는 여름에도 7000원”이라면서 “노동량이 많아지는 여름철에는 최소한 8000원대로 시급을 올려 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주휴수당’에 대한 언급도 잇따랐다. 현장에서 만난 알바생 상당수가 “점주들이 주휴수당을 주지 않고 있다”고 증언했다. 서대문구의 한 편의점 알바생인 유모(20·여)씨는 “처음엔 몰랐다가 뒤늦게 받아야 할 돈이란 걸 알게 됐다”면서 “주휴수당을 주는 곳으로 조만간 옮길 예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서울신문과 알바몬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알바생 12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현재 받고 있는 시급’을 묻는 질문에 78.7%(949명)가 6470원 이상 8000원 미만이라고 답했다. 6470원도 받지 못한다는 응답자는 9.1%(110명)였으며, 8000~1만원 9.0%(109명), 1만원 이상 3.2%(38명)로 나타났다. ●근무고충 “휴게시간·공간 부족” 27% ‘현재 시급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과반인 56.7%(684명)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나머지 43.3%(522명)는 ‘만족한다’고 했다. ‘알바로 번 급여를 주로 어디에 사용하는가’고 묻자 가장 많은 51.3%(619명)가 ‘주거비·식비 등 생활비’를 꼽았다. ‘용돈’이 33.7%(406명)로 뒤를 이었다. ‘등록금·교재비 등 학비’는 9.1%(110명), ‘저축’은 4.6%(55명)에 불과했다. ‘근무 중 겪는 고충을 모두 고르라’(중복 응답)는 항목에선 가장 많은 663명(27.1%)이 ‘휴게 시간 및 공간의 부족’을 택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임금’이 617명(25.2%)으로 근소하게 2위를 차지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고용주의 ‘시름’1만원이면 알바생 月 240만원… 불경기 땐 사장보다 많이 버는 셈 “7530원으로 오르는 건 내년이지 않습니까. 저는 6470원 이상은 힘듭니다. 저야 더 주고 싶지만 저도 먹고살아야죠.” 17일 서울 마포구 신촌역 인근의 한 편의점에서 만난 고용주 김모(50·여)씨는 알바생에 대한 적정 시급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저 시급 인상에 대한 얘기를 꺼내자 김씨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그는 “정부가 차액을 지원해 주지 않으면 고용 인원을 줄일 수밖에 없다”면서 “최저 시급이 1만원이 된다면 누가 알바생을 쓰겠나. 가족을 총동원하지”라고 말했다.●“인건비 때문에 0~6시 안 열어요” 대표적인 ‘알바터’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점주 대부분은 올해 최저 시급인 6470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선 최저 시급이 곧 적정 시급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 시급 1만원’ 공약은 아직은 먼 미래의 일로 여겨졌다. 서울 중구 저동의 한 편의점 주인인 김희수(45)씨는 “최저 시급이 물가를 고려하면 적은 게 사실이지만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내는 로열티 체계가 바뀌지 않는 한 1만원으로 오르면 편의점 열 곳 중 아홉 곳은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적정 시급을 6470원이라고 답했다. 알바생 인건비 문제로 아예 심야에 편의점을 운영하지 않는 곳도 있었다. 조모(59)씨는 “심야에 알바생을 쓰면 적자가 날 수밖에 없어 본사와 상의해 0시부터 6시까지는 문을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알바생 3명을 고용하고 있는데, 최저 시급이 1만원이 되면 알바생 2명을 자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업무 강도에 따라 시급에도 차이가 났다. 경기 안양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임태호(57)씨는 “알바생들에게 시급 7500원을 기준으로 급여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동안 곱창집, 당구장 등 10가지가 넘는 업종을 경영하며 알바생을 고용한 경험이 있다는 그 역시 ‘최저 시급 1만원’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임씨는 “시급 1만원으로 하루에 8시간씩 30일을 일하면 한 달 수입이 240만원이 되는데, 장사가 안되는 달 저에게 남는 수익보다 더 많은 금액”이라면서 “지금도 한 달 평균 매출 3200만원 가운데 700만원이 인건비로 지출되고 나머지는 임대비, 재료비로 거의 다 소진돼 남는 건 일반 공무원 월급 정도”라고 말했다. ●‘로열티’ 안 바뀌면 편의점 90% 폐업 또 고용주들은 대체로 현재 지급하고 있는 시급을 곧 적정 시급으로 인식하는 태도를 보였다. 서울 마포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8)씨는 “시급으로 7200원을 주고 있는데, 적정 시급도 7200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덜 주고픈 고용주들의 심리가 읽히는 대목이다. 서울신문과 알바몬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고용주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최저임금이 오르면 고용 인원에 변화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7.1%(47명)가 ‘알바 인원을 줄이겠다’고 답했다. ‘알바생을 아예 고용하지 않겠다’는 응답률도 24.3%(17명)에 달했다. ‘고용 인원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답한 고용주는 8.6%(6명)에 불과했다. ●“최저임금 오르면 알바생 줄일 것” 67%‘고용인원 감축 시 사업장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선 ‘직접 일하겠다’ 35.9%(23명), ‘폐업 불가피’ 18.8%(12명), ‘남은 알바생의 업무와 급여를 늘리겠다’ 14.1%(9명), ‘가족·친지를 동원하겠다’ 10.9%(7명) 순으로 나타났다. 고용주들은 또 알바 고용 시 가장 큰 고충(중복 응답)으로 ‘잦은 퇴사로 인한 인원교체’(53명)를 첫 번째로 꼽았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차→비행기→차’…매일 1100km 출퇴근하는 남자

    ‘차→비행기→차’…매일 1100km 출퇴근하는 남자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멀고 먼 출퇴근으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 남자만큼 기나긴 고행길은 드문 것 같다. 최근 영국 BBC방송은 매일 1100km 이상을 오고가는 한 IT회사 CEO의 눈물 겨운(?) 출퇴근기를 전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IT 회사 '모티브'의 공동창업자인 커트 본 배딘스키(42). 그의 자택은 직장에서 무려 568km나 떨어진 LA의 버뱅크. 이에 그는 출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새벽 5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옷가지를 챙겨입는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그만의 출근 전쟁이 시작된다. 먼저 배딘스키는 자가용을 몰고 15분 거리 떨어진 밥 호프 버뱅크 공항으로 이동한다. 공항에서 그는 한달 2300달러(약 260만원)를 지불하는 작은 비행기에 탑승해 회사 인근에 위치한 오클랜드 공항까지 90분을 날아간다. 이후 공항에 내린 그는 다시 자동차를 타고 회사로 출근한다. 이렇게 오전 5시에 기상해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8시 30분. 이에 비해 퇴근 시간은 조금 더 길다. 차량 정체를 고려해 오후 5시에 회사를 나온 그는 다시 오클랜드 공항으로 가 오후 7시 15분께 출발하는 비행기를 탄다. 최종적으로 집에 도착하는 시간은 오후 9시 쯤. 결과적으로 하루 6시간 이상, 총 1100km 넘는 거리를 길과 하늘 위에서 보내는 셈이다. 그러나 배딘스키는 "출퇴근 시간이 하루 중 일을 하는데 있어 최고의 시간"이라면서 "직장을 오고가는 이때가 하루 중 가장 바쁜 순간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그렇다면 왜 그는 이사를 가지않고 멀고 먼 길을 출퇴근하는 것일까?   배딘스키는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면서 "집 혹은 회사를 이사하는 것을 가족과 직원들이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연로하신 부모님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것도 큰 이유"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국민의 정보 도우미, 국가의 세금 지킴이/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월요 정책마당] 국민의 정보 도우미, 국가의 세금 지킴이/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의 세 모녀가 동반 자살한 사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들은 한때 관공서에 복지 지원을 알아봤지만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다. 그 이후 “세상에 빚을 지기 싫다”며 재신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그들은 수중에 남은 마지막 돈을 월세 봉투에 담아 두고 떠났다. 이렇게 꼭 필요한 이들이 보조금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반면 공사비를 부풀린 뒤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거나 퇴사한 직원을 계속 출근한 것처럼 꾸며 인건비를 과다 수급하는 사례도 빈번히 발생해 왔다.이렇게 누수되는 세금을 조금이라도 아껴서 마련한 돈으로 제2, 제3의 송파 세 모녀를 예방할 수는 없을까.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체화한 것이 국고보조금 통합관리 시스템이다. 송파구 세 모녀 문제로 돌아가 보자. 사람들은 한없이 부끄러워했다. 결국 송파 세 모녀법으로 불리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긴급복지지원법’ 개정안, ‘사회보장급여법’ 제정안 등 3개 법안이 그해 말 국회를 통과했다. 그러면 이제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 송파 세 모녀가 관공서 담당자에게 자신들이 기초생활보장급여 대상자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의 어려움을 담당자 앞에서 증명하는 것은 고약한 일이다. 모멸감이 들거나 자존감을 잃을 수 있다.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답변은 “살 만한 사람이 왜 나라에 기대려고 하느냐”는 지적으로 들릴 수도 있다. 그런 마당에 바쁜 담당자를 붙잡고 “그럼 다른 지원 사업은 뭐 없을까요”라고 묻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했을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송파 세 모녀가 세상에 빚을 지기 싫다며 재신청을 포기한 것은 단순히 법적 미비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려운 일이다. 17일 전면 개통되는 보조금 시스템은 맞춤형 보조금 정보공개를 통해 국민에게 친절한 도우미 역할을 하도록 설계됐다. 국민 입장에서 간편하게 국고 보조사업을 검색하고 수혜 가능한 사업을 확인할 수 있다. 관공서를 찾아갈 필요도 없다.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을 사용해 회원 가입 절차도 없이 보조사업을 검색할 수 있다. 사업명, 사업 기간, 사업 목적, 근거 법령, 사업비, 주요 내용, 사업수행 기관은 물론 문의할 수 있는 담당자와 연락처까지 제공된다. 예를 들어 단순하게 차상위라는 조건을 클릭하고 확인 버튼만 누르기만 해도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 장애인 의료비 지원, 저소득 장애인 진단비 및 검사비 지원 등 113개나 되는 사업이 주르륵 검색된다. 관공서 담당자나 주변 사람들의 부담스런 시선을 느끼지 않고도 내가 혜택받을 수 있는 사업을 찾아 문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전에 이러한 시스템이 있었다면 송파구 세 모녀는 그토록 가슴 아프게 삶의 희망을 놓아 버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부정 수급은 그동안 감사원 감사, 검찰과 경찰의 수사 등 별의별 처방을 다 써 보았지만 뚜렷한 진전을 볼 수 없었다. 적발 방법에 대해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조금 시스템은 예산 편성부터 집행 및 사후 관리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촘촘하게 검증 체계를 마련해 부정수급의 원천 차단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부정 징후 모니터링은 그동안 발견된 50개의 부정 패턴을 적용해 부정거래를 탐지한다. 친인척 등 특수 관계를 통한 가장거래, 보조금 수령 후 거래 영수증 취소 및 변경, 허위증빙, 허위 근무인원 등재 등 사전에 적용한 패턴에 해당하면 시스템은 부정거래 위험도가 높은 사업이라고 자동으로 추출하게 된다. 이런 사업은 집중 관리 대상이 돼 관계기관의 실지조사 등을 통해 부정수급 여부를 최종 확인받게 된다. 이런 첨단 탐지 기능이 탑재됐다는 것이 알려지면 부정수급 시도 자체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이처럼 국민에겐 정보 도우미, 국가엔 세금 지킴이 역할을 하는 보조금 시스템 사용자가 연말까지 2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에는 불편을 느끼는 사용자도 있을 것이다. 적극적으로 개선해 가겠다.
  • ‘살림남’ 민우혁, 걸그룹 출신 아내+붕어빵 아들 공개 “시댁에 사는 이유는..”

    ‘살림남’ 민우혁, 걸그룹 출신 아내+붕어빵 아들 공개 “시댁에 사는 이유는..”

    ‘살림남’에 합류한 뮤지컬 배우 민우혁이 화제다. 12일 방송된 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에서 민우혁이 새로운 살림남으로 등장했다. 이날 공개된 민우혁의 4대가 함께 살고 있는 집은 럭셔리한 인테리어를 자랑했다. 이어 민우혁의 3살 아들 박이든 군과 그룹 LPG 출신 아내 이세미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민우혁과 이세미는 1년의 열애 끝에 2012년 결혼했다. 이세미는 현재 쇼호스트로 활동 중이다. 이들이 시댁에 들어가 4대를 이룬 건 아들 이든 군 때문이다. 민우혁은 “나도 아내도 프리랜서이다 보니 활동 시간이 일정치 않은 거다. 아들에게도 좋지 않은 것 같아서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됐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이세미가 말하는 민우혁 역시 1등 살림남. 직업 특성상 새벽 출근이 잦다는 그녀는 “남편이 나를 대신해 살림을 하는 편이다. 웬만한 주부보다도 잘한다”라며 민우혁을 치켜세웠다. 민우혁은 이날 삼색전과 된장찌개를 뚝딱 만들어내는 것으로 4대가 함께 먹을 점심상을 차려냈다. 가족들에게 “너무 맛있어서 깜짝 놀랄 거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똑 부러지는 솜씨에 최양락은 “저 친구는 못하는 게 뭔가? 난 불쾌하다. 허점이 있어야지. 비인간적으로 보인다”라며 질투를 드러내기도 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대한항공이 ‘땅콩 회항’ 박창진 사무장에게 가한 ‘보복성’ 인사

    대한항공이 ‘땅콩 회항’ 박창진 사무장에게 가한 ‘보복성’ 인사

    지난 2014년 발생한 일명 대한항공 ‘땅콩리턴’ 사건 피해자 박창진 당시 사무장의 근황이 14일 공개됐다. 박 전 사무장은 사건 뒤 심한 외상 후 신경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400일 넘게 휴직하며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4월 현업에 복귀했다. 대한항공은 경력 21년차로 사무장까지 했던 그를 주로 신입 승무원이 하는 업무에 배치했다. 회사가 요구한 ‘승무원 자격시험’에 응시한 박 전 사무장은 계속해 ‘탈락’ 결과를 받고 있다.박 전 사무장은 13일 KBS 인터뷰에서 ‘사무장 자리를 되찾고 싶다’며 “‘미약한 개인이지만 권력과의 투쟁에서 정도를 걸었을 때 권리를 회복할 수 있다, 그게 맞는 사회다’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일반 승무원으로 복직한 박 전 사무장이 하는 일은 이코노미석 승객 대응이다. 이 업무는 보통 1~3년차 신입 승무원들에게 주어지는데, 좌석·화장실 청소 등의 현장 일을 맡는다. 승무원은 통상 높은 연차가 퍼스트·비즈니스석을 맡고 낮은 연차가 이코노미를 담당한다. ‘경력 20년이 넘었는데 억울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는 “회사로부터 1년 이상 휴직했다고 모든 승무원 자격을 갱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답했다. 승무원 자격시험 중 하나는 ‘영어 방송’이다. 이에 대해 박 전 사무장은 “제가 꽤 영어를 잘하는 편이다. 지금 제 심정을 영어로 말하라고 해도 할 자신이 있는데 그걸로 계속 (회사가) 페일(탈락)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는) L과 R 발음이 안 된다는 식”이라며 “그러면 과거엔 그것도 안 되는데 팀장 자리를 준 것인가…. 20년 동안 영어 능력을 최상위로 유지해서 사무장을 했다. 제가 볼 땐 핑곗거리 같다”고 지적했다. 박 전 사무장은 복직 뒤 5차례 사내 영어 방송 시험(방송자격 A)에 응시했고 계속 떨어졌다. 그는 2013년에는 ‘방송자격 A’보다 높은 영어 방송 자격(영 WT3)을 취득한 바 있다. 박 전 사무장은 “복직했지만 제 자리(사무장)를 강탈당했고 그 과정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며 “자존감, 동료의 멸시를 받으며 이 일을 계속할 것인가, 그런데 고민하면 생존권을 놓는 거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마다 내 생존권을 위해 싸우러 간다. 10년 더 된 후배 지시받고 일하는데 자존심 상한다고 내팽개치는 순간 저의 생존권을 강탈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저 다음에 똑같은 일이 생기는 것을 막고 싶다”며 “팀장으로 복귀한다고 해서 큰 명예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자리를 온전히 찾아내는 것도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현재는 투쟁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동료들이 응원해주느냐’는 질문에 그는 “표면적으로는 지지보다 ‘왜 저래, 그만하지’ 하는 분들이 더 많다”면서 “왕따가 뭔지 확실히 배우고 있다”고 답하며 웃었다. 박 전 사무장은 “동료들을 이해 못 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며 “저를 가장 많이 지지하는 분들은 청소노동자분들이다. 하도급 업체분들이신데, 정말 박수를 많이 쳐준다”고 덧붙였다.한편 대한항공 측은 이와 관련해 “회사는 박창진 사무장에게 부당한 차별이나 불이익을 준 적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복직 이후 원활히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해왔다”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창진 사무장은 아직까지도 팀장 직책의 기본 조건인 방송A자격을 취득하지 못했다”면서 “만약 공통된 회사 기준에 미치지 못함에도 박창진 사무장에게 팀장 직책을 부여한다면, 다른 승무원들을 기회를 빼앗는 차별적 처사가 될 수 있음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김서연 기자 wk@seoul.co.kr
  • [자치광장] 세계가 반한 서울 도시성장 노하우/이회승 서울시 국제협력관

    [자치광장] 세계가 반한 서울 도시성장 노하우/이회승 서울시 국제협력관

    지난 2일 서울시 정책수출사업단은 우크라이나 키예프시로 날아갔다. 서울시의 히트상품인 ‘올빼미 버스’를 키예프시에 적용해 빅데이터 기반 교통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심야버스인 ‘올빼미버스’ 등 서울시 주요 교통정책을 전수하고 키예프시의 교통정책을 개선하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다.  최근 급속한 도시화로 인해 다양한 도시문제를 겪고 있는 해외 도시들이 서울시의 도시성장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서울시는 짧은 기간에 세계적 수준의 도시로 발전해 오랜 기간 점진적으로 발전한 선진 도시들과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많은 개발도상국 도시들이 한국을 롤모델로 삼는 이유다.  해외 도시로 수출된 서울시 대중교통 행정 노하우는 해외 도시 곳곳의 출근길을 변화시켰다. 서울시의 교통시스템의 첫 해외 진출지인 뉴질랜드 웰링턴은 교통카드시스템과 교통카드인 ‘티머니’를 도입했다. 티머니는 버스 이용자들의 필수품이 됐다.  지난해 8월에는 아프리카 경제성장 1위의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시의 데리바 쿠마 시장, 고위직 공무원 등 45명이 서울시를 찾았다. 급속한 도시화에 따른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도시개발 종합 프로젝트’의 수행에 앞서 우수정책을 배우기 위해서다. 이에 시는 교통, 주택, 환경 및 폐기물 분야를 중심으로 토지, 에너지 및 기후변화 등 분야의 이론수업부터 현장견학까지 4주간 교육을 실시했다. 교통·환경 등 여러 분야의 정책을 종합적으로 묶은 교육 프로그램을 수출한 건 처음이다. 현재까지 시는 27개국 38개 도시에 50개 사업이 진출하는 성과를 이뤘다. 서울시 정책의 해외 진출을 보다 활발히 하고 다변화하기 위해 서울시 주도 국제기구인 이클레이(ICLEI), 전자정부협의체(WeGO), 시티넷(Citynet)과도 협력사업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다자개발은행과도 활발하게 접촉해 세계도시에 서울시 우수정책을 알리고 있다. 그 밖에 해외 도시와 워크숍, 공동연구를 통해서도 정책을 공유하고 컨설팅을 하는 중이다.  서울시는 성공적인 발전을 함께 이뤄 온 기업, 유관기관, 전문가들과 해외 진출을 함께 하기 위해 민관협력포럼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서울시 정책의 활발한 해외 진출로 기업은 힘을 받고, 이를 동력으로 서울 경제도 활기를 띠게 될 것이다. 또한 개도국 도시들과는 희망을 나눌 것이다. 서울시의 활동은 국제도시개발의 새로운 변화를 선도해 나가게 될 것이며, 서로 상생하고 성장하는 도시외교 관계 형성에 기여할 것임을 확신한다.
  • ‘졸음운전 사고’ 업체 버스 7대 인가받고 5대만 운영…운전기사도 부족‘

    ‘졸음운전 사고’ 업체 버스 7대 인가받고 5대만 운영…운전기사도 부족‘

    경부고속도로에서 ‘졸음운전 참사’를 낸 버스기사가 속한 회사 ‘오산교통’이 오산∼사당간 광역급행버스(M버스)운행 사업 계획을 무단으로 변경해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과 국토교통부, 오산시 등에 따르면 오산교통은 지난해 10월 국토부에 M버스 사업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올 3월부터 총 7대의 버스로 오산∼사당(총거리 53.3㎞) 구간을 하루 40회(배차간격 15∼30분)씩 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통 직후 버스를 2대 줄여 5대만 투입하고 하루 28회씩 운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 계획 변경 시 국토부의 허가를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산교통은 아무런 절차 없이 운행 계획을 변경했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운수법 상 인가·등록 또는 신고를 하지 않고 사업계획을 변경하면 사업 일부정지(1차 30일, 2차 50일) 또는 최대 5000만원의 과징금 처분이 내려진다. 국토부 관계자는 “국토부 허가 없이 버스 대수를 줄이면 여객운수법 위반에 해당한다”면서 “오산교통은 오산시에만 버스 대수를 줄인다고 보고해 국토부는 사업 계획이 변경된 사실을 사고 이후에야 파악하게 됐다”고 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기사 8명만으로 버스 5대를 운행한 것도 문제다. 그 여파로 올 2월 개정된 여객운수법에서 정한 ‘1일 운행 종료 후 8시간 연속 휴식시간 보장’ 등의 규정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기사들이 과중한 업무에 내몰린 것이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다. 오산교통 M버스 1대당 기사 2명씩 배치돼야 하지만 실제 그러지 못해 버스기사들은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왕복 100㎞가 넘는 거리를 하루 5∼6회씩 운행하고 이튿날엔 쉬지 못한 채 다시 출근해야 했다. 지난 9일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를 낸 운전기사 김모(51)씨도 사고 전날인 8일 오전 5시 첫차를 시작으로,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 마지막 운행까지 모두 18시간 30분을 일했다. 차량을 반납하고 회사를 떠난 시간이 자정쯤이었고, 이튿날이자 사고 당일인 지난 9일 오전 6시 30분쯤 출근해 7시 15분 첫 운행을 시작했다. 실제 잠은 5시간도 채 못 잔 상태에서 다시 운전대를 잡은 것이다. 오산교통 관계자는 “버스기사가 부족한 상태에서 인가받은 7대를 모두 가동할 수 없었다“면서 ”향후 기사가 채용되면 투입을 하려고 했지만 갖은 노력을 했으나 구하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이어 “버스를 5대로 줄인 사실을 국토부에 허가받지 않은 점은 고의성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수현 대변인 “文대통령 주선한 집, 계단 오를때마다 가슴이 뭉클”

    박수현 대변인 “文대통령 주선한 집, 계단 오를때마다 가슴이 뭉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임명 이후 자신의 거처를 마련해준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마운 마음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드러냈다.박 대변인은 지난 5월 24일 대통령 경호실 빌라(대경빌라)에 입주했다. 문 대통령은 충남 공주에 거주하는 박 대변인을 위해 이 빌라를 숙소로 사용하도록 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대경빌라’ 계단 사진을 공개하며 거주 소회를 밝혔다. 그는 “청와대 출근 첫날, 문 대통령님의 첫인사는 저의 숙소 걱정이셨고, 대통령님께서 직접 숙소를 주선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 영광되고 엄청난 집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70년대식 작은 시멘트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을 오를 때마다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미어지기도 하며, 행복하기도 하다”고 덧붙였다.박 대변인은 이어 문 대통령이 주선해준 집에 대한 감정을 여섯 가지로 정리했다. 그는 “대변인의 집 걱정까지 해 주신 대통령님의 마음이 계단계단마다 절절히 밟히는 감사함. 초가지붕과 사립문 시골집에 살던 내가 시멘트 벽돌집에 처음 들어가 봤을 때의 신기함과 부러움이 생각난다”고 밝혔다. 또 “초등학교 6학년 밖에 안 되던 누이가 다리 아프다고 칭얼대는 2학년 나를 엄마나 된 듯이 어른스럽게 달래며 손 꼭 잡고 걷던 모습이 생각난다”면서 “누이 친구들의 머리에 논두렁 같은 가르마와 댕기처럼 땋은 머리가 생기고 여학생 교복을 입을 즈음, 내 누이들은 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갔던 서러움이 생각난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일 년에 한 번 온 가족이 모이면 시끌벅적했던 추석이 그리워지고, 지금 이 시간에도 당신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고생하는 줄 알고 주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허리 굽은 어머니가 생각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대통령님께서 구해주신 집으로 가는 길의 이 오래되고 못생긴 시멘트 계단은 제 마음의 심연을 끄집어 내는 보물”이라며 “이 계단을 걸어 저 모퉁이를 돌면 플라타너스 숲길을 밝히고 있는 가로등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님께서 저에게 주신 것은 대변인이라는 과분한 역할뿐 만 아니라, 이 작은 계단에 감사할 줄 아는 ‘착한마음’ 이다”라며 “국가와 국민과 정치를 대하는 남다른 태도로 국가와 국민과 대통령님께 보답 드리겠다”고 글을 맺었다. ▼박수현 대변인 글 전문▼ 청와대 대변인 출근 첫 날, 문재인 대통령님의 첫 인사는 저의 숙소 걱정이셨고, 이미 많은 언론에 알려졌듯, 대통령님께서 직접 대변인의 숙소를 주선해 주셨습니다.  그 영광되고 엄청난 집으로 올라가는 입구에는 70년대식 작은 시멘트 계단이 있는데, 이 계단을 오를 때 마다 가슴이 뭉클하기도하고, 미어지기도하며, 행복하기도 합니다.  첫째는, 대변인의 집 걱정까지 해 주신 대통령님의 마음이 계단계단마다 절절이 밟히는 감사함 때문이고, 둘째는, 초가지붕과 사립문 시골집에 살던 내가 시멘트 벽돌집을 처음 들어가 봤을 때의 신기함과 부러움이 생각나기 때문이며,  셋째는, 초등학교 6학년 밖에 안되던 누이가 다리아프다고 칭얼대는 2학년 나를 엄마나 된 듯이 어른스럽게 달래며 손 꼭 잡고 걷던 모습이 생각나기 때문이고, 넷째는, 누이 친구들의 머리에 논두렁같은 가르마와 댕기처럼 땋은 머리가 생기고 여학생 교복을 입을 즈음, 내 누이들은 학교가 아닌 공장으로 갔던 서러움이 생각나기 때문이며, 다섯째, 그래도 일년에 한 번 온 가족이 모이면 시끌벅적했던 추석이 그리워지기 때문이고, 여섯째, 지금 이 시간에도 당신 아들이 세상에서 제일 고생하는 줄 알고 주님께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허리굽은 어머니가 생각나기 때문에, 대통령님께서 구해주신 집으로 가는 길의 이 오래되고 못생긴 시멘트 계단은 제 마음의 심연을 끄집어 내는 보물입니다. 이 계단을 걸어 저 모퉁이를 돌면 플라타나스 숲길을 밝히고 있는 가로등이 조용히 기다리고 있음을 나는 압니다. 대통령님께서 저에게 주신 것은 대변인이라는 과분한 역할 뿐 만 아니라, 이 작은 계단에 감사할 줄 아는 ‘착한마음’ 입니다. 국가와 국민과 정치를 대하는 남다른 태도로 국가와 국민과 대통령님께 보답드리겠습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잇단 ‘악재’에 쑥대밭 된 관세청

    잇단 ‘악재’에 쑥대밭 된 관세청

    ‘고발’ 청장은 병가 내고 자리 비워 “할말 없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징계 등 후폭풍 우려 목소리 높아 관세청이 개청 이후 최대 난관에 봉착했다. 잊혀질 만하면 터져나오는 ‘악재’에 조직 전체가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접근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뒤따를 거센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12일 정부대전청사에 있는 관세청은 전날 발표된 감사원의 2015년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 감사 결과로 인해 크게 술렁였다. 연초 불거진 인천세관장에 이은 천홍욱 관세청장의 인사 청탁 파문이 사그라들기도 전에 면세점 심사 조작까지 드러나자 ‘멘붕’에 빠졌다. 천 청장은 이날 오전에 출근했다 병가를 내고 청사를 나갔다. 현직 관세청장이 검찰에 고발된 것은 개청 이래 천 청장이 처음이다. 이번 감사는 관세 공무원들의 무소신과 무책임, 심각한 도덕적 해이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세청은 그동안 면세점 업무를 ‘계륵’으로 표현하며 “정책은 기획재정부가 정하고 (관세청 역할은) 특허심사와 면세품 관리 등으로 제한돼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감사원 결과를 보면 최대 1곳 추가라는 자체 연구용역 결과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상급기관의 무리한 지시를 그대로 따랐다. 평가 조작에 대해서도 “실무자 실수가 있었지만 평가결과가 뒤바뀔 수준이 아니다”라고 강변했지만 전문가까지 참여시킨 특허심사위원회에서 실수를 걸러내지 못하면서 심사가 유명무실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관세청은 면세점 사업자 선정 관련 서류를 보관하다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국회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자 서류를 해당 업체에 반환하고, 서울세관은 탈락업체 서류를 파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천 청장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징계와 처벌이 뒤따를 전망이다. 면세점 심사 의혹은 이전에도 제기됐다. 당시 심사 업무를 지원했던 일부 직원이 관련 정보를 파악해 관련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사전 정보 유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한 관계자는 “2015년 당시 급증하던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한국 방문 현상에 매몰돼 면세점이 마치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양 착각했다”면서 “시내 면세점 추가에 대한 내부 반대가 있었지만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잇따른 추문에 관세 공무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초 고위간부 접대 논란으로 당사자가 불명예 퇴진한 데 이어 올 초 유일한 1급 세관장인 인천세관장이 국정농단 세력에 인사청탁을 한 사실이 드러나 옷을 벗었다. 천 청장도 이들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마에 올랐다. 급기야 국가공무원노조 관세청지부가 지난달 26일 인사적폐 청산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관세청 간부는 “할 말이 없는, 총체적인 난국에 빠지게 됐다”면서 “관세국경을 책임지는 기관으로서의 신뢰 및 그동안의 노력과 성과마저 의심받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고속도로 폭탄 음주운전, 2시간 만에 74명 적발

    고속도로 폭탄 음주운전, 2시간 만에 74명 적발

    고속도로 진출입로 음주운전 단속에서 2시간 만에 74명의 음주운전자가 적발됐다.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11일 오후 11시부터 12일 오전 1시까지 2시간 동안 경기도내 11개 고속도로 32개 진출입로에서 음주운전 단속을 벌인 결과 모두 74명이 적발됐다고 12일 밝혔다. 적발된 음주운전자 중에선 혈중알코올농도 0.1%를 넘는 ‘면허취소’ 수준인 경우도 25명에 달했다. 0.05% 이하 면허정지 수준은 44명, 측정을 거부한 경우는 5명이다. 평택음성고속도로 송탄IC 진입로에서는 14t 화물차를 몰던 A씨가 혈중알코올농도 0.101%의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적발됐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중동IC 인근 도로에서 단속 경찰을 보고 차를 버린 채 도주하던 방글라데시인 B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92%, 만취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반드시 적발된다는 인식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상시 음주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라며 “여름 휴가철 대형 사고의 주범인 대형 차량에 대해서도 출근길 숙취 운전 단속을 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日정부 “억대 연봉 전문직, 야근·휴일 수당 없다”…야당 반대

    日정부 “억대 연봉 전문직, 야근·휴일 수당 없다”…야당 반대

    일본 정부가 연봉 1억원 이상 전문직에게는 야근·휴일 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탈<脫>시간 급여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일본 기업들의 노동조합은 강하게 반발했다. 일본 현지 언론은 12일 최대 노동단체인 렌고(連合)가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 반대에서 입장을 바꿔 노동자 건강 확보 조치 마련을 전제로 제도 도입에 동의한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보도했다.렌고는 연간 104시간 이상의 휴일 취득 의무화, 노동시간 상한 설정, 퇴근 후 출근까지의 간격(근무 인터벌) 설정, 2주 연속휴가 등의 도입을 제안했으며 일본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이른 시일 내에 관련법의 개정안을 마련, 올 가을 임시국회에서 법안 통과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고도 프로페셔널 제도는 연 수입 1075만엔(약 1억 838만원) 이상의 증권사 애널리스트·외환 딜러·컨설턴트·연구개발자·금융상품 개발자 등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의 임금을 근무 시간과 관계없이 성과로 정하는 것으로, 이 제도가 법제화하면 해당 전문직에 야근·휴일수당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 렌고 산하 노조와 야당은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렌고 산하 노조들은 “반대 입장이다가 갑자기 찬성으로 바뀐 이유를 조합원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 모르겠다”며 반발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민진당 오구시 히로시 정조회장도 “제도의 본질이 변하지 않으면 찬성하기 어렵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지난 2015년 4월에도 이 제도가 포함된 노동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야근 수당을 없애는 법안이다”, “과로사가 늘어날 것이다”는 등의 야당 반발에 심의를 진행하지 못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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