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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B 불구속 바람직” 의견에도 문무일은 ‘구속수사’ 결단

    “MB 불구속 바람직” 의견에도 문무일은 ‘구속수사’ 결단

    법무부 장관 “전직 대통령, 불구속 바람직하나 검찰이 판단하길”검찰총장 “범죄 혐의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 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결정 과정에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불구속 수사·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으나 문무일 검찰총장이 구속수사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19일 검찰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의 중간수사 결과를 보고받은 문 총장은 지난 주말 동안 자료를 검토한 후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인멸 우려가 크므로 구속수사가 타당하다’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충분히 검토하겠다’나 ‘숙고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구속영장 청구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거듭 밝혔던 문 총장은 ‘불구속 수사 및 재판으로 충분하다’는 일각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통상 수사원칙에 따라 구속 필요성으로 결론 낸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의 결단에는 이 전 대통령의 수뢰 혐의액만 110억원대에 달해 법원 양형기준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는 중죄라는 점이 고려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또 이 전 대통령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어 사건 관련자를 회유하거나 말을 맞출 가능성 등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도 영장청구 결정에 힘을 실은 것으로 관측된다. 문 총장의 이 같은 판단을 보고받은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뜻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법무부 장관은 전직 대통령의 범죄가 내란, 헌정질서 문란 등 소위 국사범의 경우가 아닌 이상 국격이나 대외 이미지 등을 고려할 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불구속 수사·재판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면서 “증거인멸 가능성, 다른 피의자와의 형평성 및 국민 법감정 등도 함께 고려해 검찰에서 최종 판단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법무부 장관은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 법감정’까지 고려 대상으로 거론한 것은 검찰총장과 주고받을 법리적 의견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반응도 일각에서 나온다. 검찰은 지난 7일 군 사이버사령부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방부의 수사를 축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도 “국민의 법감정을 무시한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종적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대검은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가능성을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동료 살해한 뒤 카드로 6000만원 쓴 환경미화원 덜미

    동료 살해한 뒤 카드로 6000만원 쓴 환경미화원 덜미

    직장 동료를 살해하고 신용카드를 훔쳐 6000만원 상당을 쓴 환경미화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19일 살인 등의 혐의로 A씨(50)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경찰은 A씨가 지난해 4월4일 오후 6씨30분쯤 전주시 효자동에 위치한 한 원룸에서 직장동료 B씨(59)와 술을 마시던 중 홧김에 목을 졸라 죽이고 쓰레기봉투에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B씨를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B씨를 50리터 쓰레기봉투 2~3장에 나눠 담은 뒤 쓰레기를 수거하는 생활폐기물 배출장소에 버렸다. 자신의 청소 노선이다. 다음날 출근해 같은 장소로 이동해 사체를 수거한 뒤 쓰레기 소각장에서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를 살해하고 유기한 것에 그치지 않고 B씨의 카드를 갈취해 1년 가까이 써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카드로 지난해 4월부터 5750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B씨의 우편물을 통해 카드 내역을 확인한 유족들이 B씨의 유흥비가 지나치게 많이 나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해 경찰에 알리며 A씨의 꼬리가 잡혔다. 용의자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허위로 피해자 B씨의 휴직계를 관할 구청에 제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A씨는 살아있을 당시 B씨가 가족들에게 돈을 보낸 것을 알고 12월까지 직접 자녀들에게 돈을 보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29일 B씨의 아버지로부터 가출신고를 받고 행방을 수소문해왔다. 그러던 중 B씨의 카드내역을 평소 친하던 A씨가 사용했다는 것을 포착했고, A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해왔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 행적을 추적해 인천의 한 PC방에서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A씨가 우발적인 범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A씨가 B씨에게 8000여만원의 빚을 진 것 같다”며 “A씨가 B씨를 살해한 정확한 사건 경위와 사체를 유기하는 과정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무일, MB 구속영장 청구 묻자 “숙고하고 있다”

    문무일, MB 구속영장 청구 묻자 “숙고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문무일(57·사법연수원 18기) 검찰총장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문 총장은 19일 오전 출근길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했는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팀은 16일 이 전 대통령 중간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의 주요 진술 내용과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각종 증거관계, 법리적 쟁점 등을 문 총장에게 보고했으며, 이르면 19일 구속영장 청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과 영장 청구 없이 불구속 수사해 기소하는 방안을 각각 분석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4일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 등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의혹 등 혐의로 이 전 대통령을 조사했다. 조사에 임한 이 전 대통령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내에서는 수뢰혐의액만 110억원대에 달해 사안이 중대하고,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해진 휴식 시간도 없이 마트서 하루 12시간 근무… 법원 “업무상 재해 맞다”

    정해진 휴식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가까이 근무한 마트 직원에게 법원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김정중)는 한 마트의 판매부장으로 일했던 심모씨의 부인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심씨는 2006년 한 마트의 판매직원으로 입사해 2011년부터 판매부장으로 일했다. 그는 2014년 11월 출근 직후 마트 입구에서 쓰러져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심씨의 아내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2015년 공단으로부터 “발병 전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60시간 미만으로 과로 기준에 맞지 않고 업무상 급격한 스트레스 증가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거절당했다. 반면 법원은 심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업무 특성상 별도로 정해진 휴게시간 없이 하루 12시간 이상 매장 및 마트 건물 내에 머물며 일했고, 정기적으로 쉬는 날 없이 휴무일을 정했는데 휴무일에도 교육을 받거나 단체 산행에 참가했다”면서 “실제 근무시간은 과로 기준(주당 평균 60시간)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심씨의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고 휴게시간은 점심시간을 포함해 1시간 30분이었지만 실제로는 오전 9시 20분부터 오후 9시 40분까지 일하면서 점심시간은 30분에 불과했고, 정해진 휴게시간 없이 손님이 없을 때 쉬게 돼 평균 근무시간이 11시간 20분에 달했다고 봤다. 이렇게 해서 심씨가 사망하기 전 4주간 평균 업무시간은 65시간, 12주간 업무시간은 58.5시간이었다. 재판부는 또 “판매부장으로서 높은 판매 목표량을 할당받고 실적을 보고하는 업무를 하면서 장기간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심씨가 앓고 있던 심장질환이 과로와 스트레스로 악화해 사망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평창패럴림픽 비공식 마스코트’ 김정숙 여사의 특별한 티셔츠

    ‘평창패럴림픽 비공식 마스코트’ 김정숙 여사의 특별한 티셔츠

    평창 동계패럴림픽의 공식 마스코트는 진한 회색의 곰인형 반다비다. 반다비만큼 패럴림픽 기간 열심히 일한 ‘비공식 마스코트’를 꼽으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첫 번째로 거론될 것이다.김 여사는 17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3-4위 결정전을 남편 문 대통령과 함께 관람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 등도 함께 했다. 김 여사는 패럴림픽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유니폼을 입고 열정적인 응원을 펼쳤다. 대표팀 주장 한민수를 필두로 선수 한 명, 한 명이 직접 사인을 한 아주 특별한 유니폼이었다. 선수들은 김 여사에게 68번이라는 백넘버를 부여했다. 김 여사는 이 유니폼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경기 내내 응원했다. 이날 경기에서 우리 대표팀은 3피리어드 11분 42초에 터진 장동신의 결승 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동계패럴림픽 출전 사상 아이스하키 종목에서 첫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결승 골이 터지는 순간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동메달 획득이 확정된 후 선수들이 빙판 위에 태극기를 깔아놓고 애국가를 부르자 김 여사는 눈시울을 붉혔다.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동메달이 결정된 이후 경기장으로 직접 내려가 서광석 감독 및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거나 끌어안으며 격려했다. 골을 넣은 장동신 선수, 어시스트를 기록한 정승환 선수와는 손을 맞잡고 “너무 잘 해줬고 온 국민이 기뻐하고 있다”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 두 선수는 “그동안 너무 힘들었는데 이런 박수와 환호는 처음 받아본다”면서 “우리에게도 연습장이 더 있으면 미국도 캐나다도 다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선수들과 기념 촬영을 한 후 경기장을 나오던 중 이탈리아 선수단 라커룸으로 가서 “이탈리아 선수 여러분 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라고 격려했고, 이에 이탈리아 선수들은 박수로 인사했다. 김 여사는 지난 9일 개막한 평창패럴림픽에 거의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 올림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패럴림픽 참가 선수를 격려하고 대회를 홍보하기 위해서다.김 여사는 지난 9일 평창패럴림픽 개회식 참석에 앞서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을 통해 “패럴림픽 기간 동안 가능한 한 우리나라 선수가 출전하는 모든 경기를 참관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 김 여사는 개회식이 끝난 뒤에도 청와대에 복귀하지 않고 평창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우리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를 챙겨봤다. 김 여사는 백팩에 태극기 두 개를 꽂은 채 경기장을 누벼 눈길을 끌었다. ‘표정부자’라는 별명이 어울릴 만큼 생동감 있는 응원으로 미디어와 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김 여사는 특히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경기에 많은 애정을 쏟았다. 지난 11일 우리나라와 체코의 경기를 관람한 데 이어 15일에도 우리나라와 캐나다의 경기를 응원했다. 대표팀 장동신 선수의 아내 배혜심씨가 “연일 경기를 보느라 힘들지 않으신가요”라고 묻자 김 여사는 “조금이라도 국민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이번 기회로 장애인 스포츠가 많이 알려지면 좋겠다”고 답하기도 했다.김 여사와 함께 캐나다전을 관람한 이지훈 선수의 아내 황선혜씨는 “선수 가족들만의 리그가 될 줄 알았는데 많은 국민이 응원을 와주셔서 감사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 안팎에서는 최근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외교에 집중하는 남편 문 대통령을 대신해 김 여사가 패럴림픽 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외교와 안보 문제에 온 신경을 써야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패럴림픽을 매일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김 여사가 문 대통령의 빈자리를 채우기로 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모유 집착 아기를 위한 ‘아빠’의 기발한 아이디어

    모유 집착 아기를 위한 ‘아빠’의 기발한 아이디어

    주말에 아내가 출근했다. 어린 여자 아이는 엄마가 늘 해주던 모유 먹는 것만 고집한다. 집에는 아내 대신해 아빠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 때가 되서 아이가 배고프다고 졸라댄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인터넷에 광풍을 몰고 온 한 멋진 아빠의 사연을 지난 14일(현지시각) 외신 케이터스 클립스가 소개했다. 미국 뉴욕 버팔로(Buffalo)에 살고 있는 아빠 안소니 훼이버(Anthony Favors·31)는 아내 샤라나다(Shalanda·25)가 일하러 간 사이 10개월 된 딸 릴리안나(Lily‘ahna)의 ’모유 수유‘를 해주기 위한 멋진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안소니는 입고 있는 옷 가슴 부근에 작은 구멍을 내고 물에 탄 분유가 담겨져 있는 젖병 꼭지만 구멍 밖으로 나올 수 있게 했다. 아이는 젖병 꼭지가 엄마의 진짜 젖꼭지로 착각하고 열심히 빨게 됐다. 누구도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천재적인 아이디어다. 상품화해도 빅히트 할 수 있을 거 같다. 아이를 위한 아빠의 사랑까지 묻어난다. 요리사기도 한 아빠는 “아이가 모유만 고집했기 때문에 아내도 많이 힘들어 했다. 이런 아이디어 하나로 아이를 잘 먹일 수 있게 되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 영상=Caters Clips/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
  • [서울광장] 4족 보행자가 본 ‘미투’/문소영 부국장 겸 정치부장

    [서울광장] 4족 보행자가 본 ‘미투’/문소영 부국장 겸 정치부장

    4족 보행 중이다. 한 달이 넘었다. 앞으로 한 달을 더 4족 보행해야 한다고 의사가 통보했다. 목발 2개를 겨드랑이에 끼우고 걷던 첫날 난감했다. 한 달이 넘은 이제 목발과 혼연일체까지는 아니지만, 어설픈 자세는 벗어났다. 땀 흘리는 여름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사람들이 위로한다. 한 대 치고 싶어진다.지난 2월 설 연휴를 이틀 앞두고 새벽 출근길에 넘어져 발을 다쳤다. 왜냐는 질문에 ‘불운’이라고 답한다. 미련하게 그날분의 근무를 마치고 다음날 찾아간 정형외과 전문병원에서는 발바닥뼈(정확히 다섯 번째 발가락뼈)가 부러졌으니 철심을 박자고 했다. 당혹스러웠지만 명절 연휴에 병원에 누워 환자들과 딸기를 나눠 먹을 때는 ‘장애’가 사람을 얼마나 당혹스럽게 변화시킬지 알지 못했다. 두 손에 목발을 쥔 하반신 장애인이 돼 출근해 보니 세상이 과거와 달랐다. 장애물이 천지였다. 육중한 유리문과 수많은 계단은 물론 휠체어가 다니도록 한 경사로도 혼자 힘으로 건너갈 수 없었다. 휠체어의 경사로 각도는 현행보다 더 낮아져야 안전했다. 특히 초기 2주일은 휠체어를 밀고 다녔는데 겨우 높이 1.5㎝ 정도의 장애물이 나타나도 휠체어는 전진을 못 했다. 좌절의 연속이었다. 그나마 동료와 낯선 사람들의 배려가 ‘보약’이었다. 출근길에 엘리베이터 문을 잡아 준다든지, 휠체어를 밀어 준다든지, 화장실 앞의 유리문을 먼저 뛰어가 열어 준다든지 하는 도움들이다. 커피 심부름을 자청하거나, 사무실에서 키우는 나무에 물을 대신 준다든지 하면 좋아하는 마음이 과잉됐다. “또 도와드릴까요?”라고 누군가 물어 주면 마음이 환해졌다. 장애인이 돼 보니 도와달라고 낯선 사람에게 먼저 청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거절당할 위험을 무릅쓰고 싶지 않은 탓이다. 민폐가 되지 않겠다는 마음도 훨씬 맹렬해진다. 처음부터 이 장애는 길어야 4개월짜리다. 누가 보더라도 한시적인 장애였다. 그런데도 ‘장애인’ 상태가 돼 출근하기 시작하자 마음의 위생 상태가 나빠졌다. 자신감이 점차 사라지고 좌절이 연속되자 위축됐다. 쓸데없는 걱정과 스트레스도 늘었다. 목발로 걷는 모습을 바라볼 누군가의 시선을 상상하면서 마음이 상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훈련하다가 척추를 다쳐 1급 장애인이 된 체조선수 김소영씨와 오랜 친구였지만, 장애인 삶의 고단함을 1도 몰랐던 것 같다. 장애인이 돼서야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거의 처음으로 진지하게 되돌아볼 수 있었다. 남과 다르다는 사실이 사람을 위축시킨다. 장애인으로 매일 겪어야 하는 사소한 좌절과 실패 탓에 마음의 조도가 낮아진다. 3~4개월 뒤에는 두 다리로 멀쩡하게 걸어다닐 수 있다고 스스로 위로해도 그렇다. 그러니 장애인들은 자신들에 대한 배려를 찾기 어려운 한국이 현존하는 지옥처럼 느껴질 것도 같다. 1987년 6·10 민주화운동으로 정치 민주화가 30년여 진행돼 왔다. 자원을 나누는 시스템의 큰 변화는 거시적인 것이다. 그러나 미시적인 부분의 민주화, 삶을 개선하는 사회적 영역의 변화는 더뎠던 것 같다. 특히 약자 보호라는 영역은 문화 지체까지 겹쳐 있었던 것 같다. 사회적 약자를 잘 보호하고 배려하는 사회, 즉 노인과 장애인, 여성, 어린이, 이주민과 소수자들이 충분히 살기에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미투(#Me Tooㆍ나도 피해자다) 운동을 ‘사회 민주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잘 보인다. 20~30년 전 성추행이나 성폭행을 왜 이제야 고발해 사회적 분란을 일으키냐는 질문은 성폭력의 고통을 딛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에게 2차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사회적 배척이자 거부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치가 개선되고 시스템이 변화한다고 해서 삶의 미시적인 부분이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누군가는 냄새나는 묵은 때를 들추고, 환기를 하고, 세제를 뿌리고, 청소용 솔로 박박 문질러 대야만 깨끗해지는 영역들도 있다. 현재 ‘미투’가 진행되는 영역이 바로 그 영역이다. symun@seoul.co.kr
  • ‘MB 영장’ 검토하는 文총장…MB는 ‘피해자 행세’로 방어

    ‘MB 영장’ 검토하는 文총장…MB는 ‘피해자 행세’로 방어

    문무일 19~20일쯤 영장 여부 결정 ‘증거 인멸 우려’ 朴 구속 선례 따를 듯 김윤옥 여사, 다스 카드 4억 사용 정황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환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조사 결과를 보고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여부 결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 전 대통령 측은 2007년 BBK 특검 당시 활용했던 ‘피해자’ 프레임을 다시 꺼내 들며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총장은 이날 오전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3차장검사 등으로부터 주요 진술 내용과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법적 증거 등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문 총장은 윤 지검장과 대검 반부패부 참모진, 수사팀 등의 의견을 듣고 이르면 오는 19~20일쯤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문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영장 청구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충실히 살펴보고 결정하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신병 처리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박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를 결정해야 했던 김수남 전 검찰총장은 검찰 원로들의 조언을 구하는 등 고민을 거듭한 끝에 소환 조사 5일 뒤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팀은 ‘구속 수사 방안’과 ‘불구속 수사 방안’ 등 2개안을 보고했지만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법조계의 분석이다. 이 전 대통령이 검찰이 제시한 증거에 대해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고,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한 것이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 관련 ‘방조범’으로 지목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구속됐는데, ‘주범’으로 적시된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하지 않을 경우 형평성 문제가 발생하는 것도 한 이유다.이 전 대통령 신병 처리와 더불어 부인 김윤옥 여사에 대한 사법처리를 감행할지도 검찰의 고민 중 하나다. 검찰이 김 여사 소환조사를 감행하지 않더라도 방문·서면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여사는 사위인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를 통해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의혹을 사고 있다. 재임 중 김 여사가 국정원 특수활동비 10만 달러를 수수한 정황을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이어 검찰은 약 10년 동안 김 여사가 다스 법인카드를 약 4억원어치 사용한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의 구속 수사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는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단계를 넘어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재임 중 측근들이 연루된 금품수수 사실을 몰랐으니 그때 기망당한 것이고, 최근 검찰 조사에서 측근들이 처벌을 피하려고 허위 진술로 죄를 덮어씌우고 있다는 게 이 전 대통령 측 주장이다. 여기에 수사 초기부터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의 일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7년 대선 국면에서 이 전 대통령 측은 지금과 비슷한 논리를 전개했다. 당시에는 다스 차명소유 의혹보다 다스 투자금 등을 받은 투자자문사 BBK의 주가 조작 사건이 더 크게 주목받았는데, 이때도 이 전 대통령 측은 수사 당국에서 “BBK 대표인 김경준씨와 한때 금융사업을 같이했지만, 주가 조작 사건에서는 김씨에게 사기 피해를 입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10여년 전 이 전 대통령 측은 ‘경제 대통령’이라는 프레임을 유지하기 위해 BBK로부터 금융 사기를 당한 피해자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홍보하는 데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현재 검찰 수사 방어에 몰두한 이 전 대통령 측은 그때보다 더 적극적으로 피해자 행세를 하는 모습이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이명박 구속 여부, ‘공’은 이제 검찰총장에게

    이명박 구속 여부, ‘공’은 이제 검찰총장에게

    중앙지검 수사팀 문무일 총장에게 수사 결과 보고구속·불구속 장단점 포함 .. “충실히 살펴보겠다” 이명박(77)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문무일 검찰총장에게 16일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문무일 총장이 장고에 들어갔다.문 총장은 조사결과와 수사팀을 포함한 검찰 안팎의 의견을 수렴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조만간 결정할 전망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한동훈 3차장검사 등 수사팀과 함께 이날 오전 대검찰청을 방문해 문 총장에게 이 전 대통령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에서 나온 주요 진술 내용과 수사 과정에서 확인한 관련 증거, 법리적 쟁점 등이 보고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이 일부 국정원 특활비 수수사실 등을 제외하면 혐의와 관련해 제시한 각종 증거와 관련자 진술 등을 대부분 부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해 수사하는 방안(1안)과 불구속 수사하는 방안(2안)의 장·단점을 검토한 결과를 문 총장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이 어느 한쪽의 의견을 주장하기보다는 문 총장이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수 있도록 두 가지 방안을 두루 검토할 수 있는 판단 자료를 제시한 것이다. 다만 수사팀 내부에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지난 14일부터 15일 새벽까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대검찰청에 약식 상황보고를 했다.이후 15일 오전에는 잠시 휴식한 뒤 오후부터 조서 내용을 검토하고 수사보고서를 작성해 윤석열 지검장에게 신병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 등을 전달했다. 문 총장은 윤 지검장과 상의를 거쳐 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영장 청구 여부는 내주 초쯤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문 총장은 16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에게 신병처리 방향 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충실히 살펴보고 결정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 전 대통령이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점 등 구속수사가 필요한 사유와 더불어 이미 증거자료가 상당수 확보된 측면 등 불구속 상태로 수사해도 큰 차질이 없다는 법조계 일각의 의견까지 두루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총장은 다음 달 말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이나 6월 13일 치러지는 전국 동시 지방선거 일정을 앞두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일정이 선거나 대외 이미지에 불필요한 영향을 줄 가능성까지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찰관 파출소에서 총상입고 숨진 채 발견

    대구에서 경찰관이 파출소 주차장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16일 오전 9시쯤 대구 달서구 모 파출소 뒤편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이모 (36)경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져있는 것을 다른 직원이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순경은 주간근무를 위해 사건 발생 30분 전쯤 출근했고, 15분 전쯤 38구경 권총을 수령했다. 경찰은 A 경사가 자기 승용차 안에서 권총을 이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현재 유서는 나오지 않았다. 이 경사는 2010년 6월 순경으로 임용됐으며 지난 1월 성당파출소에 부임했다. 결혼은 했지만 아직 자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문무일 “MB 신병처리 충실히 살펴 결정”

    문무일 “MB 신병처리 충실히 살펴 결정”

    문무일 검찰총장이 16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신병 처리 여부와 관련해 “충실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문 총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이 이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 방향 등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앞서 15일 새벽 조사를 마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대검찰청에 약식 상황보고를 한 뒤 오전 중 휴식을 취하고 오후 들어 조서 내용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이 오늘 중으로 수사보고서 작성을 마치고 신병처리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내면,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 문 총장에게 곧바로 보고할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윤 지검장과 상의를 거쳐 영장 청구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시기상 영장 청구 여부는 내주 초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인터뷰 플러스] “감사 나눔으로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그게 진정한 사회변혁”

    [인터뷰 플러스] “감사 나눔으로 행복한 공동체 만들기…그게 진정한 사회변혁”

    2010년부터 전국의 기업, 병원, 학교, 부대, 지자체 등을 돌면서 900회 이상 감사 강연과 워크숍을 진행해온 남자가 있다, 그는 2013년부터 짧지만 강렬한 감사 메시지를 작성해 출근 시간에 SNS로 세상 사람들과 공유했다. 이 감사 메시지가 아들의 군 입대를 계기로 2015년부터 60만 장병이 보는 국방일보에도 연재되고 있다. 올해부터는 고령자 어르신들의 짤막한 자서전을 지역신문에 게재하고 후손들이 감사편지로 화답하는 ‘은빛자서전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 소장(53)이 ‘감사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정 소장은 10년 전만 해도 언론계에서 ‘싸움꾼 기자’의 1세대로 불리며 필명을 날렸던 인물이다. 그는 1990년대 월간 말, 오마이뉴스 등에서 활동하며 우리 사회에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논쟁적 기사를 남겼다. 1998년부터 조선일보 사주일가의 비리 의혹을 추적하며 ‘안티조선 전문기자’라는 명성을 얻었으며, 2004년에는 ‘한국판 롤콜’을 표방하며 국회·입법전문지 여의도통신 창간을 주도해 정치권과 언론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저널리스트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정 소장이 감사에 주목한 계기는 사회적 좌절 때문이었다. 너무 앞서나간 선택이었는지 2009년 여의도통신은 재정난으로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좌절은 이 싸움꾼 기자로 하여금 ‘감사’라는 새로운 희망에 눈뜨게 해주었다. 2009년 12월 당시 손욱 농심 회장과 김용환 감사나눔신문 대표를 만나면서 사단법인 행복나눔125(1주1선행, 1월2독서, 1일5감사) 창립과 감사나눔신문 창간 작업에 참여했다. 그때부터 정 소장은 스스로 감사를 실천하기로 마음먹고 감사일기와 함께 감사 메시지를 써왔다. 감사 나눔을 통해 공동체가 행복해질 수 있고 그것이 진정한 사회변혁이라고 말하는 그는 현재 감사경영연구소 소장과 경희대학교 객원교수로 일하고 있다.→‘싸움꾼 기자’가 ‘감사 아이콘’으로 변신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젊은 시절 시사지 기자로 일하면서 논쟁적인 기사를 많이 썼습니다. 그때 붙었던 별명이 ‘싸움꾼 기자’였지요. 당시 나름대로 치열한 삶을 살았는지 모르지만 정작 내면의 풍요와 가족의 행복은 돌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아들이 당시 저를 ‘잠만 자고 가는 하숙생’ 같다고 했을까요. 준비 기간을 포함해 10년 동안 열정을 불태웠던 여의도통신의 폐간이 저에게 안겨준 정신적 충격도 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가족마저 제게 냉랭하게 대했지요. 그런 절망의 벼랑 끝에서 만난 것이 바로 ‘감사’였습니다. →감사와 만나면서 가장 먼저 시작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감사일기를 쓰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을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자로 20년 가까이 살아오다 보니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것마저 못 하면 아예 그만두자’는 심정으로 마지막 도전에 나섰지요. 우선 작은 노트를 마련하고 100일 동안 무조건 하루 100번씩 “감사합니다”라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한 달 동안은 ‘감사’ 두 글자만 대충 쓰는 등 요령을 피웠지만 나중에는 “감사합니다”라고 다섯 글자를 또박또박 온전하게 썼습니다. 며칠 후부터는 그 밑에다 ‘그 날의 감사한 일’ 세 가지도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랬더니 세 가지가 나중에는 다섯 가지로 자연스럽게 늘어났지요. 이 훈련은 작은 노트 세 권을 채우고서야 100일 만에 끝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100일 동안 중요한 변화를 체험했습니다.→어떤 변화였습니까? -23일째 어머니에게 문자메시지로 문안인사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51일째 중학교 3학년 아들에게 잠언을 읽어주기 시작했고, 64일째 평생 금연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84일째 되던 날 저만 보면 복수 하고 싶다던 아내가 즐거운 마음으로 채소 샐러드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98일째 되던 날에는 저를 피하기만 하던 아들에게서 “행복해요”라는 고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참 신기했습니다. 그저 노트에 두 글자, 다섯 글자, 세 가지 감사, 다섯 가지 감사를 적었을 뿐인데, 제2의 인생과 관련된 중요한 사건들이 모두 이 기간에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감사일기 쓰기를 일상적 습관으로 만드는 일에 성공하면서 제 삶은 완전히 뒤집어졌지요. 저의 심경 변화는 주변 사람들이 저에게 대하는 태도마저 변하게 했습니다. →SERICEO 동영상 강연 ‘아빠의 감사가 아들의 얼굴을 바꾼다’를 계기로 유명 강사가 되었다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캘리포니아 버클리대의 켈트너와 하커 교수는 밀스여대의 1960년도 졸업생 141명을 대상으로 독특한 연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졸업 앨범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사람을 가려낸 다음 30년 동안 이들의 결혼이나 생활 만족도를 추적 조사한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졸업사진에서 환한 미소를 지은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더 건강하고, 더 성공하고, 더 행복한 인생을 살았던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보고 저는 군 입대를 위해 휴학을 신청한 아들의 졸업앨범을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제가 ‘하숙생 아빠’였던 시절 아들은 중학교 앨범에서 ‘우수에 젖은 얼굴’로 우두커니 서 있었지만 제가 감사생활을 시작하고 3년이 흐른 뒤에 찍은 고교 앨범에선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대조적인 두 장의 사진을 목격한 순간, 저는 감격 또 감격했습니다. 매일 아침 머리맡에서 잠언을 읽어주고 잠들기 전에 감사일기 쓰는 뒷모습을 보여줬을 뿐인데 엄청난 선물을 받은 셈이었죠. 이 사연이 SERICEO를 통해 알려진 후 여기저기서 저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감사 나눔은 결국 가정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봐야겠군요. -정확하게 보셨습니다. 감사 나눔을 조직문화로 도입한 기업의 직원들과 만날 때마다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밥상이 달라졌어요.” “닭살 부부가 됐어요.” “결혼 16년 차 아내와 손잡고 거리를 다녀요.” “아이가 현관까지 나와서 인사를 해요.” “아이가 먼저 공부하고 싶다며 독서실 티켓을 끊어달라고 하네요.” 이런 말도 자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출근할 때 콧노래가 절로 나와요.” “일터에서 반원들과 사이가 좋아졌고 갈등이 해소되었어요.” 실제로 감사 나눔은 가족에게 가장 먼저,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가정에서 감사 나눔으로 충전된 행복 에너지가 기업의 소통과 성과 창출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가정의 변화가 회사의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면, 사회에도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군요? -실제로 회식문화에도 신선한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포스코ICT의 한 직원은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던 발주업체, 하도급업체 직원들과 함께 하는 회식 자리에서 건배 제의를 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먹고 죽자!’ ‘위하여!’ 그동안 회식 자리에서 흔히 해왔던 건배사였죠. 회사에서 감사경영을 실행하던 분위기에 힘입어 그 직원은 용기를 냈습니다. “한 사람씩 일어나 나머지 앉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을 선정해 그에게 감사한 일 3가지 이상 말하고 앉는 것은 어떨까요?” 처음에는 분위기가 갑자기 썰렁해졌지요. 하지만 굴하지 않고 자신이 먼저 한 사람에게 감사와 칭찬을 다섯 가지를 말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러자 다른 사람들도 쭈뼛거리며 일어나 감사와 칭찬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과 사뭇 다른 회식 분위기에 사람들은 어색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다음 날 아침 다시 만난 사람들의 표정이 다른 때와 전혀 달랐습니다. 서로에게 커피를 권하며 다시 감사를 표시했던 겁니다. 물론 당시 함께 추진하던 프로젝트는 매우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합니다. →충북의 옥천신문과 손잡고 추진하는 ‘은빛자서전 프로젝트’의 취지는 무엇입니까? -한 사람의 일생은 그 자체가 역사이고 작은 박물관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80세 이상 어르신들의 구술(口述)을 풀어낸 자서전을 신문에 게재하고, 자녀와 손주 등 후손들이 감사편지로 화답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콘텐츠는 해당 어르신이 별세하면 ‘조문보(弔問報)’로 변신해 장례식장에 비치할 예정입니다. ‘풀뿌리 언론개혁의 성지’로 불렸던 옥천에서 ‘감사가 넘치는 건강한 장례문화 조성’이라는 또 하나의 작은 실험이 시작됐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7명을 인터뷰했는데, 인생스토리 하나하나가 다큐영화 ‘워낭소리’를 연상케 했습니다. 후손들이 감사편지를 빠짐없이 보내와 삶의 지혜를 전수하는 세대 간 대화로서의 감사나눔운동 가능성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날 선 비난과 냉소로 가득 찬 것처럼 보이지만 그 저변에선 감사와 사랑의 마음도 용암처럼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더 꿈꾸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어느 정도 분위기가 조성되면 지역 내 어르신은 물론이고 출향한 자녀까지 참여하는 ‘자서전 글쓰기 교실’과 ‘부모님께 감사편지 쓰기운동’도 추진할 구상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역의 청소년들과 함께 어르신을 찾아뵙는 ´구술 생애사´ 동아리를 만들어볼 수도 있을 겁니다. 기업사회공헌(CSR) 예산이나 독지가의 기부가 이런 곳에 쓰인다면 참 좋겠습니다. 인구 5만의 옥천에서 이 실험이 성공하면 5천만이 살고 있는 대한민국 250여개 지자체로도 민들레 홀씨처럼 퍼져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서원호 객원기자 guil@seoul.co.kr ■정지환 감사경영연구소 소장은 1965년 경기 여주 출생 현 감사경영연구소 소장 현 경희대학교 객원교수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및 동대학원 국문학과 석사과정 졸업 / 1987년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 전대협(1기) 의장권한대행 / 1994년 월간 말 기자(2000년 한국잡지협회 ‘올해의 기자상’ 수상), 오마이뉴스 기자 / 2003년 시민의신문 취재부장, 여의도통신 편집국장 / 2010년 감사나눔신문 편집국장, 사단법인 행복나눔125 홍보실장 / 기업, 병원, 학교, 부대, 지자체 등에서 900회 이상 감사 강연, 워크숍 진행 / 삼성경제연구소 SERICEO 동영상 강연 5회 출연(‘아빠의 감사’편 주간베스트 1위) / 한전인재개발원, 새마을금고연수원,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 사외강사 / 시사인 ‘싸움꾼 기자, 감사와 나눔의 마력에 빠지다’ 보도 / 월간 아버지 ‘감사를 말하다 삶이 바뀐 가족 이야기’ 보도 / CBS 변상욱의 이야기쇼 ‘이 사람이 사는 법’ 출연 / 국방TV ‘여러분이 대한민국의 자랑입니다’ 출연 / 2015년 7월 1일부터 국방일보에 미니칼럼 ‘30초 감사’ 연재 / 인간개발연구원 편집위원, 허임기념사업회 이사, 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 / ‘내 인생을 바꾸는 감사 레시피’, ‘30초 감사’, ‘감사 365’ 등 저서 10권
  • “유쾌한 정숙씨, 오늘도 경기장 출근하셨네요”

    “유쾌한 정숙씨, 오늘도 경기장 출근하셨네요”

    하루만 빼고 매일 경기 관람 자원봉사자 초청해 격려도이쯤 되면 평창패럴림픽 경기장 전광판 ‘단골손님’으로 충분할 듯하다. 15일 강원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장애인 아이스하키 한국-캐나다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응원차 패럴림픽 경기장에 ‘출근 도장’을 찍는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 얘기다. 평창올림픽 열기가 패럴림픽으로 이어지는 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몫을 거든다. 김 여사는 지난 9일 평창패럴림픽 개회식을 시작으로 거의 매일 경기장으로 출근한다. 10일엔 바이애슬론 남녀 좌식 스프린트 경기를, 11일엔 장애인 아이스하키 한국-체코전을 응원했다. 1피리어드가 끝난 뒤엔 선수들의 요청으로 직접 만나 격려까지 했다. 13일엔 휠체어컬링 한국-스위스전, 14일엔 문 대통령과 함께 크로스컨트리스키 스프린트 예선에 힘을 보탰다. 12일만 빼고 강릉과 평창을 오가며 패럴림픽 홍보 대사 역할을 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국내 방송사의 패럴림픽 중계 부족을 꼬집은 데엔 김 여사의 관심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본다. 김 여사는 자원봉사자도 살뜰하게 챙겼다. 지난 10일 화장실을 청소하는 70·80대 봉사자들을 오찬에 초청해 고마움을 전했다. 16~18일엔 다시 평창으로 발길을 돌릴 전망이다. 아직 한 번도 찾지 않은 정선 알파인스키 경기장을 방문 일정에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릉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단독] 훈육의 가면 쓴 성폭력 교사… 눈감은 학교·교육청

    [단독] 훈육의 가면 쓴 성폭력 교사… 눈감은 학교·교육청

    작년 가해 교사 두 명 더 드러나 학생들 추가 폭로 이어지자 사과서울 M여중 소속 남자 교사가 제자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가운데 교육청과 해당 학교가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허술하게 대응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가 훈육이라는 명분 아래 상습적으로 성희롱과 성추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학교의 방관과 교육 당국의 방치가 뒷받침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경찰청과 서울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 M여중은 지난 7일 오모 교사의 성추행 사실을 파악했다. 학교 측은 서울교육청 감사관실, 학교생활교육과에 연락을 취해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교육청은 “7년 전 졸업한 학생이 민원을 제기한 것도, 고소·고발한 것도 아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포된 사실만으로는 학교에서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학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할 게 없고 가해·피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으면 된다”고 답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학교 측도 오 교사의 성폭력 가해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다음날 오후 피해 여성의 아버지가 관할 교육지원청에 딸의 피해 사실을 알리고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원을 접수한 교육지원청은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M여중 교장에게 “학교 성폭력 사안이니 경찰서에 즉시 신고하라”고 연락했다. 하지만 서울교육청이 ‘성폭력 사안 처리 매뉴얼’로 정한 신고 기한인 24시간을 이미 초과한 상황이었다. 지난 7일 이후 다른 교사들이 보인 미숙한 대응도 논란이 되고 있다. “왜 오 교사가 출근하지 않느냐”는 학생들의 질문에 교사들은 “아파서 안 나왔다”, “알면서 왜 묻느냐”는 식으로 답변했다고 한다. 학교 측의 대응이 불성실하자 학생들은 오 교사로부터 당한 피해 사례 등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한 학생은 “중3 때 담임이었던 오 교사가 수업 시간 중 학생들에게 혼전순결을 지켜서 본인의 ‘처음’을 주는 게 남자들한텐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다른 학생은 “언젠가 렌즈를 끼고 등교했는데 오 교사가 ‘너 참 예쁘다, 안경 벗으니 미인이다’면서 볼을 꼬집었다”며 “은근슬쩍 어깨나 허벅지를 계속 만졌다”고 말했다. 서울교육청은 지난 12일 뒤늦게 재학생 2~3학년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한 뒤 피해 사실의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부랴부랴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게다가 지난해 성범죄를 저지른 교사가 두 명 더 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드러났다. 하지만 학교 측은 여학생을 성추행한 박모 교사에 대해선 직위해제만 하고, 아직까지 파면·해임 등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기간제 안모 교사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의원면직시키는 선에서 사건을 덮었다. 결국 M여중은 지난 13일 아침 조회 시간에 학생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14일 학부모 총회에서도 “일련의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성폭력 피해를 처음으로 폭로한 이모(22)씨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빠르면 이번 주, 늦어도 다음주에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예우냐 과잉의전이냐… MB 출두 20여분간 강남 교통 통제

    시민들 “출근길에 과도한 배려” 경찰 “안전조치… 불편 최소화” 14일 오전 9시부터 9시 30분 사이 서울 강남 일대 도로 약 4㎞ 구간이 일시적으로 통제된다. 뇌물수수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자택인 강남구 논현동에서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까지 이동하는 구간이다. 전직 대통령의 검찰 출석 편의를 위해 경찰이 교통 통제에 나서는 것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13일 검찰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9시 20분쯤 자택에서 출발해 30분쯤 검찰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때는 출근길 ‘러시아워’여서 차량 정체가 극심한 시간대다. 이 전 대통령이 이동하는 시간은 10분에 그치지만 통제 시간은 적어도 20여분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시민들은 범죄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과도한 배려가 아니냐고 지적한다. 서초구 주민 김주희(27·여)씨는 “이 전 대통령 한 명을 위해 수많은 시민이 피해를 보아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교통 통제가 이뤄진다면 언제부터 언제까지 어떤 구간을 통제할 것인지 주민들에게 사전에 알려 줘야 한다”고 따졌다. 같은 지역에 사는 이성택(38)씨도 “이 전 대통령 신변의 안전 문제로 교통을 통제하고 출입을 막는 것이라면 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으러 이동할 때에도 강남 한복판에 한 사람을 위한 ‘고속도로’가 생겼었다. 지난해 3월 21일 오전 9시 15분쯤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에서 중앙지검까지 약 5㎞ 구간의 교통이 통제돼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경남 김해에서 서울까지 경호 인력과 함께 버스로 이동했을 때 역시 경찰의 신호 통제로 서울요금소에서 대검찰청까지 19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검찰 출석에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인 만큼 당사자와 시민 쌍방의 안전을 도모하려는 조치”라면서 “도로를 전면 통제하진 않고 해당 차량이 이동하는 경로만 유동적으로 통제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서울 중학교에서도 ‘미투’ 폭로, 교육청 특별감사

    서울 중학교에서도 ‘미투’ 폭로, 교육청 특별감사

    2010년부터 2년 동안 16세 여학생 상대로..교육청 특감·경찰 수사 개시되면 직위해제 서울 한 중학교에서 교사가 학생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폭로가 나와 서울시교육청이 특별감사에 들어갔다.13일 서울시교육청과 ‘M여중 성추행 공론화’ 트위터 계정에 따르면 이 학교 교사 A씨는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당시 16세 중학생이던 B씨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폭로에 따르면 A씨는 “사랑한다”면서 B씨를 자취방이나 승용차로 불러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했다. 또 “절대 들키면 안 된다”거나 “휴대전화를 잘 잠가라” 등의 말을 시도 때도 없이 하며 침묵을 종용했다. A씨는 B씨 외 다른 학생도 자취방에 불러 “고등학교에 가면 성관계를 맺자”고 성희롱하거나 성기를 만지는 등의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폭로됐다. 문제가 벌어진 여중은 학생이 교사를 신처럼 떠받들어야 하는 억압적인 분위기였다고 B씨는 증언했다. B씨는 “학생회 임원들이 출근하는 선생님 가방을 받아 교무실에 가져다 놓아야 했다”면서 “자신을 신처럼, 학생들을 바닥처럼 여기는 선생님이 많았다”고 밝혔다. 한 교사는 학생들 앞에서 “여자는 과일이다. 먹기 좋게 익어야 한다”는 등 성희롱 발언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국민신문고 민원 등을 통해 이번 폭로를 확인하고 지난 9일 부교육감이 주재하는 긴급대책반을 꾸려 대응에 들어갔다. 같은 날 특별장학(조사)을 실시한 데 이어 12일에는 재학생 대상 성폭력 피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또 이날 A씨의 직위해제도 요청했다. 직위해제는 학교 측 의뢰에 따라 경찰이 수사를 개시하고 이를 통보하면 즉시 이뤄질 예정이다. 교육청은 전수조사와 특별감사 결과 성폭력 사실이 확인되면 관련자를 엄히 처벌할 계획이다. 또 피해 학생과 학부모가 피해를 치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문제가 된 학교 학생·교직원 대상 성폭력 예방과 성인권 교육을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에서는 2016년 SNS를 통해 강남의 한 여중·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고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교사들이 무더기로 징계받은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월 10일 그림과 시가 있는 아침

    두 사람/서용선 98×163㎝, 종이에 아크릴 서울대 미대 서양학과 교수.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지인 비정규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 잠잘 때 조금만 움직이면 아버지 살이 닿았다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아버지가 출근하니 물으시면 늘 오늘도 늦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골목을 쏘다니는 내내 뒤를 돌아봤다 아버지는 가양동 현장에서 일하셨다 오함마로 벽을 부수는 일 따위를 하셨다 세상에는 벽이 많았고 아버지는 쉴 틈이 없었다 아버지께 당신의 귀가 시간을 여쭤본 이유는 날이 추워진 탓이었다 골목은 언젠가 막다른 길로 이어졌고 나는 아버지보다 늦어야 했으니까 아버지는 내가 얼마나 버는지 궁금해 하셨다 배를 곯다 집에 들어가면 현관문을 보며 밥을 먹었다 어쩐 일이니라고 물으시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외근이라고 말씀드리면 믿으실까 거짓말은 아니니까 나는 체하지 않도록 누런 밥알을 오래 씹었다 그리고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아버지는 오함마로 벽을 철거하는 노동을 한다. 아들은 비정규직이다. 두 사람은 비좁은 방에서 함께 잔다. 좁은 방에서 자다 보니 조금만 뒤척일 때마다 살이 닿는다. 그래서 아들은 벽에 바짝 달라붙어 잔다. 밥 먹고 잠자는 게 사는 것의 전부는 아니지만 사람은 밥 먹고 잠자야 산다. 이 시는 생존의 최소한도를 이루는 밥 먹고 잠자는 일의 고단함을 슬쩍 내비친다. 따지고 보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비정규직이다. 그 비정규직에 아등바등 매달리다가 어느 날 퇴출당한다. 그 퇴출의 불안이 있는 한 세상은 언제나 막다른 골목이다. 장석주 시인
  • 3월 10일 그림과 시가 있는 아침

    두 사람/서용선 98×163㎝, 종이에 아크릴 서울대 미대 서양학과 교수.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최지인 비정규 아버지와 둘이 살았다 잠잘 때 조금만 움직이면 아버지 살이 닿았다 나는 벽에 붙어 잤다 아버지가 출근하니 물으시면 늘 오늘도 늦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골목을 쏘다니는 내내 뒤를 돌아봤다 아버지는 가양동 현장에서 일하셨다 오함마로 벽을 부수는 일 따위를 하셨다 세상에는 벽이 많았고 아버지는 쉴 틈이 없었다 아버지께 당신의 귀가 시간을 여쭤본 이유는 날이 추워진 탓이었다 골목은 언젠가 막다른 길로 이어졌고 나는 아버지보다 늦어야 했으니까 아버지는 내가 얼마나 버는지 궁금해 하셨다 배를 곯다 집에 들어가면 현관문을 보며 밥을 먹었다 어쩐 일이니라고 물으시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 외근이라고 말씀드리면 믿으실까 거짓말은 아니니까 나는 체하지 않도록 누런 밥알을 오래 씹었다 그리고 저녁이 될 때까지 계속 걸었다 아버지는 오함마로 벽을 철거하는 노동을 한다. 아들은 비정규직이다. 두 사람은 비좁은 방에서 함께 잔다. 좁은 방에서 자다 보니 조금만 뒤척일 때마다 살이 닿는다. 그래서 아들은 벽에 바짝 달라붙어 잔다. 밥 먹고 잠자는 게 사는 것의 전부는 아니지만 사람은 밥 먹고 잠자야 산다. 이 시는 생존의 최소한도를 이루는 밥 먹고 잠자는 일의 고단함을 슬쩍 내비친다. 따지고 보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인간은 비정규직이다. 그 비정규직에 아등바등 매달리다가 어느 날 퇴출당한다. 그 퇴출의 불안이 있는 한 세상은 언제나 막다른 골목이다. 장석주 시인
  • “인구 41만명으로 3배, 예산 1조2000억원으로 9배” 김포시 승격 20년간 비약적 성장

    “인구 41만명으로 3배, 예산 1조2000억원으로 9배” 김포시 승격 20년간 비약적 성장

    경기 김포시가 오는 4월 1일 시 승격 20년을 맞는다. 13일 김포시에 따르면 366년간 이어져 온 군 체제를 끝내고 1998년 4월 1일자로 시 승격한 지 20년이 지났다. 2003년 김포한강신도시 조성사업을 시작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면서 수도권 서부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시 인구는 1997년 말 12만 5532명에서 2017년 말 41만 432명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전국 시단위 중 인구증가율 3위다. 유소년인구 100명당 노년인구를 나타내는 노령화지수는 1997년 30.4로 전국 평균(20.6)보다 높았다. 지난해 64.4로 전국 평균(108.4)보다 59% 대폭 낮아졌다. 이는 김포한강신도시 조성으로 젊은층이 대거 입주한 까닭이다. 김포한강신도시는 2003년 5월 9일 첫 발표 이후 2011년부터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다. 사업체는 1997년 9270개에서 2016년 2만 7252개소로 증가했고, 근로자는 5만 115명에서 14만 6813명으로 연평균 5.8%씩 늘었다. 산업단지는 1997년 1곳 5만 6000㎡에서 20년 후에 8곳 336만 1000㎡로 60배나 확대됐다. 학운3단지 등 12곳 580만 8000㎡ 규모가 추가 조성 중이어서 김포 산업단지는 더 확대될 예정이다. 학교는 57개교에서 168개교로 늘었고, 1곳이었던 도서관은 4곳으로 늘어났다. 내년에 3곳이 추가 오픈한다. 2013년 말에는 김포 최초의 공공 전문 공연장인 김포 아트홀이 개관해 시민들의 문화생활이 더 풍요로워졌다. 예산은 2017년 1조 2180억원으로 무려 1997년 1372억원의 9배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했다. 당시에 도로건설과 상·하수관리 예산 비중이 컸으나 지난해는 도시철도와 보육·가족·여성 순으로 뒤바뀌었다. 김포도시철도 사업이 마무리되면 사회복지분야 예산이 가장 크다. 복지예산은 1997년 90억 5690만원에서 2017년 2616억 8441만 3000원으로 29배나 늘어났다. 최대 숙원사업인 김포도시철도는 오는 11월 개통된다. 김포도시철도 골드라인은 열차 표정속도가 48km/h로 서울 9호선 급행보다 빠르다. 양촌에서 김포공항까지 전 구간을 28분내 도달할 수 있다. 김포공항역에서 서울 주요 지하철 노선으로 환승이 편리해 시민 출근길이 확 바뀌게 될 전망이다. 김포시 성장은 현재진행형이다. 2035 도시기본계획 상 인구 68만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또 북부권 종합발전 계획으로 신도시와 원도심 간 균형 발전에도 힘쓰고 있다. 시는 지난해 ‘김포시 자치분권 지원 및 촉진 조례’를 제정해 자치분권대학 김포캠퍼스를 개설하는 등 지방분권 활동에 적극 힘을 쏟고 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퇴근길 ‘꽈당’해도 산재… 출퇴근 재해 인정 확대

    퇴근길 ‘꽈당’해도 산재… 출퇴근 재해 인정 확대

    올해부터 출퇴근 산업재해 범위가 확대되면서 퇴근길 장보기, 병원 진료, 자녀 등하교 시 발생한 사고도 산재로 인정되고 있다.12일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평소 피부병 치료를 받고 있던 A씨는 지난달 8일 퇴근길에 한의원에 들러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빙판길에 넘어져 발목이 골절됐다. 공단은 A씨가 신청한 산재 사건에 대해 개정된 산재보험법과 지침에 따라 ‘통상적 출퇴근 경로에서 벗어났지만 일탈 사유가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라고 판단해 업무상 재해로 인정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치료비로 지출한 35만원(요양급여)을 지급받았다. A씨가 공단에 신청할 경우 출근하지 못해 발생한 기간 동안의 휴업급여(평균임금의 70%)도 지급받을 수 있다. 지난 1월 8일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한 B씨도 사고로 일하지 못한 지난 한 달 동안의 휴업급여 97만원 정도를 지급받았다. 올해부터 개정된 법과 지침에 따르면 출퇴근재해에 포함되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는 일용품 구매, 직무교육·훈련 수강, 선거권 행사, 아동·장애인의 등하교·위탁, 병원 진료, 가족 병간호 등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출퇴근 재해는 1005건이 접수됐다. 이 가운데 자동차 사고가 32%(321건), 도보 등 기타 사고가 68%(684건)다. 출퇴근 재해를 당한 노동자들은 사업주 날인이 없어도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다. 공단 콜센터(1588-0075)로 문의하면 공단 직원이 전화 또는 방문을 통해 신청 절차를 알려 준다. 또 출퇴근 중 사고 이후 자동차보험을 이용해 보험금을 수령했더라도 산재보험 급여 신청이 가능하다. 이 경우 산재의 휴업급여보다 자동차보험의 휴업손실액이 적으면 그 차액을 산재보험에서 받을 수 있다. 출퇴근 시 자동차 사고가 발생하면 운전자 과실 정도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자동차보험보다 과실과 무관하게 법정 보험 급여를 지급하는 산재보험이 유리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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