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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싸게싸게 귀족처럼 놀자

    매스티지(Masstige),‘대중’을 의미하는 매스(mass)와 ‘명품’을 뜻하는 프레스티지(prestige)의 조어다. 미국 경제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소득 수준이 높아진 중산층들이 값이 비교적 저렴하면서 명품과 같은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소비 스타일을 매스티지로 표현했다. 명품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제품(mass product)과 명품(prestige product)의 중간 형태인 매스티지 제품및 브랜드가 많이 등장했고,이제는 매스티지 개념이 서비스에도 도입됐다. 요즘 찜질방,DVD방,카페,노래방 등은 저렴한 가격에 일반 시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최첨단 기능,분위기,서비스를 자랑하며 매스티지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김민국(23·학생)씨는 “이런 곳을 찾으면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서비스로 ‘대접’받는 느낌이 좋다.가격도 여럿이 가면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며 매스티지 서비스를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홍익대 앞을 즐겨 찾는다는 김수연(28·회사원)씨는 “홍대 앞은 온통 앤티크 가구로 치장된 노래방이나 공주가 된 듯한 느낌을 주는 인테리어의 카페가 많다.”며 “귀족이 된 듯,약간의 사치를 느끼는 것도 즐겁다.”고 어깨를 으쓱댄다.물론 비용이 생각보다 적게 드는 것도 기쁘다. 매스티지 서비스 광팬들이 추천하는 저렴하면서도 분위기·서비스 끝내주는 장소,한번쯤은 경험해도 좋을,경험해볼 만한 ‘이곳’을 공개한다. ● 공주카페 공주의 침대를 장식하는,청순한 하얀 캐노피(커튼 장식)가 드리워진 푹신한 의자에 앉아 있으면 난 어느새 평화로운 나라의 공주가 돼 있다. 번잡한 신촌 거리에서 이화여대쪽으로 올라가는 길목 오른편에 있는 ‘공주의 향기나는 카페’.단정한 복장으로 손님을 공손하게 맞는 종업원들의 안내로 실내에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분위기에 녹아 마음이 편안해진다.벽,천장,소파,테이블 등 하얀색 바탕과 소품에 은은한 백열등이 비춰져 포근하고 아늑한 베이지톤 분위기를 연출한다.‘공주’라는 컨셉트에 맞게 곳곳에는 화려한 장식의 화장대,향기로운 꽃장식 등이 놓여 있다. 8개 테이블 중 커튼이 있는 5개 테이블은 경쟁이 치열하다.커튼 안에서 가끔은 낯뜨거운 연출을 하는 연인들이 있어 고영미 사장은 가급적이면 커튼을 젖혀놓도록 한다.하지만 손님이 원하면 어쩔 수 없다고. 허브티와 홍차는 깊은 맛을 음미할 수 있도록 차의 온기를 유지시키는 워머(warmer)와 함께 서빙된다.커피,차,병맥주 등 대부분의 메뉴가 4500∼6000원.아이스크림과 바삭한 과자는 공짜. 우아한 분위기가 필요하다면,은밀한 데이트를 원한다면 들러야 할 곳이다.(02)312-9952. 이밖에 공주 카페의 원조이자 공주가 쓰는 침실 같은 카페로 더 잘 알려진 홍익대 앞 ‘프린세스’(02-335-6703),커피가 특히 맛있는 세련된 유럽풍 카페 청담동 ‘74’(02-542-7412),분위기가 좋아 방송이나 CF 촬영장소로 유명한 대학로 ‘가비아노 피우’(02-765-9662)도 좋다. ● 노블레스 노래방 독특한 클럽,유명한 카페 등이 즐비한 홍익대 앞에서도 ‘수 노래방’의 인지도는 독보적이다.초기 모습인 ‘빼어날 수’는 좁고 담배연기가 찌든 일반적인 노래방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깨고 ‘노래방도 이렇게 쾌적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심었다. 이후 신을 벗고 들어가는 따뜻한 온돌방에 방석 깔고 앉아 노래를 부르게한 ‘럭셔리 수’를 만들더니 최근에는 최고급 노래방 ‘노블레스 수’까지 소개했다. 노블레스 수의 한 시간 이용료는 오후 6시 이전엔 1만∼1만 3000원,이후에는 2만∼2만 5000원으로 일반 노래방보다 3000∼5000원 정도 비쌀 뿐이다. 분위기는 호텔급.들어서면 “최고로 모시겠습니다.”라는 직원들의 우렁찬 목소리에 처음 놀라고,전체적으로 흐르는 앤틱 분위기에 두번 놀란다.노래방이기보다는 강남의 고급 룸살롱에 가까울 정도.삼성 파브 벽걸이 TV,독일제 제나이져사의 무선마이크,다이나코드 스피커와 우퍼로 빵빵한 시설을 자랑한다.화장실? 물론 훌륭하다.비데가 설치된 변기,마룻바닥,종이 휴지 대신 깨끗하게 세탁한 개인 손수건을 비치해놓은 쾌적한 화장실은 한번 들어가면 나오기 싫을 정도다.대기실에 있는 아이스크림과 각 방에 놓여진 과자는 서비스.(02)322-3111. 이밖에 노블레스 수에서 얼마 멀지 않은 곳에 강력한 라이벌이 들어섰다.3개층이 각기 다른 테마로 꾸며진 노래방 ‘질러존’은 SBS ‘최수종쇼’의 자아도취 노래방 촬영장소로 유명하다.(02)338-3531. ● 궁전같은 모텔 ‘값 비싼 특급호텔 저리 가라.우리는 호텔급 모텔로 간다!’ 혼자 조용히 쉬고 싶을 때,시험기간이나 생일 등 특별한 날,우리 끼리만의 공간을 갖고 싶을 때 ‘잘 나가는’ 모텔로 달려가 보자.왠지 음침하고 쾨쾨한 냄새가 날 것 같다는 선입관을 버리고. 요즘 ‘뜨고 있는’ 서울 서초동 남부터미널 건너편 ‘캐슬론호텔’은 호텔급 모텔이다.캐슬론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로비에 잔잔하게 흐르는 재즈,은은한 향기,분위기 있는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고급카페에 온 착각에 빠진다. 정장을 입은 직원이 숙박계를 내밀며 다양한 회원혜택을 설명한다.아니 웬 모텔에 회원마일리지카드? 도대체 여기의 정체가 뭐야.9층 방에 들어선 순간,“우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캐노피를 예쁘게 드리운 커다란 침대,깔끔하게 정리된 침구류,고급주택에서나 볼 수 있는 원목마루,깜찍하고 예쁜 소파…. 48인치TV,공기청정기,커피메이커,PC,산소발생기,기타 등등 모든 것이 놀랍다.천연에센스를 재료로 한 수제비누(원래 모텔에는 노란 다이얼비누가 기본이다.),고급 보디샴푸·클렌징 폼과 클렌징 로션 등 고객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느껴진다. 역삼동에 사는 김주용씨는 “일반 모텔보다 돈 조금 더 내고 VIP대접을 받으며 편하게 쉴 수 있어 자주 찾는다.”며 월풀욕조에 누워서 TV를 시청하고,인터넷·DVD 등도 볼 수 있는 우리들의 ‘원스톱 문화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여기 누워 있으면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이 들어요.집보다 편하고 예쁘잖아요.친한 친구의 생일날에도 여기를 찾아 케이크와 와인을 먹고 실컷 수다를 떨면 피로가 확 풀리죠.” 영미(28)씨의 말이다. 5시간 정도 사용하는데 3만∼4만원선.숙박은 보통 밤 10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까지로 7만원선이다.전화로 미리 예약을 하는 게 좋다.(02)3471-0321. 이밖에 다음카페 ‘모텔투어’ 회원들의 추천 장소는 인테리어가 독특하고 고급스러운 ‘베리6’(02-508-3002),스페인·일본 등 이국적 인테리어로 유명한 ‘상봉테마’(02-439-6233),한옥의 전통미를 살린 ‘썬비’(02-730-3451),테라스·노천탕이 유명한 ‘조아텔’(031-236-7112),최강의 오디오·비디오 시스템을 자랑하는 ‘시네마’(016-249-3326) 등. ● 빵빵한 DVD방 비디오방 대신 DVD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급스러운 인테리어로 기존 비디오방이 갖고 있는 칙칙한 분위기를 벗어버렸기 때문.하지만 사람들은 무엇보다 수준 높은 화질과 음질을 즐기기 위해 DVD방을 찾는다.분위기 그리고 영상·소리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고 싶다면 대학로 대명거리에 있는 ‘dts DVD 영화관’을 찾아보자.드라마 ‘나는 달린다’의 촬영지로 더욱 유명해졌지만 그 전부터 이미 좋은 시설로 알려진 곳이다.방 규모는 소극장,음향은 대극장 수준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6개 채널 방식의 dts 시설에 방마다 흡입판이 설치돼 있다.음향에 따라 진동하는 의자 역시 갖추고 있다.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김민우(28·회사원)씨는 “여기에 오면 화면·사운드가 좋아 영화에 집중이 잘 된다.”며 적극 추천했다.대표 조태연씨는 “비디오방이나 DVD방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도 영화를 보기 위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몇몇 인기 영화만을 즐길 수 있는 대다수의 DVD방과 달리 다양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것도 이곳의 장점.약 1000여 개의 타이틀을 갖추고 있다.이용 요금은 2명 기준 1만 2000원.(02)765-1116.이밖에 서울대 입구역 3번 출구 근처 ‘시네 캠퍼스’(02-886-5957),성남의 ‘DVD 천국’(031-754-1329)역시 영화 감상의 최적의 시설을 갖춘 소문난 DVD방이다 ● 럭셔리 찜질방 목욕탕의 시대는 끝난 것인가.동네목욕탕이나 사우나보다 입장료가 두배인 최첨단,최고급 찜질방이 성업이다.찜질방은 단순히 때를 밀거나 땀을 내는 것을 넘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가족 나들이,연인 데이트,각종 친목모임 등….찜질방을 찾는 목적도 다양하다. 거대한 테마파크를 연상시키는 찜질방은 보통 3000∼5000평 규모로 한번 돌아보는 데도 20분은 족히 걸린다.고궁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산으로 이어지는 산책로,계곡 같은 대규모 해수탕 등 자랑거리도 각각이다. 요즘 TV에도 자주 나오는 서울 용산구 ‘이태원랜드’는 발렛파킹(주차대행 서비스)을 해준다.소형차라도! 남대문처럼 만들어진 거대한 입구부터 생활한복을 입은 직원들과 전통 한옥 인테리어가 잘 어울려 왠지 ‘이리 오너라.’ 외쳐야 할 듯하다. 보통 찜질방에는 현금이 있어야 음료수를 먹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열쇠에 달린 바코드로 모든 편의시설을 사용하고 나갈 때 정산을 하면 된다. 1층은 미용실,2층은 남녀 사우나,3층은 노래방·헬스클럽·네일아트·마사지숍, 5층은 DVD영화관·PC방 등이 있다.만화책은 권당 500원,보드게임은 3000원 정도에 빌릴 수 있다.과연 종합놀이공간이다. 각종 모임과 가족을 위한 방(13개)은 4층.미리 예약을 하는 편이 좋고 빌리는데 보통 2만원선이다. 마포에서 온 박성준씨는 “동네 찜질방보다는 비싸지만 부인과 영화,식사,게임을 해결하는 값을 생각하면 비싼 것도 아니다.”고 이야기한다. 박진주씨는 “이렇게 깨끗하고 쾌적한 곳에서 쉴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죠.좋은 찜질방을 찾아다니며 일주일동안 받은 스트레스를 땀과 함께 날려보내고 친구들과 수다 떨며 에너지를 충전해요.”라며 웃는다. 가족과 나들이 삼아 왔다는 박찬규씨는 “아이들이 게임하고 영화보고 노는 중에 저는 혼자서 쉴 수 있고,가족들에게는 가장 역할도 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라고 말했다. 단 음식물 반입은 안되고,입장 후 12시간이 지나면 시간당 2000원을 더 받는다는 게 애써 찾은 흠이랄까.(02)749-5115. 이밖에 다음카페 ‘사조사(사우나를 좋아하는 사람들)’ 회원들은 ‘서울레저’(02-909-6270),‘센트럴 스파’(02-6282-3400),‘영진테마파크’(031-332-3100) 등을 추천한다. ● 웰빙 삼겹살 ‘돼지고기 냄새와 연기는 가라.우리는 상쾌한∼ 삽겹살 집으로 간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가장 많이 찾는 삽겹살.그런데 보통 테이블 위에 끈적끈적한 돼지기름,자욱한 연기,구수한(?) 냄새가 우리를 망설이게 한다.이제는 조금 더 쓰고 품격 있는 삼겹살집으로 가보자. 카페를 연상시키는 아늑한 인테리어,3마력의 무소음 환풍기,숯을 흡착시켜 기름이 흐르지 않는 특수 불판,고객들의 옷장,숲에 온 것 같이 미송나무로 치장된 가게.하드웨어가 말끔히 변했다. 소프트웨어는 어떤가.오겹살은 기본이고 대추 삼겹살,솔잎 삼겹살,된장박이 삼겹살,마늘 삼겹살 등 퓨전 삼겹살이 눈에 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 근처에 위치한 ‘돈씨네’는 나무 인테리어와 웰빙 삼겹살로 유명하다. 여자친구와 함께 온 유석원씨는 “처음에는 간판만 보고 스파게티 집인 줄 알았어요.냄새나고 지저분해 삼겹살 집을 잘 가지 않았는데 깔끔한 실내와 맛에 반해 요즘은 주 데이트 코스가 됐죠.”라고 이야기한다. 가족과 함께 찾은 신성철씨는 “1인분에 2000원 정도 비싸지만 가족끼리는 항상 이 집을 찾는다.”면서 “특히 대추삼겹살은 맛이 달달해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이야기한다. 이밖에 추천할 만한 고급 삼겹살 집은 일산 주엽동 ‘불판’(031-924-3651),서울 종로 ‘신씨화로’(02-725-5314) 등이다. 글 한준규 최여경 나길회기자 hihi@ 사진 최해국기자 seaworld@ ˝
  • [총선 D-16] 각당 공약 허와실 ① 열린우리당-‘공직자 국민소환’ 현실성 의문

    제17대 총선이 불과 16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탄핵정국 등으로 주요 정당의 정책공약 제시가 늦어지고 있다.주요 정당 중 처음으로 열린우리당이 29일 중앙당 정책공약을 제시했다.그 핵심 내용과 허실(虛實)을 분석한다.다른 정당도 종합정책 공약을 발표하면 내용을 집중 분석하고 각 당별 비교분석도 할 예정이다. 열린우리당은 새로운 정치,잘 사는 나라,따뜻한 사회,한반도 평화를 슬로건으로 하는 4대 비전과 이를 뒷받침할 15개 분야의 핵심공약을 공개했다.새 정치를 제1화두로 내세운 것은 낡은 정치에 대한 심판을 총선 전략으로 하는 것과 맥이 닿아 있다. 당은 참여정부의 기본이념과 주요정책을 수용하고 집권여당으로서 재원조달 가능성 등 공약실현 타당성을 충분히 심사했다고 밝히고 있다.그러나 정치공약을 중심으로 일부 공약의 경우,본격적인 당정협의나 국회에서의 심의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부정부패사범 10년간 공직배제 정치개혁과 부패척결을 실천하려는 의지를 구체화한 공약들이 일단 돋보인다.불법정치자금 국고환수 특별법 제정,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정치인의 직무정지,부정부패사범의 10년간 공직진출 배제,500만원 이상의 특정범죄 관련자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소 등이다.국회의원만이 참여하는 국회 윤리위원회에 국민참여를 보장하기로 한 것이나 구속동의안의 처리기한 설정 등도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하는 것이다. ●기소독점주의 예외논란 예상 500만원 이상을 주고받은 사람은 반드시 기소한다는 대목은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와 어긋나는 것으로 형법 개정 사항이다.실제 추진 과정에서 여·야간 논란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법부무는 내년 1월까지 현행 기소독점주의의 예외조항인 현행 즉심제도가 벌금형 선고로 전과자를 양산하는 데다 범죄대상이나 수사기관의 재량범위가 모호해 폐지하는 대신 행정벌인 과태료로 바꾼다는 계획이다.이 때문에 기소독점주의를 제한하려는 이같은 공약추진에 동의할지 주목된다.부정부패사범의 10년간 공직진출 배제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대통령 사면조치가 연례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10년간 공무담임권을 박탈한다는 게 현실성이 없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부정부패사범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정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민소환제 해외사례 없어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국민소환제 도입도 주목된다.대통령 권한정지를 가져온 의회권력에 대한 견제장치다.방탄국회로 비리·부패의원을 감싸고 석방하는 입법부의 도덕적 해이현상을 스스로 방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별도 입법이 필요한데 쉽지 않을 전망이다.당 정책위 관계자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이같은 제도를 도입한 나라는 없더라.”면서 “주민소환제 등의 도입 추이를 봐가며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현실적 어려움을 털어놨다. ●국민생활 안전에 치중 후진국형 재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공약도 마련했다.복합영상관·찜질방·휴게소 등 다중이용업소의 인명보호를 위해 ‘다중이용특별법’을 제정,탈출구 확보 및 소방안전을 이루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자치경찰제는 언제? 역대 정부마다 거론한 자치경찰제 도입도 공약으로 담았다.그러나 2008년 내 도입한다는 설명만 있을 뿐 구체적 도입 시기가 나오지 않아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정책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전·광주 지방경찰청 신설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올해나 내년 중으로 이를 위한 예산 반영이 되도록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공계 지원책 대폭 확대 비례대표 2번에 홍창선 KAIST총장을 배정한 데서 드러나듯 이공계 우대책이 많이 나왔다.이공계 학생에 대한 학비 감면,장학금 지급 확대에다 정부·공공기관 신규인력 채용시 이공계 출신을 일정비율 이상 의무적으로 채용한다는 복안이다.국가적으로 중요한 기술을 개발한 과학기술자는 평생 특별연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제이미 요리 도전해보자

    준수한 마스크에 주뼛주뼛 선 머리,청바지 차림에 장난기 섞인 듯한 손놀림,“릴리,러블리,섹시….”등을 연발하는 끊임없는 입담….제이미 올리버(28)다. 영국 런던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하찮은(?) 요리사이지만 그의 요리에 전세계가 반했다. ■ 동호회원들 제이미 요리 도전하다 요리를 잘해 스타덤과 백만장자 반열에 올라섰고,맛이 ‘별로’인 영국 요리를 선양한 공로로 국가훈장까지 받았다면 그를 천재 요리사로 불러도 지나친 것이 아닐 것이다. TV에 방영된 제이미 올리버의 요리법 한가지.친구들과 놀러간 해변,조리 도구가 별로 없다.연어의 내장을 제거한 그는 연어 속에 온갖 허브와 레몬을 넣고 간을 했다.그리곤 신문지를 둘둘 싼 다음 작은 줄로 꽁꽁 묶어 물에 푹 담그더니 바비큐 그릴에 던져버렸다.“신문지가 타면서 익은 연어가 훈제한 듯한 맛이 나고 허브 향이 죽인다.”며 너스레를 떠는 그의 표정이 오히려 익살스럽다. 이런 제이미 올리버의 조리법이 지난해 8월 푸드채널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자 곧바로 한국인의 마음도 빼앗았다.푸드채널은 ‘제이미 키친’(화·수 낮 12시30분)과 ‘제이미 키친 스페셜’(월 오후2시)에 조리법을 내보내고 있다.제이미는 네티즌들의 아이콘이 되면서 금방 대여섯개의 인터넷 팬 클럽이 생겨났다. 그의 조리법을 따라 만들어 보는 대표적인 인터넷 팬 카페 ‘제이미 올리버’(cafe.daum.net/jamieoliver)의 회원이 2만명에 육박한다.“무척 어렵게만 보이는 음식을 너무 쉽게 만들잖아요.그의 요리법대로 음식을 함께 만들어 보고 싶어서 카페를 개설했지요.”운영자 ‘바질’(황혜정·25)의 설명이다. 지난 2000년 10월 개설하자마자 금방 회원들이 폭주했고,‘만들어 먹는 데 목숨을 건’ 회원들이 게시판에 각종 조리법과 요리 경험담을 우후죽순격처럼 올렸다.이들이 오프라인에서 정기모임을 갖고 제이미의 요리 도전에 나섰다.요리에 몸이 근질근질한 팬 20여명이 최근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 F&C코리아에서 만나 삶고 볶고 조렸다. 이들이 도전한 요리는 포일에 익한 닭과 버섯,로즈마리 닭꼬치 등 애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9가지다.그동안 방송과 비디오를 보며 익힌 실력을 발휘했다. “크루즈 선박 조리사가 되고 싶은데,특히 제이미의 디저트에 관심이 높아요.”연어를 팬에 깔아 놓은 ‘밥알하나’(남정석·26)의 이야기다.경북 경주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위해 올라온 그는 요즘 내친김에 조리 기능대회 출전을 준비중이란다. 모임의 최연소인 ‘신비의 향료 페퍼’(김나연·16)는 중3이다.“오빠와 누나들과 함께 어울리고,요리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요.”라며 스파게티 국수에 올리브 기름을 부어 버무렸다.“영국 사람으론 제이미와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밖에 모른다.”는 중3의 ‘기수’(김기수)도 “허브가 좋아서 가입했다.”며 닭가슴살에 로즈마리를 꽂았다. 다음달 군에 입대한다는 ‘INNO’(서우석·23).“다른데서 요리 이야기하면 이상한 아이 취급받아서요.여기선 요리 이야기가 신나요.요샌 집에서도 자연스럽게 부엌에 들어가요.”타임을 한 줌 뜯어 버섯위에 뿌렸다. 집에서 뭘 해먹을까가 고민돼서 가입했다는 ‘おいしい’(오이시이·한미연·28).두살배기 아들을 둔 그녀는 “회원들이 좋은 아이디를 선점하는 바람에 ‘맛있다.’는 뜻의 일본어로 정했다.”고 한다. 회원들 모두가 아마추어인 것은 아니다.‘흰둥’(최정윤·27)은 인천공항 이탈리안 식당의 조리사다.“아마추어들이 어떻게 요리하고,어디에 관심이 높은지 보려고 왔는데요. 다들 너무 음식을 잘해요.”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2시간쯤 지나자 고소하면서도 특유의 허브향 냄새가 진동했다.“다된 음식은 모두 이쪽 테이블로 가져오세요.”바질이 말하자 모두들 접시를 들고 왔다. 테이블에 가득 차려냈지만 메뚜기떼가 지나간 듯 깨끗하게 먹어치웠다.게임회사에 다닌다는 topaz(신정은·29),서양화와 인테리어를 전공한다는 Jimphdog(조은선·23),“요즘 자신이 먹을 것을 갖고다니는 포트럭 파티가 유행이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동호인들끼리 직접 만들어서 먹는 것이 얼마나 재밌고 맛있는데요.” 도움말 푸드채널,F&C코리아(02-362-6702) ■ 제이미 올리버는요 최근 세계 요리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천재 요리사.1975년 영국 에식스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그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 덕에 네살 때부터 요리에 친밀감을 쌓았다.16세때 ‘웨스트민스터 케이터링 칼리지’에 입학한 이후 여러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익혔다.무직자 15명을 1년만에 요리사로 키워내는 과정을 담은 ‘제이미 키친 스페셜’과 ‘네이키드 셰프’,‘제이미 키친’ 등의 요리 프로그램으로 폭발적인 인기와 함께 지난해 10월 대영제국훈장(MBE)을 받았다.런던 올드 스트리트 근처에서 ‘Fifteen’이란 식당을 운영하는 그는 본업외에도 광고 모델,잡지 칼럼니스트,밴드 드러머로도 활동하고 있다. 글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 ■제이미 따라 요리 조리 ●야채를 곁들인 연어요리 재료 연어(신선한 것) 240g,그린빈 30g,체리 토마토 10g,블랙 올리버 10g,바질 30g,올리브 오일 30㎖,레몬 (@)개,앤초비 3마리,소금·후추 약간씩 바질 아이올리 소스(마요네즈 30g,바질 20g,마늘 1쪽,레몬즙 5㎖,소금 약간·마늘을 소금과 함께 찧어 마요네즈에 넣고 바질도 찧어 레몬즙·후추를 넣고 잘 섞어 마요네즈에 넣는다.) 야채 손질하기 (1) 그린빈을 끓는 소금물에 데친다.(2) 체리 토마토는 큰 것은 반으로,작은 것은 그대로 두고,블랙 올리브는 두들겨서 씨를 빼 둔다.(3) 그린빈이 뜨거울 때 모두 섞은 다음 바질을 넣고 올리브 오일을 섞는다.만드는 법 (1) 팬에 올리브 오일을 뿌리고 소금을 뿌린 다음 연어를 껍질이 위쪽으로 향하게 하고 팬에 겹치지 않게 깐다.(2) 준비된 야채를 한쪽 옆에 쏟아붓는다.토마토는 위쪽으로 올라오게 하고,앤초비를 잘게 찢어서 올린다.(3) 레몬즙·소금·후추를 뿌리고 예열된 오븐 200℃에서 7∼8분간 굽는다.(4) (3)에 바질 아이올리 소스를 얹는다. ●포일에 익힌 닭과 버섯 재료 닭가슴살 4∼5조각,버섯(여러 종류)150g,생 타임 한줌,버터 50g,감자 3∼4개,마늘 1쪽,화이트 와인 1컵,달걀 1개,올리브 오일 2큰술.소금·후추 약간씩 만드는 법 (1)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반을 갈라 소금물에서 5분간 삶은 뒤에 건져낸다.(2) 버섯을 깨끗하게 손질한다.작은 것은 그냥 쓰고,큰 것은 손으로 뜯어 볼에 담는다.(3) 생 타임은 줄기를 잡고 손으로 잎을 훑어 버섯위에 뿌린다.(4) 와인·저민 마늘·버터를 (2)의 볼에 넣는다. (5) (1)의 감자도 같이 볼에 담아 올리브 오일·소금·후추로 간을 하고 모두 잘 섞는다.(6) 닭가슴살은 2㎝ 간격으로 ×자형의 칼집을 내고 역시 볼에 담는다.(7) 1m 길이의 포일을 반으로 접고 가장자리를 달걀 1개로 바른다.한쪽만 남기고 2번씩 접는다.(8) 남은 면으로 양념된 버섯과 감자를 담고 그 위에 닭가슴살을 올리고 볼에 남은 국물을 모두 부은 뒤 밀봉한다.(9) 200℃ 오븐에서 25분간 조리한다. ●로즈마리 닭꼬치 재료 닭가슴살(1㎝ 두께로 길게 자른 것) 8조각,베이컨 8장,로즈마리 8가지,레몬 1개,마늘 2쪽,소금 1작은술,올리브 오일 8∼9큰술,후추 약간 만드는 법 (1) 로즈마리 줄기는 끝에만 잎을 남겨두고 물에 담근다.(2) 닭가슴살은 로즈마리잎·올리브 오일·레몬껍질·저민 마늘·소금·후추를 넣어 재운다. (3) (2)의 닭가슴살을 (1)의 로즈마리 꼬치에 S자 모양으로 꽂는다. (4) 베이컨은 길게 반을 가른다. 끝부분까지 자르지 말고 길이를 두배로 만든다. (5) (4)의 베이컨으로 (3)의 닭가슴살을 돌돌 만다. (5) 팬이나 오븐에 구우면 완성이다. ●푸탄네스카 스파게티 재료 스파게티면 200g,블랙 올리브 한줌(20알 정도),앤초비 6마리(작은 것 1캔),케이퍼 20∼30g,토마토 소스 1캔,마늘 4∼5쪽,올리브 오일 4큰술,소금·후추 약간씩 소스 (팬을 달궈 올리브 오일을 붓고 마늘을 볶는다.그 다음 토마토 소스를 넣고 앤초비·케이퍼·블랙 올리브를 넣고 끓인다.소금·후추로 간을 맞춘다.) 만드는 법 (1) 면은 소금물에서 8∼12분 정도 삶아 올리브 오일에 버무려둔다.(2) 블랙 올리브는 씨를 뺀 후 자른다.(3) (1)의 삶은 면에 소스를 한 국자 정도 넣고 버무린 후 접시에 담은 다음 그 위에 소스를 한 국자 정도 더 얹은 후 먹으면 된다. ●진저비어 재료 생강 한덩이,설탕 4큰술,레몬 2개,탄산수(또는 토닉워터) 1ℓ,민트 반줌,얼음 피처통 가득 만드는 법 (1) 생강은 껍질을 벗긴 다음 볼에 담는다.우리나라 생강은 맛이 강하므로 성인 남자 엄지손가락 크기면 적당하다.(2) 설탕과 레몬 껍질(1개·필러로 깎은 것)과 레몬즙(2개)을 넣고 절구 공이로 꼭꼭 눌러 으깬다.(3) 볼에 모두 섞어 넣고 탄산수를 부어 얼음이 든 피처통에 체로 걸러 부어준다.민트로 향을 내고 장식한다. ■제이미 폐인들 “여기서 맛좀 봐” ‘먹는 것 밝히는’ 제이미 올리버 동호회원들은 맛집 발굴에도 일가견이 있다. 이들이 비교적 자주 찾는 곳은 서울 장충동 동국대 중문 앞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안(6325-6321)이다.테이블이 10개 남짓해 분위기가 오붓하다.현란한 맛뿐만 아니라 화려한 스타일링도 만끽할 수 있다.여러가지 파스타가 유명하며,농어·오리·양갈비·치킨 등의 메인 메뉴와 케이크,커피,계절 과일을 접목한 디저트가 있다.데이트 분위기를 촉촉히 적셔주는 와인도 맛을 더한다.파스타는 1만 3000∼5만원,정식은 4만∼5만원이다. 인사동의 뽀모도로(732-6040)또한 놓치지 말 것을 주문한다.앙증맞은 건물과 인테리어 덕분에 마치 저녁식사에 초대받은 것처럼 안온한 분위기다.가격대가 5800∼1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하지만 호텔 출신 요리사들의 스파게티를 즐길 수 있다.음식 양도 넉넉하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어린이대공원역 4번출구의 제니스바(499-4279)도 회원들의 아지트.서울에서 몇 안되는 칵테일 전문바다.19년 경력의 바텐더 현병수씨의 농익은 솜씨를 맛볼 수 있다.메뉴판에 적힌 칵테일이 360여가지.하지만 실제로 제조할 수 있는 것은 1600 가지가 넘는다고.가격은 5000∼1만 2000원.안주는 무료.오후 6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영업한다. 정통 한정식도 이들의 표적이다.청진동 고풍스러운 외모의 한일관(732-3735)은 정통 한정식에서부터 궁중 신선로와 냉면까지 한식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큰 상차림에는 전채에서 후식까지 15∼18가지의 찬이 나오며 2만 8000∼4만 8000원이다.가족모임·상견례·축하 모임 등으로 적당하다.점심 식사로는 몇가지 반찬을 줄여서 1만 4000∼1만 6000원을 받고 있다. 이기철기자 chuli@ 사진 오정식기자 oosing@˝
  • [i센터] 창조소극장 ‘선녀와 나무꾼’

    이번 주말은 온 가족이 손잡고 봄기운이 완연한 서울 동숭동 대학로로 가 보자.소극장에서 인형극을 보고 마로니에공원을 거니는 것은 어떨까. “날개옷을 저기 숨겨놓았어요.”하며 소리 지르는 여자아이.“여기요,여기란 말야.”말을 막 배우기 시작한 코흘리개 꼬마,“우하하하 나무꾼 아저씨는 바보같애.”웃는 이빨 빠진 남자아이.대학로 창조소극장(02-747-7001)에서 열린 ‘2004 아동극 축제’에 참가해 ‘선녀와 나무꾼 인형극’을 보며 아이들이 내는 소리다. 우리가 다 아는 전래동화인 선녀와 나무꾼을 인형극으로 각색해서 어린아이들도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게 만들었다. 원근감을 살리고자 인형무대를 2중으로 만들었다.뒤쪽 무대에서 멀리 도망가던 사슴이 갑자기 앞쪽 무대에 크게 나타나는 등 원근감을 이용한 효과들이 아이들을 인형극에 더욱 집중하게 한다.또한 인형극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해 선녀가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는 장면이나 땅에서 하늘로의 배경전환을 신비롭고 재미있게 표현해 아이들뿐 아니라 엄마,아빠들도 웃으며 볼 수 있다.아이들을 이끌어가는 배우들의 노련함과 친절이 돋보인다.인형극이 끝나고 원하는 아이들은 무대에 올라와 사진을 찍는 시간이 있어 추억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했다. 입장료는 어른은 1만 2000원,어린이는 1000원이다.하지만 이 공연은 ‘사랑의 티켓’을 이용하면 5000원이 할인된 가격에 볼 수 있다.주차공간은 없다.지하철 4호선을 타고 혜화역에 내려 1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창조소극장이 있다.지금은 1번 출구가 공사중이라 4번출구를 이용하고 길을 건너가면 된다.월요일은 공연이 없으며 평일에는 2시,주말과 공휴일에는 12시30분,2시에 공연을 한다.4월4일까지. 4월6일부터는 마술연극인 ‘꿈꾸는 오뚜기’ 5월7일부터는 가족 뮤직컬인 ‘빨간모자’를 공연할 예정이다.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는 각종 길거리공연들이 풍성하다.꽹과리,장구의 흥겨운 사물놀이부터 무명가수의 노래소리,물동이를 안고 하는 연인의 퍼포먼스 등 비정기 공연들이 구석구석에서 끊이지 않는다. 사랑의 티켓 문의는 www.artsbank.or.kr,(02)760-4858. 한준규기자 hihi@˝
  • 전대 이모저모 “盧사과땐 탄핵 철회” 一聲 당내 논란일자 “와전” 번복

    박근혜 신임 대표가 ‘추락하는’ 한나라당을 구해낼 수 있을까.탈출구가 보이지 않은 이 상황에서 승리로 가는 길을 제시할 수 있을까. 새 대표에게는 ‘연습 기간’이 주어지지 않는다.23일 현재 총선이 D-23이다.앞으로 수일 내 강력한 리더십으로 당력을 모으지 못할 때는 당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특히 2차 결선투표도 가지 않고 1차에서 수도권 소장파의 대대적인 지원으로 당선된 박근혜 새 대표는 탄핵 철회의 강한 압력에 맞닥뜨릴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표는 당장 이날부터 지지율 제고를 위한 행보에 들어갔다.모든 후보의 선거비용 인터넷 공개에다 천막당사 입주 등을 약속했다.외부인사 영입 등 일련의 위기탈출 프로그램도 즉시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탄핵철회 놓고 혼란 노출 그러나 박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탄핵 철회와 관련,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여 당 안팎의 불안을 야기했다. 박 대표는 전대 직후 가진 YTN과의 인터뷰에서 헌재 결정 전에 대통령이 사과하면 탄핵안을 철회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앞서 중앙일간지와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은 헌재 결정을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고 밝힌 것과는 배치되는 얘기다. 전여옥 대변인은 부랴부랴 기자실로 달려와 “탄핵안을 가결시키기 전에 대통령이 사과했다면 철회해야 한다는 얘기가 와전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YTN 녹취록에는 분명히 탄핵안과 관련한 현재의 상황을 물었고 또 그렇게 대답한 것으로 확인됐다. ●1차 투표 당선 이변 대표경선은 결선 없이 1차 투표에서 박근혜 후보가 대표로 당선되는 ‘이변’이 연출됐다.1차에서 박근혜 후보가 1등을 하겠지만 2차 결선에선 홍사덕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박 후보의 수락연설을 끝으로 전대가 막을 내리자 대의원들은 박 대표를 무동태워 대회장을 돌며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했다.당원들은 하나같이 박 대표가 최악의 상황에 몰린 한나라당을 구해낼 것으로 믿는 눈치였다.이변은 또 있었다.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당초 전망과는 달리 전국에서 2500여명의 대의원을 비롯해 5000명을 웃도는 당원과 참관인이 운집하는 등 성황리에 치러졌다.이번 전대는 이달 초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중앙당의 식사·교통편의 제공이 전면 금지돼 대의원들의 큰 호응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전광삼 박지연기자 hisam@˝
  • [씨줄날줄] 십오야/우득정 논설위원

    요즘 고교생들 사이에서는 ‘십오야’라는 신조어가 유행이라고 한다.‘갑자기 웬 보름달?’이라고 할지 모르겠으나 1970년대 남녀 보컬그룹 ‘들고양이들’이 부른 ‘십오야’가 아니다.이 땅에서는 열다섯살만 되면 앞이 캄캄해진다는 뜻에서 ‘15야(夜)’다.고교 진학과 동시에 ‘0시 수업’과 야간자율학습(야자)에 심야 및 휴일 학원 수강 등 입시지옥을 온몸으로 부딪쳐야 한다.그러다 보니 매일 별을 보면서 집을 나섰다가 별을 보며 집에 돌아가야 한다.입시지옥의 수렁에 빠져 삶을 포기하는 10대가 연간 300여명이라고 했던 것 같다. 고교 생활을 성공적으로 벗어났다고 해서 유행가 가사처럼 중추절 보름달이 훤히 떠오르면서 흥이 절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이번에는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 기다리고 있다.입시지옥의 질곡을 건너 허물어진 공교육 둑을 무사히 넘어서더라도 바늘구멍보다 좁다는 취업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것이다.매일 379명이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해 청년실업이라는 늪에 빠져든다고 한다.산 넘어 산이다. 이만하면 햇살이 비칠만도 하건만,어둠의 터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수백장의 원서를 낸 끝에 직장이라고 얻는 것이 대부분 비정규직이다.정규직의 절반에 불과한 임금을 받으면서도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긍긍해야 한다.천신만고 끝에 정규직으로 올라서더라도 ‘38선(30대 명예퇴직)’과 ‘사오정(40대 퇴출)’,‘오륙도(56세에 직장생활은 도둑놈)’가 버티고 있다.그러는 동안 늘어난 식솔 때문에 선택의 여지라곤 별로 없다. 이것이 청소년들의 눈에 비친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이러한 생존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그래서 찾아낸 탈출구가 ‘탈(脫) 코리아’ 열풍인지도 모른다. 20∼30년 전까지만 해도 기성세대는 후학들에게 ‘젊은이들이여,야망을 가져라.’라고 자신있게 소리쳤다.하지만 지금은 외치는 이도,메아리도 없다.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가 함께 휩쓸려 표류할 뿐이다.젊은이들이 꿈을 잃은 사회는 한마디로 ‘죽은 사회’다.아무리 훌륭한 청사진을 내걸더라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더 이상 청소년들이 보름달을 보고 ‘15야(夜)’라고 자조하게 해선 안 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네번째 소설집 ‘누가‘ 펴낸 윤대녕

    지난해 4월 창작에 전념하러 제주로 내려간 윤대녕이 네 번째 소설집 ‘누가 걸어간다’(문학동네)를 들고 서울에 들렀다. 5년 만에 낸 작품집은 지난해 쓴 4편 등 6편의 작품을 모은 것인데 “중·단편을 정기적으로 쓰는 게 문학적 긴장과 감각을 유지하는 데 좋았다.”고 말했다.제주 생활에서 나온 여유와 성찰 덕분인 것으로 보인다. “(제주로 내려간 것은)문학적 환경을 바꾸려는 시도였는데 냉정해지고 객관적이 되면서 집중력과 문학적 내구력이 늘고 글에 대한 허영심도 가셨다.”고 스스로 진단했다.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기 속으로 더 들어간 덕분에 작가의 창작 열기는 더 그윽해지고 치열해진 듯 “매년 중·단편 3∼4편을 쓰고 한 사람이 죽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주·시간에 대한 아름다운 생명의 고독감을 다룰,쓸 만한 장편도 쓸 계획”이라고 들려준다. 작가는 90년 ‘문학사상’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옛날 영화를 보러 갔다’‘달의 지평선’‘미란’‘눈의 여행자’ 등 장편과 ‘은어 낚시 통신’‘남쪽 계단을 보라’ 등 중·단편을 가로질러 왔는데 그 차이를 물었더니 “단편이 문학하는 느낌을 더 주지만 힘은 더 든다.200∼300장 분량이 제일 편하다.”고 고백했다. 이번 작품집에는 ‘걷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흑백 텔레비전 꺼짐’의 일도와 정원은 서울 도심의 새천년 맞이행사장 주위를,‘찔레꽃 기념관’의 주인공 소설가와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여자 방송작가는 남산의 찔레꽃을 보러 무작정 비 오는 심야의 도심을 걸어간다.‘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의 남자는 아예 무작정 걷는다.작가는 그 ‘걸음 속 대화와 묘사’로 인물들의 내면과 삶의 흔적을 비춘다.그들은 대개 자기 정체성을 잃고 현실에서 표류하는데 아버지와의 관계에서 자아를 잃어버린 하원(‘흑백 텔레비전‘),출생과 관련해 심한 열등감을 갖고 있는 독신녀나 현실에서 탈출구가 봉쇄된 탈영병(표제작),문학적 가치가 무시되는 현실에서 방황하는 예술가(‘찔레꽃 기념관’) 등의 모습으로 투영된다.해설을 쓴 평론가 이남호(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정체성의 위기를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제기하면서,그 현상과 원인을 정치적·문화적·사회적·존재론적으로 다양하게 탐구한다.”라고 분석한다. 이런 작품세계는 ‘무더운 밤의 사라짐’‘낯선 이와 거리에서 서로 고함’에서도 잘 나타난다.‘올빼미와의 대화’는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인 듯한 사나이와 대화를 시도하면서 자아를 찾으려고 모색한다.이에 대해 작가는 “유독 걷는 것을 좋아한다.”며 “삶의 경계를 걸으면서 자아이면서 타자,그림자이면서 내 자신의 모습을 담았다.”고 설명한다. 이번 작품들은 이전에 보이던 과감한 생략이 많이 줄어 눈길을 끈다.‘시적(詩的)’이라는 평까지 듣던 그의 세계에 설명이 늘어났다.작가는 그에 대해 “아마 불교적 취향 때문에 가능하면 설명을 줄이고 공간과 여백을 키워서 그런 평을 들었는데 내심 달갑지 않았다.”면서 “그 점을 의식한 것은 아니지만 차츰 달라진다.생활 얘기도 늘리고 서사구조도 취하고 싶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자기 나이를 관통하는 달라진 찰나의 느낌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며 “늘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하면서 나이에 걸맞은 소설을 쓸 계획”이라고 의욕을 비친다. 글 이종수기자 vielee@˝
  • 배드뱅크 바로알기 6가지

    또 하나의 신용불량 탈출구인 ‘배드 뱅크(Bad Bank)’ 출범시기가 5월로 앞당겨짐에 따라 이 묘한 이름의 ‘은행’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잘만 활용하면 신용불량자 딱지를 뗄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무조건 특효약인 것으로 잘못 알려진 부분도 적지 않다.배드 뱅크에 대한 잘못된 오해들을 알아본다. ●선납금 3%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배드뱅크 이용자격의 첫번째는 선납금(전체 빚의 3%)을 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예컨대 빚이 통틀어 5000만원이라면 150만원(5000만원의 3%)을 먼저 갚아야 한다.그러나 이 돈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배드뱅크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자신이 빚진 금융기관이 모두 배드뱅크에 가입하고 있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A은행에 1000만원,B카드사에 1000만원,C보험사에 1000만원을 빚졌다고 하자.A은행과 B카드사는 배드뱅크에 가입한 반면 C보험사는 가입하지 않았다면 이 사람은 선납금 3%를 낼 능력이 있어도 배드뱅크를 이용할 수 없다.현재로서는 보험사·저축은행 등의 가입이 불투명하다.물론 빚이 총 5000만원을 넘어도 배드뱅크를 이용할 수 없다. ●대상자 통보를 못받으면 불가능하다 배드뱅크는 신청자격 대상자를 알아서 추려내 사전통보해준다.이 통보를 받지 못하면 배드뱅크를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일부 오해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개별적으로 신청해도 자격심사만 통과하면 구제받을 수 있다.따라서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지레 실망할 것이 아니라,적극적으로 자신의 신청자격 여부를 따져보는 게 좋다. ●신규대출을 해준다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이다.배드뱅크 고객으로 확정되면 배드뱅크가 새로 대출을 일으켜 이 고객(신용불량자)의 기존 빚을 갚아주는 것은 사실이다.그렇다고 빚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돈을 꿔준 주체만 배드뱅크로 바뀌었을 뿐,그 빚은 고스란히 남는다.신용불량자는 새 대출금을 만져보기는 커녕 구경도 못한다는 얘기다.대신 칡넝쿨처럼 여기저기 얽히고 설켜있는 빚이 한 곳(배드뱅크)으로 모아지고,장기(8년) 저리(6%) 대출금으로 바뀐다는 점에서 이점이다. ●잘하면 빚을 떼먹을 수 있다 선납금 3%를 낸 뒤 몇달간만 성실히 빚을 갚는 척하면 나머지 빚을 떼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산이다.원리금이 몇 달 이상 연체되면 곧바로 ‘악질 신용불량자’로 재등록돼 재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이미 낸 돈 3%도 안갚은 것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빚을 떼먹을 속셈이라면 자신이 낸 선납금도 떼먹힐 계산을 해야 한다.다만 선납금 3%를 낸 뒤 부득이하게 매월 원리금을 곧바로 갚을 형편이 못될 경우,일정기간 상환유예를 선처받을 수도 있다. ●배드뱅크만이 살길이다 배드뱅크와 유사한 신용불량자 구제 프로그램(개인워크아웃)이 개별 금융기관과 금융권 공동으로 이미 가동중이다.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16일부터 시작된 일간지 광고 등을 참조해 자신에게 유리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연체금액이 100만∼200만원의 소액인 신용불량자에 한해서는 신용불량 정보를 취업대상 기업체에 1년간 한시적으로 제공하지 않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배드뱅크는 은행이다 뱅크(은행)라는 명칭이 붙어있을 뿐,은행은 아니다.신용불량자들의 부실채권을 한 데 모아 처리한다고 해서 그런 임시이름이 붙었다.굳이 회사성격을 분류하자면 대부업체같은 곳이다. 안미현기자 hyun@˝
  • [데스크시각] 한나라, 집안잔치할 때 아니다/박대출 정치부 차장

    한나라당이 임시전당대회를 오는 23 연다고 발표했다.장소는 잠실 학생체육관으로 정했다고 한다.여니,마니 하더니 결국 강행할 모양이다.아직도 전당대회를 탄핵정국의 탈출구로 기대하는 인상을 준다. 한 중진의원의 진단이 흥미롭다.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열자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한나라당이 ‘익사 직전’이라는 상황 판단을 깔고 있다.극도의 위기감과 무력감이 짙게 배어 있다. 전당대회는 한때 한나라당 사람들에게 ‘생명의 동아줄’처럼 여겨지기도 했다.지지도 하락을 반전시킬 이벤트로 기획했기 때문이다.하지만 탄핵정국 이전의 일이다.이 의원의 지적대로 이젠 지푸라기쯤으로 전락해버렸다.물론 전당대회까지 일주일이 남았다.탄핵정국의 소용돌이가 잠잠해질 수도 있다.하지만 현재로선 위력이 너무 세다.일주일 후에도 전당대회는 초라해질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다. 전당대회의 값어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은 한나라당 안에 더 많다.‘그들만의 잔치’,‘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만한 일들이 곳곳에서 벌어졌다.‘최병렬 대표 복귀설’,‘박근혜 의원 옹립설’ 등 음모론이 들끓었다. 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놓고 한나라당은 두갈래로 쪼개졌다.하자는 쪽은 ‘새판짜기’라는 명분을 내걸었다.주로 소장파 그룹들이 주도했다.이들은 최 대표의 퇴진을 첫 수순으로 설정했다.하지만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그들의 명분은 퇴색됐다.미래에 대한 비전 제시 없이 당내 비판에만 몰두한 데서 비롯됐다.그들은 ‘어른들을 내치는 젊은 애들’로만 치부돼 버렸다. 하지 말자는 쪽에선 전당대회가 더이상 흥행거리가 안된다는 판단이다.전시(戰時)에 집안잔치가 웬말이냐는 것이다.이들의 상황 인식은 한편으론 현실적이다.하지만 당권 세력의 ‘꼼수’라고 맞받아친 전당대회론자들에게 끝내 밀렸다.떳떳한 반대논리를 제시하지 못한 것은 스스로의 한계였다. 전당대회 회의론자들은 대의원 동원의 어려움도 이유로 꼽는다.한나라당은 대의원 4600명을 참석 대상으로 계획하고 있다.이들을 실어나르려면 지구당마다 최소한 버스 한두대는 필요하다고 한다.하지만 쉽지가 않다.그전처럼 중앙당 예산 지원도 없고,의원들과 지구당 위원장들의 ‘충성’도 모자란다.반쪽 대회가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은 탄핵정국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열린우리당을 향해 ‘천박한 선동’이라고 외쳐대봐도 아무 소용없는 현실이다.사면초가다. 한나라당은 탄핵정국 이후 전당대회를 포기했어야 한다.아예 무시하거나 관심이 없다는 게 국민 대부분의 반응이다.그렇다고 해서 원점으로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지푸라기라도 잡기 위해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면 서둘러야 할 일이 있다.‘차떼기정당’이 ‘환골탈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바로 그것이다.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한 네티즌의 글이 눈에 쏙 들어온다.4·15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의 전투력을 배가시킬 전략이 담겨 있다.“폭설 피해로 인해 한 농민이 목숨을 끊었다.정치인들은 고작 싸움질만 하냐.반성 좀 해라.탄핵은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면 된다.폭설 피해로 농가 일손이 부족한데 16대 국회의원들은 가서 일 좀 도와라.하는 일도 없으면서 밥 먹고 밥 값 좀 해라.”는 질타였다. 한나라당 사람들은 당장 논산,공주로 달려가라.몇날며칠 민생정당의 의지를 땀으로 보여주어라.환골탈태는 ‘입’이 아닌 ‘몸’으로 증명해야 한다. 박대출 정치부 차장 dcpark@˝
  • 푸틴 재선 확실시

    러시아의 제4대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14일 실시됐다.이번 선거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의 재선이 확실시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국가두마(하원) 총선에서도 여당인 러시아통합당이 전체 의석 450석의 3분의2를 넘는 압승을 거둠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무난히 승리하면 권력을 한층 강화하게 될 전망이다. 알렉산드르 베슈냐코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은 투표가 진행되던 이날 오후 4시 “투표율이 법적 유효선인 50%를 넘어섰다.”고 밝히고 “최종 투표율은 60%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투표는 해가 먼저 뜨는 극동 지방에서 시작돼 시간대를 타고 서쪽으로 이동하며 순차적으로 실시돼 발트해 연안의 역외 영토 칼리닌그라드주를 끝으로 무려 22시간 동안 진행됐다.러시아의 유권자 수는 주변 독립국가연합(CIS·옛소련) 국가들에 거주하는 130만명을 포함해 모두 1억 900만명이며,투표소는 전국 89개 자치공화국과 자치구,주에 모두 9만 5000개가 설치됐다. 투표는 투표소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12시간 동안 진행됐으며,최초 출구 조사 결과는 칼리닌그라드주 투표가 끝나는 시점(모스크바 시간 14일 오후 9시·한국시간 15일 오전 3시)에 발표된다.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하는 잠정 개표 결과는 15일 오전 5시쯤(모스크바 시간) 공개될 예정이며,공식 투·개표 결과는 오는 25일쯤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에는 푸틴(52) 대통령과 공산당의 니콜라이 하리토노프(55),무소속의 세르게이 글라지예프(43),이리나 하카마다(48·여),세르게이 미로노프(51) 연방회의(상원) 의장,자유민주당(LDPR)의 올레그 말리슈킨(52) 등 6명이 출마했다.푸틴 대통령은 최하 60% 이상을 득표할 것으로 예상된다.당초 출마를 선언했던 자유 러시아당의 이반 리브킨(57) 후보는 납치 소동을 빚은 끝에 중도 사퇴했다. 푸틴 대통령은 정치 및 경제 개혁 가속화와 국민소득 증대,안정적 국정 운영 등을 약속하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유도했다.그는 지난 11일 TV를 통해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들만이 미래의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하리토노프와 하카마다 등 야당 후보들은 그러나 푸틴 대통령 진영이 대규모 관권,언권(言權) 선거를 획책해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며 표를 통해 심판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도운기자 dawn@˝
  • ‘스쿨’ 스크린 점거하다

    …유하 ‘학교에서 배운 것’ 중에서 스크린에서 ‘학교’가 뜨고 있다. 학교를 공간적 배경이나 주요 소재로 삼은 영화들이 꾸준히 개봉되거나 제작되고 있는 추세다. 하이틴 영화가 없는 시대는 물론 없었다.그러나 최근 영화 속에 등장하는 학교는 10∼20대들의 고만고만한 고민과 로맨스를 담는 ‘전통적’ 기능을 훌쩍 뛰어넘는다는 데서 새로운 의미가 짚인다.학교가 억압된 욕망의 상징공간으로 한정됐던 건 이미 옛말이다.코미디,멜로,드라마,액션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제 학교는 스크린을 무차별(?) 점령한다. 학교가 대중문화의 인기코드로 급부상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초 흥행한 코미디 ‘동갑내기 과외하기’.대학 2학년생 과외선생과 터프한 남자 고교생의 코믹한 신경전에 초점을 맞춘 영화가 짭짤한 재미를 본 뒤 학교영화는 줄줄이 기획·제작되는 중이다. 학교가 실패한 교육장이자 혼돈의 상징처럼 굳어지고 있음에도,극장가에서 ‘먹히고’ 있는 배경은 뭘까. 한 마케팅 담당자는 “지난 2002년 말 고등학교 교실에 카메라를 정조준한 코미디 ‘몽정기’와 ‘품행제로’가 선보일 즈음만 해도 학교영화가 이렇듯 꾸준히 폭발력을 가질 거라고는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동갑내기‘가 흥행하면서 인터넷 소설이 원작인 청춘드라마가 힘을 얻은 결과”라고 짚었다. 인터넷 소설의 주요 독자층은 10∼20대.주요 영화소비층과 정확히 일치하는 만큼 자연스럽게 이들을 겨냥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풀이들이다.여고생과 ‘명품족’ 대학생의 로맨스를 그려 지난 1월 개봉한 ‘내사랑 싸가지’,귀여니의 인터넷 대박소설을 원작으로 새달 개봉할 ‘그 놈은 멋있었다’가 대표적인 사례. 이 즈음에서 눈치챌 수 있듯이,학교가 하이틴 드라마 속에서 단순히 ‘순수’와 ‘꿈’을 대변하는 공간에 머물던 시대는 갔다.욕망의 표현이나 사회적 입지 등이 제한된 ‘학생’들에게 학교는 역설적이게도 일탈의 쾌감을 누릴 수 있는 합법적인 탈출구다.딱딱하게 뭉쳐진 청춘들의 ‘욕망 근육’을 다양한 제스처로 풀어주는 물파스로 기능하는 셈이다. 지난 1월의 흥행작 ‘말죽거리 잔혹사’도 마찬가지.70년대의 어두운 시대상을 깔고 학원문제를 건드린 듯하지만,자세히 보면 영화 속 학교는 폭력의 스펙터클을 보여주는 색다른 무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학교가 자유연애 공간으로서 입체적으로 ‘재활용’되기까지 한다.김래원·문근영 주연의 ‘어린 신부’(새달 2일 개봉)는 16세 꼬마신부와 대학생의 결혼이야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양가 조부들이 정혼한 바람에 울며 겨자먹기로 ‘여학생 신부’가 된다는 설정은 인기 TV드라마 ‘낭랑 18세’와 판박이다.교복차림의 여학생이 주인공인 영화는 또 있다.은지원·임은경 주연의 ‘여고생 시집가기’가 한창 촬영 중이다. 로맨스,액션,코미디가 두루두루 엮이는 학교영화는 한동안 한국영화의 주류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고교생들의 삼각관계를 그린 ‘늑대의 유혹’,고교 태권도부 이야기인 ‘돌려차기’가 곧 개봉한다.강원도 남자중학교의 관악부를 배경으로 최민식이 주연한 ‘꽃피는 봄이 오면’,천계영의 인기소설 원작에 남녀 고교생들을 주인공으로 세운 ‘더 클럽’ 등이 촬영에 들어갔다. ‘돌려차기’의 제작사인 씨네2000의 이춘연 대표는 “10∼20대를 겨냥한 상업영화의 주제가 다양해지는 건 나무랄 일이 아니다.”면서 “그러나 크든 작든 사회적 메시지는 잊지 않고 담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
  • [사설] “불법자금 수사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불법대선자금 수사 결과를 중간 발표했다.어느 쪽이 많고 적음을 떠나 수사결과 정치권 전체가 썩을 대로 썩어 있음이 확인됐다.한나라당과 노무현 캠프의 불법대선자금은 모두 합쳐 938억원 수준이다.사법처리됐거나 조사중인 정치인도 20명을 웃돌고 있다.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대의 정경유착 부정부패 수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당연히 정치권은 깨끗한 정치를 향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터이지만 아직도 남 손가락질하며 변명에 바쁜 모습이다.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은 정당과 정치인 개개인에 대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할 것이다. 검찰 수사 또한 많은 의문을 남기고 있다.수사 결과를 보면 이른바 ‘입구 조사’와 ‘출구 조사’ 모두 노 대통령이 말한 ‘10분의 1’ 발언과 크게 어긋나지 않고 있다.한나라당 823억 2000만원에 노 캠프는 115억 3700만원이다.그나마 수사 막바지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피고인이 삼성 그룹으로부터 3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서 그렇지 이전까지는 양측의 규모가 묘하게도 10분의 1에 근접해 있었다.불법자금 지원액도 한나라당 410억원 대 노 캠프 42억 5000만원이었다.노 대통령과 이회창씨의 수사에 대해서도 검찰은 여전히 멈칫거리고 있으며,경선 자금 수사도 숙제로 남아 있다.누구도 10분의 1이라는 수치에 얽매일 이유는 없다.검찰은 한 점 의혹없이 수사를 마무리하려면 살아있는 권력에 비수를 들이댈 각오를 벼리지 않으면 안 된다. 경제계 또한 맹성이 요구된다.경제계는 불법자금에 관한 한 ‘공범’임에도 불구하고 국가 경제를 고려해 선처를 받게 됐다.깊이 반성하면서 기업 윤리 회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검찰은 중간 발표를 하면서 “불법 자금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총선후 다시 수사가 이뤄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재개될 수사에서도 의혹이 남는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공중에 붕 뜬 길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충청지방의 폭설 피해가 막심한 모양이다.고속도로에 갇힌 사람들,특히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고통은 공포감에 가까웠으리라고 짐작된다.엊그저께 서울에 내린 20㎝ 가까운 큰 눈도 집 밖에서 경험하니까 천지가 개벽하는 게 아닌가 싶게 불안했는데 50㎝나 되는 적설량은 어느 만한 것일까 잘 상상이 안 된다.서울에 큰 눈이 오던 밤에 나는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 위에 있었다.큰댁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오는 길이었다.저녁식사를 겸한 이른 제사였다.그래도 큰댁을 떠날 때는 이미 발이 빠지게 눈이 온 뒤였고,계속해서 목화송이처럼 탐스러운 눈이 난분분하게 하늘 땅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자고 가라고 붙들었지만 부득부득 떠난 건 큰길에 차들이 잘 소통되는 게 보였고,설마 같은 서울시인데 집에 못 가랴 싶어서였다.걱정하며 붙드는 큰댁 식구들한테는 가다가 못 가면 찜질방에서 자고 갈 거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아주 농담만은 아니었다.한번도 그런데 가볼 기회가 없었던지라 어떻게 생긴 데일까 하는 호기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차가 꼼짝을 안 하게 된 건 하필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상에서였다.도시 외곽에는 무수한 도로들이 공중에 붕 떠서 차들이 신호에 안 걸리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그 위에서 소통이 잘 돼 차가 쌩쌩 달릴 때는 땅 위에서 엉금엉금 기는 차들이 딱해 보였지만 그 위에서 몇 시간 얼어붙어 보니 어떡하면 저 밑의 땅을 밟아 볼 수 있을까 하며 땅 위를 기는 차나 인간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찜질방도 호텔도 땅 위의 것일 뿐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일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무서웠다.내가 탄 차뿐 아니라 내 전후좌우로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교통방송을 틀어 봐도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어떤 도로 어떤 구간에서 작은 접촉사고로 소통이 원활치 못하다는 것까지 일일이 친절하게 알려주던 방송이 어쩌면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수난에 대해선 이렇게 시침을 떼고 딴청만 부리고 있는 것일까.교통방송이 이러하니 다른 방송은 말할 것도 없었다.잡담조의 정치 경제 얘기 아니면 노래나 농지거리는 분통만 더 터지게 만들 뿐 아무런 위안이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공중의 길 위에서 자정이 지나고 새날을 맞았다.단언컨대 그 시간에 그 순환도로상은 차바퀴 밑이 미끄럽다기보다는 질척해서 비올 때를 방불케 했다.생각해 보니 차간 거리고 뭐고 없이 빽빽하게 차가 밀려 있었으니 차 지붕 위에 내려앉은 눈이 더 많지 바닥에 쌓일 새가 없었을 것이다.전방 어딘가에서 대형사고가 있지 않고는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그렇다면 그걸 처리하기 위한 백차나 앰뷸런스 견인차 등 무언가 지상의 관심이 느껴져야 할 텐데 감감무소식이었다.만약 순환도로를 빠져나가는 출구쪽 내리막길이 미끄러워 통제를 하거나 통행이 불가능했다면 미리 진입을 막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여전히 불과 몇 미터 아래 지상에서는 쌩쌩까지는 아니라 해도 차들이 원활하게 잘 다니고 있었다. 그날 밤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40분 거리를 4시간 반이나 걸렸다는 것보다는 왜 그런지 영문을 몰랐다는 데 있었다.고립무원의 고독감 때문이었다.교통경찰이 길을 터주지는 못할망정 왜 막히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려줄 수는 없었을까.하긴 그걸 알려줄 만한 교통경찰이었다면 진입을 막았을 것이다.우리가 통과한 진입로와 출구 사이는 그 순환도로상에서는 극히 짧은 구간이었는데도 출구와 입구 사이에 전혀 소통이 안 됐던 것이다.마침내 차가 조금씩 서행을 시작하면서 그 공중에 붕 뜬 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빠져나오는 내리막길에서도 아무런 사고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왜 그랬는지 영 모르고 만 것이다.지상은 공중의 길보다 훨씬 더 미끄러워서 내가 탄 차의 운전자가 조심운전을 하니까 뒤차가 빵빵대며 신경질을 부려서 할 수 없이 지상의 흐름을 탔다.마침내 현실감이 돌아오고 간밤의 일은 비현실적인 악몽으로 남았다.
  • [박완서의 살아가는 이야기]공중에 붕 뜬 길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충청지방의 폭설 피해가 막심한 모양이다.고속도로에 갇힌 사람들,특히 어린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의 고통은 공포감에 가까웠으리라고 짐작된다.엊그저께 서울에 내린 20㎝ 가까운 큰 눈도 집 밖에서 경험하니까 천지가 개벽하는 게 아닌가 싶게 불안했는데 50㎝나 되는 적설량은 어느 만한 것일까 잘 상상이 안 된다.서울에 큰 눈이 오던 밤에 나는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 위에 있었다.큰댁에 가서 제사를 지내고 오는 길이었다.저녁식사를 겸한 이른 제사였다.그래도 큰댁을 떠날 때는 이미 발이 빠지게 눈이 온 뒤였고,계속해서 목화송이처럼 탐스러운 눈이 난분분하게 하늘 땅 사이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자고 가라고 붙들었지만 부득부득 떠난 건 큰길에 차들이 잘 소통되는 게 보였고,설마 같은 서울시인데 집에 못 가랴 싶어서였다.걱정하며 붙드는 큰댁 식구들한테는 가다가 못 가면 찜질방에서 자고 갈 거라고 농담처럼 말했지만 아주 농담만은 아니었다.한번도 그런데 가볼 기회가 없었던지라 어떻게 생긴 데일까 하는 호기심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차가 꼼짝을 안 하게 된 건 하필 공중에 붕 뜬 순환도로상에서였다.도시 외곽에는 무수한 도로들이 공중에 붕 떠서 차들이 신호에 안 걸리고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그 위에서 소통이 잘 돼 차가 쌩쌩 달릴 때는 땅 위에서 엉금엉금 기는 차들이 딱해 보였지만 그 위에서 몇 시간 얼어붙어 보니 어떡하면 저 밑의 땅을 밟아 볼 수 있을까 하며 땅 위를 기는 차나 인간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찜질방도 호텔도 땅 위의 것일 뿐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일이라는 사실이 그렇게 무서웠다.내가 탄 차뿐 아니라 내 전후좌우로 4차선이나 되는 길을 빈틈없이 메운 차 속에서 사람들이 몇 시간씩 이런 불안과 고립무원의 소외감에 떨고 있는데 저 지상에선 어떻게 이렇게 무관심할 수 있단 말인가. 교통방송을 틀어 봐도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었다.어떤 도로 어떤 구간에서 작은 접촉사고로 소통이 원활치 못하다는 것까지 일일이 친절하게 알려주던 방송이 어쩌면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수난에 대해선 이렇게 시침을 떼고 딴청만 부리고 있는 것일까.교통방송이 이러하니 다른 방송은 말할 것도 없었다.잡담조의 정치 경제 얘기 아니면 노래나 농지거리는 분통만 더 터지게 만들 뿐 아무런 위안이나 도움이 되지 않았다.공중의 길 위에서 자정이 지나고 새날을 맞았다.단언컨대 그 시간에 그 순환도로상은 차바퀴 밑이 미끄럽다기보다는 질척해서 비올 때를 방불케 했다.생각해 보니 차간 거리고 뭐고 없이 빽빽하게 차가 밀려 있었으니 차 지붕 위에 내려앉은 눈이 더 많지 바닥에 쌓일 새가 없었을 것이다.전방 어딘가에서 대형사고가 있지 않고는 이럴 수는 없는 일이었다.그렇다면 그걸 처리하기 위한 백차나 앰뷸런스 견인차 등 무언가 지상의 관심이 느껴져야 할 텐데 감감무소식이었다.만약 순환도로를 빠져나가는 출구쪽 내리막길이 미끄러워 통제를 하거나 통행이 불가능했다면 미리 진입을 막았어야 하는 게 아닌가.여전히 불과 몇 미터 아래 지상에서는 쌩쌩까지는 아니라 해도 차들이 원활하게 잘 다니고 있었다. 그날 밤 가장 참을 수 없었던 것은 40분 거리를 4시간 반이나 걸렸다는 것보다는 왜 그런지 영문을 몰랐다는 데 있었다.고립무원의 고독감 때문이었다.교통경찰이 길을 터주지는 못할망정 왜 막히는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지 알려줄 수는 없었을까.하긴 그걸 알려줄 만한 교통경찰이었다면 진입을 막았을 것이다.우리가 통과한 진입로와 출구 사이는 그 순환도로상에서는 극히 짧은 구간이었는데도 출구와 입구 사이에 전혀 소통이 안 됐던 것이다.마침내 차가 조금씩 서행을 시작하면서 그 공중에 붕 뜬 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빠져나오는 내리막길에서도 아무런 사고의 흔적도 발견하지 못했다.왜 그랬는지 영 모르고 만 것이다.지상은 공중의 길보다 훨씬 더 미끄러워서 내가 탄 차의 운전자가 조심운전을 하니까 뒤차가 빵빵대며 신경질을 부려서 할 수 없이 지상의 흐름을 탔다.마침내 현실감이 돌아오고 간밤의 일은 비현실적인 악몽으로 남았다.˝
  • [모임]

    ●재경 청주상고 38회 동창회 12일 오후 7시30분,서울 지하철4호선 혜화역 1번출구 ‘놀부집’ 대학로점 (02)3675-9990˝
  • 가출형제 비상모래함서 발견

    부모의 꾸중이 겁나 가출한 초등학생 형제가 36시간 만에 발견돼 부모에게 넘겨졌다.서울 수서경찰서는 3일 오후 2시쯤 영어학원을 간다며 나간 뒤 귀가하지 않은 김모(11)군과 남동생(10)을 5일 오전 2시30분쯤 지하철 8호선 송파역 4번출구 계단 입구의 비상모래함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김군 형제는 실종 당시 송파구 가락동 집을 나서 영어학원에 가는 대신 근처 PC방에서 5시간 동안 게임을 했다.이들은 PC방에 간 것을 부모에게 들켜 혼날 것이 두려워 3일 밤을 송파동의 한 건물 화장실에서 보낸 뒤 배회하다 4일 오후 폭설이 쏟아지자 송파역으로 들어가 눈을 피했다.이어 5일 오전 2시쯤 지하철 연장운행이 끝나자 빈 비상모래함에 함께 들어가 잠이 들었다.경찰 관계자는 “형은 과자를 사서 이틀동안 자신은 거의 먹지 않고 동생을 먹였으며,발견 당시 겉옷을 벗어 추위에 떠는 동생을 덮어주었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 [사설] 정치적 고려하려면 수사는 왜 하나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및 경선자금 수사가 뒷걸음질치고 있다.최근 검찰은 이들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출구조사’를 총선 이후로 미루며,이회창씨의 소환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수사 계속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검찰의 고충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지만 검찰이 내리는 결정의 배경은 온통 정치적 고려뿐이어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낸다. 검찰은 수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된다.안희정씨가 롯데로부터 6억원 가까이 받은 사실도 드러났고,여택수 청와대 행정관 역시 롯데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그동안 검찰 수사는 노 캠프에 대한 5대 그룹의 자금 지원을 밝혀내지 못해 공정성을 의심받아 왔는데 이들 기업으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사실이 비로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또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이 말한 측근들의 ‘돈벼락’ 설을 믿지 않을 수 없게 되어 가고 있다.게다가 민주당 김경재 의원은 삼성그룹의 자금 제공 제의를 노 대통령 후보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했다.이회창씨의 ‘면책’도 노무현 대통령 조사를 피하려는 것과 연계된 것은 아닌지 의문시되고 있다.수사는 오히려 지금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선자금도 그렇다.형평성이 문제라면 노 대통령과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수사 대상에 올라야지,한화갑 의원 영장 재청구를 보류할 일인가. 온갖 어려움을 뚫고 국회의원을 줄줄이 구속하던 서슬퍼런 검찰은 어디로 갔나.검찰은 수사로 진실을 밝혀내면 그것으로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정치적 고려를 하려면 수사는 왜 하나.강한 권력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수사만이 형평성과 공정성 시비를 잠재울 수 있음을 검찰은 명심해야 한다.˝
  • 3억이하 채무자 ‘워크아웃’이 유리

    ‘개인채무자 회생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신용불량자나 빚더미로 파산 위기에 처해 있는 채무자들은 두 가지의 탈출구를 갖게 됐다.법에 의한 개인회생절차와 사적(私的) 화의인 개인워크아웃 가운데 어떤 게 더 유리할까.결론부터 말하자면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8년만 빚을 갚으면 나머지 빚은 모두 탕감시켜 주는 개인회생절차가 언뜻 보기에는 솔깃하지만 법의 힘을 빌리는 만큼 절차나 비용 부담이 녹록지 않다.법원 지원인력(회생위원)의 보수까지 채무자에게 모두 전가시켜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구제 여부를 결정할 전담판사 또한 턱없이 부족해 제대로 운영될지,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인회생법이 더 유리한 경우 전체 빚이 3억원을 웃돌거나 사채가 많을 때다.개인워크아웃은 총 채무가 3억원 이하일 때에 한해 신청자격을 주고 있지만 개인회생법은 최고 15억원까지 가능하다.빚이 3억원 이하여도 ▲대부업자에게 빌린 고리(高利) 사채 ▲친인척·친구 등 개인에게 빌린 돈 ▲새마을금고·신협·지역조합 등 워크아웃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의 합계가 전체 빚의 20%를 넘으면 역시 워크아웃 신청이 불가능하다.이들의 경우,종전까지는 구제받을 길이 막막했지만 이르면 9월부터 시행될 회생절차는 모두에게 문호를 열어놓고 있다. ●절차 까다롭고 비용 많이 들어 개인회생 절차는 일단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면 법원의 명령에 따라 채권자의 채권회수가 동결된다.채무자의 재산도 함부로 처분할 수 없다.일부 채권자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채권만 먼저 회수,성실한 채무자의 상환 의지를 꺾어도 속수무책인 개인 워크아웃에 비해 유리한 점이다. 이에 상응하는 고통도 적지 않다.우선 자신의 재산목록과 채무현황을 낱낱이 신고해야 한다.허위신고를 했다가 적발되면 회생 절차가 바로 취소되고 5년 안에는 재신청을 할 수 없다.재산과 채무 입증서류도 관련기관을 찾아다니며 신청자 자신이 일일이 떼야 한다.워크아웃의 경우,금융기관들이 대리 확인해 준다.채무재조정 신청후 확정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워크아웃(2∼3개월)보다 길고,초기 신청비용도 비쌀 것이 확실시된다.졸업과 동시에 신용불량 기록이 없어지는 워크아웃과 달리,회생절차 졸업 후에도 일정기간(미정) 기록이 남는 점도 부담스럽다. ●전담인력 늘리고 악용소지 보완해야 법원은 개인회생 절차 전담판사를 현행 8명에서 10명으로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400만명에 육박하는 신용불량자 수를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지원인력(회생위원)을 채용할 수 있지만,이들을 무작정 늘릴 경우 이 비용은 고스란히 채무자에게 전가된다.회생위원들의 보수를 ‘수익자 부담’ 원칙 아래 채무자의 수입에서 공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최저생계비를 제외하고 모든 소득을 법원(회생재단)에 내야 하는 채무자 입장에서는 과중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이런 문제점들이 있어 회생위원의 보수를 (법원과 협의해)낮게 책정하거나 무보수 명예직으로 유도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워크아웃 전담인력(150여명)의 보수는 금융기관들이 전액 부담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법원이 한정된 인력으로 채무자가 신고한 재산목록을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느냐 여부다.빚은 모두 신고하고 재산은 축소신고할 경우,8년 동안 갚아야 할 빚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이렇게 해서 나머지 빚을 탕감받는 악용 사례도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 5년 이하의 징역과 5000만원 벌금 부과라는 견제 장치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작동할지는 미지수다.8년 동안 전체 빚의 얼마를 갚아야 나머지 빚을 탕감해 주는지,기준이 모호한 점도 채무자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시비를 야기할 수 있는 요소다. 안미현기자 hyun@˝
  • 檢·한나라 시소게임? 野 전면전 엄포에 ‘출구조사’ 철회

    4·15총선을 40여일 남겨 두고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가 야당과의 시소게임 속에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일선 지구당에 지급된 불법대선자금의 ‘출구조사’를 공언했던 검찰 방침이 야당의 반발 강도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인상이다.‘지나친 눈치보기’라는 지적과 함께 “검찰이 정치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검찰은 지난 1일만 해도 중앙당에서 1억원 이상을 받은 지구당을 선별,서면조사 정도는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대검 관계자는 “1억원 정도면 큰 돈인데 그 많은 불법자금을 어디에 썼는지 정도는 확인해 봐야 하지 않겠느냐.(소명방식은)한나라당 전용학 의원의 사례(해명서 제출)도 참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기류는 오래가지 못했다.2일 오전 한나라당이 ‘검찰과의 전면전’을 선언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자 급선회했다. 최병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검찰이 출구조사 범위를 1억원으로 정한 것은 법의 정의를 포기한 것으로,이런 식으로 나오면 이번 총선을 치를 수 없다.”면서 “어떤 형태의 검찰 조사에도 응하지 않을 것이며 국회를 소집,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홍사덕 총무는 3월 임시국회 소집 방침과 함께 송광수 검찰총장에 대한 탄핵 추진의 뜻도 내비쳤다.총선 자체를 보이콧하거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그러나 안대희 중수부장은 한나라당이 국회에서 격앙된 모습을 보이던 오후 2시30분 돌연 브리핑을 갖고 “출구조사를 총선 뒤로 미룰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검찰 관계자는 “수사 유보일 뿐 종결은 아니며,불법사용도 조사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둘러댔다. 검찰은 민주당 한화갑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방침도 보류했다.서울지검 특수2부는 오후 5시쯤 브리핑을 통해 “한 의원에 대한 구속 방침을 보류하고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 등에 대한 고발사건과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서울지검 관계자는 “지난 1월말 한 의원에 대한 영장이 청구된 뒤 경선자금과 관련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고,정 의장 등도 경선자금 문제와 관련해 고발돼 수사 중인 만큼 그 사건과 함께 처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검찰이 한 의원을 구속하려 하자 편파수사를 주장하며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을 고발했다.민주당은 이날 대통령의 선거개입을 문제삼아 노 대통령 탄핵을 적극 검토하기로 하는 등 대여(對與) 공세의 강도를 한껏 높였다. 지난해 대선자금 수사 착수 이후 줄곧 성역없는 엄정수사를 표방해 온 검찰이 돌연 태도를 바꾼 데 대해 주변에서는 ▲정치권과의 충돌을 피하고 ▲총선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정쟁의 대상에서 벗어나려는 것 같다고 관측했다.검찰 스스로도 “출구조사는 총선을 앞두고 정쟁에 휘말릴 수 있어 총선 뒤로 미룬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찰의 최근 행적을 되짚어보면 불필요한 정쟁을 피하겠다는 뜻 외에 고도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수사의 방향과 완급을 조절하고 있는 듯하다.한나라당 입당 의원들이 중앙당으로부터 받은 자금을 ‘이적료’로 성격 규정하며 소환조사를 검토하다 뒤로 미룬 것이나 박근혜 의원이 받은 2억원을 복당(復黨) 대가인 것처럼 흘린 점 등이 검찰 수사의 정치색을 말해 준다는 지적이다.야당 일각에서는 검찰의 태도 변화를 “노 대통령과 정 의장의 경선자금 수사를 총선 뒤로 미루려는 포석”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박대출 구혜영기자 dcpark@˝
  • 한나라 출구조사 않기로 檢, 한화갑 재영장도 보류

    검찰은 또 대선자금 ‘출구조사’ 문제와 관련,4·15총선 이전에 각 당의 지구당 관계자들을 소환하거나 본격 조사하지는 않기로 했다.한나라당 입당 과정에 금품수수에 연루된 이른바 ‘입당파’ 의원들에 대한 조사 여부 등에 대해서도 총선이 끝난 뒤 검토해 결론내기로 했다. 검찰은 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불법 대선자금 등에 연루된 뚜렷한 단서가 확보되지 않았고,따라서 총선 전에 소환 조사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대선 당시 여야 대선캠프에 제공된 불법자금 내역 등이 포함된 중간수사 결과를 당초 예정일보다 이틀 늦춰진 오는 8일 공식 발표하기로 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蔡東旭)는 이날 SK에서 정치자금 명목으로 4억여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민주당 한화갑 의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검찰 관계자는 “경선자금과 관련해 형평성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면서 “특히 대검에서 경선자금을 수사중인 만큼 다른 사건과 함께 처리토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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