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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과 서울대로 못할 게 없어… 관악, 이젠 한국의 실리콘밸리”[2022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청년과 서울대로 못할 게 없어… 관악, 이젠 한국의 실리콘밸리”[2022 서울 단체장에게 듣는다]

    서울 관악구가 동북아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나고 있다. 강남과 강북이 모두 가까이 있는 뛰어난 입지에 ‘서울대’라는 대한민국 최고의 인재 풀을 갖추고 있었음에도 오랫동안 ‘베드타운’에 머물렀던 도시가 민선 7기 박준희 관악구청장의 구정을 계기로 알에서 깨어났다. 취임 전부터 ‘경제구청장’이 되겠다고 공언해 온 그는 서울대와의 관학 협력은 물론 KB금융·KT 등 대기업과 손잡고 ‘관악S밸리’라는 자생적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낙성대 일대 ‘낙성밸리’와 대학동 중심의 ‘신림창업밸리’를 양대 거점으로 창업 지원 시설이 13개까지 늘었으며 창업 기업 112곳에서 711명이 일하고 있다. ‘창업 HERE-RO 2·3·4·5’에는 미래 산업을 이끌어 갈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바이오테크, 스마트헬스 등 부문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는 창업 기업 53곳이 입주했다. 향후 관악이 실리콘밸리 못지않게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첨단 경제 도시가 될 것이라 확신하는 박 구청장을 지난달 26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관악이 창업 불모지에서 일약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탈바꿈하고 있다. 비결은 무엇인가. “청년과 서울대라는 열쇠 말에 집중했다. 우리 구는 청년 인구가 많지만 대부분 학교를 졸업하거나 고시에 합격하면 이곳을 떠났을 정도로 일자리가 빈약했다. 강남 테헤란 밸리, 구로 G밸리 등 일자리 밀집 지역에 인접해 있다 보니 이들 지역에 베드타운 구실을 해 왔던 것에 그쳤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 이곳에서 계속 경제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면 충분히 경제 혁신 도시로 바뀔 수 있겠다 싶었다. 청년과 서울대라는 인프라와 역량을 기반으로 자생적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관악S밸리에 입주한 스타트업의 매출은 지난해 12월 기준 205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387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창업 열기에 힘입어 구는 연초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로 지정돼 다양한 세제 혜택까지 받게 됐다. 우리 구도 벤처 창업의 중심지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중앙정부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S밸리에선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 “초기 벤처기업은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벤처기업을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민간의 자금 투자를 유도해 우수한 초기 벤처기업이 성장하고, 자금 회수 및 재투자가 이뤄지는 선순환 창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서울대 기술지주회사, 민간투자기관인 부국증권, 퀀텀벤처스코리아, 서울대, KT,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와 창업투자 활성화를 위한 민·관·학 협약을 체결했다. 특히 전국 기초자치구 중 최초로 총 200억원 규모의 ‘창업지원펀드’를 조성했다. 창업지원펀드 가운데 우리 구 출자금 5억원의 200% 이상(10억원 이상)은 관악구 소재 중소·벤처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하게 함으로써 지역 기업의 성장 및 역내 안착을 도모할 것이다.” -관악구는 소상공인이 지역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도시다. 벤처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회복도 중점 과제인데. “지역경제는 곧 국가경제의 근간이라고 생각한다. ‘단돈 10원이라도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뭐든 추진하겠다’는 마음으로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우선 골목상권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 지난해 권역별 골목상권 활성화 중장기 계획을 마련했다. 총 3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5개 권역별로 2곳씩 총 10곳의 골목상권을 주변 지역 자원과 연계한 테마 골목으로 조성했다. 신림, 행운, 대학 3개 상권에 골목 브랜드를 개발하고 조형물을 설치했다. 소상공인들의 낙후된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브랜드 개발과 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다. 골목상권별로 상인 조직을 구성해 주민이 중심이 되는 협력과 소통 체계도 구축했다. 올해는 온라인 시장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골목상권을 이끌어 갈 스타 점포를 육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장보기 배송 서비스와 온라인 장보기 주문 서비스를 지원하고 행사, 축제, 마케팅 분야에서 고객 유치 이벤트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침체된 상권인 신림역 인근에 젊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가. “지난해부터 신림역 상권에 2025년 3월까지 총 80억원이 투입되는 ‘별빛 신사리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이 사업은 2019년 12월 서울시 최초로 중기부의 상권 르네상스 공모에 선정된 것인데 덕분에 신림역 주변이 활기 넘치는 상권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신림역 일대는 최근 소비 패턴 변화로 상권이 크게 위축되고, 고객 이탈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신림역 3·4번 출구 일대 순대타운을 중심으로 하는 서원동 상점가와 신원시장, 관악종합시장 일대를 정비하고 증강현실 트릭아트, 교각 래핑 공사를 완료했으며, 모션캡처 게임을 설치해 방문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를 마련했다. 상권 내 사이니지(전자 광고판)도 3곳 설치해 소상공인들에게 홍보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마케팅 지원단을 모집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및 블로그를 통한 홍보도 하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민선 7기 임기에 집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먼저 ‘문화 도시’의 기반을 만들고 싶다. 이를 위해 관악문화재단을 출범시켰고 이사장으로 연극계 대모인 배우 박정자씨를 모셨다. 향후 다양한 문화 플랫폼을 통해 주민들이 풍성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 전국 지자체 청년 정책의 롤 모델을 관악에서 만들고 싶다. 우리 지역이 청년 세대 비율이 높다. 시대가 안고 있는 청년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민선 7기에 취임하며 구청에 청년정책과를 만들었다. 고시촌, 원룸에 없는 거실이나 서재 등의 공간을 공공영역에서 제공하는 대안공간인 ‘신림동 쓰리룸’이 큰 호응을 받았다. 현재 봉천역 인근에 청년청도 짓고 있다. 청년청장도 세워 보고, 완성되면 이곳에서 다양한 실험을 해 볼 계획이다.” 
  • 펜스 사라진 삼일절… 유세 빙자 종교집회 등 방역 ‘아슬’

    펜스 사라진 삼일절… 유세 빙자 종교집회 등 방역 ‘아슬’

    ‘이것은 유세인가, 집회인가.’ 집회 인원이 9명 이하로 제한돼 경찰이 서울 종로구 일대에 철제 펜스를 치고 철통 경계를 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삼일절에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수천명이 모이는 집회가 열렸다. 방역수칙상 백신접종자 299명으로 인원을 제한해야 하는 집회나 종교행사 대신 인원 제한이 없는 선거유세로 신고한 ‘꼼수’ 집회도 등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1일 당의 종로구 보궐선거 출마자를 앞세워 청계광장에서 선거유세와 기도회를 열었다. 오전 11시쯤부터 광화문역 5번 출구에서 모이기 시작한 인파는 청계광장 소라탑을 넘어 광교사거리까지 채웠다. 선거유세로 신고된 집회엔 한때 8000명 이상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됐다. 태극기로 만든 머리띠와 우산을 쓰고 돗자리를 챙겨 와 김밥과 보온병에 든 차를 나눠 먹는 현장에서 방역은 무용지물이 됐다. 한 참가자는 “하루 10만명씩 확진되는 것이 진짜라면 이 많은 인원이 어떻게 다들 멀쩡하겠느냐. 정부가 코로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마스크를 벗었다. 유세 형식을 취했지만 국민혁명당 국회의원 후보가 연설 후 퇴장한 뒤로는 목사들이 연단에 올라 “하나님이 여러분을 보호하고 있다”, “주사파와 싸워 이기자” 등의 발언을 이어 갔다.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집회 참가자들이 화답하듯 찬송가를 부르는 등 사실상 종교행사의 성격이 짙었다. 도심에서 대선 관련 집회를 연 단체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중구 태평로 1가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의 유세가 진행됐다. 몇 블록을 사이에 두고 부대끼다 보니 참가자들이 서로를 향해 “정신 나간 집회”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경찰은 19개 기동대와 1500명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질서 유지에만 힘쓸 뿐 통제나 해산 조치는 없었다. 전날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공직선거법 부분은 선거관리위, 방역 관련은 방역당국의 의견에 따라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선거 유세 이후 진행된 기도회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오는 5일에도 광화문에서 유세 형식의 기도회를 할 예정이다. 삼일절 정신을 되새기려는 목적의 집회는 선거유세 틈바구니에서 진행됐다. 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 150여명은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3·1운동 103주년 기념 민족자주대회’를 열고 일본을 규탄했다. 보수 성향 단체의 맞불 집회는 이날 열리지 않았다.
  • “코로나는 거짓말” 선거유세 ‘꼼수’에 국민혁명당 8000명 운집

    “코로나는 거짓말” 선거유세 ‘꼼수’에 국민혁명당 8000명 운집

    전광훈, 청계광장서 8000명 기도회선거유세 빌미로 299인 제한 피해“코로나는 정치적 거짓” 마스크 벗기도정치 집회 틈새 삼일절 기념 집회도‘이것은 유세인가, 집회인가.’ 집회 인원이 9명 이하로 제한돼 경찰이 서울 종로구 일대에 철제 펜스를 치고 철통 경계를 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삼일절에는 서울 도심 곳곳에서 수천명이 모이는 집회가 열렸다. 방역수칙상 백신접종자 299명으로 인원을 제한해야 하는 집회나 종교행사 대신 인원 제한이 없는 선거유세로 신고한 ‘꼼수’ 집회도 등장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대표로 있는 국민혁명당은 1일 당의 종로구 보궐선거 출마자를 앞세워 청계광장에서 선거유세와 기도회를 열었다. 오전 11시쯤부터 광화문역 5번 출구에서 모이기 시작한 인파는 청계광장 소라탑을 넘어 광교사거리까지 채웠다. 선거유세로 신고된 집회엔 한때 8000명 이상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됐다. 태극기로 만든 머리띠와 우산을 쓰고 돗자리를 챙겨 와 김밥과 보온병에 든 차를 나눠 먹는 현장에서 방역은 무용지물이 됐다. 한 참가자는 “하루 10만명씩 확진되는 것이 진짜라면 이 많은 인원이 어떻게 다들 멀쩡하겠느냐. 정부가 코로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마스크를 벗었다. 유세 형식을 취했지만 국민혁명당 국회의원 후보가 연설 후 퇴장한 뒤로는 목사들이 연단에 올라 “하나님이 여러분을 보호하고 있다”, “주사파와 싸워 이기자” 등의 발언을 이어 갔다.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집회 참가자들이 화답하듯 찬송가를 부르는 등 사실상 종교행사의 성격이 짙었다. 도심에서 대선 관련 집회를 연 단체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 허경영 국가혁명당 후보, 중구 태평로 1가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의 유세가 진행됐다. 몇 블록을 사이에 두고 부대끼다 보니 참가자들이 서로를 향해 “정신 나간 집회”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경찰은 19개 기동대와 1500명 인력을 현장에 투입했지만 질서 유지에만 힘쓸 뿐 통제나 해산 조치는 없었다. 전날 최관호 서울경찰청장은 “공직선거법 부분은 선거관리위, 방역 관련은 방역당국의 의견에 따라 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선거 유세 이후 진행된 기도회에 대해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지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랑제일교회 측은 오는 5일에도 광화문에서 유세 형식의 기도회를 할 예정이다. 삼일절 정신을 되새기려는 목적의 집회는 선거유세 틈바구니에서 진행됐다. 정의기억연대 등 시민단체 150여명은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3·1운동 103주년 기념 민족자주대회’를 열고 일본을 규탄했다. 보수 성향 단체의 맞불 집회는 이날 열리지 않았다.
  • 은행장 만난 고승범 “소상공인 대출 한 차례 더 연장”

    은행장 만난 고승범 “소상공인 대출 한 차례 더 연장”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다음달 종료 예정인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6개월 연장한다. 코로나19 확산 직후인 2020년 4월 시행된 금융 지원은 그동안 6개월 단위로 세 차례나 연장됐다. 이번까지 모두 네 번째 연장이 이뤄지면서 자영업자 등은 한숨을 돌리게 됐지만, 잠재 부실을 뒤로 미루는 ‘폭탄 돌리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28일 주요 시중은행장 간담회에서 “현재 자영업자들이 당면한 어려움에 공감하고, 국회 의견을 존중해 금융권과 협의해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한 차례 더 연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은행장들은 당국의 금융 지원 조치 연장에 협조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유예 등 기존 조치는 일괄적으로 연장하기로 했다”며 “세부적인 방안은 전 금융권 협의를 거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고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그동안 세 차례 연장할 때와 마찬가지로 6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며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이번주 중 확정해 발표하고, 세부 실행 계획은 다음달 중순쯤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그동안 코로나19 관련 금융 지원을 3월 종료한다고 밝혀 왔지만, 오미크론 확산과 정치권 요청 등을 이유로 다시 연장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바꿨다. 하지만 금융 지원이 길어지면서 잠재부실이 누적되고, 이자조차 내기 벅찰 정도로 상환 능력을 상실한 차주를 가려내기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일부 은행장들은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고 위원장은 “앞으로 계속 연장할 수는 없는 것이니 어떻게 출구전략을 짜야 할 것인지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말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코로나19 금융 지원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연장된 대출 원금과 이자 총액은 129조 4494억원에 달한다. 이자 유예액의 원금까지 감안하면 5대 시중은행이 떠안은 잠재 부실대출이 140조원이 넘는 것이다. 당국도 잠재 부실대출의 위험성을 고려해 자영업자 차주 부실화 가능성을 분석해 맞춤형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고 위원장은 “자영업 대출자의 부실화 가능성에 대해 면밀한 미시 분석을 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자영업자 상황에 맞는 맞춤형 지원 방안을 금융권과 논의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맞춤형 대책이 초저금리 대출, 신용 사면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 권영세 “단일화 솔직히 어렵다”… ‘자력 승리’로 출구전략 짜는 尹측

    권영세 “단일화 솔직히 어렵다”… ‘자력 승리’로 출구전략 짜는 尹측

    단일화 결렬을 둘러싸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책임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단일화 가능성을 배제한 자력 승리 전략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28일부터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돼 단일화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고, 단일화가 반드시 압도적 승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여론조사가 나오며 윤 후보가 단일화 관련 ‘출구전략’을 가동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28일 선대본부 회의 후 기자들에게 “단일화의 끈을 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단일화가) 어려워진 것을 솔직히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선대본부 차원에서 단일화가 어려워졌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이준석 대표도 YTN라디오에서 “저희 후보의 경쟁력은 충분하다”며 “당 내부에서는 정책과 비전 메시지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4자 구도로 남은 대선을 준비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특히 이 대표는 “단일화했을 때 (이재명·윤석열) 지지율 격차가 하지 않았을 때보다 오히려 적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며 “단일화했을 때 지지율 격차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부 조사에서도 비슷한 추세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단일화 공방이 계속되며 유권자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권 본부장이 안 후보에 대한 ‘문자·전화 폭탄’을 자제해 줄 것을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당부한 것도 양측의 과도한 정쟁이 지지율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날부터 후보 등록을 마친 후보들의 기호·정당명·이름이 모두 들어간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며 단일화 효과는 더욱 떨어지게 됐다. 전날 단일화가 이뤄져 후보 사퇴가 이뤄졌다면 기표란에 ‘사퇴’가 표시됐겠지만, 이제는 단일화 여부에 상관없이 투표용지에 윤·안 후보 이름이 모두 표기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의총 후 결의문을 통해 “우리가 모든 책임을 지고 모든 것을 바쳐 국민 지지를 받도록 더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할 때”라고 밝혀 윤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국민의당은 이날 더욱 원색적으로 국민의힘을 비난하며 책임을 돌렸다. 이태규 총괄선대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민의힘이) 자의적으로 만든 협상 경과 일지를 공개한 데 대해 강력하게 유감을 표명한다”면서 “협상 경과 일지를 보며 수사기관의 허위 조서를 보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전북 유세에서 단일화 불발 책임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권한의 크기와 책임의 크기는 비례한다. 권한이 많은 사람이 책임이 많은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국민의당은 이번 단일화 결렬 이면에 국민의당과 민주당 간 모종의 밀약이 있다는 설이 유포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 방침도 밝혔다. 다만 남은 기간 양강 지지율이 더욱 박빙으로 치달으며 야권발 단일화 여론이 높아지거나, 안 후보가 유의미한 지지율 반등을 이루지 못할 경우 대선 막판 극적인 야권 단일화나 후보 사퇴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보수 인사 인명진 목사가 단일화 결렬에 따라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히는 등 반발도 안 후보에게는 숙제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기자들을 만나 “언론 보도를 보면 (야권 단일화는) 이미 물 건너간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단일화보다는 정책연대 등이 중요하다고 일관되게 말해 왔다”며 안 후보를 향해 구애를 계속했다.
  • “여군 복무 희망” 고 변희수 하사 지지 광고, 이태원역 게시

    “여군 복무 희망” 고 변희수 하사 지지 광고, 이태원역 게시

    성 전환 뒤 여성으로서 군 복무를 희망했던 고 변희수 육군 하사의 생전 뜻을 지지하는 지하철역 광고가 두 차례 불승인된 끝에 결국 게재됐다. ‘변희수 하사의 복직과 명예회복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에 따르면 서울교통공사는 이달 25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1·4번 출구 벽면에 ‘변희수의 꿈과 용기,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와 변 하사의 사진을 담은 광고판을 게시했다. 게시 기간은 다음 달 24일까지 한 달간이다. 앞서 군인권센터 등 33개 단체가 참여한 공대위는 지난해 8월 9일 생전 복직 소송을 진행 중이던 변 하사를 응원하는 광고를 게재하고자 서울 교통공사에 광고 심의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사 측은 작년 9월 2일 외부위원들이 참여하는 광고심의위원회를 열어 찬성 3, 반대 5로 불승인하기로 결정했다. 결정 이유는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이후 공대위는 재심의를 요구하는 한편 불승인 사유를 명시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관행에 대해 서울시 시민감사옴부즈만위원회(옴부즈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또 불승인 결정은 소수자 혐오이자 차별 행위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넣었다. 그러나 작년 9월 30일 재심의에서도 광고 게재가 불허됐다. 심의위원들은 “해당 사안에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광고 게재가 공사의 중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불승인을 결정한 것으로 인권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같은 해 10월 인권위는 공사 측 결정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이자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하고 광고관리규정 개정을 권고했다. 옴부즈만위도 공사가 의견 광고 게재를 심의한 경우, 결과 사유를 신청인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대위는 지난달 17일 공사에 광고 심의를 재요청했다. 공사는 다시 심의를 열고 “심의 기준을 위반한 부분이 없고 공적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된다”며 찬성 8,반대 1로 승인했다.
  • 중랑 사가정 골칫덩이, 주민 공유시설로 돌아온다

    주취자와 쓰레기가 많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던 서울 중랑구 사가정 어울림마당이 만남과 공유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구는 지난 23일 사가정역 1번 출구 인근에 조성되는 ‘사가정 마중 마을활력소’ 착공식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사가정 마중 마을활력소 신축 사업은 2018년부터 진행된 ‘사가정 51길 특화거리 조성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구는 앞서 인근 주민, 상인 등이 참여하는 ‘주민 공감 워크숍’을 열고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을 설계에 반영했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마을활력소는 북카페, 동아리실, 세미나실, 공유 주방 등의 편의시설과 공동육아방으로 구성된다. 구 관계자는 “영유아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가 이용하는 주민 공간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구는 지역 주민들이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마을활력소의 운영 방향 및 규약 등을 마련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할 계획이다. 류경기 중랑구청장은 “누구나 편히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세심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 흐느끼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전쟁, 악몽같다”

    흐느끼는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전쟁, 악몽같다”

    24일(현지시간) 새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뒤로 우크라이나와 맞닿은 폴란드 접경 도시 프셰미실에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 프셰미실 중앙역과 메디카 국경검문소에 만들어진 임시 피란민 수용소에는 난민 1천200여명이 머물고 있으며, 숙소는 동이 났고 은행 앞엔 줄이 길게 이어졌다. 메디카 검문소는 걸어서도 국경을 넘을 수 있어 전쟁을 피하려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가장 먼저 찾아오는 탈출구가 됐다. 전쟁이 난 지 이틀째인 25일 오전 프셰미실 중앙역 대합실에 전날 밤 설치된 임시 수용소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피란민들이 차가운 철제 침대 의자에 지치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거나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이들은 고국의 전쟁 피해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자 휴대전화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일부 피란민은 화면을 보다가 충격적인 소식에 울음을 터뜨리거나 우크라이나에 남겨놓고 온 친지들과 전화하다가 하염없이 흐느꼈다. 전쟁을 모르는 어린아이들만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지원하러 온 폴란드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들이 주는 간식을 받아 갔다. 프셰미실시는 피란민을 위한 안내창구와 응급 의료서비스를 시작했고 군경, 자원봉사자들은 이들에게 빵과 수프, 사과, 도넛, 물, 과자 등 식료품을 배급했다.
  • [사설]李, 고속도로 버려진 대장동 ‘문서보따리’ 해명해야

    [사설]李, 고속도로 버려진 대장동 ‘문서보따리’ 해명해야

     국민의힘이 25일 제2경인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근 배수구에 버려진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보고서와 결재서류 등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입수했다며 공개했다. 입수 문건엔 2014년부터 2018년까지의 개발사업 보고서와 결재문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 수사및 재판 대응 문건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국민의힘은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투자사업팀장으로 근무했던 정민용 변호사 명함과 자필메모 등이 함께 발견된 걸로 미뤄 정 변호사가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문서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서명이 들어간 ‘공사 배당이익 보고서’ 등이 포함돼 있는 만큼 이 후보의 소상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개된 문건 중 하나는 2016년 1월 12일자 ‘대장동-공단 분리개발‘보고서로 1공단 관련 소송 때문에 ‘결합개발’이 어려워 분리개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당초 성남시는 1공단 부지에 근린공원 조성계획을 세우고 그 재원을 대장동개발사업 수익으로 충당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원화사업에 소송이 걸리면서 대장동사업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 국민의힘은 결국 결합개발이 분리개발로 바뀌면서 대장동 사업자에게 2700여가구의 용적률 특혜를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민용 당시 성남도개공 팀장이 분리개발안을 이 시장에게 직접 결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 문건으로 확인된 것이다.  대장동 사업에서 나온 공사 배당이익 보고서도 논란이다. 예상 배당이익 1404억원을 임대주택 용지 매입에 쓰지 않고 현금으로 받아 다른 정책사업으로 쓰도록 한 내용이 들어 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포기하고 시장이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정치공작 ‘논두렁시계2’가 재연되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이 후보 측도 “이미 다 공개돼 사실이 아닌 걸로 밝혀진 내용들”이란 입장이다. 이번 문건 공개가 선거를 앞두고 이 후보 측에 타격을 가하려는 의도일 수는 있다. 하지만 대장동 사업 설계와 진행과정이 문건으로 확인된 만큼 그에 대한 해명은 필요하다고 본다. 민주당은 사실이 아니라고만 할 게 아니라 문건 내용 중 어떤 게 사실이 아닌지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 이 후보도 대장동-공단 분리개발안과 대장동 사업 배당이익 활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보고를 받았는지, 정 변호사가 대면보고를 통해 결재를 받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또한 임대주택 용지 매입 대신 받은 현금을 어떤 정책 사업에 썼는지도 소상히 밝혀 의문을 풀어주기를 바란다.
  • 원희룡 “보따리 내용 전면 재수사” 촉구하자 檢 “이미 확보한 문건”

    원희룡 “보따리 내용 전면 재수사” 촉구하자 檢 “이미 확보한 문건”

    윈희룡 국민의힘 선대본부 정책본부장이 25일 ‘대장동 문건 보따리’를 공개하며 재수사를 촉구한 것과 관련, 검찰은 해당 자료는 지난해 이미 확보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원 본부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제시한 3개 문건은 수사팀이 작년에 압수했다”면서 “그중 공소사실 관련 2건은 재판의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원 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월 13~14일쯤 안양에서 성남으로 이어지는 제2경인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분 배수구에 버려져 있는 것을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입수했다”며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 원 본부장이 제시한 문건은 2016년 1월 12일자 ‘대장동-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현안보고서’와 2017년 6월 12일자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공사 배당이익 관련 보고서’, 2017년 6월 16일자 성남 도시계획시설(제1공단 근린공원) 사업실시계획인가 고시 등이다. 원 본부장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법 위반사건 관련 수사 및 재판에 대응해 작성된 문건, 자체 회의 문서들도 보따리에 다수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원 본부장은 “압수수색 당일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가 창밖으로 던진 휴대폰도 못 찾은 검찰이 이제는 정민용(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팀장)이 고속도로에 던져 배수구에 있던 ‘대장동 문건’ 보따리도 못 찾는다”면서 “대놓고 증거인멸한 정민용은 아직까지 불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검찰이 사건의 실체를 밝힐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제대로 수사했다면 (문건이) 고속도로 배수로에 버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면 재수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이 해당 문건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힌 데다가, 정민용 변호사는 이미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에 당장 그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지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경기북부 음주운전 14명 적발…“징검다리휴일 선제 단속”

    경기북부 음주운전 14명 적발…“징검다리휴일 선제 단속”

    경기북부경찰청은 지난 24일 오후 9시부터 2시간 동안 관내 주요 고속도로 출구 등에서 음주운전을 단속한 결과 14명을 적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운전면허 취소 수치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과 운전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 0.08% 미만이 각각 7명이었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0.145%에 달하는 완전 만취 상태의 운전자도 있었다. 이번 단속에는 경찰 인력 238명과 순찰차 42대가 동원됐다. 경찰 관계자는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말부터 3·1절까지 이어지는 ‘징검다리 휴일’에 각종 모임이 늘면서 음주운전까지 이어지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인 단속활동을 벌이겠다”라고 밝혔다.
  • 원희룡 “버려진 대장동 문서 보따리 입수”… 이재명 결재 문건도 포함

    원희룡 “버려진 대장동 문서 보따리 입수”… 이재명 결재 문건도 포함

    원희룡 국민의힘 정책본부장은 25일 대장동 관련 보고서 등 버려진 문서 보따리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원 본부장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장동 개발의 핵심 실무 책임자였던 정민용 기획팀장의 문서 보따리가 2022년 2월 13일에서 14일쯤 안양에서 성남으로 이어지는 제2 경인고속도로 분당 출구 부분 배수구에 버려져 있는 걸 익명 제보자를 통해 입수했다”고 말했다. 발견된 문건은 검푸른색 천 가방 속에 수십 건이 들어있었고 일부는 물에 젖거나 낡아서 훼손된 상태였다. 원 본부장은 “(보따리 안에서) 정민용 변호사의 명함과 원천징수영수증, 자필 메모 등을 발견했다”면서 “2014~2018년까지 대장동 개발 관련 보고서, 결재문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자필 메모 결재문서 다수가 포함돼 있다”고 했다. 또한 “이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하여 수사 및 재판에 대응해 작성된 문건, 자체 회의 관계 문서들도 있다”면서 실물 가방과 서류 등을 들어 보였다. 원 본부장은 ‘2016년 1월 12일 대장동-공단 분리 개발 보고서’를 꺼내 보이면서 “원래 공단과 아파트를 묶어서 녹지와 용적률을 계산했기 때문에 이 (분리 개발) 사업을 모두 취소하고 용적률을 세워야 함에 불구하고 이 후보는 편법을 넘은 불법 결재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용적률을 대장동 아파트에 몰아줬다”며 “그 결과 대장동 화천대유 일동에게 2700가구의 용적률 특혜가 주어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서류가) 정민용 팀장이 이 후보에게 직접 결재를 받았던 문서 원본”이라고도 강조했다. ‘공사 배당 이익 보고서’에 대해서는 “2017년 6월 12일자 이재명 시장이 직접 결재한 문서에 의해서 임대 아파트도 날린 것”이라면서 “임대 아파트를 포기하고 시장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현금 1822억원을 받아 2018년 선거를 앞두고 시민 배당으로 뿌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원 본부장은 “이 후보가 직접 결재한 핵심 문건을 찾으려고 하지도 않았던 검찰은 전면 재수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문서 보따리 속에는 다른 자료도 많다”면서 “확인 작업을 거쳐서 빠른 시간 내에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가 공보물에 허위사실을 공표했을 가능성을 포함해, 입수한 문서를 통해 이 후보의 법 위반 소지가 확인된다면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 ‘저출산 늪’에 빠진 軍… 모병제가 출구 될까, 지원병제가 대안 될까[논설위원실의 새 정부, 이것만은 하자]

    ‘저출산 늪’에 빠진 軍… 모병제가 출구 될까, 지원병제가 대안 될까[논설위원실의 새 정부, 이것만은 하자]

    5월 출범할 새 정부 앞에 저출산의 거대한 늪이 놓여 있다. 한 해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수는 이제 30만명도 되지 않는다. 2020년 27만 2300명으로 떨어진 신생아 수는 지난해 더 떨어져 26만 500명에 그쳤다. 20년 전인 2001년 55만 9934명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합계출산율, 즉 여성 1명이 가임 기간 낳는 아이의 수도 2020년 0.84명에서 지난해 0.81명으로 떨어졌다. 통계청 인구 추계에 따르면 합계출산율은 올해 0.7명대로 떨어지고 내년엔 0.6명대로 추락한다. 두 부부 가운데 한 부부는 평생 아이를 낳지 않고 한 부부만 한 명을 낳는 시대에 다다랐다는 얘기다. 절벽 아래로 구르기 시작한 인구 위기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게 될 분야는 국방이다. 시쳇말로 군에 갈 병역자원이 없어 머릿수도 채우지 못할 상황이 코앞에 닥쳤다. 통계청의 부문별 인구 예측에 따르면 3년 뒤인 2025년 병역 의무가 생기는 20세 남성 인구는 23만 6000명에 불과하다. 2020년 33만 4000명과 비교해 5년 새 29.5%, 무려 10만명이 줄어든다. 이후 2035년까지는 그나마 23만명 선을 유지한다. 그러나 갈수록 악화하는 저출산 여파로 2040년엔 15만 5000명, 2045년엔 12만 7000명으로 급락한다. 줄곧 전망치를 웃돈 저출산 속도를 감안하면 상황은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다. 지금의 현역병 30만명, 간부 20만명의 병력구조는 유지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이다. 김성진 국방과학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방논단에 담은 분석 보고서에서 “가히 재난적 상황”이라고 짚었다. ●‘국방개혁 2.0’에도 대책 없어 문재인 정부가 지난 5년 방치한 정책 위기 과제의 대표적인 사례는 연금 개혁과 저출산고령화 대책이다. 저출산의 경우 대통령 직속으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취임 직후 한껏 의욕을 보였으나 실질적인 대책은 무엇 하나 내놓지 못했다. 그 결과 과거 정부보다 더 가파르게 출산 감소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저출산에 따른 병력 감소가 눈앞의 위기로 닥쳤으나 문 정부는 대선 공약인 병사 복무기간 단축만 단행하며 병력 자원의 저변을 오히려 줄여 버렸다. 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 도래를 더 앞당긴 것이다. 서욱 국방장관은 지난해 12월 글로벌국방연구포럼 국방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병역자원 감소는 국가 안보의 큰 위협요인이며, 선제적 대비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의 논의는 그의 발언 이전이든 이후든 별반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방부는 2018년 기존의 국방개혁 기본계획을 ‘국방개혁 2.0’으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올해 말까지 상비병력을 50만명으로 감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7년 61만 8000명이던 병력을 불과 5년 만에 20%, 12만명 줄이는 것으로, 이런 급격한 병력 감축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다. 물론 군은 이 같은 ‘50만 병력’으로의 개편을 “미래 전략환경의 변화에 맞춰 첨단과학기술에 기반한 군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국방백서)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급속한 병역자원 감소가 주요 요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문제는 2025년 이후 2045년까지 이어질 심각한 병역자원 감소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한국국방연구원 등 산하 싱크탱크에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나 연구 인력이 극히 부족해 분석 작업이 제한적이다. 국방부가 2020년 내놓은 국방백서에도 2022년까지의 부대구조 개편과 병력 감축 방안만 담겼을 뿐 그 이후 대책은 없다. ‘국방인력구조 개편 계획’을 통해 ▲부대구조와 병력 규모에 맞춘 군별·신분별·계급별 정원 재설계 ▲비전투 분야는 군무원 등 민간인력으로 전환, 군인은 작전 및 전투 중심 배치 ▲장교·부사관 계급 구조 피라미드형에서 항아리형으로 전환 ▲병력 구조 숙련간부 위주 정예화 등의 얼개만 잡아놨을 뿐이다. 주무부처의 구상이 이 단계에 머물러 있으니 범부처 차원 논의도 이뤄질 리 없다.●대선후보들도 앞다퉈 모병제 공약 청년인구 급감에다 젠더 갈등이 맞물리면서 지금의 국민개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자는 목소리가 높아 가고 있다. 지금 추세라면 2030년대 중반부터는 병역자원 감소로 인해 30만명대 중반의 병력 규모가 불가피한 반면 인공지능(AI) 확대와 무인화·자동화 등을 통해 군 전력도 인력 수요가 감소하는 쪽으로 첨단화하는 만큼 차제에 원하는 사람만 군에 가는 모병제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MBN 의뢰로 알엔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선 모병제 찬성 의견이 44.3%로, 반대 33%보다 11.3% 포인트 많았다. 5년 전 한국갤럽 조사(징병제 48%, 모병제 35%)와 비교해 모병제 지지 의견이 크게 우세해진 것이다. 이런 여론 흐름을 타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선택적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30만명인 징집병 규모를 2027년 차기 정부 임기 말까지 절반인 15만명으로 줄이고, 이 공백을 전투부사관과 군무원을 5만명씩 충원해 메운다는 내용이다. 전체 병력은 지금의 50만명에서 40만명 수준으로 줄인다. 모병제와 관련해서 이 후보는 징집 대상자가 단기 징집병(10개월 복무)과 장기복무병(2년 복무)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장기복무병이 10만명가량 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병사 월급은 200만원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나 심상정 정의당 후보 역시 이 후보와 크게 다르지 않은 ‘준(準)모병제’와 ‘한국형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0년 뒤 모병제 전환 가능성을 열어 두면서도 일단 징병제 유지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재정 부담과 안보 공백에 대한 우려 때문에 당장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20년 내 모병제 전환 어려워 징병 자원 감소는 언뜻 모병제 전환을 앞당길 환경으로 비쳐진다. 어차피 인구 감소로 인해 지금 수준의 병력 규모를 유지할 수 없는 만큼 군 전력 첨단화를 통해 병역 수요를 대폭 줄이고, 모병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인력 중심으로 군을 재편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징병 자원 감소는 역설적으로 모병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요인이 아니라 이를 가로막는 요인인 게 현실이다. 가장 큰 장벽은 ‘모집단’ 감소에 따른 충원의 어려움이다. 병력공급 기준 연령인 20세 남자의 경우 2040년에 이르면 13만 5000명 선으로 줄어든다. 2020년 33만명의 41%에 그치는 것이다. 전체 병력을 간부 포함 30만명으로 줄이고, 이 가운데 10만명을 의무복무기간 3~4년의 지원병 내지 임기제 부사관으로 꾸린다고 전제하면 적어도 매년 2만~3만명을 지원병 내지 임기제 부사관으로 선발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세 남자 10명 중 1~2명에 해당하는 수치다. 청년인구 감소로 취업난보다 인력난이 심화될 공산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금 등 처우가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는 한 달성이 쉽지 않은 규모다. 모병제 국가 중 미국만 20세 남자 기준 입대 인원(2018년)이 전체의 6.7%에 이를 뿐 일본과 영국, 프랑스 등은 대개 3%대를 넘지 못한다. 우리가 모병제를 도입할 때 필요한 최소 비율 10%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모병제 전환에 연간 수조원의 인건비가 추가돼야 하고, 이는 일정 부분 군 전력의 첨단화에 필요한 예산을 삭감해 충당해야 하는 모순도 발생한다. 가난한 사람만 군에 가게 될 것이라는 계층 갈등 논란은 더 큰 장애물이다. 여성징병제 도입도 병역자원 부족의 대안으로, 나아가 양성평등의 담론 수준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복무 형태에 대한 성별, 연령별 인식 차가 워낙 큰 데다 저출산 흐름 등 사회구조 차원의 난제가 적지 않아 추진 자체가 쉽지 않다. 병력 운영과 병역제도를 연구해 온 조관호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작성한 병력 운영 분석보고서를 통해 징병제를 유지하되 모병제 성격의 지원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조 위원은 “현 징병제의 틀을 유지하면서 모병제 성격의 지원병 제도를 도입하고, 간부 인력관리 체제도 장단기 복무제도를 전면 재검토해 개인 희망과 군 소요를 기반으로 다양한 계약 형태를 도입하는 등 혁신적 변화를 모색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40년을 기준으로 징집된 일반병사 외에 복무기간 3년의 지원병 3만~4만명을 운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 방안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상비병력·예비병력·민간인력을 포괄하는 통합적 개념의 국군 총정원 관리 기능 정립 ▲무기체계·예산 중심 국방기획관리체계에 부대구조 및 병력구조 관리 기능 강화 ▲전력·부대·병력·예산 구조의 일체성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기획관리체계 보완 등을 주문했다.
  • ‘환향녀’ 슬픔 서린 붉은물엔 그 넋인가 백로 한 마리 서성이네 [김별아의 도시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환향녀’ 슬픔 서린 붉은물엔 그 넋인가 백로 한 마리 서성이네 [김별아의 도시기행문-서울을 걷는 시간]

    ■전관원터-성동구 왕십리로 189, 행당중학교 정문 왼쪽 보도 ■이태원터-용산구 두텁바위로 60, 용산고등학교 정문 오른쪽 보도 ■보제원터-동대문구 약령시로 2, 안암오거리 이화수전통육개장 앞 보도(우신향병원 방면 버스 101, 1017 등 정류장 옆) ■홍제원터-서대문구 통일로 416, 새마을금고 홍제2동지점 앞 보도 ‘천지는 만물이 쉬어 가는 여관’ 안 가는 것과 못 가는 것, 안 만나는 것과 못 만나는 것은 다르다. 코로나19로 도시와 나라, 심지어 사람끼리의 왕래조차 어려워지면서 나는 내가 타고난 ‘집순이’이자 ‘방콕족’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안 가고 안 만나면 자족에 은둔이지만, 못 가고 못 만나는 것은 고립과 단절일 뿐이다. ‘코로나 블루’로 일컬어지는 시대의 우울에는 여러 원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가 창졸간에 여행이 불가능하다시피 해진 탓이 아닐까 싶다. 아이러니하게도 여행길이 막히니 여행의 의미를 알겠다. 여행이 없는 세상에는 새로운 것이 없다. 새것을 접하지 못하면 갈등과 긴장은 없겠지만 동시에 설렘과 열망도 없다. 여행은 시간을 가장 조밀하게 쓰는 방법이다. 그래서 여행하는 사람은 같은 수명을 살아도 더 오래, 더 깊이 산 셈일지 모른다. 아우구스티누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행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세상은 단 한 페이지만 읽은 책과 같을지니. “천지는 만물이 쉬어 가는 여관이요, 세월은 영원을 지나는 나그네라!” 이백의 시구를 흥얼거리며 나그네의 쉼터를 찾아 여행길에 나선다. 뻔하디뻔한 도시를 쏘다니는 게 무슨 여행이냐고 핀잔할지 모르지만 삭막한 거리라도 상상을 더해 걸으면 만물의 여관을 유람하는 시간 여행자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오버’하지는 않으련다. 지난달 2020년 2월 기준 320개라고 밝혔던 서울 시내 표석 개수를 2021년 7월 기준 322개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인터넷을 뒤지다 보니 그새 표석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돌덩이 앞에서 두리번거리는 사람이 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반가운 한편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답사 팀까지 꾸려서 볼거리일까 싶은 생각에 걱정스럽다. 문화유적 답사는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함께 등장한 여러 가지 문화 활동 가운데 하나일진대, 내 좁은 소견으로는 표석은 찾아다니며 ‘배우는’ 것보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싶다. 서울역 근방에 사는 동생에게 김장김치를 가져다주러 갔다가 ‘이태원 터’ 표석을 보러 갔다. ‘이태원 터’ 표석은 4호선 숙대입구역 3번 출구에서 500여m 떨어진 용산고 교문 오른편에 자리하고 있다.‘이태원 터: 조선시대 일반 길손이 머물 수 있던 서울 근교 네 숙소의 한 곳’ 용산고라면 허재 선수를 배출한 농구 명문인 줄만 알았는데 교문 앞에 1988년에 설치한 표석이 있는 줄 몰랐다. 현 이태원동과 옛 이태원 터가 약 2㎞의 간격을 두고 있기에 수없이 오가도 헷갈릴 만하다. 하필이면 내가 김치통을 짊어지고 거슬러 온 과천~동작진~서빙고~이태원(터)이 영남대로를 통해 한양으로 진입하는 경로다.‘보제원 터’는 다른 것들과 달리 어렵게 찾았다. 6호선 안암역 3번 출구 하나은행 안암동 지점 앞이라는 설명만 보고 갔다가 표석을 찾지 못해 안암오거리 일대를 뱅글뱅글 돌았다. 때마침 기온이 급강하해 스마트폰을 꺼내 검색하는 잠깐에도 손가락이 곱았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라, 옛사람들도 춥고 배고프고 뉘엿뉘엿 해가 지는데 낯선 길에 원을 찾지 못하면 이런 심정이었을까? 터덜터덜 걷노라니 은행으로부터 건널목 서넛을 건넌 지점에서 ‘보제원 터’ 표석이 짓궂은 장난꾼처럼 불쑥 나타났다. ‘보제원 터: 1393년-1895년 여행자의 무료 숙박과 병자에 약을 주던 곳’ 주소가 ‘약령시로’이고, 설치자인지 기증자인지 모르겠지만 표석 지지대에 ‘경동한약상가번영회’가 새겨져 있다. 4대 원 가운데 병자를 치료하는 역할을 했던 보제원이 경동약령시와 이어진다는 선명한 증거다. 헤매다 찾아서 반갑고 과거와 현재가 조우하는 모습이 미쁘다. 그런데, 아뿔싸! ‘전관원 터’ 표석은 쓰레기 자루의 지지대로 쓰이더니, ‘보제원 터’ 표석 옆에는 아예 가로 쓰레기통이 떡하니 자리를 잡고 있다. 2007년께 찍은 사진에는 표석 옆에 공중전화 부스가 있었는데 철거하고 세운 것이 하필 쓰레기통이라니 섭섭하고 속상하다. 부디 동대문구에서 ‘보제원 터’ 표석을 보도에 튀어나온 돌덩이로만 취급하지는 말아 주길 바랄 뿐이다. 숨 가쁘게 돌아본 전관원, 이태원, 보제원 터와 달리 ‘홍제원 터’는 깊은 호흡으로 찾았다.‘홍제원 터: 여기서 약 50m 골목 안 홍제동 138번지 일원은 홍제원(1394-1895) 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 새마을금고 홍제2지점 앞 보도에 표석이 있다. 홍제원은 표석으로부터 골목으로 100m쯤 들어가 추어탕 식당 옆 빌라와 그 앞 도로에 자리했다. 남의 집 앞이라 사진을 찍으며 어슬렁거리기도 뭣하고 별다른 감흥도 일어나지 않는다. 호랑이와 산적이 출몰했던 의주대로의 홍제원은 홍제교 그리고 홍제천의 이야기를 통해 의미가 더해진다. 지도에서 찾으면 나오는 홍제교는 옛 홍제교가 아니다. 다리 초입 마을버스 정류장 이름도 ‘유진상가 다리 앞’이다. 1970년 대전차 방호기지이자 최초의 주상복합으로 지어진 유진상가의 영광과 쇠락에 대해서는 지면이 좁아서 쓸 수 없으니 아쉬울 뿐이다. 우연이었다. 지금의 홍제교에서 홍제견인차량보관소 앞에 있는 ‘홍제교 터’ 표석을 찾아가기 위해 홍제천을 기웃거리다 ‘열린 홍제천길’이라는 현수판을 발견했다. 막연히 산책로일 거라 생각하고 홀리듯 빨려 들어갔다가 뜻밖의 풍경과 마주쳤다. 복개된 홍제천의 유진상가 지하 구간은 50년 동안 통제됐다가 2020년 개방됐는데, 그중 250m 구간이 ‘서울은 미술관’ 사업을 통해 ‘홍제유연’(弘濟流緣)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때마침 추운 날씨에 산책객도 없어서 미술관을 전세 낸 셈이 됐다. 토끼를 따라 굴속으로 들어갔다가 이상한 나라를 발견한 앨리스처럼 뜻밖의 행운에 어안이 벙벙한 채로 물 위의 미술관을 관람했다. 설치 미술, 조명 예술, 미디어 아트, 사운드 아트 등 유진상가 지하 100여개의 기둥들 사이로 8개의 작품들이 펼쳐져 있다. ‘온기’(溫氣)라는 작품을 보노라니, 제목과 다르게 갑자기 오싹해졌다. 이곳 홍제천은 ‘환향녀’의 무섭고 슬픈 역사와 함께한다. 고려는 원나라의 압력으로, 조선은 명나라의 요구에 따라 수십 수백 년간 공녀(貢女), 즉 여자들을 바쳤다.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로 끌려간 피로인(被擄人)은 최명길의 어림수로도 50만(정약용에 의하면 60만)에 달하는데, 그중 협상·탈출·매매 등으로 돌아온 이들 가운데 여자들을 ‘환향녀’라 불렀다.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정절을 잃었다는 이유로 가족들에게 외면당하고 소박맞거나 자살(당)한 여인들이 숱하니, 급기야 나라에서 홍제천에서 목욕을 하고 돌아오면 ‘몸을 더럽힌 것’을 용서하기로 했다나 어쨌다나. 징검다리에 올라 42개의 기둥 사이로 명멸하는 붉고 푸른빛을 보노라니, 아프다. 일렁이는 빛줄기가 300여년 전 그녀들의 절규와 통곡처럼 폐부를 찌른다. 거친 돌멩이로 살갗이 벗겨져라 맨살을 문지른 ‘화냥년’들은 깨끗해졌을까? 애초에 그녀들이 더럽힌 것은 무엇일까? 때마침 무리에서 외떨어진 백로 한 마리가 살얼음 낀 홍제천을 서성이다가 가슴을 움켜쥔 채 서 있는 나를 외틀어 본다. “혹시, 당신인가요?” 행여 떠나지 못한 넋인가 하여 말을 건네니 별 싱거운 인간 다 보겠다 싶은지 훌쩍 날아간다. 그 하얀 날갯짓이 한없이 무구하다.(끝) 소설가
  • “미개봉 중고품” “고딩 4학년”… 거리두다가 졸업한 20학번

    “미개봉 중고품” “고딩 4학년”… 거리두다가 졸업한 20학번

    2년 전 또래보다 늦게 경기 지역의 2년제 대학에 입학한 ‘20학번’ 신가연(23·가명)씨는 코로나19 탓에 2년 내내 대부분 강의를 온라인으로 들었다. ●실습은커녕 2년 내내 온라인 강의 코로나19 초기 입학식은 취소됐고 얼마 전 졸업식도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낭만 가득한 캠퍼스 생활은커녕 전공(항공 계열)에 필요한 실습수업도 제대로 못했다. 기내식 서비스 실습은 집에서 손님 대신 인형을 앉혀 두고 부엌에서 컵과 쟁반을 꺼내다 연습하고 심폐소생술은 베개를 대상으로 한 뒤 그걸 영상으로 제출하는 식이었다. 신씨는 24일 “체육대회나 축제, 동아리 활동을 즐길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컸는데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코로나19가 들이닥친 2020년 3월 2년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학 생활을 맘껏 누리지 못하고 마스크만 줄곧 쓰다 졸업하는 신세가 됐다. 같은 시기 입학한 4년제 대학생들도 대학 생활의 꽃인 1~2학년 시기를 코로나19에 송두리째 빼앗겼다. ●재학생 캠퍼스 투어 신풍속도 스스로를 ‘코로나 학번’, ‘비운의 학번’이라 부르는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들을 ‘미개봉 중고품’으로 풍자하거나 학교가 숙제만 잔뜩 내준다며 “우리가 고등학교 4학년이냐”는 자조 섞인 얘기를 한다. 낯선 캠퍼스 풍경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건 오롯이 학생 몫이었다. 학교에 나가는 날이 많지 않다 보니 동기들과 추억 쌓을 시간도 없고 교수, 선후배와 만날 자리도 적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재학생들을 위해 캠퍼스 투어를 하는 학교도 생겼다. ‘글로 배운’ 도서관 사용법 등을 투어로 가르친다. ●스펙 쌓기도 어려워 불안감 가중 해외 배낭여행도 못 다녀왔다는 실망감, 제한된 대인 관계와 생활 공간으로 인한 우울감, 출구가 없다는 무력감, 코로나 시국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등으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한 스펙을 쌓기도 어려워지면서 불안감은 가중된 상태다. 김학성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역량개발지원실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졸업했지만 취업하지 못한 학생들과 지원 정책에서 제외된 학생들에게 정부가 특별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미개봉 중고품” “고딩 4학년”… 거리두다가 졸업한 20학번

    “미개봉 중고품” “고딩 4학년”… 거리두다가 졸업한 20학번

    2년 전 또래보다 늦게 경기 지역의 2년제 대학에 입학한 ‘20학번’ 신가연(23·가명)씨는 코로나19 탓에 2년 내내 대부분 강의를 온라인으로 들었다. ●실습은커녕 2년 내내 온라인 강의 코로나19 초기 입학식은 취소됐고 얼마 전 졸업식도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낭만 가득한 캠퍼스 생활은커녕 전공(항공 계열)에 필요한 실습수업도 제대로 못했다. 기내식 서비스 실습은 집에서 손님 대신 인형을 앉혀 두고 부엌에서 컵과 쟁반을 꺼내다 연습하고 심폐소생술은 베개를 대상으로 한 뒤 그걸 영상으로 제출하는 식이었다. 신씨는 24일 “체육대회나 축제, 동아리 활동을 즐길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컸는데 무엇 하나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코로나19가 들이닥친 2020년 3월 2년제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대학 생활을 맘껏 누리지 못하고 마스크만 줄곧 쓰다 졸업하는 신세가 됐다. 같은 시기 입학한 4년제 대학생들도 대학 생활의 꽃인 1~2학년 시기를 코로나19에 송두리째 빼앗겼다. ●재학생 캠퍼스 투어 신풍속도 스스로를 ‘코로나 학번’, ‘비운의 학번’이라 부르는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들을 ‘미개봉 중고품’으로 풍자하거나 학교가 숙제만 잔뜩 내준다며 “우리가 고등학교 4학년이냐”는 자조 섞인 얘기를 한다. 낯선 캠퍼스 풍경과 변화를 받아들이는 건 오롯이 학생 몫이었다. 학교에 나가는 날이 많지 않다 보니 동기들과 추억 쌓을 시간도 없고 교수, 선후배와 만날 자리도 적다는 게 이들의 하소연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에는 재학생들을 위해 캠퍼스 투어를 하는 학교도 생겼다. ‘글로 배운’ 도서관 사용법 등을 투어로 가르친다. ●스펙 쌓기도 어려워 불안감 가중 해외 배낭여행도 못 다녀왔다는 실망감, 제한된 대인 관계와 생활 공간으로 인한 우울감, 출구가 없다는 무력감, 코로나 시국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등으로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학생들도 늘고 있다. 제대로 된 공부를 할 기회도 얻지 못하고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한 스펙을 쌓기도 어려워지면서 불안감은 가중된 상태다. 김학성 전문대학교육협의회 역량개발지원실장은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졸업했지만 취업하지 못한 학생들과 지원 정책에서 제외된 학생들에게 정부가 특별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서울 동작구,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 강화한다.

    서울 동작구, 코로나19 재택치료 관리 강화한다.

    서울 동작구가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택치료 일반관리군에 속하는 확진자를 대상으로 문자서비스, 사전 전화 안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3일 오후 6시 기준 동작구 재택치료자 1만 7652명 가운데 집중관리군이 1723명(9.8%), 일반관리군은 1만 5929명(90.2%)으로 확진자의 대부분은 일반관리군이다. 일반관리군은 자택에서 스스로 건강관리를 하면서 발열 등 증상으로 치료 및 처방이 필요한 경우 의료기관에서 상담·처방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구는 환자분들에게 적절한 치료 방법 사전 안내로 관리소홀 등이 없게,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안전한 재택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구청 전 직원을 총동원, 재택치료자 일반관리군과 1:1 매칭해 ▲비대면 의료기관 연락처 ▲공휴일 운영 의료기관 현황 ▲관내 약국 연락처 및 이용 방법 ▲팍스로비드 지정약국 ▲상비약 준비 등 격리 시 준수사항 등을 안내한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오미크론 확산으로 재택치료자 숫자가 정점을 찍고 엔데믹 단계로 가기까지 재택치료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토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코로나19로부터 40만 구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역 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구는 확진자 폭증에 따라 공휴일인 3월 1일(화)과 3월 9일(수)에도 ▲보건소 선별진료소(09시~18시) ▲사당·동작구청 임시선별검사소(10시~14시)운영으로 PCR과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으며 동작주차공원(동작역 5번출구) 코로나19검사소(오후 1시~오후 9시)는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다.
  • 김혜련 서울시의원, 신사역 출입구 승강편의시설 확충 촉구

    김혜련 서울시의원, 신사역 출입구 승강편의시설 확충 촉구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지하철역사에 승강편의시설을 확충하라는 주장이 서울시의회에서 나왔다. 지난 21일 서울특별시의회 제305회 임시회에서 김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서초1)은 ‘신사역 4번 출구 승강편의시설 설치’ 요구에 따른 대처 등을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최근 노령인구의 증가와 생활수준 향상으로 일상에서 지하철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지하철 이용환경과 편의시설에 대한 기대치도 점차 높아지고, 승강편의시설 설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또한,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은 강남대로와 도산대로(왕복 8~10차로)가 교차하는 서초구 잠원동과 강남구 신사동 사이에 위치하고, 5월 신분당선 연장구간(강남~신사)이 개통하면 유동인구가 대폭 늘어나는 환승역사가 된다.  그러나 현재 신사역 출입구 8개소 중 2개소(4, 5번 출입구)만이 서초구에 설치되어 있고, 이마저도 4번 출입구에는 승강편의시설이 없다. 그렇다 보니 교통약자들이 강남구측 출입구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왕복 8차선 교차로의 횡단보도를 수차례 횡단해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서초구·서울교통공사·신분당선 사업시행자 등과 함께 지속적인 업무협의를 해왔고, 6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승강편의 시설을 설치하려 했으나, 2022년도 서울시 예산안에는 추가적인 사업비가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서울시와 의회가 지하철 승강편의시설 설치 확대를 위한 정책적·재정적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통약자들의 보행권 확보, 지하철 이용편의 제고를 위해서 신사역 4번 출구 승강편의시설 설치를 조속히 해결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고금리에 꿈틀대는 임대차 시장… 무주택자 ‘월세시대’ 대비해야/논설위원

    [임창용의 부동산 에세이] 고금리에 꿈틀대는 임대차 시장… 무주택자 ‘월세시대’ 대비해야/논설위원

    새해 들어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 잦아졌다.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년간 2배 가까운 폭등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이 지난달 0.00%로 내려앉았다. 수도권도 0.06%로 거의 정체 수준이다. 하지만 20일 발표된 ‘2022 KB 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 10명 중 6~7명은 여전히 올해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상승폭은 3% 이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장에서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거래절벽’을 마주하고 있는 공인중개사들은 절반 이상이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지난해 10명 중 9명이 상승을 점쳤던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과 공인중개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집값이 오르더라도 소폭에 그치고, 하락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게 됐다. 집값 폭등에 ‘벼락거지’ 전락을 체감해 온 무주택자들로선 한숨 돌리고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다.●전셋값 보합… 월세는 0.41% 올라 하지만 부동산시장이 그렇게 쉽게 무주택자들이 원하는 분위기로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가장 큰 ‘복병’은 월세시대 도래 조짐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월세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총 7만 1000여건으로 2년 만에 40% 급증했다. 역대 최고치다.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도 2019년 28.1%, 2020년 31.1%에서 지난해 37.4%로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달에 42%까지 올라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셋값도 꾸준하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월세는 0.41% 올랐다. 전셋값 상승폭이 0.01%로 거의 변동이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업계에선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무주택자들로선 본격적인 월세시대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 월세 비중이 급상승한 데엔 임대차법 개정 영향이 컸다. 2020년 7월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전월세신고제) 시행 이후 계약갱신청구권 보장과 5% 초과 인상 제한이 지난해 온전히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임차인들이 갱신청구권을 사용함에 따라 전세 매물이 급감했고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임대차 3법 시행 전인 2020년 상반기 2.59% 상승에 그친 반면 하반기에 12.19% 급등(부동산114 조사)한 것만 봐도 그렇다. 전셋값이 아파트에 따라 수천만~수억원씩 오르면서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게 됐고 이는 월세 전환 상승으로 이어졌다. 월세 전환과 월셋값 상승 흐름은 오는 7월 이후 더 가팔라질 가능성이 크다. 갱신청구권 시행 2년이 돌아와 청구권 사용 만료 매물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청구권을 한 번 사용한 임차인들은 시세에 맞게 전월세를 올려 주든가 집을 비워 줘야 한다. 그러나 전세대출 받기가 어려워진 데다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상당수 임차인들은 전세 상승분을 월세로 돌릴 수밖에 없게 됐다. 업계에선 올해 말까지 서울 아파트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이 절반 가까이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역 주변 월세 210만→350만원↑ 한국부동산원이나 부동산정보업체들의 이 같은 조사분석이 과연 신빙성이 있는지 강남역과 경기 성남시 판교역 주변 일부 아파트 단지들의 월세 실거래 현황을 살펴봤다. 두 지역 모두 오피스빌딩들이 밀집해 있는 역세권에 있어 월세 수요가 많다. 강남역 신분당선 출구에서 가까운 래미안 서초에시티지S 아파트(84㎥·이하 전용)의 경우 임대차 3법 시행 전인 2020년 1월 보증금 5억 기준 월세 180만원과 210만원에 실거래됐다. 하지만 법 시행 2개월 후인 2020년 9월 월세가 225만원, 이듬해 2월 300만원, 6월 350만원으로 급등했다. 판교역에 인접한 백현동 주상복합아파트 판교푸르지오월드마크(134㎥)의 경우 2019년 8월 월세 실거래가는 보증금 1억 5000만원 기준으로 월세 309만원에서 임대차 3법 시행 3개월 뒤인 2020년 10월 480만원으로 뛰었다. 그 옆의 봇들마을 7단지 아파트(84㎥) 월세 시세도 2020년 상반기끼지 보증금 1억원 기준으로 월세 180만~190만원을 유지해 오다가 그해 연말 220만~240만원으로 급상승했다. 올 7월 임대차 3법 시행 2년을 맞아 갱신청구권 사용 전월세 매물이 그동안 급상승한 시세를 반영하면 전월세 가격 인상과 함께 월세 전환이 더욱 가속화하는 등 임대차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법 영향과 함께 월세화를 추동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고금리다. 지난 2년간 전셋값이 급등해 임차인들이 대출로 인상분을 충당할 수밖에 없는데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차라리 월세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시중은행들의 전세대출 최고금리는 4% 중반까지 올랐다. 금리 인상 추세를 고려하면 5%를 넘기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3% 중반이던 걸 감안하면 상승세가 너무 가파르다. 반면에 서울의 아파트 임대차계약에서 전월세 전환율은 현재 3%대 후반으로 파악된다. 공덕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 김모씨는 “지난해엔 보증금 1억원의 경우 월 30만원으로 계산했는데 올 들어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금리 상승세엔 못 미치는 상황이다. 김씨는 “요즘 들어 전세대출과 월세를 놓고 저울질하는 손님들이 늘었다”고 했다. 지금까지 임차인들이 보증금을 구할 수 없거나 대출을 못 받았을 경우에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에 내몰렸던 것과는 확연히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갭투자 이면의 불편한 진실 그동안 정부는 전세를 낀 아파트 매입, 즉 ‘갭투자’를 아파트 투기의 온상으로 보고 이를 최대한 억제하는 정책을 펴 왔다. 조정 지역 강화와 다주택자 세금 중과, 강남권 토지거래허가제 시행, 과표 현실화 등이 따지고 보면 모두 갭투자 억제와 연결돼 있다. 그런데 주택 임대차시장에서 이들은 가장 큰 전세 매물 공급자이기도 하다. 자가 소유 비중이 50% 안팎인 우리나라에서 전세 물량의 90%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 공급한다. 이들 민간공급자의 대부분은 전세를 낀 주택 소유자들이다. 이들을 투기세력으로만 보고 말살 정책을 펴면 시장에 각종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임대차 3법 시행 후 전세 매물 실종과 전셋값 폭등 사태다. 현 정부의 대표적인 부동산정책 실패 사례이기도 하다.
  • 하루 6만 폭증에도 방역완화 띄운 정부… 현장선 “집단면역 바라나”

    하루 6만 폭증에도 방역완화 띄운 정부… 현장선 “집단면역 바라나”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출구를 찾는 초입에 들어섰다.” 다음달 하루 최대 27만명의 확진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일상회복을 다시 언급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은 풍토병(엔데믹)으로 자리잡는 초기 단계인 만큼 상황이 안정되면 일상회복을 다시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일상회복 전이라도 유행이 안정되면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완화할 방침이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22일 브리핑에서 “계속 낮은 치명률을 유지하고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최종적으로는 오미크론 대응도 다른 감염병과 같은 관리 체계로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미크론 유행은 단기적으로는 위기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한 번은 거쳐야 할 필연적인 과정”이라며 “중증과 사망 피해를 최소화하고 의료체계를 보존하면서 유행을 잘 넘긴다면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러나 현시점에서 지나친 낙관론은 경각심을 떨어뜨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며 중환자 대비 등 구체적인 보완책을 먼저 내놔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 움직임을 보면 자연 감염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려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확보한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중 실제로 운영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될지 점검해야 하는데, 정부는 남은 병상이 몇 개인지만 확인하고 있다”며 “인력·장비 부족으로 가동되지 않는 허수가 많다면 심각한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낙관적 언급은 재택치료 중이던 생후 7개월 영아와 50대 확진자가 숨지는 등 비극적 사례가 연이어 발생한 뒤 더 자주 나오고 있다. 국민의 불안을 희망적 메시지로 덮으려는 모양새다.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 증가세에 대해 “당연한 현상이라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가 불안에 대한 공감은커녕 현장 상황과도 동떨어진 메시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현장에선 재택치료자가 50만명에 육박해 의료기관과의 전화 연결조차 쉽지 않고, 고위험군인 요양병원·시설의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코로나19 응급환자 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경기 용인시 기흥보건소 소속 30대 여성 공무원이 과로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입원 치료를 받을 정도로 현장 인력의 ‘번아웃’ 문제가 심각하다. 인근 병원들이 영아 확진자 수용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박 반장은 “응급실에 코로나19 환자 격리 병상이 있더라도 소아과 전문의가 없는 경우 아이가 숨을 못 쉬고 청색증까지 보여 소생술이 불가하다는 의료기관이 몇 군데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응급 상황에서 이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불안 요인이다. 정부는 소아 우선배정 병상을 확보하고 코로나19 확진 임신부용 병상을 현재 82개에서 이달 2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 기초역학조사에서 파악된 임신부 확진자는 지난 15일까지 595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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