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한국의 선택] 방송3사 예측조사
KBS·MBC·SBS 등 지상파 방송 3사의 17대 총선 예측조사가 16대 총선에 이어 다시 표심을 정확히 짚어내는 데 실패했다.
KBS는 15일 오후 6시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의 투표 마감과 동시에 일제히 전화 및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열린우리당 142∼188석,한나라당 87∼129석,민주노동당 11석,민주당 7∼9석,자민련 3∼4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MBC도 ‘열린우리당 과반 확실’이란 문구와 함께 열린우리당 155∼171석,한나라당 101∼115석,민주노동당 9∼12석,민주당 7∼11석,자민련 3∼6석으로 예상했다.KBS와 공동으로 조사한 SBS는 열린우리당 157∼182석,한나라당 92∼114석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개표에 따른 의석수는 예측 평균치에 비해 열린우리당은 15석 안팎 줄고,반대로 한나라당은 10석 안팎 늘어난 결과를 보였다.특히 ‘경합’지역으로 분류한 선거구 10곳 이상이 1·2위가 바뀌었고,‘당선 확실’로 발표한 지역에서도 4∼5곳의 순위가 뒤집혔다.KBS는 비록 오차범위 내에 들기는 했지만 최초 예상치와 거의 20석의 차이를 보여 신뢰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MBC와 SBS는 그나마 오차범위에도 들지 못했다.SBS는 KBS와 함께 조사를 실시해 똑같은 자료를 건네받고도 ‘판정’을 잘못해 망신을 당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예측조사의 실패를 두고 조사의 정확성 부족과 보도기관의 성급함을 이유로 들고 있다.KBS 예측조사를 자문한 조성겸 충남대 교수는 “조사 설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서울·경기 외에 경상·전라지역까지 경합지역이 예상외로 늘어나 오차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지난 16대 총선 출구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야당 후보를 찍은 지지자들이 응답을 회피한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고 밝혔다.한 여론조사 관계자는 “방송사들이 6시 정각에 예측조사를 내보내다 보니 충분한 출구조사가 이뤄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면서 “1∼2% 정도 박빙의 차이를 보였던 지역의 1·2위가 뒤집힌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예측조사는 방송사마다 16대 총선 때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30억원 이상씩의 비용을 들였으나 실수를 만회하지 못했다. 한편 방송 3사는 2000년 16대 총선 당시 각각 20여곳의 선거구에서 당선자 예측을 잘못했고,모두 제1당을 한나라당이 아닌 민주당으로 예상해 망신을 당했다.
이영표기자 tomc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