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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초겨울 생각나는 ‘연탄시인’ 안도현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초겨울 생각나는 ‘연탄시인’ 안도현

    삼라만상이 침묵하고 쉬는 요즘이다. 잠시 추억의 창고 속으로 유영을 해본다. 어릴 적, 철부지 꼬마였다. 추운 겨울날, 내리는 눈이 마냥 좋아 동네 아이들과 연탄재를 발로 차며 놀았다. 그렇게 떠들며 정신없이 시간이 지나 어둠이 등을 떠밀었을 때야 겨우 집에 들어갔다. 몸은 어느새 꽁꽁 얼어버렸다. 기다리던 어머니는 야단 대신 얼음장처럼 찬 손을 어루만지며 “얘야, 연탄불에 고구마 올려놨다.”고 하셨다. 연탄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연탄 한 장은 어떤 보석보다 값지다. 그들에게 추위란 뼛속까지 에기에 연탄 한 장이 삶과 죽음을 갈라놓을 수도 있다. 불쑥 화두 하나 던져보자. 인생은 연탄이라고. 왜? 답을 구하려고 한 시인을 만난다. 그랬더니 돌아온 답이 눈을 비비게 한다.‘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 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것이라네, 온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누구에게 연탄 한장도 되지 못하였지,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네.’ 또 있다.‘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아, 느낌이 묵직하다! ‘연탄시인’으로 유명한 안도현(48)씨.‘연탄 한장’과 ‘너에게 묻는다’에 나오는 시구다. 낮은 목소리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삶의 구석진 진실을 조근조근 얘기해주기에 가슴 ‘찐하게’ 다가온다. 그는 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낙동강’과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으로 당선됐으니 올해로 문단 데뷔 27년을 맞는 셈. 문학 나이 서른을 바라보는 그가 요즘 동시세계에 푹 빠져 있다.1996년 ‘연어’ 이후 ‘어린 왕자’같은 어른을 위한 동화를 꾸준히 써왔고 얼마 전부터는 동시의 ‘맑음터치’로 독자들과 새롭게 만나고 있다.‘맨처음 마당가에 매화가 혼자서 꽃을 피우더니, 마을회관 앞에서 산수유나무가 노란 기침을 해댄다∼’(순서), 쾅쾅쾅쾅 뛰어가면, 그렇지, 일곱살짜리일 거야, 콩콩콩콩 뛰어가면, 그렇지, 네살짜리일 거야(위층아기) 등의 동시가 담긴 ‘나무잎사귀 뒤쪽마을’을 펴낸 데 이어 최근 ‘문학동네’에서 동시시리즈 발간 편집위원이 돼 동시 부흥에 앞장서고 있는 것. 전주에 살면서 행사 참석차 잠시 서울 온 그와 지난 주 만났다. ▶요즘에는 어떤 일로 바쁘신지요. “강연이 많습니다. 편한 마음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것은 좋은데 여기저기 불려다니느라…, 책 읽고 글 쓰는 일이 소홀해지고 있습니다. 용어 반복의 괴로움도 있고 한 달에 절반정도는 그렇게 살고 있지요.” ▶동시쪽으로 방향을 바꾸셨나요. “대학(우석대)에서 시와 동시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또 몇년 전부터 동시를 공부했고요. 같은 문학판 속에서도 아동문학이 약간 소외감 같은 걸 느끼는 것 같아요.(아동문학가들이)열심히 글을 쓰는데 선뜻 책을 내려는 출판사는 별로 없고, 가교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동시를 쓰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동시시리즈 편집위원인데 앞으로 어떤 결과가 이어지나요. “이번 주에 세 사람의 동시집이 출간되고,. 또 내년부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동시집이 나오게 됩니다. 기성 문학가들에게도 동시 쓰는 기회를 부여하고, 아동문학의 영역을 넓히는 역할이지요.” ▶시와 동시, 문학계에서는 구분을 짓는 것이 관행으로 돼 있습니다. “장르란 세월이 지나오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식사할 때 깍두기나 겉절이도 먹고 싶은 것처럼 다 같은 김치가 아니겠습니까. 굳이 시다 동시다 나눌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겨울이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시가 ‘연탄한장’과 ‘너에게 묻는다’인데 이 시를 쓸 당시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요. “이리중학교 국어교사로 있다가 해직됐던 1990년대 초반에 쓴 시입니다. 그때도 겨울이었습니다. 제가 교직에 있을 때 학생들에게 가을과 관련된 시를 써보라고 했지요. 다들 단풍, 귀뚜라미, 낙엽을 소재로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쓸쓸한 가을이면 연탄을 소재로 할 수도 있지 않으냐고 했어요. 그 생각이 나서 ‘연탄한장’을 썼습니다. 또 궁핍한 내 자신에게 질문과 채찍을 던지기 위해 ‘너에게 묻는다’를 쓰게 됐지요. 성찰의 기회를 갖기 위한 몸부림이라고나 할까요.” ▶어쨌거나 두 시는 ‘안도현’ 하면 떠오르는 대표성이 됐습니다. “본의 아니게 (출판계에서)선점하게 돼 영광스러운 일이지요. 사람들이 조금 더 연탄과 친해졌다면 고마운 일이고요. 겨울날 한번쯤 사람의 마음을 건드려주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연탄에 대한 추억이 있습니까. “많지요. 제가 13살 때 경북 안동에서 대구로 4촌형을 따라 이사해 자취방 생활을 했습니다. 연탄불에 고구마 구워먹고 라면 끓여 먹고 했지요. 물 데워 세수하고…, 결혼 이후까지 연탄생활을 했습니다.4촌형과 자취할 땐 연탄가스에 중독돼 죽을 뻔했던 적도 있지요. 또 빙판에 연탄재 뿌려 어린 아이들이 미끄러지지 않게 하는 이웃집 아저씨를 보면서 참 고마운 분이라는 추억도 있습니다.” ▶경북에서 태어나 호남으로 갔습니다. 까닭이 있었나요. “당시 원광대에서는 신춘문예에 등단했을 경우 4년 장학생의 혜택을 주었습니다. 윤흥길, 박범신, 양귀자 선생 등도 원광대 출신이지요. 이런 이유들이 저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습니다.” ▶1996년인가요, 교사직을 버리고 전업작가로 돌아섰습니다. 그때 밥 걱정이 안 되던가요. “당시 쓴 동화집 ‘연어’가 저를 부추겼습니다. 글만 써서도 살아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지요. 또 해직됐다가 복직했더니 (학교에)변한 것이 별로 없어 곤혹스럽게 한 부분도 있습니다. 뭔가 하나를 포기하자는 생각에 이르렀고 결국 교직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또 마흔 넘으면 안정기조를 택하기 때문에 결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고요.” ▶원래는 화가가 꿈이었지요. “중학교까지는 그랬습니다. 수채화 그리는 것을 아주 좋아했지요.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탐독한 책이라곤 만화가게에서 본 무협지와 몇 권의 소설뿐이었습니다. 고교 입학을 앞두고 친구집에 놀러갔다가 가지런히 꽂힌 삼중당 문고를 접하면서 독서에 빠졌지요. 고등학교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시인이 되려고 생각했습니다.” ▶첫시집이 ‘서울로 간 전봉준’입니다. 왜 하필이면 전봉준인가요. “대학 1학년 때 캠퍼스에서 새우깡 먹으면서 소주를 마시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계엄군에게 거의 죽도록 맞았습니다. 아무 이유가 없었지요. 그때만 해도 골방에서 낭만문학이나 생각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세상 밖으로 나왔다고나 할까요. 시와 역사의 관계를 생각했고 마침 사귀던 지금의 아내가 국사학과를 다녔습니다. 한국근현대사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그 책 뒤편에 서울로 압송되는 전봉준 사진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지요. 실패한 전봉준과 광주의 좌절이 오버랩됐습니다.” ▶동화집 ‘연어’는 100쇄가 넘었습니다. “13년째 매년 5만부 이상 팔리는 효자입니다. 국내를 떠나 타이완과 중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에서도 번역출간됐지요.” ▶시 쓰는 일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저에겐 삶의 자극입니다. 독자들한테는 따뜻한 라면국물이라고나 할까요. 쇠고기 국물이 아닌…, 또 문학하는 일은 연애하는 일과 비슷합니다. 삶을 집중시킬 수 있는 최대의 배려이기 때문이지요.” ▶시를 잘 쓰려면 어떻게 하면 됩니까. “우선 술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소주 100잔 마신 다음에 한 편의 시를 쓰고, 두번째는 연애를 많이 해야 돼요. 그래야 사물에 대한 감정이 생기거든요. 세번째는 시집 열권 정도 읽고 나서 시 한편을 써야 합니다. 시 쓰는 일은 단순한 기교가 아닌 세상 보는 눈입니다. 언어가 아니라 언어를 감싸는 정신의 힘이지요.” ▶앞으로 희망이 있다면. “빈둥거리며 사는 것입니다. 느림과 게으름의 시간을 갖고 나면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나겠지요.” 그러면서 강연 등 외부활동을 대폭 줄이겠다고 했다. 내년 초 발간될 ‘연어’ 속편의 원고를 마무리하고 나서 동시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덧붙인다. 다음 주에는 북한에 가서 장수군에서 제공한 사과나무를 심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평양에 다섯번 정도 다녀왔다는 그는 내년까지 10㏊ 면적에 1만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작업에 동참하고 있다. 존경하는 사람으로는 ‘적막강산’의 백석(1912~1995) 시인을 꼽았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안도현은 누구 1961년 경북 예천에서 4형제 중 맏이로 태어났다. 경북대 사범대 부속중학교와 대구 대건고를 졸업했다.1981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됐다. 원광대 국문학과를 나온 그는 1985년 2월 이리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하면서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1989년 8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직됐다.1994년 3월 전라북도 장수 산서고등학교로 복직됐으나 2년 뒤 교사직을 그만두고 전업작가로 돌아섰다. 현재는 우석대 문창과 교수로 있다.1996년 제1회 시와 시학 젊은 시인상,1998년 제13회 소월시문학상,2000년 원광문학상,2002년 제1회 노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주요 작품으로 ‘서울로 가는 전봉준’(1985),‘모닥불’(1989),‘그대에게 가고 싶다’(1991),‘외롭고 높고 쓸쓸한’(1994),‘그리운 여우’(1997),‘바닷가 우체국’(1999),‘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2001) 등의 시집과 ‘연어’(1996),‘짜장면’ 등 어른을 위한 동화집, 산문집 ‘외로울 때는 외로워하자’(1998), 동시집 ‘나무잎사귀 뒤쪽마을’(2007년) 등이 있다.
  • MBC 이흥우PD 제작노하우 ‘PD스쿨’ 출간

    한국의 방송은 포맷보다 PD를 더 주목한다. 방송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킬러 콘텐츠’의 80%는 다름 아닌 PD라는 것이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PD 의존도는 더 심하다. 같은 포맷인데도 어떤 PD가 하면 성공하고 어떤 PD가 하면 실패한다. 심지어 동일한 프로그램을 2명의 PD가 격주로 연출하는데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완성도와 시청률이 눈에 띄게 달라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 방송에서 PD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그렇다면 이렇듯 중요한 역할을 하는 PD란 누구인가.‘PD스쿨’은 이런 질문에 대한 해답을 담고 있다. 지은이 이흥우는 MBC 예능국의 현직 PD.18년 동안 방송 제작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를 들려준다.PD스쿨은 특히 한국 방송 상업의 패러다임 변화와 엔터테인먼트 시장의 현실을 예리한 시각으로 해부한 대중문화 분석서이기도 하다.PD지망생들에게 교과서 역할을 하고, 대중문화와 엔터테인먼트 산업 종사자들에게는 ‘어떤 콘텐츠가 방송에서 먹힐 수 있는가.’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아일보사 펴냄,1만 3000원.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30년 흑자 비법은 바로 무차입경영”

    “30년간 흑자를 내며 중소기업을 경영해온 비법은 ‘정도(正道) 경영’이었다.” 정석주(70) 양지실업 회장은 21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제30회 한국무역협회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무차입 경영을 원칙으로 삼고 합리적인 경영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장기 흑자경영 비결을 밝혔다. 정 회장은 1977년 자본금 1000만원으로 봉제완구를 수출하는 양지실업을 세운 이후 지난해 말까지 단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은 중소기업 경영의 귀재다. 정 회장의 흑자경영 비결은 지키기는 어렵지만 단순했다. 우선 무차입 원칙을 지켰다. 그는 다른 중소기업이 주거래은행에 개설하는 당좌예금도 만들지 않고 보통예금통장으로 거래했다. 평소 수십억원의 여유자금을 확보해 어려운 시기에도 자금난을 넘길 수 있었다. 정 회장은 “의심되는 거래를 트지 않는 성격이라 바이어가 조금만 이상해도 거래를 안 했다.”고 말할 정도로 위험관리에 철저했다. 구매 담당자와는 직거래 원칙을 고수했다. 또 수출시장과 제품을 다변화해 시장이나 제품주기에 기업경영이 흔들리지 않도록 관리했다. 정 회장은 최근 경제위기에 처한 경제인들에게 “만약 실적이 탄탄하고 제품이 미래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고 은행에서 1~2년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조달해 일시적인 금융위기를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품 경쟁력이 뒤떨어져 2~3년 뒤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면 기업을 정리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지난해 말 회사를 정리했다. 흑자 기업을 정리한 이유에도 그의 정도 원칙이 드러난다. 전문 경영인을 영입하려고 했는데 소유주가 경영하지 않으면 인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몸소 체험하고 아예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직원들에게는 전직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줬다. 길게는 1년간 월급을 주며 다른 일자리를 구하도록 주선했다. 퇴직금도 물론 지급했다. 그는 ‘30년 흑자경영’이라는 자신의 경영 노하우를 담은 책을 냈다. 이 책은 한때 교보문고 경영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기도 했다. 출간 이후 경제단체와 대학 강연요청이 줄을 잇고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오바마 싱크탱크 美진보센터 “한·미FTA 조건부 비준을”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싱크탱크로 부상한 미국진보센터(CAP)가 내년 초 출간할 정책제안서에서 자동차와 쇠고기에 대한 수출장벽 해소를 전제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선거기간 동안 오바마 당선인의 정책개발을 지원했던 CAP는 ‘미국을 위한 변화:제44대 대통령을 위한 진보 청사진’이라는 이름의 정책제안서에서 미국산 자동차와 쇠고기에 대한 수출 장벽 해소를 전제로 한·미 FTA 비준 방안을 제시했다고 워싱턴의 소식통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아이러 사피로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법률고문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국제경제정책특보를 지낸 리처드 새먼스는 경제정책 중 ‘변화하는 글로벌 도전에 대한 대응’이라는 소제목의 보고서에서 조지 부시 행정부가 체결한 한국과 콜롬비아, 파나마와의 FTA를 조건부로 비준할 것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러나 사피로 전 고문과 새먼스 전 특보는 한·미 FTA에 대한 전면적인 재협상을 요구할 것인지, 아니면 부속합의를 통해 FTA 내용 중 미국산 자동차와 쇠고기 관련 조항을 조정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보고서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오바마 당선인이 선거에서 노조의 표를 의식해 한·미FTA에 반대 입장을 보였으나 취임 뒤 입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희망섞인 주장을 내놓고 있지만, 오바마 당선인이 자신의 입장을 바꿔 CAP의 정책 권고를 수용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kmkim@seoul.co.kr
  • 신춘문예의 계절… 서울신문 역대 당선자 ‘천기누설’

    신춘문예의 계절… 서울신문 역대 당선자 ‘천기누설’

    신춘문예의 계절이 돌아왔다.신춘문예의 기능을 둘러싼 갖가지 비판에 머리로는 동의하고 고개를 주억거리게 되면서도 매번 늦가을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가슴은 하릴없이 벌렁댄다.첫사랑의 열병처럼 신춘문예 공고를 기다리고,자식처럼 소중한 작품을 누런 봉투에 넣어 보낸다.그리고는 한달 남짓,절대 다수는 새해 벽두부터 울분과 한숨으로 또다시 불면의 밤을 지새워야 한다.그러나 이상스럽게도 문학은 고통스러운 창작 과정 자체가 희열을 주는 마력적인 존재다.아직 늦지 않았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다음달 12일까지 소설,시,시조,평론,희곡,동화 분야의 작품을 받는다.이 길을 먼저 걸어간 선배들의 ‘천기누설’을 들어본다.   ●서울신문 신춘문예는 한국문단의 자양분   1950년 첫 해부터 김성한,오영수라는,장차 한국문학사에 한 획을 그은 거목을 배출했다.소설 ‘무명로’로 당선된 김성한은 이후 ‘바비도’,‘오분간’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이해 ‘머루’로 가작을 차지한 오영수는 ‘갯마을’,‘삼호강’ 등 작품을 썼다.1979년 타계한 뒤 ‘오영수 문학상’이 제정됐다.이후 이동하(1966년),손영목(1977년),임철우(1981년),한강(1994년),한동림(1995년),하성란(1996년) 등 시대의 복판을 가로지르는 소설가의 산실로 자리매김됐다.  시도 마찬가지다.소설과 동화,평론,희곡,미술,영화 등 경계를 초월한 예술 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제하(1956년)가 서울신문으로 등단했다.또 ‘겨울속에 봄이야기’로 당선된 박정만(1968년)은 ‘한수산 필화사건’의 고문 후유증으로 1988년 세상을 등졌지만,그의 시세계는 사후에 더욱 각광을 받았다.이수익(1963년),문효치(1966년),나태주(1971년),강태형(1981년),박남희(1997년) 시인도 모두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이다.이밖에 권성우(1987년),한기(1988년),하응백(1991년),김문주(2001년) 등 평단의 뉴 제너레이션으로 꼽히는 젊고 힘넘치는 평론가들을 배출했다.한국 문단의 소중한 자양분들이다.   ●‘왜,문학인가’라는 물음에 대답할 수 있는가  선배들이 한결 같이 신춘문예의 비법은 없다고 말한다.대신 ‘문학 그 자체의 희열과 고통을 즐기라.’는 것이다.  단편소설 ‘풀’로 당선된 하성란씨는 “처음에 글을 쓰게 될 때는 기성작가의 글에서 많은 도움을 받곤 하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도움을 받되 그것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독창적인 주제의식과 문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씨는 “심사위원을 맡을 경우 그런 기준으로 본다.”고 귀띔했다.또 하씨는 “최근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자들이 현장에 나와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보면 많은 준비가 되어 있는 것 같아 보기에 좋다.”고 말했다.  1997년 ‘폐차장 근처’로 시 부문에서 당선된 박남희씨는 신춘문예가 만능이 아님을 역설했다.박씨는 “등단이 모든 것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닌 만큼 신춘문예를 통해서 문학을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시가 좋기 때문에 시를 쓰고,도전하는 일이 좋기에 매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다보면 어느 순간 신춘문예 당선의 행운이 자연스럽게 자신을 찾아 올 것”이라고 충고했다.그는 “험난해보이는 관문이지만 끊임없이 도전하는 이에게 관대한 것이 또한 신춘문예”라고 도전자들의 의지를 북돋웠다.  최근 소설가 조세희씨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출간 30주년을 맞아 헌정문집 ‘침묵과 사랑’을 책임 편집한 권성우씨는 1997년 문학평론에 당선됐다.권씨는 “신춘문예 당선이 문학적 재능의 공식적 확인으로 통하는 등식은 이미 무너졌다.”고 단언했다.그는 “가벼운 대중 문화가 주류를 이루는 시대에 당신은 왜 문학을 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면서 “명료하게 답할 수 있을 만큼 치열하고 섬세한 자의식을 갖추지 못했다면 나의 문학이 습관적인 끄적거림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책꽂이]

    ●옛날 영화를 보러갔다(윤대녕 지음,문학동네 펴냄) ‘은어낚시통신’의 작가 윤대녕이 1994년 쓴 첫 장편소설을 재출간했다.두 소년과 한 소녀가 열일곱 살에서 정지되어 버린,그러나 몸은 암울하게 새겨 놓고 있는,그 기억을 15년이 지나 다시 복원해 나가는 과정이 그려진다.‘존재와 영원’ 등 윤대녕 작품 특유의 문제의식이 관통된 작품이다.휴대전화가 일상화되지 않은 과거의 아날로그적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고픈 이들에게도 유효할 것이다.1만원. ●앨리스네 집(황성희 지음,민음사 펴냄) ‘21세기 전망’ 동인인 황성희의 첫 시집이다.작품마다 여자로서 개인과 질곡의 역사가 씨줄과 날줄로 끊임없이 교차되어진다.어느 시에서는 아주 또렷한 얼굴을 하고 나타나는가 하면,또 어느 시에서는 의식의 흐름처럼 내용과 형식을 파괴하며 나타난다.다음 시집이 더욱 기대된다.7000원. ●신(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이세욱 옮김,열린책들 펴냄) 인류의 운명을 놓고 ‘신(神) 후보생’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게임이다.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독특한 소재와 놀라운 상상력을 펼쳐낸 베르베르는 3부작으로 이뤄진 ‘신’을 먼저 냈고,내년중 2부 ‘신들의 숨결’,3부 ‘신들의 미스터리’를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다.한국 독자들을 대상으로 베르베르가 직접 그린 펄쩍 뛰어오른 금붕어 그림과 인삿말이 책 첫 장에 있다.한국의 ‘베르베르 시장’이 크긴 큰 것 같다.1,2권 각 9800원.   ●쌍둥이별(My Sister´s Keeper)(조디 피콜트 지음,곽영미 옮김,이레 펴냄) 백혈병에 걸린 언니 케이트에게 제대혈,백혈구,줄기세포 등 모든 것을 주기 위해 ‘맞춤형 아기’로 태어난 셋째 안나가 열 세 살이 되면서 더이상 자신의 몸에 손대지말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부모에게 낸다.출간 당시 미국 내에서 윤리적 논란으로 핫 이슈가 됐고 각종 토론프로그램의 단골 주제로 등장했었다.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져 내년에 개봉된다.1만 3800원.
  • “정신력 있는 한 끝없이 작품 고쳐나갈 것”

    “4·19 직후 역사적 증언을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한여름 숨가쁘게 ‘광장’을 썼습니다. 이제는 좀더 심미적이고 전위적 미학을 추구하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죠.” 한국문학의 거목인 소설 ‘광장’(1960년)의 작가 최인훈(72)씨가 19일 자택 경기도 일산에서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나와 태평로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났다. 내년으로 등단 50주년을 맞는 그는 여전히 진지했고, 작가로서의 욕망에 충실하면서 유머감각을 잃지 않았다. 달변과 다변을 앞세운 지적 열망은 일흔이 넘은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그는 “광장은 신판이 나올 때마다 흐름에 지장이 없는 한 계속 고쳤다. 지금까지 여덟 번 개정·개작했다.”면서 “처음에는 역사에 대한 증언의 필요성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며 문학의 본령으로서 문학성을 보강하고픈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내 정신력이 있는 동안 단 한 글자라도 좋은 모습으로 후대에 남을 수 있도록 끝없이 고쳐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장’은 최씨가 불과 24세의 나이에 격정에 겨워 한달음에 써내려간 소설이다. 전쟁 포로로 남도, 북도 아닌 제3국을 택한 세계 전쟁사(史)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역사적 소재와 이데올로기의 틈바구니에서 고뇌하던 지식인 화자를 등장시킨 이 작품은 동료, 후배 문인들로부터 ‘한국 최고의 소설’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생활인으로서, 또 누군가의 자식으로서 회한이 있었다. 서울대 법대를 다니던 최씨는 4학년 때이던 1955년 ‘운명의 장난’으로 졸업하지 못했다. 최씨는 “꼬박꼬박 학비 대주던 부모님의 가슴이 무너져 내렸을 것”이라면서 “나 역시 이 나이 먹도록 세계관이나 종교가 없어서 후회스러운 것이 아니라 그런 모습으로 부모에게 고뇌를 안긴 점이 후회된다.”고 털어놓았다. 대학졸업장이 없어 또 한번 곡절을 겪은 뒤 1977년 서울예대 교수로 부임한 그는 “꼬박꼬박 월급을 받으면서 인간적으로 구원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이런 안정적인 모습을 부모님도 느끼게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현재 미국에 있는 그의 아버지(96)는 2004년 한국을 찾았을 때 아들이 ‘자랑스러운 서울대 법대인’으로 뽑힌 현장을 보고 가셨단다. 1980년 모두 12권으로 ‘최인훈 전집’을 낸 ‘문학과 지성사’는 그의 등단 반세기를 기념해 최근작인 ‘바다의 편지’(2003년),‘화두’(1994년)와 산문집 ‘길에 관한 명상’(1989년) 등을 묶어 15권으로 신판 ‘최인훈 전집’을 발간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일단 1차분 5권을 냈고, 내년 상반기 완간한다. 간담회 말미에 노(老)작가는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독자들에게 ‘퀴즈’를 하나 던졌다. “이번에 전집 출간을 준비하며 딱 한 단어를 고쳤어요.(무엇이냐고 기자들이 내처 물었다.) 미리 말하면 재미없죠. 심심풀이로 비교해서 읽으며 찾아보세요. 한 부라도 더 팔아야 하잖아요?”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가부장제에 짓눌린 여성 그렸죠”

    “그 동안 아랍권과 한국의 문학 교류는 극히 적었습니다. 경제, 정치분야 교류만이 아닌 양쪽 문인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기를 바랍니다.” 아랍권에서 가장 촉망받는 여성 작가인 이집트의 살와 바크르(59)가 자신의 첫 장편소설이자 대표작인 ‘황금마차는 하늘로 오르지 않는다(김능우 옮김, 아시아 펴냄)’의 한국어판 출간을 기념해 한국을 찾았다. 지난해 11월 전주에서 열린 아시아-아프리카 문학페스티벌 참석 이후 1년 만이다. 그는 18일 오전 한국외국어대 교수회관에서 열리는 ‘제1회 한국-아랍 문학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17일 서울 인사동 한 찻집에서 기자들과 만난 바크르는 “소외받는 여성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한국과 아랍의 문인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면서도 “남성들 역시 여성의 적이 아닌, 가부장제의 또다른 피해자인 만큼 함께 해방되어야 할 대상이자 주체”라고 폭넓은 인간 소외를 말했다. ‘황금마차’는 아랍의 가부장적 문화에 정면으로 맞서는 일종의 르포 소설이자 페미니즘 소설. 교육과 경제, 복지는 물론, 일상 속에서도 주변부로 밀려난 이집트 여성들의 적나라한 삶을, 이집트 방언 등 생생한 일상의 언어로 표현하며 그들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자매애의 중요성’을 곳곳에 흩뿌려놓았다. 바크르는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아랍권의 핵심적인 금기와 맞설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종교, 정치, 그리고 성(性·gender)…. 젊은 시절 노동운동에 참여하다 구속된 적이 있는 바크르는 적지 않은 탄압을 받아야 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벌교 ‘태백산맥 문학관’ 21일 문연다

    작가 조정래가 ‘태백산맥’에서 주무대로 삼은 전남 보성군 벌교읍에 ‘태백산맥 문학관’이 지어졌다. 이 대하소설의 완간 20주년을 맞아 21일 문을 여는 문학관에는 작가의 육필 원고와 취재수첩 등 작가와 작품에 관련된 623점의 자료가 전시된다. 제 1전시실에는 소설의 탄생 과정과 출간 이후 언론보도 등이 전시되고, 제 2전시실에는 작가의 방·문학사랑방·작가집필실이 들어서는 등 모두 마당으로 꾸며진다. 개관식에는 프랑스어판 번역자인 조르주 지겔메이어를 비롯해 문학, 건축, 출판, 미술, 언론 등 각계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다. 태백산맥 문학관은 전북 김제의 ‘아리랑 문학관’에 이어 작가 조씨를 기리는 두 번째 문학관이다.‘태백산맥’이 관통하는 시대정신인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북향으로 지어졌다. 또한 문학관 벽면에는 백두대간·지리산·독도 등 역사의 생채기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우리 국토를 형상화한, 길이 81m 높이 8m의 국내 최대 규모 자연석 벽화가 제작돼 눈길을 끌게 된다. 1983년 9월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해 1989년 10월 완간된 ‘태백산맥’은 해방 직후 혼란기 속에 남한 단정 수립 직후 발생한 제주도 4·3항쟁, 여순사건으로부터 한국전쟁과 휴전, 빨치산 활동까지 5~6년 사이를 다룬 작품이다. 격동의 역사 속에 얽혀 있는 개개 인물들의 구체성에 눈 돌리지 않는 치열함과 분단의 원인과 배경에 대한 역사적 고찰 등 시대에 대한 긴 호흡이 담겨지며 전후 분단 문학의 최고봉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700만부가 넘게 팔린 스테디셀러이자 베스트셀러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코끼리와 표범이 친구”…현대판 ‘정글북’ 소녀

    동화 ‘정글북’의 주인공 모글리처럼 야생동물과 색다른 우정을 나눈 소녀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여대생 티피 드그레(18)는 우유를 채 떼지 않았던 2살 때부터 사진작가인 아버지 실비 로버트를 따라 10년이 넘는 시간의 대부분을 야생에서 보냈다. 어린시절 티피는 졸릴 땐 새끼사자 옆에서 낮잠을 자고 심심할 땐 자신 보다 몇 곱절 더 큰 코끼리들의 목마를 타고 놀았다. 아버지 로버트는 그동안 야생에서 촬영한 티피의 수천 장의 사진 중 100여장을 추려 ‘티피;마이북오브 아프리카’란 책을 최근 출간했다. 로버트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동물과 교감을 나눴던 티피는 동물이 무엇을 말하는 지를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사진은 아름다움을 넘어 신비로움을 자아낸다.”고 설명했다. 야생동물이 위험하지는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리 티피가 동물들의 친구라 해도 완전히 안심할 수가 없어 늘 가까이에서 티피의 모습을 지켜봤다.”며 “하지만 정작 티피 자신은 동물들을 100% 신뢰했으며 그동안 위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티피는 파리에 위치한 한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나미비아로 돌아가 외교관으로 활동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행정 아이디어 산실 노원

    행정 아이디어 산실 노원

    노원구의 행정 아이디어가 정부와 서울시 정책에 잇따라 반영돼 눈길을 끈다. 12일 노원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 2년간 전직원의 ‘1인 1창의제’를 통해 시민들의 불편 사례와 개선 방안 2025건을 발굴했다. 이를 시민단체인 희망제작소와 함께 최종 과제로 선정해 ‘구청씨’, ‘구청씨 생각대로 큐’라는 책을 연이어 출간했다. 놀랍게도 이 책에서 주장된 많은 행정 제안들이 입법화되는 등 결실을 보고 있다.‘구청씨’ 시리즈에 수록된 130건의 제도개선 아이디어 가운데 19건이 처리됐다.89건이 추진 중이며,22건은 정책으로 건의됐다. 주목할 만한 점은 아이디어 상당수가 강남·북 자치구의 재정 불균형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재산세 50% 공동 과세이다. 구는 공동 재산세 도입을 위한 설명회와 공청회, 기자회견 및 장·차관과의 면담, 국회의원과의 연대 등을 통해 공론화하는데 성공했다. 그 결과 지난해 7월 지방세법이 개정돼 재산세 수입 격차가 대폭 줄었다. 강북구와 도봉구, 중랑구 등은 해마다 150억원 이상의 수입을 더 올리게 됐다. 또 지자체의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해 ‘복지분담비 차등 보조금제’도 제안했다. 정부는 ‘보조금의 예산 및 관리에 관한 법률시행령’ 개정을 통해 서울 7개 구청의 분담률을 25%에서 12%로 줄였다. 노원구는 한 해 150억원 이상의 추가 재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조정교부금 관련 조례 역시 구가 서울시에 건의해 13년 만에 법안이 손질됐다. 앞으로는 조정교부금 기준이 변경돼 학교와 자동차, 유동 인구, 노인, 유아 등의 새로운 기준에 따라 교부될 예정이다. 자산가치 차이로 발생하는 지방세 수입의 격차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시세 징수 교부금을 산정할 때에 현행 징수 금액뿐 아니라 징수 건수도 기준이 되도록 요청했다. 현재 구가 건의한 시세징수교부금 개선 방안을 정부와 서울시가 논의하고 있다. 법이 바뀌면 강북구, 도봉구, 중랑구 등 강북지역의 자치구는 매년 50억원 이상의 수입을 갖는다. 천차만별인 자치구별 출산양육 지원금도 이의를 제기했다. 강남·서초구는 둘째아이에게 50만원, 셋째아이는 100만원, 넷째아이에게는 300만원(강남구)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노원구는 둘째아이에게 5만원, 서대문구는 10만원을 주고 있다. 은평과 마포 등 5개 구는 아예 없다. 구는 이같은 차별적 요소를 없애기 위해 서울시와 여성가족부에 이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다. 지난 9월에는 주민 5400여명의 서명이 담긴 청원서를 국가권익위원회와 보건복지가족부에 제출했다. 이노근 구청장은 “직원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사회 어젠다’로 만들어 서울시의 균형 발전과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백지숙의 미술산책] 미래를 향하는 ‘말나무’

    [백지숙의 미술산책] 미래를 향하는 ‘말나무’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앞에는 ‘예술은 삶을 예술보다 더 흥미롭게 하는 것’이라는 글자들이 매달려 있는 설치물이 하나 서 있다.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출범을 기념하며 작가 홍승혜가, 로베르 필리우(Robert Filliou)의 말을 인용하여 만든 작품이다. 간단한 타이포그래피와 최소한의 색상을 조합해서 만든 이 ‘말나무’는, 대학로의 시끌벅적하고 요란한 간판들의 기세에 눌려서 그 기념비성이 잘 부각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도 그 앞을 지나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리드미컬하게 한글이 배치되어 있는 이 말나무를 보고, 읽으면서, 이런저런 의견들을 이야기하고, 종종 블로그에 적어놓기도 하니, 이 ‘겸손한’ 기념비는 나름의 소통방식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로베르 필리우는 1960~1970년대 국제적인 예술가 네트워크였던 플럭서스 운동에 참여했던 작가이자 시인, 영화감독이다. 예술과 삶, 사회, 정치의 관계에 대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하고, 억압적 관행과 지루한 상식에 도발하며, 어쩔 수 없는 한계들까지 돌파하려고 했던, 전방위적 전위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국적은 시인이고 직업은 프랑스인이라고 했다는 말에서 드러나듯이, 국적개념으로 대표되는 예술의 제도화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을 던지면서 생애 내내 어느 한 지점에 속박되어 있길 거부했다고 한다. 필리우는 이런 말도 했다고 한다.“당신이 무언가를 만들 때 그것은 예술이고, 완성했을 때 그것은 비예술(nonart)이며, 전시할 때 그것은 반예술(antiart)이다.” 로베르 필리우의 말을 인용해서 말나무를 만들고 이를 아티스트 북으로도 출간(말나무- 보이지 않는 기하학,2006, 스펙터 프레스)했던 홍승혜가 개인전(17일까지, 조선일보미술관)을 열고 있다.2007년도에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했던 것을 기념하여 한해 뒤에 여는 전시회로, 결과적으로 하나의 전시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이는 작품이 완성된 것도 완성된 작품이 전시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비예술도 반예술도 아니다. 전시장 안에는 여느 시상식장처럼 단상과 의자들이 도열해 있고 벽에는 행사를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다. 오프닝 리셉션이 펼쳐졌던 한쪽 방에는 케이터링 업체의 로고와 당일 행사의 흔적인 일회용품 폐기물들이 남아 있다. 모르긴 해도 시상식과 오프닝을 겸했던 당일 저녁에는, 작품이 어디 있는 거야? 이게 다야? 라는 소리가 관람자들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왔을 것이다. 홍승혜는 필리우의 말을 따라, 지금 여기서 관객인 당신이 작품을 만들고 있는 중입니다, 라고 속으로 답하지 않았을까? 그렇게 상상해본다. 어쨌든, 나는 홍승혜의 말나무 기념비가 겸손해 보이는 것은 그것의 크기나 재료 등의 외형 때문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그것이 속해 있는 시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보통의 기념비들이 이미 이루어낸 것, 특히 기관이나 제도의 성과와 리더의 치적을 기억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과거에 속한다면, 홍승혜의 말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서 어느 날인가는 그렇게 되기를 기원한다는, 미래 시제에 속하는 것이다. 단연코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여전히 삶이 예술보다 훨씬 더 무지막지하게 흥미롭다?! (아르코미술관장)
  • [문화플러스] ‘한국 모노크롬 화가’ 책 출간

    예술 서적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출판사 애술린(ASSOULINE)이 한국의 모노크롬 화가 9명을 조명한 책을 최근 출간했다. 영문판인 책의 제목은 ‘The Color of Nature, Monochrome Art in Korea’(자연의 색, 한국의 모노크롬 예술). 한국 모노크롬 회화를 개척해온 김창열, 박서보, 하종현, 정창섭, 최명영, 서승원, 이강소, 김태호, 이승조 등 9명의 작품세계를 200여쪽에 걸쳐 다뤘다. 출간을 기념해 관훈동 노화랑은 25일까지 이들의 작품을 전시한다.(02)732-3558.
  • “6·15 회담장 들어가는 남편의 등이 그렇게 쓸쓸”

    “6·15 회담장 들어가는 남편의 등이 그렇게 쓸쓸”

    “6·15 정상회담 선언문을 쓰려고 밤늦게 회담장으로 돌아가는 남편의 등, 그렇게 쓸쓸할 수 없었다.” 이희호 여사가 평생 잊지 못하는 남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모습이다.9일 발간한 자서전 ‘동행’에서다. 이 여사는 자신의 87년 생애와 김 전 대통령과 살아온 47년의 세월을 자서전에 고스란히 담았다. ●고난과 영광의 87년 세월 고스란히 적어도 한국 정치사에서 ‘이희호’라는 이름은 고학력에 여성운동가라는 자기 정체성을 가진 퍼스트레이디로 통했다. 이 여사의 삶을 돌아보면 국가 최고 통치권자의 내조자에 머무르지 않았던 영부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본인 스스로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지만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 직원 가운데 호남사람과 기독교 신자는 단 한사람도 없었다고 한다. 한 측근은 ‘조용한 기독교인’이었다고 전했다. 삶의 원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40년대 해방의 역사부터 유신체제,6월 민주항쟁, 민주세력의 집권까지 이 여사가 써내려간 질곡의 세월은 한국 현대 정치사의 또 다른 기록으로 평가되고 있다. 자서전에는 ‘김대중 납치 사건’, ‘3·1 민주구국선언문 사건’, ‘김대중 내란 음모 사건’의 뒷얘기도 담겨 있다. 암울했던 현대사 한 자락 한 자락마다 김 전 대통령의 평생 동지이자 동반자로서 애환을 느낄 수 있다. 부제 ‘고난과 영광의 회전무대’는 김 전 대통령이 손수 붙였다고 한다. 부부의 일상적인 내면을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 “대식가로 오해받는 건 군것질을 좋아하는 탓이다. 떡과 사탕을 즐겨 먹고, 여름에는 아이스바를 자주 먹는다. 청와대에서도 직원들이 사오는 붕어빵을 아주 좋아했다.”고 소개했다. 퇴임 후 김 전 대통령의 변화에 대해선 “미국 망명 시절에는 자동차 옆자리에 내가 없어도 모른 채 떠나버릴 정도였는데, 퇴임 이후엔 내가 어딜 가면 사고를 당할까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이 여사가 고집이 세고 드세다는 항간의 평가를 뒤돌아보게 하는 구절도 있다.‘정적(政敵)’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사망 이후 홀로 남겨진 3남매를 보며 “한번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마음 아프다.”고 밝힌 대목에선 모성애가 느껴진다. ●계훈제·육영수·전두환과의 일화도 이 여사는 자서전을 통해 계훈제 선생과 김활란 박사, 육영수 여사, 전두환 전 대통령, 김정일 국방위원장, 힐러리 클린턴 미 상원의원 등에 대한 일화도 소개했다. 특히 힐러리 의원을 만났을 때 “첫 만남에서 단순히 퍼스트레이디로 머물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대단한 카리스마가 느껴졌다.”고 이 여사는 회고했다. 이 여사의 자서전 출판기념회는 11일 오후 4시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아내가 결혼했다’, 드라마로 어떻게 그려질까?

    ‘아내가 결혼했다’, 드라마로 어떻게 그려질까?

    김주혁ㆍ손예진 주연의 ‘아내가 결혼했다’가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도 제작된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제작사 관계자는 “‘아내가 결혼했다’가 드라마로 리메이크 될 것”이라며 “방송사 편성이나 캐스팅 문제 등 세부적인 사항은 확정되지 않았고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아내가 결혼했다’의 드라마 제작소식이 전해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소설- 출간 석 달 만에 11만부, 현재까지 40만 부 이상 판매 제 2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박현욱 작가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이중 결혼을 선언한 아내와 그것을 수용할 수 밖에 없는 남편의 심리를 절묘하게 결합시킨 신선한 내용으로 발간 당시부터 숱한 논란과 이슈를 불러모았다. 출간 석 달 만에 11만부를 돌파했고 현재까지 4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꾸준히 올리며 사랑을 받고 있다.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재로 뜨거운 반응과 지지를 이끌어낸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는 원작의 재미를 바탕으로 영화로 재탄생 됐다. # 영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개봉 10일 만에 100만 돌파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지난 10월 23일 개봉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는 가 하면 개봉 10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2주 연속 막강한 외화들을 제치고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한국영화의 불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파격적인 소재답게 배우들의 적나라한 대사와 손예진의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노출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 파격적인 설정, 드라마로 어떻게 그려질까? 이처럼 영화 흥행에 힘입어 드라마 제작 소식에 과연 안방극장에서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이 커져가고 있다. 영화 속 파격적인 설정과 적나라한 대사로 청소년 관람 불가 판정을 받은 만큼 드라마 속에서 배우들의 대사나 설정이 어떻게 표현될 지 논란이 예상된다. 과연 ‘아내가 결혼했다’가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에게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사진= ‘아내가 결혼했다’ 서울신문NTN 정유진 기자 jung3223@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경계 허문 고대~근대 中·日 문화체험기

    ‘동아시아 역사속의 여행(전2권)’(김선민 외 지음, 산처럼 펴냄)은 고대부터 근대까지 동아시아를 무대로 펼쳐졌던 다양한 형태의 ‘여행’에 초점을 맞춰 역사를 재구성한 책이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동아시아연구실이 2004년부터 2년간 추진한 프로젝트인 ‘동아시아의 공간체험과 타자인식-여행, 정보, 네트워크의 문화사’의 결과물을 2권에 나눠 실었다. 저자들은 고대 중국 사마천의 남방여행부터 당대(唐代) 문인들의 만유(漫遊)적 여행, 일본 에도시대의 여행환경, 메이지 관료의 유럽여행 등을 통해 동아시아 여행사의 궤적을 쫓는다. 흥미로운 점은 여행을 “경계를 넘어 타자와 대면하고 타자인식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변화시키는 문화적 공간체험”이란 광의의 개념으로 파악해 경계 넘기, 정보와 교류, 네트워크, 정체성의 네 가지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것이다. 1부 ‘경계 넘기’에 수록된 김종섭 서울시립대 교수의 ‘당대 문인여행의 의미와 경계인식’은 당말 문인들 사이에 새로운 세계로서 서역 여행이 유행하고, 이를 통해 당과 이역(異域)을 구분짓는 경계의식을 갖게 됐다고 분석한다. 2부 ‘정보·교류’에 실린 방광석 고려대 교수의 ‘메이지 관료의 유럽 지식순례’는 19세기 말 일본에서 서구 문물 수용 차원에서 이뤄진 메이지 유신 관료들의 잇따른 유럽행을 조명한다. 박경석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은 3부 ‘네트워크’에 실린 ‘민국시 상하이 우성여행단과 레저여행’에서 1930년대 상하이에 등장한 여행전문단체들 가운데 중·상류층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던 ‘우성여행단’의 사례를 통해 내셔널리즘에 경도되지 않은 중상류층의 일상을 살피는 한편 여행을 산업네트워크적 측면에서 분석한다. 사마천의 타자인식을 조명하면서 그의 여행을 “변방을 알기 위한 여행이라기보다는 자기를 확신하기 위한 여행”이라고 규정한 김유철 연세대 교수의 ‘사마천의 남방여행과 천하인식’은 4부 ‘정체성’에 실렸다.1·2권에 수록된 글은 총 21편이다. 연구를 이끈 임성모 교수는 서문에서 “이번에 출간된 2권의 책은 중국과 일본의 역사적 여행에 집중했다.”며 “현재 편집작업 중인 3권에는 한국 등의 여행 경험을 담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각권 2만 8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어린이 책] 부패·부조리·이기심 맵짜게 풍자

    유머와 기지로 중무장한 우화집 한 권이 멀리 터키에서 날아왔다.‘개가 남긴 한 마디’(아지즈 네신 지음, 이난아 옮김, 이종균 그림, 푸른숲 펴냄)에는 다양한 세상풍경을 맵짠 풍자정신으로 은유한 우화 15편이 묶였다. 지은이 아지즈 네신은 이미 국내에 엄마팬층을 거느린 인기작가.‘당나귀는 당나귀답게’를 재미있고 유익하게 읽은 어린이들이 많다. 이번 책 역시 시대와 국경에 제한되지 않은 보편적 주제들을 동원했다. 부패한 관료, 부조리한 사회구조, 이기심으로 가득한 인물 군상이 엎치락뒤치락 이야기를 엮는다. 표제작은 탐욕에 눈먼 관료를 조롱하는 우화다.14년 동안이나 함께 살았던 개가 죽자 장례식을 성대히 치러준 남자. 개의 장례는 율법에 어긋나는 일이어서 남자는 재판관 앞에 끌려간다. 큰 벌을 내리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재판관을 달랠 길이 없을까. 죽은 개가 재판관 앞으로 금화 500냥을 남겼노라고 얼떨결에 거짓말을 둘러댄다. 그러자 돌연 태도를 바꾼 재판관의 말.“고인이 무슨 말을 더 남겼나요? 제발 하나하나 다 읊어 주시오. 고인의 유언을 모조리 실행합시다.” 이 말고도 이야기들의 주제어는 여럿이다. 어처구니없고 살벌한 정책을 버젓이 추진하는 정치가들, 양치기의 핍박을 견디다 못해 결국 늑대가 돼버린 어린 양, 잘못된 일은 모두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는 비양심적인 사람들···. 어린이들에게 우화는 주제를 에둘러 넘겨짚는 힘을 키워 준다는 데에 큰 매력이 있다. 터키에서는 1958년 첫 출간된 아동 ‘고전’이다. 초등생.89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여행ㆍ레저 단신]

    # 놀이공원은 벌써 크리스마스▲에버랜드는 7일부터 49일 동안 ‘크리스마스 판타지’축제를 연다. 총 270그루의 화이트 트리와 오브제를 매치한 ‘화이트 매직 가든’과 ‘산타 빌리지’ 등이 이색 볼거리.34팀의 성가대가 참여하는 ‘캐럴음악제’가 매일 펼쳐지고,‘크리스마스 퍼레이드’와 뮤지컬 ‘산타 익스프레스’ 등이 관람객을 맞는다.수 십만 개의 전구에서 화려한 빛이 쏟아지는 매직가든도 놓쳐서는 안될 구경거리.(031)320-5000. ▲롯데월드는 8일부터 ‘해피 크리스마스 대축제’를 연다. 꿈 속에서나 봤을 법한 크리스마스를 하얀 눈과 반짝이는 빛 장식들로 포근하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정문 앞 300m 거리는 수백 만개의 꼬마 전구들이 밝게 빛나고, 공원 내 시설들은 크리스마스 장식들로 보강됐다.‘해피 크리스마스 퍼레이드’와 마술, 서커스 등이 가미된 ‘신데렐라의 크리스마스 파티’ 등 볼거리도 가득하다.(02)411-2000. ▲서울랜드는 15일부터 동화 세상으로 떠나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진행한다. 정문을 들어서면 쿠키맨과 펭귄 등 동화 속 캐릭터들이 함께 하는 동화 나라가 펼쳐진다. 산타클로스 복장의 공연단이 사진촬영 도우미로 나서고, 동문지역에는 새단장한 눈꽃 세상이 펼쳐진다. 신비한 마임쇼와 댄스가 함께하는 ‘스노웜’ 등 특별 공연도 마련했다.(02)509-6000. # 특별한 아시아 크루즈 두 가지 크루즈선사인 오세아니아의 노티카호가 2009년 한국에 처음으로 기항한다. 크루즈 전문여행사 클럽토마스는 노티카호 기항에 맞춰 아시아 크루즈 상품 두 가지를 출시했다. 모두 인천을 기항하는 것이 특징.16일짜리 상품의 가격은 준 스위트 기준 1199만원,23일은 1620만원이다. # 서울의 레스토랑 2009년 판 출간 리본 숫자로 국내 레스토랑 수준을 평가하는 블루리본 서베이가 네 번째 평가 보고서 ‘서울의 레스토랑’ 2009년 판을 출간했다.리본을 받는 레스토랑의 숫자가 2008년 판에 비해 15% 정도 감소한 가운데 최고의 레스토랑 24곳 등 약 120개의 레스토랑을 선정했다.
  • 초교파 개신교 잡지 ‘기독교 사상’ 600호 발행

    초교파 개신교 잡지 ‘기독교 사상’ 600호 발행

    지난 1950∼70년대 서슬퍼런 개발독재 시절 사상계와 함께 한국사회 지성들의 목소리를 여과없이 담아내던 대표적인 진보잡지 ‘기독교사상’이 12월호로 지령 600호를 맞는다.1957년 창간된 ‘기독교사상’은 한국의 격동기를 관통하며 끊임없이 압제와 맞서 논조를 굽히지 않았던 지성인들의 대표적인 애독지. 당대 이름을 날렸던 학계, 기독교계의 인물들은 “당시 사상계와 기독교사상을 보지 않으면 대화의 축에 낄 수 없었다.“는 말을 서슴없이 전한다. ●격동기 맞선 진보 잡지… 사회·교회 가교 역할 기독교사상은 비록 5000부를 찍는 작은 잡지로 출발했지만 개신교계 초교파 잡지로는 가장 오래된 잡지. 도시빈민 사목으로 주목받았던 박형규 목사가 초대 편집주간을 지낸 데 이어 서울대 해직 교수인 한완상 전 부총리도 편집주간을 맡았었다. 재갈 물린 언론들이 쉽게 다루지 못한,‘전환시대의 논리’ 저자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글을 실었던 잡지로도 유명하다. 이런 논조와 통로 역할로 겪은 수난도 부지기수. 5·16쿠데타에 즈음해선 ‘혁명반대론’ 관련 글에 대한 수정 협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1975년에는 반유신적 입장 탓에 긴급조치 9호를 위반했다는 명목으로 판매금지를 당했다. 특히 1982년 제5공화국 시절 ‘한국선교 100주년 기념호’를 통해 북한선교를 다뤄 6개월간 책을 내지 못하기도 했다. 사회와 교회의 통로 못지않게 진취적인 신학 소개도 개신교계에선 독보적이었던 잡지. 기독교의 비종교화, 세속화 신학, 해방신학, 여성신학 같은 신학 논쟁이 활발하게 이어졌고 토착화 신학과 민중신학을 결정적으로 태동시킨 매체로 꼽힌다. 최근 한국교회의 이른바 ‘대표 목회자’로 불리는 목사들의 설교에 메스를 댄 정용섭 목사의 설교비평을 연재, 책으로 출간한 것은 우리 개신교계 강단 설교의 새로운 비평 영역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념 강연회·학술대회 잇달아 개최 기독교사상 600호 발행을 기념하는 강연회와 학술대회가 잇따를 전망. 먼저 11일 오후 2시 서울 감신대 웨슬리채플에서는 미국 텍사스 베일러대학의 유대학자 마크 엘리스 교수를 초청해 ‘불안과 위기의 시대와 하나님에 대한 물음’ 주제의 강연회를 연다. 엘리스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의 생존권과 인권을 박탈하는 현실을 비판하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의 평화로운 연대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 9일 오후 4시 서울 장충동 경동교회에선 이화여대 정진홍 석좌교수를 초청하는 ‘혼란의 시대, 종교는 무엇을 할 것인가’ 주제의 기념강연회가 있다. ‘기독교사상’ 발행인 정지강 목사는 “한국의 많은 기독교인들은 교회의 틀에 갇힌 채 사회현상을 직시하지 못한 탓에 사회의 지탄을 받기 일쑤인 만큼 ‘기독교사상’은 아직도 할 일이 많다.”면서 “교회와 사회의 다리 역할을 중시했던 초기 ‘기독교사상’의 불씨를 계속 살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중화주의 확산 노리는 중국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중화주의 확산 노리는 중국

    경제력·군사력 등 이른바 눈에 보이는 힘을 뜻하는 ‘하드파워’는 충족됐지만, 문화·규범·질서의식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 시스템의 힘인 ‘소프트파워’는 아직도 이들 나라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아시아권에서조차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보다 경제규모가 작은 싱가포르나 홍콩만한 대우도 받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파워 경쟁에서 뒤지다보니 국가의 브랜드가치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우리가 가진 위상에 걸맞은 대우를 받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소프트파워를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 사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지역들인 미국, 중국, 유럽에서 조망한 한국 소프트파워의 현실을 소개하고 국가브랜드 강화를 위한 한국의 소프트파워 발전전략을 살펴봤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베이징 등 중국 곳곳에서 만난 중국인들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경제 문제 때문에 빛이 가렸지만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의 ‘부흥‘을 선언한 것에 고무된 표정들이었다. 그들을 상대로 중화주의의 세계화 등을 질문해봤다. 대부분 손사래를 쳤다. 대신 ‘차이다치추’(財大氣粗)라는 말을 사용했다. 중국 말로 ‘차이다치추’는 돈이 많아지면 목소리도 커진다는 뜻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전세계를 향해 이제야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국·일본 등 한자문화권의 편입을 포함한 대(大)중화주의의 확산 우려 등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했다. 과연 그럴까. ●민족 부흥시기 유물 전시회 대거 열려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서쪽 방향으로 푸싱먼다지에(復興門大街) 못미쳐 위치한 서우두(首都)박물관.7월29일부터 시작된 ‘중국 기억-5000년 문명귀보전’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7일 이곳을 찾았다. 올림픽을 계기로 중국문화의 진수를 보여준다며 전국 55개 박물관에서 최고의 국보급 문화재 169점을 골라와 전시하고 있었다. 중국이 자랑하는 진시황 병마용부터 수천개의 옥(玉) 조각으로 만든 옥편수의, 복희여의도 등 5000년 중국 문화의 진수를 보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박물관측은 “지금은 막바지여서 한산한 편”이라면서 “전시 초기에는 하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시간 단위로 입장객을 제한했다.”고 귀띔했다. 최소한 300만명 이상이 전시회를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 시민 왕밍(王明·43)은 “열살 된 아들에게 중국 문화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마지막날 짬을 내 찾아왔다.”며 “이런 기회는 베이징에서도 흔치 않다.”고 말했다. 중국 곳곳에서는 지난해 이후 이처럼 중국의 자존심을 고취하는 전시회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가을 17대 전국인민대표대회를 전후해 베이징 군사박물관에서 열린 ‘부흥의 길’(復興之路) 전시회에는 발디딜 틈 없이 관람객이 몰려 연일 중국중앙방송국(CCTV) 주요 뉴스로 보도됐다. 제국주의 열강에 완패한 역사를 딛고, 공산혁명과 개혁개방을 통해 부흥을 도모한 중국 근현대사를 되돌아보는 이 전시회는 사실상 내부에 자긍심을 불어넣는 동시에 세계를 향한 중국의 포효였던 셈이다. ●전 세계 공자학원 세워 문화 보급 중국 속담에 ‘30년은 강 동쪽에서,30년은 강 서쪽에서’(三十年河東,三十年河西)라는 말이 있다.30년은 강 동쪽이 흥했으나, 다음 30년은 강 서쪽이 흥한다는 얘기로 일종의 ‘새옹지마’와 같다. 좀 더 깊게 생각하면 지금까지는 서방이 세계를 지배했지만 이제 중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중국이 2010년까지 전 세계에 500여개를 목표로 세워나가고 있는 ‘공자학원’은 주목할 만하다. 중국어와 중국문화 보급을 목표로 현재까지 60여개국에 230여개의 공자학원이 설립됐다. 한국에도 2004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서울공자아카데미가 설립돼 지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청융화(程永華) 신임 주한 중국대사는 최근 “한국에는 중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도 많고, 공자학원도 가장 많다.”고 말했다. 중국의 공식적인 부인에도 불구하고 세계인들이 중국의 대중화주의를 우려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당연히 가장 인접국인 우리나라의 걱정은 더하다.100여년전까지 중화의 변방에 속했던 기억 때문에 이러다 또 다시 중화에 편입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차츰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현지 취재 과정에서 만난 지방정부의 한 공무원은 “한국은 예전부터 중국의 속국이 아니었느냐. 고조선이나 고구려가 왜 한국 역사의 일부분이냐.”라며 의도적으로 역사논쟁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물론 대부분의 지식인들은 대국주의를 경계했다. 그들은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이 1950년대에 얘기했다는 “50년후 중국은 사회주의 강대국이 될 텐데 스스로 대국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을 종종 인용했다. ●한반도 향한 중국인 향수 깊어 베이징대 동방학부의 진징이(金景一·55)교수는 “중국 공산당의 대외정책은 기본적으로 평등, 호혜, 내정불간섭”이라며 “세계인들이 근대 이후 강대한 중국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강대해진 중국이 어디로 튈지 몰라 대국주의를 우려하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진 교수는 또 “수천년 중·한관계사에서 둘 다 강대국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교 이후 16년 동안 중국이 엄청난 경제발전을 바탕으로 강대국으로 나서 한국인들이 경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이제 또다시 중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엮여 있다.100여년 전까지 문화 중심의 관계였다면 새로운 관계는 경제 중심이라는 것이 차이점일 뿐이다. 중국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대(大) 중화 편입의 조건이 갖춰졌다는 얘기다. 그런 점에서 숭실대 총장을 역임한 이중 연변과학기술대 상임고문의 지적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이 고문은 최근 출간한 ‘오늘의 중국에서 올제의 한국을 본다’라는 저서에서 “한반도에 대한 중국인의 향수는 뿌리가 깊다.”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아야 하는 것은 뿌리깊은 저들의 향수병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특별취재팀> 미래생활부 박건승부장(팀장)·이도운차장·박상숙·류지영·박건형·정현용기자, 도쿄 박홍기·파리 이종수특파원, 국제부 박홍환차장·안동환·이재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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