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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책을 말한다] 문화사적 시각으로 본 자장면의 시대

    장안에서 로마까지 유라시아 대륙의 동서를 연결하는 1만 2000㎞에 이르는 교역로를 실크로드라고 명명한 이는 독일의 지리학자 페르디난트 리히트호펜(1833~1905)이었다. 실크로드를 통해 전파된 교역품은 비단에 그치지 않았다. 향신료, 도자기 등과 함께 국수도 교역품 목록의 하나였다. 실크로드가 누들로드(Noodle Road)이기도 한 까닭이다. 최근 한 공중파 TV에서 방영되고 있는 다큐멘터리 ‘누들로드’는 이 길을 동서로 넘나들며 국수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자장면이 지난 세기 이 땅에서 이룬 성공 신화는 누들로드의 영광스러운 한 장면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할 터이다. 자장면 한 그릇 안에 한국과 중국의 중국음식, 화교와 차이나타운, 근현대 한중교류사와 생활문화사 같은 재료들이 먹기 좋게 어울린 한 권의 책을 쓰고 싶었던 까닭이다. 중국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서부터 채무로 여겨오던 일이었다. 자장면은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서 삶은 면에 볶은 면장과 각종 야채를 얹어 비벼 먹는 전형적인 가정식 요리다. 중국에서 수많은 국수 가운데 한 가지, 그것도 가장 간편하고 값싼 국수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전통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근대적인 외교 관계를 모색하던 19세기 말, 자장면은 해 뜨는 방향으로 황해를 건너 한반도에 상륙하였다. 어떤 이의 주목도 받지 못한 조용한 귀화였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는 말처럼. 반세기 남짓 암중모색을 거치고 난 뒤 자장면의 검은 유혹은 마침내 한국인을 사로잡았다.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와 더불어 외식문화가 대중화되어 가던 무렵 한국인들이 찾은 곳은 중국식당이었고, 주문한 음식은 자장면이었다. 자장면은 그 이국적인 풍미로 외식문화의 꽃으로 군림하였고, 배달 문화가 가져다준 편리함으로 산업화 전장의 전투식량으로 사랑 받았다. 자장면은 문화관광부가 한국을 대표하는 민족문화를 선정한 ‘한국 100대 민족 문화 상징’의 반열에 올랐다. 한국인의 정서가 각인된 오브제로 영화, 다큐멘터리, 소설, 동화, 수필, 시, 연극, 만화, 노래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1992년 한·중 국교 수립 이후, 중국에 진출한 한국인을 따라 자장면은 이번에는 해 저무는 방향으로 황해를 건너 중국 대륙에 상륙하였다. 미시사 또는 생활사라고 불리는 영역의 책들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커피나 와인, 차를 소재로 한 책은 이미 여러 권 출간되었고 감자, 담배, 설탕, 초콜릿, 소금, 연필, 의자, 튤립, 화장실을 다룬 책들도 선을 보였다. 번역서가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국내 저자들의 책도 간간이 출간되고 있다. 이제 자장면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자장면과 그의 시대를 문화사의 시각으로 조명하는 일은 망각 속으로 사라져가는 우리의 근현대 생활문화사의 복원을 위해서도, 고단했던 지난 세기 한국인과 동고동락했던 자장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일 터이다. 양세욱 한양대 연구 교수
  • 기형도, 그를 잊지 못합니다… 내맘속 떠도는 겨울안개처럼

    기형도, 그를 잊지 못합니다… 내맘속 떠도는 겨울안개처럼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 … /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술 자리에서 술 대신 콜라 마시기 좋아했던 청년, 작풍과는 다르게 활기차고 발랄한 청년이었던 시인 기형도(1960~1989). 그는 문단에 나타나 단 한 권의 시집도 자기 손으로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곧 출간될 시집의 원고를 손에 쥔 채 서울 종로의 한 영화관에서 음울하게 세상과 작별 인사를 했다. 하지만 문청들의 마음 속에 이렇게 오랫동안 빈집으로 남아 있는 시인도 드물 것이다. 첫 시집이자 유고 시집이 된 ‘입 속의 검은 잎’은 1989년 출간 이후, 재판을 거듭하며 65쇄 24만부가 팔려 나갔다. 산문을 같이 엮은 전집만 해도 15쇄, 4만 7000부가 팔렸다. 문학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아직 기형도는 겨울안개처럼 떠돌고 있는 것이다. 그가 떠난 지 20년, 3월7일 그의 기일을 맞아 한 주 동안 기형도를 추모하는 행사가 그득하다. 지난 3일에는 그를 추모하는 문인 27명이 산문집 ‘정거장에서의 충고-기형도의 삶과 문학’(문학과지성사 펴냄)을 냈다. 생전의 그와 인연이 있었던 문인들의 글과 기형도를 주제로 한 비평 등을 모았다. 출간과 더불어 각종 행사도 이어졌다. 1980~1990년대를 거쳐 온 문인들에게 기형도는 통과의례이자 열병이었다. 90학번인 시인 김행숙은 당시에는 ‘자발적으로든 분위기에 휩쓸려서든’ 기형도를 읽을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한다. 김행숙이 선물로 받은 첫 시집도 기형도의 ‘입 속의 검은 잎’이었다. 재수시절 처음 ‘기형도 월드’를 접했다는 김경주는 김행숙과 반대로 가장 많이 준 선물이 ‘입 속의 검은 잎’이다. 김행숙의 말대로 이들은 어쩔 수 없는 ‘포스트 기형도 세대’인 셈이다. 젊은 문인들에게 기형도는 넘어야 할 산이면서도 또 쉽게 떨치지 못하는 존재였다. 시인 심보선은 기형도가 ‘부정하고 싶은 신화’라고 했지만, 오랜만에 기형도 전집을 펼쳐 보고는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고 고백한다. 떠난 시인에게서 받은 영향이 너무나 크다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추모문집은 3부로 구성했다. 1부는 포스트 기형도 세대 시인들의 좌담과 글을 모아, 한국 문학에서의 기형도가 가지는 의의를 밝혔다. 생전에 만났던 문인들의 산문을 모은 2부는 기형도의 인간적인 면모와 고민을 생생히 전해준다. 3부는 그간의 기형도 비평 가운데 수작을 뽑아 모았다. 지난 5일에는 추모문집 발간에 맞춰 문학콘서트도 열렸다. 서울 홍대거리 한 카페에서 열린 행사는 시인 성기완의 사회로, 소설가 성석제, 한강, 시인 이문재, 황인숙 등의 시낭송, 그룹 ‘더 촙(the Chop)’의 공연이 이어졌다. 6일 오후 7시에는 기형도가 나서 자란 광명시에서 추모행사를 연다.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행사 ‘어느 푸른 저녁의 노래’는 사진전과 음악 등이 어우러진 ‘기형도 회고전’이다. 기형도의 생전 친구이자 평론가인 장석주를 비롯, 시인 정희성이 출연해 기형도의 시를 낭송한다. 또 ‘엄마 생각’ 등 시인의 대표시에 곡을 붙인 헌정곡도 부른다. 시화전, 음악공연, 시 쓰기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오는 13일 KBS 1TV ‘낭독의 발견’에서도 기형도를 집중 조명한다. ‘영원한 청년, 시인 기형도를 읽다’편에 시인 이문재, 소리꾼 이자람 등이 시낭송과 노래공연을 펼친다. 그리고 생전에 남아 있던 그에 대한 기억을 나눠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컬투 디지털싱글 2집, 실시간 검색어 1위

    컬투 디지털싱글 2집, 실시간 검색어 1위

    개그듀오 컬투의 디지털 싱글앨범 2집이 발매되자 각 포털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순위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컬투가 지난 2일 디지털싱글 2집 ‘봄’을 공개하자 당일 오후부터 앨범의 대한 기대와 반응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컬투의 신곡 ‘세상 참 맛있다’는 한국 힙합계의 대부 타이거JK가 랩 피처링을 담당했으며 전체적으로 밝고 신나는 분위기를 전한다. 이 곡은 힘든 시기에 조금이나마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곡으로 큰 인기몰이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연예계 활동뿐만 아니라 각종 사업에서도 성공을 거둔 컬투는 최근 정찬우가 SBS‘웃음을 찾는 사람들’에 복귀했으며 김태균은 직접 쓴 태교일기 ‘태교는 즐겁다’를 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 = SBS)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너무 가벼운 소설시장

    요즘 소설은 짧다. 단편소설은 원고지 80~100장 남짓이다. 중편소설은 250장 안팎이고, 장편소설이래야 원고지 800장을 넘을 뿐 1000장을 넘기는 경우도 흔치 않다. 여기에 ‘경(輕)장편소설’이라는 500장 정도의 ‘짧은 장편’까지 가세했다. 경장편은 문단에서 합의, 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분량 개념으로 나눌 때 쓰이곤 한다. 물론 소설의 분류는 단순한 분량에 따른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이같은 변화는 묵직한 주제보다는 가벼운 주제와 이야기를 선호하는 소설 시장의 추세에 따른 측면이 강하다. 이에 대해 ‘출판 상업주의의 소산’이라는 부정적 시각과 함께 ‘독자와 소설의 소통’이라는 긍정적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민음사가 만드는 계간문예지 ‘세계의문학’ 봄호는 이번 호부터 원고지 500장짜리 경장편소설을 통째로 실었다. 2006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아직 새 작품집을 내지 않은 김이설의 신작 ‘나쁜 피’가 시작이다. 김이설 뒤로도 이홍, 황정은, 하재영, 박주영까지 신인급 작가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민음사는 이를 단행본 시리즈로 계속 출간할 계획이다. 물론 김이설의 작품은 여느 젊은 여성작가의 소설처럼 일상과 소비의 주체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학과 피학을 한몸에 순환시켜야 하는 인물의 등장으로 둔중하기까지 할 정도다. 예술성과 미학성이 강조되는 단편소설은, 보통 ‘돈’이 되지 않는다. 출판사도, 작가도, 그리고 독자도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중층 서사구조에 미학성이 가미된 중편소설 역시 마찬가지다. 독자적으로 출간할 수 없는 분량이라 ‘돈’이 안 된다. 또 유장한 흐름 속에 인간과 세계의 총체성을 보여주는 장편소설은 안타깝게도 너무 무거워 독자들의 외면을 받기 일쑤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예술성과 시장을 모두 잡아보겠다는 의도가 민음사의 ‘경장편소설 시리즈 출간 기획’으로 표출되고 있다. 강미영 문학팀장은 “문학잡지의 소설이 연재 형태가 아니라 전재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라면서 “기성작가들이 아닌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시대의 흐름과 문학의 본질도 고수하겠다는 의지에서 나온 결단”이라고 말했다. 경희대 국문과 김종회(문학평론가) 교수는 “가벼운 서사 구조를 원하는 독자의 독서 취향을 따라가야 한다는 절박함을 풀어나가기 위한 문학계의 적극적 조치로 바라볼 수 있다.”면서도 “자칫 가벼운 독자와 시장의 경향만을 추종하는 출판 상업주의로 빠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대중추수주의와 출판사의 상업적 오만에 대한 경계를 주문한 것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해탈에 방해된다면 부처라도 없애야죠”

    “해탈에 방해된다면 부처라도 없애야죠”

    “유명해지거나 무슨 큰 일을 하려고 한국불교에 귀의한 것이 아닌데 본의 아니게 유명인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제 지난 일들을 참회하면서 초발심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美출간 ‘깨달으면 그르친다’ 한국어판 스승 숭산(1927~2004년) 스님의 법문과 강연, 제자들과의 대화 내용들을 정리해 엮은 법문집 ‘부처를 쏴라’(김영사)를 최근 펴낸 현각 스님이 3일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의 수행과 생활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았다.“숭산 스님이 입적한 후 4년 6개월간 스님의 위패를 모시고 살면서 세상에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했습니다. 이제 숭산 스님의 가르침을 세상에 펴야 할 때라는 생각에서 스님의 법문집을 내놓게 됐습니다.” 법문집 ‘부처를 쏴라’는 사실 하버드대 대학원 석사 학위를 위해 스승 숭산 스님의 말씀들을 모아 제출했던 논문. 2006년 미국 불교 전문 출판사인 샴발라에서 ‘깨달으면 그르친다.’는 뜻의 제목으로 먼저 출간한 것을 한국어판으로 다시 낸 것이다. 한국판 제목 ‘부처를 쏴라’는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라’는 임제 선사의 살불살조(殺佛殺祖) 정신을 살린 이름. 현각은 하버드대 대학원 재학시절 만난 숭산 스님의 설법에서 벼락같은 깨침을 얻어 한국불교에 귀의한 제자답게 숭산의 가르침과 뜻을 먼저 소개했다. “불교는 절대적인 존재에 의존해 마음의 평정이나 구원을 얻는 종교가 아닙니다. 각자가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 완성해 가는 해탈의 과정에서 방해가 되는 존재라면 그것이 부처이건 조사이건 모두 없애야 한다는 살불살조는 불교 특성상 당연한 것이지요. ” ●“말은 업을 짓는다… 묵언수행 필수” 문경 봉암사에서 지난 동안거 내내 묵언수행으로 일관했던 현각은 “말은 뜻하건 뜻하지 않건 많은 업을 짓는다.”며 선(禪)불교의 ‘회광반조’(回光返照)를 거듭 입에 올렸다. “언어나 문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마음 속의 영성을 직시하는 수행, 즉 자신의 내면 세계를 돌이켜 반성해 진실한 자신, 불성(佛性)을 발견하는 수행에서 묵언은 어찌 보면 필수적인 것입니다.” 스님은 그래서 죽기 전 생사의 관문을 뚫는 묵언 무문관(無門關) 수행을 꼭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숭산 스님의 법문에 감화돼 한국에 들어와 출가를 결정하고 다시 하버드대로 건너갔을 땐 이미 세상의 모든 공부에서 관심이 멀어져 있었다는 현각 스님. 수행과 참선에 빠져 살던 중 대학원 논문을 위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규모를 자랑하는 하버드대 도서관을 뒤져 찾아낸 한국불교 관련 서적이 고작 5권에 불과한 사실을 알고는 크게 실망했다고 한다. ●숭산 한국불교 포교부진에 한품고 살아 “한국불교는 너무 훌륭한 전통을 갖고 있고 그것에 집착하기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숭산 스님은 평생 세계가 한 송이 꽃과 같다는 ‘세계일화(世界一花)’의 큰 뜻을 갖고 한국불교 포교에 앞장섰지만 세상에서 한국불교가 널리 알려지지 않는 것에 대한 한을 품고 살았지요.” 그래서 이젠 스승의 뜻을 이어 한국불교를 세계속에 널리 알리는 일에 매달려 살고 싶단다. 우선 체코, 헝가리, 리투아니아, 독일 등 유럽에서 한국 절을 지어 포교를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메트로플러스] 서울명소 이야기로 엮어 출간

    서울 시내 곳곳의 관광명소 64곳을 이야기로 풀어 낸 ‘서울 이야기여행’ 책이 4일 발간됐다.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가 펴낸 이 책에는 대표적 관광자원은 물론 장충동 족발, 신당동 떡볶이 등 대표 음식까지 생생한 서울의 모습을 담았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태백산맥’ 200쇄·700만부 돌파

    ‘태백산맥’ 200쇄·700만부 돌파

    소설가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해냄 펴냄)이 200쇄를 돌파했다. 1997년 3월에 100쇄를 넘어선 이후 12년 만이다. 태백산맥은 1983년 9월 ‘현대문학’에 처음 연재를 시작, 1989년 전 10권이 완간됐다. 원고지 1만 6500장 분량으로 ‘20세기 한국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소설’, ‘문학평론가 47인이 뽑은 1980년대 최대 문제작’ 등의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국내 저작 가운데 200쇄를 돌파한 것은 조세희의 소설집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에 이어 두번째이다. 조씨는 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200쇄, 700만권과 지금의 조정래는 독자들이 만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나는 다른 작가들보다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이라면서 “삶을 정리할 때가 되면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일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조씨와 태백산맥은 시련도 많았다. 빨치산을 소재로 다뤘다는 점 때문에 조씨는 연재를 시작하면서부터 대검찰청을 드나들어야 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미 책을 읽었기에 책을 문제 삼을 수 없다.‘는 대검의 판결이 난 이후에도 보수단체의 고소고발은 끊이지 않았다. 법적 문제는 2005년에서야 해결됐지만 조씨는 지금의 한국 정치가 그때보다 나을 것이 없다고 비판한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역사를 퇴행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김훈은 “신군부의 공안정치가 극에 달한 80년대 이 소설이 나왔을 때는 작가의 목숨조차 위태로웠다.”면서 “이 작품이 살아남아 200쇄를 낸 건 순전히 소설 자체와 그에 열광한 독자들의 힘”이라고 거들었다. 조씨는 현재 아이들을 위한 위인전을 집필하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새로운 장편소설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청소년판 태백산맥도 곧 출간할 계획이다. 글ㆍ사진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빅뱅 책, 각계 명사들 추천 줄이어

    빅뱅 책, 각계 명사들 추천 줄이어

    빅뱅의 책 ‘세상에 너를 소리쳐!’가 각계 명사들이 추천하는 도서로 꼽히고 있다. 빅뱅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3일 “빅뱅의 책이 문학계, 기업계, 종교계 등 각계 명사들이 줄 지어 추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데뷔 이후 도전을 멈추지 않았던 빅뱅 다섯 멤버들의 열정적인 ‘꿈의 질주기’를 담아낸 자기계발서로 꿈과 도전의 메시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각광받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는 본인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빅뱅의 책을 소개하며 멤버들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삼성 SDS와 삼성네트웍스의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김인 사장은 빅뱅의 책 ‘세상에 너를 소리쳐!’를 보직간부 300명에게 ‘전쟁 지침서’로 선물하며 “일에 미치고, 자신의 한계를 한번 넘어서보라.”는 조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의 한기호 소장 역시 “수십만 달러의 선인세를 주고 줄줄이 들여온 외국의 자기계발서보다 더 많은 감동을 안겨준 책”이라며 “그 어느 세대보다 험난한 세월을 살아가는 지금의 10대에게 꿈과 희망을 충분히 안겨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종교계에 종사하고 있는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장균 목사는 최근 청년예배시간에“빅뱅이 흘린 땀과 시간과 열정, 그리고 한 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연습하고 연습한 결과가 오늘의 빅뱅을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하여 모든 청소년들이 빅뱅을 거울삼아 도전하고 질주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편 빅뱅은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출간 이후 3주가 넘도록 전국서점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지난 한달 만에 판매부수가 30만 부에 육박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SPECIAL 편지]우체부 아저씨가 그립다

    [SPECIAL 편지]우체부 아저씨가 그립다

    여백만으로 꽉 찬 종이를 앞에 놓고 누군가를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그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정리해 한 자 한 자 써가는 편지에는 그 편지를 쓰는 사람의 향기와 정성과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휴대전화로 대화하고, 컴퓨터로 전송하는 이메일로 소통하는 시대에 웬 뜬금없는 편지 얘기냐고 의문을 갖는다면, 당신은 편리와 즉흥에 길들여진 문명인이 분명합니다. 인간적인 그리움을 모르고, 기다림의 미학을 잊어버리고 사는 사람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내가 누군가에게 마지막으로 편지를 쓴 게 언제였는지. 마지막으로 편지를 받아본 건 또 언제였는지. 만화 작가 김동화님은 《빨간 자전거》에서 우리들의 기억으로부터 점차 멀어져 가고 있는 우편배달부와 편지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 줍니다. 이 만화의 작가 서문을 읽으면 가슴이 아립니다. 아련한 그리움이며 슬픔 같은 것이 마음 저 밑바닥에서 실연기처럼 피어오릅니다. 책의 서문이라기보다는 차라리 한 편의 시라 해야 옳을 겁니다. “어느 날 생각지도 않은 이로부터 엽서 한 장을 받았습니다. / 문득 생각나는 이름이라며 꽃잎 한 장 넣은 봉함엽서. / 하얀 봉투엔 미루나무를 스친 바람 냄새가 가득합니다. / 임하면 야화리로부터 온 편지입니다. // 《빨간 자전거》의 무대가 된 임화면 야화리는 지도엔 없는 마을입니다. / 풀 냄새 나는 사람들. / 밭두렁보다 깊은 주름에 들꽃 같은 눈빛을 가진 사람들. / 아궁이 앞에 앉아 밤새 군불을 때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사람들. / 이렇게 그리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각보처럼 / 한 땀 한 땀 이어 그린 도화지 속의 마을. // 그 마을엔 아직도 빨간 자전거를 타고 편지를 배달하는 / 우편배달부의 휘파람 소리가 있습니다.” 밤새워 혼자 만화를 그리는 작가의 작업실은 자신의 집 1층에 있습니다. 쟁반만한 탁자 위에 커피 잔과 재떨이를 놓고 마주 앉아서, 한국만화가협회 회장이기도 한 작가의 편지에 대한 사랑과 삶에 대한 철학을 듣습니다. 우편배달부의 이야기 난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참 좋아요. 몇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집 가까이에 우체국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체국에 가서 어떤 이에게 편지를 부치고 나올 때면 정말 행복해요. 내가 어렸던 시절의 우편배달부는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사랑 받고 존경 받는 직업이 아니었을까 해요. 외부로 소통하는 거의 유일한 통로가 되어 주었던 존재잖아요. 창문을 통해 집 밖을 기웃거리며 우편배달부를 기다리는 일은 더없는 행복이었지요. 지금도 우편배달부를 만나면 무작정 반가워요. 편지가 아닌 납부고지서 같은 걸 받더라도 말이에요. 만화 《빨간 자전거》를 그리게 된 계기는 좀 특이했어요. 2002년에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린 국제 만화 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였는데, 시간을 내어 파리에 있는 서점의 만화 코너를 둘러보던 중이었어요. 70대는 되어 보이는 노인 부부가 만화 코너를 돌며 만화책들을 뽑아내어 바구니에 담는 거예요. 프랑스에선 노인들도 만화를 보는구나! 감탄하면서 퍼뜩 든 생각이, 우리나라의 어른들이 만화를 안 보는 이유는 어른용 만화가 없기 때문이라는 거였어요. 어른용 만화를 그려보자는 각오를 했지요.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구상해 낸 게 《빨간 자전거》였어요. 부모와 자식, 그리고 고향을 주제로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이런 요소들을 우편배달부를 통해 그리움의 끈으로 이어주며 소통하게 하려 했지요. 그리고 어른들이 보아야 할 만화니까 발표 지면은 신문이어야 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어요. 이 만화를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이유에요. 처음 연재를 시작했을 때 신문사 사람이 6개월만 연재할 수 있으면 성공이라 했는데, 3년을 넘겼으니 독자들의 반응이 어땠겠어요? 격려 편지와 전화를 많이도 받았지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들께 받은 편지만 해도 700여 통에 이르렀어요. 이런 경험을 통해서 어른들이 만화를 안 본 이유가 볼 만화가 없어서 못 봤다는 나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게 됐죠. 편지라는 게 그렇잖아요? 메일로 쓰면 메일로 답장을 받는 거고, 편지로 쓰면 편지로 받게 되는 거죠. 그림 편지를 보내면 그림 편지로 답장을 받고. 편지는 전화나 메일하고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소통수단이에요. 편지 쓸 종이를 고르는 일부터 필기구를 선택하는 거, 그리고 글씨와 내용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게 자신만의 것인 게 바로 편지가 아닌가요? 이런 편지를 보내고 난 다음에 답장을 기다리는 그 맛은 또 얼마나 기막힙니까? 이 기다림을 그리움이라 바꿔 불러도 무방하겠네요. 아무튼 속도만을 중요시하는 문명의 시대가 이런 인간적인 면모를 아울러 갖추고 나갔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어요. 좀 다른 얘기가 되겠는데, 편지 말고도 하루에도 감동을 받을 수 있는 순간들은 우리에게 무수히 많아요. 내 집에서도 그런 감동을 많이 느끼며 살지요. 집이 거대도시 한가운데 있지만 봄이 되면 어디선가 나비들이 좁은 뜨락을 찾아오는 겁니다. 작년 봄에는 큰 목단나무 아래에서 1미터가 넘는 제비꽃 줄기가 나와 그 끝에 꽃을 매달고 있는 걸 발견하고는 아, 생명이라는 게 이런 거로구나! 충격을 받았었어요. 제비꽃이라는 게 본래는 한 뼘도 채 안 되는 앉은뱅이잖아요? 그런데 그게 어떤 연고로 목단나무 그늘 아래서 싹을 틔우다 보니 햇빛을 찾아 그렇게 목이 길어지게 된 거에요. 난 우리의 삶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감동을 찾아내어 이걸 소재로 따듯하고 아름다운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지금 하고 있는 작업은 가제가 《소년과 병사》이고 프랑스에서 출간될 예정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만화 시장이 열악한 상태인데, 나는 극복 과제를 세 가지로 보고 있어요. 그 하나가 만화의 고급화입니다. 최고급의 종이를 쓰고, 인쇄와 장정도 고급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한 번 보고 버리는 책이 아니라, 서가에 꽂아두고 몇 번이고 볼 수 있는 책으로 만들어야죠. 물론 더 중요한 건 내용도 그에 걸맞게 높은 수준이 되어야 하는 거겠죠. 그리고 또 하나가 독자의 다변화입니다. 어른들이 안 보니까 아이들마저도 못 보게 하는 거 아니겠어요? 이게 내가 어른 만화를 그리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만. 우선 국내 시장이 확대되어야지요. 그런 연후에 한국 만화의 세계화가 이루어져야죠. 궁극적 과제인 셈인데, 미약하지만 한국 만화를 세계에 알리려는 노력을 해온 걸 과분하게 인정받아 작년 12월 22일에 국무총리 상을 받았어요. 격려와 채찍이죠. 우편배달부 이야기인 《빨간 자전거》도 2003년부터 프랑스에서 출간되기 시작했는데, 기대 이상의 반응입니다. 용기를 갖게 해준 작품이라서 애착도 가고 고마워하고 있어요. 우체국과 서점은 예나 지금이나 내게 변함없이 소중한 공간입니다. 우체국은 그리운 이들에게 편지를 써서 부칠 수가 있어서 그렇고, 서점은 나를 반성하고 지난 삶을 돌아보게 해주는 책들이 있어서 그렇지요. 난 편지를 쓰고 만화 그리는 일을 할 수가 있어서 행복하고, 그런 것에 행복해 하는 나를 사랑하며 삽니다. 에필로그 네 권에다 일일이 서명해 건네주신 한국판 《빨간 자전거》를 받아 가방에 넣어 메고서 작가의 작업실을 나섭니다. 자신만의 펜으로 수없이 쓰고 또 고쳤을 작가의 편지가 가득 들어 있는 가방이 너무 무겁습니다. 대문 앞까지 나와 환하게 웃으며 작별 인사를 건네는 작가에게는 세상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연민에서 오는 따스한 긍정의 힘이 넘치는 듯합니다. 바로 이게 작가의 유일한 자산이자 궁극의 힘이 아닐까도 싶습니다. 생각하니, 작가는 부자이기도 합니다. 작업실 장식장들에 몇 백 대의 자동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비록 모형이지만 부자는 물질이 아닌, 편지를 쓸 때와 같은 정성스런 마음이 만드는 거라는 걸 배웠으니. 이 글은 이러한 가르침을 주신 《빨간 자전거》의 작가에게 쓰는 감사의 편지에 다름 아닙니다.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빨간 자전거》 1권을 꺼내 읽습니다. “소리 없이 피어나 이 땅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들꽃처럼 고향 이야기는 우리를 아름답게 물들입니다.” “‘수취인 불명’ 이게 바로 더 이상 답장을 기다리지 말라는 뜻이지 뭔가…. 내게 편지 보내줄 마지막 친구였는데…. 죽었으니까 편지 받을 사람이 없었던 거겠지. 이젠 앞으로 내게 편지 보낼 사람은 없겠군. 나도 더 이상 편지 기다릴 일 없을 테고….” “언젠가부터 텅 빈 우체통. 빈 우체통을 열 때마다 우편배달부의 가슴 속엔 찬바람이 불어옵니다.” “열차 기관사는 몸을 실어 나르고, 우편배달부는 마음을 실어 나르고…” 작가의 말들이 가슴에 정거장 하나씩을 만들며 덜컹덜컹 지나갑니다. 자, 어떤가요? 당신도 오늘 그리운 누군가에게 한 장의 편지를 쓰지 않겠어요? 그리고 빨간 자전거를 타고 답장을 전해 줄 우편배달부를 한 사나흘 마음 설레며 기다려 보지 않겠어요? 글 최준 기획위원
  • 영화·원작소설 달콤한 공존

    영화·원작소설 달콤한 공존

    영화계와 출판계가 사이 좋게 어깨동무를 했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두 분야간 협업이 활발했던 때도 드물다. 최근 들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의 개봉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번 달만 봐도 ‘레볼루셔너리 로드’, ‘말리와 나’,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 원작이 있는 영화가 줄을 이었다. 여기에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쇼퍼홀릭’,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가 새달 찾아오고, ‘박쥐’(원작 ‘테레즈 라퀸’),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쌍둥이별’, ‘괴물들이 사는 나라’도 올해 줄줄이 개봉한다. 2006년 개봉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출판사와 영화사의 공동 홍보마케팅으로 흥행에 성공하자, 원작영화를 수입하거나 제작한 영화사가 출판사와 손잡고 공동 마케팅을 벌이는 일은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윈·윈’ 전략은 흥행에서도 대체로 상승 곡선을 그리는 편이다. 로맨스 판타지물 ‘트와일라잇’이 좋은 사례. 지난해 12월 처음 국내 개봉했고, 지난 26일부터 재상영에 들어간 이 영화는 140만명의 관객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모으는 등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그러자 원작 소설의 인기도 더불어 올라갔다. 인터파크 도서 집계에 따르면 영화 개봉 전후 한 달간을 비교했을 때 1일 평균 판매량이 6배가량 증가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눈먼 자들의 도시’ 등은 흥행 못해도 원작소설 판매량 늘어 영화가 크게 흥행하지 못해도 베스트셀러나 유명 작가의 작품일 경우, 원작 소설 자체의 동력으로 판매량을 올리기도 한다. 지난해 11월20일 개봉한 ‘눈먼 자들의 도시’가 대표적이다. 영화의 관객동원은 총 64만여명으로 크게 성공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해냄출판사가 펴낸 원작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는 영화 개봉 다음 주부터 5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위(한국출판인회의 집계)를 지켜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인 덕분이다. 이진숙 해냄출판사 편집장은 “‘눈먼 자들의 도시’가 지난해 5월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고 11월엔 국내 개봉까지 이뤄지면서, 영화의 영향으로 판매고가 부쩍 올랐다.”며 “지난 1998년 처음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25만부가 팔렸는데, 그 중 15만부가 지난해 이후 판매됐다.”고 밝혔다. 개봉 영화의 관심과 인기로 잊혀진 원작소설이 재출간되고 상승세를 타는 경우도 있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가 이에 속한다.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는 블록버스터급 제작 규모, 브래드 피트가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는 등 아카데미상 13개 부문 노미네이트 등으로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영화 누적 관객 수는 96만명에 불과하지만, 서점가의 반응은 뜨거운 편이다. 올 들어 민음사, 노블마인, 문학동네 등 무려 출판사 7곳에서 개봉 시점에 맞춰 원작 책을 출간했다. 물론 이렇게 여러 출판사가 책을 한꺼번에 쏟아낸 것은 작가 피츠제럴드가 죽은 지 50년이 지나 저작권이 소멸된 ‘퍼블릭 도메인’ 상태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제 영화제 수상도 영향 줘…좋은 원작 확보 물밑 경쟁 치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지만 원작의 판매는 큰 변화가 없는 경우도 있다. 원작의 장르와 관련이 있는데, 비소설일 경우 영화와의 연계성이 높지 않아 흥행세를 등에 업기 어려워진다. 지난 12일 개봉한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도 2주만에 관객 64만여명을 끌어모았지만, 원작인 동명 연애지침서의 판매 상승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이진숙 편집장은 “원작 내용이 궁금해져야 영화 관객이 독자로 옮겨오는 만큼, 각색을 많이 거치는 비소설은 소설만큼 영화의 영향력이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영화 개봉 시점과 원작 판매율 변화는 어떤 상관관계를 보일까. 김미영 인터파크 도서 마케팅팀 과장은 “영화 개봉 한 달 전 즈음 프로모션이 열리는 시점부터 판매가 오르기 시작하며, 시사회 리뷰가 나오고 극장개봉이 되면 확연히 오르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새달 5일 개봉하는 ‘왓치맨’도 비슷하다. 그래픽노블 ‘왓치맨’의 출간사인 시공사 마케팅팀에 따르면 ‘왓치맨’의 하루 판매량은 영화 개봉 전후로 2~3배로 늘었고, 출고량도 4~5배에 달할 정도다. 국내외 영화제 수상 소식은 원작의 판매를 부채질한다. 문학동네에 따르면 올해 아카데미상 8관왕을 휩쓴 ‘슬럼독 밀리어네어’(새달 19일 개봉)는 하루 출고량이 지난 23일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평균 50부에서 500부로 껑충 뛰었다. 장으뜸 문학동네 마케팅 팀장은 “영화 홍보가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개봉 시점에 이르면 3000~5000부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트 윈즐릿이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의 원작 출판사 ‘이레’도 마찬가지다. 봉정화 ‘이레’ 편집팀 과장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지켜봐야 하는 입장이지만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런 연유로 영화로 제작되는 원작을 먼저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도 치열하다. 조용호 시공사 마케팅팀 대리는 “요즘은 영화 제작 소식이 들리면 출판사들이 수소문을 통해 앞다퉈 계약하려고 한다.”면서 “2~3년 전에 판권을 확보해 출간하고, 개봉시기에 이르면 한두 달 전에 표지나 제목을 바꾸는 등 재발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그래픽 강미란기자 mrkang@seoul.co.kr ■ 영화·소설 공동마케팅 어떻게 제목·표지는 영화에 맞춰 시사회·경품행사 등 이벤트 풍성 영화와 출판의 공동 마케팅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늘어나고 시너지 효과가 입증되면서 갈수록 다양화하고 진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디까지나 윈·윈 차원인 만큼 비용 혹은 수익 분담이나 공식 제휴가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우선, 국내 개봉 영화 제목에 책 제목을 맞추는 일이 늘고 있다.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와 ‘슬럼독 밀리어네어’도 제목을 바꾼 경우. 두 작품의 기존 제목은 각각 ‘책 읽어주는 남자’(이레·2004년), ‘Q&A’(문학동네·2007년)였다. 이현자 문학동네 해외문학1팀장은 “지난해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가 각종 상 후보에 올랐다는 소식을 접하고 연말쯤 재발간 기획에 들어갔으며, 오는 3월 국내 개봉되는 영화 제목에 맞춰 책 제목을 ‘슬럼독 밀리어네어’로 바꾸었다.”고 말했다. 책의 표지나 띠지, 래핑 이미지를 영화 스틸컷과 포스터로 바꾸는 일도 증가했다.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는 원작 ‘끝났으니까 끝났다고 하지’(해냄)의 제목을 영화대로 바꾸면서 표지를 싸는 래핑 이미지를 영화 속 이미지로 바꿨다. ‘말리와 나’(세종서적)도 2006년 출간 당시 책 주인공 말리의 실제 사진을 표지로 썼으나, 이번에 재출간하면서 영화 ‘말리와 나’ 포스터를 사용했다. 홍보 효과 진작을 위해 시사회 티켓, 영화할인권, 예매권, 책 나눠주기 등 다양한 이벤트도 진행된다. 특히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출판사 문학동네는 작품의 문학성이 높은 만큼 3월 영화 시사회 때 문인 20여명을 초대하기로 했다. 장으뜸 문학동네 마케팅 팀장은 “‘어톤먼트’ VIP 시사회 때 같은 행사를 한 적이 있는데, 영화계와 문학계 양쪽에서 평이 나오는 등 좋은 반응을 얻어 또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왓치맨’을 펴낸 시공사는 영화 속 스마일 이미지를 배지로 만들어 온·오프라인 책 구매자 6000여명에게 경품으로 끼워 준다. 무엇보다 핵심은 서로 최대한 많이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영화 예고편에서 ‘전 세계 36개국 원작 출간’이란 문구를 넣어 소설에 대한 주목도를 높였다. 또 언론사 보도자료와 지면광고, 포스터는 물론 커피숍 테이블매트나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에도 영화·소설 홍보를 함께 넣기로 했다. ‘왓치맨’은 반디앤루디스 코엑스점 등 서점 진열대에 영화 예고편 동영상을 모니터로 틀어주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씨줄날줄] 정책프로슈머 시대/노주석 논설위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모잠비크, 스와질란드, 잠비아 일대의 작은 마을에 가면 ‘플레이펌프’ 라는 놀이기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빙빙이’로 불리는 이 기구는 흔하디흔한 원형 놀이기구에 불과하다.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놀라운 창의력이 숨어 있다. 아이들이 놀이기구를 회전시키면 펌프가 자동으로 작동해 1회전당 1ℓ의 지하수를 퍼올려 물탱크를 채우게 고안됐다. 놀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광고할 공간을 찾아 헤매던 남아공 광고회사의 간부 트레버 필드가 1989년 개발한 이 놀이기구를 만들기 위해 시민단체가 만들어졌고 현재 1100개가 설치됐다. 2010년까지 모두 4000개를 설치해 1000만명의 아프리카인들에게 깨끗한 식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프로슈머 한 사람의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 대표적 성공사례이다. 프로슈머(prosumer)는 프로듀서(produ cer)와 컨슈머(consumer)가 결합된 신조어. 1980년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처음 사용했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하는 사람을 말한다. 생산 소비자 혹은 참여형 소비자 등으로 불린다. 20여년이 흐른 뒤에 출간된 ‘부의 미래’에서 토플러는 프로슈머와 프로슈머의 행위가 화폐경제와 가치를 교환하며 상호 작용하는데 최소 12가지의 경로를 거친다고 설파했다. 초기의 구매정보교환, 무료정보제공 등 단순 역할에서 자원봉사자로서의 가치창출이나 제품·서비스의 탈시장화 등 활동영역이 무한대로 확장된다는 것이다. 개념도 진화 중이다. 프로슈머 없는 시장경제는 상상할 수 없게 됐다. 정부정책 영역도 예외가 아니다. 기업이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제품 디자인에 반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책프로슈머는 정부 정책 입안에 직접 참여해 쌍방향 소통한다. 정부는 그제 일상생활 속의 작지만 가치 있는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해 3000여명으로 구성된 ‘생활공감 주부 모니터단’의 출범식을 가졌다. 아이디어 공모 결과 모두 7300여건이 접수됐는데 이중 116건이 정부 각 부처의 정책으로 채택됐다고 한다. 정책프로슈머 시대의 개막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이젠 질적 발전… 언어별 우수번역가 집중지원”

    김주연 한국문학번역원장은 26일 “한국문학 번역의 양적 발전은 지난 8년동안 어느 정도 이뤄졌다.”면서 “이제부터는 번역의 질적 발전을 핵심 키워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날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번역의 질적 문제는 객관적으로 가늠할 길이 없어 논란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를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새 사업을 꾸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번역원 전문 번역가 제도’ 운영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지원하기 위해 2001년 설립된 번역원은 지난해까지 26개 언어권에서 358종의 한국문학 작품집을 출간했다. 현재 지원하고 있는 사업도 27개 언어권 412건에 이른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이같은 양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질적 발전에는 물음표를 찍었다. 이에 따라 번역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번역원 전문 번역가 제도’를 운영한다. 기존 번역사업은 작가나 번역가가 작업을 기획하면 번역원이 이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유명작품이 소수언어로는 번역되면서도 영어 등 주요 언어로는 번역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김 원장은 “번역상 수상자들을 주 대상으로 선정위원회를 거쳐 언어별 1~2명 정도를 집중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출판 및 교류 사업의 효율을 높이고자 ‘전문 코디네이터(자문위원)’도 둔다. 각 방면의 전문가로 현지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해 해외 도서전 등에서 한국 작품 홍보를 위해 활약케 한다는 것이다. ●아동문학까지 지원 확대 번역사업의 외연을 확대하여 번역지원을 앞으로는 아동문학에도 적용한다. 또 ‘출판저작권 수출활성화 사업’도 확대하여 일반 문화도서의 번역과 수출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장르간 경계가 불분명해진 시대에 수세를 취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면서 “작업의 질적 향상을 위해 융통성 있고 탄력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번역원은 오는 3월 독일 라이프치히 도서전를 시작으로, 볼로냐 도서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과달라하라 도서전에 잇따라 참가할 예정이다. 9월에는 한·스웨덴 수교 50주년 기념 행사, 10월에는 한·브라질 수교 50주년 기념 문학행사 등도 개최한다. 문학평론가로 숙명여대 독문과 명예교수인 김 원장은 지난 1월7일 번역원장에 취임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한반도 대운하 경기부양책 역할 할까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공약 중 하나가 ‘한반도 대운하’ 건설이었다. 환경대재앙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후퇴한 듯하더니 녹색뉴딜과 4대강 정비사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경인운하 사업을 재개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포장만 달라졌을 뿐 대운하 건설이 시작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운하?’(김상도 지음, 푸른나무 펴냄) 역시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시위와 맞물리면서 정부가 대운하 철회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한때 출간이 유보됐다가, 경인운하 건설과 4대강 정비사업이 줄줄이 추진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일간지 기자를 지내고 자유기고가로 활동 중인 지은이는 “대운하는 우리 사회에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정보와 과학적 데이터가 부족해 논쟁은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의문을 던지는 아쉬움을 남겼다.”면서 “운하에 대한 객관적이고 입체적인 시각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지은이는 BC 4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에 처음 건설된 관개용 운하부터 그 역사를 따진다. 양쯔강, 황허 등 운하에 적합한 강이 많은 자연환경 덕에 여전히 운하 건설이 활발한 중국, 한때 운하 건설 붐이 일었지만 대부분 철로로 바뀐 미국 등 전세계에 건설된 운하의 과거와 현재도 짚어본다. 운하가 마냥 골칫거리이거나, 절대적으로 효율적이라고 보지 않는다. 다만 수송 인프라 구축 정도와 지리적 환경에 따라 운하의 효율성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럼 한반도 대운하는 어떨까. 지은이는 한반도 대운하 건설의 모델로 삼은 ‘라인-마인-도나우(RMD) 운하’에 주목한다. 정부는 이 운하를 성공작으로 꼽았으나 지은이의 생각은 다르다. 운하가 정치적으로 건설됐고, 지금도 전체 비용의 7%만 통행료로 충당할 뿐 나머지는 국민의 세금으로 몇십 년째 메워지고 있는 실패작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운하의 타당성을 입증하는 사례로 제시한 유럽의 ‘나이아데스’와 ‘마르코 폴로’ 계획에도 회의적이다. 두 계획은 2010년 도로 수송률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에 대비한 것이지, 운하를 주요 운송수단으로 판단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정부가 대운하 건설 계획에 포함시키지 않았던 환경 비용, 부동산 거품 등의 문제점, 허점이 드러난 경제성 분석과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도 꼼꼼히 분석하고 있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서울플러스] 통일로 간판개선사업 마무리

    은평구(구청장 노재동)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통일로 간판개선사업이 마무리돼 산뜻한 디자인 거리로 변신했다. 구는 1업소 1간판을 기본전제로 간판 수를 업소당 1개로 줄이고 돌출간판을 제거해 도시미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녹번동 산골고개부터 연신내역까지 2㎞ 구간에 있는 난립된 간판을 규격에 맞는 디자인 간판으로 교체됐다. 도시디자인과 350-3481.
  • 아기 많이 나으면 작명비 할인

    통계청에 따르면 1983년 이후에 출산율이 1인당 2.1명 이하로 떨어지는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면서 저출산에 대한 문제가 되고 있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전문 작명사이트인 초아컴(www.cho-a.com)에서는 2009년 첫째 임신,출산하신 산모님들께는 수작업으로 그리는 커리커쳐작품권을 무료로 증정해드리고 둘재 임신.출산 산모님들께는 태명과 작명 신청시에 초아서대원선생님께서 태명과 이름을 지어주시고 직접 한지에 평생 간직할수 있도록 작품을 만들어 드린다. 특히 초아컴은 30년 동안 역학 한 분야를 정진해오시고 2008년 “주역강의” (을유문화사출간)가 교보문고,yes24,반디엔루니,인터파크등 주역분야 베스트셀러 저자 초아 서대원 선생이 운영하고 있어 높은 신뢰도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대기업들의 작명 및 개명 서비스의 문의가 많은 편이며,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역학 전반에 대한 초아 선생의 철학을 직접 듣기 위한 기업들의 강연 요청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아 서대원 선생은 “작명의 기본 원칙은 기본적으로 사주와 음양오행의 동양철학적 요소들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신생아에게 직접 이름을 지어주는 젊은 부부들이 꽤 있지만 일생 동안 간직 하고 죽어서도 남는 이름을 가볍게 붙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초아선생은 백운산작명, 미래작명아카데미, 이름사랑 등 비교적 매스컴을 통해 잘 알려진 작명 서비스 외에 신생 작명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서비스에 대한 철저한 검증 후 꼼꼼히 선택하기를 주문했다.
  •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워낭소리’ 동화버전 ‘우리 소 늙다리’ 펴낸 이호철 대구 동호초 교사

    [김문 전문기자 인물 프리즘] ‘워낭소리’ 동화버전 ‘우리 소 늙다리’ 펴낸 이호철 대구 동호초 교사

    요즘 ‘워낭소리’가 한창 화제다. 소 턱 밑에 달린 하잘것없는 ‘워낭’이 새삼 소중하게 다가온다. 묵묵히 일하는, 그럼에도 ‘말없음표’의 소리가 위대하게 느껴지는 까닭이 뭘까. 영화 ‘워낭소리’의 늙다리 소가 동화버전으로 나와 아이나 어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제목은 ‘우리 소 늙다리’로 영화 개봉과 함께 출간(보리출판사)됐다. 흔하디흔한 소 이야기이지만 영화 이상의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시골학교 아이들과 함께 지낸 33년 나이도 많고 엉덩이뼈가 툭 튀어나오고, 눈곱도 끼어 있고, 엉덩짝에는 똥 딱지도 더덕더덕 붙어 있는 암소 늙다리는 동네 어른들이 붙여준 이름이다. 하지만 저자는 암소 늙다리를 아버지와 호흡을 잘 맞추어 성실하게 일을 잘하는 일꾼으로 추억한다. 12간지 우두머리 자리를 약삭빠른 쥐에게 빼앗기고도 느릿느릿 되새김질만 하며, 또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자기가 가진 것을 아낌없이 다 내어 주는 늙다리를 언제나 우리 곁에서 평화롭게 살아온 착한 소로 묘사한다. “아직도 우리 늙다리만 생각하면 코끝이 찡해 옵니다. 볏단을 까마득하게 높이 등에 싣고도 끄떡없이 뚜벅뚜벅 걷던 늙다리는 곧장 눈물이 뚝뚝 흐를 것 같은 커다란 눈을 가진 순하디순한 소였지요. 그런 늙다리에게 못된 짓도 많이 했습니다.” 33년 동안 경북 시골학교 아이들과 함께 지내온 이호철(57·대구 동호초등학교) 교사. 우연의 일치라는 말처럼 너무나 딱 맞아떨어졌다. 그는 영화 ‘워낭소리’가 개봉될 무렵 자연스럽게 책을 펴냈고 그런 인연으로 일부 영화관에서 관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지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 교사는 이미 ‘글쓰기 지도’라는 독특한 수업법을 개발해내 아동 교육계에서는 소문난 인물이다. 또 ‘살아 있는 글쓰기’ ‘살아 있는 교실’ ‘재미있는 숙제 신나는 아이들’ ‘학대받는 아이들’ 등 10여권의 책을 써 아동을 위한 다큐멘터리 작가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교사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참, 사랑, 땀’이라는 급훈을 한결같이 내걸고 아이들과 함께 삶을 가꾸어가고 있다. 동대구역 인근 커피숍에서 이 교사를 만났다. “어릴 적 내 동무는 늙다리였지요. 동무들과 날마다 꼴망태기를 메고 소 먹일 꼴(풀)을 뜯으러 다녔습니다. 한가한 여름날이면 소를 도랑가 아까시나무 그늘 아래에 데리고 갔습니다. 그럴 때마다 소는 지그시 눈을 감고 되새김질을 하며 엎드려 있었지요. 그런 늙다리의 등에 장난삼아 올라타기도 했고 목을 끌어안기도 했습니다.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의 고향은 경북 성주, 그 시절 대부분 그렇듯이 가난한 농촌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가난을 이겨보려고 대구에서 1년 동안 공장 아르바이트를 했다. 성주농고를 졸업한 후 교대를 나와 어린 시절 꿈이었던 교사의 길로 들어섰다. 주로 산골지역 초등학교이거나 분교 등에서 순진한 아이들과 만났다. 그동안 폐교된 학교도 여럿 있었지만 그의 가르침을 받은 제자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 글쓰기는 삶 가꾸는 자산” 아이들과 헤어질 때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참, 사랑, 땀’이라는 급훈만큼은 절대 잊지 말라.”고 당부한다. 또 세상살이의 마음가짐을 ‘글쓰기 자세’에 비유하며 글쓰기 지도에 많은 열정을 쏟았다. 글쓰기 교육의 중요성을 주창했던 고 이오덕 선생의 영향도 많이 받았던 터였다. “요즘 아이들은 글쓰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어린 시절 자연을 그리고 상상하면서 뭔가 창작한다는 것은 나중에 인생을 살면서 아주 소중한 자산이 되거든요.” 이런 철학으로 ‘삶을 가꾸는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라는 지도법을 꾸준히 실천에 옮기고 있으며 학급 아이들뿐만 아니라 ‘글쓰기회’, ‘어린이문학회’ 등을 통해 이를 널리 알리고 있다. “논설문, 설명문, 서사문 등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관련 저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필생의 역작이라고나 할까요.” 아이들 의식에 관한 연구도 많이 하고 있는 그는 아이들한테 ‘선생님’보다 ‘도사 아제비’라는 별명으로 정답게 다가간다. 글 사진 대구 김문기자 km@seoul.co.kr
  • 만화 ‘드래곤볼’ vs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차이점은?

    만화 ‘드래곤볼’ vs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차이점은?

    1984년 출간 이후, 현재까지 2억부라는 경이적인 판매고를 올리며 오랜 세월 동안 전설의 만화로 군림하고 있는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을 원작으로 한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이 벌써부터 영화팬 사이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5년이라는 세월 동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드래곤볼’과 이를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제임스 왕 감독은 지난 18일 열린 영상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드래곤볼 에볼루션’에서 ‘에볼루션’은 만화에서 영화로의 진화를 뜻한다.”고 전하며 원작에서 한 차원 업그레이드 된 영화를 소개했다. # 현대적 현실적 공간, 캐릭터의 변화 영화의 배경은 원작에서보다 훨씬 현대적이고 현실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 영화의 주 무대가 되는 사막과 태산, 천하제일무도회장 등 특별한 장소들은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렸지만 주인공 손오공이 다니는 고등학교와 학생들이 파티를 즐기는 파티 장소는 영국의 튜터풍과 동양적 건축 요소를 모두 갖춘 초현대식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원작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현실감을 부여한 것. 배경과 더불어 원작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캐릭터의 변화다. 원작에서 어린 아이였던 손오공은 영화 속에서 파란 눈동자를 가진 18살의 고등학생으로 재설정되었다. 하지만 손오공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뾰족한 헤어스타일은 영화 속에서도 그대로 구현되어 있어 원작 속 손오공의 특징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무천도사는 원작에서의 변태적인 성향을 줄이고 한층 점잖은 캐릭터로 새롭게 재탄생, 손오공의 든든한 조력자이자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캐릭터로 완성했다. 이 외에도 부르마, 치치 등 여성 캐릭터들은 원작에서의 모습보다 섹시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등장해 남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드래곤볼 찾기 위한 모험담에 초점 맞춰 마지막으로 원작과 영화의 차이는 바로 스토리에 있다. 원작은 ‘서유기’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무려 500여 개에 달하는 에피소드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수많은 에피소드 중에서 자신의 운명을 깨닫는 손오공이 드래곤볼을 찾기 위해 펼치는 모험담과 드래곤볼을 손에 넣어 세상을 지배하려는 악당 피콜로와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영화는 원작 스토리에서 각색 과정을 거쳐 전세계 관객들이 모두 공감하며 즐길 수 있는 스토리로 새롭게 탄생됐다. 또한 실사로 표현된 스펙터클한 영상은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3월12일 개봉)만의 흥미로운 스토리 라인에 볼거리를 더해,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쾌감까지 안겨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사진=서울신문NTN DB,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스틸 컷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숭산 스님,전두환 비판편지 보냈다가 고문당해”

    “숭산 스님,전두환 비판편지 보냈다가 고문당해”

    한국 선(禪) 불교를 세계에 전파했던 숭산스님(1927~2004)이 미국에서 전두환 당시 대통령을 비판한 편지가 공개됐다. 출판사 김영사는 25일 숭산스님의 편지들을 묶어 펴낸 책 ‘부처를 쏴라’ 출간에 앞서 숭산 스님이 생전에 전 전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고 숭산스님이 이 편지를 보낸 일로 귀국 직후 고문을 당했다고 밝혔다.  숭산스님은 1982년 8월25일 전 당시 대통령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에서 “대통령께서 칼 끝과 총 끝으로 혁명을 하였지요. 그 다음은 그것을 잘 써야 합니다.”라고 충고했다.  ”내가 사랑하는 내 나라, 내 민족이 고난을 겪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글을 쓰게 됐다.”고 동기를 밝힌 숭산스님은 “대통령이 되신 것도 대통령님의 운이요, 우리 한국 운이올시다. 엿장수 마음대로 되는 법은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숭산스님은 또 “대통령께서도, 통찰하시어 과거는 어찌 되었든 간에 우리나라의 현직 대통령이므로 우리 민족에게 인간성 회복 운동을 전개하여 우리 각자가 본마음을 찾아 시비를 없애고 선악을 초월하여 절대적인 세계가 이루어진다면 우리 대통령께서도 무거운 짐이 벗어질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유(我有)하니 피유(彼有)하고, 아멸(我滅)하니 피멸(彼滅)이라.‘나’가 있을 때 저것이 있고, ‘나’가 없으면 저것도 없네. 이것이 불교 소학교 과정입니다.”라며 “대통령이시여,당신은 ‘나’를 아시오? 무엇이오? 말해 보세요.모르지요? 자기도 모르면서 어떻게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말입니다.”라고 거침없이 비판했다.  제자들은 숭산스님이 편지를 보낸 뒤 외국인 제자들과 함께 귀국 공항에서 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남산청사로 연행돼 몇 시간 동안 고문을 당하는 고초를 겪었다고 전했다.   제자들은 또 숭산스님은 지난 1994년 백담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조우했다고 밝혔다.그 자리에서 숭산스님은 전 전 대통령에게 편지 사본을 꺼내 전달했고,이를 읽은 전 전 대통령의 안색이 크게 변하면서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고 제자들은 전했다.  이 편지가 실린 ‘부처를 쏴라’는 현각스님과 대봉스님 등이 숭산스님의 외국인 제자들이 숭산 스님의 생전 법문 등을 모아 펴낸 책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휴전선 넘은 100억대 상속권 소송

    북한주민이 남한 법원에 우리 국민을 상대로 상속권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24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북한에 사는 윤모씨 등 형제 4명은 고인이 된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은 새어머니 권모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윤씨 등은 구호활동을 위해 북한을 오가는 민간단체 회원을 통해 자필로 된 소송 위임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소장에서 “아버지 윤씨가 한국전쟁 때 북한에 2남3녀와 아내를 남기고 월남했고 남한에서 권씨와 결혼해 따로 2남2녀를 낳았다.”면서 “아버지가 남한에 10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남겼으니, 이 가운데 북한 자녀들의 몫을 달라.”고 주장했다. 법원은 우선 이들이 소송을 낼 자격이 있는지부터 검토할 계획이다. 윤씨가 부자관계를 밝힐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면 법원은 소송 자격이 없다고 보고 사건을 각하하게 된다. 하지만 윤씨가 고인의 아들이란 사실이 입증된다면 본격적인 심리절차가 시작된다.이번 소송 이전에도 지난 2005년 북한에 사는 벽초(碧初) 홍명희의 손자 석중씨가 남북교류단체를 통해 자신들의 동의 없이 할아버지의 소설 ‘황진이’를 출간·판매했다며 출판사 대훈서적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낸 적이 있다. 이 사건은 2006년 대훈서적이 홍씨에게 1만달러를 지급하는 대신 남한에서의 출판권을 인정받는 것으로 조정되면서 마무리됐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글로벌 코리아 2009] 루빈 전 美재무 글로벌 코리아 기조강연

    [글로벌 코리아 2009] 루빈 전 美재무 글로벌 코리아 기조강연

    로버트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은 23일 “한국은 10년 전에는 외화보유액을 비롯해 모든 부문이 불투명했는데 지금은 투명성이 많이 보완됐다.”면서 “1997년에 겪었던 수준의 위기를 다시 겪을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한국의 외환위기 당시 클린턴 행정부의 재무장관이었던 루빈 전 장관은 2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코리아 2009’ 국제학술회의 기조강연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루빈 전 장관은 과거 클린턴 행정부 산하 재무부를 이끌며 외환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퇴임 후에는 씨티그룹 회장을 맡아 미국 월가의 이익을 대변하기도 했다. 루빈 전 장관은 “국제적 정책 공조를 통해 ‘제 살 깎기’ 식의 국가 간 자금회수나 보호무역주의를 억제해야 한다.”면서 “이런 국제적 노력에 한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미 통화스와프 한도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300억달러의 한도를 ‘무제한’으로 하자는 것은 굉장히 높은 수준의 결정”이라면서 “미 경제팀이 적절한 선택을 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는 이어 금융위기 재발 우려와 관련, “미 정부가 허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표명했기 때문에 미국에서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은행을 국유화한다면 정치적인 영향력이 의사결정에 미치지 않도록 확실한 차단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수요 진작과 신용경색 해소가 필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정책기조를 정상화하고 자본 적정성 등 금융규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빈 전 장관은 “미국의 위기극복 정책은 단기 수요 진작, 실물부문 자금 공급, 주택담보대출 처리 등 한국에도 시사점이 있는 사안”이라면서 “한국의 경우 과도한 원화가치 하락과 신용경색 등 부작용 없이 선제적으로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참석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최근 출간된 책 ‘코드 그린’의 저자 토머스 프리드먼은 기자간담회에서 “2008년은 이 세계에 경고성 심장마비가 온 한 해”라면서 “경제학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볼 때 과거의 방식으로는 성장이 더는 지속될 수 없다는 점을 느끼게 해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새로운 규정이나 규제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기술’이 새로운 성장 방법이 되는 ‘그린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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