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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대한 기계같은 다듬이질 소리… 가엾은 아낙네 밤낮없이 힘든 일”

    “거대한 기계같은 다듬이질 소리… 가엾은 아낙네 밤낮없이 힘든 일”

    “조선에서 지내는 첫날 밤은 여행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다. 땅이나 이웃집에서 울려나오는 듯싶다가 이윽고 다른 초가지붕 밑으로 멀어지는가 하면 또다시 돌아와 사방에서 울려퍼진다.”(62쪽) 벽안의 이방인에게 구한말 조선은 집집마다 울리는 다듬이질 소리의 강렬한 청각적 자극으로 먼저 다가왔다. “거대한 기계가 돌아가는 듯”한 소음에 불과했던 다듬이질 소리는 그러나 수년간 체류하면서 조선 여성의 가혹한 노동 현실을 실감케 하는 안타까움의 소리로 바뀌었다. “그칠 줄 모르는 맹렬한 발굽 소리 같다. 나는 이 가엾은 아낙네들이 밤낮없이 이렇게 힘든 일을 해야 하는 현실에 얼마나 못마땅해 했던가.”(261쪽) 프랑스 고고학자 에밀 부르다레가 1904년 출간한 조선 체류기 ‘대한제국 최후의 숨결’(정진국 옮김, 글항아리 펴냄)이 처음으로 국내에 번역 소개됐다. 원제가 ‘대한제국에서(En Coree)’인 이 책은 20세기 프랑스에서 출판된 조선 관련서 가운데 가장 널리 읽힌 책으로 꼽힌다. ●잔칫날 풍경·죄수 이송 등 생생히 묘사 에밀 부르다레는 1901년부터 1904년까지 조선 광산 및 철도 개발과 관련한 기술 자문역으로 대한제국에 머물면서 구한말 문화와 풍속, 일상생활 등을 세밀하게 기록했다. 밤마다 도시 전체에 퍼지는 다듬이질 소리를 비롯해 전차를 타고 교외로 놀러 나가는 젊은이들의 활기찬 모습, 잔칫날 풍경, 죄수 이송, 술 마시고 취한 사람들의 모습 등 비극적 격동기에서도 각자의 일상을 사는 각계각층 조선인들의 현실을 마치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묘사했다. 협률사 내부 구조와 공연 레퍼토리에 관한 글과 고종 황제를 알현하는 과정을 빠짐없이 기록한 대목은 자료로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방인의 눈에 비친 낯선 타국의 관찰기 성격이 강하지만 고고학자로서의 학구적 열의가 느껴지는 내용도 상당수 있다. 북방의 고인돌에 관심이 많아서 개성을 여행할 때 가는 마을마다 고인돌에 대해 묻고, 강화도 전등사에선 귀중한 고문서들이 허술하게 관리되는 현실을 목격하고 안타까움을 금치 못한다. ●식탐 강한 민족·시어머니의 나라 폄하 외국인이 쓴 조선에 관한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이 책 역시 조선을 근대화의 대상으로 보고, 부정적으로 묘사한 부분도 적지 않다. ‘민중을 지배하는 귀신들’이란 표현으로 무속 신앙에 대한 경멸을 나타내는가 하면, 조선인을 식탐이 강한 민족으로 묘사하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위세를 떨치는 ‘시어머니의 나라’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그가 책 말미에 적은 결론은 조선에 대한 애정과 반제국주의적 시각을 보여준다. “지금 모든 사람에게 진보에 대한 욕구가 있다. 최근 몇 년간 황제께서 보여준 기백 덕분이기도 하다. 이 풍부한 자연에서 행복과 독립을 보장받아야 하고, 그 민중의 따뜻한 정과 선의는 모든 이의 공감을 얻을 테니까.” (373쪽) 1만 6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다티 佛법무는 아무도 못말려

    다티 佛법무는 아무도 못말려

    │파리 이종수특파원│지난 1월 아버지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은 채 딸을 낳아 화제가 됐던 라시다 다티(43) 프랑스 법무장관이 이번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을 무작정 찾아가 딸의 대부(代父)가 되어 달라고 졸랐던 사실이 밝혀져 다시 구설에 올랐다. 전기 작가 자클린 레미는 지난주 출간한 ‘마스카라와 눈물’(쇠이유 출판사 펴냄)에서 다티의 성장 배경 등을 중심으로 그녀가 숱한 화제와 ‘신화’를 낳은 과정을 분석하면서 이같은 비화를 소개했다고 프랑스 주간 르 푸앵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오는 6월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법무장관직을 그만둘 것으로 알려진 다티 장관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딸을 안고 엘리제궁을 ‘침입’했다. 다티의 엘리제궁 방문을 ‘침입’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녀가 방문 전에 사르코지 대통령과의 면담 일정을 잡지 않고 무작정 찾아갔기 때문이다. 레미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이 면담을 거부할지 몰라서 이 같은 일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레미는 자신의 책에서 “그녀가 미소를 짓자 사르코지 대통령은 아이를 보고 무척 좋아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다티 장관이 사르코지에게 딸 조라의 가톨릭 대부가 돼 달라고 요청하자 사르코지는 이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정황을 밝히면서 결국 다티의 전략이 성공했다고 말했다. 르 푸앵은 이 비화를 전한 뒤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는 격노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티의 (장관으로서의) 운명도 종착점을 향했다고 덧붙였다. 이를 반영하듯 다티는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법무장관직을 그만두고 유럽의회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vielee@seoul.co.kr
  • 한국 폄하 만화 ‘혐한류 4’ 출간 논란

    한국 폄하 만화 ‘혐한류 4’ 출간 논란

    한일 양국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킨 일본 만화 ‘혐한류’(マンガ嫌韓流) 시리즈 4편이 오는 30일 출간된다. 이 시리즈의 저자인 우익작가 야마노 샤린(山野車輪)은 지난 24일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4편의 내용은 ‘재일한국인 특집’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 ‘혐한류’ 시리즈를 출판하는 ‘신유샤’(晋遊舎)는 자사 홈페이지(shinyusha.co.jp)에 특집 사이트를 만들어 “몇 년 안에 재일한국인은 내정간섭을 할 수 있는 ‘외국인참정권’과 언론탄압을 합법화하는 ‘인권옹호법’을 손에 넣어 일본을 탈취하는 최종단계에 돌입한다.”는 자극적인 광고 문구를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 2007년 출간된 3편에 이어 2년 만에 등장한 이번 4편도 “재일한국인의 일본침략”, “재일 한국인이 일본에 강제 연행됐다는 주장은 특권과 돈을 받아내기 위한 사기도구”, “외국인참정권과 인권옹호법은 일본을 망치는 무기”라는 자극적인 타이틀이 실려 있다. 또 한국을 “성범죄대국”으로 칭하며 “강간민족의 기원”, “슬픈 속국의 역사”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2005년 1편이 처음 출간된 ‘혐한류’ 시리즈는 재일한국인 차별문제, 반일문제 등을 다루며 한국사를 왜곡해 큰 논란을 일으켰다. 출판사 측은 이 시리즈가 총 9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현지에서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amazon.co.jp 문설주기자 spirit0104@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가슴속 순애보 일깨우는 글 쓰고 싶어”

    “가슴속 순애보 일깨우는 글 쓰고 싶어”

    “가슴 속 순애보를 일깨우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비둘기집 사람들’의 소설가 은미희(49)씨가 처음으로 역사소설을 썼다. 24일 ‘나비야 나비야’(문학의 문학 펴냄) 출간 기념 간담회 자리에서 만난 작가는 “‘쿨한 사랑’을 미덕으로 여기는 시대이지만 그래도 가슴 속에는 모두 순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짜고짜 섬세한 사랑 얘기를 꺼냈다. ●조선시대 여류시인 이옥봉 되살려 다름이 아니라 새 작품의 주제가 바로 순애보다. 순수한 사랑과 문학에 대한 절박함을 그려 내기 위해 작가는 조선시대 여류시인 이옥봉을 되살려 냈다. “요사이 안부 묻사오니 / 어떠하신지요 / 창문에 달 비치니 / 이 몸의 한은 끝이 없사옵니다 / 제 꿈의 혼이 발자취를 낸다면 / 임의 문앞의 돌길은 모래가 되었아오리.” 몸서리치는 그리움을 표현한 시 ‘몽혼(夢魂)’ 등 빼어난 한시 32편을 남긴 이옥봉을 두고 작가는 “나와 그녀는 닮은 점이 너무 많다.”고 했다. 그는 “나 역시 그녀처럼 글을 위해 사랑도 인연도 버리고 지낼 수 있다.”면서 “다른 게 있다면 그녀는 결국 남자를 택했지만, 난 아직 문학을 부여잡고 있다는 점”이라며 웃었다. 많이 닮은 옥봉의 이야기라지만 창작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시 말고는 옥봉의 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전해오는 자료들이 단편적이라, 옥봉의 남편 운강 조원의 가계, 그 가문의 문집 등 이야기가 나올 만한 것은 모두 훑었다.”고 했다. 그래도 역시 자료가 부족해 작가는 서사의 많은 부분을 상상력에 의존했다고 한다. “시를 읽고 옥봉의 성정과 마음을 헤아리려고 노력도 많이 했다.”는 작가는 옥봉의 작품을 분석해 이야기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빼어난 여성들이 잊히는 게 안타까워” 허난설헌, 황진이에 비해 덜 알려진 옥봉은 주변의 권유로 알게 됐다고 한다. 작품에 실린 한시는 시인 이근배 선생이 번역해 붙여 주었다. 작가는 “당시는 여성들에게 매우 불리한 시절이었다.”면서 “그때 옥봉과 같은 빼어난 인물이 있었다는 사실이 잊히는 게 안타까웠다.”고 창작의도를 설명했다. 더 늦기 전에 역사 속 뛰어난 인물들을 작품으로 남기겠다는 것이다. 차기작도 역사소설을 고려하고 있다. 옥봉과 더불어 역시 빼어난 여성인 ‘홍랑’도 다뤄 보고 싶고, 40-50대 중년의 섬세한 사랑이야기도 써보고 싶다고 한다. 거의 1년에 한 편씩, 오랜 다작에 지친 작가는 새달말쯤 일본으로 떠나 잠시 몸과 마음을 식히고 돌아올 예정이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SF의 전설, 그 창대한 서막

    SF의 전설, 그 창대한 서막

    >>스타트렉 더 비기닝 1966년 TV시리즈로 닻을 올린 ‘스타트렉’은 트레키라 불리는 마니아층을 거느린 SF의 고전이다. TV시리즈 5개와 애니메이션 시리즈 1개, 영화 10편을 통해 500개가 넘는 에피소드가 만들어졌다. 출간된 소설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컬트가 된 오리지널 TV시리즈는 다음과 같은 오프닝 멘트로 시작한다. ‘우주…. 최후의 미개척지. 이것은 5년 동안의 임무를 통해 낯설고 새로운 신세계를 탐험하고, 새로운 생명체와 문명을 찾아내고, 이전에는 인류가 가보지 못했던 곳까지 과감하게 갔던 엔터프라이즈호의 항해 일지다.’ 새달 7일 개봉하는 11번째 영화 ‘스타트렉-더 비기닝’에서는 이 멘트가 클로징 멘트로 사용된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이야기가 시작하기 바로 직전을 다룬 프리퀄인 셈이다. 제임스 커크 함장, 부함장인 미스터 스팍 등의 반항적인 어린 시절을 담아내고 오리지널 시리즈의 메인 캐릭터들이 엔터프라이즈호에 합류하는 과정과 또 지구를 지켜내는 과정을 흥미롭게 그려낸다. 그런데 ‘더 비기닝’은 작품 속에서 2387년의 미래가 2233년, 2258년의 과거와 만나며 과거를 살짝 비트는 재미를 선사한다. 오리지널을 쫓아가면서도 향후 창작의 여지를 남겨놓은 것. 새로운 시작을 대대적으로 선전포고하는 격이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에선 파이크 함장의 뒤를 이어 커크가 엔터프라이즈호를 지휘하게 되지만, ‘더 비기닝’에서는 스팍이 먼저 함장을 맡게 된다. 오리지널에서 영원한 우정을 나누는 두 캐릭터는 ‘더 비기닝’에선 옥신각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스타트렉 시리즈에 친숙한 관객들이라면 메인 캐릭터의 세대 교체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요즘 젊은층에게는 법정 미드 ‘보스턴 리갈’의 왕변호사 대니 크레인 역으로 익숙한 윌리엄 섀트너가 원조 커크 함장이었다. 바람기도 있으며, 대담하고 이기기 위해 규칙도 무시하곤 하는 이 캐릭터는 신세대 연기자 크리스 파인이 새롭게 창조한다. 커크 함장과 함께 스타트렉을 대표하는 캐릭터는 바로 냉철한 논리와 이성을 강조하는 스팍. 호섭이 머리와 뾰족 귀가 특징인 발칸족과 지구인의 혼혈인 이 캐릭터는 레너드 니모이로부터 재커리 퀸토가 물려받았다. 니모이는 오리지널 시리즈는 물론, 여섯 편의 영화를 통해 이 역할을 맡고 두 편을 연출했던 배우다. 최근 인기 미드 ‘히어로즈’의 대악당 사일러 역할로 인기를 얻고 있는 퀸토는 오디션장에 들어서자마자 스팍 역할을 낙점받았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더 비기닝’이 관객들을 즐겁게 만드는 부분은 니모이가 연기한 늙은 스팍과 퀸토의 젊은 스팍의 만남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잔재미를 주기 위한 부수적인 장치가 아니라 이야기를 굴려가는 중심축으로 캐릭터에 대한 인수인계식이 치러진다. 선임 군의관 매코이 박사의 바통은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에오메르 역과 ‘본슈프리머시’의 러시아 킬러 역으로 얼굴을 알린 칼 어번이 이어 받았다. 일본계 배우인 조지 다케이가 연기했던 조타수 술루 역할은 한국계 배우 존 조가 대물림했다. 인종 차별을 넘어서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통신장교 우후라는 섹시스타 조 샐다나가 새로 맡았다. 선임 기관사 스콧과 항법사 체코프 역할은 각각 사이먼 페그와 안톤 옐친이 새로 연기한다. 스타트렉 시리즈를 잘 모르더라도 이번 작품을 즐기는 데는 무리가 없다. 그동안 액션보다는 캐릭터를 강조하고 낙관적인 세계관을 담아냈던 이 시리즈는 ‘스타워스’ 시리즈 등 다른 SF물에 견줘 밋밋하다는 평가도 받았으나 ‘아마겟돈’(1998)의 시나리오를 쓰고 ‘미션 임파서블3’(2006)를 연출했던 J J 에이브람스의 손에 의해 스펙타클하게 업그레이드된다. 스페이스 다이빙 장면이나 행성이 블랙홀에 빨려들어가는 장면, 초신성이 폭발하는 장면, 우주선끼리 벌이는 전투 장면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에릭 바나와 위노나 라이더가 깜짝 출연한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언제 나왔는지 모를 수도 있다. 존 조 외에도 캘빈 유, 다니엘 디 리 등 한국계 배우가 단역으로 스쳐지나가는 점도 재미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엠마왓슨 “마지막 해리포터…슬프다”

    엠마왓슨 “마지막 해리포터…슬프다”

    “해리포터는 내 삶의 절반이었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 출연해 온 엠마 왓슨(19)이 시리즈의 마지막 영화 크랭크업을 앞둔 아쉬움을 전했다. 엠마 왓슨은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해리포터 시리즈가 우리를 만들었다.”면서 “해리포터는 우리들(출연진) 삶의 절반이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책으로 출간된 해리포터의 마지막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은 런던에서 곧 촬영을 마친다. 두 편으로 나뉘어 2010년과 2011년에 차례로 개봉될 예정이다. 이에 엠마 왓슨은 “처음부터 함께한 동료들은 마치 우리 가족이나 다름없다. 마지막 촬영이 끝나면 정말 슬플 것”이라며 시리즈에 대한 애착을 내비쳤다. 또 “해리포터가 끝나면 우리는 각자의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우리는 서로에게 언제까지고 매우 중요한 사람”이라는 말로 동료 배우들과의 우정을 과시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 루퍼트 그린트 등과 함께 시리즈의 1편부터 출연하며 세계적인 톱스타로 자리 잡은 엠마 왓슨은 최근 명품 패션 브랜드 버버리와 모델 계약을 하며 ‘어른스러운’ 활동을 예고했다. 힌편 해리포터 시리즈의 6편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는 7월 15일 전세계에서 개봉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최종현, 그가 꿈꾼 일등국가로 가는 길’ 출간

    고(故) 최종현 SK그룹 회장의 경제관을 담은 책 ‘최종현, 그가 꿈꾼 일등국가로 가는 길’이 SK경영경제연구소의 편저로 출간됐다. 책은 지난해 10주기를 맞아 추모사업의 하나로 열린 추모 경제학술 세미나에서 발표된 강연내용을 담았다.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 미국 시카고 대학 경제학과 교수의 특별강연과 21세기 새로운 질서에서 일등국가가 되기 위한 국가 경쟁력 강화방안(박세일 서울대 교수, 설광언 KDI 부원장, 이지순 서울대 교수) 등이 담겨 있다. 또 공동운명체로서의 정부, 기업, 근로자의 바람직한 역할 모색(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장)과 복지사회의 미래와 정책과제(이원덕 삼성경제연구소 고문), 일등국가 진입과 리더그룹의 역할(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 송호근 서울대 교수) 등도 실려 있다.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두 과학자, 여자로서 행복했을까

    라듐과 폴로늄 등을 찾아내 두 번의 노벨상을 받은 마리 퀴리, 핵분열을 발견하는 과학적 성과를 이뤄낸 리제 마이트너. 이 두 명의 여성 과학자는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연구에 몰두하면서 결국 세계 과학계에 커다란 발자취를 남긴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모습이 이들의 전부일까. 계급과 인종의 벽에 부딪히고, 여성의 사회활동이라고는 고작 교사나 간호사 정도였던 시대에 살면서 물리학계에 큰 발전을 이뤄낸 이 여성 과학자들을 재조명한 책이 나란히 출간됐다. 미국 작가 바버라 골드스미스는 ‘열정적인 천재, 마리 퀴리’(김희원 옮김, 승산 펴냄)에서 위인전 단골 인물인 ‘퀴리 부인’(1867~1934)의 이미지와 실체의 간극을 좁힌다. 폴란드의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때부터 총명했던 마리는 연구에 대한 열정으로 파리 소르본대에서 여성 최초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또 여성으론 처음 교수에 임용됐으며 두 번이나 노벨상을 받은 최초의 여성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런 삶의 궤적 곳곳에는 순탄치 않은 시간들이 숨겨져 있다. 전염병으로 어머니와 언니를 잃은 뒤 겪은 우울증 증세로 평생 습관성 우울증에 시달린 것, 연구에 몰두하다가도 아이를 보기 위해 집으로 달려가 양육을 해야 했던 현실적인 어려움, 남편의 제자였던 랑주뱅과의 사랑 때문에 언론의 비난을 받아야 했던 일 등 그의 업적뿐만 아니라 우리가 몰랐던 인간적 면모를 그려냈다. 1만 5000원. 독일의 저널리스트 샤를로테 케르너는 ‘리제 마이트너’(이필렬 옮김, 양문 펴냄)에서 아인슈타인에게 ‘우리들의 마담 퀴리’로 불린 마이트너(1878~1968)의 일대기를 소개한다. 마이트너의 일생은 여러모로 마리 퀴리와 비교된다. 마리 퀴리와 그의 남편 피에르의 관계처럼, 마이트너 역시 오토 한이라는 학문적 동반자가 있었지만 핵분열을 해석해 원자폭탄 제조의 가능성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것은 오토 한뿐이었다. 여성이자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배제됐다. 이런 차별은 평생을 따라 다닌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교수로 임용되지 못했고, 어렵게 얻은 교수직조차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박탈당했다. 1992년 109번째 발견된 원소의 이름을 ‘마이트너륨’으로 명명한 것에서 위안을 찾아야 할까. 책은 마이트너의 인간적인 고뇌, 과학자로서의 책임과 의무, 시대적 상황에 몰리면서 히틀러에 동조했던 독일 과학자들에 대한 복잡한 감정들을 들여다본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노원구 천상병 공원 24일 개방

    노원구 천상병 공원 24일 개방

    한국인의 애송시 ‘귀천(歸天)’의 작가 천상병(1930~1993년) 시인을 기리는 공원이 탄생한다. 노원구는 상계동 996의27에 ‘시인 천상병 공원’(480㎡)을 완공해 24일부터 주민에게 개방한다. 공원에는 아이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시인의 모습을 표현한 높이 1.4m의 청동 등신상과 정자 귀천정(歸天亭), 시인의 시를 조각한 석재 시비와 버튼을 누르면 음성으로 시를 감상할 수 있는 시비 등을 마련했다. 공원 주변에는 시인의 시에 자주 나오는 진달래, 앵두나무, 홍도화, 매화, 장미 등을 심어 놓았다. 구가 천상병 시인을 주제로 한 공원을 조성하게 된 것은 시인이 1982년부터 1990년까지 7년간 상계동에 살았던 인연 때문이다. 당시 시인은 이곳에서 산문집 ‘괜찮다 괜찮다 다 괜찮다’를 비롯, 여러권의 시집을 출간하며 왕성한 집필 활동을 벌였다. 구는 그가 살았던 상계동 1117의12(현재 연립주택)에 시인을 기리는 표지석을 세웠다. 구는 24일 안경, 찻잔, 집필 원고 등 시인의 유품 203점을 모아 타임캡슐을 묻는 행사를 갖는다. 이 캡슐은 시인 탄생 200주년이 되는 2130년 1월29일에 공개된다. 이노근 구청장은 “앞으로 이곳에서 천상병 시 낭송회, 시화전, 백일장,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와 이벤트를 수시로 열어 고인의 시 세계를 기리고 지역 문인들의 창작 활동을 북돋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임원경제지 170년만에 출간

    임원경제지 170년만에 출간

    조선후기 북학파 실학자 서유구(1764년~1845년)의 대표 저서 ‘임원경제지’가 집필 170년 만에 출간됐다. 전체 16개 부분, 113권 54책으로 이뤄진 ‘임원경제지’는 농업을 비롯해 기상, 천문, 의학, 예술, 요리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조선 최대 백과사전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필사본 4종만 전해져 올 뿐 인쇄본으로 간행된 적은 없다. 전북대 쌀·삶·문명연구원(원장 이정덕)은 최근 16지(志)중 첫 부분인 ‘본리지’(원본 13권, 6책)를 3권으로 완역 출간했다. 2003년 30대 소장학자들이 ‘임원경제연구소’를 만들어 번역 작업을 시작한 이후 6년 만이다. 내용의 방대함과 해석의 난해함에다 재정적 압박까지 더해져 어려움이 컸지만 독지가의 후원과 전북대의 예산 지원에 힘입어 마침내 첫 결실을 얻게 됐다. 임원경제지는 철저하게 실생활에 필요한 지식 위주로 기록돼 있다. 서유구는 서문(예언)에서 “이 책은 오로지 우리나라를 위해 저술한 것이다. 그래서 자료를 모을 때 당장 적용가능한 방법만을 가려뽑았으며, 그러하지 않은 것은 취하지 않았다.”고 썼다. 가령 농서로 기획된 ‘본리지’에는 조 낟알 하나에 이삭이 몇 개 열리고, 곡식을 심을 때 간격은 몇 ㎝로 해야 하는지 등이 구체적으로 정리돼 있다. 또 이름조차 생소한 농기구들을 그린 그림과 도표 등이 상세하게 실려 있다. 전북대 쌀·삶·문명 연구원은 향후 10년동안 2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임원경제지 113권을 전부 완역할 계획이다. 색인권 2권을 포함해 전 42권으로 나올 예정이다. 각권 3만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제20회 김달진문학상] 비슷한 연배 중심 수상 관행 깨

    ■ 진화하는 김달진문학상 황 시인이 지난달 출간한 시집 ‘겨울밤 0시 5분’은 심사위원들(김인환, 김명인, 조정권, 이숭원, 최동호·이상 존칭 생략)로부터 한목소리로 “감각과 감성으로 쌓은 언어의 금자탑에 정신의 높이까지 자리잡은 최상의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삶을 살아낸다는 것’이라는 형이상학적 주제를 몸 전체의 감각으로 표현한 한국문학사 최초의 시인”이라는 극찬까지 더해져 이견의 여지없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또한 문학평론가인 최 교수는 그동안 꾸준하고 우직하게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에 천착하며 평론 연구의 깊이와 영역을 심화시켰다. 특히 이번에 수상작으로 선정된 ‘문학과 게임의 상상력’은 그의 ‘토지’에 대한 연구 성과를 컴퓨터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읽고 해석하는 영역으로까지 확장시켜온 독보적인 작업이 높게 평가받았다. 김윤식, 김종회, 문흥술, 유성호, 최동호(이상 존칭 생략) 등으로 꾸려진 평론 부문 심사위원들은 “‘토지’라는 단 한 작품을 줄기차게 파고들어 그 작품을 보편성의 영역으로 밀어올린 비평적 치열성은 그가 만들어낸 비평적 지형도의 탄탄한 얼개를 확인시켜 줬다.”면서 “디지털 시대의 상상력은 ‘토지’의 논의와 구체적으로 연결지어야 하는 과제도 함께 안게 됐다.”고 평가했다. ●문학상 빛낸 역대 수상자들은… 월하 김달진(1907~1989)을 기리는 문학상이 제정된 1990년 첫 수상자는 박태일(경남대 국문과 교수)이었다. 당시에는 평론 부문이 없었고 상금도 없었다. 세속의 가치에 초연했던 김달진의 높은 동양 철학과 숭고한 정신세계를 기리는 데는 굳이 상금이 필요없었다. 그 명예만으로도 가슴 벅찰 일이었다. 이후 이준관, 김명인, 이하석, 송재학, 이문재, 고진하 등으로 이어져오는 역대 수상자들은 한결같이 김달진의 고고한 시 세계를 따라 배우려는 이들로 엄선됐다. 그리고 1998년 평론 부문으로 영역을 넓혀 신덕룡 광주대 교수를 첫 수상자로 뽑았다. 생명과 생태, 환경의 가치를 연구대상으로 삼고 이후 내처 시인으로 등단,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00년에는 나이 마흔 살에 늦깎이로 등단, 중앙 문단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시인 문인수를 ‘발굴’해 그의 아름다운 시어와 해맑은 감수성의 이미지를 널리 접할 수 있게 했다. 문인수는 일곱 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미당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오는 6월5일 고려대 국제관에서 역대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 시낭송회를 갖고, 시상식은 오는 9월19일 김달진 문학제가 열리는 경남 진해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내 아이 내 손자라 생각하면 모른 척할 수 없어”

    “내 아이, 내 손자, 내 조카라고 생각하면 모른 척할 수 없어요. 그 아이들을 만나면 서울에서 하던 고민들이 다 허섭스레기처럼 느껴집니다. 그 아이들을 만나면서 작은 것에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감사하죠.” 한국 어머니상을 대표하는 연기자 김혜자(68)가 아프리카의 어머니로 거듭난다. 1991년부터 국제구호개발기구인 월드비전의 친선대사로 아프리카 구호지역에 20여 차례 다녀온 김혜자의 이름을 딴 복지센터가 아프리카 현지에 세워지는 것. ●최빈곤층 어린이 200명에게 혜택 김혜자는 20일 부천 영안모자 사옥에서 월드비전과 함께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굴렐레 지역 내 ‘백학마을 OBS 김혜자 센터’ 건립에 대한 협약식을 가졌다. 이 센터는 가난한 에티오피아 어린이들을 보호하고 교육하는 복지시설로, 최빈곤층 가정의 취학 전 아동 200명에게 혜택을 준다. 그는 그동안 구호활동으로 다녀온 곳 가운데 에티오피아를 가장 기억에 남는 곳으로 꼽았다. 김혜자는 “에티오피아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나라로 그곳에 코리안 빌리지가 있는데, 그 후손들은 가난하다는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 후손들이 이승만 대통령 얼굴이 있는 옛날 지폐를 보여주고 아리랑을 부르며 환대해줬는데 잊을 수가 없다. 그곳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첫 구호활동 때) 여행 가는 기분으로 나섰는데 현지에 가서 너무 놀랐고 계속 울기만 했다. 다시는 안 오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에도 계속 가게 됐다.”면서 “그저 그 애들을 위해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게 된다. 누구든지 가서 보면 이런 마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지금 결연한 (103명의) 아이들은 2014년까지 돕기로 돼 있는데 그 이후에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5만달러 들여 2010년쯤 완공 이어 그는 “이 센터를 통해 200명의 아이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러면 나머지 아이들은 어쩌나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이 점점 늘어나기를 바란다.”면서 “(아프리카의 현실이) 달라질 것 같지 않은 생각이 들 때면 굉장히 슬퍼진다. 왜 이렇게 끝도 없이 싸우고 굶고 아파서 죽는 것일까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깝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자 센터는 건립 기금인 약 15만달러를 영안모자가 전액 후원하며 2010년쯤 완공될 예정이다. 영안모자는 OBS경인TV의 대주주로, 김혜자는 지난해 OBS TV ‘김혜자의 희망을 찾아서’를 진행했다. 2004년에는 구호활동의 경험을 담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출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조선시대 기양의례 통해 왕권강화

    조선시대 기양의례 통해 왕권강화

    기양의례(祈禳儀禮)는 가뭄과 홍수, 전염병 같은 자연재해와 개인의 질병, 불행을 극복하기 위해 치르는 주술적이고 비정기적인 국가 의례를 일컫는다. 조선시대에 기양의례를 국가가 독점함으로써 왕권을 강화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자연·개인 재해 극복 국가서 관리 고려시대까지 기양의례는 대부분 불교와 도교, 무속의 영역에서 다뤄졌다.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 태조가 후대 왕에게 전하는 유훈인 ‘훈요십조’에서 부처를 섬기는 연등(燃燈)과 하늘의 신령, 오악, 명산, 대천 등을 섬기는 팔관(八關)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에서 이런 전통은 단적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유교가 지배이념인 조선시대에서는 기양의례의 유교화가 급격히 진행됐고 왕권 강화로 이어졌다. 이욱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펴낸 ‘조선시대 재난과 국가의례’(창비)는 조선의 제사 체계인 사전(祀典)을 ‘재난에 대한 대응’이란 측면에서 고찰하면서, 재난이라는 불가항력적인 힘이 유교 이념과 국가권력에 따라 재조정되는 과정과 그 안에 내재한 왕권·신권 강화의 함수 관계를 연구했다. 저자는 고려의 기양의례가 기존 신앙의 영험성 위에 세워진 것인 반면 조선시대 유교의 기양의례는 국왕의 사회적 권위에 기반한 의식이라고 주장한다. 즉 재난을 일으키는 사특한 기운에 맞서거나 절박한 상황에서 백성은 초월적 힘을 요청하는데 이때 왕을 중심으로 한 집권화된 국가권력이 유일한 힘임을 강조했다. 가령 가뭄때 국왕이 하늘을 향해 잘못을 아뢰고 비를 간청하는 친행기우(親行祈雨)는 예전처럼 신의 영험성을 통한 재난 극복방식이 아니라 국왕의 상징성을 높이는 의례 형태를 취했다. ●무당 등 종교전문인 국가제사 배제 이런 바탕 위에 다른 종교의례들은 배척당했다. 성황신에 대한 일상적 의례와 4대 조상의 신위를 모신 사당인 ‘사묘’의 관리를 담당하던 무당 같은 종교 전문인이 점차 국가제사에서 배제되고, 기존에 민간신앙 차원에 맡겨두던 산천제를 유교적 제사로 바꾸는 등 기양의례의 국가 독점화가 이뤄졌다. 또한 재난 발생시 백성들이 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영험처를 국가적 차원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통제했다. 사직이나 종묘처럼 제사를 거행하는 장소인 단묘를 일상공간과 분리해 축조·관리하면서 영적 세계를 통제하고 민심을 수습하려 애썼다. 저자는 국왕 중심의 기양의례 재정립이 국내외 정치상황의 변화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본다. 사림으로 대변되는 신권 중심의 정치 시스템이 숙종, 영조, 정조가 시행한 탕평정치에 의해 붕괴되면서 권력이 국왕에 집중됐고, 이는 국왕 중심으로 기양의례의 시공간이 재편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일례로 명나라 때까지 조선은 중화제국의 황제만이 행할 수 있는 친행기우를 금지당했으나 명이 멸망한 조선 후기 이후 친행기후를 지내는 대상과 횟수가 늘어났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다빈치 코드’의 브라운 9월에 새 소설 출간

    ‘다빈치 코드’의 브라운 9월에 새 소설 출간

     ’다빈치 코드’의 로버트 랭던 교수가 다시 돌아온다.  미국의 크노프 더블데이 출판 그룹은 작가 댄 브라운(44)의 새 스릴러 ‘잃어버린 상징(The Lost Symbol)을 9월에 출간한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브라운은 ‘다빈치 코드’ 출간 6년 만에 다시 랭던 교수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발표하는 이 작품이 12시간 동안 벌어지는 “야릇하고 환상적인 여행”이 될 것이라고 출판사가 밝힌 성명에서 말했다.그는 “12시간 벌어지는 사건들의 얼개를 짜느라 5년 동안 연구에 매달린 것은 정말 힘겨운 도전이었다.”며 “랭던 교수의 삶이 내 자신의 삶보다 훨씬 빨리 움직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출판사는 초판만 500만부를 인쇄할 것이라고 밝혔다.’다빈치 코드’가 세계 각국에서 8000만부 팔려나간 것을 감안하면 초판 인쇄 분량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셈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2006년 영화로 제작돼 7억달러 수입을 올린 ‘다빈치 코드’에서 랭던 교수 역을 맡았던 톰 행크스는 역시 브라운의 2000년 작품을 영화화한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에도 출연한다.이 영화는 국내에서도 다음달 개봉한다.  브라운은 출판계의 유례 없는 불황에 따라 새 스릴러를 내라는 안팎의 압력에도 꿋꿋이 침묵을 지켜왔다.2004년에 출판사는 귀띔을 했다.브라운이 워싱턴 DC를 근거지로 암약하는 프리메이슨 조직에 관한 얘기를 담은 가제 ‘솔로몬의 열쇠(The Solomon Key)’를 내놓을지 모르겠다는 내용이었다.실제로 브라운은 몇년 동안 워싱턴에 남아있는 메이슨 사원의 흔적을 찾아다녔다.  따라서 루브르 박물관에서 일어난 의문의 살인사건을 추적하다 예수가 몰래 낳은 딸의 후손들이 프랑스를 근거지로 교황 등과 수천년 동안 암투를 벌여왔다는 설정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다빈치 코드’처럼 이번 새 소설도 현대의 정치·경제계에서 암약하는 프리메이슨 조직에 관한 얘기일 것이라는 짐작을 해볼 수 있다.  그러나 크노프 더블데이 출판 그룹은 새 소설의 얼개를 밝히지 않았다.수잔느 헤르츠 대변인은 더 이상의 질문을 일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폴 뉴먼은 바람둥이”…책 출간 논란

    “폴 뉴먼은 바람둥이”…책 출간 논란

    ’내일을 향해 쏴라’와 ‘스팅’으로 유명한 영화배우 폴 뉴먼이 ‘알콜 중독자에 바람둥이’라고 폭로한 책이 출간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9월 폐암으로 83세에 사망한 폴 뉴먼은 2번의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으로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일 뿐만 아니라 모범가장 이미지로 아직도 그를 기억하는 많은 팬을 가지고 있다. 미국 뉴욕 포스트에 의하면 다음 달에 출판 될 숀 레비(Shawn Levy)의 ‘폴 뉴먼: 인생(Paul Newman: A life)’에는 그동안 폴 뉴먼의 가정적이고 성실한 이미지와는 반대의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고 한다. 이 책에는 폴 뉴먼이 언제든지 맥주를 마실수 있게 ‘병따개를 목걸이처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닐 정도의 알콜 중독자라고 하고 있다. 더군다나 작가는 단순한 알콜 중독자가 아닌 이미지 관리를 한 ‘영악한 알콜중독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한번의 이혼 후 1958년 배우 조안 우드워드와 결혼하여 평생을 같이하며 ‘집에서 스테이크를 먹을 수 있는데 왜 밖에 나가 햄버거를 먹습니까?’라는 유명한 말과 함께 모범적인 가장으로 알려진 폴 뉴먼이지만 이 책에서는 바람둥이로 묘사되고 있다. ’내일을 향해 쏴라’의 촬영이 진행되던 1969년 당시 18개월동안 언론인과 바람을 핀 사실과 상대 연인의 인터뷰까지 담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그가 자신의 유명한 푸른눈에 대한 관심을 증오했다는 일화도 담아내고 있다. 평소 그의 푸른눈에 대한 관심에 폴 뉴먼은 “내가 마치 고기 덩어리가 된 느낌”이라며 ”마치 여성에게 브라우스를 열고 가슴을 보여달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고 한다. 한편 이 책의 출판이 임박한 가운데 그를 사랑했던 많은 팬들은 이번 책이 ‘고인의 명성에 기댄 아주 저급한 돈벌기 수단’이라 하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김형태(hytekim@gmail.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메디컬 팁]

    ●‘유태우의 질병완치’ 출간 ‘국민 건강지킴이’로 알려진 신건강인센터 유태우 원장이 일상 속 질병치료 코칭북 ‘유태우의 질병완치’(삼성출판사)를 최근 출간했다. 병원이나 약 없이도 병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의 의료 철학과 이에 따른 실천 지침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자신의 질병은 자신에게 맞는 방법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론과 함께 ‘국민을 위한 맞춤건강 프로그램’인 ‘내몸 훈련법’을 제안하며 상세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365쪽.1만 3800원. ●경희의료원 국제의학학술대회 경희의료원은 오는 5월10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경희대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국제의학학술대회를 갖는다. 의학 분야를 비롯해 치의학·한의학 분야의 국제적 석학들이 대거 참석하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동·서 의학의 새로운 접점을 모색하는 것은 물론 의학분야의 최근 연구성과를 공유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료원측은 밝혔다. ●금연보조제 ‘니코피온 서방정’ 출시 한미약품㈜은 금연치료 보조제인 ‘니코피온 서방정’을 출시했다. 니코피온은 미국 FDA가 금연 보조요법으로 승인한 염산부프로피온 성분의 전문의약품으로, 금연 때 나타나는 도파민 분비 감소현상을 차단함으로써 금단증상을 억제한다. 회사측은 “니코피온은 치료율이 30%로 높으면서도 체중 증가 등 다른 금연제제의 부작용을 줄인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니코피온은 금연 시작 1주일 전부터 150㎎(1정)을 1일 1회 투여하고 이후 7주까지 1일 2회로 증량해 사용하면 된다. ●美 줄기세포기업과 기술이전 계약 차병원그룹 바이오기업인 차바이오&디오스텍(대표 문병우)은 최근 미국의 줄기세포 전문기업인 ‘어드밴스드 셀 테크놀로지(AC T)’사와 ‘망막색소상피세포 유도기술’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ACT사는 나스닥에 상장된 미국의 대표적 줄기세포 전문기업으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배아줄기세포에서 망막색소상피세포 분화를 유도하는 기술은 실명 치료에 대한 기대 때문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2007년 동물실험을 끝낸 데 이어 현재 미국에서 임상 적용을 준비 중이라고 차바이오 측은 설명했다. 문병우 대표는 “이 실명 치료술을 활용하면 망막색소변성증과 황반변성증 등 실명 위기에 처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다.”면서 “ACT사가 조만간 미국 FDA에 임상시험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 빅뱅, 국내최초 콘서트 메이킹북 22일 출시

    빅뱅, 국내최초 콘서트 메이킹북 22일 출시

    아이돌그룹 빅뱅이 국내최초로 콘서트 메이킹북 ‘SHOW, ANOTHER BIG SHOW!’를 22일 출시한다. 빅뱅은 지난 1월 30일부터 3일간 열렸던 콘서트 ‘BIG SHOW’(공동주최 SBSi YG엔터테인먼트)의 모든 제작과정과 무대 뒷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담아낸 메이킹북을 출간한다.빅뱅의 메이킹북은 ‘거짓말 같은 하루’, ‘연기자로 변신한 열 여덟 시간’, ‘반짝반짝 몸부림’, ‘Wonderful Life’, ‘Rehearsal for V.I.P’, ‘The Day of BIGSHOW’, ‘Oh My Friends!’, ‘Stylish’등의 총 8개 테마로 구성됐다.특히 고화질 컬러 사진들로 총 6백여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이 수록돼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메이킹북 ‘SHOW, ANOTHER BIG SHOW!’는 기존의 메이킹북처럼 단순한 화보집 수준에 그치는 것이 아닌, 사진 속 멤버들의 생생한 대화를 글로써 직접 담아 냈다.뿐만아니다. 콘서트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빅뱅의 롯데월드 습격사건’과 ‘빅뱅 바이러스’의 제작과정, 밴드 및 안무 연습 모습, 리허설과 대기실 모습에서 콘서트 뒤풀이까지 풀 스토리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또 메이킹북의 구매자를 위한 특별 부록으로 빅뱅 브로마이드도 수록됐으며, 방송활동을 쉬는 동안 빅뱅의 모습이 소개돼 있어 그들에 대한 갈증을 해소해 줄 것으로 보인다.빅뱅의 메이킹북을 기획한 관계자는 “기존의 콘서트 메이킹 콘텐츠와 달리 독립적으로 도서가 발행된다. 빅뱅의 콘서트 ‘BIGSHOW’를 관람한 이들에게는 그 날의 감동과 함께 빅뱅의 인간적인 모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이어 “또 ‘BIGSHOW’를 관람하지 못한 팬들에게는 콘서트의 모든 준비과정은 물론 콘서트를 즐기는 기분까지 누릴 수 있게 해 200% 만족하는 메이킹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빅뱅은 콘서트 메이킹북 출간에 이어 라이브 콘서트 DVD 발매도 앞두고 있다.(사진제공=SBSi)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우리가 몰랐던 이상

    우리가 몰랐던 이상

    ‘인자(人者)의 도리를 못 밟는 이 형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가정보다도 하여야 할 일이 있다. 아무쪼록 늙으신 어머님 아버님을 너의 정성으로 위로하여 드려라. 내 자세한 글, 너에게만은 부디 들려주고 싶은 자세한 말은 2, 3일 내로 다시 쓰겠다.’(1937년 2월8일 동생 김운경에게 보낸 마지막 엽서) 2, 3일 내로 다시 쓰겠다던 엽서를 쓰지 못하고 작가 이상(李箱·본명 김해경·1910~1937)은 그해 4월에 세상을 떠났다. 28세, 요절이었다. 그가 일본 도쿄에서 우울한 한 생을 마감할 때,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회자될 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시·단편소설·장편소설·수필로 분류 수많은 문청들을 병들게 했던 ‘문제적 작가’ 이상, 내년 탄생 100주년을 맞아 그의 전집이 이번에는 철저히 원본을 되살려 출간됐다. 서울대 국어국어국문학과 권영민 교수가 엮은 이번 전집(뿔 펴냄)은 발표 당시 원문과 현대어 본, 작품 해설, 각주 등 이상의 문학을 오롯이 살려내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으로 기존 나온 전집들과 차별을 뒀다. 총 4권으로 구성된 전집은 이상의 작품을 시, 단편소설, 장편소설, 수필 등 네 개 장르로 나눠 담았다. 지면 발표작은 물론 유고와 습작, 일본어 작품까지 그간 발굴한 모든 작품을 엮었다. 일부 작품은 장르 분류도 새롭게 했다. 장르 정체성이 모호했던 작품 ‘최저낙원’, ‘실낙원’, ‘공포의 기록’ 등을 권 교수는 자기체험적 성격에 주목, 모두 수필로 분류했다. 창작노트에 완성되지 못한 글들은 장르를 분류하지 않고 그저 ‘발굴자료’로 묶어 4권에 실었다. 권 교수는 이번에 특히 기존의 오역이나 오독을 바로잡고자 애썼다. 예를 들어 시 ‘且8씨의 出發’은 ‘且’와 ‘8’이 남성의 성기를 뜻한다는 해석으로 지금까지 에로티시즘 시로 읽혔으나, 권 교수는 이것이 이상의 절친한 친구 구본웅을 두고 쓴 시라고 했다. ‘8’을 한자로 쓰면 ‘八’인데 ‘且’와 ‘八’을 붙여 쓰면 구본웅의 성씨인 ‘具’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 초기 일본어 시 같은 경우도 일본을 수차례 오가며 니카타대학 후지이시 다카요 교수의 도움을 얻어 틀린 해석을 바로잡고자 노력했다. ●일반인 이해 돕는 주석만 2600개 책은 연구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이상을 이해시키고자 한 노력이 돋보인다. 1권 시 작품의 주석 998개를 포함해 전집에 실린 주석 숫자만도 2600여개다. 그간 연구사를 검토, 작품의 해설은 물론 자신의 새로운 해석을 덧붙인 ‘작품해설’도 볼 만하다. 권 교수는 “이상의 문학은 ‘밀실’처럼 닫혀 있는 것으로 보이면서도 언제나 그 자체의 지향을 보여주는 ‘지도’처럼 존재할 뿐”이라면서 “책이 이상 작품의 정본 확립과 새 해석 및 평가의 길잡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권 교수는 전집과 함께 이상 연구서인 ‘이상 텍스트 연구-이상을 다시 묻다’도 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 ‘시의 강국’ /최창일 시인

    [열린세상]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 ‘시의 강국’ /최창일 시인

    “한국은 ‘시의 강국’이다.” 한국에 체류했던 한 독일 시인이 한국의 시 문학에서 느낀 점을 말한 것이다. 꽃망울 터트리는 라일락나무 아래 배달된 조간을 펼쳐들면 신문에는 어김없이 ‘시가 있는 아침’을 열어 준다. 우리나라 신문은 매일 아침, 또는 주간으로 ‘시가 있는 아침’을 열지 않는 신문이 없다. 이런 시 문화를 체험한 독일 시인이 시의 강국이라 말한 것에 수긍이 가고 남는다. 2009년에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등록된 시인은 5000명이고 등록하지 않은 시인은 3000여명으로 추산되니 8000여명의 시인이 활동하는 셈이다. 활동이라 함은 등단하여 시집을 내거나 계간·월간·기타 간행물에 발표하는 시인을 말한다. 물론 등단하지 않고 지방이나 여러 경로를 통하여 활동하는 시인은 공식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2008년 시집은 753종 나왔다. 정식 집계가 어려워 출판정보관리센터에서 잠정 집계한 숫자다. 아마 집계되지 않은 시집은 이보다 훨씬 많이 출간되었을 것이다. 한국문인협회와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유관단체가 공동으로 2009년을 ‘책, 함께 읽자’ 캠페인의 해로 정하고 낭독회를 열고 있다. 1회에 김남조 시인의 낭독이, 2회는 황금찬 시인의 낭송이 3월에 있었다. 3회인 4월에는 종로에서 활동하는 시인의 낭송이 23일로 예정되어 있다. 5월은 문협이 주관하는 마로니에 전국청소년 백일장이 있다. 1985년에 시작하여 24회를 맞는 백일장은 ‘시의 강국’이라는 한국 시문학에 초석이 되었음이 분명하다. 필자는 지난주에 문인협회가 주관하는 해외문학 심포지엄 참석차 캄보디아에 갔다 왔다. 핑계 삼아, 해외여행에 원로 문인들과 교제도 할 겸 가벼이 나섰다. 캄보디아의 문화유적지를 돌아본 후 밤에는 문협이 준비한 주제 발표를 한 다음 시인들의 시 낭송이 있었다. 어떤 시인은 사전에 시집을 준비하였는가 하면 현장에서 느낀 점을 즉석 시로 낭송한 시인도 있었다. 30여명의 시인들은 무려 세 시간에 걸친 여독을 아랑곳하지 않고 깐깐하게 준비했다. 한국 시인들은 캄보디아에도 있는 한국 노래방이 아닌 집회장에서 시의 열정을 노래했다. 고은 시인은 시는 심장의 뉴스라 말했다. 상상력이 풍부한 어느 시인은 바다에서 시를 보고 어머니를 보았다. 그는 해수를 어머니의 자궁 속 양수로 비유했다. 기묘하게도 과학적으로 해저에서 나오는 심층수는 어머니의 양수와 가장 가깝다는 것이다. 시는 양수요 우주의 언어이자 자연의 언어이고 삶의 비의가 담긴 신 같은 언어다. 이런 언어를 간직한 시인들이 주변에 많을수록 삭막한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생전에 구상 시인과 절친하게 마음을 열고 살았다. 성직 생활에 난관이 있을 때마다 시인 구상을 찾아 조언을 받고 속마음도 곧잘 열었다. 워낙 젊은 나이에 추기경이 된지라 신부들과 협조가 되지 않아 생기는 마음고생도 곧잘 털어놓았다. 구상이 시인이었기에 김 추기경의 성직의 마음과 통하였을 것이다. 우리는 전쟁의 폐허에서도 ‘굳세어라 금순아’ 같은 노랫말을 만들었고 ‘목포의 눈물’ 같은 시가 노래되어 불리기도 하였다. 박인환 시인의 ‘목마와 숙녀’도 전쟁이 채 끝나기 전 명동의 다방에서 만들어진 시가 노래되어 우리의 가슴에 남아 있다. 시는 어려운 시기에 국민의 ‘위로의 밥상’이었다. 학자들은 1970~80년대를 시의 황금기였다고 말한다. 황금기를 거친 시적 국민성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는 동력이다. 시는 어떤 경우에도 마음에 평화를 주고 스스로 치유의 능력을 가진다. 70~80년대 낭만의 시대에 길러진 국민 심성은 환란 위기에 장롱 속 금을 내놓는 여유를 보였다. 지금 닥친 세계적 경제 위기도 어느 나라에 비해 빠르게 회복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우리 국민은 시로 대항도 하고 시가 건강한 힘줄이 되어 국난을 극복하기도 했다. ‘시의 강국’은 대한민국의 또 다른 이름이다. 최창일 시인
  •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기웅 파주출판도시 이사장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기웅 파주출판도시 이사장

    이기웅(李起雄·69) 파주출판도시 이사장은 4년 전 위암 판정을 받고, 위를 완전 절제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출판도시병’ 이다. 병은 별것 아니지만 힘이 달려 맘껏 일을 못하는 게 불편하다고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전문출판사 열화당의 대표이지만 회사일을 제쳐두고 파주출판도시를 기획하고, 만들고, 운영하는 데 매달린 결과다. 출판도시를 완성하는 데 걸린 20년 세월이 암세포가 되어 위를 갉아먹었다. 지난 13일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출판도시의 심장부인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와 활판공방, 열화당출판사를 이리저리 오가며 6시간 동안 이 이사장을 인터뷰했다. 갖가지 업무와 모임이 그를 놓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쉴새 없이 전화를 받고, 지시를 내리고, 협조를 구했다. 사안마다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입주 출판인클럽 회원들과의 점심식사 자리에서 곰탕 한 그릇을 후딱 해치우고, 엘리베이터 타기를한사코 거절한채 계단을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고 안도했다. 1단계를 마무리짓고 2단계로 접어든 파주출판도시에는 아직도 그가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일산 집을 오가는 시간이 아까워 출판도시내 열화당 출판사에 침대를 들여놓고 산다. 보다 못한 가족들이 집을 처분하고 출판사 신관 4층에 꾸민 생활공간으로 아예 이사를 오기로 했단다. 여러 출판인들의 이사 행렬도 이어질 예정이다. 불꺼진 출판도시의 밤을 가장 싫어하는 이 이사장이‘불이 꺼지지 않는’ 출판도시에 상주할 날이 머지않았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책이란 무엇입니까. 또 출판인들에게 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말이 서야 나라가 섭니다. 책은 말을 세우는 도구입니다. 출판인은 문자를 통해 말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책은 ‘영혼의 지도’라는 생각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출판인이라면 유네스코 헌장 중에 ‘우리는 책을 읽을 권리가 있다’는 문구를 명심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 1980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국제출판협회(IPA)총회에서 ‘도서관 사서의 나태함’을 출판의 자유를 저해하는 요소의 하나로 지적한 보고서를 읽고 감회에 젖은 적이 있습니다. 책의 남발도 경계의 대상입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의 경우 무려 100여종이 쏟아졌습니다. 세계 10위권 출판대국의 허명이자 숨기고 싶은 치부죠. 파주출판도시는 흐트러진 책의 질서를 바로잡고, 출판인들의 허물을 성찰한 뒤 회복시키는 ‘책의 유토피아’가 될 것입니다. →파주출판도시가 2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사장께서는 ‘비와 바람의 도시일지(都市日誌)’라는 책에서 1988년부터 2007년까지 장장 20년 간의 출판도시 건설과정의 풍상을 정리하셨는데 출판도시의 미래상은 어떤 겁니까.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출판도시는 21세기 한국출판의 미래입니다. 책의 내일이기도 하지요. 21년 전 이기웅, 김경희(지식산업사), 김언호(한길사), 박맹호(민음사), 윤형두(범우사), 전병석(문예출판사), 허창성(평화출판사) 등 뜻이 맞는 출판인 7명이 북한산과 도봉산을 오르내리며 ‘산상(山上)결의’를 맺은 결과물입니다. 여기에 입주업체와 건축가들이 맺은 ‘위대한 계약서’덕분에 출판과 건축의 만남, 출판과 도시의 희귀한 만남이 이뤄졌어요. 전체 부지 48만여평 중에서 26만여 평에 해당하는 1단계 지구에 250여출판 관련업체가 입주했습니다. 앞으로 22만 평에 이르는 2단계 지구에서는 영화와 활자가 만나게 될 겁니다. 또 두 개의 도서관 즉 ‘아시아지식문화 아카이브’와 ‘영혼의 도서관’이 새로운 코어가 될 겁니다. →자서전을 집필 중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만. -네. 틈틈이 준비 중입니다. 하지만 살아 생전 자서전을 출간하지는 않을 겁니다. 자료를 정리해 놓을 뿐이고 출간여부는 내가 죽고 나서 행해질 일입니다. 영혼의 도서관에서 그런 일이 이뤄질 겁니다. →‘영혼의 도서관’이라는 개념이 생소합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책 중의 책은 자서전입니다. 고인의 유족 또는 친지와 협력해서 고인이 써 왔던 자서전의 원고를 정리해 한 권의 책으로 탄생시킨 뒤 소장하는 사후 도서관입니다. 죽어서 아름다운 책더미에 묻히게 되는 셈이지요. 저의 마지막 책, 자서전도 영혼의 도서관 서가에 꽂히게 될 것입니다. →출판도시는 도시 전체가 건축물의 경연장이네요. 단순한 출판도시가 아니라 인간성 회복을 꾀하는 인간도시, 문화도시, 박물관도시를 지향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목표를 이루셨나요. -출판산업의 세 요소는 기획, 생산, 유통입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기획하고 편집해 바로 옆 인쇄소에 보내 인쇄·제본·제책을 완료한 뒤 출판물종합유통센터를 통해 공급하는 원스톱 체제를 갖춘 것이죠. 책의 수요를 예측해 남발을 막고, 서로 노출돼 있기에 부끄러운 책을 만들지 못합니다. 편집자끼리 책을 교환하게 되면서 기획과 편집경쟁이 전쟁을 방불케 합니다. 책의 질이 30% 이상 좋아졌고 물류비용도 30% 이상 줄었습니다.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진 게 최고의 성과이죠. →열화당의 도서목록에서는 생소한 안중근 의사 관련 책을 내신 적이 있는데…. -대문호 톨스토이는 삶 자체가 ‘참회록’을 쓰기 위해 끊임없이 준비해 온 인생이었다고 합니다. 저도 참회록을 쓰듯 인생을 살려고 애썼습니다. 1993년 일산에 출판도시를 들이기로 한 계획이 틀어지고 난 뒤 엄청난 고통이 엄습했습니다. 빛을 찾은 것이 1995년 노산 이은상 선생이 정리한 안중근 의사의 공판기록 번역본이었지요. 그때까지 안 의사를 너무 몰랐습니다. 안다는 것은 깨달음인데 지식으로 이해하는 것은 깨달음이 아닙니다. 공판기록 속에서 안 의사의 엄청난 외침을 듣고 비로소 깨달은 거죠. 나의 고통은 고통도 아니다. 역사에서 교훈을 찾자고 다짐했습니다. 제가 2000년 ‘안중근전쟁,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안중근투쟁기록을 옮겨 엮은 까닭입니다. 출판도시 본부에 안의사의 흉상을 세웠죠. 안 의사는 출판도시의 정신적 감리인입니다. 개인적으론 안 의사로부터 출판도시를 완성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현재 수행 중입니다. ■ 李이사장 문화유전자는 강릉 선교장서 자라 ‘제2의 율곡’ 꿈꾸다 이기웅은 한때 1만명의 소작인을 두고 ‘관동제일가’를 자처하던 강릉 선교장(船橋莊)에서 태어나 자랐다. 그는 전주 이씨 종손의 당숙이다. 선교장의 사랑채이자 문집과 서책을 간행하던 열화당(悅話堂)이 놀이터였다. 군불을 때고, 책 심부름하던 소년이었다. ‘가까운 이들의 정다운 이야기를 즐겨 듣는다.’는 열화당은 도연명의 ‘귀거래사’에서 유래했다. 예전엔 ‘열화당 강릉 1815, 서울 1971’이라고 새긴 명함을 들고 다녔다. 서울서 출판사를 세운 것은 비록 1971년이지만 열화당의 전통은 선교장이 지어진 1815년부터라는 자부심의 발로였다. 1996년 바르셀로나 국제출판협회(IPA) 총회 때 100년 넘은 유서 깊은 출판사에 기념패를 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한국에 1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출판사가 있다는 소문이 퍼져 확인소동이 벌어졌다. 얼마 전 열화당 출판사 신관 도서관건물에 개인생활공간을 지으면서 선교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자인 활래정(活來亭)의 개념을 부활시켰다. 그가 강릉에 가면 묵는 정자를 집안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감실(龕室)도 만들었다. 신위(神位)나 불상, 초상, 성체(聖體)를 모시는 종교적 장소다. 모친의 사진과 오늘의 이기웅과 열화당을 있게 한 스승들을 모실 생각이다. 그는 선교장의 ‘문화적 유전자’를 가장 진하게 물려받은 후손이다. 하지만 친탁과 외탁의 비율을 처음엔 ‘7대3’이라고 했다가 곧바로 ‘6대4’로 정정했다. 모계 혈통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됐다. 그는 “율곡 이이 선생을 닮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본(율곡은 덕수 이씨)도 다르고 500년 가까운 세월 차에도 불구하고 강릉에서 나고 자라 서울에서 활동했으며, 말년에 파주에 정착해 생을 정리하는 것이 율곡의 삶의 궤적과 동일하다. 결코 우연은 아닌 듯싶다. ●약력 ▲강릉 출생(1940년) ▲강릉상고, 성균관대 철학과 졸업 ▲일지사 입사 ▲열화당 설립(1971년) ▲서울 올림픽조직위 전문위원 ▲서울예술대학 강사 ▲출판저널 창간편집인 ▲대한출판문화협회 부회장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 ●수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출판학회상 ▲백상출판문화상 ▲중앙언론문화상 ▲가톨릭 매스컴 대상 ▲인촌상 ●주요 출판·저술 미술문고, 미술선서, 한국의 굿, 한국의 고궁, 한국의 탈놀이, 교양한국문화사, 위대한 미술가의 얼굴, 열화당미술문고, 영상원 총서, 경주 남산, 서원, 우리 책의 장정과 장정가들, 몽골의 암각화, 안중근전쟁 끝나지 않았다, 의리를 지킨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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