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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성일, 쉬지 않는 영화인의 로망 (인터뷰)

    신성일, 쉬지 않는 영화인의 로망 (인터뷰)

    하얀 바탕의 중앙에 검은색으로 박힌 이름 강신성일(姜申星一·72). 이름 자체가 브랜드인 한국의 이 전설적인 배우는 명함까지 그렇게 당당하고 멋스러웠다. ‘한국의 제임스 딘’ ‘한국의 알랭 들롱’이라 불린 문화 아이콘. 서울 상수동 강변의 한 오피스텔에서 영화인 신성일을 만났다. 이미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은빛 고수머리와 캐주얼한 차림. “잘 왔어요. 들어와요.” 손수 문을 열어준 신성일은 내년이면 데뷔 50주년을 맞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당당한 풍채로 기자를 안내했다. ◆ ‘성일가’의 노신사 VS 쉬지 않는 영화인 “건강의 비결은 승마예요. 옛날보다 체력이 더 좋아졌어요. 영천에 지은 한옥집에 내 애마가 3필입니다. 마장도 만들어놨어요. 그게 최고의 운동이에요.” 신성일이 대구 영천에 그의 이름을 딴 ‘성일가’(星一家)라는 한옥을 지은 지도 1년이 되었다. “감옥 다녀온 후에 정말 자유롭고 쾌적하게 살고 싶어 한옥을 지을 결심을 했어요. 2007년 9월에 영천에 내려가서 포도를 먹다가 ‘이쯤에 한옥 한 채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신성일은 직접 와서 봐야 되는데 일단 아쉬운 대로 이걸 보라며 성일가의 사진을 건넸다. 아름답고 단아한 한옥은 그곳에 들인 신성일의 노력과 정성이 절로 보일 정도였다. “한옥 관리가 또 대단해요. 한옥은 손이 많이 가서 하루라도 청소를 안 하면 무당벌레들이 막 나오니까. 정원도 손봐야 하고 말 세 필에 풍산개로 다섯 마리나 키우니까 밥 주고 똥 치우면 시간이 얼마나 어떻게 가는지도 몰라요.” 신성일은 성일가가 대한민국 1등 한옥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화려한 은막의 스타였던 그에게 항상 익숙한 도시가 아닌 한적한 시골 생활에 적응할 만 한지 물었다. “난 도시가 싫어요. 차가 콱 막히고 공기도 답답하고 못 견뎌요. 감옥 다녀온 다음부터는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 작업실도 일부러 강변이 보이는 곳에 마련하지 않았겠소. 그래도 영천이 제일입니다. 주변 계곡이 다 내 세상인데.” 신성일은 그래도 어디 한군데만 줄곧 머무르는 게 아니라 영천에 있다가 서울에 왔다가 하니까 양측의 장점을 다 누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6월 15일 개막을 앞두고 한층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을 준비하는 중이라 곧 서울에서 기자회견도 있고 너무너무 바빠요. 또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 기획 드라마 ‘동방의 빛’에서 이토 히로부미 역을 맡기로 했어요. 오는 9월쯤엔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합디다.” 영화와는 달리 드라마는 시간 싸움이라 대본에 묶인 시간이 계속될 것이라며 신성일은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곧이어 “장편 드라마 출연은 처음인데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미소를 지었다. ◆ 책·박물관·스포츠카, 영원한 영화인의 열정과 로망 “내년이 데뷔 50주년 되는 해입니다. 그동안 6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함께 했으니 그런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어요.” 신성일은 그의 인터뷰를 담은 책 ‘배우 신성일, 시대를 위로하다’(신성일 지승호 지음·알마)의 출간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사실 이 책은 시작이고 ‘맛보기’예요. 내년에 영화 데뷔 50주년을 맞아서 진짜 자서전을 기획하고 있어요. 이 책은 인터뷰 내용을 담은 것이라 한계가 있지만, 내 자서전에는 사진도 많이 넣을 생각입니다.” 현재 그는 ‘스포츠서울’에서 연재했던 ‘스타고백’과 같은 과거 자료들은 수집하며 자서전을 준비하는 중이라고 했다. 신성일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자서전만이 아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박물관 건립을 꿈꾸고 있다. “영천에 있는 집 근처에 영화박물관 짓는 것을 계획하고 있어요. 영천에 ‘별빛축제’라는 행사가 있는데 그 축제랑 내 이름에서 ‘별 성’(星) 자를 따서 ‘성일영화박물관’이라고 이름을 지을까 생각 중입니다.” 신성일은 “영화박물관의 취지는 문화 보존에 있다.”며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본, 필름 외에 그가 입었던 의상까지 다양한 자료를 수집해 마지막으로 한국 영화사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이 오랜 시간 스타 자리를 지켜온 그의 소망이다. “곳곳마다 문화에 대한 자각이 이제야 시작되고 있어요.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한국은 한참 늦은 셈이지만 이제라도 시작했으니 문화 콘텐츠를 활성화시키는 게 중요합니다.” 그는 내년부터 기공에 들어가려고 계획 중인 영화박물관을 2012년 정도에는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 모든 일들을 하려면 무엇보다도 건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건강의 비결에 대해 묻자 ‘애인’이라며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애인이 있으면 젊어지는 거에요. 한 일간지 유머란에서 봤는데 70대에 애인이 있으면 ‘신의 은총’을 받은 거라 합디다. 난 신의 은총을 받고 있는 사람이오.”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에서 영화감독, 정치인까지 모든 것을 누린 신성일의 꿈은 무엇일까. 이제 삶에서 더 원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스포츠카를 갖고 싶다.”고 장난스레 대답했다. 국내 최초로 무스탕을 타고 도로를 누볐던 스타다운 대답이었다. “영화박물관이 세워지면 신성일이 탔던 스포츠카를 전시하고 싶어요.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웃음)” 배우 안성기가 표현한 대로 ‘한 시대를 위로하며 거침없이 열정적으로 질주한 맨발의 청춘이자 한국영화계의 진정한 별’다운, 신성일 식 농담이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영어책 발간’ 박수홍 “한눈 판 사이 김영철이 선수쳐”

    ‘영어책 발간’ 박수홍 “한눈 판 사이 김영철이 선수쳐”

    방송인 겸 사업가 박수홍이 영어책을 발간한 소감을 재치있게 전했다. 박수홍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에서 진행된 ‘10년 배운 영어 사용설명서’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감개무량하다. 이근철 형님과 라디오 진행자와 게스트로 만나 마음이 맞아서 코너를 만들었다.”며 “나중에 책을 내자던 말이 씨가 돼서 이번에 책까지 내게 됐다.”고 환하게 웃었다. 앞서 개그맨 김영철이 먼저 영어책 ‘뻔뻔한 영철영어’를 출간한 것과 관련해 박수홍은 “제가 먼저 이근철 형님과 친해졌는데 김영철이 갑자기 자주 전화하더니 어느 순간 책을 먼저 냈다.”며 “제가 잠깐 한눈을 판 사이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함께 자리한 KBS ‘굿모닝 팝스’ 이근철 진행자는 “김영철은 알아서 좋은 결과를 냈다. 기분이 좋다. 다음에는 저와 박수홍과 함께 셋이 모여서 책을 내는 기회가 있을 것 같다.”고 살짝 귀띔했다. 박수홍과 이근철이 공동저자로 나선 책 ‘10년 배운 영어 사용설명서’는 KBS 라디오 ‘박수홍의 두근두근 11시’의 ‘영어로 스트레스 풀자’에서 진행자와 게스트로 만나 주고받은 노하우가 담겨있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주역과 운명/함혜리 논설위원

    주역(周易)은 글자 그대로 고대 중국 주(周)나라의 역(易)이란 말이다. 역이란 ‘바뀐다’ ‘변한다’는 뜻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 이에 입각해 인간사를 풀이하고 길흉을 점치며 처방을 설명한 책이다. 그러나 단순히 점서라는 말로 주역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할 수 없는 이유는 그 내용이 워낙 광대하고 인간사와 천지자연의 이치를 하나로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주역은 우주 만물의 근원을 태극이라고 하고, 태극에서 음과 양의 양의(兩儀)가 비롯됐다고 한다. 음과 양이 상호작용을 해서 사상(태양·소음·소양·태음)을 낳고 사상은 다시 건·곤·진·손·감·이·간·태의 팔괘를 낳는다. 이 팔괘는 삼획괘로 되어 있는데 이것을 두 개씩 합쳐서 64개의 육획괘가 만들어진 것이다. 주역에서는 우주 만물에 흐르고 있는 의식과 에너지가 모두 이 64괘의 괘상으로 표현된다고 본 것이다. 우주의 한 부분인 인간도 자연의 법칙에 따르고 자연과의 조화를 이룸으로써 삶의 극치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주역의 가르침이다. 정치철학자인 황태연 교수가 지난해 7월 출간한 ‘실증 주역’에서 소개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점괘가 화제다. 황 교수는 허리춤에 늘 점통을 차고 다닐 정도로 역술에 능한 인물이다. 재야 역술인이 뽑았다며 황 교수가 책에서 소개한 노 전 대통령의 점괘는 제36괘인 지화명이(地火明夷). 밝은 것이 땅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명이다. 제36괘의 초구는 이런 내용이다. ‘어둠이 드리우자 나는 새가 상처를 입고 날개를 늘어뜨리고 사라진다. 군자는 물러나서 사흘동안 먹지 못하고 가는 곳마다 관리들의 의심과 모함 소리만 들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맞았던 상황과 너무나 흡사하다. 그러나 주역은 이같은 상황적 운명을 얘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어둠이 깔렸는데 왼쪽 넓적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굳센 말을 몰고, 곧 빨리 가면 길할 것이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법도를 바르게 따르면 이롭다는 둘째 효의 풀이다. 운명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주역의 지혜인 것을 노 전 대통령이 알았더라면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만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서거 직전까지 회고록 집필 했었다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서거 직전까지 회고록 집필 했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까지 63년의 삶과 평생의 과업이 담긴 책을 집필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종의 회고록과 비망록 성격의 책이라는 것이 측근들의 설명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파란만장했던 인생을 담고 정치인과 대통령을 거치며 겪었던 생각을 책으로 묶어낼 계획이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원고 분량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출간에 앞서 중요한 구상을 키워드별로 정리해놓은 원고가 사저에 보관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기록물 유출 논란 이후 국가기록원에 대통령 기록물 사본을 반납했기 때문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 출신의 일부 인사들이 봉하마을에 내려와 구술에 참여했다고 한다. 한 최측근은 25일 “본격적인 회고록이라고 말하기는 이르지만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저서를 준비 중이었던 것은 맞다.”면서 “살아온 얘기와 겪었던 일, 그 과정에서 느꼈던 생각 등을 종합적으로 담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부터 이런저런 책을 쓰고 싶다는 말을 많이 했고 책의 뼈대가 되는 내용을 구분해 정리해놓은 원고를 사저에서 본 적이 있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생각을 통틀어 담은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책의 성격에 대해 측근들은 “노 전 대통령은 참여정부 5년의 기록을 직접 남기고 싶어했고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당면한 본직절인 문제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종합하면 지역통합과 국민통합, 양극화 해소 등이 주제였다는 게 주변의 관측이다. 특히 한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유서에서 ‘원망하지 말라.’ ‘오래된 생각이다.’라고 밝힌 부분도 이같은 맥락에서 우리 사회가 해야 할 과제를 주문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퇴임을 앞둔 지난해 1월24일 그와 정치적 운명을 함께 했던 동지들 앞에서 “대통령 1년쯤 하고 나니까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과 국민이 원하는 일이 같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대통령직을 수행할 때 국민이 분열돼 있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고 돌아봤다. 노 전 대통령이 남긴 미완의 작업은 이제 우리 사회의 또다른 과제로 남은 것 같다. 이재연 박성국기자 oscal@seoul.co.kr
  • 프로축구 도핑검사 한번도 안했다

    프로축구 도핑검사 한번도 안했다

    1994년 미국월드컵에서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는 흥분제의 일종인 에페드린 복용이 적발돼 월드컵에서 영구 퇴출됐다. 신이 내린 천재도 덫에 걸릴 만큼 금지약물의 유혹은 치명적인 셈. 프로야구 스타 출신 마해영의 회고록 출간 이후 국내도 금지약물의 청정지대가 아니란 것이 새삼스럽게(?) 확인됐다. 국내 스포츠 전반의 반(反)도핑 실태를 점검해 봤다. ●아마추어는 WADA 코드 적용 금지약물의 유혹은 짧은 시간에 힘을 쏟는 종목과 극도의 지구력을 요구하는 종목을 가리지 않는다. 육상과 수영, 역도가 전자라면 사이클은 후자에 해당한다. 육상에선 서울올림픽 남자 100m에서 세계기록으로 우승했지만 금메달을 박탈당한 벤 존슨과 시드니올림픽 3관왕 매리언 존스 등 굵직한 별들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아직 국내에선 적발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백분의 일초를 다투는 수영도 곧잘 도마에 오른다. 2007년 전국체전 때 국가대표 A의 시료에서 스테로이드계 남성호르몬(테스토스테론) 양성 반응이 나왔다. A는 “부상으로 한약을 복용했을 뿐”이라고 소명했지만 2년 자격정지를 당했다. 1967년 레이스 도중 약물 과다 복용으로 선수가 사망했던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는 최근 수년 동안 한 해도 약물 파문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아마추어의 경우 한국반도핑위원회(KADA·Korea Anti-Doping Agency)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World Anti-Doping Agency)의 금지약물 규정인 이른바 ‘WADA 코드’를 적용해 철저하게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반도핑행정관리시스템(ADAMS·Anti-Doping Administration & Management System)에 따라 국제대회 메달리스트는 물론 대상자 명부에 오른 선수는 3개월 단위로 훈련 소재지 등을 기록하게 돼 있다. WADA나 KADA 요원들이 경기 기간 외에도 주소지를 불시에 방문, 도핑 테스트를 하기도 한다. ●4대 프로 스포츠 ‘도핑과의 전쟁’ 금지약물 파문의 한가운데에 선 프로야구는 의혹의 눈초리를 벗기 힘들다. 국내에서 ‘초인적인(?)’ 성적을 내던 다니엘 리오스(전 두산)와 펠릭스 호세(전 롯데)가 외국 리그에서 금지약물 사용이 적발돼 철퇴를 맞았기 때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팀당 무작위로 3명씩 추첨해 8회가 끝난 뒤 소변검사를 실시한다. 하지만 전수조사가 아닌 데다 2군 선수들은 포함되지 않는 등 빈틈이 많다는 지적이다. 지난 네 차례의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하지만 도핑 테스트 도입 이전인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출전했던 투수 P는 근육강화제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에겐 2년간 국제대회 출전금지 제재가 내려졌다. 프로축구 K-리그에는 ‘금지 약물 복용이 판정된 경우 6~10경기 출장 정지 및 경기당 100만원 벌금을 내린다.’는 규정이 있지만 지난 26년 동안 한번도 도핑검사를 실시한 적이 없다. 시범 실시를 계획하던 연맹은 최근 분위기를 감안해 수위를 높이기로 했다. 연맹 관계자는 “새달 4일부터 16일까지 5개 권역으로 나눠 K-리그 선수들에게 약물 복용 금지 교육을 하고 구단별로 2명을 무작위 차출, 도핑 테스트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약물복용이 확인되면 해당 구단과 선수에게 비공개 경고조치를 할 계획이며 내년부터 징계를 검토하고 있다. 주로 용병들의 약물의혹이 거론되던 프로농구와 프로배구도 2009~10시즌부터 도핑 테스트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마해영 회고록에서 비롯된 파문에 대해 ‘프로야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란 시선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근본적인 금지약물 대책을 세울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1998년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 레이스 과정에서 일찌감치 스테로이드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쉬쉬하면서 넘어갔다. 결과는 참담했다. 1990년대 후반 이후 대기록의 진실성과 명예의 전당 자격에 대해 누구도 선뜻 답하기 힘들게 됐다. 메이저리그가 금지약물 천국이 된 과정은 국내에서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NOW포토] 박수홍 “실용적인 영어 함께 배워요”

    [NOW포토] 박수홍 “실용적인 영어 함께 배워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동 메리어트 이그제티브 아파트먼트에서 진행된 ‘10년 배운 영어 사용설명서’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개그맨 박수홍(오른쪽)과 kbs 굿모닝팝스 진행자 이근철이 사진촬영을 하고있다. 서울신문NTN 유혜정기자 kicoo2@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박수홍 “영어공부 위해 외국여성 만나고 싶다”

    박수홍 “영어공부 위해 외국여성 만나고 싶다”

    방송인 겸 사업가 박수홍이 영어공부를 하게 된 남다른(?) 계기를 털어놓았다. 박수홍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메리어트 이그제큐티브 아파트먼트에서 진행된 ‘10년 배운 영어 사용설명서’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효과적인 영어공부를 위해서 외국인 여성들과 만남을 시도하느냐고 묻자 “저는 외국 여성들에게 접근을 하기 위해서 영어공부를 시작했다.”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외국여성들에게는 두려움이 없다.”는 박수홍은 “잘 하지는 못해도 많이 영어를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며 즉석에서 영어회화를 시범을 보여 달라는 취재진의 요청에 박수홍은 더듬더듬 영어로 자기소개를 해 웃음을 선사했다. 미혼인 박수홍은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라는 광고문구가 마음에 와 닿았다. 여자선생님한테 영어를 배우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한다.”면서 “요즘 외롭기 때문에 외국인 여자친구를 만나면 더 빨리 효과를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수홍과 함께 ‘10년 배운 영어 사용설명서’를 공동집필한 KBS ‘굿모닝 팝스’ 이근철 진행자는 “유창하지는 않지만 박수홍은 외국인들과 한 두시간씩 얘기를 한다. 더욱이 그들과 대화하며 웃음을 준다.”면서 “박수홍은 센스있게 영어를 구사한다. 영어기본은 있지만 좀 더 탄탄하게 해주고 싶었다.”고 박수홍의 언어감각을 칭찬했다. 또 이근철 영어강사는 “특히 박수홍은 남자와 대화할 때는 영어가 잘 안 나오다가 여자와 대화할 때는 영어를 아주 잘 한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수홍과 이근철이 공동저자로 나선 책 ‘10년 배운 영어 사용설명서’는 KBS 라디오 ‘박수홍의 두근두근 11시’의 ‘영어로 스트레스 풀자’에서 진행자와 게스트로 만나 주고받은 노하우가 담겨있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유혜정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한국 최고의 인터뷰 쇼 기대하세요”

    방송인 백지연(45)이 오는 31일부터 CJ미디어 계열 케이블채널 tvN의 신설 인터뷰 프로그램인 ‘백지연의 피플 인사이드’(매주 일요일 밤 12시)를 맡아 진행한다. 지난 17일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한인 배우 존 조와 세계적인 요리사 에드워드 권을 초청한 파일럿 프로그램이 반응이 좋아 정규 편성을 꿰찼다. 이 프로그램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뜨거운 이슈를 만드는 인물 두 명을 초청해 1시간 동안 인터뷰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백지연은 “시사 프로그램의 품격과 진정성, 쇼 프로그램의 화려함과 생동감이 결합한 한국 최고의 인터뷰 쇼를 만들겠다.”면서 “게스트가 편안하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도록 게스트와 적극적으로 호흡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31일 방송에는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과 최근 자서전을 출간해 화제를 모은 마해영 Xports 야구 해설위원이 나온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 만화 100년 약사

    ▲1909년 이도영, 국내 최초 만화(시사만화) 발표 ▲1920년 김동성, 최초 네컷 만화 ‘그림 이야기’ 발표 ▲1924년 노수현, 오락만화의 효시 ‘멍텅구리 헛물켜기’ 발표 ▲1946년 김용환, 단행본 만화의 효시 ‘토끼와 원숭이’ 출간 ▲1948년 최초 만화잡지 ‘만화행진’ 발간 ▲1956년 최초 애니메이션 ‘럭키치약 CF’ 등장 ▲1967년 최초 극장용 애니메이션 ‘홍길동’ 개봉 ▲1987년 최초 TV 애니메이션 ‘떠돌이 까치’ 방영 ▲1988년 최초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달려라 하니’ 방영 ▲1990년 공주전문대, 첫 만화 관련 학과 개설 ▲1994년 첫 성인용 애니메이션 ‘블루시걸’ 개봉 ▲1995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 시작 ▲1998년 부천국제만화축제 시작
  • 日 최고건축가들의 그럴듯한 견적서

    日 최고건축가들의 그럴듯한 견적서

    고스톱 치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동네마다 버전이 조금 다르겠지만 한때 이런 농담이 있었다. 남산타워 꼭대기에서 발사된 레이저빔이 63빌딩에 반사돼 잠실 올림픽 수영장을 비추면 물이 갈라지며 마징가Z가 나타난다는 허무맹랑한 이야기다. ●현재 기술로 공상세계 건조물 연구 황당무계 수준이 크게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몇 년 전 오수처리장으로 위장한 마징가Z의 격납고를 현실에서 만든다면 어떤 기술과 공법이 필요한지, 견적은 어떻게 나오는지 연구한 결과물을 내놔 화제를 모은 사람들이 있다. 일본 굴지의 종합건설회사 마에다 건설의 판타지 영업부다. 4명으로 구성된 이 부서의 임무는 현재의 기술력으로 공상과학세계에 나오는 건조물을 지을 수 있는지 연구·검토하는 것. 최근 국내에 출간된 ‘은하철도999 우주레일을 건설하라!’(김영종 옮김, 스튜디오 본프리 펴냄)는 이들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은하철도999’는 영원한 생명을 찾아 우주를 여행하는 철이와 메텔의 모험담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일본의 고전 애니메이션이다. 기차가 어둠을 헤치고 은하수를 건너면 우주 정거장엔 햇빛이 쏟아지네…. 김국환이 불렀던 주제가는 지금도 심금을 울린다. 은하철도999를 우주로 띄우는 우주레일(발차대)을 현실화시키려는 판타지 영업부 직원들의 브레인스토밍 과정이 대화체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우주레일 높이를 999에서 따와 99.9m로 설정하는 것에서부터, 무게만 210t이나 되는 기관차가 전속력으로 발진해도 버틸 수 있는 철제 구조물은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신칸센도 초속 30m가 되면 운행을 중단한다는데 99.9m 상공에서 불고 있는 엄청난 바람과 그에 따른 흔들림은 어떻게 막을 것인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놀라운 것은 판타지 영업부의 황당 프로젝트를 돕기 위해 일본 최고 철강 기술을 가진 미쓰비시 중공업 전문가들과 일본 최고의 철도 박사 이시바시 다다요시 동일본여객철도 구조기술센터 소장도 머리를 맞댔다는 것. ●비용37억엔 공사기간 3년3개월 이러한 과정을 거쳐 판타지 영업부는 메가로폴리스 중앙스테이션 은하초특급 발착용 발차대 한 세트를 건설하는 비용으로 토지구입비를 제외하고 37억엔(약 500억원)이 들고, 공사기간은 3년 3개월이 걸린다는 견적을 뽑아낸다. 판타지 영업부는 마징가Z와 은하철도999 이후에도 인기 자동차 게임 ‘그란투리스모’의 경주 트랙과 민간로봇구조대 프로젝트에 도전하기도 했다. 마에다 건설은 왜 이런 프로젝트를 꾸렸을까. 일본 건설사는 각종 비리나 야쿠자에 얽혀 대국민 이미지가 상당히 좋지 않았다고 한다. 마에다 건설은 건설사 이미지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마침 혼다에서 아시모라는 인공지능 로봇을 만들어낸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회사이미지 개선… 큰 반향 일으켜 아시모가 발전해 진짜 마징가Z 같은 로봇이 등장하게 되면 건설업계가 할 수 있는 일은 과연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단초였다. 건설업계가 할 일은 바로 기지 건설. 이러한 미래 프로젝트를 꾸려가는 과정에서 건설업계를 보다 친근하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 결과물이 인터넷 연재에 이어 책으로 발간되자 의외의 호응을 얻었고, 일본 젊은 층들의 마에다 건설 입사 지원이 줄을 잇는 등 반향도 일으켰다. 이 프로젝트를 책임졌던 판타지 영업부 최고 책임자(책 속의 A부장)가 지난 4월 마에다 건설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출됐다고 하니 더욱 놀랄 일이다. 1만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천병희 교수 희랍 원전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번역 출간

    천병희 교수 희랍 원전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 번역 출간

    “아무도 안 하기에 그냥 재미로 시작했다.”는 번역일이 벌써 30여년. “뛰어난 후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희랍어 문학 번역에서 천병희(70) 단국대 명예교수는 여전히 독보적 존재다. 이번에는 ‘에우리피데스 비극 전집’(숲 펴냄)을 두 권으로 옮겨냈다. 이로써 지난해 나온 ‘아이스퀼로스’, ‘소포클레스’ 전집과 함께 고대그리스 3대 비극시인의 작품을 모두 정리해 낸 것. 3대 시인 작품을 희랍어 원전 번역본으로 가진 나라는 그리 많지 않다.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뜻깊을 것 같은데 그는 그저 “전집을 내면 좋겠다 싶었는데 내고 나니 그냥 좋네.”라고만 말한다. 그가 처음 3대 비극시인의 작품에 손을 댄 건 1970년대 초다. “그때는 나도 힘이 들고 출판 사정도 그렇고 3대 시인들 대표작만 모아서 냈어. 더 냈으면 냈으면 하면서 한편 두편 늘리다 결국 이번에 그리스 비극 33편을 모두 끝낸 거지.” 처음 희랍어 원전 ‘아가멤논’, ‘오이디푸스왕’을 묶은 뒤 이번에 완역까지 35년가량 걸린 셈이다. 물론 그 사이 ‘일리아드’, ‘오디세이’ 등 문학작품은 물론 헤로도토스 ‘역사’, 플라톤 ‘국가’ 같은 역사·철학서들도 그의 손을 거쳤다. 하지만 그는 “35년 세월동안 다른 일을 하면서도 마음은 늘 거기 가 있었다.”고 한다. 희랍어와 인연을 맺은 지 50년이 지났지만, 그 시작은 우연에 가까웠다. “라틴어 수업 들으려다가 시간표가 안 맞아서 그냥 희랍어를 들었지. 처음에는 별로 재미가 없었는데 장익봉 교수의 플라톤 ‘향연’ 강독을 들으면서 푹 빠졌지.” 강독이라지만 너댓명 정도 학생이 돌아가며 읽고 번역하는 수업, 학생이 하나둘 빠지더니 언젠가는 혼자 강의를 들은 날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술자리 이야기처럼 편안한 ‘향연’을 읽는 게 너무 좋아 계속 희랍어를 공부했다. 그러다 “아무도 하지 않고 있더라.”는 이유로 번역까지 손댄 것이다. 그는 “희랍 문학 등 서양 고전을 모르면 문화 전반을 이해하기 힘들다.”고 힘주어 말한다. 요즘에는 좋아하는 ‘향연’같은 술자리도 가지지 않고 “본래 작가의 뜻을 최대한 냉정히 전달하겠다.”며 하루 7시간씩 번역에 매진한다는 천 교수. 지금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을 번역 하고 있다. “그거 끝나면 쫌 쉬어야지. 철학서적 번역이야 잘하는 후배들 많은데 뭐. 다음에는 쉬엄쉬엄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이나 정리하려고.” ‘쉬엄쉬엄’이란 그의 말이 가벼이 들리지 않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명·청시대 문인사회 남색풍조 분석

    고려말 공민왕의 남색을 정면으로 다뤄 화제를 모은 영화 ‘쌍화점’에서 알 수 있듯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성애는 인류 역사만큼의 뿌리깊은 역사를 갖고 있음에도 여전히 금기의 영역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적어도 중국 명·청 시대만은 달랐다. 16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400년간 남색은 사대부 문인사회에서 공공연히 유행해 하나의 사회 풍조가 되다시피 했다. 중국 출신 호주 뉴잉글랜드대 교수 우춘춘(吳存存)이 쓴 ‘남자, 남자를 사랑하다’(이월영 옮김, 학고재 펴냄)는 명말 이후 청말까지 문인사회를 풍미한 남색 풍조를 본격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중국 명청시대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남색이 유행한 현상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어린 미소년에 대한 성애적 열광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당시 주루와 극장 안은 술자리 시중을 들며 노래하던 수많은 미소년(연동·戀童)들이 넘쳐났다. 명대 말기에는 남성이 전문적으로 매음하는 장소인 남원(男院)이 문전성시를 이뤘고, 청대의 수도 베이징에는 주로 여자 배역을 맡는 소년배우들의 도제집단인 사우제(私寓制)가 출현했다. “미녀를 중하게 여기지 않고 미남을 중하게 여긴다.”, “가동(歌童)은 있어도 명기(名妓)는 없다.”는 유행어까지 나돌았다. 명말 이탈리아 선교사 마테오 리치는 회고록에서 당시 베이징 거리의 남색 풍조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공공장소 곳곳에 정성껏 화장한 남자 기생 모양의 젊은이들이 있다. 일단의 사람들이 이들을 사들여 그들에게 거문고 타고, 노래하며, 춤추는 방법을 가르친 후에 아름답게 단장시켜 마치 아름다운 여자처럼 꾸며 놓는다. 그런 후 이 가련한 소년들은 정식으로 매음 활동을 시작한다.” 명청시대의 선비들은 동성애에 대해 관대한 태도를 넘어 풍류생활 중 최대의 쾌락으로 여겼다. 남색은 신기를 찾아 즐기던 명말 사대부 남성들이 발견한 독특한 성적 쾌락이었고, 이러한 풍조는 청대로 접어들면서 본격화했다. 저자는 당시 남색 풍조가 철저히 계급주의와 남성중심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풍조의 능동적 주체는 부유층 남성이었다. 나이 어린 연동들은 남색의 수동적 상대역으로 수급되다가 10대 후반에 이르면 무참히 버려졌다. 남색은 또 여성의 금욕을 기초로 한 것이었다. 명청시대 부녀자의 금욕은 중국 역사 이래 최고조에 달했다. 전족 풍습이 대표적인 예다. 저자는 “남성이 성적 억압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새롭게 도달한 높은 인식 수준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여성을 비인도적으로 억압하고 금욕을 강요한 결과로 획득한 것”이라며 “여성에 대한 잔혹한 성억압을 통해 남성이 도달한 자신만의 성해방과 만족은 진보적인 의의를 지니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원전은 2001년 출간된 단행본 ‘명청사회성애풍기’(明淸社會性愛風氣)로, 이 가운데 남색을 주제로 다룬 부분만을 골라 한국어 번역본으로 펴냈다. 1만 40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열여섯살 오바마처럼(김윤정 글, 미르북스 펴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관한 자서전이 대개 그가 지닌 강인한 의지, 열정, 도전 의식에 맞춰져 있다면 이 책은 ‘공부’에 초점을 맞췄다. 청소년기에 목표를 세운 이래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가 꿈과 희망을 이루기 위해 노력한 구체적인 공부 방법을 12개 분야로 나눠 풀어놓았다. 1만원. ●미스터리 모텔(데이비드 매콜리 글·그림, 조동섭 옮김, 마루벌 펴냄) 고대의 건축물, 풍습을 볼 때 현대인들이 본래 의미와 다르게 제멋대로 해석하는 것도 있듯이 미래에도 그러지 않을까. 4022년 고고학자 카슨에 의해 발굴된 1985년의 모텔을 비롯해 현재의 물건을 바라보는 미래인의 엉뚱한 시각을 풍부한 상상력으로 묘사하고 있다. 1만 400원. ●이 부자될 놈아!(목온균 글·신민재 그림, 국민서관 펴냄) 개구쟁이 짠이가 무시무시한 괴소문이 도는 수도원에 갔다 온 뒤 달라졌다. 그곳에 한센병 환자들이 몰래 숨어 살고 있었던 것.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크게 성공해 돈을 잘버는 사람이 되는 것도 좋지만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을 돕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진짜 부자라는 것을 가르쳐 준다. 8000원. ●1은 하나(타샤 튜더 글·그림, 공경희 옮김, 윌북 펴냄) 너무나 유명한 동화작가인 타샤 튜더의 영유아들을 위한 숫자 세기 그림책. 1957년 출간된 이래 대를 이어가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고전. 아이들에게 감성적으로 숫자를 가르칠 수 있는 예쁜 책이다. 칼데콧 상을 수상했으며 자연을 담은 푸근한 화풍이 인상적이다. 8800원. ●집에 있을 때 꼭꼭 약속해(박은경 글·김동수 그림, 책읽는곰 펴냄) 아이들의 안전 교육을 위한 ‘어린이 안전 365’ 시리즈의 완결편. 아이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곳은 의외로 집안이다. 엘리베이터, 거실, 부엌, 화장실 등 장소에 따른 사고 예방법, 행동 요령 등을 쉬운 그림과 글로 알려준다. ‘나들이 갈 때 꼭꼭 약속해’도 함께 나왔다. 각 9500원.
  • 오판으로 일어난 한국전쟁

    1964년 퓰리처상을 받은 미국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핼버스탬이 6·25전쟁을 재조명한 ‘콜디스트 윈터’(정윤미·이은진 옮김, 살림 펴냄)의 한국어판이 나왔다. 핼버스탬은 뉴욕타임스 베트남 특파원이던 1963년부터 방대한 자료 조사, 100차례가 넘는 관계자 인터뷰 등을 진행하며 44년 만인 2007년에 책을 펴냈다. 이 책에서 핼버스탬은 ‘한국전쟁은 연이은 오판으로 벌어진 전쟁’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이 아시아 방어선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애치슨 선언’(1950년 1월)을 두고, 소련이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일에 미국이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오해한 것이 전쟁의 시작이다. 김일성은 한반도에서 자신의 인기를 과신했고, 더글러스 맥아더는 미 육군의 전투력을 과대 평가하면서 중국군을 지나치게 얕잡았다. 책에서 저자는 해리 트루먼, 스탈린, 마오쩌둥 등 전쟁 주역들의 성향과 그들이 저지른 오판을 조목조목 따지는 한편 ‘낙동강 방어선전투’, ‘인천상륙작전’, ‘장진호전투’ 등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책은 출간 당시 “한국전쟁의 밀고 밀리는 전황을 사실적으로 재현했다.”(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는 평가를 받았지만, 핼버스탬은 탈고 후 닷새 만에 인터뷰를 위해 캘리포니아로 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뜬 뒤였다. 73세까지 취재 열정을 불사른 저널리스트의 집념이 담긴 책은 한국전쟁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로 충분하다. 4만 8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정순원 삼천리 대표 경영서 출간

    정순원 삼천리 대표가 20일 경영서 ‘경제학자 CEO, 현장에서 경영을 말하다’를 출간했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녹여 담았다.정 사장은 이 책에서 ‘권위주의형 최고경영자(CEO)’의 시대는 갔다고 단언했다. 그는 “권위주의적 CEO는 외로운 산장에 있는 노인과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라면서 “상사가 부하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설명했다.신입사원 선발 방법부터 중견사원들의 애사심 향상 전략, 임원의 역할과 조직관리 비결 등이 책에 망라됐다. 그런가 하면 “환 헤지 계약은 장기로 하지 말 것”이라거나 “원가 점검은 상시적으로 할 것”,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 최악의 상황이더라도 연구직은 내보내지 말 것” 등 경험에서 우러나온 철학도 담았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남주의 스타일리스트, 패션의 경계를 허물다 (인터뷰②)

    김남주의 스타일리스트, 패션의 경계를 허물다 (인터뷰②)

    ◇ 패션은 모든 장르와 소통한다 ‘한국 패션계의 거장’이라는 표현에 김성일(40)은 “진짜 거장들이 보면 욕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1993년 미치코 런던의 비주얼 머천다이저로부터 디자이너,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일리스트에 이르기까지 김성일은 20년이 훌쩍 넘는 시간을 패션계에 몸담았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김성일은 대학시절 국문학을 전공했다. ‘패션’과 ‘문학’, 다소 상이한 두 영역 사이에서 그는 끊임없이 소통과 교류를 시도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합니다. ‘국문학도가 왠 패션?’ 하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국문학뿐 아니라 대학에서 배웠던 모든 것들이 제 스타일링의 원천이 됩니다.” 김성일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부분이 바로 패션과 다른 장르 간의 소통이다. “스타일리스트라고 패션에만 치중하는 것은 일차원적이고 구시대적인 발상이죠. 이제 패션계에 몸담고 살기 위해서는 주변의 모든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또 영향을 주어야 합니다. 인간이 혼자 살 수 없는 것처럼 장르간의 교류 역시 필수적입니다.” 패션의 형성에 어떤 문화가 영향을 주었고 또 패션이 다른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알리고 싶다는 김성일의 시도는 이미 다양한 매체를 통해 대중에 전파되고 있다. 지면과 TV를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는 스타일리스트 김성일은 이번에는 스타일을 다룬 책의 저자로 나섰다. “이미 다양한 스타일북이 나와 있어요. 그래서 책을 내자는 의뢰가 들어왔을 때 기존과 차별화를 보여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성일은 모든 사물에 그만의 스타일이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사람의 스타일은 밖으로 표현되어지는 의복과 더불어 의복을 입기 전의 몸을 관리하는 것부터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저서 ‘아이 러브 스타일(I LOVE STYLE ? 5월 출간 예정)’에서 패션과 뷰티가 만나 제대로 된 하나의 스타일을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메이크업 아티스트 박태윤과 함께 작업을 했습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활발히 운영하는 김성일은 그의 길을 따르고 싶은 후배들의 문의에도 이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답변한다. “중.고등학생들이 싸이월드 쪽지로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물어보기도 해요. 패션은 관심이 있으면 무조건 공부를 하게 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니까요. 그래서 저는 차라리 다른 영역의 분야를 전공하라고 조언합니다.” 김성일은 세계 패션의 성지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미국 등을 파악하는 데 불문학이나 영문학만큼 효과적인 학문도 없다고 했다. 이어 미학 같은 패션의 궁극적인 철학을 탐구하는 학문도 필요하다고 했다. “저 역시 계속 새로운 공부를 하고 있어요. 지금은 홍익대에서 문화예술경영 과정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분야들은 패션에 도움이 됩니다.” ◇ 스타일리스트? 유(有)에서 새로운 유를 창조하는 자 스타일은 자기 관심과 자신감에서 시작된다는 김성일은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을 즐기라.”고 권했다. “제가 대학의 스타일리스트 학과에서 강의를 할 때 첫 오리엔테이션에서 하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스타일리스트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갖고 들어온다. 이들에게 디자이너와 스타일리스트의 차이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말이 무엇일까 고민했어요.” 스타일리스트가 되기 전 3여 년 간 패션디자이너로도 활동한 그는 “디자이너가 없던 것으로부터 새로운 자기 스타일의 옷을 창조한다면, 스타일리스트는 이미 있는 옷들 중에서 자기만의 터치로 새로운 유를 창조한다.”고 분석했다. “오히려 무에서 유를 발명하는 활동은 비교적 쉬울 수도 있어요. 하지만 유로부터 자기만의 색깔을 담은 새로운 유를 만들어내는 것은 자기만족을 넘어 객관적으로 어떻게 수용되는가를 끊임없이 살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더 어려운 작업이죠.” “디자이너가 무에서 유를 만든다면, 스타일리스트는 유에서 새로운 유를 창조한다”고 말한다. 그 창조 과정을 즐기다 보면 옷을 보는 안목이 키워진다. 김성일과의 대화는 시종일관 솔직하고 진솔하게 이뤄졌다. 직설적인 표현도 서슴지 않는 그는 “요즘 그것 때문에 고민이다.”고 털어놓았다. “며칠 전에 한 신문과 인터뷰를 했어요. 제가 거기서 배우 성현아 씨를 워스트드레서 뽑으면서 ‘술집 마담 같은 스타일’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아니 그걸 조사 하나 안 바뀌고 그대로 내보냈어요. 그럴 줄 알았다면 다듬어진 표현을 했죠. 성현아 씨와 굉장히 친한 사인데 실망을 했을까봐 걱정입니다.” 김성일의 직설적 지적을 걱정하면서 그에게 오늘 기자의 스타일이 어떤지 물었다. 그는 지금 착용한 목걸이 팬던트가 너무 크다고 지적하며 ‘내조의 여왕’ 김남주가 착용한 스수와 목걸이를 손수 착용시켜줬다. 작은 포인트로 한층 세련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강정화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출판전문가가 본 ‘연예인 책’ 성공의 법칙

    출판전문가가 본 ‘연예인 책’ 성공의 법칙

    최근 연예인들의 출간 붐은 예전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양상이다. 과거에는 출판업계가 연예인의 유명세를 활용하는데 그쳤다. 대필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은 스타들이 직접 집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집필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사진집이나 여행기, 그리고 특정 분야의 실용서를 넘어 요즘은 주로 소설을 펴낸다. 출판계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한기호(51)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을 만나 연예인 소설 출간 붐에 대해 물었다. 한 소장은 ‘창작과비평사’에서 출판 기획을 담당하다, 지금은 자신의 연구소를 차린 국내의 대표적인 출판 비평가. 그는 2007년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경제야 놀자’에 출연해, 타블로의 소설 초고를 검토한 후 열풍을 예고하기도 있다. 당시 그는 소설이 10만부 넘게 팔려, 타블로가 인세로 최소 3천 만 원 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점친 바 있다. - 연예인들이 낸 소설, 얼마나 팔리고 있나? 타블로의 소설집은 20만부 이상 팔린 걸로 알고 있다. 2007년 추석 직전 MBC 작가가 타블로의 원고를 가지고 와서 시장성이 있는지 평가해달라고 했다. 원래 영문소설이었던 터라 원문과 함께, 작가가 급하게 번역한 원고를 메일로 보내왔다. 소설을 읽어보니 사물에 대한 묘사력이 꽤 수준 높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타블로가 가수라는 사실도 그때 처음 알았다. 하지만 정식 문학 수업을 받았다는 것을 포함해, 몇 가지 셀링포인트(selling point)가 확실히 보였다. 홍보만 잘 된다면 10만 부는 팔 수 있을 것 같았고. 요즘 문학상을 두세 번 수상한 중견작가의 소설도 3만 부를 넘기기 어렵지만, 이 책은 그 이상 팔릴 것이 확실했다.” - 구혜선씨 소설은 어떤가? 구혜선의 ‘탱고’는 춤 출 때 상대를 믿고 자신을 맡겨야 하는 탱고에 인생을 비유한 작품이다. 이번 소설은 다소 미숙한 구석이 있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구혜선은) 글을 쓸 줄 아는 작가다. 문장을 차근차근 읽다 보면 글 솜씨가 남다르다는 게 느껴진다. 이번에 출간된 소설 못지않게 앞으로의 소설이 더 기대가 된다. 자신이 연예인이라는 부담이라든가 항간의 편견에서 벗어나 편안해질 때 진정 소설다운 소설을 쓰게 될 거다. ‘탱고’는 앞으로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다. - 연예인들이 펴낸 소설, 판매 상황은 전반적으로 어떤가? 차인표의 ‘잘 가요, 언덕’과 구혜선의 ‘탱고’는 3~4만부 정도 팔리는 데 그쳤다. 연예인이 쓴 책이라 화제가 된 것에 비해서는 임팩트가 다소 약했다. 이에 비해 빅뱅의 자전적 에세이인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40만 부를 넘겼다. 빅뱅의 책은 그들의 삶과 일치된 모습을 보여줬다. 그들 삶의 극적인 부분을 트리밍(trimming)해서 보여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40만 부를 넘기면서, 독자층이 그들의 팬에서 30~40대 여성들로 옮아갔다. 외길의 과잉 경쟁에 시달리는 10대에게 이만한 자기계발서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부모와 교사가 그만큼 많다는 것이 확인된 거다. 차인표와 구혜선도 자신들의 삶과 직접 연결되는 식의 강한 임팩트를 보였다면 엄청난 판매부수를 기록할 수 있었을 거다. - 출판 비평가로서, 연예인들이 책 쓰는 걸 어떻게 생각하나? 예술가는 늘 시대를 앞서서 걸어간다. 차인표와 구혜선의 소설은 이런 극적 요소는 없지만 소설가로서의 가능성은 확실하게 보여줬다. 우리 출판시장은 책에 대한 엄숙주의가 여전하지만, 연예인 소설가들의 등장은 이어질 것이다. 엄숙주의자들은 앞으로도 연예인이 쓴 소설을 열심히 비난하겠지만, 대중은 그 소설에 연예인 자신의 삶이 투영된다고 여겨지면, 열렬한 후원자가 돼 줄 것이다. 이로써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시장이 열리게 될 거고. 이는 분명 소설의 다양성에도 일정한 기여를 할 것이다. ▶ 한기호 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출판 비평가로 <소설 동의보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서른, 잔치는 끝났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키며 출판계 최고의 영업자로서 ‘출판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했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징비록, 백성 버린 선조 비판하려 써”

    “징비록, 백성 버린 선조 비판하려 써”

    임진왜란 당시 도체찰사와 영의정을 지낸 서애 류성룡(1542~1607년)은 정계 은퇴 뒤 고향 안동 하회마을에서 수년간 은거하며 ‘징비록’을 썼다. 임란 한가운데 있었던 류성룡은 ‘내 지난 잘못을 반성해, 후환이 없도록 삼간다’(징비·懲毖)는 제목 그대로 선조의 거듭된 정계 복귀 회유도 물리치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전란의 전말을 기록했다. 과연 류성룡이 ‘징비록’을 통해 진정 반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박준호 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최근 출간한 ‘풀어쓴 징비록, 류성룡의 재구성’(동아시아 펴냄)에서 류성룡이 징비록을 집필한 근본적인 의도는 백성을 버리고 떠난 선조와 위정자들을 역사의 심판대에 올려놓으려는 것이었다고 주장한다. 물론 당시 상황에서 직설적인 비판은 불가능했으므로 류성룡은 행간에 이런 의도를 숨겨두었다. 예컨대 징비록에는 서울을 버리고 북쪽으로 도망치는 선조 임금을 향해 어느 농부가 이렇게 소리쳤다는 대목이 나온다. ‘나라님께서 우리를 버리고 가시니, 우리들은 어떻게 살라는 것입니까.’ 박 연구사는 “전란의 소식을 접하기 힘든 시골 농부가 이런 말을 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류성룡이 농부의 입을 빌려 선조 임금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류성룡은 임금이 조선 땅을 떠나면 조선은 우리 땅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일본과 결사 항전할 것을 간곡히 청했으나 선조는 결국 피란을 선택했다. 전란의 참혹함을 온몸으로 겪어낸 이들은 민초들이었다. 박 연구사는 “민심을 버리고 떠난 임금과 위정자들은 특권만을 누렸지 의무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면서 “징비록은 반성과 책임을 모르는 그들을 대신한 류성룡의 반성문”이라고 말했다. 고문서학을 전공한 박 연구사는 2007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서애 서거 400주년 기념 특별전 ‘하늘이 내린 재상, 류성룡’의 담당 큐레이터로 일하면서 류성룡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 안동 종가를 드나들면서 문중의 도움으로 국보 132호인 ‘징비록’초간본 등 희귀 자료를 직접 눈으로 보고, 종가 어른의 설명을 들으며 유적을 답사하는 기회도 얻었다. ‘풀어쓴 징비록’은 징비록의 내용을 토대로 다양한 자료를 취합해 류성룡의 삶과 인생철학을 입체적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민심을 최우선으로 여겼던 류성룡은 영의정까지 지냈지만 장례 치를 돈이 없어 주위 사람들이 돈을 모아 장례를 치렀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청빈한 삶을 살았던 것으로도 유명하다. 박 연구사는 “류성룡의 진면목을 알아갈수록 인생의 사표로 삼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면서 “민심을 읽지 못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위정자들이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진정한 영웅의 표상인 류성룡을 재조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송파구 책 바꿔읽기 행사

    ‘책 읽는 도시’를 추구하는 송파구는 20일부터 3일간 여성문화회관에서 ‘2009구민 알뜰책 바꿔 읽기’ 행사를 연다고 18일 밝혔다. 경기불황으로 지갑은 날로 얇아지는데 반해 책값은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니, 읽고 싶은 책이 있어도 책값이 부담스러워 망설이는 주민들을 위해 마련됐다. 송파구는 이번 행사를 위해 3000여권의 도서를 확보하고 새 책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책을 바꿔 읽고 싶은 주민은 자신이 보유한 도서와 행사장에 비치되는 도서를 서로 바꿔가면 된다. 1인당 최대 5권까지 맞교환할 수 있다. 교환대상 도서는 대중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문학·아동·교양도서로 2005년 이후 출간된 책이라야 한다. 다만 잡지·학습지·전문서적과 책 상태가 극히 불량한 경우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송파구 관계자는 “다 읽은 책을 평소 읽고 싶던 책과 바꿀 수 있기에 매년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면서 “주민센터 등을 방문하는 ‘이동도서관’과 행사를 연계해 아예 ‘찾아가는 도서교환대’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파구는 날로 늘어나는 주민들의 독서 수요를 감안해 현재 5곳에 불과한 도서관수를 연내에 13개로 크게 늘리고, 2012년까지 27개의 도서관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다음 작품에 한국체험 녹여낼래요”

    장편소설 ‘연화(蓮花)’(이룸 펴냄)의 한국 출간을 맞아 중국의 인기 소설가 안니바오베이(安?寶貝·38)가 방한했다. 그는 18일 서울 서교동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문학에 평소 관심이 많았지만 접할 기회가 드물었다.”면서 “인간 내면을 잘 그려낸 이창동 감독의 ‘밀양’, ‘박하사탕’ 등을 보며 한국에 꼭 한 번 오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니바오베이는 ‘바링허후’(八零後·1980년대 이후 출생자) 세대 문학을 주도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1997년 한 인터넷 사이트에 연재했던 자신의 첫 소설 ‘안녕 웨이안’은 책으로 나왔을 때 해적판을 제하고도 100만부가 팔렸을 정도였다. “플로베르, 카뮈 등 유럽 작가들과 공자, 노자 및 명·청 시대 산문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인간 내면의 억압이나 감정의 정화를 주로 다뤄 왔다. ‘연화’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티베트를 배경으로 억압받는 현실과 내면에서 그 현실을 초월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출국 때까지 창덕궁 등 서울 주변의 문화유적을 둘러볼 계획이라는 그는 “체류기간 한국에서 체험하는 감정이나 경험을 다음 작품 속에 녹여 내고 싶다.”면서 한국에 대한 호감을 거듭 내비쳤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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