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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유럽식 복지 만병통치 아니다

    북유럽식 복지 만병통치 아니다

    ‘스웨덴 모델’을 만든 군나르 뮈르달(1974년 노벨경제학상)과 알바 뮈르달(1982년 노벨평화상) 부부가 ‘사회 문제의 위기’라는 책을 낸 것은 1934년이었다. 저출산으로 인한 출산율 감소, 신세계로의 대량이주를 통한 인구격감의 문제가 스웨덴에서 심각하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웃 노르웨이도 마찬가지였다. 비슷한 문제의식을 가진 마가레테 보네비가 ‘가족의 위기와 대응책’을 내놓은 것은 1935년이었다. 거창하게는 노동력 재생산의 실패, 단순하게는 ‘출산파업’으로 일컬어지는 한국 상황이 대입되지 않을 수 없다. 진보라는 가치를, 투쟁의 대오 앞줄에서 구호를 외치는 ‘아빠’에게 보다 육아와 가사노동에 신경쓰는 ‘엄마’에게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떠오를 법도 하다. ●냉전체제서 공멸 막은 타협의 산물 이번에 출간된 ‘노르딕 모델-북유럽복지국가의 꿈과 현실’(메리 힐슨 지음, 주은선·김영미 옮김, 삼천리 펴냄)은 요즘 가장 많이 논의되는 북유럽 모델에 대한 개론서다. 한국 사회에서 북유럽 모델은 일종의 로망이다. 이들 국가는 건강, 기대수명, 사회평등 등의 각종 국제지표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그러다 보니 지나치게 낭만적이기도 하다. ‘교육천국 핀란드’, ‘복지천국 스웨덴’처럼 도식화되기도 한다. 저자는 이런 낭만적인 인식을 거부하는 데 치중한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을 ‘노르딕 모델’로 모은 뒤 역사, 문화, 정치·경제·복지 모델 등을 차분히 검토해 나간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두 가지. 하나는 노르딕 모델이 절대선은 아니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노르딕 모델은 자본주의적 생산을 보충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때로는 우생학과 대량해고 등 극렬한 사회적 압력을 동반하기도 한다. 다른 하나는 저 유명한 스웨덴의 1938년 살츠요바덴협약의 탄생이, 그들이 유달리 양보심과 타협심이 많아서도 아니고, 탁월한 선견지명이 있어서도 아니라는 것이다. 출발은 냉전체제에서 공멸을 피하기 위한 일시적 타협이었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북유럽모델은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미래를 말하다’에서 미국판 살츠요바덴 협약으로 ‘디트로이트 협약’을 제시했다. 국가적 차원의 사회안전망이 없다 보니, 개별 자동차회사가 사회안전망을 제공했다는 것. 최근 금융위기로 GM이 흔들릴 때 보수언론 등에서는 복지에 집착한 노조 탓이라고 호들갑을 떨었지만, 크루그먼의 시각에 따르면 그나마 개별 회사들이 복지를 제공하는 디트로이트 협약 덕분에 자동차산업의 고성장이 가능했다. ●박정희 독재가 추구한 복지국가의 길? 우리도 경험이 아주 없지는 않다. 1992년 포스코 공장과 사원주택 등을 둘러본 러시아 모스크바대 총장은 “이게 바로 레닌 동지의 이상향”이라고 말했다. “아버지의 궁극적 꿈은 복지국가 건설”이라는 박근혜의 언급 등을 감안해 이를 ‘포항 협약’이라 부르면 어떨까. 아직은 위험스러워 보인다. 두 자릿수 성장률로 상징되는 박정희 신화에는 그가 전면 도입했던 의료보험과 연금제도가 있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것을 보면 정치적 독재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커 보인다. 노르딕모델이 궁금하다면, ‘워밍업’ 차원에서 2004년작 영화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도 볼 만하다. 왕 노릇이 싫어 미국으로 도망간 덴마크 왕자 에드워드가 미국 농부의 딸 페이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뻔한 ‘신데렐라 스토리’다. 그러나 에드워드를 통해 덴마크의 사회협약을 보여주는 대목은 눈길을 끈다. 덴마크에선 임금협상 때 전국적 단위의 노조 대표와 경영자 대표가 고성 안 회의실에 갇힌다. 협상이 타결되기 전까지 어느 누구도 나갈 수 없다. 양측은 각종 통계자료와 수치를 가지고 적정 임금인상률 수준을 두고 격렬하게 논쟁한다. 왕실은 중재자다. 노르딕 모델의 맛보기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글은 잃었지만 글은 계속 쓴다”

    ‘실서증(失書症)’-의식이나 운동 능력의 장애는 없지만 올바른 문장을 쓸 수 없는 증상이다. 주어와 술어가 뒤엉켜 뒤죽박죽 문장을 쓸 수밖에 없는 실서증은, 최소한 소설가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문장과 문장을 통해 서사(敍事)를 담고, 문제의식의 공감 폭을 넓히는 것이 소설가이기 때문이다. 13일 자신의 첫 장편소설 ‘컨설턴트’(은행나무 펴냄)로 제6회 세계문학상을 받은 임성순씨는 2년 전부터 실서증을 앓고 있다. 작가의 꿈을 함께 꾸며 습작도 같이 하던, 친구처럼 가깝던 어머니의 죽음이 준 충격 탓이었다. 그래서 그의 소설 쓰기는 차라리 전쟁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쓴 해괴한 문장을 바꾸는 것으로 글쓰기를 시작한다. 그리고 하루 쓴 분량을 마감할 때면 다시 문장을 고치고 다듬어야 했다. 임씨는 “아침에 다듬고, 저녁에 고치고 하는 일을 매일매일 반복하다보니 글을 수정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문장도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실서증은 이제 거의 다 나은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은 투로 말했다. 글을 잃었지만, 그는 별 문제없이, 소설을 썼다. 게다가 그는 엄청난 다작(多作) 작가다. 불과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3부작 시리즈의 첫 번째로서 이 작품을 출간한 것을 비롯해, 2부 ‘문근영은 위험해’의 초고를 탈고했고, 3부 ‘전락’은 얼개 작업을 마쳤다. 이런 왕성한 활동은 영화 ‘친구’를 만든 곽경택 감독의 ‘챔피언’, ‘나의 형’ 등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했던 이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컨설턴트’가 담고 있는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인지하든 못하든 간에 우리는 전지구적 인류 생태계 안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유쾌하다. 개인을 파편화시키고 사회의 부속품으로 만드는 자본주의에 대한 준엄한 비판이지만, ‘살인 기획 컨설턴트’를 등장시키고 추리소설의 얼개를 빌려 흥미진진하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배우 송중기, 男연예인 최초 뷰티 북 발간

    배우 송중기, 男연예인 최초 뷰티 북 발간

    배우 송중기가 최근 국내유일의 남자뷰티 에디터 황민영(패션매거진 NYLON)과 함께 남성 전문 뷰티북 ‘피부미남 프로젝트’를 발간했다.‘피부미남 프로젝트’는 남자 화장품과 피부관리에 대한 이야기를 알기 쉽고, 재미나게 전달하는 남자 전문 그루밍책으로, 총 9개의 카테고리에 걸친 피부 관리 프로젝트를 통해 남자 피부의 이해에서부터 모닝 케어, 나이트 케어, 바디와 헤어 케어 등 남자의 자기 관리 방법을 짚어줄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여자연예인들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담은 뷰티북은 몇 권 출간되었으나 남자를 콘셉트로 한 책은 송중기가 처음이다.송중기가 남성 연예인 최초로 발간하는 남성 전문 뷰티북 ‘피부미남 프로젝트’는 지난 12일 공개됐다. 한편 송중기는 오는 6월 방송되는 MBC 4부작 특집 ‘난닝구’(가제)를 통해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마라토너로 변신할 예정이다. 또한 영화 ‘마음이2’는 물론 KBS 2TV ‘뮤직뱅크’ MC로 활약하고 있으며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로 선정되어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사진 = 싸이더스HQ서울신문NTN 채현주 기자 chj@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지방선거 D-50 이런 지자체 꿈꿔요] (1) ‘안심도시’ 가꾸는 풀뿌리

    [지방선거 D-50 이런 지자체 꿈꿔요] (1) ‘안심도시’ 가꾸는 풀뿌리

    우리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지방선거가 13일로 50일 앞으로 다가왔다. 중앙정치에 매몰된 정당과 후보자들은 대형 이슈에 따른 표심(票心)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지만, 유권자들은 삶의 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지방정부를 꿈꾼다. 후보자들은 간과하지만, 유권자들이 원하는 풀뿌리 행정 서비스가 무엇인지 5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송파구, WHO 안전도시 공인받아 1982년 미국의 범죄심리학자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은 ‘깨진 유리창 이론’을 발표했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된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이다. 당시 뉴욕 교통국장 데이비드 칸은 연간 60만건에 이르는 뉴욕의 범죄사건을 줄이기 위해 이 이론을 적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음산한 뉴욕 지하철의 낙서를 지우기로 한 것이다. 낙서 지우기 프로젝트는 5년 동안 계속됐고, 1990년대 들어 뉴욕 지하철 범죄는 75%나 줄었다. 지난해 1월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붙잡혔을 때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너나없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폐쇄회로(CC)TV를 확충했다. 하지만 1년 만에 김길태 사건이 터졌다. 이번에는 국회가 나서 전자발찌 부착을 소급 적용하는 등 성범죄자 처벌을 강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그럼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혼자 다니기가 두렵다.”고 한다. ●폐가 활용 주차장·스쿨존 개선 동료 국회의원들과 함께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위한 책 ‘복지도시를 만드는 여섯가지 방법’을 출간한 민주당 최영희 의원은 12일 “CCTV를 설치하기 보다는 가로등을 더 밝게 하는 게 범죄예방에 효과적이고, 깨끗한 도시환경을 만드는 게 사후약방문식으로 법을 만드는 것보다 낫다.”면서 “‘범죄와의 전쟁’에서 ‘낙서와의 전쟁’으로 발상을 전환한 뉴욕처럼 지자체들의 정책 전환이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지자체가 호화청사를 짓고 보도블록을 철마다 바꿀 때, 주민 안전에 세심한 배려를 한 지자체들이 빛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08년 서울 송파구를 안전도시로 공인했고, 유엔환경계획은 송파구에 ‘리브컴 어워드(LivCom Awards·살기좋은 도시상)’를 시상했다. 송파구는 안전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안전도시위원회를 상설화했고, 어린이 보호차량 인증제, 안전보안관제, 노인보호구역지정, 어린이 자전거면허제 등 기발한 정책을 도입했다. 우측통행은 국가정책으로 수용됐다. 전북 군산시는 유명무실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을 개선하기 위해 스쿨존에 어린이 형상의 조형물을 세웠고, 차선도 운전자의 눈에 띄게 새로 그렸다. 부산 영도구는 폐가(廢家) 소유주들을 설득해 마을 공동주차장을 만들어 교통 안전과 수익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전남 목포시는 퇴직공무원 등을 2인1조로 편성해 학생들의 등·하교 및 취약 시간에 순찰을 맡기는 ‘배움터 지킴이’ 제도를 실시해 학교폭력을 크게 줄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니콘, DSLR 가이드북 인기몰이 중

    니콘, DSLR 가이드북 인기몰이 중

    니콘이미징코리아가 지난해 말 출간한 DSLR 카메라 활용북 ‘니콘 포토스쿨, 공식 DSLR 가이드북’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13일 니콘이미징코리아에 따르면 이 책은 출간 후 약 4개월간 2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또 반디앤루니스ㆍ인터파크 등 온ㆍ오프라인 서점가에서 사진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DSLR 가이드북은 니콘이미징코리아의 온ㆍ오프라인 사진 강좌 ‘니콘 포토스쿨’이 기획하고 집필한 책이다. 이 책은 니콘 포토스쿨 김주현 강사와 이명호 사진작가가 집필에 참여했다. 내용은 사진의 기초부터 고급 테크닉 구사까지 총 28단계로 나눠 DSLR 카메라 사용자들이 예제 사진과 함께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됐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이번 가이드북이 출간되자마자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해외 판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는 오는 8월 출간될 예정이다. 니콘이미징코리아 관계자는 “이 책은 니콘이미징코리아 포토스쿨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예제 사진과 함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 니콘이미징코리아 서울신문NTN 김윤겸 기자 gem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은 시인 만인보 완간 안팎

    고은 시인 만인보 완간 안팎

    미국의 계관시인이자 2008년 퓰리처상 수상자인 로버트 하스는 9일 ‘만인보’ 완간에 맞춰 “전 세계에 주는 선물이자 한국 국민의 생명력에 바치는 찬사”라는 내용의 축전을 고은 시인에게 보냈다. 일찌감치 “오늘날 문학에서 가장 비범한 기획”이라고 칭송했던 하스는 “영문판 독자들조차 감동시키고 흥분하게 만드는 만인보는 20세기 모든 인간성과 폭력에 대한 기막힌 초상”이라고 평가했다. 프랑스의 대표 시인 미셸 드기 역시 “놀라운 작품이다. 몇 천개의 삶을 시 속에 새겨 현현시켰다.”고 찬사를 보냈다. ●민족·국경 넘어 인류 보편성 획득 만인보는 이미 영어 선집, 스웨덴어 선집, 프랑스어 선집으로 출간됐다. 조만간 러시아어 선집도 나온다. 스웨덴에서는 중등학교 ‘영원한 고전’ 목록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반도, 한민족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역사와 인물로 출발한 작품이지만, 민족과 국경의 경계에 갇히지 않은 채 인류 보편성을 획득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1권 때부터 함께해 온 창작과비평사는 30권 완간을 기념해 11권의 양장본으로 시집을 다시 묶었다. 각 권 맨 앞에는 ‘만인만이 만인이 아닙니다. 만물도 만인입니다.’, ‘사람은 가고 시는 온다’, ‘그 누구도 세상의 단역이다. 주역이 아니다.’ 등 제사(題詞) 형식을 띠는 짧은 시 12점이 실렸다. 고은 시인이 직접 붓으로 쓴 글씨들이다. 그는 “1980년 사형이 구형돼 품위있는 최후를 준비하고 있는 와중에 광주 얘기를 어렴풋이 전해들었다. 여기에서 살아 나갈 수 있으면, 이걸 써야겠다고 구상했다.”고 꼬박 30년 전 만인보 기획 배경을 밝혔다. 이어 “만인보는 내가 개척한 시적 행위를 넘어서 고전 서사시 위에 있어야 할 서사 체계의 생태적 장르로 정착되길 바란다.”면서 “인간을 넘어서서 ‘만물보’로 나아감으로써 인간과 자연, 인간과 우주의 상응에 기여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귀납과 연역, 서사와 서정, 서술과 묘사, 기억과 상상, 문학과 역사, 현실과 허구, 이윽고 시와 시가 아니라는 것(非詩)…, 이런 것들의 합신(合身)이 만인보의 의미일지 모르겠다. 시는 우주 만상의 화합이라고 읽고 있다.”고 덧붙인다. 더이상 형식으로 규정짓거나 굳이 이름을 지으려는 범주 바깥으로 시인이 치닫고 있음을 보여준다. ●거친 숨 내쉬는 사람들 이야기가 대서사시로 만인보 완간의 문학적 의미를 조명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창작과비평사 주관으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김형수는 “만인보에 대한 기존의 평가는 통상적으로 예측 가능한 관념의 범주를 넘어가지 않는다. 근대적 교양에 의한 처방전은 대부분 그를 역행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은 “시편들은 모두 개별적 독립성을 가지면서도 서사적 통합을 구현하고 있다.”면서 “이 독특한 서사 형식은 남다른 미학적 묘책보다 삶의 기본에 충실한 튼튼한 역사의식에서 태어났다.”고 말했다. ‘만인보’는 온통 사람의 이야기다. 평생에 걸쳐 삶에서도, 문학에서도 사람을 놓지 않았던 노() 시인의 시는 ‘만인보’ 이전에 이미 ‘만인보’였다. 시(詩)를 살아간 것도, 역사를 일궈간 것도, 민족을 꾸려간 것도, 사람이었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는 “그저 사람의 삶을 그대로 써내려 갔을 뿐”이다. 그리고 25년이 지난 뒤, 거친 숨 내쉬는 5600여개의 생애는 4001편의 시가 되어 세계가 주목하는 민족의 대서사시로 완성됐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박범신 “소설 은교 꼭 밤에 읽으세요”

    박범신 “소설 은교 꼭 밤에 읽으세요”

    박범신(64)이 지난 1월부터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wacho)에 연재했던 새 장편소설 ‘살인 당나귀’는 폭풍처럼 질주하다가 꼬박 한 달 반 만에 끝을 맺었다. 그러고 책으로 묶으며 제목을 ‘은교’(문학동네 펴냄)로 바꿨다. ‘살인’이라는 제목 자체에서 풍기는 미스테리 느낌보다는, 그가 17년 만에 쓰는, 명실상부한 연애소설로서의 풍모를 갖추기 위함이다. “연애 소설이지만, 예술가 소설이고, 존재론적 소설이죠. 작가가 그랬던 것처럼, 독자들도 오욕칠정으로 나타나는 본능을 억압하지 않고 발화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은교’를 밤에 읽으라고 권한다. 낮에는 사회적 존재로 근엄하게 살지라도 밤에만이라도 본능을 깨워서 사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이야기다. 그 숨겨진 본능을 일깨우는 수단을 ‘은교’로 삼으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은교’에서 명명(命名)된 등장인물은 딱 셋이다. 70세 노시인 이적요, 순결을 상징하며 하나의 판타지처럼 떠도는 열일곱 살의 은교, 그리고 이적요의 제자이자 연적이었던 서지우다. 나머지 인물들은 이름을 부여받지 못한 채 알파벳 이니셜로만 스쳐 다닐 뿐이다. 이름을 지닌 셋은 정욕과 사회적 권위, 그리고 존재의 진정성 사이 등에서 날것의 욕망을 그대로 표출하며 얽히고설킨 사랑의 줄타기를 거듭한다. 박범신은 전작 ‘촐라체’. ‘고산자’와 더불어 ‘은교’를 ‘갈망 3부작’이라고 불렀다. 그럴 듯하다. 수직으로 가로막은 거벽을 넘어서고픈 갈망, 조국과 땅을 알고자 하는 치열한 갈망, 그리고 벗어던지고픈 허위의식 위에 새로 쌓고자 하는 본능에 대한 갈망까지 이어진 셈이다. 그는 “지난 37년 동안의 작가 생활을 주마등처럼 떠올리게 하는 작품”이라면서 “내 안의 다양한 욕망과 감수성을 반영했기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남는 소설일 것 같다.”고 애정과 자부심을 드러냈다. ‘촐라체’로 인터넷 블로그 연재 붐을 일으켰고, ‘은교’로는 출판사 없는 순수한 개인 블로그 연재로 화제를 일으키더니, 전자책과 종이책을 동시에 출간하는 첫 작가로도 기록을 남기게 됐다. 역시 그는 오롯한 ‘청년 작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11일 TV 하이라이트]

    ●KBS 스페셜(KBS1 오후 8시) 아프리카 한복판 수단의 남쪽 작은 마을. 흑인 소년들이 한 남자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 주인공은 한국인이다. 마을 사람들은 사진 속 주인공이 자신들의 아버지라며 눈물로 그를 보냈다. 인간이 인간에게 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의 이야기를 만나 본다. ●선데이 뉴스 플러스(SBS 오전 7시25분) 천안함 침몰 생존자들이 지난 7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사건 당시 상황과 진전 상황을 재구성해 본다. 이사철과 결혼 시즌이 겹친 3, 4월. 가구업계에서는 성수기 고객 잡기 유치전이 한창이다. 얼마 전 자전 에세이 ‘열렬하다 내 인생’을 출간한 개그우먼 조혜련도 만나본다. ●다큐멘터리 3일(KBS2 오후 10시35분) 청와대와 경복궁의 서쪽에 낮게 자리한 오래된 마을이 있다. 체부동, 누상동, 누하동 등 15개 동을 아우르는 ‘서촌’. 추사 김정희를 낳고 겸재 정선을 품었던 고을이다. 100년 전 국내 최초로 제작된 ‘지적도’의 집과 골목이 현재의 모습과 일치하는 유서 깊은 동네 서촌에서의 3일을 따라가 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45분) 1980년대 말 소련의 자유와 저항을 노래한 러시아의 영웅 빅토르 최는 어느 날 의문의 사고로 목숨을 잃게 된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힌다. 1951년 프랑스 남부의 한 시골 마을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마을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던 사건들의 이면에는 놀라운 진실이 숨어 있는데…. ●TV쇼 진품명품(KBS1 오전 11시) 굽이 높은 백자 한 점. 제사 때 떡을 올려놓던 편틀이다. 사각 접시와 팔각의 높은 굽이 매우 희귀하고 아름다운 의뢰품이다. 생활자기까지도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고려해 만들었던 선조들의 지혜를 엿보고, 따로 제작한 편틀 위에 떡을 실제 올려봄으로써 백자편틀의 용도를 자세히 알아본다. ●즐겨찾기 영화일주(OBS 오전 10시50분) 유쾌한 코믹영화 ‘집나온 남자들’의 모든 것이 공개된다. ‘집나온’은 인기 음악평론가 성희가 어느날 라디오 생방송 도중 일방적으로 이혼을 선언하자, 10년지기 친구 동민과 도망치듯 강릉으로 떠나는 남편(지진희 분)의 이야기다. 알고 보니 그는 하루 먼저 집을 나간 아내를 찾아 나서는 길인데…. ●공부의 왕도(EBS 오후 5시50분) 경기 김포고등학교에는 전국 모의고사에서 0.02% 안에 드는 학생이 있다. 3학년 문정원양이다. 정원양이 특히 자신 있는 과목은 수학. 여러 차례 만점을 받았기에 학교에서는 수학의 해답지로 통할 정도다. 정원양이 전하는 수학 공부 팁. 가장 기초부터 고난이도 문제까지 수학 만점으로 가는 다섯 단계를 공개한다.
  • ‘섹스볼란티어’ 조경덕 감독 “성과 자원봉사의 공존 생각했다”

    ‘섹스볼란티어’ 조경덕 감독 “성과 자원봉사의 공존 생각했다”

    ’섹스볼란티어’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영화를 만든 조경덕 감독은 “일본 유학 시절 본 <섹스자원봉사>라는 책이 한국에 출간됐을 때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고 나서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연출 동기를 밝혔다. 9일 오후 2시 명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진행된 영화 ‘섹스볼란티어’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 감독은 “당시 <섹스자원봉사>라는 책에 대한 네티즌들의 댓글은 모두 욕이었다. ‘우리나라 사정은 아니다.’, ‘일본이나 유럽이니까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며, “이를 보고 성과 자원봉사라는 이질적인 단어가 공존할 수 있을까, 공존할 수 있다면 어떤 극단적인 상황에서 가능할까에 대해서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페이크 다큐라는 형식을 쓴 것에 대해서는 “만약 ‘추적60분’과 같은 TV프로그램에서 장애인의 성 문제를 다룬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할지 궁금해서 그렇게 했다.”고 밝혔다. 영화에 신부역으로 출연했으며 이 자리에도 함께 참석한 홍승기 변호사는 “제목이나 자극적인 장면들에서는 감독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감독의 뚝심이 없었으면 완성하기 힘들었을 것이다.”라며 출연 소감을 밝혔다. 또한 실제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이며 본명과 같은 이름으로 영화에 출연한 이윤호씨는 “영화 촬영 너무 힘들다.”며, “다시는 찍지 않겠다.”고 운을 뗐지만 “힘들게 찍었으니 홍보 많이 해달라. 장가 한 번 가보자.”라고 말해 참석한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섹스볼란티어’는 조경덕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조경덕 감독은 2003년 이산가족의 문제를 다룬 단편 ‘시집가는 날’을 만들어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이 영화로 2003 대한민국영상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조경덕 감독이 각본, 감독은 물론 프로듀서와 주제가까지 도맡은 ‘섹스볼란티어’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23일 서울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 1관에서 개막하는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세아별)은 1996년 방영된 4부작 TV드라마를 연극화한 것이다. 호된 시집살이를 시키다 끝내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 집안일에는 관심 없는 무뚝뚝한 남편, 회사를 집으로부터의 도피처로 여기는 딸, 대학 입시를 망치고 방황하는 아들 틈바구니에서 자궁암 말기 판정을 받은 엄마 이야기를 다뤘다. 암 때문에 더 이상 돌볼 수 없게 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목 졸라 죽이려다 실패한 뒤 다음날 목욕시켜 주면서 용서를 비는 대목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당시 백상예술대상, 한국방송대상 등을 휩쓸었다. 오늘의 노희경 작가를 있게 한 작품으로 꼽힌다. 노 작가의 친어머니가 드라마 방영 2년 전에 실제 암으로 숨졌다는 얘기가 알려지면서 더 많은 감동을 안겼다. 당시 엄마 역을 맡았던 배우 나문희가 “이렇게 울려도 되는 거야.”라고 항의하자 노 작가가 “나는 며칠을 구르며 울었는데 그 정도는 울어야지.”라고 대꾸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대본집과 소설로도 출간됐다.연극 연출에 처음 도전하는 이재규는 ‘폐인’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드라마 ‘다모’와 ‘강마에 신드롬’을 퍼뜨린 ‘베토벤 바이러스’ 등을 만든 스타 PD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전북도청 직원 “삶의 여유가 제일”

    전북도청 공무원들은 여유 있는 삶을 가장 많이 바라고 있으며 자신이 정체돼 있다고 느끼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6일 출간된 도청 사보 ‘도담도담’이 본청 직원 32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타났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가진 요소 중 발전적으로 변했으면 하는 것으로 37%가 ‘무엇이든 즐길 수 있는 삶의 여유’를 꼽았다. 다음으로 경제력(27%), 업무능력과 대인관계(각각 14%), 설득력(6%), 외모(2%) 순으로 응답했다. 자기계발 방법으로는 28.5%가 취미나 동호회 활동을 희망했고 독서와 여행이 23.5%, 운동 20.5%, 외국어 공부 12.5%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98%는 일상에서 변화를 꿈꾼 적이 있다고 응답해 도청 직원 대다수가 변화를 희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자신이 정체되어 있다고 느끼는 경우가 39.5%나 되고 변화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느낀 사례는 31%, 자기계발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응답한 직원도 20.5%에 이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MB대북관, 北 DJ조문단 접견뒤 우호적”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관(對北觀)이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때 북한 조문단이 온뒤 우호적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한(親韓)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인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는 7일 출간된 ‘2020 대한민국’에서 “2009년 늦여름부터 약 6주일간 세 차례 이 대통령을 만날 수 있었는데 (북한과 관련한) 사고에 상당한 변화와 진전이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8월 중순쯤만 해도 이 대통령은 다소 강경하고 신중한 노선을 취하고 있었다. 남북 관계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기대를 아예 접어버린 게 아닌가 하는 인상마저 보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후 북한 조문단을 접견한 뒤 김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 대통령은 큰 변화를 보였다고 그레그 회장은 설명했다. 그레그 회장은 “이 대통령은 상당히 우호적인 톤으로 (북한 조문단과의) 대화가 진행된 부분에 대해 상당히 좋은 인상을 받은 듯 했다.”면서 “북한을 적이 아니라 친구로 대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나이가 같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고 소개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日외교청서 ‘독도 영유권’ 논란] “한국, 영유권 관련 사료찾기 노력 부족”

    [日외교청서 ‘독도 영유권’ 논란] “한국, 영유권 관련 사료찾기 노력 부족”

    │도쿄 이종락특파원│일본인으로서 독도가 한국 땅임을 입증하는 독도 자료집을 출간해 주목받았던 나이토 세이추(81·가나가와현 거주) 시마네대 명예교수는 4일 서울신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명)가 한국 땅이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며 “독도 영유권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최근 2010년 초등 사회교과서에 독도영유권을 포함하라는 지시를 출판사에 했는데. -교과서 검정제도가 남아 있는 한 출판사 입장에서는 정부가 그렇게 쓰라고 하면 그렇게 쓸 수밖에 없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견해는. -나는 한국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은 17세기 중반에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695년 바쿠후(幕府), 1877년 메이지(明治) 정부가 각기 ‘울릉도와 독도는 일본 땅이 아니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 정부는 ‘조용한 외교’를 통해 독도문제를 풀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는 계획대로 독도영유권을 주장할 수밖에 없다. 한국 정부가 강력하게 나서야 일본 정부가 공세적으로 하지 못할 것이다. →독도와 관련해 한국인에게 하고 싶은 당부는. -독도문제와 관련해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사료를 뒤져 결정적 증거를 제시하라고 주문해 왔다. 그런데 한국 내 그런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jrlee@seoul.co.kr
  • “영혼에 곧바로 다가서는 치료법은 종교·예술뿐”

    “영혼에 곧바로 다가서는 치료법은 종교·예술뿐”

    “영혼에 곧바로 다가서는 치료법은 종교, 그리고 예술뿐입니다.” 소설가 김별아(41)의 필력은 여전히 왕성하다. 지난해 소설 ‘열애’를 낸 데 이어 교보문고(www.kyobobook.co.kr) 북로그에 장편 ‘가미가제 독고다이’를 연재 중이다. 그 사이 틈틈이 써온 에세이를 모아 산문집도 펴냈다. ‘죽도록 사랑해도 괜찮아’(좋은생각 펴냄)다. 신작 산문집에서 그는 ‘삶의 상처와 상처를 치료하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출간을 맞아 6일 서울 태평로 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별아는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를 어떻게든 이해하고자 심리학 책을 읽지만, 인간의 마음은 과학으로 해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말을 꺼냈다. 그러면서 “그런 마음의 상처를 보듬기 위해 쓴 글에서 오히려 내 자신이 희망을 얻었다.”고 말했다. 책은 그가 ‘좋은생각’ 웹진(www.positive.co.kr)에 작년 6월부터 반년간 연재했던 글을 묶은 것이다. 그는 이 기간을 “독자들과 함께 호흡했던 시간”이라고 했다. 꾸준히 소설을 쓰면서도 독자를 늘 ‘불편한 존재’로 생각했다는 그는 “솔직한 글을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독자들을 웹상으로 만나면서 나 역시 따뜻하고 부드러운 마음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책에서 삶의 상처, 희망, 행복 등을 주제로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들을 풀어간다. “소설은 인물 뒤에 숨을 수 있지만, 에세이는 솔직할 수밖에 없다.”는 말처럼 20대에 그가 겪었던 실연, 한창 이름이 알려지던 30대의 방황 등 작가 자신의 삶과 상처, 희망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담겨 있다. 사진작가 오환의 ‘낙산 연작’이 함께 실려 읽는 맛을 돋운다. 서울 낙산을 3년여에 걸쳐 카메라에 담은 1만 6000컷 중 글과 어울리는 사진만 따로 뽑았다. 김별아가 캐나다 체류 시절(2005~2008년)에 쓴 시 감상문도 책에 곁들였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믹키유천 캐스팅에 원작 소설도 덩달아 인기

    믹키유천 캐스팅에 원작 소설도 덩달아 인기

    동방신기의 멤버 믹키유천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가제)에 캐스팅되면서 원작 소설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이 소설은 ‘그녀의 맞선 보고서’, ‘해를 품은 달’을 쓴 작가 정은궐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쓴 로맨스소설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른 작품이다. 2007년 출간되어 ‘제2회 불로거 문학 대상 주목할만한 시선 2위’에 뽑히기도 했다. 작가는 이 책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이라는 후속작을 내기도 했다.소설은 병약한 남동생 대신 남장을 하고 과거를 보게 된 김윤희와 여자로서 삶을 포기한 그녀 앞에 조선 최고의 신랑감으로 칭송되고 있는 이선준이 등장하며 시작된다.한편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에서 믹키유천은 이선준 역을 맡는다. 믹키유천은 “첫 작품부터 매력적인 인물로 연기할 수 있어 영광”이라며 첫 연기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사진=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밥 짓는 수행자’ 공양주 보살들 애환

    ‘밥 짓는 수행자’ 공양주 보살들 애환

    보살(菩薩)은 본래 ‘깨달음의 경지에 올랐으나 중생을 구제하고자 해탈을 미루고 있는 성인’을 뜻한다. 그런데 절간에서 일상 쓰는 보살이란 호칭은 여신도, 특히 공양간(부엌)에서 밥 짓는 공양주를 지칭한다. 음식을 만들어 뭇 대중을 먹이는 행위를 보살의 무한한 자비심과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간 ‘인연으로 밥을 짓다’(함영 지음, 타임팝 펴냄)는 공양주들을 ‘밥 짓는 수행자’라고 소개한다. 지금은 대부분 절의 공양주가 일종의 직업이 돼 버렸지만, 진정한 의미의 공양주는 불가의 가르침과 인연이 없이는 하기 힘든 수행자와 같다는 의미에서다. 하지만 공양주들의 수행은 스님들의 수행과는 완전히 의미가 다르다. 스님들이 ‘자신의 깨달음을 위한 수행’을 한다면 공양주 보살들은 ‘남의 깨달음을 위한 수행’을 한다. 이들의 수행은 정진하는 스님들의 건강을 지키고 꾸준한 수행의 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책은 우선 북한산 광륜사에서 수십 년간 공양간을 지켜온 공양주 ‘자성월 할매’와 부공양주 ‘공덕심 할매’의 수행기를 전한다. 두 공양주는 평생 장좌불와(長坐不臥·눕지 않고 앉아서 수행함)와 일중식(日中食·하루 한 끼만 먹음)을 실천했던 청화(1924~2003) 대종사의 밥상을 챙겨온 보살들이다. 큰 깨달음을 이룬 스님 뒤에는 이런 고행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식단을 꼼꼼히 챙겼던 공양주 보살들의 노력이 있었던 셈이다. 이어 소개하는 전남 용천사 전정희 보살과 선덕행 보살도 만만치 않다. 30년간 공양간에서 손발을 맞춰 온 두 보살은 선방(禪房)에서 함께 수행하는 ‘도반(道伴)’과 다름이 없다. 이들은 서로를 이끌어주는 한편, 넉넉한 웃음과 인심으로 ‘스님들의 어머니’ 역할을 톡톡히 해 나간다. 각종 불교 매체에 글을 쓰는 자유기고가인 글쓴이는 오랜 현장 취재를 통해 공양간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했다. 책에는 공양주들의 생생한 육성과 함께, 스님들이 먹는 자장면과 탕수육을 흉내낸 탕수채, 떡국, 팥죽, 각종 장아찌 등 사찰음식의 요리비법 30가지도 전한다. 티베트 스님들이 사는 부산 광성사의 이국적인 공양간 모습도 전한다. 1만 4800원.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넷마블 ‘서유기전’, 스토리 작가의 개발 참여

    넷마블 ‘서유기전’, 스토리 작가의 개발 참여

    게임포털 넷마블이 서비스하고 앤앤지랩이 개발한 횡스크롤 캐주얼 MMORPG ‘서유기전’이 만화 스토리작가의 개발 참여로 눈길을 끌고 있다.내달 공개서비스를 준비 중인 ‘서유기전’은 유명 만화 스토리작가이자 청강문화산업대 만화창작과 교수인 전진석씨가 개발단계부터 스토리 작가로 참여 중이다. 공개서비스 전부터 유명 만화 스토리작가가 직접 참여하는 것은 온라인 게임에서 이례적인 사례다’서유기전’의 스토리 작가로 참여하는 전씨는 현재 ‘춘앵전’을 비롯한 인기 만화의 스토리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천일야화’로 ‘오늘의 우리 만화상’(2006년), ‘리브로 선정 최우수 한국 만화상’(2008년) 등을 수상해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서유기전’은 전씨의 개발 참여로, 원작 ‘서유기’의 풍부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탄탄한 구성을 더해 더욱 완성도 높은 스토리텔링의 재미를 선사할 수 있게 됐다.한편, ‘서유기전’은 공개 서비스 시기를 전후해 코믹북을 출시 예정인 것도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이 성공한 후에 코믹북으로 출간되는 것과 달리, 개발 단계부터 코믹북과의 시너지 효과 창출을 염두에 둬 스토리 및 게임 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서유기전’을 담당하고 있는 CJ인터넷 이완수 과장은 “전교수의 고전 소설에 대한 깊은 관심과 이해도가 ‘서유기전’의 풍성한 콘텐츠를 더욱 매력있게 구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사진=CJ인터넷서울신문NTN 차정석 기자 cj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트위터, 대중문화 흔들다

    트위터, 대중문화 흔들다

    트위터가 대중문화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트위터는 인터넷상의 140자 단문 메시지 송수신 서비스다. 드라마 제작발표회가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고, 영화 시사회·가요 콘서트·신간소설 발표 등이 트위터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독자와 팬들의 반응 속도는 거의 실시간 수준이고, 긍정적 의미의 ‘개입’도 늘었다. ●드라마 ‘개인의 취향’ 트위터로 생중계 MBC는 지난달 25일 열린 드라마 ‘개인의 취향’ 제작발표회를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지난 1월 방송사 가운데 가장 먼저 공식 트위터를 개설한 MBC는 프로그램 편성표 등 정보를 제공하고, 실시간으로 시청자 건의나 아이디어도 받고 있다. KBS는 음악프로그램인 ‘뮤직뱅크’ 트위터를 개설해 출연가수들의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고, SBS는 기자들이 운영하는 ‘SBS 취재파일’ 뒷이야기 등을 트위터에 업데이트하고 있다. 케이블 채널 사업자 온미디어는 지난달 29일 회사 차원의 공식 트위터 계정을 오픈했다. OCN, 온스타일, 투니버스, 바둑TV 등 총 10개 채널의 트위터를 통해 방송 컨텐츠 및 편성, 이벤트 정보를 제공한다. 이영균 온미디어 기획홍보팀장은 “트위터는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호흡하기 때문에 기존의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비해 프로그램 관여도나 충성도가 높다.”며 “트위터가 향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마케팅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일에는 트위터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이들이 함께한 영화 ‘작은 연못’ 시사회가 열렸다. 앞서 2월에는 트위터에서 관심 있는 관객을 즉석 모집한 강산에 콘서트가 열렸다. ●박중훈·이적·이외수… 트위터계의 간판스타 트위터를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을 시도하는 연예인도 늘고 있다. 박중훈, 김제동, 김창렬 등이 대표적인 경우. 이들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근황이나 사회적 현안에 관한 의견을 전달한다. 팬들은 댓글을 달고 스타는 다시 팬들의 글에 응답하며 거리를 좁힌다. 소설가 이외수는 자신의 메시지를 받아 보는 팔로워(follower·구독자) 수만 10만명이 넘는 트위터계의 슈퍼스타다. 7일부터 바둑TV의 감성토크쇼 ‘이외수의 별난생각’의 진행자를 맡아 트위터로 팬들과 소통할 계획이다.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를 쓰고 있는 작가 김수현도 트위터를 통해 시청자와 교감한다. 2005년 소설 ‘지문사냥꾼’을 출간해 베스트셀러에 오른 가수 이적은 지난 2월 트위터에 36편의 단문소설을 올렸다. ●스타와 팬들 트위터 ‘이중성’에 매료 이적은 “140자 이내로 써야 한다는 제약이 있지만 하나의 장면 혹은 한순간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새로운 흥미를 유발한다.”고 트위터의 매력을 소개했다. 트위터의 이중성에서 인기비결을 찾는 시각도 있다. 탁현민 한양대 겸임교수는 “팬들과 인간적인 감정을 교류하고 싶어하는 스타들의 욕구와, 스타들과 개별적인 접촉을 갈망해 왔던 팬들의 희망이 트위터라는 공간에서 만난 것”이라면서 “트위터는 디지털 매체이면서도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의사소통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영화 원작 소설, 출간 러시

    영화 원작 소설, 출간 러시

    영화 개봉을 전후해 원작 소설들이 출간 혹은 재출간되며 스크린과 서점가에서 동시에 인기를 얻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사요나라 이츠카’는 일본의 대표적 소설가 중 한 명인 츠지 히토나리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냉정과 열정 사이’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츠지 히토나리의 소설 ‘사요나라 이츠카’는 ‘안녕, 언젠가’라는 제목으로 2007년 국내에도 출간됐다. 이 소설은 영화 개봉에 맞추어 4월 초에 재출간 될 예정이다. 마틴 시콜세지 감독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4번째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 소설도 서점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원작 소설을 슨 데니스 루바인은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던 ‘미스틱 리버’의 원작자이기도 하다. 국내에는 ‘살인자들의 섬’으로 출간되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피와 뼈’, ‘밤을 걸고’ 등으로 유명한 재일교포 소설가 양석일의 ‘어둠의 아이들’도 동명 영화의 개봉에 맞춰 최근 국내 출간됐다. 아동 성매매와 아동 장기매매 등 묵직한 주제를 다룬 이 소설은 사카모토 준지 감독에 의해 영화화 돼 관심을 모았다.맷 데이먼과 ‘본’시리즈 제작진이 다시 뭉친 영화 ‘그린 존’의 원작도 출간됐다. 원작자 라지브 찬드라세카란은 소설가가 아니라 전쟁 뉴스 특파원으로 일했던 언론인. 책 ‘그린 존’ 역시 소설이 아닌 실제 작가가 보고 듣고 경험한 내용을 적어내려간 에세이다. 탄탄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작품성과 흥행성 양면에서 고른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신문NTN 이재훈 기자 kin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스릴러영화 ‘베스트셀러’ vs ‘데드라인’

    스릴러영화 ‘베스트셀러’ vs ‘데드라인’

    한 명은 소설가, 한 명은 시나리오 작가다. 삶을 뒤흔든 큰 사건을 겪은 뒤 외진 곳의 황량한 저택으로 떠난다. 집필을 위해서다. 이들은 각각 자신이 머물게 된 곳에서 기이한 경험을 하고 오래 전 일어났던 사건과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각자 소설과 시나리오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엄정화 주연의 국내 미스터리 스릴러 ‘베스트셀러’(감독 이정호)와, 이보다 앞서 8일 개봉하는 브리트니 머피 주연의 미국 호러 스릴러 ‘데드라인’(감독 숀 매콘빌)의 이야기다. 큰 뼈대는 공교롭게 엇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두 작품을 비교해 봤다. ●엄정화 내밀한 히스테릭 연기 압권 20여년간 베스트셀러 작가로 군림하던 희수(엄정화)는 신작 ‘푸른 열차’를 발표하지만 신인 작가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의심을 받고 나락으로 떨어진다. 결혼 생활마저 파경을 맞는다. 2년 뒤 희수는 출판사 편집장의 권유로 재기작을 집필하기 위해 딸 연희(박사랑)와 함께 시골 마을에 있는 서양인 선교사 사택을 찾는다. 작업에 진척이 없어 몸부림치던 희수는 ‘어떤 언니’에게서 들었다며 딸이 전해준 20여년 전의 섬뜩한 이야기에 집착하게 된다. 희수는 이를 바탕으로 쓴 ‘심연’이라는 소설을 발표하고 화려하게 재기하지만 10년 전 출간된 무명 작가의 소설 ‘비극의 끝’과 똑같다는 논란에 휩싸인다. 온 세상이 손가락질하는 가운데 희수는 억울함을 풀기 위해 사택으로 돌아온다. ‘베스트셀러’는 호러물로 시작했다가 스릴러로 마무리되는 작품이다. 전반부와 후반부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다. 특히 ‘식스 센스’류의 핵심 트릭을 쉽게 눈치챌 수 있는 전반부는 식상하다. 그러나 사택에서 일어났던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며 마을의 비밀과 맞닥뜨리는 후반부는 전반부의 지루함을 덜고도 남는다.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힘은 무엇보다 엄정화의 내밀한 연기다. 전작인 ‘인사동 스캔들’에서 보여준 악다구니는 작품과 부조화를 이뤄 눈에 거슬렸지만, 이번 ‘베스트셀러’에서 강박증과 신경쇠약 증세를 일으키는 연기는 작품과 제대로 어울린다.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도 돋보인다. ‘베스트셀러’를 통해 생애 최고의 연기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엄정화는 ‘희수’라는 옷을 걸치기 위해 7㎏을 감량했다는 후문. 요즘 스크린과 TV를 오가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조진웅(찬식 역)과 연극 무대의 터줏대감 이도경(마을 파출소장 역)의 인상적인 반전 연기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비밀이 밝혀지기를 원하지 않는 마을에 대한 이야기는 올여름 개봉 예정인 강우석 연출·윤태호 원작의 ‘이끼’에 대한 데자뷔(기시감)가 될 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17분. 15세 이상 관람가. ●브리트니 머피 유작…처연한 연기 볼만 시나리오 작가인 앨리스(브리트니 머피)는 의처증이 있는 남자친구에게 폭행당해 아기를 유산한 트라우마(정신적인 상처)에서 완전히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다. 각본 집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영화제작자가 빌려준 한 외딴 곳의 빅토리아풍 저택에서 홀로 지낸다. 그녀는 문이 저절로 닫히거나 소음이 끓는 전화가 걸려오고 여자의 흐느낌과 비명 소리가 들려오는 등의 이상한 일들을 접하게 된다. 과거에 어떤 사건이 일어났었다는 것을 직감한 앨리스는 어느날 물에 젖은 발자국을 쫓아 다락방에 갔다가 여러 개의 비디오 테이프를 발견한다. 비디오 테이프에는 임신한 루시(도라 버치)와 데이비드(마크 블루카스) 부부의 일상이 담겨 있었다. 앨리스는 처음에는 단란했던 이들 부부 사이가 의처증이 있는 남편 때문에 돌변하게 되는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데드라인’은 전체적으로 긴장감이 떨어진다. 외딴 집에서 주인공이 겪게 되는 심령 현상은 그다지 새롭지 않고, 이밖에 큰 사건이 없기 때문이다. ‘점프컷’이 전달하는 놀람과 삐걱거리는 마루 소리,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등의 음향 효과가 주는 긴장감도 순간에 그친다. 앨리스가 옛 사건의 결말이 담긴 마지막 비디오 테이프를 찾아내고 시간을 초월해 데이비드, 루시와 마주하는 순간, 이야기는 정점으로 치닫지만 세기가 부족하다. 두 차례에 걸친 막바지 반전도 권투로 치면 ‘잽’에 그친다. 영화가 일일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 않아 마지막 장면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해하기에 따라서는 뒤늦게 엄습하는 오싹함을 느끼게 된다. ‘8마일’, ‘우리 방금 결혼했어요’, ‘신시티’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머피가 보여주는 처연한 연기는 볼 만하다. ‘아메리칸 뷰티’, ‘판타스틱 소녀백서’의 앳된 모습에서 부쩍 커버린 버치를 보는 것도 즐거움이다. 지난해 말 머피가 갑작스레 심장마비로 숨져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데드라인’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은 아니다. 생전 촬영했던 ‘섬싱 위키드’, ‘어밴던드’, ‘익스펜더블스’의 후반 작업이 줄줄이 이뤄지고 있다. 85분. 15세 이상 관람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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