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출간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폐기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상암동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신동원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 마을
    2026-03-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4,135
  • NBA ‘최악의 문제아’ 메타 월드 피스 동화책 출간

    NBA ‘최악의 문제아’ 메타 월드 피스 동화책 출간

    미국 프로농구(NBA) 사상 최악의 ‘문제아’로 뽑히는 메타 월드 피스(LA 레이커스)가 동화책을 냈다. 지난 1월 ‘야생 황소 데니스’라는 동화책을 출판한 선배 ‘문제아’ 데니스 로드먼의 행보를 따라한 느낌이다. 월드 피스는 29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나왔다! NBA 스타 메타 월드 피스가 쓴 첫번째 동화책!”이라는 글과 함께 자신의 책을 들고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월드 피스는 코트 위에서 보여주는 각종 악행·기행과 어울리지 않는 너무나 선량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동화책의 제목은 ‘메타의 잠자는 시간 이야기’다. 표지에도 ‘메타 월드 피스 지음’이라고 당당하게 써놨다. 심지어 “모든 어린이와 가족들, 교육자들을 위한 책”, “언제나 더 나은 내일을 보여줌으로써 어린이들이 보다 긍정적인 일상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다”라고 소개까지 했다. 월드 피스에게 피해를 당한 수 많은 동료 선수들과 관객들이 보면 황당해 할 만한 이야기다. 이 책은 ‘어둠이 무서워’, ‘내 침대 속 진흙’, ‘소원 한 가지’, ‘하늘에 닿기를’, ‘그리고 내일’ 등 5편의 단편 동화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약 13 달러(약 1만 4500원)으로 온라인 서적 구매 사이트 아마존닷컴에서 구입할 수 있다. 월드 피스는 지난 2004년 발생한 ‘관중 폭행’ 사건의 주범이다. 당시 인디애나 소속으로 ‘론 아테스트’란 본명을 쓰던 월드피스가 디트로이트와의 원정 경기에서 경기 도중 관중이 맥주컵을 던지자 흥분해 관중석에 난입하면서 시작됐다. 관중에게 주먹을 휘두른 월드 피스와 이를 보고 격분한 양팀 선수들, 관중들이 난투극을 벌인 이 사건은 60년이 넘는 NBA 역사상 초유의 사건으로 꼽히고 있다. 당시 사태에 연루된 선수들은 출장 정지 및 벌금 등 중징계를 받았다. 새크라멘토에서 뛰던 2006년에는 동물학대와 가정폭력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스스로 이름을 ‘세계 평화’로 바꾼 뒤에도 악행은 이어졌다. 수많은 선수들이 월드 피스의 손찌검에 시달려야만 했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팔꿈치로 제임스 하든(오클라호마 시티)의 후두부를 강타해 뇌진탕에 빠뜨렸었다. 지난 2월에는 브랜든 나이트(디트로이트)에게 경기 도중 어퍼컷을 날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미국인이 싫어하는 운동선수’ 5위에 올랐다. NBA 선수 중에는 1위다. 맹수열 기자 guns@seoul.co.kr
  • “뛰어난 망각 기술은 건강한 삶을 위한 축복”

    “뛰어난 망각 기술은 건강한 삶을 위한 축복”

    기네스북에 오른 ‘기억력 천재’ 에란 카츠가 신작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민음인) 국내 출간에 맞춰 방한했다. 유대인의 두뇌계발법을 다룬 ‘천재가 된 제롬’,‘슈퍼 기억력의 비밀’ 등으로 국내에도 많은 독자를 거느린 그는 2007년, 2008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2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하며 특별한 애정을 나타냈다. 신작에도 ‘한국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스토리와 두뇌계발에 관한 실용적인 기술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인 이 책에서 그는 전작의 주인공 제롬 교수와 함께 한국인 여학생 미선을 등장시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등 한국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 그는 “이스라엘과 한국은 역사와 문화적 배경, 높은 교육열 등 놀라울 정도로 닮은 점이 많아 마치 태어나자 헤어진 쌍둥이 같다”면서 이 책을 통해 전 세계 독자들이 한국을 더 많이 알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500단위 숫자를 단번에 기억하는 탁월한 기억력의 소유자인 카츠는, 한국·일본 등 아시아 각국을 여행하며 뇌를 위한 지혜를 찾는 여정을 그린 이번 책에선 기억보다 망각, 정보의 양보다 질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는다. 그는 “때때로 뇌를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중요하지 않은 정보와 원하지 않는 기억을 삭제해야 새로운 정보를 채울 공간이 생긴다”면서 “뛰어난 기억력은 성공에 도움이 되는 반면 뛰어난 망각 기술은 건강한 삶을 위한 축복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그가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의 첫 번째로 ‘망각의 선물’을 꼽은 이유다. 카츠는 스마트폰의 발달이 기억력에 미치는 영향과 지나친 기술 의존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설명했다. 그는 “모든 일상에서 기술이 기억을 대체할 순 없다. 때문에 기억력을 키우는 노력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마트폰 단축키 1번에 저장해둔 딸의 전화번호가 생각이 안 났던 일화를 전하면서 “어느 한쪽에 집착하지 말고 기술의 편의성과 기억력 훈련의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나도 스마트폰 중독자”라면서 그 때문에 이번 책에서도 욕망을 통제하는 법을 중요하게 다뤘다고 덧붙였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전문 번역가 부족… 한국문학 中 진출 저해

    중국에서 한국문학의 입지는 초라하다. 특히나 순수문학이 본격 소개되기는 기껏 5년 남짓이다. 중국에 한국문학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92년 수교 이후. 2000년대 초반에는 한류 열풍을 타고 드라마 ‘가을동화’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소설판 등이 인기를 끌었다. 2004년에는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 ‘그놈은 멋있었다’가 중국 10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김하인의 ‘국화꽃 향기’도 200만부쯤 팔리며 인기를 누렸다. 그러다 2000년대 중반 젊은 남녀의 연애를 소재로 한 중국의 ‘청춘문학’ 시장이 사그라지면서 한국 대중문학의 인기도 한풀 꺾였다. 순수문학은 한국문학번역원이 번역지원 사업을 늘린 2008년부터 집중 소개됐다. 박경리 ‘토지’, 박완서 ‘나목’, 신경숙 ‘리진’ 등 현대 문학과 김시습의 ‘금오신화’ 등이 번역됐다. 그러나 현재 번역원에 등록된 출간도서 836건 가운데 중국어로 번역된 책은 72건. 영어(199건), 불어(140권), 독어(113권), 스페인어(78권) 등에 비해 뒤처지는 편이다. 전문 번역가가 부족한 것도 한국문학의 중국 진출을 저해하는 요소다. 실력 있는 번역가가 늘고 있지만 여전히 오역(誤譯)이 많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중작가회의에 참석한 한 통역가는 “중국에서는 조선족들이 한국문학 번역에 많이 참여하지만, 질을 담보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번역투가 아닌, 깔끔한 중국 문장으로 옮길 수 있는 양질의 번역 인력을 확보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샤먼(중국 푸젠성)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하루키 판권 민음사에… 선인세 16억 ‘훌쩍’

    하루키 판권 민음사에… 선인세 16억 ‘훌쩍’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가제)의 국내 판권이 민음사에 돌아갔다. 민음사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책의 한국어판을 오는 7월 초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무라카미가 3년 만에 내놓은 이 소설은 일본에서 발간 6일 만에 발행 부수 100만 부를 기록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국내에서도 민음사를 비롯해 ‘1Q84’를 펴낸 문학동네, 김영사, 웅진씽크빅, 북폴리오, 문학사상사, 21세기북스 등 유수의 출판사들이 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민음사는 “구체적인 제안 내용과 판권 금액은 무라카미 측과의 계약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며 판권 액수에 대해 함구했지만 출판계에선 선인세가 16억원을 훨씬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선인세로 1억 5000만엔(약 16억 6300만원) 이상을 제시하고도 떨어진 출판사가 있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사실일 경우 외국 작품의 국내 판권 금액으로는 최고 기록이다. 민음사는 다음 달 중순부터 예약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삶의 질 결정하는 건 뇌 연구에 있지” “과학의 미래는 넓은 우주에 있는걸”

    “삶의 질 결정하는 건 뇌 연구에 있지” “과학의 미래는 넓은 우주에 있는걸”

    20세기 초반까지 과학은 ‘물리학의 시대’였다. 아이작 뉴턴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과학적 발견은 대부분 물리학의 영역에서 얻어졌다. 물리학자들은 모든 과학은 물리학으로 통한다고 주장했다. 과학사에서는 이를 ‘물리학 환원주의(제국주의)’라고 부른다. 20세기 중반 이후는 ‘생물학의 시대’다. 유전자(DNA)와 인간 게놈 프로젝트로 인해 질병들이 정복되기 시작했고, 생명의 신비에 점차 다가가기 시작했다. 에드워드 윌슨 하버드대 교수의 ‘통섭’ 등이 출간되면서 ‘생물학 환원주의’의 움직임도 거셌다. 환원주의는 모두 실패했다. 과학은 한 분야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이 하나의 이론으로 세상의 모든 원리를 설명하는 ‘최종이론’을 꿈꾸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더 많은 과학자가 연구하며, 더 많은 돈이 투입되는 분야는 있다. 이런 기준을 적용하면, 2013년 현재 과학의 양대 산맥은 ‘신경과학’과 ‘우주과학’을 꼽을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의 과학칼럼니스트 딘 버닛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신경과학’과 ‘우주과학’ 중 어느 쪽이 위인가”에 대한 시리즈를 진행했다. 버닛은 모두 8가지 분야에서 두 거대한 과학 분야의 상대적 장단점을 평가했다. 버닛은 신경과학의 범위를 ‘신경, 정신분석학적 연구결과와 뇌수술’로, 우주과학의 범위를 ‘로켓과 우주를 기반으로 한 연구결과와 기계적 결과’로 한정했다. 결과는 아래와 같다. ① 응용 분야 신경과학은 인간의 뇌와 신경계통에 대한 연구다. 언어와 기억의 처리, 신약 개발, 퇴행성 질환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인간이 하는 일과 삶 자체가 모두 뇌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우주과학의 목표는 로켓을 개발하고 이를 이용해 우주로 보내는 것이다. 우주과학이 인류의 기원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에 도전한다고 해도 인간의 삶보다 응용 분야가 많을 수는 없다. 신경과학 1 : 우주과학 0 ② 복잡성 뇌는 인간이 알고 있는 가장 복잡한 존재다. 뇌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안다는 것은 생명의 근원과 작동원리를 아는 것과 같다. 물리적으로 지구의 어느 곳에서 우주로 무엇을 반복적이고 안전하게 보내는 우주과학의 목표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로켓이나 인공위성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 우주과학자들은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안전장치를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로켓의 복잡함도 뇌에는 비교할 수 없다. 신경과학 2 : 우주과학 0 ③ 위험성 신경과학 연구는 동물이나 자원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고, 윤리적 기준이 계속 강화되고 있다. 뇌 수술에 있어서도 외과의의 작은 손 떨림으로 인해 환자는 평생 불구가 되거나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우주과학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인 강력한 폭발을 이용해 사람이나 물건을 안전하지 않은 환경으로 보낸다. 우주왕복선 챌린저호나 컬럼비아호처럼 불행한 일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신경과학은 실수로 한 사람의 인생을 빼앗을 수 있지만, 우주과학은 많은 사람을 한 번에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신경과학 2 : 우주과학 1 ④ 접근성 우스갯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신경과학의 재료는 뇌와 시체다.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신체에 대해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뇌 과학에 도전할 수 있다. 의대에 들어가는 것도 좋겠다. 우주여행은 점차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최소한 수십년간은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1 ⑤ 시각화 신경과학은 기능성자기공명영상(MRI)을 이용해 화려하고 재미있는 두뇌의 이미지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뇌는 여전히 ‘호두’처럼 보일 뿐이다. 반면 허블망원경이 보내는 영상들은 인류가 가늠할 수조차 없는 거대한 은하와 별의 색채 및 웅장한 모습을 자연 그대로 보여준다. 푸른 지구를 보여주는 사진 한 장으로도 뇌 영상은 초라해진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2 ⑥ 대중성 신경과학은 대중문화 속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비춰져 왔다. ‘지킬 앤드 하이드’ 같은 비극, 뇌 수술의 위험성 등이 강조되는 측면이 강했다. 반면 우주과학은 ‘달나라 여행’ 등 대중문화와 소설의 영향을 받아 발달했고 ‘꿈과 미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3 ⑦ 대표성 존경할 만하고 업적을 남긴 신경과학자는 무수히 많다. 하지만 누가 뇌과학의 아버지인가 하는 질문에 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신경과학의 권위는 ‘조사 결과’에서 얻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주과학에는 분명한 이정표를 세운 학자들이 많다. 현재의 로켓의 뿌리는 모두 베르너 폰 브라운의 이론에서 시작됐고 액체로켓의 아버지는 로버트 고더드다. 신경과학 3 : 우주과학 4 ⑧ 허위·과장 신경과학은 과장과 오류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과학 분야다. 위약(플래시보) 효과는 실제 실험 결과나 약의 효능을 엉뚱하게 해석하게 만든다. 우주과학 역시 ‘아폴로 13호는 달에 간 적이 없다’는 식으로 끊임없이 음모론에 시달린다. 다만 우주과학에서 음모론을 만드는 것 역시 인간의 뇌 활동의 영역이고, 모든 ‘사이비’의 근원 역시 뇌다. 신경과학 4 : 우주과학 4 버닛은 거창한 시작과 달리 ‘무승부’로 싱겁게 끝을 맺었다. 일반 시민들도 토론자로 참여해 제각각 신경과학이나 우주과학이 더 중요한 이유를 들었다. 일반 시민들은 신경과학에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우주과학의 편에 선 사람들은 “뇌 수술은 매일 수많은 지역에서 수천 건이 진행되고 있지만 로켓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신경과학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로켓을 만드는 학자들은 로켓의 작동원리와 부품 하나하나의 역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지만 신경과학은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 “로켓은 현 단계에서는 기본적인 틀 안에서 발전하는 ‘죽은 과학’이지만 신경과학은 우리를 어디로 이끌지 모른다”고 강조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내 노래로 사랑의 추억 함께 나눠요”

    “내 노래로 사랑의 추억 함께 나눠요”

    “그렇게 목마르게 내가 쫓던 사랑은 사랑이라 부를 수도 없는 고작 그런 걸지도 몰라.” 싱어송라이터 ‘홍대 마녀’ 오지은(31)이 4년 만에 새 앨범을 들고 왔다. 사랑의 의미를 돌아볼 줄 아는, 몇 뼘이나 더 성숙해진 여인의 모습을 하고서다. 지난 13일 발표한 3집 앨범 타이틀곡(‘고작’)에다 그는 그렇게 높고 큰 줄만 알았던 사랑이 어쩌면 ‘고작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을 실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의 끝을 마주하며 사랑은 원래 이런 거라고, 사랑으로 상처받은 이들에게 던지는 위로다. 이번 앨범은 2집 앨범 이후 밴드(오지은과 늑대들) 활동과 에세이집 출간 등을 거친 뒤 꼭 4년이 걸려 내놓은 신작이다. 2007년 모금을 통해 혼자 힘으로 데뷔앨범을 발표했던 그녀는 20대 여성의 일상과 사랑을 솔직하게 그려낸 가사, 깊이 있는 목소리, 무대에서 내뿜는 카리스마로 두꺼운 마니아층을 확보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녀는 “지난 1, 2집에서 다뤘던 사랑이라는 주제를 이제는 한번쯤 정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사랑하면서 느끼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 지난 앨범들과는 확실히 달라졌다. 지나간, 혹은 지나갈 사랑의 의미를 관조하듯 곱씹는다. 사랑은 그저 도화지의 작은 점이었던 나를 물들여 아름답게 해줬음을 깨닫고(‘네가 없었다면’),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 둘을 이어주는 것은 거짓말뿐임을 담담하게 말한다(‘사랑한다고 거짓을 말해줘’). 타이틀곡 ‘고작’은 1집의 ‘화(華)’, 2집의 ‘날 사랑하는 게 아니고’를 겪어낸 사람의 다음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20대 때는 그때의 기분, 그날 있었던 일을 노래로 만들었어요. 하지만 서른에 접어드니 오랜 생각을 거쳐야 간신히 작은 결론에 이를 수 있게 됐어요. 지금까지는 현미경의 배율을 높이는 데만 몰두했다면 지금은 현미경을 치우고 실험실 밖으로 나갔다 들어오고 냄새도 맡고….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하게 된 거죠.” 사랑을 차분히 돌아보거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본 노래들이 자연스럽게 이번 앨범에 실렸다. “내 이야기만 하는 가수이기는 싫었고, 이제는 누구의 이야기이든 상관없는 지점으로 가고 싶었다”고 했다. 신윤철, 이상순, 윤병주 등의 연주와 성진환(스윗소로우), 린, 정인, 이이언 등의 보컬이 더해져 사운드가 한층 더 깊고 풍부해졌다. 앨범의 기획과 작곡을 오롯이 혼자 해온 그녀에게 이들 뮤지션과의 협업은 그야말로 ‘선물’이었다. “일일이 설명해주지 않아도 내 마음을 읽어낸 듯한 풍성한 연주. 그것만으로도 모든 걸 다 이룬 느낌이었어요.” 1집 앨범의 정제되지 않은 야성, 무대 위에서의 독특한 몸짓 때문에 ‘홍대 마녀’라는 별명을 걸친 그가 이렇게 소탈하고 유쾌할 줄이야. 그런 그가 팬들에게 바라는 건 딱 하나다. “사랑을 해본 사람들이 제 노래를 듣고 공감하면 돼요. 맞아, 나도 그랬지 하구요.”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퍼거슨 두번째 자서전 낸다

    26년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사령탑이었던 알렉스 퍼거슨(72) 전 감독이 두 번째 자서전을 낸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23일 퍼거슨이 오는 10월 출간을 목표로 자서전을 내기 위해 ‘호더 앤드 스토튼’이라는 출판사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 스포츠기자인 폴 헤이워드가 대필하기로 했다. 최병규 기자 cbk91065@seoul.co.kr
  • [문화마당] 시인의 몸은 곧 시(詩)다/백가흠 소설가

    [문화마당] 시인의 몸은 곧 시(詩)다/백가흠 소설가

    시인의 ‘몸’은 역사 안에서 시간성과 시대성을 안고 있다. 시인의 개인사는 개인 안에 머물지 않으며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역사의 실증이다. 시인의 ‘몸’은 그리하여 시대에 민감하게 사람들의 감성을 시로 기록한다. 시는 시인의 ‘몸’에서 떨어져 나온 ‘언어의 비늘(鱗)’이 분명하지만, 시인의 ‘몸’을 만들어 내는 것은 자기 자신이 아니다. 시인의 ‘몸’은 현재라는 시대와 시간을 영유하는 독자, 혹은 동시대인으로부터 기인한다. 이는 시인의 ‘몸’이 우주적 시간 안에서 시대성을 초월함과 동시에 역사 안에서 한 시절을 대변하는 ‘말’(語)을 습득한 유일한 몸, 위대한 소명인 것이다. 시인을 꿈꾼다는 것은 이러한 우주적 실체에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나, 시대의 말을 습득한다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다. 시인의 몸이, 시인의 말이 아무 일이나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는 이 땅에 있었고, 역사에서 사라진 수많은 시인을 기억하면서 이들이 부여받은 시간과 시대의 숙명이 얼마나 숭고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반대로 시대로부터 만들어지지 못한 시인의 ‘몸’이 실패한 ‘말’을 습득하는 것을 우리는 오랜 시간 지켜봐 왔다. 시대에 거슬러 실패한 말의 역사로 남은 시인들을 기억하고 있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실패한 말의 몸을 가진 시인들로 우리 문학사는 채워져 있고, 군부독재의 역사 안에서 시민들의 바람이나 열망과는 반대로 진행되는 말에 우리는 시의 역사를 빼앗겼다. 시인의 말이 현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역사는 증명하고 있다. 시인의 현재와 시대는 우주적 시간 안에서 행해져야 한다. 대부분의 시인은 이 사실을 몸으로 알고 있으나, 일부의 시인들은 그런 것과는 상관없는 현재의 시간을 사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서정주라는 역사가 있다. 그는 유일하게 완성된 시인이다. 모자란 시적 감수성으로 그의 시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는 소년기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시가 어떻게 변모되고 완성되어 가는지 보여주는 유일한 시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의 시는 위대한 것이 사실이지만, 말의 비늘이 떨어져 나온 ‘시인의 몸’이 위대하다고는 말할 수 없는 사람이다. 시인의 ‘몸’이 없고 ‘말’만 있는 시인은 시인인가 아닌가. 시인의 몸이 가진 우주적 초월에는 실패한 것이 아닐는지. 최근에 한국시인협회에서 기획한 시집 ‘사람-시로 읽는 한국 근대인물사’(민음사)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시인이 되지 못하고, 부여받지 못한 숙명을 한탄하며 저잣거리 군상의 얘기나 다루는 소설가 나부랭이가 되어버린 필자의 감상이 뭐 대수로울까마는, 가슴 밑바닥까지 내려앉는 침울함이 크다. 정말, 가슴이 아프다. 논의의 대부분은 ‘누가, 누구’에게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그것은 중요한 논제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숙명은 ‘왜’인가 하는 것이다. 참여한 시인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대부분은 이 시집이 ‘왜’ 만들어졌는지 몰랐을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시집 발간의 이유와 실체로 의심되는 사이의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몇몇은 ‘왜’ 이러한 논쟁이 생길 것임을 예상했음에도 책을 발간해야만 했는지, ‘왜’ 시인이 시대적 소명을 모른 척하면서까지 논쟁의 중심에 서야만 했는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 정반대로 시집 출간이 시대적 소명이라 여긴다면 그것마저 뚜렷하게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닐까.
  • 소장파 시인들 뿔났다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특정 인사의 공로만을 치켜세워 논란이 된 한국시인협회의 ‘사람-시로 읽는 한국근대인물사’ 출판에 반발해 시인 수십여명이 항의 성명서를 발표한다. 21일 문학계에 따르면 고영, 김요일, 박정대, 손택수, 함민복 등 소장파가 중심이 된 시인 수십명은 22일 시인협회 홈페이지에 집행부의 사과와 출간된 책의 전량 회수를 골자로 한 성명서를 게재한다. 이들은 성명서 초안을 완성한 뒤 20~21일 이틀간 시인들의 서명을 받았으며 서명에는 최소 50여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 시협은 창립 56주년을 맞아 시집 ‘사람’을 출판했다. “근대사의 주요 인물들이 남긴 빛과 그늘을 문학의 눈으로 살펴보자”는 서문과는 달리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 등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인사들의 공로만을 지나치게 부각해 논란이 됐다. 중진 시인 이태수씨가 ‘박정희’에서 ‘당신은 날이 갈수록 빛나는 전설’,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을 우리의 횃불’, ‘위대한 지도자요, 탁월한 선지자였습니다’ 등의 표현을 쓴 것이 대표적이다. 항의 성명에 참여한 한 시인은 “협회 회원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시를 쓰는 것은 자유겠지만 역사적 논란이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더욱 신중히 접근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자본의 리듬에 춤추는 도시의 일상

    마르크스주의 사상가인 앙리 르페브르. ‘소외이론’과 ‘국가비판’이란 측면에서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재창조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이다. 니체, 하이데거, 헤겔, 마르크스 등의 영향을 받아 고전 철학자로도 불린다. 1991년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무려 60여권의 방대한 연구성과를 남겼다. 르페브르는 옳다고 믿으면 굽히지 않는 성품으로도 유명하다. 1950~1960년대 프랑스 철학의 주류를 이룬 베르그손과 알튀세를 정면으로 반박했고, 공산당 내에선 반스탈린주의 노선을 걸었다. 공산당 출판부의 기피대상 1호였다. 결국 1958년 공산당 탈당으로 귀결됐다. 이런 르페브르의 유작인 ‘리듬분석’(갈무리 펴냄)이 21년 만에 국내에 출간됐다. 프랑스에선 사망 이듬해인 1992년 친구인 르네 르로에 의해 출판됐다. 음악, 사물, 상품, 자본주의, 신체, 미디어, 도시 등이 책에선 모두 리듬분석의 대상이다. 니체, 하이데거, 쇼펜하우어 등의 사유를 창조적으로 뒤섞어 리듬분석이란 새로운 과학을 창조해 낸 셈이다. 이를테면 시간에 대해 고찰하면서 동시에 장소, 공간의 물질성과 연관시키려 한다. 저자는 리듬을 ‘반복을 함축한 운동과 반복의 차이’로 정의했다. 책의 종반부에선 교향곡을 감상하듯 집과 길과 도시를 듣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예컨대 파리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건축물, 도로, 차량, 군중의 리듬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파리광장에서 도시의 소리를 청취하면 국가권력의 리듬과 이면에 감춰진 자본의 미묘한 움직임까지 포착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불과 수십미터 거리를 두고 대한문과 현대적 서울시청이 공존하는 서울도 그리 다르지 않을 것이다. 1만 9000원.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韓·中 국민들의 서로에 대한 편견을 벗기다

    이웃나라 일본을 말할 때 ‘가깝고도 먼 나라’를 들먹인다. 지리적인 근접성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풀어버릴 수 없는 감정의 깊은 골 때문일 것이다. 근래 들어 그 ‘가깝고도 먼 나라’로 중국이 자주 회자된다. ‘중국은 잘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는 인식 또한 짙다. 실제로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빛의 명암처럼 상반되는 관계가 얽히고설켜 있다. 그 중국과 중국인은 과연 어떤 나라이고 어떤 사람들일까. ‘중국, 도대체 왜 한국을 오해하나’(김재현 지음, 알마 펴냄)는 중국에서 공부하면서 본 중국과 중국 사람들의 속살을 흥미롭게 들춰내는 책이다. 중국에서 먼저 출간된 한국어판. 저자는 중국 최대 경제지라는 ‘21세기경제보도’와 발행부수 180만부를 자랑하는 ‘남방도시보’에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중국어로 중국 사회와 경제 관련 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중국통’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잘 알고 있는 듯하면서도 제대로 모르는 중국과 중국 사람들을 속속들이 해부한다. 우선 ‘가깝고도 먼’ 관계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후 양국에 극단적으로 다른 이념의 정권이 들어섰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그 먼 관계는 감정의 골이 큰 요인이다. 그러면서 그 먼 관계를 지속시키고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언론을 지목해 흥미롭다. 중국 안에서 갈수록 커지는 민족주의 세력에 편승한 언론 매체들이 쏟아내는 왜곡보도야말로 반한(反韓)·반중(反中) 감정을 증폭시키는 으뜸 요인이며 한국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다고 꼬집는다. ‘한국 여성들은 모두 성형수술을 한다’는 소문을 포함해 음식과 교통문화까지 일상에서 번지는 양국 국민들의 오해와 편견의 진원지를 추적하는 대목이 흥미롭다.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며 ‘중국을 좋아할 수 없는 열 가지 이유’가 설득력있게 풀어진다. 세계 최강국으로 급속히 부상하면서도 여전히 개발도상국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정치·사회·문화 시스템의 오류도 눈길을 끈다. 중국인들이 책을 보지 않는 이유며 오만해진 까닭, 중국 영화가 도약할 수 없는 이유, 중국 대학생의 창의성이 부족한 이유…. 특히 2008년 10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중국 최대 부호 중 한 명으로 발표한 직후 주가 조작 등 혐의로 체포, 수감된 황광휘 전 궈메이(國美)그룹 회장을 포함해 정치 다툼의 희생양이 되기 일쑤인 경제인의 예는 눈길을 끈다. 중국 언론이 ‘중국 부호 리스트의 저주’로 표현하는 이 현상들은 수사기관이나 사법체계의 독립이 보장되지 않는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동북아에서 중국은 이미 연못 속의 고래와 같은 존재.” 어떤 식으로든 한국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는 중국을 이렇게 표현한 저자는 “절대적 의미에서의 탈중국이 아닌, 상대적 의미에서의 탈중국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한다. 1만 35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하나님, 왜 광주 몰살을 보고만 계십니까, 당신 종을 빨리 석방해 주소서” 5·18 - 통일운동 ‘노심초사’… 어머니의 삶 오롯이

    “하나님, 왜 광주 몰살을 보고만 계십니까, 당신 종을 빨리 석방해 주소서” 5·18 - 통일운동 ‘노심초사’… 어머니의 삶 오롯이

    “하나님, 왜 광주 몰살을 보고만 계십니까. 광주 죽음을 보상해 주옵소서. 악마의 정치가들은 죄도 없고 의롭게 살려고 하는 하나님의 종들을 자꾸 감옥에다가 가둡니다.”(1980년 5월 28일 한맹순씨 일기 중)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을 기념해 민주화 운동가인 아들을 40년 남짓 애끓게 지켜봐 온 한맹순(97)씨의 일기가 책으로 출판된다. 한씨는 국내 민주화 운동의 산증인인 이해학(69) 목사의 모친이다. 한씨 역시 이 목사와 함께 1973년 경기 성남에서 주민교회를 세우고 빈민 운동과 정치 투쟁, 통일운동을 했던 ‘민주화 동지’이기도 하다. 일기집 ‘맹순할매 억척 기도일기’는 학교를 다닌 적이 없는 한씨가 비뚤비뚤 써내려간 일기지만, 민주화·통일 운동을 하는 아들을 걱정하며 숨죽여 기도한 어머니의 마음을 오롯이 담고 있다. 1974년 이 목사가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구속됐을 때는 “목사님들과 죄 없는 전도사(이 목사)가 구속되었다. 그리고 15년형이 내려졌다고 한다. 너무도 실망이 컸다. 우리 아들은 죄지을 리가 없는데 웬일일까. 울화통이 터진다. 당신 종을 빨리 석방해 주소서”라고 적었다. 또 1987년 7월 20일 일기에는 “민주화가 이뤄졌다고 다들 재미있게 지내는데 이한열이 최루탄에 맞아 죽어서 그 엄마가 얼마나 애통하며 슬플까. 이한열이 엄마를 생각할 때 내 마음도 아프다”라고 안타까워했다.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에 관한 기록도 곳곳에 남아 있다. “광주에서 대학생 50명이 죽고 청년들도 무수하게 많이 죽고 그곳의 시민들도 죽고 한 1000명이나 사람들이 죽었다고 한다”(1980년 5월 21일), “김종태 청년이 광주항쟁 죽음을 보면서 답답한 맘 분을 참지 못해서 자기 몸에 불을 붙였다고 한다”(1980년 6월 21일)는 등 생생한 증언이 빼곡하다. 이 책에는 한씨의 어린 시절과 어린 자식들을 키우며 궂은일을 했던 시기의 일기가 회고문 형식으로 실렸고 1970∼198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겪은 시국 사건의 내용도 담겼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대중과 호흡하는 ‘거리의 철학자’ 강신주

    [김문이 만난사람] 대중과 호흡하는 ‘거리의 철학자’ 강신주

    인문학은 여전히 죽었다? 흔히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한다. 아마 태생적으로 권력, 자본주의 사회와 불화할 수밖에 없다는 뜻에서일 것이다.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떻게 쇼핑해야 하는지에 세상은 관심이 더 많다. 그런데 인문학을 멀리할 만큼 지금 우리는 돈을 잘 벌고 쇼핑을 잘하고 있을까. 성추행, 학교폭력, 실직자, 추락하는 경제, 쓸쓸한 은퇴, 대책 없는 노년의 삶…. 말만 들어도 머리 아픈 일들만 늘어나고 있다. 왜 갈수록 고통과 어두운 그림자만 많아지는 것일까. 그렇다면 철학에 담겨진 삶을 만나 보는 것은 어떨까. 요즘의 사회적 현상을 치유라도 하듯 새삼 철학의 중요성을 깨우고 그 온기를 열심히 데우는 사람이 있다. 철학 박사 강신주(47)씨. 흔히 ‘사랑과 자유의 철학자’, 대중과 호흡하는 ‘거리의 철학자’로 알려져 있다. 10여년 전 홀연히 강단에서 내려와 전국을 돌며 대중들에게 이 시대의 진정한 철학, 인문학의 속살을 한 꺼풀 한 꺼풀 흥미진진하게 벗겨 보여 주고 있다. 흔히 인문학 책은 2000부 이상 팔기도 힘들다는 출판계의 현실에서 2010년 그가 쓴 100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의 책 ‘철학vs철학’은 3만부나 팔렸다. 또 2011년 출간된 ‘철학이 필요한 시간’은 무려 10만부 넘게 팔렸다. 이 두 권 말고도 20권에 가까운 책을 펴내 철학과 삶을 꾸준히 연결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집필 중인 책도 ‘정치철학’, ‘감정수업’ 등 4권이며 올해 안에 전부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하루에 2곳 이상 강의를 소화하고 한 달에 20일 가까이 지방 강연을 나간다. 요즘 들어 그의 철학 강연을 원하는 곳이 점점 더 늘어나 금쪽같은 시간을 쪼개느라 분주하다. 철학 강연의 핵심은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유, 그리고 ‘나의 단독성’과 ‘나다움’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중들과 직접 마주하면서 단순히 고민을 위로하지 않고, 쾌도난마처럼 본질을 거침없이 건드리고 동강 내며 스스로 꿰매고 해결책을 찾도록 유도한다. 오프라인 매체는 물론 팟캐스트 등을 통해 그가 주창하는 ‘사랑과 자유의 철학’이 계속 번져 나가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신문로에 있는 집필실에서 그를 만났다. 간밤에 밤새 글을 쓰고 이제 막 정신을 차렸다며 반갑게 맞이했다. 어떤 글이냐고 묻자 “새벽에야 드디어 화두가 터졌다”면서 “사찰 선가(禪家)에서 수행자를 지도할 때 사용되는 죽비(竹篦)가 있다. 그런데 그것을 죽비라고 해서 안 되고 또 죽비가 아니라고 해서도 안 된다. ‘그럼 뭐라고 할래?’라는 화두를 던지고 나서야 비로소 글을 쓸 수 있었다”며 웃는다. 아니, 불교철학까지? 간화선은 화두를 근거로 수행하는 참선법이라는 설명도 이어진다. 그는 불교에도 심취해 있다. ‘선문답’ 같은 어록으로 생활 속 이야기를 밝혀내고 가끔 스님들을 상대로 강연 시간을 갖기도 한다. 불교와의 인연은 대학원 시절 나가르주나의 ‘중론’을 접하면서 시작됐고 바수반두의 ‘유식’, 원효의 ‘대승기신론소’ 등 논서를 다양하게 읽었다. 그는 임제 선승을 좋아한다. 강연도 임제처럼 직설명료하며 결코 포장하는 일이 없다. 대화의 방향을 인문학 쪽으로 틀었다. 대체적으로 인문학 책이 여전히 잘 안 팔리는데, 정녕 인문학은 죽어 있느냐고 물었다.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인문학 책은 더 약해지고 있습니다. 개성 없는 표준화된 인문학은 인터넷으로 대부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이제는 자기 색깔을 분명히 내야 합니다. 저자의 강력한 개성이 필요할 때입니다. 저자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으로 오케스트라처럼 버무려 나가는 강한 지휘자가 돼야 합니다. 니체 또한 ‘나’로 강하게 요리를 해야지요. 독창적이고 강한 ‘저자성’이 있어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인문학은 고유명사이며 궁극적으로 인문학자의 지향점은 자신의 학문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시 말해 강신주가 철학자라면 ‘강신주의 철학’을 만드는 것이란다. 니체가 니체의 철학을 만들었듯이 말이다. 그는 연세대 화학공학과 출신이지만 서울대와 연세대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연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장자 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대학 강단에 섰지만 곧 내려와 자신만의 ‘고유철학’을 들고 전국을 돌아다녔다. ‘현장 철학자’, ‘거리의 철학자’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여기에서 비롯된다. 이에 대해 그는 “남들이 뭐라고 불러 주든 그들의 자유가 아니냐”며 웃는다. 그는 서울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5년 동안 젊은이들과 철학으로 만났고 요즘에는 대학로 카페에서 대중과 한 달에 한 번씩 만난다. 고상한 철학을 강의하는 것이 아니라 참석한 대중의 고민을 듣고 즉석에서 철학적으로 풀어 가는 ‘철학상담’이다. 소문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사람들도 있다. 보통 저녁 7시 30분쯤 시작하지만 새벽까지 이어지기 일쑤일 만큼 열기가 뜨겁다. 왜 ‘강신주의 철학’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지를 물었다. “정직하게 얘기합니다. 고민의 본질을 피해 가지 않고 고상하게 얘기하지도 않습니다. 정공법으로 얘기합니다. ‘여러분은 산모다. 고통 없는 산모가 어디 있느냐. 나는 산파역이다. 가족을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각자 집에 가서 생각해 보라’는 식으로 강하게 자극하지요. 사람들이 고민하는 속으로 들어가야 제 강연을 듣습니다. 결국 자신의 치부가 드러났을 때 평화로운 것이지요.” 이를 위해서는 강연 현장에서 5분 안에 그들의 고통을 읽어 내야 한다. 또 이들과는 다시는 안 만나겠다는 처절한 각오로 머릿속에 있는 것을 다 쏟아내야 한다는 강연 원칙을 지킨다. 대중이 ‘강신주의 철학’을 찾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스스로 밝힌다. 대학에서 처음 강의를 맡았을 때다. 70여명의 학생이 철학 시간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3분의1 정도가 잤지만 이들을 2주 안에 모두 깨웠을 때에도 이런 방법을 택했다. 대학 강의를 그만둔 까닭을 묻자 “강신주 식으로 강의를 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었고, 또 교수 사회의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 학교 내의 권력과 권위 등이 싫었다. 아울러 후배들이 학위를 받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대학 울타리 밖으로 뛰쳐나가 단독 플레이를 펼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대답한다. 그때부터 줄곧 현장의 남녀노소들과 철학적 소통을 해 오고 있는 것. 지난해 말에는 시인, 소설가 등 문학가들을 상대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그는 평소 시나 글이 잘 안 읽히는 이유에 대해 ‘나’(읽는 사람)라는 단독적인 삶이 거의 없고 어머니, 학교, 사회의 울타리 안에서 흉내 내며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지난달에는 ‘강신주의 철학 콘서트’를 열어 철학과 음악의 만남 자리를 갖는 등 그의 철학적 활동 범위는 계속 넓어지고 있다. 화제를 바꿨다. 요즘 어두운 우리 사회현상에 대해 어떤 철학적 안경으로 들여다볼지 궁금했다. “모두 사랑의 상실에서 비롯됩니다. 사랑을 하게 되면 내가 소유하는 것을 주게 됩니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도 아무것도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를 동사형으로 해석해 ‘없애겠다’는 뜻입니다. ‘내가 소유하는 것을 없애겠다’는 것이지요. 사랑하지 않고 소유하는 것은 동물의 탐욕입니다. 공동체도 자기 탐욕 때문에 무너진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왕따’도 사랑의 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크 데리다가 주창한 환대의 철학도 ‘네 방을 내어 주라’는 것입니다. 병원을 뜻하는 ‘호스피털’(hospital)도 원래 타인에 대한 환대를 뜻하는 것이지요.” 누구나 다 유아독존이며 그래야 자유로워지고 당당하게 사랑할 수 있단다. 이 당당함이 곧 인문학이며 저마다 글을 쓸 수 있고, 때문에 표절이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아울러 인문학이 발달하면 민주주의가 발달하고 사회가 밝아진다고 역설한다. 그러면서 “사랑에 빠지면 강해지며 자유를 감당할 수 있게 된다. 이게 공동체의 핵심 논리”라고 외친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문학 책을 다독하면서 인문학자가 되려고 했으나 취직이 우선이라는 부모의 강권에 못 이겨 공대에 진학했다. 하지만 전공과목은 뒷전이고 인문학에 푹 빠지면서 철학으로 다시 돌아섰고 동서양을 넘나드는 연구 끝에 오늘날 ‘강신주 철학’이라는 고유명사를 탄생시켰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 강신주의 철학 방향은 어떻게 전개되느냐고 하자 “최근 2~3년 사이에 (철학적) 판을 벌려 놨다. 그 판을 더 키우는 것”이라며 웃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 철학자 강신주는 1967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문학 책을 즐겨 읽었다. 연세대에서 화학공학과를 전공했지만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다시 철학을 공부했다. 연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장자 철학에서의 소통의 논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잠시 대학 강단에 섰으나 10년 전부터 대중 강연과 책을 통해 ‘강신주의 철학’을 설파하고 있다. 주로 대중이 찾는 카페에서 철학을 강의하고 한 달에 20일 정도 지방 강연을 나간다. 오프라인 매체에 틈틈이 칼럼을 쓴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철학, 삶을 만나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 ‘상처받지 않을 권리’ ‘철학적 시 읽기의 즐거움’ ‘철학 VS 철학’ ‘김수영을 위하여’ ‘철학의 시대’ ‘회남자&황제내경’ 등 20여권에 이른다.
  • 국내 첫 인포그래픽 실전 개론서 드디어 출간!

    국내 첫 인포그래픽 실전 개론서 드디어 출간!

    디지털 미디어 시대 쏟아지는 정보를 다 걸러서 읽기에도 벅찬다. 이런 빅데이터를 한눈에 알아 볼수 있게 분석, 정보를 함께 넣은 인포그래픽 실전 개론서가 출간 됐다.(주) 도서출판 길벗이 최근 출간한 이수동 송정수 공저의 ‘빅데이터 시대 비즈니스·마케팅을 위한 인포그래픽 기획과 실전 전략’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간한 인포그래픽 관련 개론서라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폭넓은 사례와 이론 등을 담고 있다. 책 전반부는 국내외 실 사례를 통해 인포그래픽의 필요성과 비즈니스적 활용 측면을, 후반부는 인포그래픽의 종류와 실질적인 제작 과정을 다루고 있다. 또한 단순히 인포그래픽의 제작 방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중과 고객 등 수많은 업종의 이해관계자와 효과적인 소통 관점에서 인포그래픽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SNS와 스마트 디바이스 시대를 맞아 효율적인 홍보 수단으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제시 하고 있다. 대 정부 정책 및 홍보담당자, 대기업부터 자영업자까지 이미지, 제품/서비스 홍보를 위한 마케터와 고객과의 소통을 위한 사람, 디자인 및 UX 담당자, 그리고 복잡한 메시지를 제한된 N 스크린에 효과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이들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다. 가격은 18,000원이다. 인터넷 뉴스팀
  • ‘은둔’ 무라카미의 생각 엿보기

    무라카미 하루키(64)는 “소설 ‘위대한 개츠비’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만이 나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낙서 몇 장만 끄적거려도 단박에 화제가 되는 베스트 셀러 작가의 고고한 일상과 속내가 독자들은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낯가림이 심해 인터뷰조차 안 하기로 유명한 무라카미는 독자와의 소통 창구를 하나 열어 놨다. 바로 에세이다. 그는 “나의 본업은 소설가요, 내가 쓰는 에세이는 ‘맥주 회사가 만드는 우롱차’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하필 우롱차일까. 무라카미는 “‘나는 맥주를 못 마셔서 우롱차밖에 안 마셔’ 하는 사람도 많으니, 이왕 일본에서 가장 맛있는 우롱차를 목표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비채 펴냄)는 전 세계 50개국에서 번역된 무라카미의 에세이집 ‘무라카미 라디오’의 마지막 세 번째 책이다. 일본 패션 주간지 ‘앙앙’에 연재됐던 에세이들을 모았다. 썰렁하고 퇴폐적인 무라카미식 농담을 이해하는 독자라면 배꼽을 잡고 웃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쿨하고 때론 감성적인 문장들이 소소한 즐거움을 전해 준다. 그는 에세이에서 자신을 못 생기고 후줄근한 아저씨 정도로 치부한다. 그리고 소탈하게 속내를 까발린다. 이를 테면 헬스장에서 바이크 머신 페달을 밟으며 에너지를 그냥 흘려보낼 게 아니라 차곡차곡 모아 사거리 신호등 전력에라도 보태자는 발칙한 상상이다. 길모퉁이에 바이크 머신을 놓고 자원봉사자가 페달을 밟아 발전하면 에너지 포인트를 제공하는 식으로 원자력 발전을 대체하자는 주장도 펼친다. 성욕이 넘치는 고교생에게 ‘헌욕(獻慾) 수첩’을 만들어 ‘헌욕 센터’에서 전력화하자는 말도 안 되는 상상도 꺼내 놓는다. 자학 개그를 연상시키는 터무니없는 수다 속에선 어니스트 헤밍웨이나 헨리 밀러, 알베르 카뮈 같은 대문호들을 만날 수도 있다. ‘진정한 남자가 되기 위해서 네 가지를 이루어야 한다’는 헤밍웨이의 말과 함께 자신이 책을 쓰는 것 외에 나무를 심거나 투우를 하고, 아들을 낳는 것은 할 수 없을 것이란 자책을 늘어놓는다. 이어 도호쿠 지방의 목장에서 만난 황소 이야기를 소개한다. 무라카미의 에세이는 “새삼스럽지만 세상은 정말 다양하다”는 작가의 말을 각인시킨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국시인협회가 펴낸 시집 ‘사람-시로 읽는 한국 근대인물사’ 논란

    한국시인협회가 펴낸 시집 ‘사람-시로 읽는 한국 근대인물사’ 논란

    한국시인협회(이하 협회)가 창립 56주년을 맞아 펴낸 시집 ‘사람-시로 읽는 한국 근대인물사’(민음사 펴냄)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 책의 서문에 쓰인 “근대사의 주요 인물들이 남긴 빛과 그늘을 문학의 눈으로 살펴보자”는 의도와 달리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특정 인사의 공로만을 치켜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시인협회는 13일 근대 인물 112명에 대해 시인 112명이 한 편씩 시를 쓴 시집 ‘사람’을 출간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신달자 회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예술, 체육 등의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들어온 인물들을 뽑아냈다”며 “칭송받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고 역사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는데, 한 인물의 빛과 그늘을 말하려 했다”고 밝혔다. 근대 인물 112명에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이 포함됐다. 중진시인 이태수씨가 쓴 시 ‘박정희’에는 ‘당신은 날이 갈수록 빛나는 전설’,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을 우리의 횃불’, ‘위대한 지도자요, 탁월한 선지자였습니다’, ‘5·16은 쿠데타로 잉태해 혁명으로,/개발 독재는 애국 독재로 승화됐습니다’, ‘5·16쿠데타와 유신 독재가 없었다면/민족중흥과 경제 발전은 과연 어떻게 됐을는지요’라는 표현이 포함돼 있다. ‘유신으로 자유와 인권을 밀어 놓은 채 숭고한 희생자들을 낳기도 했다’는 표현도 들어갔지만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누가 뭐래도 당신은 빛나는 전설, 꺼지지 않는 횃불입니다’라는 결어로 마무리했다. 또 다른 중진시인 이길원씨는 시 ‘이승만’에서 “소란스레 휘두르던 붉은 깃발 몰아내고/ 첫 단추 채우던 우남 이승만/ 평화선 그어 독도를 우리 땅 만들고/ 주린 배 뼛속까지 스미던 가난 속 의무교육은/ 높은 문맹률 단숨에 말리고”라고 공로를 치켜세운 뒤 “진보라는 가면을 쓴 붉은 얼굴들이 마음껏 설치는/ 넘치고 넘친 자유가 오히려 불안한’라며 색깔논쟁을 끌어왔다. 이 시들의 작성과정에 대해 신 회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이태수 시인에게 부탁을 한 것이고, 이승만은 이길원 시인이 직접 쓰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작고한 전직 대통령은 윤보선 전 대통령까지 들어갔음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상에서 빠진 것과 관련해 “인물이 너무 정치적으로 쏠려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또 다른 협회의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배제된 것은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과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 등 재벌회장에 대해서도 산업화 과정에서의 부작용은 거의 거론하지 않고 굶주림 극복의 성공신화를 중심으로 평가했다. 간담회에서 선정기준 및 표현양식에 대해 논란이 되자 사회를 본 곽효환 시인은 “산업화와 민주화 인물들이 모두 등장하는 것을 통해 균형을 맞춘 것이고, 역사가 아니라 예술적 텍스트를 쓴 것이라고 이해해 달라”며 마무리를 지었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 [씨줄날줄] ‘남성 콘텐츠’ 전성시대/함혜리 논설위원

    요즘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성 콘텐츠’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가수, 배우, 운동선수 등의 직업을 가진 젊은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여행을 하며 겪는 에피소드를 보여주는 ‘아빠! 어디가?’(MBC), 6명의 남자 출연진이 5박6일 동안 직접 군 생활을 경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 ‘진짜 사나이’(MBC), 아빠들의 육아 고충을 풀어낸 ‘개그콘서트-나는 아빠다’(KBS), 혼자 사는 남자들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예능 다큐멘터리 ‘나 혼자 산다’(MBC) 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특이한 점은 여자들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대화 소재의 하나로 꼽을 정도로 재미라고는 도무지 없을 것 같았던 군대 이야기에 대한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것. 군가의 제목을 딴 ‘진짜 사나이’는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벗어던지고 군대 내의 엄격함에 몸을 던진 출연진들의 어눌하고도 진솔한 행동거지가 시청자들의 감성코드를 자극해 방송 2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출연자들이 겪는 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가진 시청자층이 두꺼운 점이 이 프로그램 성공 요인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뷰티업계와 유통업계에서도 요즘 최고의 화두가 남성이다. 외모 가꾸기에 열중하는 남성들이 늘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은 경기불황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한다. 화장품 종류도 과거엔 스킨로션, 애프터셰이브 로션과 같은 기초 화장품이 전부였지만 요즘엔 피부의 보습과 탄력을 키워 주는 크림 외에 눈, 입술 등의 색조를 화려하게 해주는 메이크업 제품으로 다양해졌다.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이며 성장한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연 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남성 콘텐츠가 부각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무엇보다 남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강인해 보이는 남성, ‘마초’적인 남성보다는 다정다감하고, 세심하고, 매너 좋고, 아름다움에 민감한 남자가 환영받는다. 호감이 가는 용모와 자기 표현기술, 소셜 스킬 등이 합쳐진 매력자본을 제대로 갖춘 인재들이 부상하고 있다. 남성 콘텐츠가 부각된 것이 새삼스러울 일은 아니다. 외환위기 당시 출간된 김정현 작가의 소설 ‘아버지’에서처럼 지치고, 소외된 아버지의 이야기가 넘쳐 났던 적이 있다. 하지만 요즘 각광받는 남성 콘텐츠는 그때와는 많이 다르다. 여성들의 사회 참여가 갈수록 활발해지면서 가정과 직장에서 남성들의 역할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진 결과다. 이런 변화가 달갑지 않은 남성들도 있겠지만 남성 콘텐츠가 진화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고향 우물가에서 건져올린 삶의 도막도막 92편

    고향 우물가에서 건져올린 삶의 도막도막 92편

    중학생인 ‘나’는 학교에 가기 싫어 대관령에 혼자 올라 청승맞게 도시락을 까먹곤 한다. “배가 아프다” “머리가 아프다”며 아예 집에서부터 학교에 가지 않는 날도 있다. 5월 어느 날, 어머니는 지게 작대기를 들고 등굣길을 앞장선다. 도시락까지 넣어 무게가 만만치 않은 가방을 대신 멘다. 가방을 ‘나’에게 건넨 곳은 산길 양옆으로 풀잎이 우거져 사람 하나 겨우 다닐 만한 ‘이슬받이 길’. 앞장선 어머니는 두 발과 지게 작대기로 산길의 이슬을 털어낸다. 몸뻬 자락은 이내 아침 이슬에 흥건히 젖는다. 신작로까지 15분이면 닿을 길이 30분 넘게 걸렸지만 어머니는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말한다. “앞으로는 매일 털어주마. 이 길로 곧장 학교로 가. 중간에 다른 데로 새지 말고.” 작가로 장성한 ‘아들’은 회고한다. “어머니는 새벽처럼 일어나 기도하듯 이슬을 털어놓곤 했다. 그 길을 걸어 내가 여기까지 왔다. 돌아보면 어머니는 내가 지나온 길 고비고비마다 이슬털이를 해주신 것이다.” 소설가 이순원(55)이 삶의 도막도막을 모아 내놓은 소설집 ‘소년이 별을 주울 때’(웅진문학임프린트 펴냄)는 자전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은비령’ ‘은어’로 상징되는 고향, 강원도 두메산골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과 잇닿아 있다. 작가가 가슴 한편에 쌓아 뒀다가 풀어낸 92편의 아름다운 글들이다. 열세 살 어느 날 저녁, 무려 ‘10원’이나 하던 라면을 어머니를 졸라 국수 한 묶음과 섞어 끓여 먹으며 구불구불한 면발에 경이와 탄성을 지르던 추억, 산복숭아 꽃그늘 짙은 봄날 이마를 비추던 푸른 햇빛과 바람 타고 물속에 녹아든 꽃향기를 따라 올라온 은어를 잡던 기억, 여름방학 토끼 당번 짝궁이던 순아가 건네준 풋풋한 자두의 추억 등이다. 소설은 ‘산골 소년’ ‘꽃마음’ ‘아침노을’ ‘희망등’의 네 갈래 장으로 나뉘어 있다. 소설과 산문·시의 경계를 허무는 이야기들로 살아간다는 것, 성장한다는 것, 나이 들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는다. 삶에 지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시원한 고향 우물가에서 막 건져올린 치유와 성찰의 물 한 모금을 마시는 것과 같다. 1988년 등단 뒤 효석문학상, 동인문학상, 한무숙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휩쓸었는데도 마음은 무척 야위었던가 보다. 강원 사북 출신인 이순원은 열일곱에 대관령을 처음 넘어 타지 생활을 이어왔다. 소설집은 장편소설 ‘워낭’(2010) 이후 3년여 만의 신작이다. 삶을 잔잔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이순원만의 독특한 시선이 정겹다. 화가 박요한이 20여점의 그림을 보탰다. 작가는 “코고무신의 단발머리 소녀들과 검정고무신의 소년들이 쉰을 넘겨 살아온 시간의 기록들”이라며 “1993년부터 20년간 홀로 차곡차곡 쟁여 놨기에 집필기간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또 “일부러 글을 따뜻하게 쓰려 하진 않았다. 대동제와 촌장이 있던 산골 마을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나무를 하며 살았던 삶이 그대로 배어 있을 따름”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짧은 자전적 이야기들을 ‘한 모금 소설’이라고 불렀다. 최근 콩트 형식의 소설집 출간 붐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예전 국내의 콩트는 기업 홍보실이 사보에 싣기 위해 청탁한 에세이들이 주류였다. 돼지꼬리처럼 비틀고 재미있게만 써 성격 자체가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덕분에 한 편당 3쪽 안팎인 이순원의 글들은 순수 ‘엽편(葉篇)소설’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작가는 올여름 출간을 목표로 장편소설도 준비 중이다. 서른일곱 살의 영화 감독이 강원 주문진에서 유년 시절을 함께 보낸 여주인공과의 첫사랑을 떠올리며 인생을 되돌아보는 내용이다. 그는 “황순원의 ‘소나기’와 같은 아름다운 풍경이 담긴 사랑 이야기를 내놓고 싶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황석영 “사재기 몰랐다… 절판시킬 것”

    황석영 “사재기 몰랐다… 절판시킬 것”

    SBS는 7일 ‘현장21’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사재기를 통해 베스트셀러가 조작되고 있다며 출판사 자음과모음이 출간한 ‘여울물 소리’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등 3권에 대해 사재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소설가 황석영은 지난해 등단 50년을 기념해 발표한 소설 ‘여울물 소리’의 사재기 의혹에 대해 자신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며 작품을 절판시키겠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황석영은 이날 SBS가 ‘여울물 소리’에 대해 제기한 사재기 의혹과 관련해 “전혀 알지 못했다”며 “출판사 ‘자음과 모음’에 출판권 해지를 통보함과 동시에 ‘여울물 소리’를 절판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황석영은 “‘여울물 소리’는 칠순을 맞이해 작가 인생 50년을 기념하는 의미가 실린 주요 작품으로 이런 추문에 연루된 것 자체가 나의 문학 인생 전체를 모독하는 치욕스런 일”이라며 “명예훼손에 대한 정신적·물질적 피해 배상과 민형사상의 법적 책임을 단호하게 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설가 김연수도 장편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의 사재기 의혹과 관련해 “사재기를 할 이유가 없다. 사재기를 원하지도 않고 원할 이유도 없다”고 해명했다. ‘여울물 소리’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은 지난해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진입하는 등 인기를 모았다. 문소영 기자 symun@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서점가 ‘위대한 개츠비’ 열풍… 국내 번역본 50여종 달해

    국내 서점가가 ‘위대한 개츠비’ 열풍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불후의 장편을 쓰고 싶다”던 저자 F 스콧 피츠제럴드는 70여년 전 44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지만, 아메리칸 드림의 허망한 몰락을 그린 이 슬픈 도회 소설은 그의 사후 현대 미국 문학의 대표작으로 떠올랐다. 소설 ‘위대한 개츠비’는 지난해까지 출간된 국내 번역본만 50종이 넘는다. 1972년 정현종 시인이 취미삼아 번역한 것이 시초다. 여기에 올해 새롭게 출간되거나 출간 예정인 책만 10종을 웃돈다. 경쟁에 뛰어든 출판사는 온스토리(최성애 역·3월 11일), 탑메이드북(FL4U콘텐츠 역·3월 25일), 책만드는집(방대수 역·4월 22일), 열림원(김석희 역), 스타리치북스(표상우 역·이상 4월 25일), 미래문화사(김선 역·4월 27일), 이숲에올빼미(김욱동 역·5월 15일 예정), 보물창고(민예령 역·5월 20일 예정) 등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이달 칸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덩달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저작권까지 소멸됨에 따라 출판사들은 저마다 이름 있는 번역자를 내세워 책값을 절반까지 떨어뜨리며 경쟁에 뛰어들었다. 업계에선 ‘레미제라블’처럼 영화의 후광효과로 올해에만 20만부 가까이 팔려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책은 소설가 김영하의 문학동네 번역본(2009년). 1920년대 문어체를 현대적인 구어체로 바꾸고 인물 캐릭터에 따라 표현을 달리했다. 번역보다 번안에 가깝다는 평가다. 2만부 이상 팔려 100권이 넘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판매 부수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힌다. 최근 문학동네가 영화 ‘위대한 개츠비’의 국내 수입·배급사로부터 서적 프로모션권을 따내며 화제를 모았다. 올 들어 출간된 책 가운데는 지난달 25일 열림원이 펴낸 전문번역가 김석희의 번역본이 주목받는다. 영어, 프랑스어, 일어에 능통한 김석희는 국내 최고의 번역가로 불린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 허먼 멜빌의 ‘모비딕’ 등을 번역했다. 원문의 맛을 살린 번역과 유려한 문장이 강점이다. 역자의 해설도 더해졌다. 오는 15일 출간 예정인 이숲에올빼미의 ‘위대한 개츠비를 다시 읽다’는 소설과 저자에 대한 종합 분석서라 할 수 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등 미국 문학의 권위자인 김욱동 외국어대 통번역과 교수가 작품의 주제와 의미, 형식과 기교 등을 꼼꼼하게 소개했다. 김 교수는 앞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의 ‘위대한 개츠비’(2003년)를 번역한 바 있다. 원문에 충실하고 주석이 풍부해 모범적인 번역이란 평가를 받고 있지만 딱딱하다는 반론도 있다. 민음사판은 17만부가 팔렸다. 김 교수는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미국 사회와 문화를 그대로 담고 온갖 수사법을 구사해 번역하는 일이 마치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다”면서 “번역본이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져 나오는 건 다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