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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단신] 모더니즘 기수 ‘이상 전집’ 출간

    태학사가 1930년대 한국문단을 이끈 모더니즘의 기수 이상(1910~1937)의 문학 세계를 한데 담은 ‘이상 전집’을 출간했다. 총 4권으로 이뤄진 전집은 각각 시, 단편·장편소설, 수필 등 장르별로 묶였다. 장편소설 편에는 이상이 월간 ‘조선’에 발표한 유일한 장편소설인 ‘12월 12일’의 원전, 완역본, 해설 등이 함께 실렸다. 시 편에는 작가의 일본어 시 원문뿐 아니라 주석, 현대어 번역 등이 추가됐다. 이상 문학 연구의 권위자인 권영민 서울대 명예교수의 해설과 주석이 곁들여져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준다.
  • “불교의 체험수행 큰 매력… ‘나’를 바른생활로 이끌어”

    “불교의 체험수행 큰 매력… ‘나’를 바른생활로 이끌어”

    서강대에서 종교학(불교학)을 가르치고 있는 캐나다 출신 푸른 눈의 사제 서명원(본명 베르나르 스네칼·61) 신부는 한국 종교계에선 널리 알려진 유명 인사다. 프랑스에서 의과대학을 중퇴하고 예수회에 입회한 뒤 한국에 파견돼 25년째 한국에 살면서 20여년간 성철 스님의 선사상 연구에 천착해 사는 신부. 그가 성철 스님 탄신 100주년과 열반 20주년을 맞아 지난 연말 펴낸 ‘가야산 호랑이의 체취를 맡았다-퇴옹성철, 이 뭣고’(서강대출판부)가 새해 벽두 불교계 안팎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일 이른 아침 서강대 사제관에서 서 신부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출간된 책은 어떤 의미를 갖나. -그동안 연구해 온 성철 스님의 선 사상을 일반인도 알기 쉽게 정리했다. 환갑을 맞아 성철 스님과의 인연을 되새긴 결산이기도 하다. 돈오돈수·돈오점수를 포함해 성철 스님의 핵심 선 사상을 무조건의 신봉 대상이 아닌 시대적 산물의 하나로 보자는 개인적인 소견을 담은 게 특징이다. →서명원 신부에게 불교는 무엇인가. -많은 불교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사성제를 요체로 여긴다. 생로병사의 이치를 제대로 알기 위한 체험으로서의 수행에 큰 매력을 느낀다. 교리와 수행에 빠져들수록 나를 더 바른 생활로 이끄는 종교라는 생각이 갈수록 더해진다. →간화선 위주의 한국불교를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1700년 역사를 갖는 한국불교는 수행전통을 온전히 지켜 왔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조선시대 억불숭유와 일제시대의 한국불교 이용, 이승만 기독교 정권을 거치며 다양성을 잃었다. 티베트 불교가 다양한 수행과 관점으로 서양인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 오로지 화두참구의 간화선에 매몰되는 식이라면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예수회 신부로 서강대에서 불교학을 강의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25년간 한국에 살았지만 그런 측면에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없다. 오래전 선종하신 예수회 한국관구장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들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한국에서 내가 택한 사명과 소임에 대해 단 한 번도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다. →불교에 천착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대한 갈등은 없나. -수없이 많이 겪었다. 지금은 모두 정리됐다. 한국에 오지 않았다면 나는 나 자신을 그리스도인이라고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우물 안 개구리인 것 같다. 불교 신자든 기독교 신자든 모두 한 우물에 빠져 있는 존재일 뿐이다. 종교인이 내가 우물 안 개구리임을 알고 사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삶과 신행에 있어서 큰 차이를 낳는다. →지금 한국사회에서 종교의 참 역할은 무엇일까. -단적으로 말해 통일을 위한 조화의 매개일 것이다. 갈라진 한국사회의 통일은 남북통일의 지름길일 수 있다. 무엇보다 종교계 리더들이 많은 사람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공동선을 찾기 위해 더 고심해야 한다. 종교계가 거꾸로 사회 간극과 분열의 틈을 더 벌려내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해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를 어떻게 보나. -어떤 사회와 조직이건 다양한 견해와 주장이 상존할 수 있다. 천주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시국미사를 열었던 사제단의 ‘박 대통령 퇴진’ 요구가 한국천주교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 불교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주장과 생각은 상대적이다. 자기 양심에 입각한 주장과 요구라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본다. →올해 한국 종교계를 전망한다면. -설날 아침이라고 해서 지난해의 모든 것이 말소될 수는 없다. 지난해의 연장선상에서 올해도 많은 복잡한 일들이 일어나고 종교계 또한 그것들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이다. 종교계가, 특히 종교 지도자들이 ‘나와 내 종교가 최고’라는 협심을 걷어내고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먼저 길러야 할 것이다. 글·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교 플러스]

    청화 스님 법문 선서화 전시회 한국불교계의 대표적 수행승으로 꼽히는 무주당 청화 스님(1924~2003)의 법문을 선서화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4∼27일 광주 무각사 로터스 갤러리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인 서예가 고월 박경순씨의 ‘무주당 청화대종사 추모 선서화전’이 그것. 전시회에는 청화 스님의 법문과 열반송, 발원문, 관음찬 등을 그림과 오체(해서, 전서, 행서, 초서, 예서)로 표현한 30여 점과 청화 스님의 친필 3점이 전시된다. 박경순씨는 원광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1970년대에 국전에 연입상, 연특선했고 현재 순천대 평생대학원에서 후진을 양성 중이다. 교회개혁연대 10주년 책 출간 교회개혁실천연대(교개연·공동대표 박종운 백종국 방인성)는 창립 10주년 기념사업의 하나로 ‘교회개혁, 그 길을 걷는 사람들 10년의 발자취’를 출간했다. 400쪽 분량의 책은 한국 교회의 자정·개혁을 위해 주력했던 지난 역사와 사업을 소개한 게 특징. 한국 개신교계의 다양한 이슈들에 대한 분석과 성찰을 비롯해 정관, 재정조례, 목회자 청빙가이드 등 교개연의 대표적인 연구물을 함께 묶었다. 특히 교개연이 지난 2003∼2011년 상담해 온 ‘교회상담’ 통계자료는 개신교 신도들이 교회와 관련해 겪고 있는 문제와 어려움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눈길을 끈다. 천주교 청소년국 홈피 개편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온라인 청소년 사목자료 보급에 나섰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은 최근 홈페이지 상단에 검색창을 마련해 이용자들이 청소년 사목과 관련한 온라인 자료를 손쉽게 검색,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온라인 자료와는 달리 회원가입, 로그인 등 절차 없이 누구나 원문 자료를 볼 수 있도록 바꾼 것이다. 서울대교구 측은 청소년 사목정보 교류의 장 확대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홈페이지를 개발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서울대교구 측은 지난해까지 오프라인상 자료 대출을 중심으로 자료실 업무를 진행해 왔다.
  • “색깔 없는 수백개 문학상 문학도 없다”

    “색깔 없는 수백개 문학상 문학도 없다”

    1990년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린 우리 문학계. 경제 규모가 커지며 독자층이 확대되고 그에 따라 문예지와 문학출판사, 사보를 발행하는 기업 등이 늘면서 전업 작가가 대거 생겨났다. 하지만 출판사들이 좋은 작가를 먼저 확보하기 위해 수천만원을 계약금으로 건네던 호시절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끝나고 말았다.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독자층도 줄자 전업 작가들은 당혹감과 절망에 휩싸였다. 전국 수십 개에 이르는 문예창작과의 교수로 뽑히기 위해 문인들이 대학원에 진학하는 현상이 벌어진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경호(58) 문학평론가는 에세이집 ‘사랑의 황금률’(황금알)에서 이렇게 충언한다. ‘전업 작가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중요한 것은 창작의 보람이 본래부터 생계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그것은 영혼의 양식을 서로 나누는 작업일 따름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전업 작가란 호칭의 뜻도 달라져야 할 것이다. 그것은 글을 써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작가를 뜻하는 게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와 상관없이 글쓰기에만 전념하는 작가를 뜻하는 것이다.’(40~41쪽) 저자는 책에서 문학상과 문학상 시상식, 등단 뚜쟁이의 역할, 원고 청탁과 투고, 문학 교육 등 문학계 전반에 걸친 문제점을 짚어 내고 충심 어린 고언(苦言)을 아끼지 않는다. 수백 개가 넘는 문학상은 제각기 독특한 위상과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하나같이 그해의 가장 뛰어난 문학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한다는 색깔 없는 심사 기준을 내세우고, 지역 문학상이면 작품성과 상관없이 해당 지역 출신 문인에게 상을 수여하는 등 주최측의 이해관계로 수상작이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또 문학상의 시상식은 문인들이 즐거워하는 축제의 장이 아니라, 심드렁해하거나 부담을 느끼는 행사로 변질됐다고 꼬집는다. 문학상이 전국 수백 개에 이를 만큼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도 그렇지만 시상식이 정부, 공공기관에서 개최하는 경축행사나 기념식을 닮아 가기 때문이다. 문예지들이 유명 필자나 자기 문예지 출신 문인에게 청탁의 우선권을 부여하는 관행은 창작의 열정과 능력을 갖춘 문인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앗아 간다고 지적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박정희때 탄압받았던 교수, 박근혜 정부 들어서자…

    박정희때 탄압받았던 교수, 박근혜 정부 들어서자…

    국회의장 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 초대 위원장에 김철수(81)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가 내정됐다. 헌법학의 태두로 불리는 김 명예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고초를 당했던 인물로 딸인 박근혜 대통령 집권기에 향후 새로운 헌법 질서를 논의할 중요한 임무를 띠게 됐다. 강창희 국회의장은 2일 의장직속 헌법개정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김 명예교수를 내정했다. 학자, 전직 정치인·관료, 법조인 등 13명으로 구성될 헌법자문위는 이번 달 중순 출범하며 강 의장의 임기가 마무리되는 오는 5월 말까지 활동하면서 헌법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강 의장은 지난해 7월 제헌절 경축사에서 “개헌은 2014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론화해 19대 국회에서 마무리 짓는 게 옳다”고 밝힌 바 있다. 개헌 논의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채택된 5년 단임제를 골자로 하는 현행 헌법의 권력구조가 다원화된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출발점이다. 대통령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독점 구조에 대한 비판론 속에 분권형 대통령제와 내각제 등 새로운 권력구조를 논의하자는 것이다. 김 명예교수는 1972년 서울대 법대 교수이던 시절 유신헌법을 찬양하는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가 혹독한 고초를 치른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5월 ‘명사가 걸어온 길’ 기획 시리즈를 통해 김 명예교수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2회에 걸쳐 게재한 바 있다. 다음은 당시 김 명예교수가 밝힌 박정희 대통령 및 유신독재와의 인연에 관한 대목 가운데 발췌한 부분이다.    (전략) 하지만 캠퍼스의 소소한 낭만도, 학자 김철수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도 그리 길게 가지 못했다. 1972년 10월 박 대통령은 유신헌법을 선포한다. 박정희 정권은 김철수에게 유신헌법에 근거한 탄압에 앞서 유신헌법 제정 공신이 되기를 강요했다.  “정권이 유신헌법 만들려고 여러 가지 작업을 했어요. 몇몇 교수는 해외에 보내서 자료 수집을 담당하게 하고 나를 포함한 야당 성향 교수들도 법무부 자문위원회라는 걸 만들어 그걸 하라고 강요했죠. 나는 절대로 못한다고 했더니 정부 쪽에서는 쉽게 말해 까불지 말라는 식이었고 일부는 참여를 거부하면 항명죄라며 협박까지 했죠. 그게 다 나중에 유신헌법이 각계의 자문위원들이 참여해 만든 것이라는, 정당성 부여를 위한 계략이었던 거죠.”  김 교수는 갖은 협박성 설득에도 학자의 양심을 지켰다. 하지만 이어 유신헌법 홍보에 나서 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말이 제안이지 명령과 강압이었다. 정권은 중정을 통해 김 교수가 방송과 라디오에서 유신헌법 홍보를 맡도록 압박했다.  “하루는 학교에서 높은 자리에 있는 분이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서 나갔는데 식사 마치고 저를 TBC(동양방송) 앞에 내려주더군요. 방송에 출연하라는 뜻이었죠. 결국 정문으로 들어가 바로 후문으로 빠져나갔죠. 방송은 저 대신 다른 분이 출연했는데 중정에서는 방송 펑크 냈다고 난리가 났고, 그때 제대로 찍혀 저에 대한 탄압도 시작됐습니다.”  당시 김 교수는 한 언론사의 논설위원을 겸하고 있었다. 역시 유신헌법을 찬양하는 글을 쓰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김 교수는 학자의 양심에 반하는 글은 쓸 수 없었다. 결국 해당 언론사의 정치부장이 찬양 글을 대신 썼다. 이후 김 교수를 대신해 유신을 찬양했던 한 인사는 국회 배지를 달았고, 또 한 인사는 장관까지 올랐다.  반면 김 교수에게는 정권의 보복이 시작됐다. 가장 먼저 저술 활동이 금지됐다. “청와대 쪽 사람들과 법학자들과 저녁 식사 자리가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 저한테 ‘절대로 책 쓰지 말라. 책 쓰면 큰일 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때 이미 제3공화국에 관한 헌법책을 다 써놨고 유신헌법이 나오면서 유신헌법의 문제점까지 다 정리한 상태였거든요. 출간을 강행했죠. 그게 1973년 1월 10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은 출간 즉시 전량 몰수됐고 김 교수는 중정에 끌려갔다. 일주일간 회유와 압박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을 ‘독재적인 대통령’, 유신헌법을 ‘현대판 군주제’라고 비판한 대목에 대해서는 북한과 내통한 것 아니냐는 억지도 부렸다. 결국 김 교수는 정권이 문제 삼은 부분의 수정을 약속하고 풀려났다. 1년간 집필이 금지됐고, 연구비도 끊겼다. 김 교수는 더 이상 한국에 머무를 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과 독일 등지의 방문 교수를 지원해 국외를 떠돌며 박정희의 시대가, 유신의 시대가 저물기만을 바랐다.  철권(鐵拳) 같았던 박정희의 시대가 저물고 1980년 ‘서울의 봄’이 찾아왔다. 유신헌법으로 유린된 헌법을 바로잡을 논의가 시작됐다. 이때 김 교수도 헌법 개정에 참여했다. 김 교수 등이 제안한 개정안은 최규하 당시 대통령도 만족했다. 그러나 곧 전두환이라는 걸림돌을 만나 헌법도 정치적 의도로 변질됐다. (후략)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클래지콰이’ 호란, “진짜 꼴같잖다”…픽업아티스트 비난 논란

    ‘클래지콰이’ 호란, “진짜 꼴같잖다”…픽업아티스트 비난 논란

    그룹 클래지콰이의 멤버 호란이 이른바 ‘픽업아티스트’(이성을 유혹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이들을 일컫는 말)들을 향해 독설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호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픽업아티스트란 말 진짜 꼴같잖다. 보기만 해도 찌질해. 뭔놈의 아티스트”란 글을 남겼다. 이어 “원나잇(처음 만난 자리에서 성관계를 갖는 것)이 아트면 더덕이(호란이 기르는 고양이)는 배변아티스트다. 잡것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픽업아티스트’는 이성의 심리를 파악해 유혹하는 기술을 마치 하나의 학문처럼 가르치고 전도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소개할 때 내놓은 말이다. 최근에는 방송 출연, 책 출간, 학원 강의 등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픽업아티스트들도 늘어나고 있다. 호란은 연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심리학도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들이 여성을 유혹해 성관계를 갖는 불확실한 방법을 포장해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있다. 호란 역시 이런 생각에 동의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픽업아티스트를 ‘잡배’라고 비난하는 동시에 그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강의를 듣는 이들을 ‘찌질이’라 표현하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또 한편 다른 쪽엔 발정나서 그런 잡배들한테 뭐라도 배우겠다고 돈 갖다 바치며 헉헉대는 찌질이들도 있고”라고 덧붙였다. 호란의 글이 화제가 되자 실제로 픽업아티스트로 추정되는 사람들 일부가 호란의 페이스북에 항의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호란은 자신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에 일일이 댓글을 달며 반박했다. 한 네티즌은 “어떤 직업이든 의미가 있고 뜻이 있는거 아닌가”라면서 “남자를 이용하려고 드는 남자를 꼭두각시처럼 생각하는 여성이 정말 많은 상황에서 픽업아티스트는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란은 “픽업아티스트를 자처하며 돈 받고 강의하는 사람들은 엄밀히 따지면 불법교습행위 하는 것”이라면서 “법적으로도 도의적으로도 어긋나 있는 존재들을 왜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이름을 밝힌 한 픽업아티스트는 “나는 절대로 여성을 성적인 대상이나 농락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그게 전부인것처럼 그게 다인것처럼 말한것은 굉장히 경솔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호란은 이 픽업아티스트의 지적에도 “스스로를 ‘1000명 이상의 여자를 만난 픽업아티스트’라고 지칭하는데 순수한 연애 가이드를 하는 데 이런 것을 내세우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면서 “나는 픽업아티스트 본래의 기능 자체에 의문을 갖고 있으므로 그 세계 안에서 나쁜 일부만을 비난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기가 어렵다”고 맞받아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항일투쟁’ 안승갑 선생 유고집 내년 발간

    태평양전쟁의 종전을 9개월여 앞둔 1944년 12월 29일 인도네시아 자바섬에서 ‘고려 독립 청년단’이 결성됐다. 항일운동 단체였지만 청년단을 조직한 10여명은 아이러니하게도 모두 일본군 소속의 포로 감시원이었다. 일본군에게 극심한 차별을 받았던 조선인 포로 감시원들은 당시 필리핀과 미얀마의 독립 선포에 고무돼 청년단을 조직했다. 청년단은 1945년 자바섬 동부에서 일본군 12명을 사살하는 등 일본군에 저항했다. 1942년 6월 자바섬 반둥시의 일본 제16군 포로수용소에서 연합군 포로 감시를 시작한 안승갑(1922~1987) 선생도 마찬가지였다. 안 선생의 아들인 안용근 충남대 교수는 29일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때 야학을 개설하고 독립운동가와 접촉하다가 일본 순사에게 발각된 뒤 일본군 군속(군무원)으로 지원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안 선생은 당시 자바섬에 있던 조선인 인명부와 조선인 군속들이 저축한 예금 내용을 적은 ‘사금회수증명서’ 등을 남겼다. 안 교수는 “아버지는 1947년 귀국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체불 임금과 위로금 배상청구 운동을 벌였고 청년단 활동가들이 독립유공자로 인정받도록 힘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안 교수는 내년 초 안 선생의 호를 딴 ‘낙산 유고’라는 책을 출간한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조선인 포로감시원 중 독립운동을 한 분들이 있다는 것이 생소하게 다가올 수 있지만, 유고집을 통해 이들의 기구한 삶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수서발 KTX 면허’ 강행] “방만 경영에 빚더미… 경쟁체제 도입해야” “자회사 개념으로 무슨 철도시장 경쟁이냐”

    정치권이 철도노조 파업 중재를 위해 나섰지만 노·사·정 간 현격한 시각차만 드러냈을 뿐 중재 자체가 여론을 의식한 ‘시늉’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야는 노사의 주장을 수렴해 전향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편향된 한쪽의 논리만을 지지하고 있다. 정치권이 노사의 갈등을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7일 전체회의를 열어 철도노조 파업 이후 처음으로 노·사·정 3자의 대표 격 인사들을 한자리에 불러 중재를 시도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각자의 논리를 펴며 노사 한쪽을 거들기에 바빴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빚더미에 앉은 철도공사의 적자 폭을 줄이고, 경쟁 체제를 도입해 비효율을 없애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사측 편을 들었고, 야당 의원들은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인데 수서 법인의 면허 발급을 보류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노조 입장을 두둔하기에 급급했다. 정부 측도 협의 시작부터 강경한 태도로 일관했다. 결국 회의는 성과 없이 끝났다. 한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이날 부산에서 가진 회고록 출간 기념 북콘서트에서 “철도 파업이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으니까 새누리당이 참여정부 책임론을 들고 나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모회사와 자회사 개념으로 무슨 철도시장의 경쟁이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5R로 ‘쓰레기 제로’ 도전…생활비 40%나 절감됐다

    5R로 ‘쓰레기 제로’ 도전…생활비 40%나 절감됐다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비 존슨 지음/박미영 옮김 청림라이프/416쪽/1만 5000원 쓰레기를 배출하지 않고 산다는 것이 가능한가. 거의 모든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쓰레기 제로’ 생활에 도전하는 사람의 얘기가 있다. 프랑스계 미국 주부 비 존슨이 ‘나는 쓰레기 없이 산다’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쓰레기 없는 집’에 관한 모든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남편이 있고 두 아이의 엄마인 그녀는 솔직히 토로한다. 오늘날의 제조업 실상을 고려해 보면 완전한 쓰레기 제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자신의 책을 읽더라도 책에 쓰인 모든 것을 실행하지는 못할 것이고, 또한 쓰레기 줄이기를 아무리 열심히 해도 자신의 가족처럼 연간 1ℓ 항아리에 담을 수 있을 정도로 감소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책은 저자의 경험에 근거한 실용적 가이드로, 가정에서 쓰레기 제로에 최대한 가까워질 수 있는 검증된 방법을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게 목표다. 쓰레기 제로란 가능한 한 쓰레기 발생을 피하려는 여러 가지 실천에 기반을 둔 사상으로, 그 첫 번째 실천단계가 ‘필요하지 않은 것은 거절하기’(Refuse)이다. 일회용 비닐봉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병·컵·빨대·식기류 등 잠깐 이용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제품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의 식품이나 몸, 토양에 유독한 화학 물질이 스며들도록 방조하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거절하는 것은 사회적으로 실천하기가 가장 어려워서 연습이 필요하다. “미안하지만 집에 쓰레기통을 두지 않아서요” “고맙습니다만 이미 집에 많이 있어요”하고 대답하며 거절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줄이기(Reduce)이다. 줄이기는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는 간소한 생활방식이면 가능하다. 과거의 소비를 평가하고, 양과 크기 면에서 소비를 억제하며, 소비로 이어지는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이 줄이기의 3가지 실행 법칙이다. 세 번째는 재사용(Reuse)이다. 재사용은 일회용품에 대한 궁극적 대안이다. 재사용을 통해 낭비적인 소비를 없애고 자원 고갈을 늦출 수 있다. 네 번째는 재활용(Recycle)이다. 많은 사람들이 재사용과 재활용을 혼동하는데, 재활용은 재가공을 거쳐 물품을 새로운 형태로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거절하거나 줄이거나 재사용할 수 없는 것들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할 것이 썩히기(Rot)이다. 가정 쓰레기의 3분의1이 유기물임을 고려할 때, 퇴비화는 쓰레기 줄이기에 합당한 방법이다. 비 존슨은 쓰레기 제로를 실천하면서 생활비가 크게 절약됐다고 했다. 남편은 처음엔 쓰레기 제로 생활방식을 못 미더워했으나 돈이 얼마나 절약되는지 계산해 보고 무려 40%나 절약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쓰레기 제로 운동에 동참했다. 저자에게 가장 만족스러운 점은 시간 절약이었다. 소비 축소 지향의 생활 덕분에 늘어난 시간에 다른 즐거운 일을 하며, 진정 아끼는 사람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이 책을 출간하게 된 것도 늘어난 시간 덕분이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외국인 교수들 초빙 학문 도약 꿈꾸는 상아탑

    [주말 인사이드] 외국인 교수들 초빙 학문 도약 꿈꾸는 상아탑

    올해를 빛낸 외국인 교수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올 초에 미래전략대학원을 설립하면서 특별한 인사를 초빙했다. 세계미래학연맹(WFSF) 의장을 지낸 미래학의 ‘대부’ 제임스 데이터(80) 하와이대 교수다. 3년 계약 겸직교수로 학교에서 머물 곳과 식사, 항공료를 제공하는 조건이다. 보수는 다른 전임 교수들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터 교수는 대학원에서 지난 1년간 학생들에게 ‘미래학 개론’ 과목을 가르쳤다. 수업 만족도는 최고를 기록했고, 각종 정부 행사에도 여러 차례 초청됐다. 미래학을 처음 시작한 KAIST로서는 데이터 교수 영입이 ‘최고의 한 수’였다는 평가다.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장은 “새로운 학문 분야를 개척하고자 미래학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 교수를 영입했다”면서 “데이터 교수 덕분에 미래학의 첫 발을 무사히 내디뎠다”고 말했다. 이 대학원은 내년에 미래전략연구소까지 설립한다. 성균관대는 세계적인 핵천문학자인 카르스텐 로트(38) 교수를 영입했다. 성대는 지난해 물리학과에서 주최한 국제 워크숍의 기조연설을 로트 교수에게 맡겼는데 이주열 물리학과 학과장이 이 자리에서 “서너 달 정도 학교에 와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로트 교수는 “아예 전임교수로 불러 달라”며 예상외로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도쿄대에서 로트 교수를 초청하려다 기금 조성에 실패했고, 그러던 중 성대가 3억원의 정착자금을 주는 조건으로 영입했다. 세계적인 연구 그룹인 ‘아이스큐브’에 속한 로트 교수는 아이스큐브 검출기에서 발견한 외계 고에너지 중성미자의 증거 연구로 11월 사이언스지의 표지 논문을 썼다. 이 학과장은 “로트 교수 영입으로 성대 물리학과가 주목받고 있다”며 “내년에는 대형 국책 과제 등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연구성과를 쌓아 유명해진 외국인 교수도 있다. 지난달 ‘제11회 한국문학번역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수호(찰스 라슈어·40)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 교수가 주인공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나수호’(那秀昊)라는 한국식 이름을 갖고 있을 만큼 ‘지한파’인 그는 올해 장편소설 ‘검은꽃’을 영어로 번역해 주목을 받았다. 나 교수는 “우리 대학이 기술 번역 외에 문학 번역도 뛰어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린 것이 성과 중 하나”라면서 “언론 인터뷰가 늘었고, 학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1995년 한국을 방문한 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서 석·박사 과정을 수료하고 2008년 한국외대에 임용됐다. 현재 염상섭의 ‘만세전’의 번역을 완료하고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나 교수는 “문학 번역은 또 하나의 문학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흥미롭다. 번역 작업을 강의와 계속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의 브래들리 넬슨(53) 겸임교수는 올해 8월 인체 내 특정 위치에 정확하게 줄기세포와 치료 약물을 전달하는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해 화제가 됐다. 그는 세계 공과대학 순위 10위권에 있는 스위스 취리히연방공과대(ETH 취리히)에서 기계 및 공정 공학과장을 2005년부터 3년간 맡았을 정도로 로봇 분야에서 인정받는 인물이다. 2010년 처음 초빙돼 지난해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의 임용에는 DGIST 석좌교수였던 조형석 KAIST 교수가 큰 역할을 했다. 조 교수는 “로봇공학과를 특성화시켜야 하는데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접근 방식이 달라 국제적으로 지명도 높은 분을 찾게 됐다”면서 “네 번 정도 따로 만나 강의기간 등 세부적인 항목을 조정하고 모셔 오게 됐다”고 말했다. 넬슨 교수 영입으로 두 대학은 현재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고 학생 교류, 공동연구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새해를 빛낼 외국인 교수들 내년에도 스타 교수의 발길은 이어진다. 서울대는 노벨상 수상자인 아론 치에하노베르(66) 교수와 아브람 헤르슈코(76) 테크니온 공대 교수를 지난달 초빙 석좌교수로 임용했다. 이들은 생명 유지에 필요한 단백질의 분해과정을 규명한 공로로 2004년 노벨 화학상을 탔다. 내년부터는 의대에 부임해 연구활동을 하며 특강도 할 예정이다. 계약기간은 2년으로, 한 해 적어도 1학기 이상 서울대에 머무는 조건이다. 이들의 영입은 서울대가 2012년부터 시행한 ‘노벨상 수상자급 석학 유치 사업’에 따른 것이다. 신찬수 의대 부학장은 “치에하노베르 교수가 의대의 권용태 교수 멘토이신데, 그 인연이 닿아 서울대에 모시게 됐다”며 “해당 교수들이 서울대의 연구 풍토에 대해 상당히 잘 알고 있었던 터라 제의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는 이들과 손잡고 내년에는 연구센터도 건립할 예정이다. 신 부학장은 “노벨상 수상 교수들과 함께 연구하는 데에서 오는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라며 “내년도에 의대 쪽에서 큰 성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다. 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는 내년 마이클 푸엣(49) 미국 하버드대 중국사학과 교수를 맞는다. 푸엣 교수는 올해 5월 하버드대가 5년에 한 번씩 교수 5명에게 주는 ‘최고의 교수상’을 받았다. 경희대의 ‘인터내셔널 스칼라’(IS) 제도에 따라 전임교수 대우를 받는다. 앞으로 경희대가 여름에 진행하는 국제서머스쿨(여름계절학기)에서 강의를 하고 경희사이버대가 푸엣 교수의 동영상 강의를 온라인으로 활용하게 된다. 신은희 경희대 국제교류처장은 “서양인으로서 동서양 비교문명, 종교문명 등에 관심이 많고 나이가 젊어 융합연구 분야의 적임자라고 생각해 영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 대학 외국인 교수인 이만열(임마누엘 페스트라이시·48) 교수가 적극 나섰다. 이 교수가 박사과정을 할 때 푸엣 교수가 해당 학교의 조교였다. 하버드대에서 최고의 교수상을 받았던 만큼, 경희대는 푸엣 교수에게서 교수법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건국대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자기 홀극 발견 프로젝트(MoEDAL) 책임자인 제임스 핀폴드(63) 캐나다 앨버타대 교수를 내년에 영입할 예정이다. 세계 최대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핀폴드 교수는 올해 노벨상을 받은, 힉스 입자를 발견한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명예교수의 힉스 입자 검출기를 만든 이로도 유명하다. 건국대는 핀폴드 교수를 영입해 ‘조-마이슨 자기홀극’을 제안한 조용민 석학교수와 함께 팀을 이뤄 물리학 분야를 탄탄하게 다질 계획이다. 건국대는 얼마 전 핀폴드 교수를 단장으로 기초과학연구원(IBS) 사업에 지원했으며, 내년 3월 발표 여부에 따라 핀폴드 교수가 단장이 되면 건국대 교수로 부를 계획이다. 조 교수는 “10년 동안 건대에서 일해 달라고 제안했다”며 “핀폴드 교수가 건국대에 온다면 조-마이슨 자기홀극 연구에 따른 노벨상 수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저명한 외국인 교수의 영입이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홍보팀은 이름 있는 교수가 오면 자연스럽게 학교 홍보가 되니 좋아하지만 행정업무를 맡고 있는 교무팀은 업무량이 늘어나고 번거로운 일이 많다”고 말했다. 갑작스레 나갈 때에는 학교가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서울대는 노벨상 수상자인 토머스 사전트(70) 교수를 2011년 영입했다가 올해 1년 계약을 만료하면서 연장계약을 하지 못했다. 또 한 대학 교수는 “스타급 교수에게 들어간 비용이 알려지면 다른 교수들의 심리적 반발감이 생긴다. 그래서 영입을 추진한 교수와 일부 보직 교수, 총장만이 정확한 보수를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책의 생애주기 갈수록 짧아져… 베스트셀러 1~2주 안에 결판

    [주말 인사이드] 책의 생애주기 갈수록 짧아져… 베스트셀러 1~2주 안에 결판

    대형서점은 베스트셀러, 주요 신간 등 출판계의 동향을 한눈에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독서의 여유가 흐르는 곳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이곳은 매일 책의 생사가 판가름 나는 ‘책의 전장’이다. 전장의 최전선에서 고객과 책을 이어 주는 출판시장의 숨은 큰손, 서점 MD(머천다이저·상품기획자)들에게 ‘책의 운명’을 들어 봤다. 전체 면적 8600㎡에 이르는 국내 최대 오프라인 서점, 교보문고 광화문점. 이곳에 입고되는 책은 하루 평균 2만여권에 이른다. 특히 여름·겨울방학과 맞물리는 7~8월, 12월은 책이 물밀듯 쏟아지는 최대 성수기다.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2시간 간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인수처로 책이 들어온다. 비수기에는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차례 책이 입고된다. 인수처로 들어온 책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분야별로 자동 분류돼 문학·인문, 경제·자연, 외국서적, 예술, 어린이·학습 등 5개 주요 코너로 이동된다. 이 가운데 베스트셀러에서 스테디셀러로 오래 살아남는 책은 극히 일부다. 종합 베스트셀러 10위 안에 입성하려면 일주일에 최소 1000부 이상은 팔려야 한다. 하지만 이 경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 여기에 교보문고가 이달에 주목할 책으로 선정하는 책은 매달 50종에 불과하다. 이를 판단하는 요인으로는 저자와 출판사의 인지도가 50% 이상이며, 과거 유사 책의 매출, 현재 출판계 트렌드, 마케팅 등이 나머지를 차지한다. 서점 MD(교보문고는 ‘북마스터’라는 명칭 사용)들은 책의 생애 주기(책 한 권이 출간돼 베스트셀러, 스테디셀러를 거쳐 시장에서 사라지기까지를 일컫는 말)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은경 교보문고 전략구매팀장은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책이 세상에 갓 나와 베스트셀러에 오르기까지 3~4주는 걸렸는데, 요즘은 1~2주 안에 운명이 결정 난다”며 “무라카미 하루키 등과 같은 대형 저자의 작품은 예약 판매, 인터넷서점 이용 등이 활발해지면서 책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베스트셀러에 오른다”고 말했다. ‘신간 자격’으로 독자들과 마주하는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서점의 신간 매대에서 분야별 매대를 거쳐 서가로 밀려나기까지, 과거에는 3개월 걸리던 것이 요즘은 2개월 정도로 짧아졌다. 교보문고는 모든 신간은 최소 2주간 신간 매대에 진열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그 이상 버티기는 쉽지 않다. 판매 실적이 좋은 책은 한 달이라도 매대에 눌러앉을 수 있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서가에 꽂히는 신세가 된다. 매대 진열은 판매 성적에 따라 2주 단위로 교체된다. 출판사로 완전히 반품되는 책은 2년간 단 1부도 움직이지 않는 경우다. MD들이 “더 이상 팔릴 가능성이 없다”고 판정하면서 영원히 ‘링’ 밖으로 퇴장되는 셈이다. 독자들이 무심코 훑어보는 매대에도 알고 보면 ‘명당’이 있고 ‘흉당’이 있다. 올해 경력 15년 차인 류현덕(33) 교보문고 북마스터는 “매대 중에서도 복도 쪽을 바라보는 앞쪽, 매대 양 끝 쪽이 출판사 마케터들이 가장 선호하는 명당이고 그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흉당”이라고 말했다. 경력 10년을 넘긴 북마스터들은 이제 신간을 훑어만 봐도 판매량이 대충 감지될 정도로 ‘도사’가 됐다. 경력 16년 차인 김은옥(47) 북마스터는 “매일 쏟아지는 신간이지만 한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표지, 저자 이름, 출판사만 봐도 계산이 대충 나온다”고 밝혔다. MD들의 역할은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고객 상담가, 도서 전문가, 상품 기획자, 멘토 등이다. 고객의 관심사, 연령, 직업 등에 따라 웬만한 분야별 책 추천 리스트는 머릿속에 다 꿰고 있는 MD들이 책의 운명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 특히 MD들은 “인기 도서와 비인기 도서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독자들이 다른 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좁아지는 게 안타깝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 때문에 내용이 좋아도 자본력·저자 파워·홍보 부족 등으로 생명이 꺼져 가는 책을 MD들이 다시 살려내기도 한다. 각 분야마다 MD들이 기획선을 따로 마련해 주는 것. 실제로 뒷방 늙은이 신세에서 베스트셀러로 화려하게 운명을 바꾼 책도 있다. “‘심플하게 산다’라는 책이 올해 출간 직후 잠깐 팔리다가 서가로 들어갔는데 해당 파트 MD들이 광고비를 받은 게 아니라, ‘이 책은 그냥 잊어지기 아까운데 좀 밀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전 매장에 게시했어요. 그랬더니 하루 평균 80권, 한 달에 600부 이상 나가면서 해당 분야에서 1위, 종합 베스트셀러 20위 안에까지 들었죠.”(류현덕 북마스터) 가장 중요한 업무는 고객과의 책 상담. 하지만 각별한 단골 고객들과는 아예 인생 상담으로 판이 커지기도 한다. “자주 통화하는 고객들은 가정사까지 미주알고주알 다 말씀하세요. 그래서 가끔 내가 인생 상담가인가 착각도 들어요. 딸이 서른다섯인데 결혼을 못했다면서 책을 추천해 달라는 고객님이 몇 년이 지나 그 딸이 아기를 가지면 육아, 출산 관련 책을 권해 달라고 하시죠. 쉬는 날에 문자나 책 사진을 보내면서 품절된 책을 구해 달라는 고객님도 계시고요. 이제는 가족이 다 됐어요(웃음).”(김은옥 북마스터) 한번 안면을 튼 고객들은 서점을 찾을 때면 감사 인사를 담은 손 편지를 건네거나 직접 만든 부침개까지 싸 와 MD들을 감동시키곤 한다. 하지만 이따금씩 ‘진상 고객’들도 출몰한다. 고객인 척하면서 책 진열을 문제 삼는 출판사 관계자, 저자 등이다. 책을 찾아 달라고 했다가 서가에 꽂혀 있으면 “왜 책을 구석에 처박아 두냐”, “왜 내 책을 눈에 띄는 곳에 안 깔아 주느냐”고 막무가내로 고함부터 치는 이도 있다. “한번은 책을 50부 이상 대량 주문하고 찾으러 오지 않은 고객이 있었어요. 그런데 고객 휴대전화와 책을 낸 출판사 번호가 비슷해서 이상하다 싶어 추적해 보니 주문자가 출판사 대표더라고요. 자사의 책을 많이 보유해 달라고 그런 방법을 쓴 거예요. 출판사마다 한번이라도 더 노출되기 위해 그러는데, 그만큼 경쟁이 심하다는 것을 아니까 화가 나면서도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양경미 북마스터) 독자들의 책을 찾는 취향이 과거와 달라졌음을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도 MD들이다. 1980~1990년대만 해도 신문 서평을 들고 찾아오는 고객이 많았던 반면, 요즘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팟캐스트의 영향이 커졌다. 책도 사진, 표지 등 볼거리 위주로 선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경력 11년 차인 양경미(32) 북마스터는 “젊은 세대들은 추리소설, 중년 이상 독자들은 에세이 등 세대를 막론하고 쉽고 재미있게,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책을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문학 쪽에서는 신춘문예나 문학상 출신 작가의 힘이 빠졌음이 뚜렷이 감지된다. 김은옥 북마스터는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이상문학상 등 문학상 수상작을 엮은 책들은 매대에 쌓아 놓고 돌아서면 다 없어지곤 했는데, 요즘은 문학상이 하도 많이 생겨나고 받는 사람만 받는 중복 현상이 심해져서인지 독자들의 관심이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라는 말이 입에 붙은 요즘, 책을 다루는 이들이 바라보는 책은 어떤 존재일까. “아무리 새로운 매체가 등장해도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을 넘어서는 게 있을까요. 책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습니다.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많아졌다지만 그들 가운데 1%에게라도 책을 읽히면 세상은 훨씬 살 만해질 거예요.”(김은경 전략구매팀장)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2013년 문학계 결산] ‘이야기의 힘’ 강했지만 ‘부익부 빈익빈’ 심화

    [2013년 문학계 결산] ‘이야기의 힘’ 강했지만 ‘부익부 빈익빈’ 심화

    2013년 문단의 키워드는 단연 ‘이야기의 힘’이라 할 정도로 소설이 득세했다. 소설 강세 기류는 대작들이 쏟아져 나온 올여름부터 본격화됐다. 7월 초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40만부)가 독주한 가운데 정유정의 ‘28’(18만부)이 치고 올라왔다. 하지만 뒤이어 등장한 조정래의 ‘정글만리’(전3권)가 돌풍을 일으켰다. 30~50대 남성 독자들까지 끌어당기며 100만부를 팔아치웠다. 국내 문학에서 밀리언셀러가 나온 것은 2008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이후 5년 만이다. 신경숙, 김영하, 정이현 등 국내 중견작가들뿐 아니라 댄 브라운, 베르나르 베르베르 등 해외 인기 작가들의 신작도 ‘소설 특수’에 불을 댕겼다. 하지만 이는 ‘부익부 빈익빈’으로 대형 작가, 자본력을 내세운 일부 소설에 국한된 외적인 풍요에 그쳤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신인작가의 등장에 대한 장벽은 더욱 공고해지고 시 등 다른 문학장르에 대한 관심은 떨어지는 등 쏠림이 심해 문단 내부로 선순환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학과 정치는 긴장 관계를 거듭했다. 지난 5월 한국시인협회는 근현대사 인물 112명에 대한 시를 엮은 시집 ‘사람’을 출간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박정희, 이승만 등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들을 찬양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책을 전량 회수하는 소동을 겪었다. 지난해 대선 기간 박근혜 당시 후보에게 안중근 의사의 유묵 소재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가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기소된 안도현 시인은 지난 7월 절필을 선언했다. 이에 문인 217명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은 지난 9월 박근혜 대통령의 수필을 예찬하는 비평과 함께 실어 논란을 빚은 데 이어 유신, 1987년 민주화 항쟁을 언급한 이제하, 정찬, 서정인 작가의 소설 연재를 일방적으로 중단시켜 파문을 일으켰다. 문인들의 기고 거부, 여론의 비판 등이 이어지자 현대문학은 작가들에게 사과하고 양숙진 주간과 편집위원 전원이 사퇴하는 것으로 진화에 나섰다. 젊은 작가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신속한 연대를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등 세상과 소통했다. 현대문학 파문 직후 페이스북에 보이콧 페이지가 만들어지고 문인 74명이 성명을 낸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문학평론가의 책이 일반 독자들에게까지 인기를 끄는 ‘사건’도 있었다. 황현산(고려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의 첫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가 문인들 사이에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9쇄(1만 5000부)를 찍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1990년대 전위의 아이콘 백민석 작가의 귀환도 화제였다. 분노·폭력의 에너지가 들끓는 작품들로 주목받았으나 절필을 선언하고 문단을 떠난 그가 10년 만에 소설집 ‘혀끝의 남자’로 돌아오면서 파괴력 있는 작가를 기다리는 문단의 기대감을 높였다. 출판사들의 잇단 팟캐스트 출범은 문인, 평론가들을 마이크 앞에 불러 앉혔고 문학 비평을 새로운 매체로 옮겨가게 했다. 지난 7월 출범한 문학동네의 ‘문학동네 채널1-문학 이야기’를 비롯해 올해 창비, 푸른책, 북스피어 등이 출판계 팟캐스트 열풍에 합류했다. 올해 문단은 큰 상실도 겪었다. ‘영원한 문청’ 최인호 작가가 지난 9월 침샘암으로 영면했다. 지난 5월에는 황석영, 김연수 등 국내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책이 사재기 파문에 휘말렸다. 이를 두고 한 문인은 “작가들에겐 열패감을 안기고 책이 팔리지 않는 시대임을 방증한 사건이었다”고 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조선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오래 살았을까

    오늘날 한국인의 평균수명(평균기대여명)은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에 속한다.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지난 10월30일 출간한 유엔인구기금(UNFPA)의 ‘2013년 세계인구현황 보고서’ 한국어판을 보면, 한국 남성과 여성의 기대수명은 각각 78세, 85세로 1년 전보다 모두 한 살씩 늘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여성은 세계 3위, 남성은 15위 정도의 위치다. 한국 여성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 산다는 말이다. 그러면 100여 년 전인 조선시대 사람들은 얼마나 올래 살았을까? 그리 오래된 옛날도 아니지만 요즘과는 너무나 달랐다는 게 서울대 의대 황상익 교수의 추정이다. 다산연구소(www.edasan.org)의 다산포럼에 쓴 칼럼 ‘수명 이야기’를 통해서다. 한국근현대의학사를 전공하고 ‘근대의료의 풍경’(푸른역사, 2013) 등의 책을 쓴 황 교수에 따르면 아쉽게도 조선시대 사람이 얼마만큼 살았는지 알려주는 자료는 거의 없다. 하지만 어림짐작할 수 있는 자료는 있다. 조선시대 수명과 관련해 정확하게 남아 있는 것은 국왕 27명의 숨진 나이다. 가장 장수한 조선시대 왕은 만 81세 5개월에 세상을 떠난 영조이다. 두 번째는 72세까지 산 태조 이성계이다. ”일흔 살까지 산다는 것은 옛날에는 드문 일이다”는 고희(古稀)의 뜻 그대로 70살을 넘긴 임금은 태조와 영조 등 2명에 불과했다. 그 다음으로 고종(66세), 광해군(66세), 정종(62세)이 뒤를 이었다. 회갑 잔치를 치른 왕은 20퍼센트도 안 된다. 사망연령을 평균 내보면 46.1세이다. 왕위에서 쫓겨나고서 16세에 살해당해 천명을 누리지 못한 단종을 빼면 47.3세로 조금 늘어난다. 오늘날의 한국 남성 평균수명과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짧다. 의식주 생활이 전혀 궁핍하지 않았고 의료혜택도 가장 많이 받았을 국왕이 백성보다 오래 살았을 것이란 점과 서유럽에서 산업화가 막 시작되던 1800년 무렵의 평균수명이 35세 안팎이었던 점 등을 바탕으로 조선시대 사람들의 평균수명은 35세 내외, 혹은 그 이하였을 것이라고 황 교수는 유추했다. 황 교수는 이처럼 평균수명이 짧았던 이유로 근대화 이전 인류의 영유아사망률이 엄청나게 높았던 점을 첫손으로 꼽았다. 여러 나라의 자료들을 종합해 보면 산업화 이전까지 대체로 출생아 셋 가운데 하나는 네 살까지도 살지 못했고, 넷 중 하나는 첫돌조차 맞이하지 못했으며, 이런 사정은 왕가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최장수 임금 영조의 자녀 14명 중 5명이 네 살을 넘기지 못했다. 이에 반해 2013년 현재 전 세계 출산 1천건당 5세 미만 영아 사망률(2010~2015년 연평균 추정)은 52명이며, 우리나라도 4명 정도로 세계 평균을 크게 밑돌 정도로 낮다. 황 교수는 “높은 영유아사망률을 고려하면 조선시대 국왕이나 백성이나 지금보다 수명이 40년, 혹은 그 이상 짧았다”면서 “오히려 지금이 수백만년 인류역사에서 처음 경험하는 장수의 신시대, 신세계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무한도전’ 화보집·영상만화 출간

    MBC 인기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화보집과 영상만화가 출간된다. 화보집은 지난달 27일부터 열리고 있는 ‘무한도전’ 사진전의 사진들과 미공개 컷들을 모은 것이다. 작년과 올해 방송 촬영 현장 사진들도 포함된다. 이번 화보집과 영상만화는 25일 오후 2시부터 ‘MBC티숍’(www.mbctshop.com) 사이트나 무한도전 사진전 현장에서 구입할 수 있다.
  • [문화단신]

    내년 2월 ‘설국문학기행’ 대산문화재단의 ‘설국문학기행’이 내년 2월 6~9일 3박 4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의 무대가 된 니가타현을 중심으로 답사하는 문학 기행이며, 고운기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의 스토리텔링이 곁들여진다. 7회째인 이번 기행에는 ‘냉정과 열정 사이’, ‘낙하하는 저녁’ 등으로 한국에서도 팬층이 두꺼운 일본 유명 작가 에쿠니 가오리와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참가 신청은 내년 1월 15일까지 인터넷교보문고(http://www.kyobobook.co.kr/culture)와 대산문화재단 홈페이지(www.daesan.or.kr)를 통해 받는다. 볼라뇨 장편 ‘2666’ 출간 열린책들이 라틴 아메리카의 거장 로베르토 볼라뇨의 장편소설 ‘2666’(전 5권)을 출간했다. 2003년 볼라뇨가 50세의 나이에 간 질환으로 숨진 뒤 출간된 유작으로 뉴욕타임스, 타임, 인디펜던트 등 세계 유력지에서 ‘2008년·2009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화제작이다. 연쇄 살인마와 유령 작가라는 두 가지 축을 통해 전쟁, 독재, 대학살로 얼룩진 20세기 악의 본질을 밑바닥까지 추적해 들어간다.
  • [커버스토리] 구술 인터뷰 10시간 3일 안에 녹취 풀고 베테랑 작가가 일필휘지 보름이면 의원님 책 뚝딱

    [커버스토리] 구술 인터뷰 10시간 3일 안에 녹취 풀고 베테랑 작가가 일필휘지 보름이면 의원님 책 뚝딱

    “10시간 인터뷰하고 빠르면 2주 정도면 한 권 만들어 낼 수 있지요.” 정치인 책 대필작가로 4년째 활동 중인 H(43)씨. 그는 “정치인들의 책은 정형화돼 있어요. 일대기 형식의 라이프 스토리에 ‘도전’, ‘열정’ 등의 콘셉트를 잡아 버무리면 되죠. 틀도, 주제도 정해져 있는데 어려울 게 뭐 있겠어요. 사건 구성만 조금씩 바꾸면 끝이에요”라고 내뱉듯이 말했다. 그가 소속된 출판사의 직원은 6명. 작가는 H씨 달랑 1명이다. 최근 몰려든 인터뷰 일정 때문에 겨우 짬을 냈다는 H씨는 “원래 글 쓰는 걸 좋아하긴 했는데 이런 식으로 대필작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오히려 제 이름으로 책을 내는 게 아니라서 더 편하게 쓸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전했다. 대필 경험이 풍부한 새누리당의 한 보좌관은 “도전이나 열정 같은 주제로만 10권 넘게 책을 썼다”고 밝혔다. “초선 의원들은 주로 라이프 스토리를 통해 이름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반면, 재선 이상 의원들은 의정 활동 소개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 밖에도 의원의 전공 분야에 대한 이야기, 의정 활동을 소개하는 정책보고서 형태 등도 있다. 정치인의 책을 많이 다룬 A출판사의 대표는 “국회의원 자신이 초고를 쓰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대필작가에게 요구되는 제1 덕목은 ‘스피드’다. 아예 출판기념회 날짜를 정해 놓고 작가를 섭외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일단 계약이 성사되면 밤을 새우는 일도 부지기수다. 대필작가에게 맡긴 글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작가를 교체하는 일도 종종 생겨난다. 대부분 인맥으로 맺어진 관계라서 계약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지인들이나 보좌진의 입장이 난처하게 되는 상황이 적지 않다. H씨는 “글을 완성해 초고를 의원에게 줬는데, 맘에 안 든다고 다시 쓰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 내용을 추가하고 문체도 바꾸는 등 전반적으로 다시 손질해야 하는데 시일이 촉박해 작업을 그만둘까 말까 고민했던 적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래도 대부분은 책의 질엔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아 마음은 편하다고 했다. A출판사 대표는 “선거 때 공격할 거 없나 하고 읽어 보는 선거의 상대 진영이 최대 독자라고나 할까. 책의 질로 따지자면 형편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H씨는 4년 전 뜻이 맞는 몇몇 사람과 함께 선거기획사를 만들어 일을 시작했다. 선거 때마다 홍보물을 만들어 왔으나 이 일만으로는 기획사를 유지하기가 어려워 대필 시장에 뛰어든 것이다. H씨는 “선거가 끝나고 다음 선거가 돌아올 때까지 특별히 할 일이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치인 출판 시장에 주목하게 됐다”며 “평소에 선거 홍보물을 만들면서 알게 된 정치인들이 있어 의뢰를 받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의 의원실로 직접 찾아가 구술 인터뷰를 진행한다. 인터뷰는 하루에 2~3시간, 두세 차례 하면 된다. 이후에는 2~3일에 걸쳐 녹취를 풀고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간다. 초고가 완성된 뒤에는 출간될 때까지 늦어도 3개월 이내에 작업을 끝낸다. H씨가 속한 출판사는 최근에만 현역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용 책을 3권 출간했다. 이 출판사는 사무실 하나를 빌려 작가, 디자이너, 인쇄 등 업무를 분담해 작업하고 있다. H씨는 “요즘에는 외부에 연결된 프리랜서 작가들이 많아져 따로 의뢰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종의 재하청이다. A급 유명 작가들은 건당 1500만~2000만원 정도고, 그 외 평범한 작가들은 1000만원 이하의 보수를 받는다. A출판사 대표는 “A급 작가란 기존 포트폴리오가 있는 작가로 3~4건 정도 작업한 사람들이고, 책을 쓰거나 도운 경험이 그나마도 되지 않을 때는 B급으로 분류한다”고 밝혔다. 대필 비용과 인쇄·출판 비용은 별도로 책정된다. 그는 “보통 정치인들이 한번 출판기념회를 하면 2000~5000부를 찍는데, 정치인들의 책은 초판만 찍고 재판은 안 찍는 특이한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대필작가가 쓰는 책들을 굳이 나쁜 시각으로만 봐야 할까. A출판사 대표는 “외국에서는 대필을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만드는 과정에서 구술을 통해 참여하기 때문에 이것도 책을 내는 하나의 방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준 낮은 책을 후원금 모금을 위해 출간하지 말고, 책의 수준을 높여 진정성을 담는다면 의미 있는 출판기념회도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커버스토리] “의원들이여, 책을 읽으세요… 아주 많이”

    [커버스토리] “의원들이여, 책을 읽으세요… 아주 많이”

    김형오(66) 전 국회의장은 ‘책과 정치인’을 주제로 인터뷰를 한단 말에 즉시 긴장감을 내비쳤다. 혹시 동료 의원들을 폄훼하는 인터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였다. 그는 “정치인의 출간이 마냥 나쁜 것으로 인식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정치인의 책은 ‘현대 정치사의 기록’이라는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있는 그의 개인 사무실을 찾았을 때 벽면을 두른 책장에는 역사·종교 서적들이 원서와 함께 빼곡히 꽂혔고, 테이블 위에는 손으로 쓴 초고들이 여기저기 쌓여 있었다. 그는 한국 정치사에서 ‘작가’의 반열에 오른 몇 안 되는 정치인의 하나다. 국회의장 퇴임 직후 저술한 ‘술탄과 황제’는 큰 화제가 됐다.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1453년 5월 29일을 중심으로 오스만 제국 술탄과 비잔틴 황제, 두 영웅의 고뇌를 소설의 형식에 담은 인문학적 역작으로 꼽혔다. 464쪽짜리 책 한 권을 내기 위해 김 전 의장은 코란 등 100권이 넘는 방대한 문헌을 읽고 4년간 5차례에 걸쳐 터키 이스탄불을 다녀왔다. 작업 막바지인 지난해 4월부터 47일간 현지에 머무르며 원고를 다듬었다. 책은 이달까지 34쇄를 찍었다. 앞서 현역 시절 역대 정권의 도청 비화를 파헤친 ‘엿듣는 사람들’(1999)을 시작으로, 수필집 ‘돌담집 파도소리’(2003), 국토탐방기 연작 ‘길 위에서 띄운 희망편지’(2009),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아름다운 나라’(2010) 등을 출간했다. ‘국회의원 책에 왜 날림 출간이 많으냐’고 묻자 그는 “책을 내는 타이밍을 맞추려다 보니 그런 것 아니겠느냐”면서 “진지하게 읽는 용도보다는 후원금 모금을 위해 서로 품앗이로 봐 주고 지역구에 증정하는 용도로 쓰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은 특히나 자기 자랑이 많을 수밖에 없다”며 “책에 대한 경외감을 갖고, 책에 존엄성을 부여하면 함부로 쉽게 책을 쓰는 일은 사라지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조언을 내놓았다. 내용이 아니라 저자 이름 덕에 책이 팔리는 트렌드도 경계했다. “(저자의) 이름값으로 책이 나가다 보면 결국 책 자체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책 쓰는 국회의원 이전에 책을 많이 읽는 의원이 되어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바빠도 많이 읽도록 노력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당부했다. 그는 다독가이기도 하다. 국회의장 퇴임 이후에도 국회 도서관에서 수시로 책을 빌렸고, 한 달에 두어 번 시내 대형서점을 둘러보며, 인터넷에서 수시로 도서 동향을 살펴 구매한다. 여기서 그는 한국 의원과 미국 의원을 비교했다. “한국 의원들은 결혼식·상갓집, 조기축구회·등산대회 쫓아가느라 바쁘죠. 유권자들과 스킨십을 갖지 않으면 낙선되기 때문인데, 그건 미국 의원들도 마찬가지예요. 대신 학교 어머니회, 로터리클럽 같은 각종 사회단체에서 현안을 토론하느라 바쁘거든요. 토론하려면 읽고 익히고 공부해야 하잖아요.” 이후 계획에 대해 김 전 의장은 “한국 정치 현실을 소회하고 우리 정치의 미래 지향적인 방향을 인문학과 결부시키는 책을 내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김형오 전 국회의장 1947년생,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 국무총리 정무비서관을 거쳐 14~18대 5선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대표, 18대 국회의장을 지냈다.
  • [책꽂이]

    [책꽂이]

    치에코씨의 소소한 행복 1·2(마스다 미리 지음, 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펴냄) 30대 싱글 여성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수짱 시리즈’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저자가 결혼 11년차 부부의 일상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행복을 이야기한다. 148쪽. 각 권 9000원. 피렌체, 당신이 날 불렀죠(정시원 지음, 별 펴냄) 직장생활을 접은 뒤 남편과 두 딸을 남겨둔 채 홀로 유럽으로 떠난 저자가 여행과 일상 사이에서 머물다온 88일간의 기록. 264쪽. 1만 3800원. 욕망하는 여자(대니얼 버그너 지음, 김학영 옮김, 메디치 펴냄) 성(性)과학으로 여성 성욕의 실체를 규명하면서 ‘남성은 수시로 성욕을 느끼지만 여성은 친밀한 관계일 때만 욕망이 생긴다’는 기존의 통념을 반박한다. 264쪽. 1만 3000원. 촘스키(놈 촘스키 지음, 강주헌 등 옮김, 시대의 창 펴냄) 놈 촘스키의 저서 중 국내 독자들에게 널리 읽힌 ‘공공선을 위하여’, ‘비밀, 거짓말 그리고 민주주의’ 등 3종 7권을 최신 정보와 촘스키 연보를 수록해 재출간했다. 각 권 1만 2500~1만 6500원. 미처 다 하지 못한: 김광석 에세이(김광석 지음, 예담 펴냄) 1996년 홀연히 세상을 떠난 가객 김광석의 육필 원고 67편과 미완의 노래 64편을 묶어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한다. 252쪽. 1만 4800원. 펜화, 한국 건축의 혼을 담다(김영택 지음, 서울셀렉션 펴냄) 30년간 건축 문화재를 펜화로 그려온 김영택 화백이 불국사와 통도사 등 한국 건축의 아름다움을 담은 91점의 펜화를 모아 도록으로 출간했다. 170쪽. 3만 2000원.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체념의 조형(김우창 지음, 나남 펴냄) 한국의 대표 지성, 김우창 고려대 명예교수가 지난 50년간 문학뿐 아니라 정치, 역사, 예술, 철학 등 인문학 전반을 아우르는 사유를 펼친 결과물이다. 문학의 추동력과 의미, 문학의 현실 참여, 비교문학 등 김 교수의 문학 관련 글 가운데 가장 논리적 밀도가 높고 뉘앙스가 풍부한 글 34편을 골라 실었다. 문학선을 꾸민 문광훈 충북대 독문과 교수는 “김우창의 문학 논의는 감성의 섬세함, 논리의 철저함, 감성과 논리로 된 사유를 실어 나르는 언어의 정확함 등이 한국 문학에서 유일무이하다”며 “그의 글은 이 짧고 비루하고 덧없는 생애에서 덧없지 않을 어떤 맑고 고요한 지평을 끊임없이 돌아보게 한다”고 책의 의의를 짚었다. 1980년대 나남출판사에서 펴냈던 문학선을 오늘의 현실에 맞게 이어 가기 위해 다시 출간하는 ‘나남문학선’의 첫 번째 책이다. 752쪽. 3만 2000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순간에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빌리 엔·오르바르 뢰프그렌 지음, 신선해 옮김, 지식너머 펴냄) 마트 계산대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 카페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하는 공상, 아침에 일어나 습관적으로 하는 양치질…. 우리가 무시하고 지나쳤던 사소하고 하찮은 순간들에 호기심을 갖고 이를 학문적으로 접근한 독특한 책이다. 스웨덴 대학 교수인 저자들은 문학 작품과 예술 작품을 아우르는 방대한 자료와 참고문헌, 관찰, 각종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순간’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흥미로운 일들을 살펴보고 이에 대한 문화·사회적 의미를 분석했다. 책은 사소한 기다림, 습관, 공상 등의 무위는 현대성의 산물이자 문화적 행위이며 이는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행위가 아니라 현실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변화를 계획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432쪽. 1만 6000원. 교황 프란치스코(프란체스카 암브로게티·세르히오 루빈 대담, 이유숙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위한 대중적인 행보로 존경받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삶과 생각을 담은 첫 공식 전기다. 교황 선출 이전 아르헨티나 추기경으로 재직할 당시 저명한 종교 전문 기자 2명과 2년간에 걸쳐 나눈 대담을 엮었다. 2010년 아르헨티나에서 처음 출간됐고 올해 교황 즉위를 기념해 재출간되면서 전 세계 20여 개국에 번역됐다. 어릴 때 조부모와의 추억, 폐부전으로 사경을 헤매던 청년 시절, 성직자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 그리고 아르헨티나 추기경으로 재직하던 시절까지 가톨릭 수장이기 이전에 호르헤 베르고글리오라는 한 인간의 성장과 깨달음을 생생한 육성으로 전달한다. 교리를 둘러싼 뜨거운 논쟁들에 대한 생각, 종교가 사회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된다는 따끔한 질책에선 용기 있는 지도자의 면모를 엿볼 수 있다. 328쪽. 1만 4000원. 초파리(마틴 브룩스 지음, 이충호 옮김, 갈매나무 펴냄) 부제가 ‘생물학과 유전학의 역사를 바꾼 숨은 주인공’이다. 생물학의 실험 재료로 쓰인 수많은 벌레 중에서도 초파리는 매우 유용한 존재로 꼽힌다.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이상적인 실험 동물인 개, 생쥐, 토끼 등에 밀려나 있던 초파리는 박물학이 쇠퇴하고 실험생물학이 떠오르기 시작한 20세기에 이르러 새롭게 주목받았다. 초파리를 통해 발견된 다양한 생물학적 사실들이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서 성립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기초 유전학뿐만 아니라 발생유전학, 진화유전학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초파리에 관해 발표된 논문만 10만편이 넘는다. 진화생물학자인 저자는 아는 사람만 알고 있었던 초파리의 무용담을 미국 뉴욕, 샌프란시스코, 영국 런던, 러시아 등 세계 곳곳의 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편의 과학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그려 나간다. 296쪽. 1만 40000원.
  • [커버스토리] 그곳에 가면 ‘정치권 실세’가 보인다

    [커버스토리] 그곳에 가면 ‘정치권 실세’가 보인다

    정치권에서 누가 실세인지는 출판기념회에 가 보면 안다. 줄줄이 늘어선 검은색 대형 승용차와 행사장 입구의 화환, 놀이기구를 타려고 서 있는 줄처럼 겹겹이 에두른 하객들을 보고 나면 해당 의원의 위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개최된 행사 중 최대 규모는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판기념회가 꼽힌다. 지난 11월 21일 윤 원내수석부대표 행사 때는 국회 도서관 앞에 검은색 승용차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 ‘차량 정체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만 책 3000여권이 나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같은 달 23일 안 지사의 행사에는 각계 유력인사 3000여명이 참석해 “대선 출정식 같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위세가 부러웠는지 최근 있었던 새누리당 C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버스 11대가 동원됐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동원이라기보다는, 의원으로서 지역 구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회의원의 책이 몇 부가 나가고 몇 쇄를 찍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일 행사에 얼마나 ‘모금’됐는지가 관심사일 뿐이다. 위세를 느낄 수 있는 행사의 수입은 대략 10억원으로 잡는다. 보통은 1억~2억원, 행사가 잘됐다 싶으면 3억~4억원의 수입을 거둔다. “두 자리 숫자가 될지 안 될지는 (돈을)거둬 본 의원들이니 눈대중이 가능하다”고들 한다. 국회의원이 선거가 없는 해에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이 연간 1억 5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돈이다. 게다가 출판기념회는 현행 정치자금법상 수입과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여야 의원들이 만나는 곳은 출판기념회라고 한다. 출판기념회가 갖는 몇 안 되는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지난달 21일은 전날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트위터글 121만여건을 추가로 발견,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면서 여야 대치가 절정에 이른 날이었다. 이날 아침부터 서로 죽자사자 비난전이 펼쳐졌고 민주당은 오전 시청앞에서 광화문광장까지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가두 행진을 벌였다. 오후에 열린 출판기념회의 상황은 반대였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행사장을 방문해 축하인사를 건네며 덕담을 나눴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국정원개혁특위와 국회 정상화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던 지난 3일에도 새누리당 A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화기애애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이 하루 지나 식물국회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던 날이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열렸거나 예정 중인 여야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는 총 28건이다. 이틀에 한 번꼴로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셈이다. 때문에 ‘국회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출판기념회뿐’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출판기념회는 의원들에게 ‘상부상조’의 장이다. 성공적인 출판기념회를 위해 의원들은 ‘품앗이’를 한다. 돈도 돈이지만 출판기념회를 여는 당사자의 체면을 살려 주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참석한 국회의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출판기념회를 찾은 지역구 유권자나 기업인 등에게 ‘유력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가 같은 날 동시에 열려 ‘두 탕, 세 탕’을 뛰어야 할 때도 많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의원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값이 제일 떨어지는 날이 출판기념회”라는 말도 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다른 일정은 놓쳐도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를 건너뛰었다가는 당내 선거에 나설 생각을 말아야 한다. 지난 17일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김한길 대표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판기념회에도 가야 한다”며 축사를 한 후 바로 자리를 떴다. 품앗이라고는 하지만 출판기념회가 워낙 많다 보니 비용도 만만찮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는 대개 20만~30만원을 낸다. 평의원은 10만원 정도가 적정선이다. 한 초선 의원은 “10만원만 낸다고 하더라도 출판기념회가 너무 많다 보니 부담이 된다”면서 “본전 생각이 나서라도 출판기념회를 빨리 해야겠다”고 말했다. 책은 알아서들 가져간다. 출판기념회 행사장 앞에는 대개 책을 대량으로 주문하는 이들이 있다. 기업체에서는 보통 50~100부를 주문한다. 해당 국회의원 지역구나 상임위와 연관 있는 업체들이 많다. “100만~200만원을 책값으로 지불하는데 그 이상도 적지 않다”고 한 국회 관계자는 전했다. 수표를 내는 ‘황당한 사람’은 거의 없다. 추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현금으로 낸다. 해당 의원이 속한 피감기관에서는 자료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책을 구입하고 대기업의 대외협력부서 등에서는 대외사업비 명목으로 구입한다. 시·도의원 등을 꿈꾸는 예비후보자들은 이 자리를 비켜 갈 수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B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도의원으로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눈도장을 찍기 위해 많이들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는 상임위와 선수(選數)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야당보다는 여당 의원들의 수입이 더 좋다.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의원이 낫다. 개별 위원회 중 1순위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꼽힌다. 상임위를 거쳐 올라온 예산을 삭감 또는 증액하는 막강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를 여는 시점도 중요하다. 대개 국회 회기 중이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 몰린다. 요일로는 참석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월·금요일보다는 화·수·목요일, 오전보다는 오후 시간대를 선호한다. D의원은 국회 본회의가 있는 날 출판기념회를 열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어떤 의원들은 ‘출판기념회는 편법 정치자금 모금 행사’라는 비판에 “출판기념회는 의원이 재력가에게 손을 벌리거나 이권 개입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지역구 주민이나 지지자를 한데 모으는 정치 행사로는 출판기념회만 한 게 없다”는 평가도 있다. 국회의원들의 책은 유형이 대강 정해져 있다. 의정활동을 홍보하거나 활동에 대한 소회,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밝히는 내용이 대다수다. 재선을 염두에 둔 초선들의 출판기념회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박민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4일 ‘정치가 농촌을 살릴 수 있다고’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농민들을 위한 입법안 등이 담긴 자신의 의정보고서를 책으로 엮었다. 김현 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26일 ‘소통과 기록의 정치인 김현 25시 파란수첩’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책 전반부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 의원이 가까이서 바라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았고 후반부에는 19대 국회의원으로서의 활약을 소개했다.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6일 ‘역사창조의 힘이 되자’라는 제목의, 김관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즐거운 정치’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중진의원 중에도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책으로 엮은 의원들이 적지 않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6일 ‘나는 오늘도 도전을 꿈꾼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정치인이 되기까지 삶의 역정을 전하며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물러서지 않는 진심’이라는 제목의 첫 자서전을 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판사로서의 경험,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서의 활약 등 자전적 정치 인생을 기록했다. 대선이라는 큰 정치적 경험은 의원들의 ‘회고록’ 형태로 출간된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처럼 대선 후보가 직접 내기도 하고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처럼 대선 캠프 대변인으로서의 관찰기를 출간하기도 한다.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도 적잖게 눈에 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월 2일 ‘삐라에서 디도스까지’라는 제목으로 보고서 형식의 책을 출간했다. 하 의원은 북한 전문가로서 대남 사이버테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다뤘다. 국세청장·관세청장 등을 역임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경제 해설서인 ‘성장과 행복의 동행’을 지난달 11일 선보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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