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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日 패전 70년, 군국주의 상징 ‘제로센’ 다시 날아오르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日 패전 70년, 군국주의 상징 ‘제로센’ 다시 날아오르다

    올해는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주의의 사슬로부터 해방된 지 70주년이 되는 해이자 태평양 전역을 전쟁의 참화로 몰아갔던 일본 군국주의 광풍(狂風)이 멈춘 지 70년이 된 해이다. 같은 전범국이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독일이 반세기 넘도록 사과와 반성을 거듭하면서 국제사회의 모범 국가로 대접받는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종군위안부와 징용을 부정하면서 사과와 반성을 거부하면서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돌아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 패전 70년에 즈음해 집단적 자위권과 관련한 법안을 통과시키며 다시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국가가 된 일본이 이제는 태평양 전쟁의 서막을 열었던 침략의 상징 ‘제로센(零戰)’ 전투기 복원을 준비하며 ‘과거’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 태평양 전쟁의 상징 1941년 12월 7일 이른 아침, 대규모 전투기 편대가 나타났다. 휴일을 맞아 휴식을 취하고 있던 미 해군 태평양함대는 일본군 전투기 부대의 대공습을 받아 패닉 상태에 빠졌고, 이로써 태평양전쟁이 시작됐다.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 五十六)와 나구모 주이치(南雲 忠一)가 이끄는 일본해군 연합함대는 항공모함 6척에 441대의 전투기와 공격기를 싣고 전함 2척, 순양함 3척, 구축함 9척의 대함대의 호위를 받으며 하와이에 접근해 방심하고 있던 미 해군을 대상으로 파상공격을 퍼부었다. 당시 미 해군 전함을 공격했던 기종은 97식 함상공격기였지만, 하와이 상공의 제공권을 잡으며 미군 전투기들을 사냥했던 전투기는 제로센, 이른바 '0식 함상전투기'(零式艦上戰鬪機)였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가 만든 ‘바람이 분다’라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소개된 호리코시 지로(堀越二郎)가 설계한 이 전투기는 몇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있기는 했지만 등장 당시에는 태평양 전선 최강의 전투기로 악명을 떨쳤다. 지로는 제로센을 설계할 당시 일본해군의 “최대한 멀리 날 수 있고 최대한 빠르고 날렵한 전투기를 만들라”는 요구에 대단히 고심했다. 전투기가 빠르고 멀리 날기 위해서는 고성능 엔진이 필요한데 당시 일본의 공업기술력으로 이러한 엔진을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안은 ‘기체 경량화’였다. 제로센은 장갑판을 최대한 생략했고 동체와 주익 외피에 사용된 금속판은 최대한 얇게 만들었으며, 골조 내부를 비게 만들어 최대한의 경량화를 달성했다. 제로센의 무게는 연료와 무장을 제외한 자체 중량이 약 1.7톤이었는데 이는 태평양 전쟁 개전 초기 라이벌이었던 미 육군 항공대의 P-40 전투기보다 1톤 가까이 가벼운 수준이었다. 기체가 가볍다보니 제로센은 발군의 기동력을 자랑했다. 속도는 물론 가속성능과 선회 능력이 대단히 우수했는데, 이 때문에 개전 초기 태평양 지역의 미군과 영국군 조종사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했다. 속도가 빠르고 선회 능력, 즉 더 빠른 속도로 더 작은 공간에서 한 바퀴를 돌 수 있는 능력이 우수했기 때문에 연합군 조종사들은 제로센을 발견했다 싶으면 어느 순간 꼬리가 물려 있는 상황에 종종 처했다. 이러한 이점으로 제로센은 개전 초기 2년 동안은 무적의 전투기로 군림했지만, 이러한 전성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직후 무기체계 관련 기술 개발에 천문학적인 자금과 노력을 투입했던 연합군과 달리 일본은 전투기 성능 개량이나 개발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제로센이 기술적으로 정체되어 있는 사이 미군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로센보다 더 강력한 무장과 장갑을 갖추었음에도 속도가 더 빠른 F-6F 헬켓(Hellcat)이나 F-4U 콜세어(Corsair)을 배치했고 한때 태평양 상공을 주름잡았던 공포의 전투기는 같은 회사의 G4M 폭격기와 더불어 ‘원 샷 라이터(One-shot lighter)’로 전락했다. 한두 발만 맞춰도 불덩이가 되어 떨어진다는 의미였다. 이러한 별명처럼 제로센은 급격히 몰락했다. 기체 중량을 줄이기 위해 무장이 기관총 정도밖에 없다보니 두꺼운 장갑판을 두른 미군 전투기를 격추시키기 어려웠고, 반대로 제로센은 미군 전투기나 대공포로부터 몇 발만 맞아도 기체에 구멍이 뻥뻥 뚫리며 추락했다. 이 같은 화력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20mm 기관포를 탑재하는 개량 작업이 이루어졌지만, 이러한 개량 때문에 기체가 무거워지면서 그나마 장점이었던 기동성이 희생되어 제로센의 피해는 더 커져만 갔다. 결국 1943년을 기점으로 몰락하기 시작한 제로센은 1944년부터는 제대로 된 공대공 전투보다는 자살 돌격작전, 즉 가미카제(神風) 작전에 동원되었고 수많은 젊은 조종사들이 ‘일왕 만세(天皇陛下萬歲)’를 외치며 허망하게 죽어갔다. ▲ 패전 70년, 일본 군국주의 부활 원년? 제로센 전투기는 엄청난 사상자를 낸 태평양 전쟁의 신호탄을 쏜 무기이자 침략자 일본 왕을 위해 옥쇄(玉碎)도 불사한다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전투기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전국 곳곳에 이 전투기와 조종사들의 활약상(?)을 기리는 박물관과 전시장이 11곳이나 존재하며,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 내 전쟁박물관 한복판에도 전시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전투기가 갖는 상징성 때문에 지난 70여 년 동안에는 복원 작업을 통해 다시 하늘로 날리려 하는 ‘패기’를 가진 이들은 없었다. 이 전투기가 복원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것은 곧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위한 날갯짓을 의미하기 때문에 국내외 반발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극우 세력은 이 전투기를 대중에게 친숙한 아이템으로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다. 일본 NHK 방송의 경영위원이자 소설작가인 햐쿠타 나오키(百田尚樹)가 제로센 전투기와 자살 돌격대를 미화한 『영원의 제로(永遠の0)』라는 소설을 출간해 500만 부 이상 팔리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방위성과 육·해·공 자위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인기 아이돌 오카다 준이치(岡田准一) 주연으로 영화로도 제작됐다. 이 영화는 700만이라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도 성공했다. 문제는 이러한 ‘전범 미화작업’이 일본 문화계 전반에 걸쳐 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다. 가미카제 특공대에 대한 고발 소설을 써 극우 세력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기도 했던 호사카 마사야스(保阪正康) 작가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미카제 특공대는 미화의 대상이 아니라 일본 역사의 치부이며, 이들은 자발적인 죽음이 아니라 군부 세력의 강요에 의해 희생됐다”고 지적하면서 극우 세력의 제로센과 가미카제 미화 작업을 비난했다. 그러나 극우 세력은 이러한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제로센을 다시 띄우기 위한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 미쓰비시중공업 제품 올 8월 비행 예정 일본 극우세력들은 지난 2013년, 모금을 통해 조성한 자금으로 ‘주식회사 제로 엔터프라이즈 재팬’이라는 기업을 만들어 제로센 전투기 복원 작업에 착수했다. 이들은 뉴질랜드에 거주하는 일본인 이시즈카 마사히데(石塚政秀) 소유의 전투기를 지난 2008년 구입, 수년에 걸쳐 이 전투기를 여러 파트로 분해해 일본으로 반입했으며, 지난주에 엔진 구동 시험을 마치고 미국 연방항공국(FAA)의 형식 승인까지 얻어냈다. 이러한 복원작업 전 과정은 일본 방위성과 자위대의 전폭적인 지원 하에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 제로센 전투기가 격납되어 있는 곳도 해상자위대 가노야(鹿屋) 항공기지이며, 해자대는 제로센 복원 작업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일본은 이 제로센 전투기를 패전 70주년이 되는 올 8월 하늘로 띄울 계획이다. 공교롭게도 8월에는 ‘헤이세이(平成) 시대의 제로센’이라 불리는 일본 스텔스 전투기 기술실증기 ATD-X(Advanced Technology Demonstrator-Experimental) 심신(心神)의 첫 비행이 계획되어 있으며, ‘공격무기의 상징’인 상륙돌격장갑차 시제차량 공개도 예정되어 있는데, 더 재미있는 것은 제로센 전투기와 ATD-X, 신형 상륙돌격장갑차를 만드는 회사가 모두 미쓰비시(三菱) 중공업이라는 것이다. 패전 70주년에 맞춰 집단적 자위권 확보를 통해 전쟁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활시키고 70년 전 침략 전쟁의 선봉에 섰던 전투기를 복원시키며, 더 나아가 그 전투기를 만들었던 회사에서 신형 스텔스 전투기와 공격용 장갑차까지 개발해 패전했던 그 날에 공개한다는 계획! 이것을 단순한 우연으로만 볼 수 있을까? 이일우 군사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영단기 토익스피킹, 출간 단 1주만에 베스트셀러 1위 ‘주목’

    영단기 토익스피킹, 출간 단 1주만에 베스트셀러 1위 ‘주목’

    외국어전문 ‘영단기(대표 윤성혁, 이정진)'가 출간한 토익스피킹전문 교재 ‘영단기 토익스피킹’이 출간 1주만에 베스트셀러 1위(yes24 2015년 7월 2주 토익 Speaking&Writing Test/TOEIC S&W 주별 베스트 1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고 있다. ‘영단기 토익스피킹’은 토익스피킹 대표 강사 그웬이 직접 집필하고 지난 7월 6일 출간된 토익스피킹 분야 최신 교재로, 토익스피킹 신유형이 반영된 지난 5월 3일 이후의 가장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여름방학을 맞아 하반기 취업을 앞두고 토익스피킹 점수가 필요한 이들을 위해 2주만에 레벨7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그웬 강사는 10년 전 국내 최초로 토익스피킹 강좌를 개설, 현재 매월 오프라인에서 약 1천명, 온라인에서 약 20만명의 수강생과 만나고 있는 스타강사다. EBS 라디오 ‘그웬 토익스피킹’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며 지금까지 36권 이상의 교재를 집필하는 등 토익스피킹 1위 강사(2014.11~2015.1 네이버 트렌드 3사 대표강사 비교 시)로 자리매김했다. 영단기는 토익스피킹 교재 출간을 기념하며 그웬 저자 직강의 토익스피킹 강좌를 무료로 배포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오는 23일(목)까지 매일 밤 9시에 선착순 100명, 총 1,000명에게 혜택이 제공된다. 또, 온라인 서점 Yes24에서 ‘영단기 토익스피킹’ 교재 구매 시 ‘토익 시험장 필수 패키지’(연필, 지우개, 손목시계 3종 세트) 무료 제공 이벤트도 진행한다. 아울러 영단기는 토익스피킹 교재를 100% 활용할 수 있는 토익스피킹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영단기의 토익스피킹 앱은 시험 평가 기준에 맞춘 3가지 단계별 학습 방법을 제공하고, 발음, 강세, 억양 등 원어민의 음성과 자신의 음성을 꼼꼼하게 비교, 점검할 수 있는 서비스도 무료로 제공된다. 영단기는 앱 출시를 기념해 앱 다운로드 후 출석 미션 달성 시 출석 미션 달성 시 토익 트렌트 리포트(또는 토익 플래너), 2015 영단기 토익 최신기출변형 700제, 강남 영단기 어학원 강좌 10% 할인권 등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영단기 토익스피킹’ 교재와 교재 출간 기념 그웬 저자 직강 무료 배포 이벤트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영단기 홈페이지(www.engdangi.com)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영단기의 조세원 부대표는 “그 동안 영단기 RC / LC / VOCA 기본서 라인업을 완성하며 베스트 셀러 1위를 달성하는 등 외국어학원 1위 영단기의 저력을 과시해왔다”며 “여름방학 및 토익 스피킹 신유형 추가 등의 이슈에 맞춰 야심차게 기획한 토익스피킹 교재에 많은 관심 바라며 앞으로도 여러분의 단기 영어 점수 달성을 위해 다양한 혜택과 이벤트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외국어학원 1위 영단기(2015 상반기 대학생 선호브랜드 대상 '가장 빠르게 토익 고득점이 가능한 어학원' 부문 1위)에서 출시한 토익 교재가 토익 업계를 휩쓸고 있다. 영단기 토익 기본서는 지난 2014년 출시 후, 영단기 RC(yes24 2015년 7월 국어 외국어 사전 월별 베스트 1위-전 월 판매 데이터 기준)와 영단기 LC(yes24 2015년 2월 4째주 청해/LC 베스트셀러 1위-전 주 판매 데이터 기준)교재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4월에 출시한 토익 입문서 ‘영단기 토익 스타트’도 베스트셀러 1위(yes24 2015년 5월 3째주 국어 외국어 사전 주별 베스트-전 주 판매 데이터 기준)를 기록했다. 영단기 스타 강사진이 직접 집필한 토익 기본서는(RC정재현, LC유수연, VOCA김성은) 10년 간의 기출 유형과 최근 5년 간의 유형을 모두 분석하고 연구해 반영된 교재다. 토익 입문자부터 고득점을 원하는 수험생에게 모두 적합한 교재로, 저자가 직접 강의하는 온라인 강좌도 함께 수강할 경우, 학습 효과가 배가돼 고득점 획득이 가능하다. 특히 여름방학을 맞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면서 그 명성을 굳건히 하고 있으며 영단기가 제시하는 토익 700점대 공부방법은 단기간 토익 점수 향상을 목표로 공부하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토익커들에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 퓰리처상 소설, 뭐부터 읽을까

    퓰리처상 소설, 뭐부터 읽을까

    여름 독서 시장에 미국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퓰리처상을 수상한 작가들의 장편소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14년 수상작인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전 2권·은행나무), 2015년 수상작인 앤서니 도어의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전 2권·민음사)에 이어 1961년 수상 작가인 하퍼 리의 ‘파수꾼’(열린책들)이 가세하며 퓰리처상 3파전이 펼쳐졌다. 어느 작가의 작품이 한국 독자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은 프랑스의 장님 소녀 ‘마리로르’와 독일의 고아 소년 ‘베르너’가 1940년대 2차세계대전 전후로 겪는 10여년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해 봄 출간 이후 1년 넘게 뉴욕타임스와 아마존의 베스트셀러 순위권을 지키고 있다. 지난 6월엔 앤드루 카네기 메달 상도 받았다. 작가는 작품 완성을 위해 10여년간 2차대전 당시 쓰인 일기, 편지 등 방대한 자료를 조사했고 작품의 배경이 된 독일과 프랑스도 여러 차례 답사했다. 퓰리처상 선정단은 “2차세계대전의 참혹한 경험에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뛰어난 상상력으로 그려낸 소설이다. 단순한 문체와 우아한 구성으로 기술의 힘과 인간 본성에 대해 탐색한다”고 평했다. 출판사 측은 “읽다 보면 자연스레 영화가 떠오르는 작품”이라며 “짧고 강렬하게 전달되는 생생한 묘사가 손에 땀을 쥐며 다음 장을 넘기게 한다”고 소개했다. ‘황금방울새’는 폭발 사고로 사망한 17세기 화가 카럴 파브리티위스의 실제 그림을 소재로 삼았다. 소설은 미술관 폭탄 테러로 어머니를 잃고 홀로 살아남은 주인공 소년 시오가 우연히 명화 ‘황금방울새’를 손에 넣게 되면서 시작한다. 상실과 집착, 운명이라는 까다로운 주제를 적나라한 대도시의 현실과 예술 암시장 등 흥미진진한 리얼리티로 돌파해 나간다. 32개국에서 번역 출간됐으며 출간 즉시 미국은 물론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핀란드, 독일 등지에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랐다. ‘천재 작가’라는 수식을 안겨준, 1992년에 나온 작가의 첫 작품 ‘비밀의 계절’(전 2권·은행나무)도 개정판이 나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영웅’이 인종차별주의자였다니…

    ‘영웅’이 인종차별주의자였다니…

    미국 소설가 하퍼 리(89)의 두 번째 장편 ‘파수꾼’이 14일 전 세계 10개국에서 동시 출간됐다.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팔리며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된 첫 번째 장편 ‘앵무새 죽이기’ 이후 55년 만에 나온 것으로, ‘앵무새 죽이기’의 판매량을 넘어 새로운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한국어판 ‘파수꾼’을 펴낸 출판사 열린책들은 이날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어 철저하게 베일에 싸였던 내용을 공개했다. 작품을 번역한 공진호씨는 “1950년대 당시 타이핑한 원고의 복사본을 미국 출판사 측으로부터 받아 그걸 토대로 번역했다”며 “편집자의 손을 전혀 거치지 않은 처녀작인데 20대 중반 여성이 쓴 작품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의 깊이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평했다. ‘파수꾼’은 ‘앵무새 죽이기’보다 먼저 쓰였지만 내용은 ‘앵무새 죽이기’ 후속편이다. ‘앵무새 죽이기’의 20년 뒤를 다루고 있어서다. 리가 1957년 이 소설을 출판사에 보여주자 편집자가 3인칭 어른의 시점이 아닌 1인칭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다시 쓰자고 제안해 여섯 살 여자아이 ‘진 루이즈 핀치’(별명 스카웃)의 시각에서 인종차별 문제를 다룬 ‘앵무새 죽이기’가 먼저 나왔다. ‘파수꾼’의 배경은 흑인 인권 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던 1950년대 중반 미국 앨라배마주 가공의 도시 메이콤이다. 여섯 살 아이였던 스카웃이 20대가 돼 뉴욕에서 고향인 메이콤으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고향에 돌아온 스카웃은 어린 시절 자신의 영웅이었던 아버지 애티커스의 본모습을 보게 된다. ‘앵무새 죽이기’에서 정의와 양심의 상징으로 그려졌던 백인 변호사 애티커스가 사실은 인종차별주의자였던 것으로 드러나 영미권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백인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누명을 쓴 흑인 남성을 애티커스가 변호하는 ‘앵무새 죽이기’의 주요 내용은 ‘파수꾼’에선 간략히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공씨는 “‘앵무새 죽이기’가 아이의 시선에서 이상적인 아버지 모습만을 그렸다면 ‘파수꾼’에선 아버지의 본모습을 보고 우상을 타파하는 과정이 잘 그려져 있고, 그런 우상 타파를 통해 스카웃은 자주적인 어른으로 성장해 간다”고 설명했다. 원제인 ‘고 셋 어 워치맨’(Go Set a Watchman)은 성경 이사야서 21장에 나오는 ‘주께서 내게 이같이 이르시되, 가서 파수꾼을 세우고 그로 하여금 자기가 보는 것을 밝히 알리게 할지어다, 하셨도다’에서 따왔다. ‘파수꾼’ 원고는 지난해 8월 발견됐다. 친언니 앨리스 리가 고용한 변호사 토냐 카터가 리의 안전금고에서 분실된 줄로만 알았던 원고를 찾은 것이다. 미국 출판사 하퍼콜린스는 지난 2월 ‘파수꾼’ 출간을 발표했다. 일각에서 고령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작가가 출판사의 꼬드김에 넘어가 ‘억지 출판’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앨라배마주 수사 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으나 수사 결과 작가가 출간을 원하는 것으로 드러나 해프닝으로 끝났다. 출판사 측은 “카터가 원고를 찾은 뒤 바로 리에게 가서 ‘고 셋 더 워치맨’(Go Set the Watchman) 원고를 찾았다고 하자 리는 ‘더 워치맨’(the Watchman)이 아니라 ‘어 워치맨’(a Watchman)이라며 바로 기억했다”고 전했다. 하퍼콜린스는 후속작에 쏟아지는 관심을 고려해 초판을 200만부나 출간했다. 열린책들도 이례적으로 초판을 10만부 찍었다. ‘앵무새 죽이기’는 1960년 7월 출간돼 전 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됐다. 무명 작가이던 리는 이 소설로 1961년 퓰리처상을 받았다. 리는 ‘앵무새 죽이기’ 이후 단 한 편의 소설도 발표하지 않고 언론 인터뷰에도 일절 응하지 않으며 은둔해 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세계적으로 4000만부 이상 팔린 ‘앵무새 죽이기’의 20년 뒤 이야기를 다룬 하퍼 리의 신작 ‘파수꾼’에 전 세계 독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가 2007년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자유의 메달’을 받을 때의 모습(위)과 1961년 ‘앵무새 죽이기’로 퓰리처상을 수상할 때의 모습(아래). 열린책들 제공
  • 조명하고… 파헤치고

    조명하고… 파헤치고

    문학평론가 염무웅(74) 영남대 명예교수와 방민호(50) 서울대 국문과 교수가 나란히 평론집을 냈다. 염 교수는 ‘살아 있는 과거-한국문학의 어떤 맥락’(창비·왼쪽), 방 교수는 ‘이상 문학의 방법론적 독해’(예옥·오른쪽)를 출간했다. ‘살아 있는 과거-한국문학의 어떤 맥락’은 염 교수의 여섯 번째 평론집이다. 일제 식민지와 6·25전쟁, 독재 정권 시기에 활동했던 작가들을 대상으로 문학과 현실의 관계를 깊이 있게 분석했다. 염 교수는 “객관적 현실과 작가의 표현 의지, 작품적 결과 사이의 복잡한 변증법을 역사적으로 해명하는 것이 비평의 목표”라고 했다. 이는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이후 51년간 평론 활동을 하며 줄곧 추구해 온 가치이기도 하다.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정지용, 천상병, 고은, 김남주 등 시인을 다뤘다. 식민지 시대 일본 유학을 경험한 시인 4명(김동환, 정지용, 이상화, 김소월)의 서로 다른 삶의 행로와 정신세계를 분석한 ‘가혹한 시대 시인으로 사는 일’이 눈에 띈다. 2부는 홍명희, 염상섭, 박완서, 이문구 등 소설가를 조명했고 3부에는 비평, 서평 등 여러 성격의 글들이 실렸다. 염 교수는 “과거에 대한 의식의 빈곤은 현재에 대한 감각의 둔화와 지적 작업의 부실을 초래할 우려가 있어 현재 안의 ‘살아 있는 과거’를 느끼고 또 현재를 발판으로 과거를 사유해야 역사의 연속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방 교수의 ‘이상 문학의 방법론적 독해’는 이상의 주된 문학 창작 방법인 ‘알레고리’(이중적 의미를 지닌 이야기 유형)를 집중적으로 파헤친 역작이다. 7년간 이상의 소설과 수필 속 알레고리를 연구해 200자 원고지 1800매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담았다. 방 교수는 “에로티즘, 웃음, 히스테리, 크로폿킨, 도스토옙스키, 경성 모더니즘 등과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상 문학, 특히 그의 소설과 산문들을 면밀하게 재해석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문학평론가 이어령은 “평가로서의 1단계 연구, 전기적 비평으로서의 2단계 연구를 넘어 문학으로서의 본격적인 텍스트 읽기로서 첫 번째 실적”이라고 평했다. 이상에 대해 자료를 토대로 발굴, 정리하고 알레고리 등 구조적 텍스트 분석을 이룬 1단계, 이상의 삶과 그의 심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2단계를 지나 구조적 차원에서 작품 독해를 완성해 크리에이티비티를 밝혀내는 단계의 서막을 열었다는 것이다. 방 교수는 1994년 ‘창작과비평’ 제1회 신인평론상에 당선되며 비평 활동을 시작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我! 시가 노래한 건 나였네

    我! 시가 노래한 건 나였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 현대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뭘까. 가장 많은 어휘를 구사한 시인과 그 작품은 뭘까. 누구나 가질 법한 이 같은 의문을 풀어 줄 저서가 한국 현대문학 태동 이후 100여년 만에 나왔다. 김병선(58)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의 ‘현대시와 문학통계학’(한국학중앙연구원)이다. 김 교수는 1923~1950년 발간된 시집에 실린 현대시 9000편을 ‘코퍼스’(corpus) 분석했다. 코퍼스는 1990년대 이후 도입된 언어 연구 방법론 중 하나다. 대량의 언어 자료(텍스트)를 컴퓨터에 입력한 뒤 컴퓨터를 통해 언어 현상을 분석·판단한다. 김 교수는 시집에 실린 시들을 컴퓨터에 입력한 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형 밝히기’ 등의 작업을 거쳐 품사별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기본형 밝히기는 ‘우리는 밥을 먹었다’라는 문장이 있다면 ‘우리’ ‘는’ ‘밥’ ‘을’ ‘먹었다’ 식으로 단어를 쪼개 명사·대명사·동사·형용사·조사 등 품사별로 나누는 작업이다. 그는 “1950년까지 나온 한국 근현대시는 거의 다 분석했다”고 밝혔다. “1923년 최초로 발간된 현대시집인 김억의 ‘해파리의 노래’를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오늘날 시집 출판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최근 시집까지 분석 대상으로 삼는 건 힘든 측면이 있었다. 1920년대부터 1950년까지의 기간에 한국 현대문학사를 장식하고 있는 주요 시인들의 중요 작품이 발간돼 문학사적으로 시기를 구분할 만한 근거가 된다고 봤다.” 분석 결과 현대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단어는 1인칭 대명사 ‘나’로 조사됐다. 1만 1341회나 쓰였다. “주위 사람들에게 ‘현대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말이 무엇일 것 같으냐’고 물어보면 다들 연애 감정을 노래한 시가 많기 때문에 ‘사랑’이라는 단어 아니겠느냐고 했다. 막상 시어 통계 분석을 해 보니 자기 자신을 뜻하는 ‘나’라는 시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국말에선 보통 나를 주어로 쓸 땐 생략하는 데다 시는 압축을 많이 해 더더욱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여겼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와 놀랐다. 이는 한국 현대시가 서정시 범주에 있음을 보여 주는 결정적 증거다. 화자인 ‘나’의 정서와 생각을 표현하는 서정시는 그 어떤 장르보다 주관적이기 때문에 문장 표현에 ‘나’가 많이 사용될 수밖에 없다.” 일제강점기인 시대 상황이 반영된 걸까. 밤, 울다 등 어두운 이미지의 단어들도 많이 쓰였다. 자유시, 서사시, 산문시 등 장르별 작품 어휘 수도 측정했다. 자유시 가운데 가장 많은 어휘를 쓴 작품은 김억의 ‘만주’로, 1230개의 어휘가 사용됐다. 김상훈의 ‘소을이’(1139개), 임화의 ‘주리라 네 탐내는 모든 것을’(1031개)이 뒤를 이었다. 서사시·산문시에서는 김동환의 작품이 수위를 기록했다. “어휘 분석을 통해 시인들이 시 작품 하나당 평균 몇 개의 어휘를 쓰는지, 어떤 단어를 많이 쓰는지, 긴 시를 좋아하는지 짧은 시를 좋아하는지 등 그 시인만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신석정 시인을 목가 시인이라고 하는데 어휘 분류를 해 보면 그 이유를 확실히 알 수 있다. 식물과 관련된 시어를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많이 썼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난 30년간 현대문학에 사용된 어휘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10년은 데이터 입력을, 10년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기본형 밝히기 등의 작업을, 10년은 학문적인 수준으로 올려놓는 이론·방법론을 연구했다. “그동안 문학 연구자들 사이에서 문학작품을 어떻게 숫자로 환산할 수 있느냐는 오해가 있어 계량적 연구가 소외된 면이 있다. 시어도 객관적·과학적·통계적인 방법으로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다. 신소설 어휘 90만개에 이어 현대시 어휘 60만개 분석 작업을 끝냈다. 요즘은 1910년부터 2000년대 작품까지 현대소설에 사용된 어휘 150만개를 통계학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그래픽 이혜선 기자 okong@seoul.co.kr
  • 가까운 듯 머나먼 대마도의 수수께끼

    가까운 듯 머나먼 대마도의 수수께끼

    대마도의 진실/한문희·손승호 지음/푸른길/362쪽/2만 5000원 일본인보다 한국인이 더 많이 찾는 일본 땅, 일본 본토보다 한반도와 더 가까운 일본 땅…. 한반도에서 배로 1시간 30분이면 닿는 외국 땅 대마도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연들이 숱하게 담긴 곳이다. ‘대마도의 진실’은 수수께끼 같은 그 대마도의 궁금함을 쉽게 풀어 주는 책이다. 사단법인 미래한국영토포럼의 이사장과 본부장이 작심하고 대마도를 파고들었다. 그동안 출간된 대마도 관련서와 달리 지리학적 관점에서 접근한 게 특징. 대마도의 장소적 특징과 지명 유래, 풍토, 주민 생활, 지리적 여건 등을 두루 설명하고 있다. 책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역시 대마도의 역사적 역할과 영토주권이다. 국내외에서 제작된 고지도를 통해 고지도상의 대마도가 어떻게 묘사됐고 어느 나라에 속한 땅으로 표기됐는지를 명쾌하게 설명한다. 대마도를 구성하는 행정 단위인 6개의 마치(町)를 자세히 다룬 점도 도드라진다. 남쪽부터 북쪽 끝까지 포진한 각 마치의 특징을 비롯해 우리와 관련된 마을들에서 우리 역사 속 대마도의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다. 1750년대 제작된 ‘해동지도’ 중 ‘대동총도’의 설명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백두산은 머리이고 대관령은 척추이며 영남지방 대마도와 호남지방 탐라를 양발로 삼는다.’ 한반도를 인체에 비유한 선조들의 유기체적 국토관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에서 조선 조정은 대마도를 일본에 어떠한 형태로도 넘겨주거나 양도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하는 저자들은 대마도가 삼국시대부터 조선 중기까지 ‘우리 영토’였다는 지론을 설득력 있게 편다. 그러면서 “일본이 자기들 멋대로 잘라가 버린 우리 영토의 한쪽 발인 대마도를 되찾아야 한다”고 매듭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부고] 국내 첫 여성 영화제작자 전옥숙씨

    ‘문화계 여걸’로 불리는 국내 첫 여성 영화제작자이자 영화감독 홍상수씨의 어머니인 전옥숙 전 시네텔서울 회장이 9일 별세했다. 86세. 경남 통영에서 태어난 전씨는 이화여대를 졸업한 뒤 1960년 영화평론지 ‘주간영화’의 발행인으로 영화계에 입문했다. 1964년 군인 출신 남편 홍의선씨와 함께 답십리에 900평의 영화촬영소를 설립해 국내 첫 여성 촬영소장이 됐고 답십리촬영소(대한연합영화주식회사)를 운영하며 ‘부부전쟁’(1964)을 시작으로 첫 여성 영화제작자로 나섰다. 나병환자인 남편의 병을 완치시킨 김숙향 여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1966년 제작한 ‘그대 옆에 가련다’는 남성 중심이던 1960년대 한국 영화계에 여성 영화인의 저력을 보여 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일본어에도 능했던 고인은 1975년부터 한국 문학작품을 일본에 소개하는 문학계간지 ‘한일문예’를 출간했고 1980년대에는 가수 조용필의 노래 가사를 작사하며 후견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984년에는 국내 최초의 외주 제작사인 시네텔서울을 설립해 ‘베스트셀러극장’ 등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1991년 한국방송아카데미를 열어 종합유선방송시대에 맞는 방송인 양성에도 앞장섰다. 유족으로는 장남 홍영수 MDS 회장, 차남 홍상수 영화감독 겸 건국대 교수, 사위 오세정 서울대 교수, 딸 홍난실씨와 며느리 조성혜씨가 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101호실, 발인은 11일 오전 10시. (02)2030-7906. 연합뉴스
  • 문동언 원장, 통증의학 지침서 ‘통증 zero 프로젝트’ 출간

    문동언 원장, 통증의학 지침서 ‘통증 zero 프로젝트’ 출간

    최근 많은 사람들이 만성적인 통증 질환을 앓고 있다. 이는 빠른 노령화 속도 및 지나친 스트레스가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인구구조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1970년부터 지난 2013년까지 65세 이상 고령인구 증가 속도가 OECD 34개국 중 가장 빨랐다. 노령화 속도의 증가는 만성질환으로 인한 통증의 확산을 불러왔다. 통증의학의 선구자로 일컬어지고 있는 ‘통증 명의’ 문동언 마취통증의학과 원장이 통증 질환에 대한 정보와 치료법을 집대성한 저서 ‘통증 zero 프로젝트’를 출간했다. 통증이 병이라는 점에 주목한 이 책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 어디에든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통증질환을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나눠 설명하고 통증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법 등 유용한 정보를 담고 있다. 문동언 원장은 노년기의 불청객으로 여겨지는 척추관협착증부터 10대 청소년들에게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편두통까지 다양한 통증질환을 망라함으로써 이 시대 통증의 다양한 양상을 두루 고찰했다.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급성통증보다 원인 진단과 치료가 모두 어려운 만성통증은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통증 zero 프로젝트’에서는 통증이 발생하는 기전, 다양한 인체 부위의 통증 양상, 통증질환의 사례와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치료법 등을 꼼꼼하게 짚어 통증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던 이들에게 유용한 안내서가 된다. 특히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치료법부터 대퇴관골구충돌증후군, 거위발윤활낭염 등의 다소 생소한 통증 질환들까지 소개함으로써 통증에 대한 폭넓은 지침서임을 증명했다. 문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요즘 무리했으니 아플 수 있지’, ‘나이가 드니 여기저기 아프겠지’ 등의 자기위안적인 태도로 통증 자체에 무심하다”며 “통증은 우리 몸이 보내오는 이상신호인데 이 신호를 무시하고 내버려두면 신경계질환으로 발전해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BS 인기 프로그램 ‘명의’에서 ‘남들은 모르는 병, 통증’편, ‘말 못한 고통, 통증’편 등에 명의로 출연한 바 있는 문동언 원장은 ‘진단이 잘못되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무엇보다 진단과 발 빠른 치료에 의료철학의 가치를 둔 의료인이다. 국내 통증의학이 태동했던 1992년부터 꾸준히 통증의학을 연구하고 임상 경험을 쌓아온 그는 이미 통증 분야에 있어 자타가 공인하는 ‘명의’다. 다수의 통증 환자들이 민간요법에 의지하거나 부적절한 치료를 시도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껴 25년간 서왔던 대학 강단에서 내려와 병원을 개원하고 환자들과 직접 만나고 있는 그는 ‘통증 zero 프로젝트’를 통해 통증을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씨줄날줄] 관포지교의 허와 실/문소영 논설위원

    우정의 절정을 표현할 때 관포지교(管鮑之交)를 인용한다. 전국시대 열어구가 쓴 열자(列子)에 나오는 고사다. 그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관중과 포숙아의 사귐. 즉 영원히 변치 않는 참된 우정’이라고 나온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지극한 벗을 은유하는 ‘지음’(知音)도 있지만, 관포지교가 더 대중적이었다. 관중이 남긴 “나를 낳아준 것은 부모이지만 나를 알아준 것은 포숙아다”라는 ‘생아자부모 지아자포숙아야’(生我者父母 知我者鮑叔兒也)는 널리 알려진 문구이기도 하다. 그런데 관중과 포숙아가 우정을 쌓는 과정을 보면 과연 어떻게 이런 우정이 지속될 수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김영문 중문학자가 번역하고 글항아리가 최근 출간한 ‘동주열국지’ 제15회를 읽어 보면 이렇다. 관중은 포숙아와 장사를 함께 할 때 돈을 나누게 되면 늘 두 배 이상 많이 가져갔다. 포숙아를 따르는 사람들이 불평을 쏟아내면 포숙아는 “관중이 구구히 돈을 탐하는 것이 아니라 집안이 가난해 자급자족할 수 없기 때문이라 내가 양보한 것”라고 해명한다. 또 전투가 벌어지면 관중은 맨 뒤로 처지고, 회군할 때는 언제나 선두에 섰다. 군사들이 관중이 비겁하다고 비웃자 포숙아는 다시 “관중은 노모가 살아 계시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아껴 봉양해야 한다”고 감싸 줬다. 관중은 포숙아와 일을 의논할 때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계책을 짰다. 제나라를 통치하는 양공의 두 아들을 각각 나눠 가르치자고 제안할 때도 아무래도 왕위에 오를 가능성이 더 큰 맏아들인 규를 자신이 맡고, 규의 이복동생이자 둘째 아들인 소백을 포숙아에게 넘긴다. 이 두 아들은 무도한 아버지 양공을 피해 각각 외가인 노나라와 거나라로 몸을 피하고 있다가 양공이 시해되자 문상을 핑계로 서로 먼저 제나라로 돌아가 왕위를 차지하려고 한다. 이때 관중은 대담하게 포숙아와 소백을 찾아가 “상주는 장자인 규 공자가 할 것이니 천천히 가라”고 만류한 뒤 소백이 그 말을 듣지 않자 갑자기 화살을 쏴 암살을 시도했다. 암살은 실패하고 제나라는 소백의 손에 떨어진다. 그가 춘추전국시대 5패자인 제환공이다. 관중은 암살을 시도한 만큼 죽어 마땅하겠으나, 포숙아는 소백을 설득해 관중을 재상에 올렸다. 자신은 재상직을 마다했다. 관중이 재상으로 있는 동안 포숙아는 요직을 맡지 못했다. 관중의 죽음을 앞두고 재상 자리가 비자 소백은 포숙아를 재상으로 올려도 되느냐고 묻는다. 관중의 대답이 걸작이다. ‘포숙아는 흑백이 명확해 정치에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관중은 포숙아의 천거를 받아 목숨도 지키고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포숙아가 재상이 될 기회를 날려 버린 것이다. 소백을 제나라 통치자로 만들고 친구 관중을 천거할 만큼 안목이 있던 포숙아인데 말이다. 당신이라면 일방적 희생이 필요한 이렇게 이기적인 관계를 우정이라며 감수하고 지킬 것인가.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한·중·일 시인 15명 ‘몬순’으로 뭉쳤다

    한·중·일 시인 15명 ‘몬순’으로 뭉쳤다

    동아시아 최초로 시인 국제동인 시문집(앤솔러지) ‘몬순’(MONSOON·문예중앙)이 나왔다. 한국·중국·일본 시인 15명이 국제동인 ‘몬순’을 결성하고 낸 첫 번째 창간호다. 한국은 고형렬·김기택·나희덕·심보선·진은영 시인, 중국은 린망·양커·진샤오징·쑤리밍·선웨이 시인, 일본은 시바타 산키치·스즈키 히사오·나무라 요시아키·사소 겐이치·나카무라 준 시인이 참여했다. 시인들의 신작시와 산문을 담아 서울·베이징·도쿄에서 각 나라 언어로 번역돼 동시 출간됐다. ‘몬순’은 고형렬 시인 주도로 결성됐다. 2000년 잡지 ‘시평’을 창간해 2013년까지 300여명의 아시아 시인을 국내에 소개한 그는 그동안 쌓은 추억과 인맥을 동원해 각국 작가를 모았다. 고 시인은 “한·중·일 3국은 지정학적 동시성을 갖고 함께 독자적 언어와 역사를 창조해 왔다. 동북아 역사가 오래 각축하고 갈등해 왔지만 언어를 다루는 시인들이 모여 새 비전을 내다보고, 민족주의적인 자국 문학 안에 있기보단 다른 나라 입장에서 서로를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중국 시인 린망은 “세 나라에서 동시 출판된 동인지가 시공을 초월한 힘을 갖고 다른 나라 시인들의 영혼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인류 공통의 감정을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일본 시인 스즈키 하사오는 “시인은 작은 목소리라 할지라도 진실의 언어를 영혼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 계속 발신해야 한다”며 “그 작은 목소리 15개가 어떤 울림이 돼 아시아의 지평에서 연주될 것인가. 그 시도는 이번 창간호에서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몬순’은 1년에 한 번씩 나온다. 고 시인은 “앞으로 동인 참여 국가를 몽골과 동남아시아, 인도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법원 “여대생 청부살인 소설 명예훼손 아냐”

    “회장 부인이 전문 중매를 통해 판사 사위를 맞아들이고 그 부모에게 7억원을 줬다면서요?” 10여년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여대생 청부 살해 사건’을 모티프로 삼은 소설에 나오는 대목이다. 실제 사건의 살인범 중 한 명을 변론했던 변호사가 이 소설을 썼다면 명예훼손이 적용될 수 있을까.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최정인 판사는 영남제분 등이 엄상익 변호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2002년 3월 경기도 한 야산에서 얼굴과 머리에 여러 발의 총상을 입은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열흘 전 실종된 대학생 하모(당시 22세)씨였다. 수사 결과 영남제분 회장의 부인 윤모(70)씨가 조카(51)에게 수억원을 주는 대가로 살해를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판사인 사위와 이종사촌 동생인 하씨의 관계를 의심해 살인을 청부한 것이다. 회장 부인과 조카, 공범(51)은 모두 2004년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항소심에서 조카를 대리했던 엄 변호사는 2006년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판사 여자 살인사건’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 살인범의 부인이 작중 화자인 변호사를 찾아오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 글은 재판 풍경을 비롯해 사건 뒷이야기를 다뤘고, 다른 단편들과 묶여 책으로도 출간됐다. 2013년 지상파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회장 부인이 형집행정지 특혜를 받아 호화 병실에서 지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사건이 재조명되자 책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다. 소설에는 ‘회장에게 혼외자가 있어 회장 부인의 피해 의식이 컸다’, ‘사위가 대학 때부터 사귀던 여자에게 돈을 줘 떼어버리기로 했다’는 등의 내용도 담겨 있었다. 영남제분 측은 “이름이 직접 거명되지는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널리 보도된 사건이기 때문에 등장인물이 실제로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법원은 엄 변호사의 손을 들어 주었다. 최 판사는 “해당 글은 실화 소설의 일종으로, 작가의 상상에 의한 허구도 포함되는 게 이런 장르의 특성”이라며 “명예훼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영남제분 측이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이 사실이 아니라 작가의 창작일 수 있다는 의미다. 재판부는 “등장인물이 모두 다른 이름으로 게재돼 있고 상호와 업종 또한 원고 측과 달라 특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나도 질러볼까, 전질

    나도 질러볼까, 전질

    출판계가 7~8월 여름 휴가철 독서 시장 대목을 맞아 방대한 분량의 전질을 잇달아 출간하고 있어 불황 타개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여름 한철 반짝 특수를 노리고 새로운 작품 발굴보다는 작품성과 대중성이 검증된 작가의 작품들만 낸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출간된 전질들은 청소년과 직장인이 즐겨 읽는 문학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강희대제’(전 12권·더봄), ‘인간시장’(전 10권·해냄), ‘동주 열국지’(전 5권·글항아리), 청소년판 ‘아리랑’(전 12권·해냄) 등이다. ‘강희대제’는 중국 작가 얼웨허(二月河)의 대하소설로, 15년 만에 다시 번역·출간됐다. ‘제왕삼부곡’(강희·옹정·건륭황제) 중 가장 먼저 선보인 작품으로, 중국 청나라 4대 황제 강희제의 일생과 업적을 담았다. 김덕문 더봄 대표는 “15년 전 첫 출간 때 번역이 어설퍼 늘 후회로 남았다. 2년간 중국 관련 서적 200~300권을 읽고 재번역을 추진했다”며 “200년 전 100만 만주족으로 1억 5000 한족을 지배한 강희·옹정·건륭의 리더십과 통치 철학을 알아야 오늘의 중국을 깊이 있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옹정황제’(전10권), 건륭황제(전18권)도 순차적으로 나온다. 소설가 김홍신(68)의 대표작 ‘인간시장’도 30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작가는 1981년 초 이 작품을 ‘스물두 살의 자서전’이라는 제목으로 ‘주간한국’에 연재하기 시작해 그해 9월 처음 단행본으로 묶었다. 이후 5년 동안 모두 10권, 91개 장으로 구성된 대작을 완성했다. 출간 2년 만에 판매 100만부를 돌파해 한국 출판사상 최초의 밀리언셀러가 됐다. 중국 명나라 말기 소설가 풍몽룡(1574~1646)의 ‘동주 열국기’도 51년 만에 새로운 완역판으로 나왔다. ‘동주 열국기’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550년의 역사를 다룬 작품으로 중국 고전 백미로 꼽힌다. 풍몽룡판의 국내 첫 완역본은 1964년 김구용판이지만 현재 절판된 상태다. 청소년판 ‘아리랑’은 1995년 조정래 대하소설 ‘아리랑’ 완간 20년 만에 나왔다. 원작의 이야기 구조를 충실히 각색하면서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게 장면과 인물 묘사, 대화, 사건 전개 등을 다듬었다. 전태일문학상과 라가치상을 수상한 청소년 소설 작가 조호상이 3년에 걸쳐 개작하고 백남원 화백이 그림을 그렸다. 만화 전질도 가세했다. 만화가 오세영·박명운의 ‘만화 토지’(전 17권·마로니에북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전 20권·휴머니스트), 만화가 이두호의 ‘만화 객주’(전 10권·바다출판사) 등이 대표적이다. ‘만화 토지’는 2012년 오류를 바로잡아 펴낸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결정본 전집을 토대로 오세영 화백이 1∼7권, 박명운 화백이 8∼17권을 맡았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은 개정판이다. 2013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250만부 이상 팔린 스테디셀러다. 독자들이 지적한 오류와 새롭게 확인된 사실을 반영해 본문의 글과 그림에서 220건 이상을 수정했다. ‘만화 객주’도 13년 만에 재출간됐다. 소설가 김주영의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1988~1993년 5년 동안 ‘매주만화’에 연재된 이 만화가 단행본으로 출간되는 것은 1992년, 2002년에 이어 세 번째다. 복수의 출판사 관계자들은 “여름철은 독서 시장의 대목”이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휴가와 방학이 몰린 여름 휴가철 전후로 책이 가장 많이 팔린다. 청소년은 교양·철학류나 문학서적류, 직장인들은 문학서적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여름휴가철에 나오는 전집들은 기존 출간된 작품들을 재출간하는 게 많다. 출판 시장이 불황이라 새롭게 뭔가를 발굴해 출판 시장을 개척하기보다는 마니아층이 두터운 작품들로 최소한의 이익을 확보하려 한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신간을 내는 위험 요소를 줄이면서 기존에 상품성이 입증되고 콘텐츠가 탄탄한 작품으로 시장의 활로를 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독자들이 신뢰할 만한 콘텐츠가 새롭게 정비돼 나왔다”고 했다. “‘인간시장’이 다룬 80년대 초반이나 지금이나 나아진 게 없다.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엘리트 부패가 더 심각해졌다. 중국이 최대 화두로 떠오른 지 오래다. 중국은 다른 무엇보다 그 나라 역사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무한경쟁 시대인 춘추전국시대에 살아남는 전략을 담은 역사소설이나 중국에서도 1억부가 팔린 강희·옹정·건륭황제는 현 시류를 반영할뿐더러 시의성도 떨어지지 않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아하 세상을 바꾸는 통찰의 순간들(윌리엄 어빈 지음, 전대호 옮김, 까치 펴냄) 무의식과 욕망 관계를 분석한 ‘욕망의 발견’과 스토아 철학자의 말을 통해 행복찾기를 귀띔한 ‘직언’으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저자의 신작. 무의식이 아이디어를 발생시키는 데 어떤 역할을 하는 지를 파고들었다. 위대한 인물들은 세상을 완전히 뒤바꾼 통찰의 순간을 경험한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일상의 작은 통찰은 물론, 세계 진로를 바꾼 통찰까지 종교, 도덕, 과학, 수학, 예술의 다섯 영역에서 일어난 통찰의 순간을 소개한다. 신경과학뿐만 아니라 개인적, 사회적 영역들까지도 훑어냈다. 아이디어란 독자적인 생명을 갖고 있어서 추구하지 않을 때 느닷없이 찾아오다가 막상 찾으려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저자는 이 점에 주목해 왜 뛰어난 지능과 실력, 성실함을 겸비한 사람들이 좌절을 견뎌야 하는 지, 그 좌절의 시간 뒤 아무 관련성 없는 것들이 서로 연결된 것처럼 보일 때 순간적으로 통찰이 오는 과정을 설명한다. 351쪽. 1만 8000원. 캣 센스(존 브래드쇼 지음, 한유선 옮김, 글항아리 펴냄) 고양이는 개보다 개체 수가 무려 3배나 많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도시 환경에 사는 데 적합한 고양이가 반려동물로 더 많이 선택된다. 영국에서는 4분의1, 미국에서는 3분의1 이상의 가정이 고양이를 키운다. 온몸으로 애정을 표현하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농업혁명 완성을 위해 쥐를 통제할 목적으로 야생고양이를 길들인 이후 1만년 동안 진화를 거듭해 왔음에도 고양이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야생성을 갖는다. 책은 진화론, 해부학, 생물학, 심리학 등 다양한 관점을 넘나들며 고양이를 분석한 ‘고양이 백과 오디세이’이다. 고양이의 역사, 과학, 미래에 대한 서술과 함께 그래프 삽화를 동원해 하나의 지식계보학으로 엮었다. 저자는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들은 고양이에게 더 많은 애정을 쏟으려 노력하지만 고양이가 진정 원하는 건 주인의 애정이 아니라 자신들에 대한 이해라고 말한다. 440쪽. 1만 8000원. 이슬람 은행에는 이자가 없다(해리스 이르판 지음, 강찬구 옮김, 처음북스 펴냄) 이슬람권 국가와 기업들은 ‘샤리아 율법을 준수하는 금융’이라는 특유의 방식을 추구하며 30년 동안 무려 36배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일반 금융산업이 금융위기의 여파를 헤어나지 못하는 지금, 서구사회에서 이슬람 금융은 주요 자금줄의 역할과 함께 금융위기를 타파할 대안으로까지 부상하고 있다. 책은 많은 이들에겐 여전히 생소한 이슬람 금융의 진정한 의미를 통찰력 있게 분석했다. 저자가 함께 일했던 유명 은행 동료, 학자, 변호사들과의 경험을 토대로 최고 실적의 금융계약 사례들을 분석하며 이슬람 금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슬람 금융의 발전 과정에서 끊임없이 생겨났던 근거 없는 신화를 명쾌하게 반박하면서 이슬람 금융의 미래를 예측하고 나아갈 방향성까지 제시했다. 이슬람 금융은 그 유래와 역사, 무슬림의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말한다. 416쪽. 1만 6000원. 논리학의 역사 1·2(윌리엄 닐·마사 닐 지음, 박우석 외 옮김, 한길사 펴냄)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이자 빼어난 철학자였던 윌리엄 닐, 마사 닐 부부가 쓴 ‘논리학사의 고전’. 고대 기하학부터 현대 논리학까지 2500년에 걸친 논리학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역작으로 1963년 초판 출간 이후 논리학사 분야에서 독보적 지위를 누려 왔다. 한길사가 13년간의 번역 작업끝에 두 권 분량으로 펴낸 책은 모두 12장으로 구성돼 고대 논리학, 중세 논리학, 근대 논리학, 현대 논리학을 차례로 다뤘다. 논리학의 발전사를 설명하고 있지만 단순히 연대순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각 시대의 논리학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생각들’에 초점을 맞췄다. 책 발간을 놓고 “한국논리학회의 숙원사업을 이뤘다”고 평가하는 역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일차적 목적은 우리 시대의 논리학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생각들이 언제 처음 출현했는지를 기록하는 데 있었다.” 1권 660쪽 3만 2000원, 2권 564쪽 3만원.
  • “세계인이 탐내는 탐라의 모든 것” 허영선 시인 ‘제주 오디세이’ 출간

    “세계인이 탐내는 탐라의 모든 것” 허영선 시인 ‘제주 오디세이’ 출간

    제주의 자연, 문화, 역사에 매혹된 세계인의 이야기를 제주시인 허영선이 ‘탐라에 매혹된 세계인의 제주 오디세이’라는 책으로 풀어냈다. 프랑스, 독일, 일본, 중국, 아일랜드, 베트남 등 각기 다른 국적에 활동 분야도 다양하지만 시인 허영선과 제주에서 만난 세계인 25명은 한목소리로 무한한 제주 사랑을 표출했다. 그는 “제주 자연, 문화, 역사에 심취한 세계인이 말하는 제주의 가치는 겉모습이 아닌 ‘제주를 지탱해 준 뼈와 제주 사람과의 깊은 정’”이라며 “나아가 제주도가 인간의 섬, 평화와 인권의 공간으로 남아야 한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복거일 “암 판정 후 1년 안 돼 3권 썼다”

    복거일 “암 판정 후 1년 안 돼 3권 썼다”

    “문학을 여흥으로 여기는 세상이 와 독자들이 문학 작품을 많이 읽게 됐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선 문학이 변신을 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힘들다. 그 변신에 이번 작품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작가로서 사회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설가 복거일(69)이 장편소설 ‘역사 속의 나그네’(문학과지성사)를 전 6권으로 완간했다. 1989년 중앙경제신문에 연재를 시작한 뒤 이듬해 연재를 중단하고 한 권 정도 분량을 더해 1991년 3권으로 출간한 지 햇수로 25년 만이다. ‘역사 속의 나그네’는 21세기(2070년대) 인물 이언오가 백악기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려다 임진왜란 직전인 16세기 조선에 좌초해 사회를 개혁하는 이야기다. 첫 세 권은 조선 사회 구조나 속살을 드러내는 데 미흡했다는 평을 들었다. 작가는 이번에 추가한 세 권에서 모반을 일으켜 중앙정부와 싸우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조선 내부의 속살을 드러냈다. 작가는 1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모든 사람들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그리고자 했다”고 했다. “조선은 노예제도로 인해 가난하고 약한 나라가 됐다. 세계 어느 나라도 우리나라보다 노예제도가 공고한 나라가 없었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까지 지배계층이 안 바뀌었다. 1000년이 넘으며 노예제도가 고착화됐다.” 작가는 2012년 간암 4기 판정을 받았다. “간암이라는 얘길 듣는 순간 머릿속에 떠오른 건 ‘역사 속의 나그네를 어떻게 하나’였다. 병원에서 나와 택시를 타며 생각했다. ‘역사 속의 나그네가 큰 빚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은 더 큰 빚이었구나.’ 20년이 넘도록 뒷이야기를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는 글을 마저 쓰기 위해 병원에 가지 않았다. “내일 죽는다면 사람의 정신이 맑아지고 집중이 잘 된다고 하는데, 닥쳐보니 실제 그렇더라. 세 권 쓰는데 1년이 채 안 걸렸다.” 작가는 “암은 그냥 놔두면 된다. 사람은 쉽게 죽지 않는다”고 했다. “건드리면 상처가 나듯 놔두면 오래갈 사람도 건드려서 문제가 된다. 살살 달래가며 글 쓰면서 버티려 한다. 작가는 어차피 글을 쓰지 못하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 나는 장편만 쓴다. 호흡이 긴 사람이라 쓰다가 막히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좀 든다. 1970년대 노벨상 후보로 오른 위대한 작가도 쓰다가 죽을까봐 글을 못 썼다.” 그는 시집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두 권 냈는데 두 권 더 내려 한다. 한 권은 생전에, 한 권은 사후에 내려 한다. 앞으로 소설은 하느님이 협조를 해주셔야 쓸 수 있다. 쓴다면 ‘역사 속의 나그네’ 연장선상에서 임진왜란에 대해 쓰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제대로 읽어보는 詩

    제대로 읽어보는 詩

    문학평론가 고봉준(45)이 ‘작품 읽기’에 초점을 둔 산문집 ‘고유한 이름들의 세계’(케포이북스)를 냈다. 우리 시대 비평은 대중의 삶을 파탄에 이르게 한 신자유주의, 금융자본주의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데 집중해 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작품 읽기에 소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저자의 지적이다. 그는 “문학과 현실에 대한 사변적인 접근을 앞세운 또 한 권의 비평집이 아니라 시 읽기만으로 채워진 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책은 작품 읽기를 중심으로 세 개의 부로 구성됐다. 1부 ‘이름들의 익명적 공동체’에서는 서정시의 본질과 성격을 집중 탐구했다. 2부 ‘고유한 이름들의 세계’는 그동안 썼던 시집 해설, 시집 서평, 그리고 문예지들에 발표한 시인론을 모았다. ‘고유한 이름들’에는 시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이 일반 명사가 아니라 개체의 고유성과 각자의 존재방식으로 존재하는 고유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저자는 “시가 일반 명사의 수준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한 것들을 고유한 이름으로 호명하는 것이 현대시의 한 기능”이라며 “한 편의 시, 한 권의 시집은 수많은 고유한 이름들이 등장하는 복합적인 세계이고, 시를 읽는다는 것은 그 고유한 이름들과 마주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3부 ‘악령의 감각’에는 몇몇 주목할 만한 시인들의 시세계 전체를 대상으로 한 시인론과 특정한 시적 주제나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쓴 주제론 성격의 글들을 모았다. 저자는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혁명적 담론에서 생성적 담론으로의 넘어서기-백무산론’이 당선돼 등단했다. 첫 평론집 ‘반대자의 윤리’로 제12회 고석규비평문학상을 받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현실인 듯 현실 아닌 오리고 붙인 세계의 건축물

    현실인 듯 현실 아닌 오리고 붙인 세계의 건축물

    원범식(44)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카메라로 수집한 건축물 이미지를 콜라주 작업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건축조각 작품으로 만드는 독특한 작업으로 주목받는 작가다. 그의 ‘건축조각’전이 대한항공 서소문 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2013년 제5회 일우사진상에서 ‘올해의 주목할 만한 작가’ 출판부분에 선정된 작가의 단독작품집이 세계적 아트북 출판사인 독일 핫체 칸츠에서 출간된 것을 기념하는 전시다. 전시회에서는 실재하는 세계를 분석하고 해체한 뒤 주관적 프레임을 통해 재조합한 건축조각 시리즈 30여점이 선보이고 있다. 작가는 서울, 런던, 뉴욕, 카이로, 베네치아, 베이징, 피사, 예루살렘 등 수많은 도시에서 대표적인 건축물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 이미지들을 디지털 작업으로 배경에서 오려낸 뒤 다양한 지역과 스타일의 이미지들을 재조합하는 방식으로 그가 만들어낸 건축조각들은 매우 초현실적이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무의미해지고, 무의미하게만 여겨졌던 건축요소들은 새롭게 조명되기도 한다. 학부에서 공예를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작가는 거대한 조형물인 건축물을 이용하기 위해 2010년부터 이 방식의 디지털 콜라주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작가는 “이미지들을 재조합할 때 공연장이나 카페처럼 건축물의 용도별로 묶기도 하고 상하이나 런던, 뉴욕 지역 등 지역 중심으로 이미지들을 찾아서 붙이기도 한다”면서 “상상력을 제한하고 싶지 않아서 작품에는 제목이 없이 그냥 번호만 붙인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은 이미지 재조합의 기준도 제각각이고,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조합된 가상의 건축물이지만 실제 있는 것들로 만들었기 때문에 들여다보는 재미가 있다. 명동의 건축물들을 조합한 작품에서는 화장품을 파는 건물들 한쪽에 작가의 주목을 끈 글귀가 써 있는 삼일로 창고극장의 이미지를 붙여 놓았다. ‘예술이 가난을 구할 수는 없지만 위로할 수는 있다.’ 전시는 8월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거부권 정국] 朴대통령 29일 추가 메시지 내놓을까

    청와대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와 관련해 여전히 강경한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주재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추가 발언을 내놓을지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28일 당과 대통령의 관계를 규정한 당헌 8조를 거론했다. “당은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적극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하여 대통령과 함께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과제를 실험하듯 줄곧 자기 정치를 해 왔다”는 것이 청와대의 판단이다. 청와대 시각에서 유 원내대표의 자기 정치는 시작부터였다. 유 원내대표가 취임 직후 증세 없는 복지론의 수정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 시초다. 지난 2월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정면으로 반대했다. 또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도입 문제 공론화에 불을 지핌으로써 정부와 청와대를 크게 곤란하게 했다. 뒤이어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를 명시하는 공무원연금 개혁안에 합의했고 국민연금과의 연계 문제점을 지적하는 청와대를 향해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이 문제는 이후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의 사퇴를 불러왔다.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통제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을 합의한 것은 결정적이었다. 청와대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유 원내대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게 했다. 지난달 28일 국회법 개정안 처리 상황을 놓고는 청와대와 진실 공방을 벌이는 듯한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청와대는 “지난 일이나 감정상의 문제만이 아니라 앞으로의 일이 더 문제”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일자리 창출 등 주요 입법 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야당이 법인세 인상 등과 연계하는 전략을 내세울 때 증세론에 소신을 가진 유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고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할 것인가에 대해 회의적이다. 결국 신뢰의 문제가 유 원내대표의 사과를 무력화하고 그의 사퇴를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박 대통령은 국회의원 시절에도 신뢰 문제에 있어서는 단호한 행동을 보여 왔다. 이에 대한 인식으로는 2007년 출간한 자서전이 종종 거론된다. 박 대통령은 “사람이 사람을 배신하는 일만큼 슬프고 흉한 일은 없을 것이며 상대의 믿음과 신의를 한번 배신하고 나면 그다음 배신은 더 쉬워지며 결국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한 상태로 평생 살아가게 된다”고 했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당신의 의식과 영혼, 세포의 화학 작용일 뿐

    당신의 의식과 영혼, 세포의 화학 작용일 뿐

    놀라운 가설/프랜시스 크릭 지음/김동광 옮김/궁리/500쪽/2만 3000원 “당신의 즐거움, 슬픔, 소중한 기억, 야망, 자존감, 자유의지 이 모든 것들이 실제로는 신경세포의 거대한 집합 또는 그와 연관된 분자들의 작용에 불과하다.” 인간의 정신 활동과 뇌의 작동 원리에 대해 노벨상 수상자인 프랜시스 크릭의 환상을 깨는 대담한 주장은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철학이나 종교의 영역에 머물렀던 의식과 정신, 영혼의 문제가 실험을 통한 과학적 접근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놀라운 가설’은 DNA 이중나선 구조를 밝힌 공로로 제임스 왓슨과 노벨 생리학 및 의학상을 수상한 프랜시스 크릭이 1994년 출간한 책으로 철저한 과학적 입장에서 정신과 의식의 문제를 다룬다. 노벨상 수상 이후 생명에 대한 탐구를 이어 가며 분자생물학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크릭은 생명에 대한 마지막 주제로 당시로선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아닌 것으로 여겨졌던 의식을 선택한다. 인간의 정신활동 중에서도 가장 고등한 정신 활동인 의식이 결국은 신경 집합체인 뉴런들의 물리화학적 활동과 다름없다는 그의 믿음은 확고했다. 책은 뇌에 관한 크릭의 접근 방식을 담고 있는 ‘놀라운 가설’에 대한 대담한 주장으로 시작된다. 의식의 일반적 성격을 개괄적으로 살핀 뒤 ‘시각을 통한 인식’이라는 한정된 주제를 중심으로 의식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다. 그 주제가 실험적인 공략이라는 접근 방법에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라고 크릭은 설명한다. 그는 우선 ‘본다’는 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박한 통념이 대부분 잘못돼 있음을 지적한 뒤 시각 지각과 연관된 뉴런들이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밝히는 실험들을 소개한다. 크릭의 가설이 유효한지, 의미가 있는지는 아직도 논쟁의 여지가 크지만 생명에 대한 물리적 접근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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