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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 연기(緣起) 사상을 미술로 조명…‘불교와 미술-연기 사상의 조형적 표현’ 출간(4.5+표지)

    불교 연기(緣起) 사상을 미술로 조명…‘불교와 미술-연기 사상의 조형적 표현’ 출간(4.5+표지)

    세상 모든 것은 인연에 의해 생겨난다. 불교 연기(緣起) 사상의 핵심이다.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고, 너와 나는 다르지 않다는 자타불이의 정신 역시 모든 생명이 거대한 그물망처럼 연결돼 있다는 뜻이다. 그 인연의 그물망을 그림으로 표현한 이가 있다. 김문정 화가다. 그는 최근 개인전을 연 데 이어 책까지 펴냈다. ‘불교와 미술: 연기 사상의 조형적 표현’은 김 작가가 불교의 핵심 사상인 연기·공(空)·선(禪)을 현대미술의 시각 언어로 해석한 미학 연구서다. 그는 불교 사상을 단순한 종교적 주제가 아닌 관계적 존재론이자 조형 원리로 이해하고, 동서양 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들과 자신의 창작 작업을 비교해 그 사유가 어떻게 시각적 형식으로 구현되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우선 동서양 현대미술에 대한 분석이 흥미롭다. 마크 토비, 아그네스 마틴, 제임스 터렐, 안도 다다오 등 서구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업이 불교를 넘어 침묵·여백·빛·관계라는 보편적 미학의 층위에서 재해석된다. 아울러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인 성파 스님, 박생광, 장욱진, 방혜자 등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불교 사상이 한국적 조형 언어 속에 어떻게 내면화되고 변용되어 왔는지 조명한다. 이를 통해 불교미술을 특정 문화권이 아닌, 세계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 편입시키겠다는 게 저자의 의도다. 저자 자신의 작품 세계 역시 연기 사상이 현실 속 조형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장이다. 그물망, 여백, 한지와 숯, 실과 같은 재료는 단순한 형식적 선택이 아니라 관계성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장치다. 저자는 이를 통해 사유와 수행이 결합된 창작 행위를 미학적 실천의 하나로 제시하고 있다.
  • 검찰 출신 강병철(58) 법원 집행관, ‘그대, 폭설이 되어’ 시집 출간

    검찰 출신 강병철(58) 법원 집행관, ‘그대, 폭설이 되어’ 시집 출간

    28년 동안 검찰청에서 공직 생활을 했던 강병철(58) 시인이 사랑의 사계절을 따라 걷는 61편의 서정시를 담은 시집 ‘그대, 폭설이 되어’를 출간해 눈길을 끈다. 순천 출신으로 순천고(36회)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강 시인은 1999년 ‘문학21’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공무원문예대전 수상 경력이 있는 실력파로 생활법 지침서 ‘법에 그런 게 있었어요?’를 펴낸 바 있다. 그는 지난해 말 전주지방검찰청에서 검찰부이사관으로 명예퇴직한 후 지난 1월부터 전주지방법원에서 집행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대, 폭설이 되어’는 시인으로 등단한 이후 오랜 시간 동안 서랍 깊숙이 간직해온 시편들을 꺼내어 한 권의 책으로 엮은 첫 시집이다. 강 시인은 이 시집을 “청춘의 넋에 보내는 박수”라고 말한다. 책에는 그의 청춘과 사랑, 그리움과 기다림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시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네 개의 계절로 펼쳐지는 사랑의 서사를 표현했다. 각 계절은 사랑의 단계를 상징하고, 독자는 계절의 변화를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사랑의 깊이를 체험하게 된다. 그는 시라는 여인과 첫사랑에 빠진 청춘 시절부터 지금까지 묵묵히 자신만의 언어로 사랑과 그리움을 써 내려왔다. 시집에는 기교보다는 진심이, 화려함보다는 순수함이 담겨 있다. ‘사랑의 봄’에는 사랑이 찾아오는 순간의 설렘과 기대가 담겼다. ‘사랑의 여름’은 사랑이 무르익어가는 계절을 표현했다. ‘사랑의 가을’에서는 사랑의 깊이가 더해지면서 동시에 상실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모습이 보인다. ‘사랑의 겨울’은 이별과 기다림의 계절로 그렸다. 떠난 person을 기다리는 애절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했던 시간을 아름답게 기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의 시는 어렵지 않다. 화려한 수사나 난해한 은유 대신 일상의 언어로 사랑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했다. 또 한국적 정서가 깊이 배어 있다. ‘개불알꽃’, ‘접시꽃’, ‘꽃무릇’, ‘목련 떨어지다’ 같은 시편들은 우리 들과 산에 피는 소박한 꽃들을 통해 사랑을 노래한다. 제목처럼 이 시집은 특히 겨울에 읽기 좋다. 눈이 내리는 밤,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시집을 펼쳐 든다면 어느새 시인과 함께 사랑의 사계절을 여행하고 있음을 느낀다. 봄의 설렘을 떠올리고, 여름의 열정을 기억하며, 가을의 성숙함을 느끼고 겨울의 고요함 속에서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강 시인의 ‘그대, 폭설이 되어’는 오랜 시간 동안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를, 그 사랑이 우리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진솔한 고백이다. 그는 이 시집을 읽는 모든 독자가 자신만의 ‘그대’를 떠올리며, 사랑했던 혹은 사랑하고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누군가를 사랑해 본 적 있는 모든 이에게, 그리움으로 밤을 지새운 적 있는 모든 이에게 이 작은 위로를 건넨다고 전했다. “당신이 있어 나는 숨 쉬고, 당신이 있기에 나는 노래합니다.” - 본문 중에서.
  • 출판계도 故이해찬 추모 열기…“회고록 닷새 만에 1만부 주문”

    출판계도 故이해찬 추모 열기…“회고록 닷새 만에 1만부 주문”

    지난 25일 타계한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 대한 추모 열기가 서점가로도 이어졌다. 출판사 돌베개는 “지난 25일 이 전 총리의 별세 소식이 알려지면서 고인의 마지막 책 ‘이해찬 회고록’이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며 “닷새 만에 주문량이 1만 부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30일 밝혔다. 30일 오전을 기준으로 인터넷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온라인 서점에는 ‘이해찬 회고록’이 2월 출고 예정인 예약판매로 표시돼 있다. ‘이해찬 회고록’은 2022년에 출간된 것으로 성장기부터 민주화 운동 시기, 국무총리와 7선 국회의원을 지내기까지 정치인 이해찬의 인생을 압축해 보여준다. 돌베개는 이번 회고록 판매 증가에 대해 “고인에 대한 아쉬움, 고인에 대해 좀 더 알고자 하는 많은 사람의 열망과 함께 부조마저 받지 않는, 끝까지 공인의 자세를 보여 주시는 것에 대해 고인의 책으로 부조를 대신하려는 마음까지 합해진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돌베개는 ‘출판인’ 이해찬이 1979년 창립한 출판사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수감됐다 풀려난 고인은 동아일보 해직 기자들이 차린 ‘종각 번역실’에서 번역하며 출판 일을 배웠고, 1978년엔 신림사거리에 사회과학서점 광장서적을 열었다. 이듬해에는 장준하 선생의 수기 ‘돌베개’에서 따온 이름으로 ‘돌베게 출판사’를 세웠다. ‘민족경제론’, ‘학교는 죽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사회학적 상상력’ 등 당대 민주화 운동권의 필독서들이 대부분 고인의 기획과 번역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철희 돌베개 대표는 추도문에서 “고인은 출판 민주화 운동의 선구자”라며 “출판을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며 출판에 관해 관심과 애정을 잃지 않았던 고인의 따뜻한 마음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 老시인의 자유… ‘빵점’의 힘으로 쓰고 또 쓴다

    老시인의 자유… ‘빵점’의 힘으로 쓰고 또 쓴다

    김승희 시인 열두 번째 시집 출간불안·공허 등 통해서 자유를 찾아“슬리퍼 신고 있는 자유의 여신상자유는 이처럼 수수하고 허름한 것” 몇 차례 짧은 질문과 답변이 오가는 사이에 ‘불안’이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들렸다. 시인의 말을 자르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불안이 시인의 시를 추동하는 힘인가요?” 젊은 기자의 거침없는 무례에도 노(老)시인은 너그러웠다. “이런, 들켜버렸네. 호호.” 열두 번째 시집 ‘빵점 같은 힘찬 자유’를 펴낸 김승희(74) 시인을 29일 서울 창비서교빌딩에서 만났다. 1973년 등단 후 반세기 넘도록 여성의 몸으로 산다는 것, 여성의 몸으로 쓴다는 것에 천착한 시인은 비로소 ‘빵점의 자유’를 논한다. ‘빵점’은 절대적인 ‘없음’이다. 그곳에 자유가 깃든다. 하지만 인간은 ‘아무것도 없음’에서 또한 불안을 느끼기도 한다. 자유와 불안은 ‘짝패’다. 오직 인간만이 만끽할 수 있는. “여성이 글을 쓴다는 것은 여성의 몸으로 글을 쓴다는 것과 같습니다. 여성의 몸이 여성의 생리를, 여성의 생리가 여성의 심리를 일으킵니다. 여성은 늘 불안하고 긴장돼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 산고와 같은 두려운 경험을 쓰죠. 오늘날 여성의 시는 상당히 전복적이고 저항적입니다. 여성이 시를 쓴다는 것은 절박한 언어로, 절박한 리듬을 타는 일입니다.” 재미 예술가 차학경(1951~1982), ‘슈퍼스타’ 배우 최진실(1968~2008). 김승희는 황망하게 죽음을 맞이한 여성의 이름을 시집에 새겼다. 죽임을 당한 차학경과 죽음을 택한 최진실. 그러나 부조리한 건 둘 다 마찬가지다. 시인은 언젠가 멕시코의 한 신문에서 이런 문구가 쓰여 있는 팻말을 봤다고 했다. ‘여기에 시체나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한때 살아있던 몸. 그러나 잘리고 찢겨 이제는 쓰레기가 된 몸. 여전히 이런 일이 벌어지는 세계의 모순. 시인의 눈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온다. “‘나’는 ‘나’라고 믿습니다. 욕망으로 끊임없이 자아를 붙잡죠. 하지만 ‘나’라는 건 하나의 환상입니다. 동시에 그럼에도 ‘너’가 아니기 때문에 ‘나’일 수 있습니다. 나는 두 개의 ‘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아(自我)와 무아(無我)입니다. 자아는 욕망이고, 무아는 허공입니다. 욕망의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나는 나를 ‘공허의 빵점’에 놓아두기도 합니다.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이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이기에.” ‘나’가 무엇인지 집요하게 탐구하는 시편이 여럿 보인다.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일들이 나를 만들고/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일들로 나는 만들어진다…나는 어디까지 나인가?/나의 삶은 어디까지 내가 사는 것인가?”(‘앵앵의 무늬’), “죽음에 대해 생각할 때면/나는 타자라는 생각/은유도 아니고 상징도 아니고/다른 것도 아니고/죽음은 절대타자라는 생각”(‘나의 해골과 나의 타자’) 하지만 그럴수록 분명해지는 건 ‘나’라는 게 없다는 사실뿐이다. ‘나’가 존재한다고 믿고 싶은, 그 허황한 욕망만 거세진다. 그리하여 시인은 결국 ‘바니타스’(Vanitas·공허)를 되뇐다. “바니타스, 덧없다/바니타스, 쓰디쓰다/빨간 사과와 해골 아래/바람이 소멸이고 전설이다/허망의 내력조차 없다”(‘바니타스 아래 자유가 자란다’) 공허, 헛됨, 빵점, 무(無)…. 자유는 이런 것들에서 비롯된다. 자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리는 반드시 자유로워야 하나. “자유는 부정(否定)으로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부자유와 억압 속에서 그것이 산산이 부서질 때. 그 짧은 순간 빛이 내리쬘 때. 그럴 때 자유롭다고 느낍니다. 자유의 여신상을 보면 슬리퍼를 신고 있죠. 자유란 그런 수수하고 허름한 것입니다. 순간적인 해방과 동시에 존엄과 평화. ‘빵점 같은 자유’와 같은 말은 ‘빵점 같은 평화’이기도 합니다. 세상에 가장 어려운 게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 공자왈, 미워하시오… 단! 정확하게

    공자왈, 미워하시오… 단! 정확하게

    생각의 시체를 묻으러 왔다김영민 지음사회평론/292쪽/1만 7000원논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 경계시중 45종 번역서들 장단점 분석공자, 낡은 생각만 강조하지 않아금서의 귀환, 논어김기창 지음이음/316쪽/2만 5000원“잘못된 번역, 공자 ‘위선자’ 만들어”어짊·너그러움으로 해석돼 온 ‘仁’ 본래 분노와 용맹, 결기에 가까워 한국, 중국, 일본을 비롯해 유교의 영향을 받은 아시아 지역에서 ‘논어’는 단순한 고전이 아니다. 수천 년 동안 동아시아인의 사유와 행동 근거를 형성한 텍스트로 학문의 대상이자 치세의 원칙, 삶의 지침이었다. 논어의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논어 번역본과 논어를 바탕으로 한 자기계발서들이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 고루하고 곰팡내 나는 옛 생각들이 담겼을 것이라는 편견을 넘어 새로운 해석을 내세운 논어책들이 잇따라 출간되면서 눈길을 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김영민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논어 5부작’이다. 특유의 유머로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해석하는 칼럼니스트로 유명한 김 교수가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자라는 본업으로 돌아와 각 잡고 썼다. 김 교수의 5부작은 새로운 번역과 해설, 학술연구, 번역 비평 등 다층적 접근을 통해 기존 번역과 해석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부한다. 김 교수는 논어라는 고전을 ‘살아 있는 지혜’로 포장해 만병통치약처럼 사용하는 세태를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논어는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 편집자 손을 거쳐 형성된 텍스트이기 때문에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단락 간 흐름이 끊기는 부분도 있고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체계를 찾기 어렵기 때문에 독자가 자기 해석을 덧입히기 쉬운 텍스트다. 이런 특징은 오히려 논어를 요즘 ‘쇼츠’처럼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게 한다. 부담 없이 한 장을 읽고 덮어도 되고 각 장이 독립적으로 완결되기 때문에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 데나 펼쳐도 된다는 말이다. 5부작 중에 독특한 것은 ‘논어번역비평’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45종의 논어 번역서를 대상으로 각 번역본의 장단점을 분석하고, 더 나은 번역 방향은 무엇일까 고민한다. 번역본들의 우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번역본들이 어떤 해석과 번역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비교 분석함으로써 논어를 더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김 교수는 “공자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정확하게 미워하는 일’이었다”며 “말 그대로 누군가를 미워하고 비판하되 정확하게 미워하고 비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공자가 알려진 것처럼 인의예지신을 강조한 고루하고 낡은 생각만 강조했던 사람이 아니었다는 말이다. 김기창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출간한 ‘금서의 귀환, 논어’ 역시 기존의 해석을 뛰어넘는 도발적 내용으로 가득하다. 공자와 논어라고 하면 예의범절과 군사부일체, 어진 품성이나 논하며 동아시아 정신세계를 복고주의로 퇴행한 꼰대가 아니라 분노와 저항의 사상가였다고 복권을 시도한다. 김 교수는 “공자에 대한 비난의 상당 부분은 번역 오류에 기인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사태가 조금이라도 험악해지면, 당당하게 맞서기보다는 세상을, 나라를, 또는 사람을 피하고 도망할 궁리나 하는 것이 현자의 자세라는 식으로 잘못 번역한 게 공자를 비겁한 위선자로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본래 맹렬한 분노, 죽음도 두려워 않는 용맹함, 목숨 바쳐 이뤄야 할 윤리적 결기에 가까웠던 ‘인’(仁) 개념을 ‘어질고 너그러운 품성’으로 봉인한 해석 전통 역시 공자의 폭탄 같은 사상에서 뇌관을 제거해 버렸다고 설명한다.
  • 권위주의자들은 왜 과거를 지우나

    권위주의자들은 왜 과거를 지우나

    왜 권위주의 정권은 역사 지우기에 나서는가. 세계 곳곳에서 역사를 둘러싼 싸움은 어째서 민주주의 존립과 연결되는가. 이런 의문을 제기하고 권위주의의 논리를 해부한 책이 출간됐다. 예일대 철학과 교수를 역임한 미국 사회철학자 제이슨 스탠리의 ‘역사를 지우다’는 권위주의가 어떤 논리와 제도를 통해 과거를 통제하고 그로 인해 시민이 선택 능력을 잃어 가는 과정을 분석한 정치철학·역사 보고서다. 저자는 러시아, 인도, 튀르키예, 이스라엘, 헝가리 등의 사례를 통해 권위주의 정치가 어떻게 과거를 재단하고 교육과 기억 제도를 재설계하는지 분석한다. 이어 자신이 살고 있는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중심 사례로 삼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역사·시민교육의 언어와 기준을 바꾸려는 시도를 벌이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는 권위주의 정권이 단일한 권력 서사를 주장한다면 민주주의에서 역사는 신화로 존재하지 않고 유동적이라고 설명한다. 역사는 시민에게 국가 이야기의 공동 저자로서의 역할을 요구한다고 강조한다. 역사 지우기에 활용되는 것은 교육이다. 권위주의자들은 현 체제에 반대하는 봉기의 역사를 교육과정에서 삭제하거나 애초에 가르칠 수 없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체제에 대한 도전을 생각할 수 없도록 한다. 권위주의는 교실 내 간섭과 도서 검열, ‘정치적 중립’과 ‘애국 교육’을 내세우며 교육과정을 평면화한다. 러시아는 전쟁 정당화와 교과서 개정이 어떻게 맞물리는지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러시아 교과서는 ‘우크라이나인이 독립적 역사, 정체성, 언어를 지니지 않는다’라고 서술하며 2014년 이후의 갈등을 내전으로 규정하거나 러시아의 개입은 지워 침공의 책임을 흐린다. 그는 이런 ‘가짜 역사’가 아니었다면 러시아 내부의 전쟁 지지도는 지금과 달랐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저자는 역사를 지우려는 움직임이 국경을 넘어 공유되는 공통된 기술임을 보여주며 ‘역사 되찾기’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권위주의가 과거를 재단하려 할 때 역사를 지키는 방법은 다양한 자료를 읽고 가르칠 수 있는 제도적 조건을 지키는 일, 교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호하는 일, 박물관·도서관의 연대를 통해 공공 기억의 기반을 넓히는 일 등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 “뱀파이어인가?”…40년간 미모·몸매 불변, 美 최고의 피트니스 강사의 ‘비결’

    “뱀파이어인가?”…40년간 미모·몸매 불변, 美 최고의 피트니스 강사의 ‘비결’

    미국 최고의 피트니스 강사 데니스 오스틴(68)이 40년 전에 찍은 수영복 사진과 현재의 모습을 비교한 게시물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미 폭스뉴스에 따르면 오스틴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비교한 사진을 공개하며 “비결은 특별한 운동이 아니라, 멈추지 않는 습관”이라고 밝혔다. 그는 매일 하는 30분 운동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를 거듭 강조했다. 오스틴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30분이 활력을 느끼고 신진대사를 회복시키는 데 완벽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운동할 시간이 없다는 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운동을 세분화해서 10분짜리 운동을 3번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몇 년 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도 괜찮다. 10분만 작게 시작하면 큰 차이를 느낄 것”이라며 “신진대사가 촉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68세인 그는 2023년, 30대 시절 입었던 분홍색 수영복을 다시 입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오스틴은 “30년 전의 핫핑크 수영복을 입어 너무 즐거웠다. 지금도 그때처럼 자신감이 든다”고 전했다. 공개한 영상 속 그는 분홍색 수영복을 입고 바닷가 모래사장 위에서 스트레칭을 하며 밝게 웃고 있었다. 오스틴은 미 TV 방송 최고의 피트니스 강사로 꼽힌다. 1990년대 에어로빅 비디오를 출시한 그는 헬스장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노력했다. 매트·의자·수건 등을 활용해 집에서 운동하는 방법을 담은 DVD는 2400만개 이상 판매됐으며, 건강 관련 서적도 10권 넘게 출간했다. 오스틴처럼 오랜 시간 운동과 식단 관리로 놀라운 몸매를 유지하고 있는 모델들이 화제다. 최근 미국 모델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통하는 크리스티 브링클리(71) 역시 20대 못지않은 몸매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브링클리는 지난 17일 SNS를 통해 카리브해에서 망중한을 보내는 근황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빨간색 비키니 수영복을 착용한 그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군살 없이 탄탄한 몸을 선보였다. 500개 이상의 잡지 표지 모델을 장식한 브링클리는 오랜 시간 요가와 스트레칭으로 아름다운 몸을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역시 매일 30분간 운동의 장점을 역설했다. 브링클리는 과거 인터뷰에서 자신의 몸매 비결에 대해 “20~30분 정도 핵심 근육 운동을 하고, 요가도 즐겨 한다”고 밝혔다.
  • 찰나의 B컷에 담긴 세상의 여백… 오종찬 사진에세이 출간

    찰나의 B컷에 담긴 세상의 여백… 오종찬 사진에세이 출간

    2018년부터 6년간 연재된 ‘오종찬 기자의 Oh!컷’ 256장 엮어 보도사진의 정형성 탈피, 드론과 감성적 시선으로 포착한 일상신문 1면에 실리는 단 한 장의 ‘A컷’을 위해 사진기자는 현장에서 수없이 셔터를 누른다. 선택받지 못한 ‘B컷’들은 지면 뒤로 사라지지만, 때로는 그 속에 더 진솔한 세상의 풍경과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다. 조선일보 사진부 오종찬 기자가 2018년부터 2024년까지 6년간 연재한 사진 칼럼을 엮은 포토 에세이집이 출간됐다. 저자는 2006년 입사 이래 DMZ 특별취재, 유라시아 자전거 평화원정단 등 굵직한 기획 취재 현장을 누벼온 베테랑 사진기자다. 딱딱한 보도사진의 문법에서 벗어나 ‘싸이월드’ 감성처럼 말랑하고 따뜻한 시선을 뉴스에 접목하려 했던 저자의 고민은 매주 토요일 연재된 ‘오종찬 기자의 Oh!컷’으로 구체화되었다. 이 책은 단순히 현상을 기록하는 것을 넘어, 일상의 틈새를 새로운 앵글로 포착하기 위한 저자의 땀방울이 배어 있다. 사진 한 장을 위해 해남 땅끝마을까지 왕복 8시간을 운전하고, 드론을 띄워 새의 시선(Bird’s Eye)으로 세상을 조망하는 등 치열한 취재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총 5개의 챕터로 구성되었다. ▲한국의 사계절과 자연의 색을 담은 ‘아름다움’ ▲이웃들의 진솔한 삶을 기록한 ‘사람 이야기’ ▲팬데믹의 고립 속에서도 피어난 인간미를 포착한 ‘코로나 시대’ ▲드론 촬영을 통해 낯선 시각적 즐거움을 주는 ‘하늘에서 바라본 세상’ ▲결정적 순간의 미학을 다룬 ‘그 순간’ 등 총 256컷의 사진이 독자를 기다린다. 우리가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일상의 순간들이 기자의 뷰파인더를 통해 어떻게 재해석되었는지, 이 책은 조용하지만 힘 있는 목소리로 독자들에게 ‘다시 보기’의 미학을 전한다.
  • 원작 독자들 “예고편만 봐도 눈물”…넷플릭스가 소설 원작으로 제작한 ‘한국 영화’

    원작 독자들 “예고편만 봐도 눈물”…넷플릭스가 소설 원작으로 제작한 ‘한국 영화’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하는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가 공개 전부터 원작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 영화 ‘파반느’는 오는 2월 20일 공개된다. 이 작품은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을 비춰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09년 출간된 박민규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으로 한다. 연출은 앞서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탈주’ 등에서 차가운 현실에 놓인 청춘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이종필 감독이 맡았다. 주연 배우로는 고아성, 변요한, 문상민 등이 출연한다. 고아성은 극 중 음울한 인상 때문에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받고, 이를 피해 눈에 띄지 않으려 애쓰며 마음을 닫고 살아온 백화점 직원 미정 역을 맡았다. 변요한은 미정과 함께 백화점 주차장에서 일하며 독특한 유대로 버팀목 같은 역할을 하는 요한 역으로 분했으며, 문상민은 꿈을 접고 백화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곳에서 만난 미정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경록을 연기한다. 지난 23일 넷플릭스가 공개한 ‘파반느’의 예고편은 각기 다른 상처를 품은 세 청춘의 모습을 담아내 눈길을 끌었다. 예고편에서 경록은 어두컴컴한 주차장에서 만난 미스터리한 여자 미정을 궁금해한다. 요한은 미정의 별명이 직원들 사이에서 공룡이라고 설명한다. 경록은 그런 미정에게 눈길이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해 여름, 그는 태어나 처음으로 사랑에 빠졌다”는 요한의 대사가 이어지며 그들 간의 로맨스 관계가 펼쳐질 것을 암시한다. 요한은 미정과 경록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며 특유의 재치와 익살로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다. 두 사람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며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의 풋풋한 설렘을 전한다. 후반부에는 ‘모든 사랑은 오해다. 역시나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해야 할 당신을 위해’라는 문구가 등장해 ‘파반느’만의 달콤하고도 쌉싸름한 멜로 감성을 예고한다. 예고편이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는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예고편만 봐도 명작 느낌이 난다”, “자극적이지 않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영화 같아서 보고 싶다”, “출연 배우 라인업이 좋아서 더 궁금해진다” 등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또 “소설 읽고 통곡했던 게 기억난다. 벌써 눈물이 날 것 같다”, “감명 깊게 읽은 소설이라 영화도 기대된다”, “원작을 어떻게 영화로 풀어냈을지 궁금하다” 등 원작과 관련한 반응도 잇따랐다.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잊고 있던 사랑의 감정을 전하며 담담한 위로와 따듯한 응원을 건네는 ‘파반느’는 오는 2월 20일 공개된다.
  • 김영춘 충남도교육감 출마 ‘세 과시’…출판기념회 성황

    김영춘 충남도교육감 출마 ‘세 과시’…출판기념회 성황

    ‘교육을 품다 희망을 빚다’ 출판기념회‘AI 위에 사람을 세우는 교육’ 강조 “31년 교육의 길에서 얻은 깨달음으로 충남 교육의 밝은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습니다.” 김영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이 24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충남교육감 출마를 위한 세를 과시했다. 김 위원은 이날 공주대 천안캠퍼스에서 31년 7개월간 교육 현장과 지역사회에서 쌓아온 경험을 기반으로 자신의 교육 철학을 담은 저서 ‘교육을 품다 희망을 빚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책은 정부 교육 공약인 ‘공교육의 국가책임’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시대 아이들을 위한 교육혁명, 교사의 책임, 학교폭력 그림자, 고교평준화 등 자신의 국가균형발전 미래 비전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충남·대전 통합으로 산업생태계 전환과 ‘서울대 10개 만들기’가 결합할 때, 지역인재 육성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이를 통해 국가균형발전의 실질적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전환 시대에 변화의 출발점은 교육이지만, 서울 중심 일극 체제에 갇힌 현재 입시교육으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며 “이제는 생각하는 교육, 질문하는 교육, AI 위에 사람을 세우는 교육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양승조 전 충남지사, 이정문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 이재관 국회의원 등 충청권 정·관·학계 인사들이 참석해 김 위원에게 힘을 보탰다. 축사에 나선 이정문 민주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오늘 출판기념회는 한 학자의 저서 출간을 넘어, 충남교육과 대한민국의 미래 교육을 고민해 온 준비된 전문가의 길을 확인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앞서 김 위원은 20일 ‘충남형 교육 기본수당’ 등 충남형 국가책임 교육 5대 비전과 10대 핵심 공약을 제시하며 충남교육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공주대 부총장을 역임하고 명예교수로 후학을 양성 중인 그는 이재명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후보 직속 교육정책특보와 K-교육정책특보단장, 충남공동선거대책본부장 등으로 활동했다.
  • 충북지사 선거전 본격화…출마 선언·출판기념회 잇따라

    충북지사 선거전 본격화…출마 선언·출판기념회 잇따라

    6.3 충북지사 선거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출마 선언과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후보들이 속속 링 위에 오르고 있다. 2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3선인 조길형 충주시장이 오는 30일 퇴임식을 갖고 선거전에 뛰어든다. 조 시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다음 달 3일부터 도지사 예비후보 등록을 시작하지만, 서두를 생각은 없다”며 “30여년 간의 경찰 공무원 생활과 충주시장을 지내며 쌓은 자산을 밑천 삼아 겸허하고 성실하게 활동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당내 경쟁이 예상되는 윤희근 전 경찰청장은 다음 달 7일 청주 오스코에서 ‘윤희근의 숨’ 출간기념 북콘서트를 갖는다. 재선 도선이 확실시되는 김영환 충북지사는 다음 달 28일 청주 엔포드호텔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재판 변호인으로 활동한 윤갑근 전 국민의힘 충북도당 위원장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윤 전 위원장은 오는 26일 충북도청 출입 기자들과 만나 향후 거취를 밝힐 예정이다. 윤 전 위원장 측근은 “출마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3선인 송기섭 진천군수가 지난 8일 처음으로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하면서 일찌감치 선거전에 가세했다. 송 군수는 지난 17일 지역 호텔에서 ‘벽을 뚫어 길을 내다’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민주당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는 29일 충북도청에서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다. 출판기념회는 하지 않기로 했다. 노 전 실장 선거를 돕고 있는 A씨는 “지난 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후 4년 동안 단단히 준비해 왔다”며 “현재 공약을 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신용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는 31일 ‘선택’ 출판기념회를 연다. 신 부위원장은 시내버스 광고판까지 활용하는 등 대대적인 출판기념회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한범덕 전 청주시장은 이달 말 출마 선언 후 예비후보로 등록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당 임호선(증평·진천·음성) 국회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낯선 존재를 향한 공포 극복법… 나도 같은 낯선 존재임을 깨닫기

    낯선 존재를 향한 공포 극복법… 나도 같은 낯선 존재임을 깨닫기

    낯선 존재를 향한 적대와 공포는 본능에 속한다. 하지만 불가피하다고 그저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오늘날 인류가 공멸을 앞둔 이유가 바로 이 적개심 때문이니까. 낯선 것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을까. ‘나’조차 누군가에게 낯선 존재라는 당연한 이치를 몸으로 알아차릴 때 사랑의 혁명은 비로소 이뤄질 수 있다. ●美 발표 39년 만에 국내 번역 미국 소설가 옥타비아 버틀러(1947 ~2006)의 소설 ‘새벽’이 마침내 한국어로 번역됐다. 미국에서 1987년 발표된 지 39년 만이다. 버틀러의 ‘제노제네시스 3부작’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출판사 허블은 후속작 ‘성인식’과 ‘이마고’도 곧 출간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1970년대 활동을 시작한 버틀러는 SF문학의 역사에서 전설과도 같은 존재다. 명문대를 나온 엘리트 백인 남성이 주름잡던 당시 SF문학계에 등장해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버틀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낮에는 임시직 노동자로 일했고 밤에 야간 전문대학에 다니며 글을 썼다. 흑인 여성으로서 인종·젠더·환경 문제에 집중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SF소설 세계관을 만들어 냈다. ‘새벽’을 시작으로 하는 ‘제노제네시스’는 이종(異種)을 뜻하는 접두사 ‘제노’(Xeno)와 창세, 기원 등을 의미하는 ‘제네시스’(Genesis)의 합성어다. “우리가 보기에 당신들은… 합의를 이룬 것 같았거든요. 다 같이 죽기로.”(30쪽) ●외계인의 눈으로 인간 조명 소설은 줄곧 외계 생명체의 눈으로 인간을 조명한다. 그들의 시각에서 인간이 지금 세계 곳곳에서 벌이는 행위의 목적은 분명하다. 함께 멸망하는 것. 멸망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 이야기는 핵전쟁 이후 살아남은 인간 주인공 ‘릴리스’의 시점에서 시작된다. 인류는 자멸의 길을 택했지만, 외계 종족 ‘오안칼리’는 그 중에서 일부를 구조한다. 릴리스도 그중 하나다. 그리고 릴리스를 비롯해 살아남은 인간에게 ‘거래’를 요청한다. 오안칼리에게 거래란 유전자를 교환하는 행위를 뜻한다. ‘배’로 불리는 거대한 생명체를 타고 우주를 떠도는 오안칼리는 새로운 종을 만나면 그들한테서 우수한 유전자를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낯선 것을 적대시하는 인간과는 다르다. 오안칼리는 낯선 것에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고, 그 낯선 존재의 일부를 자기의 것으로 받아들인다. “당신들은 매혹적이에요. 당신들은 두려움과 아름다움의 희귀한 결합이거든요. … 당신들 스스로의 개성과 문화가 곧 당신들이에요. 우리는 그런 것들에도 관심이 있어요. 당신들을 힘닿는 데까지 많이 구하려고 했던 이유도 바로 그거예요.”(274쪽) ●정상성의 신화에서 벗어나야 주인공의 이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릴리스는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고대 유대·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아담의 첫 번째 아내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브가 아담의 갈비뼈에서 창조된 것과 달리 릴리스는 아담과 마찬가지로 흙으로 만들어진 인물이다. 과거 한 인터뷰에서 버틀러는 실제 이 릴리스에서 주인공의 이름을 따왔다고 밝힌 바 있다. 남성에 순종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악마화된 낯선 존재. 버틀러가 자신의 창세기에서 릴리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에는 지금의 문명을 뒤집어서 보겠다는 비판적 메시지가 담겨있다. “난 그때쯤 우리가 뭐가 돼 있을지 궁금해요. 인간은 아니에요. 더 이상 인간은 아닐 거예요.”(351쪽) 오안칼리에는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性) ‘울로이’가 있다. 두 성을 오가며 중재하는 존재로 그려진다. 릴리스는 울로이 ‘니칸지’를 통해 새로운 존재로 거듭난다. 성별의 이분법에 익숙한 우리는 소설이 쓰인 지 4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男)과 여(女) 외에 또 다른 정체성을 가진 존재가 우리 사이에 있다는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여기서 ‘퀴어’를 생각한다. 완벽하게 ‘정상적인’ 존재가 존재할 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 ‘퀴어한’ 존재다. 그렇다면 퀴어는 포용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상성의 신화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그것은 우리 스스로가 누군지 깊이 성찰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 성찰이 필요한 사회… 다시, 신영복을 읽다

    성찰이 필요한 사회… 다시, 신영복을 읽다

    13인의 시각으로 본 ‘시대의 스승’서구의 존재론 아닌 동양의 관계론관계·연대·공존 중시한 삶과 사상 갈등·혐오·정보의 홍수 속 재조명 “우산을 먼저 보고 비를 나중에 보는 어리석음이 부끄러워지는 계절, 남들의 세상에 세들어 살 듯 낮게 살아온 사람들 틈바구니 신발 한 켤레의 토지에 서서 가을이면 먼저 어리석은 지혜의 껍질들은 낙엽처럼 떨고 싶습니다.” (신영복 서화집 ‘처음처럼’ 중에서) 세계와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로 공부의 방향을 알려주던 ‘시대의 스승’ 신영복(1941~2016)의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사상을 다시 한번 톺아볼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신영복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20년 20일 동안 영어의 몸이 됐다가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 김대중 정부 당시 사면 복권됐다. 신영복이 쓴 옥중서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뛰어난 한글 서예 솜씨로 ‘더불어숲’, ‘여럿이 함께’, ‘함께 맞는 비’ 등 수많은 서화를 남겼다. 소주 ‘처음처럼’ 글씨로도 유명하다. ‘신영복 다시 읽기’는 신영복의 삶과 사상에 대해 문화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 등 각기 전공 분야가 다른 학자 13명이 신영복을 해석하고 정리한 내용이 담겼다. 신영복을 읽는 ‘신영복 강의’인 셈이다. 이 책과 더불어 신영복의 모든 말과 글을 망라한 신영복 전집(전 11권)도 함께 출간됐다. 여기에는 신영복이 직접 그린 ‘청구회의 추억’ 그림과 석사 논문, 연보 등이 담겼다. 신영복은 살아생전 상대를 누르고 나의 존재를 강화해야 살 수 있다는 근대 서구 문명의 ‘존재론’을 극복하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문명 논리를 ‘관계론’이라고 표현했다. ‘더불어숲’은 그의 철학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숲은 다양한 생명이 서로를 인정하고 승인하면서 함께 사는 공존과 연대의 공간이기 때문이다. 신영복은 존재론적 세계관을 극복할 새로운 사상적 담론의 근거를 동양 사상에서 찾았다. ‘논어’에 나오는 ‘군자화이부동’(君子和而不同), ‘소인동이불화’(小人同而不和), ‘군자는 화(和)하되 동(同)하지 않고 소인은 동하되 화하지 않는다’를 신영복은 “군자는 다양성을 인정하며 지배하려고 하지 않고, 소인은 지배하려고 하며 공존하지 못한다”로 해석했다. 그가 말하는 공부는 ‘세계 인식’과 ‘자기 성찰’로 정리된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것이 공부라는 것이다. 신영복은 머리, 가슴, 발로 이어지는 공부를 ‘가장 먼 여행’이라고 표현한다. 머리는 차가운 이성적 사고로 대상을 관찰하는 것이고 가슴은 애정과 공감이다. 발은 나아가 연대하고 실천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이다. 공부의 핵심은 변화에 있다. 책을 그저 세 번 읽는 게 아니라 텍스트 그 자체, 저자,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 자신을 읽어야 한다는 ‘서삼독(書三讀)’은 사유의 틈을 벌린다. 신영복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변방’은 새로운 창조성이 싹틀 수 있는 변화의 공간이 된다. 신영복이 없는 10년 사이 세상은 더 빠르게 바뀌었지만, 갈등과 혐오는 더 짙어졌다. 정보의 홍수로 많은 사람이 더 이상 스스로 생각하지 않고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목소리 큰 누군가의 생각을 자기 생각인 듯 착각한 채 살아가기도 한다. 지금 다시, 신영복이라는 큰 스승의 말과 글이 절실한 이유가 여기 있다.
  • 1950년대 대표시인 공중인 작품집 출간

    1950년대 대표시인 공중인 작품집 출간

    시인 공중인(1925~1965)의 작품집 ‘또 하나의 무지개’(북 레시피 펴냄)가 출간됐다. 그는 함경남도 이원에서 태어나 1946년 김윤성·정한모·조남사와 ‘시탑’ 동인으로 활동하며 등단했다. 이후 ‘신세기’ 편집기자와 ‘희망’과 ‘여성계’ 편집장, ‘자유신문’과 ‘삼천리’ 주간을 역임하기도 했다. 공 시인은 영국 낭만주의와 프랑스 상징주의의 영향을 받아 매우 현대적인 서정의 세계를 노래했다. 다소 난해하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라일락’처럼 전통적 운율에 기초한 정감어린 작품도 적지 않다. ‘라일락’은 ‘한 떨기 라일락의 / 푸른 숨결이 그리워 / 오월은 저렇게 푸르렀나 보다’로 시작한다. 공 시인은 6.25전쟁 기간에는 밀려드는 공산군의 격퇴를 절절하게 호소하는 애국시를 자신의 목소리로 방송 전파에 띄워 보내기도 했다. 1951년에는 육군사관학교 교가 공모에 작곡가 김순애와 참여해 당선됐다. 공 시인이 지은 육사 교가의 가사는 ‘동해수 구비 감아 금수 내 조국’으로 시작한다. 신경림 시인은 생전 “1950년대 가장 인기 있는 시인이 공중인”이라면서 “신문에 시를 연재했는데 가판에 그 사람의 시가 없으면 안 팔릴 정도”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시인의 아들로 이번 시집 출간을 주도한 공명재 전 계명대 교수는 “지금은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이 별로 없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던 독자들로부터 열렬히 사랑받으셨다는 점에서 행복한 분이셨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무지개’는 역시 아들이 주도해 2015년 펴낸 아버지 시집 ‘무지개’에 실리지 않은 작품을 모은 것이다. 시 ‘묘비명’에서 ‘내 노래의 무덤은 하늘의 무지개’라고 한 것에서 시집 제목을 ‘또 하나의 무지개’로 정했다고 한다.
  • [정은귀의 시선] 마침내 웃으며 앉는

    [정은귀의 시선] 마침내 웃으며 앉는

    충분히 멀리 헤매고 나면 당신은 그리로 가시겠지요 당신이 거기 가시면 그분들이 앉을 자리 하나 주실 거예요 멋진 의자에다, 당신만을 위한 자리, 친구들이 다 거기 계실 거예요 얼굴에 웃음 짓고 그분들도 다 자기 자리가 있을 거예요. - 로버트 크릴리, ‘아 안 돼’ 세밑에 아버지를 잃고 새해를 맞았다. 음력 절기로는 아직 세밑이다. 정리와 희망이 함께 공존하는 이 시기에 죽음으로 아파하고 죽음에 대해 묵상한다. 나쁘지 않다. 아니, 어쩌면 딱 좋은 시간인지도 모른다. 그리움 추스르며 말한다. 아버지, 이 시간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슬픔에 막막할 때 이 시가 눈에 들어왔다. 로버트 크릴리. 지난가을에 번역 출간된 시집 ‘나는 긴장을 기르는 것 같아’에 실려 있다. 시의 영어 제목은 ‘Oh No’인데, 느낌을 살려서 나는 ‘아 안 돼’로 옮겼다. 타인의 죽음 앞에서, 더구나 그 타인이 둘도 없이 가까운 친구거나, 부모님이거나 형제자매 혹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아이일 때, 이 지상에 덩그러니 남은 이에게 허락되는 단어는 많지 않다. 영어로는 오 노, 한국어로는 아 안 돼. 그 강렬한 부정형의 탄식 외에 무엇이 가능할까. 그런데 이 시를 읽어 보면 깊은 슬픔이 없다. 비통한 탄식도 없다. 제목에서 탄식은 깔끔하게 끝난다. 그런 후 죽음 이전과 이후의 여정을 가볍게 얘기한다. 많이 헤매고 난 후 다다르는 그곳. 첫 행 ‘If you wander far enough’는 어떤 사람도 죽음에 이르는 여정이 쉽지는 않음을 암시한다. 늙어 죽든, 젊어 죽든, 병이 있든지 없든지 간에 생명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은 고통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그 고통의 시간은 짧기도 길기도 하겠지만 어떤 죽음이든 쉬운 죽음은 없다. 그걸 첫 행이 간소하게 말해 준다. 지상에서의 우리 발걸음은 어쩌면 매일 반복하는 떠돎, 헤맴이 아닌가. 그러다 도착한 그곳. 지금 여기의 우리는 그곳이 어디인지 모른다. 시에서도 그냥 ‘it’이라고만 부른다. heaven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는 시인, 나는 그가 의도적으로 이 단어를 피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옥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첫 연의 이야기로 우리는 그곳이 천국인지 지옥인지 모른다. 앉을 자리 하나가 허락되는 곳. 어쩌면 심판대일 수도 있다. 2연에서 시인은 거기 멋진 의자가 있다고, 당신만을 위한 자리가 있다 한다. 한 사람에게 하나씩 허락되는 자리. 친구들이 다 거기 있을 거라고 하는데, 웃고 있을 거란다. 이 말은 어쩐지 신비로운 안도감을 준다. 지상에서 자기 자리를 편히 갖지 못했던 이들도 다 차지하게 될 자신만을 위한 의자. 시를 읽다 보면 마음이 누그러진다. 남은 자의 비통이 없는 곳, 죽음의 먼 여정을 떠나는 이가 느끼는 두려움도 없는 곳. 멀리 헤맨 후에 다다르게 되는 평안한 곳에는 오로지 쉼만 있다. 친구들도 있다 하니 더 바랄 것이 뭐 있겠는가. 이 시를 나는 아버지께 가만히 읽어드린다. 시를 번역할 때는 시인이 죽은 친구에게 건네는 이야기의 느낌을 살려서 옮겼다. 그래서 ‘도착할 거야’, ‘내어줄 거야’ 친구에게 건네는 다정한 대화체로 번역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께 들려드리면서 높임체로 바꾸어 보아도 그리 나쁘지 않다. 산에 아버지를 모시면서, 아버지 편안하시지요? 이제 그립던 친구들도 만나시겠지요? 큰아버지도, 이모도 같이 만나 정담 나누세요. 기도처럼 말씀드렸는데, 돌아와 생각하니 이 시가 바로 그런 대화다. 마침내 웃으며 앉는 자리, 죽음 이후를 이토록 가볍고 친근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여유는 시인의 예지 외에 다른 것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시인은 누구나 두려워하는 죽음을 이토록 다정한 일상으로 끌어들인다. 영어로 시를 소리 내어 읽어 본다. 무심한 듯 발랄한 지혜가 더 선명하게 전해진다. 오늘도 죽음으로 가는 우리, 죽음을 앓는 우리, 시를 통해 평안을 느껴 보기를. 마침내 앉게 되는 그 자리는 지금 삶의 발자국이 만들 것이다. 그러니 오늘, 잘 살아야 한다. 정은귀 한국외대 영미문학문화학과 교수
  • 현장홍보 전문가가 전하는 말 잘하는 법…‘일잘러의 말하기 사전’

    현장홍보 전문가가 전하는 말 잘하는 법…‘일잘러의 말하기 사전’

    실력에는 자신이 있지만 소통이 서투르거나 말실수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사람은 어디나 존재한다. 실전에서 말을 좀 더 잘 할 수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이 담긴 ‘일잘러의 말하기 사전’(이비락)이 출간됐다. 저자는 직장 생활을 1·5·10·15년 차 4단계로 나눠 각 시기마다 마주하게 되는 결정적인 대화의 순간들을 200가지 실전 문장으로 정리했다. 저자는 “말센스는 타고나는 기술이 아니라 태도의 기록”이라고 강조하며 첫인사부터 전화 응대, 이메일, 보고, 거절, 그리고 리더의 품격이 담긴 건배사에 이르기까지 비즈니스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있는 ‘말하기’ 가이드를 제시한다. 말하기에 있어 잘못된 예시와 올바른 예시, 또한 말하기 3초 전의 체크리스트, 피해야 할 회의 첫 멘트, 이메일 쓰기의 3원칙, 어색함을 깨는 말, 나만의 말센스 루틴 등 다양한 상황의 말하기 기술도 담겼다. 책을 쓴 저자는 12년째 공공기관에서 언론홍보를 담당하며 ‘말 때문에 꼬인 일’과 ‘말 한마디로 풀린 일’을 누구보다 많이 경험한 현장형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신입에게는 첫 인사를, 실무자에게는 협업의 언어를, 리더에게는 태도를 담은 문장을 제안한다. 236쪽, 1만 8000원.
  •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 인식은 가능한가

    [김정인의 역사프리즘]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 인식은 가능한가

    최근 잇달아 열린 한중, 한일 정상회담은 한국의 ‘중재자’ 역할을 기대하게 했으나, 동시에 뿌리 깊은 역사 갈등이라는 난제도 재확인시켰다. 21세기 들어 시민사회는 역사 왜곡에 항의하는 것을 넘어 대화를 통해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 인식을 마련하고자 부단히 노력해 왔다. 그 대표적 결실이 바로 한중일 역사학자와 교사, 시민운동가들이 24년간 공들여 발간한 세 권의 공동 역사서라고 할 수 있다. 시작은 2001년이었다. 일본 우익이 주도한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후소샤에서 출간한 역사 교과서가 일본 정부의 검정을 통과하자 한국과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듬해 중국 난징에서는 식을 줄 모르는 역사 갈등을 논의하기 위한 ‘역사 인식과 동아시아 평화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중일이 함께 역사책을 쓰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는 한국의 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일본의 어린이와교과서전국네트워크21, 중국의 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를 기반으로 한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이후 수많은 국제회의와 치열한 논쟁을 거쳐 ‘미래를 여는 역사’(2005),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2012), ‘평화를 여는 역사’(2025)가 차례로 세상에 나왔다. 24년을 이어 온 한중일 역사 대화의 핵심은 공유된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동의 역사 인식을 형성하는 데 있었다. 특히 근현대사를 중심으로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과 식민 지배, 전쟁의 참상 그리고 전후 동아시아 냉전 체제와 분단 등을 다루면서 가해와 피해의 역사를 넘어 상호 이해와 화해의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한중일 편찬위원들은 서로의 역사 인식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수많은 논쟁과 갈등의 고비를 넘어 합의점을 찾아나갔다. 중일전쟁의 도화선이 된 ‘루거우차오 사건’은 공동 역사 인식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 주는 상징적 사례다. 일본에선 처음에 루거우차오 사건 발발의 책임 주체를 서술하지 않았다. 당연히 중국이 반발했고 몇 번의 수정이 오간 후에 ‘미래를 여는 역사’에는 “1937년 7월 7일 밤, 일본군은 베이징 교외에서 루거우차오 사건을 일으켰다”라고 서술했다. 또한 일본은 초고에서 중일전쟁의 원인이라며 일본 정계 및 군부 지도자들의 전쟁론을 장황하게 서술했다. 이에 한국과 중국은 전쟁의 불가피성을 항변하는 서술에 불과하다며 전쟁의 전개 과정과 민중의 피해에 초점을 맞추라고 요구했고 일본은 이를 수용했다. 두 번째 공동 역사서인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에서는 일본의 루거우차우 사건 도발 상황은 물론 중일전쟁의 전개 과정과 결과를 상세하게 서술했다. 나아가 중일전쟁 원인에 대한 일본의 입장을 배제하지 않고 중국과의 인식 차이를 ‘중일전쟁의 필연성과 우연성’이라는 칼럼에 담았다. 중국은 일본이 필연적이고 계획적으로 침략전쟁을 일으켰다고 보며 일본은 일본 정부가 군부에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다가 전면전을 시작했다고 본다는 점을 비교했다. 두 번째 공동 역사서에서는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의 기억을 다룬 장을 두고 세 나라 학자들이 격렬한 논쟁을 벌였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한국이 서술한 본문과 함께 일본과 중국의 입장을 병기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중국 입장 중에 ‘한국은 일본군으로 끌려간 한국인을 전쟁 피해자로 서술했지만, 중국 민중은 그들을 가해자로 여겼다’라는 대목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세 번째 공동 역사서인 ‘평화를 여는 역사’에서는 일본의 도발을 강조하던 루거우차오 사건 서술이 “1937년 7월 7일 루거우차오에서 중일 양군이 격돌했다”로 달라졌다. 일본이 책임 집필했지만 중일전쟁 발발의 우연성을 더이상 강조하지 않았고 일본의 전쟁 도발 과정을 상세히 서술했다. 중국도 일본도 기존의 역사 인식을 고집하지 않고 교집합으로서의 공동의 역사 인식을 형성하는 것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지속적인 역사 대화를 통해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 인식은 상대방의 역사 인식에 대한 객관적 접근과 동시에 자신의 역사 인식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동반해야 한다는 사실을 체득했기에 가능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비대면 회의로 역사 대화를 이어 간 끝에 2025년 세상에 나온 세 번째 공동 역사서는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 인식 형성을 통해 평화로운 미래를 지향한다는 역사 대화의 원칙을 담되 도서명은 나라마다 달리했다. 한국에서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평화를 여는 역사’라는 제목으로, 일본에서는 패전 80주년을 맞아 ‘신(新)미래를 여는 역사’라는 이름으로 출간됐다. 최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되는 동아시아 신냉전의 현실을 반영하듯 중국에서는 아직 출간되지 못했지만 제목은 ‘다원적으로 성찰하는 동아시아 삼국 근현대사’로 정했다. 세 번의 공동 역사서 집필은 동아시아 공동 역사 인식의 형성이란 공존과 차이를 인정하고 합의점을 늘려가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 즉 구동존이(求同存異)를 깨닫고 실천하는 과정이었다. 동아시아의 평화를 실현하는 길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
  • 가수 이석훈, ‘결혼 10주년’ 맞아 뜻깊은 선행…저소득 환아에 1000만원 기부

    가수 이석훈, ‘결혼 10주년’ 맞아 뜻깊은 선행…저소득 환아에 1000만원 기부

    가수 이석훈이 결혼 10주년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뜻깊은 선행에 나섰다. 19일 소속사 C9엔터테인먼트는 “이석훈이 결혼 10주년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건국대학교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저소득 환아들의 건강 회복을 위해 1000만원을 기부했다”라고 밝혔다. 이석훈 역시 결혼 10주년 기념일이었던 지난 17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기부 사실을 밝혔다. 그는 “지금껏 받은 사랑 조금이나마 다시 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가족 이름으로 저소득 환아들을 위해 작은 기부를 했다”라며 “조건 없이 사랑받아 마땅한 아가들이 아픔보다 웃음을, 걱정보다 사랑을 더 많이 품고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또 “크지 않은 손길이지만 누군가의 하루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마음 나누며 살아가겠다”고 덧붙였다.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을 바탕으로 이석훈은 그동안 아동을 향해 깊은 관심과 따뜻한 나눔을 꾸준히 실천해왔다. 아들의 백일을 기념해 발매한 자작곡 ‘너였구나’의 수익금 전액을 환아를 위해 기부했다. 또 ‘너였구나’를 노랫말 그림책으로 옮겨 정식 출간하는 등 팬들은 물론 독자들에게도 자녀와 아동에 대한 사랑을 전하는 등 공감과 감동을 안겼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을 통해 마스크를 기부한 바 있다. 또 영유아 보육시설에 육아용품 후원, 독서 취약계층 아동을 위해 동화책을 읽어주는 재능기부 캠페인, 어린이날 100주년 기념 국민 동요 제작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지난해 미니 5집 ‘새로, 쓰임’을 발매한 이석훈은 소극장 콘서트 ‘쓰임 : 새로, 쓰임’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현재 뮤지컬 ‘물랑루즈!’에 크리스티안 역으로 출연하며 안정적인 보컬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뮤지컬 배우로도 탄탄한 내공을 발휘하고 있다. 올해도 다채로운 행보로 대중과 만날 계획이다.
  • 윤병태 나주시장, 24일 출판기념회 개최

    윤병태 나주시장, 24일 출판기념회 개최

    “도시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지만, 방향이 분명한 변화는 시간이 쌓이며 도시의 얼굴을 바꾼다.” 윤병태 전남 나주시장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시민과 함께하는 나주’를 향해 달려온 여정을 담은 저서 ‘나주 대도약시대! 시민과 함께쓰는 미래’를 출간했다. 윤 시장은 오는 24일 오후 2시 나주종합스포츠파크 다목적체육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시민들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저서는 윤 시장이 취임 이후 품어온 시정 철학과 비전은 물론, 시민과 함께 일궈낸 변화와 혁신의 과정을 고스란히 기록한 책이다. 특히 나주가 보유한 역사적 가치와 에너지 산업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과 실천의 흔적들을 담아냈다. 윤 시장은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이라는 거대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나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담하면서도 통찰력 있는 언어로 풀어냈다. 윤 시장은 “이 책은 개인의 성과를 정리한 기록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와 현장의 경험, 그리고 나주 공동체가 함께 그려온 미래에 대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단순히 저자를 돋보이게 하는 일방적 행사를 넘어, 지역 인사와 언론인, 시민들이 함께 모여 나주의 성과를 되돌아보는 ‘소통의 장’으로 꾸며진다. 특히 광주·전남 행정 대통합이라는 변화의 길목에서 ‘기회의 땅 나주’가 가질 비전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윤 시장은 “더 큰 나주로 나아가기 위한 시작을 시민과 함께하고 싶다”며 “이번 행사가 나주의 다음 페이지를 힘차게 여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소회를 밝혔다.
  • 박준희 관악구청장, 24일 출판기념회 개최…“관악 미래를 열다”

    박준희 관악구청장, 24일 출판기념회 개최…“관악 미래를 열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이 민선 7·8기 동안 활동한 자신의 경험을 담은 저서를 출간했다. 박 구청장은 오는 24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관악구청 대강당에서 자신의 저서 ‘관악에 살다 미래를 열다’ 출판기념회를 연다. 이 책은 그동안 박 구청장의 행정 경험과 정책 성과를 담고 있다. 조용한 고시촌이던 관악구를 벤처창업도시로 탈바꿈시키고, 별빛내린천을 새롭게 단장한 과정 등을 상세히 소개한다. 책의 부제인 ‘세번째 프러포즈’에는 박 구청장의 3선 도전 의지도 녹아있다. 책은 그동안 성과 외에도 먹사니즘과 잘사니즘이라는 목표를 위해 관악구가 앞으로 달성해야 할 목표를 제시한다. 박 구청장은 책에서 “먹사니즘과 잘사니즘을 구현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왔다”며 “50만 관악구민들과 더불어 앞으로의 목표를 완주하고 싶다”고 밝혔다. 강남훈 기본사회 이사장은 추천사에 “혁신 성장의 심장인 ‘관악S밸리’와 삶의 존엄을 지키는 ‘잘사니즘’은 주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확장하는 확실한 해법”이라고 평가했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관악갑)은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박 구청장의 치열한 고민과 뚝심을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했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관악을)은 “경제적 활력과 삶의 질 향상이 어떻게 균형 있게 추진됐는지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박 구청장은 제3·4대 관악구의원과 제8·9대 서울시의회 의원을 지낸 뒤 민선 7·8기 관악구청장을 맡고 있다. 현재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서울지역 공동대표와 참좋은지방정부협의회 서울 부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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