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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여행을 꿈 꾸게 하다

    다시, 여행을 꿈 꾸게 하다

    ‘나도 한번은 트레킹, 페스티벌, 크루즈’가 출간됐다. 개별여행 전문 여행사인 민트투어 박윤정 대표가 출판사 트라이브즈와 함께 낸 여행서다. 저자가 지구 반대편 파타고니아로 날아가 트레킹을 하고, 오랜 전통을 가진 유럽의 음악 페스티벌을 즐기고, 크루즈로 관광과 휴양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느낀 소회를 담았다. 여느 여행서와 달리 이 책은 여행정보를 따로 두지 않았다. 누구나 여행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 사회에서 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꿈꾸는 여행의 실체를 아는 것이란 생각에서다. 저자는 “코로나19가 아니어도 선뜻 여행길에 나서는 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닐 것”이라며 “그럼에도 마음 깊이 나를 부르는 곳을 정하게 되면, 현실의 여건들을 잠시 밀쳐두고 여행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내 바이올린, 언젠가는 빛날까” 열등감 내던진 ‘금발의 힙스터’

    “내 바이올린, 언젠가는 빛날까” 열등감 내던진 ‘금발의 힙스터’

    ‘바이올리니스트. 음악을 업으로 삼고 있는 9살 강아지 미소의 집사. 낭만적 이성주의자다. 발리에서 한 달 살기를 꿈꾸는 등 자연과 함께 하는 힙스터의 삶을 상상하지만 연습과 연주 때문에 실행하지 못한다.’ 금빛으로 탈색한 머리를 휘날리며 카리스마 있는 연주를 선보이는 바이올리니스트 조진주는 책 맨 앞표지에 자신을 딱 알맞게 소개했다. 이어 너무나 솔직하게 한 장 한 장 속마음을 털어놨다. 오는 7일 펴낼 음악에세이 ‘언젠가 반짝일 수 있을까’(아웃사이트)에 연주자의 길을 걸으며 갖게 된 고민과 질문들을 꾹꾹 눌러 담았고, 조금은 부끄러운 마음들을 함께 나누려 한다. 4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진주는 “제가 가진 건 화려한 필력이 아닌 솔직함뿐이라 들추고 싶지 않은 모습까지 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책 제목은 더욱 빛날 날을 꿈꾸는 진주의 따뜻한 희망을 담은 것 같지만 사실은 “열등감을 주제로 한 챕터의 제목을 뽑은 것”이다. 그도 많은 연주자들이 그러했듯 아주 어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고 ‘엄마를 엄마로 부르지 않도록’ 질리는 입시를 거쳐 한계가 안 보일 만큼 과열된 경쟁을 거듭했다. 원하던 학교에 진학하고 2014년 인디애나폴리스 국제콩쿠르에서도 우승했지만 늘 ‘내가 잘하고 있나? 부족한 것 아닌가’ 곱씹게 됐다. 책에는 단순히 자신의 연습과 연주에서 비롯된 자괴감뿐 아니라 어떤 연주자들을 향해 감당할 수 없는 질투심이 솟아나는지 등까지 내밀하게 적었다. 연주자로서 잘하고 싶은 욕심과 비교 대상에게 갖는 질투와 굴욕,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수없이 겪는 좌절 등 누구나 느낄 수 있고 갖고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 특히 1988년생 밀레니얼 세대이자 10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동양인 여성’으로 맞닥뜨려야 했던 차별과 상처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렇게까지 다 들춰 낼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극복을 했고 계속 딛고 음악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진주는 지난해부터 자가격리만 일곱 차례 할 정도로 무대라면 어디든 찾아다녔고 앨범과 책, 유튜브 등 여러 통로로 음악을 나눴다. 이달만 해도 에라토 앙상블 10주년 기념 공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협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등 다양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0~11월 생상스 서거 100주년을 맞아 앨범 발매와 전국 투어도 예정됐다. 스스로에게 거듭 되뇐 끝에 얻게 된 음악에 대한 마음을, 그는 바쁜 시간들로 가득 채워 가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최영미 시인 “애쓴다고 꼭 이뤄질까…순리 따라야”

    최영미 시인 “애쓴다고 꼭 이뤄질까…순리 따라야”

    “어떤 일을 이루고자 할 때 열심히 애쓴다고 반드시 이뤄지는 것이 아니죠. 개혁이든, 개인의 일이든 사회가 이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야 성공하는 것 아닐까요.” 4일 온라인으로 만난 최영미(60) 시인은 ‘최선의 정치는 순리를 따르는 데서 이뤄진다’는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의 말을 먼저 꺼냈다. 등단 30년을 맞아 7번째로 낸 시집 ‘공항철도’의 표제작이 나온 배경이다. ‘눈을 감았다/ 떠보니/ 한강이/ 거꾸로 흐른다.’ 지난 3월 김포공항행 공항철도에 앉아 매월당의 말을 되뇌이다 눈을 뜬 순간, 역방향에 앉았던 걸 깜빡하고는 한강이 거꾸로 흐른다는 착각을 했단다. “마침 ‘정치가 잘 이뤄질 때 정치는 단순하면서도 무게가 있다’는 말씀을 생각했는데, 부자연스럽게 역류하는 한강을 보며 세상은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고 떠올렸다. 정치권을 향한 비판을 해왔던 터라 이 시에도 메시지가 있는 것인지 묻자 “그저 내 속에서 나온 언어를 받아쓴 것이라 그냥 읽으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최 시인은 코로나19 시대의 인생을 49편 시로 써내려갔다. ‘QR체크인 해주세요/ 안심번호를 발급받으세요/ 변덕스런 3월의 정원에 코로나가 피었다/ 목련보다 먼저 마스크가 피었다’(‘먼저’ 중)라고 코로나19의 비극적 현실을 묘사하며 지친 심정을 달래고자 했다. 영시 ‘Truth’에서는 ‘집이 아무리 커도 자는 방은 하나/ 침실이 많아도 잘 때는 한 방, 한 침대에서 자지’라며 폭등하는 아파트값과 부동산에 매몰된 사람들의 탐욕을 질타했다. 최 시인은 “많이 가졌다고 자랑하지 말고, 갖지 못했다고 위축되지 말라는 뜻”고 설명했다. 시집을 낸 이미출판사는 2019년 그가 직접 설립했다. 문단 성폭력을 폭로한 뒤 유명출판사들이 최 시인의 시집을 내기 부담스러워해서다. 그는 “출판사 대표를 하고 보니 내 책이 얼마나 팔렸는가에 신경을 쓰게 되고, 직장인들의 애환을 알게 됐다”며 “환갑을 맞아 이번이 마지막 시집이라는 심정으로 온 힘을 기울였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기(史記)’ 본기에 이어 ‘표’와 ‘서’ 출간

    ‘사기(史記)’ 본기에 이어 ‘표’와 ‘서’ 출간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소장 이덕일) 사기연구실(이하 사기연구실)에서 번역하고 신주까지 단 〈사기〉 ‘표(表)·서(書(전 7권)’가 출간됐다. 작년에 ‘본기(전9권)’를 출간한데 이어 역시 롯데장학재단(이사장 허성관)의 지원을 받아 연구하고 출간했다. 지금까지 모든 사기연구가들이 《사기》에 대해 감탄하면서 연구해왔다면 사기연구실의 학자들은 사마천의 머릿속을 분석해왔다. 그 결과 사마천이 동이족의 역사를 한족(漢族)의 역사로 바꾸기 위해 동이족인 삼황(三皇)을 지우고, 오제(五帝)부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동이족인 소호(少昊)를 지웠다는 사실도 밝혀 냈다. 사마천이 황제의 사적인 본기(本紀)를 중심으로 제후들의 사적인 세가(世家)와 신하들의 사적인 열전(列傳)이 떠받치는 기전체(紀傳體)를 만든 것은 독창적 발상이었다. 그러나 기전체 사서에는 싣지 못한 사건과 인물이 너무 많아서 이를 보완하기 위해 ‘표·서’를 작성한 것이다. ‘표’는 모두 10개인데, 사건을 위주로 분류한 사건연표와 인물을 위주로 분류한 인물연표로 나눌 수 있다. 사마천은 그나마 사료가 남아 있는 주(周)와 노(魯)나라 연대기를 기준으로 방대한 ‘표’를 작성했다. ‘표’를 번역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마천은 수수께끼 같은 숫자만 나열했기 때문이다. 전국시대 연표인 ‘육국연표(六國年表)’의 서기전 469년의 경우 사마천은 ‘주(周) 八, 진(秦) 八, 조(趙) 四十九, 초(楚) 二十, 연(燕) 二十四, 제(齊) 十二’라고만 적었다. 다른 모든 연표도 마찬가지로 부가설명이 없다. 이 숫자들은 ‘주 원왕 8년, 진 여공공 8년, 조 간자 49년, 초 혜왕 20년, 연 헌공 24년, 제 평공 12년’이라는 뜻이다. ‘표’는 최초로 이런 모든 숫자의 의미를 풀어 서술하고 때로는 신주까지 달았다.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표’가 탄생한 것이다. 또한 사마천이 감춘 우리 역사의 비밀을 다수 밝혀놓았다. ‘삼대세표’에서는 고대 대부분의 군주들이 동이족임을 밝혔다. 또한 ‘진초지제월표’에서는 고대의 요동이 지금 요동(요녕성 요하 동쪽)과 다르다는 사실을 밝혔다. 서초패왕 항우에 의해 요동왕이 된 한광이 봉해진 요동국의 수도 무종(無終)은 현재의 당산시 옥전(玉田)이었다. 현재 요동에 있었던 것으로 해석해 온 고조선·고구려·발해 등의 위치를 재검토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사기〉 ‘서’는 ‘팔서’라고도 불린다. ‘예서(禮書)’부터 ‘평준서(平準書)’까지 나라가 돌아가는데 꼭 필요한 전문분야 여덟 개를 서술했다. 사마천은 ‘태사공 자서’에서 “예(禮)와 악(樂)을 덜어 내고 보태었으며 율력(律曆)을 바꾸고 병권(兵權), 산천(山川), 귀신(鬼神), 천인(天人)의 관계에서 피폐한 국가를 떠맡고 변화를 통하게 해서 ‘팔서(八書)’를 지었다”고 말하고 있다. 각 방면의 전문서인 ‘서’는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사마천의 전문적 시각과 경륜이 담겨있다. 특히 ‘팔서’ 중의 마지막 ‘봉선서’, ‘하거서’, ‘평준서’에는 사마천의 독창적 시각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부친 사마담이 무제의 태산 봉선에 수행하지 못한 것을 천추의 한으로 삼았기 때문에 〈봉선서〉를 크게 신경 써 작성했다. 황하를 다스린 기록인 ‘하거서’에서 사마천은 비로소 자신을 궁형에 처했던 무제를 긍정했다. 황하의 호자(瓠子)가 터져서 큰 홍수가 나자 사마천은 무제와 함께 치수사업에 동참했는데, 사마천은 “나는 천자를 따라 나무 섶을 지고 막았는데, 천자께서 호자에서 지은 시가 비통해서 이에 ‘하거서’를 지었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사마천은 경제정책에 관한 보고서인 ‘평준서’에서 “강성한 국가는 작은 여러 나라를 겸병해 제후를 신하로 삼고 허약한 국가는 조상의 제사가 끊기거나 세상에서 없어졌다”고 말해서 경제가 나라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갈파했다. 고대에 경제를 근본으로 삼은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그래서 〈사기〉가 명분으로 가득 찬 죽은 역사서가 아니라 지금까지 읽히는 산 역사서가 된 것이다. ‘표·서’의 번역은 〈본기〉처럼 직역을 원칙으로 삼았다. 본문은 물론 ‘사기집해·색은·정의’의 3가주석을 한 자도 빼지 않고 번역했고, 청나라 양옥승(梁玉繩)의 ‘사기지의’와 ‘고본죽서기년’, ‘춘추좌전’, ‘한서’ 등과 비교해 번역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 이름으로 책 만들자” 시민 책 쓰기 운동 지원

     허석 순천시장은 언론인이자 30여권의 책을 펴낸 문학인이다. 시정 경험을 다룬 ‘시장실 25시’와 간부 공무원 혁신 제언서 ‘신(新) 우리는 일꾼’, 전남 22개 시군의 대표 설화를 정리한 ‘설화와 인물’이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런 경험을 활용해 시민들의 다양한 책쓰기 운동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허 시장은 “사람이 태어나서 자신의 이름으로 책 한 권을 낸다고 하는 것은 정말 의미가 있는 일이다”는 말을 주변에 자주 한다. 시민 누구나 각자의 얘기를 담은 책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 뒤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양하게 책을 내고 있다. 1인당 50만원씩 출판비를 지급한다. 시민 26명, 시청 공무원 28명이 본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책을 발간했다.  문맹이었던 할머니들이 글을 배워서 인생 얘기를 쓴 ‘우리가 글을 몰랐지 인생을 몰랐나’는 미국이나 유럽에 거주하는 출향민들에게까지 소개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책은 창작뮤지컬로도 만들어졌다. 시는 올해 ‘특정 날짜에 시민들이 출간한 도서가 가장 많은 도시’ 기네스 기록에 도전한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김부겸 “어렸을 때 ‘왕따’ 가해자였다…부끄러운 일”

    김부겸 “어렸을 때 ‘왕따’ 가해자였다…부끄러운 일”

    “시골서 올라와 질서 편입되려 센 놈 따라다녔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학창 시절에 ‘왕따’ 가해자였다고 고백했던 사실이 3일 뒤늦게 확인됐다. 김부겸 후보자는 2015년 출간된 팝 칼럼니스트 김태훈씨와의 대화록 ‘공존의 공화국을 위하여’에서 “요즘 왕따라고 해서 아이들끼리 편을 만들어 누군가를 괴롭히는 문화가 있는데, 과거에도 유사한 일들이 많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부겸 후보자는 “1960년대 대구 근처에 미군 부대가 많았다. 당연히 혼혈아도 있었다. 중국 화교 출신들도 제법 있었고, 이북에서 피난 온 사람들도 많았다”고 회고했다. 이어 “아이들끼리 몰려다니면서 ‘짱꼴라’, ‘아이노쿠’ 그렇게 부르며 놀렸다. 구슬치기하면 구슬 뺏고, 괴롭히고, 이런 짓을 몰려다니면서 한 것”이라고 적었다. ‘짱꼴라’는 중국인, ‘아이노쿠’는 혼혈아를 비하하는 표현이다. 김부겸 후보자는 “나도 시골에서 올라온 처지라 질서에 편입하기 위해 당연히 센 놈들을 따라다녔다”면서 “부끄러운 가해자 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못난 풍습이 이어지고, 이게 무슨 문화라고 계승되어 오늘날 왕따 문화로 확장되고 있다”면서 “내가 강자 편에 속하지 않으면 내가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 때문에 가해자 편을 드는 것은 민주 시민으로서의 존엄과 주체성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北, ‘김일성 회고록’ 출간 논란에 “법석대며 대결광기” 비난

    北, ‘김일성 회고록’ 출간 논란에 “법석대며 대결광기” 비난

    북한이 남측에서 김일성 주석 회고록 출간 논란이 벌어진 데 대해 “대결광기”라고 비난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최근 남조선에서 ‘세기와 더불어’가 출판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상식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사태들이 빚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법조계와 보수 언론들은 그 무슨 ‘보안법’ 위반이니 ‘이적물’이니 하고 법석 고아대며 히스테리적인 대결 광기를 부려대고 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도 해당 출판사에 대한 조사 놀음을 벌여놓고 회고록의 출판과 보급을 막아보려고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마치 큰 변이 난 것처럼 법석 떠들며 회고록 출판보급을 악랄하게 방해해 나서는 불순 세력들의 망동은 참으로 경악스럽기 그지없다”며 “어리석은 객기”, “파쇼적 망동”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1일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원전 그대로 출간하면서 국내 실정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정부는 회고록 출간을 목적으로 도서 반입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경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고, 경찰 역시 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나섰다. 시민단체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는 법원에 판매 및 배포를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교보문고는 지난달 23일부터 온·오프라인 판매를 중단했고, 예스24·알라딘·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도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북한은 지난 1~2일에도 각각 남한 언론 인용과 독자 투고 방식을 통해 김일성 회고록 출간 논란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민감한 시기에… 한명숙 “난 결백” 자서전 출간

    민감한 시기에… 한명숙 “난 결백” 자서전 출간

    노무현재단 초대 이사장인 ‘친노 대모’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등에 대한 소회를 담은 자서전을 출간한다. 2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텀블벅에 따르면 한 전 총리는 도서출판 ‘생각생각’과 함께 자서전 ‘한명숙의 진실 :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출간을 앞두고 펀딩을 진행 중이다. 출간시점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5월 23일) 즈음인 이달 말쯤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6월 말로 예상되는 여권의 대선 예비경선 등에서 검찰·언론 개혁을 요구하는 주요 근거가 될 수도 있다. 한 전 총리는 책의 머리말에서 “난 결백하다. 그것은 진실이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근 10년 동안을 어둠 속에 갇혀 살았다”며 “6년 세월을 검찰이 만든 조작재판과 싸웠다. 결국 불의한 정권과 검찰 그리고 언론의 무자비한 공격에 쓰러져 2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출소 후 2년.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 혹독한 시련이었다”고 토로했다. 이해찬(4대 노무현재단 이사장)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군부독재에 기생해 ‘그렇게 살아왔던’ 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사람들을 탄압하고 누명을 씌웠는지 그 진실이 담겨 있다”고 추천사를 적었다. 유시민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한 전 총리의 대담도 자서전에 반영됐다. 앞서 한 전 총리는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9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또한 대검찰청은 지난 3월 한 전 총리 재판에서 모해위증 의혹이 제기된 재소자를 무혐의 처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한명숙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결백하다”

    한명숙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 결백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등에 대해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며 “난 결백하다. 그것은 진실이다. 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자서전에 썼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5월23일) 즈음인 이달 말쯤 출간될 자서전은 크라우드 펀딩의 일종인 텀블벅에 ‘한명숙의 진실: 나는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다’란 이름으로 올라왔다. 출판사는 “한 전 총리는 자신의 진실을 손수 썼다. 10년간 슬픔과 억울함으로 꾹꾹 눌러쓴 그의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난 근 10년 동안을 어둠 속에 갇혀 살았다”며 “6년 세월을 검찰이 만든 조작재판과 싸웠다. 결국 불의한 정권과 검찰 그리고 언론의 무자비한 공격에 쓰러져 2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고 했다. 이어 “그리고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출소 후 2년.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 혹독한 시련이었다”고 토로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추천사를 통해 “군부독재에 기생해 ‘그렇게 살아왔던’ 자들이 어떻게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사람들을 탄압하고 누명을 씌웠는지 그 진실이 담겨있다”고 적었다. 자서전은 불법정치자금 수수 사건을 둘러싼 수사 및 재판 과정과 수감 생활의 소회, 살아온 궤적,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대담 등 총 5장으로 이뤄졌다. 한명숙 전 총리는 정치권과는 계속 거리를 둘 것이라며 정계 복귀를 위한 활동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베스트셀러]건축가 유현준 ‘공간의 미래‘ 출간 즉시 7위

    [베스트셀러]건축가 유현준 ‘공간의 미래‘ 출간 즉시 7위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집, 학교, 종교시설, 공공건물 등의 변화를 예측한 건축가 유현준의 신간 ‘공간의 미래’(사진)가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 7위에 진입했다. 교보문고는 4월 넷째 주 온·오프라인 종합 베스트셀러 집계 순위를 30일 발표했다. 일본의 인기 만화 시리즈 ‘귀멸의 칼날 23’(완결판)이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동명의 영화 역시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이어 조던 피터슨의 ‘질서 너머’가 2위를 차지했다. 이미예 작가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 3위로, 오랫동안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교보문고가 세계 책의 날(4월 23일)을 맞아 디자인을 새로 바꿔 출간한 단테의 ‘신곡’이 전주보다 155계단 상승한 10위였다. 한국소설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가상화폐를 소재로 한 장류진의 ‘달까지 가자’는 전주보다 10계단 상승한 17위였다. 다음은 교보문고 4월 넷째 주 베스트셀러 순위. 1. 귀멸의 칼날 23(학산문화사) 2. 질서 너머(웅진지식하우스) 3. 달러구트 꿈 백화점(팩토리나인) 4. 제12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 5. 주린이가 가장 알고 싶은 최다질문 TOP 77(메이트북스) 6.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북로망스) 7. 공간의 미래(을유문화사) 8. 흔한남매 7(아이세움) 9. 마지막 몰입: 나를 넘어서는 힘(비즈니스북스) 10. 신곡(열린책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금요칼럼] 학술논문과 돈거래/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금요칼럼] 학술논문과 돈거래/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15년의 해외생활을 마무리하고 귀국한 지 어언 13년째다. 귀국 후 한동안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시간이 필요했다. 대개는 적응이 수월했지만, 힘든 것도 더러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학술논문을 학술지에 실을 때 게재료라는 명목으로 돈을 내는 일이었다. 구미 영어권 학계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짓을 하자니 적응이 어려웠다. 그래도 그때는 10만원쯤이었다. 지금은 20만원을 요구하는 학회도 적잖다. 심지어 없던 항목도 새로 만들어 요구한다. 이른바 심사비다. 6만원 정도는 기본이다. 그래서인지 국내에서는 어떤 투고 논문을 심사하면 3만원 정도를 심사료로 받는다. 논문심사비용을 투고자에게 전가한 꼴이다. 미국인 동료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다들 놀라 자빠진다.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한도를 넘은 현상이기 때문이다. 참고하니 일본 학계에서도 학술논문과 관련해서는 돈거래가 전혀 없다. 중국 학계에서도 각 대학에서 연구 업적으로 인정하는 학술지는 돈거래가 거의 없다. 한국에서만 학술논문을 놓고 돈거래가 만연하다. 이런 어이없는 기현상은 도대체 왜 발생했을까? 먼저, 학회의 영세성을 들 수 있다. 국내 인문계열 학회는 대체로 가난하다. 돈이 궁하니, 논문을 학회지에 실어 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그것으로 출판비용을 충당한다. 게재료를 받지 않으면 학술지 하나 변변히 출간할 수 없다는 얘기다. 회원들의 회비로 학회를 운영하고 학술지를 정기적으로 출간할 수 없다면, 그런 학회는 학술지를 내지 말거나 아예 해산하는 게 낫다. 그런데 여유자금이 꽤 있는 학회도 남에게 뒤질세라 죄다 돈을 받고 논문을 실어 준다. 학회 기금을 아끼려는 의도도 있으나, 학계의 풍토에 익숙한 탓이기도 하다. 논문을 게재하려면 당연히 돈을 내야 한다는 의식에 갇혀서 껍질을 깨트리고 나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대학교수들도 침묵으로 일관한다. 관행의 무서움이다. 교육부의 행태도 큰 요인이다. 국가권력을 투입하여 모든 연구자의 논문 업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 땅의 모든 연구자는 연구업적을 인정받으려면 교육부가 인정하는 전문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할 수밖에 없다. 개별 연구자는 졸지에 을(乙)로 내몰린 셈이다. 반대로 학회는 대체로 갑(甲)이 되었다. 누구나 통과해야 하는 문을 만들어 놓고는 일종의 통행세를 갈취하는 모습이다. 요즘엔 학회가 워낙 많은 탓에 오히려 학회에서 개인 연구자에게 논문 투고를 ‘구걸’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게재료는 받는다. 이뿐이 아니다. 교육부는 학회 학술지도 심사하여 등급을 올리고 내리는 권력을 휘두른다. 심사할 때 게재료나 심사료가 제대로 장부에 찍혔는지도 본다. 정당한 심사와 게재 과정을 거쳤는지 판단하려 돈이 오간 흔적을 참고하니 어처구니없다. 이런 기막힌 현실의 일차 책임은 물론 학계에 있다. 공권력의 간섭을 초래한 면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국가에서 전문 연구자의 학술지를 평가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것도 아주 웃기는 일이다. 어떤 논문의 우수성 여부는 관련 학계에서 꾸준히 공부하는 학자라면 서로 다들 안다. 엉터리 논문을 게재한 연구자나 학술지는 점차 학계의 중심에서 멀어지게 마련이다. 구미 영어권 학계에서는 다들 그렇게 연구업적을 평가한다. 그게 바로 선진국의 모습이요, 학문의 자율성이다. 학술논문까지 국가권력이 평가하겠다며 거대 권력을 휘두르는 현실을 보면, 관치(官治) 만능의 후진성을 여실히 알 수 있다. 이런 심각한 문제를 제기조차 하지 않는 학계도 마찬가지다. 국가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논문을 놓고 돈거래를 하면서 어떻게 학자라 할 수 있을까? 이 또한 국내 학계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한 단면이다.
  •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알고 보면 랭보도 주식 부자,,, 여성도 상업·예술 다 잡아야

    2016년 출간된 이래 64쇄, 7만 3000부가 팔린 책 ‘입트페’(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저자 이민경 작가는 여성주의 저서와 역서를 전방위적으로 출간하는 젊은 여성주의자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속 고립된 여성들과 연대하는 프로젝트로 이메일 서비스 ‘코로나 시대의 사랑’을 시작했다. ‘고사리박사’는 필명 말고는 아무것도 알려지지 않은 웹툰 작가다. 2018년부터 신생 독립 플랫폼 딜리헙에 연재한 웹툰 ‘극락왕생’은 이듬해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파란을 일으켰다. 연재 10개월 만에 매출 2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불교 보살의 자비 아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한 해를 다시 살게 된 귀신 박자언의 이야기에는 딱 한 명의 협시 외에 부처와 보살 모두 여성이다. 여성주의 창작자이자 친구로 같은 길을 걸어가는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마포구 이 작가의 자택(이자 사무실)에서 만났다.-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민경 ‘코로나 시대의 사랑’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어요. 작년에 썼던 이메일 서비스와 석사 논문을 섞어 새 책으로 만들려고 해요. 지난달에 냈어야 하는데 잘 안 돼 괴로운 상태고요. 올 초 석사 학위(문화인류학)를 받았는데, 프랑스로 박사과정 진학을 준비 중이에요. 고사리박사 이달 말, 새달 초에 출간하는 문학동네 여성 작가 테마단편집에 실릴 원고 작업을 했고요. 5월 부처님오신날이 ‘극락왕생’의 크리스마스거든요. 의류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등 여러 이벤트를 준비 중이고요. ‘극락왕생’ 영상화도 결정돼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어요.●문체부 장관상 받은 ‘극락왕생’ 2019년, 함께 아는 지인을 통해, 말하자면 ‘소개팅’처럼 서로를 알게 된 두 사람은 사업 파트너이기도 하다. 이 작가가 지난달 만든 통번역 에이전시 ‘핫팟’은 ‘극락왕생’의 번역 작업을 전담하고 있다. 영어부터 시작해 일어, 중국어, 불어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고사리박사님은 ‘극락왕생’에서 현재 시점으로 29살이 됐을 여고생들 이야기를 그렸고, 이 작가님은 꾸준히 ‘2030’ 여성 목소리를 모으는 작업을 하셨습니다. 여성들 이야기를 쓰고 다룰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요. 이민경 저는 의외로 ‘형식’이요. ‘저자로서의 인류학자’(클리퍼드 기어츠 저)라는 책을 봤는데 거기에 ‘작가는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하고, 저자가 어떻게 쓸 것인지를 고민한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제가 해 왔던 작업이 일종의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이냐’를 고민하는 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입트페’는 생각보다 형식이 되게 중요했어요. 온라인상에서 관련 발화가 많았지만 파급력이 없었어요. 매뉴얼, 회화서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유럽 낙태 여행’은 여행기, ‘탈코르셋: 도래한 상상’은 연극 또는 드라마, ‘코로나 시대의 사랑’은 편지글로 만들었고요. 고사리박사 저는 보편적인 경험을 디테일하게 구현하려고 해요. 만화라는 게 120%를 담아도 독자들이 80%밖에 못 느끼잖아요. 포맷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최대한 사실의 일이라고, 우리 함께 경험한 것이라고 느끼게 하려고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개인적인 기억을 더듬어요. 동시에 주변 여자들을 인터뷰하기도 하고요. ‘극락왕생’에서는 작품에 나오는 (여자)고등학교 친구들끼리의 관계를 구현하는 일에 특히 공을 들였어요. 한국인의 학창 시절이 힘들잖아요. 자유롭지도 않고, 통제된 환경에서 스트레스가 쌓여요. 거기서 나를 견디게 해 준 게 동성 친구들이구요. 정상성을 강요받는 사회에서 ‘마땅히 그래야 하기 때문에’ 이성과 결혼하기 이전까지 내가 가장 정서적으로 가까운 관계를 맺었던 건 그 시절의 (여자) 단짝 친구란 말이죠. 우리들만으로, 여자들만으로 충분했던 그 시절의 편안함과 안정감을 이야기에 담아 내기 위해 작품 초반에는 학창 시절의 재현에 초점을 많이 맞췄어요.●여성 서사의 계보 찾고 또 남겨야 -두 분은 공통적으로 여성 서사의 계보를 찾고, 기록하는 일에도 열심이에요. 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그리고 이러한 작업은 왜 중요한가요. 이민경 저도 몰랐는데 ‘계보’가 계속된 제 테마네요. ‘유럽 낙태 여행’(2018)에서 (여성의 재생산권을 위해 싸워 온 유럽 활동가들에 관한 인터뷰집) 횡적인 역사를 조명하면서 다른 나라에도 이런 일이 존재했다고 얘기했어요.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은 역사에 걸쳐 익명의 존재였다”고 말하잖아요. 가부장제 안에서 여성에 대한 역사가 없던 게 아니고 지워졌다는 것이 피지배계급의 속성이에요. 남성들은 자신이 이룬 게 없더라도 계보 안에 들어가 있음으로 얻게 되는 안정감이 있어요. 앞으로 이렇게 살게 되리라는 비전 같은 거죠. 말하자면 이성애 규범적 생애 서사가 있기 때문에 아무리 폭력적이고 불합리한 일이 일어나도 가정이 유지되는 것처럼요. 그런데 여성은 황당한 거예요. ‘왜 살고 있지?’ 이해가 안 되는 거죠. 생물학적 몸이 존속하는 것과 별개로 사회적 삶이 유지 가능한가에 대한 불안이 항상 있어요. 생존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줘야 이 사람들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책들을 썼죠. 고사리박사 저도 계보가 있어야 낙관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실천은 구체적이어야 하지만, 신념은 추상적이어야 한다”고 많이 얘기하고요.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치는 일들은 매일 구체적으로 힘들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우리가 도망쳐야 하는 우주적 낙관이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게 신화니까. 이민경 여성들끼리 상호의존하던 역사를 어떻게 쓸까 고민하고 그걸 보여 주고 싶어요. 궁극적으로는 ‘임파워링’(Empowering)을 항상 견지해 왔는데요. 제가 역사를 좋아해서 역사화하는 게 아니고 낙관을 추구하는 성향이다 보니까 ‘계보’로 돌아가는 거 같아요. “괜찮아, 원래 이런 거야” 하는 식의. 고사리박사 불교에서는 과거·현재·미래가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것이 선형적이지도 않고 유기적으로 동시 존재한다고 묘사하거든요.●돈 모르는 작가가 멋지다는 착각 버려야 창작자인 두 사람의 재능이 교차하는 지점 또 하나는 사업가로서의 면모다. 이들은 초창기부터 판로 개척에 뛰어들었다. 이 작가는 출판사 봄알람을 만들어 텀블벅 펀딩을 통해 책을 다수 출간했다. 고사리박사는 ‘극락왕생’을 신생 독립 플랫폼인 딜리헙에 연재하며 회당 3300원이라는 ‘고가 마케팅’을 썼다. 지금은 웹툰 스튜디오의 최고경영자(CEO)이기도 하다. -두 분 다 주체적으로 자기 작품의 판로를 만들어 왔어요. 이민경 작가를 꿈꾸는 여성들이 세상에 지분을 많이 못 갖잖아요. 여성들 사이에서 작가가 되기 위한 바람직한 태도로 글밖에 모르는, 달리 말해 돈을 모르는 사람이 멋진 작가라는 인식이 있어요. 반면 ‘잘 팔리는’ 남성 작가들은 세상의 물질적 토대와 깊이 연관돼 있고, 그걸 알고 있어요. 예를 들면 출판사에 돈을 벌어다 줬을 때 자기 지분을 요구한다거나, 임프린트를 만드는 식이죠. 여자 작가들은 자기 책이 잘 팔렸을 때 감사하다는 태도를 보이는데, 겸손한 마음을 갖는 것과 물질적 토대를 모르는 것은 다르죠. 고사리박사 중요한 지적이에요. 요즘은 지식재산(IP) 생산자들이 가장 경쟁력 있는 세상이기 때문에 작가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IP를 어떻게 활용할 건지 스스로 알고 있어야 해요. 이민경 그걸 알고 있으면 비여성적으로 보이거든요. 처음에 시작할 때는 기성 출판사 눈치를 안 보겠다는 반항의 몸짓이었지만, 지금은 제가 책임지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업체 만드는 일을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점점 하게 돼요. 제가 불문과였는데 랭보(1854~1891)가 유명한 시인이면서 주식 부자였더라고요. 그의 예술성과 상업성, 세속성은 같이 가거든요. 말하자면 남성은 자기 부피를 가진 사람이고, 밥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돈 버는 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예술을 해요. 여성들은 거꾸로 남성 작가들이 살림 돌아가는 일에 무지하다고 비판하기도 하지만, 돈의 흐름에 대해서는 차단이 돼 있어요.●여성 중심 콘텐츠가 안전할 수 있는 환경 -‘극락왕생’의 회당 3300원이라는 구독료는 얼핏 듣기에 비싸게 느껴지는데요. 고사리박사 일단 1만원을 결제해서 세 편을 보면 100원이 남잖아요. ‘100원 아까우니까 또 보겠지’ 하고 (가격을) 정했어요. 직관적으로 3300원은 비싼 듯하지만 못 낼 돈은 아니거든요. 보통 웹툰 한 편이 60~70컷 정도 되는데 ‘극락왕생’은 페이지 기준 80~100페이지니까 분량이 길기도 하고요. 또 진입장벽은 무조건 낮다고 좋은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어요.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여성 중심의 콘텐츠는 안전한 환경을 보장받을 수가 있어요. 요즘 같은 때는 댓글도 웹툰의 주요 콘텐츠 중 하나거든요. 실제로 극락왕생은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여성 개인의 생활, 그들 삶의 기록이 내밀하게 펼쳐지는 작품이고 그걸 보면서 사람들이 자기 경험을 편안하게 꺼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여성들끼리 또 다른 소통의 장을 보여 준 게 ‘극락왕생’ 세계관의 확장이에요. 이민경 저도 ‘코로나 시대의 사랑’ 이후에 독자들끼리 모임을 만들고 네이버 카페를 만드는 식의 확장이 일어났는데 이게 진짜 콘텐츠의 연장이라고 생각해요. 고사리박사 지금 와서 보면 ‘입트페’로 귀결되는 게 결국 여자들 스스로 발화하게 만들어야 해요. 내 작품을 읽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작품으로 자기 걸 떠올리게 되면 좋죠. 이게 완전히 없는 걸 지어내서 말하는 게 아니잖아요. 내가 알고 있고 당신도 아마 충분히 알고 있을 그 이야기를 하는 거니까요. 대화는 내내 두 사람이 공유하는 모순되는 듯 확고한 가치로 귀결됐다. 서로가 “내가 맛이 가도 알려 줄 것 같은 동료”라는 믿음. “‘가부장제 타파하자’는 말만 반복하면 아무도 안 본다. 그래서 ‘잘해야’ 한다”는 창작자로서의 신념, 여성주의자임이 그 자체로 브랜드파워가 되는 세상이라는 경험적 근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을 벌기 위한 작품은 만들면 안 된다”는 엄격함까지. 둘은 지난여름 강릉의 바다에서 거짓말처럼 큰 새를 봤고, ‘우리가 함께 봤다’는 믿음이 여성주의 정치에서 중요하다고 했다. ‘극락왕생’ 속 자언이 말하는 ‘윙윙인간’(‘윈윈’하는 인간)이라는 실체가, 여기 있었다.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교신 끊긴 채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 본 마이클 콜린스 별세

    교신 끊긴 채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 본 마이클 콜린스 별세

    달의 표면을 밟지 못했지만 인류의 첫 달 착륙 위업을 이룬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그는 지구와의 교신이 끊긴 48분의 절대 고독을 즐기며 달의 뒷면을 인류 최초로 목격한 사람이기도 하다. 유족들은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고인은 항상 삶의 도전 과제에 품위와 겸손으로 맞섰고, 마지막 도전(암 투병)에도 같은 방식으로 맞섰다”며 “그의 날카로운 위트와 조용한 목적의식, 현명한 시각을 함께 기억하는 데 애정을 갖고 동참해달라”고 추모했다. 콜린스는 1969년 7월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미국의 아폴로 11호에 탑승해 인류의 과학기술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아폴로 11호에는 당시 선장 닐 암스트롱과 달 착륙선 조종사 버즈 올드린, 사령선 조종사 콜린스가 탑승했다. 세 사람은 모두 동갑내기였다. 2012년 8월 심장수술 합병증으로 우주의 먼지가 된 암스트롱에 이어 콜린스도 눈을 감으면서 이제 올드린만 남았다. 올드린은 트위터에 콜린스를 추모하는 글을 올려 “당신이 어디에 있었든, 앞으로 어디에 있든 우리를 더 높은 경지와 미래로 안내할 것”이라고 썼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달 착륙선을 타고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고, 콜린스는 사령선 조종사로서 달 궤도를 선회하며 이들의 달 착륙 임무를 도왔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돌아올 때까지 콜린스는 21시간 넘게 사령선에 홀로 머물렀다. 당연히 콜린스는 두 사람에 견줘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고 그에겐 ‘잊힌 우주비행사’, ‘기억하지 않는 세 번째 우주인’이란 수식어가 달리곤 했다. 그는 동료들이 달에 내려 성조기를 꽂는 순간을 지켜보지 못했지만,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관측한 사람이었다. 궤도 비행을 하던 사령선이 달의 뒷면에 들어갔을 때 지구와의 교신은 끊겼고, 콜린스는 48분간 절대 고독의 상태에서 달의 뒷면을 지켜봤다. 콜린스는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온전히 홀로 있는 이 순간이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다”는 메모를 남겼고, 아폴로 11호 임무 일지는 “아담 이래로 누구도 콜린스가 겪었던 고독을 알지 못한다”고 기록했다. 그는 달 착륙 50주년인 2019년에 국가적 영웅으로 다시 태어났고, 그의 업적은 화려한 재조명을 받았다.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를 나왔고, 미 공군 파일럿을 거쳐 1963년부터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로 복무했다. 그는 달 탐사를 위한 아폴로 계획을 준비하는 과정에 제미니 10호 조종을 맡아 도킹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두 번째이자 마지막 우주 비행이 역사적인 아폴로 11호였다. 콜린스는 아폴로 11호 임무를 마친 뒤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와 국립 항공우주 박물관장을 지냈고, 다수의 우주 관련 서적을 출간했다. 그는 생전 아폴로 11호 임무에서 가장 강력했던 기억으로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을 꼽았다. 지구가 “부서지기 쉬운 것 같았다”면서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이 (지구로부터) 10만 마일 떨어진 거리에서 그들의 행성을 볼 수 있다면 그들의 관점은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 모든 중요한 국경은 보이지 않을 것이고 시끄러운 논쟁도 조용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서 보고 이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며 “(우주) 탐사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스티브 주르시크 NASA 국장 직무대행은 성명을 내고 콜린스는 “진정한 선구자”라며 “우리가 더 먼 곳을 향해 모험할 때 그의 정신은 우리와 함께 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지자체 서열화 주범 재산세… 국세로 전환하고 세율 확 올려야”

    “지자체 서열화 주범 재산세… 국세로 전환하고 세율 확 올려야”

    지방 아닌 국세청서 ‘누진 방식’ 과세 땐강남 비싼 아파트 한 채 세금 더 붙을 것종부세, 대상자·세율 너무 적어 폐지해야“종합부동산세는 없애야 한다. 그리고 재산세를 국세로 바꾼 뒤 세율을 대폭 올려야 한다.” 오랫동안 지방소멸과 균형발전 문제에 천착해 온 마강래(50)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2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세제 개혁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했다. 마 교수는 “종부세 폐지, 재산세 국세 전환과 대규모 증세,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폐지 혹은 대폭 완화, 공공임대주택 대폭 확대, 재산세 세원을 활용한 지역거점 개발” 등 기존 논의와는 사뭇 다른 정책들을 내놨다. 그는 “균형발전을 위한 부동산세제 개혁을 다룬 책을 거의 마무리했다. 올가을 출간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마 교수는 그동안 ‘지방도시 살생부’, ‘지방분권이 지방을 망친다’, ‘베이비부머가 떠나야 모두가 산다’와 같은 논쟁적인 책을 통해 행정구역 광역화와 거점 개발, 메가시티 육성, 베이비부머 지방이주 촉진을 통한 지역소멸 대응 등 균형발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왔다. 그런 그가 부동산세제까지 관심을 넓힌 건 “수도권·비수도권 양극화를 막고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부동산세제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고민 때문이다. 그는 “현재 부동산세제는 균형발전을 가로막고 수도권 집중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 교수는 “재산세가 지방세로 돼 있다 보니 아파트값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서열화된다”면서 “반면 종부세는 대상자는 너무 적고 세율도 적은 데 반해 이중 과세라거나 징벌적 세금이라는 비생산적인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종부세를 없애고 재산세로 일원화해 세율을 대폭 올린 뒤 국세청이 거두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국 단일 기준에 따라 누진세 방식으로 하면 강남구에 비싼 아파트 한 채 갖고 있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재산세를 내고 지방 중소도시에 싼 아파트 여러 채 갖고 있으면 재산세 부담이 지금보다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재산세 증세를 통해 마련한 재원을 공공임대주택 대량 공급과 균형발전에 사용해야 한다”면서 “보유세 강화에 맞춰 거래세는 대폭 완화하거나 없애면 된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김일성 회고록’ 심의 대상 아냐” 간행물윤리위…판매금지 법적 불가 [이슈픽]

    “‘김일성 회고록’ 심의 대상 아냐” 간행물윤리위…판매금지 법적 불가 [이슈픽]

    현재로선 판매 금지 법적 근거 없어책 ‘세기와 더불어 8권 세트’, 김일성 원전그대로 옮겨 ‘사실 왜곡’·실정법 위반 논란출판사 “원전 그대로 출간이 왜 법 위반이냐”시민단체 판매금지 가처분…교보, 판매 중지간행물윤리위원회가 28일 최근 국내에 출간돼 실정법 위반 논란으로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가 판매를 중지한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심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념성 도서는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윤리위측 판단이다. 김 주석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로 6·25 전쟁으로 불리는 한국 전쟁을 촉발해 수많은 희생과 민족적 아픔을 낳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념성 도서는 심의 대상 포함 안해” 간행물윤리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사무소에서 심의위원 임시 전체회의를 열어 이념성 도서는 심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간행물윤리위 관계자는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18조에 따른 심의 대상은 소설, 만화, 사진집 등으로 김일성 회고록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에 심의도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간행물윤리위가 심의 결과 유해 간행물로 지정하면 해당 간행물은 수거, 폐기되지만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판매를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이 지난 23일 서울서부지법에 판매·배포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결과에 따라 판매 가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 1일 출간한 김일성이 저자인 ‘세기와 더불어’(8권 세트)는 과거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사실 왜곡과 국내 실정법 위반 등의 논란이 일었다.출판사 “김일성 항일운동 인정해줘야” 민족사랑방의 김승균(82)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송구스럽다”면서도 “김일성의 항일운동 부분은 인정해줘야 한다. 특수자료 취급 인가를 받은 남북교역 주식회사를 통해 2012년에 원전을 들여온 거라서 원전을 그대로 출간했다고 법 위반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을 지낸 김 대표는 북한 관련 무역 등을 하는 중소기업인 남북교역 대표도 맡고 있다. 한국출판협동조합 관계자는 “출판사에서 책을 유통해달라고 하면 철회 의사가 없는 한 계약 관계에 따라 절차상 정상적으로 유통할 수밖에 없다”면서 “법적인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판매를 중단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교보문고 판매 중지 “법 판단 후 재개”“독자 보호 차원…정치적 판단 무관” 다만 교보문고 등이 판매를 중지했고, 총판을 맡은 한국출판협동조합도 서점에 공급을 중단함에 따라 실질적으로 구매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교보문고 측은 지난 22일 “대법원이 이적표현물로 판단한 책을 산 독자도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고객 보호 차원에서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정치적인 이슈나 판단과 무관하게 고객의 입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조치”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향후 법원이나 간행물윤리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지면 이에 따라 추후 신규 주문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태경 “北정보 통제는 국민 유아 취급”“국민 믿고 표현의 자유 적극 보장해야” 김일성 회고록 등 북한 출판물의 국내 출간을 허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일성 회고록은 상당 부분 허구인데 미사여구를 동원했다고 해서 우상화 논리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없다”면서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모두 통제해야 한다는 건 국민을 유아 취급하는 것이다. 국민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보다 적극적으로 보장하자”고 말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속보] “‘김일성 회고록’ 심의 대상 아냐” 간행물윤리위

    [속보] “‘김일성 회고록’ 심의 대상 아냐” 간행물윤리위

    현재로선 판매 금지 법적 근거 없어 간행물윤리위원회가 28일 최근 국내에 출간돼 실정법 위반 논란으로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가 판매를 중지한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를 심의하지 않기로 했다. 이념성 도서는 심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게 윤리위측 판단이다. 간행물윤리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서울사무소에서 심의위원 임시 전체회의를 열어 이념성 도서는 심의 대상에 포함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간행물윤리위 관계자는 “출판문화산업 진흥법 18조에 따른 심의 대상은 소설, 만화, 사진집 등으로 김일성 회고록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 났기 때문에 심의도 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간행물윤리위가 심의 결과 유해 간행물로 지정하면 해당 간행물은 수거, 폐기되지만 심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판매를 금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이 지난 23일 서울서부지법에 판매·배포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결과에 따라 판매 가능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 1일 출간한 김일성이 저자인 ‘세기와 더불어’(8권 세트)는 과거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사실 왜곡과 국내 실정법 위반 등의 논란이 일었다. 민족사랑방의 김승균(82)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송구스럽다”면서도 “김일성의 항일운동 부분은 인정해줘야 한다. 특수자료 취급 인가를 받은 남북교역 주식회사를 통해 2012년에 원전을 들여온 거라서 원전을 그대로 출간했다고 법 위반이 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핵심은]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로 ‘보안법’ 다시 논란

    [핵심은]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로 ‘보안법’ 다시 논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국내 출간교보문고 등 대형 온라인서점 잇따라 판매 중지시민단체, 회고록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신청표현의 자유 억압하는 ‘보안법’ 비판 의견도‘김일성 만세’/ 한국의 언론자유의 출발은 이것을/ 인정하는 데 있는데// 이것만 인정하면 되는데// 이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한국/ 언론의 자유라고 조지훈이란/ 시인이 우겨대니// 나는 잠이 올 수밖에 김수영 시인이 국가보안법(보안법)을 규탄하고자 1960년에 쓴 시다. 김일성을 찬양하든 비판하든 그것은 개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이자 자유이며 국가가 이를 압제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보안법 존폐에 대한 논쟁은 이후로도 끊임없이 되풀이됐다. 최근 교보문고가 북한 김일성 주석의 항일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판매를 자체적으로 중단하면서 보안법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랐다. 핵심 ① 독자 처벌 우려해 김일성 회고록 판매 중지 김일성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는 1992년 북한에서 김일성의 80번째 생일을 맞아 대외 선전용으로 발간했다. 김 주석의 출생부터 해방 전 항일무장투쟁 기간을 다루었다. 북한에서 8권의 책으로 출간한 내용을 지난 1일 국내 출판사 민족사랑방에서 그대로 옮긴 것이다. 회고록이 출간되자 국내 실정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일부 시민단체들이 법원에 판매·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경찰과 통일부도 해당 책을 출간하는 과정에서 보안법이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소지가 있었는지 검토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간행물윤리위원회에 이 책의 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과거 사단법인 남북민간교류협의회 이사장을 지낸 민족사랑방 대표 김승균씨는 회고록을 연구기관 등에 공급하기 위해 9년 전 당국의 승인을 받고 북한에서 들여왔다고 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말로 번역 출판된 책으로, 남한은 출판 허가제가 아니라 괜찮다고 봤는데 본의 아니게 논란이 커져 송구하다”며 “경찰이나 통일부 등과 협의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800여 개의 국내 출판사가 조합원으로 가입한 출판인단체 한국출판협동조합을 통해 공급됐다. 출판사와 서점 간 직거래 방식아 아니어서 서점이 선별해 들일 수 없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책이 입고되고도 한동안은 판매되지 않다가 한 언론사의 ‘이적표현물 논란’ 보도가 나가면서 소량 판매됐다. 교보문고를 비롯해 예스24와 알라딘에서도 각각 10여부씩 판매됐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출간 직후에는 온라인서점뿐만 아니라 매장에도 비치해 판매하고 있었지만, 한 언론사에서 국보법 위반 문제를 제기해 23일부터 신규 판매를 중단하게 됐다”며 “대법원이 이적표현물로 판단한 책을 독자가 살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보문고는 법원이나 간행물윤리위원회의 판단이 내려지면 판매 여부를 다시 결정할 방침이다. 다른 인터넷서점들도 줄줄이 판매를 중단했다. 예스24 측은 “이적표현물 논란이 일고 고객들의 항의가 쏟아졌다”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판매 적합성을 섣불리 판단하지 않았고 한국출판협동조합에서 책을 공급하지 않겠다고 통보해 어쩔 수 없이 중단한 것”이라고 했다. 알라딘 관계자 역시 “수급이 안 되는데 어떻게 판매하겠냐”며 26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영풍문고, 인터파크 도서, 반디앤루니스 등 다른 대형 온라인서점들도 책 제목을 검색하면 상품 정보가 없다고 나오거나 품절됐다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핵심 ② 시대 변화 따라가지 못하는 국가보안법 잔존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행위를 할 목적으로 문서·도화 기타의 표현물을 제작·수입·판매·소지·반포·판매·취득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국가보안법 7조 5항은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이적표현물을 소지한 것만으로 처벌하는 것은 아니다. 명백한 이적 목적이 있어야 한다. 북한 문헌 등 학술 목적의 자료로 취급 인가를 받은 대학·연구기관·도서관 등이 관련 출판물을 보관하고, 이를 별도로 허가 절차를 밟은 사람이 열람하는 것은 문제없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박병태)는 27일 ‘세기와 더불어’ 8권에 대한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신청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 측 도태우 변호사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책이 합법적 채널로 유통되는 것은 헌법에 나온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에 배치된다”며 “국가보안법을 사실상 무력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책은 대법원에서 이미 이적표현물로 규정한 바 있다. 2011년 대법원은 허가 없이 방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모씨에 대한 원심판결(징역 1년, 자격정지 1년)을 확정하면서 “‘세기와 더불어’를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정씨는 200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북한 서적 전문판매점에서 ‘세기와 더불어’를 구매해 보관하고 있었다. 간행물윤리위도 김일성 회고록을 유해간행물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간행물윤리위에 따르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면 부정하거나 체제전복 활동을 고무 또는 선동해 국가의 안전이나 공공질서를 뚜렷이 해치는 것’으로 ‘보편타당한 역사적 사실을 악의적으로 왜곡하여 민족사적 정통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에 해당하면 유해간행물로 본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북한 관련 콘텐츠를 접하기 쉬워진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장 유튜브만 검색해봐도 북한에서 출판된 다양한 책들을 소개하는 영상이 수두룩하다. 정보가 열려 있어야 실상을 파악하고 때론 더욱 경계할 수 있다. 단순히 북한 권력자를 미화한 콘텐츠를 보고 동조할 만큼 인간은 단순하지 않으며 시민의식도 높아졌다. 북한 관련 사안에 민감한 보수정당들도 이번엔 우려를 표했다. 박기녕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김일성 회고록은) 북한의 허황된 김일성 우상화의 실체를 깨닫게 해줄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체제의 우월성을 믿고 국민에게 판단을 맡기자”고 제안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민의식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적극 보장하자”는 글을 올렸다. 법도 사람 간 약속이라 시류를 타고 변화한다. 1948년 제정돼 군부독재시절 민주주의를 염원하던 수많은 시민을 탄압하는 데 악용돼온 보안법도 이제 그 필요성을 돌이켜볼 때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교회법 권위자’ 정진석 추기경 선종…다 주고 떠나다

    ‘교회법 권위자’ 정진석 추기경 선종…다 주고 떠나다

    1970년 최연소 주교2006년 국내 두번째 추기경청주·서울대교구장 42년 활동‘교회법전’ 번역·해설서 역작 평가신학생 때부터 번역·저술 50여권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지낸 정진석 니콜라오 추기경이 27일 선종했다. 향년 90세. 서울대교구 관계자는 이날 “정 추기경께서 오늘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서울성모병원에서 선종하셨다”며 “현재 장기기증 의사에 따라 안구 적출 수술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 추기경은 2006년 ‘사후 각막기증’ 등을 약속하는 장기기증에 서명한 바 있다. 그는 노환에 따른 대동맥 출혈로 수술 소견을 받았으나, 자신이 고령이고 주변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오래전부터 노환으로 맞게 되는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고 싶다며 2018년 연명 의료계획서에 연명치료를 하지 않겠다고 서명한 바 있다. 고인은 1931년 12월 7일 서울 중구 수표동의 독실한 가톨릭 가정에서 태어났다. 발명가가 꿈이었던 고인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서울대 화학공학과에 입학했다. 전쟁은 고인을 과학도에서 사제의 길로 이끌었다. 정 추기경은 생전 가톨릭 전문지와의 인터뷰에서 “피난 과정에서 죽음을 간신히 피하면서 하느님이 나에게 사명을 주셨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은 휴전 후 대학에 복학하지 않고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해 1961년 사제품을 받았다. 서울대교구 중림동 본당 보좌신부를 시작으로 서울 성신고 교사(1961∼67),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총무(1964∼65), 성신고 부교장(1967∼68)을 지냈다. 1968년에는 이탈리아 유학길에 올랐다. 1970년 교황청 우르바노 대학원에서 교회법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정 추기경은 만 39세 때인 1970년 청주교구장으로 임명되면서 최연소 주교로 서품됐다. 그는 재단법인 청주교구 천주교회 유지재단 이사장·학교법인 청주가톨릭 학원 이사장(1970∼1998),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위원장(1978∼1984)·교회법위원회 위원장(1983∼2007)·총무(1987∼1993)를 지냈다. 1996년부터 3년간 주교회의 의장으로도 활동했다. 고인은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 임명되며 대주교로 승품했다. 평양교구장 서리를 겸하게 된 그는 2012년 서울대교구장에서 사임하기까지 14년간 교구를 대표했다.한국서 고(故) 김수환 추기경 이어 두번째 추기경 그는 2006년 2월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추기경으로 임명됐다. 한국에서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 추기경이었다. 정 추기경은 자타공인 ‘교회법 전문가’로 꼽힌다. 가톨릭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때인 1983년 새 교회법전을 펴냈는데, 당시 청주교구장이던 정 추기경이 교회법전 번역위원장을 맡아 동료 사제들과 한국어판 번역 작업에 나섰다. 1987년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고, 1989년 라틴어-한국어 대역본이 교황청 승인을 받아 처음 출간됐다. 이후 정 추기경은 교회법전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해설서 첫 권을 펴낸 데 이어 2002년까지 총 15권의 교회법 해설서 편찬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는 많은 역서와 저서를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교회법전, 교회법 해설서 15권을 포함해 50권이 넘는 저서와 역서를 펴냈다. 한편 서울대교구는 정 추기경 선종 이후 본격적인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서울대교구장으로 치러지는 정 추기경 장례는 주교좌성당인 명동대성당에서 5일장으로 거행될 예정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일성 회고록 국가보안법 무력화”…배포금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

    “김일성 회고록 국가보안법 무력화”…배포금지 가처분 신청 첫 심문기일

    북한 김일성 주석을 미화했다는 항일 회고록에 대한 판매·배포금지를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 재판이 27일 열린 가운데 신청인 측이 “김일성 회고록 배포는 국가보안법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 박병태)는 이날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8권에 대한 판매·배포 금지 가처분신청 첫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법치와 자유민주주의 연대(NPK) 측 도태우 변호사는 “김일성을 찬양하는 책이 합법적 채널로 유통되는 것은 헌법에 나온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주의에 배치되는 것”이라며 “우리 체제를 수호할 수 있는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점을 밝혀주시라”고 요청했다. 이번 심문기일은 가처분 신청을 낸 지 나흘 만에 열렸다. 피신청자인 도서출판 민족사랑방 측은 출석하지 않았다. 피신청인 측 소송대리인은 이날 재판에 앞서 법원에 기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기일을 종결하고 신청인 측 추가 자료를 2주 내로 받아보기로 했다. 앞서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 1일 김일성을 저자로 한 ‘세기와 더불어 항일회고록 세트’를 출간했다. 이 책은 과거 북한 조선노동당 출판사가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 왜곡과 국내 실정법 위반 등 논란이 일었다. 교보문고는 지난 23일부터 온·오프라인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예스24·알라딘·인터파크 등 다른 온라인 서점도 총판을 통한 판매를 중단했다. 경찰은 이 책과 관련한 고발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의인 이수현 20주기 추모 도서 ‘1월의 햇살’ 모교에 전달

    의인 이수현 20주기 추모 도서 ‘1월의 햇살’ 모교에 전달

    일본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 목숨을 잃은 부산 출신 유학생 고 이수현씨 20주기를 맞아 출간된 추모 도서가 고인의 모교에 전달된다. 부산시교육청은 27일 오후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로부터 이수현 평전인 ‘이수현, 1월의 햇살’ 30권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전달식에는 김석준 부산시교육감,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 하숙경 사무처장,이수현 어머니 신윤찬 여사,저자 장현정 호밀밭 출판사 대표 등이 참석했다. 부산한일문화교류협회는 기증한 ‘이수현,1월의 햇살’을 고인의 모교인 낙민초등학교,동래중학교,내성고등학교에 10권씩 전달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 고 이수현씨는 2001년 1월 26일 일본 도쿄 신오쿠보역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가 목숨을 잃었다. 의인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으로 불리고 있다. 김 교육감은 “고 이수현 님의 숭고한 희생정신과 당당한 삶을 우리 학생들이 다시 한번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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